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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설작업 하고, 전역사병에게 경례’ ’괴짜장군’의 퇴임식

    ‘제설작업 하고, 전역사병에게 경례’ ’괴짜장군’의 퇴임식

    뜨거운 뙤약볕이 내리쬐던 지난 28일 오후, 경기 이천의 특수전사령부 연병장에서는 한 장군의 전역식이 열렸다. 이날 전역식을 끝으로 약 40여 년에 걸친 군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이 장군은 4성 장군도 아니었고, 전역 후에 높은 자리로 갈 사람도 아니었지만, 폭염 속 경기 외곽의 외딴 지역에서 치러진 이 장군의 전역식은 문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제24대 국방장관을 지낸 이기백 장관과 제42대 국방장관 김태영 장관을 비롯,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과 전후방 각지에서 모인 전·현직 군인들, 각국 무관과 일반 시민들까지 3성 장군의 전역식이라고 하기에는 대단히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날 전역한 장군은 제25대 특수전사령관을 지냈으며, 한때 인터넷과 SNS 등에서 ‘돌격머리 스타일 사단장’이나 ‘괴짜 장군’으로 유명했던 전인범 육군중장이었다. 도대체 어떤 군인이었기에 전국 각지 현역과 민간인들이 휴가를 내면서까지 그의 전역식을 축하하기 위해 구름처럼 모여들었던 것일까? ‘괴짜’로 통했던 파격의 아이콘 내용을 막론하고 군 수뇌부와 조금이라도 얽힌 기사가 나왔을 때 우리 국민들은 "똥별이 또…"라는 선입견으로 기사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 군도 변하고 있고, 권위와 격식을 벗어던진 장군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고급세단과 운전병을 마다하고 버스나 열차를 타고 출장을 가는 장군이 있는가하면, 휴일 자신의 부대 방문을 위해 병사들에게 낙엽 쓸기를 시킨 지휘관을 강하게 질책하고 처벌한 장군도 있다. 부대 시찰 중 불어난 강물에 빠진 행락객을 발견하자 부하들을 대기시키고 자신이 직접 계곡 속으로 뛰어들어 인명을 구조했던 장군도 있다. 그런 장군들 가운데서도 전인범 장군은 유독 더 특이했다. 전인범 장군은 우리 군에서 가장 영어에 능통한 장군 중 한 사람으로 꼽히며, 고수 밀리터리 마니아 뺨치는 수준의 실력을 가진 ‘밀덕’으로도 유명하다. 실제로 그는 과거 화승총부터 현대의 최신형 총기류까지 발전 계보와 제원을 줄줄 외우고 있고, 특히 특수전 장비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고수로 소문이 자자하다. 그는 임관 직후부터 최근까지 숱한 일화를 만들고 다녔다. 1983년 중위 계급으로 합참의장 수행부관을 할 때 아웅산 테러 현장에서 중상을 입은 이기백 당시 합참의장을 구해내기도 했고, 중대장 시절 소총 사격 영점을 못 잡는 병사를 데려다가 실탄을 주고 자신은 표적지 앞에 서서 사격을 하게 해 영점을 잡게 했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그가 지휘봉을 잡았던 중대와 대대, 연대는 상급부대 전투력 측정 평가에서 언제나 최상위권을 휩쓸었다는 것이 그를 기억하는 옛 부하들의 공통된 기억이다. 이런 ‘괴짜’ 지휘관에게 '팬덤(Fandom)'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사단장 시절이었다. 사단장 시절 그는 육군소장이라는 계급임에도 불구하고 해병대 스타일의 돌격머리를 하고 다녔다. 머리카락이 길면 상처를 입었을 때 상흔을 찾기 어려워 신속한 치료가 어렵다는 과거 아웅산 테러 사건에서의 교훈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전인범 사단장이 지휘봉을 잡았던 시기 이기자 부대는 사단장부터 훈련병까지 모두 일명 ‘이기자 컷’이라 불리는 짧은 머리를 해야만 했다. 그는 사단장 시절 숱한 일화를 남겼다. 사단 관할구역에 폭설이 내리자 전투모와 야전상의, 귀마개를 하고 나가서 제설삽을 들고 병사들과 제설 작업을 하는가 하면, 야간 행군 때 단독군장을 착용한 장교가 행렬 맨 뒤에서부터 맨 앞까지 병사들의 어깨를 툭툭 치며 격려하며 함께 걷기에 누군가 했더니 사단장이었다는 일화도 있다. 상급 지휘관인 군단장이나 군사령관, 심지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부대를 방문할 때도 그는 “그 양반들이 오든지 말든지 무슨 상관이냐? 청소하고 정리정돈 이런 거 한다고 병사들 고생시키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위병소 통과할 때 규정대로 조치하고 통과시켜라”고 지시하는가 하면, 전역하는 병사들의 전역식을 챙기며 “자의든 타의든 내 밑에서 군 생활하면서 고생했는데, 다른 건 줄 것 없고 투스타 경례나 받고 가쇼”며 전역병들 앞에서 부동자세로 거수경례를 했던 일화도 이기자 부대 출신 예비역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회자되고 있다. 전인범 사단장은 병사들을 ‘내 새끼들’이라고 불렀다. 훈련은 이가 갈릴 만큼 힘들게 시켰지만, 훈련이 끝나고 휴식은 철저하게 보장했다. 부대 운영 예산을 쥐어짜 병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했고, 예산이나 물품이 부족하면 장군으로서의 자존심 같은 것은 내던지고 스스로 지역사회나 단체 등을 찾아 장병들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기부를 받아왔다. 장병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것이 어려운지는 형식적인 보고서나 간부들의 보고 대신 전화와 이메일, SNS, 불시 방문과 암행 등을 통해 병사들에게 직접 들었다. 이러한 부대 운영 스타일 덕분에 그가 지휘봉을 잡았던 부대는 상급부대 전투력 평가에서 언제나 최상위권을 달렸고, 그의 휘하에 있던 장병들은 그의 팬을 자처했다. 실제로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과거 이기자 부대와 특전사에서 전역한 예비역들이 중심이 되어 그의 팬클럽이 만들어져 운영 중이다. 영원한 특전사령관 특전사에는 안팎에서 ‘영원한 특전사령관’으로 불리는 사령관이 몇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사령관은 제17대 사령관이었던 김윤석 장군(예비역 육군중장)과 제25대 사령관인 전인범 장군일 것이다. 김윤석 사령관은 35년의 군 생활 가운데 15년을 특전사에서 근무했고, 강하 숫자만 1,050회에 달하는 ‘진짜 특전맨’이었고, 전인범 장군은 특전사를 가장 특전사답게 만들었던 개혁의 선구자로 평가 받는다. 특수전사령관으로 부임한 그는 사단장 시절에도 그래던 것처럼 대단히 파격적으로 부대를 이끌었는데, 특전사 대원들은 그가 사령관으로 재임했던 1년 남짓한 기간을 ‘특전사의 르네상스’로 부르고 있다. 그만큼 그의 특전사 개혁은 파격적이었다. 우선 대원들을 ‘맹수’로 키우기 시작했다. 그는 예하 여단의 한 말년 원사가 고안한 체력단련 프로그램인 서킷 트레이닝(Circuit Training)을 특전사 전 부대로 확대 적용시켰다. 말단 병사부터 사령관에 이르기까지 그 누구도 예외 없이 매주 2회 이상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이 체력단련 프로그램은 뜀걸음부터 턱걸이, 외줄타기, 타이어 끌고 달리기, 팔굽혀펴기 등 12개 종목으로 이루어진 코스를 40분 이내에 주파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군수, 인사 등 비전투 지원부서 요원들도 특수전 교육과정을 이수토록 해 이러한 과정을 모두 통과한 자에게만 베레모에 ‘진짜 특전요원’임을 상징하는 모장을 붙일 수 있게 했다. 계급과 나이에 관계없이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특전사의 명예와도 같은 특전요원 표식을 사용할 수 없도록 못박아버림으로써 부대에 남고자 한다면 체력과 전투능력에서 진짜 맹수가 되도록 규정화해버린 것이었다. 이 때문에 특전사에서는 중년의 원사나 상사, 심지어 여단장인 준장까지 웃통을 벗고 연병장에서 타이어를 끌거나 외줄타기를 해야만 했고, 이러한 혹독한 담금질 속에 특전사 대원들은 전투요원부터 행정요원에 이르기까지 무서운 인간병기로 다듬어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부대 분위기 속에 혹독한 훈련과 체력단련을 마치고 나면 이후에는 ‘화끈한 휴식’ 여건이 주어졌다. 훈련과 체력단련 이외의 업무 소요를 대폭 줄여 일과시간 이후 야근 소요를 없애버렸고, 잦은 회식을 제한하여 가족과의 시간을 더 가질 것을 권장했다. 병사들은 맡은 과업을 달성하면 주말에 눈치 보지 않고 외출이나 외박할 수 있도록 풀어주었다. 일반 부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체력단련과 훈련의 강도가 예전과는 비할 수 없을 만큼 실전적이고 혹독해진 만큼 사고가 없을 수 없었다. 포로체험 훈련을 하던 중 2명의 간부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 사고로 인해 비난 여론이 빗발쳤지만 전 장군은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 사고에 대한 그의 변은 “나는 훈련 중 안전사고를 걱정해 본 적은 없다. 다만 준비가 부족한 내 부하를 적진에 보내야 할까봐 두려웠다”였다. 이는 실전 같은 혹독한 훈련에서 사고를 감수할지언정, 준비되지 않은 부하들을 적진 한복판의 사지(死地)로 보낼 수는 없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덕분에 특전사는 빠르게 ‘야성’을 되찾았고, 병사부터 장교들까지 최정예 전투요원들로만 채워진 부대로 다시금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 전인범 사령관의 특전사 개혁은 장병 개개인의 ‘인간병기화’와 더불어 전투장비와 훈련 분야에서도 진행됐다. 그는 미군 특수부대처럼 총기 개조와 사제장비 착용을 장려했고, 각국의 특수부대와 활발한 교류를 통해 선진 특수전 장비와 훈련체계를 들여와 특전사에 맞게 접목시켰다. 물론 이러한 장비 개혁에는 예산이 필요했다. 전 사령관은 예산 확보를 위해 국방부와 육군본부, 합참을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며 상관들을 괴롭혔고, 예비역들과 일반 시민, 언론인 등과 수시로 만나며 특전사 예산 증액의 필요성을 읍소했다. 그는 일반 시민이나 언론인 등을 부대로 초청하면 자신이 직접 안내를 맡았고, 장군 성판이 달린 검은색 세단 대신 손님들과 함께 버스에 타고 버스 복도나 출입계단에 서서 특전사의 어려움과 국민적 지지와 도움을 호소했다. 모자와 어깨에 별 셋 계급장이 없었다면 영락없는 ‘영업사원’의 모습이었다. 상관의 눈치를 보지 않고 국가안보와 부하들의 안위를 걱정하며, 정예부대 육성을 위해서라면 장군의 권위와 자존심마저도 내려놓았던 전인범 장군에게 특전사 대원들은 ‘영원한 특전사령관’이라는 명예로운 별명을 붙여 주었다. 무릇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忠)을 좇아야 하고 그 충은 임금이 아니라 백성을 향해야 한다고 했다. 그 말처럼 상관보다는 국민과 부하를 바라보고, 그들을 위해 출세와 권위마저 내려놓았던 한 장군의 전역식은 그래서 더 빛이 났던 모양이다.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폴란드 간 교황, 사제복에 걸려 넘어져

