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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얼렁뚱땅 간호학원…멀뚱멀뚱 교육부…조마조마 환자들

    [단독] 얼렁뚱땅 간호학원…멀뚱멀뚱 교육부…조마조마 환자들

    지난 5월 충남 천안의 한 정형외과에서 아홉 살 소녀가 팔 골절 수술을 받던 도중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숨졌다. 마취 주사를 놓은 사람은 마취 전문의도, 마취 전문 간호사도 아닌 간호조무사였다. 간호조무사는 말 그대로 간호를 돕는 보조 인력이다. 의료법 시행규칙에 업무 범위를 ‘간호보조’와 ‘진료보조’라고 명시해 간호사처럼 의사의 지시와 감독 아래 진료 보조 행위를 하기도 하지만 수행 가능한 업무는 매우 제한적이다. 서울의 대형 병원들은 간호 서비스 수준이 낮아질 수 있다며 간호조무사 채용을 꺼린다. 그러나 소규모 의료기관은 간호조무사를 선호한다. 간호사를 구하기 어려운 데다 간호조무사 인건비가 훨씬 낮아서다. 의료계에 따르면 지방 의원의 간호인력 10명 중 8명은 간호조무사라고 한다. 개원의들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간호사 대신 간호조무사를 고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사정이 이렇다면 최소한 간호조무사의 질이라도 담보돼야 하지만 현행 양성 체계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간호조무사가 되려면 사설 간호학원에서 740시간 이상 학과 교육을 받고 의료기관에서 780시간 이상 실습한 뒤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환자의 생명과 연계된 간호보조 업무를 가르쳐야 할 학원들도 일반 보습학원과 똑같이 관리되고 있다. 관리 책임을 진 교육부 관계자는 25일 “설립 조건, 커리큘럼, 강사 자격 모두 따로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수업 내용도 제각각이고 법적으로 대졸 이상 학위만 갖고 있으면 누구나 강사를 할 수 있다. 또 간호조무사 지망생이 교육을 받은 간호학원의 원장과 병원장에게 학과 교육과 실습을 이수했다는 증명서 발급 권한을 줘 교육을 제대로 이수하지 않았는데도 증명서를 발급하기 일쑤다. 2011년 교육부가 간호조무사 학원 514곳을 지도·점검한 결과 133곳(26%)이 출석부를 사실과 달리 기재하거나 허위 증명을 발급해 적발되기도 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간호학원의 교육적 부실 문제를 정부에 제기해 왔지만 시·도 교육청에만 관리를 맡겨 놨다”며 “교육 시간을 이수하지 않은 채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취득해 갖가지 의료사고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간호조무사 자격시험의 난이도도 높은 편이 아니다. 총 100문항 가운데 평균 60점 이상을 얻으면 필기시험 합격인데, 올해 상반기 간호조무사 자격시험 문제를 비전문가인 기자가 직접 풀어 본 결과 61문항을 맞혔다. 합격점을 거뜬히(?) 넘긴 것이다. 정부는 간호조무사의 간호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양성학원은 그대로 두되 2018년부터 전문대에 간호조무과를 설치할 계획이다. 현행 간호조무사제도를 대신해 간호인력을 1·2급 실무간호인력과 간호사로 개편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2년제 간호보조인력 양성에는 대한간호협회와 간호조무사협회 모두 찬성한다. 다만 간호협회는 이에 앞서 간호사와 간호보조인력의 업무영역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간호대학장협의회 등은 2년제 간호보조인력 양성 땐 간호대학 졸업생의 취업 길이 막힐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탐정을 영화에서만 보는 나라/ 김종식(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탐정을 영화에서만 보는 나라/ 김종식(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탐정을 영화에서만 보는 나라/ 김종식(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우리는 언제까지 탐정을 영화에서만 봐야 하는가? 사립탐정으로 상징되는 민간조사제도는 고대 영국에서 처음 태동한 이래 시대와 나라를 넘나들며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그 존재의 유용성이 검증되고 평가 되어 왔다.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를 제외한 33개국은 ‘탐정’을 일찍이 직업으로 정착시켜 국가기관의 치안능력 보완과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한 재판기능 보강 등에 널리 활용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오늘날 선진국의 탐정업 실태를 보면 일정한 요건(경력)이나 자격시험에 합격한 개인을 영업 주체로 인정하는 미국에서는 5만 5000명의 민간조사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영국과 호주·프랑스·독일에서도 나라마다 1만 5000명에 이르는 민간조사원이 자격을 부여받아 탐정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통계는 잠정수치로, 보조원·사무원 등을 제외한 인원이다. 여기에 이들을 더하면 적어도 5~10배의 인원이 탐정업을 기반으로 먹고산다는 얘기다. 신고만으로도 탐정업이 허용되는 일본의 경우에는 4000개 업체에 3만명의 민간조사원이 창업·취업하고 있는 등 세계적으로 탐정업은 개인·합동·법인·다국적화 등 다양한 형태로 성장을 지속하면서 고용 정책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 나라에서는 탐정의 직업화에 만족하지 않고 탐정을 소재로 한 영화·드라마·소설·애니메이션·오락 게임물 개발 등 탐정문화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설탐정의 역할도 날로 진화하여 탐정업이 단순 직업에서 산업 차원으로 이어지는 동안 초기에는 개인의 모호한 행적 탐문이나 평판 조사, 잃은 물건 찾기 등 사적 영역을 주 활동 대상으로 삼아 왔으나 오늘날 대다수 외국의 탐정들은 국민 모두에게 피해를 안겨주는 보험금 부당청구 사례 탐지, 도피자 및 국외 은닉재산 추적, 공익 침해행위 고발, 미아·가출인·실종자 소재 파악 등 공권력의 개입 여지가 비교적 낮은 분야를 보완해 주는 대중적 측면의 일에 적극 참여하여 뛰어난 역량을 보이면서 각계각층의 시민들로 부터 신뢰와 자발적인 협력을 얻는 등 당당한 직업인으로서의 위치를 더욱 돈독히 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미국·영국 등 일부 나라에서는 사회적 쟁점이나 혼란이 있을때 국가기관 스스로가 탐정에게 민심이나 특정정보의 수집을 의뢰 하기도 한다. 이렇듯 세계는 지금 탐정을 매체로 하여 다양한 실익를 거두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15년 전부터 공론화 되어온 민간조사업 양성화 관련 법안(일명 탐정법 2건)이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으나 17대 국회 때부터 단골 메뉴로 오르내린 막연한 사생활 침해 우려 등으로 입법 추진에 진지함과 속도감을 잃은 채 2년째 뒷전에 밀려나 있다. 다행히 이쯤에서 고용노동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새 일자리·신산업 발굴 지시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잘돼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없는 사립탐정(민간조사업) 등을 신직업으로 공인·육성하겠다는 진일보한 계획을 지난 3월 18일 국무회의에 보고한데 이어 이를 국회와 국무조정실·법무부·경찰청 등 관계부처가 입법에 필요한 협의를 진행 중에 있음에 많은 국민들은 여러 측면에서 반기며 주목하고 있다. 여기서 한 예를 들어보면 우리와 법제 환경이 유사한 일본의 경우 작금의 우리처럼 민간조사원(탐정)에 의한 사회적 폐해를 우려하여 민간조사업 양성화를 오랫동안 미루어오다 관리 주체와 실정법 부재에 따른 부작용이 오히려 더 심각해지자 2007년에 탐정법을 전격 시행하여 민간조사업을 직업으로 공인함과 동시에 교육·지도·감독·벌칙·과세 등에 근거와 체계를 세움으로서 민간조사원의 그릇된 조사 행태를 적정화하고, 이를 신직업으로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선례는 1960년대부터 우리나라에 음성적으로 뿌리내려온 민간조사업(흥신업)의 원조가 일본이라는 점에서 우리도 어떻게 대처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실 민간조사업법(일명 탐정법) 제정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진정 국민에게 안심과 편익을 줄 수 있는 합리적인 민간조사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데 있다. 그러나 아직도 어떤 사람들은 ‘탐정은 태생적으로 불법과 부당을 수단으로 하는 그룹’이라며 탐정 그 자체를 거부하거나 역할을 아예 부정하려 한다. 특히 민간조사업법이 제정되면 탐정이 지나가는 사람을 불러 검문검색도 하고, 마치 경찰이 수사하듯 이사람 저사람을 추궁하거나 관공서 또는 금융사·통신사 등을 찾아 다니며 개인정보를 뒤지는 식의 준사법권을 행세할 것이라는 오해와 우려도 적지않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세계 어느 나라도 탐정에게 이런 사법권을 부여하고 있지 않다. 실로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민간조사원은 타인의 권익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탐문하거나 공개된 정보를 취합·분석하여 정보의 오류와 함정을 발견하는 방법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해 내야 하는 무원의 고립성을 지닌 외로운 직업이다. 즉 비권력적 사실행위에 국한된 임의적 존재이다. 이는 세계 모든 탐정이 지니는 공통적 특성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둔스럽거나 게으런 사람 또는 불법을 동원해서라도 성과를 내려는 과욕주의자는 탐정 부적격자이다. 합당성을 포기한 탐정은 이미 탐정이 아니다. 소설속 셜록홈즈의 종횡무진이나 일부 심부름센터의 일탈을 탐정의 전형으로 여기면 답이 안 나온다. 선진국에서 하니 우리도 하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왜 못하는가를 성찰해야 한다. 이제 우리도 탐정에 대한 편견과 오해에서 벗어나 글로벌한 시각으로 사회적·경제적 실리를 추구해야 할 때라고 본다. ‘탐정을 위해 탐정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탐정을 활용하기 위해 탐정법이 필요한 시대’임을 특히 강조하고 싶다. 민간조사업 공인, 이제 결단해야 한다. 복잡·다양한 생활 양태와 당사자주의 강화 등 소송 법제의 변화로 점증하고 있는 민간의 사실관계 입증 수요가 무통제·무책임·무납세 지하업자들에게 분별없이 맡겨지는 위험과 혼란을 더 이상 강 건너 불 보듯하는 것은 국가의 도리가 아니다. 아무쪼록 머지않아 우리에게 신직업·신산업·신문화로 접목될 역사적 민간조사제도 법제화가 특수 직역(職域)의 유·불리나 소관청을 둘러싼 부처간 편협한 이기주의로 또 다시 지체되는 일이 없기를 많은 국민들과 함께 소망해 본다. ====================================================== ※‘자정고 발언대’는 필자들이 보내 온 내용을 그대로 전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따라서 글의 내용은 서울신문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글의 내용에 대한 권한 및 책임은 서울신문이 아닌, 필자 개인에게 있습니다. 필자의 직업, 학력 등은 서울신문에서 별도의 검증을 거치지 않고 보내온 그대로 싣습니다.
  • 금품수수 비리 직원 최대 5배 환수한다

