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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대비에 부산한 각국의 표정

    ◎“페만 「시한폭탄」 터진다”… 지구촌이 초비상/TV정규프로 중단… 사태추이에 촉각/미국/결사항전 다짐속 터키국경 폐쇄 단행/이라크/사우디,전군에 비상령… 영은 전시내각체제로 ▷미국◁ 미국에 의해 대이라크 전쟁 개시 시점으로 거듭 확인돼왔던 15일 자정(미국동부시간)은 아무런 일 없이 지나쳤다. 철군시한이 지남에 따라 전문가들은 전쟁발발의 가능성을 깊이 우려하면서도 백보를 양보해도 군사적 충돌과 무고한 출혈보다 평화적 해결이 바람직하다는 의미에서 이라크의 양보,쿠웨이트 철수,외교적 협상에 의한 페르시아만 사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있다. 그러나 미국시간 15일 자정이 지나면서도 이라크가 쿠웨이트로부터의 철수를 시작하지 않자 앞으로 수일내에 전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견해가 여전히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미국은 이라크에 고도의 심리적 압박을 가한후 오는 20일쯤 결국 대규모 공격을 개시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철군시한인 15일밤 미 전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TV의 철야방송을 통해전쟁발발 여부를 지켜보며 긴장속에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자정이 가까워지면서 미국의 주요 TV방송들은 정규프로를 중단한채 이라크·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 등 중동에 급파한 유명 앵커맨과 워싱턴의 백악관·국방부 출입기자들을 입체적으로 연결시켜 현지표정과 사태의 추이를 보도하는데 방송시간을 전면 할애했다. 백악관 주위에서는 수백명의 반전주의자들이 『전쟁 반대』 구호를 외치며 철야시위를 벌였다. ○음료수값 4배 폭등 ▷이라크◁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유엔이 정한 철수시한이 지남에 따라 이제 더이상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아랍권의 한 외교소식통이 16일 말했다. 이 외교관은 UPI통신과의 회견에서 『후세인은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의 손쉬운 공격목표가 되지 않기 위해 당분간 공식석상에 나오기를 피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현단계에서 후세인을 제거하는 것은 다국적군에게 있어 정당한 것이며 이라크군의 사기도 크게 저하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터키 외무부는 16일 이라크가 터키와의 국경을 폐쇄시켰다고 발표했다. 터키 외무부의 무라트 숭가르 대변인은 이라크가 아무런 사전통보없이 마지막으로 열려있던 하부르 국경초소를 폐쇄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터키 신문들은 이라크가 이라크인들의 월경을 막기 위해 국경 안쪽에 지뢰를 매설했다고 보도했다. 이른바 「용기의 날」로 지정된 15일 이라크 라디오방송은 수백만명의 국민들이 전국의 수개 도시에서 시위에 참가했다고 보도했으며 인구가 4백만명인 바그다드에서는 지난 88년 이란과의 휴전때 이래 최대의 인파가 이날 운집했다. 병에 든 식수는 평상시보다 4배나 비싼 값에 팔리기도 했는데 바그다드 시민들은 전쟁이 일어날 경우 식수공급체제가 무너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설탕·통조림등 바닥 ▷사우디◁ 유엔이 설정한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수시한이 지남에 따라 다국적군의 일원인 사우디아라비아는 15일 전국에 비상경계령을 시달하는 등 이라크의 공격에 대비,임전태세에 돌입했다. 아랍 뉴스지는 사우디 각료회의가 15일 파드 국왕에게 사우디군의 전쟁준비 상태를 설명했으며 국방장관과 항공장관을 겸하고 있는 술탄 왕자는 14일 각료회의에서 행한 보고를 통해 사우디군이 최고 수준의 비상경계태세에 돌입했으며 전국의 주요 시설물들도 이라크 공군의 기습공격에 대비하는 만반의 방어체제를 갖췄다고 밝힌 것으로 보도했다. 이라크 미사일의 사정권안에 위치한 수도 리야드에는 정적이 감도는 가운데 팽팽한 긴장감이 고조피고 있으며 수도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는 민방위대와 정부관리들이 주도하는 방공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전쟁이 거의 확실시됨에 따라 전국적으로 생활필수품에 대한 사재기가 성행,리야드·제다 등의 주요 도시에서는 쌀·음료수·통조림·설탕·건전지 등의 물건들이 거의 바닥난 것으로 알려졌다. ○“바그다드후방 공격” ▷이스라엘◁ 이라크와 미국 주도 다국적 동맹군간의 전쟁이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고 이츠하크 샤미르 이스라엘 총리가 16일 밝혔다. 