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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0년, 부산 민주화 투쟁 소설로 재조명

    1980년, 부산 민주화 투쟁 소설로 재조명

    요즘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찌질’한 가장(家長) 연기를 탁월하게 해내는 배우 안내상씨는 토크쇼에서 충격적인 과거를 밝혔다. 1988년 광주 미국문화원에 사제 폭탄을 설치했던 골수 운동권이었다는 것. 정치인을 제외한다면 운동권 출신으로 가장 유명세를 떨치는 안씨가 그 시절을 완전히 떠났다면, 소설 ‘1980’(산지니 펴냄)을 펴낸 노재열(53)씨는 “나는 아직 현역이자 현재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1980’은 부산 녹산공단의 노동상담소장으로 일하는 노씨의 첫 소설이다. 1980년 5월 17일 전국 비상계엄령 확대가 선포되자 부산 남포동에서 ‘성전 포고에 즈음하여’란 유인물을 뿌린 주인공이 고문을 당하는 장면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5·18 30주년을 맞으면서 관련자들이 모여 회의를 한 적이 있었다. 관련 자료가 너무 없고 글이 부정확하며, 특히 당사자의 글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내가 써놓은 게 있다’고 말했다. 글을 써놓은 지는 15년이 넘었지만 남에게 보이기 겁나 그렇게 세월이 지났다.” 노 소장의 소설은 1979년 10월 부마항쟁부터 1981년 3월까지만 집중해서 다루고 있다. 그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 계기인 부림사건(대학생, 교사, 직장인 등을 반국가단체 찬양 혐의로 구속하여 고문한 사건) 당시 1차로 구속돼 꼬박 2년을 교도소에서 보냈다. 전두환 군사정권 8년 동안 세 차례나 구속돼 20대의 대부분을 교도소에서 보내거나 수배 상태로 있었다. 노 소장은 “소설에서 부림사건은 다루지 않았다. 5·18 이후의 사건을 담게 되면 또 다른 이야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맞아 죽은 사람, 깡패 두목 등의 이야기를 보고서 형식으로 하려면 한계가 있었다. 나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름도 없이 고통당하고 사라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소설로밖에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일은 모두 실제로 있었던 일이며 가상의 인물도 없다. “물고문을 하려면 사람을 꽁꽁 묶어야 해. 통닭처럼 매달려 있는 모습은 머리가 거꾸로 서면서 하늘을 향해 입과 코가 벌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얼굴에 젖은 수건을 덮어씌우고 물을 부으면 항우장사라 해도 버티기가 힘들어. 숨을 쉬지 못한다는 것만 해도 죽을 고통인데 거기다가 공기 대신 물을 들이마시게 되면 급기야 폐가 난도질 당하는 느낌이 들면서 토하게 되지.” 저자의 체험에 기반을 둔 감방 구조, 내부의 자체 규율, 고문에 대한 자세한 묘사는 끔찍함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하지만 노 소장은 당시 자신을 고문했던 사람들에 대해서 “개인에 대해서는 별 감정이 없다. 그 사람도 군부세력의 지시를 받아 끔찍한 일을 자행했던 하나의 희생자다. 뺨 한 대 때리는 게 중요한 건 아니다.”라며 그들의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1990년대에는 ‘80년대식 글 나부랭이들’ ‘우려먹기식의 운동권 후일담 소설’이란 평들이 있었다. 노 소장은 “내가 볼 때는 아직 더 해야 하고 지금까지 나온 문학은 주변부 이야기일 뿐이다. 평론가들이 벌써 문을 잠그는 게 아닌가 하는 공포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문학적 재미는 그다지 고려하지 않은 이 우직한 소설의 저자는 “20대 젊은 대학생이 이 책을 봐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그는 특히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광주 지역에만 국한된 투쟁이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광주뿐 아니라 부산, 대구 등 전국에서 이뤄진 투쟁이었지만 의미가 축소됐고, 민주화 투쟁을 했던 사람들에 대한 실질적 보상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국가유공자는 장례 비용이 나라에서 나오지만 5·18 민주화 유공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민주화를 위해 젊음을 바친 노씨지만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회계층 간의 내용으로 보면 변한 게 없다.“며 “우리 사회가 빨리 변해 소외된 사람이 늘었다.”고 한탄했다. 30년 전 빛났던 청춘의 아픈 기록을 소설로 풀어낸 저자의 목소리는 뜻밖에 담담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남교사와 14세 여학생의 ‘금지된 사랑’ 논란

    남교사와 14세 여학생의 ‘금지된 사랑’ 논란

    “죄 없는 선생님을 풀어주세요.” 영국의 한 학교에서 16세 여학생과 26세 남교사가 무려 18개월이나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던 사실이 드러나 영국 교육계가 충격에 빠졌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스트요크셔 포클링튼에 있는 한 학교의 음악교사로 일했던 크레이크 파킨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헐 형사재판소에서 미성년자와 불법성관계를 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형량이 결정되자 이 소식을 들은 미성년 성관계 피해 여학생은 눈물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학생은 “우리는 소울 메이트고, 여전히 뜨겁게 사랑하고 있다.”면서 “선생님이 다시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호소했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이 전했다 파킨과 피해 여학생은 수사가 진행되는 내내 “사랑하는 사이”라고 주장했다. 소녀가 14세였을 당시 사제관계로 만난 두 사람은 1년 만에 연인으로 발전했다. 당시 파킨은 7년 간 교제한 약혼녀가 있었으나, 파혼한 뒤 소녀를 만난 것으로 밝혀졌다. 둘은 페이스북, 스카이프 등을 통해 연락하면서 비밀 연인관계를 맺었고, 차와 집 등지에서 성관계도 가졌다. 파킨은 “미성년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게 죄라는 건 알았지만 머리가 마음을 따르지 못했다.”고 진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담당 판사는 “특수한 환경에서 두 사람이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게 드러났고 피해 여성이 당시 14세였기 때문에 교육자의 범행을 처벌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선고이유를 밝혔다. 사진=BBC 기사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문병권 중랑구청장 “공정인사·칭찬에 조직이 움직입니다”

    문병권 중랑구청장 “공정인사·칭찬에 조직이 움직입니다”

    문병권 서울 중랑구청장의 리더십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13일 국방대에서 서울 기초단체장으로는 유일하게 우수사례 발표에 나선다. 국방부장관상도 받는다. 상금 100만원은 중랑구사회복지협의회에 기탁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 그는 육군사관학교(29기) 출신답게 때로는 카리스마로, 때론 국무총리실·서울시·영등포구 등에 몸담아 30년간 국가·지방행정을 두루 경험한 노련미로 직원들을 아우르며 중랑구를 6년 연속 서울시 청렴도 평가 1위 자치구로 이끌었다. 문 구청장은 12일 “2002년 취임 당시 구는 직원 복지·승진속도에서 자치구 중 꼴찌였다.”며 “당연히 직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고 인재들이 떠나가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직원들의 최대 관심사는 승진이었다. 누구나 수긍하는 공정한 인사제도를 만드는 게 급선무였다.”고 되돌아봤다. 먼저 살아 꿈틀대는 조직을 만들었다. 승진심사에서 도덕성과 청렴성을 철저히 검증했다. 상하를 따지지 않고 직접 동료의 점수를 매기는 다면평가제를 도입하고, 기피·격무부서에서 성실히 일하거나 현안 업무를 성공시킨 직원을 발탁 승진시켰다. 개인의 역량 개발을 위해 홍보팀장, 자원봉사팀장 등 주요보직을 직위공모제로 뽑았다. 특별승진제도 실시했다. 그 결과 타 자치구에 비해 4~5년 승진이 빨라졌다. 서울신문 주최 ‘행정의 달인’에 뽑힌 사회복지과 이명식 주무관이 좋은 사례다. 구 홈페이지 ‘구청장에게 바란다’ 코너에 오른 주민 의견을 일일이 메모하고, 칭찬받은 직원을 찾아가 격려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은 역시 들어맞았다. 함께 식사하지 않은 직원이 없을 정도다. 복지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19개 동호회에 연 100만원씩을 지원한다. 보육료(첫째·둘째 월 12만원, 셋째 월 25만원)도 돕는다. 문 구청장은 “참견하기보다 정책의 성패를 좌우하는 예산과 사업 유치에 앞장서니 직원들도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며 솔선수범을 강조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유동성 확보 비상] 중소기업들 “돈, 씨 말랐다 돌아버릴 지경”