    폴란드 간 교황, 사제복에 걸려 넘어져

    제31차 가톨릭 세계청년대회 참석차 폴란드를 방문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8일(현지시간) 폴란드 남부 가톨릭성지인 체스트코바 야스나 고라 수도원에서 제단에 오르다가 사제복에 발이 걸려 바닥에 넘어진 뒤 부축을 받으며 일어서고 있다. 교황은 지난 26일 프랑스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에서 80대 신부가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괴한에게 살해당한 사건에 대해 “지금 세계가 전쟁 상태지만 종교 간의 전쟁이 아니다. 종교들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화합을 촉구했다. 교황은 29일에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찾아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을 애도하는 ‘고통의 침묵’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체스트코바(폴란드) AP 연합뉴스
  • [사설] 신부 살해 IS 세계인의 이름으로 규탄한다

    [사설] 신부 살해 IS 세계인의 이름으로 규탄한다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전사를 자처하는 무장 괴한이 그제 프랑스 소도시의 성당에 침입해 신부를 살해했다. 괴한들은 미사를 집전하고 있던 84세 노()사제를 무릎 꿇리고 목을 벴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2명의 괴한은 성당 뒷문으로 들어가 자크 아멜 주임 신부와 수녀 2명, 신도 2명을 인질로 잡았고, 경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신도 한 사람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세계 도처에서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IS 테러는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낸 것이 예사였다. 잦은 테러에 둔감해졌다고 그저 한 사람이 목숨을 잃은 사건으로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성당에 침입한 IS 세력의 신부 살해는 또 다른 종교 전쟁을 불러일으킬 도화선이 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가톨릭의 역사가 깊은 유럽은 이번 사건으로 반(反)IS 연대를 더욱 공고히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당사국인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당장 IS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우리뿐 아니라 독일 등 다른 나라도 같은 처지에 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IS가 ‘십자군 동맹’으로 지칭하는 유럽 국가들이 테러에 겁을 먹기는커녕 더욱 굳게 결속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 준다. 그런 점에서 IS는 테러로 잃은 것만 있을 뿐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해도 좋다. 프랑스 이상으로 커다란 충격을 받았을 교황청이 사실상의 종교전쟁으로 비화할 것을 우려해 절제된 성명을 낸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IS는 이번 테러가 유럽과 미주의 가톨릭과 기독교 국가의 국민뿐 아니라 종교를 불문하고 양식 있는 모든 세계인의 공분을 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나아가 통제 불능 상태의 테러가 결국은 자신들의 종말을 재촉할 뿐이라는 사실도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이번 사건을 포함해 IS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상당수 테러는 철부지 추종자들의 소행이다. IS는 그저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광신(狂信) 집단으로 낙인찍힌 지 오래다. 이제 문명 세계로 복귀할 마지막 기회마저 사라지고 있음을 모르는가.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그녀에게 장미가 아니라 벼룩을 바친 시인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그녀에게 장미가 아니라 벼룩을 바친 시인

    시인이라면 잊지 못할 연애시 한편은 남기고 죽어야 한다. 내가 읽은 가장 재미난 연애시는 존 던(1572~1631)의 ‘벼룩’(The Flea)이다. 이 벼룩을 좀 보아요, 그리고 그 속에서 당신이 날 거절함이 얼마나 하찮은 일인지 보세요. 이놈은 먼저 나를 빨고, 이제 그대를 빨아, 이 벼룩 속에 우리의 두 피가 섞였지요 이것은 죄도 아니고, 수치도 아니며, 처녀성의 상실도 아님을 당신도 알고 있지요. 그런데 이놈은 구혼하기도 전에 즐기며 두 사람의 피가 하나로 된 것을 실컷 먹어 배가 불렀지요, 그러니 이는, 아 정말이지, 우리가 하고 싶은 것 그 이상이네요 오 멈추세요, 한 마리 벼룩 속의 세 목숨 해치지 마세요, 이 속에서 우리는 거의 결혼, 아니 그 이상을 했지요. 이 벼룩은 당신과 나, 그리고 이것은 우리의 결혼 침대이며, 혼례식을 올린 성스러운 곳이요; 비록 부모님이 허락하지 않고, 당신도 내켜하지 않지만, 우리는 이미 만났고, 이 흑옥(黑玉)의 살아 있는 벽 속에 숨어 있지요 비록 당신은 나를 죽이는 습관이 있지만 거기에 자살을 추가하지는 마세요, 그리고 셋을 죽여 세 가지 죄를 짓는 신성모독을… 하하-. 연인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데 ‘벼룩’을 이용하다니! 남들은 징그러워 오래 쳐다보지 않는 벌레, 무서운 전염병을 옮기는 벼룩을 보며 남자와 여자의 피의 ‘혼인’을 떠올린 참신한 발상에 나는 탄복했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두 대상을 하나로 연결시키는 것이 상상력이다. 하긴 사랑도 전염병이니, 벼룩과 연애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곤 할 수 없다. 유감스럽게도 나는 그를 만난 적은 없으나, 존 던은 무척 귀여운 남자였을 것 같다. 벼룩을 보며 웃을 여자가 있을까. ‘벼룩’을 읽으며 웃지 않을 여자가 있을까. 이렇게 재치 넘치는 언어로 구애하는 남자한테 안 넘어갈 여자가 있을까. ‘여자를 웃게 하면 그녀의 침대에 반쯤은 걸터앉은 거나 마찬가지다’라는 서양 속담이 있지 않은가. ‘두 사람의 피가 하나로 된 것을 실컷 먹어 배가 불렀지요’(pampered swells with one blood made of two)는 임신을 암시하는 표현이다. 두 번째 연을, 무심코 벼룩을 때려 죽이려는 애인을 말리는 구어체 감탄사인 “Oh stay,”(오 멈추세요)로 시작해 극적인 긴장감을 높였다. ‘흑옥(黑玉)의 살아 있는 벽’은 벼룩의 검은 몸체를 말한다. ‘벼룩’처럼 재기발랄한 연애시를 쓴 사람이 훗날 세인트폴 대성당의 사제가 되었으니, 존 던의 파란만장한 삶 자체가 한편의 시대극이다. 던은 1573년 런던의 유서 깊은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났다. 부유한 상인이었던 아버지는 던이 세 살 때 죽었고, 던의 어머니는 ‘유토피아’를 쓴 토머스 모어의 조카딸이었다. 토머스 모어는 헨리 8세에 의해 대법관에 임명되었으나 반역죄에 몰려 처형당한 가톨릭 성인이다. 수장령을 선포한 헨리 8세의 딸인 엘리자베스 1세의 재위 기간에 가톨릭 순교자의 피가 흐르는 집안에서 태어났으니 던의 생이 순탄할 리 없다. 그는 옥스퍼드에서 3년 공부했지만 가톨릭 신앙 때문에 영국 성공회의 충성맹서를 하지 않아 학위를 따지 못했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도 공부만 하고 학위를 따지 않았다. 1593년 가톨릭 신부를 도와주다 체포된 동생 헨리가 감옥에서 죽자, 던은 가톨릭 신앙에 회의를 품게 된다. 상속받은 상당한 유산을 여자와 여행으로 탕진하고, 런던으로 돌아온 던은 당대 정계의 실력자인 토머스 에저튼 경의 비서관이 되었다. 에저튼의 후원 아래 착실한 경력을 쌓던 던은 스물여덟 살 되던 해에 에저튼의 조카딸인 열여섯살의 앤과 사랑에 빠졌다. 1601년 앤과의 비밀결혼이 발각되어 던은 해고되고 결혼식의 증인이었던 신부님과 함께 투옥되었다 곧 풀려났다. 앤의 사촌이 젊은 부부를 위해 시골에 피난처를 제공했고 부유한 친척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결혼축시를 써 주거나 법률 자문을 하며 간신히 생계를 유지했다. 앤은 15년의 결혼생활 동안 12명의 아이를 낳았는데 6명만 살아남았다. 사십 세가 되도록 가난을 면치 못하던 던은 1615년에 성직에 들어갔다. 제임스 1세에 의해 성공회 사제로 임명되며, 드디어 오랜 돈 걱정이 끝났는데 1617년에 부인 앤이 열병을 앓다 사망한다. 던은 ‘가장 잘 선택되고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여인, 가장 귀엽고 순결한’ 아내를 기리는 비석을 세워 앤의 죽음을 애도했고 다시 결혼하지 않았다. ‘하나님 밑에서 그의 유해와 그녀의 유해가 합쳐져 새로이 결혼할 것을 서약하노라’는 비명(碑銘)이 말해주듯 두 사람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운명의 짝이었다.
  • 국민안전 관련 조달물자 품질관리 강화