샤미르 총리는 이날 라디오 방송을 통해 『사담 후세인이 보여주고 있는 비타협적인 태도때문에 페르시아만에 배치된 다국적 연합군과 이라크군간의 군사적 적대행위가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발발시 이스라엘을 선제공격할 것이라며 이라크가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15일 이라크측의 미사일 공격가능성에 대비하면서 그들이 바그다드 후방까지도 보복공격을 가할 수 있는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경고했다. 공군 사령관인 아비후 빈눈 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은 항공기가 연료를 다시 공급받지 않고 비행할 수 있는 거리인 국경선 넘어 1천㎞ 떨어진 이라크의 미사일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선철군 후회담 제의 ▷소련◁ 페르시아만에서의 전쟁을 피하기 위한 노력들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 가운데 소련은 16일 이라크가 쿠웨이트에서 철수할 경우 중동의 제반문제에 관한 총체적 해결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제의했다. 알렉산데르 벨로노고프 소련 외무차관은 페르시아만사태에 관한 45분 동안의 소련 최고회의 보고에서 크렘린 당국은 사담 후세인 대통령과의 접촉을 계속 시도해오고 있다고 말하고 『만약 이라크가 쿠웨이트로부터 철군할 경우 아무도 이라크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며 철군후에는 중동문제 해결을 위한 길이 열릴 것』이라는 메시지를 이라크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후세인은 응징돼야” ▷영국◁ 정가와 일반국민들은 15일 프랑스의 중재노력을 마지막으로 모든 전쟁회피노력이 무위로 돌아가자 대이라크전은 불가피해진 것으로 일단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존 메이저총리는 이날 철군시한을 수시간 앞두고 벌어진 마지막 의회토론석상에서 『우리는 전쟁을 원치 않지만 사담 후세인이 그쪽을 선택하는 이상 다른 방도가 없다』고 밝히고 『영국은 지금 전쟁을 위한 모든 준비가 다 되어있다』고 선언했다. 한편 영국정부는 16일부터 전시내각체제로 들어가며 전시내각본부는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지하실에 설치된다. ○불도 무력사용 지지 ▷프랑스◁ 페르시아만에 파견중인 프랑스군 1만2천명은 미국의 지휘하에 놓이게 될 것이지만 그것은 「예정된기간」과 「예정된 임무」에 한해서만 인정될 것이라고 미셀 로카르 프랑스총리가 16일 밝혔다. 로카르 총리는 이날 페르시아만 위기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의회 특별회의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이같은 조치들은 쿠웨이트를 해방시키는 목적에만 국한,적용될 것이라고 말하고 쿠웨이트를 해방시키기 위해 이라크의 군사 기지를 파괴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는 점을 잘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16일 쿠웨이트에서 이라크를 몰아내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이 이제 합법화됐다고 지적하면서 프랑스는 다국적군의 대이라크 공격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테랑 대통령은 프랑스군의 군사적 개입에 대한 표결을 하기위해 긴급 소집된 프랑스 의회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유엔 결의안을 존중키 위해 군사력 사용을 명령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접전 임박… 일촉즉발의 페만

    ◎미 전투기들 발진태세… 영,“핵 사용도 고려”/레이다 장착 고성능 미사일 터키에 배치 시작/서방공관 3곳 잇단 폭탄테러… 불영사 인질도/“이라크군 이용” 우려… 영·불,페만 기상예보 중단 ○…영국은 이라크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것이라고 더글러스 허드 외무장관이 16일 말했다. 그는 이날 의회 외무위에서 이같이 밝히고 『영국은 이라크가 핵무기를 제조하거나 보유했다는 것을 알고 있지 못하지만 만일 이라크가 핵무기확산 금지조약을 위반하고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면 이라크에 대한 핵무기 사용은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레이다가 장착된 고성능 지대공미사일 패트리엇이 터키에 도착,철군시한 직후부터 배치되기 시작했다고 앙카라 주재 네덜란드의 한 관리가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터키가 줄곧 공급을 요청해온 패트리엇 미사일이 군 수송기편으로 도착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로부터 30편의 수송기로 도착할 이 미사일은 이라크 접경으로부터 2백25㎞ 떨어진 디야르 바키로 공군기지에 배치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주둔 이집트의 한 야전군 사령관은 16일 만약 페르시아만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이끄는 이라크군은 수일내에 붕괴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다국적군 가운데 3만6천명 이상의 이집트군을 지휘하고 있는 이집트군 사령관 살라 할라비 소장은 이날 유엔이 설정한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수 최종시한이 몇시간 지난 뒤 사우디·쿠웨이트 접경지대인 엘바틴에서 이집트군 기자들과의 대담을 통해 『이제 전쟁은 분명히 일어날 것』이라면서 이같이 예견했다. 