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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은 사제들’ 현실로…10대 소녀 구마의식 중 사망 충격

    ‘검은 사제들’ 현실로…10대 소녀 구마의식 중 사망 충격

    악령에 깃든 소녀를 구하기 위한 신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검은 사제들’을 연상케 하는 사건이 현실에서도 발생했다. 파키스탄 10대 소녀가 몸에 깃든 악령을 내쫓는다는 명목으로 성적 학대 및 폭행에 시달리다 결국 숨진 사실이 알려졌다.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사라’라는 이름의 16세 소녀의 어머니는 얼마 전 딸에게 악령이 들었다는 남성 구마사의 이야기를 접했다. 당시 이 소녀는 잦은 복통 및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는데, 소녀의 어머니는 갖은 방법을 동원해도 딸의 병세가 호전되지 않자 구마사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마사는 소녀의 어머니에게 “완벽한 의식을 위해 4일 정도가 필요하다”면서 “그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 소녀의 어머니도 동행하긴 했으나, 구마사의 집에서는 완벽하게 분리된 채 4일을 보내야 했다. 그리고 나흘 뒤, 소녀의 어머니 품에 돌아온 것은 악령이 나가고 건강해진 딸이 아닌 이미 숨진 채 싸늘해진 딸의 시신이었다.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은 소녀의 사인은 경추 골절이며, 숨지기 전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이 해당 사건의 전말을 추궁하자 구마사는 “내가 아닌 악령이 소녀의 목을 부러뜨린 것이다. 소녀의 죽음은 신의 뜻”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키스탄에서는 어린 소녀들을 대상으로 한 ‘가짜 구마의식’이 성행하고 있으며, 이와 연관된 사망사건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예산 받는 비법? 지자체 색깔 살리기”

    “예산 받는 비법? 지자체 색깔 살리기”

    복지 예산 부담에 공모사업 중요성 커져… 전문성 바탕으로 특성 살려 도전해야 “고급 정보 얻고 사례로 노하우 배워” “중앙정부에서 복지 예산을 지방정부에 전가하면서 지방 재정이 더 어려워졌죠. 중앙정부의 공모사업에 지자체들이 전력을 쏟아야 하는 이유입니다.”(이왕재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 12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센트럴플라자 3층에 서울시와 자치구 예산담당자 등 모두 27명이 모였다. 서울신문 지방자치연구소와 나라살림연구소가 공동 기획한 제1차 지방재정포럼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중앙정부의 공모사업 종류와 공모 전략, 성공 사례 등을 공부한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지자체 예산의 절반 이상이 복지비로 나가면서 자체적인 사업을 할 수 있는 여력이 대폭 줄었다”면서 “공모사업 유치 교육은 지자체들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의는 ▲예산 편성을 위한 쟁점(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자치구가 알아야 할 서울시 예산 심의 절차(김용석 서울시의원) ▲중앙예산 확보, 성공의 비결(이왕재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 ▲안에서 새는 바가지, 민간위탁 관리의 모든 것(배성기 민간위탁연구소 소장) ▲서울시 예산의 실제와 편성 방향(한영희 서울시 예산과장) ▲계약심사제도 운영 현황 및 개선방안(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등 6강으로 구성됐다. 서울시 예산 심의 절차에 대한 강의를 한 김용석 시의원은 “자치구 사업 중 예산은 특히 전문성이 확보돼야 하는 부분”이라면서 “이런 전문성을 바탕으로 각각의 지자체만의 특성을 살려 공모사업에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에 참가한 금천구 이주성 주무관은 “사실 정부의 공모사업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등 정보나 사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아주 답답했다”면서 “이번 포럼은 정말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치구 예산담당자들이 모여 서로 노하우를 나눌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40년 행정 경험 녹아든 지방공무원 헌법판례집

    40년 행정 경험 녹아든 지방공무원 헌법판례집

    경남도와 시·군 등에서 40여년간 근무한 지방공무원이 지방행정 관련 헌법판례를 모아 정리한 책을 펴냈다. 12일 경남도에 따르면 김종호(59·서기관) 도정연구관이 ‘헌법판례와 지방행정’을 최근 출간했다. 이 책은 헌법재판소가 1988년 출범한 뒤 지난해까지 지방행정과 관련해 판단한 결정문 750여건을 분야별로 나눠 알기 쉽게 요약·정리했다. 784쪽 분량이다. 총론을 비롯해 지방자치제도, 지방공무원제도, 공무원노동조합제도, 지방재정제도, 고용노동제도 등 모두 12개 장으로 구성됐다. 김 연구관은 “헌법을 비롯한 각종 법 해설서와 교재가 학생과 수험생 위주로 쓰여 있어 지방공무원들이 활용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며 “오랫동안 지방행정 업무를 해오면서 지방행정에 실제 활용할 수 있는 헌법 판례집이 있으면 유용하게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랜 기간 자료를 모으고 연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통영시 한산면 사무소에서 9급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함양 부군수, 경남도 기업지원단장 등을 지냈다. 1996년에 ‘지방공무원 인사제도’라는 인사 실무 관련 책도 출간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프란치스코 교황, 여성 부제 허용 검토… “여성 성직자 탄생할까”

    프란치스코 교황, 여성 부제 허용 검토… “여성 성직자 탄생할까”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교회의 ‘여성 부제’ 허용을 검토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해 ‘금녀’의 영역이었던 가톨릭에서 여성 성직자가 나올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일 각국 수도원 대표들이 참석한 알현에서 여성에게도 부제직을 수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위원회를 창설하겠다고 밝혔다. 천주교에서 부제는 사제를 보좌해 유아 세례, 혼배 미사, 미사 강독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직책이다. 그러나 사제처럼 성체 성사나 고백 성사는 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이탈리아 안사통신은 교황이 세계 각지에서 온 수녀들을 만난 자리에서 초기 교회에서처럼 여성에게 부제를 맡기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여성 부제는 오늘날 가능하다”면서 이같은 구상을 검토할 위원회의 창설 계획을 언급했다. 교황은 평소에도 교회에서 여성의 역할이 활발해지는 것을 보고 싶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올해 부활절 직전 성 목요일에 열린 세족식에서는 그동안의 관행을 깨고 여성도 참여시키기는 등 교회 내 여성의 지위 향상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부제 허용을 검토하는 위원회를 만드는 것도 교황의 이런 평소 행보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교황은 그동안 여성의 사제 서품에 대해서는 “문이 닫혔다”며 가능성을 배제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신혜, 닥터스 대본리딩+첫 촬영 인증샷 보니 ‘반항적인 여고생?’

    박신혜, 닥터스 대본리딩+첫 촬영 인증샷 보니 ‘반항적인 여고생?’

