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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브로시오스 정교회 한국대교구장 “한국인 높은 자살률 큰 죄”

    암브로시오스 정교회 한국대교구장 “한국인 높은 자살률 큰 죄”

    “정교회의 풍부한 영성과 가르침을 한국 교회에 올바르게 전하고 싶습니다.” 한국 정교회가 올해로 한국 선교 110주년을 맞는다. 각종 기념 행사를 앞두고 지난 17일 서울 아현동 성 니콜라스 대성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정교회 한국대교구장 암브로시오스(59) 대주교는 “정교회를 신종 교회나 이단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정교회는 2000년의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교회”라면서 “한국에 정교회를 바르게 알리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교회는 1900년 러시아의 한 선교사가 들어오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곧 이어 러·일 전쟁이 터지고 일본의 식민지배가 계속되면서 맥이 끊겼다. 이후 미미한 교세를 이어오다 1975년 소티리오스 대주교가 한국에 들어온 뒤 조직화됐다. 지금은 3000~4000명의 신자와 7명의 한국인 사제를 두고 있다. 그리스에서 태어난 암브로시오스 대주교는 2대 교구장으로 2008년 착좌했다. 소티리오스 대주교와의 인연으로 1998년 한국 선교활동을 시작했다. 10여년 한국생활을 해온 그는 “한국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이라면서 “사람들이 하느님의 선물인 생명의 소중함을 제대로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교회는 가톨릭과 마찬가지로 신앙을 지키기 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살을 종교적인 ‘죄’로 규정한다. 110주년 기념행사도 이 문제를 다룬다. 오는 29일 성 니콜라스 대성당에서 ‘친구인가, 적인가? 죽음의 신비에 대한 정교회의 신학’이란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연다. 여러 나라 정교회 연구자들이 발제자로 나서며 천주교, 유교 등 다른 종교 연구자들이 토론자로 참가한다. 각국 성직자들이 참석하는 성찬 예배와 그리스 비잔틴 성가대 공연 등도 110주년 기념행사로 준비 중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지방선거 D-14] 15개시·도 교육감후보