    금품수수 비리 직원 최대 5배 환수한다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직원도 입찰 과정에서 금품 수수 등의 비리를 저지를 경우 최대 5배를 배상해야 한다. 또 노동이사제도를 도입해 근로자가 경영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된다. 서울시는 지난 8월 발표한 일명 ‘박원순법’으로 불리는 공직사회 혁신 대책을 시 산하 18개 투자·출연기관에 확대 적용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를 위해 시는 청렴, 재정 등 6대 분야 22개 과제를 선정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참여형 노사 관계 모델 도입이다. 시는 노동이사제를 새로 도입해 기관별 노동이사의 이사회 참여를 보장하고 노사경영협의회도 설치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노동이사의 역할이 명확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면서 “산하기관 직원들이 혁신의 대상이 아닌 주체가 되게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청렴 분야에선 입찰자격기준심의제를 도입해 입찰 심의에 외부 전문가가 과반 참여하게 했다. 또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통해 입찰 비리에 연루된 직원은 파면 등의 중징계를 한다. 시 관계자는 “1000원이라도 금품을 받으면 직무 연관성을 따지지 않고 처벌할 것”이라면서 “징계부과금제를 통해 받은 금액의 최대 5배를 환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정 분야에선 통합재정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대규모 사업을 하거나 구조적 적자에 시달리는 기관을 집중 관리한다. 이는 18개 기관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또 전국 최초로 산하기관에 시민참여예산제와 예산낭비신고센터가 도입된다. 기관별 안전목표제도 도입된다. 시는 화재, 지진, 폭발, 침수 등의 안전사고 유형을 최대한 다양화해 대응 매뉴얼 정비에 나선다. 현재 1%인 전문 개방직 비율을 1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이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가 절반 이상 참여하는 채용자격기준심의제도를 통해 검증을 진행하고, 검증 과정에서 비위 채용자로 밝혀지면 파면하고 재응시 자격을 영구 박탈한다. 시 관계자는 “채용 혁신 과정에서 장애인 고용을 5%까지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서울시 혁신 대책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노동이사제의 경우 아직 시도 명확한 역할 모델을 잡지 못하고 있고, 청렴 분야는 공무원 복무규정보다 지나치게 강화돼 실제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시는 이 혁신 대책을 가이드라인으로 삼아 기관별로 혁신 방안을 내년 2월까지 마련하고 시민과 시장, 기관장 등 3자가 참여하는 혁신약정을 체결해 인사·회계규정 등에 명문화하고 실천할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경제 블로그] 사외이사제 수술… 모범 규준 될까