    ‘닥터스’가 첫 대본리딩 현장을 공개하며 박신혜의 첫 촬영 인증샷도 눈길을 끈다. 박신혜는 지난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제 닥터스 첫 촬영. 안녕 유혜정이야. 자기소개 끝”이라는 글과 함께 셀카를 한 장 게재했다. 사진 속 박신혜는 교복에 긴 생머리를 늘어뜨리고 청순미를 과시하고 있다. 손에는 ‘닥터스’ 대본을 들고 촬영 중임을 인증했다. 한편 12일 SBS 새 월화드라마 ‘닥터스’ 제작진은 첫 대본리딩 현장을 공개했다. 지난달 28일 진행된 닥터스 첫 대본리딩 현장에는 배우 김래원, 박신혜, 윤균상, 이성경, 김영애, 윤해영, 장현성, 전국환, 이호재, 엄효섭, 정해균, 김민석 등 주요 배우들이 모두 참석했다. 박신혜는 기존 캐릭터에서 180도 변신한 거칠고 반항적인 캐릭터 유혜정 역을 거침없이 연기해 내 탄성을 자아냈다. 박신혜의 새로운 모습은 이날 첫 대본리딩 현장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됐다는 후문. ‘닥터스’는 스승을 만나면서 반항아에서 의사로 성장하는 혜정(박신혜)와, 가슴에 가득 슬픔을 안은 채 세상의 정의를 위해 꿋꿋하게 나아가는 지홍(김래원)이 사제 지간에서 의사 선후배로 재회해 평생에 단 한 번뿐인 사랑을 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는 6월 20일 첫 방송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성경, ‘청순’ 고등학생 변신 ‘닥터스 첫 대본리딩’ 어땠나 보니

    이성경, ‘청순’ 고등학생 변신 ‘닥터스 첫 대본리딩’ 어땠나 보니

    드라마 ‘닥터스’ 첫 대본리딩 현장이 공개된 가운데 배우 이성경이 촬영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성경은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진서우”라는 설명과 함께 사진을 한 장 게재했다. 사진 속 이성경은 교복을 입고 고등학생으로 변신한 모습. 청순한 미모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편 이날 SBS 새 월화드라마 ‘닥터스’ 제작진은 첫 대본리딩 현장을 공개했다. 지난달 28일 진행된 닥터스 첫 대본리딩 현장에는 배우 김래원, 박신혜, 윤균상, 이성경, 김영애, 윤해영, 장현성, 전국환, 이호재, 엄효섭, 정해균, 김민석 등 주요 배우들이 모두 참석했다. ‘닥터스’에서 주인공 유혜정(박신혜 분)의 라이벌 진서우 역을 맡은 이성경은 톡톡 튀는 매력을 첫 대본리딩 현장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후문. 저돌적이고 질투심이 많은 서우의 캐릭터와 이성경이 너무도 흡사하다는 호평 일색이었다고. ‘닥터스’는 스승을 만나면서 반항아에서 의사로 성장하는 혜정(박신혜)와, 가슴에 가득 슬픔을 안은 채 세상의 정의를 위해 꿋꿋하게 나아가는 지홍(김래원)이 사제 지간에서 의사 선후배로 재회해 평생에 단 한 번뿐인 사랑을 하는 이야기다. 오는 6월 20일 첫 방송 예정.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지방행정 40년 공무원이 지방행정 판례집 발간

    지방행정 40년 공무원이 지방행정 판례집 발간

    경남도와 시·군 등에서 40여년간 근무한 지방공무원이 지방행정 관련 헌법판례를 모아 정리한 책을 펴냈다. 12일 경남도에 따르면 김종호(59·서기관) 도정연구관이 ‘헌법판례와 지방행정’을 최근 출간했다. 이 책은 헌법재판소가 1988년 출범한 뒤 지난해까지 지방행정과 관련해 판단한 결정문 750여건을 분야별로 나눠 알기 쉽게 요약·정리했다. 784쪽 분량이다. 총론을 비롯해 지방자치제도, 지방공무원제도, 공무원노동조합제도, 지방재정제도, 고용노동제도 등 모두 12개 장으로 구성됐다. 김 연구관은 “헌법을 비롯한 각종 법 해설서와 교재가 학생과 수험생 위주로 쓰여 있어 지방공무원들이 활용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며 “오랫동안 지방행정 업무를 해오면서 지방행정에 실제 활용할 수 있는 헌법 판례집이 있으면 유용하게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랜 기간 자료를 모으고 연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통영시 한산면 사무소에서 9급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함양 부군수, 경남도 기업지원단장 등을 지냈다. 1996년에 ‘지방공무원 인사제도’라는 인사 실무 관련 책도 출간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닥터스 첫 대본리딩, 박신혜 ‘거친 반항아 변신’ 김래원과 케미 ‘기대’

    닥터스 첫 대본리딩, 박신혜 ‘거친 반항아 변신’ 김래원과 케미 ‘기대’

    닥터스 첫 대본리딩 현장이 12일 공개됐다. SBS 새 월화드라마 ‘닥터스’(극본 하명희, 연출 오충환)는 지난 4월 28일 일산 SBS제작센터에서 첫 대본리딩을 진행했다. 이날 닥터스 첫 대본리딩 현장에는 배우 김래원, 박신혜, 윤균상, 이성경, 김영애, 윤해영, 장현성, 전국환, 이호재, 엄효섭, 정해균, 김민석 등 주요 배우들이 모두 참석했고 연출자와 작가의 인사로 본격 시작됐다. 연출을 맡은 오충환 PD는 “저는 ‘닥터스’를 배우와 작가, 스태프가 모두 함께 만드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모두 조금씩만 힘을 합해 주시면 무조건 잘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명희 작가도 “제가 1순위로 원했던 배우들이 모두 출연해 주셔서, 저만 더 잘하면 될 것 같다. ‘닥터스’의 결과가 과정만큼 잘되어서, 나중에 여기 계신 모든 분들과 함께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어진 닥터스 첫 대본리딩에서 인턴에서 고교 교사로 그리고 다시 신경외과 전문의로 변신을 거듭하는 홍지홍 역의 김래원은 지홍의 복잡한 내면을 리딩만으로도 풍부하게 표현해 냈다. 지홍은 넉살 좋고 사교적이지만, 어렸을 적 부모를 교통사고로 잃은 슬픈 가족사와 환자를 지키지 못해 병원을 떠난 아픈 기억을 가진 인물이다. 박신혜는 기존 캐릭터에서 180도 변신한 거칠고 반항적인 캐릭터 유혜정 역을 거침없이 연기해 내 탄성을 자아냈다. 박신혜의 새로운 모습은 이날 첫 대본리딩 현장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됐다. 윤균상은 재벌이지만 자유분방한 의사 정윤도를 연기했다. 가식 없고 여유가 넘치는 윤도와 혼연일체가 된 듯한 윤균상의 연기는 극에 탄탄한 안정감을 줬다. 유혜정의 라이벌 진서우 역을 맡은 이성경은 톡톡 튀는 매력을 대본리딩현장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저돌적이고 질투심이 많은 서우의 캐릭터와 이성경이 너무도 흡사하다는 호평 일색이었다. 김영애의 카리스마는 첫 대본리딩 현장에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김영애는 혜정을 길러준 친할머니 말순 역을 맡아, 거침없이 막말을 하면서도 손녀 혜정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할머니의 모습을 노련하고 인상 깊게 연기해 역시 최고의 배우임을 인정케 했다. 윤해영은 속물 근성을 가진 서우의 엄마 지영 역으로 분했고, 서우 아빠인 명호 역의 엄효섭과 성종 역의 전국환은 만담을 연상시키는 부자 케미로 웃음을 주었다. 의사 태호 역을 맡은 장현성은 지홍을 다독이고 격려해 주는 따뜻한 캐릭터로 연기파 배우답게 묵직한 존재감을 나타냈다. 이밖에 지홍 아버지 두식 역의 이호재는 진중하고 속 깊은 부성애를 절묘하게 연기했고, 혜정 아버지 역의 정해균은 혜정과의 극심한 갈등을 거친 목소리로 표현해 깊은 인상을 주었다. 혜정의 아역은 갈소원이 맡아 천재적 연기력을 뽐냈다. ‘닥터스’는 스승을 만나면서 반항아에서 의사로 성장하는 혜정(박신혜)와, 가슴에 가득 슬픔을 안은 채 세상의 정의를 위해 꿋꿋하게 나아가는 지홍(김래원)이 사제 지간에서 의사 선후배로 재회해 평생에 단 한 번뿐인 사랑을 하는 이야기다. ‘따뜻한 말 한마디’, ‘상류사회’,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를 집필한 하명희 작가와 ‘별에서 온 그대’, ‘가족의 탄생’ 등을 연출한 오충환 PD가 의기투합해 제작한다. ‘닥터스’는 현재 방영 중인 SBS 월화드라마 ‘대박’ 후속으로 오는 6월 20일 첫 방송될 예정이다. 사진=닥터스 첫 대본리딩 현장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시 산하기관 15곳에 ‘근로자이사’ 1~2명씩 둔다

