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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건축 이야기] (12)현대건축으로 부활한 강릉 초당성당

    [종교건축 이야기] (12)현대건축으로 부활한 강릉 초당성당

    경포대 건너편, 동해바다와 경계를 이룬 초당마을에 오똑하니 자리잡은 초당성당(강원도 강릉시 초당동 137, 주임 정귀철 신부)은 언뜻 보기엔 성당이 아니다. 오히려 미술전시관이나 공연장에 가깝다. 그 흔한 고딕이나 로마네스크 양식 등 전통 교회 건축의 모습이란 도통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러나 잘 지어진 이 문화공간 인상의 성당엔 그 유명한 ‘오병이어’의 기적이 오롯이 담겼다. 물고기 모양의 성당 전체 외관도 그렇거니와 각 건물이며 공간 하나하나에 숨은 신앙적 의미를 찾아나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성직자와 건축가의 의기투합이 빚어낸 파격적인 신앙터. 현대적인 공간이 창출하는 묘한 분위기에 더해 성직자와 신자들의 도타운 교감도 남다른 독특한 성당이다. ●사제 집무실 등 5개 부속건물은 ‘다섯조각 빵´ 상징 초당성당은 지금의 아름다운 모양과 달리 원래 빈한한 교회로 시작했다.1996년 옥천동성당에서 분리되어 본당으로 설정됐지만 당시만 해도 자체 건물 없이 지금의 성당에서 2.5㎞ 떨어진 중앙신용협동조합 3층 예식장 공간을 빌려 썼다. 사제관도 초당초등학교 주택을 전세내 사용했다고 한다. 그 이듬해 춘천교구장에 착좌한 장익 주교가 교구의 상징 본당으로 세우겠다는 뜻으로 성당 기공식을 가졌으나 IMF 사태의 여파로 무려 5년만인 2002년 4월에 가서야 완공, 헌당식을 가질 수 있었다. 성당 건축에 든 비용은 37억. 강원도내 각 본당들이 십시일반 갹출해 비용을 마련했고 주임 신부와 수녀·수도자, 신자들이 전국 각지를 돌며 오징어 등 건어물을 팔아 건축비를 보탰다. 하지만 지금 초당성당의 위상은 재정·신자 수 등 교세로 볼 때 춘천교구 55개 본당중 13위를 지키고 있다. 전체 신자 1000명 가운데 주일 미사에 500여명이 꼬박꼬박 참석한다고 하니 미사 참석률이 무려 50%나 되는 셈이다. 한국 천주교 전체의 미사 참석률이 33% 정도이고 보면 전국 최고의 수준이다. 장익 주교와 손바닥을 맞춘 주인공은 건축문화 대표인 설계자 김영섭(시몬)씨. 땅과 대지를 중시하는 조형관을 갖고 있는 건축가로 성당의 뜻, 쓸모, 아름다움 등 삼박자를 강조한 장익 주교의 주문에 응한 것이 바로 ‘오병이어 기적’의 구현이다. 우선 원형을 띤 성당 본당과 그 앞마당은 ‘두 마리 물고기’이며 여기에 달린 사무실과 사제 집무실, 회합실, 유아실 등 5개의 부속 건물이 ‘다섯 조각 빵’으로 상징된다. 표고 차가 7m나 될 만큼 경사지인데다 물고기 형상으로 길쭉했던 땅은 원래 성당부지론 적합하지 않았으나 결국 특유의 감각으로 일궈낸 역작인 셈이다. 성당 외관은 ‘한 방울의 보혈(Precious blood)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상징을 가진 물방울 모양 평면을 따라 둥글게 에워싼 원형. 성당 앞 쪽엔 12사도를 상징하는 흰 기둥 12개가 도열한 원형 마당이 있다. 원형 마당을 둘러싼 열주 숫자 12에는 예수 부활의 증인인 12사도를 본받아 복음을 전파한다는 공동체의 염원이 담겼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려는 신자들은 성당 외벽과 내부 공간 사이의 양쪽 경사진 통로를 따라 걸어올라야 한다. 이른바 순례길이다. 마치 사찰에 들어갈 때 일주문과 사천왕문을 차례로 지나야 대웅전에 다다르게 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예수의 죽음을 상징하는, 어두운 순례길을 따라 잠시 걷다 보면 마침내 부활을 상징하는 밝은 공간에 멈추게 된다. 성당 외관도 그렇지만 흰색의 원형 벽면으로 둘러진 내부 공간은 놀랄 만큼 파격적이다. 군더더기 하나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단순하고 깨끗하다. 성당에서 흔한 스테인드글라스를 전혀 쓰지 않았지만 제단 뒤 천장에서 벽면을 타고 흘러내리도록 연출한 자연광이 분위기를 고요하고 아늑하게 이끈다. 여기에 부활과 생명을 상징하는 흰색으로 마감된 바닥과 천장이 정결한 분위기를 한껏 더해준다. 성당 안쪽 내벽은 거친 콘크리트면을 그대로 살려 가공의 맛을 전혀 느끼지 못할 만큼 자연스럽다. 거푸집을 떼어내고 벽 표면에 압력을 가해 골재 재질과 분포에 따라 요철을 만들었는데 마치 정으로 자연스럽게 다듬은 느낌이다. 이와는 달리 큼직큼직한 타일을 깨뜨려 이어 붙인 외벽은 한 개의 작품에 다름아니다. 중심공간인 제대 뒤쪽에 세워진 십자가에선 가시관을 쓰고 십자가에 매달린 일반적인 예수 고상(苦像)을 찾아볼 수 없다. 대신 부활해 하늘로 오르는 앳된 소년의 얼굴을 한 예수가 있을 뿐이다. 신자들이 바라보면서 죽음 뒤의 부활을 가슴에 담도록 한 연출이다. 성당 옆 도로 건너편 솔밭 언덕에 세워진 목조 사제관과 수녀원은 원래 있던 소나무들을 전혀 훼손하지 않은 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게 영락없이 전원주택의 모습이다. 원래 성당 부지 안에 있었지만 도시계획에 따라 성당과 분리되었는데 향후 성당 쪽으로 옮겨진다고 한다. ●관광객·건축학도 즐겨찾는 명물로 요즘은 ‘예쁜 현대식 성당’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의 신자와 일반인들의 발길이 쉼 없이 이어지고 있다. 관광객은 물론 건축학도들도 즐겨찾는 명물이 되었다. 강릉에 여행왔던 예비 신랑신부가 우연히 성당에 들렀다가 이미 예약해놓은 혼배미사 장소를 이곳으로 바꾸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외형에 걸맞은 아름다운 신앙공동체를 만드는 게 꿈이자 역할”이라는 정귀철 주임신부. 그는 신앙공간에 머물지 않는 대중사목에 열심이다.“성당 같지 않은 건물에서 어떻게 기도를 하냐.”며 발길을 돌렸던 신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하는가 하면 항상 성당 앞에 천막을 쳐놓고 신자들과의 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kimus@seoul.co.kr ■ 오병이어란 신약성서 ‘마태복음’14장 14∼21절에 등장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기적 이야기. 예수가 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5000명을 먹였다는 사건으로 ‘마가복음’(6:35∼44),‘누가복음’(9:12∼17),‘요한복음’(6:5∼14) 등에도 나타난다. “AD 29년 예수가 갈릴리호의 빈들에 있을 때 많은 무리가 찾아왔는데 이들 중 병든 자를 고쳐주었다. 저녁 때가 되어 먹을 것이 없어 고민할 때 한 어린아이가 내놓은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축사하였다. 그리고 떡을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어 큰 무리로 먹게 하였는데,5000명(여자와 어린이는 뺀 숫자)이나 되는 많은 사람이 배불리 먹고 남았다.” 이 기적은 예수가 ‘생명의 떡’이 되었으며 예수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이 생명을 얻고 예수가 신적 능력을 가졌음을 의미한다. 기독교계에서는 예수가 그리스도이며, 인간에 대한 예수의 사랑을 증거하는 기적이자 장차 임할 천국잔치를 예표(豫表)하는 기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외에도 복음서에는 물로 포도주를 만드는 등 35회에 이르는 예수의 기적이 기록되고 있다. 특히 ‘마태복음’15장에는 떡 7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4000명을 먹였다는, 오병이어와 비슷한 기적이 등장한다.
  • 儒林(686)-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32)

    儒林(686)-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32)

