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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한국인 불교 성자 누가 될까

    ‘천주교에 성인(聖人)이 있다면 불교엔 성자(聖者)가 있다.” 한국 천주교가 순교 사제와 신자들을 복자·성인품에 올리기 위한 시복시성(諡福諡聖) 작업을 추진하는 것과 맞물려 불교계도 역대 대선사들의 성자 추대 운동을 벌여 눈길을 끈다. 불교 각 종단이 소속된 (사)대륜불교문화연구원(이사장 무공 태고종 중앙포교원장)은 불기 2551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최근 불교 성자 추대를 결의, 이같은 내용을 한국불교종단협의회(종단협)에 공식 제의했다. 이에 따라 조계종을 비롯해 태고종·천태종 등 각 불교 종단은 자체적으로 대상자를 선정한 뒤 종단협 차원에서 최종 논의를 거쳐 성자를 추대할 것으로 보인다. 불교사를 볼 때 석가모니 부처님의 십대 제자 외 16성(聖),500성, 독수성,1200제대(諸大), 아라한 등 숱한 인물이 성자로 추대돼 왔으나 한국에선 아직까지 단 한 명도 추대하지 못한 상황. 특히 한국 불교는 1700년의 역사상 부처님과 조사(祖師)의 방편(方便)을 갖춰 대오견성한 대선사로 추앙받는 스님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종단에서 외국의 옛 선사들을 종조로 모시는 실정이다. 한국 불교계가 성자 추대 움직임에 나선 것도 이같은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대륜불교문화연구원이 종단협에 제출한 제안서에서 “한국 불교사에는 기라성 같은 대선사들이 존재하고, 심지어 중국 불교에선 한국 승려 지장 법사를 육신보살로, 무상대선사를 500나한 중 한 분으로 추대하고 있는 만큼 조속히 성자추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한국의 사찰들이 대부분 조석예불과 정례 공양 때 석가모니 10대 제자와 16성,500성, 독수성 내지 1200제대, 아라한들에게 예배 공양하면서 단 한 사람의 한국 성인도 배출하지 못한 것은 민족적 주체성과 자존심을 포기한 사대주의 망상에서 온 결과”라는 주장이다. 현재 불교계가 지목하는 성자 대상은 일단 원효를 비롯해 의상, 원측, 자장, 의천, 지눌, 태고, 무학, 휴정, 유정 등 크게 깨닫고 대승(大乘) 신통(神通)을 얻어 보살 경지에 오른 선사들로 보인다. 각 종단 대표들로 구성된 추대위원회가 결성되면 이들을 대상으로 성인, 득신통대보살, 아라한 등의 품격에 따라 16명을 선정 추대해 예배, 공양할 것으로 보인다. 대륜불교문화원 이사장 무공 스님은 “한국 불교 신생 종단들이 외국의 옛 선사들을 종조로 모시는 풍조가 만연한 상황에서 외국 민족불교 종파의 종지종풍을 왜 한국에 전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와 관련해 불교종단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사실 불교계에서 한국 선사들의 성자 추대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있었다.”면서 “각 종단이 추앙하는 종조와 선사들이 달라 대상자 선정이 쉽지 않겠지만 공동추대위와 불교학자들이 뜻을 모으면 적합한 성자를 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수녀서 사제로

    대한성공회 성가수녀원 오인숙 카타리나(67) 수녀가 29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정동 성공회 주교좌성당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다. 그는 사목이 필요한 곳에 가서 일하고 싶어서 뒤늦게 사제가 되기로 결심을 했고, 지난해 5월 사제의 전 단계인 부제 서품을 받았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신학을 전공한 여성 9명이 성공회에서 사제가 된 적은 있지만, 수녀에서 사제로 변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세계적으로도 10명 내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로마 가톨릭에서는 여성이 사제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성공회는 가능하다.1992년 영국에서 열린 성공회 전국 의회에서 이 안이 통과되면서부터다.연합뉴스
  • 뮤지컬 ‘달려라 하니’

    뮤지컬 ‘달려라 하니’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흥행 성공으로 (주인공처럼 광고를 찍는 등의) 물질적 축복은 못 받았지만, 연기자로 인정받았죠.” 개그 프로그램에서 ‘출산드라’ 역할로 유명해진 김현숙(29)이 뮤지컬 ‘달려라 하니’에서 고은애 역할을 맡았다. 만화가 원작인 이 뮤지컬에서 고은애는 주인공 하니의 육상선생님 홍두깨의 정혼녀. 홍두깨를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시골처녀로 뚱뚱하고 입술도 두껍지만 마음씨만은 비단결이다. 김현숙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데다 거창 국제연극제에 참여하는 등 학생 때부터 연극, 뮤지컬에 많이 출연해 왔다. 이번 고은애 역할도 유희성 서울시뮤지컬단 단장과의 개인적 인연으로 인해 맡게 됐단다. 학생 시절 뮤지컬 ‘넌센스’를 무대에 올리게 됐는데, 구하기 힘들어 애먹고 있던 반주음악 테이프를 유희성 단장이 빌려줬다는 것이다. 유 단장은 옛 비화를 굳이 꺼내 첫 드라마와 개그프로그램 출연으로 정신없는 김현숙의 출연을 성사시켰다. 김현숙은 “‘하니’의 출연 섭외전화를 받자마자 바로 ‘고은애죠?’라고 말했다.”며 고은애가 무척 귀여운 역할이라고 애착을 보였다. 고은애처럼 넉넉한 품성은 실제 김현숙에게서도 엿보였다.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서 선발된 하니 역할의 이찬미(24)를 여동생처럼 살뜰하게 대했다. 이찬미는 작은 체구에 커다란 눈망울이 만화책에서 쏙 뛰쳐나온 듯 하니를 닮았다. 전작인 창작뮤지컬 ‘천사의 발톱’에서 연기했던 당찬 소녀 희진 역할과 이번에 맡은 하니는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반항적인데다 자기세계에 갇힌 점을 든다. 하니는 육상선수 역할이라 항상 뛰어다녀서 힘들겠다고 했더니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 22m인데 느린 동작으로 뛰는 게 대부분이라 그게 더 힘들다.”고 말했다. 게다가 홍두깨 선생님의 출연 분량과 노래 장면이 많아 뮤지컬 ‘달려라 하니’는 특이하게도 사제지간이 남녀주인공이라며 김현숙, 이찬미 모두 웃는다. 홍두깨는 ‘맘마미아’에 출연했던 이정열과 박봉진이 더블로 연기한다. ‘막무가내 중창단’이란 개그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역할로 시민들을 놀래고 있는 김현숙은 “부의 양극화가 심각해서 그런지 거리에서 촬영하면 사람들의 반응이 살벌하거나 심각하다. 남자 분장을 하고 여성을 뒤에서 안았다가 그녀의 남자친구한테 맞을 뻔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가족뮤지컬 ‘달려라 하니’는 외롭고 모난 소녀가 홍두깨, 고은애 등 주변 어른과 친구의 도움으로 다시 달리기의 꿈에 도전한다는 따뜻한 이야기다. 김현숙이 거리에서 개그 프로그램을 찍으며 느꼈던 요즘 현대인들의 거친 성정을 부드럽게 다듬어줄 수 있는 뮤지컬인 셈이다.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를 작곡했던 차경찬씨가 만든 노래는 잘 다듬어진 가요풍이다. 만화로 하니를 보며 열광했던 20∼30대가 더 감동받을 수 있는 공연이다. 김현숙은 “어린이들이 보면 왜 이렇게 계속 슬프냐고 할 정도로 유치하지 않은 가족 공연”이라고 귀띔했다.28일∼5월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02)399-1111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신한지주·삼성전자·포스코 등 ‘가장 좋은 지배구조 기업’ 선정

