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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한국, ‘예비 불법 어업국’ 지정”…남극서 불법조업 탓

    美 “한국, ‘예비 불법 어업국’ 지정”…남극서 불법조업 탓

    2년간 美와 개선 조치 협의변화 없으면 美로부터 제재韓, 불법어선 무혐의·기소유예 결정‘솜방망이’ 처벌에 불명예 부메랑한국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로부터 ‘예비 불법’(IUU·Illegal, Unreported, Unregulated·불법, 비보고, 비규제) 어업국으로 지정됐다. 남극 수역에서 할당된 어획량을 다 채워 어장폐쇄 통보를 받았음에도 불법으로 조업을 강행한 것이 화근이 됐다. 미국 상무부 산하 해양대기청은 의회에 제출하는 2019년 ‘국제어업관리 개선 보고서’에 우리나라를 예비 IUU 어업국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우리나라가 예비 IUU 어업국으로 지정된 것은 2013년 이래 두 번째다. 이번 지정은 우리나라 원양어선 ‘서던오션호’와 ‘홍진701호’가 2017년 12월 남극 수역에서 어장폐쇄 통보에 반해 조업한 것이 발단이 됐다. 남극 수역에서의 어업은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가 이빨고기(메로)·크릴·빙어에 관한 총허용 어획량을 배분해 이뤄진다. 그해 어획량이 다 차면 위원회는 어장폐쇄를 통보한다. 그러나 홍진701호는 어장폐쇄 통보 이메일이 ‘스팸메일’로 분류되는 바람에 조업을 이틀 더 했고, 서던오션호는 선장이 이메일을 하루 뒤 열람하고도 3일간 조업을 더 한 것으로 조사됐다. 예비 IUU 어업국으로 지정되면 미국 항만 입항 거부, 수산물 수입 등 시장 제재적 조치는 없지만, 미국은 향후 2년간 우리의 개선 조치에 관해 협의해 적격, 비적격 판정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수산부는 “예비 IUU 어업국 지정으로 인해 시장 제재적 조치나 국내 영향은 없다”면서도 “다만 개선 조치에 대해 미국과 2년 동안 협의해야 하며, 협의 기간 내 개선 조치가 미흡하거나 완료되지 않아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 그때부터 미국의 재량에 따라 제재에 들어간다”라고 말했다.앞서 해수부는 두 어선의 불법조업 사실을 확인한 뒤 어구 회수와 어장 철수 명령 조치를 하고, 이를 위원회 사무국과 회원국에 알렸다. 이듬해인 2018년 1월 8일에는 원양산업발전법 위반 혐의로 두 선박에 대한 수사를 해양경찰청에 의뢰했다. 이에 대해 해경은 홍진701호는 무혐의, 서던오션호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지난해 12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해수부는 이와 별개로 지난해 8월 서던오션호에 대해 60일 영업정지와 선장에 대해 60일 해기사면허 정지를 통보했다. 홍진701호에 대해서는 무혐의가 나온 만큼 행정처분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두 선박에 대한 국내 사법당국의 이러한 ‘솜방망이’ 처벌은 결국 예비 IUU 어업국이라는 불명예로 돌아왔다. 해수부는 “지난해 10월 위원회 연례회의에서는 회원국으로부터 ‘한국의 법이 벌칙조항을 두고 있지만, 경제적 이익을 박탈하는 행정적·민사적 메커니즘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행 원양산업발전법은 불법 어업에 5년 이하 징역 또는 수산물 가액의 5배 이하와 5억∼10억원 중 높은 금액의 벌금을 규정하고 있다.미국 해양대기청 역시 우리 원양산업발전법이 불법 어업 근절을 위해 두차례나 개정됐지만, 징역·벌금·몰수 처분 규정이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지 못해 불법 어획물이 유통됐다고 봤다. 불법 어업의 이득이 선주에게 귀속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해수부는 “문제 선박 두 척이 2019∼2020년 어기에 남극 수역에서 조업할 수 없도록 배제 조치를 했다”면서 “이로 인해 약 79억원 상당의 불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두 선사가 남극 수역에서 얻은 부당이득 9억 4000만원의 8배를 넘는 액수”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 3월 우리 정부에 관련 자료와 개선사항을 요구한 데 대해 해수부는 4월 문제 선박 조업 배제, 과징금 제도 도입 등을 담은 개선계획을 제출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미국은 과징금 도입을 담은 원양산업발전법 개정이 끝나야 개선 조치의 적정성을 분석·평가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美, 대만과 단교한 솔로몬제도 제재 검토…中 “내정간섭 말라”

    美, 대만과 단교한 솔로몬제도 제재 검토…中 “내정간섭 말라”

    美 “내년 솔로몬제도 대한 원조 재검토” 펜스, 이달말 예정된 총리와 회담도 취소 수교 조건으로 100억원 제공 약속한 中 태평양 요충지 확보…“작은 전투서 승리”남태평양의 소국 솔로몬제도가 미중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대만과 단교한 솔로몬제도를 미국이 강력히 비난하며 사실상 제재를 검토하자 중국이 “내정에 간섭 말라”고 반발했다. 두 나라가 무역전쟁과 홍콩 시위에 이어 대만 문제로 힘겨루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대외 원조기구인 국제개발처(USAID)의 글로리아 스틸 아시아국 부국장 대행은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2020 회계연도에 솔로몬제도에 대한 원조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나라에 대한 지원을 줄이거나 없애겠다는 것으로 사실상의 제재 조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머내시 소가바레 솔로몬제도 총리와 이달 말로 예정된 회담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솔로몬제도 측 요청으로 다음주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에 맞춰 워싱턴DC에서 회동할 계획이었다.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도 성명을 통해 “미국은 크게 실망했다. 중국이 대만과의 단교를 압박하는 것은 역내 안정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솔로몬제도가 중국과의 수교를 선택한 것에 대해 강한 배신감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무슨 자격으로 중국과의 수교에 대해 왈가왈부하는가”라면서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다.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반박했다고 인민일보는 전했다. 화춘잉 대변인도 “우리는 솔로몬제도가 대만과 외교적 관계 단절을 결정한 것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 솔로몬제도가 역사적 기회를 잡은 것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2차 세계대전 승전국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위상이 커지자 1971년 유엔에서 탈퇴했고, 시간이 갈수록 외교적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SCMP에 따르면 미국은 대만과 외교 관계를 단절하는 국가를 제재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등 비공식적 동맹인 대만의 위상을 지키고자 노력하지만 성과는 크지 않다. 솔로몬제도는 인구 63만명, 1인당 국내총생산(GDP) 2130달러의 빈국이다. 중국은 수교를 조건으로 개발기금 850만 달러(약 100억원)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으로서는 홍콩 시위로 흔들리던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고 태평양 지역에 전략적 요충지도 확보했다. 미국과의 패권전쟁의 작은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막으려고 지난해 6월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호주와 일본, 대만, 동남아시아, 인도를 연결하는 전략)에 균열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與 때 野 때 생판 다른 인사청문회… “도덕성·정책 검증 분리를”

    與 때 野 때 생판 다른 인사청문회… “도덕성·정책 검증 분리를”