    어린이·도로·소방 제품 등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호, 보건위생 관련 조달물품에 대한 품질관리가 강화된다. 조달청은 27일 ‘국민안전 조달물자 품질관리 업무규정’을 제정하고 9개 분야의 104개 조달물품을 안전관리물자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안전관리물품은 그네와 교육용 놀이세트 등 어린이 안전 12개 제품과 분사제·탈취제 등 보건위생용품 6개가 포함됐다. 안전관리물자 조달업체는 매년 품질관리 계획을 수립해 나라장터에 공개하고 제조업체 직접생산 확인과 품질점검을 주기적으로 점검받는다. 조달청은 조달업체의 제조공장?생산인력 생산시설 등에 대한 현장점검과 함께 전기사용 실적, 원부자재 구입내역 등을 확인하여 직접생산 여부를 검증할 방침이다. 특히 수요가 많은 시기 전에 품질관리 및 안전관련 용역서비스에 대한 품질점검을 실시해 계약된 품질규격에 부합되게 생산되는지 점검하는 등 사전예방적 조치를 강화한다. 제조시설 부실 등 직접생산확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조달업체는 즉시 입찰참가자격 등록을 취소해 입찰참여가 차단한다. 또 품질이 규격에 미달될 업체에 대해서는 종합쇼핑몰 거래정지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최대주주 적격성 심사 금융업 전반으로 확대

    은행과 저축은행에 적용되던 최대주주 적격성 심사 제도가 다음달부터 보험사, 금융투자회사, 카드사 등 금융업 전 업권으로 확대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금융회사 최대 주주인 대기업 총수들은 2년마다 금융 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26일 그동안 은행과 저축은행에만 적용했던 금융회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제도를 제2금융권 전반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금융 당국이 금융사 대주주의 위법 사실 등을 고려해 주주의 자격을 심사하는 제도다. 다음달부터는 최대 주주가 최근 2년 이내에 조세범 처벌법, 공정거래법 등 금융 관련 법령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10% 이상 보유 주식에 대한 의결권이 최대 5년간 제한된다. 금융회사의 최대 주주가 개인이 아닌 법인일 경우 법인의 최다 출자자인 개인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이 된다. 삼성생명·삼성화재 등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의 최다 출자자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현대카드, 현대캐피탈의 최다 출자자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대표적인 예다. 임원 후보자가 갖춰야 할 자격 요건은 강화되고 사외이사의 최대 임기도 제한된다. 거래 관계가 있는 특정 기업의 이익을 대변할 우려가 있다면 임원 선임에 결격 사유가 된다. 이해관계인 결격 요건은 은행이나 금융지주에만 적용됐지만 전 업권으로 확대 적용된다. 사외이사는 한 회사에서 최대 6년, 계열사 합산 9년까지 재직할 수 있다. 은행이나 지주 사외이사는 자회사를 제외한 다른 회사의 사외이사를 겸직할 수 없다. 자산 5조원 이상의 금융 회사나 7000억원 이상의 저축은행은 사외이사를 3명 이상이면서 과반수 이상 임명해야 하며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로 선임해야 한다. 시행령은 관보 게재 절차를 거쳐 법률, 감독 규정 제정안과 함께 다음달 1일 시행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공무중 암·정신질환 공무상 재해로 인정

    공무중 암·정신질환 공무상 재해로 인정

    앞으로 공무수행 중 스트레스와 과로로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아도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인사혁신처는 26일 암과 정신질환, 자해행위도 공무와 연관성이 있으면 공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내용의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28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공무상 재해 인정기준에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불안·적응장애, 자살 등도 포함된다. 그동안 산업재해의 업무상 재해 인정 기준에는 포함됐지만, 공무상 재해 인정기준에는 없었던 질병들이다. 다만 암이나 우울증을 앓아온 공무원이 공상을 신청해 법 시행 전 이미 심의를 받았다면 공무와의 연관성이 있더라도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없다. 인사처 관계자는 “현재 심의 중인 건에 대해선 새 인정기준을 적용하지만, 이미 심의를 완료한 건에는 인정기준을 소급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심의를 받고서 90일이 지나지 않았다면 재심을 요청할 수 있다. 공무원이 공무를 수행하다 다쳤을 때 요양비도 신속히 지급된다. 지금까지는 공무상 재해를 입은 공무원이 요양비를 먼저 부담하고 6개월 뒤 환급받았지만, 앞으로는 전치 3~4주 이상의 중증 부상에 한해 국가가 먼저 요양비를 지급한다. 경증 질환자는 예외다. 인사처 관계자는 “중증 부상은 초기 진료비용 부담이 크지만 경증 부상은 부담이 크지 않아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공상 심의 전 전문조사제도 도입된다. 그동안에는 희귀 암, 백혈병 등 특수 질병의 업무 연관성을 공상 신청자가 입증해야 했으나, 제도 도입에 따라 공무원연금공단이 작업환경측정 지정병원에 업무 연관성에 대한 전문 조사를 의뢰하고 그 결과를 참고해 공상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 밖에 성매매를 알선하거나 성매매 장소를 제공하다 적발된 숙박업소 명단을 시·군·구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내용의 ‘공중위생관리법시행령 일부 개정령안’도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해 다음달 4일부터 시행된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하청을 받은 기업이나 개인사업자가 건강보험료를 체납하면 사업대금을 주지 않도록 하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도 의결됐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공직 첫발은 현장에서… 동대문구 새내기 공무원 아카데미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요, 백성은 밥을 하늘로 삼는다.’ 조선시대 일찍이 사회복지를 실행한 세종대왕은 600여년이 지난 지금과 비교해도 결코 손색이 없는 애민 정책을 펼쳤다. 서울 동대문구가 이런 세종대왕의 뜻을 본받는 교육에 나선다. 특히 공무원으로 첫발을 내딛는 새내기 직원이 지역 곳곳의 복지와 민원 현장을 돌아보며 주민 사랑 정신을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동대문구는 27일 구청 사내 아카데미 프로그램의 하나인 새내기 교육에 신규 임용된 복지 공무원 64명 등 모두 71명이 참여한다고 25일 밝혔다. 새내기 공무원 교육은 ▲공무원 인사제도, 복리 후생 등 구정 전반에 관한 기본 교육 ▲친절·청렴·소통·안전 등 구정 기본 가치 공유 ▲외부강사의 친절 및 조직 적응도 향상 특강으로 진행된다. 특히 지난해 구가 정한 ‘동대문구 12명소’ 중 세종대왕의 애민 사상을 본받을 수 있는 세종대왕기념관과 선농단을 방문해 구휼 정책 등 복지 정책을 체험할 계획이다. 또 지난 4월에 개장한 종합복지관 다사랑행복센터를 방문해 장애인종합복지관, 다문화가정지원센터,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시설과 활동 사항을 둘러보며 동대문구의 복지 현주소를 살펴볼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유덕열 구청장과 함께하는 신규 직원 소통 시간을 갖고 ‘구성원들의 소통이야말로 친절과 청렴의 지름길이며, 직원들이 통해야 주민이 행복하다’는 구정 철학을 공유할 계획이다. 유 구청장은 “새내기 직원들이 공직사회를 이해하고 올바른 목민관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면서 “앞으로 새내기 직원뿐 아니라 동대문구 모든 직원이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주민에게 봉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경기도 사전컨설팅감사제 ‘50년 가업’ 대산공사 철거 위기 해결