    홍콩의 국제금융잡지인 ‘더 에셋(the Asset)’이 신한금융지주를 한국에서 가장 좋은 지배구조를 가진 회사로 선정했다고 신한금융지주측이 26일 전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포스코 등도 함께 뽑혔다. 신한지주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각종 위원회가 현안에 대한 지침을 결정하고 네 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도 운영하고 있다. 뉴욕증시 상장 규정으로 기업 투명경영을 높이는 내용의 ‘사베인-옥슬리법’에 따라 재무임직원들의 윤리강령도 제정된 상태다. 신용불량자 부채탕감을 위한 봉사제도 등 사회 책임프로그램을 마련한 것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권영길의원 대선출마 선언

    권영길의원 대선출마 선언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지난 1997년과 2002년에 이어 세번째 출사표다. ‘경제’와 ‘평화’를 핵심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구체적인 대안으로 ‘진보적 경제성장론’과 ‘연합연방 통일공화국’ 수립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두 번의 출마가 진보정당의 조직적 결정에 따른 측면이었다면, 세번째 출마는 ‘권 의원 개인의’ 선거로 치러 보겠다는 의중이 출마선언문 곳곳에 배어 있었다. 특히 ‘경제성장’은 그동안 진보진영의 금기사항이나 마찬가지였다. 권 의원은 “이제 진보정당은 분배론을 뛰어 넘는 진보적 경제성장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노동 중심의 경제성장을 위해 노동이사(공공주식회사제) 도입과 국가고용책임제 등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평화통일 전략의 경우, 당위성에 근거해 논의하는 게 아니라 남북 신뢰구축을 시작으로 남북관계 공고화 과정을 거쳐 ‘연합연방 통일공화국’을 구축하는 구상이라고 한다. 권 의원은 진보적 정권교체를 위해 ‘진취적’ 진보대연합을 강조했다. 적어도 신자유주의 기조에 반대하는 진영이라면 모두 받아들이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권 의원측 문명학 정책특보는 “창당 7년 만에 민주노동당이 한국 정치권을 진보-보수-중도로 재편하는 ‘천하삼분지계’에 성공했다.”면서 “진보정당 준비기와 원내 진입기 단계를 거쳐 이제는 집권기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문화마당] 라이시테/김다은 소설가 추계예술대 교수

    숟가락을 막 들었는데, 식탁 앞 친구가 기도를 하기 시작한다. 숟가락을 도로 놓을 수도, 밥을 퍼먹을 수도 없다. 그 짧은 순간, 허공에 매달린 숟가락은 민망하다. 한국인 식탁에서 한번쯤은 경험해 본 장면일 것이다. 그런데 1000여년의 가톨릭 전통을 가진,4명 중 3명의 종교가 가톨릭이라고 대답하는 프랑스(2002년 자료)에서는 식탁 앞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톨레랑스(관용)와 함께 프랑스 문화의 기본정신을 이루는 라이시테(laicite) 때문이다. 번역하면 ‘비종교성’ 정도 된다. 비종교성은 종교를 부정하는 반종교성은 아니다. 비종교성은 ‘정치적인 것’에서 ‘종교적인 것’을 철저하게 분리하는 정신이다. 그런데 밥상 앞에 무슨 정치성이 있을까? 최초의 가톨릭 국가인 프랑스는 왕권과 교권이 연합하여 국민들의 정신과 생활전반을 지도했다. 하지만 왕권과 교권은 수시로 충돌했고, 더구나 프랑스 대혁명 때는 왕권과 교권 모두 타도 대상이었다. 좌파에 해당하는 혁명 주동자들이 신부들을 처형함으로써 교회는 정치적 우파와 동일시되었고, 프랑스 전역은 민주주의와 공화국 이념을 심고자 하는 ‘적색파’와 전통적인 정치와 가치를 보존코자 하는 사제 중심의 ‘백색파’로 나누어졌다. 점점 전 국민이 적색과 백색의 피 말리는 색깔 논쟁에 휘말렸고, 한 집안의 밥상 앞에서도 기도를 하자 말자로 식사를 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던 것이다. 라이시테는 19세기 내내 지속된 공화주의적 반교권주의와 가톨리시즘의 처절한 싸움 뒤에 형성된 개념이다.1905년 프랑스 정부는 정교 분리법을 통과시켰고, 이로써 밥상뿐만 아니라 책상 앞에서 교사가, 연설 단상 앞에서 정치가가, 공식석상에서 국가가 특별한 종교를 표방하지 않게 되었다. 미국에서 대통령 당선자가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어림없는 일이다. 프랑스는 2004년에도 우파와 좌파의 합의하에 ‘과시적인’ 종교적 표지를 드러내는 복장을 공교육기관에서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프랑스의 라이시테가 떠오른 것은 최근 대권 주자들이나 종교 원로들의 ‘과시적인’ 언행 때문이다. 마음속으로야 대한민국을 통째로 하나님께 바쳐도 좋지만, 수도 서울은 국민의 것이니 이명박 전 시장이 공식석상에서 제 마음대로 바치면 반칙이다. 가톨릭 신자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이 절 저 절 옮겨 다니며 탈당을 결심하는 과정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 박근혜 전 대표의 ‘기불릭(기독교+불교+가톨릭)’적 종교 태도도 정치적 함의로 오염된 면이 없지 않다. ‘교육법 재개정’을 위한 개신교의 집단적인 삭발,‘원탁회의’라는 용어를 빌린 진보 종교계의 움직임도 마찬가지이다. 정치인들의 ‘과시적인’ 종교적 언행과 종교인들의 ‘과시적인’ 정치적 언행은 종교와 정치가 서로 연합하여 기득권을 유지하던 전근대적 문화 마인드를 상기시킨다. 종교인이나 비종교인이나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 정치인도 어떤 종교나 신을 선택할 수 있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원칙이다. 하지만 ‘가톨릭의 첫째딸’인 프랑스가 밥상에서조차 기도를 쫓아낼 수밖에 없었던 경험을 한번쯤 눈여겨보자. 일용할 양식을 준 신에게 감사드리는 단순한 기도도 상대방을 민망하게 만드는데, 종교와 정치가 뭉쳐 이데올로기적 편가르기를 하면 서로에게 얼마나 위협적이겠는가. 국민들은 밥상 앞에서, 책상 앞에서, 연설 단상 앞에서, 국가 정체성 앞에서 이데올로기적 선택을 해야 하고, 결국 끝없는 갈등과 반목의 전쟁판에 뛰어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앞으로 한 가족이 같은 밥상에 앉아 밥을 먹을 수 없는 상황이 생길까 걱정하면, 기우일까? 김다은 소설가 추계예술대 교수
  • 정치권 ‘2002대선자금’ 공방 가열

