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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곰팡이 주사사건, 64명 사망했지만 살인혐의 무죄 평결

    美 곰팡이 주사사건, 64명 사망했지만 살인혐의 무죄 평결

    미국에서 6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2012년 ‘곰팡이 오염주사’ 사건의 약품 제조회사 사장에게 살인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 연방 대배심은 22일(현지시간) 약품제조사 ‘뉴잉글랜드컴파운딩센터(NECC)’의 배리 캐든(50) 전 사장에 대한 25건의 2급 살인 혐의에서 무죄를 평결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대배심은 그러나 공갈과 공모, 사기 등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최종 평결은 오는 6월 21일 있을 예정이다. 캐든 전 사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첫번째로 유죄가 인정됐지만, 살인죄를 면함에 따라 무기징역형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2012년 미 전역 20개 주에서 곰팡이의 일종인 아스페르길루스에 오염된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고 수백 명이 집단으로 뇌수막염에 걸리면서 시작됐다. 환자들은 모두 이 주사를 척추에 맞고 뇌수막염에 걸렸다. 800명에 가까운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64명이 사망해 미국 공중보건사에 ‘오점’을 남겼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NECC에 대한 조사에서 주사제 살균 과정이 조제 기준에 미달하는 등의 문제를 적발했다. 더러운 매트와 물이 새는 보일러, 검은 잔해들이 떠다니는 물병 등을 발견한 조사관들은 깨끗하게 관리돼야 할 조제시설이 벌레와 쥐로 들끓었다고 말했다. 연방 검찰은 캐든이 “환자보다 이익추구를 우선했다”며 100건에 가까운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변호인들은 주사제들이 어떤 경로로 오염됐는지, 그리고 환자 사망 과정에서 캐든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검찰이 규명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공갈 등의 혐의만 적용되더라도 캐든은 최장 20년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광수의원 “지방분권은 국가경쟁력 이다”

    서울시의회 김광수의원 “지방분권은 국가경쟁력 이다”

    서울시의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광수 의원(국민의당 대표의원, 노원5)은 21일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지방자치법 개정 대토론회’“에 참석하여 ”지방분권은 국가의 경쟁력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날 토론회는 서울시의회, 전국시도의장협의회, 한국지방자치협회와 정당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주최했으며 서울시의회 지방분권 TF가 주관을 하여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많은 시민과 관계자들이 좌석을 가득 매운 가운데 실시됐다.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의원들은 인사말을 통해 한결같이 지방분권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을 하며 특히 광역의원들의 정책보좌관의 필요성과 지방의회 인사권독립의 도입을 강조했다.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도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수차에 걸쳐 주장했지만 진짜로 지방분권을 위해서 지방의회의 인사권독립과 정책지원 전문보죄관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원철 서울시의원 사회로 시작한 토론에서 발제는 김순은 서울대교수가 했으며, 토론은 지방의회,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지방자치발전위원회, 법조계 대표자들이 참석했으며 지방의회를 대표해서 김광수 서울시의원이 참석했다. 토론에 나선 김광수 의원은 ”지방자치에서 지방분권은 필연이다. 지방분권 없이 국가의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 지방자치실현 22년이 지났지만 지금의 지방자치는 아직도 어린아이 걸음마 단계에 있다. 지방자치 22년이면 청년의 나이다. 활발한 청년의 시기를 맞이했지만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어 ”지금 국회와 중앙정부가 외치고 있은 분권도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것이 아니고 대통령의 권한을 국회와 국무총리가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아직도 국민의 눈높이가 무엇인가를 모르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한 ”2000년대 들어와 분권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다양한 사회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집권으로는 어렵다. 21세기에 들어와 유럽의 선진국들은 분권형국가로 바꾸어 가는 것이 흐름이며 이를 위해 헌법을 바꾸기도 하며, 독일은 16개의 지방정부 헌법에 의해서 권력을 나누어서 탄탄한 국가경쟁력의 기반을 갖추었고, 프랑스는 헌법 제 1조에 지방분권국가임을 명시하고 중앙의 권한과 재원을 지방정부로 이양하며, 스위스는 2004년 지방정부 권한을 강화하여 외교까지도 지방정부가 분담하고 있다. 이렇게 지방정부로 권한을 나누어 가짐으로 이들 국가는 유럽의 경제위기 속에서 안정된 발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김 의원은 ”지방분권을 위해 중요한 것은 재원과 사무이다. 우리나라의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보면 국세가 80%, 지방세가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집행은 중앙에서 40%, 지방에서 60%를 차지하고 있다. 진짜로 형편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나 지방분권을 잘 하고 있는 독일은 49:51, 스위스는 47:53, 캐나다는 49:51로 지방세가 높다. 우리의 구조에서는 지방자치에 자율성을 주지 못하고 중앙정부는 지속적으로 지방을 통제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사무를 보면 지방이 25%, 중앙 75%이다. 모든 권한을 중앙에서 갖고 진두지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후진국의 지방자치 구조를 갖고 있으며, 어쩌면 국회나 중앙정부에서 길들여서 편히 쓰는 지방자치를 하는 것이다. 곧 국회와 중앙정부는 지방자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결국 국민의 요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구조에서는 국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없으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펼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의회에서는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지방분권을 위해 지난해 10월에 ‘지방분권TF단’을 구성했고 인사권독립, 자치조직권 강화, 자치입법권 강화, 예전문인력확보, 산편성의 자율성, 인사청문회도입, 교섭단체 운영의 7대과제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에 대해 강조를 했다. 김 의원은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에 있어서,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는 집행기관과 의결기관이 이원화된 기관분리형을 전제로 양자의 견제와 균형 속에서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운영을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법의 규정은 지방의회 사무직원에 대한 인사권을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귀속하고 있다. 지방의회 사무직원들은 직무상의 지휘 감독자인 지방의회 의장보다 인사권을 가진 지방자치단체장을 위해 노력하게 된다. 이것은 사무기구에 대한 지방의회 자치조직권을 침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지방의회가 집행기관에 대하여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지위를 확보하지 못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인사제도는 안정적으로 지방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는데도 문제를 발생시키며 인사제도의 불확실성과 비연속성은 업무수행의 안정성을 떨어뜨리고, 전문성을 약화시킴으로써 지방의원의 효율적인 의정활동을 방해하고 있으므로 속히 인사권독립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정책지원 전문인력 확보를 보면, 지방의회는 지방자치가 시작된 이후로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광역의회 조례심의 건수가 6,832건(2006.7~2010.6)에서 8,911건(2010.7~2014.6)으로 증가하였고, 광역의원 1인당 조례심의 건수는 9.3건에서 10.6건으로 14.2% 증가하였으며, 광역의원 1인당 조례발의 건수건에서 5.3건으로 105.2% 증가했다. 예산심의 또한 국회의원은 1인당 1조 3,333억원을 예산심의하며, 광역의원은 1인당 2,420억원을 예산심의 하고 있으며, 서울시의원의 경우 1인당 3,585억원을 예산심의 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경우 9명의 보좌 인력을 두어 의정활동에 지원을 받는 것과는 달리 광역의원의 경우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지원 인력이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지방의원 전문성 및 정책역량 강화를 위해 정책지원 전문인력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김 의원은 토론을 마치며 ”21세기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어 지방분권만이 국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하며 지방의회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하루 속히 법안이 개정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총 “근로시간 단축법안, 중소·영세기업에 더 타격”

