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사제
    2025-09-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238
  • [도토리 뉴스] CJ라이온 세탁세제 ‘비트’ 짝퉁 나돌아 울상

    생활용품 기업 CJ라이온이 시중에 나도는 자사의 세탁세제 ‘비트’ 유사제품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회사측은 문제의 제품은 ‘비트리스’와 ‘테트리스’로 브랜드명뿐 아니라 ‘때가 쏘∼옥’이라는 고유 광고 카피까지 사용하고 포장지에 원료 공급처를 ‘CJ chem’ 등으로 표기해 비트를 생산, 판매하는 ‘CJ LION’과 유사한 느낌을 줘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9일 밝혔다. 짝퉁 제품 생산·판매업체들을 대상으로 법적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 재벌 3·4세 경영참여 “한발 앞으로”

    재벌 3·4세 경영참여 “한발 앞으로”

    주요 그룹의 임원인사가 마무리됐다. 지난 연말부터 석 달 가까이 달려온 ‘인사 레이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오너 주자’들의 약진이다. 특히 3·4세로 넘어가는 ‘젊은 피’가 대거 승진했거나 새로 수혈됐다. 안팎의 불확실한 경영 여건과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제 경쟁에 대비해 안정적인 오너 체제를 두텁게 쌓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경영능력에 대한 검증이나 사후 평가 없이 관대하게 이뤄지는 ‘핏줄 등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경영 전면 속속 부상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인 재용씨는 올초 전무 승진과 동시에 고객총괄책임자(CCO)를 맡았다.2001년 상무보로 입사한 지 6년 만이다.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 의선씨는 99년 현대차 구매실장으로 입사해 2005년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언제 현대차 사장을 맡을 것인지가 핵심 관심사다. 현대가(家)의 다른 ‘선(宣)’자(字) 항렬들도 어깨가 무거워졌다. 정몽근(정몽구 회장의 동생)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일선 퇴진으로 장남 지선씨가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고 있다.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차남 교선씨는 입사 3년 만에 올초 전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유통 라이벌인 신세계그룹도 3세 체제를 구축했다. 이명희(이건희 회장의 동생) 회장의 외아들 정용진씨가 이사대우 입사 12년 만인 지난 연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대표이사 타이틀만 남겨두고 있다. ‘비운의 황태자’ 이맹희(이건희 회장의 형)씨의 장남 재현씨는 삼성가 3세 가운데 가장 먼저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2002년부터 CJ를 이끌고 있다.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의 두 아들인 채형석·동석씨도 각각 총괄부회장, 부회장을 맡아 형제 경영을 펼치고 있다. 제주항공 런칭, 삼성플라자 인수 등은 형석씨의 작품이다. 효성도 3세 체제를 공고히 했다. 조석래 회장의 세 아들 현준(사장)·현문(부사장)·현상(전무)씨가 올초 나란히 승진했다. 모두 핵심인 전략본부 근무를 거쳤다. ●요직에 포진한 잠룡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외아들 원태씨는 지난 연말 상무보로 승진했다.2004년 차장으로 입사한 지 2년 만이다. 얼마 전에는 IT 계열사인 유니컨버스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의 외아들 세창씨도 지난 연말 그룹 전략경영담당 이사로 승진했다. 부장 입사 1년 만에 요직에 배치됐다. 손(孫)이 많기로 유명한 두산가에는 4세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경영 복귀를 추진중인 박용성 전 그룹 회장의 장남 진원씨가 두산인프라코어 상무, 차남 석원씨가 두산중공업 부장으로 각각 근무 중이다. 그룹의 실세인 박용만(박용성 전 회장의 동생)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의 장남 서원(28)씨가 언제 경영에 합류할지가 관심사다. 서원씨는 현재 미국 유학 중이다. LG그룹에서 분리된 LS그룹은 본가와 달리 2세대인 ‘자(滋)’자 항렬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갓 합류한 20대 후계자들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양자인 광모씨가 가장 눈에 띈다. 딸만 둘인 구 회장은 2004년 말 동생(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을 입적했다. 광모씨는 LG전자 재경 부서에서 실무를 익히고 있다.GS그룹 허창수 회장의 장남 윤홍씨는 2002년 GS칼텍스에 입사했다. 지금은 GS건설 과장으로 근무 중이다.GS칼텍스 허동수(허창수 회장의 사촌형) 회장의 장남 세홍씨는 올초 상무로 경영에 합류했다. 대신증권 이어룡 회장의 장남 양홍석씨도 지난해 6월 공채로 대신증권에 입사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나란히 유학중인 LS그룹 구자홍 회장의 장남 본웅(28)씨와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의 장남 승담(27)씨는 입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딸들도 맹활약 삼성 이병철 창업주의 장손녀인 CJ엔터테인먼트 이미경 부회장이 대표주자다.‘그룹 경영을 넘겨받을 딸’로는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의 맏딸 정지이씨가 가장 근접해 있다. 정씨는 지난 연말 전무로 승진했다. 롯데쇼핑 신영자(신격호 회장의 딸) 부사장의 딸 장선윤 롯데쇼핑 상무와 신세계 이 회장의 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는 유통가의 맞수다. 정 상무가 백화점 업무에 가세하면서 세간의 화제인 ‘명품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한진 조 회장의 딸 현아씨와 두산 박용곤 명예회장의 맏딸 혜원씨도 각각 상무로 일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의 맏딸 성이씨는 그룹내 광고계열사 이노션의 설립을 주도했다. 직함은 고문이지만 대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동양 현 회장의 두 딸 정담씨와 경담씨, 대신증권 이 회장의 맏딸 양정연씨는 갓 입사해 ‘기초 훈련중’이다. ●화려한 이력서 창업주 세대와 달리 이들은 화려한 이력서가 특징이다. 미국 하버드대·브라운대 등 이른바 명문대학이 몰려 있는 ‘아이비 리그’ 출신들이다. 소탈하고 겸손하다는 수식어도 공통적으로 따라붙는다. 대한상공회의소 이현석 상무는 “이력서만 보면 기업들이 일부러 스카우트해올 인재들”이라면서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인들이 자질이 떨어지는데도 핏줄이라고 무조건 중용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반면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은 “오너 후계자들은 신상필벌을 제대로 받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면서 “무책임한 핏줄 등용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독립된 사외이사제 등과 같은 평가장치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미현 김태균 박경호기자 hyun@seoul.co.kr
  • [국제플러스] “부시 작년 요르단 방문때 암살될 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요르단을 방문했을 때 그를 암살하려 했던 요르단인 3명이 체포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요르단 군사법원이 7일 부시 대통령을 암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니달 알 모마니 등 요르단인 3명의 재판을 시작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이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회담하기 위해 암만에 도착하기 하루 전인 지난해 11월28일 검거된 이들은 친구 사이로, 작년 10월 요르단 북동부 마을인 자르카에서 만나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르카는 이라크에서 저항세력 지도자로 활동하다가 미군 공격을 받고 사망한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의 고향이다. 암만에 있는 미국 및 덴마크 대사관 공격을 기도한 혐의도 받고 있는 이들은 검거 당시 사제폭발물을 소유하고 있었다고 보도됐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부시 대통령을 암살할 계획을 세웠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검찰은 이들 피고인이 급진적인 이슬람 사상인 타크피리를 신봉해 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첫 공판에서 인정신문 등을 한 뒤 오는 14일 심리를 재개키로 했다.AP는 이들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사형이 선고될 것으로 예상했다.
  • [08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2 오후 7시30분) 출장에서 돌아온 남편에게 야단을 맞는 아내 묘행씨. 남편과는 달리 무섭지 않은 엄마인지라 아이들이 엄마에게 대들어 속상한 묘행씨는 아이들 앞에서만큼은 자신의 위신을 세워 달라고 요구한다. 둘째 내영이가 성적이 떨어지고 연예인에게만 관심을 보이자 부부는 지용씨의 고등학교 은사를 찾아간다.   ●하늘만큼 땅만큼(KBS1 오후 8시25분) 종훈과 지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웅과 미애는 한밤중에 이사를 한다. 막상 둘이 들이닥치자 종훈은 지웅 가족을 따뜻하게 반겨줘 모두를 의아하게 만든다. 혜경은 상현을 만난 재두를 책망하며 상현과 헤어지게 된 건 은주한테 잘된 일이라며 단정짓지만, 은주는 상현과의 헤어짐이 쉽지만은 않은 눈치다.   ●외과의사 봉달희(SBS 오후 9시55분) 건욱은 중근이 폐암전공의에게 수술을 부탁하라고 하자 오래 살고 싶으니 꼭 네가 수술을 하라고 한다. 소리를 지르고 나온 중근은 안타까움이 밀려든다. 문경은 중근에게 건욱이 폐암이라는 사실을 듣는다. 건욱을 본 문경은 마누라 잘못 만나 마음고생만 한 당신이 왜 폐암에 걸리냐고 울부짖는다.   ●있을 때 잘해(MBC 오전 7시50분) 승현은 은수의 외박사실을 식구들에게 알리지만, 순애와 진우, 아버지까지 일부러 모르는 척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 혼자 분을 삭이던 승현은 은수네 회사로 전화를 해 은수가 심야방송을 맡아 밤 늦게 출근한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한편 환의 형은 정화네 집에서 환의 물건들을 모두 정리하고 떠난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5분) 캐나다의 한 공립학교에서 한국어가 정규수업으로 채택돼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토요학교와 방과 후 수업으로 한국어 과목이 있었지만 2월부터 정규수업으로 확정됐고, 한국어를 배우겠다는 학생은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어 정규과정 편입으로 동포 가정도 수업료 납부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덜게 됐다.   ●다큐10(EBS 오후 9시50분) 로마시대 여성들에 대해 살펴본다. 로마에서 가장 중요한 신 가운데 하나인 베스타 여신을 모시는 베스타 신녀(神女)들에 대해 알아본다. 베스타 신전의 최고 여사제인 코르넬리아란 여성이 순결 서약을 깨고 파멸로 치닫게 되는 과정을 당시 로마 여성의 성과 그들의 지위, 일 등과 함께 살펴본다.
  • 소음민원 뚝↓

