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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 협의체 1조 3000억 삭감…한국 “10일까지 수정안 도출”

    4+1 협의체 1조 3000억 삭감…한국 “10일까지 수정안 도출”

    자유한국당이 9일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신청 철회의 전제조건으로 ‘예산안 합의 처리’를 내걸면서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도출한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에 얼마나 큰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지난달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심사가 중단된 이후 여야 간 이견으로 예산안 논의가 진전되지 않자 민주당은 4+1 협의체를 통해 예산안 강행 처리를 예고해 왔다. 한국당을 제외한 채 협상을 이어 온 4+1 협의체는 최근 513조 5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1조 7000억원을 깎고 4000억원을 늘려 총 1조 3000억원 안팎을 줄이는 것으로 뜻을 모았다. 본회의 처리를 불과 하루 앞두고 국회가 정상 가동된 만큼 그저 ‘보여 주기식 협상’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한국당이 예산안과 필리버스터를 묶으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정치권에선 그동안 예산안 수정 논의에 참여하지 못한 한국당이 막판에 자당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 등을 대거 반영하기 위해 강수를 둔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자 이날 한국당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된 김재원 의원은 “내일(10일)까지 수정동의안을 만들 예정이다. 예산에 대해 의견이 있는 의원들은 연락을 달라”고 말했다. 한국당 예결위 간사인 이종배 의원은 저녁식사 후 ‘3당 간사 협의체’ 회의에 들어가며 “4+1 협의체에서 만든 수정안을 놓고 검토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기존에 요구했던 중요한 사업들에 대한 감액 요구를 갖고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수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한국당이 갖고 있던 문제의식을 거의 반영하려고 노력했는데 이제 와서 이걸 원점으로 돌리면 내일 예산안 처리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전해철 의원은 “(한국당 등과) 이견이 아주 많다”며 협의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예결위 간사인 지상욱 의원은 매년 반복되는 예산안 ‘밀실 합의’ 지적과 관련, “여야 이견이 생기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사람을 줄이다 소소위에서 논의를 한다”며 “결국 상시 예산심사제도를 도입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직급 오를수록 시야도 넓어져”… ‘킴 원리’ 주창한 한국인

    “직급 오를수록 시야도 넓어져”… ‘킴 원리’ 주창한 한국인

    30년 인사 경험 담은 논문 英학술지 등재 美교육자 ‘피터의 원리’ 반대 논리로 인용 고위공무원, 4차 산업혁명 사명 감당해야 김판석(63) 연세대 글로벌행정학과 교수가 자신의 30년 인사·행정 경험을 담은 논문을 영국의 유명 학술지(Public Money & Management)에 발표했다. 제목은 ‘직급만큼 본다’이다. 김 교수는 30년간 인사·행정 분야를 연구한 이 분야 전문가다. 1990년 인사행정론 강의를 미국에서 처음 시작했고 지금도 대학에서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참여정부 인사제도비서관과 문재인 정부 초대 인사혁신처장을 지내며 현장도 섭렵했다. 현장에 이론을 적용해 고위공무원단 제도와 인사수석실 신설 등 인사제도를 과감하게 혁신하는 아이디어를 다듬는 데 이바지했다. 김 교수는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에서 일하면서 공무원들의 직급이 올라갈수록 책임감도 커지고 시야도 넓어지는 현상을 목격했다”고 논문의 아이디어를 설명했다. 그는 “(공무원들이) 스스로 ‘내 시각이 직급과 비교해 좁은 게 아닌가’ 돌아보고 지속적으로 성찰했으면 한다. 특히 고위공무원들은 빠르게 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서 세상의 흐름을 폭넓게 관찰하고 주어진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교육학자 로런스 피터가 주장한 ‘피터의 원리’(처음에는 유능한 부하 직원으로 출발한다고 하더라도 높은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무능이 드러난다)와는 반대 논리인 셈이다. 그는 “외국인들이 논문을 인용하며 ‘킴 원리’(Kim Principle)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지난 7월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과 나란히 특강에 나서기도 했다. 특강에는 인도네시아 각 부처 간부들, 신임 공무원 등 7000명이 참석해 김 교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김 교수는 “지난해 조코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인사처장으로서 인도네시아 행정개혁부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예전부터 인도네시아와 인연이 있었다”면서 “인도네시아 공무원들 사기가 떨어져 있다는 말을 듣고 공무원의 헌신을 강조했고 내 자신의 마음도 뜨거워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 교수는 미래 계획도 밝혔다. “두 달 전 몽골에 가서 공무원 교육 훈련과 관련해 특강을 했다. 이처럼 개발 도상국에 인사·행정 제도를 전파하는 전도사 역할을 하고 싶다.” 현장을 떠난 그의 눈은 아직도 인사·행정을 향하고 있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K뷰티’ 2022년 세계 3대 화장품 수출 강국 집중 지원

    ‘K뷰티’ 2022년 세계 3대 화장품 수출 강국 집중 지원

    수출액 9.4조… 일자리 7만 3000개 창출 “수출국가·개인별 피부 맞춤형 제품 개발” 제조자 표기 의무 폐지… 짝퉁 업체 단속정부가 ‘K뷰티’ 미래 화장품산업을 집중 지원키로 했다. 정부는 5일 ‘K뷰티 미래 화장품산업 육성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하고 2022년까지 세계 3대 화장품 수출 국가로 도약하고 신규 일자리 7만 3000개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수출 국가별·개인별 피부에 적합한 고객 맞춤형 화장품 제도를 신설하고 관련 신기술 연구개발을 확대해 지난해 7조 5000억원대였던 화장품 수출액을 2022년까지 9조 4000억원대까지 늘리기로 했다. 육성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화장품 기초소재와 신기술 연구개발을 확대해 국내 기술 수준을 현재 세계 수준 대비 86.8%에서 2030년까지 95.0%까지 높인다. 일본 원료 수입 비중은 지난해 23.5%에서 2022년까지 18.0%로 낮추게 된다. 또 수입 의존도가 높은 자외선차단소재와 계면활성제 등 기초소재를 국산화하고 흰감국(미백작용)과 어리연꽃(노화방지) 등으로 소재 국산화를 추진한다. 피부 노화를 억제하고 민감성 피부를 개선하는 화장품도 만든다. 정부 관계자는 “바이오 빅데이터와 연계한 유전자 분석결과를 활용해 개인의 피부 특성을 반영한 화장품을 개발하고 국가·지역별로 선호하는 천연물이나 종교·문화·기후, 현지 규제 등을 고려해 수출국 맞춤형 소재와 제품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장품산업 관련 불합리한 규제도 개선한다. 우선 업계 요청에 따라 제조자 표기 의무를 없애기로 했다. 제조원 노출에 따른 유사제품 증가와 중소 브랜드의 피해 사례를 막겠다는 취지다. 개인별 피부 진단을 통해 고객 맞춤형으로 화장품을 제조하는 맞춤형 화장품 제도를 내년 3월 세계 처음으로 시행한다. 우리나라 화장품을 모방한 ‘짝퉁’ 제품으로 동남아를 공략하는 외국업체들에 대해서는 지식 재산권 침해 사례로 간주해 범부처 합동으로 적극 단속하기로 했다. 이낙연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어떤 외국에선 짝퉁 한국산 화장품이 기승을 부리기도 한다. 짝퉁은 우리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고 우리 기업의 사기를 꺾는다”면서 “민관 합동 대응체계를 갖춰 강력히 대처하라”고 주문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유경아, ‘불청’ 새친구 합류 “갔다왔어요” 최민용 “잘 왔다”

    유경아, ‘불청’ 새친구 합류 “갔다왔어요” 최민용 “잘 왔다”