    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32) 그러나 정지운이 지은 ‘천명도설’과 퇴계의 의견을 따라 수정한 ‘천명신도’에 관한 내용은 그 무렵 유학자 사이에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당대의 유학자들은 거의 모두 이 책을 구해 통독하는 한편 이에 대해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퇴계 자신도 ‘천명신도’가 나오기까지의 경위를 후서(後序)에 다음과 같이 상세하게 자술하고 있다. “…나는 벼슬하면서부터 한양 서성문(西城門) 안에 우거한 지 전후 20년이 되어도 이웃에 사는 정지운과 면식도 내왕도 없었다. 하루는 질자(姪子) 교가 ‘천명도’라는 것을 구해 와서 나에게 보이는데, 그 그림과 학설이 자못 틀린 데가 있었다. 그래서 교에게 ‘이것은 누가 그린 것이냐.’하고 물으니, 모르겠다 하였다. 그 뒤 수소문하여 비로소 그것이 정지운에게서 나온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에 사람을 시켜 정지운에게서 본도(本圖)를 구해보고 다시 지운을 만나보려고 몇 차례 왕복걸음을 한 뒤에야 만나게 되었다.” 그러고 나서 퇴계는 자신과 정지운 두 사람 간에 오간 주요한 내용에 대해 다시 다음과 같이 부연 설명하고 있다. “…나는 지운에게 물었다. ‘지금 이 그림이 교가 전한 것과 다른 것은 무슨 까닭인가.’ 지운은 대답하였다. ‘전에 모재(慕齋:김안국), 사재(思齋:김정국) 두 선생 문하에서 공부할 때 그 서론을 듣고 물러나와 사제(舍弟)와 더불어 종지를 강구하였으나 성리가 미묘한 까닭에 정확히 알 수 없어서 시(試)하여 주자의 설을 취하고 제가의 설을 참고로 하여 하나의 그림을 그려 보았습니다. 이것을 가지고 모재 선생께 가서 질의하였더니, 선생께서는 잘못이라고 꾸지람하시지 않고 그것을 책상머리에 놓아두시고 여러 날을 골몰히 생각하셨습니다. 착오된 곳이 없는가 물으니 오래 더 연구해 보지 않고 함부로 이야기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간혹 배우려고 찾아오는 사람이 있으면 이것을 내보이고 이야기를 해 주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윽고 다시 사재 선생께 질의해 보았으나 역시 책망하시는 일이 없었습니다. 이것은 양 선생께서 후진을 달래어 나아가게 하는 뜻이요, 그 그림이 잘 되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때 동문생들이 이것을 베껴 가지고 사우(士友)들 간에 전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 뒤에 잘못된 것을 깨닫고 고쳐 놓은 곳도 많았습니다. 이것이 전후가 달라진 이유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초고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부끄러움을 금치 못하지만 원컨대 정정하여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지운의 말을 듣고 나는 대답하였다. ‘양 선생이 함부로 시비를 논하지 않음은 물론 깊은 뜻이 있어서 그런 것이겠지만 오늘날에 있어서 우리들이 학문을 강구하면서 타당치 못하다고 생각되는 점이 있으면 어찌 그대로 두고 남을 따르거나 잘못을 그대로 변명만 하고 시비를 가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물며 사후 간에 전해진 것이 이미 양 선생의 시정을 받은 것임에도 여전히 착오가 있음을 면치 못했다면 사문에 누됨이 또한 크지 아니한가.’”
  • 9·11 5주년 24시간 특집방송

    9·11 5주년 24시간 특집방송

    미국 자본주의의 심장 뉴욕, 그 뉴욕의 핵심 세계무역센터에다 말 그대로 ‘피의 불벼락’을 내린 9·11테러가 일어난 지 올해로 5주년. 거대한 비행기가 꼬리만 남긴 채 건물에 꽂히고, 조금 있다 거대한 건물 자체가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그 모습은 영원히 잊기 힘든 충격이었다. 충격도 충격이지만 9·11테러는 그 이후 세상의 모습을 조금씩 바꿔가기 시작했다. 오는 11일 5주년을 맞아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은 10일 아예 24시간 테러특집방송 ‘테러데이 9·10’을 편성했다. 우선 새벽과 오후 6시에 편성된 ‘TV와 인질’,‘폭탄과 휴대폰’,‘인터넷과 자살테러’ 3편은 어찌보면 필수품이 되어버린 각종 미디어들이 어떻게 테러에 악용될 수 있는지를 조명한다. 다음으로 오전 11시부터는 연달아 편성된 5편의 다큐는 9·11테러의 모든 것을 다시 분석하고 재조명한다. 알 카에다는 어떤 조직인지, 오사마 빈 라덴은 어떤 인물인지, 이들은 테러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왔는지, 테러를 감행한 다음 상황은 어떠했는지 등이다. 또 9·11테러 외에도 세계를 경악케 한 7개 테러사건을 다룬 다큐도 준비됐다.1970년 팔레스타인인민해방전선이 유럽에서 한꺼번에 항공기 4대를 납치했던 ‘스카이 잭 선데이(공중납치의 일요일)’ 사건부터 지난해 7월 사제폭탄으로 지하철역과 버스를 공격한 ‘런던 지하철 테러’까지, 테러는 무엇 때문에 일어나고 어떤 기억을 남기는지 추적했다. 5주년 당일인 11일 오후 6시에는 다큐 ‘플라이트93-남겨진 이야기’가 방영된다. 영화 ‘플라이트 93’을 만들기 위해 9·11 테러 희생자 유가족들을 대상으로 7주간의 심층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이 자료를 바탕으로 ‘본 슈프리머시’ 등을 연출한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다큐로 만들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관계자는 “9·11은 단순테러가 아닌 문명사적인 사건이라는 판단에 따라 24시간 종일 방송을 기획했다.”면서 “테러라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與 ‘사학법당론 고수’ 진통 커지나

    與 ‘사학법당론 고수’ 진통 커지나

    사학법 재개정 문제로 여야가 또다시 팽팽히 맞설 전망이다. 한나라당이 정기국회에서 사립학교법 재개정 문제를 여당이 추진하는 주요 법안과 연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여당은 공식적으로는 “개방형 이사제와 관련한 부분은 토씨하나 바꿀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 다만 일부 의원들이 재개정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피력하는 등 최근 여당내에 흐르는 미묘한 기류가 변수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4일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한나라당은 사립학교법 편집증부터 고치기 바란다.”면서 “사학법 하나로 국회의 발목을 잡은 지 열달이고, 숱한 민생법안이 사학법에 발목이 잡혀 표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의 사학법 재개정과 법안통과 연계 전략은 사실 여당 일부 의원과 청와대의 계속된 사학법 재개정 권고에 기댄 측면도 없지 않다.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달 23일 당정청 4인 회동에서 “사학법 재개정 문제로 국회가 꼬여 야당이 법안처리에 협조하지 않는 만큼 사학법 재개정을 전향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부탁했다.‘청와대발’ 권고가 언론에 흘러나온 뒤 여당내 온건파인 유재건 의원과 김혁규 의원, 안영근 의원들은 사학법을 개정해서 민생법안을 처리하자며 화답했다. 지난 4월 노무현 대통령이 대승적 차원에서 여당이 양보해서 사학법을 재재정할 것을 권고해 분란이 있은 뒤 5개월 만이다. 소관 상임위인 교육위 소속 의원들뿐만 아니라 열린우리당내 다수 의원들은 “개방형이사제 부분은 사학법의 상징처럼 돼버렸기 때문에 이 대목을 고치는 것은 당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펄쩍 뛰고 있다. 교육위의 정봉주 의원과 통외통위의 임종석 의원은 “개방형 이사를 규정하는 대목에 ‘등’자를 삽입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한나라당에서 위헌소지가 있는 몇몇의 대목을 고치자고 하면 개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야당의 사학법 재개정 요구에 대해 김한길 원내대표만이 지난달 31일 “당론 고수”를 재차 확인했다. 다만 민생법안 처리를 두고 원내전략을 세워야 하는 김 대표로서는 입장 변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김 의장은 구체적인 발언은 없지만 당론 고수 의지가 읽힌다. 김 의장측은 “개정문제는 의총에서 격론을 벌여 당론을 바꾸지 않으면 안되는 사안”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정부와 청와대는 국방개혁안이나 사법개혁안 등 주요 법안을 이번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하는 만큼 절박하지만, 당도 사학법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2∼3차례 엄청난 진통을 겪었던 만큼 재개정에 의원들이 합의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개혁법안 처리 vs 사학법 재개정’ 대결 예고