    송광수 전 검찰총장의 ‘노무현 대선자금 10분의1 초과’발언이 연일 실체없는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24일 노 대통령의 2002년 대선자금을 전면 재조사하라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재·보선 과정에서 드러난 돈 공천과 과태료 대납, 후보매수 사건 등 악재를 희석하고, 향후 범여권의 행보에 제동을 걸어두려는 의도로 읽힌다. 반면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차떼기당의 습성을 버리지 못한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정치권의 대선자금 논란은 한나라당의 돈선거 의혹과 함께 25일 김성호 법무장관이 출석하는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집중 거론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불법 대선자금이 한나라당의 10분의1을 넘으면 대통령직을 사퇴하겠다는 이른바 ‘10분의1론’은 노 대통령 스스로 주장한 것”이라면서 “노 대통령은 임기를 끝내기 전에 대선자금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사위 한나라당 간사인 주성영 의원은 “새로운 의혹이나 은폐된 의혹이 있으면 국정조사나 특별검사제를 통해 파헤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이날 특별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의 국정조사 주장에 대해 “한나라당이 차떼기당이라는 것을 국민에게 각인시켜 주고 싶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맞불을 놓았다. 또 김 장관은 국무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 주장을 하지 않으면)좀 꿀리는 게 있는 것처럼 보이니까, 여론에 등 떠밀려 그러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송 전 총장 본인도 자신의 발언을 해명했다.”고 말했다.박찬구 구혜영기자 ckpark@seoul.co.kr
  • ‘사학법 재개정’ 반발 확산

    ‘사학법 재개정’ 반발 확산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위한 잠정 합의안이 알려지면서 각계에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사학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위해 도입한 개정 사학법이 제대로 시행되기도 전에 만신창이가 될 위기라며 내년 총선에서 낙선운동도 불사할 태세다. 전국 876개 교육·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사립학교개혁 국민운동본부(사학국본)는 24일 오후 성명서를 내고 “재개정은 절대 있을 수 없다던 원칙이 한나라당의 주장을 최일선에서 수용하려는 이율배반적 행태로 변하고 말았다. 개방형 이사제를 무력화하는 쪽으로 한나라당과 잠정 합의한 열린우리당은 해체해라.”고 촉구했다. 이어 “총선에서 이들의 영구 퇴출을 위한 낙선운동을 결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독교사모임인 좋은교사운동도 성명을 내고 “개방형 이사제의 근본 취지를 부정하는 정치권의 시도는 즉시 중단돼야 한다. 더 이상 사학재단의 눈치만 보지 말고 그동안 사립학교의 비리와 분규로 고통당했던 많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눈물에 주목해 달라.”고 정치권에 호소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앞에서 사학법 재개정을 요구하는 일부 성직자들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오후부터 농성에 들어갔다. 사학국본 집행부는 이날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잇달아 만나 지금의 당론을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열린우리당은 26일 의원총회를 열어 사학법 잠정 합의안을 찬성하는 쪽으로 당론을 바꿀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사학국본이 공개한 잠정합의안을 보면 개정 사학법의 취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핵심 사항인 개방형 이사와 관련, 학교운영위원회(또는 대학평의원회)와 재단 측에서 전체 이사 정원의 절반씩 2배수로 추천하면, 재단이 이 가운데 이사 정원의 4분의1을 개방형 이사로 임명토록 했다. 이사장 한 명이 여러 학교법인의 이사장과 학교장을 겸직하지 못하도록 하고, 이사장 친인척을 학교장으로 임명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도 없던 일이 됐다. 학교장의 중임 제한 규정은 없애고, 임시이사 임기는 3년으로 제한해 재단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게 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사학 개방형이사 추천 학운위·종단 절반 참여”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사립학교법 재개정과 관련, 학교운영위원회(대학평의회) 산하에 학교운영위와 종단이 각각 절반씩 참여하는 ‘개방형이사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한나라당 전재희 정책위의장과 열린우리당 김진표 정책위의장은 지난 19일 만나 현재 학교운영위에 부여된 개방형이사 추천권을 이 같은 방법으로 확대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는 개방형이사의 추천 주체를 종단과 동창회, 학부모회 등으로 확대하자는 한나라당의 주장과 개방형이사제의 골간을 훼손할 수 없다는 열린우리당의 입장을 절충한 방안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일각에서 “일반 종단에도 학교운영위와 동등한 추천권을 부여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4월 임시국회에서 합의 처리될지는 불투명하다. ●정부·한나라 국민연금법 개정안 이달 처리 합의한편 정부와 한나라당은 23일 기초노령연금법을 개정한다는 조건으로 국민연금법 개정안의 4월 임시국회 회기내 처리에 합의했다. 양측은 국회를 통과한 기초노령연금법을 폐기하지 않는 대신 24일 예정된 국무회의에서 법안공포를 의결하는 절차를 밟고, 동시에 한나라당은 기초노령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해 4월 국회에서 국민연금법 개정안과 함께 처리키로 했다. 양측이 합의한 국민연금법과 기초노령연금법 개정안의 내용은 지난 20일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잠정 합의한 절충안대로 국민연금은 ‘보험료율 9%-급여율 40%’를 적용하고 기초노령연금은 노인(65세 이상) 60%에게 평균소득액 10%를 지급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전광삼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SKT ‘아시아 최고 직장’ 에

    SK텔레콤은 20일 글로벌 인사컨설팅사인 휴잇 어소시에이츠 및 글로벌 매체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로부터 ‘아시아 최고의 직장에 선정됐다고 밝혔다.SK텔레콤은 ▲구성원의 다양한 경력개발 기회 ▲수평적 직위, 성과기반 보상, 역량개발에 중점을 둔 육성형 평가 등 혁신적인 인사제도 ▲복리후생제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이두한 원장의 건강이야기] 나이들면 변을 왜 못 참을까