    원조 하이틴 스타 유경아가 ‘불청’에 합류했다. 3일 방송된 SBS ‘불타는 청춘(불청)’에서는 충남 서천으로 여행을 떠난 청춘들의 모습이 담겼다. 이날 방송에서는 배우 유경아가 새 친구로 합류해 눈길을 끌었다. 유경아는 1980년대 방송된 ‘호랑이 선생님’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은 아역배우 출신 원조 하이틴 스타. 각종 드라마의 아역 출연과 광고를 통해 큰 사랑을 받았다. 최근 오랜 공백기를 끝내고 SBS 드라마 ‘열혈사제’를 통해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이날 최민용, 구본승, 조하나는 갈대밭으로 새 친구를 마중 나갔다. 유경아를 먼저 알아본 구본승은 반가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동갑내기라는 두 사람은 금방 말을 놓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눴다. 유경아 역시 “구본승 노래를 듣고 자란 세대다”며 반가워했다. 유경아는 여전히 많은 분들이 ‘호랑이 선생님’으로 알아본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불타는 청춘’의 다른 멤버인 이연수와 조하나와의 인연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호랑이 선생님’이 1기, 2기, 3기로 나뉘는데 저는 3기다. 이연수가 1기다. 또 제가 ‘맥랑시대’ 1기 멤버이긴 한데 조하나가 2기 멤버”라며 “제가 유학을 가는 바람에 1년만하고 드라마에 하차했다”고 추억했다. 이어 결혼 여부에 대해 질문하자 유경아는 쿨하게 “갔다 왔다”고 대답했다. 이를 들은 최민용은 “잘 오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우리는 3년이면 승진한다”… 부처별 맞춤형 인사制 운영

    “우리는 3년이면 승진한다”… 부처별 맞춤형 인사制 운영

    소속 기관장에게 임용권 폭넓게 위임 승진 심사대상 후보자 숫자 자율 결정 경력 채용 요건도 기관별로 조정 가능 특례 신청한 22곳 우선 적용 후 확대정부가 인사제도 ‘샌드박스’를 시행한다. 기관장이 우수한 6급 인재를 5급으로 발탁 승진인사를 하고 싶어도 지금까지는 3년 6개월인 승진소요최저연수를 채워야 했지만 앞으로는 3년 까지 줄이는 게 가능해진다. 승진 심사대상 후보자 숫자도 지금과 같은 일률적인 규정에서 벗어나 기관 실정에 맞게 바꿀 수 있게 된다. 인사혁신처는 모든 정부부처를 아우르는 일률적인 인사관리를 타파하고 정부부처 각 기관에서 탄력적인 인사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공무원 인사 운영에 관한 특례규정’ 제정안이 3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10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인사특례 운영기관’ 샌드박스 개념을 인사제도에 적용해 기관장에게 임용권을 더 폭넓게 위임할 수 있도록 하고 승진이나 전직 요건도 자체 조정이 가능해진다. 현행 정부 인사제도는 조직 유형이나 업무 내용과 상관없이 모든 기관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다. 말 그대로 ‘관리’하기는 좋지만 기관별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다 보니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가령 지금은 지방청마다 비슷한 업무를 하는 직위의 경력채용을 할 때 본청이 일괄적으로 할 수가 없고 개별 지방청별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정부부처에서 우수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승진을 시켜 주려고 해도 일률적인 규정에 막혀 적극적인 발탁에 애를 먹어야 했다. 제정안에 따르면 우선 소속기관장에게 임용권을 더욱 넓게 위임할 수 있도록 했다. 5급 이하 공무원에 대해 승진소요최저연수나 승진심사 대상자 배수 범위 등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했다. 또 경력채용을 할 때 동일한 직무분야는 본청에서 일괄채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자격증·경력 등 경력채용 요건도 기관별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파견, 전보, 직무대리 지정, 전문직위 운영 등 인사 관리를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범위도 정할 수 있게 했다. 이번 특례규정은 사전에 특례를 신청한 22개 부처에 적용한다. 다른 부처들도 특례신청을 하면 추가 적용이 가능하다. 황서종 인사처장은 “이번 특례규정 제정은 기존 인사법령을 뛰어넘어 부처별로 인사제도가 달리 적용되는 샌드박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한 적극행정 사례라고 할 수 있다”면서 “맞춤형 인사 제도에 성과가 있다면 적용 대상을 모든 부처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자택 현관에 부비트랩 설치한 60대 주인, 실수로 총탄맞고 숨져

    자택 현관에 부비트랩 설치한 60대 주인, 실수로 총탄맞고 숨져

    미국의 한 60대 남성이 자신이 직접 설치한 부비트랩으로 인해 숨지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 등 외신은 메인주 반 부렌에 사는 로널드 시르(65)가 자택 현관 앞에 설치한 총기에 맞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주로 전쟁터에 많이 사용되는 부비트랩은 건드리면 수류탄·지뢰 등이 폭발하도록 만들어진 장치를 말한다. 보도에 따르면 시르는 지난달 28일 추수감사절 저녁 911에 총상을 입었다는 신고전화를 했다. 이에 곧바로 구조대와 경찰이 출동해 시르를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결국 숨졌다. 놀라운 사실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벌어졌다. 누군가 건드리면 권총이 발사되도록 하는 부비트랩이 현관에 설치되어 있었던 것. 또한 집 곳곳에 이와 비슷한 사제 장치들이 발견돼 폭탄물 해체팀이 출동하기도 했다. 현지 경찰은 "그가 어떤 경위로 이같은 부비트랩을 설치했는지는 명확치 않지만 침입자를 막기위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웃들이 사망한 그를 추모할 정도로 주위 평판을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에서 도둑 등 침입자를 막기위해 부비트랩을 설치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간혹 이같은 사건이 벌어진다. 지난해 9월에도 일리노이주의 한 남성이 이웃집 창고를 열었다가 권총이 발사돼 숨졌다. 당시 이웃집 주인인 윌리엄 와스문드(48)는 1급살인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판깨스트]살인범이 원했던 국민참여재판...배심원은 ‘사형’을 써냈다

    [판깨스트]살인범이 원했던 국민참여재판...배심원은 ‘사형’을 써냈다

    안인득 사건, 배심원 8명 사형공무원 2명 숨진 ‘봉화 엽총난사’배심원 7명 중 3명 사형 의견 써사형 써냈지만 ‘무죄’ 뒤집히기도지난 4월 17일 경남 진주에서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5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치는 등 사상자만 22명이 나왔습니다. 범인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던 주민 안인득이었습니다. 더 끔찍한 건 그가 한 달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는 것입니다. 안인득의 1심 판결문에는 범행 전 기록이 자세하게 나옵니다. 지난 3월쯤 안인득은 어디엔가 버려져 있던 기름통 1개를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진주 시내의 한 시장에서 흉기도 구입했습니다. 20여일 뒤인 4월 17일 자정이 넘은 시각, 그는 보관하고 있던 기름통을 들고 집에서 약 3㎞ 떨어진 주유소를 찾았습니다. 이곳에서 휘발유를 산 그는 주민들이 깊이 잠이 들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같은 날 오전 4시 25분쯤 그는 자신의 집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습니다. 그리고 나서 무방비 상태로 대피하는 주민들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살인, 살인미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인득 사건은 지난 7월 창원지법 진주지원에 배당됐습니다. 하지만 안인득이 “국민참여재판을 받고 싶다”고 하면서 2주 만에 창원지법으로 이송됐습니다. 국민참여재판은 피고인이 원하고 재판부가 배제 결정을 하지 않으면 가능합니다. 재판은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연속으로 열렸습니다. 이를 지켜본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양형 의견으로 8명은 사형을, 1명은 무기징역을 써냈습니다. 안인득이 원했던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들 대다수가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한 것입니다.‘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에는 배심원의 평결과 의견이 법원을 기속하지 않는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렇다고 재판부가 배심원 결정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 이헌)는 지난 27일 안인득에게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일반 국민들의 건전한 상식과 경험을 대변하는 배심원의 다수가 사형 의견을 개진했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법정 최고형(사형)을 선고하는 게 마땅하다”고 했습니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살해한 범인이 아닐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할 것이므로 오판의 문제점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의 무기징역형의 문제점도 지적했습니다. 가석방, 사면 등 가능성을 제한하는 이른바 ‘절대적 종신형’이 도입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무기징역형으로는 개인의 생명, 사회안전 방어라는 측면에서 사형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가 배심원이 사형 의견을 낸 사건은 종종 있습니다. 지난해 8월 경북 봉화군에서 면사무소 공무원 등에게 엽총을 쏴 공무원 2명을 숨지게 하고 이웃 주민을 다치게 한 혐의(살인, 살인미수 등)를 받은 70대 남성 김모씨 사건도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습니다. 당시 배심원단은 7명으로 구성됐습니다. 이들 모두 유죄라는 데 이견이 없었습니다. 다만 양형 의견은 엇갈렸습니다. 7명 중 3명은 사형 의견을 냈고, 4명은 무기징역형이 적당하다고 봤습니다. 1심 재판부는 “배심원 7명 중 4명 역시 사형 선고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 등을 대며 무기징역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을 사형에 처해 생명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2심도 같은 이유로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2016년 사제 총기로 경찰관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패산 총격사건’의 범인 성병대도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을 받았습니다. 살인, 살인미수 등 혐의에 대해서는 배심원 9명이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했지만 양형 의견에서는 무기징역(5명)이 사형(4명)보다 많았습니다. 1심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지난해 말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습니다.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다수의 의견대로 판결이 내려졌다가 나중에 뒤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17년 전 다방 여종업원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양모씨는 지난해 1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1심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고, 배심원 9명 중 7명이 유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양형에서는 사형 3명, 무기징역 4명, 징역 15년 2명으로 의견이 팽팽했습니다. 2심에서도 무기징역이 유지됐지만 대법원에서 “피고인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재판을 다시 하라고 했고, 결국 파기환송심과 재상고심을 거쳐 무죄로 바뀌었습니다. 다시 안인득 사건으로 돌아가 보면, 이제 1심이 끝났기 때문에 항소심 결과도 지켜봐야 합니다. ‘어금니 아빠’ 이영학처럼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판결은 예단할 수 없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들은 여전히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살인범에 대한 죗값을 치르게 한 뒤에도 피해자에 대한 관심은 계속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탈리아 의원, 국회 연설도중 여친에게 청혼…로맨스 국회?