    ‘개혁법안 처리 vs 사학법 재개정’ 대결 예고

    1일 100일 회기의 2006년 정기국회가 시작됐다. 열린우리당은 ‘방패’를, 한나라당 등 야당은 ‘창’을 들고 치열하게 대치할 형국이다.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는 정기국회를 앞둔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 우리가 부패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유능하기도 하다는 점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1일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노무현 정부 국정 3년에 대한 평가가 될 것”이라며 “바다이야기 등 실정에 대해 철저히 해부하겠다.”고 별렀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17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인 만큼 여야 모두 정치적 성과를 극대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비정규직 3법, 출자총액제한제, 사립학교법 개정여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 민감한 현안이 산재해 충돌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열린우리당 노동시장 약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비정규직 보호3법과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 국가재정법, 경륜·경마·복권 등 사행산업 규제관련법,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9월 중 신속히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참여정부의 상징적 개혁법안인 18개의 사법개혁관련법안, 병력을 50만명 수준으로 감축하는 등 청사진을 담은 국방개혁기본법, 노사관계 선진화 입법에도 힘쓸 예정이다. 저소득층 근로자 지원을 위한 근로장려세제(EITC세제 도입), 치매·중풍노인 수발을 위한 보험제도, 공원입장료 폐지, 용산민족역사공원조성법 등 민생 및 복지관련 법안의 처리도 시급하다. 만약 한나라당이 사학법 재개정을 다른 법안 처리와 연계시킬 경우, 핵심쟁점인 개방형 이사제만큼은 손댈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유재건·안영근 등 일부 의원들이 사학법 재개정에 호응할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변수다. 출총제와 관련해선 한나라당이 순환출자 금지방안 도입을 반대하고 있으나, 여당은 대안마련 뒤 폐지 입장이다. ●한나라당 민생·경제·안보의 3가지 측면에서 참여정부의 실정을 낱낱이 파헤치고 수권정당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우선 전시 작전통제권 단독행사의 위험성을 국민에게 알려 반대여론을 조성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고, 정부의 ‘낙하산·코드 인사’ 문제도 철저하게 파헤칠 방침이다. 민생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세제개편안과 대칭되는 별도의 세제 개편안을 만들어 각종 감세 관련 법안과 복지 정책을 추진하는 데 역점을 두기로 했다. 새해 예산안 심의 역시 이런 관점에서 일방적 세수 확대의 문제점과 ‘큰 정부’ 유지에 따른 예산 낭비를 막는 방향으로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사학법도 반드시 재개정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한·미FTA에 관련해 졸속협상 반대를 주장한다. 문소영 전광삼기자 symun@seoul.co.kr
  • [중랑구청 두 남자의 사제의 정] 세월이 흘러가도 야학사랑 처음처럼

    [중랑구청 두 남자의 사제의 정] 세월이 흘러가도 야학사랑 처음처럼

    중랑구청 도시정비과에 근무하는 신재훈(40·7급)씨와 보건행정과 박용준(·46·8급)씨는 스승과 제자 사이다. 지금은 직장 동료로서, 야학 선생님으로서 이웃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공무원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씨가 동대문구 휘경동 상록야학에서 선생님이었고, 박씨는 학생이었다. 야학을 졸업한 뒤 교사가 된 박씨의 권유로 신씨는 2년 전부터 다시 야학에서 교사로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시립대 환경조각과에 재학중이던 신씨는 1991년부터 1993년까지 상록야학에서 고등학교 3학년 미술 수업을 담당했다. 같은 시기 박씨는 상록야학에 다녔다. 박씨는 신씨에게서 직접 배우지는 않았지만 긴밀한 관계였다. 학생 회장이었던 박씨는 일일호프와 학예발표회, 수학여행 등 각종 행사를 준비했고 신씨는 행사 준비를 담당하는 지도 교사로서 호흡을 맞췄다. 나이가 6살이나 많은 박씨지만 신씨를 ‘스승은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대했다. 신씨는 박씨를 예의 바르고 열의가 넘치는 학생으로 기억한다. 박씨는 초등학교 때 소년 글짓기 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충남 서산에서 공부 잘하는 아이였다. 하지만 집안이 가난해 학업을 포기하고 상경한 뒤 버스기사로 일하다 29살 늦깎이로 중학교 과정을 시작했다. 신씨는 중랑구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하고, 결혼을 하면서 야학 교사를 그만뒀다. 그러나 박씨와 신씨의 인연은 쉽게 끊어지지 않았다.1993년 공무원이 돼 중구청에 근무하던 박씨가 1년 뒤 중랑구청으로 전근을 왔다. 사제지간이던 박씨와 신씨는 가끔 소주잔을 기울이는 친구이자 동료가 됐다. 신씨는 야학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지만 직장일이 바쁘고 가정형편이 어려워 나서지 못했다. 그러다 2년전 박씨가 상록야학에 미술교사가 부족하자 신씨에게 교단에 다시 서 줄 것을 부탁했다. 이들은 1980∼1990년대와 현재의 야학의 차이에 대해 “과거에는 학생들의 평균 연령이 10∼20대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평균 50세”라는 말로 대신했다. 이들은 이어 “야학은 우리 사회에서 정이 남아 있는 몇 안되는 공동체이고, 학생들과 감사편지를 주고 받을 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또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야학이 존폐위기에 놓였다.”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며 안타까운 현실을 전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손원천기자의 배낭 둘러메Go!] 평창 기화천 플라이낚시