    경총 “근로시간 단축법안, 중소·영세기업에 더 타격”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은 23일 국회에서 논의 중인 ‘근로시간 단축 법안’에 대해 “노사정 대타협 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이날 경총포럼 인사말에서 “2015년 노사정 대타협은 2012년부터 3년간 수차례 합의 실패를 경험한 후 치열한 논의와 상호 양보를 통해 어렵사리 도출한 성과”라면서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는 방향은 합의 전 노동계가 요구했던 내용과 사실상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이는 노사정이 2014년 12월부터 노동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서로 조금씩 양보해 청년들의 일자리를 창출해보자며 120여 차례 머리를 맞대 도출한 노사정 대타협을 국회가 거꾸로 돌리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지난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는 2019년 1월부터 300인 이상 기업, 2021년 1월부터 300인 미만 기업에서 1주일 근로시간 한도가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16시간 줄어드는 ‘정무적 합의안’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은 기업과 근로자 모두 ‘추가 근로’가 유용한 측면이 있었기 때문에 2015년 노사정이 1주 근로시간 한도를 5~8년에 걸쳐 68시간→60시간→52시간으로 단계적으로 줄여가기로 했고, 1주 8시간의 특별연장근로 허용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국회는 법을 통과시키면 그뿐이지만 임금감소와 추가 고용의 부담은 고스란히 노사가 떠안는다”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방식의 근로시간 단축은 대기업보다 중소·영세 기업에 더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 이후 조기 대선체제에 돌입하면서 각종 선거정책이 쏟아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폐지, 근로자 이사제, 근로시간 단축, 재벌개혁 등 각종 정책공약이 남발되고 있어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사탕처럼 빨아먹는 주사 나온다

    [달콤한 사이언스] 사탕처럼 빨아먹는 주사 나온다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두려움을 나타내는 심리상태를 ‘공포증’이라고 합니다. 공포증이라고 하면 자신이 느끼고 있는 두려움이 너무 큰 나머지 스스로도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를 어쩌지 못하는 증상을 말합니다. 대부분 사회생활을 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캡슐 형태 ‘뮤코젯’ 동물 실험 성공 이런 정신병리학적인 공포증 상태는 논외로 하더라도 사람은 누구나 두려워하는 것 한두 가지는 있습니다. 가장 흔히 나타나는 것은 주사같이 뾰족한 바늘을 무서워하는 것입니다. 사실 뾰족한 무언가가 살갗을 뚫고 쑥 들어가는 섬뜩한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많은 과학자는 주삿바늘 없이도 약효를 체내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패치형태에서 작은 가시모양의 미세바늘까지 다양한 방법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주사의 고통은 줄여줄지 모르지만 약효 전달 측면에서 주사와 비교할 수 없기 때문에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약학 분야에서는 약 성분만큼 약을 어떻게 체내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 켁응용생명과학대학원, 버클리 센서앤액추에이터센터, 벅노화연구소 공동연구진이 입 안쪽에 백신을 고압으로 분사하는 방식의 접종 기술을 개발하고 의학 및 의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 최신호에 발표했습니다. 독감 백신 중에서도 주사가 아닌 콧속에 약물을 뿌리는 ‘플루미스트’라는 제품이 있기는 하지만 백신을 조직까지 침투시키지 못해 접종 효과는 주사보다 떨어진다고들 합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개발된 캡슐 형태의 백신 ‘뮤코젯’은 입 안에 상주하는 면역세포에 직접 도달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주사방식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뮤코젯 캡슐은 내부와 외부 2개 구획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외부에는 5방울 정도의 물이 있고, 내부는 다시 2개의 저장소로 나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저장소에는 백신이 있고 두 번째 저장소에는 구연산과 탄산수소나트륨 분말이 들어가 있습니다. 뺨 안쪽에 대고 캡슐을 누르면 물이 첫 번째 내부 저장소로 들어가 구연산과 탄산수소나트륨과 섞이면서 이산화탄소를 만들어 냅니다. 이산화탄소는 강한 압력으로 백신이 들어가 있는 부분을 밀어내면서 입 안에 고압으로 분무되는 것입니다. 이산화탄소가 만들어 내는 압력은 백신이 피부점막을 충분히 침투해 들어갈 정도라고 합니다. 연구진은 돼지 조직과 살아 있는 토끼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뮤코젯의 성능을 확인한 결과 주사방식보다 접종이 쉽고 면역항체 반응도 주사제만큼이나 충분했다고 합니다. 물론 일부 연구자들은 토끼나 돼지, 사람의 구강이나 피부 조직이 다르며 구강분무제의 흡수율도 사람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주사처럼 균일한 용량의 백신을 주입하기 어렵다고 반박합니다. 또 뺨 안쪽에 정확히 조준하는 것이 주사를 놓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지적도 있구요. ●뺨 안 분사 대신 사탕에 넣는 법 모색 그렇지만 연구진은 캡슐이 터지면서 만드는 노즐의 직경, 분무압을 조절해 흡수율을 균일하게 만들 수 있고, 정확히 뺨 안쪽에 조준하는 문제는 사탕 속에 뮤코젯을 넣어 빨아먹는 형태로 만들면 된다는 해결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뮤코젯 방식은 자궁경부암을 유발시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 인플루엔자바이러스, 에이즈의 원인균 HIV, 임균 등 일부에 우선 적용 가능하지만 점차 적용 범위는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아이들을 데리고 백신 접종하러 갈 때 ‘주사 맞으러 가자’고 해서 진땀 뺄 필요 없이 ‘사탕 먹으러 가자’며 쉽게 갈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차기정부 ‘14만 거대 행정조직’ 경찰 개혁 어떻게…“개방형 임용 확대 등 필요… 증원 따른 인사제 개선도”

    차기정부 ‘14만 거대 행정조직’ 경찰 개혁 어떻게…“개방형 임용 확대 등 필요… 증원 따른 인사제 개선도”