    [지방선거 D-14] 15개시·도 교육감후보

    6·2 동시지방선거에서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을 선출한다. 교육감 선거 후보등록을 마감한 결과 평균 경쟁률 5대1을 기록할 정도로 후보자들은 교육감 선거에 관심이 많다. 부산과 대구에서는 무려 9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학교 설립 인허가권에 교원 인사권 등 ‘교육 소통령’이라 불릴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일부 후보들은 특정 정당 색깔을 강조하기도 한다. 하지만 교육감 후보는 정당 공천이 없다. ‘기호 1번=여당 후보’, ‘기호 2번=야당 후보’라는 등식이 성립되지 않는다. 후보자들의 높은 관심에 비해 일반 유권자들은 무관심하기 그지없다. 12.3~21.0%에 불과한 역대 교육감 투표율이 이를 반증한다. 낮은 투표율은 교육감의 대표성 시비로 이어질 수 있다. 제대로 된 후보를 뽑아야 내 자녀 교육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유권자들의 후보 감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서울에 이어 15개 시·도교육감 후보들을 분석해 본다. ●경기 - 무상급식 진원지… 보수 단일화 최대 변수 경기교육감 선거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무상급식’의 진원지가 경기도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재선에 도전하는 진보진영의 김상곤 현 교육감과 보수성향의 강원춘·한만용·정진곤 후보 등 4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김 후보의 우세 속에 다른 후보들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지난 16일 전국지방신문협의회 소속 경인지역 3개 언론사가 여론조사 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상곤 후보가 14.1%로 강원춘 후보(8.4%)를 5.7%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진곤 후보는 6.7%, 한만용 후보는 3.7%로 나왔다. 또 방송 3사가 TNS 등 3개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서도 김상곤 후보가 26.3%로 선두를 달렸으며 정진곤 후보 10.3%, 한만용 후보 6.9%, 강원춘 후보 6.2%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무응답 등 부동층이 50~67.1%에 달해 부동층의 향배와 함께 보수후보 단일화가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상곤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도 무상급식 확대 실시를 거듭 약속하면서 진보 및 개혁 성향 지지세를 결집하고 있다. 반면 다른 세 후보는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등 김 후보를 공격하고 있다. 경기교총 회장 출신인 강원춘 후보는 “무상급식은 다분히 정치적이고 대중영합주의적인 요란한 구호”라며 급식시설과 음식 질이 보장된 책임급식을 들고 나왔다.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한만용 후보는 “무상급식은 교육의 문제가 아니고 국가에서 재정형편을 보면서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 출신 정진곤 후보는 “이번 교육감 선거는 갈등과 혼란을 초래하는 김상곤 교육감의 ‘전교조식 교육정책’을 심판하는 장”이라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인천 - 지지율 15% 넘는 후보 없어… 판세 오리무중 7명의 후보가 난립했던 인천시교육감 선거는 후보 2명이 잇따라 사퇴했지만 여전히 안갯속 판세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15% 이상의 지지율을 얻는 후보가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이 오리무중 판세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진보단일 후보인 이청연 후보를 제외한 4명은 보수로 분류된다. 최진성·이청연 후보는 초등학교 교사 출신이고, 조병옥 후보는 중등 교사를 지냈다. 권진수 후보는 행정고시에 합격, 교육관료의 길을 걸어왔으며 나근형 후보는 인천시교육청 교육국장을 지낸 뒤 교육감에 당선됐다. 1, 2번을 뽑은 최진성 후보와 나근형 후보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하지만 최 후보는 상대적으로 인지도나 지지율이 낮아 다른 후보들 사이에서 해볼 만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2번을 뽑은 나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앞 순위를 배정받은 데다 두 차례에 걸쳐 교육감을 지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아서다. 실제로 여론조사에서 10% 이상의 지지율을 얻은 후보는 나 후보뿐이다. 하지만 진보 성향의 특정 정당을 연상시키는 번호로 인해 보수층 공략에는 마이너스라는 평가도 나온다. 후보들이 이구동성으로 내세우는 구호는 학력 높이기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인천지역 고3 수험생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전국 16개 시·도에서 최하위에 그쳤던 것. 같은 해 10월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 학생 등을 대상으로 치러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대동소이한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후보들의 학력신장 해법은 약간씩 표현만 다를 뿐 본질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대전 - 후보 모두 보수성향… 교육비 경감 등 이슈 대전시교육감은 한숭동 전 대덕대 학장, 오원균 전 우송고 교장, 김신호 현 교육감 등 3파전이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현직 프리미엄과 지명도를 앞세운 김 후보를 두 후보가 쫓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부동층이 많아 승패를 쉽게 점치기 어렵다. 3명 모두 보수 성향이나 한 후보가 그나마 진보적이라는 평가다. 3선에 도전하는 김 후보와 오 후보, 한 후보는 무상급식과 학부모 교육비 부담 경감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놓고 설전을 펼쳤다. 김 후보는 1000억원 가까운 막대한 재정 투입을 들어 전면 무상급식을 반대했다. 오 후보는 초·중 의무교육기관에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도입을 주장한다. 한 후보는 “초·중등뿐 아니라 유치원까지 친환경 무상급식을 전면 실시하겠다.”며 다른 후보와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한 후보는 또 학교운영지원비를 완전히 철폐하고 교복과 참고서를 반값에 공급하겠다고 한다. 김 후보는 ‘사교육비 제로 시범학교’를 운영하겠다고 했다. 오 후보는 무료 방과후학교 운영 공약으로 맞서고 있다. 지역·학교 간 교육격차도 쟁점이다. 김 후보는 구도심인 중구·동구·대덕구의 저소득층 교육환경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오 후보는 동부지역에 창의형 기숙학교를 세우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한 후보는 구도심에 교육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 교육환경과 학생들의 학력신장에 힘쓰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충남 - 강복환후보 상대후보 금품전달미수 쟁점 김종성 현 도교육감과 강복환 전 교육감이 리턴매치하는 충남교육감 선거는 공약을 따져 보기도 전에 또다시 비리 문제가 쟁점이 됐다. 강 후보가 측근을 통해 김 후보에게 금품을 전달하려다 미수에 그친 뒤 충남지방경찰청에 제3자뇌물교부 혐의로 입건됐기 때문이다. 강 후보는 지난 1월27일 정모(57·구속)씨에게 돈을 줘 일부인 4000만원이 김모(42·구속)씨 등에게 전달됐고, 김씨 등은 이틀 뒤 “선거에 도움을 주고 싶다.”며 2000만원을 김 후보의 제자 박모(42)씨에게 건넸다. 박씨는 김 후보에게 이를 전하려 했지만 거부당하자 김씨에게 돈을 되돌려줬다. 김씨는 박씨에게 돈을 건넬 당시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지난달 8일 공주 마곡사 인근에서 김 후보와 박씨에게 보여 주고 1억 5000만원을 요구하면서 협박하자 김 후보 측이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이와 관련, 강 후보는 “사업자금으로 빌려준 것일 뿐”이라면서 “내가 이 사건과 조금이라도 연관돼 있다면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반박했다. 충남교육감은 선거 때마다 비리 문제가 불거졌다. 강 후보가 2003년 교육감 재직 시 인사비리 혐의로 구속되고, 지난해 오제직 전 교육감도 비리 혐의로 중도하차했다. 지난해 4월 치러진 도교육감 보궐선거 때 선관위의 후보자 정보는 강 후보가 당시 인사비리로 구속돼 2007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2008년 8월 사면복권됐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교육감의 가장 큰 덕목은 도덕성”이라며 사교육비 절감과 함께 깨끗하고 투명한 교육행정을 이끌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후보는 무료 방과후 학교 운영을 통한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와 여러 학력신장 관련 공약을 내놓았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충북 - 고입연합고사 싸고 보수·진보·중도 격돌 충북도교육감 선거는 보수성향의 이기용 후보, 진보성향의 김병우 후보, 중도성향의 김석현 후보 간의 3파전으로 치러진다. 현재 3선에 도전하는 이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고, 김병우 후보와 김석현 후보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이기용 후보가 27.8%, 김병우 후보가 13.1%, 김석현 후보가 7%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모름’이나 ‘무응답’이 52.1%로 나타나 섣불리 선거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교사와 교육장 등을 지낸 이기용 후보는 검증된 교육감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사람의 향기가 묻어나는 사람을 만드는 교육’을 핵심 키워드로, 안전한 학교 만들기와 사랑 가득한 유아교육실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전교조 충북지부장과 교육위원 출신인 김병우 후보는 상대 후보들보다 젊은 50대 초반의 나이를 앞세워 ‘젊은 교육감’과 107개 시민단체로부터 추천받은 ‘민주교육감’ 후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진보성향 후보답게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시행, 유·초·중학교 완전 의무교육 등이 핵심공약이다. 전남도 부교육감을 지낸 김석현 후보는 출마자 가운데 유일하게 교사 경력이 없는 교육행정가 출신이다. 그는 충북 교육계의 부패청산을 위해 교육개혁특위를 설치하고 교실 첨단화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최대 쟁점은 고입 연합고사다. 이 후보는 학생들의 학력 신장을 위해 고입 연합고사를 부활시켰지만 김병우 후보는 연합고사 폐지를 주요 공약으로 삼았다. 김석현 후보는 부득이 시행할 경우 연합고사 비율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제주 - 3인 후보 무상급식 공감… 시행시기 입장차 제주도교육감 선거에는 양성언 현 제주도 교육감, 양창식 전 탐라대 총장, 부태림 전 아라중 교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지역언론 여론조사 등에서 3선에 도전하는 양성언 후보가 높은 인지도 등을 내세워 다른 후보를 앞서가고 있다. 이에 맞서는 부태림,양창식 후보는 후보 단일화 논의를 진행중이다. 후보들은 무상급식을 시행해야 한다는데는 의견이 일치하지만 구체적 시행시기 등에는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양성언 후보는 올해부터 제주도내 모든 읍·면지역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전면 무상급식을 하고 있어 점진적으로 2015년까지 모든 학교에서 무상급식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양창식 후보는 예산과 법적 절차, 협력기구 설치가 끝나면 당장 2011년부터 초·중학교 친환경 무상급식을 전면 시행하겠다고 공약했다. 부태림 후보는 2012년에는 제주도 내 공사립 유치원과 고등학교 단위까지 범위를 넓혀 친환경 무상급식을 전면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제주 영어교육도시에 들어서는 공립 ‘제주국제학교’(가칭) 운영 문제를 두고서도 시각차를 드러냈다. 부태림 후보는 한해 4000만원의 교육비는 과부담이라며 장학금 등을 통해 지역의 저소득층 학생에게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공약했고 양 창식 후보도 학비를 낮추고 지역학생의 입학비율을 높이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양성언 후보는 어린 자녀를 외국에 보내고 싶어하는 학부모의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광주 - 현직후보 약간 앞서… 부동층서 갈릴 듯 광주시교육감 선거에는 5명의 후보가 경쟁에 나섰다. 재선에 도전한 현직 안순일 후보가 약간 앞서 나가는 양상이다. 안 후보는 최근 한 지역언론사가 실시한 지지도 조사에서 17.2%를 얻어 13.1%를 얻은 이정재 후보와 오차 범위 안에서 접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50%를 넘는 무응답 비율을 감안할 때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안 후보는 재임기간 이뤄 낸 ‘6년 연속 수능성적 전국 1위’라는 가시적 성과를 홍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현직이란 프리미엄도 무시하기 어렵다. 그는 ‘학부모 부담 경감’과 ‘신명나는 학교 분위기 조성’을 교육복지 공약으로 내놨다. 학부모 부담 경감으로는 맞춤형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고,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신뢰받는 학원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또 신명나는 학교분위기 조성을 위해서 자율학습 운영방법 개선이나 공문서 유통량 감축 등을 통한 교원 업무경감을 약속했다. 여성인 고영을 후보는 “교육이 변해야 미래가 있다.”며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는 교육에 ‘올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유치원 전면 의무교육’과 ‘교육감 급여(4년) 전액 장학금 기탁’ ‘교육감 단임제’ 등 파격적인 공약도 내걸었다. 김영수 후보는 “‘실력 광주’의 위상을 지켜 나가겠다.”며 학부모들이 가장 바라는 마음을 겨냥하고 있다. 장휘국 후보는 전교조 광주시지부장을 역임한 경력 등을 앞세워 ‘MB교육 심판론’을 외치고 있다. 해직교사로서 5년, 교육위원으로서 7년을 보내는 등 교육 현장의 문제점을 속속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진보·개혁 후보란 점도 강조하고 있다. 이정재 후보는 “창의적인 맞춤형 공교육과 인성교육 실현에 역점을 두겠다.”며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광주교대 총장·전국 대학총장협의회 부회장·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 범시민협의회장 등의 경력을 내세워 ‘검증된 CEO교육전문가’란 점도 강조하고 있다. 일부 후보는 최근 사조직 운영 혐의를 받거나 성희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전남 - 장만채 후보에 교육관료 출신 3인 도전장 7명의 후보가 등록한 전남도교육감 선거는 시민단체가 추대한 장만채 후보가 약진하고 있다. 최근 한 지역신문사의 여론조사에서 장 후보가 20.6%의 지지율을 얻어 한 자릿수를 기록한 여타 후보들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장 후보는 특히 지난 14일 실시된 후보 투표용지 게재 순위 추첨에서도 민주당에 해당하는 기호 2번을 뽑아 더욱 날개를 달았다. 이에 맞서기 위해 ‘3선 전남교육감’에 도전하는 김장환, 신태학, 서기남 후보 등 교육관료 출신들은 17일 만나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 단일화를 이루자고 합의했다. 그러나 18일 김장환 후보 측이 자신으로 후보 단일화가 합의됐다며 지지를 부탁하는 문자를 불특정 유권자들에게 발송하면서 단일화 합의에 급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순천대 총장 출신인 장만채 도교육감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독주하는 가운데 장 후보와 맞서기 위해 교육관료 출신 3명의 보수 후보 간 단일화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무응답 층이 절반을 넘는 점을 감안하면 판세는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이나 정책에는 비슷한 점이 상당히 많다. 친환경 무상 급식 추진과 농어촌 학교 통폐합 반대 등에 대해서는 거의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후보자 간 진보와 보수 등 뚜렷한 대결 구도가 형성되지 않거나 정책의 차별화가 보이지 않으면 연고에 의한 투표로 흐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김경택 후보는 “친환경 무상급식을 전면 실시하고 맞춤형 교과교실제, 초빙강사제 등을 도입하겠다.”며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장만채 후보는 “농산어촌 교육을 살리고 ‘부패 없는 전남교육’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윤기선 후보는 각계가 참여하는 ‘클린 전남도민위원회’를 구성, 공직 부패를 막고 교육 양극화 해소에 앞장서겠다며 유권자와 접촉하고 있다. 서기남 후보는 도시에서 전학 오고 싶어하는 소규모 전원학교를 만들고, 곽영표 후보는 명문고 육성과 원어민 교육 현실화 등의 공약을 각각 내걸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전북 - 5명 후보 접전… 논문 표절 시비 변수로 전북도교육감 선거는 최규호 현 교육감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5명의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여론조사 결과 후보 5명의 지지율이 모두 10∼20% 안팎으로 차이가 크지 않고 정책면에서도 큰 차별성을 보이지 않는다. 