    이탈리아 의원, 국회 연설도중 여친에게 청혼…로맨스 국회?

    이탈리아 하원의원이 국회에서 여자친구에게 청혼했다. ‘일 메사제로’(Il Messaggero) 등 이탈리아 언론은 28일(현지시간) 북부동맹 소속 하원의원 플라비오 디 무로(33)가 국회 연설 도중 여자친구에게 청혼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하원은 이날 2016년 지진 피해를 본 중부 지역 재건을 위한 지원 법안 심사에 돌입했다. 이 자리에서 연설을 하던 디 무로 의원은 “오늘은 내게 조금 특별한 날”이라며 탁자 밑에서 반지 상자를 꺼내 들었다. 그리곤 방청석에 있던 여자친구를 향해 “나와 결혼해줄래?”라며 수줍게 웃었다. 디 무로 의원의 갑작스러운 청혼에, 지루한 표정으로 앉아있던 의원 사이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몇몇 의원은 그에게 다가가 어깨를 치며 축하를 건넸다.그러나 화기애애한 장내 분위기와 달리 맞은편에 앉아 있던 오성운동 소속 로베르토 피코 하원의장의 얼굴을 딱딱하게 굳었다..피코 의장은 “의원님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탁상 위의 종을 울리며 장내를 향해 정숙을 요구했다. 그러자 다음 주자로 나선 민주당 소속 스테파니아 페조판느 의원은 “사랑은 모두를 연합시킨다”며 디 무로 의원과 방청석에 있던 그의 여자친구에게 박수를 유도다. 이에 피코 의장은 다시 한 번 “이해하지만 (의사 진행을) 계속하자”며 짧게 잘라 말했다.디 무로 의원은 국회 일정 후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자친구와는 개인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잘 맞는다”면서 “내 정치 인생을 내내 함께했기 때문에 국회에서 청혼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또 항상 경직되어 있던 국회가 오늘만큼은 만장일치로 박수를 보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디 무로의 ‘로맨스 국회’는 찬성 281표, 반대 1표로 지진 복구 지원 대책을 통과시켰다. 걸핏하면 싸우려 드는 이탈리아 국회에서 찾아보기 힘든 이례적인 결속력이었다. 한편 방청석에 있던 디 무로 의원의 여자친구는 청혼을 곧바로 승낙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한국당 “이회창이 공수처 공약” 문 대통령·이해찬 고소…진실은?

    한국당 “이회창이 공수처 공약” 문 대통령·이해찬 고소…진실은?

    “한나라당 시절 이회창 총재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공약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명예훼손 혐의로 28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한국당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MBC를 통해 생중계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공수처와 관련, “옛날 한나라당 시절 이회창 총재가 1998년에 이미 제기했고, 2002년 대선 때 당시 이회창 후보, 노무현 후보가 함께 공약했던 사안”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해찬 대표도 지난달 21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1998년도 한나라당 대표였던 이회창 총재도 공수처 설치를 주장했다”고 말했다고 한국당은 전했다. 한국당은 “당시 이회창 총재가 공수처 설치를 주장한 적도, 대선 과정에서 공약한 점도 없다는 사실은 이미 이회창 전 총재 자신이 부인했고, 한나라당 대선공약집 등을 통해 객관적으로 밝혀진 바 있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이어 “대통령과 집권여당 대표 발언이 국민에게 끼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러한 허위사실 주장과 명예훼손은 신속하고 엄중하게 수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그러면서 “검찰은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이회창 전 총재의 발언은 참여연대가 1998년 9월 24일에 발표한 면담 결과 보도자료와 관련이 있다.참여연대에 따르면 이회창 당시 총재는 “정치적 사건이나 고위공직자 비리 사건에 대한 공정한 수사를 위해 독립된 수사기관의 설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의 여권이 추진하고 있는 형태의 공수처를 이회창 당시 총재가 찬성했는지는 좀 더 면밀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회창 전 총재 측근인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회창 전 총재는 공수처 설치를 주장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회창 당시 총재는 참여연대가 주장한 고위공직자비리특별수사처 신설은 반대했고 특별검사제 도입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의 1998년 9월 23일 ‘李(이)총재 특검제도입 등 부패방지법 제정 주장’이라는 기사를 보면 “李총재는 (참여연대 대표단 면담 자리에서) ‘정치적 사건이나 고위공직자 비리사건에 대한 공정한 수사를 위해 독립된 수사기관 설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며 특별검사제 도입을 적극 주장했다”고 나와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발암 논란 관절염약 ‘인보사 사태’ 코오롱 이사 구속…수사 탄력

    발암 논란 관절염약 ‘인보사 사태’ 코오롱 이사 구속…수사 탄력

    ‘인보사 피해 환자 역학조사 보고서’ 주효“절반 이상 환자, 통증 전혀 안 낫거나 악화”코오롱, 종양 유발 신장세포 제품 판매 의혹한 차례 영장 기각…檢 공무집행방해 추가檢, 제조 강행 ‘윗선’ 찾기 수사력 집중 허위자료를 제출해 허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개발에 참여한 코오롱생명과학 임원 1명이 검찰에 구속됐다. 다른 임원 1명은 구속 위기를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8일 오전 12시 30분쯤 코오롱생명과학 임원 의학팀장 조모 이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 4일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지 23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8일 조 이사에 대해 “추가된 범죄사실의 내용 및 소명 정도와 그에 관한 피의자의 지위 및 역할, 현재까지의 수사 경과를 고려할 때 구속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반면 전날(27일) 함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또 다른 임원인 바이오연구소장 김모 상무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다. 송 부장판사는 김모 상무에 대해 “1차 영장청구서에 기재된 범죄사실의 소명 정도와 추가된 범죄사실과 관련한 피의자의 관여 정도에 비춰 볼 때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 사유를 명시했다.조 이사와 김 상무는 인보사에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진 신장세포가 포함된 사실을 알면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허위 자료를 제출해 제조·판매 허가를 얻은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 등)를 받는다. 조 이사는 코오롱생명과학에 10년 넘게 근무하며 임상개발 분야를 총괄했다. 김 상무도 바이오신약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며 인보사 개발을 주도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강지성 부장검사)는 지난달 30일 이들에 대한 첫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기각 당시(4일)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소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김 상무와 조 이사에 대한 보강 수사를 통해 혐의를 추가한 후 지난 22일 김 상무와 조 이사에게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이날 조 이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는 피해자 측 변호인단이 지난 14일 검찰에 새롭게 제출한 ‘인보사 피해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역학조사 보고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인보사 투여 환자 86명(주사109건)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환자 10명의 심층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 10월 역학조사 중간보고서를 냈다. 변호인단은 “역학조사 결과 절반이 넘는 환자들이 이 사건 주사제 투여 이후에도 통증과 기능이 전혀 나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더 심해져 추가적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막대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입히고도 반성하지 않는 피고소인들에 대해 엄벌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을 75%,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가 담긴 2액을 25% 비율로 섞은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주사액이다. 인보사는 미국에서 임상시험 2상까지 진행됐으나 3상을 진행하던 도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인보사의 성분 중에 있어야 하는 형질전환 연골세포가 암을 일으킬 수 있는 형질전환 신장세포로 뒤바뀐 사실이 발견됐다.또 식약처의 자체 시험검사와 현장조사, 미국의 현지실사를 종합한 결과,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당시 허위자료를 내고 허가 전 추가로 확인된 주요 사실을 은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지난 5월 28일 인보사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같은 달 30일 코오롱생명과학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도 코오롱생명과학을 같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6월 코오롱생명과학과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 식약처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었다. 검찰이 조 이사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향후 수사는 허위 성분 사실을 알고도 제품 개발을 강행한 지시자와 책임자 규명 등 ‘윗선’에 초점에 맞춰질 것으로 전망이다. 검찰은 이날 기각된 김 상무에 대한 영장 기각 사유를 면밀히 검토한 뒤 그동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물과 관련자 진술을 토대로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문병훈 서울시의원 “120다산콜재단, 시스템이 아닌 사람에게 투자”