    14만명이 넘는 중앙행정 조직인 경찰 개혁을 논의하는 자리가 22일 국회에서 열린다. ‘차기정부 경찰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토론회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진선미(더불어민주당)·권은희(국민의당) 의원과 한국행정학회 경찰발전연구회가 공동 주최한다.21일 한국행정학회 경찰발전연구회 등에 따르면 토론회에서는 개방형 임용 확대와 자치경찰제, 직장협의회 제도 도입 등으로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오갈 예정이다. 유력 대선 후보들이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차기 정부에서는 경찰권력이 지나치게 확대될 것을 우려하는 시선이 많기 때문이다. 토론회에 나서는 황문규 중부대 교수는 “차기 정부에서 경찰의 수사권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만큼 광역시·도 단위의 자치경찰제 도입과 경찰위원회 권한의 실질화와 경찰청장 임면권 부여 등의 민주적 통제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치경찰이란 경찰권을 서울시와 같은 광역자치단체에 나눠 주는 것으로 이미 제주특별자치도가 도입한 제도다. 경찰위원회는 경찰 통제를 위해 1991년 행정자치부 소속으로 설립됐지만 원안 의결이 80%에 가까운 형식적 기구일 뿐이다. 위원회 의결 범위를 확대해 권한을 실질화하고 경찰청장 임면권도 위원회가 가져야 한다고 황 교수는 주장했다. 이상수 경찰발전연구회장은 경찰 조직은 확대됐지만 인사제도의 문제점은 여전하다고 꼬집었다. 정치권에 줄 서는 정치경찰, 상명하복 문화로 인한 상급자의 ‘갑질’ 등을 문제로 꼽았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경찰관 2만명 증원 정책으로 지난 4년간 1만 2000명 정원 증가에 따라 중간관리직인 경위 숫자가 많이 늘어 조직구조가 ‘에펠탑형’에서 ‘하체비만형 기형 에펠탑’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우선 9계급인 공무원보다 2직급이나 많은 경찰의 직급 구조를 단순화하고 경찰청장·경찰대학장 등으로 개방형 직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이 회장은 제안했다. 현재 경찰청 개방직은 감사관, 경찰병원장 등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타 부처 공무원이 임용되는 실정이다. 이미 청와대 근무 검사의 복직이 2년간 제한된 만큼 청와대 민정수석실 사회안전비서관, 치안비서관 근무자는 경찰청장 임명을 금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채준호 전북대 교수는 경찰은 공무원 노조를 결성할 수 없는 특수직이므로 직장협의회를 통해 단결권을 보장하고 하위직 공무원의 의사반영 통로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장신중 경찰인권센터 소장은 “권위주의적 문화를 개혁하고 현장 경찰에 자율성을 주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인사]

    ■교육부 ◇부이사관 전보△학생복지정책과장 유정기△사립대학제도과장 이재력△대학학사제도과장 강병구△경남과학기술대 사무국장 정시영△목포해양대 사무국장 이병석△서울과학기술대 사무국장 이보형◇부이사관 승진△학교정책과장 최윤홍△산학협력정책과장 염기성◇서기관 전보△홍보담당관 최기수△예산담당관 이상돈△재외동포교육담당관 김정연△민원조사담당관 임용빈△학교생활문화과장 김우정△대입제도과장 이주희△지역대학육성과장 최수진△학교회계직원지원팀장 오신종△지방교육재정과장 천범산△지방교육재정분석평가팀장 김석△학원정책팀장 권지영△학교정책실 강종부△공주교육대 총무과장 이종규△공주대 이진묵△대통령비서실 연장흠△강릉원주대 박영재 ■국민권익위원회 ◇고위공무원△국민권익위원회 상임위원 김현철◇과장급△사회제도개선과장 문석구△복지노동민원과장 최상근△산업농림환경민원과장 권석원△국토해양심판과장 홍의표 ■국민안전처 ◇부이사관 승진△기획조정실 규제개혁법무담당관 조덕진△안전정책실 안전개선과장 이종수△안전정책실 안전점검과장 황범순 ■인사혁신처 ◇과장급 직위승진△인재채용국 시험출제과장 이경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식품안전정책국장 김영균△식품소비안전국장 이현규△부산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박정배 ■국세청 ◇고위공무원 전보△국세청(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재연△서울국세청 성실납세지원국장 김형환 ■충청북도 △자치행정과장 유건상△관광항공과장 박중근△국민권익위원회 전출 문석구△충북여성재단 파견 전정애△여성정책관실 시설관리팀장 신복순 ■한국인터넷진흥원 △정보보호R&D기술공유센터장 유동영 ■경향신문 △논설위원 조찬제△경영지원국장 김수곤△독자서비스국장 최영환△문화사업국장 강기성△편집국 산업부 선임기자 김준△스포츠부 선임기자 류형열△출판국 주간경향 편집장 최우규 ■한겨레신문 △대표이사 사장 양상우△고문 정영무△편집인 전무이사 김종구△재무담당 전무이사 윤종훈△영업담당 상무이사 이승진△제작·콘텐츠유통담당 이사대우 장철규△사외이사 박병엽 조영탁 이근승 이상규 오창익 박용대△감사 이상근△편집국장 이제훈△출판국장 고경태△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장 이창곤△제작국장 김왕복△독자서비스국장 김성태△광고국장 이정용△사업국장 박창식△경영기획실장 김광호△인재개발부장 정연욱△미래전략부장 김진철 △논설위원 백기철 ■고려대 △문화스포츠대학장 겸 인문정보대학원장 이홍종△언론대학원장 겸 미디어학부장 윤영민 ■강릉원주대 △인문학연구소장 박영주 ■신영증권 ◇보직△에쿼티트레이딩본부장 김우연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승진 <상무보>△주식운용본부 주식운용2팀 홍순모△채권운용본부 채권운용1팀 문성빈△채권운용본부 채권운용2팀 김정길△QPS본부장 방대진△대체투자팀 김성훈△상품&마케팅본부장 박종석△컴플라이언스&리스크관리본부 리스크관리팀 이창일<이사>△경영관리본부 운용지원팀 금정희 ■동국제약 ◇부사장 승진△일반의약품, 메디칼 사업 영업·마케팅 총괄 전세일△홍보 총괄 홍순강△헬스케어 사업 총괄 이종진
  • 대선국면 공무원노조 정책 요구안 ‘주목’

    대선국면 공무원노조 정책 요구안 ‘주목’