    일본에서 세라믹을 수입·가공한 후 도료로 파는 이종원(44·경기 파주)씨는 원·엔 환율 급등으로 이윤의 20%가 감소했다. 원·엔 환율은 지난 4월 1270원대에서 지난달 1560원대까지 300원가량 급등했다. 그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가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면서 “건설경기도 어려운데 엔고까지 덮쳐 더는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 상자를 만드는 김영수(50·경기 성남)씨는 저축은행의 대출상환 압력에 공장을 그만둘까 고민 중이다. 김씨는 “재고 물량은 쌓이는데 제2금융권에서 대출금 상환 압박까지 거세져 공장을 정리하고 귀농을 할까 생각 중”이라고 토로했다. 환율 상승 및 금융기관의 대출 제한으로 중소기업의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회사채 발행과 유상증자도 쉽지 않다. 중견·중소기업 5곳 중 1곳꼴로 비상금에 해당하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50% 이상 줄었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암울한 전망을 고려할 때 이런 상황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상장사협의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사(유가증권시장) 가운데 지난해 말과 비교할 수 있는 632개사(금융사제외·개별재무제표 기준)의 6월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모두 48조 1330억원으로 작년 말의 52조 940억원보다 7.6%(3조 9610억원) 줄었다. 현금성자산은 만기 3개월 이내에 현금으로 자동 전환되는 예금, 적금 등 자산을 말한다. 주식 등 증권은 가격 폭락 때 현금화가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회계상 현금성 자산에서 제외된다. 632개사 중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30% 이상 줄어든 상장사는 34.0%(215개)에 달했다. 50% 이상 감소한 회사는 20.3%(128개), 70% 이상 줄어든 회사는 9.3%(59개)였다. 특히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50% 이상 감소한 128곳 가운데 대기업은 10곳에 불과했고 나머지 118곳(92.2%)은 중견·중소기업이었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대기업들은 수출을 늘리는 효과를 보기도 했지만 부품회사가 대다수인 중소기업은 원자재 수입 물가 급등과 대기업 수주 감소 등으로 경영여건이 힘들어졌다. 중소기업 업황 경기실사지수(BSI)는 지난달까지 15개월 연속 100 이하(부정적 전망)를 기록하고 있다. 현금조달도 어렵다.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을 줄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8월말 중소기업 대출잔액이 전월보다 4490억원이 줄었고, 국민·우리·외환·하나·산업은행 및 농협도 축소했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정도만 늘렸을 뿐이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8월과 9월 유상증자 규모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절반으로 줄었다. 문제는 어려운 경제 여건과 유동성을 마련하기 힘든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중소기업에는 대책을 마련해 주어야 하지만 한계기업의 경우 구조조정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준규·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종교, 신앙인만 갖기엔 너무 귀중해”

    “종교, 신앙인만 갖기엔 너무 귀중해”

    누군가 말했다. 종교를 가지려면 교회나 절보다 성당을 가는 것이 싸게 먹히니 가톨릭을 고르라고. 알랭 드 보통(42)의 신작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청미래 펴냄)는 이처럼 냉소적인 무신론자에게 종교의 미덕을 넌지시 이야기하는 책이다. 그는 연애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비롯해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여행의 기술’ ‘공항에서 일주일을’ 등 10권의 책을 쓴 전문 저술가다. 연애 소설 ‘왜 나는’은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보통의 책으로 판매 부수가 35만부를 넘었다. 보통의 문장이 20개국 언어로 번역될 정도로 사랑받는 것은 현대적 일상에서 새로운 가치를 탐구하기 때문이다. ‘무신론자’도 마찬가지다. 보통은 유대인 출신이지만 그의 집안에서 종교는 ‘우스꽝스러운 조롱의 대상’이었다. “종교는 어린애나 지성이 떨어지는 사람이 믿는 것으로 알았어요. 지성인이라면 과학을 신봉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이번 책에서는 이슬람, 기독교, 유대교를 주로 다뤘는데, 유대교에 대해서는 집에서 전혀 배우지 못했어요. 기독교는 유대교의 적이다 보니 비밀스럽게 매료되었습니다.” 영어권보다 5개월 앞서 세계 최초로 출간된 ‘무신론자’의 홍보를 위해 처음 한국을 찾은 보통은 “영어권 출판사보다 한국의 편집인이 먼저 런던으로 날아와 연락했다.”며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여전히 무신론자인 그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고, 런던에 살고 있다. ‘무신론자’는 말랑한 연애 소설이 아니다 보니 쉽게 읽히지 않는다. 독자의 이해를 위해 곳곳에 사진과 도판을 실었다. 현대 사회 소외의 원인을 ‘19세기 유럽과 미국에서 발생한 종교적 믿음의 개인화로 말미암은 공동체 정신의 훼손’에서 찾는 보통은 지금까지 생의 대부분을 책을 쓰는 데 바쳤다. 하지만 점점 책 바깥의 세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스쿨 오브 라이프’와 ‘리빙 아키텍처’란 두 개의 단체를 운영 중이다. 말 그대로 인생의 학교인 ‘스쿨 오브 라이프’는 저녁에 사람들이 모여 사랑, 죽음, 돈, 종교 등에 대해 서로 이야기한다. 강사가 있고 강의, 세미나 등이 주로 이뤄지는데 벌써 다녀간 한국 독자들도 있단다. ‘리빙 아키텍처’는 세계 유명 건축가에게 부탁해 영국에 아름답고 우아하며 편안한 건축물을 짓는 단체다. 하룻밤 20파운드(약 3만 6000원)에 세계적인 건축가가 디자인한 현대적인 건축물에서 주말을 보내자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이 단체는 벌써 5개의 건물을 지었다. ‘행복의 건축’이란 책을 쓰기도 한 보통은 “건축가가 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털어놓았다. 사실 이 고백은 ‘무신론자’에 나오는 ‘아가페 식당’에서 서로에게 던지기로 유도되는 첫 번째 질문에 대한 그의 답이다. 현대적 커뮤니티 센터로 보통이 가정한 ‘아가페 식당’에서는 ‘오만’의 표현인 “무슨 일을 하십니까?” “아이들은 어느 학교에 다닙니까?”란 질문 대신 “후회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로 서로에게 다가서라고 권유한다. 그는 종교의 이론적 결과뿐 아니라 실제적 결과에 관심을 둔 사람이 자신이 처음은 아니라고 말한다. 기존 종교의 부족함 때문에 ‘보편 종교에 관한 요약 설명’ 등을 쓰고 새로운 종교를 만든 오귀스트 콩트(1798~1857)의 예를 든다. 보통은 훨씬 현대화된 콩트라 할 만하다. 콩트처럼 사제 10만명 양성 등의 과격한 주장은 하지 않는다. 다만 “종교는 매우 유용하고, 효과적이고, 지적이기 때문에 신앙인들만의 전유물로 남겨 두기에는 너무 귀중한 것”이라고 나직이 말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사설] 보석조건부 영장제도 공론화할 때 됐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그제 취임 일성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보석과 같이 보증금, 주거제한 등 조건을 부과해 석방하는 보석조건부 영장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제도는 말 그대로 영장을 발부함과 동시에 보석금 등을 내면 인신구속을 면하게 해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 또는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피의자의 자유권을 제약하지 않으면서도 구속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문제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인 문제점이 많아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 제도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사법개혁추진위원회의 석방심사제도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지난해부터 국회 사법개혁특위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했지만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법원이 영장을 기각할 경우 상급 법원에 다시 결정을 요구하는 영장항고제 도입을 검찰이 주장했지만 법원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후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보석조건부 영장제도 도입을 추진해 왔다. 그러다 이번에 양 대법원장이 다시 불을 지폈다. 검찰은 기존의 구속적부심제도를 놔두고 보석조건부 영장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없고, 이 제도가 도입되면 영장항고제는 무력화된다고 말한다. 또 돈 있는 사람만 이용하는 꼴이 돼 ‘유전무죄’ 논란이 생기고, 법원의 권한도 비대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법원과 검찰의 판단이 서로 다르긴 하지만 이번 제도는 형사소송법에 불구속 수사 원칙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검토할 만하고 공론화할 때가 됐다. 양측 간의 힘겨루기로만 볼 사안이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 즉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 다만 국민이 이 문제에 제대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구속이라는 게 사전에 형을 집행하는 게 아니라 신병을 확보하는 게 목적이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신병 확보를 담보하기 위한 보석 조건도 거액의 보석금 외에 가족서약, 주거제한 등 다양한 형태를 고려해 볼 수 있고, 보석금을 내더라도 소득 수준이나 사회적 지위 등에 따라 차등적으로 적용할 수도 있다는 점도 상정해 볼 수 있다. 중대한 범죄, 또는 고위공직자 비리 등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사건에 대해서는 국민참여재판을 확대해 재판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시켜 나갈 때 이 제도의 공론화는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 내년부터 수석교사제… 교사 500명 더 뽑는다