기표 순서는 1번 오근량, 2번 고영호, 3번 김승환, 4번 박규선, 5번 신국중 후보로 정해졌다. 이번 선거는 지역에서 영향력이 큰 전주고 출신(2명)과 비전주고 출신 간의 대결, 대학교수 출신(2명)과 초·중등 교육자 출신의 대결 구도를 보이고 있다. 전교조 등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시민사회 후보의 득표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변수로 등장한 논문표절 시비, 기표 순서 추첨 등이 어떻게 작용할지도 관심사다. 초등학교 교사로 출발해 고교 교장, 교육장 등을 지낸 오근량 후보는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현 최규호 교육감에게 두 번이나 고배를 마셨지만 이번에는 기필코 당선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인지도가 높고 동정표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오 후보는 학생복지인권조례를 제정, 학생들의 자율결정권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고영호 후보는 ‘로또’로 통하는 2번을 뽑아 한껏 고무돼 있다. 민주당의 텃밭인 전북 지역의 특성상 2번에 대한 득표율 효과가 5~1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교원평가를 통해 무능교사 10%퇴출 공약을 제시했다. 김승환 후보는 시민사회단체의 추대를 받아 출마한 만큼 공고한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무한경쟁 위주의 현 교육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후보등록 직전에 논문표절 시비가 불거졌지만 이는 민주후보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박규선 후보는 ‘전북교육의 홈런타자’를 내세우고 있다. 풍부한 교육경력을 바탕으로 다섯 후보 가운데 조직력이 가장 막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력신장 우수학교와 지역에 인센티브를 주기 위한 기금조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신국중 후보는 40여년 동안 교사, 교육장, 교육위의장으로 전북교육에 헌신해 온 경력을 내세워 표밭을 누비고 있다. 자율형사립고 추진과 일제고사 수능성적 공개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울산 - 보수 vs 진보 … ‘학력향상’ 공약 표심잡기 울산에선 김복만, 장인권, 김상만 등 3명의 후보가 나서 보수와 진보의 대결양상을 벌이고 있다. 김복만 후보와 김상만 후보는 보수성향으로, 장인권 후보는 진보성향으로 분류되고 있다. 김복만 후보는 “울산교육이 방향을 잃으면서 학력수준도 전국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학력을 4위권으로 끌어올리고 계파나 인맥을 떠난 공정한 인사 단행과 교육재정까지 확충할 수 있는 유일한 ‘교육 CEO’”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는 또 울산의 학력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학력향상 TF(교사+전문가) 운영과 친환경 무상급식용 ‘학교급식 식재료 공동구매단’ 설치, 학교 공사비리 척결을 위한 ‘학교시설 관리공단’ 설치 등을 주요 공약으로 채택했다. 장인권 후보는 “1등도 불안하게 하는 잘못된 경쟁교육 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세계 최고의 교육 모델인 ‘핀란드형 혁신학교’를 운영, 학생들의 창의력을 높이겠다.”며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그는 중학교 교육 내실화를 위한 고입선발 내신 전형 전환과 친환경 무상급식 등 의무교육 실현, 원어민교사 축소를 통한 영어회화교사 인원 확충, 교사잡무를 줄이기 위한 교원정원 증원 등을 약속했다. 현 교육감인 김상만 후보는 “2년 5개월의 재임기간 동안 학력향상과 인성교육이란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고 노력했다. 재선되면 이런 노력이 결실을 거두면서 울산교육도 안정권에 접어들 것”이라며 유권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김 후보는 울산의 학력수준을 전국 5위권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울산 교육특구’ 만들기와 영어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구·군별 외국어교육센터’ 설립, ‘중학교 학교운영지원비 면제’, ‘교직원 자녀 보육교실 확충’ 등의 공약을 내놓고 있다. 논란을 빚고 있는 ‘교원평가’에 대해서는 보수성향의 김복만·김상만 후보가 찬성한 반면 진보성향의 장인권 후보는 반대했다.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해선 장 후보는 ‘전면 확대’, 김복만 후보는 ‘점진적 확대’, 김상만 후보는 ‘차상위계층 확대’ 등으로 차이를 보였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강원 - 3선 현직후보 선두… 고교평준화 최대 쟁점 강원 교육감 선거는 4파전이다. 3선에 도전하는 한장수(65·전 교육감) 후보와 진보진영 단일화에 성공한 민병희(57·도교육위원), 중도 보수를 표방하는 조광희(66·도교육위원), 권은석(64·전 교육국장) 후보가 출사표를 냈다. 이달 중순 지역의 5개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중도성향의 한 후보가 선두를 지켰다. 지난 8년동안 강원교육을 이끌면서 얻은 인지도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른 후보도 개혁성과 참신성을 무기로 내세워 만만찮은 기세다. 진보 출신의 민 후보는 다른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 스스로 ‘범 도민 단일 후보’임을 내세우고 있다. 선거는 고교평준화, 교원 평가제 시행, 학업성취도 평가, 무상급식 등이 쟁점이다. 후보들은 재원조달 등에 대해서는 의견차이를 보이지만 ‘무상급식 공동 협약’을 하자는 민 후보의 제안에 전격적으로 합의해 누가 당선되더라도 친환경 무상급식은 도입될 전망이다. 후보 간 이견을 보이는 최대 쟁점은 지역 고교평준화 문제다. 한 후보는 현행 비평준화를 유지하면서 보완,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반대 입장이다. 반면 나머지 세 후보는 평준화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권 후보는 평준화와 비평준화 지역 간 학력수준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만큼 비평준화는 학교 간 서열조장과 학습의욕 저하만 가져와 평준화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 후보도 비평준화는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 가중과 서열화 조장으로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는 데 걸림돌이 될뿐더러 독점적인 학연 구조에 의해 지역의 부패와 정체를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며 평준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조 후보는 평준화를 하되 외국어와 예·체능 등의 특성화 학급을 설치해 이 방면에 소질있는 학생이 우선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특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평준화에 찬성하지만 즉각 시행보다 제도 보완에 무게를 둔 셈이다. 또 교원평가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후보 간의 견해 차이가 드러난다. 권 후보와 조 후보는 교원 평가제 방식과 활용 부분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조건부 찬성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민 후보는 교육감부터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한 후보도 평가결과를 인사와 보수에 반영하는 데는 반대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부산 - 현 교육감 불출마… 보수 후보 단일화 불발 부산시교육감 선거에는 3선 제한에 걸려 설동근 현 교육감이 출마하지 않는 가운데 모두 9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 중 8명이 보수 측이고 진보 측에서는 전교조 출신인 박영관 후보 한 명이다. 한때 보수 후보들 간에 단일화 논의가 있었으나 서로 주장이 팽팽히 맞서 무산됐다. 유권자들이 가뜩이나 교육감 선거에 관심이 없는 데다 후보 난립으로 대다수가 교육감 후보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어 선거가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후보는 저마다 자신이 ‘적임자’라고 내세우며 얼굴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유권자의 무관심으로 애를 태우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후보별 지지율이 비슷해 자칫 기호가 당락을 좌우하는 ‘로또 선거’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일 치러진 부산시 교육감선거 투표용지 게재순위에서는 1번을 뽑은 임혜경 후보와 그렇지 않은 후보 간에 희비가 엇갈렸다. 후보들은 저마다 공교육 정상화, 사교육비 경감, 지역 간 학력격차 해소, 교육비리 척결 등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교원노조 명단공개와 교원 평가 등에 대해서는 견해차를 보였다. 대체로 보수후보 측은 “명단 공개에 동의하지만, 법원결정은 존중해야 한다.”는 찬성 뜻을 보였고, 박영관 후보 등 일부 후보는 “개개인이 찬성하지 않는 명단공개에는 반대하며 법원결정도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반대 뜻을 분명히 밝혔다. 특히 임장근 후보는 명단공개 허가를 요구하는 헌법 소원을 청구할 정도로 명단공개에 적극성을 보였다. 교원 평가 때 인사·보수와 연계하는 문제에 대해 김진성, 임장근, 정형명, 현영희 후보는 찬성했다. 반면 박영관, 이병수, 이성호, 임정덕, 임혜경 후보는 반대했다. 그러나 찬성과 반대하는 후보들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무상급식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후보 대부분이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세부적으로는 전면 시행과 단계적으로 나뉘었다. 교육비리 척결은 모든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웠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대구 - 교수 vs 초·중등 교육계 출신… 9명 난립 대구시교육감 선거는 9명의 후보가 난립,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감 후보들은 인물 알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전략을 짜고 있다. 교수 출신 후보 6명과 초·중등 교육 관리자 출신 후보 3명은 대구교육계 최대 쟁점으로 공교육 강화와 활성화, 학력신장 등을 공통적으로 꼽으며 자신이 이를 해결할 식견과 경험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교수 출신의 후보는 현재 교육계가 과거 부패와 비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며 외부감사제 도입 등 청렴성을 강조했다. 초·중등 교육계 출신 후보들도 이를 반박하기보다 내부 자정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17일 지역 공중파 방송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보수성향 단일 후보로 선정된 우동기 후보가 18.7%의 지지율을 기록, 다른 후보를 크게 앞서며 초반 기세를 잡았다. 하지만 무응답자가 52%에 달해 상당수 유권자들이 이번 교육감 선거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응 후보는 투표용지에 첫 번째로 등재되는 점을 부각시킨, ‘대구교육 1등으로 교육감 김선응’이란 슬로건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계명대 사범대 교수 출신인 박노열 후보는 “수준별 이동식 수업을 실시하고 사회교육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동기 후보는 지역간 교육불균형 해소 등 굵직한 공약을 내세웠고, 도기호 후보는 “학군제를 폐지해 고교 선택권을 부여하겠다.”며 한 발 더 나아갔다. 김용락 후보는 시민활동을 한 경험을 살려 중도개혁층의 유권자를 파고들고 있다. 진보진영의 단일후보인 정만진 후보는 개혁과 변화를 바라는 중산층과 서민층을 대상으로 차별 없는 교육정책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유영웅 후보는 “교사부터 교육위원까지 교육계 모든 분야를 두루 섭렵했다.”며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판사, 변호사를 지낸 신평 후보는 “학력·문화·배려를 3대 축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며 특정학교 중심으로 형성된 교육계 파벌을 해소하고 독점적 지위를 타파하겠다.”고 밝혔다. 윤종건 후보는 한국교총 회장을 역임한 사실을 내세워 인물론으로 상대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경북 - 이념대립 없이 3파전… 도덕성 최대이슈 경북도교육감 선거는 이영우 현 교육감, 김구석 전 경북교육연수원장, 이동복 동북아교육연구소장이 3파전(투표용지 게재 순)을 벌이고 있다. 수도권처럼 보수·진보 후보 간 첨예한 대립은 없다. 이들은 모두 보수로 분류된다. 교사·교감·교육장 등을 거쳐 교육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전문성까지 갖췄다는 공통점도 있다. 하지만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도덕성이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경찰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자를 불법 동원한 혐의로 이영우 후보 측을 수사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다른 후보들의 공세가 시작된 것이다. 김 후보는 “이영우 후보 측이 현직 프리미엄을 이용해 관권·동원 선거를 자행하는 등 불미스러운 사건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면서 “이 후보 측의 이 같은 불법 선거운동으로 인해 선거운동을 끝까지 해야 할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이 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정책선거 운동이 상대 후보의 관권·동원 선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심히 의심스럽다. 또 유권자들이 정책 선거운동을 제대로 이해해 줄지도 걱정스럽다.”며 남은 기간 정책선거, 깨끗한 선거를 주문했다. 이동복 후보도 “각종 제보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영우 후보가 교육감 시절에도 각종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다.”면서 “깨끗한 후보라고 볼 수 없다.”고 공격했다. 또 “경북교육감 불법선거운동으로 168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보궐선거를 실시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는 깨끗한 사람을 교육감으로 선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영우 후보는 경찰에서 제기한 개소식 불법 동원 등의 혐의 사실과 관련, “전혀 모르는 일로 전혀 관련이 없다.”고 부인하며 상대 후보들의 공세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교육감 선거는 다른 선거와 달리 학생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교육”이라며 “끝까지 혼탁·과열 선거를 지양하고 정책선거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경남 - 전·현직 교육감 접전… 보·혁대리전 양상 경남도교육감 선거에는 전·현직 교육감을 비롯해 모두 6명이 나섰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공천제가 아니기 때문에 출마 후보들은 정당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러나 경남은 한나라당 성향이 강한 지역이어서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에 첫 번째로 이름이 오르는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인 것처럼 비춰져 득을 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따라 추첨으로 첫 번째 게재 순서를 뽑은 강인섭 후보의 득표 정도와 다른 유력 후보들이 득표에 영향을 받을지 등에 관심이 쏠린다. 경남도교육감 선거는 도내 보수와 진보 단체 등이 선거를 앞두고 특정 교육감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이념 대리전 양상도 보이고 있다. 교육계와 유권자 등은 교육감 후보들의 정책과 성향 등을 바탕으로 박종훈 후보는 진보, 나머지 5명의 후보는 보수 쪽으로 분류한다. 뉴라이트 경남학부모연합과 자유교원연합, 대한교원노조 등 44개 보수단체는 보수성향 경남도교육감 후보 가운데 고영진 후보가 우파 이념에 가장 충실하다며 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전교조와 민주노총 등 진보쪽 9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좋은 교육감 만들기 경남연대’는 특목고 설립 중단, 무상급식, 교육분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을 약속한 박종훈 후보를 좋은 교육감 후보로 선정하고 지지를 선언했다. 이념에 따른 투표가 이루어지면 후보가 난립한 보수쪽 지지표가 분산돼 후보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으나 후보자마다 의견이 엇갈려 성사되지 않았다. 최근 언론사 여론조사 등에 따르면 현재 선거 판세는 현 교육감인 권정호 후보와 전 교육감인 고 후보가 현·전직 교육감 지명도를 바탕으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진보성향의 박 후보 등이 추격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창원 강원식기자 cghan@seoul.co.kr
  • 신자들 위상 높아진다