    사안별 대선주자들 반응 ‘촉각’ 성과제·노조법 등 정부 입장 관심5월 조기 대선을 앞두고 거대 공무원 노동조합들이 경쟁적으로 출범식과 총궐기대회를 개최하며 대선 주자들에게 요구 사항을 전달해 공직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8일 조합원 15만명의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이 경기 일산 킨덱스에서 출범식을 가진 데 이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도 오는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총궐기대회를 연다. 공노총은 출범식에서 문재인 등 각 당의 대선 후보들이 참여한 가운데 11대 과제를 전달했고, 전공노도 25일 대선 주자들을 불러 모아 10대 요구안을 전할 예정이다. 두 노조의 11대 과제와 10대 요구안 중에는 공무원의 정치 참여 보장, 성과연봉제 폐지 등 4개 안이 겹친다. 공노총 출범식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안희정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손학규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이 참석해 범야권 정견 발표회장을 방불케 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김관용 경북지사가 참여했다. 앞서 공노총은 각 대선 주자를 찾아 정책간담회를 열고, 11개 추진 과제에 대한 답변을 전달받았다. 이에 대해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정부의 성과주의는 잘못된 것이며, 공무원의 정치 중립 의무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인의 정치 활동 허용은 필요하다”면서 “정부조직 개편은 최소화가 바람직하고, 새 정부에서 조직을 개편할 때 공무원노조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희정 후보와 심상정 후보, 손학규 후보도 11개 과제에 모두 찬성했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는 성과연봉제 폐지에는 찬성했으나 정부조직 개편에 노조 참여, 공무원 정치 참여권 보장, 인사제도 개혁, 시간선택제 폐지, 공적연금 강화 등 5개 과제에 대해서는 ‘유보’ 의견을 제시했다. 바른정당 후보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대부분의 과제에 ‘중립’ 의견을 밝혔으며, 시간선택제 폐지에는 반대했다. 공무원노조의 요구 사항은 대부분 현 정부의 정책과 배치된다. 공무원노조에는 6급 이하 공무원만 가입할 수 있지만 “공무원이 먼저 도입하면 사기업에도 확장된다”며 5급 이상 공무원에 적용되는 성과연봉제를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대외적으로 성과연봉제를 6급 이하로 확대하겠다고 한 적은 없지만, 근속연수에 따라 월급을 주는 호봉제로는 더이상 공직사회를 끌고 갈 수 없다는 생각이다. 다만 성과연봉제가 이미 10여년이 넘은 제도인 만큼 다시 한번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20일 “노동조합의 뜻을 대선 주자에게 전달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는 상관없다고 본다”며 “제도를 바꿔 나가는 것이 노조이니 성과연봉제를 추진하는 행정부가 아닌 정치권을 찾아가 부탁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5급까지 가입 범위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공무원노조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5급 공무원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휘·감독을 하고 국가직은 정책결정에 참여하는 관리자이기 때문에 사용자에 가깝다”며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원내 4당 “대선 후 ‘엘시티 특검’ 추진”

    원내 4당 “대선 후 ‘엘시티 특검’ 추진”

    향후 시기·방식 등 공방 치열할 듯 ‘대선 동시 개헌’ 문제는 논의 안해국회 원내교섭단체 4당은 20일 부산의 ‘엘시티 비리’ 의혹과 관련해 ‘5·9 대선’ 이후 특별검사제를 도입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자유한국당 정우택, 국민의당 주승용,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회동 후 “특검을 하되 대선 이후 한다는 것까지 합의했다”면서 “상설특검과 별도특검 중 어떤 형태로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배덕광 자유한국당 의원 등을 구속했지만, 엘시티 시행사 실소유주인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의 비밀장부(이영복 리스트) 의혹은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뒷북 수사’라는 비판도 받았다. 이 때문에 부산 지역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특검 도입 요구가 제기됐다. 의혹은 크게 2007년 부지 헐값 매입과 2009~2010년 사이 집중된 각종 인허가 혜택, 2014년 이후 사전 특혜 분양 등 3가지가 꼽힌다. 정치권에서 정권 실세나 부산 지역 유력 정치인 등이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다. 의혹이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에 걸쳐 있는 데다 각 당의 ‘노림수’ 역시 다를 수밖에 없는 만큼 이날 4당의 특검 도입 합의가 대선 이후 정국의 핵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날 합의가 원론적인 수준이라는 점에서 향후 특검 시기와 대상, 방식 등을 놓고 치열한 힘겨루기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4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여소야대’ 상황에 대비한 국회선진화법(현행 국회법) 개정 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다만 선진화법을 개정하더라도 2020년 21대 국회부터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180일인 국회의 패스트트랙(안건 신속처리) 기간을 60일로 단축하는 내용은 사실상 합의됐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최근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이 잠정 합의한 ‘대선 동시 개헌’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두물머리에 흐르는 ‘인간 다산’의 향기