    올 6월 국회에서 법제화된 수석교사제가 내년부터 본격 실시됨에 따라 초·중등교사 500명이 추가 선발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6일 수석교사제 정착을 돕기 위해 초등 200명, 중등 300명의 정원을 확보해 2012학년도 임용시험에서 추가로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석교사제는 동료교사의 수업을 지원하고 컨설팅 역할을 맡도록 하는 제도로, 교사의 수업 부담을 줄이는 대신 교습법에 대한 지원을 하도록 하고 있다. 수석교사제를 위해서는 줄어드는 수업 경감분을 대신할 교사 증원이 필요해 교과부는 관계부처와 교사 증원 문제를 협의해 왔다. 이번에 확보된 정원은 2012학년도 임용에 반영된다. 이에 따라 중등교사 임용시험은 지난 16일 공고한 인원을 수정 공고했다. 초등교사 임용시험은 추가된 인원을 포함해 다음 달 4일 공고한다. 1차 시험일은 중등 10월 22일, 초등 11월 12일이다. 교과부는 내년에 수석교사 2000여명을 선발할 계획이며 최종적으로는 학교마다 한 명의 수석교사를 배치할 계획이다. 수석교사는 15년 이상 경력의 교사가 지원할 수 있으며, 4년마다 업적 평가와 연수 실적 등을 반영해 재심사를 받는다. 수석교사제는 1982년 논의가 시작돼 30년 만인 올 6월 여야 합의로 법제화됐다. 교과부는 “증원 교사 500명이 수석교사의 수업 경감분을 모두 대신할 충분한 인력은 아니지만 수석교사제 정착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강원 동해연안 침식 갈수록 심각

    강원 동해연안 침식 갈수록 심각

    강원 동해안 해변 침식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강원도환동해출장소는 26일 동해안 연안 침식을 모니터링한 결과 해안 침식 우려와 심각 지역이 지난해 20곳에서 올해는 26곳으로 6곳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런 결과는 강원 동해안 연안에서 계절적, 반복적,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연안 침식의 원인 규명 및 대책 마련을 위해 강원대 삼척캠퍼스 건설방제공학과 김인호 교수에게 모니터링 용역을 의뢰해 얻은 결과다. 지난해 보통이었던 고성 반암~가진항과 가진~공현진, 아야진~천진, 양양 인구~광진해변이 우려지역으로 변했고 거진~반암, 교암~아야진, 속초항~대포항 등은 우려 지역에서 심각 지역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문진 소돌해변은 심각한 침식 현상으로 옹벽 추가 붕괴가 우려되고, 삼척 궁촌~원평 해변은 궁촌항 건설로 인해 북측의 주천하구 및 궁촌항 남방사제 근처에서 대규모 퇴적 현상을 보이고 있는 반면 원평 해변에서는 심각한 침식 현상이 발생, 가로등과 해송이 뿌리째 뽑혀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해안 침식을 원인이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려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뉴 캅스-수사버전을 올려라] “욕설·불친절… 경찰 수사방식 문제” 59%

    [뉴 캅스-수사버전을 올려라] “욕설·불친절… 경찰 수사방식 문제” 59%

    경찰의 수사개시권이 지난 6월 명문화됐다. 독자적인 수사주체로서 수사를 시작하고 진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경찰의 수사권과 수사능력을 인정하면서도 청탁수사, 권한 남용, 인권침해 등 수사 관행과 절차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서울신문과 여론조사기관인 여의도리서치가 공동으로 지난 19일 전국 성인남녀 10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 국민들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53.6%가 경찰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피의자나 피해자로 경찰 수사를 받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30.1%를 대상으로 별도로 조사한 설문에서 58%는 수사 절차에 불합리한 요소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사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로 59%가 ‘욕설과 불친절 등 고압적 태도’를 꼽았다. 또 경찰 수사에서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사안으로 ‘피해자 중심의 수사제도 확립’을 지적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수사 때 2차피해가 발생한다는 점과 관행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사업가 A씨는 지난달 경찰이 보는 앞에서 인건비 문제로 B씨에게 폭행을 당했다. B씨가 A씨의 뺨을 때리는 등 폭력을 행사했지만 1m 앞에 있던 경찰 C팀장은 방관했다. 처벌 요구도, 폐쇄회로(CC)TV에 대한 확인 요청도 묵살했다. 그리고 둘 다 풀어줬다. A씨는 파출소 밖에서 B씨에게 또 맞았다. 권익위는 C팀장 등을 업무 태만, 보호조치 소홀로 경찰청에 징계 요청했다. 새벽 1시에 갑자기 경찰이 출동해 윽박지른 경우도 있었다. 아랫집에 물이 샌다는 신고 때문이었다. 긴급상황도 아닌 시간에 찾아와 온 가족에게 폭언을 퍼부은 경찰은 아랫집 주인과 같은 부천지역 경찰서에 근무하는 동료였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반장은 경쟁업체 대표를 조사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크라이슬러 외제차를 받았다가 적발돼 지난 6월 해임됐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부터 지난달까지 경찰에 과실, 업무태만 등으로 ‘시정권고’를 내린 건수는 121건에 달했다. 시정권고는 과오가 인정되는 부분을 가려 개선을 명령한 조치다. 권익위의 ‘경찰분야 시정권고 현황’을 5가지로 분석한 결과, 수사규칙 및 사고처리지침 위반 등 행정과실이 47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별취재팀
  • [뉴 캅스-수사버전을 올려라] “수사 불합리 없었다” 14%뿐… 女보다 男에게 더 위압적