    신자들 위상 높아진다

    오래 전부터 종교생활에서 신자들은 수동적인 위치에 있었다. 종교지도자인 사제는 종교적·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누렸고, 신자들은 그들에게 신앙적으로 복속되는 존재이곤 했다. 그런 신자들의 위상이 변하고 있다. 신자들이 교단 문제 해결을 위한 주체의 하나로 나서기도 하고, 교단과 별개로 각종 사회사업을 꾸리는 등 능동적인 신앙인의 자리로 옮아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서울 삼성동 봉은사 직영 전환 논란에서 드러난 봉은사 신도회 모습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지난 12일 직영 전환 문제를 두고 두 차례에 걸쳐 봉은사 전·현직 신도회장단 20여명을 면담했다. ‘소통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지만, 총무원장이 이런 문제를 두고 신도들을 직접 만난 것은 이례적이다. 총무원장과 대면한 자리에서도 송진 봉은사 신도회장 등은 “직영사찰 전환 방침을 철회하지 않으면 더 이상 대화할 생각이 없다.”며 강경하게 반응했다. 총무원의 직영사찰 운영방안 설명회 계획에 대해서도 “그건 주지 스님의 의견이지 신도회 입장은 직영 지정 철회”라며 분명한 선을 긋기도 했다. 불교계 안팎의 반응은 다양하다. 일각에서는 이례적 만남을 봉은사 해결에 대한 총무원장의 적극적인 의지로 해석했다. 공개토론회에서 중재 역할을 하기도 했던 불교미래사회연구소장 법안 스님은 “원장 스님이 봉은사 대중을 직접 만났다는 것은 원만한 해결을 위한 전향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직영 전환 결정은 종헌종법에 따른 것이고 주지 인사권 역시 총무원장의 고유권한이라는 원칙을 고수하는 쪽에서는 신도들과의 대화가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며 부정적이다. 논란과 별개로 신자들의 목소리가 강해지는 것은 당연한 추세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창익 한신대 학술원 연구교수(종교학)는 “현대사회 들어 신앙생활 선택의 폭이 전보다 훨씬 넓어졌다.”면서 “각 교단 내 신자들의 권리도 더불어 커지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종교단체의 사회사업 활동영역이 방대해져 신자들의 참여가 불가피한 것도 한 이유다. 실제 각 교단 신자 모임들은 교단 사업을 보조하는 차원을 넘어 독립적인 사회 사업을 꾸리는 경우도 있다. 조계종 중앙신도회는 문화재 환수운동을 벌여 북관대첩비, 조선왕조실록을 일본으로부터 돌려받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들은 종단의 자금 지원 없이 자체적인 모금 활동으로 환수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원불교의 경우는 교단 내 봉사단체인 원봉공회를 출가 교무가 아닌 재가 교역자가 이끌어 가고 있다. 원봉공회 사무국장 강명권 교무는 “출가 교무와 달리 일반 교도들은 사회활동의 폭이 더 넓고 자유롭다.”면서 “교단의 각종 사회사업에서 재가 교역자들은 출가자와 또 다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박기준·한승철 검사장 소환

    ‘스폰서 검사’ 의혹을 조사 중인 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성낙인 서울대 교수) 산하 진상조사단은 17일 박기준(51) 부산지검장과 한승철(46)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동시에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접대의 청탁성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특히 박 지검장의 경우 진상조사단은 제보자 정모(51)씨의 진정·고소 사건을 언제 인지했는지, 이를 대검에 제대로 보고했는지에 대해 강도 높게 추궁했다. 정씨 사건을 고의로 은폐했거나 관련 보고를 누락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한 연구위원에게 향응 접대와 함께 택시비 100만원을 줬다는 정씨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면 ‘포괄적 뇌물죄’로 처벌이 가능하다. 진상규명위원회의 하창우 위원은 “(두 검사장의) 신분이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1명은 이날 오전 9시10분부터 밤늦게까지 두 검사장을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의 영상녹화 조사실에서 조사했다. 성 위원장과 민간위원 2명은 조사실 밖에서 이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참관했다. 조사단은 두 검사장을 ‘진술인’이라고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하 위원은 “조사가 아주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이뤄졌다.”면서 “진상조사단이 이미 확보한 접대자리 동석자, 운전기사 등의 진술을 내밀며 하나하나 추궁했다.”고 말했다. 한 연구위원은 비교적 차분하고 담담하게 술접대 자체를 부인했지만, 박 지검장은 대가성이 없는 친분관계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지검장의 경우 정신적 압박감 때문에 피곤해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조사에 참관한 민간위원이 전했다. 건설업자 정씨가 조사단의 조사를 거부한 상태라 대질신문은 나중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규명위는 ‘스폰서 검사’ 특별검사제 도입이 기정사실화됐지만 조사는 계속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 위원은 “특검을 하더라도 조사할 것은 다 한다는 게 규명위의 입장”이라면서 “두 검사장에 대한 처리 방향이나 앞으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하는 논의는 19일 4차 회의에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지방선거 D-15] 천안함 ‘北風 공방’ 가열