    [서동철 기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두물머리에 흐르는 ‘인간 다산’의 향기

    다산 정약용(그림·1762~1836)은 강진 유배 10년째를 맞은 1810년 두 아들 학연과 학유에게 당부하는 말을 적어 보낸다. 부인 홍씨가 보내온 치마를 자른 천에 가르침을 적은 ‘하피첩’(霞?帖)이다. 자식들을 곁에서 이끌어 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두 아들은 그동안 28세, 25세로 장성했고 장손 대림도 태어났다.‘하피첩’을 소장하고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서첩에 쓰인 비단에는 바느질 흔적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한다. 3첩 가운데 한 첩은 모두 비단을 썼지만, 나머지는 비단과 종이를 섞어 썼다. 두 첩에 을(乙)과 정(丁)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으니 애초 4첩이었다는 것이다. 조선은 태종 17년(1417) 전라도의 도강(道康)현과 탐진(耽津)현을 통합했다. 강진(康津)이라는 땅이름은 짐작처럼 두 현에서 한 글자씩 따온 것이다. 그럼에도 치소(治所)가 자리잡고 있던 고을은 여전히 탐진으로 불렀다. 다산이 강진이 아니라 탐진이라고 하는 이유다. “내가 탐진에 유배 중인데, 병든 아내가 낡은 치마 다섯 폭을 부쳤다. 시집 올 때 입었던 결혼 예복이다. 홍색은 바래고 황색도 옅어져서, 서첩으로 만들기에 꼭 맞다. 재단하여 작은 첩을 만들어, 경계하는 말을 붓 가는 대로 써서 두 아들에게 물려준다.…‘하피첩’이라고 한 것은 ‘붉은 치마’(紅裙)라는 말을 숨기고 바꾼 것이다’ ‘하피첩’의 머리글이다. 하피란 어깨에 두르는 일종의 겉옷이라고 한다. 부인 홍씨가 혼인 때 입었던 치마를 보낸 것을 두고 이런저런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남편에 대한 영원한 사랑의 다짐이라는 해석이 많지만, “초심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가 담겼다는 주장도 있다. 객지에서 한눈팔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라는 것이다. 정작 다산은 그렇게 ‘깊은 뜻’을 부여하지는 않은 듯하다. 다산이 유배지에서 사제의 연을 맺은 시골 아전 황상에게 건넨 서첩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다산은 1814년 28조각의 천에 가르침을 적어 애제자에서 보냈는데 크기도, 빛이 바랜 정도도 모두 제각각이었다고 한다. 궁핍하기 이를 데 없었을 유배지의 다산은 부인의 치마, 자신의 낡은 옷자락을 잘라 종이 대신 썼던 것 같다. 빛바랜 천에 쓴 글은 사정을 이해하고도 남을 가족이나 제자에게만 보내지 않았을까 싶다. ‘하피첩’을 넘기면서 ‘서울을 떠나지 말라’는 글에 눈길이 갔다. “중국은 문명이 훌륭한 풍속을 이루어 궁벽한 시골에서도 성인이나 현인이 되는데 장애가 없지만, 우리는 도성에서 수십리만 떨어져도 인간의 법도에 눈뜨지 못한 동네”라고 했다. 그러니 벼슬이 끊어지면 바로 서울에 살 곳을 정하여 세련된 문화적 안목을 떨어뜨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다산은 자식들에게 “지금은 너희를 물러나 살게 하고 있지만, 훗날 계획은 도성 십리 안에 살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왕십리(往十里)라는 서울 동대문 밖 땅이름도 혹시 옛사람의 이런 인식과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모르겠다. 다산은 그러면서도 “고가(古家)와 세족(世族)은 저마다 상류의 명승을 점거하고 있다”며 옛 터전을 굳게 지키라고 당부했다. 마현(馬峴), 곧 마재는 다산이 태어나 살던 곳이다. 오늘날의 행정구역으로는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두물머리에서 합류한 한강이 마재에 이르면 다시 용인과 광주에서 흘러드는 소내와 만난다. 소내 혹은 우천(牛川)은 이제 경안천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하다. 마재에서 육로로는 도성까지 하루가 넘지만, 뱃길로는 순식간이다. 다산의 인식처럼 ‘한다 하는 집안’들이 한강 상류에 터를 잡은 것은 이 때문이었다.마현의 지명 유래는 정약용이 ‘다산시문집‘에 자세히 적어 놓았다. 마을 어르신 사이에 임진왜란 당시 왜구들이 산천의 정기를 누르고자 쇠말(鐵馬)을 만들어 묻어 놓았고, 이후 주민들이 콩과 보리를 삶아 제사를 지내 마현이라 부르게 됐다는 것이다. 다산은 이런 구전이 이치에 닿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왜구가 산천의 정기를 누른 것을 알았으면 뽑아내 폐기하거나 식칼로 만들어 버리는 게 정상인데 하물며 제사를 지내느냐는 것이다. 지금 철마산(鐵馬山)은 마재 북쪽으로 20㎞도 넘게 떨어져 있다. 다산이 언급한 철마산은 멀지 않은 예빈산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팔당댐은 북쪽의 예빈산과 강 건너 남쪽의 검단산 자락을 가로질러 막은 것이다. 이웃마을에 역참(驛站)이 있어 말이 넘어다니던 고개여서 마재라 이름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다산설(說)을 따르는 것이 좋겠다.다산의 집안 시조는 고려 유민으로 조선 개국 이래 황해도 배천에 은거한 정윤종이다. 나주 정씨 집안에서 벼슬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다산의 12대조인 정자급부터인데, 이후 9대가 문과(文科)에 급제했다. 대과(大科)라는 별칭처럼 고급관리를 뽑는 시험이다. 그런데 서울을 중심으로 기반을 쌓아가던 나주 정씨는 정쟁이 치열해지면서 숙종 무렵 뿔뿔이 새로운 터전을 찾아나섰다. 정시윤이 마재에 정착한 것도 이때라고 한다. 다산은 5대조인 정시윤의 마재 정착 과정을 역시 ‘시문집’에 남겼다. ‘공은 만년에 소내 북쪽에 오래 머물러 살 곳을 찾아 초가 몇 칸을 짓고 임청정(臨淸亭)이라 이름했다. 술을 마시고 시를 지으면서 소요하고 한가히 지내며, 깨끗한 마음을 지켜 당세에 뜻을 두지 않았다’는 대목이다. ‘임청정기’(臨淸亭記)에는 ‘공은 세 아들이 있었는데, 동쪽에는 큰아들이, 서쪽에는 둘째 아들이 살고, 막내에게는 이 정자를 주었다. 유산(酉山) 아래 조그마한 집을 지어 측실에서 낳은 자제를 살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 유산 아래 집은 훗날 여유당(與猶堂)으로 불리는 다산의 집이 됐고, 유산은 그의 무덤이 됐다.마재에 가 보면 다산의 설명이 무엇을 뜻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다산 유적지는 오늘날 그의 위상만큼이나 매우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넓게 둘러친 담장 안에 무덤과 살던 집, 사당인 문도사(文度祠)와 다산문화관, 다산기념관이 규모 있게 배치된 모습이다. 문도는 다산의 시호(諡號)다. 다산 유적 앞에는 경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실학박물관이 보인다. 물론 한 사람을 위한 박물관은 아니지만 다산이라는 인물의 상징성 때문에 이곳에 자리잡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산유적 기행은 마을 서쪽의 마재성지(聖地)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마재 정씨 집안의 약현, 약전, 약종, 약용 4형제 가운데 약현을 제외한 3형제는 천주학에 깊이 공감했다. 정약종은 아우구스티노, 정약용은 요한이라는 세례명을 받았다. 신유박해 당시 정약종과 부인 유조이, 큰아들 철상, 작은아들 하상, 딸 정혜는 모두 참수형에 처해졌다. 정약전이 흑산도, 정약용이 강진으로 유배된 것도 이 때문이다. 천주교는 정씨 형제의 생애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고, 정씨 형제는 또 한국 천주교 역사에 진한 흔적을 남겼다. 글 사진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판사 사법개혁 부당 저지 의혹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 사의

    일선 판사들의 ‘사법개혁’ 관련 학술행사를 축소하라고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는 임종헌(58·사법연수원 16기) 법원행정처 차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17일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임 차장은 최근 행정처에 ‘연임 불희망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19일 임관 30년을 맞는 임 차장은 임기 만료로 법원을 떠나게 된다. 판사는 10년 단위로 임기가 연장되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연장이 거부되지 않는다. 임 차장은 이날 전국 법원 판사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저에 대한 신뢰를 자신할 수 없게 되어버린 지금이 법원을 떠나야만 하는 때”라면서 “(현재 진행 중인) 진상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조사 결과에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임 차장은 진보성향 판사들의 학술단체인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전국 법관을 상대로 ‘사법독립과 법관인사제도에 관한 설문조사’를 하자 지난달 인사에서 행정처 심의관으로 발령난 이모 판사에게 이 단체의 행사를 축소하도록 부당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법관 부당지시 의혹’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 사의 표명