    20대 국회 개정안 51건… 처리는 ‘0건’ 文정부 출범전후 각당 입장 완전 돌변 인사청문제도개선소위마저 성과 없어 조국 법무부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은 청문회 제도 도입 후 20년 동안 제기된 문제점의 집결판이었다. 사전 검증시스템의 부실로 후보 지명 직후부터 날마다 새로운 의혹이 야당과 언론을 통해 쏟아졌고, 청와대는 후보자의 배우자가 검찰에 기소되는 초유의 사태를 예견하지 못했다. 국회는 청문회 날짜, 증인·참고인 채택과 자료 제출 법적 시한을 모두 어겼고, 국회는 법적 구속력을 확보하지 못해 그나마 채택한 11명의 증인 중 단 1명만 출석했다. 후보자는 국회의 진단서 요구를 딸의 페이스북 게시물로 대신하는 등 자료 제출에 무성의함을 보였고, 이에 야당 청문위원이 청문회장에서 자료를 찢는 볼썽사나운 모습도 나왔다. 대통령은 국회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무산에도 임명을 강행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 들어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고위공직자는 22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여야, 다른 속내로 법 손질 지지부진 여야 모두 현재의 청문 절차를 보완해야 한다는 총론에는 이견이 없다. 20대 국회는 2016년 회기 시작부터 15일 현재까지 모두 51건의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4년 동안 단 한 건도 처리하지 않았다. 여야가 발의한 법안은 크게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해 청문회를 무력화하는 시도를 막는 방안,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위증할 경우 처벌하는 방안, 인사청문 기간을 늘리는 방안 등이 주를 이룬다. 지난 3월 무소속 김경진 의원은 국회가 공직후보자의 금융거래 내용과 진료기록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자료 제출을 요구받은 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따르도록 하는 개정안을 냈다. 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은 지난 7월 공직후보자가 성실히 답변하고 자료의 제출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시하고, 법률에서 정하는 경우에만 답변 또는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했다. 여야 국회의원 6명이 각각 발의한 공직후보자 위증죄 추가 개정안도 단골 메뉴다. 허위진술죄 처벌규정은 헌법 제12조 제2항의 형사상 불리한 자기 진술 거부권에 반한다는 위헌성 논란을 해결해야 한다. 이에 비(非)형사적 제재 수단을 대안으로 검토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인사청문위원회 기간을 늘려 ‘국회의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자는 법안도 다수다. 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2017년 청문회 기간에 공휴일을 넣지 않는 개정안, 같은 당 송희경 의원은 2018년 청문회 기간에 국정감사를 제외하는 법안 등을 발의했다. 워낙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이 누적돼 국회는 청문회 관련법을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하자며 2017년 7월 인사청문제도개선소위원회 구성에 합심해 2018년 첫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3년째 입법 성과가 제로다. 소위는 2018년 2월 8일 첫 회의를 열었고, 2월 13일 2차 회의, 2월 20일 3차 회의를 열고서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청문회법 손질이 필요하다는 큰 틀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이마저도 여당일 때와 야당일 때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경우가 많아 논의에 진전이 없다. 실제 현재 51건의 개정안 중 문재인 정부 출범 전후로 각 당의 입장이 전혀 다르다. 2016년 20대 국회가 시작된 후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까지 발의된 청문회 개정안 13건 중 9건은 더불어민주당이 낸 법안이다. 민주당이 야당 시절 낸 개정안의 내용은 대부분 국회의 청문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정권 교체 후 여야 공수 교대가 이뤄진 후 발의된 38건은 모두 야당 작품이다.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단 4건인데 용어 손질, 통계청과 경찰위원회 청문대상 확대, 지명 몫에 따른 청문위원 일원화 등으로 국회의 청문 기능 강화는 단 한 건도 없다. 반면 야당은 ‘○○○ 방지법’이라는 별칭을 붙여 청문회 때마다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정책 검증과 도덕성 검증 분리 가능할까 청문회가 후보자의 정책이 아니라 지나친 ‘신상털기’ 위주로 진행된다는 지적도 매번 되풀이되고 있다. 도덕성 검 증과 정책 능력 검증을 분리하고,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진행하는 방안이다. 검증 이원화를 위해선 도덕성 검증과 정책 능력 검증 영역의 명확한 구분 기준 설정 문제, 도덕성 검증을 비공개로 실시할 경우 후보자 사생활 보호와 국민의 알권리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 등이 과제다. 2018년 2월 20일 인사청문개선소위 회의에서는 청와대 인사수석이 비공개 도덕성 검증 때 배석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정보위원회가 운영되는 방식과 같이 도덕성 문제는 보안을 지키고, 더 필요하다면 청와대에서 인사수석이나 추천한 사람들도 비공개 자리에 와서 모든 자료를 내놓고 이야기하고, 도덕성 문제가 있으면 정책 문제까지 가지 않고 정리를 하면 어떠냐”고 했다. 한국당 김승희 의원도 “인사수석이나 민정수석에서 사전검증을 하는데 상당히 부실하기 짝이 없다”며 “(도덕성 검증과 정책 검증을) 분리한다면 소위 인사수석도 배석하든지 해 연대책임을 지게 만드는 것까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200년 역사 美 청문회 트렌드는 간소화 건국 초기부터 200년간 인사청문 제도를 운용해 온 미국은 우리 청문 제도 개선 논의 때마다 언급된다. 하지만 200년 동안 제도를 운용해 온 미국과 20년을 갓 넘긴 우리나라의 제도를 절대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일단 미국은 상원의 인준을 거쳐야 하는 공직(PSA)이 1000개가 넘고, 인준청문회는 600여개 공직에 실시된다. 우리나라는 2000년 제도 도입 당시 23개 직으로 시작해 현재 65개 공직에 대해 청문회를 실시한다. 가장 큰 차이는 상원의 인준동의안 의결 결과가 대통령의 임명권을 구속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국무총리 등 국회 동의가 필요한 직위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부적격으로 간주하는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무산에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대법관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보다 장관 청문회에 관심이 집중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장차관에 대한 인준거부율이 매우 낮은 것도 특징이다. 지난해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미국 상원의 행정부 장차관 인준거부율은 2% 미만이다. 반면 종신직인 대법관은 낙마율이 25% 달한다. 행정부의 장차관 임명은 대통령의 특권으로 여기지만 대법관이나 각종 위원회의 수장에 대해서는 의회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미국 상원은 최근 인사청문 대상 공직을 축소했고, 후보자 검증 절차를 간소화했다. 제112대(2011~2012년)는 상원 동의가 필요한 행정부 공직 중 163개를 삭제했다. 상원의 동의가 필요한 272개 공직에 대해선 상원 의원의 반대가 없으면 인준안 심사 단계를 생략하고 바로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는 ‘인준안 신속처리절차’를 2011년 8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2013년 제113대 의회는 본회의에서 임명 반대 필리버스터를 종료할 수 있는 토론종결동의 의결정족수를 과반으로 완화했다. 발언 시간에 제한이 없는 상원의 반대토론을 끝내려면 일반 의안은 재적의원 5분의3이 찬성해야 하지만 인준안은 과반의 동의로 지연을 막을 수 있게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日 수출규제, 상식에 반하는 조치”…외교부 APEC서 지적

    “日 수출규제, 상식에 반하는 조치”…외교부 APEC서 지적

    외교부는 지난 29∼30일(현지시간) 칠레 푸에르토 바라스에서 열린 제3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고위관리회의(SOM)에서 일본이 한국을 수출 심사 우대국인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 간소화 대상)에서 제외한 조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31일 밝혔다. 한국 측 대표인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은 ‘무역투자 자유화’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일본이 역사적 문제에서 비롯된 정치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무역 규제 조치를 일방적으로 단행한 데 대한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윤 조정관은 특히 이번 조치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형성된 한중일 3국 산업협력체계를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경제적 관계 심화를 기반으로 정치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국제정치경제학의 상식에 반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그간 일본에 의존해오던 소재와 부품을 국내산업이 대체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본과 이번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의지가 남아있다는 점을 덧붙였다. 이에 일본 측 대표인 가시와바라 교코 경제산업성 통상정책국 특별통상교섭관은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조치가 국가안보 측면에서 적절한 수출통제를 위해 관련 절차를 개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무역제재 조치가 아니므로 글로벌 공급망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정성장 세종硏 본부장 ‘북한 파워 엘리트 변동 평가’ 발표문

    정성장 세종硏 본부장 ‘북한 파워 엘리트 변동 평가’ 발표문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이 28일 일본 도쿄 중의원 제1의원회관 국제회의장에서 한국 민간남북경제교류협의회와 일본 동아시아총합연구소가 공동 주최하는 동아시아국제심포지엄에서 발표할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파워 엘리트 변동 평가‘ 발제문을 소개한다. 이번 심포지엄 주제는 ‘한반도 신 경제지도 구상과 국제사회의 역할― 한일 관계 개선과 북일 국교 정상화를 향하여’로 정해졌는데 이수성 전 총리와 하토야마 전 총리가 20분씩 기조 강연을 하고 김덕룡 수석부의장과 아베 도코모 의원이 5분씩 축사를 하게 된다. 정 본부장 외에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장, 안충영 중앙대 석좌교수, 안드레이 란코프(러시아) 국민대 교수, 문호일(북한) 일본 일교대학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등이 주제 발표에 나선다. 다음은 정 본부장의 발제문 요지다. 분량 때문에 ‘Ⅰ. 파워 엘리트 변동 요인’과 ‘Ⅱ.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결과: 세대교체의 완료, 외교?경제 엘리트의 부상, 군부의 위상 약화’는 생략한다.Ⅲ.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 결과: 당중앙위원회 정치국과 정무국의 확대 개편, 내각 엘리트의 위상 강화 ○ 북한은 지난 4월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개최하고, 4월 10일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와 1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를 통해 당과 국가기구의 지도부를 대폭 개편했음.-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중에서는 김영남 당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소환되었음. - 그리고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중에서는 양형섭 당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 소환됨. 리명수 인민군 최고사령부 제1부사령관도 정치국 위원직에서 소환된 것으로 판단됨. - 신임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으로는 김재룡 내각 총리 내정자, 리만건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장, 최휘 근로단체 담당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박태덕 농업 담당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수길 인민군 총정치국장, 태형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내정자, 정경택 국가보위상이 보선되었음. 이 중 김재룡과 태형철은 처음으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에 진입했고, 리만건, 최휘, 김수길, 박태덕은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승진함. -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으로는 조용원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김덕훈 내각 부총리, 리룡남 내각 부총리, 박정남 강원도당위원장, 리히용 함경북도당위원장, 조춘룡 제2경제위원장이 보선되었음. - 그 결과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 수는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가장 많은 34명으로 늘어남. ○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이루어진 인사에서 특기할 점 하나는 박봉주가 바로 다음날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회의에서 내각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되지만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직을 계속 유지하게 되었다는 것임.- 이는 북한의 경제 개혁과 개방을 주도해온 박봉주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특별한 신임을 반영하는 것으로써 박봉주는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새로 맡아 김정은의 경제정책 결정을 바로 옆에서 보좌하게 되었음. ○ 리만건의 핵심 실세로의 부상과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인사도 주목할 부분임.- 리만건 전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조직지도부장으로 승진하면서,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 국무위원회 위원직도 겸직하게 되어 새로운 실세로 부상하게 되었음. -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활동을 자주 수행해온 조용원 조직지도부 부부장은 제1부부장으로 승진하면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에도 선출되어 김 위원장의 핵심 측근 지위를 더욱 굳히게 되었음. -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군사 담당 제1부부장도 황병서에서 김조국으로 교체된 것으로 분석됨. 김조국은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직에도 보선되어 신 실세로 부상했음. ○ 내각 엘리트의 당내 위상 강화도 이번 당 지도부 개편의 매우 중요한 특징임. -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는 김덕훈, 리룡남 내각 부총리가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보선되어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에서 내각 엘리트의 비중이 더욱 커졌음. ○ 박봉주가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직에 임명됨으로써 김정은의 정책결정을 일상적으로 보좌하는 당중앙위원회 정무국 구성원은 역대 가장 많은 13명으로 늘어나고 정무국에서 경제 엘리트가 차지하는 비중도 더욱 커졌음. -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장이 최룡해에서 리만건으로 바뀜에 따라 정무국에서 최룡해가 소환되고 리만건이 새로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직에 임명되었음. ○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장금철과 김동일이 새로 당중앙위원회 부장직에 임명되었음. - 장금철은 김영철이 맡고 있었던 당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직에 임명됨. - 당중앙위원회 농업부장직을 맡고 있다가 황해남도당위원장직에 임명된 리철만의 후임으로 김동일은 당중앙위원회 농업부장직에 임명된 것으로 추정됨. ○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으로 김재룡 내각 총리, 리만건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장, 태종수 당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장, 김조국 당중앙위원회 군사 담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보선되었음. - 내각 총리에 임명된 김재룡 전 자강도당 위원장은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직에도 선출되어 군사정책 결정에 관여할 수 있게 되었음. - 당중앙군사위원회와 국무위원회의 구성원들을 비교해보면 전자는 후자에 포함되지 않은 인민군 총참모장(리영길), 총참모부 작전총국장(박수일), 인민무력성 제1부상(서홍찬)과 정찰총국장(장길성)이 들어가 있어 북한군을 지휘하기에 보다 적절하게 구성되어 있음.Ⅳ.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 결과: 국가기구에서의 세대교체 완료, 국무위원장과 국무위원회의 위상 강화 ○ 북한은 4월 1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를 개최해 헌법을 개정하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김영남에서 최룡해로, 내각 총리를 박봉주에서 김재룡으로 교체하는 등 큰 폭의 국가기구 지도부 개편을 단행했음. - 이번 국가기구 개편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국가 대표’ 권한 명문화, 국무위원회와 외교 라인 및 내각 엘리트의 위상 강화, 지도부 세대교체의 완성 등으로 특징지어짐. ○ 이번 헌법 개정 이전까지만 해도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직책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이었음. - 그런데 4월 11일 헌법 개정으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국가를 대표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최고령도자’로 규정됨으로써 ‘국가를 대표하며 다른 나라 사신의 신임장, 소환장을 접수’하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두 명의 지도자가 ‘국가를 대표’하게 되었음. - 물론 미국, 중국, 한국, 러시아 등 중요 국가들과의 정상회담에서는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국가’를 대표하고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국가 지도자들과의 회담에서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국가‘를 대표할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두 직책 간의 권한의 충돌은 없을 것임. ○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를 통해 북한의 외교라인이 대폭 강화되고 국무위원회의 역할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분석됨. - 대외적으로 북한의 ‘국가(국가기구)’를 대표해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고령의 외교 엘리트인 김영남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실세 측근인 최룡해로 교체됨으로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위상이 더욱 높아짐. - 과거에 김영남은 국무위원회에서 그 어떠한 직책도 맡지 못했음. 그러나 최룡해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직뿐만 아니라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직에도 임명되어 필요하다면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의 외교 엘리트들을 지도할 수 있는 위치에 놓이게 되었음. - 그리고 국무위원회에 북한의 외교 관련 최고책임자들뿐만 아니라 대미 협상에 참여해온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까지 들어감으로써 외교 라인이 대폭 강화되었음. ○ 박봉주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내각 총리직에서 소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무위원회에서 계속 부위원장직을 맡게 되어 국무위원회 위원에 임명된 김재룡 신임 내각 총리보다 더욱 높은 위상을 차지하고 있음. - 박봉주는 내각 총리 해임 이후에도 최룡해, 김재룡과 함께 ‘현지요해’를 계속하고 있음. ○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를 통해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와 내각 등 국가기구의 핵심 간부들 세대교체가 거의 완성됨. -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만 91세의 김영남에서 만 69세의 최룡해로 바뀜으로써 나이가 22세나 젊어졌음. -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94세의 양형섭이 소환되고 대신 만 66세의 태형철 전 고등교육상이 선출되었음. - 최고인민회의 의장도 만 89세의 최태복에서 만 64세의 박태성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바뀜으로써 나이가 25세나 젊어졌음. - 김재룡 신임 내각 총리의 나이도 만 80세의 박봉주 전 내각 총리보다는 훨씬 젊은 것으로 판단됨. ○ 4월 12일자 북한 로동신문은 이례적으로 내각의 총리와 부총리 및 상(장관)들까지 프로필 사진을 공개했음. - 이는 내각 엘리트들에게 더욱 힘을 실어주어 초고강도 대북 제재로 인한 현재의 경제적 난관을 극복하고자 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를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됨. Ⅴ. 종합 평가와 전망 ○ 북한은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에서의 당과 국가 지도부 개편을 통해 사실상 ‘외교?경제 병진정책’을 공식화한 것으로 분석됨. ○ 항일빨치산 2세의 대표주자인 최룡해는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장이라는 매우 영향력 있지만 ‘위험한’ 직책을 측근인 리만건에게 넘겨주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이라는 보다 안전한 직책으로 옮김으로써 명예와 영향력 모두 가지게 된 것으로 판단됨. ○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여정, 현송월, 최선희 등 여성 엘리트들의 부상도 주목할 만한 현상임. - 김여정은 현재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들과 동급의 핵심 지도자 지위에 오른 것으로 분석됨. - 과거 김여정 제1부부장이 맡았던 김정은 위원장의 행사 참가 지원 업무를 현송월 당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담당하게 되면서 현송월의 위상도 상대적으로 높아짐. -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국무위원회 위원,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 위원직에 선출되고 현재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됨. - 공식적으로는 리용호 외무상이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지만 리용호는 과거에 영국과 아일랜드 대사를 지낸 유럽통으로 현재 전세계를 대상으로 외교활동을 전개해야 하는 직책을 맡고 있기 때문에 비핵화 협상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임. - 지난 7월 27일 ‘전승절(정전협정체결일)’ 기념 음악회에 김여정과 최선희는 김 위원장 좌우로 각각 두 번째 자리에 앉았음. 두 사람 모두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인 리수용·김영철보다 김 위원장과 더 가까운 자리에 착석해 실세 지위를 과시함. ○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 파워 엘리트 변동은 외교와 경제, 여성 엘리트의 부상, 군부의 위상 약화, 군수공업 분야 엘리트의 견고한 위상 유지 등으로 특징지어짐. - 이 같은 엘리트 변동 결과 북한은 대내외적으로 보다 유연하고 실용주의적인 정책을 모색하면서도 군사적으로는 단거리 미사일과 방사포 등 재래식 전력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됨. - 그런데 북한의 비핵화 협상 라인이 군부 출신의 김영철에서 외무성 인사로 교체되었다고 해서 북한의 대미 협상 전략이 단기간 내에 큰 변화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임. - 현실적으로 북한 내부에서 누구도 김정은 위원장에게 과감한 비핵화 협상안을 제시하기 어렵기 때문에 외부에서 김정은에게 북한이 핵을 포기함으로써 잃을 것보다 얻을 것이 더 많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확신을 주어야 할 것임. - 이를 위해 북한과 미국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한 포괄적 공정표’에 합의하고 이를 단계적?동시적?병행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중요함. 정리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北 접촉거부 엄포, 美는 방위비 공세… ‘중재자 文’ 입지 좁아지나