    경기도 사전컨설팅감사제 ‘50년 가업’ 대산공사 철거 위기 해결

    최근까지 폐업의 기로에 서 있었던 건설기계 및 상용차 전문 정비업체 대산공사는 경기도 사전컨설팅감사제도 덕분에 위기를 탈출, 50년 가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경기도가 2014년 4월 전국 최초로 도입한 선진감사기법인 사전컨설팅 감사제도는 공무원 등이 법령의 불명확한 유권해석, 법령과 현실의 괴리 등으로 능동적인 업무 추진을 못하는 경우 적용 가능하다. 공무원이 적극행정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로써 현재 중앙부처를 비롯해 타 지자체로부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산공사의 경우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에 위치하고 있는 부지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김 대표와 형이 공장 부지를 두고 토지분할 소송을 벌인 결과 나뉘게 되면서 공장 건폐율에 문제가 발생했던 것. 토지 분할로 인해 공장의 건폐율이 크게 낮아졌고 법원은 기존 공장을 50% 이상 철거하고 층을 올리라는 조정 결정을 내렸다. 단순히 생각했을 때는 이행이 어렵지 않아 보이지만 현실은 달랐다. 김대권 대표는 “일반적인 정비가 아니라서 기계에 투자한 돈만 억 단위다”면서 “큰 트럭을 올려야 하는 만큼 도르래 등 장비 무게도 만만치 않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48명의 직원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던 김 대표는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2년 동안 백방으로 찾아다니며 방법을 수소문하던 중 광주시 기업지원과를 통해 올 4월 경기도 사전컨설팅감사제도의 도움을 받게 됐다. 대산공사의 사정을 들은 경기도 감사총괄담당관실 사전컨설팅감사팀 이영우 주무관은 현장을 찾았고 “단순히 층을 올려서 해결할 사항이 아니다”는 결론을 냈다. 이후 현장애로 해결의 필요성을 느낀 이 주무관은 기존 공장에 대한 특례 규정에 대해 검토한 후 소관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여러 차례 협의를 진행,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꿨다. 이 주무관은 대산공사에 국토계획법 특례조항 적용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받아 냈고, 건폐율을 40%까지 끌어올림으로써 공장 철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 이 주무관은 “사전컨설팅제도는 공무원의 적극행정을 돕기 위해 마련된 제도”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이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檢 “禹사건 단순 고소·고발”… 특검 도입 선긋기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 이진동)는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과 관련된 3건의 고소·고발 사건을 전날 밤 모두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고 21일 밝혔다. 조사1부는 이날부터 본격적인 사실관계 검토에 들어갔다. 아직 고발인 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앞서 우 수석이 진경준(49·구속) 검사장에 대해 부실 인사검증을 했다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및 직권남용 혐의로 우 수석을 고발했다. 황교안 국무총리와 서민 전 젝슨 대표, 넥슨 창업주 김정주(48) NXC 회장도 포함됐다. 우 수석은 진 검사장의 알선으로 넥슨이 우 수석 처가 부동산을 매입했다고 보도한 조선일보와, 그가 홍만표(57·구속기소) 변호사와 정운호(51·구속기소)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사건을 몰래 변론했다고 보도한 경향신문을 고소한 상태다. 당초 이 사건은 어버이연합 등 수사를 맡고 있는 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에 배당됐었다. 형사1부는 명예훼손 사건 전담 부서다. 그러나 지난 20일 관련 사건들이 모두 조사1부로 넘어갔다. 검찰 관계자는 “내규상 고소·고발 내용에 30억원 이상의 재산범죄 관련 사항이 있으면 조사부로 배당하게 돼 있다. 고발 내용 중 배임 관련 사안이 여기에 해당한다”면서 “형사부의 업무가 과중한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 수석이 어버이연합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점이나 심우정 부장검사의 동생이 청와대에 민정수석 행정관으로 있다는 논란 등을 고려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진동 부장검사는 ‘기업자금 비리’ 전문 검사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사건의 무게가 우 수석의 명예훼손 건보다는 넥슨의 기업비리 쪽에 실리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 ‘부장 주임검사제’를 적용했다. 중요 사건에 대해 실력과 경륜이 있는 부장검사가 주임검사를 맡는 것으로 부장검사는 그 밑에 주무검사를 지정할 수 있다. 우 수석에 대해 끊임없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치권에선 야당을 중심으로 ‘특검 도입’도 거론되고 있다. 현직 민정수석이라는 신분을 고려해서다. 그러나 검찰은 “우 수석 사건은 단순 고소·고발 사건”이라면서 “수사 경과에 따라 범위가 확대될 순 있지만 일단 고소·고발이 들어온 부분을 중심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삐끗’한 발목, 무심코 방치땐 ‘만성적인 발목불안정’ 될 수도

    ‘삐끗’한 발목, 무심코 방치땐 ‘만성적인 발목불안정’ 될 수도

    발목염좌는 일상생활 속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흔한 질환이다. 발목이 심하게 비틀리거나 접질렸을 때 발목관절을 지탱하는 인대들이 손상이 입어 발생하는 것으로 흔히 ‘발목이 삐었다’거나 ‘발목을 접질렸다’라고 하는 경우 대부분 발목염좌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일반적으로 발목염좌의 약 90%는 발바닥이 안쪽으로 뒤틀리며 발목의 바깥쪽 부분에 손상이 일어나는 경우다. 인대 손상의 정도는 가벼운 좌상에서부터 중대한 인대 섬유 파열, 힘줄 손상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데, 외상성 손상이 심할 경우에는 족관절의 완전 탈구나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 역시 발목염좌를 일으키는 한 가지 원인으로 지적된다. 최근에는 스포츠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발목 부상을 호소하는 사례도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4년 통계에 따르면 스포츠 활동을 즐기는 20대 남성의 발목관절 질환 관련 질료비가 약 19.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발목관절 통증 및 부종을 호소하며 병원을 방문한 20대 뮤지컬 배우 A씨 역시 점프 동작 등이 포함된 과격한 동작을 반복하면서 발목에 무리간 상태에서 공연일정을 위해 무리하게 연습을 진행하다가 증상이 더욱 심각해진 케이스다. 발목염좌의 경우 손상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인대가 느슨해진 위치에서 아물 수 있고, 반복적으로 손상을 받게 되면 발목관절의 연골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반복적 염좌는 잦은 손상이 있는 바깥쪽 인대뿐 아니라 발목 안쪽의 튼튼한 인대까지 손상시켜 결국에는 전체 발목 관절염의 위험까지 발생하게 되므로, 가벼운 발목염좌라도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시행해 장기적인 손상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발목염좌 등으로 통증이 발생한 초기 병원을 방문하면 약물치료, 물리치료, 보호대 착용 등의 보존적 치료만으로 증상 개선이 가능하며,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신경차단술, 관절조영술, 재생증식치료, ESWT(체외충격파요법) 등의 비수술적 통증치료를 적용할 수 있다. 또한 C-Arm(영상증폭장치)를 활용하거나, 초음파 유도하 치료 등을 실시할 경우 정확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술 시 통증 역시 크게 줄어드는 등의 장점이 있다. 특히 부종이 심하거나 염증이 심할 때에 효소 주사제재를 활용한 시술이 효과적이다. 발목 염좌의 경우 약간의 휴식 후 통증이 완화되는 경향이 있어 간과하기 쉽다. 그러나 인대는 한번 손상되면 금세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적절한 관리로 발목 관절염의 발병을 예방하고 과도한 운동 및 굽이 높은 신발을 피해 발목 관절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을 추천한다. 도움말: 화인마취통증의학과 방배이수점 김기석 원장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의회 권미경의원 “안전 업무 정규직에 맡겨 하청업체 책임전가 차단”