    어느 날,60대 노부인이 병원을 찾았다. 젊을 때와 달리 나이가 들수록 변을 못 참아 이제는 외출하기도 불안하다고 하셨다. 40여년 전, 시골에서 네 자녀를 출산했다는 이 할머니를 진찰해 보니 절반밖에 남지 않은 항문 앞쪽의 괄약근이 초음파에 그대로 드러났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근력이 떨어진다. 괄약근도 마찬가지다. 여기에다 괄약근이나 신경이 다른 원인으로 손상을 입으면 훨씬 일찍부터도 이런 증상이 나타나 변을 못 참는다. 바로 변실금 증상이다. 변실금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잘 발생한다. 이는 출산과 관련이 있다. 보통 자연출산을 하게 되면 약 30%의 산모는 정도의 차이일 뿐 항문 괄약근의 손상을 입는다. 대부분 젊을 때는 거의 못 느끼지만 나이가 들어 근력이 약해지면 증상이 나타난다. 더러는 출산 때 과도하게 힘을 주는 바람에 근육으로 가는 신경이 손상을 입어 괄약근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 변을 볼 때 과도하게 힘을 주는 습관도 마찬가지다. 그뿐이 아니다. 옛날에 치핵을 치료한다며 항문에 살을 썩게 하는 주사제를 놓기도 했는데, 이 약이 과도하게 들어가면 항문 괄약근도 같이 썩어 변실금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더러는 치핵 수술 후에도 변실금이 올 수 있는 것으로 아는 사람도 없지 않으나 치핵 수술 때는 괄약근에 손을 대지 않기 때문에 변실금을 초래할 리가 없다. 사실, 변실금 치료는 대단히 어려운 문제이다. 괄약근이 근래에 손상을 입은 경우라면 그나마 쉬운 편이어서 끊어진 괄약근을 이어주는 수술을 하면 된다. 결과도 좋아서 손상 직후 잘 수술하면 80∼90%는 회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손상 후 오랜 세월이 지났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런 경우에는 회복률이 50% 정도로 떨어진다. ‘생체되먹이 치료’라는 것도 있다. 괄약근을 조이는 훈련을 체계적으로 하는 것으로,60∼70%는 효과가 있다. 이것으로도 안 되면 실험적이기는 하지만 인공항문을 시술하거나 골반신경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기계를 삽입하기도 한다. <대항병원장>
  • 바그다드 5곳 동시폭탄테러 160명 사망

    바그다드 5곳 동시폭탄테러 160명 사망

    전 세계 이슬람 강경파의 공격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 지역은 물론이고 아시아와 북아프리카에서 온건세력과 충돌을 일으키며 공격적으로 입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 18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북동부의 시아파 밀집 거주지역인 사드르시티와 중심부 카라다 거리 등지에서 5건의 차량폭탄이 거의 동시에 터져 최소 160여명이 숨졌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앞서 이라크 강경 시아파 지도자인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지난 16일 자신을 추종하는 정부 각료 6명을 이라크 거국 정부에서 철수시키는 등 정국이 불안해지면서 유혈충돌이 격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알사드르는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 일정을 제시하지 않는 누리 알말리키 총리 정부에 강한 불만을 표출해 왔다. 각료들의 집단 사퇴는 알말리키 총리에게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 출범에 기여한 알사드르 세력은 이라크 정부내 6명, 의회내 30석을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터키, 대선 앞두고 세속·근본주의 갈등 터키에서는 다음달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이슬람근본주의와 세속주의 세력 사이에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이 친이슬람정책을 펴온 에르도안 총리를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려 하자 세속주의 지지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14일 수도 앙카라에서는 터키 각지에서 모인 30만명의 세속주의 지지자들이 종교와 정치의 완전한 분리, 반이슬람을 주장하며 대규모 시위를 가졌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이슬람 강경파의 득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대(對)테러 책임자의 인터뷰를 인용해 알카에다의 동남아 조직인 제마이슬라미야(JI)가 기독교 사제, 경찰, 판검사 등을 살해하기 위한 저격대를 창설했다고 보도했다.JI는 동남아에 ‘이슬람 초강국’을 건설한다는 목표로 1993년에 창설됐다.2002년 발리섬 폭탄테러 사건을 비롯해 숱한 테러를 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탈레반식 윤리 운동 내분 위기 파키스탄은 급진 이슬람세력인 ‘랄 마스지드(붉은 사원)’가 최근 탈레반 스타일의 급진적 윤리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는 등 활동을 강화하면서 내분이 촉발될 위기에 놓였다. 이 단체는 온건 이슬람주의를 지향하는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을 강력히 성토해 왔다. 이에 대한 반발로 지난 16일 파키스탄 남부도시 카라치에서 열린 온건 이슬람정당 주도의 친정부 시위에는 10만명의 시민이 참여해 ‘이슬람 극단주의로의 회귀’를 반대했다. ●북아프리카 잇단 알카에다 테러 영향력 우려 이밖에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알제리에서 최근 잇달아 발생한 테러가 알카에다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슬람 강경파가 ‘검은 대륙’에까지 본격적으로 영향력을 넓히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알제리 테러를 주도한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 기구’가 튀니지, 모로코, 니제르, 세네갈 등에서 젊은이들을 모집해 북부 말리의 사하라 사막에서 훈련을 한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은 18일 영국의 대학들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타깃이 되고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6월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1) 제도권 안팎에서 본 ‘그날’

    [6월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1) 제도권 안팎에서 본 ‘그날’

    20년 전 오늘은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된 날입니다.1987년 4월13일 전두환 대통령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에 대한 국민의 간절한 열망을 무시하고 간선제를 유지하겠다는 ‘4·13 호헌 조치’를 선언했습니다. 민심은 끓어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5월18일에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그해 1월 숨진 서울대생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이 은폐·조작됐다고 발표했습니다. 6월9일에는 연세대생 이한열군이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중태에 빠졌습니다. 군부독재 종식 운동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습니다. 넥타이를 맨 회사원들까지 가세했습니다.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표이자 대선 후보는 결국 6월29일 대통령 직선제 개헌 등을 포함하는 6·29선언을 발표합니다. 6월 항쟁은 대중의 힘으로 군부독재를 물리치고 민주화 투쟁을 승리로 이끈 소중한 역사적 경험입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오늘 그 한계에 대해서도 활발하게 논의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사회·경제적 민주화에는 미흡했다는 지적이 그 예입니다. 서울신문은 20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6월 혁명’의 성과와 과제를 분석·평가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미완의 혁명’을 완성해 나가고자 하는 시리즈를 주 1회씩 10여회에 걸쳐 싣습니다.
  • 송파 군부대 이전지역 발표…수도권 “반대” 비수도권 “환영”