    [손원천기자의 배낭 둘러메Go!] 평창 기화천 플라이낚시

    ‘맑은 물에서 플라이 낚시를 한다는 것은 한동안 자연의 품에 안기는 것이다. 플라이 낚시에는 항구성이 있다. 어디를 가든, 어떤 일을 하든 플라이낚시는 항상 거기 있다. 삶의 여정에서 이렇게 한결같은 것을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플라이 낚시는 신이 창조한 아름다운 곳에서 벌어진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머리위에서 캐스팅하는 신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미국의 임상심리학자이자 50년 경력의 베테랑 낚시꾼인 폴 퀸네트가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반드시 낚시를 해야할 때가 온다’라는 책에 쓴 플라이 낚시 예찬론이다. 플라이 낚시에는 명수가 없다.‘거장’이라 불리는 사람도 없다. 얼마나 많은 숫자의 물고기를 잡았는가를 겨루지 않기 때문이다. 빈손으로 출발해서 빈손으로 돌아온다. 그저 대자연의 품속에서 한나절 놀다 오면 그뿐. 송어 플라이 낚시의 메카, 강원도 평창의 기화천을 다녀왔다. 글 사진 평창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아침햇살이 울창한 나무 사이로 부챗살처럼 퍼져가는 미국 몬태나 주 빅블랙풋 강변. 폴(브래드 피트)이 낚싯대를 치켜들자 S자 형태로 허공을 가르던 낚싯줄이 이내 미끼를 수면위에 살포시 내려놓는다…. 지난 1993년 국내에 개봉된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한 장면이다. 이 영화 개봉 이후 소수 마니아들의 전유물이었던 플라이 낚시가 일반인들에게도 급속히 확산됐다. # 플라이 낚시는? 두껍고 무거운 라인(낚싯줄)을 캐스팅을 통해 원하는 곳까지 날려보낸 다음 가짜미끼인 플라이훅으로 물고기를 잡는 낚시다.미끼를 원하는 곳까지 던지는 것을 ‘캐스팅’이라고 하는데, 플라이 낚시를 독특한 낚시장르로 만든 가장 큰 요인이다. 거의 무게가 나가지 않는 털바늘 미끼를 원하는 곳까지 보내기 위해 무거운 줄을 날리는 독특한 캐스팅 기술이 발달하게 된 것. 캐스팅만으로 플라이 낚시에 매력을 갖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매끄럽고 아름다운 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라인을 볼 때면 이세상 어느 춤보다도 아름답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평창에서 영월로 넘어가는 42번국도변에 위치한 기화천. 벌써 가을인가 싶을 만치 제법 서늘한 새벽공기가 이방인들을 맞았다. 울뚝불뚝 솟은 산자락, 산등성이에 걸린 구름. 농촌의 새벽풍경은 언제봐도 고즈넉하다. 얼음장처럼 찬 기화천은 냉수성 어종인 송어가 서식하기에 알맞은 조건을 갖춘데다, 주변에 송어양식장도 많아 대표적인 송어낚시 메카로 알려져 있다. 포인트에 도착해 물속상황을 체크하던 박영환(44) 낚시광(www.fishmania.net)대표와 프로스태프인 김병남(41)씨가 능숙한 솜씨로 웨이더(방수바지)와 조끼, 계류화(미끄럼방지 신발)등으로 갈아입었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에 플라이낚시가 도입된 초창기부터 20년 넘게 활동한 베테랑 플라이 피셔.10년 경력의 김 프로와는 사제지간이다. # 타잉과 캐스팅이 플라이 낚시의 묘미 “미끼 선택부터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2번로드에 고동색 계열의 드라이(물위에 뜨는 미끼)를 세팅한 박 대표는 “송어의 먹잇감인 수서곤충의 우화과정을 눈여겨보았다가, 비슷한 색상과 모양의 미끼를 선택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플라이 낚시인들은 대부분 미끼를 스스로 만든다. 이 과정을 ‘타잉’이라고 부르는데, 캐스팅·피싱 등과 함께 플라이 낚시의 3대 묘미를 이룬다. 박 대표도 플라이 낚시 입문시절에는 “지나가던 사람이 낀 앙골라 장갑이나 털목도리만 봐도 타잉이 생각났다.”고 할 만큼 타잉이 주는 재미에 푹 빠지기도 했다. 시리릿∼소리를 내며 낚싯대 가이드를 통과한 라인이 새벽안개를 뚫고 계곡사이에 잔잔한 공명을 남겼다. 바닥이 훤히 비칠 만큼 맑고 깨끗한 여울앞에 멈춰선 박 대표가 마치 리본체조를 하듯 유려한 자세로 라인을 날렸다. 캐스팅한 다음에 라인을 당겼다 놓았다 하며 미끼가 살아 있는 것처럼 액션을 주기도 했다. 그는 “여울에는 산소가 풍부하기 때문에 물고기가 있을 확률이 높다.”며 “소를 이루는 여울의 꼬리부분, 수온이 높을 경우 수심이 깊은 곳, 돌무더기 뒤의 와류가 생기는 곳 등을 빼놓지 말고 탐색할 것”을 주문했다. 화려한 색보다는 카키색 계열의 옷을 입고, 하류에서 상류로 탐색해 올라가야 한다는 것은 플라이 낚시의 기본. 고기의 시야각을 피하기 위해 낮은 포복자세로 포인트에 접근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 자연과 하나됨을 즐긴다 물살을 가르고 바위를 넘으며 1㎞남짓한 계곡을 오르자니 운동량이 상당하다. 어지간한 산 하나를 트레킹한 듯하다. 그동안 잡은 것은 갈겨니 몇마리와 송어새끼 두어수. 그러나 일행의 얼굴 어디서도 안달하는 표정을 찾아볼 수 없다.한순간 박 대표의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졌다. 끌려나오지 않으려 앙탈을 부리던 녀석은 15㎝ 남짓한 산천어. 모처럼 박 대표의 얼굴에 싱그러운 미소가 번져갔다. 조심스레 아가리에서 바늘(미늘이 없다)을 뺀 다음 곧바로 방류. 물고기가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머리를 상류로 향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른바 ‘캐치 앤드 릴리즈(catch & release)’다. 이 장면에서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마지막 내레이션이 오버랩된다.“어슴푸레한 계곡에 홀로 있을 때면 내 영혼과 기억, 그리고 빅 블랙풋 강의 소리, 낚싯대를 던지는 4박자 리듬, 고기가 물리길 바라는 희망과 함께 모두 하나의 존재로 어렴풋해지는 것 같다, 그러다가 결국 하나로 녹아들고, 강물을 따라 흘러들어 가는 것 같다….” 플라이낚시는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우는 것. 장로교 목사였던 아버지가 브래드 피트에게 플라이 낚시를 가르친 이유는 뭘까. 자연과 한몸이 되는 플라이 낚시를 통해 진정한 삶을 깨달으라는 뜻이 아니었을까. 브래드 피트가 멋지게 라인을 날리던 몬태나주의 빅 베어풋 강변이 아니더라도 대자연의 품속에서 하루를 보냈다면 돌아오는 길이 빈손인들 또 어떠리. Tip ‘일몰전 3시간 일출후 3시간’ 노려라 얼음만 얼지 않는다면 사계절 즐길 수 있는 플라이 낚시. 많이 잡는 것이 목표는 아니지만, 대상어에 따라 출조지를 정해야 녀석들의 얼굴이라도 보고 올 수 있다. 또 어떤 곳에서건 물고기의 입질이 가장 활발한 일몰전 3시간, 일출 후 3시간을 놓쳐서는 안된다. 다음은 박영환씨가 추천하는 전국의 유명 포인트.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왼쪽으로 흐르는 계류에는 산천어, 오른쪽에는 열목어가 주로 서식하고 있다. 왼쪽, 즉 영동지방의 주요 포인트로는 강원도 간성의 북천, 양양의 오색천·갈천·어성천, 주문진의 연곡천, 삼척의 대이리 계곡 등이 있다. 영서지방에는 내린천이 있는 인제와 현리 등이 많이 알려진 포인트. 강계에서는 끄리·강준치·눈불개 등이 주대상어들이다. 끄리는 금강, 강준치는 충북 삼탄, 눈불개는 대청댐 밑에서 주로 잡는다. 박영환씨가 운영하는 피싱숍 낚시광에서는 수시로 플라이 낚시출조 행사를 벌인다. 초보자도 참여할 수 있다.(031)717-7072,716-7555.
  • ‘학생체벌 금지’ 법제화 논란