    20일로 예정된 정부의 천안함 사태 진상조사 결과 발표가 다가오면서 17일 정치권은 극도로 예민해진 모습을 보였다. 조사 결과 발표가 이번 선거의 1차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 10일 보도된 서울신문의 여론조사 결과 이번 6·2 지방선거를 좌우할 최대이슈로 천안함 사건이 꼽혔었다. 이날 여권은 ‘어뢰 공격으로 배가 동강 났다고 판단할 수 있는 사실적 근거를 못 주고 있다.’고 주장한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지사 후보에 맹폭을 가했다. 야권은 조사 결과 발표 때 핵심 자료를 공개하라며 성명서를 냈다. 한나라당 중앙선대위원장인 정몽준 대표는 이날 수원시 경기도당에서 열린 ‘살려라 경제 희망캠프’ 회의에서 야당의 ‘북풍 전략’ 주장에 “정략적 정치 공세”라고 반격하면서 “불안정한 후보에게 경기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맡길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한나라당은 나아가 유 후보에 대해 ‘떠돌이 철새 정치인’, ‘정치 낭인’ 등의 용어를 써 가며 총공세를 퍼부었다. 안상수 경기지역 명예선대위원장은 “일산, 대구, 서울, 경기를 떠돈 철새 정치인이 어떻게 경기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나.”라고 비난했다. 이에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천안함 사고가 행여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국회 진상조사특위의 즉각 가동과 함께 대통령 담화를 선거 이후로 연기할 것을 요구했다. 당 천안함 사건 진상규명특위 및 북풍저지 특위 위원장인 김효석 의원은 “20일 정부의 발표는 관제조사이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며 “국회가 주도해 원점부터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과 민노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등 야 4당은 참여연대, 정의구현사제단 등 단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천안함 침몰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국방장관 등 군 지휘라인의 즉각 파면 등 5가지 요구 사항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대표단은 “명확한 증거의 공개, 국제적 공인이 없는 섣부른 결론은 국민적, 국제적 불신과 질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관련 자료를 전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열린세상] 정당공천을 빙자한 공권력의 사유화/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정당공천을 빙자한 공권력의 사유화/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지역 발전과 주민 복지를 책임질 지방정치인을 선출하는 지방선거 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후보 등록을 마친 입후보자들이 각종 공약을 제시하면서 유권자들에게 표를 달라고 호소한다.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한번 표를 던지고 나면 4년 임기 내내 당선된 정치인에게 운명을 맡겨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지방의원을 잘못 선택하면 지방은 빚더미에 시달리게 되고, 주민 편익시설과 교육 환경은 열악하게 된다. 주민들의 일자리도 빈약하게 될 수 있다. 이에 비해 제대로 된 후보를 뽑으면 생활이 윤택해지고, 편리하고, 쾌적하게 된다. 선거의 한계는 입후보하지 않은 자를 선택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미 선택지는 주어졌다. 이제 어떤 답을 고를지는 유권자의 몫이 되었다. 2006년 선거결과를 보면 광역단체장 16명 중에 15명, 기초단체장 230명 중에 201명, 지역구 광역의원 655명 중에 641명, 기초의원 2513명 중에서 2285명이 정당 공천을 받은 후보자가 당선되었다. 정당 후보자들이 당선자의 92%를 차지하여 선거판을 싹쓸이했다. 유권자들이 정당 브랜드만 보고 선택한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의 거의 절반이 부패나 비리 혐의 등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거나 처벌을 받았고, 멀쩡한 청사를 허물고 수천억원짜리 신청사를 짓고, 돈을 펑펑 쓰게 되어 지방 채무가 2006년부터 2009년 불과 3년 사이에 46.5%나 늘었다. 한마디로 주민들은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부패와 낭비로 빚더미를 떠안게 되었다. 시장에서 사는 상품도 자주 고장이 나고,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게 되면 아무리 유명브랜드 제품이라도 소비자들은 믿지 못하고 기피하게 된다. 정당 브랜드를 믿고 유권자들이 선택하였는데 결과적으로 불량품이었다는 결론이 된다. 더구나 불량품이 사후에 발각되어도 정당에서는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다면 다음 선택은 자명해진다. 이제는 정당 공천을 받은 후보자들을 과연 믿을 수 있는지 유권자가 근본적으로 검토할 때가 되었다. 후보자의 능력과 성향, 리더십, 정책, 사람 됨됨이를 살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도 각 정당은 공천심사제도, 국민경선, 여론조사경선, 당원경선, 공천배심원제도 등 화려한 메뉴를 내놓고 공천혁명을 약속했지만 상향식 경선 등 후보 검증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개인적인 친분이나 충성도가 좌우하는 사천(私薦)에 불과했다. 금품 수수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7억원을 갖다 바치면 공천을 받고 6억원이면 떨어진다는 ‘7당 6락’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돈다. 원칙도 기준도 없는 전략공천, 편법적인 공천 방식과 경선 방식, 정당의 당원을 불신하고 정당의 정체성마저 의심스럽게 하는 여론조사 경선 등 변태적이고 왜곡된 과정을 거쳐 공천이 결정되었다. 각 정당의 공천을 받아 입후보한 자들이 지방정치인으로서 적격성이나 도덕성, 능력을 구비했다고 믿을 만한 여지는 거의 없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공천을 빙자, 자신의 사적 목적을 위하여 지방정치인을 마음대로 조종하고 충성과 함께 돈을 갖다 바치지 않을 수 없도록 공권력을 철저하게 사유화시켰다. 정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지방정치인은 임기 내내 지역구 국회의원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으며, 재공천 헌금 마련을 위해 부패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갖은 편법에다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충성경쟁을 통해 당선된 지방정치인은 부여받은 공권력을 주민복리를 위한 공익적 목적으로 행사하는 대신에 자신의 영달을 위해 사유화하게 될 것이다. 각 지역의 운명은 이제 유권자의 손에 달렸다. 독일의 유명한 헌법학자이고 정치학자인 칼 슈미트는 “그 국민은 그 국민의 수준에 상응하는 정치밖에 가질 수 없다.”고 했다. 후보자를 도마에 올려놓고 역량을 갖춘 진정한 주민의 대표와 일꾼을 골라내는 수고를 잠깐이라도 하든지, 아니면 정당만 보고 찍는 ‘묻지마 투표’로 4년 내내 고통을 짊어지든지 결국 유권자의 몫이다. 철저히 사유화된 공권력의 공공성을 복원시키는 것은 유권자의 투표에 달렸다.
  • 15일 스승의 날…그들의 은혜 언제나 한결같아요

    15일 스승의 날…그들의 은혜 언제나 한결같아요

    공교육 경시 풍조와 잇따른 교원비리로 진정한 스승의 의미가 퇴색한 요즘, 뇌종양에 걸린 옛 제자를 위해 몰래 딸을 보내 과외를 시켜준 한 교사의 이야기가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서울 관악구 봉원중학교 박옥희(48) 교사가 김정민(16)군을 처음 만난 것은 2학년 담임이던 지난해 3월. 창백한 얼굴에 정민이는 1학년 가을, 교실에서 갑자기 쓰러진 뒤 뇌종양 판정을 받았고, 그해 겨울 수술을 받았다. ■ 뇌종양 제자에 딸보내 과외시킨 서울 봉원중 박옥희 선생님 “병마에 학업 놓을까 밤잠 설쳤어요” 2학년 새 학기 시작 후 매주 항암치료를 위해 병원과 학교를 번갈아 나가는 힘든 생활에도, 항상 웃고 예의 바르며 수업에도 온 힘을 기울이는 모습에 박 교사는 직접 대학생 멘토링 선생님을 붙여줘 학습에 뒤처지지 않도록 신경 썼다. 본격적인 항암치료가 시작되자 병원에 있는 날이 학교 가는 날보다 많아졌고, 박 교사는 직접 교육청과 특수교육 담당자를 수소문한 끝에 정민이가 사이버 수업을 통해 무사히 3학년으로 진학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건강상태가 나빠지면서 3학년부터 아예 학교에 나가지 못했고, 계속된 항암치료에 연필 쥘 힘조차 없어지자 정민이를 돕겠다던 선생님들도 하나 둘 봉사를 그만뒀다. 병마와 싸우면서도 배움에 대한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 정민이와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른 박 교사는 괴로움에 밤잠을 못 이뤘다. 고민 끝에 자신을 따라 올해 사범대학에 입학한 딸에게 사정을 이야기했고, 정민이가 병원과 집에서 계속 과외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혹시라도 부모님이 자신의 딸인 것을 알면 부담스러워할 것을 걱정해 “딸 친구가 대신 교사로 가게 된다.”고 전했다. 박 교사는 정민이 외에도 가정 사정으로 학교를 못 다니는 제자의 학비를 대납해 주고, 당뇨로 어머니를 잃은 제자를 돌보는 등 유독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을 눈여겨봐 왔다. 이런 박 교사가 기초생활수급자가 서울시내 다른 학교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관악구 봉천동 달동네로 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박 교사는 “가난한 시골 농부인 아버지 밑에서 2남 5녀 중 막내로 자라면서 어릴 때부터 고생한 덕분에 환경이 어려운 아이만 보면 먼저 손길이 간다.”면서 “현재 담임은 아니지만 정민이가 하루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학교생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소년원의 키다리 아저씨’ 광주 고룡정보산업학교 장소환 선생님 “순간의 실수… 정비사 새인생 돕죠”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분, 바로 선생님입니다.” 지난 2월6일, 결혼식을 앞둔 제자 유모(29)씨 부부가 주례를 부탁하러 광주까지 장소환(52) 선생님을 찾아갔다. 선생님이 “나는 너무 보잘것없다.”며 완강히 주례를 거절하자 유씨는 10년간 품어왔던 존경의 마음을 고백했다. “힘들 때 곁에 계셔주셨고, 방황할 때 잡아주신 참스승께 부탁드립니다.” 장 선생님은 눈시울을 붉히며 “소년원에서 가르친 27년이 헛되지 않았구나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유씨가 장 선생님을 만난 것은 1999년, 고룡정보산업학교(옛 광주 소년원)에서다. 전남 순창 산골 소년이었던 유씨는 마을에서 자동차를 방화한 혐의로 보호처분을 받아 이곳에 들어왔다. 유씨가 자동차 정비를 배울까 진로를 고민할 때 정비사 1000명을 키워낸 베테랑 교사인 장 선생님이 “함께 해보자.”고 그를 이끌었다. 하루 7시간씩 고된 교육이 이어졌다. 자동차도 제대로 타보지 못한 산골 소년에게는 모든 게 낯설었다. 한번은 자동차 엔진오일을 교환하다 오일을 흘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다정하던 선생님의 호통이 떨어졌다. “정비사는 의사처럼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일이다. 작은 실수도 탑승자의 생명을 위협한다.” 눈물을 흘리며 선생님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겼다. 1년6개월 후 유씨는 자동차정비기능사 자격증을 손에 쥐고 소년원을 나섰다. 정비병으로 군에 입대한 유씨는 자동차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직업군인으로 남으려고 하사관에 지원했지만 면접에서 탈락했다. 소년원 출신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제대해서도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유씨는 “주위의 차가운 시선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때 ‘구원투수’가 다시 나타났다. 장 선생님이 고창의 한 공업사에 유씨를 “신뢰하는 제자”라며 적극 추천한 것. 안정된 직장을 얻고 유씨는 중학교 동창인 아내와 신혼생활을 시작해 네 살, 두 살짜리 아들을 키우고 있다. 지난 2월 늦은 결혼식을 준비하며 주례로 당연히 장 선생님을 떠올렸다. “한순간의 실수로 인생을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선생님을 만나 삶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오늘의 저를 있게 한 선생님, 그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14일 소년원 교사와 재학생·출원생 등 100여명이 참석한 법무부의 ‘소년원학교 사제동행 만남의 행사’에서 유씨는 장 선생님에게 전하는 이런 내용의 ‘감사의 편지’를 떨리는 목소리로 낭독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보도자료·보고서 제대로 못쓰면 식약청직원 5급 승진 못 할수도

    보고서, 보도자료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식약청 직원은 제때 승진을 못 하게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기존의 근무성적평정 외에 외부 의사소통 능력을 평가하는 역량검증시험 결과를 5급 승진심사에 반영한다고 14일 밝혔다. 역량검증시험은 보고서와 보도자료 작성으로 구성되고, 전체 근무성적평가에 30%가 반영된다. 새로운 시험은 제한된 시간 내에 주어진 자료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국민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고 체계적으로 보도자료를 만드는 역량을 평가하게 된다. 식약청 관계자는 “보고서와 보도자료 쓰기 성적이 좋지 않으면 승진을 못 하게 될 수 있다.”면서 “새로운 승진심사제도는 식약청의 소통 능력을 강화하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식약청은 15일 5급 승진후보자 88명을 대상으로 역량검증시험을 실시하고, 이달 말 승진심사위원회를 거친 최종 승진임용예정자 25명을 다음달 31일 5급 사무관으로 발령한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기념식도 못하는 ‘스승의 날’