    금융위원회가 사외이사 제도를 뜯어고치겠다며 지난 20일 발표한 ‘금융사 지배구조 모범 규준’을 놓고 말들이 많습니다. 임기가 1년으로 줄어든 만큼 사외이사들이 자리 보존을 위해 지금보다 더한 ‘거수기’가 될 수도 있고, 당국의 지나친 간섭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금융 당국은 ‘읍참마속’이라며 “눈물을 머금고 선배(퇴직 관료)들을 쳐낸 것”이라고 항변합니다. 경영, 회계 등 현장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주로 사외이사를 맡도록 ‘장벽’을 쳐 놨으니 실무 지식이 없는 교수, 공무원이 판치는 사외이사 제도의 폐단이 줄어들 것이라고도 자평합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회의에서 “앞으로 나는 뭐 먹고 살아?”라고 농담을 던질 정도였답니다. “인력 풀(pool)이 되겠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당국은 이 제도 덕에 앞으로 ‘퇴직 금융인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인력 구조조정 등 일찍 자리를 떠난 금융권 실무 경험자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금융권의 말은 좀 다릅니다. 금융사를 떠난 지 2년이 안 됐거나 해당 금융사에 1억원 이상 거래가 있는 사람은 사외이사가 안 되는데 이런 수십 가지의 결격 사유를 다 따지다 보면 대상자가 많지 않다는 겁니다. 금융사 직원들의 업무량만 폭주할 것이란 자조도 나옵니다. 가뜩이나 ‘은행 혁신성 평가’까지 당국에 내놔야 하는데 이제는 사외이사 추천 사유부터 활동비 내역, 재평가 등의 공시 항목이 산더미 같다고 합니다. 당국은 “그만큼 사외이사들이 망가졌기 때문 아니냐”고 반문합니다. 물론 사외이사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강화하자는 취지는 좋습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들어야 합니다. 공시 목록이 대폭 늘면 투명성 제고는 될지 몰라도 개별사의 운영과 관련된 자율성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독립성을 잃고 정부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지요. 특히 규준에 맞추려고 형식적인 공시를 하다 보면 현실을 왜곡하거나 표면적인 보고만 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사외이사 평가를 할 만한 전문성을 갖춘 외부 기관이 많지 않은 것도 문제입니다. 일감이 몰리면 그 평가기관에 누가 있는지를 놓고 논란이 될 수도 있지요. 또 다른 ‘옥상옥’이 생겼다는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금융위는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조만간 보완책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현장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정말 ‘모범적’인 규준을 만들기 바랍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종교 플러스]

    ‘전통불복장의식’ 27일 학술대회 대한불교 전통불복장 및 점안의식보존회와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오는 27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전통불복장의식 및 점안의식’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연다. 이번 학술대회는 사찰에서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고 비밀리에 행해져 온 ‘전통불복장 및 점안의식’의 전통과 역사를 조명하는 첫 자리. 지난 7월 시연회에 이어 관련 전문가들이 ‘불복장 의식 설행 사례’, ‘불복장 의식의 전통과 가치’와 관련한 주제발표 및 종합토론으로 진행한다. 구세군 모금 앞두고 주제곡 공개 구세군자선냄비본부는 2014년 겨울 자선냄비 모금을 앞두고 주제곡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을 발표했다. 구세군이 공식 주제곡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제곡은 작곡가 김도우가 작사·작곡했으며 팝페라 가수 이사벨이 노래를 불렀다. 이 곡은 12월 1일 구세군자선냄비 시종식 무대에서 라이브로 처음 선보인다. 향후 영어 버전으로도 제작해 세계 126개국 구세군에 전파될 예정이다. 자선냄비 주제곡의 음원 수익금은 구세군자선냄비에 기부돼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용된다. ‘세월호 규명 천주교선언’ 발표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천주교 연석회의’(연석회의)는 최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염원하는 천주교선언’을 발표, “희생자 가족의 아픔에 끝까지 동행하며 진실을 은폐하려는 모든 시도에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연석회의는 이와 함께 ▲백서 발간 및 보편교회와의 국제연대를 통한 진상규명 노력 ▲국가보다 양심의 눈물을 신뢰할 것 등을 선언했다. 특히 12월부터 304일간 희생자를 기억하는 매일 미사를 봉헌할 뜻을 밝혔다. 선언에는 전·현직 주교회의 의장을 비롯한 17명의 주교가 서명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사제·수도자·평신도 등 13만 936명이 동참했다.
  • [사설] 사외이사제도 개혁 늦은 만큼 제대로 하라

    금융 당국이 말 많은 사외이사제도에 대해 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금융위원회는 어제 금융사 사외이사의 자격요건과 사후평가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 규준’을 입법예고했다. 내년부터 시행된다. 모범 규준은 강도가 높아 보인다. 우선 눈에 띄는 건 구성의 다양화다. 기관투자자, 주주 등 외부 기관도 사외이사를 추천할 수 있다. 특히 사외이사는 금융, 경영, 회계 등의 경험과 지식을 보유해야 하고 금융사는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임기도 1년으로 줄고 활동에 대한 외부 기관의 깐깐한 평가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개혁안대로만 된다면 사외이사제도의 정상화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금융회사를 포함한 기업 사외이사의 문제점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소유주가 있는 기업의 사외이사는 오너를 통해 선임되는 일이 많아 바른 소리 한번 하지 못하고 찬성표만 던지는 ‘거수기’ 역할만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금융회사도 비슷하다. 경영진 선임 과정에서 권한을 휘두르면서도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최근에 벌어진 KB금융의 내분에서 이런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의 갈등이 격화돼도 사외이사들은 사태 해결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도리어 징계를 받고 물러난 회장을 두둔하는 볼썽사나운 모습도 연출했다. 이렇게 된 것은 특정 분야 출신들의 비율이 너무 높은 탓도 있다. 4대 금융지주사 사외이사의 출신을 보면 교수나 연구원이 ‘관피아’ 척결 바람을 타고 50%로 급증했다. 자격 미달의 교수들이 자신들을 뽑아 준 경영진을 두둔하며 그 대가로 평균 5700만원이나 되는 연봉을 챙겼다. 주주의 이익이나 경영 개선에는 관심이 멀고 경영진과 공생관계를 유지하면서 연임을 밀어 주고 스스로 권력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런 견지에서 투자자나 주주가 사외이사를 추천할 수 있게 한 것은 잘한 일이다. 모범 규준이 시행되면 사외이사가 되는 길은 쉽지 않을 것이다. 사외이사가 되려면 전문성을 갖춰야 하고 주주총회에서 금융회사와의 관련성 등을 본인이 설명하고 추천 경로도 상세히 밝혀야 한다. 겸직도 제한받고 무엇보다 지금은 유명무실한 외부 기관의 평가를 까다롭게 받도록 한 점이 눈길을 끈다. 사실 이런 규정은 진작에 만들어야 했다. 사외이사가 경영진의 편에서 거수기로 전락한 것은 불투명한 선임 과정과 느슨한 평가 절차의 영향이 컸다. 이번 안의 문제점은 상당 부분이 권고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강제성이 없어 규준대로 시행하지 않더라도 직접 제재할 방법이 없다. 기왕에 개혁의 칼을 뽑았다면 입법 과정에서 강제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논의해야 한다. 신임 경영진을 선출한 사외이사는 그 직후 퇴진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하기 바란다. 그러지 않으면 새 경영진은 자신을 뽑아 준 사외이사들의 눈치를 보느라 소신 있는 경영을 펴기 어렵다. 최근 신임 회장을 선출한 KB금융 사외이사들이 당국의 퇴진 압박에도 사퇴를 거부하고 버티는 것은 KB금융에도 결코 득이 되지 못한다. 그런 사외이사들은 어떤 대가를 기대할지 모른다. 새 규준은 이런 제도상 문제점들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한다. 관치 논란은 무시해도 좋다. 규제와 마찬가지로 꼭 필요한 관치는 강화한다고 해도 비판받지는 않을 것이다.
  • 체코 로마 가톨릭 교회서 ‘귀신쫓기’ 수행의식 포착