    소음민원 뚝↓

    서울 성북구와 구로구가 소음과의 한 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성북구는 공사장 소음, 구로구는 개짖는 소리를 줄이기 위해 묘안을 짜냈다. 2004년 1월 성북구 길음동 5구역 주택재개발 사업구역장의 낡은 주택 296동을 철거하기 시작하자 성북구청에 민원이 빗발쳤다. 공사현장에서 30m 떨어진 아파트·주택 주민들이 “시끄러워 살 수가 없다.”고 항의가 쇄도했다. 구청은 소음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이 구역에 소음 저감 사전심사제를 실시했다.2003년 6월 제정된 ‘생활소음 저감 실천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300가구 이상이나 1만㎡ 이상 재개발·재건축 공사장은 사업승인을 받을 때 배출 소음을 줄일 방안을 제출, 구청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길음 재개발지역은 아파트 12동 650가구가 건설되는 곳이라 현장책임자는 소음을 70㏈(데시벨·전화 벨소리) 이하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구청은 공사현장 외벽에 소음상시측정기기 2대를 설치했다. 공사장이 70㏈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구청 기동단속반도 일주일에 2∼3차례 공사현장을 방문, 소음 정도를 살폈다. 덕분에 75㏈이던 소음이 66㏈로 줄었다. 소음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이다. 구는‘소리없는 성북’사업을 적극적으로 이어갔다. 구는 주민 소음감시 순찰대 3000여명을 운영하며 생활소음 배출을 지도·단속하고 있다. 교통 소음을 줄이기 위해 도로변에 녹지대 6만 1092㎡와 방음벽 25.95㎞를 설치했다. 특히 건설공사장의 소음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우선 소음을 유발하는 특정장비를 사용하려면 공사 전에 신고를 받는다. 사용시간도 오전 8시에서 오후 6시로 제한한다. 발파 때는 위치·범위·시간 등을 사전 예고해야 한다. 그 결과 소음 민원이 2002년 1174건에서 지난해 412건으로 240% 줄었다. 올해는 소음저감 대책을 더욱 강화한다. 공사장 표지판에 ‘소음실명제’를 도입한다. 현장책임자가 연락처와 함께 ‘소음·먼지의 발생을 최소화하겠다.’는 약속 표지판을 공사장 입구에 설치하도록 했다. 공사장 방음벽은 인조잔디로 설치하도록 권장한다. 인조잔디가 소음 차단 효과가 뛰어나고 대기질 개선에도 유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제정한 환경오염행위 신고포상 조례에 따라 주민이 공사장 소음을 신고해 공사장이 행정처분을 받으면 포상금 5만∼2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서찬교 성북구청장은 “소음이 없어 모든 주민이 편안히 잠들 수 있는 날까지 소음과의 전쟁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주택이 많은 구로구는 ‘개 소음’과의 대결에 들어갔다. 구는 “지난 2월부터 주민들에게 ‘개짖음 방지용 목걸이’를 무료로 대여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개 소음 분쟁이 줄고 있다.”고 밝혔다. 개짖음 방지용 목걸이는 개가 짖을 때마다 목에 걸려 있는 목걸이가 진동하며, 개들이 싫어하는 향이 분사되는 방식을 이용해 만든 것이다. 짖을 때마다 싫어하는 향이 나면 개들이 학습 효과를 통해 짖는 행위를 자제한다. 구가 이 같은 대여 사업을 벌이게 된 이유는 주민간에 애완견 소음 분쟁이 잦지만 이와 관련한 규제 법령이 없기 때문이다. 소음-진동규제법 23조에 ‘규제 대상 생활소음’이 규정돼 있지만 개 소음은 해당되지 않는다. 구는 앞으로 개 짖는 소리로 주민간에 분쟁이 있는 개 주인에게 개짖음 방지용 목걸이를 집중적으로 대여할 계획이다. 김경두 정은주기자 golders@seoul.co.kr
  • [시론] 관료출신 사외이사가 로비스트인가/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