    北 접촉거부 엄포, 美는 방위비 공세… ‘중재자 文’ 입지 좁아지나

    美 친서외교 손짓·南측 비난 ‘이중전략’ 트럼프 “한미훈련 돈 많이 든다” 압박 靑, 北담화 입장 안 내… 긴장 고조 자제 북미 요구 대응하며 비핵화 협상 ‘난감’북한은 한미 연합지휘소 훈련 첫날인 11일 한미훈련을 중단하거나 제대로 해명을 하기 전에는 남북 접촉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친서외교로 미국에 대화의 손짓을 보내는 동시에 남측을 향해서는 비난을 퍼붓는 이중 전략을 펴는 셈이다.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이) 마음에 든 적이 없고 돈 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처럼 북미의 압박이 이어지면서 비핵화 대화 국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입지가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국장은 이날 담화에서 “(한미)연습의 명칭이나 바꾼다고 하여 훈련의 침략적 성격이 달라진다거나 또 우리가 무난히 넘기리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권 국장은 “군사연습을 아예 걷어치우든지, 군사연습에 대해 변명이나 해명이라도 성의껏 하기 전에는 북남 사이의 접촉 자체가 어렵다”며 “우리가 대화에 나간다고 해도 조미(북미) 사이에 열리는 것이지 북남 대화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권 국장은 청와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청와대가 전날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한 것과 관련, “정상적인 상용 무기 현대화 조치를 두고 복닥소동을 피웠다”며 “안보를 잘 챙기는 청와대이니 새벽잠 제대로 자기는 코집(콧집 북한말)이 글렀다”고 비아냥댔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 문 대통령에게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고 한 표현을 사용해 남측을 비난한 것이다. 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정경두 같은 웃기는 것을 내세워 체면이라도 좀 세워 보려고 허튼 망발을 늘어놓는다면 기름으로 붙는 불을 꺼보려는 어리석은 행위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북한이 쏜 미사일)사거리 하나 제대로 판정 못해 만 사람의 웃음거리가 됐고 새벽잠까지 설치며 허우적대는 꼴이 가관”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미국 대통령까지 사실상 주권국가로서의 우리의 자위권을 인정했는데 남조선 당국이 뭐길래 군사적 긴장격화니 하며 횡설수설하고 있는가”라고 했다. 앞서 김 위원장도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남측을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라고 했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으로서는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때 남한의 중재자 역할을 믿고 큰 기대를 걸었다가 합의가 결렬되자 크게 실망한 것으로 안다”며 “그때부터 미국과 직접 협상하겠다는 기조가 잡힌 것 같다”고 했다. 담화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대화를 재개하자는 내용의 서신을 보낸 직후 나온 점도 청와대로서는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한미 연합훈련이 돈이 많이 든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의 방위비 인상을 압박했다. 한국 정부는 북한과 미국의 요구에 대응하는 동시에 비핵화 협상에 대비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는 북한 외무성 국장 담화에 대한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일일이 대응함으로써 긴장을 고조시킬 이유가 없다고 본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간 경제협력 역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서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지금은 북미 간 대화가 중심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에스퍼 美 국방장관 “한미 동맹은 철통, 평화안보 핵심축”

    에스퍼 美 국방장관 “한미 동맹은 철통, 평화안보 핵심축”

    한미국방장관 회담 모두발언서 ‘방위비’ ‘호르무즈파병’ 언급 안 해靑 ‘48억달러 방위비 명세서’ 보도에 “근거없는 내용”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장관은 9일 “한미동맹은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보의 핵심축(linch pin)”이라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 모두발언에서 “저는 오늘 한미동맹은 철통(Iron clad) 같다는 것을 재확인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한미 양국은 전쟁 속에서 형성된 유대 관계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평화로운 한반도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비전을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모두발언에서 에스퍼 장관은 ‘방위비 증액’, ‘호르무즈 파병’,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아시아지역 중거리미사일 배치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에스퍼 장관은 ‘한미 양국의 방위 협력 증진’, ‘주요 역내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대북 문제에서 “우리는 역내 우방국들과 함께 북한이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 비핵화(CVID)에 참여하기 전까지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단호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외교적 해결 노력도 강조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명확하게 밝혀왔듯, 미국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모든 약속에 대한 진전을 이룩하기 위해 북한과 외교적으로 접촉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한미 간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에 대해서는 “조건을 기초로 미군 사령관이 가진 전작권을 한국군 사령관에게 넘기는 문제에서 진전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는 우리가 동맹으로서 갖는 신뢰의 힘을 보여주는 대목이자 그 어떤 상대도 필적할 수 없는 전략적 이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에스퍼 장관의 이번 방한은 한미가 전작권 전환에 초점을 맞춘 하반기 연합연습에 돌입한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두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전작권 전환 원칙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장관은 또 “국가방위전략상 인도-태평양 지역은 미국의 우선순위 전구”, “지난 6일간 인도-태평양 지역에 있는 미국의 소중한 동맹국 및 파트너국들을 방문했다”며 이 지역의 안보 공조의 중요성도 거듭 부각했다. 한일 갈등으로 한미일 3각 안보공조와 직결되는 GSOMIA가 존폐 기로에 있다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도 풀이된다. 다만 그는 지소미아를 포함해 ’방위비 증액‘, ’호르무즈 파병‘, ’아시아 중거리미사일 배치 문제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에스퍼 장관은 회담을 마치고 청사를 떠나면서 기자들로부터 ’방위비분담을 논의했느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를 거론하며 “한일관계와 한미일 안보협력에 악영향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내에서 최초로 연합훈련을 하고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한 사실을 언급한 뒤 “안보환경이 엄중한 시기에 에스퍼 장관과 한반도 안보상황과 한미동맹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장착할 수 있는 잠수함 공개 등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 완화노력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대한 한미간 공조 노력의 필요성도 강조했다.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청사에서 에스퍼 장관과 만나 한미동맹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에스퍼 장관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장관의 방한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방침을 밝히면서 “한국이 미국에 지불하는 분담금을 늘리기 위한 논의(talks)가 시작됐다. 한국은 매우 부유한 나라이며 이제 미국이 제공하는 군사방어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무를 느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방한 때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에게 ‘48억달러’의 방위비 명세를 제시하며 분담금 증액을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방위비 분담금은 (이제) 협상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부인했다. 한미가 합의한 올해 한국 정부의 주한미군 주둔 관련 방위비 분담금은 1조 389억원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16년 만에 다시 받을 미국의 파병 청구서… 제2의 이라크戰 될까