    [뉴 캅스-수사버전을 올려라] “수사 불합리 없었다” 14%뿐… 女보다 男에게 더 위압적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해야 할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되레 인권을 침해하고 편파수사를 하는 등 불법·불합리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 과정에서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경찰 조직 이대로는 안 된다. 수사개혁 등 대변신을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이유다. 그렇지만 조사결과 수사 신뢰도나 치안 만족도는 나쁘지 않다. 경찰의 자정 노력 역시 인정을 받았다. 결국 능력과 개선 가능성은 있는데 접근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고압적 태도·욕설 등에 ‘상처’ 피의자나 피해자, 신고인 등 경찰 수사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적이 있는 324명 가운데 58.2%(189명)가 ‘수사 관행과 절차 등에 있어 인권 침해나 불합리한 요소가 있었다’고 답했다. ‘없었다’고 한 응답자는 14.6%(47명)에 불과했다. 특히 ‘있었다’고 한 이들 중에는 남성(68.8%)이 여성(34.7%)보다 압도적이었다. 경찰이 남성에게 더 권위적이고 비호의적으로 대했다는 의미다. ‘수사 과정의 불합리한 요소’로는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6.5%(150명)가 ‘경찰의 불친절 혹은 고압적인 태도’를 꼽았다. 20대를 제외한 30대(41.3%), 40대(63.3%), 50대(41.8%), 60대이상(44.2%)에서 골고루 높게 조사됐다. ‘욕설·반말’도 12.6%(41명)나 됐다. 과반수가 넘는 59.1%가 경찰의 태도나 언행에서 불편함을 느낀 것이다. ‘청탁 등 편파수사로 인한 공정성 상실’을 꼽은 응답자도 22.2%를 차지했다. 20대의 47.5%가 이를 가장 불합리한 요소로 선택했다. ‘신고자 및 목격자 신변보호 불철저’(5.1%), ‘공포분위기 조성 또는 가혹행위’(4.5%), ‘실적위주의 수사활동’(4.0%), ‘만성적 수사지연’(3.1%)이 뒤를 이었다. 특히 ‘경찰 수사에서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응답자의 29.8%가 ‘피해자 중심의 수사제도 확립’을 지적했다. 수사과정상 인권보호나 이후의 보호조치에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뜻이다. 이어 ‘범죄 유형별 전담반 설치’(22.1%), ‘과학수사 능력 보강’(16.7%), ‘범죄 유형별 수사 매뉴얼 마련’(8.7%), ‘경찰 인력 확충’(6.6%), ‘장기 미제사건 상설 전담반 설치’(1.7%)를 꼽았다. ●전반적 수사력에는 긍정적 평가 ‘치안질서 확립을 위해 경찰이 가장 노력해야 할 점’과 관련, 39.8%(428명)가 ‘범죄 예방 강화’를 제안했다. 주요범죄 검거 건수 등으로 성과를 인정했던 과거 ‘조현오식 실적주의’보다 지역별 치안활동을 더 원한 것이다. 다음으로 ‘강력범죄 수사능력 강화’(19.3%), ‘경찰 내부 비리 및 부패척결’(15.4%), ‘불법 시위 및 집회 대응 철저’(9.7%), ‘보이스피싱 및 사기사건 처리 인력 증원’(9.2%), ‘교통사고 수사 및 법규위반 단속 강화’(2.3%) 순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수사력에 대해서도 후한 점수를 줬다. 경찰의 대민서비스 만족도에 56.5%가, 경찰수사 능력에 대한 신뢰도에 46.0%가 ‘보통’이라고 답했다. 선진국에 미치지는 못했다. 경찰 수사력이 선진국과 견줘 ‘뒤떨어진다’는 응답자가 45.4%에 이르렀다. ‘비슷하다’는 33.2%, ‘우수하다’는 21.4%로 비교적 낮았다. 특히 최근 경찰의 활동 가운데 가장 큰 성과는 ‘내부비리 단속, 정화’(20.1%)로 나타났다. 조 청장 취임 이후 거듭 강조해 오던 자정 노력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이다. ‘부당거래’ 등 영화 소재로까지 인용됐던 부패집단의 이미지에서 한결 벗어난 셈이다. 이어 치안안정(11.8%), 국제행사 성공개최 뒷받침(10.9%), 법질서 확립(10.4%) 등이 뒤따랐다.
  • 파스칼의 신학논쟁, 정의를 되묻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인간의 연약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표현했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블레즈 파스칼. 그가 33세의 젊은 날 격렬한 신학 논쟁에 열정적으로 가담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시골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안혜련 옮김, 나남 펴냄)는 명상록 ‘팡세’에 이은 파스칼의 또 다른 역작이다. 17세기 프랑스에서 제주이트(이냐시오 데 로욜라가 만든 예수회에 소속된 사제들)와 장세니스트(네덜란드 신학자 얀센의 사상을 추종하는 사람들) 간 신학 논쟁이 한창일 때 편지 형식으로 예수회 신부들의 도덕적 해이를 질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당시 우월적 위치에 있던 예수회 신부들이 설파한 도덕 지침인 ‘결의론’, 즉 무엇이 죄가 되고 안 되는지에 대한 모호한 기준을 비판한다. 나아가 무엇이 거짓과 구별되는 진실과 정의인지를 말하고자 한다. 그렇기에 책은 단순한 신약 관련 논쟁서가 아니다. 언뜻 보면 이 책은 신의 은총과 인간의 자유의지를 비롯한 몇 가지 기독교 교리에 관한 이견에서 출발하였기에 신약서로 읽히기 쉬운 함정이 있다. 그 함정을 훌쩍 뛰어넘는다면 350년 전 파스칼이 세상에 던진 ‘진실과 정의는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담론과 만날 수 있다. 실질적으로 정치적, 종교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정의가 아닌 힘이라는 냉혹한 현실 앞에서 그는 ‘힘 없는 정의의 무력함’을 절실하게 느끼지만,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믿음을 여전히 보여준다. 그가 예수회 신부에게 “진리가 여러분 편이라면, 진리는 여러분을 위해 싸울 것이고, 여러분을 위해 승리할 것이다. 여러분의 적이 누구든 진리는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것이다.”라고 설파한 것도 그 때문이다. 책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또 다른 중요한 부분은 이 책이 프랑스 산문 문학의 정수라는 점이다. 파스칼과 동시대를 산 라퐁텐은 물론 볼테르조차 인정했듯이 책은 비판적 이성과 날카로운 감성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다. 작품의 배경에는 신의 은총과 인간의 자유의지, 장세니즘과 제주이트, 17세기 프랑스 절대왕정 체제와 프롱드 난, 18세기 프랑스 대혁명에까지 맥이 닿아 있는 정신사의 한 가닥 등 흥미롭고 복합적인 여러 사슬이 얽혀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2만 5000원.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중구 ‘무보직 6급’ 해결책 내놨다