    서울시의 대표적인 감정노동자인 120다산콜재단 상담사들의 처우가 인건비 및 복리후생비 증액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문병훈 서울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초3)은 지난 26일 2020년도 시민소통기획관 예산안 심사에서 “서울시는 120다산콜재단이 설립된 후 사람인 상담사들을 위한 투자보다 시스템을 우선으로 하는 예산이 편성되어 있다”며, “이는 박원순 시장의 노동존중특별시 슬로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원순 시장은 2011년부터 ‘노동존중특별시’를 슬로건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생활임금제 도입, 노동자이사제 도입, 노동정책기본계획 수립, 일자리기획관 신설 등 지자체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다양한 정책을 펼쳤으며, 이에 2017년 4월 민간위탁으로 운영되던 120다산콜센터를 서울시가 100% 출자해 재단으로 전환했고 최초로 상담사들을 직접 고용했다. 하지만 비정규직 정규직화 성과에 이어 정규직으로 전환된 상담사가 단순히 신분안정을 넘어 노동조건과 처우개선, 노동의 존엄성이 지켜지도록 만들기 위한 후속조치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낮은 임금체계로 인해 임금현실화를 매년 노조에서 요구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2020년 예산안에는 상담사들의 인건비를 동종기관 콜센터 수준, 서울시 생활임금, 휴일수당 적용 등으로 전년도 대비 14.4% 증액돼 편성되었고, 더 나아가 이들의 복리후생을 위해 종합검진, 문화바우처 활용 등을 증액시켜 상임위 예비심사를 마무리했다. 문 의원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120다산콜재단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매년 약 40여개의 기관이 방문하는데도 불구하고 120다산콜재단은 서울시 출연기관 19개 중 임금이 제일 낮은 현실이 안타깝다고 개탄했다. 또한 이번 복리후생비 증액으로 서울시와 120다산콜재단은 감정노동자인 상담사들에게 직접적으로 투자해 이들의 처우가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시민중심 소통행정을 구현하고 시민중심 원스톱 처리 적극적 응대를 목표로 하는 120다산콜재단의 응대율은 민간위탁 전보다 하락하고, 상담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 시민들의 불만이 가중되는 상황은 반드시 해결될 수 있도록 상담사들도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동석 아나운서 “아내 박지윤, 앵커 소식에 밥 잘 해줘..화도 안 내”

    최동석 아나운서 “아내 박지윤, 앵커 소식에 밥 잘 해줘..화도 안 내”

    최동석 KBS 아나운서가 아내 박지윤의 내조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KBS 국제회의실에서는 KBS 뉴스9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KBS는 지난 25일부터 평일 오후 9시 뉴스의 메인 앵커로 여성인 이소정 기자를 앞세웠다. 지상파에서의 첫 시도였던 만큼 많은 주목을 받았으며, 이와 함께 남성 앵커인 최동석 아나운서에게도 관심이 쏠렸다. 최동석 아나운서는 아내이자 KBS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박지윤의 반응을 묻자 “앵커가 된 뒤 아내가 밥도 잘 해주고 화도 안 낸다. 저녁 9시 뉴스여서 밤마실을 못 나가 섭섭해 하긴 하는데, 아이들을 잘 봐주면서 응원해준다”고 전했다. 이어 여성 메인 앵커인 이소정 기자에게 초정미 맞춰진 것이 서운하지 않냐는 질문에는 “나의 섭섭함보다 KBS 뉴스가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문제가 더 크다. 이소정 앵커가 잘 돼야 KBS의 뉴스가 사랑받고 9시 뉴스도 살아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최동석 아나운서는 지난 2004년 KBS에 입사했다. 이후 ‘아침뉴스타임’과 ‘생로병사의 비밀’ 등 뉴스와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는 “진지하면서 엄숙하지 않은, 균형감 있는 진행으로 시청자들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소정 기자는 2003년 KBS에 입사했다. 사회부와 경제부, 탐사제작부 등에서 풍부한 현장 취재를 경험했다. 이후 ‘아침뉴스타임’과 ‘미디어비평’을 진행했다. 사진=KBS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울지마 톤즈’가 못 담은… 故이태석 신부의 마지막

    ‘울지마 톤즈’가 못 담은… 故이태석 신부의 마지막

    남수단 톤즈에서 사랑을 실천하다 암으로 선종한 이태석 신부(살레시오회)의 10주기(2020년 1월 14일)를 맞아 이 신부를 다시 기억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이 펼쳐진다. 의대를 졸업한 이태석 신부는 2001년 사제 서품을 받고 곧바로 톤즈로 떠나 전쟁과 가난에 시달리던 아이들을 위해 헌신했던 사제. 톤즈의 아이들에게 의사이자 선생님이었고 사제이자 친구였지만 암 투병 끝에 48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우선 이 신부의 선종 10주기를 기념해 제작된 ‘울지마 톤즈: 슈크란바바’가 내년 1월 초 극장가에 선보인다. ‘울지마 톤즈: 슈크란바바’는 KBS미디어가 제작하고, 살레시오회 한국관구가 제작 지원 및 감수한 다큐멘터리 영화. 2010년 개봉 이후 44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울지마 톤즈’의 후속편으로 전편에 미처 담지 못한 이 신부의 인터뷰와 마지막 모습이 공개된다. 수단어린이장학회는 ‘이태석 신부 선종 10주기 기념사업회’(기념사업회)를 발족, 이 신부의 10주기 미사와 함께 1962~2010년 이 신부의 발자취를 기록하는 작업을 추진한다. 10주기 미사는 2020년 1월 12일 오전 11시 광주 살레시오중·고교 성당에서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의 주례로 봉헌된다. 미사 참가자들은 담양천주교공원묘원의 이 신부 묘소도 함께 참배한다. 한편 기념사업회는 이 신부의 생애를 담은 영상물을 내년 상반기 공개하고, 전기도 내년 말쯤 발간할 계획이다. ‘이 신부의 나눔 정신’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전도 마련한다. 2007년 발족한 수단어린이장학회는 톤즈에서 사목 활동을 하는 이 신부를 돕기 위해 소규모 후원을 시작했으며 이 신부가 선종한 뒤인 2013년부터는 후원국을 확대해 동티모르, 말라위, 몽골, 방글라데시, 잠비아, 캄보디아, 필리핀, 에티오피아, 인도, 파푸아뉴기니 등 여러 나라를 지원하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인사] 보건복지부, 미래에셋대우, 교육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 보건복지부 △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연구센터장 김성순 △ 질병관리본부 자원관리과장 이주현 ■ 미래에셋대우 ◇ 본부장 신임 △ IPO본부 성주완 △ 종합금융2본부 안성철 ◇ 지점장 신임 △ 서울산WM 홍진교 ◇ 본부장 전보 △ 기업금융본부 박희재 ◇ 지점장 전보 △ 테헤란벨리WM 박노식 △ 분당WM 박주만 ■ 교육부 △ 평생학습정책과장 최하영 △ 고교학사제도혁신팀장 김혜림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 연구조정실장 김영귀 △ 세계지역연구센터소장 조충제 △ 대외전략위원장·APEC연구컨소시엄사무국장 곽성일 △ 선진경제실장 김준동 △ 감사실장 배선희
  • 경사노위 공공기관위원회 발족…노동이사제 도입 등 논의