    [시론] 관료출신 사외이사가 로비스트인가/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

    사외이사제도는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기업지배구조 개선조치의 핵심 중 하나이다. 성과도 적지 않다. 대표적 사례로 현대중공업이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과 하이닉스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을 들 수 있다. 지난 1997년 하이닉스의 외화차입 과정에서 ‘막도장을 찍어’ 지급보증을 선 결과 현대중공업이 막대한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비록 이 소송은 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가 배경이 되었으나, 사외이사가 없었다면 구(舊) 계열사를 상대로 한 소송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원칙을 지킨 사외이사 한명이 수천억원의 회사 손해를 회복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러나 사외이사제도의 잠재적 의의에도 불구하고,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특히 최근에는 기업들이 퇴직 고위관료를 사외이사로 대거 영입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가 지난해 3월 말 현재 52개 대규모 기업집단의 206개 상장계열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총 616명의 사외이사 중 전직 관료가 18.8%를 차지한다. 판·검사 출신을 관료에 포함할 경우 그 비율은 28.4%에 달하며, 사외이사의 직업 분포 중 1위에 해당한다. 물론 퇴직 관료도 직업선택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를 갖고 있고, 이들의 전문적 경험을 사기업체에서 활용하는 것은 경제발전을 위해 매우 긴요하다. 하지만 퇴직 관료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국민이 많지 않은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들의 역할이 기업의 전략적 경영판단에 전문적 조언을 하는 데 있기보다는, 정책·감독당국에 대한 로비에 치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퇴직 관료에 대한 금전적 보상의 성격도 부인할 수 없다. 관료가 체득한 전문지식이나 인적 네트워크는 국민의 세금으로 투자한 공익적 자산이다. 이를 사기업체의 영리추구 수단, 특히 정부정책의 투명성을 훼손하는 로비스트로 활용하는 것은 공익과 사익 사이의 심각한 충돌을 야기하므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 공직자윤리법을 제정한 취지가 이것이다. 그러나 퇴직 관료가 사기업체의 사외이사는 물론 상근 임직원으로 취업하는 데에도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사실상 아무런 장애가 되지 못한다. 관료사회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공직자윤리법상의 취업제한 기준을 현실에 맞게 강화해야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 사외이사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 퇴직 관료를 사외이사로 ‘영입’한다는 상식적 표현 자체가 사외이사가 지배주주 및 경영진에 의해 사실상 선임되어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은 ‘사외’이사가 아니라 ‘독립’이사이다. 사외이사의 독립성 제고를 위해서는 사외이사의 결격 사유를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고, 소액주주도 사외이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해야 한다. 또한 이들에 대한 평가 및 보상 내역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소송제도를 개선해서 불법부당행위에 대한 엄격한 책임추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한마디로 선임·보상·제재의 인센티브 구조를 개선함으로써 사외이사가 지배주주나 경영진이 아닌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일하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지위, 연봉, 책임을 결정하는 사람에게 충성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사외이사도 예외는 아니다. 지배주주 및 경영진으로부터의 독립성, 사외이사제도의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
  • [행정플러스] 日공무원 12명 중앙교육원서 연수

    중앙공무원교육원은 7일부터 12일까지 일주일간 일본 중앙부처 과장보좌 및 계장급 공무원 12명을 대상으로 ‘일본공무원행정연수과정’교육을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교육은 중앙인사위와 일본 인사원과의 공무원 상호교류 합의에 따라 실시되는데,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일본공무원을 상대로 교육이 실시되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과정은 일본 인사원의 요청에 따라 한국정부의 정부혁신전략·성과 및 인사제도 혁신경향, 전자정부 구축현황과 부처별 수범사례를 소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연수생들은 교육기간 중 중앙인사위원회·행정자치부 정부혁신관 등을 방문하며, 특히 관련분야 한국공무원들과 상호관심사에 대한 토의와 의견교환도 가질 예정이다.
  • [06일 TV 하이라이트]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영국에서는 식품에 첨가된 설탕과 소금, 지방 함량을 어떻게 표기할지를 두고 정부와 식품업계가 줄다리기 하고 있다. 정부는 지방과 소금, 설탕 성분이 많으면 빨강, 중간은 오렌지, 낮으면 녹색으로 표기하는 교통신호등 방식을 업계에 권고했다. 그러나 식품업계는 이를 거부하고 함량을 숫자로 표기한다.   ●한자퀴즈王(EBS 오후 8시) 손발이 척척 맞는 쌍둥이 남매팀 ‘둥이’. 한자는 친구다 선후배팀 ‘자야’. 한자퀴즈王의 동방신기가 되겠다는 사제팀 ‘사제유친’. 한자 대결의 최강자는 우리다 ‘강호현욱’. 얼굴도 부전여전 한자도 부전여전 부녀팀 ‘투영스’. 팽팽한 대결, 과연 어느 팀이 결정전에 올라 한자퀴즈王에 도전할 수 있을까?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50분) 작은 체구에 귀염성 가득한 7살 현수가 보여주는 살벌한 공포. 누나에게 주먹을 날리며 거침없이 대드는 현수. 이제는 말리는 엄마조차 현수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리모컨, 파리채, 심지어 가위까지 던지는 현수의 행동에 엄마도 누나도 꼼짝 못한다. 반항아 현수를 위한 해결책이 공개된다.   ●거침없이 하이킥(MBC 오후 8시20분) 해미는 민용과 민정이 다정하게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문희에게 보여준다. 덕분에 문희에게 서선생과 사귀냐며 추궁을 받게된 민용은 화가 나서 해미에게 자기가 벼르고 있다며 으름장을 놓는다. 민호가 해미에게 참고서 살 돈을 타는 것을 본 윤호는 자신도 달라고 해보지만 통하지 않는다.   ●인간극장(KBS2 오후 7시30분) 딸을 넷이나 낳았지만 지용씨에겐 늘 철부지 딸 같은 아내 박묘행씨. 군기가 세기로 유명한 체육대학의 선후배로 만난 이들이기에 묘행씨는 선배에 불만 한번 얘기할 수 없었다.15년 동안 전업주부로 시부모님 모시고, 네 딸을 키운 묘행씨는 2년 전부터 발레 강사와 스트레칭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의 생활습관병과 암, 노화. 이러한 질환의 주범은 바로 체내 활성산소다. 대표적인 기호식품인 차와 커피, 와인에는 몸에 나쁜 활성산소를 없애주는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이들에 다량 함유된 노화를 예방하는 항산화 성분의 효능에 대해 입체 분석한다.
  • [사설] 찬성 거수기로 전락한 사외이사