    16년 만에 다시 받을 미국의 파병 청구서… 제2의 이라크戰 될까

    미국이 또다시 한국에 공식적으로 해외파병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에 다국적방위연합체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연합체에 대해 “일본, 한국처럼 이 지역에 이해관계가 있고 상품과 서비스, 에너지를 운반하는 나라들이 그들의 경제적 이익을 지키는 차원에서 참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고 미 국무부가 전했다.한국은 미국의 요청으로 2003년 이라크에 자이툰 부대를 파병한 이래 16년 만에 다시 미국으로부터 해외파병 요청을 받았다. 미국의 다국적방위연합체 구상은 최근 이 지역을 운항하는 유조선들이 이란으로부터 공격을 받거나 이란군에 의해 나포되면서 안전이 크게 위협을 받는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물론 이란 정부는 유조선 피격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영국 유조선을 나포한 것은 영국이 먼저 이란 유조선을 나포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반박한다. 진실이야 어찌 됐든 간에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이 예전보다 훨씬 더 위험해진 것만은 사실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최고의 유전지대인 페르시아만에서 석유를 실은 유조선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길목이다. ●英 유조선 나포 후 호르무즈 해협 불안 가중 한국으로서는 미국의 요청을 피할 명분이 별로 없다. 사실 파병을 요청한 미국은 중동산 원유에 별로 의존하지 않는다. 셰일오일 산출량이 크게 늘면서 미국은 자국 소비 석유 가운데 20% 정도만을 중동에서 수입한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 액션을 취하는 건 정치적인 이유다. 반면 한국은 원유 수입의 70% 이상을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 역시 중동산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80%를 넘는다. 따라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의 안전은 한일에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호르무즈 해협 사태를 미국에 맡기고 우리는 뒷짐만 지고 있을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이란과 오랫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온 일본은 미국의 요청이라지만 선뜻 해상자위대를 이란 앞바다에 파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본 언론은 일본이 파병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니 미국의 요청에 대한 한국의 반응은 더더욱 무게감을 지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트럼프 파병 요청 거절 쉽지 않을 듯 만일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대로 호르무즈 해협에 병력을 보내게 된다면 우리의 관심은 무엇보다 파병부대의 안전에 쏠릴 것이다. 그리고 안전의 최대 변수는 전쟁 발발의 유무다. 과연 호르무즈 해협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미국과 이란 간에 전면적인 전쟁이 벌어질 확률은 낮다. 크게 세 가지 이유다. 첫째, 미국의 동맹인 유럽이 전쟁을 꺼린다. 전쟁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에 모든 것을 돈으로 계산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으로 전쟁을 벌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누군가 비용을 나눠 부담해야 한다. 미국으로서는 최대의 파트너가 유럽이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 가운데 누구도 이란과의 전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오히려 과거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 주도로 이란 정부와 맺은 핵합의를 유럽 국가들은 어떻게 해서든 유지하고자 안간힘을 쓴다. 왜 유럽은 이란과의 전쟁을 꺼릴까. ‘이라크 학습효과’ 때문이다. 2003년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 주도하에 벌어진 이라크 전쟁은 애초 미국이 이끄는 다국적군이 쉽게 이라크 정부군을 제압하고 상황을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투는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였지만 전후 재건 과정에서 늪에 빠졌다. 미국의 기대와는 달리 시아파와 쿠르드족이 주도하는 이라크의 신정부는 정국을 장악하지 못했고 권력에서 밀려난 수니파 병사들이 급진 이슬람주의 세력에 흡수되면서 테러와 반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라크는 해법이 보이지 않는 혼란 상태가 지속됐다. 그 과정에서 많은 미군 사상자가 발생했고 미국이 감당해야 할 비용은 계속 늘어만 갔다. 결국 오바마 정부는 이라크에서 철군을 결정했다. 2011년 ‘아랍의 봄’이 시리아까지 번지자 이라크에서 세력을 확보한 이슬람 급진단체들은 시리아로 침투해 더욱 기승을 부리며 미국의 안보를 크게 위협했다. ‘이슬람국가’(IS)도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성장했다. 중동에서의 전쟁과 혼란은 난민을 낳았고, 이 난민들은 유럽으로 밀려들었다. 이와 더불어 이슬람 급진단체를 배후로 하는 각종 테러로 유럽은 공포에 떨었다. 미국이 주도한 이라크 전쟁은 유럽인들에게 악몽 그 자체였다. 유럽인들에게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대립은 과거 이라크 전쟁의 악몽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만일 이란과 미국이 전쟁을 벌인다면 중동 지역이 최대 피해자가 될 테지만, 그다음 피해자는 유럽이 될 수밖에 없다. 대서양 건너에 있는 미국보다 지리적으로 중동과 훨씬 인접한 유럽이 난민과 테러로 몸살을 앓을 것이다. 유럽 국가들로서는 이란 정부를 무너뜨리는 것보단 현상 유지를 하면서 핵개발을 통제하는 편이 훨씬 이득인 셈이다. 그래서 독일 등은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방위연합체 대신 유럽이 독자적으로 방위연합체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미국의 호전적인 대이란 정책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러시아 개입 땐 미국 일방적 승리 장담 못 해 둘째, 러시아가 이란을 지원할 가능성도 높다. 만일 러시아가 이란 문제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면 전쟁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승리한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이라크 전쟁과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는 의미다. 과거 걸프전과 이라크 전쟁을 미국이 주도할 때 러시아는 뒷전에 물러나 있었다. 무너지기 직전의 소련이나 블라디미르 푸틴이 갓 집권한 혼란기의 러시아로서는 해외전쟁에 개입할 여력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 시리아 내전을 계기로 러시아는 중동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란과 한 팀이 돼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했다. 이들은 미국의 지원을 받은 반군과 쿠르드 민병대를 꺾고 결국 시리아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후 이란과 러시아의 관계가 조금 경색되는가 싶었는데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이 긴박해지자 이란 정부는 다시 러시아에 SOS를 쳤다. 그 결과물로 러시아 해군과 이란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군사훈련의 내용은 중요하지 않다. 타이밍이 모든 걸 말해 준다. 한창 이란을 압박하는 워싱턴을 향해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오판하지 말라. 러시아는 이란이 서방세계에 공격당하는 것을 지켜만 보지 않을 것이다.” ●러, 2010년 ‘아랍의 봄’ 사태로 중동에 관심 러시아가 왜 이렇게 적극적으로 중동 정치에 끼어드는 것일까. 돌아보면 2010년 ‘아랍의 봄’이 전환점이었다. 멀리 북아프리카에서 시작된 ‘혁명’의 불길이 홍해를 건너 아라비아반도에 상륙하더니 시리아까지 뒤흔들었다. 푸틴이 보기에 아래로부터의 반정부 투쟁이 점점 러시아 근처로 몰려오는 모양새였다. 아랍의 독재자들이 넘어지면 다음으로는 이란이나 중앙아시아 국가가 영향을 받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들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도 안심할 수 없었다. 특히 러시아에는 1500만명이 넘는 무슬림 인구가 있다. 이들이 급진 이슬람주의의 영향을 받게 된다면 러시아의 내정도 불안해진다. 이에 푸틴은 단호하게 시리아에 개입했다. 전쟁이 아무리 참혹해져도 푸틴의 권좌를 위협하는 아래로부터의 저항의 불씨가 러시아로 번지지 못하도록 완전히 꺼 버리겠다는 심산이었다. 동시에 아랍의 봄을 빙자해 중동 지역 안보와 경제적 이권에 개입하는 미국과 서방세계의 영향력도 차단하고자 했다. 러시아에 있어 중동은 정치·군사적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 안정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존재다. 러시아의 최대 수출품목인 천연가스와 석유 가격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러시아 경제의 가장 큰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만일 미국이 중동을 장악해 석유와 천연가스의 국제시세를 의도적으로 낮춘다면 러시아는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미국의 제재로 경제 상황이 어려워진 러시아로서는 천연가스와 석유의 가격을 지켜 내기 위해서라도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이 국가경제에 긴요한 사안이다. 이러한 종합적인 판단의 결과 러시아는 이란과 함께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했고 시리아 내전에서 최후의 승자가 됐다. 지상군 투입을 꺼리며 점차 시리아에서 발을 뺀 미국은 중동에서의 영향력이 크게 축소된 반면 러시아는 중동 정치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과시하는 역외 행위자로 자리잡았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러시아·이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리아 내전으로 확보한 중동 지역 내 영향력을 잃지 않겠노라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만일 이란이 미국과 서방세계의 영향력에 들어간다면 러시아로서는 턱밑에 칼이 겨누어지는 형국이 된다. 그 위협을 가만히 앉아서 당할 푸틴이 아니다. 만일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이 이란을 침략하면 러시아는 군사적 개입을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이 이러한 상황을 모를 리 없다. 이란과의 전쟁에서 얻는 이익이나 명분이 러시아와의 충돌을 감수할 만큼 크다고 보기 어렵다.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을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셋째, 이란은 다른 아랍 국가들과는 달리 오랜 정체성을 간직한 민족국가다. 따라서 외국의 군대가 전투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이란의 국민적 저항과 반발을 제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쉽게 이라크와 비교해 보자.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과 프랑스의 이해관계에 따라 건국돼 시아파-수니파-쿠르드로 정체성이 삼분돼 있는 이라크와 달리 이란은 최소 500년, 최대 수천년간 ‘페르시아’라는 정체성을 이어 온 민족국가다. 이란인들은 중동의 아랍 국가들에 대해 늘 약을 올리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너희의 국경은 제국주의 국가들이 만들어 준 것이지만 우리 국경은 역사적으로 자연스레 형성된 것이다.” ●이라크와 달리 전쟁 이겨도 기대효과 낮아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국은 비주류인 시아파 및 쿠르드와 손잡고 지배세력인 수니파를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란은 서방국가들이 무력으로 제압한다고 한들 현 집권세력을 대체할 만한 대안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이란의 이슬람 신정주의에 반발하는 세속주의 세력일 텐데, 그들조차도 과거 서구 제국주의에 의해 침탈당했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있기에 미국의 우호세력이 되기 어렵다. 요컨대 유럽이 미국을 도와 이란 정부군과 싸워 이긴다고 한들 그 이후에 친서방 세력이 이란에 세워지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미국과 유럽으로서는 치러야 하는 비용 대비 기대되는 효과가 낮은 전쟁인 셈이다. 결론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은 낮다. 물론 이란에 적대적인 이스라엘이나 미국과 이란의 강경파 등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요소들도 존재한다. 또 파병부대가 국지적인 충돌에 휘말릴 가능성 또한 무시할 수 없기에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여러 상황이 미국과 이란 간의 전면전 가능성을 낮게 가리키고 있다는 것은 이 지역에 파병하게 될지도 모르는 우리로선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다. 박정욱 MBC 라디오 PD ■박정욱 MBC 라디오 PD는 ‘중동은 왜 싸우는가’ 저자로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양희은 서경석의 여성시대’, ‘배철수의 음악캠프’ 등을 담당했다. 고려대 정치학 석사.
  • 北 발사체, 남한 전역 사거리 입증… 방사포 땐 다량 포격 위협