    공공기관의 ‘노동이사제’ 도입과 임금체계 개편에 관한 사회적 대화가 시작됐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22일 업종별 위원회인 ‘공공기관위원회’ 발족식을 개최했다. 공공기관위원회는 공공부문 노사관계의 핵심 이슈인 노동이사제와 임금체계 개편 문제를 의제로 논의한다. 노동이사제는 이사회에 노동자 대표가 참석하는 것으로 노동자의 경영 참여를 보장하는 제도다. 공공기관 임금체계 개편은 연공서열 중심의 기존 체계를 직무 성격, 난이도, 가치 등에 따른 직무급제 전환이 쟁점이다. 공공기관위원회 위원장에는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가 위촉됐다. 이 위원장은 고용노동부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 위원장과 참여연대·경실련에서 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공공기관위원회에는 이 위원장 외에 노동계·정부·공익위원이 각각 3명, 경사노위 전문위원 1명 등이 참여한다. 정부 위원은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고용노동부의 국장급이다. 공공부문 사용자가 정부이기에 민간 경제단체 대표는 참여하지 않는다. 경사노위에 불참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공공기관위원회에도 들어가지 않지만, 양대 노총 공공부문 노조 공동대책위원회를 통해 내용을 공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사노위는 지난해 11월 출범 전부터 공공기관위원회 발족을 준비했지만, 의제 등을 정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이병훈 위원장은 “공공기관이 국민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제·사회 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7회] 근무지로 차별·불이익 준 ‘사법부 블랙리스트’…양승태 강행 정황 첫 공개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7회] 근무지로 차별·불이익 준 ‘사법부 블랙리스트’…양승태 강행 정황 첫 공개

    법관들의 인사자료가 처음 공개된 법정은 시작부터 긴장됐다. 재판을 공개로 해야하는지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이 공방을 벌였고 재판이 한참 이어지던 도중에도 재판장은 법관들의 이름이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를 요구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의 46회 재판에 법관 인사를 맡았던 전 법원행정처 인사심의관이 증인으로 나왔다. 인사 담당 실무부서에서 심의관을 지낸 판사가 법정에 증인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5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인사2심의관으로, 2016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는 인사1심의관으로 일한 노재호 서울남부지법 판사는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물의야기 법관 인사조치 검토’ 문건을 작성하는 등 법관 인사의 실무를 담당했다. 노 판사의 증인 출석을 앞두고 변호인들은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해야 한다고 재판부에 주장했다. 증인신문 과정에서 법관 인사제도의 구조는 물론 개별 법관들의 신상정보와 평정 등이 공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판사들에게도 공개되지 않는 평정 내용이 법정에서 드러나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심리내용이 모두 공개되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알려지면 법관들과 법관이 수행하는 재판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나아가 재판을 받는 당사자가 불신하는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변호인은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재판의 심리 과정은 공개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고, 헌법에서 국가의 안전보장이나 선량한 풍속을 해칠 염려가 있을 때만 공개를 안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법관 인사는 이와 관련이 없다”면서 “대법관들의 합의의 근거가 된 검토보고서도 법정에서 다 공개되는데 법관 인사자료만 비공개 할 필요가 있는가“ 지적했다. 검찰은 또 “법원의 전직 수장이 인사권을 남용해서 법관을 상대로 불법적인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것”이라면서 “많은 국민들과 검찰 입장에서도 전직 사법부 수장의 인사권 남용에 대해 다른 사건과 평등하게 소송 지휘가 이뤄져야 한다는 희망이 있다. 법관 인사자료만 비공개로 하면 헌법이 규정한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이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블랙리스트’나 서지현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를 받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재판에서도 내부 인사정보가 재판에서 공개됐다는 지적이다. ●검찰 ‘공개재판’ vs 변호인 ‘비공개재판’ 공방…재판부 ”신상정보 드러나지 않도록 제한적 공개“ 굳은 표정으로 양쪽의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법원조직법이 정하는 비공개 재판을 해야 하는 사유, 국가의 안전보장과 질서를 해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서 노 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공개 심리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신상정보가 공개돼 오해와 논란이 초래되고 사생활의 밀이 침해될 우려가 있으니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증인에게만 제시를 해서 심리를 해도 검찰이 이야기하는 평등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이 시작된 지 50분이 다 되어서야 노 판사는 법정에 들어섰다. 증인신문 과정에서는 예상대로 일반적인 법관 인사 방식은 물론 ‘블랙리스트’로 지목된 ‘물의야기 법관’들이 왜 문제 법관으로 낙인찍혔는지, 특정 법관이 법원장으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등이 자세히 드러났다. 매년 2월 법관 정기인사를 앞두고 일선 법원장들이 ‘인사관리 상황보고’를 통해 일부 법관들의 근무평정 가운데 특이사항이나 문제가 되는 상황이 있으면 정리해서 보고하고 나면 여기서 취합된 내용을 바탕으로 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 정기인사에 반영했다. 노 판사는 “저희가 이해하기로는 각급 법원장이 대법원장께 ‘인사관리 상황보고’를 드리면서 간단히 말씀도 나누는 것으로 이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장들의 보고 외에도 인사총괄심의관실에는 판사들의 근무평정이 모두 모였다. 심의관들은 이 가운데 특이사항이나 문제상황들을 따로 정리했다. 세평이나 풍문도 모아서 따로 확일할 필요가 있는지 챙겼다고 한다. 법관들의 신상 및 인사정보가 모두 담긴 법관인사전자관리시스템에 ‘메모’란을 두고 여기에 각종 ‘특이사항’을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된 판사들이 ‘물의야기 법관’으로 분류됐다. 물의야기 법관들은 인사에서 별도의 관리가 이뤄졌다. 법관들의 인사는 서울권·경인권·지방권 등 권역별로 2~3년 단위로 순환하는 전국단위 전보인사가 원칙이다. 지방법원 부장판사로 처음 보임될 대상 법관들의 경우 지방에서 오래 근무한 판사들을 선호 법원에 우선적으로 배치하기 위해 이전 근무경력 등을 바탕으로 평정 점수를 매겨 A그룹부터 E그룹까지 순위를 매겼는데 물의야기 법관은 G그룹에 속했다. A그룹은 가장 우선적으로 희망하는 법원에 배치되는 방식이었다. 이처럼 법관 인사는 매우 구체적인 원칙과 기준이 명확해 기존의 패턴과는 다른 인사가 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평가된다. 그리고 그 예외는 물의야기 법관들에게 자주 적용됐다. ●대법원 비판글 올린 뒤 A그룹 → G그룹 강등… ”1지망 배치 배제“ 대표적인 예가 송승용 수원지법 부장판사였다. 수원지법에서 근무하던 송 부장판사는 2015년 2월 정기인사에서 희망하지도 않은 데다 ‘격오지’인 창원지법 통영지원으로 전보됐다. 송 부장판사는 당시 A그룹이었다가 G그룹으로 형평 순위가 강등됐다. 이날 공개된 2015년 당시 이흥주 법원행정처 인사1심의관이 작성한 ‘2015년 정기인사 후기’ 문건에는 이런 문구가 적혔다. ‘송승용 판사의 통영 배치는 인사실에서는 반대했지만 인사권자의 뜻이 강하여 이를 막지는 못했다. 본인은 물론 주변에서도 글 게시에 대한 문책성으로 받아들인다는 소문이 있다.’ 정기인사를 앞둔 그해 1월 ‘물의야기 법관 인사조치 검토‘ 문건에서 송 부장판사에 대하 인사조치 1안으로 ‘형평 순위 강등하여 지방권 법원 전보’, 2안으로 ‘초임부장 배치 원칙에 따라 지방권 법원 전보’ 방안이 제시됐는데, 1안에 승인을 뜻하는 ‘V’ 표시와 함께 양 전 대법원장의 결재가 있었다. 송 부장판사의 순위가 낮아진 결정적인 이유는 법원 내부전산망인 코트넷에 부적절한 글을 썼다는 것이었다. 송 부장판사는 양창수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임명제청 절차가 진행되던 2014년 8월 2003년 코트넷에 ‘2003년 그해 여름에 대한 단상-대법관 임명제청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2003년 대법관 임명제청 관련한 사법파동에 대해 ‘법원 내부의 자발적인 역량들이 모여 합리적인 대화와 토론을 거쳐 사법사의 물줄기를 바꾼 사건으로 평가될 것’이라면서 ‘다음 번 대법관 제청 때는 최고 엘리트 법관이 아닌 인권이나 노동, 환경에 대한 감수성을 지닌 법조인에게 문호를 개방했으면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에 앞서 2011년 7월에는 ‘근무평정제도 개정에 대하여’라는 글을 통해 평정을 통한 법관 인사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2012년 7월에는 ‘대법관 임명 제청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당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저축은행 관련 비리 의혹이 제기된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제청 철회를 촉구하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당시 인사2심의관이던 노 판사에게 검찰이 송 부장판사의 형평 순위가 강등되고 통영지원으로 전보된 경위를 아느냐고 묻자 노 판사는 “인사실에서 (통영 배치를) 반대한 건 알았고 결재라인 어디에서 결정됐는지는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인사실에서는 왜 반대했느냐는 질문에는 “송 부장판사에 대해 물의야기로 검토된 (대법원 정책결정에 반대하는 글을 올렸다는)사안이 판사들이 가장 선호하지 않는 통영지원에 배치할 정도에 해당하는 것인가 실무자로서는 다른 생각을 가진 게 아니었나 싶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공소사실을 통해 형평 순위 A그룹이었던 송 부장판사가 헌법재판소나 부산지법 동부지원 등 희망근무지에 우선순위로 배치될 수 있었음에도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당시 법원행정처장) 등의 지시에 따라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 대구지법 포항지원에 배치하는 인사안을 작성했고, 당시 강형주 법원행정처 차장이 포항보다 더욱 격오지로 배치하라고 지시해 결국 통영지원에 배치된 것이라고 지목했다. ●전 인사심의관 ”판사 배치는 대법원장이 최종 결정…원칙 어긋난 인사 보고해야“ 노 판사는 이날 여러 차례 “판사 배치는 대법원장의 정책 결정 사안”임을 확인했고 “기존의 인사 원칙이나 관례와 다르게 배치할 때는 인사권자에게 보고하고 결심을 받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사권자가 양 전 대법원장만을 가리키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정확히는 대법원장이지만, 법원행정처장, 차장, 대법원장 모두 인사권자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그러나 양 전 대법원장일 가능성이 높은 인사권자가 실무부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특정 법관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강행한 정황이 법정에서 처음 드러난 셈이다. 이후 정기인사에서도 송 부장판사를 비롯해 코트넷에 대법원에 비판적인 의견을 드러낸 전 우리법연구회 간사 출신 유모 판사와 노동 사건에서 노동자 편향적인 시각을 가졌다고 평가된 마모 판사 등이 A그룹에서 G그룹으로 옮겨졌다. 노 판사도 인사2심의관을 지내며 당시 김연학 인사총괄심의관 등의 지시 등을 토대로 물의야기 법관으로 분류된 G그룹에 대해 각각의 인사조치 방안들을 정리했는데 문건에서 각각의 판사들이 물의야기 법관으로 분류된 대략의 사유와 인사조치 방안은 다음과 같다. # 문유석 판사(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2016년 정기인사 ·물의야기 내용: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대해 부적절한 내용 언론에 게재 ·인사조치 방안: 1안-1순위 희망 임지인 서울행정법원 배제 / 2안-2순위 희망 임지인 서울동부지법까지 배제. ‘본인이 서울행정법원을 강하게 원하고 있으므로 행정법원을 배제하는 것만으로도 불이익으로 느낄 수 있음’ # 김모 판사 (현 지법 부장판사) -2016년 정기인사 ·물의야기 내용: 조울증 ·인사조치 방안: 인사조치 보류. ‘인사대상이 아닌데도 문책성 인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이전에 인천지법에서 수원지법 성남지원으로 전보한 것도 인사패턴에 반한다는 지적이 있어 1년 만에 또 전보하면 무리한 사법행정이라는 평가가 있음’ -2015년 정기인사 (※노 판사 작성 아님) ·물의야기 내용: 2014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판결 비판 등 코트넷에 3년간 지속적으로 (대법원 비판) 글 게시 ·인사조치 방안: 서울권 배치 배제. (경인권에서 근무하던 김 부장판사가 서울권에 배치될 차례였지만 인천지법 배치) # 성모 판사 (현 지법 부장판사) -2016년 정기인사 ·물의야기 내용: 코트넷에 대법원 비판, 사건의 심리 및 심증형성 과정에 대해 지나치게 자세히 기재 ·인사조치 방안; 지원장에서 배제하고 부산권 내 타 법원으로 전보 # 송승용 판사 (현 수원지법 부장판사) -2017년 정기인사 ·물의야기 내용: 코트넷에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 관련 설문조사 제안.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대한 의견을 여과없이 표현, 좀더 신중한 언행 필요’ ·인사조치 방안: 1안-선호법원인 안양지원 배제 (실제 수원지법 배치) 노 판사는 이처럼 매년 작성된 ‘물의야기 법관 인사조치 검토’ 보고서 속의 물의야기자로 분류된 사유는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 자체 판단한 것이 아니라 일선 법원장들의 평가라고 강조했다. 인사심의관실에서는 취합과 확인을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조울증’이라는 사유가 적힌 한 법관에 대해 “법원장 평가와 인사관리시스템 메모에 관련된 내용이 있었다”면서도 실제로 그 법관이 조울증 진단을 받았는지, 약물 치료를 했는지 등을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코트넷에 대법원에 비판적인 글이나 정치적 성향을 올린 글을 쓴 법관들을 물의야기자로 분류한 데 대해서도 법원장의 평가가 기초된 것이라고 하면서 “정치적 이슈가 있는 사안에서 판사가 대외적으로 의견을 표명하는 게 법관의 윤리에 반한다는 시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선호하는 법원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았던 법관들이 G그룹에 분류되면서 1순위에서 원천 배제되는 것이 인사 불이익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문 부장판사나 송 부장판사처럼 A그룹임에도 불구하고 1순위가 아닌 2순위로 전보를 보내는 것 자체가 불이익이라는 얘기다. 노 판사는 “1지망을 원천 배제해 1지망을 갈 수 있는 가능성 자체가 없어졌다는 관점에서는 불이익이라고 느껴질 수 있겠다”면서도 “각 법원의 배치상황 등을 고려해 해당 법관들이 1지망에 갈 수 있는 가능성 역시 높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반대신문을 통해 ‘2006년 물의야기 법관 현황’ 문건(행정처 윤리감사관실 작성)과 2011년 작성된 ‘현행 인사원칙 및 인사 관행 정리’ 문건을 공개하며 양 전 대법원장 이전에도 물의야기 법관을 따로 분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물의야기 법관 인사조치 검토 문건 등에 양 전 대법원장이 결재를 한 것은 맞지만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의 반대신문은 오는 27일 재판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인종 청소’ 꿈꾼 英 10대 소년, 테러 준비 덜미…최연소 유죄 판결