    국방부가 송파신도시 조성을 위한 군부대 이전지역을 발표하자 이전대상지역 자치단체들의 희비가 크게 교차했다. 특히 수도권은 모두 반대, 비수도권은 일제히 찬성이라는 상반된 현상이 나타나 이전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이천시 “토지공사와 사전협의 없었다” 이 가운데 이천시는 하이닉스 공장유치 무산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여서 국방부의 군부대 이전조치 발표에 대한 반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종합행정학교와 정보학교어학처가 이전되는 이천시는 ‘날벼락’으로 비유하며 자치단체와 주민단체 모두가 반대수위를 높였다. 군사보호구역 확대에 따른 재산권행사제한이 주요 이슈였다. 이천지역에는 현재 육군 항공작전사령부와 7군단 및 예하 10개 부대(육군교도소, 육군정보학교),55사단 예하 2개 부대가 있다. 또 2009∼2010년 이전 목표로 토지보상이 진행되고 있는 육군 도하부대를 포함하면 283만 9000㎡가 군사보호시설이다. 이천시는 토지공사와 시가 사전에 협의했다는 내용을 부인하고 있으며, 진위여부 파악을 위해 12일 관계공무원들을 토지공사로 급파하기도 했다. 하이닉스 공장증설쟁취 이천시비상대책위원회 신광철 공동대표는 “하이닉스 공장유치에 대한 주민 염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더니 군사시설만 떠안으라는 정부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다.”며 “늘어나는 군부대로 인해 군사보호구역만 늘어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천 주민들은 2002년 미군부대인 ‘캠프페이지’ 이전이 추진되자 미군기지 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국회에 집단 청원하는 등 반발해 이천 이전을 무산시킨 바 있다. ●하남시 “가뜩이나 개발제한구역 넓은데…” 육군복지단문류센터가 이전하는 하남시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것과 넓은 개발제한구역 때문이다. 하남시는 시전체 면적의 98%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재산적인 권리행사에 피해를 받아온 지역으로 정부의 일방적일 개발계획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황식 하남시장은 “하남시와 사전 협의 없이 국방부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면서 “다음주 중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 국방부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동·괴산등 “지역경제 활성화 도움” 수도권과는 반대로 육군 종합행정학교와 학생중앙군사학교가 이전하는 충북 영동군과 괴산군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영동군은 500여명의 군무원이 상주하고 연간 5000여명의 교육생이 오가는 종행교를 유치함에 따라 지역 개발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화학물질처리시설과 탄약재처리시설 등 군관련 위험시설의 입주로 악화돼 있는 지역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구복 군수가 군 교육기관 유치를 위해 삭발까지 감행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당연한 반응으로 분석된다. 군사학교를 유치한 괴산군은 12일 시내 곳곳에 환영 플래카드까지 내걸었다. 군사학교가 들어서면 2800여명이 상시 거주하고 연간 3만여명이 찾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군체육부대를 유치한 경북 문경시도 다양한 국제규격 수준의 체육시설을 갖출 수 있게 돼 스포츠 중심지로 부상할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국종합 이천·하남 윤상돈기자 yoonsang@ seoul.co.kr
  • 수도권 “반대” 비수도권 “환영”

    국방부가 송파신도시 조성을 위한 군부대 이전지역을 발표하자 이전대상지역 자치단체들의 희비가 크게 교차했다. 특히 수도권은 모두 반대, 비수도권은 일제히 찬성이라는 상반된 현상이 나타나 이전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이천시 “토지공사와 사전협의 없었다” 이 가운데 이천시는 하이닉스 공장유치 무산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여서 국방부의 군부대 이전조치 발표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특전사 이전도 이천으로 선정되면서 갈등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천시는 ‘날벼락’으로 비유하며 자치단체와 주민단체 모두가 반대수위를 높였다. 군사보호구역 확대에 따른 재산권행사제한이 주요 이슈였다. 이천지역에는 현재 육군 항공작전사령부와 7군단 및 예하 10개 부대(육군교도소, 육군정보학교),55사단 예하 2개 부대가 있다. 또 2009∼2010년 이전 목표로 토지보상이 진행되고 있는 육군 도하부대를 포함하면 283만 9000㎡가 군사보호시설이다. 이천시는 토지공사와 시가 사전에 협의했다는 내용을 부인하고 있으며, 진위여부 파악을 위해 12일 관계공무원들을 토지공사로 급파하기도 했다. 하이닉스 공장증설쟁취 이천시비상대책위원회 신광철 공동대표는 “하이닉스 공장유치에 대한 주민 염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더니 군사시설만 떠안으라는 정부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다.”며 “늘어나는 군부대로 인해 군사보호구역만 늘어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천 주민들은 2002년 미군부대인 ‘캠프페이지’ 이전이 추진되자 미군기지 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국회에 집단 청원하는 등 반발해 이천 이전을 무산시킨 바 있다.●하남시 “가뜩이나 개발제한구역 넓은데…” 육군복지단문류센터가 이전하는 하남시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것과 넓은 개발제한구역 때문이다. 하남시는 시전체 면적의 98%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재산적인 권리행사에 피해를 받아온 지역으로 정부의 일방적일 개발계획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황식 하남시장은 “하남시와 사전 협의 없이 국방부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면서 “다음주 중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 국방부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영동·괴산등 “지역경제 활성화 도움” 수도권과는 반대로 육군 종합행정학교와 학생중앙군사학교가 이전하는 충북 영동군과 괴산군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영동군은 500여명의 군무원이 상주하고 연간 5000여명의 교육생이 오가는 종행교를 유치함에 따라 지역 개발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화학물질처리시설과 탄약재처리시설 등 군관련 위험시설의 입주로 악화돼 있는 지역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구복 군수가 군 교육기관 유치를 위해 삭발까지 감행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당연한 반응으로 분석된다. 군사학교를 유치한 괴산군은 12일 시내 곳곳에 환영 플래카드까지 내걸었다. 군사학교가 들어서면 2800여명이 상시 거주하고 연간 3만여명이 찾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군체육부대를 유치한 경북 문경시도 다양한 국제규격 수준의 체육시설을 갖출 수 있게 돼 스포츠 중심지로 부상할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전국종합이천·하남 윤상돈기자yoonsang@seoul.co.kr
  • [6월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자랑스런 역사 한획”

    [6월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자랑스런 역사 한획”