    비상임이사의 3분의1 수준 운영 사업·예산 등 경영 의결권 행사 서울메트로 등 서울시 산하 기관 15곳에 국내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근로자이사제가 도입된다.<서울신문 4월 28일자 1면>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에 파견돼 경영에 참여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이 제도는 근로 현장의 목소리가 의결 과정에 반영되도록 하는 취지로 설계됐다. 그러나 근로자이사는 노동조합원 신분을 겸할 수 없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0일 시청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30명 이상인 공사와 공단, 출연기관 15곳에 근로자이사를 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상기관은 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 시설관리공단, 서울의료원, SH공사, 세종문화회관, 농수산식품공사, 신용보증재단, 서울산업진흥원, 서울디자인재단, 서울문화재단, 시립교향악단, 서울연구원, 복지재단, 여성가족재단 등이다. 시는 이달 내 관련 조례안을 입법예고하고 공청회 등을 거쳐 10월에 시행하기로 했다. 근로자이사는 공개 모집하고 임원추천위원회 추천을 통해 선발·임명하기로 했다. 세부 자격 기준은 각 기관의 특성에 따라 다양화할 예정이다. 근로자이사는 사업계획과 예산, 정관 개정, 재산처분 등 기관 경영의 주요 사항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한다. 근로자 300명 이상 기관은 근로자이사 2명, 그 미만은 1명으로 규정하고, 비상임이사의 3분의1 수준으로 운영키로 했다. 또 근로자이사가 뇌물을 받으면 공기업 임원과 동일하게 형법을 적용받는다. 근로자이사는 본인의 직무를 수행하면서 3년간 비상임이사로 일한다. 이사직 수행에 따른 보수는 따로 없다. 다만, 회의 참석에 따른 수당 등 실비를 받는다. 시가 근로자이사제의 시행을 구체화하자 경영계는 “위험하고 무모한 실험”이라며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방만 경영으로 적자를 거듭하는 공기업 개혁을 방해하고 생존마저 위협할 것”이라고 성명을 냈다. 박 시장은 “주5일 근무제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도 도입 초기에는 반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기업 효율성을 높이는 제도로 인정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 3년내 27조원으로 성장 ‘블루오션’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 3년내 27조원으로 성장 ‘블루오션’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대비 개발비 10%·성공률은 10배 지난 4일 찾은 셀트리온의 인천 송도 본사. 14만ℓ 규모의 매머드급 생산 공장 3개동(1공장 5ℓ, 2·3공장 9ℓ)은 이날도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흰색 방진복으로 온몸을 꽁꽁 감싼 직원들은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대당 1억원에 이르는 은색 배양기 속에서 세포들은 종류에 따라 암, 류마티스관절염, 척추염 등 난치병을 치료하는 다량의 단백질들을 뿜어낸다. 살아 있는 세포가 똑같은 의약품을 만들게 하는 게 핵심 기술이다. 배양, 정제, 완제 등을 거쳐 추출된 단백질은 주사제 한 병에 담겨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바이오 의약품이 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타이레놀 같은 화학 의약품이 자전거를 만드는 기술이라면 인슐린 등 바이오 1세대 의약품은 자동차, 램시마 등 항체 의약품은 비행기를 만드는 기술에 비유할 수 있다”면서 “항체 바이오 의약품은 분자 구조가 복잡할 뿐만 아니라 배양, 포장, 출고 등의 공정도 까다롭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셀트리온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20조원 규모의 미국 바이오 의약품 시장을 뚫었다. 유럽과 달리 바이오시밀러에 보수적인 입장인 미국 시장에서 램시마의 판매 허가를 따낸 것도 의미가 있지만 그동안 유럽과 미국이 주도해 온 항체 의약품 시장에서 제대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바이오시장은 최근 급속도로 커지며 향후 산업의 중심이 될 분야로 꼽힌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3년 세계 바이오 의약품 시장 규모는 185조 4400억원(약 1626억 달러)으로 2008년 대비 규모가 74.5% 증가했다. 특히 3년 뒤인 2019년에는 300조원(약 262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조사기관인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 3600억원(약 12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2019년에는 20배가 넘는 27조 2500원(약 239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 개발 대비 개발비용이 10분의1에 불과하고 개발 기간도 절반, 성공률 역시 10배가량 높다. 그야말로 업계 블루오션이다. 주요 블록버스터급 바이오 의약품의 특허권 만료 시기가 2016~ 2030년 사이인 것도 호재다. 연매출 수십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공룡 제약사들과 경쟁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 제약사들이 바이오시밀러에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이유다. 국내 기업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바이오시밀러 산업은 반도체 같은 장치산업이어서 장치산업의 노하우가 있는 삼성 같은 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삼성이 10년 전부터 바이오제약을 신수종 사업으로 꼽고 전폭적인 지원을 쏟고 있는 배경이기도 한다. 장치산업은 일단 공정이 준비되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특히 바이오 의약품은 배양기술 등 작은 차이에도 제품이 달라질 수 있어 생산시설의 특정 수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자체 개발한 브렌시스는 지난해 9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으며 바이오시밀러 경쟁 대열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브렌시스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인 화이자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다. 브렌시스에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두 번째 바이오시밀러인 ‘렌플렉시스’ 역시 식약처로부터 인증 획득을 마친 뒤 판매를 목전에 두고 있다. 셀트리온은 후속 바이오시밀러로 ‘트룩시마’, ‘허쥬마’를 준비 중이다. 트룩시마는 로슈의 ‘리툭산’ 바이오시밀러로 지난해 10월 유럽의약품청(EMA)에 품목 허가 신청을 냈다. 로슈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의는 2014년 국내 식약처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셀트리온은 올해 안에 EMA에 품목 허가 신청을 낼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6년 1월 기준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포함해 LG생명과학, 대웅제약, 종근당, CJ제일제당 등 모두 12개에 이른다. 식약처가 지금까지 허가한 바이오시밀러는 7종 10개 품목이다. 국내 제약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한 이후 이를 바탕으로 향후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개발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물론 가능성만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바라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점유율(2013년 기준)은 8.0%로 유럽(44.0%)과 중국(13.2%), 미국(12.3%)에 이어 4위에 불과하다.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 IMS에 따르면 전 세계 30개 바이오업체 역시 56개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다른 산업 분야에 비해 성장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면서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제약업체들과 나란히 경쟁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개발(R&D)과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시장에 대한 국내 업체들의 마케팅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저가의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홍보, 시장 이해를 위한 투자, 글로벌 보건의료 시스템에 대한 기여 등 바이오 의약품 시장을 형성하는 데 좀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옥중화’ 진세연, 목에 칼날 들어와도 꿋꿋한 눈빛..등장부터 ‘충격 전개’

    ‘옥중화’ 진세연, 목에 칼날 들어와도 꿋꿋한 눈빛..등장부터 ‘충격 전개’