    ‘인종 청소’ 꿈꾼 英 10대 소년, 테러 준비 덜미…최연소 유죄 판결

    영국 법원이 테러 준비 혐의로 체포된 10대 소년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BBC는 20일(현지시간) 맨체스터 크라운 법원 배심원단이 더럼주에 사는 16세 소년의 유죄를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판결로 소년은 영국에서 테러 관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가장 어린 범죄자가 됐다. 이전까지는 이슬람국가(IS) 가담 혐의로 지난해 종신형을 선고받은 사파 볼러(당시 18세, 여)가 최연소로 여겨졌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소년은 올 3월 테러 준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보도에 따르면 소년의 침실에서는 테러 수단과 장소 등을 명시한 다량의 문서가 발견됐다.특히 ‘유대인 체제에 대항하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게릴라전 매뉴얼’이라는 제목의 문서에는 학교와 우체국, 의회 건물, 술집 등을 상대로 한 테러 계획이 상세히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년은 또 유대인 교회를 상대로 한 방화 계획도 짠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네오나치’(신나치주의자) 성향을 보이는 이 소년이 사실상 인종 청소를 꿈꿨다고 설명했다. 소년의 컴퓨터와 휴대전화에서는 총기와 사제 폭발물, 소음기 제작, 흉기 관련 검색 기록이 상당량 발견됐으며, 이른바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 관련 웹사이트를 반복적으로 접속한 기록도 확보됐다. 자신이 만든 총기 제작 매뉴얼을 신나치주의 사이트에 배포한 사실도 드러났다. 소년의 테러 준비는 2017년 10월 무렵 시작돼 올해 3월까지 1년 반에 걸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소년의 극우적 견해와 나치를 찬양하는 미사여구는 깊은 우려를 자아냈다”라면서 “만약 사법당국이 이 소년을 주목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위험한 일이 벌어졌을지 모르겠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또 “테러에 대한 소년의 열망이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소년은 법정에서 “어떠한 공격도 실제로 수행할 의사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타고난 사디스트로 친구가 거의 없어, 극우 성향을 가진 가짜 인격체를 만들어 스스로를 위로한 것뿐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소년의 죄가 인정된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다. 선고일은 오는 1월 7일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씨줄날줄] 도쿄, 광주, 베이징, 홍콩/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도쿄, 광주, 베이징, 홍콩/박록삼 논설위원