    서울시의회 권미경의원 “안전 업무 정규직에 맡겨 하청업체 책임전가 차단”

    서울시의회 권미경 의원(더불어 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은 서울시 일자리위원회가 주최한「서울시 일자리 · 노동조건 개선 토론회-외주화 문제점과 서울시 좋은 일자리 모색방안」에 발제자로 참석했다. 서울일자리위원회는 7월 19일(화) 오후 2시 서울시청 시민청 지하2층 태평홀에서 외주화의 구조적 문제와 외주노동자 실태를 파악하고, 서울시를 비롯한 외주사업장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공유하는「서울시 일자리·노동조건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서울시가 당면하고 있는 비정규직 외주화의 문제점과 직영화 필요성,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 금지 등 좋은 일자리와 노동조건개선 방안에 대해 전문가와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한 각계각층의 청중들이 직접 참여했다. 1부 행사에서는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유병홍 연구위원의 <공공부문 외주화 관련 중앙정부-지자체 정책>,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본부장의 <서울시 외주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방향>에 이어 권미경 시의원의 <지자체 사례를 통한 외주방식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발제자로 나선 권미경 의원은 유진메트로컴 등 사례연구를 통한 발표에서 “생명·안전에 관한 업무는 정규직노동자에게 맡길 수 있게 해서 책임을 하청업체에 넘기는 구조적문제를 법·조례 등의 제도적으로 개선해야한다.”라고 강조헸다. 또한 권미경 의원은 “이를 위해 외주민간업체에 대한 지속적인 지도 감독은 물론 노동자와 시민, 다양한 이해 당사자 간 안전논의의 장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2부 토론시간에는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의 인사와 함께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이호동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지도위원이 발제자와 발제내용에 대해 종합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를 마친 권미경 의원은, “금번 토론회를 통해 외주노동자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외주화 비정규직 노동자 실태 등을 분석해 제도개선,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규직 전환자에 대한 합리적 임금체계 마련 등 비정규직 노동조건 개선 대책 마련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근로자이사제 도입’ 등 위한 서울시의 정책의지를 엿 볼 수 있지만 세밀하게 따져보면 아직 서울시의 노동정책이 일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권의원은 “향후 시의원으로서 시민 모두가 더욱 더 안전하고 공정한 노동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중심·노동존중특별시 서울’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 세밀한 부분까지 살피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요 에세이] 특허청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최동규 특허청장

    [수요 에세이] 특허청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최동규 특허청장

    우리나라는 특허, 상표 등 지식재산권 출원은 세계 4위이고,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 규모를 감안한 내국인 출원 비율은 당당한 세계 1위다. 특허청은 우리 국민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지식재산권으로 보호받아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국가 경제에 기여하도록 돕고 있다. 그럼 특허청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은 누구일까.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의례적인 인사말로 필자인 특허청장을 꼽는다. 청장을 제외하고 다시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머뭇거리다 ○○국장, ○○과장이라고 대답하기 일쑤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특허청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따로 있다. 다름 아닌 ‘특허 심사를 제대로 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이들을 ‘특허 심사관’이라고 부른다. 특허 심사관은 발명을 심사해 발명자에게 특허권이란 독점적 권리를 부여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심사관들은 특허 신청된 기술이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인지, 아니면 기존에 나와 있는 기술보다 더 나은 기술인지 꼼꼼히 따져 특허 가능 여부를 결정한다. 물론 심사관의 특허 등록이나 거절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 심사관이 비슷한 기술이 있다고 판단하고 내린 거절 결정이 불만스럽다면 거절불복심판을 청구할 수 있고, 심사 당시에는 비슷한 기술을 찾지 못해 특허가 등록됐는데, 이전부터 그와 비슷한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할 수도 있다. 특허청에선 이러한 특허 심판을 심판관들이 전담하고 있다. 그렇다면 특허 심사와 심판 중에서는 어떤 일이 더 중요할까. 물론 모든 업무가 다 중요하지만, 필자는 그중에서도 ‘특허 심사가 지식재산을 보호하는 첫 단추’와도 같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허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보호돼야 할 기술이 보호받지 못하는 부작용이 생겨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심판·소송 등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결국 특허와 관련해 국민 만족도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사람은 필자인 특허청장이 아니다. 발명에 제대로 된 권리를 부여해 지식재산권이란 결실을 맺도록 해 주는 심사관이라고 할 수 있다. 특허청에는 1000여명의 심사관이 있다. 이들은 특허 신청된 발명 하나하나가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중요성을 생각하면서 지금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심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심사관의 중요성이 그동안 크게 부각되지 못했었고, 심사관들조차도 자신의 업무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만한 계기가 부족했다. 그래서 필자는 심사관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지난 5월 심사를 가장 제대로 잘하는 사람을 ‘심사제일인’으로 선정했다. 수많은 심사관 가운데 단 한 명의 심사관을 뽑는 것인 만큼 쉽지 않은 일이었다. 명칭을 결정할 때도 ‘심사끝판왕’, ‘심사최고수’ 등 다양한 의견이 경합했다. 선발도 동료 심사관들의 추천부터 내부 다면평가, 심사와 관련된 각종 통계 데이터 검증 등 다양한 단계를 거쳤다. 그 결과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일 만큼 심사를 제대로 하는 심사관이 심사제일인으로 선발됐다. 특히 얼마 전 심사제일인이 특별 승진까지 함으로써 심사의 중요성을 대내외에 각인시킬 수 있었다. 심사제일인은 최고의 심사관을 뜻하는 만큼 현재의 심사제일인이 몇 년 동안을 유지할지, 새로운 후보가 나타나 다시 경쟁을 벌이게 될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심사는 기술 분야에 따른 차이도 크고, 심사관 개개인의 차이도 커서 좋은 심사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정하기 어려웠다. 이런 점에서 심사제일인은 좋은 심사의 한 방향을 알려 주면서 심사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능소능대’(能小能大)라는 말이 있다. 작은 일을 잘하는 사람이 큰일도 잘한다, 혹은 큰일은 작은 일에서 출발한다는 의미를 담은 말이다. 심사관이 심사를 정확하고 공정하게 하는 것은 튼튼한 지식재산권을 창출하고, 이는 곧 지식재산 제도의 신뢰성을 높여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결과를 낳는다. 그렇기에 심사관 개인의 노력이 갖는 가치는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사제일인’이 특허청에서 큰 의미를 갖는 이유다.
  • 유럽 구할 중앙亞 기독교 왕국의 실체는

    유럽 구할 중앙亞 기독교 왕국의 실체는

    상상의 왕국을 찾아서/레프 구밀료프 지음/권기돈 옮김/새물결/584쪽/3만 2000원 ‘프레스터 요한(Prester John)의 왕국’은 중세 유럽에서 회자된 전설의 왕국이다. 당시 이슬람 세력에 맞선 유럽에는 중동 너머 동방(현 중앙아시아)에 사제 요한이 다스리는 기독교 왕국이 있고, 이 왕국이 페르시아 왕을 물리치고 성지 예루살렘을 탈환하려 한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십자군 원정이 별무소용이었던 탓에 이교도 무리의 등 뒤에 있다는 기독교 왕국 이야기는 당시 유럽인들에게 큰 위안거리였다. 유럽을 구원할 것이라는 기독교 왕국에 대한 상세한 보고가 끊이지 않았고, 역사서에도 등장하기까지 한다. 수많은 유럽인이 요한의 왕국을 찾으려 시도했지만 실패로 돌아간다.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마침 이슬람 군대를 거꾸러트린 것도 칭기즈칸이 이끄는 야만족-유럽인 입장에서- 몽골이었다. 프레스터 요한 왕국은 상상의 왕국이었던 것이다. 러시아의 지리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저자는 중세 유럽인들의 상상의 산물인 기독교 왕국을 모티브 삼아 그 이면에 존재했던 현실을 재구성한다. 9~13세기 유럽과 아시아의 전 지역, 그리고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훈족, 몽골족, 투르크족 등 3대 유목 민족을 중심으로 조명하는 것이다. 당시 사료가 많지 않아 생기는 빈틈은 기후학, 인구학 등 다양한 학문을 동원해 메우려고 애쓴다. 저자는 그러면서 중앙아시아도 유럽처럼 강렬하고 독창적인 사회와 문화가 만들어졌다고 분석한다. 수수께끼가 많은 러시아 민족의 건국 신화 ‘이고르 원정기’도 몽골을 키워드로 적용해야 그 내용이 보다 완벽해질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이야기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태권도 김태훈 “차 바꾸시게 금메달 딸게요” 이동주 코치 “너 또 나 울리려고!”

    태권도 김태훈 “차 바꾸시게 금메달 딸게요” 이동주 코치 “너 또 나 울리려고!”