    중구 ‘무보직 6급’ 해결책 내놨다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숙제인 무보직 6급(팀장급), 이른바 ‘평주사’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서울 중구에서 내놨다. 구는 지난 4월 재선거로 취임한 최창식 구청장이 첫 정기인사에서 ‘무보직 6급 지정업무제’를 도입했다고 22일 밝혔다. 서울시 행정부시장을 지낸 최 구청장은 취임한 뒤 업무를 파악하다가 핵심 인력인 6급의 상당수가 보직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무보직 6급 문제는 행정안전부가 2008년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바꾸면서 6급 정원이 전체의 19% 이내에서 22% 이내로 3%포인트 늘어났고, 팀장 보직을 맡지 못하는 사람이 대거 생겨나 불거졌다. 이 때문에 무보직 6급은 각 기초단체마다 20~30명씩이나 된다. 중구는 팀장 보직을 받지 못한 6급 25명을 이번 인사에서 주요 시책사업인 한류스타 거리 조성 등 명소 가꾸기와 교육지원사업, 안전중구 만들기 등 핵심 업무 담당자로 배치하거나 중요한 부서의 서무주임으로 발령을 냈다. 최 구청장은 “6급은 경험이 풍부한 고급 인력이자 구청의 허리에 해당하는 중요한 인적 자원인데도 불구하고 길게는 2년 이상 무보직자로 방치돼 있었다.”면서 “이들에게 구의 주요 시책사업이나 핵심 업무를 부여해 능력을 한껏 발휘하게 하고, 업무에서 성과를 낸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팀장 보직을 맡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인사에서는 6급 팀장 전보 대상자 18명을 대상으로 ‘드래프트제’와 ‘직위공모제’를 시행했다. 전보 대상 팀장들에게 희망보직과 부서 지원신청을 받은 뒤 각 국·과장들이 희망하는 사람과 의견이 일치된 팀장을 우선적으로 배치했다. 7급 이하 인사 대상자 150명에게는 ‘희망부서 근무제’를 도입해 5지망 신청을 받아 직급과 승진일, 성비(性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희망부서에 갈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최 구청장이 스스로 “구청장에게 주어진 인사권을 포기했다.”고 말할 만큼 시스템에 따른 인사를 강행했다. 외부 청탁을 완전히 배제하고, 인사 투명성 강화와 공정한 인사시스템 구축에 주력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최 구청장은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고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해 사실상 해당 국장과 과장들에게 전권을 위임했다.”면서 “앞으로 단행할 인사에서도 실국장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구청장은 “과거 시에서 시행했던 ‘무능 공무원 3% 퇴출제’ 등은 강제 할당식으로 퍼센트(%)를 정해 놓은 게 문제였지만 업무 능력과 실적에 따른 인사 원칙은 분명히 지켜져야 한다.”면서 “‘인사의 틀은 신뢰의 틀’로 비록 인사에서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더라도 학연이나 지연이 아닌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을 구축해 원칙을 지키는 인사제도를 확립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강영원 석유公사장 “알뜰주유소에 100원 싼 기름 공급”

    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21일 “정부가 추진하는 알뜰 주유소에 언제든 기름을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일반 정유사보다 ℓ당) 100원 정도 싸게 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알뜰 주유소 육성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강 사장은 “석유공사가 입찰을 통해 구입한 기름을 싼 가격에 무폴(자가폴) 주유소에 공급할 수 있다.”며 “많은 물량은 아니더라도 이것이 시장에 경쟁을 유발해 국내 시장의 과점 체제를 깨뜨리고 가격을 낮추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며칠 전 세리(삼성경제연구소) CEO 보고서를 봤는데 아일랜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휘발유를 수입하는데 가격은 훨씬 저렴했다. 그 나라는 정유시장이 완전 경쟁체제였기 때문”이라며 “4개 정유사가 과점 체제를 이루고 있는 시장에 비축시설이 많은 석유공사가 참여하면 무폴 주유소를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얼마나 싸게 팔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100원 정도가 되지 않겠느냐.”며 “현재 무폴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100원 정도 싸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현재 무폴 주유소의 문제점이 가격이 싸더라도 소비자들이 유사제품이 아닐까 의구심을 갖는다는 점”이라며 석유공사가 기름을 공급하고 그 품질을 석유관리원이 보증한다면 이런 문제점이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명동성당 ‘사제 수품 25주년 축하 미사’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오는 16일 오전 11시 명동대성당에서 교구장 정진석 추기경과 교구 사제단이 공동 집전하는 ‘사제 수품(受品) 25주년 축하 미사’를 봉헌한다. 이번 축하 미사는 교구 사제단과 신자들이 함께 모여 지난 1986년 사제품을 받은 사제 12명에게 축하와 감사의 뜻을 전하는 자리다. 미사에서 정진석 추기경은 지난 25년간 한결같이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목자의 길을 걷고 있는 사제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표시로 직접 준비한 선물을 전달할 예정이다. 서울대교구는 지난해부터 수품 25주년을 맞은 사제들을 대상으로 교구 차원에서 함께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해당 사제가 사목하는 본당 및 단체에서 자체적으로 축하 미사를 봉헌해왔다. 그러나 교구가 성장함에 따라 사제의 수가 늘어나고 사목하는 곳과 형태도 다양해지는 점을 고려해 사제들과 신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제 수품 25주년 축하 미사를 공동으로 봉헌하기로 결정했다. 서울대교구는 8월 교구 소속 모든 사제에게 보낸 공문을 통해 “이 감사와 축하의 미사를 봉헌하며 기쁨을 함께 나눈다면 더없이 큰 의미와 격려의 장이 될 것”이라며 “이런 뜻깊은 자리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져 서울대교구의 아름다운 전통으로 자리 잡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박재완 “대외경제 고려 안전운행”

    박재완 “대외경제 고려 안전운행”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자본유출입의 추가 규제 여부와 관련, “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안전운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서울 세무사회 빌딩에서 열린 세무사제도 설립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이 추가 자본유출입 규제 도입 여부를 묻자 “시장상황이 워낙 불확실하므로 함부로 움직이는 게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불확실할 때에는 예의주시해서 다양한 시나리오별 대응방안을 강구해야겠지만 함부로 움직이는 것이 오히려 더 위험을 키울 수 있다.”며 “대외경제부문 쪽은 지금 안전운행이 큰 기조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에) 안개가 많이 낀 상황이라 함부로 좌회전 우회전을 하는 것보다는 속도를 줄이고 안전운행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의 이런 발언은 정부가 당분간 자본유출입 변동을 완화하는 규제를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 없으며, 은행의 선물환포지션 한도 규제와 외환건전성 부담금 등 기존 제도를 차질 없이 시행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4470억 달러(500조원) 상당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당초 전망보다 규모가 큰 것 같다.”며 “재원 조달의 현실성과 의회 통과 가능성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한 박 장관은 최근 추가 감세 계획 유예와 관련, “대외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지 못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데, 당정이 세제 개편안을 확정하면서 일부 기업에 적용되는 법인세율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율을 내리지 못했지만 기업하기 좋은 여건의 개선을 위해 낡은 규제를 없애고 각종 문턱을 낮출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이어 “10일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데 물가가 올라 국민께 송구하다.”며 고물가 현상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경제 브리핑] 세무사제도 창설 50돌 기념식 개최

    한국세무사회는 9일 서울 서초동 세무사회관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과 여야 의원, 학계, 관계기관 단체장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무사제도 창설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정구정 세무사회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50년 전 만들어진 현행 세무사법이 급변하는 경제 환경과 세무대리 환경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세무사법 전면 개정을 촉구했다.
  • 色스럽게 불쾌하게 그럼에도 아름답게