    시내에서 제법 떨어진 곳에서도 ‘드르륵’ 총소리가 들렸다. 헬기에서는 전단을 살포했다. ‘폭도들이 무장한 채 폭동을 벌이고 있다. 계엄군은 자위권을 갖고 있다’ 등속의 내용을 담았다. 그 시간 광주 도청 앞 상무관 바닥에는 형체도, 신원도 알아보기 힘들 만큼 피칠갑 된 시신들이 즐비했다. 또 11공수여단은 송암동에서 민간인을 무차별 사살한 뒤 인근 산에 암매장했다. 죽음의 공포가 지배하던 1980년 5월의 광주는 바깥으로 나갈 수도, 들어올 수도 없었다. 시민들은 민주주의의 나라 미국이 신군부의 학살극을 멈춰 주길 바랐지만, 미국은 침묵하고 방관했을 뿐이었다. 40년 전 광주는 한국 안에서도, 국제적으로도 철저히 고립됐다. 꼬박 50년 전 일본 도쿄도 그랬다. 1968년 ‘전국학생공동투쟁회의’ 줄여서 ‘전공투’라고 부르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수만명이 매일같이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출발은 니혼대학의 재단 비리였다. 학생시위는 과격해졌고, 일왕의 참수를 공공연히 얘기하고, 반제국주의·반정부를 주장하는 사회주의 혁명의 움직임으로 확산됐다. 쇠파이프, 화염병에 사제폭탄까지 나왔다. 도쿄대를 점거한 학생들은 1969년 1월 8500명의 기동대가 진압작전을 개시해 72시간에 걸친 공방 끝에 모두 진압됐다. 전공투는 과격성과 폭력성으로 인해 스스로 고립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1989년 6월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앞은 어땠는가. 중국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 시위에 중국 정부는 계엄령을 내렸고, 군과 탱크를 동원했다. 공식 발표로는 민간인 사망자 875명, 부상자 1만 4550명이었고 군인은 56명이 사망, 7525명이 부상당했다. 비공식 집계로는 1만명이 넘게 사망했다는 주장들도 있다. 그 유명한 사진을 떠올리며 탱크 앞에 홀로 섰던 그 시위자는 그 후로 어떻게 됐을까를 상상한다. 2019년 11월 홍콩 이공대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나흘째 전기와 물도 끊긴 채 경찰에 봉쇄된 이공대 안에는 지난 17~18일 이틀 동안 600명을 체포했지만, 아직도 200명 가까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진압에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있었던 희생보다 더 끔찍한 살상이 벌어질 수 있음을 뜻한다. 하수구를 통해 탈출을 시도하려던 이들도 있었다. 화염병, 화살 등으로 저항하고 있다지만, 미성년인 10대 청소년도 다수 포함된 시위대가 느낄 고립무원의 공포와 시시각각 조여 오는 불안감은 짐작만 할 뿐이다. 홍콩은 제2의 광주도, 제2의 도쿄도, 제2의 베이징도 돼선 안 된다. 피의 역사로 배울 교훈은 이미 충분하다. 철저히 인도주의적인 국제사회의 연대가 절실하다. youngtan@seoul.co.kr
  • 석교교회~영천시장 옛 골목에서… 외솔선생 한글 사랑을 되새기다