    경영 투명성을 높여 지배구조를 개선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사외이사제가 경영진의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 등 12월 결산 30대 상장사의 사외이사 199명은 지난해 5263건의 의결에 참석해 15건에 대해서만 반대의견을 개진했다는 것이다. 포스코,KT&G, 대우조선해양 등 3개사에서 15건의 반대의견이 나왔고, 나머지 27개사에서는 단 한건의 반대도 없었다고 한다. 사외이사제가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분식회계나 대주주의 횡령 등 비리가 끊이질 않는 것은 사외이사들의 ‘직무유기’와 무관하지 않다. 사외이사제가 경영의 감시·감독 기능을 상실하게 된 1차적인 이유는 40%가 지배주주나 경영진과 학연 등 특수관계로 얽혔기 때문이다. 사외이사가 ‘봐주기용’ 자리로 전락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외이사가 방만하거나 무리한 경영 행위를 견제하기는커녕 대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패막이 구실에 급급한 것이 현실이다. 경영진 역시 사외이사를 기업 발전의 동반자로 보지 않고 법이 강요한 거추장스러운 존재쯤으로 인식하는 듯하다. 기업의 지배구조 점수가 10점(100점 기준) 높아지면 기업가치는 13%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사외이사제를 제대로 활용해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면 기업의 경쟁력도 그만큼 더 높아진다는 뜻이다. 그리고 기업가치 상승의 최대 수혜자는 대주주다. 따라서 경영진은 사외이사들에게 경영 정보를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고 조언을 구해야 한다. 사외이사의 침묵은 결국 기업의 손해다.
  • 사학법·주택법 개정 불투명

    여야간 사립학교법 재개정 협상이 또 결렬됐다. 또 출자총액제한 대상 완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로 인해 여야 합의로 건교위를 거쳐 법사위에 넘겨진 주택법 개정안 역시 오는 5,6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지 불투명해졌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과 교육위 간사단은 2일 제3차 비공개 협상을 갖고, 사학법 재개정안의 핵심조항인 개방형 이사제에 대한 절충을 벌였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열린우리당은 개방이사 추천권자로 현행 학원운영위원회(중·고교)와 대학평의회(대학) 외에 종단을 포함시키는 것까지만 양보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고, 한나라당도 종단뿐 아니라 동창회와 학부모회 등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뜻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4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 4인 회동을 갖고 마지막으로 절충을 시도하기로 했던 계획을 수정, 오는 5일 막판 타협안을 도출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출자총액제도 적용대상을 축소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발목이 잡혔다. 정무위를 통과해 법사위로 넘겨진 개정안은 추가 심사가 필요하다는 열린우리당 법사위원들의 반대로 법안심사소위로 넘겨졌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이 법안의 처리가 무산될 경우, 다음달 15일 출총제 적용 기업집단을 지정하겠다는 정부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오는 5,6일 본회의를 앞두고 이들 법안의 처리를 둘러싼 여야간 힘 겨루기가 재연될 경우, 주택법 개정안 처리도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건교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주택법 개정안을 처리, 법사위로 넘겼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副검사제’ 실효성 논란

    ‘副검사제’ 실효성 논란

    검찰이 도입하기로 발표한 ‘부(副)검사제도’의 실효성을 놓고 말들이 많다. 검찰·경찰·변호사·법원 등 각 영역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검사제는 경미사건을 처리하고 있는 현재의 검사직무대리를 좀더 확대해 검찰직원뿐만 아니라 변호사, 경찰 등 외부인도 일정한 시험에 합격한 경우 경미 사건을 맡긴다는 것이다. 검찰은 올해 검사직무대리를 100명 수준으로 증원한 뒤 2008년에 부검사제도 도입 준비 및 조직개편 등을 거쳐 2009년에 입법 추진과 함께 시행에 들어간다는 복안이다. 검찰의 의도는 급증하는 사건을 중죄와 경죄로 구분해 경죄는 부검사에게 맡겨 신속하게 처리하게 하고, 중죄에 대해서는 검사들이 보다 치밀하고 깊이있게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발표와 함께 이해 관계자들의 반발에 부딪치고 있다. 당장 경찰의 반응이 민감하다.‘수사권 조정’이라는 문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2004년 검찰이 현재의 검사직무대리 제도를 도입할 때도 적잖이 반대했었다. 일반직 공무원인 검사직무대리가 사실상 검사와 똑같이 경찰의 수사를 지휘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비록 이번에 추진하는 부검사의 대상 범위를 검찰 직원 외에 경찰까지 확대했다고는 하지만 독자적 수사권을 요구하고 있는 경찰의 입장에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변호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변호사들은 부검사제도는 검사나 판사로부터 수사·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국민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신현호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는 “요즘 검사들의 수사도 문제가 되고 있는 판에 일반공무원인 부검사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검사의 역할은 경미한 사건 속에서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범죄를 찾아내는 것이 의무”라고 말했다. 하창우 서울변호사회 회장도 “부검사제도는 양질의 사법서비스 제공이라는 시대적 요구와는 동떨어진 것”이라며 “경미사건과 중요사건의 구분도 모호하고 검찰은 경미사건이라고 하지만 당사자인 국민입장에선 중요한 일로 이를 검사 이외의 사람이 처리해도 된다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원도 이미 부검사제도 도입에 걸림돌이 되는 판결을 내놓은 적이 있다. 부산동부지원은 2005년 검사직무대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와 다르다면서 피고인이 법정에서 그 내용을 부인할 경우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첫 형사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대검 관계자는 “부검사제도는 변호사나 경찰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사람들을 충원, 다양한 분야의 수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특히 유능한 검찰 수사관의 발탁이란 점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SBS 지주회사 전환 또 무산