    체코 로마 가톨릭 교회서 ‘귀신쫓기’ 수행의식 포착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 빙의된 여성에게 귀신쫓기 수행의식을 하는 순간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18일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2월 체코 남부 브라노프 나트 디유이(Vranov nad Dyji)의 한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악마를 내쫓는 엑소시즘 의식을 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영상을 촬영한 다니엘 트롯타차는 현지 언론을 통해 “여성의 비명과 고함을 지르는 소리를 듣고 교회 문으로 다가갔다”면서 “교회 문 열쇠 구멍을 통해 교회 제단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소리를 지르는 여성의 모습을 2분여 동안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영상에는 열쇠 구멍을 통해 몰래 촬영한 엑소시즘 의식 모습과 제단 앞에 서 있는 여러 명의 사람과 여성의 알 수 없는 고함과 울부짖음, 비명소리, 라틴어 기도 소리가 함께 들린다. 교회의 엑소시즘 의식을 도촬한 해당 동영상은 그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번주 가톨릭 교회의 사제 마렉 둔다(Marek Dunda) 신부가 그 진위를 인정하면서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둔다 신부는 “엑소시즘 의식은 사실이지만 여성의 상태에 대한 세부 사항과 신원공개는 거절한다”며 더 이상의 언급을 거부했다. 한편 지역 주민들은 “무서운 비명을 포함한 소리가 교회 밖 멀리까지 들리고 있다”며 엑소시즘 의식에 대해 무서움과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영상= Shazzy Mazzy6 youtube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2014년 서강언론인상’ 권오연·김진홍·김만석씨

    ‘2014년 서강언론인상’ 권오연·김진홍·김만석씨

    서강언론동문회(회장 김백 YTN 상무)는 17일 ‘2014년 서강언론인상’ 수상자로 권오연(왼쪽) 연합뉴스 경영지원 상무, 김진홍(가운데) 국민일보 수석논설위원, 김만석(오른쪽) KBS 보도본부 시사제작국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다음달 3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백범로 서강대 곤자가홀에서 송년회와 함께 열린다.
  • “2000일의 고통을 외면했다”

    “2000일의 고통을 외면했다”

    “원심을 파기한다.” 권순일 대법관이 주문을 짧게 읽어 내려가자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2호 법정은 칼바람이 몰아치는 바깥보다 더 차갑게 식어 버렸다. 지난 2월 정리해고가 무효라는 항소심 판결 이후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품었던 희망도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해고 노동자들은 법정을 나선 뒤 애써 참았던 눈물을 쏟아 냈다. 삼삼오오 모여 결과를 기다리던 동료들과 가족들은 “졌다”는 말에 망연자실했다. 이들을 도왔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수녀들도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김득중(44)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이번 판결을 기점으로 한국 사회의 정리해고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랐지만 재판부가 사측 손을 들어줘 안타깝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대법원이 노동자들에게 대못을 박았지만 반드시 일터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쌍용차 정리해고가 정당했다는 판결에 노동계와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도 강하게 반발했다. 박성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변인은 “대법원이 노동자들의 고통을 외면했다”고 꼬집었다. 참여연대도 “이번 판결은 대량 해고가 노동자 개인과 가족, 지역사회에 미치는 사회적 충격과 갈등, 비용과 희생을 외면하고 사측의 경영권만을 앞세운 판단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2009년 4월 사측의 대규모 정리해고 발표에 맞서 77일간 경기 평택공장 점거 농성을 시작으로 2000일 넘게 지난한 싸움을 이어 왔다. 2012년 4월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세상을 뜬 동료들을 위한 합동분향소를 차리고 단식을 했는가 하면 같은 해 11월 평택공장 인근 송전탑에서 116일간 고공 농성을 하며 정리해고의 부당함을 알렸다. 하지만 분향소는 철거됐고, 고공 농성을 통해 줄기차게 요구했던 국정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해고 노동자들은 끝내 고개를 떨궈야 했다. 앞으로도 산 넘어 산이다. 지난해 11월 해고 노동자들이 회사와 경찰 측에 46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1심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파업 참여를 이유로 징계 해고된 노동자들에 대한 재판도 진행 중이다. 점거 농성 당시 발생한 원인 미상의 공장 화재를 이유로 메리츠화재보험이 110억원의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개인이건 국가건 서로 만나 이해의 폭 넓혀야”

    “개인이건 국가건 서로 만나 이해의 폭 넓혀야”

    “무엇보다 만남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습니다. 개인이건 국가건 만나서 대화하다 보면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공감대를 갖게 되는 것이지요.” 최근 천주교주교회의 추계총회에서 주교회의 의장으로 선출된 김희중(67) 대주교는 13일 서울 중구 명동 서울대교구청 대회의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먼저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의장 선출 후 기자들과의 첫 만남에서 김 대주교는 최근 남북 관계와 한·일 간 경색을 우선 염두에 둔 듯 만남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혀 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치적 계산과 자존심이 민족 동질성 회복보다 우선할 수 있습니까”라고 물은 대주교는 한·일 간 갈등을 놓고도 “정치권 문제는 개인과 정당의 입지를 고려한 계산이 작용하겠지만 민간인과 종교인들은 가급적 선입견을 버리고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잘잘못을 따지는 만남 이전에 고통 자체에 대해 공감을 갖는 게 중요하고 그러다 보면 왜 아픔과 갈등이 생길 수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한국천주교의 실질적인 수장인 주교회의 의장으로서의 포부를 묻는 질문에는 “심부름꾼으로 주교님들의 의견에서 최대한 공통의 본분을 찾아내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데 주력하겠다”고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그 말에 얹어 정치권을 향한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약속의 본질은 지키는 것입니다. 지키지 않을 땐 왜 안 지키는지를 반드시 말해야 합니다. 선출직 공무원들이 말로만 ‘국민의 공복’을 외칠 게 아니라 임기 내내 봉사에 매달리다 보면 선거운동도 필요없지 않겠어요?” 정의구현사제단 등 천주교회 내 일각의 갈라진 입장과 행동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추구하는 목표는 같지만 표현방식이 다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관계에서도 신경질적으로 표현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차분하게 설명하는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김 대주교는 오랫동안 ‘종교 간 대화’에 몸담아 온 천주교 사제. 천주교뿐만 아니라 종교계 전체에서 이름난 종교 간 대화 운동론자인 김 대주교는 대화의 원칙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런 답을 돌려줬다. “존중하는 마음이 있으면 소통이 편해집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존중이야말로 대화의 시작이 아닐까요. 이웃 종교의 다름도 인정하다 보면 훨씬 더 조화로워집니다. 처음 볼 때 화려한 장미보다 수수하지만 다양한 꽃들이 오래도록 조화를 이뤄 더 아름다운 것과 같지요.” 지난 8월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낮은 사목 행보와 울림에 대해서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위해 한국 교회가 더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주교회의 차원에서 심도 있는 공부를 계속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씀하신 ‘가난한 사람’은 비단 경제적으로 가난한 사람에 국한한 게 아닙니다. 사회적 소외계층을 모두 포함한 것이지요. 교회 울타리 안에 머물지 말고 거리로 나아가 아픈 이들과 함께하라는 교황의 말씀은 지난 방한의 으뜸 교훈인 셈이지요. 그런 측면에서 세월호 참사의 큰 고통은 진상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진상을 철저히 밝혀서 그런 참사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우리가 생명존중의 징검다리가 될 것입니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단독] 경찰청장 “연공서열식 평가 관행 뒤집겠다”

    [단독] 경찰청장 “연공서열식 평가 관행 뒤집겠다”