    色스럽게 불쾌하게 그럼에도 아름답게

    부끄럽다. 깊은 죄의식도 배어 있다. 그럼에도 인정투쟁 한자락도 깔아 뒀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이 말한 보르메오의 고리를 형상화한 작품 ‘라캉의 매듭’과 마주친다. 완전한 원형이 아니라 일그러진 모습은 스스로의 자화상이자 그럼에도 끊기지 않겠다는 결기다. 이들 작품들은 모두 번쩍이는 유리구슬들을 한데 꿰어 놓은 것들. 영롱하게 빛나지만 한편으론 반투명 상태인 구슬, 이것 자체가 나를 드러내면서도 감추고, 동시에 타인에게는 아름답게 비쳐지길 원하는 매체다. 뒤쪽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유황이나 밀랍 같은 재료를 쓴 작품들이 늘어서 있다. 매캐하거나 질척대는 재료이지만, 독특한 색깔과 질감도 함께 준다. 독을 품은 식물이 화려하듯, 고통과 쾌락이 한데 모여 불쾌하지만 아름다울 수 있다는 역설이다. 발걸음을 옮겨도 그렇다. 유두를 캔버스 위에다 형상화한 작품, 척 보면 예쁜 유리공예품 같은데 남녀 성기, 여자의 자궁 같은 이미지들이 넘쳐난다. 전시장 맨 안쪽 구석에 자리잡은 ‘나의 침대’도 마찬가지다. 화려한 침대 장식과 침대를 수호하는 세 개의 지팡이보다, 전시장 한쪽 벽면이 환하게 개방되어 있다는 게 더 눈길을 끈다. 앞서 봤던 작품 ‘글로리 홀’(Glory Hole·관음증을 만족시키기 위한 쾌락의 구멍)이 그 개방된 벽면을 가리고 있다. 나의 아름다운 세상을 느껴보라는 자신감이다. 서울 중구 태평로2가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마이 웨이’(My Way)전을 여는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 미셸 오토니엘(47)의 작품들이다. 지극히 내밀한 개인적 얘기를 스스럼없이 꺼내 놓았다. 여기다 작품 모티프나 유리구슬 같은 재료들은 하나같이 매혹적이다. 직설적으로 말해 색스럽다. 이를 눌러 주는 것은 전시장 한쪽에서 강하게 풍겨져 나오는 가톨릭 냄새다. 전시장 초입에 걸린 하얀 사제복. 22살 때 린넨으로 작가가 직접 디자인하고 누나가 재봉질했다. 어린 시절 사제를 꿈꾸던 남자와 사랑에 빠졌는데, 사랑과 성직 사이에서 갈등하던 그가 자살해 버렸다. 작가는 그 충격을 승화하는 과정이 자신의 작업이었다고 술회한다. 몰래 간직한 이 작품을 공개한 것은 그 술회를 뒷받침하는 증거다. 작품 전체에 육체적 모티프가 넘치되 육체에 대한 깊은 죄의식과 이 죄의식을 아름다움으로 치유해 내려는 노력이 공존하는 이유다. 작가가 플라토 전시장에 로댕의 ‘지옥의 문’이 있다는 점을 들어 “남성적이고 힘찬 조각과 여성적인 나의 작품들이 묘하게 어울린다.”거나 “‘지옥의 문’은 내 전시로 들어가기 위한 진짜 입구”라고 말하는 뜻이 짐작된다. 이는 육체적 모티프가 전혀 없는, 그래서 이질적인 ‘소원을 비는 벽’에서 더 확연히 드러난다. 유황과 인 성분을 발라 둔 거대한 벽인데 성냥을 그으면 진짜 불이 붙는다. 성냥개비 5000개도 준비되어 있다. 작가는 “관람객들이 실제 불을 붙임으로써 작품에 남는 상처가 또 하나의 드로잉으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의 침대’가 바깥에 지르는 함성이라면, ‘소원을 비는 벽’은 안으로 속삭이는 고백 같다. 작가는 28살 때인 1992년 독일 카셀도큐멘타에 초대받았다. 카셀 역사상 최연소 초대작가다. 올 3월엔 프랑스 퐁피두센터에서 회고전을 열었다. 센터가 회고전을 연 작가 가운데 역시 최연소다. 루브르박물관 지하철역 입구에 설치한 ‘여행자들의 키오스크’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플라토 전시 뒤 일본 도쿄 하라현대미술관을 거쳐 미국 뉴욕 브루클린미술관에서 순회전시를 연다. 11월 27일까지. 5000원. (02)2014-6552.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MACAU-축제예감, 마카오 산책