    SBS의 지주회사 전환 계획이 또다시 무산됐다. 28일 오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SBS의 회사분할 안건은 찬성률 59.84%를 이끌어냈지만 의결 정족수 3분의2이상에 못미쳐 통과되지 못했다. 이로써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를 설립하려는 계획은 지난해에 이어 다시 실패했다. 이는 한주흥산과 귀뚜라미홈시스 등 창업주주와 특수관계인 28명이 지난 20일 “경영참가 목적으로 SBS 주식 1006만 2191주(38.59%)를 보유하고 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하면서 지주회사제 전환에 반대하겠다고 밝힌 것이 주총 결과에도 거의 비슷하게 반영된 것.2004년 방송위원회의 재허가 추천심사에서 소유·경영 미분리와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해 집충추궁을 당한 SBS는 지주회사제 전환이라는 민방특위의 제안을 받아들여 추진했다.SBS는 지난해 말 이사회를 열어 SBS를 방송부문과 투자부문 회사로 분할, 방송부문은 존속법인 SBS로 유지하고 투자부문은 지주회사 법인(SB 미디어홀딩스)을 신설하는 형태로 진행한다는 계획을 의결했다. 계획대로라면 태영이 SBS 지분의 30%를 철수해 신설하는 SBS미디어홀딩스에 현물출자하면 지주회사 전환이 완료된다. 이후 태영은 SBS미디어홀딩스의 최대주주가 되고,SBS의 최대주주는 SBS미디어홀딩스(지분 30%)가 된다. 한주흥산 등 창업주주들은 “계획안대로라면 SBS 주식 30%를 보유한 태영은 지주회사에 이 주식을 현물출자해 59%를 차지하게 된다.”면서 “이는 오히려 태영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SBS는 주총 직후 보도자료를 내 “아쉽기는 하지만 주총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지주회사의 경우, 실질적 지배력이 있는 1대주주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재의 방안을 후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이슬람 최초 여성사제 모로코서 탄생