    “연공서열식으로 획일적 근무평정을 한다면 인사제도 개선의 의미를 살리지 못하게 됩니다. 업무 역량과 성실성, 조직관리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냉정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경찰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 강신명 경찰청장이 최근 전국의 경감(서울 일선 경찰서 팀장급) 이상 간부 2만 2000여명에게 ‘연공서열식 근무평가에서 벗어나 업무 중심으로 평가를 진행하라’는 이메일을 보낸 게 발단이 됐다. 경찰청은 이번 인사를 앞두고 근무평정 비율을 상향 조정했다. 이전까지 경찰 승진 심사는 근무평정(50%), 경력평정(35%), 직무교육 이수(15%) 등을 평가해 승진 정원의 5배수를 추린 뒤 경력과 해당 직급으로 일한 연차, 교육 성적, 상벌, 지휘관 추천 여부 등 5가지 항목을 평가해 2배수로 줄였다. 하지만 내년 1월 시행될 총경 이하 인사부터 근무평정 배점 비율을 65%로 올리는 대신 직무교육 이수 항목을 없애기로 했다. 지금껏 경찰 근무평정은 인사대상인 고참들에게 높은 점수를 몰아주는 것이 관행이었다. 예를 들어 승진한 지 얼마 안 됐거나 아예 10년이 넘은 경정은 업무역량이 뛰어나도 ‘수·우·양·가’ 중 ‘양’이나 ‘가’를 받을 수밖에 없어 총경 승진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서울경찰청 A경감은 “메일까지 보낸 것을 보면 (청장이) 이번 인사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알 수 있다”며 “연차가 얼마 되지 않은 직원은 물론 시기를 놓쳐 승진을 아예 포기해버린 직원도 열심히 일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의 한 경찰서 B경정은 “3개년 근무평정을 모두 ‘수’를 받아도 승진이 보장되지 않는데 당장 올해 점수를 잘 준다고 해서 인사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괜히 승진 시기가 안 된 직원에게 좋은 점수를 줬다가 우리 서에 배당된 승진자 정원만 뺏길 거 같아 기존 방식대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170세 된 세한도가 맺어준 동아시아 지식인 네트워크

    170세 된 세한도가 맺어준 동아시아 지식인 네트워크

    나무 네 그루와 집 한 채가 전부다. 추운 겨울의 황량함이 절로 느껴진다. 국보 180호인 ‘세한도’(歲寒圖)다. 추사 김정희(1786~1856)가 제주 유배 중 그린 것으로 청나라 쟁쟁한 문인들의 감상문까지 더해져 무려 14m짜리 작품이 됐다. 추사가 중국 지식인들과 학문적으로 깊이 있게 교류했음을 증명해 준다. 세한도가 탄생한 지 170주년이 됐다. 이를 기념하며 지난 10일 추사김정희선생국제교류학술회의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렸다. 추사가 중국을 찾은 것은 딱 한 차례뿐이다. 25세 때인 1809년 10월 부친을 따라 연행을 가서 완원(阮元·1764~1849)을 만났다. 그를 스승으로 모셨다. 추사가 자신의 호를 완당(阮堂)이라고 붙인 것도 스승에 대한 경외에서 비롯됐다. 그는 평생에 걸쳐 완원을 스승으로 모셨고, 다른 중국 학자들과도 깊이 있고 폭넓게 지적 교류를 지속했다. 중국 학자들은 추사를 가리켜 ‘해동제일통유’(海東第一通儒)라고 일컬었다. 아시아를 통틀어 유교에 가장 정통하다는 상찬이었다. 이번 학술회의는 완원의 후손과 추사의 후손이 만나 사제로 맺은 인연을 200년 뒤 다시 한번 되새기는 의미도 있다. 임형택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학술사에서 실사구시를 학문의 종지로 삼은 것은 추사인데, 추사로 와서 조선 지식인들의 중국관이 ‘숭명반청’에서 비로소 벗어나게 됐다”면서 “훨씬 자유롭고 열린 자세로 중국 학계와 활발히 소통할 수 있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임 명예교수는 연배가 높은 다산 정약용(1762~1836), 연암 박지원(1737~1805)과 가졌던 학문적 교류도 소개했다. 박지원은 같은 노론으로서 정치적 입장이 같았지만 실질적인 교류는 물론 학문적 교감도 적은 반면, 정약용과는 노론과 남인으로서 정파는 달랐음에도 학문적 교유는 후세까지 긴장감을 유지해 왔다고 덧붙였다. 추사의 학문적 성취에 대해 소홀한 한국 학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특히 외국 학자들에게서 강하게 나왔다. 잔항룬(詹杭倫) 홍콩대 교수는 “추사의 서화 명성이 너무 높아서 항상 시가의 명성을 가린 측면이 있다”면서 “중국 정통 시학의 관념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해해 조선 시단에 소개한 추사의 문학적 성취를 폄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두보, 소식, 옹방강 등의 시를 차운하는 등 특정 인물에게서만 시학을 배웠던 점을 비판하는, 당대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지속되는 국내의 연구 경향을 지적한 것이다. 왕장타오(王章濤) 중국양주학파 연구회 이사는 추사와 완원의 학문적 승계 및 교감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했다. 왕 이사는 “추사는 학문을 논하고 연구 방법을 취할 때 고담허론을 멀리하고 근본을 택했다”면서 “만약 추사가 완원을 만나지 못하고 완원 특유 ‘이론’(二論)의 관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그가 옹방강 서학의 길로 충성스럽게 들어갈 가능성이 높았다. 기껏해야 신라·고려시대 서예의 성취에 머물렀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추사가 옹방강과 완원 사이를 빙빙 돈 상태를 극복했고 마침내 완원과 같은 길을 걸었으며 이후 자신만의 학문적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간호사 시간선택제의 두 얼굴

    간호사 시간선택제의 두 얼굴

    # 임신 후 병원을 그만둔 전직 간호사 이모(35)씨는 요즘 재취업을 고민 중이다. 가정형편상 맞벌이를 해야 하지만, 3교대 근무를 하면 아이 돌보기가 어렵다는 게 문제다. 이씨는 근무시간대를 정해 일할 수 있는 간호사 시간선택제가 활성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 지방의 한 중소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박모(29)씨는 간호사 시간선택제 도입으로 근무 여건이 더 안 좋아질까 걱정이다. 병원이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시간선택제 간호사를 더 많이 채용하려고 기존 간호사들을 자를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마저 돈다. 정부가 11일 밝힌 간호사 시간선택제 활성화 방침을 둘러싸고 간호계가 술렁이고 있다. 임신·출산과 함께 병원을 떠난 ‘엄마’ 간호사들은 재취업 기회가 열리게 됐다며 반기는 분위기지만, 일선 간호사들은 가뜩이나 나쁜 근무여건이 시간선택제 간호사로 인해 더 열악해지고, 저임금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며 걱정한다. 보건의료단체들은 간호사 시간선택제가 활성화되면 간호사 업무 교대가 너무 잦아 간호의 질이 떨어지고 환자 건강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반면 더 낮은 인건비로 간호 인력을 확보하게 된 병원은 반색하고 있다. 시간선택제는 간호사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를 골라 일하게 하는 근무 형태다. 아이를 가진 경력단절 간호사들이 재취업을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3교대로 운영되는 병동 근무체계 때문이었는데, 시간선택제 간호사로 취직하면 3교대를 하지 않아도 된다. 재취업 문턱이 낮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시간선택제 간호사를 채용한 병원은 극히 드물다. 병상당 간호사 수가 많아야 건강보험 급여를 더 받을 수 있는데, 지금까지는 시간선택제 간호사 인력자원을 아예 인정해 주지 않거나, 0.4명 내지 0.5명 몫으로 계산해 간호등급을 매겨왔기 때문이다. 차라리 일반 간호사 1명을 채용해 1명 몫으로 온전히 인정을 받아 간호등급을 높게 받는 게 병원 입장에선 이득이었다. 때문에 정부는 병원이 시간제 간호사 고용을 기피하지 않도록 이번에 인력인정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특히 내년부터 야간전담간호사제를 도입해 야간 전담 간호사의 노동시간은 다른 간호사의 2배로 인정해 주기로 했다. 시간선택제 간호사의 계약기간은 1년으로 정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간호 인력의 근무 기회 확대로 병원의 간호사 확보가 수월해지고 근무시간이 유연화돼 육아 등으로 인한 조기 퇴직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병원 특성상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이 중요한데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그것도 1년 계약직으로 채용하면 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병원이 야간전담간호사를 채용하는 대신 기존 간호사를 해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야간전담간호사 1명은 2명 몫을 인정받기 때문에 일반간호사 8명, 야간전담간호사 2명을 채용하면 병원은 간호사를 12명 고용한 것으로 인정받아 그만큼의 급여를 더 받게 된다. 반대로 야간전담간호사를 2명 채용하는 대신 다른 간호사 2명을 해고해도 병원은 급여 손해를 보지 않는다. 주영희 김천과학대학 간호학과 교수는 “고용이 불안정해지면서 가뜩이나 임신 순번제를 강요받고 있는 일선 간호사의 근무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시간선택 간호사는 추가 근무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 공백을 메우고자 업무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우리 사회 빈부 격차 심화… 소외 이웃 도와야”