    훌륭한 선수 뒤에는 그를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스승이 있기 마련이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에서 금메달이 유력시되는 김태훈(22·동아대)에게는 이동주(40) 국가대표팀 코치가 그런 존재다. 둘의 인연은 6년 전에 시작됐다.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김태훈은 제41회 태권도협회장기 대회 결승전에서 1점 차로 아쉽게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모두들 우승자인 최진형(당시 경북계림고)을 주목했지만 부산 동아대 태권도부 감독을 맡고 있던 이 코치에게는 오직 김태훈만 보였다고 한다. 지난 13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이 코치는 “당시 (김)태훈이가 비록 졌지만 영리하게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저 선수는 앞으로 분명 국가대표가 되겠다’고 확신했다”며 “그때부터 태훈이 부모님을 1년 동안 쫓아다니면서 동아대에 진학해 달라고 졸랐다”고 말했다. 김태훈의 부모는 이 코치의 제안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아직 졸업반이 아닌지라 좀더 시간을 갖고 고민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는 동안 김태훈은 고교무대를 평정하며 일취월장한 실력을 뽐내기 시작했다. 이 코치는 선수를 놓칠지 모른다는 마음에 불안해졌지만 설득을 멈추지 않았고, 김태훈이 막 고등학교 3학년이 됐을 때 마침내 동아대 진학 약속을 받아냈다. 이 코치는 “당시 태훈이가 강원 원주시에 살고 있었는데 사실 그 동네에서는 먼 부산보다는 서울 쪽으로 진학을 많이 한다. 1년이 지나도 꾸준한 모습을 보이니 부모님이 신뢰감을 느끼신 것 같다”며 “지금도 태훈이 부모님이 ‘코치님 없었으면 태훈이가 이렇게 됐을 거라는 보장이 없었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다. 나도 ‘태훈이 없었으면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씀드리곤 한다”고 말했다. 될성부른 떡잎이던 김태훈은 동아대에 입학하고 얼마 안 돼 곧바로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 자연히 동아대에서 훈련할 시간은 줄어들었지만 이 코치는 제자를 향한 조언을 멈추지 않았다. 대회에 나설 때면 상대 선수의 장단점을 분석해 알려주곤 했다. 필요할 때면 따끔한 충고도 이어졌다. ‘이 코치의 첫인상이 어땠냐’는 질문에 옆에 있던 스승의 눈치를 보며 우물쭈물하던 김태훈은 “진짜 엄청 착하시고, 화를 안 내시는 줄 알았는데…”라며 말끝을 흐린 뒤 “그래도 많이 혼나진 않았다”는 설명을 황급히 덧붙였다. 듣고 있던 이 코치는 박장대소하며 “사실 태훈이는 워낙 성실해서 혼낼 게 없다”면서도 “그렇지만 작년과 올해 초쯤에 조금 혼을 낸 적이 있다. 운동을 잘하게 되는 것에 맞춰 더욱 겸손해지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 코치는 “태릉선수촌에 있다 보면 유명 선수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배드민턴의 이용대가 사람들에게 인사를 깍듯이 하는 것을 보고 ‘저 선수는 운동도 잘하는데 인성도 바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다. 태훈이는 이용대 같은 선수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엄해야 할 때는 엄하지만 남몰래 김태훈을 생각하는 마음은 어느 누구 못지않다. 이 코치는 수줍은 표정으로 김태훈이 금메달을 따냈던 2013년 멕시코세계선수권대회를 회상하며 “당시에는 국가대표팀 코치가 아니라 관중석에서 응원을 하고 있었는데 태훈이가 우승을 하자마자 통곡을 했다. 한 10분을 운 것 같다. 제자 중에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한 게 처음이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훈이 놀란 표정으로 “전혀 몰랐었다”고 말하자 이 코치는 “너한테 갈 때는 눈물을 다 닦고 갔지”라며 웃었다. 김태훈의 리우올림픽 목표는 금메달이다. 이번에 우승을 차지하면 올림픽,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 세계선수권대회 등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제패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다음달 18일 경기에 나선다. “아직 제대로 몸이 안 풀린 상태에서 뛰는 첫 경기가 가장 어렵습니다. 같이 잘해서 첫 경기를 이겨내면 이후 금메달은 하늘이 점지해 줄 겁니다. 못 따도 상관없어요. 늘 성실하게 해 왔던 선수이기 때문에 아무도 태훈이를 욕하지 못할 겁니다.”(이 코치) “세계대회 나갈 때마다 힘들게 따라오시고 저 응원해준 것 감사드려요. 그 은혜를 진짜 보답할 수 있도록 올림픽 가서….”(김태훈) “너 또 나 울리려고!”(이 코치) “코치님이 맨날 금메달 따서 체육회에서 대표팀으로 상금이 나오면 자동차를 바꾸겠다고 하는데, 진짜 자동차를 살 수 있도록 열심히 할게요(웃음).”(김태훈) 글 사진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말은 행동의 그림자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말이 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선량한 말 한마디의 힘을 뜻하는 것이리라. 그렇지만 말이 항상 복만 안겨 주지는 않는다. 잘못된 말 한마디가 화를 불러올 때도 가혹한 힘을 발휘한다. 동서양의 많은 현인들이 신중한 언사와 때로 침묵의 가치를 강조한 이유다. 로마 시대의 그리스인 철학자 플루타르코스도 ‘모랄리아’에서 혀를 통제할 필요성을 환기시키고, 적시의 침묵이 지혜로운 일임을 강조했다. 적정한 때에 침묵을 지키면 아무도 딱한 처지에 놓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못한 말은 나중에 쉽게 말할 수 있으나, 뱉은 말은 쉽게 주워 담을 수가 없다”고 했다. 아테네의 철학자 데모크리토스(BC 460~370)도 “말은 행동의 그림자”라며 언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플루타르코스는 그리스인들이 침묵을 지키는 습관을 들인 좋은 예를 들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엘레우시스 비의(秘儀)는 신비로운 의식으로 이름이 났다. 아테네 북서쪽 20㎞ 정도 떨어져 있는 엘레우시스에서는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를 경배하며 사후 세계를 영적으로 체험하는 의식이 행해졌다. 이 의식에 입회한 사람들은 의식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외부에 철저히 침묵을 지켰기에 엘레우시스는 신비로운 종교 성지로서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었다. 플루타르코스는 이 비의 입회 의식에서 침묵을 지키는 습관을 들인 것을 일상에서도 잘 실천해 나갈 것을 권고했다. 플루타르코스는 또 입을 가벼이 놀려 큰 불행을 당한 대표적인 예도 들었다. 소피스트인 테오크리토스는 알렉산드로스(BC 356~323)가 그리스인들에게 동방 원정에서의 승리를 위한 감사제를 올릴 수 있도록 진홍색 예복을 갖추고, 모든 도시국가들에 인두세를 현금으로 낼 것을 요구하자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로 인해 그는 알렉산드로스의 적이 되었지만 다행히 거기까지는 포용되었다. 하지만 알렉산드로스의 사후 마케도니아의 왕이 된 안티고노스(BC 382~301)를 외눈박이라고 흉을 보았다가 왕의 분노를 사 결국 죽임을 당했다. 다변보다 침묵이 더 큰 울림을 가질 때가 있다. 또 건전한 비판은 상대를 아프게 하지만 성찰의 계기를 준다. 하지만 신상의 약점을 조롱하는 공격은 치졸한 것이다. 또 아무리 좋은 말도 때와 상황에 맞게 가려야 한다. 잘못된 인식과 오만에서 나오는 막말은 대중에게 큰 상처를 주고 자신에게 파멸을 안겨 준다. ‘민중은 개·돼지’라는 고위 공직자의 막말보다 더 무서운 것은 독선에서 나온 인식의 오류다. ‘말은 사고의 그림자’이기 때문이다.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kipeceo@gmail.com
  • 1년 10개월의 기다림···박태환, 도핑 논란부터 리우行까지의 여정