    ‘법관 부당지시 의혹’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 사의 표명

    사법개혁을 촉구하는 일선 판사들의 활동을 법원행정처 소속 판사로 하여금 저지하라는 지시를 내린 인물로 지목된 임종헌(58·사법연수원 16기) 법원행정처 차장이 17일 대법원에 사의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법원장의 막강한 인사권 등으로 초래되는 ‘사법부의 관료화’, ‘제왕적 대법원장제’, ‘법관의 독립성 침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판사들의 사법개혁 움직임을 대법원이 저지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 활동의 배후에는 양승태 대법원장이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법원행정처는 사법부의 인사·예산, 대국회 업무 등을 총괄하는 곳으로 처장은 현직 대법관이 겸임하고, 차장은 법원장급 고위 법관이 임명된다. 계통상 차장 위에 처장이 있지만, 대법원장은 차장에게 직접 보고를 받는다. 세계일보는 이날 임 차장이 전국 법관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메일에서 임 차장은 “법관의 길에 들어선 지 꼭 30년이 되는 3월 19일을 끝으로 30년의 법관 생활을 마치려 한다”면서 “그 누구 못지않게 동료 법관 사이의 신뢰와 동료애를 소중하게 여겨왔는데, 저에 대한 그 신뢰를 자신할 수 없게 되어버린 지금 법원을 떠나야만 하는 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앞서 임 차장은 현직 법관 400여명 정도가 회원으로 있는 연구 모임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전국 판사들을 대상으로 법관 인사제도 개선 등 사법개혁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뒤 이를 발표하는 학술행사를 열려고 하자, 연구회 소속 A판사에게 ‘설문조사를 축소하고 학술행사도 뒤로 미뤘으면 한다’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도권의 한 법원에 근무하던 A판사는 지난달 법원 정기인사에서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발령이 났으나 부임 직후 인사가 취소돼 논란을 더욱 키웠다. 임 차장은 “그동안 나름 열심히 살아왔고 부끄럽지 않게 법관의 길을 걸어왔다고 자부하지만, 세상 일이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본인 의지와 관계없이 원하지 않더라도 일어나는 일이 있는 것 같다”면서 “제 평생 가장 큰 불신과 비난을 받으면서, 스스로를 해명하고 강변하고 싶은 억울하고 괴로운 심정이면서도, 진심을 전달하지 못하고 또 다른 의혹과 불신을 야기할지 모른다는 우려와 걱정에 충분한 말씀을 드릴 수 없었다. 저와 관련된 당혹스런 보도와 일련의 상황들로 인해 충격과 의혹, 상심을 안겨 드린 데 대해 너무나 불편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으로 매순간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저의 30년 법관생활 동안의 진심을 이해해 주시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의혹이 불거진 뒤 대법원은 대법관을 지낸 이인복(61·연수원 11기) 사법연수원 석좌교수에게 진상조사를 요청해 본격적인 사태 수습에 나섰다. 진상조사 대상이 된 임 차장은 직무에서 배제된 상태였다. 임 차장은 “퇴직 의사와 무관하게 이번 일과 관련한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사실조사에 의한 결과를 수용하고 책임질 일이 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간위의 집 김윤진, 명불허전 스릴러퀸 “아싸! 나에게 이런 대본이”

    시간위의 집 김윤진, 명불허전 스릴러퀸 “아싸! 나에게 이런 대본이”

    배우 김윤진이 새로운 하우스 미스터리 스릴러로 국내 스크린에 복귀한다. 14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시간위의 집’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김윤진, 옥택연, 조재윤과 임대웅 감독이 참석했다. 영화는 집안에서 발생한 남편의 죽음과 아들의 실종을 겪은 가정주부 미희(김윤진 분)가 25년의 수감생활 후 다시 그 집으로 돌아오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긴장감 있게 그려낸 하우스 미스터리 스릴러다. 김윤진은 출연 배경을 알리며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읽었다”며 “‘아싸, 드디어 나에게 이런 대본이 왔구나’라는 느낌이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스릴러 장르를 너무 좋아한다”며 “‘세븐데이즈’ 이후 충격적인 시나리오였다. 미스터리 스릴러이지만 알맹이가 꽉 찬 가족 드라마였다. 감동도 스릴도 반전도 액션도 있었다. 그리고 조재윤도 있다”고 말해 기대를 높였다. 김윤진은 25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캐릭터를 위해 얼굴에 특수분장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노인 분장에 대해 “오랜 시간 앉아있어야 했다. 얼굴에 풀을 전체적으로 바르고 헤어드라이어로 말린다. 세 번 정도 바르니까 온 몸에 수분이 다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하지만 표현을 해야하니까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부분은 과정일 뿐이고 어려웠던 것은, 나이 든 미희는 건강하지 않다. 병이 있는 캐릭터라서 목소리나 걸음걸이, 나이대에 비해서 훨씬 더 고생을 한 만큼 나이듦을 표현하기 위해 감독님과 많은 고민을 했다”고 고충을 전했다. ‘시간위의 집’은 540만 관객을 동원한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이 집필한 작품으로 더 기대를 모은다. 오는 4월 6일 개봉. 연예팀 seoulen@seoul.co.kr
  • 4개 법원 판사회의 ‘집단행동’… 공정한 조사 요구

    일선 판사들 주요안건 논의일부 법원 게시판 결의문 올려 조사 대상 행정처 차장 직무 배제 대법, 이인복 조사위원장 임명 대법원의 법관 부당 인사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13일 서울중앙지법 등 일선 법원의 판사회의로 이어지면서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일부 법관은 판사회의 결과를 법원 내부 게시판에 올려 진실 규명을 요구했다. 대법원은 대법관을 지낸 이인복(61·연수원 11기) 사법연수원 석좌교수에게 진상조사를 요청해 본격적인 사태 수습에 나섰다. 진상조사 대상이 된 임종헌(58·16기) 법원행정처 차장은 사실상 직무에서 배제됐다. 대법원은 이날 “양승태 대법원장이 최근 현안의 진상규명을 위해 이 석좌교수에게 명확한 진상조사를 요청하며 조사와 관련한 모든 권한을 위임했다”고 밝혔다. 이 석좌교수는 전체 판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대법원장께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행정처 차장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건의드렸다”며 “진상조사는 객관성과 중립성 그리고 공정성이 최대한 확보될 수 있는 진상조사단을 구성하는 것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임 차장이 2개월간 사법연구 업무를 하도록 인사 발령을 냈다. 사실상 전국 법원 행정 업무를 지휘하는 행정처 차장이 일정 기간 여러 주제에 대해 연구하도록 하는 인사 조처를 받게 됐다. 이 석좌교수는 오는 17일까지 전국 판사로부터 진상조사에 참여할 적임자를 추천받을 예정이다. 그는 “구체적인 조사 절차는 구성된 진상조사단에서 논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법원 전문분야 연구모임 중 하나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가 지난달 전국 법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제법 관점에서 본 사법 독립과 법관 인사제도에 관한 설문조사’였다. 설문조사가 진행되자 행정처는 ‘판사들의 연구회 중복 가입을 정리하라’는 지침을 내려 논란이 일었다. 이어 정기인사에서 연구회 소속 A판사의 행정처 심의관 발령이 전격 취소됐고 이후 그가 학술행사를 축소하라는 지시에 항의했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법원은 이 같은 의혹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으나 논란이 커지자 결국 지난 9일 전국 법원장 간담회를 열어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을 비롯한 일부 법원에서는 판사회의를 열어 사태를 논의했다. 법원 몇 곳은 결과를 내부 게시판에 게시했다. 결의문에는 진상조사 기구 구성 절차의 공정성을 지키고 조사 결과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동부지방법원 부장판사회의는 결의문을 통해 “진상조사기구는 각급 법원의 판사회의에서 모아진 의견에 따라 대표성을 가지도록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천지방법원 단독배석연석회의도 “조사 결과 법관의 독립과 법관의 자유로운 학술활동의 침해 사실이 확인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5급 이상 지방공무원 10명 중 한 명 여성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5급 이상 여성 관리직 공무원이 지난해 6월 기준 12.1%에 이르는 2617명으로 2005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민선 지방자치가 재개된 1995년 604명으로 3.6%에 불과했던 5급 이상 여성 관리직 공무원 비율이 2005년에는 1036명(5.9%)을 거쳐 지난해 10명 중 1명꼴로 늘어난 것이다. 6급 이상으로 범위를 넓히면 2만 4437명으로 전체의 26.5%를 차지해 1995년 2287명에서 10배 넘게 불어났다. 다만, 3급 이상 여성 공무원은 54명으로 여전히 6.0%에 머물렀다.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 비율은 낮아졌다. 전체 지자체 공무원 중 여성은 10만 1500명으로 34.2%의 비중을 차지한다. 시·도별 5급 이상 여성 관리자의 비율을 따져 보면 서울시는 5급 이상 여성공무원이 20.3%로 유일하게 20%를 넘겼고, 광주(15.3%)와 부산(14.7%)이 뒤를 이었다. 반면 충남(6.5%), 경북(7.2%), 전남(8.0%), 경남(8.5%), 강원(8.5%) 등 평균치에 한참 뒤떨어지는 곳도 많다. 기초자치단체 중에서는 서울 영등포구의 5급 이상 여성 관리자 비율이 33.3%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서울 중구(28.6%)와 노원구(26.1%)가 뒤를 이었다. 심덕섭 행정자치부 지방행정실장은 “여성관리자 임용 목표를 현실에 맞게 매년 연동해 조정하고, 여성공무원들이 출산·육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관리자로 성장하도록 인사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사설] 사법개혁 요구의 싹부터 자르겠다는 대법원