    ‘옥중화’의 진세연이 목숨을 위협 당하는 충격적인 스틸이 공개됐다.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연출 이병훈, 극본 최완규, 제작 ㈜김종학프로덕션)측은 4회 방송을 앞둔 8일, 진세연(성인 옥녀 역)의 첫 등장을 예고하며 스틸을 선공개했다. ‘옥중화’ 3회에서는 소녀 옥녀(정다빈 분)가 어머니의 죽음에 비밀이 있음을 알게 되고, 이에 깊은 의구심을 품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와 함께 옥녀는 지하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박태수(전광렬 분)을 발견, 그와 사제지간이 되는 모습이 흥미롭게 펼쳐져 시선을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본 방송 뒤 공개된 예고편에는 소녀 옥녀가 성장해 성인 옥녀로 변하는 모습이 담겨 기대를 자아냈다. 이 가운데 공개된 스틸 속에는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해있는 진세연의 모습이 담겨있어 충격을 안긴다. 진세연은 야심한 밤에 저잣거리 한복판에서 자객들에게 빙 둘러싸인 모습. 진세연의 목덜미에는 수많은 칼들이 겨눠져 있는데, 깜깜한 어둠 속에서 빛나는 서슬 퍼런 칼날이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자아낸다. 이에 진세연은 바짝 긴장한 듯, 입을 앙다물고 커다란 눈동자를 이리저리 돌리고 있다. 마치 숨조차 쉬지 않고 있는 듯한 진세연의 모습이 보는 이의 심장을 쪼그라들게 만들 정도다. 그런가 하면 긴장감 가득한 진세연의 얼굴에서는 어렴풋이 비장미가 뿜어져 나오고 있어, 그가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동시에 진세연의 첫 등장과 함께 펼쳐질 스펙터클한 전개에 기대감이 높아진다. 이에 ‘옥중화’의 제작진 측은 “8일 성인 옥녀 역의 진세연이 첫 등장한다”면서 “진세연의 등장과 함께 한층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펼쳐질 예정이다. 진세연 역시 첫 등장에 앞서 남다른 각오를 다지고 있다. 총명하고 명랑한 매력에 성숙미까지 더해질 진세연의 ‘옥녀’에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사진=김종학프로덕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함혜리기자의 미술관 기행] 밀라노 브레라 미술관 (Pinacoteca di Brera)

    [함혜리기자의 미술관 기행] 밀라노 브레라 미술관 (Pinacoteca di Brera)