    1년 10개월의 기다림···박태환, 도핑 논란부터 리우行까지의 여정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 박태환(27)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 출전한다. 금지 약물 복용에 따른 선수자격 정지 징계 등을 받은 뒤로 1년 10개월 만에 다시 수영 국가대표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8일 오후 박태환에게 한국 수영 국가대표 자격이 있다고 판결했다. 대한체육회 역시 CAS 발표가 나오자마자 “이사회 의결대로 박태환을 리우 올림픽 국가대표 엔트리에 포함해 국제수영연맹(FINA)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박태환은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 4회 연속 올림픽 출전에 성공했다. 박태환의 리우행은 순탄하지 않았다. 박태환은 2014년 9월 인천아시안게임 직후 받은 도핑 검사에서 테스토스테론 양성반응이 나왔고, FINA는 이를 같은해 10월 30일 박태환에게 통보했다. 인천아시안게임을 1개월여 앞둔 7월 말 박태환은 평소 건강 관리를 위해 다니던 병원에서 남성 갱년기 치료제인 ‘네비도‘ 주사제를 투여했다. 병원 의사 김모씨는 박태환에게 남성 호르몬 수치가 너무 낮다며 주사를 권했고, 박태환 본인과 매니저 모두 “반도핑기구에서 금지한 약물을 주사하면 안 된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이에 의사 김씨는 박태환을 “테스토스테론은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남성 호르몬이라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안심시킨 뒤 투약했지만, 도핑에 전혀 무지했던 김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 박태환 측은 도핑 양성반응이 나오자 김씨를 고소했다. 법정 공방 끝에 김씨가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박태환에게는 고의성이 없었다는 판결이 나왔다. 그렇지만 박태환은 국제수영연맹(FINA) 징계를 피할 수 없었다. 18개월 자격 정지와 함께 인천아시안게임 메달을 박탈당했다. 징계 기간에 박태환은 50m 레인의 훈련장을 구하지 못해 제대로 훈련도 하지 못했다. 지난해 6월에는 스승 노민상 감독이 지도하는 꿈나무 수영교실에 일반인 회원으로 등록해 2시간씩 훈련하는 고육책을 쓰기까지 했다. 박태환은 지난해 9월 이후 일본 오사카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했다. 해가 바뀌어 지난 3월 2일 FINA의 18개월 징계가 해제됐다. 박태환은 훈련이 어려운 국내 여건을 고려해 호주 전지훈련을 떠났고, 지난 4월 말 리우올림픽 국가대표 2차 선발전을 겸한 동아대회에 참가해 주 종목인 400m를 포함한 4개 종목에서 우승했다. 이때 박태환은 FINA가 정한 A기준기록을 4개 종목에서 모두 넘겨 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도핑 위반으로 경기 단체로부터 징계받은 선수는 징계 해제로부터 3년 동안 국가대표로 선발할 수 없다’며 박태환을 대표로 선발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이에 박태환 측은 이미 18개월의 징계를 소화했는데 3년 동안 또 대표 선발을 금지하는 건 ‘이중처벌’이라며 맞섰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4월 6일 제1차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개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박태환 측은 ‘관련 사실 인지일로부터 21일 이내에 중재신청을 해야 한다’는 조항에 따라 지난 4월 26일 CAS에 중재신청을 했다. 그러나 대한수영연맹관리위원회는 지난 5월 경영 대표를 선발하면서 박태환의 이름을 제외했다. 박태환 측은 마지막 수단으로 법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CAS 제소와는 별도로 지난달 23일 서울동부지법에 리우올림픽 출전 자격 판단에 관한 가처분 신청을 했다. 박태환의 리우행이 급물살을 탄 건 지난 1일 동부지법이 박태환 측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부터다. 재판부는 “(박태환은) 수영 국가대표 선발규정에 의한 결격 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판결해 박태환에게 국가대표 법적 지위를 부여했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지난 4일 CAS 잠정 처분 결과에 따라 신속한 조처를 약속했고 8일 4차 이사회에서 이를 재확인했다. 마지막 남은 단계는 CAS 판결이었고, 이날 오후 CAS가 손을 들어주면서 박태환의 길었던 투쟁이 끝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닥터스’ 김래원 박신혜, 빗속 공중전화 박스 데이트 “로맨틱 폭발”

    ‘닥터스’ 김래원 박신혜, 빗속 공중전화 박스 데이트 “로맨틱 폭발”

    ‘닥터스’ 김래원 박신혜의 영화 같은 빗속 데이트 장면이 공개됐다. 5일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극본 하명희, 연출 오충환)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 측은 김래원 박신혜 스틸 컷을 공개했다. 공개한 사진 속 김래원 박신혜는 빗속에서 춤을 추고 있는 모습. 극중 지홍(김래원 분)과 혜정(박신혜 분)이 갑자기 내린 비를 피해 전화박스에 들어가 그 상황을 즐기며 춤을 추는 장면. 전화박스 창을 통해 보이는 밀착된 이들의 묘한 기류는 맥박지수를 끌어올린다. 특히 지홍이 홀로 빗속에서 춤을 추다 혜정의 손을 이끌어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은 뮤지컬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처음엔 당황하던 혜정이 지홍과 함께 함박웃음을 짓는 모습은 너무도 행복해 보여 보는 이들마저 흐뭇한 웃음을 짓게 한다. 이 같은 상황과 지홍의 계속되는 거침없는 고백에 혜정이 마음을 열고 이들의 로맨스가 드디어 핑크빛으로 꽃피우는 것인지 궁금증이 증폭된다. 드라마 관계자는 “두 사람은 앞이 안 보일 정도의 빗줄기 속에서도 실제 그 상황을 즐기며, 자유롭고 행복한 표정으로 생동감 넘치는 장면을 합작했다”며 “13년 전 두 사람이 기차역에서 함께 비를 피하던 모습을 떠올리며 보는 것도 드라마를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닥터스’는 무기력한 반항아에서 사명감 가득한 의사로 성장하는 유혜정과 아픔 속에서도 정의를 향해 묵묵히 나아가는 홍지홍이 사제지간에서 의사 선후배로 다시 만나 평생에 단 한 번뿐인 사랑을 일궈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래원과 박신혜의 ‘케미’에 힘입어 ‘닥터스’는 매회 시청률 경신 중이다. 이날 방송 시청률은 16.1%(TNMS 미디어, 전국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켰다. 5일 밤 10시 6회가 방송된다. 사진=팬엔터테인먼트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효봉선사 가라사대, ‘너나 잘 하세요!’ 순천 송광사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효봉선사 가라사대, ‘너나 잘 하세요!’ 순천 송광사