    석교교회~영천시장 옛 골목에서… 외솔선생 한글 사랑을 되새기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30차 서울의 문학 4(외솔 최현배의 사주오 두부장수)’ 편이 지난 16일 수필의 주무대인 서대문구 행촌동과 외솔선생이 반평생을 보낸 신촌 연세대 캠퍼스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4번 출구를 출발했다. 먼저 3·1독립선언 기념탑과 독립관, 서재필 동상, 독립문을 차례로 돌아봤다. 탐방 다음날인 11월 17일이 마침 순국선열 추모제 80주년이어서 뜻깊은 방문이 됐다. 천주교 무악동 성당은 서울에 5개 있는 빈민사목 성당이다. 단아한 ‘ㄷ자’형 한옥 성당은 안방과 마루를 튼 공간에 제대 역할을 하는 교자상이 놓였고, 건넌방에 십자가상이 설치된 소박한 초기교회의 모습이다. 석교교회~영천시장 길은 작품 속 두부장수가 외치고 다니던 길처럼 정겨운 옛 골목이다. 일행은 독립문공원 극동아파트 버스정류장에서 7737번 버스를 타고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하차했다. 외솔선생을 기념하는 외솔관과 선생의 흉상을 보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의 서울미래유산은 무형유산인 수필 ‘사주오 두부장수’와 유형유산인 석교교회, 영천시장 등 3개였다. 해설은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에 첫 데뷔한 김윤정 서울도시문화지도사가 맡았다.해마다 한글날이면 외솔 최현배(1894~1970) 선생이 지은 ‘한글날 노래’가 방방곡곡 울려 퍼진다. ‘강산도 빼어났다 배달의 나라/긴 역사 오랜 전통 지녀온 겨레/거룩한 세종대왕 한글 펴시니/새 세상 밝혀주는 해가 돋았네/한글은 우리 자랑 문화의 터전/이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 이 노래를 지은 외솔은 평생 우리말과 우리글을 연구하고 지킨 ‘수호신’이다. 외솔은 외로운 한 그루 소나무라는 뜻이다. 독립기념관장을 지낸 김삼웅은 ‘외솔 최현배 평전’에서 “외솔이라는 자호가 선생의 생애를 한마디로 압축한다. 외솔은 조선의 사육신 성삼문의 단심가에서 취한 호”라고 풀이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이 단심가 중 일편단심에서 ‘붉을 단(丹)’자를 얻었듯 외솔은 단심가 중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됐다가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하리라’의 낙락장송에서 ‘소나무 송(松)’을 취했다. 선생의 임은 조국이었으며, 한글이 곧 목숨이라는 각오로 외로운 소나무 한 그루가 되기를 자처한 것이다.실제 선생은 숱한 지식인들이 친일 변절했을 때 한글을 지킨 최고의 국어학자인 동시에 독립지사였으며, 해방 후 독재정치를 비판한 사회사상가로서 일생을 보냈다. 선생은 “말은 그 겨레의 정신이요 생명이라. 정신이 없는 몸뚱이가 살아갈 수 없으며…”라면서 나라흥성의 법칙이 말과 글을 지키는 데 있다고 갈파했다. 일제의 조선어 말살정책에 저항해 우리말과 한글을 유지하는 말과 글을 통한 독립투쟁운동을 벌였다. 해방 후에는 한자 전용과 영어공용어 채택 주장에 맞서 한글전용, 한글 가로쓰기, 한글 자판 개발에 온 힘을 쏟았다. 외솔은 반봉건, 반제국주의 견지에서 한글전용과 가로쓰기를 주장한 선각자 한흰샘 주시경(1876~1914)의 수제자였다. 외솔은 “나는 주 스승에게서 한글을 배웠을 뿐 아니라 우리말, 우리글에 대한 사랑과 그 연구의 취미를 길렀으며 겨레정신에 깊은 자각을 얻었으니, 나의 그 뒤 일생의 근본 방향은 여기서 결정된 것이었다. 나는 주 스승에게 배우고 또 배워, 가위 그 당에 들어갔다고 할 만큼 되었다. …나는 스승의 부탁에 따라 우리말, 우리글을 오늘날까지 갈고닦고 가르치고 또 가르치고 있는 것이니, 이 사명을 다한 뒤에는 스승에게로 돌아가서 복명을 할 작정이다”고 술회했다. 실제 숨진 뒤 평소의 바람대로 스승이 잠든 경기 양주군 진접면 장현리 묘소 옆에 안장됐다. 그러나 후학들이 무심함 탓에 스승은 2013년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제자는 2009년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장돼 떨어졌다. 살아서 함께했고, 죽어서도 함께했던 사제를 떼논 것이다. 주시경 선생의 묘비는 홍릉 세종대왕기념관으로 옮겼다.‘세종대왕 다음으로 한글 연구에 공헌한’ 주시경 선생은 언어가 민족의 얼이라고 생각한 언어민족주의자였다. 문하에는 최현배·김두봉·김윤경·이윤재·이병기·신명균·권덕규·이상훈·이극로·김선기 등 기라성 같은 애제자가 있었다. ‘외솔 최현배 평전’에 따르면 체제는 달랐지만 남한의 최현배, 북한의 김두봉이 중심이 돼 분단 상황에서 남북한의 언어정책을 이끌었다. 부산 동래출신 김두봉(1889~1961?)은 울산 염포 출신 최현배보다 5살 연상이었으나 절친한 친구사이로 지냈다. 이 둘은 스승을 쫓아 단군을 숭배하는 민족종교 대종교에 입교했다. 북조선노동당 위원장,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일성종합대학 초대총장을 지낸 김두봉은 1958년 김일성일파에 의해 반당종파분자로 몰려 숙청당할 때까지 북한의 한글전용에 큰 업적을 남겼다. 두 분이 없었더라면 미국과 소련 두 절대강국 치하에서 우리말과 글을 지켜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외솔의 3대 저술은 ‘조선민족 갱생의 도’, ‘우리말본’, ‘한글갈‘이다. 일본 교토대학에서 유학하던 32살 때 ‘조선민족 갱생의 도’를 집필, 일약 유명인사가 된 외솔은 귀국하자마자 연희전문학교 교수로 취임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 국어국문학과 ‘페스탈로치의 교육사상’을 강의했다. 1938년 흥업구락부 사건에 연루된 대다수가 친일로 전향했을 때도 외솔은 끝까지 신념을 지켜 학교에서 쫓겨났다. 복직하기 전까지 3년 동안 ‘우리말본’과 ‘한글갈’을 저술했다. 우리말본은 우리말 문법 연구의 분수령을 이루는 역저이며 한글갈은 훈민정음에 관한 역사적 문제와 한글의 이론적 문제를 체계적으로 논구한 노작이다. 외솔 선생은 1970년 3월 23일 입원 중이던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77살로 세상을 떠났다. 사회장으로 치러진 장례식에서 평생 동지 노산 이은상(1903~1982)은 ‘마지막 드리는 노래- 외솔 최현배 님 영 앞에’를 낭송했다. “고난도 파란도 많은/이 땅에 오셔 칠십 칠년/얼, 말, 글 겨레의 성벽/한 몸으로 지키시더니/붓 놓고 입 다무시고/어디로 멀리 가시옵니까./바람찬 거친 들에/뚜벅뚜벅 걸어간 자취/바람은 가고 없어도/발자욱만은 뚜렷하구려/이 길로 가야 한다고/일러주신 노정표외다./나라 잃은 그 시절에도/조국의 말과 글이 같이 살았고…금 글자로 새기오리다/해마다 솔씨 떨어져/자라난 다복솔 보소/생전에 외솔일러니/인제는 외롭지 않소/새 솔밭 돌아다보며/웃고 가시옵소서.” 외솔과 함께 조선어학회 사건에 연루돼 투옥됐던 시조시인 노산은 옥중에서 “미처 다 못 배워/인제사 여기 와서/ㄹ(리을)자를 배웁니다/ㄹ(리을)자 받침 든 세 글자/ 자꾸 읽어 봅니다./제 ‘말’ 지켜라/제 ‘글’ 지켜라/제 ‘얼’ 붙잡고…”라는 ‘평생을 배우고도’라는 글을 남겼다. 외솔은 늘 검은 두루마기, 흰 고무신에 머리는 중 마냥 빡빡 깎은 시골 생원 같은 모습이었다. 미끈한 양복에, 학자나 예술가 풍채를 기대했던 사람들은 처음에는 실망했으나 이 실망은 갈수록 봄눈 녹듯이 사라지고 경모의 정이 솟구쳐 올랐다고 한다. ‘사주오 두부장수’에 나타나 있는 소박한 정겨움의 실체이다. 외솔의 숨결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가 늘 쓰는 도시락, 반올림, 마름모꼴, 꽃잎, 짝수와 홀수, 지름 같은 숱한 고운 말을 만드신 분이다. 가로쓰기와 띄어쓰기, 한글자판에도 선생의 고혈이 스며 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제31회 서울역 뒷동네-서계동 ■집결장소: 11월 23일(토) 오전 10시 서울역 1번 출구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인터뷰] ‘KBS 뉴스9’ 이소정 “‘나이 든 여자 누가 앵커 시키냐’던 시절 겪었죠”

    [인터뷰] ‘KBS 뉴스9’ 이소정 “‘나이 든 여자 누가 앵커 시키냐’던 시절 겪었죠”

    KBS가 간판 뉴스인 ‘KBS 뉴스9’ 메인 앵커에 지상파 최초로 여성 기자를 발탁했다. 시대에 뒤쳐진 ‘남중여경’ 관행이 여전한 방송계에 변화의 흐름을 불러올지 주목되는 가운데 오는 25일부터 KBS의 9시를 책임질 이소정(43) 앵커를 전화로 만났다. 이 앵커는 “저도 어제 저녁에 통보받았는데 급작스럽고 놀라웠다”는 소감부터 말했다. 지상파에서 처음으로 여성 기자가 메인 앵커가 된 배경에 대해서는 “전통적인 미디어가 처한 위기 때문에 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 그런 고민 중인 내려진 결정 같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여자 후배들의 보는 눈도 두렵고 책임감도 생긴다”며 이레적인 여성 메인 앵커로서 느끼는 무게를 말했다. 그는 2003년 KBS에 입사해 사회부, 경제부, 탐사제작부 등을 거쳤다. KBS2 ‘아침뉴스타임‘과 KBS1 ‘미디어비평’을 맡아 방송 진행 능력도 검증받았다. 멕시코 반군 ‘사파티스타‘를 전 세계 언론 중 가장 먼저 단독 취재해 2006년 ‘올해의 여기자상’을 수상했다. 3·1운동 100주년 특집 ‘조선학교-재일동포 민족교육 70년‘으로 올해 ‘한국방송대상’ 작품상을 받기도 했다. 보수적인 방송계에서 여성 기자로서 헤쳐온 시간들은 결코 녹록지않았다. 이 앵커는 KBS 입사 전 타사 면접을 봤던 일화를 꺼냈다. “최종면접에서 ‘나이 들면 연륜 있는 남자 기자들처럼 앵커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한 간부가 ‘나이 든 여자 누가 앵커 시키냐’고 했고 똑 떨어진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기자가 된 후에도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차별 발언을 들어야 했다. 그는 “제가 3~4년차 때만 해도 특종을 물어오면 ‘그 양반은 역시 여자를 좋아해. 여기자한테는 얘기해줘’ 한다거나 물을 먹으면(낙종하면) ‘역시 계집애들은 안 돼’ 그런 분위기가 강했다”면서 “다행히 요즘에는 많이 바뀌고 있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KBS의 심야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한 당시 이윤성 앵커를 보면서 “나이가 들어서 나도 내 방송을 하나 하면 좋겠다”는 꿈을 막연히 꿨다고 했다. 입사 후에는 KBS 내 존경하는 선배들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지난 5월 특별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를 진행한 송현정 KBS 정치전문기자 등을 “존경하는 선배”로 꼽았다. 종합편성채널이 생기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전통 미디어 외 뉴스 전달 채널이 많아지면서 뉴스가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앵커는 “1분 20초짜리 리포트를 나열하는 걸로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정보의 홍수인 환경 속에서 KBS의 역할이 중요하다. 조사 하나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강점으로 편안함과 친절함을 꼽았다. “방송할 때면 항상 주입하는 진행이 아니라 옆집 누나, 옆집 아주머니가 설명하듯 편안하게 풀어가려고 했다”는 그는 “본부장, 보도국장께서도 친절하게 뉴스를 해야한다고 말씀하시고 그런 걸 장점으로 봐주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호흡을 맞추게 된 최동석 아나운서에 대해서는 “저는 추진력이 있으면서도 덤벙거리는 스타일인데, 최 아나운서는 차분하고 꼼꼼해 서로 보완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계속 후배 기자들과 같이 현장에서 취재하고 시청자로부터 피드백을 받으면서 뉴스를 끌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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