    北 발사체, 남한 전역 사거리 입증… 방사포 땐 다량 포격 위협

    고도 37㎞·사거리 450㎞·마하 6.9 추정 東→西로 발사대 옮겨 전형적 시험발사 “방사포 땐 단거리 공격 전력 세대교체 의도 다량 포격·기습 위협… 軍 방어 더 어려워” “방사포로 보기엔 속도 너무 빨라” 분석도 北 외무성 “새로운 길 모색할 수 있다”북한이 6일 황해남도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두 발의 단거리 발사체가 내륙을 넘어가 동해상에 떨어지면서 남한 전역이 타격 범위 안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5시 24분과 36분쯤 북한이 황해남도 과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포착했다”며 “사거리 약 450㎞, 고도 약 37㎞로 탐지했다”고 밝혔다. 비행속도는 지난 2일 발사체와 동일하게 마하 6.9로 평가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원산 갈마 일대에서 발사한 발사체의 경우 고도 약 30㎞, 사거리 약 250㎞를 비행했다. 지난 2일 영흥 일대에서 발사한 발사체는 고도를 더 낮춰 고도 약 25㎞, 사거리 약 220㎞를 비행했다. 이날 발사를 최근 두 차례 발사와 비교하면 고도는 좀더 높고 사거리는 2배가량 늘어난 셈이다.이날은 최근 발사했던 북한의 동쪽 지역이 아닌 황해남도 과일군 일대에서 발사해 내륙 상공을 건너 동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이 서쪽에서 시험발사를 한 것은 지난 5월 9일 이후 처음이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발사대의 위치를 옮겨 사거리를 늘려 발사하는 모습은 북한의 전형적 시험발사 패턴이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그동안 북한이 동해 연안에서 안전을 고려해 바다 쪽으로 초기 시험발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나름 성공적인 발사로 안정성에 자신감이 생겼으니 내륙을 관통하는 추가 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발사체가 방사포일 경우 중국이 가진 방사포 기술만큼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450㎞의 사거리는 남한 전역이 타격 범위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더 위력적이란 평가도 나온다. 미사일이 아닌 방사포는 여러 개의 발사관을 사용해 한 번에 다량 포격이 가능해 그만큼 방어하기 힘들다. 또 방사포가 탑재된 무한궤도형 이동식발사대(TEL)는 은밀한 이동으로 남한 전역에 대한 기습공격이 가능하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체계를 방사포로 대체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중국도 사거리 400~500㎞ 범위에서는 방사포로 대체하려 하는 만큼 북한도 스커드 미사일 노후화에 따라 방사포를 단거리 공격 전력으로 세대교체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했다. 반면 방사포가 아닌 이스칸데르급 단거리 탄도미사일(KN23)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정보분석관은 “방사포로 보기에는 마하 6.9라는 속도가 너무 빨라 북한이 이 정도 기술까지 가졌을지 의문”이라며 “방사포는 탄도미사일보다 비용을 낮추기 위해 표준화된 포탄의 형태로 대량 생산하는 목적이 있는데 굳이 고비용을 들여 필요 이상 기능을 개발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두 차례 발사체를 신형 방사포라고 주장했던 북한은 이날 발사체의 성격에 대해 밝히지 않은 채 외무성 대변인 담화문에서 전날부터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합동군사연습의 침략적 성격은 절대로 미화할 수 없다. 우리 역시 국가 방위에 필수적인 물리적 수단을 개발·시험할 것”이라며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대응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군사적 적대행위가 계속되는 한 대화의 동력은 사라지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이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도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청와대는 오전 7시 30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북한 발사체 관련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었다. 고민정 대변인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日 주요 언론들, 아베에 “한국 수출규제 철회하라” 촉구

    日 주요 언론들, 아베에 “한국 수출규제 철회하라” 촉구

    지난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 대상) 국가에서 제외한 아베 신조 일본 정권의 조치에 대해 요미우리신문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신문들은 비판의 소리를 내며 직간접적으로 ‘철회’를 요구했다. 아사히신문은 3일자 사설에서 “7월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를 포함해 향후 운용에 따라 한국경제를 심각하게 곤경에 빠뜨리고 일본 산업에도 악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며 “(수출규제 조치가 실시되는 것은 이달 하순부터인 만큼) 양국관계에 결정적인 상흔을 남길 우려가 있는 일련의 수출관리를 일본은 재검토해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한일 관계에 영향을 주는 의도는 없고 대항조치도 아니다’고 말했지만, 그를 비롯한 정권 관계자들은 지난달 수출 규제를 발표하면서 징용공 문제를 언급했다”고 꼬집었다. 다만 아사히는 “문 대통령은 이곳까지 사태가 꼬인 현실과 자신의 책임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상황 악화의 책임은 일본 정부에 있다고 말했지만 그것은 일방적인 책임 전가일뿐이라고 주장했다. 주요 일간지 중 가장 진보적인 성향의 도쿄신문은 “양국 관계가 이렇게까지 악화돼 있는 현실을 일본 정부는 인식하고 있는 것인가“라며 “혼란의 확대를 우려해 한국뿐 아니라 미국까지 (제재조치를) 보류할 것을 요구했는데도 이를 강행한 (일본 정부의) 책임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베 정권은 한국에 대해 고압적인 자세로 징용배상 문제의 해결을 원하고 있다. 과거 아베 정권은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에 똑같이 압력을 가했으나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그 경험도 살리기 바란다. 이웃나라와 알력은 내년 도쿄올림픽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번 조치는 한일 관계를 역사적 갈림길에 세우는 조치로 과거의 갈등과는 차원이 다른 대립이 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크게 2가지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우선 그동안 한일 관계에 적용돼 온 ‘정경분리’의 원칙을 흔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을 안보상 신뢰할 수 있는 우방이 아니라고 규정함으로써 동아시아 안보환경의 불안도 유발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보수 성향의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지금까지 일시적이고 한정적인 수준에 머물던 반일운동을 격확시키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사실상 조치의 철회를 요구했다. 이어 “한일간의 풀뿌리 교류까지 흔들리고 있다. 양국 국민들의 감정이 완화되더라도 정부간 대립이 장기화되면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에 비해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의 감정적인 행동은 묵과할 수 없다”면서 “일본은 사실관계에 기초해 숙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극우 성향 산케이신문은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 제외 조치에 대해 “타당한 판단”이라며 “한국의 반발에 흔들리지 말고 국가의 의지를 일관한 것으로 지지한다”고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韓경제심장 강남서 일장기 다 철거…시민사회 “분노와 정의 촛불 들자”

    韓경제심장 강남서 일장기 다 철거…시민사회 “분노와 정의 촛불 들자”