    사제 간에 따뜻한 정이 오가야 하는 스승의 날이 올해는 유난히 썰렁하다. 일선 학교들은 15일 별다른 행사 없이 조용한 하루를 보내기로 했으며, 한국교총 등 교원단체 주관으로 치러져 왔던 스승의 날 기념식도 생략됐다. 올 초부터 터진 잇단 교육비리 등으로 위축된 교단의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다.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은 스승의 날이 정부 기념일로 제정된 1982년 이후 처음으로 기념식을 생략하기로 했다. 한국교총은 논평을 통해 “올해 연이은 교육 비리사건으로 교육계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뒤따른 상황에서 어떻게 제자들이 불러주는 ‘스승의 은혜’를 들을 수 있겠느냐는 부끄러움과 자성의 의미”라고 행사 생략 배경을 밝혔다. 그런가 하면 이번 스승의 날은 ‘놀토(노는 토요일)’와 겹치지 않아 쉬는 학교가 적음에도 예년과 같은 스승의 날 행사 없이 차분한 분위기다. 올해 스승의 날을 재량휴업일로 지정한 학교는 서울시내 1274개 초·중·고교 중 23곳에 불과다. 나머지 휴교하지 않는 학교 역시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는 작년까지 스승의 날 오전이면 전교생이 강당에 모여 선생님께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행사를 가졌지만 올해는 생략했다. 이 학교에 4년째 재직하고 있는 최모(46) 교사는 “교육비리가 교사 전부의 문제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위축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작은 선물에도 눈치를 보게 되는 스승의 날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스승의 날 행사를 현장학습이나 문화체험행사로 대체한 학교도 많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공무원 소청심사제] 지방직 징계 지연·학연 얽혀 온정주의 성행

    [공무원 소청심사제] 지방직 징계 지연·학연 얽혀 온정주의 성행

    국가직 공무원과 지방 공무원 징계에 차이가 나는 일차적인 이유는 처분 기관의 징계 수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국가기관의 경우 비위 공무원에 대한 징계가 엄격한 반면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징계의 강도가 낮다. 또 다른 이유는 처분 기관이 징계를 한 뒤에 이뤄지는 구제절차에 문제가 있어서다. 애초부터 낮은 수위의 징계가 이뤄지고, 이후 소청심사 과정에서 다시 징계 수위가 낮아지면서 같은 비위를 놓고도 중앙 공무원과 지방 공무원 간 징계에 ‘천양지차’를 나타내는 것이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지자체는 소속 공무원의 비위에 대해 온정주의로 흐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역 사회에서 각종 연(緣)이 닿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공무원 노조와 관련된 경우는 솜방망이 처벌이 많다. 아예 처벌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 등 국가기관이 제재를 강제할 수단은 많지 않다. 기껏해야 특별교부세를 삭감하는 경제적 수단뿐이다. 이것도 금액이 많지 않은 데다 재정형편이 넉넉한 지자체에는 통하지 않는다. 이 경우 선출직 단체장에 대해 경고 등을 하지만 이것도 무시하면 그만이다. 이에 따라 등장한 것이 중앙부처에서 임명하는 부단체장 문책이다. 이들은 중앙부처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행안부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소속으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공무원을 징계하라는 지시를 이행하지 않은 전북 전주시 등에 대해 엄중경고하고, 부단체장을 문책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징계 공무원 구제 시스템인 소청심사의 경우 국가 공무원의 소청심사는 행정안전부 소청심사위원회가 맡는다. 위원장은 차관급이다. 이에 비해 지방 공무원 소청심사위원회는 민간위원 중 호선된 위원장과 국장급 공무원 3명, 교수 등 민간위원 4명으로 이뤄진다. 이마저도 상설기구가 아니라 징계처분된 공무원의 소청이 있을 때만 임시 소집돼 심사를 진행한다. 게다가 단체장이 위원들을 임명, 직·간접적으로 소청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다. 지방공무원의 징계를 담당하는 각 시·도 인사위원회에서도 이 같은 특성은 그대로 드러난다. 공무원 징계와 소청에서 위원들의 독립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임승빈 명지대학교 지방자치센터 소장은 “두 위원회 모두 지역에 있는 인재풀을 활용할 수밖에 없어 온정주의로 흐르기 쉽다.”면서 “단체장과 피심사자 모두에게서 독립돼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청심사위원 7명 중 3명의 국장급 공무원은 소청을 제기한 공무원과 학연·지연 등으로 얽혀 있을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이다. 이창원 한성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지역 고위공무원들은 대부분 고등학교를 기반으로 강한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다.”면서 “선배가 후배를 심사하게 되는 일도 있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성인 소청심사위원회 행정과장도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징계와 소청 모두를 담당하고 있는 형국”이라면서 “징계를 강하게 내린 뒤 다시 감경해 주는 조치도 가능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한 위원들 모두 소청심사 전담 인력이 아니라 일상업무와 심사를 병행하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행안부 소청심사위원들은 보통 한 건의 소청심사를 진행하기 위해 소청심사청구서, 관련 재판 기록, 진술서, 반박문 등 500여페이지에 달하는 서류를 검토한다. 심사를 진행하는 월·수·금요일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서류 검토에만 할애해도 시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과장은 “각자 맡은 업무가 있는 지방소청위원들이 따로 시간을 내 소청심사를 하기에는 역부족이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지방통합심사소청위원회(가칭)다. 지방자치제에 대한 침해를 최소화하면서도 독립적 인사로 구성된 상설기구로 소청심사를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최민호 소청심사위원장은 “징계는 지자체의 인사권에 속한다고 해도 소청심사는 상급기관 또는 별도 독립기관에서 심사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지방만을 관할하는 제2의 소청위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소청심사는 행정기관의 판단에 대한 준사법적 성격의 재결정인 만큼 지방에 위임된 인사권 침해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징계기관과 구제기관 사이의 견제·균형으로 보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방공무원에 대한 인사권, 징계권, 소청심사권은 모두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있다. 똑같이 재결기능을 하는 행정심판의 경우 시·도 공무원은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행정심판위원회, 시·군·구 공무원은 시·도 소속 행정심판위원회가 담당하고 있는 것과도 대비된다. 임 소장은 “지방자치법 개정이 필요해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형식으로 시·도 단위의 소청위를 만들거나 지방통합소청위를 만들어 지방권력에 대한 견제장치를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남상헌기자 kize@seoul.co.kr
  • 김준규검찰총장 공수처 도입 반대표명 후폭풍

    ■국회 김준규 검찰총장이 정치권이 추진중인 ‘상설 특검·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에 공개 반발하자, 정치권이 재반격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13일 김준규 총장을 겨냥, “변화와 자정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검찰이 자기 변명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강력하게 성토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사정기관이 국민의 불신을 받는 것은 국민적 불행인 만큼 과감하고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집권 여당이라고 해서 적당히 넘어가거나 봐줄 게 아니라 메스를 댈 때에는 과감히 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병국 사무총장도 “검찰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극에 달한 만큼 검찰은 반성 속에서 자숙하고 뼈를 깎는 정화에 나서야 한다.”면서 “검찰 자신이 먼저 왈가왈부, 시시비비를 논할 위치에 있지 않다. 과거 정권이 그랬던 것처럼 잘못이 있는 데도 마냥 감싸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위 위원장인 이주영 의원은 “검찰은 상설특검,공수처 설치에 대해서 한 번도 찬성한 적이 없다.”며 검찰의 반발을 일축한 뒤 “국회 특위는 제도의 장단점과 부작용을 균형있게 검토해 검찰개혁을 위한 제도 개선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수희 의원은 “검찰총장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 못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며 “검찰총장이 미리 선을 긋고 마치 저항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정권의 ‘위계질서’를 꼬집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통령까지 나서 검경 개혁팀 구성과 철저한 개혁을 주문했는데 검찰총장은 대통령 말씀도 무시하고, 검찰 개혁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표명을 한 것은 이 정부가 과연 위계질서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꼬았다. 이어 “검찰은 지금까지 무슨 일이 났을 때 자체 개혁하겠다고 했지만 개혁을 한 적이 없다.”면서 “심지어 검찰총장은 검찰 조직만큼 깨끗한 조직이 없다고 하고 검찰 권력 쪼개기가 답이 아니라고 하는데 지금 검찰 권력에 권력을 보태주면 스폰서 검사가 없어질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검찰총장이 오늘의 검찰 상황을 반성하지 않고 이렇게 국민을 무시한 발언을 한 것은 참으로 잘못된 것”이라며 “지금은 검찰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국민의 요구대로 검찰개혁에 응하는 것이 바른 태도”라고 덧붙였다. 이지운 유지혜기자 jj@seoul.co.kr ■검찰 김준규 검찰총장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와 상설 특별검사제 도입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뜨겁자, 대검찰청은 13일 “검찰 개혁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다. 정부와 정치권이 검찰 개혁 논의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검찰 수장이 직접 지나치게 반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이 역력했다. 김 총장은 자신의 발언 이후 파문이 확대 재생산되자, “그런 취지로 말한 게 아닌데 와전돼서 안타깝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은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김 총장의 강연은) 국민이 지적하는 검찰의 문제와 개혁요구 및 정부차원의 검찰개혁 논의를 전적으로 공감하고 수용하는 것을 전제한 것이며, 국민의 요구와 정부차원의 논의를 부정하고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개혁논의 자체의 필요성과 논의 진행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읽힌다. 대검 관계자는 “상설 특검이든 공수처든 논의 자체는 다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이런 것에 대해 부정하고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검찰 개혁에 대해 충분히 논의할 수 있지만, 세부 개혁방안을 둘러싼 방법론에서 검찰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어제(12일) 김 총장의 발언은 정치권에 맞서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발언 내용 그대로 순수하게 받아들여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차원의 검찰 개혁논의 수용은 김 총장이 전날 사법연수원 강의에서 “검찰의 권한과 권력을 쪼개는 것은 답이 아니다. 검찰만큼 깨끗한 데가 어디 있느냐.”며 검찰보다 더 깨끗한 기관이 나서 검찰을 견제해야 한다는 발언과는 사뭇 다르다. 이에 대해 일선 검사들도 국민과 정치권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검토 단계인 개혁 방안에 대해선 여러가지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어떤 식의 비판이든 겸허히 받아들여 검찰 개혁의 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장검사는 “지금은 검찰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이 외부 반응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할 때”라면서 “남의 잘잘못을 가리는 게 검사의 일인 만큼 검찰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높은 도덕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공무원 소청심사제] 경찰관 소청심사 단골손님