    민주적 헌법을 두고도 숨어서 민주주의를 그리워해야 했던 시절.20년 전 6월이었다. 유시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12일 참으로 오랜만에 서울시청앞 광장을 찾았다. 당시 항쟁 지도부의 상임집행위원에서 지금은 6·10항쟁 20주년사업 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이 되어 그 당시를 떠올렸다. 하루 뒤인 13일은 전두환 정권이 일체의 개헌논의를 금지하고 ‘체육관 선거’로 권력을 세습하겠다는 ‘4·13호헌조치’를 발표한 날이다. 고(故)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이후 “고문정권 물러가라.”는 분노의 외침이 정국을 뒤흔들자 군사정권이 ‘구국의 결단’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들불처럼 일어난 국민들은 길고 어두운 군사독재의 밤을 뒤바꿔놓는 대장정을 시작했다. 유 집행위원장은 “4·13 호헌조치는 국민들에게 더 이상 군사정권과의 타협은 불가능하다는 결심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87년 5월18일, 광주항쟁 7주년을 맞아 희생자를 위한 추모미사가 열렸던 서울 명동성당. 당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김승훈 대표가 떨리는 목소리로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의 진상은 조작됐다.”는 한 장의 성명서를 낭독했다. 인천사태 배후조종 혐의로 구속된 민통련 이부영(전 열린우리당 의장) 사무처장이 화장지에 깨알같이 정황을 적어 사제단에 넘겨준 내용이다. 사제단의 폭로는 전국의 ‘호헌철폐 독재타도’ 함성에 불을 붙였다.6·10항쟁을 이끈 지도부인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국본)가 결성되는 계기가 됐다. 우리 역사를 뒤흔든 3대 항쟁은 4·19와 5·18,6·10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4·19와 5·18항쟁에는 지도부가 없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지도부를 먼저 구성한 것은 민주화운동의 ‘진화’였다. 유 집행위원장은 국본에서 기록의 임무를 맡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부산지역 국본 집행위원장이었다. 국본 결성식을 치르기로 한 87년 5월27일 아침. 장소도, 시간도 정할 수 없었다. 종로골목에 숨어 대기하고 있던 참석자들은 형사들의 감시를 따돌리고 ‘향린교회’라고만 적힌 쪽지를 서로에게 건네주며 이동했다. 무사히 결성식을 치른 지도부는 전두환 정권이 노태우씨를 민정당 대통령 후보로 세우기로 했던 6월10일 맞불을 놓기로 결정했다. 슬로건은 ‘호헌철폐 독재타도’였다. 유 집행위원장은 박종철 사건 이후 유인물을 나르기 위해 운전면허증을 따야 했고, 유치원에 다니던 두 아이들은 ‘운동권’ 엄마를 둔 덕에 셀 수 없이 많은 끼니를 마른 라면으로 떼워야 했다며 잠시 목이 멨다. 해직교사, 운동권 작가, 민가협 활동가 유시춘은 온갖 집회의 선언문을 쓰고, 교도소를 오가며 수많은 동지들을 면회하는 데 청춘을 바쳤다. 그는 거사 당일인 6월10일, 성공회 대문을 박차고 나오는 길에 곧바로 연행됐다. 남대문서와 구로서, 청량리서를 거쳐 시경 대공분실로 끌려가면서 밤이 깊도록 군부독재에 정면으로 맞서는 시위현장을 목격했다. 마치 “어두운 방을 가르고 들어오는 칼날 같은 빛을 본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눈앞 이익 급급한 정치권은 6월정신 배신 운전자는 경적으로, 여성들은 스카프로 항쟁의 물결에 동참했다. 그것은 군부독재체제의 파열음이었다. 그는 6월 항쟁과 결혼 10주년 기념일을 감옥에서 보냈지만 직선제 개헌 쟁취를 위해 뜨거운 열정을 바쳤던 국민들의 힘으로 긴 고통을 이겨냈다고 한다. 그가 당시 항쟁에 참여했던 40여명의 소회를 원고지 6000여장 분량으로 정리하는 기록사업에 몰두하는 까닭이다. 이제 성년을 맞은 6월항쟁. 남아 있는 마음의 빚이 있을 법도 하다. 그는 당시 범야권이 사실상의 승리를 거두고도 후보 분열로 지지율 36%짜리 여당 후보에게 결국 정권을 내줘, 군부독재의 합법적 연장을 가져왔다는 비극을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4·19와 5·18뒤에는 5·16과 신군부 출현이라는 즉각적 반동이 있었다.”면서 “6월항쟁 이후에는 그 누구도 역사를 되돌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절차적 민주화의 길로 들어섰다는 자부심으로 들렸다. 그러면서 “당시 항쟁의 적자인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등 승리의 기억을 갖고 있는 정치권이 정파적 이익에 갇혀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국민을 보지 않고 눈앞의 이기심에 갇혀 난맥상을 초래하는 자체가 6월 정신을 배신한다는 것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교장공모 9월부터 시범실시

    초·중·고등학교 교장직을 개방하는 교장공모제가 오는 9월부터 시범 실시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최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계획대로 교장공모제를 시범 운영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달 말까지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을 통해 시범학교 63곳을 지정한 뒤 다음달 교육청이나 학교별로 교장모집 공고를 내고 공모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교육부는 교육 경력 15년 이상인 교육 공무원 또는 사립학교 교원이 응모할 수 있는 내부형 41곳, 교사가 아니라도 해당 학교 교육과정과 관련된 기관이나 단체에서 3년 이상 근무 경력만 있으면 지원할 수 있는 개방형 6곳, 교장 자격증이 있는 교원만 응모할 수 있는 초빙교장형 16곳을 시범학교로 운영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내년에는 53곳을 추가 지정, 모두 116개교에서 시범운영한 뒤 2009년부터 전면 확대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수석교사제도 9월부터 시범 실시하기로 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행정플러스] 청렴위 첫 女서기관급 팀장

    국가청렴위원회 출범 5년 만에 서기관급 여성팀장이 처음으로 배출됐다. 청렴위는 9일 민성심 서기관을 심사본부 보상팀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민 팀장은 행시 출신으로 옛 철도청(현 철도공사)에서 공직을 시작,2002년 청렴위의 전신인 부패방지위원회로 옮겨 지방공무원 인사제도 개선과 턴키 입찰제도 개선 등 제도개선 및 교육홍보 등 분야에서 일해왔다.2005년 5월 청렴위에서 처음으로 여성 서기관으로 승진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민 서기관은 “그동안 추진해온 신고자 보상제도를 면밀히 검토해 제도를 개선, 내부 공익 신고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 [서울광장] 서울시의 ‘같기道’ 퇴출제/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서울시의 ‘같기道’ 퇴출제/육철수 논설위원