    ‘학생체벌 금지’ 법제화 논란

    교육인적자원부가 학생체벌 금지를 법제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인권 차원에서 체벌을 원천 금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이런 문제까지 법으로 해결해야 하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학생체벌을 둘러싼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생각을 들어봤다. ●“이런 선생님,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서울 강남의 A중학교는 2003년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한 여교사가 말을 듣지 않은 학생들에게 엎드려 뻗치기를 시킨 뒤 신고 있던 뾰족 구두로 학생들의 머리를 때린 사건 때문이었다. 학부모들이 흥분했지만 정작 학교에 제대로 항의조차 하지 못했다. 당시 학부모였던 박모씨는 “선생님을 대상으로 들고일어나 큰 문제를 삼는 것은 학부모가 약자인 현실에서 엄청난 ‘명물’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경기도의 B초등학교에도 이런 여교사가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저학년들에게 심한 체벌을 주기 때문이다.2학년생에게 주먹 쥐고 엎드려 뻗치기를 시키고 발로 차거나, 수업에 방해된다며 교실 밖으로 끌어내 쫓아내기도 했다. 학부모들이 항의했지만 교장은 이듬해 해당 교사에게 1학년 담임을 맡겨 학부모들을 경악시켰다. 학부모들은 한목소리로 “언론에 보도된 것과는 별도로 폭력에 가까운 체벌이 일상화돼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 학교에 체벌과 관련해 문제 있는 교사 몇몇은 꼭 있는데, 이 교사들이 문제라는 것이다. ●언어폭력도 위험수위 학부모들은 교육부가 정한 체벌 규정이 사실상 학교 현장에서 유명무실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때문에 “법으로 금지하는 한이 있더라도 폭력은 막아달라.”고 강조한다. 체벌이 교육적 차원을 넘어 폭력의 수준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학부모 이모씨는 “교육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하지만 체벌을 풀어놓다 보니 일반화되는 것이 문제”라면서 “부작용도 있겠지만 법제화하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문제점이 더 많다.”고 말했다. 언어 폭력도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 서울 강북의 C중학교에 자녀가 재학 중인 이모씨는 “일반적으로 나이 드신 분들이 신체적·언어적 체벌에 무감각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평생 가도 빌어먹을 놈’이라든지, ‘네 아버지 직업이 뭔데 이 모양이냐.’,‘거지 팔자 못 면한다.’는 등 가족사나 아이의 미래를 언급하며 꾸짖는 경우 아이들에게는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가 된다.”면서 “‘강남 아이들은 안 그런데 너희는 왜 이 모양이냐.’는 등 지역차별적인 발언도 무의식 중에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들 지도할 방법 없다” 하소연 서울의 D초등학교 김모 교사는 최근 황당한 일을 당했다. 한 학생에게 “선생님, 인생을 그렇게 살면 안 됩니다.”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김 교사는 “그 아이가 평소 내게 불만이 많이 쌓여서 나온 행동이었겠지만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참 답답했다.”면서 “교육적 차원의 체벌로 고쳐질 수 있는 수준의 문제가 체벌금지 법제화로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사들 사이에 ‘내 자식도 아닌데 왜 욕을 먹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확산될 수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교사들은 과도한 체벌에는 명백히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적 차원의 체벌에는 찬반이 엇갈린다. 체벌금지를 법제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하나같이 안타까워했다. 서울 E중 송모 교사는 “의무교육인 중학교에서 마땅한 대안도 없이 체벌을 금지한다면 아이들을 지도할 방법이 없다.”며 답답해했다. 서울 F여고 박모 교사는 “체벌은 사라져야 하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을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면서 “무조건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했다. ●“능력 없는 교사일수록 체벌 의존” 법제화를 둘러싼 의견이 학부모와 교사를 중심으로 나뉘지만 한 가지에서만큼은 의견일치를 보고 있다. 교육부가 법제화만 서두르지 말고, 학교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G고 3학년 박모군은 “체벌 자체도 문제지만 학생들이 선생님을 보고 배워 후배들을 똑같이 때리는 등 폭력이 대물림된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면서 “법제화도 필요하지만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이냐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 원모씨는 “가르치는 능력이 떨어지는 교사일수록 체벌에 의존하는 반면, 체벌 없이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교육적으로 운영하는 반이 있다.”며 대안의 실마리를 제시했다. 체벌을 포기한 지 7년 됐다는 서울 H중 함모 교사는 “경험상 체벌은 효과가 없다.”고 전제한 뒤 “아이들 속으로 들어가 이해하고 설득하다 보니 훨씬 효과가 있더라.”면서 “결국 교사가 운영의 묘를 잘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폭력은 또다른 폭력 낳아” vs “교단 자율성 침해우려 커” ‘사랑의 매인가, 또 하나의 폭력인가.´ 학생체벌 법제화 방안을 둘러싸고 찬반이 팽팽하다. 올해에는 교육부가 근본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찬반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 법제화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무엇보다 학생 인권 보호를 강조한다. 교도소와 군대에서조차 금지하고 있는 체벌을 교육적이라는 이유로 허용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현재 교육과 시민사회, 바른교육권 실천운동,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등 학부모·교육단체와 전국교직원 노동조합,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 등이 법제화를 촉구하고 있다.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은 “공개되지 않은 채 묻혀가는 일상적인 폭력 사례들이 부지기수로, 그 결과 학부모와 학생들의 공교육 불신은 높아지고, 교사 집단을 혐오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이민숙 대변인도 “학생 인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올 하반기 중에 체벌금지 규정을 반드시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학생들이 과도한 체벌을 그대로 보고 배워 또다른 폭력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법으로 체벌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공통적인 주장이다. ●사제 신뢰회복에 걸림돌 반면 법제화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체벌 문제점은 인정하면서도 법으로 강제하는 데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학교별 학교생활 규정에 따라 체벌을 금지하거나 합리적인 사랑의 매만 허용할 수 있는데, 굳이 법으로 금지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이다. 체벌 대신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대안을 활용하도록 돕는 것이 훨씬 교육적인 대책이라는 것이다. 서울 S초등학교 김모 교사는 “교육적인 작은 체벌에도 교사를 신고하는 마당에 법으로 체벌을 금지한다면 생활지도를 아예 포기하는 교사들이 속출할 것”이라면서, 교사와 학생간 신뢰가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를 것을 걱정했다. 한국교총 한재갑 대변인도 “교사와 학생간 신뢰관계가 크게 훼손될 수 있고 교단의 자율성도 침범할 우려가 크다.”면서 “현행 학교생활규정으로도 학생에 대한 과도한 체벌을 막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체벌 정의와 법적 규정 현행 초중등교육법 18조에는 ‘학교의 장은 교육상 필요한 때에 법령 및 학칙에 정하는 바에 의해 학생을 징계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지도할 수 있다.’고 규정, 체벌을 간접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교육부는 원칙적으로 체벌을 금지하면서도 교육상 불가피한 체벌의 경우 학교 공동체 구성원의 민주적 합의절차를 거쳐 사회통념상 합당한 범위 안에서 학교 규정에 명시해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지키는 학교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교육부는 대법원의 2004년 판례에 따라 ‘용인되지 않은 체벌’을 ▲체벌의 교육적 의미를 알리지 않은 채 교사의 성격·감정에서 비롯되거나 ▲공개적으로 체벌이나 모욕을 가하는 지도행위 ▲학생의 신체나 정신건강에 위험한 물건이나 교사의 신체를 이용해 부상의 위험성이 있는 부위를 때리거나 ▲학생의 성별, 연령, 개인적 사정에 따라 견디기 어려운 모욕감을 주는 행위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외국에선 어떻게 하나 우리나라처럼 교사가 학생들에게 ‘사랑의 매질’을 하는 것이 외국에서는 가능할까? 나라마다 전통과 관습, 사제간에 대한 인식차가 있어 일률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현재 체벌금지에 대한 법제화 기류가 적지 않게 형성된 시점이어서 외국 사례는 주목된다. 교육인적자원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체벌을 금지한 나라는 이슬람권 국가와 독일, 룩셈부르크, 스웨덴, 스페인, 영국, 오스트리아, 우루과이, 일본, 중국, 프랑스, 호주 등이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교원이 학생을 ‘너’라고 부르는 것도 금지할 정도로 체벌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독일도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집단 벌과 모든 체벌을 금지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체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27개 주에서는 법으로 체벌을 금지한다. 하지만 텍사스, 뉴햄프셔 등 13개 주에서는 잔인한 체벌을 금지하지만 제한적으로 체벌을 허용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김창환 연구위원은 “미시간주의 경우, 학기초에 학생과 학부모에게 훈육관련 지침을 통보하는데 학생이 학교에서 비행을 저지르면 저녁에 남아서 별도 공부를 시키는 것은 가벼운 벌이고 며칠간의 정학도 있다.”고 소개했다. 교육부 서유미 국제교육협력과장도 “아이오와주의 경우, 장난을 심하게 치는 아이에게 서있게 한다든지, 평소 사용하던 화장실이 아닌 멀리 떨어진 화장실을 이용하게 한다든 지 심리적 압박은 주더라.”라고 소개했다. 이밖에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싱가포르 등도 제한적으로 체벌을 허용한다. 반면 캐나다와 태국은 체벌을 전면 허용하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체벌을 교육의 최후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체벌했을 때에는 학생의 위반 행동과 체벌경위를 기록으로 보관하고 장학사 요구가 있으면 이를 언제든지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학생지도에 개인적 감정이 개입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태국은 학교 규율을 위반하거나 학생 본분을 이탈한 행위에 한해 제3자가 없는 닫힌 방에서 교사가 체벌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학생의 허벅지 뒤쪽 부위를 때리돼 표면이 매끄럽고 둥글며 직경 0.7㎝를 넘지 않는 회초리로 6대 이내를 때릴 수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Zoom in서울] 서울시 9급→5급 14년 단축

    [Zoom in서울] 서울시 9급→5급 14년 단축

    서울시 인사제도가 획기적으로 바뀐다. 이 제도를 적용하면 9급에서 5급까지 승진하는 데 걸리는 최단 기간은 16년이면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평균 29년 9개월이 걸렸다. 내부감사 제도를 심사평가제로 바꾸면서 승진기간이 대폭 단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이같은 인사제도는 공직사회에서 처음 시도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시민에게 질 높은 민원봉사를 하려면 직원들부터 창의적으로 신명나게 일을 해야 한다.”며 새로운 인사 및 감사제도를 도입,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와 ‘심사평가’는 그 내용면에서 차원을 달리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만약 10일 이내에 처리할 업무를 감사한다면 10일을 넘긴 민원에 대해서만 과실 여부를 따지는 게 감사이고 10일이내에 잘 처리된 민원을 대상으로 왜 3일안에 처리되었는지, 왜 기한을 넘길 수밖에 없었는지 등을 따져 보완점을 찾는 게 심사평가”라고 설명했다. 다시말해 구청에 30일안에 처리토록 한 건축허가 민원이 들어왔을 때 담당직원이 민원처리에 필요한 토목·교통·환경·청소·상하수도 등 관련업무 직원들을 한자리에 모아 처리하면 하루만에 허가를 내줄 수 있다. 하지만 현행처럼 관련 과에 협조문을 보내고 서류답변을 기다리면 30일 안에 처리하더라도 비효율적인 업무태도가 된다. 이때 감사에선 아무런 지적을 받지 않지만 심사평가에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서울시는 곧 직제개편을 통해 경영기획실에서 제역할을 못하던 심사평가 기능을 감사관실에 넘기고 고유 감사기능은 집행적 성격을 갖도록 할 방침이다. 고유 감사기능은 심사평가에서 지적된 문제점에 대해 징계 및 개선조치 등을 다루게 된다. 아울러 공정성을 위해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감사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Metro] 강남구 ‘가변형 감사팀제’ 도입

    서울 강남구(구청장 맹정주)는 23일 능력과 성과에 따른 인사 체계 정착을 위해 ‘가변형 팀제(Project Team)’를 감사부서인 민원감사담당관실에 시범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조직 체계는 유지하되 필요한 경우 다른 부서 직원을 팀에 참가시켜 감사를 하는 일종의 TF(태스크포스)팀 형태다. 구는 또 단순 적발보다는 대안 제시와 문제를 해결하는 형태의 감사제도인 ‘능동적 클리닉 감사 제도’도 도입키로 했다.
  • [‘바다이야기’ 파문 확산] 게임 문제생겨도 재심 규정조차 없어

