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좌익조직/「전민학련」 53명 구속
◎“혁명통해 사회주의 건설” 목표/공공기관 습격·폭력시위 30차례/현역군인 9명 포함/치안본부
치안본부와 국군보안사령부는 27일 현역군인 9명을 포함한 「전국민주주의 학생연맹」(전민학련) 조직원 60명을 검거,공동의장 안병진군(23·서강대 사회4) 등 53명을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하고 7명을 입건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남한사회주의 노동자동맹(사노맹)」 중앙위원 남진현군(27·서울대 제적·구속)의 주도하에 「민족민주혁명」 계열의 「서민학련」을 중심으로 「전민학련」을 구성,폭력혁명을 통해 사회주의국가를 건설한다는 목표 아래 각종 불법활동을 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전민학련」의 전체 조직원은 전국 45개 대학 9백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그동안 안기부 기습,공공기관 방화 등 30여차례의 폭력시위를 주도하고 1백여종의 이적문헌을 만들어 배포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전화번호부 등을 이용해 만든 암호문을 사용해 서로 연락을 하는 등 비밀을 유지해 왔으며 황산과 달걀 등으로 사제폭탄을 만드는 연구도 해왔다는 것이다.
현역 군인들은 대학 재학시절 등에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전력자들로 군에 입영된 뒤 군내부에 사회주의자 조직을 건설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별 구속자수는.
▲동국대 14명 ▲성균관대 10명 ▲부산공대 7명 ▲동아대 5명 ▲외국어대 4명 ▲수산대 4명 ▲신구전문대 4명 ▲한양대 2명 ▲서강대 1명 ▲경남대 1명 ▲부산외국어대 1명.
◎「전민학련」의 활동상황/45개대에 9백여명… 군까지 침투/암호사용·사제폭탄 제조 연구도
치안본부와 국군보안사령부가 27일 전모를 발표한 「전국민주주의 학생연맹(전민학련)」은 전국 45개 대학뿐 아니라 군내부에까지 조직원을 두고 군내 좌익혁명조직 결성 등을 통해 사회주의 국가건설을 꾀해 온 학원가 최대 좌익투쟁조직이라는 데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전민학련」은 특히 최근 안기부가 검거한 「남한사회주의 노동자동맹」(사노맹)과 밀접한 연계를 맺고 폭발물 연구까지 하는 등 폭력혁명 수행에 열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민학련」은 폭력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철저한 비밀유지와 체력단련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조직원들에게 전화번호부로 암호문을 만들어 사용하도록 했으며 최루탄가스 적응훈련·돌던지기 훈련 등 특수 체력훈련을 쌓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16일 성균관대에서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서울지역 19개 대학 대표가 모여 결성한 「서민학련」을 모태로 하고 있다.
「전민학련」은 지난해 12월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경남관광호텔에서 「사노맹」 중앙위원 남진현씨(27)의 주도 아래 대표인 원종석(25·한양대 행정학과 졸)·임춘균(24·한양대 재료공학과 4년 휴학)·안병진군(23·서강대 사회학과 4년) 등이 모인 가운데 4일 동안 사회주의 혁명투쟁에 관한 사상토론 및 활동자료 확보방안을 논의한 뒤 「전민학련 건설추진위원회」를 결성했다.
이들은 지난 11월3일 강서구 화곡동 아지트에 다시 모여 「전민학련」을 정식으로 발족시켰으며 11월 중순 중앙위원회 산하에 정책실·사무국·투쟁국·이론국을 설치하고 하부조직인 전국 45개 대학 「민학련」을 6개 지역별로 편성하는 등조직을 완비했다.
이들의 비밀유지 방법은 조직원들끼리 접선할 때 전화번호부를 숫자로 표기하고 중앙위원회의 지령문을 잡지책 활자 하나 하나에 바늘구멍을 내 햇빛에 비춰볼 때만 나타날 수 있도록 하는 등 매우 치밀했다.
또 체력훈련 과정에는 돌던지기·호신술·가스적응훈련 등이 포함돼 있으며 돌던지기의 경우 한쪽 팔이 잘릴때를 대비,양손을 모두 사용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사제폭탄 제조를 위해서는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했으며 대중을 조직,지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정치·군사학교도 열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발족 때 채택한 규약에서 『학생운동은 이제까지의 추상적인 민중지향에서 탈피,노동자 계급의 당파성에 엄격한 노학동맹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면서 『회원들은 우리 사회의 문제를 유물론적으로 이해하면서 감옥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이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