    이탈리아 밀라노를 찾는 여행자들은 밀라노 대성당과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갤러리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 한다. 다시 밀라노를 찾게 되거나 처음 밀라노를 여행하게 된다면 꼭 방문해야 할 곳이 있다. 밀라노 대성당에서 도보로 2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브레라 미술관이다. 로마의 바티칸,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과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미술관으로 높이 평가받는 곳으로 특히 회화 컬렉션이 워낙 유명하기에 회화관이라는 뜻을 강조해 ‘피나코테카’로 불린다.  브레라 거리(Via Brera)에는 참신한 디자인의 액세서리 전문점과 가구, 갤러리, 인테리어 점, 주방용품점이 늘어서 있다. 옛 골목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브레라 거리 28번지에 미술아카데미와 미술관이 있다. 거리에서 보면 입구는 평범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중정을 둔 매우 아름다운 벽돌 건물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1층에 브레라 미술아카데미가 있고 2층에 미술관이 있는 브레라 궁(Palazzo Brera) 건물은 처음 지어진 17세기 당시에는 예수회의 밀라노 본부였다. 14세기 부터 있던 수도원 자리에 바로크 건축가 프란체스코 마리아 리치니 부자의 설계로 1627년 완성된 건물의 외관은 군더더기 없이 차분하고 기능에 충실하다. 하느님에 대한 절대 순종을 강조하며 높은 도덕심과 인내, 소명에 따르는 생활을 통해 각자의 인격을 완성하고 교육하고 봉사하는 것을 목표로 했던 예수회의 건물다운 엄격하지만 아름다운 외관이다.  이곳이 미술관의 형태를 갖추게 된 것은 18세기 후반이다. 교황 클레멘스 14세가 1773년 예수회 해체를 명하자 이곳은 원래의 목적을 잃게 된다. 계몽군주를 자처하던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는 이곳을 문화와 예술을 계몽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것을 명했다. 그에 따라 미술 교육기관 브레라 아카데미가 들어섰고 학생들이 고상하고 세련된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조각과 회화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이 무렵 천문대와 도서관이 들어섰다. 건물은 1776년 아카데미의 교수 주세페 피에르 마리니의 설계로 추가 증축을 거쳤다. 합스부르크 왕가가 기증한 소규모 컬렉션은 요제프 2세(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의 아들)가 이탈리아 북부 지방을 통치할 때 종교기관을 환속시키면서 많이 늘어났다. 수도원들이 문을 닫고 몰수한 교회의 제단화들을 옮겨 왔고, 아카데미 교수들이 이탈리아 명작 회화 컬렉션을 확보하면서 미술관의 규모를 갖추자 1786년 작품들을 대중에게 공개하기 시작했다.  미술품은 나폴레옹 통치 시대(1799~1815)에 크게 증가했다. 나폴레옹은 밀라노를 이탈리아의 중심으로 만들고자 북이탈리아 전역의 궁전과 귀족들로부터 약탈한 미술품들을 브레라에서 관리하도록 했다. 나폴레옹 군대는 수천점에 달하는 회화 작품을 북부와 중부 이탈리아의 교회와 귀족들로부터 압수해 브레라로 보내왔다. 그동안 쌓인 방대한 작품들을 바탕으로 1809년 새로운 미술관을 개관했다. 나폴레옹의 몰락으로 프랑스 군대가 철수한 이후에도 몰수된 예술품은 그 자리에 남아 오늘날 브레라 미술관의 주요 컬렉션을 이루고 있다. 미술관은 개관 이후 브레라 아카데미의 일부로 존재하다가 1882년 공식 분리돼 북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국립미술관으로 미술애호가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미대 학생들로 북적이는 브레라 미술아카데미를 지나서 오른 쪽 큰 계단을 올라가면 미술관이다. 왼쪽에 안내 데스크가 있고 오른 쪽부터 전시실이 이어진다. 방을 따라서 관람하다보면 처음으로 돌아오게 돼 있다. 브레라 미술관의 컬렉션은 13세기에서 20세기까지를 아우른다. 특히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바로크, 베네치아 화파와 롬바르디아 화파의 그림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북이탈리아 르네상스 부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만테냐의 작품을 비롯한 북이탈리아 르네상스 회화컬렉션은 이 미술관의 백미로 꼽힌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북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 안드레아 만테냐(1431~1506)의 ‘죽은 예수’(1475~1478년)다. 7번 방에 있는 이 그림은 엄격한 사실과 자유로운 상상력, 원근법의 대가로 이름을 날린 만테냐의 대표작으로 독특한 앵글로 잡은 구도와 사실적인 표현이 인상적이다. 만테냐는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의 시신을 미화하지 않고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만테냐는 관람자(혹은 화가 자신)의 시선을 대리석 침대에 누인 예수의 발 아래에서 시작해 화면 상단에 머리를 그리고, 왼쪽 구석으로 그리스도의 얼굴을 보며 슬퍼하는 마리아와 요한의 얼굴을 측면으로 그렸다. 2차원 화면이지만 정확한 원근법을 구사해 마치 조각 작품을 보는 것 같다. 파도바 근처의 이초라 디 칼투로 출신인 만테냐는 스카르초네 밑에서 그림 수업을 받았지만 파도바에서 작품 활동을 하던 조각가 도나텔로의 영향을 받았다. 만테냐의 작품이 견고한 조각적 성격을 띠는 것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베네치아 화파의 시조인 야코포 벨리니의 사위가 되면서 자연스레 베네치아 화파의 영향을 받아 강한 조각적 성격은 조금 누그러뜨리고 엄격한 북방적 사실주의를 견지하며 북이탈리아 화파의 르네상스 양식을 수립했다. 이 작품에서도 못에 박혀 심하게 상한 발바닥이 손에 잡힐 듯이 생생하다. 죽은 예수의 얼굴도 초라하고 비극적이며 이를 보고 눈물 흘리는 마리아의 얼굴에도 주름이 가득해 더욱 감동으로 다가온다. 만테냐가 만토바의 산탄드레아 성당에 있는 자기 무덤을 장식하기 위해 그린 것이라고 전해진다. 미술관에는 만테냐가 1453년 완성한 성누가 제단화도 있다. 만테냐가 성 귀스티나 성당의 성누가 예배당을 장식하기 위해 22세에 완성한 초기의 작품으로 12개의 패널로 이뤄져 있다. 만테냐의 또 다른 작품 ‘아기 천사들과 성모자’(1485년)는 원래 베네치아의 성 마리아 마지오레 수도원에 있던 것이 나폴레옹 시대에 브레라로 옮겨졌다.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고 뒤로는 구름 사이로 수많은 아기 천사들이 있는 작품으로 아기 천사들의 다양한 표정이 사랑스럽다.  지오바니 벨리니(1430~1516)의 ‘피에타’(1460년)도 브레라 미술관에서 놓치면 안될 마스터피스로 꼽힌다. 조르조네와 티치아노의 스승인 조바니는 야코포 벨리니의 아들로 형 젠틸레와 함께 3부자가 베네치아 화파의 중심을 이뤘다. ‘피에타’는 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으로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의 시신을 안고 슬퍼하는 마리아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나 조각에 붙여지는 이름이다. 벨리니의 ‘피에타’는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와 그를 안고 있는 어머니 마리아, 제자 요한의 슬퍼하는 모습을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라파엘로 산치오(1483~1520)의 ‘성모의 결혼’(1504년)은 브레라 아카데미 초기에 유입된 르네상스 시대의 걸작이다. 중앙에 사제를 두고 요셉이 마리아에게 반지를 끼워주기 위해 나서는 장면을 그린 작품은 라파엘로 특유의 우아함과 섬세함과 고요함, 조화로운 채색과 구도, 각 인물과 사물의 정교하고 부드러운 묘사가 매우 아름답다. 이탈리아 전성기 르네상스의 가장 중요한 화가 중 한명인 라파엘로는 우르비노 공작의 궁정화가 조반니 산티의 아들로 태어나 문화의 중심지였던 우르비노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라파엘로는 1500년경 페루자 부근에 있던 피에트로 페루지노의 공방에서 도제 수업을 받으며 제단화와 프레스코화를 그렸다. ‘성모의 결혼’은 그가 수련기간 동안 그린 마지막 작품이다. 원래 시타 디 카스텔로의 성 프란체스코 성당에 있는 산 주세페 예배당의 패널화로 제작된 작품이다. 라파엘로는 전경에 인물들을 반원 형태로 배치하고 뒤로는 아치들이 반복되어 있는 웅장한 신전을 배치했다. 중심 인물들 뒤로 기하학적으로 연결된 길을 통해 시선을 자연스럽게 신전으로 이동시킨다. 전경의 인물과 공간, 건축물의 아치들을 조화롭게 연출하면서 화면에 통일감을 주고 있다. 스승인 페로지노가 페루지아의 두오모를 위해 그린 같은 제목의 제단화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 확실하지만 공간과 인물의 조화에서 이미 스승을 능가함을 알 수 있다. 이 작품에 스스로 매우 만족했던지 당시 갓 스물을 넘긴 라파엘로는 화면 속 신전의 중앙 아치에 자신의 이름과 작품을 완성한 날짜를 적어 넣었다.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1416~1492)의 ‘몬테펠트로 제단화’(1474년)도 놓치면 안될 작품. 그는 이론가로서 ‘투시화법에 대하여’라는 책을 저술하고 건축물이 조화롭게 배치된 패널화 ‘이상도시’(1470년)를 통해 원근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엄밀한 원근법으로 재현된 건물의 내부에 성모가 아기예수를 무릎 위에 눕히고 있고 그 앞에 갑옷을 입은 우르비노 공작 몬테펠트로가 무릎을 꿇고 있다. 그 주위는 성녀와 성인들이 에워싸고 있다. 원근법에 따라 그려진 공간에 인물의 크기도 위치에 따라 비례를 정확하게 계산해 그려 착시를 일으킬 정도다. 맑은 색채와 위엄 있고 당당해 보이는 인물 표현이 당시로서는 매우 전위적이다.  벨리니 형제가 그린 ‘알렉산드리아에서 설교하는 성마르코’(1506년)와 베네치아 화파의 또 다른 거장 틴토레토의 ‘성마르코 유해의 발견’(1566년), 카라바조의 ‘엠마우스에서의 저녁식사’(1605년) 등 마스터피스들을 감상하다보면 다리도 아프고 눈도 아프다. 북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낭만주의 화가 프란체스코 아이예즈의 달콤한 ‘입맞춤’(1859년) 앞에서 피곤을 달래보자. 아이에즈는 브레라 아카데미의 원장을 지냈고 30년간 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화가로 부드럽고 세밀한 묘사, 인물의 정교한 감정표현에서 뛰어났다. 고성의 으슥한 계단 앞에서 두 남녀가 입을 맞추는 작품은 매우 낭만적이다. 남자는 아마도 떠돌이 음유시인이고, 여자는 양가집 규수일 수 있겠다. 달콤해 보이는 그림 뒤에는 정치적인 은유가 내포돼 있다고 한다. 남자의 옷 색깔이 붉은 색, 여자의 비단 드레스 색깔이 푸른색인데 이는 각각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상징한다.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두 남녀의 입맞춤을 통해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불안한 동맹관계를 표현했다. 미술관이 있는 팔라초 브레라의 담을 끼고 오른편에 팔레트를 손에 들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 프란체스코 아이예즈의 동상이 서 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한라산 뒤덮은 조릿대 말 방목해 해법 찾는다

    한라산에 번지는 조릿대를 퇴치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말을 방목한다. 제주도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5년간 11억원을 투입해 말을 방목하고 제주조릿대 생육 특성과 하부 식생 변화 등을 조사해 관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소와 말 방목은 1980년대 중반부터 금지됐다. 말 방목은 해발 1592m 만세동산 일대 1㏊(1만㎡), 조릿대 벌채는 해발 1700m 장구목 남단 1㏊에서 각각 실시한다. 도는 2005년부터 3년간 해발 500m 열안지 목장에서 말 2마리를 방목해 조릿대 제거 실험을 했다. 당시 말 1마리가 한 달에 1만여㎡에 있는 조릿대를 먹어치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릿대 번식이 억제되면서 주름조개풀, 졸방제비꽃, 애기나리 등 식물이 다시 자라나기 시작했다. 도 관계자는 “시범 말 방목 등으로 조릿대 제거 효과 등을 검증하는 등 조릿대가 한라산 고산지대 식물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조릿대는 30여년 전 한라산 해발 600~1400m에 드문드문 분포했지만 강한 번식력으로 지금은 계곡과 암석지대를 제외한 한라산국립공원 153.386㎢의 90% 정도까지 퍼졌다. 조릿대는 땅을 단단하게 움켜쥐면서 자생지를 계속 넓혀가 한라산 어리목 코스 사제비동산(해발 1423m)에서 윗세오름(해발 1700m) 일대에 분포했던 한라산 눈향나무가 대부분 사라졌다. 백록담 분화구 주변에서 자라는 고산 희귀식물인 암매, 한라장구채, 제주달구지풀, 섬잔대, 구름떡숙 등도 머지않아 멸종될 것으로 우려된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한라산에 말 방목 부활 조릿대 제거 나선다