    “우리 사회 빈부 격차 심화… 소외 이웃 도와야”

    “달동네는 없어졌지만 가난한 사람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에요. 빈부 격차는 심해지고 가난한 사람들은 소외받고 내몰리고 있습니다.” 제26회 아산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달동네 주민의 대부’ 안광훈(73·본명 브레넌 로버트 존) 신부는 11일 “상 받을 사람들이 많은데 내가 받아 미안하고 쑥스럽다”며 “우리 사회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그는 “상금(3억원)은 소외된 이웃들을 돕는 일에 쓰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안 신부는 뉴질랜드 출신으로 1965년 호주 시드니 골롬반신학대에서 사제 서품을 받고 이듬해 한국에 왔다. 이때부터 50년 가까이 한국에 살며 철거촌의 저소득층 주민들을 지원하는 일에 앞장서 ‘달동네 벽안(碧眼)의 신부’로 불린다. 1969년 강원도의 대표적인 탄광촌인 정선으로 부임한 안 신부는 고리대금과 사채 피해로 고통받는 저소득 주민들의 삶을 마주했다. 1972년 30명이 100원씩 출연해 3000원으로 정선신용협동조합을 만들어 주민들이 사채 고리를 끊는 데 일조했다. 정선신협은 현재 예탁고 400억원이 넘는 탄탄한 금융기관으로 성장했다. 안 신부가 도시 빈민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81년 서울 목동성당 주임신부를 맡으면서다. 목동 신시가지 계획이 발표되고 성당 근처 안양천변에 살던 서민들이 용역 깡패에게 쫓겨나는 모습을 보며 철거 반대 운동에 나섰다. 1992년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인 강북구 삼양동으로 온 안 신부는 철거 예정 지역에 전셋집을 구해 빈민의 삶 속으로 들어갔다. 자신의 전셋집을 세입자 대책위원회 회의실로 제공하고 세입자 권리 보장과 임시 거주지 마련을 정부에 요구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안, 새누리가 정보 왜곡해 국민-공무원 갈등 유발” 지적

    “공무원연금 개혁안, 새누리가 정보 왜곡해 국민-공무원 갈등 유발” 지적

    ‘공무원연금 개혁안’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관련해 새누리당 개정안이 정부의 재정 부담이나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등과 관련된 정보를 왜곡해 국민과 공무원 간 갈등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인사행정학회장인 진재구 청주대 교수는 10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대학원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공무원 연금개혁: 문제점과 개선방안’ 포럼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재정과 관련된 많은 정보가 왜곡돼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공무원연금은 민간기업 종사자들이 받는 퇴직금에 해당하는 퇴직수당이 포함된 일종의 후불적 보수 성격이 있는데도 여당의 개혁안은 국민연금과 단순 비교하는 몰이해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의 ‘수익비’(기여금 대비 수령액)가 평균 2.4배로, 국민연금(1.6배)보다 높다고 봤지만, 국민연금에 퇴직금을 포함하면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욱이 2010년 입직자의 수익비는 2.9배로, 국민연금 수급자의 3.1배보다 낮아지는 것으로 진 교수는 분석했다. 여당은 공무원연금이 이대로 갈 경우 2016∼2027년 93조 9000억원의 정부보전금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하면서 개혁안이 시행되면 이를 46조 1000억원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진 교수는 그러나 정부총부담률(보수예산 대비 공무원연금)은 10.4%로, 프랑스 62.1%, 독일 56.7%, 미국 35.1%, 영국 21.3%, 일본 17.8%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개혁안은 단기 재정절감에 치중해 이 안대로 가면 2030년대 이후에는 정부보전금의 절감 효과가 매우 미미해지고 입직연도에 따라 단기 재직한 기존 공무원과 신규 공무원 간 불평등이 발생하는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당은 공무원연금개혁의 필요성을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에서 찾으며 집단 간 갈등을 유발하는 정치공학적 접근을 멈추고 공무원연금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개혁안은 공무원 정년연장에 대한 대안 없이 연금수급 개시 연령을 65세로 늦추도록 돼 있다”며 “공무원연금제도 개선은 공무원 인사제도 개선과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준호 한신대 대학원장은 “개혁 목표 시점을 연말이 아닌 내년 중 적정시점으로 잡고 한발 늦춰 개혁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오히려 애초 목표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안전행정부는 11일 오후 대구시청에서 영남권 공무원연금개혁 국민포럼을 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프리드리히 니체 ‘도덕의 계보학’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프리드리히 니체 ‘도덕의 계보학’