    MACAU-축제예감, 마카오 산책

    축제예감, 마카오 산책 마카오가 좋았던 건 오랜 세월, 정치와 종교와 문화가 이리저리 흔들리고 뒤섞였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불뚝거리지 않고 조화롭게 자리잡은 그 흔적들이 유독 돋보였기 때문이다. 미묘한 세월의 색감으로 채색된 마카오의 길 위에서 고집스럽게 내 것만을 고집하던 강퍅한 마음이 여유로운 축제 예감에 절로 들썩거렸다. 글·사진 한윤경 기자 취재협조 마카오정부관광청 kr.macautourism.gov.mo 2, 3 마카오 콜로안섬은 바다와 어우러진 파스텔톤의 길과 건물들이 밤낮으로 아름다운 감흥을 자아낸다. 콜로안의 거리 풍경은 채색 그림동화, 그 자체다 4 마카오의 파란 하늘 위로 축제의 흥을 돋우는 색색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5 세나도 광장 맞은편에는 중국풍 느낌이 물씬한 ‘펠리시다데 거리’가 자리한다. 일명 ‘행복 거리’인 이곳은 과거 홍등가였던 것을 특별한 관광명소로 재구성하였다. 현재는 음식점과 숍 등이 들어와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street 걸어서 만나는 즐거움 마카오는 유독 즐길거리가 많기로 유명한 여행지다. 여러 나라의 음식문화가 유입되어 특유의 맛으로 더욱 맛깔나게 업그레이드되었다는 먹거리에, 하룻밤 대박을 꿈꾸게 하는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휘황한 카지노, 갖가지 테마로 치장한 화려한 호텔과 다채로운 쇼까지, 힘들이지 않고 여행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대표 관광지로 자리잡은 지 이미 오래다. 하지만 마카오의 진수를 맛보려면 먼저 편한 신발을 신고 거리로 나서 보아야 한다. 어수선한 듯 묵직하게 자리한 오래된 거리 속을 여유롭게 걸어서 돌아다녀 보자. 천천히 걸어 다니며 감흥을 얻기에 이만한 도시가 없다. 마카오 거리로 나서면 먼저 시간이 스며든 회색톤의 건물들과 물결치는 광장 위로 쏟아지는 뜨거운 태양을 만날 수 있다. 무채색 건물 위로 밝게 떠오르는 희고 노란 파스텔톤의 색감과 종종 강렬함을 드러내는 원색의 배치는 그림인 듯 어우러지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크고 작은 호텔들 주변의 길 한 켠에는 어김없이 전당포들이 즐비하고 복닥복닥 어둑한 어느 골목으로 스며들면 먹고 사는 풍경과 소리만으로도 신명나는 재래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그 거리에 현지인들이 바쁘게 오가고 호기심 어린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켜켜이 가볍게 섞여든다. 마카오가 포르투갈의 통치에서 벗어나 중화인민공화국 마카오특별행정구로 도시 형태를 바꾼 것이 1999년. 포르투갈이 동양 진출의 교두보로 마카오에 진출한 지 400여 년 만의 일이다. 홍콩을 통해 서양문물이 들어오기 전까지 서양문화가 들어오는 통로 역할을 한 마카오는 서양의 문물과 문화가 요동치듯 뒤섞이고 들썩거리는 현장이었을 것. 그 결과, 오늘의 마카오 거리는 유럽 속의 동양인 듯, 동양 속의 유럽인 듯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1 아름다운 색감과 동화 같은 구성이 매력적인 <자이아> 2, 6, 8 파티마 성모 축제의 행렬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카오 구석구석에 자리한 문화유산들을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이 함께 염원하는 지향에 귀기울이는 기회도 갖게 된다 3, 7 콜로안섬의 탐쿵 축제는 탐쿵신을 기리는 행사로 동네 단합과 화합의 장이 된다 4 빗속의 공중곡예뿐 아니라 고난이도 다이빙에 오토바이 묘기까지 <더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는 관람 내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5 세나도 광장은 아침부터 술 취한 용의 축제 참가자들이 품어대는 술 세례에 취기가 가득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festival 흥겹게 함께 어우러지는 순간 지역에 따라 모양새를 달리할지언정 축제를 준비하고 참여하는 마음의 바탕은 대동소이하다. 매일매일이 똑같아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고 싶을 때도, 힘든 노동의 결과로 즐거움을 맞았을 때도, 미약하고 어려운 시작에 도움을 청하고 마음을 다잡을 때도, 심지어 죽은 이를 보내는 순간이나 믿음을 고백하는 순간에도 우리는 또 ‘축제’를 준비한다. 이채로운 축제를 엿볼 때면 흥미롭고 신나는 한편, 그들 또한 내가 품고 있는 그 바람을 품고, 내가 사는 바로 그 일상을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어찌 보면 거리를 걷다가 반가운 사람을 만나는 그 순간도, 오래 벼르던 공연을 관람하며 색다른 기쁨을 맛보는 그 순간도 실은 축제의 씨앗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일상의 발걸음 속에 고비고비 축제의 순간들을 끼워 넣으며 잠시 잠깐씩 호흡을 고르는 것일 터이다. 따지고 보면 축제는 하루하루의 삶과 다름 아니다. 가을로 접어드는 마카오에는 봄 축제만큼이나 다채로운 계절 축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9월의 국제불꽃놀이대회와 10월의 마카오 음악축제부터, 11월의 마카오그랑프리, 12월의 국제마라톤대회까지 연중 다양한 축제로 들썩이는 마카오를 만날 수 있다. 술 취한 용의 축제 세나도 광장 분수대 주변은 아침 일찍부터 축제의 설렘이 그득하다. 골목 안 콴 타이 사원에서는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매캐하게 향을 태워 올리며 신 앞에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한편 벌써부터 얼굴이 불콰해진 축제 참가자들은 나무로 만든 용을 들고 한껏 흥을 돋운다. 입에 머금었다 뿜어대는 술 세례에 용도 취하고 넋 놓고 구경하던 빳빳했던 일상들도 함께 취해 돌아간다. 광장에서 시작된 행렬은 부두로 이어지며 늦게까지 마시고 취해 거나한 저녁으로 마무리된다. 애초에 용에게 술을 올리며 바라 마지않던 고기잡이 뱃사람들의 안녕과 수확, 그리고 역병 퇴치의 염원은 굽이굽이 흥겨운 몸짓으로 휘청휘청 완성되어 간다. 부처님 오신 날 열린다. 탐쿵 축제 콜로안섬 골목 안쪽에서는 잘 익은 통돼지 한 마리를 바닥에 놓고 사람들이 수런거린다. 알록달록 퍼레이드 옷을 맞춰 입은 동네 아주머니들은 깃발을 흔들며 흥을 내고 2층 높이의 건물 사이에 쳐놓은 줄에는 지나갈 용을 위해 간식으로 걸어놓은 배추쪼가리가 앞뒤로 흔들거린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사자 한 마리가 에그타르트로 유명한 로드 스토우 가게 안으로 꿈틀꿈틀 머리를 들이밀며 축복을 해주고 곱게 차려입은 어린아이 둘이 가마에 기웃하니 올라서서 행진을 준비한다. 콜로안섬에서는 병자를 치유해 주고 날씨를 관장한다는 아기 신 ‘탐쿵’의 탄생을 기념해 해마다 5월8일이면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축제를 벌인다. 이 기간 중 밤이면 탐쿵 사원에서는 경극도 올리고 각종 전통놀이와 폭죽놀이 등도 펼쳐 뱃사람들의 수호신 탐쿵신을 기리는 축제에 신명을 다한다. 파티마 성모 축제 성도미니크성당 주변은 미사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인파로 번잡하다. 저녁 6시 무렵 성당을 나와 거리로 나선 행렬의 맨 앞에는 깨끗하게 차려입은 화동 세 명이 붉은 꽃을 뿌리며 길을 열고 흰 옷에 미사포를 쓴 여인들이 옮기는 꽃가마 위에 성모님이 자리했다. 그리고 그 뒤를 사제와 신자들이 줄지어 따라간다. 촛불을 손에 든 행렬은 기도를 올리며 마카오대성당을 지나 약 2km에 이르는 거리를 1시간30분가량 행진하는데 펜하 성당에 이르러 다시 미사를 올리고 마무리하게 된다. 파티마 성모 축제는, 가톨릭이 동양에 들어올 때 그 출발지가 되었던 마카오에서 종교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포르투갈의 파티마에서 세 명의 어린아이들에게 발현했다는 성모의 기적을 기념하는 축제로 해마다 5월13일에 열린다. 환호로 함께하는 축제, 서커스 서커스를 보는 마음은 롤러코스터를 타듯 들쭉날쭉이다. 급격하게 흥분되고 짜릿하다가도 애잔한 감성으로 뚝 떨어지는 것이, 짧은 시간에 다양한 빛깔의 감흥을 체험할 수 있기에 더욱 흥미롭다. 보고 있는 순간만큼은 100% ‘몰아의 순간’을 체험할 수 있다. 대형 서커스 공연으로 유명한 마카오에서 대표적인 공연을 꼽으라면 역시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The House of Dancing Water>와 <자이아ZAIA>일 것. 그동안 베네치안 마카오의 세계적인 서커스 <자이아>가 몽환적이고 동화 같은 스토리와 구성으로 큰 평가를 받았다면 지난해 시티 오브 드림즈가 새롭게 선보인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는 무대를 구성하는 놀라운 규모와 박진감으로 관람객을 사로잡는다. 특히 맨바닥 무대 위로 장대비가 쏟아지다가 한순간에 10여 미터 높이에서 다이빙을 선보이는 등, 다이내믹한 무대에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 관람요금 | VIP석 HKD1,380 A석 어른 HKD880, 어린이 HKD620 B석 어른 HKD680, 어린이 HKD480 C석 어른 HKD480, 어린이 HKD340 문의 | 시티 오브 드림즈 853-8868-6688 www.thehouseofdancingwater.com 자이아 | 관람요금 | VIP석 HKD1,288 일반석 어른 HKD388~788 어린이 HKD194~394 문의 | 베네치안 마카오 853-2882-8818 www.venetianmacao.com 나차 사원과 성 바오로 성당 유적은 오랜 세월 서로 사이좋게 이웃해 있다. 나차 사원 안에서 바라본 성 바오로 성당 유적 heritages 평화로운 공존의 가치 마카오에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 30곳에 이른다. 하나하나의 장소를 떠나 동서양 문화교류의 흔적을 가장 넓은 지역에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도시 자체가 그 가치를 그대로 인정받고 있다. 그에 더해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혼재되어 이루어진 사회임에도 오랜 시간 서로 대립하지 않고 평화롭게 공존해 온 그 조화로움이 큰 점수를 얻은 것. 내 것 아닌 것, 나와 다른 것에 유난히 배타적인 우리네와 비교해 보면 이상할 정도의 관대함이라 아니할 수 없다. 다양한 축제의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문화유산들은 축제의 감흥까지 얹어져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더구나 대부분의 문화유산들이 마카오 구시가지를 중심으로 자리해 있어 하루 정도면 걸어서 돌아볼 만하니 환상의 도보여행 코스라 할 만하다. 01 성 바오로 성당 유적 1580년 지어진 성 바오로 성당은 1835년 화재로 모두 불타고 정문과 정면계단, 건물 토대만 남았다. 전면부의 조각과 건축 양식 등에 동서양의 문화가 조화롭게 드러나 있어 마카오에서만 볼 수 있는 소중한 유적으로 손꼽히고 있다. 마카오의 대표 이미지. 02 기아 요새 마카오에서 가장 높은 송산松山에 자리한 기아 요새는 1622년에 건축되었다. 요새에는 기아 등대와 예배당이 자리하고 있으며 동서양의 양식이 혼재된 건축 양식과 은은한 색감의 예배당 프레스코 벽화가 유명하다. 개방시간 | 요새 오전 9시~오후 5시30분, 예배당 오전 10시~오후 5시(등대는 내부 관람 불가) 03 아마사원 마카오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유교, 도교, 불교뿐 아니라 토착 신앙의 흔적도 발견할 수 있는 사원. 마카오라는 이름도 이 사원 이름에서 나왔다고. 개방시간 | 오전 7시~오후 6시 04 나차 사원+구시가지 성벽 1888년 전염병을 막기 위해 나차신에게 바쳐진 사원으로 작지만 우아하고 섬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불어 나차 사원 옆에 자리한 구시가지 성벽은 1569년부터 포르투갈인들이 쌓은 성벽으로 현재는 성벽 잔해 일부만 남아 있다. 개방시간 | 오전 8시~오후 5시 05 마카오대성당 1622년 건축된 가톨릭 성당으로 제단 아래 16, 17세기 주교의 유품들이 매장되어 있다. 마카오 반환 전까지 새로 부임하는 마카오 총독은 이 대성당 성모 마리아 앞에서 의식을 치루는 것이 전통이었다. 개방시간 | 오전 7시30분~오후 6시30분 06 만다린하우스 1869년 건축물로 중국의 사상가 정관잉의 고택이었다. 창과 지붕 등 중국 전통방식으로 설계되었으며, 인도풍의 천장과 문틀 등, 이국적 건축양식이 혼합되어 눈길을 끈다. 개방시간 | 오전 10시~오후 6시(화, 수요일 휴관) 07 성도미니크성당 1587년 도미니크회 사제들이 지은 성당으로 중국에 지어진 첫 번째 성당. 성당 내부는 화려하고 바로크풍 제단이 아름답다. 성당 앞 광장은 볼거리 많은 세나도 광장으로 이어진다. 개방시간 | 오전 10시~오후 6시 08 릴 세나도 빌딩+세나도 광장 릴 세나도 빌딩은 1784년 마카오 정부청사로 건축된 신고전주의 건축양식의 건물로 고가구로 장식한 도서관이 들어서 있다. 포르투갈풍의 도기 타일 ‘아줄레조Ajulejo’로 꾸민 인테리어와 내부 정원이 눈에 띈다. 릴 세나도 빌딩에서 내려다보면 세나도 광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광장 주변으로 19~20세기에 지어진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특유의 물결무늬 광장은 1993년 조성한 것. 개방시간 | 전시관 오전 9시~오후 9시(월요일 휴관), 정원 오전 9시~오후 9시 09 무어리시배럭 1874년 건축된 건물로 무굴제국의 영향을 받은 디자인이 돋보인다. 마카오 치안을 맡았던 인도인 용병들을 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지금은 마카오 해상행정국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개방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 T clip. 마카오 가는 길 인천과 마카오를 에어마카오가 매일, 진에어가 주 3회 운항하고 있다. 비행시간 3시간30분 정도. 홍콩을 거쳐 페리로 들어갈 수도 있다. 화폐 마카오 공식 화폐는 파타카MOP로 1파타카는 150원 정도. 파타카와 더불어 홍콩달러가 통용된다. 시차 한국보다 1시간 늦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얼굴 단장인가? 역사 훼손인가?