    한라산에 말 방목 부활 조릿대 제거 나선다

    한라산에 번지는 조릿대 퇴치를 위해 시범적으로 말 방목이 재연된다. 제주도는 문화재청의 문화재현상변경허가 심의를 거쳐 한라산 보호구역에 말 방목을 한시적으로 허용키로 했다고 4일 밝혔다. 도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5년간 11억원을 투입, 한라산천연보호구역에 말을 방목하고 제주조릿대 생육특성과 하부 식생의 변화 등을 조사, 관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제주조릿대의 잎을 먹어치우던 소와 말 방목은 1980년대 중반부터 금지됐다. 조릿대 제거를 위한 말 방목은 해발 1592m 만세동산 일대 1㏊(1만㎡), 조릿대 벌채는 해발 1700m 장구목 남단 1㏊에서 각각 실시된다. 도는 2005년부터 3년간 해발 500m 열안지 목장에서 말 2마리를 방목해 조릿대를 제거하는 실험을 했다. 당시 말 1마리가 한 달에 약 1만㎡에 있는 조릿대를 먹어치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릿대 번식이 억제되면서 주름조개풀, 졸방제비꽃, 애기나리 등 식물이 다시 나타났다. 제주도 관계자는 “시범적인 말 방목 등을 통해 조릿대 제거 효과 등을 면밀히 검증하는 등 조릿대가 한라산 고산지대 식물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2월 조릿대 확산으로 한라산이 국립공원과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에서 제외될 수 있다며 제주도에 대책을 마련을 주문했다. 제주조릿대는 30여년 전 한라산 해발 600~1400m에 드문드문 분포했지만 강한 번식력으로 지금은 계곡과 암석지대를 제외한 한라산국립공원 153.386㎢의 90% 정도까지 퍼진 상태다. 도는 한라산국립공원 지역을 포함한 제주 전 지역의 조릿대 분포 면적이 224.6㎢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조릿대는 땅을 단단하게 움켜쥐면서 자생지를 계속 넓혀가 한라산 어리목 코스 사제비동산(해발 1423m)에서 윗세오름(해발 1700m) 일대에 분포했던 한라산 눈향나무가 대부분 사라졌다. 백록담 분화구 주변에 자라는 고산 희귀식물인 암매, 한라장구채, 제주달구지풀, 섬잔대, 구름떡숙 등도 머지않아 멸종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라산은 1970년 3월 국립공원으로 2002년 2월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됐다. 전국 국립공원 가운데 유일하게 자치단체(제주도)가 관리하고 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서울시의회 “학교 78%, 공공기관 50%, 노인·어린이 시설 35% 석면 검출”

    서울시의회 “학교 78%, 공공기관 50%, 노인·어린이 시설 35% 석면 검출”

    서울시의회(박래학 의장)는「서울시 예산․재정 분석」보고서(제16호)에서 서울시 소재 및 서울시 학교 건축물 조사 및 관리 실태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였다. 서울시 소재 학교에 대한 석면조사 결과, 초·중·고 및 유치원 등 서울시 소재 1,940개 학교 중 1,504개교에서 석면이 검출되어, 그 비율이 78%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구 분 계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특수교 조사대상 학교수(A) 1,940 691 562 360 298 29 석면 검출 학교수(B) 1,504 380 504 324 271 25 총 학교수 대비 석면검출학교수(A/B) 78% 55% 89% 90% 91% 86% 자료: 기후환경본부(2015) 세부적으로 유치원 691개교 중 380곳에서 석면이 검출되어 55%를, 초등학교는 562개교 중 504곳에서 석면이 검출되어 89%를, 중학교는 360개교 중 324곳에서 석면이 검출되어 90%를, 고등학교는 298개교 중 271곳에서 석면이 검출되어 91%를, 특수학교는 29개교 중 25곳에서 석면이 검출되어 86%를 나타내, 모든 학교에서 과다하게 석면이 검출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 소재 건축물에 대한 석면조사 결과, 공공기관 50%, 노인 및 어린이 시설 35% 등 석면이 과다 검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후 처리 및 후속 조치가 이뤄지고 있지 않는 바,「석면안전관리법 시행령」제33조의 ‘석면건축물 관리기준’에 따른 위해성평가 시행과 의무조사 대상 건축물 중 조사 제외된 건축물이 없도록 철저한 조사·관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구 분 계 공공기관 대학(원) 다중이용시설 문화 , 집회 시설 의료시설 노인 및 어린이시설 조사 의무 대상 계 8,926 3,257 1,335 3,621 259 224 230 조사실시대상(A) 8,818 3,242 1,332 3,547 257 217 223 조사제외 108 15 3 74 2 7 7 조사 결과 계 8,797 3,242 1,332 3,528 256 216 223 무석면 5,351 1,638 609 2,604 198 157 145 석면(B) 3,446 1,604 723 924 58 59 78 조사결과 석면 검출 비율(A/B) 39% 50% 54% 26% 23% 27% 35% 자료: 기후환경본부(2015) 서울시 소재 공공기관, 대학(원), 다중이용시설, 노인 및 어린이 시설 등에 대한 석면조사 결과, 8,818개 동 중 3,446개 동에서 석면이 검출되어, 그 비율이 39%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공공기관의 경우 3,242개 동 중 1,604개 동에서 석면이 검출되어, 그 비율이 50%를 나타냈으며, 특히 노인 및 어린이 시설의 경우 시설 이용자들이 석면 노출에 취약한 건강민감 군(郡)에 해당돼 건물에 대한 특별한 관리가 있었어야 함에도 223개 동 중 78개 동에서 석면이 검출되어, 그 비율 3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석면안전관리법 시행령」제29조에 따른 의무조사대상으로 규정된 건축물 8,926개 동 중 108개 동이 조사제외된 것으로 나타나, 의무조사대상 건축물이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해 정확한 조사 대상산출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한편, 서울시 소유 건축물 2,007개 동 중 석면이 검출된 건축물 수는 1,059개 동으로 전체 석면 검출 비율이 53%에 달함에도 불구하고,「석면안전관리법」제22조 및 「석면안전관리법 시행령」제33조제1항제2호에 근거한 위해성평가에 따른 후속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신속한 사후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는 의료시설이 25개 동 중 22개 동으로 88%, 자원회수시설이 22개 동 중 16개 동으로 73%, 업무시설이 777개 동 중 535개 동으로 69%, 주거시설이 44개 동 중 30개 동으로 68% 등의 비율을 나타냈다. 만약 석면조사가 이뤄지면, 석면이 검출된 건축물에 대하여 6개월마다 손상 상태 및 석면의 비산 가능성 여부 등을 조사(위해성평가)하고 위해성 등급에 따라 사후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시의 경우 석면건축물에 대한 위해성평가를 실시한 결과, 874개 동 중 21개 동이 석면함유 건축자재의 잠재적 손상 가능성이 높은 “중간” 등급(손상에 대한 보수·원인 제거·출입금지)으로 판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1개 동 중 5개 동(1개 동 비산방지 조치)에 대해서만 조치를 취하고, 강북아리수정수센터, 도봉면허시험장 등 16개 건물에 대해서는 사후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박래학 서울시의회 의장은 “서울시 건축물에 대한 석면 관리는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만큼 철저한 석면조사 실시와 그 결과에 따른 사후관리 및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앞으로도 서울시의회는 서울시 정책사업 중 시민의 안전과 밀접한 현안에 대해 종합적·총괄적 분석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리도 ‘스포트라이트’가 될 수 있을까?