    구 관계자 “日경제침략선언에 철거”“日철회 때까지 일장기 떼놓을 것”부산 “허리띠 졸라맬지언정 식민 못 살아”전국서 일제히 日경제보복 규탄 성명서울·대전 등 주말 촛불집회 및 규탄대회한국 경제중심지 서울 강남구에 걸려 있는 일장기가 모두 철거된다. 시민사회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맞서 분노와 정의의 촛불을 들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시민들은 “아베의 정치 만행”이라며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이어가는 한편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대응도 촉구했다. 서울 강남구는 2일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한국 제외’ 조치에 대한 항의 표시로 테헤란로, 영동대로, 로데오거리 일대 만국기 중 일장기를 철거한다고 밝혔다. 화이트리스트는 수출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수출 우대 조치로 일본 아베 정부는 미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날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지난달 4일부터 한국의 주력 수출품이 반도체 소재들에 대한 대(對)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테헤란로와 영동대로 일대는 국제금융, 무역, 전시·컨벤션이 활발한 서울의 중심지역으로 지난해까지 ‘태극기 특화거리’로 운영됐다. 지난해 7월 민선 7기 출범 후 강남구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이미지 조성을 위해 태극기와 함께 만국기를 게양했다. 삼성역사거리와 강남역 사이 테헤란로 3.6㎞ 구간에는 외국 국기 137기 중 일장기 7기가 있다. 이외 영동대로에 4기, 로데오거리에 3기 등 총 14기의 일장기가 있다.구 관계자는 “일본의 조치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무역질서를 파탄시키는 경제침략선언이며 스스로 국제사회의 일원임을 포기한 것”이라면서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지 강남은 일본이 이성을 되찾고 조치를 철회할 때까지 항의 표시로 일장기를 떼어낸 자리를 비워둘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민사회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등 682개 단체가 모인 ‘아베 규탄 시민행동’은 이날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화이트 리스트 배제는 수출 규제에 이은 추가 공격”이라며 일본 정부를 규탄했다. 시민행동은 “일본의 행보는 침략, 식민지배의 역사를 반성하기는커녕 동아시아 평화 체제 추세에 역행하면서 군사 대국화를 추진하고, 한국을 경제·군사적 하위 파트너로 길들이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민행동은 일본 정부를 향해 ‘분노의 촛불’, ‘정의의 촛불’을 들자고 시민 참여를 호소했다. 시민행동은 주말인 3일과 10일 오후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행사를 개최하며 8·15 광복절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촛불 집회를 열기로 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아베 정권의 행보는 우리 국민이, 국제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 시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민적 의지를 모아서 제2의 자주 독립운동, 제2의 세계 평화운동을 함께 해나가자”고 말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경제 침략, 평화 위협하는 아베 정권 규탄한다”, “아베 정권은 식민지배 사죄하라”고 구호를 외치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 적힌 손팻말에 ‘폐기’ 스티커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했다.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도 이날 동구 일본영사관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아베 정권을 규탄했다.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등 지역 40여개 단체 관계자들은 “지금 아베가 강요하는 것은 한국의 무조건적인 굴종”이라면서 “허리띠를 졸라맬지언정 다시는 식민의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이 온 겨레의 한결같은 대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동북아시아에서 줄어드는 자신들의 입지를 세워보고자 패악질을 부리는 것이 이번 경제침탈의 본심”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운동본부는 주말인 3일 오후 일본영사관 옆 정발 장군 동상 광장에서 ‘일본규탄 부산시민 궐기대회’를 연다. 전북겨레하나는 이날 ‘선을 넘은 도발, 아베 정권 규탄한다’란 제목의 성명을 내고 “아베 정권의 목적은 명확하다”면서 “식민 지배와 전쟁 범죄로 점철된 자국의 과거사를 부정하고 평화헌법을 개정해 군사 행동이 가능한 정상 국가로 돌아가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경제 추격을 따돌리고 평화통일을 방해해 자국의 하위 파트너로 전락시키고자 한다는 점에서 더 큰 분노를 느낀다”고 강조했다. 전북겨레하나는 정부에 일본과의 군사 협력 전면 재검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재연장 불가 통보 등을 주문했다. 광주 진보연대도 “전범국인 일본이 피해자인 우리 민족을 또다시 위협하고 있다”며 강하게 규탄했다. 진보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식민통치 범죄를 사죄하고 합당한 배상이 마땅한데도 오히려 경제제재를 발동했다”면서 “총칼 대신 경제를 앞세워 제2의 침략을 자행하는 만행으로 명백히 경제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일본이 한국과의 신뢰와 우의 관계를 파기하고 경제전쟁을 선포한 것인 만큼 일본과 군사정보를 공유할 이유가 없다”면서 “GSOMIA를 파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와 평화나비대전행동도 광복절 전날인 14일 오후 7시 서구 둔산동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 앞에서 촛불집회를 연다.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수출 규제에 이어 한국을 백색 국가에서 제외한 일본의 결정에 “한일 관계를 이전과는 다르게 만든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박 사무처장은 “한일 관계는 역사 문제에 있어 다소 껄끄러운 부분이 있었다 하더라도 경제 협력이 밀접하게 이뤄져 왔고 한미일 안보 협력에서도 공유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배제하겠다는 것은 더는 이런 관계를 유지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도 결코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경제정책국장은 “일본이 정치 문제를 가지고 경제보복을 한 것은 명백히 규탄해야 할 일”이라면서 “한일 간 정치적, 경제적 문제를 모두 악화시키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권 국장은 “단기적인 피해에 어떻게 할 건지 정부가 국민들에게 명백하게 제시해야 한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기술형 기업을 키우고 일본에 의존하는 산업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인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는 “우리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했는데 정부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박 공동대표는 “정부는 외교로 풀어야 할 문제를 반일감정을 자극하며 불매운동 등으로 대응하도록 국민에게만 맡기고 있다”면서 “한일 관계가 파국으로 가지 않도록 대통령과 정부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들도 일본 정부의 결정을 비판하며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직장인 정모(32)씨는 “일본의 이번 결정은 경제보복으로 우방 국가 간 신뢰를 무너뜨린 행위”라면서 “아베 총리의 정치 만행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23)씨는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더 열심히 참여할 생각”이라면서 “시민들이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것과 상관없이 외교적으로도 해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경제전쟁 중인데 군사협력은 난센스” “안보 파기는 신중해야”

    “경제전쟁 중인데 군사협력은 난센스” “안보 파기는 신중해야”

    여야 의원들은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맞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파기하는 방안을 놓고 극명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은 “일본이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한다고 할 때 우리는 GSOMIA를 당연히 파기해야 한다”며 “서로 믿지 못하는 상대와 고도의 군사정보를 공유하는 정부협정을 가질 수 없다. GSOMIA를 파기하는 게 국제사회에 보이는 올바른 우리의 자세”라고 말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은 “남북 관계가 발전돼 남북 간 군사합의가 되면 GSOMIA도 필요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은 “일본이 경제전쟁을 하겠다는데 우리가 군사협력을 지속하는 건 난센스”라며 “정부는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를 배제할 경우 즉시 GSOMIA를 파기하겠다는 의사를 국제사회에 공표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유기준 의원은 “기존 제재 조치가 소총이었다면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는 원자폭탄급이다. 이건 한일 국교 수립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수준의 문제”라며 특사 등을 통한 외교적 해결책을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도 “안보 협력 관계까지 파괴하는 대응 전략으로 가는 것은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GSOMIA는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체제에서 연결고리가 되는 부분”이라며 “그 문제에 대해 외교부로선 언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GSOMIA 파기와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앞으로의 상황 전개를 보며 검토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여야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과 북한 쌀 지원 문제를 두고도 대립했다. 한국당 유민봉 의원은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 후 ‘남측에 대한 경고’라고 했는데 우리 정부는 오히려 북한을 변호하고 있다”며 “지금 청와대와 통일부 등은 국민 자존심을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은 “우리가 선의로 쌀 5만t을 주겠다는데 북한이 그걸 받지 않겠다고 한다. 그런데도 우리가 쌀을 줘야 하는 이유가 뭔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인도적 지원은 정치·군사적 문제와는 별개”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한미 관계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우리가 금강산 관광 등을 주도적으로 이끌 필요도 있다”며 적극적인 역할론을 제안했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영공을 침범한 것과 관련, 유 의원은 “1953년 정전협정 이후에 러시아 군용기가 영공을 침범한 것은 처음인데 왜 그날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지 않았느냐”고 질타했다. 그러자 강 장관은 “안보 관련 사항은 국방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국당 원유철 의원이 한미연합사령부를 통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 전술핵 공유를 주장하자 강 장관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경제전쟁 중인데 군사협력은 난센스” “안보 파기는 신중해야”

    “경제전쟁 중인데 군사협력은 난센스” “안보 파기는 신중해야”

    여야 의원들은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맞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파기하는 방안을 놓고 극명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은 “일본이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한다고 할 때 우리는 GSOMIA를 당연히 파기해야 한다”며 “서로 믿지 못하는 상대와 고도의 군사정보를 공유하는 정부협정을 가질 수 없다. GSOMIA를 파기하는 게 국제사회에 보이는 올바른 우리의 자세”라고 말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은 “남북 관계가 발전돼 남북 간 군사합의가 되면 GSOMIA도 필요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은 “일본이 경제전쟁을 하겠다는데 우리가 군사협력을 지속하는 건 난센스”라며 “정부는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를 배제할 경우 즉시 GSOMIA를 파기하겠다는 의사를 국제사회에 공표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유기준 의원은 “기존 제재 조치가 소총이었다면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는 원자폭탄급이다. 이건 한일 국교 수립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수준의 문제”라며 특사 등을 통한 외교적 해결책을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도 “안보 협력 관계까지 파괴하는 대응 전략으로 가는 것은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GSOMIA는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체제에서 연결고리가 되는 부분”이라며 “그 문제에 대해 외교부로선 언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야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과 북한 쌀 지원 문제를 두고도 대립했다. 한국당 유민봉 의원은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 후 ‘남측에 대한 경고’라고 했는데 우리 정부는 오히려 북한을 변호하고 있다”며 “지금 청와대와 통일부 등은 국민 자존심을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은 “우리가 선의로 쌀 5만t을 주겠다는데 북한이 그걸 받지 않겠다고 한다. 그런데도 우리가 쌀을 줘야 하는 이유가 뭔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인도적 지원은 정치·군사적 문제와는 별개”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한미 관계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우리가 금강산 관광 등을 주도적으로 이끌 필요도 있다”며 적극적인 역할론을 제안했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영공을 침범한 것과 관련, 유 의원은 “1953년 정전협정 이후에 러시아 군용기가 영공을 침범한 것은 처음인데 왜 그날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지 않았느냐”고 질타했다. 그러자 강 장관은 “안보 관련 사항은 국방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국당 원유철 의원이 한미연합사령부를 통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 전술핵 공유를 주장하자 강 장관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미국, 북 미사일에도 인내심 유지…“추가 도발은 말아야”

    미국, 북 미사일에도 인내심 유지…“추가 도발은 말아야”

    미국 정부가 북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에도 북미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다만 추가 도발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과) 외교적으로 나아갈 길과 협상을 통한 해결책이 있다고 계속 확신한다”면서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두어주(a couple of weeks) 안에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도 실무협상 재개를 통한 외교적 해결 기조에는 변함이 없음을 확인한 것이다. 실무협상 재개와 관련해 구체적 시점을 내놓은 것은 아니지만 ‘두어주’라는 표현을 통해 가급적 조기에 협상이 재개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도 “모두가 협상을 준비하면서 지렛대를 만들고 상대편에 대한 위험요소를 만들려 하는 것”이라며 크게 개의치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대북제재 위반 사항이기는 하지만 추가 제재 등으로 문제를 삼지는 않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군사적 압박 행보를 계속 두고 볼 생각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과의 외교적 관여에 전념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더 이상의 도발이 없기를 촉구한다. 모든 당사자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무협상 재개 시점이 당초 예상됐던 7월 중순을 이미 넘긴 가운데 북한이 잠수함 공개와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은 군사적 압박조치를 이어가며 주도권을 점하려 한다면 마냥 두고 볼 수는 없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던진 셈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與 “日 경제침략, 가미카제 자살폭격 떠오른다”

    與 “日 경제침략, 가미카제 자살폭격 떠오른다”