    이슬람 최초의 여성 사제가 모로코에서 탄생했다. 영국 BBC는 25일(현지시간) “이슬람국가인 모로코에서 여성 50명이 성직에 필요한 수업을 마친 뒤 사제로 임명을 받았다.”면서 “전세계를 통틀어 이슬람 국가에선 처음 일어난 급진적인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이들의 명칭은 ‘모키다(Mourchidat)’. 이슬람 남성 성직자를 가리키는 이맘(Imam)에 대칭되는 개념이다. 예배를 집전하는 역할을 빼고는 이맘이 하는 기능을 모두 할 수 있다. 지역공동체에서의 종교 토론을 주재하고 주민들, 특히 여성을 대상으로 삶의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한다.‘모키다’로 수나 사원에서 일하게 된 카디자 알 아크타미는 “신은 여성을 남성보다 감수성이 예민하고, 자비로우며, 강한 인내심을 갖도록 만드셨기 때문에 여성들은 훌륭한 성직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메드 토피크 이슬람부 장관은 “여성 성직자 임명은 테러를 막는 예방적 조치로서, 또 건강한 사회 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고 밝혔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진실·화해위원장 송기인 신부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진실·화해위원장 송기인 신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원회)가 긴급조치 유죄판결 판사 명단 공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위원장 송기인 신부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적 스승’으로도 주목 받았던 인물. 송 신부를 20일 서울 필동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실에서 만났다. 성직자라기보다는 강직한 학자 같은 인상. 만나자마자 “내가 노 대통령보다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인데…”라며 언론에 대한 경계심부터 내비쳤지만, 정치적인 질문에 대해서도 답변엔 머뭇거림이 없었다. 이라크 파병, 한·미 FTA 추진방법 등에 대해선 반대와 국민설득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분명히 했다. ▶긴급조치 조사 보고서가 정쟁거리가 돼버렸는데요. “섭섭한 부분입니다.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고 해소해 나가자는 뜻이었어요. 우리는 정리만 했지 새로 만든 것은 없습니다. 법관 이름이 안 들어간다면 누가 납득하겠습니까. 법원, 특히 정당 쪽 반응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명단 유출 때문에 다른 중요한 내용이 묻혀 버린 것도 아쉬워요. 예로 민족일보 조용수 사건이나 이수근 위장간첩 사건 등은 언론이 상세히 다뤄줄 만한 사건이었는데요.”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5년 후에 보자고 했던 것은 거리를 두겠다는 뜻으로 읽혔는데 위원장직을 맡으셨습니다. 지난 1년을 평가하신다면. “거리를 두겠다는 원칙은 변함 없어요. 위원장직 맡은 것은 본의가 아닙니다. 거절해 놓고 유럽엘 갔다와 보니 발표가 나 있었어요. 한 인터뷰에서 과거사 정리는 꼭 필요하다는 말을 했었는데 그게 씨가 된 겁니다. 맡고 보니 문제가 많아요. 작년 10월에는 두 차례나 뭇매를 맞았어요. 접수만 하고 왜 조사 안 하냐, 왜 이리 진도가 느리냐며 유족들이 농성을 하길래 나도 같이 농성하자고 했죠. 진실규명 신청을 해온 1만 845건 중 2836건(26.9%)에 조사가 착수돼 5건이 끝났어요. 할 일은 많고 어려운데 직원은 192명뿐이에요. 조사원은 그중 절반이니 일이 느릴 수밖에 없어요. ▶6년 한시 조직인데, 선별해 조사하는 게 옳지 않을까요. 부일장학회 건 등 재산 관련 사건까지 조사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만. “어느 사건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과거사 문제는 누가 관련됐든 이번에 꼭 매듭짓고 가야 한다는 게 국민들의 공통적 생각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법 만들 때도 야당이 더 찬성한 것 아닙니까. 다만 현재 인원으로는 13년 걸린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130∼140명만 더 있으면 될 텐데 정부와 국회에서 도와줘야 합니다.” 송 신부는 노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가는 길에 가진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 당부의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발언을 실마리로 하여 정치적인 화제들을 꺼내 보았다. “여러 기사가 나왔나 본데, 사실 대통령에게 딱 두 가지 얘기를 했어요. 첫째, 돈을 모으지 마라. 전직 대통령들을 예로 들면서 당부했더니 ‘저를 모릅니까.’ 해요. 둘째, 개혁은 끝나는 날까지 지속적으로,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두 가지 모두 섭섭한 문제가 없습니다. 적어도 내 부탁은 잘 이행하고 있어요. 고맙게 생각합니다. 물론 함량 부족이죠. 생각보다 모자란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하려고 애쓰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참여정부 4년에 대해 평가한다면. 실패라는 평가가 많은데요. “단연 성공이지요. 지난 4년간의 변화는 40년의 변화와 맞먹는 것입니다.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봅니다. 정치자금이 없어졌습니다. 이건 일본, 미국도 못하고 있는 일이에요. 정경유착이 끊어졌습니다. 아무리 책임이 많다지만 지금 정부 책임자들은 역사상 그 어떤 사람들보다 청렴합니다. 그 점은 국민들이 더 잘 알 것입니다.” ▶그렇다면 낮은 지지율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여권은 대통령 후보도 못내고 있는 상황인데요. “경제가 파탄됐다고 하는데 수긍이 잘 안갑니다. 솔직히 경제에는 문외한이라 내놓고 말할 처지가 못됩니다만. 지지율에 대해서는 걱정마라, 당신이 책임질 일 아니다, 정권 놓치는 것 당연하다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한 정권만 계속 집권하면 되겠습니까. 바뀌어야 혁신이 되죠.” ▶그러나 정권의 실패를 민주세력의 위기로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렇잖아도 누가 찾아와 민주 정착이 덜 된 상태에서 보수에게 정권이 넘어가면 그동안 고생한 게 도루묵이 된다고 걱정을 하더군요. 그러나 이런 말은 민주화운동 자체를 희화화하는 것입니다. 민주화 안 됐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얘기도 있다는데 납득이 안 갑니다. 판결문에 나온 판사 이름 밝혔다고 말들이 많은데, 긴급조치 시대 땐 어땠습니까. 맘에 안 드는 말 한마디 했다고 3년,1년 반씩 징역 때렸습니다. 이걸 결국 민주화운동이 해결한 겁니다.” 정권을 재창출할 방법이라도 있느냐고 다그쳐 묻자 ‘희망사항’이 그렇다며 ‘지난번에도 봤지 않느냐.’고 2002년을 회상했다. 그해 봄 송 신부는 노 대통령과 여름 티베트 여행을 계획했다. 그런데 대통령 후보 얘기가 나오더니 바람몰이가 시작됐다. 광주 이변에다가 6월 월드컵 축구 4강 진출, 부산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 획득,12월 대통령 당선 등 낭보가 이어졌다. 그해가 칠십 평생에 가장 즐거운 해였다는 송 신부는 “우리 국민들이 그런 저력을 갖고 있다.”며 장래에 대한 낙관론을 피력했다. ▶그럼 정권 재창출에 대통령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저는 그런 것에 신경 안 썼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하는 일 열심히 해서 임무 끝내고 후임자가 잘해 주길 바라면 된다고 봅니다. 아직 개혁과제 할 일이 많습니다. 교육, 법원, 기업 등 현재 상태로는 선진국이 될 수 없어요. 특히 사학법에 대한 국회의 태도는 맘에 안 듭니다. 나도 사학 이사 해봤지만, 재단에 재산 출연을 했으면 공익을 위해 일해야지요.” ▶개헌 제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시기가 어떻다 하는데, 개헌은 야당이 주장했던 것 아닌가요. 반대는 어거지를 위한 어거지지요. 야당이 다음 집권에 자신 있다면, 지금 하는 게 더 좋을 것입니다.” ▶노 대통령 취임 때 언론을 포용할 것도 조언하셨습니다. “요즘 언론은 국가를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언론을 위한 언론, 회사와 그룹만을 생각하는 것 같아요. 공익과는 담을 쌓고 자기 주장만 관철하려는 속성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걸 감싸지 못한 정권도 형편없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마지막으로 국민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십시오. “인내심을 갖고 참고 기다릴 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우리 경제가 먹고살 거리를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정책으로 극복해야 할 부분도 많겠지만 삶의 자세를 어떻게 가지느냐, 생각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 교육이 너무 경쟁, 기술만 강조했지 철학이 부재했던 문제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할 말은 하면서도, 정권에 대해선 애정이 여전했다. yshin@seoul.co.kr ■ 송기인 그는… 1938년 부산 출생(만 69세). 가톨릭대 신학과를 나와 1972년 사제서품을 받았다. 군사독재 시절 부산지역에서 반독재 민주화 투쟁을 벌였다.1982년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 때 노무현 대통령이 변론을 맡으면서 노 대통령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1988년 13대 총선 때 노 대통령의 정계 진출을 끌어냈고, 대통령을 질책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깊은 사이다. 교회사를 전공해 부산교회사연구소장직을 맡고 있고, 민족문제연구소 이사를 맡을 정도로 과거사 청산에 관심이 크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 동아대 석좌교수. 요산 김정한 선생 기념사업회장을 맡아 생가와 문학관을 완공하는 등 은퇴 후엔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일이나 음식 쓰레기 안 남기기 운동 같은 시민운동에 참여할 생각이다. 국민훈장 모란장 수훈.
  • 바티칸 ‘성직자 월드컵’ 주말 킥오프

    가톨릭과 축구가 2대 종교로 여겨지는 이탈리아에서 ‘성직자 월드컵’이 주말부터 열린다. 지안니 페트루치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CONI) 위원장과 교황청 관계자들은 21일 로마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바티칸 축구경기장에서 ‘클레리쿠스 컵(Clericus Cup)’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고 AP·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24일 브라질 출신으로 구성된 ‘그레고리아나’와 멕시코 출신이 다수인 ‘마테르 에클레시아에’간 대결로 대회가 개막된다. 미국, 브라질, 파푸아 뉴기니, 르완다 등 50개국 출신 사제와 부제, 바티칸에 유학중인 신학생, 교황청 근위병 등 311명이 16개 팀을 구성했다. 결승전은 6월 말 열릴 예정이다. 아마추어 선수로 구성됐기 때문에 정식 축구경기와 달리 전·후반 합쳐 60분을 뛴다. 팀 당 한 차례씩 선수교체나 휴식, 작전 지시를 위한 타임 아웃을 요청할 수 있다. 주심은 반칙을 한 선수에게 블루카드를 꺼내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한 5분간 퇴장 조치를 내린다. 페트루치 CONI위원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스포츠, 특히 축구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탈리아는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우승했지만 일부 세리에A(1부리그) 팀들이 승부 조작 혐의로 올시즌 2부리그 강등 등의 징계를 받았고, 이달 초에는 카타니아-팔레르모전 직후 경찰관 한 명이 사망하고 수 십 명이 다치는 폭력사태가 발생,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한 대학팀 선수로 뛸 에밀 마틴(카메룬) 신부는 “이번 대회가 선수와 팀간의 우의를 증진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경기에서 이기는 법뿐만 아니라 지는 법도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데스크시각] 정상명 검찰총장께/주병철 사회부 차장