    [공무원 소청심사제] 경찰관 소청심사 단골손님

    행정안전부 소청심사위원회의 문을 두드리는 이들 가운데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공무원은 단연 경찰이다. 2008년 전체 처리건수 684건 중 500건(73%), 지난해 752건 중 585건(77%)이 경찰공무원 관련 소청심사다. 올해도 지난달 20일 현재 접수된 220건 가운데 경찰이 신청한 것만 185건으로 82%에 달한다. 행안부 소청심사위를 이용할 수 있는 공무원은 26만여명의 국가직 공무원이다. 10만명에 이르는 경찰 조직의 규모를 감안해도 70~80%는 압도적인 비율이다. 이성인 소청심사위 행정과장은 “경찰은 국민을 상대로 한 단속권한을 가진 집단이라 같은 비위라도 더 엄격하게 처벌해 억울함을 느끼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경찰청은 지난해 4월 ‘특별사정활동 100일 계획’을 세워 1169명을 무더기로 징계했다. 직무와 관련해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한 경우에 대해서는 여지없이 파면 또는 해임 처분이라는 중징계를 했다. 일반 공무원들이 높으면 해임이나 정직 몇 개월의 징계를 받는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경찰은 공권력의 상징이라 비리나 부패를 저질렀을 경우 일반 국민들의 관심과 비판이 훨씬 거세기 때문이다. 11년 경력의 한 경찰관은 “단순음주처럼 견책으로 끝날 사항도 감봉, 정직까지 간다고 보면 맞다.”면서 “자기 식구 감싸안기까지는 아니라도 형평성에 맞는 징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에 비해 강력한 징계 탓에 경찰은 소청심사위 인용률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경찰공무원의 소청심사 인용률은 45.8%로 나타났다. 교정직(22.0%), 세무직(25.0%)에 비해 두 배가량 높은 수치다. 다만, 금품수수만큼은 39.8%로 비위유형 중 인용률이 가장 낮았다. 품위손상은 47.7%, 직무태만은 72%였다. 기강확립을 위한 경찰의 ‘특별한 징계’를 무력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이 과장은 “솜방망이 논란과 구제기관의 역할 사이 충분한 고민을 한다.”면서 “공무원의 본분에 영향을 줄 만큼 심각한 비리에 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이 원칙이다.”고 말했다. 남상헌기자 kize@seoul.co.kr
  • [공무원 소청심사제] 소청심사제도란

    소청심사제도는 공무원이 징계처분을 비롯, 자신의 생각에 불리한 처분을 받았을 때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일종의 ‘구제절차’다. ●상임위원 5인·비상임위원 2인이상 구성 이 같은 제도를 운영하는 곳이 행정안전부 소청심사위원회다. 소청심사위원회는 1963년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설립됐다. 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 5인과 2인 이내의 비상임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차관급이며, 위원은 법관·검사·변호사로 5년 이상 근무 또는 대학의 행정·정치·법률학 부교수 이상으로 5년 이상을 근무해야 한다. 3급 이상 혹은 고위공무원단 소속으로 3년 이상을 근무한 공무원도 임명이 가능하다. ●소청위, 60일내 처리해야 행안부 소청위를 이용하는 이들은 일반·기능직 국가공무원, 외무공무원, 경찰공무원, 소방공무원 등 행정부 소속 국가공무원이다. 국가정보원과 대통령 경호처도 포함한다. 지방공무원은 각 시·도의 지방소청위가 담당하며, 교원과 군인, 군무원은 특성을 감안해 별도의 소청위를 두고 있다. 입법부, 사법부,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각각의 소청위를 운영한다.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 등 징계를 받은 공무원은 누구나 소청위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공무원이 징계처분에 불복해 처분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소청심사를 청구하면 소청위는 원칙적으로 60일 이내에 취소, 변경, 무효확인 등 감경조치를 내리거나 이유가 없는 경우 기각, 청구 자체가 부적절한 경우 각하 조치를 내린다. ●결과 불복 공무원은 행정소송 가능 소청심사결과는 처분기관에 대해 구속력을 갖지만 공무원이 이에 불복하는 경우 또다시 행정소송을 제기해 법리를 다퉈볼 수도 있다. 결정은 위원 7인 중 5인 이상이 참석해야만 효력을 갖는다. 소청인에게 가장 불리한 의견에서부터 세 번째 안을 택하는 독특한 방식을 적용한다. 징계 수위는 한 단계 낮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파면은 해임으로, 강등은 정직으로 바뀌는 식이다. 징계공무원 구제절차인 만큼 원래 받은 처분보다 높은 수준의 징계를 받는 일은 없다. 남상헌기자 kize@seoul.co.kr
  • ‘스폰서 검사’ 규명위 “특검 관계없이 활동”

    스폰서 검사 의혹을 조사 중인 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성낙인 서울대 교수)는 12일 3차 회의를 열고 특별검사제가 도입되더라도 당분간 활동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박기준 부산지검장과 한승철 전 대검 감찰부장은 다음주 초에 동시에 소환할 방침이다. 진상규명위 대변인인 하창우 변호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특검 법안이 발의·제정되더라도 발효기간과 준비기간을 감안하면 한달반 내지는 두달 동안 시간이 있다.”면서 “관련자 형사처벌보다는 직무감찰이 (진상규명위 활동) 목적이었기에 (특검과 별도로) 검찰의 윤리기강 확립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 검사장이 건설업자 정모(52)씨의 진정이나 제보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만큼 직무수행이 적절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민간위원 2∼3명이 검사장 조사를 참관하기로 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검찰만큼 깨끗한 데 어디있나” 金총장, 공수처 등 사실상 거부

    “검찰만큼 깨끗한 데 어디있나” 金총장, 공수처 등 사실상 거부

    김준규 검찰총장은 12일 “검찰의 권한과 권력을 나누거나, 새로운 권력으로 입히는 것은 답이 아니다.”며 청와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상설 특별검사제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 논의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검찰·경찰 개혁방안 마련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정부 검·경개혁 TF 첫 회의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총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오전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연수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검찰의 권한이 많으니까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는데 (검찰)권력을 나눈다든가 새 권력을 입히든지 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며 “견제는 권력의 원천인 국민에게서 나올 수밖에 없고, 지금 수행하는 (검찰의) 권력과 권한에 국민의 견제가 들어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검찰 권한 나누는 것 답 아니다” 이는 공수처와 같은 새로운 수사기관이나 상설 특검제처럼 기소권을 가지는 또 다른 기관 설치에는 반대하지만 일본의 검찰심사회나 미국의 연방대배심처럼 일반 국민이 검찰권을 견제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총장은 ‘스폰서 검사’ 파문과 관련, “추한 모습이 비춰진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면서도 “검찰만큼 깨끗한 데가 어디있느냐.”고 강한 톤으로 반문했다. 김 총장은 “검찰이 힘이 있다 보니 나무가 크고 넝쿨과 잡초가 많이 끼었다.”며 “나무를 고사시키는 단계까지 왔는데 방법은 넝쿨 밑둥만 잘라 버리면 된다.”고 자정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검찰총장 취임 후 변모(transform)를 많이 했는데 이제는 ‘다시 태어난다(reborn)고 해야겠다.”면서 “(검사들이) 문화개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되고 주체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정미경 대변인은 “정부에서 발표한 검·경개혁 관련 태스크포스팀과 국회 사법제도개혁특위에서 논의 중인 공수처, 상설 특검제는 아직 합의된 바가 없다.”면서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기 위한 진통의 한 과정이므로 총장이 반대 의사를 피력할 수 있고, 향후 정부·국회·검찰이 모두 이 문제에 대해 토의를 해나가야 한다.”며 즉각적인 대응을 피했다. 반면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검찰총장은 청와대가 추진하는 검찰제도개혁안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면서 “자신이 지휘하는 부하들의 향응 접대에 전 국민이 분노하는데 조직 보호를 위해 검찰개혁을 거부하면 국민의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우 대변인은 “즉각 공수처 설치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며, 미리 어떤 식으로 검찰개혁의 방향을 잡아놓은 것은 아니다.”면서 “검찰총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는 권태신 국무총리 실장 주재로 차관급 ‘검·경 개혁 태스크포스(TF) 실무협의회’가 처음 열렸다. 회의에는 법무부·행정안전부 차관,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이 참석해 장관급 TF를 구성할지 등 구체적인 계획과 일정 등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수 홍성규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계약심사제 모든 지자체 확대