    [‘바다이야기’ 파문 확산] 게임 문제생겨도 재심 규정조차 없어

    바다이야기 등 게임물의 사행성을 둘러싸고 문화관광부와 영상물 등급위원회간의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지만 책임 유무를 떠나 영등위의 심의 과정에는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문화부가 10월부터 신설할 게임물 등급위원회에도 이같은 문제가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바다이야기-기술적 검토와 사후관리 부족 바다이야기는 영등위의 심의과정에서 기술적 검토와 사후관리가 부족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설명서와 기계만을 가지고 심의해 처음부터 부실의 소지를 안고 있었다. 사행성과 관련해 바다이야기의 확률프로그램이 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신청 서류에 첨부된 게임설명서 내용을 기준과 비교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영등위에는 프로그램 검토를 위한 전문 예심위원도 아직 없다.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에 관한 법률에는 심의 후 문제가 생겼을 때 심의를 취소하거나 재심의를 받게 하는 규정은 없다. 음비법에는 이용불가 등의 판정을 받았을 때 등급분류를 재신청하는 등급 재분류만 규정해 놓고 있다. 한 영등위 관계자는 “하도 바다이야기가 문제가 돼서 재심의를 하든가 심의 취소를 해야 하는것이 아닌가를 생각했지만 법에도 규정되어 있지 않은 것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문화부는 10월부터 게임산업에 관한 법률에 의해 신설될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 사전 ‘기술심사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하지만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 기존 게임에 대해 재심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정작 재심의 가이드라인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스크린 경마-난무하는 로비·청탁 2003년 초부터 시작된 스크린 경마는 1년 만에 700여개의 전용게임장이 만들어질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스크린 경마게임 중 하나는 2003년 영등위에서 12개의 버전이 모두 심의를 통과했다. 문제는 당시 심의를 맡은 게임제공업용 게임물 소위원회 의장 조모씨가 문제의 게임기 제조업체 대표로부터 2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2004년 12월 검찰에 구속된 것.2002년 6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영등위 위원이었던 권장희씨는 “같이 소위원회에 있었던 위원 중에는 심의와 관련해 업체의 로비 등을 받는 것이 부담스러워 결국 사표를 제출한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영등위의 경우 예심-소위원회-등급위원회의 3심의 형태로 되어 있지만 공무원이 아닌 민간위원회인 탓에 민원이나 청탁 등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1차 심의를 담당하는 예심위원들의 경우 신분도 정규직 직원이 아닌 임시직에 불과해 로비 등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영등위 한 위원은 “예심위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 심의의 공정성을 높이려고 했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문광부에서 반대의견을 표명해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리니지, 크레이지 아케이드-게임업계와 영등위의 시각차, 인적구성 어려움 국민게임이라고까지 불렸던 리니지는 19세이용가 판정을 받았다. 또 초등학생 등이 많이 이용하는 크레이지 아케이드도 아이템 판매 등의 문제로 19세 판정을 받아 게임업계의 불만을 불러오기도 했다. 영등위는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위원장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은 비상근직이다. 통상 15명의 등급위원들은 대학 교수이거나 시민단체 등 관련 인사들로 구성된다. 때문에 ‘심의 전문성’ 문제가 항상 제기돼 왔다. 영등위측은 영등위가 양질의 영상물 유통과 청소년 보호를 목적으로 하고 있어 전문성보다는 국민의 입장에서 보편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게임업계에서는 심의전문성을 요구해왔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임원재 사무국장은 “심의 위원은 기본적으로 게임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하고 게임적 요소를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효섭 나길회기자 newworld@seoul.co.kr
  • [Zoom in서울] 서울시 9급→5급 14년 단축

    [Zoom in서울] 서울시 9급→5급 14년 단축

    서울시 인사제도가 바뀌어 9급에서 5급까지 승진하는 평균기간이 현행 29년 9개월에서 16년으로 크게 단축된다. 현행 내부감사 제도를 심사평가제로 바꾸면서 승진기간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공직사회에서 첫 시도라 성공적인 시행 여부가 주목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시민에게 질 높은 민원봉사를 하려면 직원들부터 창의적으로 신나게 일을 해야 한다는 게 소신”이라며 새 인사 및 감사제도의 시행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감사’와 ‘심사평가’의 차이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예를 들었다. 그는 “만약 10일이내에 처리할 업무에 대해 감사를 한다면,10일을 넘긴 민원에 대해서만 과실 여부를 따지는 게 감사이고 10일이내에 잘 처리된 민원을 대상으로 왜 3일안에 처리되었는지, 왜 기한을 넘길 수밖에 없었는지 등을 따져 보완점을 찾는 게 심사평가”라고 설명했다. 즉 구청에 30일안에 처리토록 한 건축허가 민원이 들어왔을 때 담당직원이 민원처리에 필요한 토목·교통·환경·청소·상하수도 등 관련업무 직원들을 한자리에 모아 처리하면 하루만에 허가를 내줄 수 있다. 하지만 현행처럼 관련 과에 협조문을 보내고 서류답변을 기다리면 30일 안에 처리하더라도 비효율적인 업무태도가 된다. 이 경우 감사에선 아무런 지적을 받지 않지만 심사평가에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곧 직제개편을 통해 경영기획실에서 제역할을 못하던 심사평가 기능을 감사관실에 넘기고 고유 감사기능은 집행적 성격을 갖도록 할 계획이다. 고유 감사기능은 심사평가에서 지적된 문제점에 대해 징계 및 개선조치 등을 결정하게 된다. 아울러 공정성을 위해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감사심의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적극적으로 일을 찾아서 하는 공무원에 대해선 국·실장의 평가에 따라 표창, 성과금, 성과연봉, 해외여행 등 혜택을 주도록 했다. 반면 벌칙도 다양화해 징계 외에도 교육명령, 부서변경 등 인사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특히 마일리지와 포인트 개념을 도입, 일을 잘하면 파격적인 승진이 보장된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병원 ‘처방전 깡’ 기승

    보건복지부는 의료급여 일수를 과다하게 사용하는 이른바 ‘의료 쇼핑’ 수급자에 대해서는 이용할 병원과 약국을 제한하는 등 의료급여 관리를 크게 강화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이 통제에 따르지 않으면 수급 제한 조치까지 취하기로 했다. 복지부 조사 결과 지난해 의료급여 수급권자인 A씨의 경우 하루에 27개 병·의원에서 처방을 받아 3개 약국에서 알약 264.5정, 주사제 7앰플, 점안액 2.48㏄, 연고 21g, 파스류 21매를 받아갔으며,B씨의 경우 하루에 27개 병·의원에서 처방을 받아 알약 297정과 파스 26매, 연고제 2개를 타갔다.A,B씨는 이런 방법으로 70여곳을 같이 돌면서 지난해 1년 동안 처방전 3341장을 발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복지부는 A,B씨가 발급받은 처방전을 현금이나 물품으로 교환해 준 의혹이 있는 일부 약국과 복지부의 현지 조사 때 관련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임의로 전산자료를 교체·폐기했거나 폐업신고를 한 의료기관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급여 일수가 365일을 넘길 경우 관할 시·군·구에 설치된 의료급여심의위원회의 사후 연장승인을 받도록 한 규정을 사전 연장승인제로 바꾸고, 연장승인이 나지 않으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통보해 의료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게 할 방침이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종교적 양심으로 사회변혁 앞장

    지난 80년대 중반 원불교 교역자인 교무들을 주축으로 결성되어 사회 현안이 생길 때마다 현장에서 목소리를 높여온 사회개벽교무단(상임대표 김대선 교무)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다음달 3일 서울 유스호스텔에서 기념식과 세미나를 갖는다. 원불교 사회개벽교무단은 민주화의 열기가 뜨겁던 1987년 6월17∼18일 전북 익산 원불교 중앙총부 대각전에서 100여명의 원불교 교무들이 시국토론 철야기도회를 가진 것을 계기로 결성된 모임. 당시 철야기도회에 참석한 교무들이 사회의 현안에 전면대응할 것을 결의했고 3개월 후인 9월20일 창단 모임을 대전교구 사무소에서 가졌다. 당시만 해도 사회적인 사안에 소홀했던 원불교 안에선 이례적인 모임이었던 만큼 반대의견이 많았으나 지금은 종교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단체 중 하나로 꼽힌다. 원불교 교단에 국한하지 않고 타종교,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활동을 펴와 2000년 총선시민연대에서 낙천낙선운동을 벌인 것을 비롯해 2002년 11월부터 시작된 반핵국민운동에선 김성근 교무가 원전건설과 핵폐기장 설치에 반대하며 36일간 단식농성을 벌였다.2003년 3월28일부터 5월31일까지 새만금간척사업에 반대하는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한 삼보일배’에 수경 스님, 문규현 신부, 이희운 목사와 함께 김경일 교무가 순례행진을 함께해 주목받기도 했다. 한편 다음달 3일 기념식에는 교무단 역대 단장을 비롯한 교단 각 단체장, 교무단과 연대 사업을 펼쳐온 실천불교승가회·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목정평) 대표와 관계자들이 자리를 함께한다.‘참여·소통·개벽’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는 ‘사회개벽교무단 20주년 성과와 전망’(우세관 교무) 등 주제 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평화軍 올때까진 무력충돌 계속될듯