    구정(舊正)은 잘 보내셨는지요. 검찰 총수로서 편히 쉬지는 못했으리라 짐작됩니다. 갖가지 상념에 잠겼을 줄로 압니다. 용틀임(대선)의 해를 맞아 검찰의 중립 및 공정성, 검찰 안팎으로 불거진 현안 등이 한껏 어깨를 짓눌렀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말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소개한 애송시 김현승의 ‘아버지의 마음’을 읽으면서 마음을 다잡았으리라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검찰은 힘듭니다. 검찰에 대한 곳곳의 불만과 저항의 강도는 더 세지고, 인권과 수사 사이에 설 자리는 더 좁아지고 있습니다. 제이유, 바다이야기 수사에 대한 국회의 특별검사제 도입 등도 검찰을 주눅들게 합니다. 때마침 제이유 사건을 계기로 총장께서 검찰 수사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습니다. 뼈있는 자기성찰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총장께서 언급한 ‘근본적’이란 말에 주목해 봅니다. 기득권을 버리고, 국민을 위한 검찰상을 정립하겠다는 의지로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그동안 ‘수사의 함정(trap)’에 빠져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수사와 공소유지라는 양 칼날 가운데 수사에만 너무 치중해 왔습니다. 공소유지는 밋밋하고 재미가 없었을 겁니다. 수사는 공명심에 불타는 검사들에겐 더없는 엔돌핀이자 마약이었습니다.‘특수통’‘강력통’이란 별명은 수사의 전유물이었고, 서울지검 특수부와 대검 중수부는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사회비리 근절을 위한 특수부와 중수부의 역할은 평가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이른바 ‘무리한 수사’‘각본에 짜맞춘 수사’라는 일각의 비난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주요 수사 사건에 정·관계 등 주요 인사, 대기업 오너와 임원 등을 단골 손님으로 출연시켜 흥행에 성공해 왔습니다. 수사가 어려울 때는 가끔 공소시효가 없는 해묵은 비리 자료를 캐비닛에서 슬쩍 꺼내 으름장으로 활용하기도 했을 겁니다. 수사기법이란 미명 아래…. 검찰에 불려갔다온 사회 지도층 인사들 대부분은 마음속으로 울분을 삭이고 맙니다. 비리가 탄로날까봐 두렵기도 하고, 인간적인 모멸감에 창피하기도 했겠죠. 검찰이 더러 이같은 심리를 이용하기도 했을 겁니다. 검찰 스스로 자문해 볼 일입니다. 문제는 이런 수사 방식과 관행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한때 권력기관들끼리 암묵적으로 동맹(?)했던 ‘눈치껏 봐주기’는 이제 옛말이 돼가고 있습니다. 지난해말 이후 잇단 구속영장 기각 등을 둘러싸고 보였던 법원과 검찰의 갈등도 이 연장선상에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권력기관마다 시대적인 변화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을 봐 줄 여유가 없습니다. 법·검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검찰, 경찰, 법원, 국정원간 관계도 마찬가지로 변하고 있습니다. 권력기관에 대한 높은 도덕적 검증을 요구하는 국민 의식도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근본적인 대책이 변호사 접견 확대, 영상녹화제 도입, 부당 수사 신고센터 설치, 변호인 참여제 도입과 같은 수준에만 그쳐서는 곤란하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수사와 공소유지의 균형점을 어떻게 찾을지, 미국 연방검사처럼 검사가 공소유지만을 맡는 시스템 도입이 가능한지, 기존 검사와 수사관의 역할 분담을 어떻게 재정립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논의의 전제는 이 기관들간 상호 견제·균형일 것입니다. 법조계의 한 원로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권력기관에는 위기란 게 없다.” 맞다고 봅니다. 지금 검찰의 상황은 분명 위기가 아니라 변화의 진통이라고 봐야 합니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한때 검찰의 잣대로 행사했다면 앞으로는 국민의 잣대로 판단하는 토대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검찰의 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점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주병철 사회부 차장 bcjoo@seoul.co.kr
  • [지방시대] 누구를 위한 개방형 직위 공모인가/남기헌 충청대 행정학부 교수

    민선자치시대를 맞은 지도 10년이 훌쩍 넘었다.1995년 6월27일 자치단체장을 우리 손으로 뽑아 지방정부 살림을 맡겼으니 말이다. 부분적인 문제점도 없지 않다. 지방자치 전문가와 주민들은 지방자치제도가 연착륙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방자치제도가 형식적인 운영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도 그중의 하나다. 단체장의 권한에 속하는 인사권, 재정권, 조직권과 지방의회의 권한인 입법권 등이 합리적으로 이양되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제한된 자치권 범위내에서 운용되는 자치단체의 행정 과정을 들여다보면 거의 모든 권한이 자치단체장에게 집중돼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인사의 배치전환, 사무관 승진, 개방형직위 인사권, 지방정부 출연기관장 선임권 등이 단체장에게 집중돼 있음을 부인하는 주민들은 별로 없어 보인다. 자치단체가 관련 조례와 규칙에 따라 합리적인 절차과정을 만들어 놓았는 데도 말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최근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단체장의 인사권 운용이 심각할 정도로 비합리적이라는 불평이 나오고 있다. 충북에서도 승진과정의 불공정성, 뇌물수수 등 혐의로 일부 단체장이 사법처리를 기다리는 처지에 놓였다. 충북도 역시 인사권이 문제가 되고 있다. 도가 처음으로 실시한 복지여성국장 개방형직위 공모임용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잃은 정실인사의혹 때문이다. 최근 지역시민단체들이 나서 도의 인사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충북도의 개방형직위 공모제를 통해 복지여성국장을 뽑은 방법론을 적극 환영하면서도 선발과정의 불공정성, 개방직위 공모제의 취지인 전문성과 개혁성, 창의성 등의 의미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우택 지사의 당적과 심사위원들의 배경으로 볼 때 이번 임용은 당파적인 이해관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충북도는 절차과정과 전문성에서 적절한 인사였다고 반박하고 있다. 보통 개방형 인사제도 하면 민간 전문가를 공무원으로 임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그간 공직은 정년이 보장되고 연공서열에 따른 인사운영 등으로 경쟁체계가 미흡, 민간부문에 비해 전문성과 창의성이 떨어져 경쟁력과 생산성이 크게 뒤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부는 외부 전문가의 공직임용을 통해 행정의 전문성을 다지고 공직의 내부경쟁을 활성화하려고 개방형직위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경쟁을 통해 공무원의 자질향상과 주민이 만족하는 생산적 행정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에 도입된 개방형직위 공모제는 이런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정실인사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는 개방형직위 인사제도가 정무직 공무원 임용 인사기준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지방자치단체는 개방형 직위임용 과정에서 지정기준과 능력요건, 선발심사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원칙 등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관련법을 개정해서라도 인사청문회 제도 등을 도입, 유능한 인물을 선발해야 한다. 정 지사도 한달 넘게 시위하는 시민단체의 뜻을 살펴야 한다. 지역발전을 위해 크고 작은 일을 함께 고민하면서 자치단체와 상생의 동반자역을 해온 것이 시민단체 아니던가. 이번 인사에 대한 원칙적이고 합리적인 해법을 찾지 못하면 그동안 다져놓은 건강한 민관협력관계는 물론 도지사가 내세우는 경제특별도 건설의 신선한 이미지도 크게 실추될 것이다. 더 큰 대의와 미래를 위해 이 문제가 정 지사의 따뜻한 찻잔대화 제의로 속 시원히 해결되길 기대해 본다. 남기헌 충청대 행정학부 교수
  • 스탈린, 강철권력/로버트 서비스 지음