    우리도 ‘스포트라이트’가 될 수 있을까?

    영화 ‘스포트라이트’(감독 토마스 맥카시)를 일간지 기자가 보는 것은 약간 괴로운 일이었다. “이걸 밝혀내지 않으면 그게 언론입니까?”라는 대사는 마치 나를 향한 것처럼 느껴졌다. 분명 몇 년 전에도 같은 신문에 사제 성추행 사건을 보도했다. 그런데 겨우 종교면에 한 꼭지. 그 기사를 마치 내가 찌그러뜨린 것 같은 죄책감 마저 들었다.  ‘스포트라이트’를 비현실적이라고 느낀 것에는 여러 요소가 있었다. 물론 그만큼 어려운 일이었기에 영화로까지 만들어졌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매일 속보를 생산해 내는 보통의 기자들에게는 거리가 느껴지는 장면들이 많았다. 새로 온 편집장이 이전에 보도된 적 있는 기사를 다시 ‘심층취재’ 해보라고 지시를 하면서 시간을 ‘충분히’ 준 것이 대표적이다. 좀 더 취재가 필요하다는 기자들의 요청에 편집장이 “어느 정도면 되냐?”고 묻자 사나흘도 아니고 몇 주를 더 요구한다. 편집장은 알겠다고 한다. 기자들은 모든 현장을 뛰어 다니며 정보를 수집하고, 정보에 나온 인물들을 빠짐 없이 만난다. 그리고 마침내 사방에 널부러져 있던 의혹의 퍼즐들을 정확히 꿰맞춘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공교롭게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16 데이터 저널리즘 서밋’에 참석하고 난 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였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 AP통신 본사에서 열린 데이터 저널리즘 서밋에 참가했다. 사실은 참가 신청서를 작성할 때에도 ‘데이터 저널리즘’이라는 분야가 낯설었다. 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막연하게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아닌 현실 속 일간지 기자에게 보통 기사 한 건을 취재할 때 ‘사례 3건+통계 1~2건’이 기본적인 공식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습관적으로 사회적 현상을 보여주거나 기사의 주제를 강조하고 싶을 때 통계 자료를 가져다 썼다. 대부분 누군가 정리해 둔 통계 자료를 해석하는 수준에 그쳤다. 기사를 쓸수록 통계 자료가 더 간절해졌다. 좋은 사례 한두 건이 전체를 대변할 수는 없었고, 숫자로 데이터가 뒷받침 돼야 좀 더 신뢰를 줄 수 있는 기사 같아서였다. 그런데 이미 기사에 쓰인 것, 남이 정리해 준 통계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원 자료를 분석해 보고 싶기도 하고, 더 깊이 연구해 보고 새로운 해석을 내놓고 싶었다. “그럴 시간이 없다”는 것은 좋은 핑계였다. 아직은 어렵고 낯선 분야라는 생각을 잔뜩 안고 들어간 강의실에서 데이터 저널리즘 서밋에서 만난 이 분야 전문가들은 의외로 쉬운 단어들을 사용했다. 데이터, 팀, 스토리 텔링, 공유(sharing), 협업(collaboration), 사람. 이런 말들을 가장 많이 했다. 팀을 짜서 함께 일하고, 많은 정보를 나누라고 했다. 기자라면 널리고 널린 정보들 가운데 꼭 필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내고, 좋은 이야기를 만들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다만 기자의 취재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등과 함께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 워낙 다양한 정보가 퍼져있는 가운데 그것을 ‘내 것’, ‘우리 만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시각화(visualization)를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자들은 어떻게 ‘데이터 저널리스트’가 될 수 있을까. 어떤 기술을 갖춰야 하느냐는 질문에 예상 밖의 답이 돌아왔다.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파나마 페이퍼스’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했던 지아니나 세그니니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천천히 일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톰슨 로이터의 데이터 분야 대표 에디터인 레그 촤는 “그룹 활동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면서 “데이터 저널리즘은 ‘뉴 컬래버레이션’”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시애틀 타임스 출신인 셰릴 필립스 미 스탠퍼드대학 데이터 저널리즘 교수는 좀 더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 그는 “데이터 저널리즘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읽어야 하는 양이 많기 때문에 기자들의 불만을 사기가 쉽다”며 입을 열었다. 매일 속보를 다뤄야 하는 일간지 기자들에게는 사실 ‘충분한’ 시간을 기대하기 어렵다. 필립스 교수는 일단 뉴스룸부터 ‘디지털 트레이닝’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자가 어디서 어떤 정보를 얻어야 하는지 아는 것이야말로 데이터 저널리즘의 시작이라는 이유다. 기자들이 디지털 문화와 프로그램을 다루는 데 좀 더 익숙해지다 보면 자신만의 특유한 정보 소스를 얻기도 하고 그것을 축적한 뒤에 나누는 방법이 보다 수월해질 거라는 얘기다.  데이터를 활용하고 그것을 시각적으로 돋보이게 하기 위해선 다양한 ‘기술’이 필수적이지만, 그 전에 기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필립스 교수는 “데이터 저널리즘은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다양한 자료를 접하기 때문에 ‘진실성’을 확인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언론인 본연의 역할을 주문했다. 진실성 있는 정보를 적확하게 이용할 줄 아는 것이 기자로서 데이터 저널리즘에 접근할 수 있는 기본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스티브 도이그 애리조나 주립대 교수도 언급했다. 데이터 저널리즘으로 퓰리처 상을 받기도 했던 도이그 교수는 “데이터는 나날이 발전하고 숫자도 급증하고 있다”면서 “여기서 어떻게 분별해내고 이용하는지가 중요하며 가치있는 스토리를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언론인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 이 분야를 시작할 때 사람을 ‘연결’하는 데 우선 힘을 썼다”고 소개했다. “다른 지역, 문화, 종교, 언어를 넘어선 데이터 저널리즘만의 커뮤니티를 만들어냈고, 각 나라에 분포돼 있는 다른 사람들과 공통된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게 우리를 움직였다”는 설명이다. 비록 하루였지만, 새로운 분야에서 선두를 이끌고 있는 해외 언론의 노력은 새로운 자극제가 되었다. 사실은 당장 시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여전히 낯설고 멀어 보이기도 한다. 전문가들조차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모든 언론에서 데이터 저널리즘을 보편화할 수는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최소한 취재 과정에서, 언제 어디서나 접하는 정보들이 결코 기사 한 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모으고 다른 정보들과 엮어서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 그러한 정보가 ‘나의 것’에서 ‘우리의 것’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게 됐다. 마침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영화 ‘스포트라이트’를 보게 된 것은 이번 서밋에서 배우고 느꼈던 점을 더욱 확신하게 해주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삼성 브리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주현진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삼성 브리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주현진 산업부 차장