    최재성 “아베, 한일 갈등 의도적 증폭 헌법 개정해 재무장 단행하려는 것” 김민석 “도쿄올림픽 불매운동” 경고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는 2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개헌 추진과 관련, “가미카제 자살폭격이 이뤄졌던 진주만 공습이 떠오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위 위원장인 최재성 의원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전범국 일본의 재무장이라는 망상은 돌이킬 수 없는 세계경제질서 파괴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경제침략의 최종 종착점은 분명하다”며 “한일 갈등을 의도적으로 증폭시켜 헌법을 개정하고, 재무장을 단행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올림픽에 대해 최 위원장은 “올림픽이 1년 남짓 남은 지금, 과거사에 대한 인정과 진솔한 사과가 없는 일본에 평화 올림픽의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은 “한국은 도쿄올림픽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냐”는 외신기자의 질문에 “개인적 견해로, 안타깝게도 아베 정권이 평화헌법을 깨는 도구로 올림픽을 이용하고 있다”며 “아베가 즉각 경제전쟁을 중단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아베가 가장 팔고 싶어 하는 제품인 올림픽을 세계의 양심이 불매운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쿄올림픽을 가지도, 보지도, 먹지도, 사지도 말자는 ‘노 비지트(No Visit)·노 바잉(No Buying)·노 이트(No Eat)·노 워치(No Watch)’가 세계적 민간 불매운동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여부와 관련, “신뢰할 수 없는 나라와 군사적인 협정을 맺는 것 자체가 논리적으로 상반된다”면서도 “정부는 파기하거나 변경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한국에 충분히 사과하고 재정적 보상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최 위원장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은 국가 간 보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대한민국은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됐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한 “일본은 전략물자 통제 능력이 없는 위험한 국가”라며 “특위는 일본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 제재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정부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특위는 일본의 경제침략에 ‘수평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민주당과 정부는 양국 간 교역되는 1100여개 품목이 받을 영향과 추이를 면밀히 분석했다”며 “과장도, 축소도 없는 수출품 정밀지도로 수평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계속해서 글로벌 밸류 체인(공급망)과 세계경제질서를 무너뜨린다면 그 대가는 일본이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美 군사연합’ 거부한 英… 유럽 주도 호르무즈 호위 나선다

    총리 존슨 진영과 반대… 실효성 의문 폼페이오 “이란 원유거래 中업체 제재” 영국이 페르시아만 호르무즈해협에서 유조선 안전을 위해 유럽 주도의 새로운 군사 연합체를 결성하기로 했다. 22일(현지시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이란의 자국 유조선 나포에 대응할 방안을 찾기 위해 열린 긴급 관계장관 회의를 마친 뒤 의회에서 “유럽 주도로 해상 보호부대를 결성해 완전히 불법적인 이란의 국가적 해적 행위로부터 선원들과 화물을 보호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런 계획에 관해 독일, 프랑스,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외무장관 등 유럽국가들과 의견을 나눴으며,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도 이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영국 선박을 보호할 책임은 최우선적으로 영국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헌트 장관은 많은 압박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 연합에는 참여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미국은 지난달 24일과 30일 자국 중심의 호르무즈해협 공동호위 연합체에 영국의 군사적 자원을 배치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헌트 장관은 분명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유조선이 나포된 뒤,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면 이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정치권의 비판이 장관에게 쏟아졌다. 헌트 장관은 이날 “미국의 ‘최대 압박 캠페인’에는 동참하지 않겠다”면서 “영국은 지난해 탈퇴한 미국과 달리 2015년 맺은 국제 핵합의의 지지자로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구상에 대해 외신들은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제재가 있기 때문에 결국 영국도 미국의 손을 잡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새 총리에 선출된 보리스 존슨 진영의 정치인들도 이 같은 분석과 비슷한 생각이다. 차기 외무장관으로 거론되는 마이클 팰런 전 국방장관은 “만일 미국이 유럽 주도 군사연합에 참여하길 원한다면 배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 내정자를 지지하는 이언 던컨 스미스 전 보수당 대표는 “어떤 자산도 갖고 있는 유일한 국가가 미국”이라고 말을 보탰다. 헌트 장관은 “미국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 해군은 해당 지역에서 영국 선박 연료 재급유, 통신·지휘통제 시스템, 정보지원 등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우리는 항상 동반자 관계하에 군사 연합을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AP통신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이란산 원유 거래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중국 국영 에너지업체인 주하이전룽에 제재를 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대 압박 캠페인의 일환으로 미국은 주하이전룽과 그 회사 최고경영자에 대해 제재를 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더 많은 돈이 아야톨라(이란 최고 지도자)에게 가서 미군, 선원, 공군, 해병을 투입하고 그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특파원 칼럼] ‘고노 담화’ 시대는 다시 오지 않는다/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고노 담화’ 시대는 다시 오지 않는다/김태균 도쿄 특파원

    지난 15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한국에 노(NO)라고 말하는 의미’라는 제목의 기명 칼럼이 실렸다. 40년 넘게 이 신문에 몸담아 온 야마다 다카오 특별편집위원이 자신의 연재 코너에 쓴 이 글은 “예전에는 미국에 ‘NO’라고 할 수 있는 일본. 지금은 한국에 ‘NO’라고 할 수 있는 일본”으로 시작한다. 칼럼의 요지는 마지막 부분에 나온다. “많은 일본인은 문재인 정권에 불신을 갖고 있다. 화해를 서두르지 않고 (문재인 정권을) 불신하고 있음을 명확히 전해 관계 정립을 다시 하는 것. 그 첫걸음이라고 한다면 (이번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는 의미가 있다.” 왜 하필 극우파인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도지사의 책 제목(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을 패러디했을까 하는 건 둘째치고라도 “일본은 이제 역사문제로 한국에 양보를 거듭하는 흐름에 종지부를 찍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자국 정부의 주장을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인 마이니치의 고참 칼럼니스트가 그대로 대변한 것은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다음날이었다. 점심 때 만난 일본인 중견 기자가 그 칼럼 얘기를 먼저 꺼냈다. “그 글이 현재 일본 국민들의 정서를 꽤 정확하게 나타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서 근무한 적은 없지만 한국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깊은 편이고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장기 집권에 비판적인 사람이다. 우리는 해방 후 수십년 동안 일본에 대해서만큼은 우리가 믿고 싶은 대로 믿고,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려는 경향이 강했던 게 사실이다. ‘식민지배라는 막대한 역사적 부채를 지고 있으면서 진실된 반성의 빛을 보이지 않고, 그 빚을 제대로 갚으려 노력하지도 않는 존재’라는 거대하고 공통된 인식틀 안에서 일본을 바라봐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수십년에 걸쳐 장기화되고 만성화되다 보니 일본의 변화를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은 우리에게 어느 정도 수준 이상으로는 못 할 것’이라든지, ‘일본이 저렇게 하는 것은 선거와 같은 자국 내 이유 때문이어서 곧 원래 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든지, ‘아베 총리에게 비판적인 사람은 한국에 대해서는 우호적일 것’이라든지 하는 것이다. 일본은 변해도 정말 많이 변했다. 1993년 8월 15일 공영방송 NHK가 전쟁 패망 48주년 기념일에 내보낸 스페셜 다큐멘터리 ‘태평양전쟁’ 시리즈 최종회의 마지막 부분은 그때와 지금의 변화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동서 냉전 구도가 끝나고 세계의 정치·경제 흐름이 크게 바뀌면서 (각국으로부터) 일본에 대한 기대와 함께 불만과 비판이 팽배하고 있다. 그것은 일본이 전쟁에서 범한 잘못을 전후에 충분히 반성하지 않고 청산하지 않은 채 경제력만을 살찌워 왔다는 생각이 밑바탕에 자리잡고 있어서다. 일본이 태평양전쟁의 잘못을 적극적으로 속죄하려는 자세가 없다면 일본은 앞으로도 아시아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얻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하지만 현재 일본에 과거와 비슷한 대국의식의 우월감, 이기주의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렇게 비장한 반성의 결의를 안방에 송출할 수 있었던 NHK는 이제 없다. 다만 ‘아베 장기집권의 홍위병’으로서 NHK가 있을 뿐이다. 아베 총리가 자위대를 명기하는 헌법 개정을 말하고 막대한 군비확장에 열을 올리는 것을 바라보면서도 일본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여전히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의 언저리에서만 맴돌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이번 경제제재 공세를 그들의 변화를 직시해 우리의 바람직한 대응 방법을 찾아내는 발전적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windsea@seoul.co.kr
  • 법인세·취득세 온갖 특혜 줬더니…‘부동산 투기’ 수확한 농업법인