    30년 동안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절대권력을 휘두른 ‘공포의 조직자’ 스탈린. 그는 자신이 겪은 시베리아 유형보다 훨씬 가혹한 강제노동수용소를 만들어 혁명동지와 의심 가는 잠재적 배신자들을 몰아넣었다. 1937∼1938년 공포정치 기간에 150만명이 무차별 체포됐고, 이 가운데 75만명이 총탄세례를 받고 사라졌다. 스탈린은 자신을 모욕한 자는 절대로 잊지 않고 10년,20년이 지난 후에도 반드시 되갚아준 복수의 화신이었다. ‘스탈린, 강철권력’(로버트 서비스 지음, 윤길순 옮김, 교양인 펴냄)은 이 같은 ‘살인자’로서의 모습은 물론 사제수업을 받은 신학생, 그루지야 문인들의 격찬을 받은 빼어난 시인, 평생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은 독서광 등 스탈린의 또다른 면모도 살핀다. 러시아혁명사 연구의 권위자인 저자(옥스퍼드대 교수)는 스탈린의 생애를 혁명가(1878∼1917년), 당 지도자(1917∼1927), 공포정치가(1927∼1939년), 국제정치의 거인(1939∼1945년), 절대 권력자(1945∼1953) 등 다섯 시기로 나눠 다룬다.4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사제간의 ‘어색한 만남’

    서로 너무 잘 알아서였을까. 두터운 사제간 정(情)도 교육 현안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갈린 시각 차이는 극복하지 못했다. 1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김신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진화 위원장이 마주 앉았다. 정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전교조 수장을 맡은 이후 가진 첫 만남이었다. 김 부총리와 정 위원장은 서울대 사대 사제지간이다. 김 부총리가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로 있을 때 정 위원장은 79학번이었다. 김 부총리가 정 위원장의 결혼식 주례를 설 정도로 친분이 깊다.그러나 이날만큼은 달랐다. 정 위원장이 김 부총리에게 밸런타인데이 초콜릿을 선물하고, 김 부총리도 자신의 책을 건네는 등 겉으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하지만 속으로는 교육 현안을 둘러싼 입장 차이를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정 위원장은 연가투쟁 교사 징계와 교원평가 실시 확대 등의 철회를 요구했다. 반면 김 부총리는 불가피하다며 이해해 달라는 뜻을 고수했다. 정책협의회나 토론회 활성화 등 원론적인 내용에만 마음을 맞췄다. 김 부총리는 교육혁신위원회의 비전2030팀에 전교조가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하고, 전교조도 긍정적인 의사를 밝힌 것이 유일한 성과였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외국 사례

    선진국에서도 사외이사 제도는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착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우리나라를 비교해 볼 때 그 나라의 사정에 따라 운영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미국 2000년 이후 미국에서는 ‘엔론’이나 ‘월드컴’과 같은 대규모 회계 부정사건이 발생한 이후, 법률 개정을 통해 상장기업의 경우 필수적으로 과반수 이상의 사외이사로 이사회를 구성하거나 또는 사외이사의 독립성 요건을 강화시켰다.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미국에서 사외이사의 성과는 경영진의 교체 등으로 나타난다.2005년 2월 휼렛패커드(HP)에서 최고경영자(CEO) 칼리 피오리나가 축출된 과정도 사외이사의 실질적 경영감독권 행사와 관련이 있다.1999년 CEO로 입성한 피오리나는 컴팩과의 합병에 대해 사외이사들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이사회 임원이자 창업자의 아들과 경영권을 다투며 화제를 일으켰다. 소송에서 이긴 피오리나의 기반은 탄탄한 듯했지만, 컴팩과의 합병이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자 주가는 하락했고, 경쟁업체인 IBM과 델의 약진으로 경영실적마저 나빠져 해고됐다. 해고의 주체도 이사회내 사외이사들이 중심이 됐다.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 GM의 이사회는 1990년 자동차를 분해·조립할 수 있는 기술자 출신의 CEO 스템플이 지명한 기술자 출신의 최고운영자(COO)를 거부, 대신 GM의 재무통인 잭 스미스를 이사회 부의장으로 선임했다. 그후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이사회는 CEO와의 비공개적인 투쟁에 돌입해 2년 뒤인 1992년 CEO 스템플의 사직서를 받아냈다. ●일본 1990년대 경제 침체를 거치면서 사외이사의 중요성을 깨닫고 2002년 상법을 개정,2003년 4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내용은 2006년까지 기업들은 감사역 체제의 기존 이사회 체제로 운영하든지 아니면, 미국식의 보수·감사·인사위원회를 설치해 세 위원회 구성에서 사외이사의 비율을 50% 이상으로 구성할지를 선택하게 한 것이다. 소니, 도시바, 히타치 등 유명회사들은 후자를 선택했다. 정태훈 경북대 경제통상부 교수는 “일본 음향기기 회사인 켄우드사는 사외이사의 비중이 50%를 넘어서 비교적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그러나 “일본 기업의 사외이사 비중은 이사회의 평균 30%에 불과하고, 그 사외이사마저 주식을 상호 보유했거나, 주거래 은행 출신들로 비독립적인 사외이사였다. 때문에 일본식의 사외이사제는 경영 투명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