    삼성그룹에는 지난 1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매주 수요일이면 기자들이 기다리는 브리핑 시간이 있었다. 삼성그룹 수요 사장단 회의가 끝나면 그룹 홍보팀장이 삼성 서초사옥 기자실에서 현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답하는 자리다. 궁금증을 모두 해소해 주진 못했지만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건희 회장의 건강상태 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공식적인 소통의 장이었다. 한국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삼성 관련 소식을 놓칠세라 서서 브리핑을 들어야 할 정도로 기자들이 몰렸다. 삼성의 브리핑이 기자들의 필요에 의해 시작된 것만은 아니다. 약 10년 전인 2007년 10월 29일 삼성 임원 출신인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폭로가 계기였다. 당시 김 변호사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 함께 삼성이 자신 명의로 50억원의 차명 계좌를 만드는 등 회사 임원들 명의를 이용한 계좌로 거액의 비자금을 만들고 있다는 의혹을 폭로했다. 이는 삼성 특검으로 이어졌다. 결국 이듬해인 2008년 4월 이건희 삼성 회장과 장남인 이재용 당시 전무가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고 조세 포탈에 연루된 2조원대 차명 재산은 공익에 쓰기로 하는 등의 쇄신안을 발표했다. ‘삼성 비리’라는 메가톤급 현안이 터지자 당시 홍보팀장이 기자실에 내려와 연타성 폭로에 대한 반박 내지 해명을 한 게 삼성 브리핑의 시발인 것이다. 특검 이전에는 삼성에서 기자들과 공식적으로 만나 브리핑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특검과 재판은 끝났지만 필요할 때만 기자들을 불렀다는 비판이 두려웠는지 삼성의 브리핑은 계속됐다. 2009년 1월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사장이 당시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 팀장(전무)으로 승진한 뒤 삼성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브리핑을 정례화했다. 언론들은 “삼성이 이 팀장 취임 뒤 매주 수요일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 브리핑과 그룹 현안이 있을 때마다 진행하는 이슈 브리핑을 통해 빠르고 투명한 소통 체제를 확립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브리핑은 삼성이 애로를 호소하는 장으로 자주 활용되기도 했다. 삼성은 이 회장이 퇴임한 지 꼭 1년이 되는 2009년 4월 브리핑에서 “삼성의 고민은 리더십 공백”이라며 이 회장 복귀의 필요성을 환기했다. 이 회장은 이듬해인 2010년 3월 전격 복귀했고, 3개월 뒤 출시한 갤럭시S 시리즈가 대박나면서 삼성은 스마트폰으로 그룹이 도약하는 계기를 맞이했다. 삼성은 지난 1월 말 수요 브리핑이 필요 없다며 없애 버렸다. 내부에서는 지나친 취재 경쟁으로 홍보팀장의 별 뜻 없는 말이 불필요한 기사로 양산되는 부작용이 문제였다고 설명한다. 재계에서 유독 삼성만 브리핑을 해야 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10년 가까이 전통처럼 이어 온 브리핑을 변화된 언론 환경이나 특정 인사의 문제를 이유로 없앤다면 그동안 소통이라는 이름으로 표방해 온 ‘언론 프렌들리’ 가치를 훼손하는 것은 아닐지 돌아볼 일이다. 현안이 있는 곳에 브리핑이 있다. 삼성 최대 이슈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승계가 지난해 9월 통합 삼성물산 출범으로 8부 능선을 넘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 치 앞을 누가 내다볼 수 있겠는가. 언론이 지금은 잠잠한 듯 보이지만 삼성을 예의 주시하는 눈은 더 많아지고 있다. 삼성 브리핑을 언제쯤 다시 보게 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jhj@seoul.co.kr
  • “생방 5000명 보면 깜짝 정책 발표” 박원순표 시민 소통? 정치적 행보?

    “생방 5000명 보면 깜짝 정책 발표” 박원순표 시민 소통? 정치적 행보?

    총선뒤 좁아진 입지 만회 시각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진행하는 1인 소셜미디어 방송이 화제다. 서울시 정책 결정의 뒷이야기로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담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4·13 총선으로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못한 박 시장이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해 정치적으로 좁아진 자신의 입지를 만회하려는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박 시장은 28일 오후 9시 10분부터 55분 동안 시청사 6층 집무실에서 페이스북(www.facebook.com/hope2gether)과 트위터 페리스코프를 통해 1인 소셜 방송인 ‘원순씨 X파일’ 세 번째 생방송을 진행했다. ‘원순씨 X파일’은 인기 TV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처럼 박 시장이 진행자로 나서 매주 시민의 댓글을 읽고 실시간으로 답하는 방송이다. 이날 박 시장은 2013년에 ‘박원순 제압 문건’이란 것이 있었다며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자금 지원을 받은 어버이연합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어버이연합이 박원순 비방집회를 19번이나 열었다”고 비판했다. 어버이연합에 대한 의혹이 까도 까도 나오는 양파처럼 계속 나온다면서 진실이 단박에 규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은 안방의 세월호와 같다”며 “필요하다면 20대 국회에서 특별위원회라도 구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세권 2030청년주택, 근로자 이사제, 젠트리피케이션 대책 등 서울시 정책을 집중 홍보한 박 시장은 “청와대로 가 주세요”란 댓글에 “아직은 이르다. 서울시를 더 잘해야죠”라고 답했다. 이런 박 시장의 행보는 정치적으로도 해석된다. 박 시장은 지난해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1위(17%)를 차지했다. 하지만 총선 이후 나온 여론조사에선 5.4%로 5위로 밀렸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은 ‘노변담화’로 국민과 직접 소통했는데, 정치인이자 행정가인 박 시장이 정책을 알리려고 소통한다면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동시접속자가 5000명을 넘으면 깜짝 정책을 발표하겠다고 했으나 최대 접속자 숫자는 3000명대 초반에 그쳤다. 1회 방송 접속자가 4200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관심도가 떨어진 셈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노동자가 경영 참여… 서울시 ‘근로자 이사제’ 도입

    정부·재계 “경영권 간섭” 반대 서울시가 노동자 대표의 경영 참여를 보장하는 ‘근로자 이사제’를 투자출연기관에 도입하기로 했다. 독일·스웨덴 등 유럽 18개국에서 시행하지만, 국내는 재계 등의 반대로 도입하지 못했다. 박원순 시장은 27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노동종합정책인 ‘노동존중특별시 서울2016’을 발표했다. 근로자 이사제는 노동조합이 이사를 선임해 이사회에 파견하는 제도로, 근로자 신분을 유지한 채로 이사회에서 발언권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기업 경영에 이해당사자인 노동자가 참여해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고 주인의식을 갖도록 한다는 취지다. 박 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연 브리핑에서 “독일이 통일 이후 혼란을 겪었음에도 세계 최고로 성장을 거듭한 데는 근로자 이사제가 있었다”면서 “우리는 노사가 서로 믿지 못하면서 경제성장 동력이 식었다. 우리 경영자들도 새 관점을 가질 때가 됐다”고 말했다. 시는 이르면 10월부터 노사가 합의한 투자출연기관부터 근로자 이사제를 우선 도입하기로 했다. 투자출연기관 18곳 중 신용보증재단·산업진흥원 등 노조가 있는 11곳이 도입 가능 공기관이다. 구체적 추진 계획은 다음달 안에 발표한다. 앞서 시는 지난달 지하철 양 공사(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공사)를 통합해 근로자 이사제를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통합 자체가 무산돼 제도 도입도 무산됐다. ‘노동자의 경영 참여 보장 정책’을 두고 서울시가 정부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고용노동부는 당장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임서정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관은 “사업주가 노동조합 활동에 개입하면 부당노동행위인 것처럼 노조가 과도한 인사개입 등 경영권을 간섭해도 안 된다는 법원 판결이 있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또한 ‘이미 노사협의회 제도가 있어 노동자의 경영 참여가 일부 보장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재계도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관계자는 “근로자 이사제를 공공기관에 도입하면 방만하게 경영할 가능성이 높아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부담이 되고 일반 기업에 도입되면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면서 “유럽 국가의 기업 의사결정 시스템은 영미식 주주자본주의를 택한 우리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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