    현재 일부 지역에서 예산절감에 효과를 거두고 있는 계약심사제도가 시·군·구를 포함한 모든 지방자치단체로 확대된다.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자치단체 계약심사제도 확대계획’을 마련해 본격 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 계약심사제도는 지자체 발주사업에 대해 원가산정, 설계변경 금액 등의 적정성을 심사해 사전에 예산낭비를 막고 시공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16개 광역시·도에서 15조 6773억원의 사업을 심사해 1조 3035억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등 성과가 뚜렷했다고 행안부는 밝혔다. 서울 마포구, 충남 천안시 등 이미 자율적으로 계약심사를 시행하고 있는 30개 시·군·구에서도 같은 기간 동안 726억원의 예산을 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부는 계약심사제도를 전체 246개 지자체로 확대하고, 사업소와 공기업 등의 발주사업에 대해서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대상사업 금액기준은 광역시·도는 공사 3억원, 용역 2억원, 물품 2000만원 이상이다. 시·군·구는 사업규모의 차이를 감안해 공사 2억원, 용역 7000만원 이상으로 기준을 낮췄다. 행안부는 또 잦은 설계변경으로 인한 예산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현재 원가 위주 심사에서 벗어나 설계변경에 대해서도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정헌율 행안부 지방재정세제국장은 “계약심사제도의 전면 시행을 통해 연간 4500억원의 예산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각 지자체가 이를 일자리 창출사업 등의 재원으로 활용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남상헌기자 kize@seoul.co.kr
  • 檢개혁, 수사·기소권 빼고?… 역풍 예고

    檢개혁, 수사·기소권 빼고?… 역풍 예고

    김준규 검찰총장의 12일 사법연수원 발언은 예상보다 반발 수위가 높았다. ‘스폰서 검사’ 의혹으로 검찰이 궁지에 몰려 있는 가운데 검찰 수장은 “검찰의 권력을 나눌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 외부에서 논의되는 ‘검찰 개혁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처음 표명했다. 김 총장의 발언이 검찰 개혁에 찬물을 끼얹으며 오히려 거센 역풍에 휘말릴 것이라는 게 법조계 안팎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검찰과 경찰의 개혁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하고, 여야 정치권이 공수처 설치와 검찰 기소독점주의 완화, 상설 특별검사제 도입 등에 대해 논의에 착수한 터라 김 총장의 이같은 발언이 정부 및 여당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조직보호 생리가 강한 검찰의 총수로서 내부의 불만을 다스리고, 외부의 개혁론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 발언의 배경으로 꼽힌다. 스폰서 논란으로 위상이 추락한 상황에서 검찰이 배제된 채 나오는 ‘검찰 개혁론’에 대한 위기 의식도 작용했다는 것이다. 다만 김 총장은 사법연수원 강의에서 “국민의 통제를 받아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권력의 원천인 국민에 의한 검찰 견제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돼 ‘국민 대표성’을 지닌 대통령과 국회가 정당성을 가지고 검찰을 개혁하겠다는 것에 대해 반발하고 나선 점은 김 총장이 스스로 말한 ‘국민에 의한 검찰통제’와 배치된다. 검찰 관계자는 “김 총장이 검찰 개혁에는 찬성하지만 그 방법이 국민에 의한 견제를 말한 것”이라고 설명해 일본의 검찰심사회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검찰심의회는 근본적 개혁을 피하는 미봉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이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움켜쥔 채 개혁하겠다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라는 것이다. 김 총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법조계와 시민단체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는 반응이다. 황희석 민주시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변인은 “김 총장의 발언은 국민의 검찰개혁 요구를 좌절시키려는 변명”이라며 “이미 검찰의 자체 개혁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는 “검찰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뼈를 깎는 각오로 개혁하겠다.’고 했지만 한 번도 제대로 해결한 적이 없다.”며 “이참에 국가검찰제도 자체를 전반적으로 손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진영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간사는 “김 총장이 ‘검찰만큼 깨끗한 조직이 없다.’고 말했지만 검찰의 비리는 고질적으로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총장은 강연에서 ‘자바섬 원숭이 생포법’을 예로 들며 강연을 마쳤다. 그는 “땅콩을 한움큼 쥔 원숭이는 결국 이를 놓지 못해 생포되고 만다.”면서 연수원생들에게 사법시험 합격이란 땅콩을 내려놓을 것을 주문했다. 일각에선 검찰이 기소권과 수사권이란 땅콩을 내놓지 않으려다 개혁 대상이 됐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檢·警개혁 범정부 TF 만든다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검·경개혁을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국무총리실 주도로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직후 정운찬 국무총리로부터 주례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같이 지시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검·경개혁을 위한 범정부 TF는 총리실 주도로 행정안전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참석한다. TF에서는 특별검사 상설화를 비롯해 기소심의제도, 검찰심사제 등 검찰의 기소독점주의 완화 방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 여부 등이 논의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3대 비리 척결에 나설 검찰과 경찰을 국민들이 불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검찰과 경찰이 스스로 개혁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제도적 해결책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F를 주재하는 ‘장(長)’은 정운찬 총리가 맡되, 실무는 관계부처 차관 또는 실·국장들과 각계 전문가들을 참여시키는 가운데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이 주도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과 경찰 자체의 개혁방안이 있고, TF의 개혁 논의가 있는 만큼 ‘투 트랙’으로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면서 “이후에 범정부적으로 하나의 견해로 모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과 관련, “촛불시위 2년이 지난 지금 많은 억측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는데도 당시 참여했던 지식인과 의학계 인사 어느 누구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성이 없으면 그 사회의 발전도 없다.”면서 “이런 큰 파동은 역사적 기록으로 남겨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총리실과 농수산식품부, 외교통상부, 지식경제부 등 관련 부처가 이와 관련한 공식보고서를 만들어 주기 바란다.”면서 “촛불시위는 법적 문제보다 사회적 책임의 문제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자료를 만들도록 애써 달라.”고 주문했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촛불시위가 나름대로 성찰의 계기가 된 만큼 이를 역사에 남길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면서 “어느 한편을 일방적으로 탓하려는 게 아니라 책임 있는 자세를 환기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4대江 감정적 주장 접고 전문적 토론 해보자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그제는 서울 명동성당에서 전국 사제·신도 5000여명이 미사를 열고 4대강 사업 반대 선언문을 발표했다. 각계 인사 77명은 4대강 사업을 일단 중단하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정부에 긴급제안했다. 대통령 면담도 요청했다. 24일에는 경기 여주 신륵사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4대종단 종교인 기도회’가 열릴 예정이다. 국민들은 혼란스럽다. 정부는 4대강 사업이 홍수를 예방하고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며 수질과 생태를 복원하는 사업이라고 한다. 우리 모두의 삶의 질과 정서를 풍요롭게 하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녹색성장 프로젝트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생태계 및 자연경관이 급속히 파괴되고, 수질오염은 오히려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자연 파괴로 인해 홍수와 침수피해 위험마저 우려된다고 한다. 강을 살리는 게 아니라 모두를 죽이는 것이라고 한다. 찬반논쟁이 격화될수록 국민들의 우려와 불신은 갈수록 깊어지게 마련이다. 이 시점에서 찬반 양측은 감정적 논쟁을 접고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진지하고 전문적인 토론을 가져야 한다는 게 우리의 견해다. 이를 통해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이해를 구하며 사업 진행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중간 점검할 것을 촉구한다. 무조건 반대하거나, 별 문제 없다는 식의 주장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물 부족과 물 난리를 동시에 겪는 물 관리 취약국가다. 국토의 혈관인 강과 하천의 기능을 제대로 살려주는 것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총사업비 22조 2000억원이 투입되는 4대강 사업은 우리 국토를 개조하고, 선진적인 물 관리체제로 진입하는 중요한 사업이다. 때문에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보(洑) 설치와 준설에 따른 수량변화와 수질개선 효과, 환경 및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꼼꼼히 짚고 나서 추진하는 게 옳다. 조급증도, 밀어 붙이기식도 안 된다. 마침 정부가 환경·종교단체에 공개토론회를 갖자고 제안했다. 국가의 미래가 걸린 사안인 만큼 서로 치열하게 논쟁하되 감정적·정치적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 그것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진정한 4대강 살리기의 지름길이다.
  • [학술·종교플러스]

    조계종 13일 포교종책연찬회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 포교연구실(실장 정호 스님)은 13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제38차 포교종책연찬회를 개최한다. 연찬회는 포교사단 출범 10주년을 맞아 ‘포교사단, 포교의 미래를 말한다’를 주제로, 조계종 포교사의 역할과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한다. (02)2011-1911. 임신부 태교음악회 18일 열어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목국 가정사목부(담당사제 김완석 신부)는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임신부들을 위한 태교음악회와 축복미사를 연다. 미사 후에는 참석한 엄마와 아이의 축복을 기원하는 사제단의 안수가 이어지며 제대혈 기증에 대해서도 안내한다. 임신 4개월 이상 된 임신부 600명을 대상으로 한다. (02)727-2072. 28~29일 전국역사학대회 17개 역사학 연구단체가 참가하는 전국역사학대회가 28~29일 이틀간 고려대학교에서 열린다. 한·일병합 100주년을 맞아 ‘식민주의와 식민책임’을 큰 주제로 정했다. 각 분과별로 식민지 경험, 한국과 외세의 관계 등에 대해 논의한다. (02)2245-0746. 28일 씨알사상 사유성격 조명 씨알사상연구원(원장 김경재)은 28일 오후 3시 서울 서교동 함석헌기념사업회 사무실에서 ‘함석헌의 씨알사상에서 진화론적 사유의 성격 조명’을 주제로 월례발표회를 연다. 신재식 호남신학대 교수가 주제발표자로 나서 최근 논란이 된 함석헌과 진화론 간 관계에 대해 짚어본다. (02)716-2918. 12일 한국 민주주의 발전 토론 사단법인 시대정신(이사장 안병직)은 12일 오후 2시 서울 프레스센터 19층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전개와 발전방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김주성(한국교원대), 손혁재(한국NGO학회장), 정진영(경희대), 윤평중(한신대) 등이 참가한다. (02)711-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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