    대법원이 사법개혁 방안을 고민하는 내부 논의를 시작부터 묵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실이라면 이만저만 심각한 일이 아니다. 사법부를 향한 국민 불신은 더 떨어질 데 없이 추락한 실정이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따져 보자면 대법원이 스스로 조직 쇄신에 소매를 걷어도 만시지탄이다. 그런 마당에 내부의 자발적 고민에 지도부가 나서 발목을 잡았다면 묵과하기 어렵다. 현직 판사들이 회원인 국제인권법연구회는 최근 전국의 판사들을 대상으로 사법 독립과 법관 인사제도에 관해 익명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지나치게 대법원장에게 권한이 쏠린 현행 대법관 선출 방식, 눈치 보기 자기 검열 분위기를 조장하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 제도 등 민감한 설문 항목이 포함됐다. 그러자 대법원장 직속인 법원행정처가 학술 모임을 정비하겠다고 나선 데다 모임 실무를 맡은 판사를 갑자기 인사 조치했다. 법원 내부는 연일 뒤숭숭하다.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현직 부장판사가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글을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폐쇄적이라는 소리를 듣는 조직이 법원과 검찰이다. 그런 울타리 안에서 현직 판사들이 오죽 위기감이 컸으면 그런 설문 작업을 했겠는가. 양 대법원장과 수뇌부가 독려해도 모자랄 일이다.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발령 났던 모임의 해당 판사를 부임 첫날 일선 법원으로 복귀시켰다니 누가 봐도 징계성 인사다. 대법원만 지금 딴 나라에 살고 있는 모양이다. 온 나라를 혼돈으로 몰아넣은 국정 농단 사태는 따져 보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사법부의 책임이 지대하다. 법과 원칙의 소신으로 똑바로만 서서 권력을 견제했더라도 이 지경까지는 오지 않았다. 자성과 쇄신의 목소리가 아래로부터 터져 나오는 한계 상황이라면 사법부의 수장이 눌러 덮을 게 아니라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압도적 여론이 특검의 수사 연장을 갈망했던 까닭이 뭐였겠는가. 우리 사법부의 신뢰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급이다. 국정 농단의 몸통들이 제대로 단죄될 수나 있을까 국민은 당장 그 걱정이 크다. 외풍을 살피는 수뇌부의 찍어 누르기 단속에 판사들이 자기 검열에 빠지게 된다면 괜한 걱정도 아닐 것이다. 대법원장의 과도한 권한에 사법부가 관료화하고 법관 독립성이 흔들리는 문제점은 밖에서 봐도 쇄신이 급하다. 사법 불신의 걸림돌을 스스로 돌아보고 치우지 않으면 조만간 국민적 개혁 요구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 잇단 판사회의 움직임… 대법 사법개혁 탄압 논란 확산

    대법원이 사법 개혁에 대한 설문조사를 추진한 판사들의 학술연구회를 압박하기 위해 부당한 인사 조치를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일선 판사들 사이에서는 ‘사실 규명이 돼야 한다’며 다음주부터 판사회의를 개최할 움직임이 나타나는 등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대법원은 9일 전국 법원장 간담회를 열고 부당 인사 의혹과 관련해 중립적 조사기구를 구성해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의 발단은 법원 전문 분야 연구모임 중 하나인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지난달 전국 법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제법 관점에서 본 사법 독립과 법관 인사제도에 관한 설문조사’였다. ▲법관 독립 ▲고등법원 부장판사 직위 ▲각급 법원의 사법행정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조사에는 전국 판사의 6분의1 정도인 500여명이 익명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설문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법원행정처가 이를 견제한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설문조사 직후 행정처는 ‘판사들의 연구회 중복 가입을 정리하라’는 지침을 내려 한 차례 홍역을 치렀고, 이어 연구회 소속 A판사의 인사가 번복됐다. 이를 두고 판사들 사이에서 ‘국제인권법연구회에 대한 압박’이라는 의구심이 증폭됐다. A판사는 최근 요직으로 손꼽히는 행정처 심의관으로 인사 발령이 났다가 원래 소속 법원으로 복귀한 상태다. 이에 행정처 고위 관계자들이 연구회 설문조사 결과를 축소하도록 A판사에게 지시했는데 이를 거부하자 인사 조치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행정처는 지난 7일 법원 내부 게시판인 코트넷에 글을 올려 “해당 판사에게 연구회 활동과 관련해 어떠한 지시도 한 적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일선 판사들은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를 맡고 있는 김형연(51·사법연수원 29기) 인천지법 부장판사는 지난 8일 코트넷에 올린 글을 통해 “더는 법원의 신뢰가 무너지지 않게 대법원 차원에서 공정한 조사기구를 만들어 진상을 조사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연구회 소속 한 부장판사는 “게시글에 순식간에 125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판사들 사이에 이 정도의 관심이 쏠린 건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대법 “법관 인사발령 의혹, 진상 파악 진행할 것”

    대법 “법관 인사발령 의혹, 진상 파악 진행할 것”