    중·고생들에게 요즘 인기있는 TV 개그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가 ‘같기도(道)’라고 한다. 중학교 2학년짜리 우리 막내는 일요일 밤이면 열심히 들여다 보며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깔깔 웃어댄다. 평소에 막내와 얘기를 나눌 틈이 적은 터라, 심리적 공감대를 형성해 볼 요량으로 두어 차례 같이 시청했다. 역시 그 또래 아이들에게나 딱 맞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자꾸 보니까 나름대로 메시지가 있었다. 이거 같기도 하고 저거 같기도 한 애매한 상황을 풍자하는 묘미가 느껴졌다. 막내에게 “뭘 좀 알고 보느냐?”고 넌지시 물었더니 즉각 퉁명스러운 대답이 돌아온다.“재미있으면 됐지, 뭘 그래?” 아들한테 잘난 척했다가 본전도 못 건졌지만, 그게 바로 중·고생 사이에 회자되는 ‘같기도’다. 시시콜콜한 얘기를 길게 늘어놓은 이유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퇴출제가 떠올라서다. 겉은 분명 퇴출제인데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회생제’나 ‘패자부활전’이 더 적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서울시가 처음 ‘3% 퇴출제’를 내놓았을 때 평온하던 시청 공무원들은 걱정하는 눈빛이 역력했다. 가딱 잘못하다간 보따리를 싸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퇴출이 아니라 회생에 무게가 실린 인사시스템에 가까웠다. 퇴출제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그 때문이다. 회생이 주목적이라는 점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발언에서 짙게 묻어난다. 오 시장은 퇴출제를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업앤드다운(Up & Down) 시스템에 비유한다. 해마다 1부 리그의 하위 3개 팀과 2부 리그의 상위 3개 팀이 자리를 맞바꾸듯, 퇴출제를 상시 운영해서 공무원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퇴출대상자로 구성한) 현장시정추진단에서 살아나와 2∼3년 후 승진하는 사람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추진단 소속 공무원들을 어떻게든 구제해서 제 자리, 아니 그 이상 발전시키겠다는 애정의 표현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서울시 공무원들은 복받은 사람들이다.‘내가 왜 추진단에 들어가야 하느냐.’고 항변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속좁은 소견일 뿐이다. 서울시가 이례적으로 공개한 퇴출대상 공무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면 일반 직장에서는 목이 100개라도 성하지 못할 행태다.10년 전 외환위기 때 일반 직장인들은 20만명 이상이 ‘살생부’ 하나로 일터를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 그래도 말 한마디 못했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어떤가. 퇴출대상 선별과정이 서너 단계에 이른다. 동료는 물론이고 변호사·교수·고위공무원 등이 개인평가에 참여했다. 그도 모자라 추진단 배속 6개월 후 재평가시스템도 갖췄다. 물론 법에 의한 신분보장 덕분이긴 하나, 밖으로 내칠 때 이만한 배려를 일반 직장에서는 보기 드물다. 다수의 시민이 이번 퇴출제를 미흡하다고 여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울시는 퇴출제를 지난 5일부터 일단 시행했다. 전체 공무원 9937명 가운데 당초 계획보다 크게 줄어든 102명(1%)을 선별해서 자진퇴직 등을 제외한 80명을 추진단으로 발령했다. 이곳에서 공직자로서 자세만 제대로 가다듬으면 현업에 복귀할 수 있다고 한다. 아무쪼록 추진단 전원이 다시 봉사의 기회를 잡았으면 한다. 이번 인사제도를 무시무시한 퇴출제가 아니라 재기의 발판인 회생제로 정착시키는 것은 순전히 서울시 공무원들의 몫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15)가객 박효관의 활약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15)가객 박효관의 활약