    현대 사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이들로 흔히 마르크스, 프로이트, 소쉬르, 니체를 꼽는다. 이들 사상의 공통점은 인간 문화는 외부의 존재가 절대적인 힘을 발휘하여 형성된 것이 아니라 인간 스스로 내재적인 힘에 의해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것을 마르크스는 ‘실천’으로, 프로이트는 ‘무의식’으로, 소쉬르는 ‘구조’로 그리고 니체는 ‘초인적 힘’으로 표현했다. 니체는 “세상에는 진짜보다 우상들이 더 많다. 나는 망치를 들고서 의문을 제기한다”며 19세기를 지배했던 가치관에 반기를 들고 당시의 ‘도덕’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그것은 “신은 죽었다”라는 선언 속에 당대의 ‘도덕’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니체의 판단에서 신, 이데아, 보편정신 등 기존의 진리는 인간을 노예화하는 작용과 숨겨진 의도가 있었다. 그중 19세기 유럽의 도덕기호 이면에는 기억, 국가, 문명, 종교 등의 계보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었다. ‘도덕의 계보학’에서 니체는 도덕적 가치의 연원이 서구 역사를 통해 강요되어 뿌리내린 것으로 보고 이를 구체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이 책은 도덕 개념의 발생사를 세 개의 논문을 통해 분석하는데, 첫 번째 논문에서는 기독교의 심리학을 다룬다. 기독교를 약자의 ‘원한’에서 생겨난 것으로 보고 당대 도덕의 기준인 ‘선과 악’, ‘좋음과 나쁨’이란 개념을 고찰한다. 두 번째 논문에서는 양심의 심리학을 다룬다. 양심은 ‘인간 내부에 있는 신의 음성’이 아니며 ‘내부로 향하는 잔인함의 본능’, 즉 ‘자학’이라는 것이다. 세 번째 논문에서는 금욕주의적 이상의 힘이 어디서 오는지에 답한다. 그 답은 ‘신이 사제의 배후에서 활동하기 때문이 아니라 지금까지 유일한 이상으로 그것의 경쟁상대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니체가 도덕의 역사를 계보학적으로 고찰하며 문제 삼은 도덕적 가치 기준은 두 가지 형식으로 ‘좋다’와 ‘나쁘다’의 가치평가를 하는 주인도덕과 ‘선하다’와 ‘악하다’의 가치평가를 하는 노예도덕이다. 니체의 생각에 당시의 도덕관은 유럽 사회를 지배했던 권력의 작동으로 형성되었으며 게르만 전사 귀족과 기독교의 영향이 컸다. ‘좋다’와 ‘나쁘다’의 가치 기준은 권력자들이 자신들의 속성을 ‘좋다’고 정의하고 피지배계층의 속성을 ‘나쁘다’고 정의하여 강제한 결과이며 ‘선하다’와 ‘악하다’는 피지배계층이 지배계층에 대한 원한과 증오가 역사적으로 표현된 결과라는 것이다. 기독교는 고대로마의 피정복민족, 즉 약자로서의 원한과 증오라는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데 그러한 역사는 권력의 작동에 영향을 받아 선과 악, 양심 등의 도덕적 가치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선험적이며 절대적인 진리는 존재하지 않으며 당시의 도덕관은 인간이 자기 삶을 당당히 살아가기 위해 극복하고 새로 창조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이다. 니체는 ‘주인도덕’과 ‘노예도덕’의 구분은 계급적인 것이 아니라 각 개인이 지닌 도덕에 대한 판단의 힘에 의한 것으로 보았다. 주인은 스스로 도덕적 판단의 힘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눈치 볼 필요 없이 ‘좋음과 나쁨’을 기준으로 삼지만 약자인 노예는 자기 자신이 아닌 것을 부정하려는 원한 때문에 그 스스로를 기준으로 삼지 못한다. 늘 타인에게 대비되고 대립된 존재로서 자신을 한계 짓고, 그런 대비 속에서만 존재 의미를 발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양은 맹수가 자신에게 주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이길 수 없기 때문에 맹수의 가치를 인정하기보다는 원한 감정을 갖게 된다. 원한 감정은 맹수를 절대 관계 맺지 못할 선악의 대립으로 상정하며 ‘나는 선하고 맹수는 악하다’라는 자기방어를 합리화시킨다. 그러나 맹수에게 양은 대립관계가 아니라 자기 생존에 유익한 가치를 지닌, 나와 다른 존재일 뿐이다. 원한 감정이 생길 리 없다. 그런데 노예는 양이 맹수를 비난하듯 원한을 가지고 주인을 비난한다. 자신에게 온 고통을 부정하고 회피하며 자신을 긍정한다. 그러나 주인은 자신을 긍정하기 위해 원한이 필요하지 않으며 ‘고통’에도 과감히 맞선다. 존재하는 그대로의 실존을 인정하는 것이다. 니체는 이 예시에서 오히려 양은 악이고 맹수는 선이라고 말하며 ‘힘에의 의지’의 강함과 약함을 왜곡 없이 직면해야 한다고 새로운 도덕관점을 제시한다. 도덕적인 감정인 ‘양심’의 기원에 대해서도 니체는 권력을 지닌 자가 무기력한 개인에게 각인시킨 결과로 보았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는 것은 자신에게 생기는 욕구나 욕망인 자연 본능을 나쁜 눈초리로 보게 하여 자기를 학대하는 것으로 본 것이다. 본능의 금지는 그것을 사라지게 하지 않고 방향을 전환하도록 만들었는데, 그것이 자신에 대한 나쁜 감정의 기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니체에게 양심은 동물성을 극복한 주권적 개인이 자신에게 갖는 좋은 감정이며 자신에 대한 긍정의 표현이다. 니체에게 인간의 완성은 ‘자신만의 독립적이고 지속적인 의지를 갖는 인간’, ‘자유로운 의지의 주인’이다. 니체는 이러한 인간이 갖는 자유의 의식, 힘에 대한 느낌, 특권으로서의 책임 의식을 ‘양심’이라고 말한다. 니체에 따르면 기독교적 이상은 ‘금욕적 이상’으로 현실적 쾌락을 ‘악’으로, 내세에 대한 믿음을 ‘선’으로 상정한다. 니체는 그것을 ‘병든’ 공기라고 보면서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을 억압하여 죄책감을 느끼게 한다고 봤다. 이를 위한 종교적 구원으로써 금욕주의 실천을 제시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이다. 금욕주의적 이상은 다른 해석이나 다른 목표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역사와 심신의 건강과 예술과 문학 등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았다. 니체의 입장에서 욕구나 욕망은 신체에서 비롯되는데 그것을 억제할 경우 인간 삶은 왜곡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삶에 대한 왜곡은 근원적인 생명활동을 왜소화하고 병리적인 도착상태에 빠지게 하므로 금욕주의적 도덕은 인간이 본래 가지고 있는 힘의 원천을 봉쇄하기 위한 시도인 것이다. 이 책은 결국 개인적, 사회적인 원한이 쌓이면 그 개인 또는 사회에 독이 되어 돌아오므로 자신을 극복하는 자유롭고 창조적인 인간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한 인간 구현을 위해 자유주의가 확산되고 창의력을 독려하는 사회가 되어야 함을 암시하고 있다. 도덕관은 우리의 의식이나 행위의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작용하고 그것들이 모여 사회를 이루기 때문이다. 우리는 획일화된 교육, 자본의 논리, 다양한 대중매체, 무한경쟁의 압박, 종교와 사상의 이론들, 정치와 권력의 의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러한 가치들을 자신의 자유의지로 능동적으로 추구하며 산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그러한 우리에게 니체는 “그런 것들이 당신을 주인으로 이끄는가, 노예로 이끄는가”라고 묻는다. 그러면서 “너 자신의 존재를 긍정하라. 너 자신이 네 삶의 주인이 되어라. 가치의 비판자이며 새로운 가치의 창조자가 되어라. 그래서 네 삶의 예술가가 되어라”라고 말한다. 멘토가 유행하는 이 시대에 니체를 멘토 삼으려 한다면 “제자가 되려 하지 마라. 자기의 가치는 자기가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읽어라 청춘’은 격주로 게재됩니다.
  • “공무원연금 개혁안, 새누리가 정보 왜곡해 국민과 공무원 간 갈등 유발” 지적