    1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이어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합의로 한달여를 끌어온 레바논 사태가 일단락지어졌다. 하지만 이 지역에 영구적인 평화가 오리라고 예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유엔 결의 이행되기까지 일단 1만 5000여명의 유엔 평화유지군(UNIFIL)과 레바논 정부군이 레바논 남부에 배치되기 전까지는 양측의 크고 작은 무력충돌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휴전 수용 직후 기자들에게 “평화유지군이 올 때까지 철수하지 않겠다.”면서 “안보리 휴전 결의안은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보리 결의도 ‘가급적 빨리 철군’을 명시했을 뿐이다. 또 경제·군사제재와 같은 강제성을 담보하는 유엔헌장 7장에 대한 언급도 없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휴전을 앞둔 12,13일 영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막바지 공격의 불을 뿜었다. 베이루트에 20기의 미사일을 퍼붓는가 하면 접경에서 30㎞ 올라간 리타니강까지 진격해 ‘완충지대’를 장악했다. 안보리 결의에 따르면 이곳에는 향후 유엔과 레바논군 외에는 무장인력과 무기 등을 둘 수 없다. 헤즈볼라도 반격해 이스라엘 군용 헬기 1대를 격추시켰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폭력 종식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가 납치한 이스라엘 병사 2명과 이스라엘이 생포한 헤즈볼라 전투요원의 처리, 유엔 평화유지군의 구성 문제도 논란이다. 프랑스가 평화유지군을 이끌 것이란 관측 속에 다른 나라들이 전투병 파병에 소극적이어서 실제 파견까지는 열흘 정도 걸릴 전망이다. ●승리자는 누구? 겉으로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거점을 상당 부분 파괴했다는 점에서 이긴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번 전쟁의 승리자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예상 밖으로 헤즈볼라의 화력과 정보전 능력이 뛰어남을 만천하에 확인시켜 줬고 아랍권에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영웅으로 위상이 높아졌다. 반면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와 아미르 페레츠 국방장관의 지지도는 하락했다. 레바논 공격 초기 75%가 넘었던 총리 지지도는 최근 48%로 내려 앉았다. 진보지 하레츠는 총리 사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속전속결’의 기대가 무너졌으며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좌파를 중심으로 전쟁에 염증이 제기됐다. 민간인 희생에 따른 국제사회의 비난은 이 지역 이스라엘의 고립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에서 모두 51억달러(약 5조원)를 썼다고 이스라엘 경제지 ‘더 마커’가 전했다. 직접 비용과 전쟁복구 비용, 국내총생산(GDP) 1.5% 감소 등을 감안해서다. 이스라엘의 정보통신(IT) 거점인 북부 하이파가 헤즈볼라의 로켓포 공격에 노출되면서 향후 이 도시의 고급인력 유치가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번 안보리 결의는 완곡하게나마 제3차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이 점령한 주변국 땅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태도로 볼 때 그럴 가능성은 0%에 가깝다.‘5차 중동전쟁’의 불씨는 살아 있는 셈이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교원 승진·임용 개혁’ 용두사미

    ‘교원 승진·임용 개혁’ 용두사미

    이르면 내년부터 교장자격증이 없는 15년 이상 교직 경력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장공모제가 도입된다. 현행 교원 근무평정제도는 다면평가방식으로 바뀐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는 평가에 참여하지 않는다. 대통령 직속 교육혁신위원회는 11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교원 승진·임용제도 개선안’을 확정했다. 혁신위는 16일 대통령에게 개선안을 보고한 뒤, 교육인적자원부에 정책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개선안을 보면 이르면 내년부터 교장공모제가 도입된다. 대상은 15년 이상 교직 경력자로, 교장자격증이 없는 평교사나 교수도 교장으로 임용될 수 있다. 공모 교장에게는 해당 학교 교사의 30%를 초빙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공모 교장은 임기가 끝나면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본인이 원하면 교사로 복귀할 수 있다. 당초 폐지가 검토됐던 교감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시범 학교는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이 지역 실정에 맞게 수의 제한 없이 자율 결정한다. 교원 근무평정제도는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다면평가 방식으로 바뀐다. 평가 비율은 교장 40%, 교감 30%, 동료교사 30% 등으로 교원만 참여한다. 교감에 대한 평가는 현재 교장과 교육청 각 50%에서 교장 50%, 교육청과 동료교사 각 25%로 바뀐다. 평가 주체에서 학부모와 학생은 제외된다. 단 매년 학생·학부모 만족도 조사를 실시해 교장·교감의 교사평정시 기준 가운데 하나인 ‘교사의 품성과 자질’척도의 평정 자료로 활용한다. 혁신위는 모든 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교내 장학 및 교사 상담 역할을 하는 수석교사제를 도입할 것을 제시했다. 교원 임용제도도 2단계에서 3단계로 늘려 최종 합격자 결정시 2차 논문형 시험과 3차 면접 및 수업실기 능력 성적만 합산하도록 했다. 졸업 성적이 100점 만점에 75점에 미달하면 교원자격증을 받을 수 없다. 교육실습도 현행 2학점에서 4학점 이상으로 늘린다. 이와 함께 교사에서 교감으로 승진할 때 필요한 교육경력 기간 만점 기준을 25년에서 20년으로 점차 축소키로 했다. 그러나 이번 개선안은 혁신위가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주요 내용이 빠지거나 결론을 내리지 못해 교육 개혁의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도 있다. 우선, 교원 평가에 학생·학부모를 참여시키는 방안이 빠졌다.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원전문대학원 설립 방안도 2010년 이후 장기 과제로 미뤄졌다. 국·영·수 위주의 교과과정 개편 내용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액체 폭탄’ 경계령 전세계 공항 발칵

    ‘액체 폭탄’ 경계령 전세계 공항 발칵

    “화장품 폭탄, 표백제 폭탄을 아시나요.” 1.5ℓ짜리 스포츠 음료가 화학물질 덩어리인 화장품이나 치아 미백제에 들어 있는 ‘과산화 화합물’과 혼합된다면…. 항공기 기내 반입이 자연스럽고 첨단 검색 장비에도 포착되지 않는 ‘생활용품 폭탄 시대’가 본격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런던 7·7테러에서 배낭폭탄 일부가 탈색제와 음식물 방부제로 제조된 데 이어 이번에 적발된 테러 음모 사건에서 주목받는 것은 음료수가 이용된 ‘액체 폭탄’이다. 영국 경찰당국은 10일(현지시간) 항공기 테러 음모 사건의 용의자 그룹이 스포츠 음료에 담긴 ‘액체 폭탄’ 기법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미국 ABC방송은 이들이 ‘기폭장치’로 일회용 카메라 플래시를 사용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그야말로 테러무기가 일상용품의 화학적 특성을 활용한 폭탄으로 진화되는 양상이다. ‘생활 폭탄’의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음료수 병이나 우유병에 산화제 성분의 액체를 넣으면 눈으로는 식별이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 공항 검색장비 제조업체인 하니웰 인터내셔널 칼 라이스든 부회장은 “현재 검사 기술로는 액체가 위험물인지 식별할 수 없다.”고 말한다. 기내로 반입한 산화제는 화장품, 심장약 등의 주원료와 혼합,‘폭약 성분’으로 변질된다는 아이디어다. 기폭 장치는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쓴다. 이런 시도는 실제로 가능할까. 폭탄 전문가들은 전문 지식 없이도 가정에서 쓰는 일반 화학약품으로 간단한 폭탄 제조가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대표적인 액체 폭발물은 질산과 황산, 글리세린을 섞어 만든 ‘니트로글리세린’.2∼3ℓ만으로도 비행기 동체를 날려버릴 수 있지만 일반 약국에서 판매하는 심장약의 주성분이다. 화장품과 비누에 보습 효과를 주는 글리세린은 강한 산화제와 반응하면 강력한 폭발성을 갖는다. 일반 가정에서 쓰는 치아 미백제나 소독약 성분인 과산화수소도 ‘트리아세톤 트리페록사이드’와 혼합하면 폭탄이 된다. 염색약은 폭탄 재료인 과산화 화합물이 주원료다. 표백제도 폭탄으로 만들 수 있다. 인터넷은 ‘사제폭탄의 학교’이다. 지난해 7·7테러 발생 후 레이 켈리 뉴욕경찰청장은 “폭탄 제조법이 마치 일반 요리법(recipe)처럼 인터넷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검색 사이트인 구글과 야후에서 액체폭탄의 영문 철자를 클릭하면 혼합 공식과 제조법이 뜬다. 네티즌끼리 주고받은 액체폭탄 실험 내용까지도 검색이 가능하다. 영국 애버딘대 클리퍼드 존슨 박사는 BBC 방송에서 “제조법이 간단하고 재료도 구하기 쉬운 데다 살상력마저 갖추고 있다.”고 액체 폭탄의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미국 국토안보부와 영국 내무부는 모든 액상 물질의 항공기 반입을 봉쇄하고 주류 판매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자칫 런던 히드로공항이나 뉴욕 JFK 공항 로비에서 불량스러운 몸짓(?)으로 ‘이온 음료’를 마시다간 꼼짝없이 테러 용의자로 찍히는 시대가 왔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토요영화]