    얼굴 단장인가? 역사 훼손인가?

    개발이냐 보존이냐를 놓고 시민단체와 마찰을 빚어왔던 서울 명동성당이 마침내 개발 국면에 들어섰다. 30일 천주교계에 따르면 서울대교구는 다음 달 16일 오전 10시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의 주례로 ‘명동성당 종합계획’ 1단계 기공식을 갖는다. 기공식은 지난 18일 서울대교구 사제평의회가 ‘명동성당 종합계획’을 발표한 뒤 전격적으로 열리게 되었다. 1982년 명동성당발전위원회가 발족하면서 시작된 ‘명동성당 종합계획’이 30여년 만에 사업을 본격화한 셈이다. 이에 따라 ‘한국 천주교의 얼굴’이자 ‘한국 천주교 1번지’인 명동성당은 환골탈태가 불가피하게 됐다. 서울대교구 사제평의회가 낸 명동성당 종합계획의 기본 방향은 ▲명동성당 보존과 ▲신자·시민들을 위한 열린 공간 조성 ▲150만여 교구민을 위한 지원 공간 확보에 초점을 두고 있다. ●30여년 만에 사업 본격화 우선 2014년까지 1단계 공사가 마무리되면 로얄호텔 맞은편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는 명동성당 진입부에 녹지 광장이 들어서고, 광장 지하에 20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 공간도 마련된다. 여기에 대성전 서편에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의 교구청 신관과 문화홀을 새로 들이게 된다. 이와 함께 초기 명동성당 시절 있었던 경사로를 복원하고 옛 사도회관인 교구청 건물도 리모델링해 전시홀로 가꿔낸다. 서울대교구는 이를 위해 지금까지 공사에 참여할 뜻을 밝힌 5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현장 설명회를 열어 새달 초 우선 협상 대상자를 정할 예정이다. 감리업체로는 ㈜건원엔지니어링이 선정됐다. 반면 문화유산 관련 시민단체들은 명동성당 종합계획이 한국 천주교 1번지의 역사·문화 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공사 과정에서 대성전 등 유구한 문화유산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며 계획 변경이나 취소 운동을 지속할 태세다. 특히 이들 단체들은 명동성당 개발계획과 관련한 문화재청, 서울시, 중구 등의 심의가 진행되는 동안 끊임없이 일었던 반대 의견이나 시정 건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공사를 지속적으로 감시·견제할 뜻을 밝혔다. ●“일부 건물 지반 침하 우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명동성당은 역사성과 종교적 차원에서 결코 훼손되거나 멸실되어선 안 될 귀중한 문화유산인데도 서울대교구가 경제논리와 일부 사제들 편의에 치우쳐 무리하게 확장, 개발하려 든다.”며 “지금이라도 유구·유물의 훼손을 막고 변형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남기 문화유산연대 공동대표도 “각급 단체가 명동성당 개발계획에 문제가 없다며 고층 건물과 주차장 신축을 승인했지만 건축 과정에서 본당과 옛 주교관 등 건물들의 지반 침하가 여전히 우려된다.”며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공사 과정을 밀착 모니터하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천주교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허영엽 신부는 “명동성당 종합계획은 교회가 세상과 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공사 과정에서 시민단체들이 우려하는 성당 유구와 유물의 훼손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법원 “파마, 탈모원인 아니다”

    수원지법 민사제3단독 엄상섭 판사는 22일 파마 때문에 탈모가 생겼다며 이모(21)씨가 미용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엄 판사는 판결문에서 “탈모는 영양결핍, 스트레스, 호르몬의 불균형 등 발생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원고의 탈모가 미용사의 파마로 인해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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