    “공무원연금 개혁안, 새누리가 정보 왜곡해 국민과 공무원 간 갈등 유발” 지적

    ‘공무원연금 개혁안’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관련해 새누리당 개정안이 정부의 재정 부담이나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등과 관련된 정보를 왜곡해 국민과 공무원 간 갈등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인사행정학회장인 진재구 청주대 교수는 10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대학원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공무원 연금개혁: 문제점과 개선방안’ 포럼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재정과 관련된 많은 정보가 왜곡돼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공무원연금은 민간기업 종사자들이 받는 퇴직금에 해당하는 퇴직수당이 포함된 일종의 후불적 보수 성격이 있는데도 여당의 개혁안은 국민연금과 단순 비교하는 몰이해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의 ‘수익비’(기여금 대비 수령액)가 평균 2.4배로, 국민연금(1.6배)보다 높다고 봤지만, 국민연금에 퇴직금을 포함하면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욱이 2010년 입직자의 수익비는 2.9배로, 국민연금 수급자의 3.1배보다 낮아지는 것으로 진 교수는 분석했다. 여당은 공무원연금이 이대로 갈 경우 2016∼2027년 93조 9000억원의 정부보전금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하면서 개혁안이 시행되면 이를 46조 1000억원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진 교수는 그러나 정부총부담률(보수예산 대비 공무원연금)은 10.4%로, 프랑스 62.1%, 독일 56.7%, 미국 35.1%, 영국 21.3%, 일본 17.8%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개혁안은 단기 재정절감에 치중해 이 안대로 가면 2030년대 이후에는 정부보전금의 절감 효과가 매우 미미해지고 입직연도에 따라 단기 재직한 기존 공무원과 신규 공무원 간 불평등이 발생하는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당은 공무원연금개혁의 필요성을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에서 찾으며 집단 간 갈등을 유발하는 정치공학적 접근을 멈추고 공무원연금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개혁안은 공무원 정년연장에 대한 대안 없이 연금수급 개시 연령을 65세로 늦추도록 돼 있다”며 “공무원연금제도 개선은 공무원 인사제도 개선과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준호 한신대 대학원장은 “개혁 목표 시점을 연말이 아닌 내년 중 적정시점으로 잡고 한발 늦춰 개혁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오히려 애초 목표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안전행정부는 11일 오후 대구시청에서 영남권 공무원연금개혁 국민포럼을 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안, 새누리가 정보 왜곡해 국민과 공무원 간 갈등 유발”

    “공무원연금 개혁안, 새누리가 정보 왜곡해 국민과 공무원 간 갈등 유발”

    ‘공무원연금 개혁안’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관련해 새누리당 개정안이 정부의 재정 부담이나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등과 관련된 정보를 왜곡해 국민과 공무원 간 갈등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인사행정학회장인 진재구 청주대 교수는 10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대학원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공무원 연금개혁: 문제점과 개선방안’ 포럼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재정과 관련된 많은 정보가 왜곡돼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공무원연금은 민간기업 종사자들이 받는 퇴직금에 해당하는 퇴직수당이 포함된 일종의 후불적 보수 성격이 있는데도 여당의 개혁안은 국민연금과 단순 비교하는 몰이해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의 ‘수익비’(기여금 대비 수령액)가 평균 2.4배로, 국민연금(1.6배)보다 높다고 봤지만, 국민연금에 퇴직금을 포함하면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욱이 2010년 입직자의 수익비는 2.9배로, 국민연금 수급자의 3.1배보다 낮아지는 것으로 진 교수는 분석했다. 여당은 공무원연금이 이대로 갈 경우 2016∼2027년 93조 9000억원의 정부보전금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하면서 개혁안이 시행되면 이를 46조 1000억원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진 교수는 그러나 정부총부담률(보수예산 대비 공무원연금)은 10.4%로, 프랑스 62.1%, 독일 56.7%, 미국 35.1%, 영국 21.3%, 일본 17.8%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개혁안은 단기 재정절감에 치중해 이 안대로 가면 2030년대 이후에는 정부보전금의 절감 효과가 매우 미미해지고 입직연도에 따라 단기 재직한 기존 공무원과 신규 공무원 간 불평등이 발생하는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당은 공무원연금개혁의 필요성을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에서 찾으며 집단 간 갈등을 유발하는 정치공학적 접근을 멈추고 공무원연금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개혁안은 공무원 정년연장에 대한 대안 없이 연금수급 개시 연령을 65세로 늦추도록 돼 있다”며 “공무원연금제도 개선은 공무원 인사제도 개선과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준호 한신대 대학원장은 “개혁 목표 시점을 연말이 아닌 내년 중 적정시점으로 잡고 한발 늦춰 개혁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오히려 애초 목표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호한 교황? 속좁은 교황?

    단호한 교황? 속좁은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표적인 보수파로 사사건건 교황의 개혁 정책에 대해 발목을 잡은 미국 출신 레이먼드 버크(66) 추기경을 교황청 대심원장에서 몰타 기사단 사제로 전보 발령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톨릭 교회의 최고법원 수장인 대심원장을 의전 성격의 몰타 기사단 사제로 전보 발령한 것은 사실상 좌천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후임 대심원장에 교황청 외무부장인 프랑스 출신 도미니크 망베르티 대주교를 임명했다. 외신들은 이번 인사에 대해 “충분히 예견된 일”이란 반응이다. 버크 추기경은 최근 여러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행보를 비난하며 보수 성향의 성직자를 대변해 왔다. “동성애 커플도 가톨릭 공동체에 기여하는 바가 있다”는 교황과 달리 버크 추기경은 “본질적으로 동성애는 장애이며 해로운 것”이라고 맞선 인물이다. 이 때문에 최근 세계주교대의원대회(주교 시노드)에서도 가톨릭 교회의 동성애 포용을 앞장서서 반대했다. 결국 그가 속한 보수파의 반발로 최종 보고서는 동성애 포용 언급을 삭제하는 등 개혁 수위가 대폭 희석됐다. 또 ‘이혼 후 재혼한 가톨릭 신자의 영성체 참여를 금지하는 교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가톨릭 진보파 리더인 독일의 발터 카스퍼 추기경을 지난달 공격하기도 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포탄은 앞으로, 포는 뒤로’ 아찔한 사제 바주카포 발사 장면

    ‘포탄은 앞으로, 포는 뒤로’ 아찔한 사제 바주카포 발사 장면

    사제 바주카(Bazooka)포를 만들어 시연하는 실수 장면이 화제다. ‘바주카’는 제2차 세계대전 초 미 육군이 채택한 구경 6㎝의 견착식(肩着式) 로켓 포. 지난 1월 유튜브에 올라온 23초 가량의 영상에는 사격용 귀마개를 끼고 있는 두 남성이 보인다. 한 남성이 직접 만든 바주카포를 어깨에 메고 발포준비 자세를 취하고 있다. 잠시 후, 함께 있던 남성이 발사 명령을 내린 뒤 자리를 피한다. 남성이 표적을 향해 바주카포를 발사한다. 포탄은 표적에 완벽하게 명중하지만 바주카포 몸통이 반동에 못 이겨 뒤로 튕겨나간다. 예상치 못한 포의 위력에 남성이 얼굴을 감싼다. 친구의 모습에 주변 사람들은 그저 웃을 뿐이다. 이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사제 바주카포 너무 위험하네요”, “함부로 저런 무기 만들면 안되는데~”, “조심하세요!” 등 걱정어린 댓글을 달았다. 사진·영상= Alex Smyth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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