    영화 ‘친절한 금자씨' 속 금자씨(이영애)의 명대사는 바로 “너나 잘 하세요.‘ 이다. 이 말은 한동안 유행어 반열에서 빠지지 않더니 이제는 아예 일상으로 쓰이는 말이 되었다. 하지만 이 대사의 원래 모습은 이러하였다. 대한불교 조계종 초대종정이자, 판사 출신 스님으로 알려진 효봉(曉峰)스님(1888∼1966)에게 어떤 제자가 와서 다른 스님의 잘못을 이른다.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여색(女色)까지 합니다. 그런 자에게 중요한 소임을 주시면 안 됩니다” 그러자 효봉스님 되묻기를, “수행자는 술마시면 안 되나?” “그렇습니다” “담배를 피우면 안되나?” “그렇습니다” “여인을 가까이 해서도 안 되나?” “그렇습니다” 이때 나오는 불세출의 명대사. “그리 잘 알면, 너나 잘 해라! 너나 잘 해.” 옳고 그름을 그리 잘 안다면서도 남을 헐뜯는 것이 더 큰 잘못인지는 모르는 제자에게 한 바탕 버럭 소리를 지른 일화는 유명하다. 이후 '너나 잘 해라 스님'으로도 불리운 ‘효봉선사’가 1937년부터 10년을 머문 곳이 순천 송광사(松廣寺)다. 송광사에서 스님은 꿈에서 16 국사 중 마지막 국사인 고봉화상을 만나 “이 도량을 빛내 달라”며 내린 법명 ‘효봉(曉峰)’을 받는다. ● 승보사찰(僧寶寺刹)의 맥(脈)을 잇는다 순천을 애둘러 지나 한적한 국도로 접어들면, 맞은 편에서 차 한 대 오지 않는 담담한 풍경은 참으로 평화롭다. 사찰이 당연히 있을 만하다. 처음부터 송광사는 절의 자리 앉음새가 애당초 조계산 한 자락 넉넉하다 보니 가는 길 또한 고즈넉하다. 우리나라 3대 사찰이자 조계정의 발원이라 하니, 펜 움켜쥔 손 한 줌에 옮길 만한 만만한 내력이 아니다. 말 그대로 1000년 세월 깊이가 단단한 절이다. 워낙 유명하다보니 기대감 한층 드높여 드디어 사찰 입구인 일주문에 이르면, 가지런히 높이 솟은 요사채 지붕들 칸칸이 흡족한 모양새로 둘러 있다. 더욱이 눈빛 맑은 젊은 납승(衲僧·누더기로 기운 옷을 입은 스님)들이 공부하는 절이라면 마땅히 이러해야 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듯 송광사의 첫 인상은 반듯하고, 정갈하고, 소박하고, 준수하며 깊다. 부처님, 가르침, 스님을 두고 일찍이 한국 불교에는 세 가지 보배라고 일컫는다. 그리고 이를 가리키는 삼대 사찰이 있는데 흔히들 삼보사찰(三寶寺刹)이라고 한다. 곧 경남 양산의 통도사, 경남 합천의 해인사 그리고 전남 순천의 송광사이다. 통도사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있기 때문에 불보사찰(佛寶寺刹), 해인사에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팔만대장경의 경판이 모셔져있기 때문에 법보사찰(法寶寺刹), 그리고 송광사는 한국불교의 승맥(僧脈)을 잇고 있기 때문에 승보사찰(僧寶寺刹)이라고 한다. 송광사의 역사는 고려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흐트러져가는 불교를 바로세우고자 보조국사 지눌스님을 중심으로 정혜결사(定慧結社) 즉, 세속화되고 정치와 연관되어 타락한 불교를 지양하며 산림에서 선(禪) 수행에 전념하자는 운동을 단행했던 곳이 송광사다. 이후 왕사제도가 폐지될 때까지 보조국사의 법맥을 이은 ‘나라의 스승’ 국사들을 많이 배출해 지금까지도 명실상부한 승보종찰의 맥을 잇고 있다. 흔히들 송광사를 조계총림(叢林)이라고도 일컫는다. 총림은 승속(僧俗)이 화합하여 한 곳에 머무름이(一處住) 마치 수목이 우거진 숲과 같다는 뜻을 담고 있는 말이다. ● 삼무(三無) 사찰로 수행에 전념하다 예로부터 송광사에는 다른 사찰과 달리 세 가지 없는 것(三無)이 있다. 석탑, 주련(기둥에 새기는 글귀), 풍경이다. 지형적으로 연꽃의 중심이기에 무거운 석탑이나 석등을 세우지 않았고, 설익은 지식을 경계해 글로 기둥에 새기지 않았다. 그리고 수행에 거추장스런 소리조차 만들지 않고자 풍경을 달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하니 송광사 안에 텔레비전이 없어 2002년 월드컵 당시 TV수상기를 빌려다가 대중이 모여 시청했던 일이 지금도 시중에 회자되고 있다. 이쯤 되면 송광사에서 대중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깨침을 향한 스님들의 구도열이 얼마나 간절한지를 짐작케 한다. 막상 송광사 경내로 접어들면 완연히 공부하는 절이라는 느낌이 든다. 젊은 스님들이 바삐 길을 가면서도, 그 눈매는 언뜻 보아도 매섭기 끝이 없다. 그러다보니 부처님이나 관음상을 모신 불전보다는 지금도 학승들이 기거하는 승방이나 요사채들이 훨씬 많다. 송광사의 많은 건축물들을 살펴 보자면, 시간에 따른 부침이 많았다. 1842년(헌종 8)에 큰 화재가 일어나 모든 건물이 불타 없어지고, 삼존불(三尊佛), 지장보살상, 대종(大鐘) 및 기타 보물과 《화엄경(華嚴經)》 장판(藏板) 약간만 남게 되었다. 이후 1922년부터 1928년까지 퇴락한 건물들을 중수하였지만 또다시 1948년의 여수·순천사건과 6·25전쟁으로 사찰의 중심부가 불에 타버리는 아픔을 겪게 된다. 따라서 현재 남아 있는 건축물들은 1983년부터 1990년까지 대웅전을 비롯해 30여 동의 전각과 건물을 새로 짓고 중수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석불이나 탱화와 같은 조형미와 예술감각이 넘치는 문화재보다는 고려후기부터 내려오는 불교 관련 문서와 유물을 많이 소장하고 있다. 지금 송광사에는 국보 56호 국사전이 있으며 보물로는 하사당, 약사전, 영산전 등이 있다. 현재 송광사는 지눌스님까지 포함하면 모두 열여섯 명의 국사를 배출한 한국 선종의 전통을 굳건히 지켜나가는 조계총림의 본원으로 그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 또한 일반 대중들을 위하여 템플 스테이나 각종 세미나를 열고 사보(寺報) 발간 및 홈페이지를 개설하여 E-Book으로 된 송광사 소식지를 만드는 등 일반 대중과 함께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알 듯이 사찰이 유명하다면 허명(虛名)이 없다. 대개 이름날만하고 정성스러운 구석이 하나라도 있다. 이런 면에서 송광사는 도시 삶에 메마른 사람들에게 참으로 여유롭게 정성되게 푸른 조계산 큼직한 그늘 한 폭을 내어준다. 함초롬하니 뻗어있는 송광사 편백나무 숲 사이로 햇무리가 지는 광경을 일주문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 1000년 도량 처음 중건할 때부터 온새미로 남아있는 송광사의 곱고 맑은 정신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내려갈 것이다. <송광사에 대한 여행 10문답> -아래 질문은 실제 독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을 바탕으로 만든 10문답입니다.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인가요? -당연하다. 한국사람이라면 우리나라 삼보사찰인 양산의 통도사, 합천의 해인사, 순천의 송광사는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가 보길 바란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갈 것인가 시간의 문제이다. 녹음이 짙어지는 여름을 추천한다. 2. 교통편은 어때요? -송광사의 홈페이지가 굉장히 잘 만들어져 있다. 확인바람. -교통편 : http://www.songgwangsa.org/about/about07.jsp?top_menu_idx=1&sub_menu_idx=8 -대중교통의 경우 KTX 순천역에서 111번 시내버스를 타고 1시간 30분정도 소요된다. 3. 인근 편의시설, 주차장 등의 시설환경은 괜찮은가요 ? -주변에 숙박시설이나 편의시설이 풍부하지는 못하다. 따라서, 순천시내나 광주 등지에서 숙박을 하는 것이 좋다. 주차장에서 내려 약 20분 정도 걸어올라 가야 한다. 4. 유명세에 비하여 실제 모습은? -송광사도 아름답지만, 송광사까지 올라가는 길을 걷노라면 천년고찰이라는 이름이 함부로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깊고 그윽해서 순천이나 여수 주변을 갈 일이 있다면 꼭 들리길. 절대 후회하지 않는 장소다. 5. 자동차로 가는 경우 주의해야 할 점은? -국도 주변에 뜻하지 않게 과속 단속 카메라가 많다. 꼭 속도를 지켜 주행하기를. 꼭! 꼭! 꼭! 과태료가 만만치가 않다. 6. 홈페이지 주소 및 도움되는 사이트 주소는? - 사찰의 홈페이지가 이렇게 알차도 되는지 감탄한다. E-Book도 볼 수 있고 자료도 풍부하다. - http://www.songgwangsa.org/ 7. 먹거리 정보와 식당 정보는? -송광사 버스 공용주차장 주변에 식당가가 있다. 대개 관광지 식당들의 경우 뜨내기 손님들을 상대하는 모습이 역력해서 늘 식당선택에 망설여질 때가 많다. 하지만, 송광사 주변의 식당들의 경우 1인분에 8000~9000원 선에서 훌륭한 남도 식당 특유의 푸짐한 식사가 가능하다. 8. 주변에 가 볼만한 다른 공간도 있나요? -당연히 여수와 순천 지역이다. 송광사가 있는 곳이 순천이다. 국가 정원이나 순천만 생태공원, 오동도 등 볼 만한 곳이 많다. 9. 이 곳에서 꼭 추천하고픈 공간이나 장소는? -해우소다. 비록 1993년에 새로 증개축하여 예전의 모습과는 많이 변했지만 그래도 천년고찰의 해우소의 모양이 흥미롭다. 10. 총평 및 당부사항, 기타정보 -비록 송광사가 최근에 많은 건축물들을 만들었다고는 하나, 송광사가 들어 있는 조계산의 산세가 이미 1000년을 품고 있다. 종교가 불교가 아니더라도 경치 수려한 산행을 한다고 생각한다면 굉장히 흡족한 여행 공간은 될 듯 하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기자 vieniame2017@gmail.com
  • 김종인 경제민주화법 대표 발의

    김종인 경제민주화법 대표 발의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을 주장해 온 더불어민주당 김종인(얼굴) 비상대책위 대표가 4일 기업 총수에 대한 견제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서울신문 7월 1일자 3면> 앞서 김 대표는 지난달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의회가 거대 경제세력을 견제해야 한다”며 입법을 예고했다. 이번 법안은 김 대표가 비례대표 5선을 지내는 동안 처음 대표 발의한 법안으로, 여야 의원 120명이 공동발의자로 나섰다. 더민주 107명은 물론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천정배 전 대표, 정동영 의원 등 12명이 참여했고,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도 동참했다. 김 의원은 김 대표와 함께 국회 연구모임 ‘어젠다 2050’의 공동대표연구위원을 맡고 있다. 개정안은 다중대표소송제를 도입해 자회사 경영진의 부정행위가 있을 때 모회사 발행주식의 1% 이상을 가진 주주들이 책임을 추궁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전자투표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해 소액주주들이 원격으로 의결권을 행사토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개정안에는 사외이사제도 개선책도 담겼다. 전직 임직원의 사외이사 취임 제한 기간을 2년에서 5년으로 확대했으며, 기존 사외이사들 역시 6년 이상 연임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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