    법원 고위 간부가 판사들의 학술행사를 축소하도록 지시하고 이에 반발하는 법관을 당초 발령과 달리 인사 조처한 게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 대법원이 9일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대법원은 이날 오후 청사에서 열린 전국 법원장 간담회에서 “법관에 대한 인사발령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그 진상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조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법원 측은 기구를 통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조사를 실시하기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법원 내 최대 학술단체인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지난달 9일부터 전국 법관을 상대로 ‘사법독립과 법관인사제도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면서 촉발됐다. 설문조사 내용은 이달 말 학술행사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후 상황을 파악한 법원행정처 임종헌 차장이 연구회 소속으로 지난달 법원 정기인사에서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발령 난 이모 판사를 만나 이달 말 열릴 학술행사를 축소하도록 부당하게 지시했다는 의혹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제기됐다. 이에 해당 판사가 반발해 사의를 표명했고 행정처는 이 판사를 원소속 법원으로 돌려보냈다는 의혹도 함께 불거졌다. 이와 관련, 대법원은 “행정처 차장이 해당 판사에게 그 같은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기에 일선 판사들 사이에서 판사회의를 개최하자는 요청이 나와 실제로 서울동부지법에선 다음 주 월요일 판사회의가 소집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학규 징크스 이번에도…‘공정만세’ 공약 발표하자 사드 배치

    손학규 징크스 이번에도…‘공정만세’ 공약 발표하자 사드 배치

    ‘손학규 징크스’는 이번에도 적중했다. 국민의당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대선 공약을 발표한 7일 주한미군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착수하면서 그의 공약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거취 문제로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도 전격 조찬 회동을 가졌다. 지난달 17일 국민의당 입당을 선언했을 때에도 같은날 새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 혐의로 구속됐다. 손학규가 큰 일을 하면 더 큰 일이 터진다는 ‘손학규 징크스’는 1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2006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염두하고 떠난 ‘100일 민심 대장정’을 마치고 돌아왔지만 때마침 그날 ‘북한 제1차 핵실험’이 터졌다. 2007년 한나라당 탈당일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됐다. 대형 이슈가 터지면서 그의 정치적 행보는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해 의미가 반감되거나 퇴색됐다. 2010년 11월에는 ‘청와대 민간인 불법사찰’에 반발하며 국정조사와 특별검사제 요구를 위해 정치인 최초로 장외투쟁에 나섰지만 바로 다음날 북한 연평도 포격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장외투쟁은 마무리됐다. 2016년 10월에는 칩거하던 만덕사에서 내려와 정계복귀와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지만 이날 역시 ‘최순실 태블릿PC’ 발견이라는 초특급 이슈가 한국 사회를 강타했다. 이와 관련 손학규 전 대표는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하늘이 저에게 좀 단단히 준비해라 단련을 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징크스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손학규 전 대표는 이날 공공부문 축소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정만세’ 공약을 발표했다. 대표적으로 공무원, 공공기관의 임금을 향후 5년간 동결하는 한편 퇴직자의 절반만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비효율적인 공공부문 사업을 민간에 개방하고, 불필요한 사업을 축소하는 등 한때 국내총생산(GDP) 대비 48.8%를 기록했던 공공분야 지출을 30%후반까지 줄여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박 대통령측 “박영수 특검 태생부터 위헌”…최종 수사결과 부인

    박 대통령측 “박영수 특검 태생부터 위헌”…최종 수사결과 부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4일 오후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자 박근혜 대통령 측이 이에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 측은 박영수 특검팀이 태생부터 위헌인 전형적인 정치적 특검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는 6일 ‘박영수 특검의 발표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의 입장’을 발표하고 “이번 특별검사 및 특별검사보는 일부 야당의 추천만으로 구성돼 출발선부터 공정성이 담보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박영수 특검의 문제점으로 △ 위헌성 △ 정치적 중립 위배 △ 무리한 수사 △ 사실관계 조작 △ 피의사실 공표 △ 인권유린 △ 무리한 법리 구성 등을 들었다. 유 변호사는 “특별검사제도 본래 취지에 부합하려면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이 담보돼야 하지만 국회 통제권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만 부여한 것은 권력분립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특검은 검찰이 수사하기 어려운 특정 개인의 특정 범죄 등 한정된 사안을 수사대상으로 독립해 수사하게 하는 제도”라며 “최순실 특검법은 수사대상이 너무 포괄적이어서 특검법의 한계를 일탈했다”고 지적했다. 또 특검이 특검법에 규정된 대상을 골고루 수사하지 않고 일부만 중점적으로 수사했다고 주장했다. 유 변호사는 “특검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 공정하게 수사해야 함에도 범법자인 고영태 등을 비밀리에 접촉해 일방적인 진술만 듣고는 입건조차 하지 않았다”며 정치적 특검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고영태의 헌재 불출석을 수사하지 않은 것은 박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을 위해 특검이 그의 일당과 야합한 것이 아닌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고 비판했다. 강압수사와 인권유린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착수 직후 대기업 임직원에게 ‘뭐든 몇 개씩 스스로 불어라’, ‘불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겁박했고, 한 재벌에는 ‘대통령과 대화 내용을 자백하면 불구속 수사하겠다’고 제안해놓고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유 변호사는 “심야 조사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는 구실로 사실상 밤샘조사를 자행하고, 심지어 20시간 이상 조사를 하는 등의 사실상 가혹 행위를 자행했다”고 언급했다. 유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특검은 국회에서 탄핵 소추한 뇌물죄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는 것에 수사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소위 ‘짜 맞추기’의 전형을 보여줬다”며 “이는 특정 정치세력의 사주를 받아 대행한 수사”라고 평가절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특검, ‘주사 아줌마’에 ‘왕십리 운동치료 원장’까지…비선진료 확인

    특검, ‘주사 아줌마’에 ‘왕십리 운동치료 원장’까지…비선진료 확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6일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특검은 그동안 알려졌던 주사 아줌마, 기(氣) 치료 아줌마 등에 이어 제3의 무면허 의료 시술업자인 ‘운동치료 왕십리원장’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진료’에 투입됐고 밝혔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이날 수사결과를 직접 발표하면서 운동치료 왕십리원장으로 불린 인물이 2013년 5월∼2016년 2월 청와대 관저를 ‘수 회’ 출입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주사 아줌마가 2013년 3∼11월에 6∼7회, 기 치료 아줌마가 같은 해 3월부터 2016년 9회까지 매월 2회 등으로 꾸준히 관저를 드나들며 대통령에게 시술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주사 아줌마는 언론에 보도된 백모(73)씨가 아닌 다른 인물로 확인됐다. 백씨는 최순실 씨에게 주사를 놓은 적은 있지만, 청와대에는 출입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는데 특검은 백씨의 주장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특검은 대통령 주치의, 청와대 의무실장 등 청와대 공식 의료진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자문의나 자문의 소속 간호사가 대통령에게 주사제를 처치하거나, 대통령의 혈액을 무단 반출하는 등 대통령에 대한 진료가 이뤄진 사실도 확인했다. ‘비선진료’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영재 원장은 2013년 12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적어도 14번 이상 청와대 관저를 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최소 5번 이상 대통령에게 보톡스 등 미용 시술을 한 사실이 특검 수사에서 확인됐다. 대통령과 청와대 측은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해 향후 검찰의 추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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