    ‘공산에 우는 접동 너는 어이 우짓는다. 너도 나와 같이 무슨 이별 하였느냐. 아무리 피나게 운들 대답이나 하더냐.’ 한양 인왕산 필운대의 마지막 주인은 문화관광부에서 지난 2002년 8월 이달의 문화인물로 선정한 가객(歌客) 박효관(朴孝寬·1800∼1880?)이다. 호는 운애(雲崖)이다. 그러나 그의 생애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그가 이 일대에서 몇십년 풍류를 즐기다 세상을 떠난 뒤 그가 활동하던 운애산방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운애산방은 배화학당이 들어섰던 자리이다. ●대원군이 후원한 당대 가객 박효관의 인적사항을 설명할 수 있는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그가 과연 중인 출신인지도 확실치 않다. 유봉학 교수가 ‘공사기고(公私記攷)’를 소개한 글에 의하면, 박영원 대감의 겸인으로 일했던 서리 이윤선이 1863년에 재종매를 혼인시키면서 박효관을 동원했는데 수군(守軍)이라는 직함으로 불렀다. 그렇다면 그가 오군영(五軍營) 출신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장악원의 악공들은 노비 출신이지만, 오군영의 세악수(細樂手)들은 노비가 아니다. 오랫동안 연주를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했고, 최소한의 한문도 쓸 수 있어야 했다. 그가 가곡(歌曲)의 정통성에 대해 자부심이 높았던 것을 보면, 최소한 중간계층이었음을 알 수 있다. 오군영 세악수들은 18세기 이래 민간의 가곡 연행(연회연)에 점점 더 깊이 개입해, 군인 봉급에 의존하지 않고 민간 잔치에 불려나가 연주하고 받는 돈으로 살게 되었다. 그러나 장악원 악공들은 고유업무가 있기 때문에, 두가지 일을 하는 것이 자유롭지 않았다. ‘만기요람’을 찾아보면 오군영에 배속된 군사들의 급료미는 매삭 9두이고, 세악수는 6두로 되어 있다. 국가에서는 낮은 보수를 주는 대신, 군악 연주 외에 민간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 준 듯하다. 용호영의 군악대와 이패두가 거지들의 풍류잔치에 억지로 불려나갔다가 행하(출연대가)도 제대로 받지 못했던 이야기를 4회에서 소개했다. 구포동인(안민영)은 춤을 추고 운애옹(박효관)은 소리한다. 벽강은 고금(鼓琴)하고 천흥손은 피리한다. 정약대·박용근 해금 적(笛) 소리에 화기융농하더라. 박효관의 연행에 참여한 기악연주자들은 대부분 오군영 세악수였다. 신경숙 교수가 ‘고취수군안(鼓吹手軍案)’ 등을 분석해 세악수 명단을 분석한 연구에 의하면,‘금옥총부’ 92번 시조에 활동모습이 담긴 천흥손·정약대·박용근 등은 오군영 소속의 세악수임이 밝혀졌다. 군안(軍案)에는 세악수의 인적사항에 부(父)를 밝혔는데, 친아버지뿐만 아니라 보호자나 스승 역할을 하는 사람 이름도 썼다. 피리를 전공했던 용호영의 군악수 천흥손이 대금 이귀성·윤의성, 피리 김득완의 부(父)로 올라 있었다. 정형의 세악편성에서 세피리는 두명이 필요했으니, 천흥손은 하나의 악반을 주도하는 인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구포동인은 대원군이 안민영에게 내린 호인데, 여든이 된 스승은 노래하고 환갑이 지난 제자는 춤을 추었으며, 후배들은 반주했다. 안민영이 사십년 배웠다고 했으니, 제자의 제자들까지 박효관을 찾아 모인 셈이다. 인왕산하 필운대는 운애선생 은거지라. 풍류재사와 야유 사내들이 구름같이 모여들어 날마다 풍악이요 때마다 술이로다.(‘금옥총부’ 165번) ●운애산방서 승평계와 노인계 주도 그가 필운대에 풍류방을 만들어 제자들을 가르치며 스스로 즐기자, 대원군이 그에게 운애(雲崖)라는 호를 지어 주었다. 안민영은 그를 운애선생이라 불렀으며, 풍류재사와 야유 사내들은 이름을 부르지 않고 ‘박선생’이라 불렀다. 위항시인들이 시사(詩社)를 형성한 것 같이, 풍류 예인들은 계( )를 만들어 모였다. 안민영은 ‘금옥총부’ 서문에서 그 모임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때 우대(友臺)에 아무개 아무개 같은 여러 노인들이 있었는데, 모두 당시에 이름 있는 호걸지사들이라, 계를 맺어 노인계(老人 )라 하였다. 또 호화부귀자와 유일풍소인(遺逸風騷人)들이 있어 계를 맺고는 승평계(昇平 )라 했는데, 오직 잔치를 베풀고 술을 마시며 즐기는 게 일이었으니 선생이 바로 그 맹주(盟主)였다.” 안민영은 ‘금옥총부’ 68번에서 “우대의 노인들이 필운대와 삼청동 사이에서 계를 맺었다.”고 분명한 장소까지 밝혔다. 유일풍소인은 세상사를 잊고 시와 노래를 벗삼은 사람이다. 벼슬한 관원은 유일(遺逸)이 될 수 없고, 풍류를 모르면 풍소인(風騷人)이 될 수 없다. 경제적인 여유를 지닌 중간층이 풍류를 즐겼던 모임이 바로 승평계이고, 평생 연주를 즐겼던 원로 음악인들의 모임이 바로 노인계이다. 성무경 선생은 “박효관의 운애산방은 19세기 중후반 가곡 예술의 마지막 보루”라고 표현했다. 가곡은 운애산방을 중심으로 세련된 성악장르로 거듭나기 위해 치열한 자기연마의 길에 들어섰던 것이다. 그러한 결과를 스승 박효관과 제자 안민영이 ‘가곡원류’로 편찬하였다. ●안민영과 편찬한 ‘가곡원류’ 음악에 여러 갈래가 있지만, 박효관과 안민영의 관심은 가곡에 있었다. 문학작품인 시조를 노래하는 방식은 시조창(時調唱)과 가곡창(歌曲唱)이 있다. 시조창은 대개 장고 반주 하나로 부를 수 있고, 장고마저 없으면 무릎 장단만으로도 부를 수 있다. 그러나 가곡창은 거문고·가야금·피리·대금·해금·장고 등으로 편성되는 관현반주를 갖춰야 하는 전문가 수준의 음악이다. 오랫동안 연습해야 하고, 연창자와 반주자가 호흡도 맞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가객을 전문적인 음악가라고 할 수 있다. 전문적인 가객을 키우려면 우선 가곡의 텍스트를 모은 가보(歌譜)가 정리되고, 스승이 있어야 하며, 가곡을 즐길 줄 아는 후원자가 있어야 했다. 박효관과 안민영은 사십년 넘게 사제지간이었으며, 대원군같이 막강한 후원자를 만나 가곡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대원군이 10년 섭정을 마치고 2선으로 물러서자 이들은 위기의식을 느꼈다. 언젠가는 천박한 후원자들에 의해 가곡이 잡스러워질 것을 염려한 것이다. ●전통음악 가곡 보전 박효관이 1876년 안민영과 함께 ‘가곡원류(歌曲源流)’를 편찬하면서 덧붙인 발문에 그 사연이 실렸다. “근래 세속의 녹록한 모리배들이 날마다 서로 어울려 더럽고 천한 습속에 동화되고, 한가로운 틈을 타 즐기는 자는 뿌리없이 잡된 노래로 농짓거리와 해괴한 장난질을 해대는데, 귀한 자고 천한 자고 다투어 행하를 던져 준다.(줄임) 내가 정음(正音)이 없어져 가는 것을 보며 저절로 탄식이 나와, 노래들을 대략 뽑아서 가보(歌譜) 한권을 만들었다.” 그는 이론으로만 정음(正音) 정가(正歌)의식을 밝힌 것이 아니라, 창작으로도 실천했다. 안민영은 사설시조도 많이 지었는데, 박효관이 ‘가곡원류’에 자신의 작품으로 평시조 15수만 실은 것은 정음지향적 시가관과 관련이 있다. 님 그린 상사몽(相思夢)이 실솔(·귀뚜라미)의 넋이 되어 추야장 깊은 밤에 님의 방에 들었다가날 잊고 깊이 든 잠을 깨워볼까 하노라. 사설시조는 듣기 좋아도 외우기는 힘든데, 훌륭한 평시조는 저절로 외워진다. 박효관의 시조는 당시에 널리 외워졌다. 위 시조는 고교 교과서에 실려 지금도 널리 외워지고 있다. 님 그리다 죽으면 귀뚜라미라도 되어 기나긴 가을 밤 님의 방에 들어가 못다 한 사랑노래를 부르겠다고 구구절절이 사랑을 고백할 정도로, 그의 시조는 양반 사대부의 시조에 비해 직설적이다. 고종의 등극과 장수를 노래한 송축류, 효와 충의 윤리가 무너지는 세태에 대한 경계, 애정과 풍류, 인생무상, 별리의 슬픔 등으로 주제가 다양하다. 삼대 가집으로는 ‘청구영언’과 ‘해동가요’ ‘가곡원류’를 든다. 가곡원류는 다른 가집들과 달리, 구절의 고저와 장단의 점수를 매화점으로 하나하나 기록해 실제로 부르기 쉽도록 했다. 남창 665수, 여창 191수, 합계 856수를 실었는데, 곡조에 따라 30항목으로 나눠 편찬하였다. 몇 곡조는 존쟈즌한닙, 듕허리드는쟈즌한닙 등의 우리말로 곡조를 풀어써, 가객들이 찾아보기도 편했다. 그랬기에 가장 후대에 나왔으면서도 10여종의 이본이 있을 정도로 널리 사용되었다. 이어 신문학과 신음악이 들어오면서 이 책은 전통음악의 총결산 보고서가 되었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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