    법인세·취득세 온갖 특혜 줬더니…‘부동산 투기’ 수확한 농업법인

    농업법인의 부동산 투기 등 불·탈법이 도를 넘고 있다. 농업법인은 설립 땐 법인세·등록세를, 토지 매입 때는 취득세 등을 감면받는 등 각종 특혜를 누린다. 법인을 활용해 부동산을 사들인 뒤 목적 외 용도로 사용하거나 가격을 부풀려 되판 후 법인을 해산하는 ‘먹튀’ 사례도 허다하다. 경쟁력 있는 농업경영체 육성을 위해 도입된 제도의 취지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농업법인 제도는 ‘농어촌발전특별조치법’에 따라 1990년 도입됐다. 정부는 일정 요건을 갖추면 보조금과 각종 세제 혜택을 주고 있으나 사후 관리·감독은 뒷전이고, 그 틈새를 노려 불·탈법이 판을 친다.●‘배임’ 대표이사 포함한 일가 3명 檢 수사 광주의 한 농업법인도 제도상 허점을 이용해 막대한 재산을 부풀린 혐의 등으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랐다. 한국농어촌공사 광주지사는 21일 광주 광산구 수완동 한두레농산㈜ 대표이사 한모씨와 계열사 공동 대표 등 일가 3명을 배임과 강제집행면탈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농업용 저수지를 헐값에 사들인 뒤 도시계획시설 변경 등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서울신문 7월 10일자 23면>이 가려질지 주목된다. 농어촌공사는 2009년 농업법인인 한두레농산이 광산구 수완제(농업용 저수지) 부지 1만여㎡(약 3000평)에 지하 1층, 지상 3층, 전체면적 9200㎡ 규모의 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건립하는 것을 허용했다. 건립 10년 후인 올해 건물 가등기를 설정해 주고, 20년 후(2029년)에는 기부채납받는 조건을 달았다. 저수지 땅 지분은 농어촌공사가 74.2%, 농업법인이 25.8%를 소유했다. 농어촌공사는 20년 동안 연평균 1억여원의 임대료(20여억원)를 받기로 약정했다. 현재 3분의1 정도인 6억~7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두레농산이 가등기를 해 주기로 약속한 10년을 6개월여 앞둔 지난해 8~10월 채권자들이 무더기로 이 법인 재산을 가압류했다. 이 회사 계열사인 H건설이 89억여원의 공사대금 지급을 요구하며 부동산을 가압류했다. 역시 이 농업법인 대표의 가족이 운영하는 M주택산업과 H레포츠도 34억원과 7억 5000여만원의 대여금 지급을 요청하며 건물에 대한 강제 경매에 돌입했다. 건물의 감정평가액이 95억원인 데 비해 법인 빚은 한순간 130여억원으로 늘어났다. 유통센터가 빈 껍데기로 변해 버린 것이다. 농어촌공사는 뒤늦게 이 농업법인을 형사 고소한 데 이어 손해배상 소송 등 민사적 책임을 묻기로 했으나 채권 회수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이 사건은 표면적으론 농어촌공사와 농업법인의 재산권 다툼으로 비친다. 그러나 한 꺼풀 벗겨 보면 민간 회사의 탐욕과 공공기관의 묵인·방조·유착 의혹 등으로 얼룩진 복마전이다. 한두레농산이 사업 제안서를 낸 것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회사는 같은 해 3~12월 농어촌공사와 수완제를 공동 활용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저수지 부지 1만 7300여㎡에 유통센터를 건립한 뒤 20년 후에 기부채납하는 조건이었다. 저수지 부지는 생산녹지지역으로, 농업회사 법인이 아니면 관련 시설물을 지을 수 없다. 관할 광산구는 이를 토대로 2008년 4월 유통센터 건립을 허가했다. 한두레농산은 허가가 나오자 속내를 드러냈다. 같은 해 7월 농업 관련 시설물 이외의 용도로 사용이 불가능한 저수지 일부인 7260여㎡를 계열사인 H레포츠에 넘겼다. 소유주인 농어촌공사는 사전 토지 사용을 승낙하는 등 H레포츠의 골프연습장 사업을 ‘사실상’ 측면 지원했다. H레포츠는 이어 이 저수지 땅에 대해 체육시설용지로 용도변경을 추진했다. 광산구는 대상 토지의 80%를 미리 확보해야 하는 규정을 무시한 채 용도를 변경해 줬다. 특히 저수지에 수익시설인 골프연습장이 들어설 수 있도록 인근 사유지에 대해 수용권까지 발동했다. 감사원은 2010년 “광산구가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업자에게 도시계획시설 사업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 인가를 내주고 편입토지에 대한 보상·수용권을 부여하는 등 특혜를 줬다”며 해당 공무원 징계를 요청했다. 농어촌공사도 이를 눈감았다. 또 엉터리 감정평가로 시세의 3분의2 수준으로 땅(저수지)을 팔면서 6억 2000여만원의 손해를 끼쳤던 사실이 나중에 감사원 감사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설립 당시 총 30억 4000만원 지원받아 한두레농산은 농업법인 설립 당시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17억원, 광주시와 광산구로부터도 각각 6억 5000만원 등 모두 30억 4000만원을 지원받았다. 회사는 이 돈으로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을 짓고 지하 1층 4271㎡는 농산물산지유통센터로, 나머지 1~3층은 농산물직판장과 사무실 등으로 활용했다. 회사는 이어 초창기 1~2년 동안 사업 제안서대로 목적에 걸맞은 농산물 판매 관련 시설로 운영했다. 이후 지하 1층을 제외한 지상층은 마트와 식당 등으로 바꾼 뒤 수익사업에 나섰다. 협약 주체인 농어촌공사나 농식품부·광주시 등 보조금을 지원한 기관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 농업법인 관리·감독 기간은 10년이다. 지자체는 보조금을 지급한 뒤 매년 현장 지도·점검을 해야 한다. 위반사항 적발 시엔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보조금을 회수 조치해야 한다. ●“실태조사 나서자 법인등기 서둘러 폐지” 그러나 한두레농산은 10년을 몇 개월 앞둔 지난해 10월부터 경매절차가 개시됐는데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이어 정확히 10년이 되는 시점인 지난 2월 13일 농업법인 등기 자체를 폐쇄해 버렸다. 회사의 대주주는 앞서 증자와 주주 변경을 통해 설립 당시와 달리 비농업인인 특수관계인에게 주식지분을 편법 증여한 의혹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채권자인 농어촌공사 등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나 몰라라 했다. 심지어 광산구는 지난해 10월 법원으로부터 해당 건물에 대한 경매개시 내용을 통보받고도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이로써 이 회사는 농어촌공사와 협약한 가등기 또는 기부채납 조건 이행이 불가능해졌다. 농식품부와 광주시 등 보조금을 지원한 기관의 관리·감독에서도 완전히 벗어났다. ●등기 폐쇄 전 논밭 대량 매입 등 투기 의혹 한두레농산은 등기 폐쇄 전에 논밭 등을 대량 매입하는 등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일반 법인이나 비농업인이 논밭을 매입할 경우 영농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회사는 농업회사 설립 직후인 2008년부터 법인 명의로 유통센터 인근의 논 등 농업용지 수천평을 매입했다. 농업법인이 누릴 수 있는 각종 세금 감면 혜택도 받았다. 회사는 이같이 구입한 해당 지역 농지 등을 골프연습장과 주유소 등으로 개발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3년 11월 전남 곡성군 일대 토지 11만 5000여㎡를 농업회사 법인 명의로 구입한 뒤 비업무용으로 보관해 오다가 최근 특수관계인에게 넘기는 등 탈법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 회사가 농지법을 위반한 투기 행위를 감추고 당국이 정기적으로 하는 실태조사를 피하기 위해 농업회사 법인등기 자체를 서둘러 폐지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현재 당초 농업법인 대주주 일가 소유로 넘어간 수완동 저수지 일대의 땅은 매입 당시 평당 62만원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1000만원을 호가한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이란, 호르무즈서 英유조선 억류… ‘핵합의 우군’ 유럽 등 돌렸다

    이란, 호르무즈서 英유조선 억류… ‘핵합의 우군’ 유럽 등 돌렸다

    英, 자산동결 제재… 군사옵션엔 선 그어 이란 “합법적… 美제재 장신구 되지 말라” 美 비판했던 EU “즉각 석방을” 이란 압박 볼턴 ‘호르무즈 연합’ 韓동참 요구 가능성미국과 갈등을 높여 가던 이란이 영국 유조선을 나포했다. 핵합의 틀 안에서 미국의 제재를 비판하던 ‘우군’을 공격한 셈이라, 긴장 해소의 길이 더 멀어졌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19일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에서 영국 국적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를 나포, 억류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긴급 안보 관계장관 회의를 연일 소집했다. 사건은 미국이 이란 무인기를 추락시켰다고 주장한 바로 다음날 일어났다. CNN 등에 따르면 앞서 18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 수륙양용 강습상륙함인 복서함에 접근하던 이란 무인기가 미국에 격추됐다. 미 국방부는 전자교란 방식으로 공격했다고 밝혔고, 이란은 이에 대해 “모든 무인기가 기지로 안전하게 귀환했다”고 부인했다. 영국은 이란의 행위에 대해 ‘군사적 옵션’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상황이 신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외교적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영국 정부가 이란 정권을 겨냥, 자산 동결을 포함한 외교·경제 제재 방안을 마련 중이며 21일 헌트 장관이 제재안을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이란 측은 영국 유조선 나포가 합법적인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스테나 임페로호가 선박 자동 식별장치 신호를 끄고 정해진 항로를 이탈, 원유 찌꺼기를 바다에 버리는 등 불법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이란의 행동은 국제적 해양 법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 안보를 지키는 나라는 이란이며, 영국은 미국의 경제 테러리즘(제재)의 장신구가 되지 말아야 한다”고 썼다. 영국은 적어도 미국이 탈퇴한 핵합의 내에서 이란의 편에 섰던 국가다. CNN은 이란이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규정한 의무를 다했다는 데에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유럽연합(EU)이 동의하며 영국은 독일, 프랑스와 함께 이란이 미국의 제재를 피하고 경제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란의 행위에 대해 “국제적인 ‘허풍게임’에서 이란은 강경파들이 돈을 걸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쪽으로 ‘올인’했다”면서 “하지만 ‘친구들’과의 신용 관계도 끝이 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EU와 유럽 핵심국가들은 일제히 선박을 풀어줄 것을 요구했다. EU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대외관계청(EEAS)은 이날 낸 성명에서 “이미 호르무즈 해협에서 긴장이 높은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긴장이 더 고조하고 사태 해결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지난 19일 한국을 포함한 자국 주재 외교단을 불러모아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 구상을 설명했다. 미국은 23일 방한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민간선박 보호 연합체에 한국이 동참하길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북미 판문점 회동 부른 DMZ 평화지대화… 남북 미래도 연다

    북미 판문점 회동 부른 DMZ 평화지대화… 남북 미래도 연다

    작년 JSA 비무장화·GP 철수 군사적 신뢰 구축 유해발굴·생태계 공동 조사 등 주도적 추진 가능 “北, 하노이 후 주춤… 효과 알았으니 결국 응할 것”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군사분계선(MDL) 경계석을 넘어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북측 지역을 밟는 순간 비무장지대(DMZ) 평화지대화의 위력이 다시금 증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4월 판문점 경계석을 넘고 남북이 그해 10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비무장화를 완료한 노력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날 판문점 회동을 가능케 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두 정상의 판문점 회동으로 “사실상 적대 관계가 종식됐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남북 관계 개선을 견인한 분야는 군사 분야, 특히 DMZ의 평화지대화였다. 남북은 지난해 9월 9·19 군사분야 합의서를 체결하고 적대행위 전면 중지와 DMZ의 평화지대화에 합의했다. 그다음 달 25일 JSA 초소와 병력, 화기를 모두 철수했으며 이튿날 남·북·유엔군사령부 3자가 공동 검증하면서 JSA의 비무장화를 완료했다. 남측은 굴착기를 동원하고 북측은 폭탄을 이용해 DMZ 내 시범 철수 대상 감시초소(GP) 각각 11개 중 10개를 완전 파괴했다. 남은 1개씩은 병력과 장비를 철수하되 역사적 의미와 관광 가치 등을 고려해 원형을 보존했다. 남북 경제협력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지지부진했지만 남북 간 긴장 완화와 군사적 신뢰 구축은 빠르게 진행됐다. 다만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DMZ의 평화지대화는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측은 남측의 DMZ 평화지대화 합의 사항 이행을 위한 접촉 제의에 응하지 않고 있다. DMZ 내 공동유해발굴은 지난 4월부터 남측 단독으로 진행하고 있다. 역사유적 공동조사 역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북미는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동 이후 비핵화 실무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으나 북측은 ‘선(先)북미, 후(後)남북’ 기조를 보이며 남북 접촉에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DMZ가 평화지대화됨으로써 가능했던 판문점 회동으로 북미 관계의 교착이 풀렸듯, DMZ가 남북 관계를 다시 진전시킬 수 있는 기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DMZ 내 공동유해발굴이나 유적·생태계 공동조사, 남북 각자 생태공원을 조성하고 관광사업을 육성하는 일은 대북 제재에서 비교적 자유롭기에 남북 관계 진전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21일 “DMZ 평화지대화는 북한 비핵화 진전과 별도로 남북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북한도 DMZ 평화지대화를 통한 긍정적 효과를 이미 체험했기에 지금은 속도 조절을 하더라도 결국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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