    ●드럭스토어 카우보이(MGM 오후5시15분) 일명 ‘약방의 카우보이’.‘약방의 감초’처럼 좋은 의미는 결코 아니다. 여기서 드럭(Drug)이란 다름 아닌 마약이기 때문이다.197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마약에 절어 사는 젊은이들을 그렸다. 이들은 조금이라도 더 약에 취하기 위해 강도 짓도 서슴지 않는다. 그 가운데 짭짤한 방법은 병원·약국에 보관된 마약성분이 함유된 약이나 주사제를 탈취하는 것. 그러나 지나치면 외려 화를 부른다. 동료 가운데 한명이 약물과다로 죽자 이들은 변화를 시도하는데…. 미국독립영화의 희망으로 꼽혔던 구스 반 산트 감독의 1989년 장편데뷔작이다. 젊은이들의 감수성을 예민한 감각으로 집어냈다며 평론가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아, 이런저런 비평가상을 휩쓴 수작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의미는 단순히 수작이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실 그동안 구스 감독은 대중적인 상업영화 감독으로 인식돼 왔다.‘굿 윌 헌팅’,‘사이코’,‘파인딩 포레스터’ 등과 같은 90년대 대표작들이 이를 상징한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구스 감독의 영화는 확 변했다. 두 청년의 사막횡단여행을 그린 ‘게리’(2002년), 컬럼바인 총기 난사사건을 다룬 ‘엘리펀트’(2003년), 얼터너티브 록밴드 ‘너바나’의 리더 커트 코베인을 조명한 ‘라스트데이즈’(2005년) 등이 그것이다. 구스 감독은 여기서 마치 ‘난 모른다.´는 듯 심심하고도 무미건조한 영상을 선보였다.“예전 독립영화 시절을 잊은게 아니다.”라고 선언이라도 하듯이. 그런 점에서 ‘드럭스토어 카우보이’는 이들 세 작품이 어떻게 나올 수 있었는지, 구스 감독의 뿌리는 어디에 놓여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마약 관련 영화라 한국에 제대로 소개되지 못한 채 방치됐다가 최근 DVD가 새롭게 발매됐다. 한때 ‘제2의 제임스 딘’으로까지 불렸던 맷 딜런의 풋풋한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100분. ●방콕 데인저러스(EBS 오후11시) 우리에겐 익숙지 않은 태국영화. 그러나 얕봐서는 안 된다. 동시에 전혀 낯설기만 한 것은 아니다. 홍콩 누아르가 태국에서 부활했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웰메이드 상업영화로 꼽힌다.2001년 부천영화제를 통해 국내에 소개됐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방콕 뒷골목 살인청부업자의 삶을 다뤘다. 화려한 영상과 환락가 등을 배경으로 한 스피디한 전개 등은 눈에 띄지만, 스토리가 부실해 단순한 ‘똥폼’영화에 지나지 않는다는 혹평도 있다.105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내 글이 남에게 기쁨 준다면 행복”

    “내 글이 남에게 기쁨 준다면 행복”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이 원하는 것만 가려 보거나 들으려 합니다. 남의 장점보다는 나쁜 점을 찾아내려는 경향이 있지요. 그러나 나를 비운다면 쉽게 보이지 않는 남의 장점을 제대로 볼 수 있고, 남을 좋은 길로 인도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최근 수필집 ‘목동의 노래’(가톨릭출판사刊)를 펴낸 정진석 추기경은 3일 기자들과 만나 “세상의 구원을 위해 ‘길 아닌 길’을 갔던 모세를 다시 바라보게 됐다.”며 책 출간과 관련한 심정을 털어놓았다.‘목동의 노래’는 정 추기경이 사제 서품을 받은 뒤인 1961년부터 1968년까지 월간 ‘가톨릭청년’지에 연재한 글들을 엮어 1969년 단행본으로 내놓았던 것을 재출간한 책. 직접 체험했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들은 이야기 27편을 3인칭 시점에서 풀어냈다. “되돌아보면 인생의 큰 갈림길에 섰을 때마다 나의 선택보다는 웃어른들의 조언을 따랐던 것 같아요. 책임을 회피하기보다는 하느님의 길에 더 합당한 것을 찾아왔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정 추기경은 “주관적인 욕심을 버린 채 웃어른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왔지만 추기경이 된 지금은 남들에게 길을 보여줘야 할 입장에 선 만큼 큰 책임을 느낀다.”며 이번 책 ‘목동의 노래’ 재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즐거움이 육체의 쾌락에서 얻는 만족이라면 기쁨은 영적인 성취 끝에서 맛볼 수 있는 환희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자들이 나의 글을 통해 잠시나마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인칭 아닌 3인칭 시점을 굳이 택해 쓴 이유를 묻자 “지금 추기경의 자리에선 어느 때보다 객관적이어야 하는데 1인칭을 쓰다보면 분수를 망각한 주관적인 입장이 앞설 수 있어 경계하고 싶었다.”며 “남을 위한 글이지만 나 자신에 대한 반성 겸 비판의 뜻도 담겼다.”고 귀띔했다. “평소 거울 볼 겨를이나 이유가 별로 없다.”는 정 추기경은 버스를 타고 갈 때 차창에 비치는 얼굴을 바라볼 때마다 “하느님이 항상 나를 바라보고 계신다.”고 느꼈으며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한다.“하느님이 기도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는 신자들이 많지만 그럴 경우 잘 살펴보면 본인에게 해로운 것을 유익한 것으로 착각한 채 청하는 경우가 많다.”며 “개인적 욕구나 욕망이 끼지 않은 순수한 선(善)을 청한다면 틀림없이 뜻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신자들에게 위험하지 않고 안전한 길을 보여줄 수 있도록 뭔가를 하고 싶다.”는 추기경은 이번 책 출간에 더해 “요즘 성경읽기에 취미를 들여 열심히 읽고 있으니 머지않아 도움 될 만한 일이 있을 것 같다.”며 새 책 출간 계획을 살짝 비쳤다. 글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아프간정부 요청으로 ‘평화축제’ 전격 취소

    아시아협력기구(IACD) 주관으로 오는 5∼7일까지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한국측 종교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될 예정이던 ‘2006 아프가니스탄 평화축제’가 전격 취소됐다. 최한우 IACD 사무총장은 3일 “아프가니스탄 정부 당국자가 우리 측에 행사를 중단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해와서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아프가니스탄 정부측은 이 행사와 관련된 소문이 많이 제기돼 행사를 허용하기 힘든 상황임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총장은 “그러나 이번 행사가 불법적이거나 종교적이라는 이유로 취소를 요구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면서 “현재 행사 참가자들은 아프가니스탄 내 3개 도시에 분산돼 있고 귀국 교통편이 마련될 때까지 공식행사는 갖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프간 수도 카불 인근 지역에서 사제 폭발물이 장착된 조끼가 최근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당국은 한국인들이 기독교 복음서를 배포하는 등 종교집회를 갖는 데 깊은 우려를 우리 정부에 전달해 왔었다. 아프간에 체류 중인 한국인은 1500명(경찰 추산 1200명)이며, 이 가운데는 여성과 어린이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델리와 두바이 공항에서 카불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던 한국인 200명이 항공사에 의해 탑승을 거부당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비공식 브리핑에서 “7월24일 카불 인근 수로비 지역에서 주머니에 수류탄과 사제 폭발물이 장착돼 있는 조끼가 발견됐으며, 조끼는 대한적십자사 봉사단이 입는 노란 조끼였다.”며 “현재 외국 정보기관과 협조해 폭발물 제작 및 유통경로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폭발물 조끼가 발견된 수로비 지역은 ‘2006 아프가니스탄 평화축제’ 개최지와 떨어져 있는 점 등으로 미뤄 한국인을 목표로 한 테러 시도로 보기는 어렵지만 현지 테러 위험 수위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고 당국자는 설명했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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