그는 또 『만약 전쟁이 발발할 경우 이라크군은 불과 며칠정도 밖에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고 전제,『일단 다국적군이 전투에 돌입하게 되면 이라크는 스스로 너무나 큰 환상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사실을 충격적으로 깨달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현재의 다국적군 화력은 지금까지의 그 어느 것에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격시간·전술·무기 등은 지금까지한번도 사용된 적이 없는 놀랄만한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그다드 거리 한산 ○…철군시한이 종료된 후 중동 각국의 수도들은 긴장이 한층 고조된 모습이긴 하지만 광란적인 사재기 등 공황을 방불케 하는 상황에까지는 이르지 않고 있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선 이미 많은 시민들이 보다 안전한 것으로 여겨지는 북부지역으로 가족들을 대피시킨 가운데 거리엔 행인이나 자동차의 모습이 별로 눈에 띄지 않고 있다. 그러나 바그다드의 언론들은 이날 일제히 후세인의 쿠웨이트 사수를 전폭 지지하는 내용의 보도를 통해 승리는 이라크의 것이라고 장담. ○…키토(에콰도르수도)에 주재하는 미국·프랑스·독일 등 3개국 대사관이 16일 소형폭탄의 공격을 받았으나 인명피해는 생기지 않았다고 에콰도르 관리들이 밝혔다. 에콰도르 언론들은 이 공격이 페르시아만 사태와 관련된게 분명하다고 보도했다. 한편 키토에서 남서쪽으로 2백70㎞ 떨어진 과야킬에서는 반군단체 알파로바이브 소속원들이 프랑스영사관에 침입,프랑스영사 등 3명을 인질로 잡았는데 이 반군단체의 대변인은 페르시아만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프랑스영사관에 침입했으며 24시간 동안 영사관을 장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사일·폭탄 싣고 대기 ○…페만에 파견된 미 전투기들은 최고의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사일 및 폭탄을 적재한 채 비행장에 대기중이라고 한 미군 소식통이 말했다. 전투기들의 조종석 덮개는 모두 열려있고 붉고 흰색의 사다리가 놓여있다. 조종사들은 15분내에 발진할 수 있도록 준비명령을 받고 있다. ○…프랑스는 15일 페르시아만의 기상 예보가 이라크군을 도울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전국 기상대들에 대해 페만기상 예보를 중단하도록 지시했다고 프랑스 기상대의 한 대변인이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프랑스 국방부의 요청에 따라 내려진 것이라고 전했는데 프랑스 기상대는 페만의 기상을 4∼5일 전에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반면 이라크는 그같은 예측을 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기상학자들도 15일 페르시아만 지역의 날씨가 맑다고 전하면서앞으로 하루 내지 이틀은 날씨가 계속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영국 기상청도 이 지역에 대한 기상예보를 중단시켰다. ○…요르단의 후세인국왕도 『최후의 순간까지 평화해결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전쟁이 발발한다면 이스라엘과 이라크로부터 국토를 사수하겠다』고 말했으나 6만병력의 대부분이 이스라엘과의 접경지역에 배치된 상태여서 대 이스라엘전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형편. 상당수의 이라크군이 이미 요르단내로 이동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요르단의 청년들도 『전쟁이 나면 미국과 이스라엘을 쳐부수기 위해 자원입대하겠다』고 강한 아랍민족주의 성향을 과시.
  • “이라크 전역에 전쟁공포/시위·피난행렬 범벅… 상가 거의 철시

    ◎철군시한 하루전 분위기 급변/이라크군 포격훈련,연일 포성/귀국 중동근로자가 말하는 현지 분위기 결사항전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시위,요르단 국경 등 외곽쪽으로 줄을 잇는 피난차량행렬,대부분의 상점이 철시한 가운데 인적조차 뜸해진 시가지…. 16일 상오 바그다드 등 중동지역에서 대한항공 특별기를 타고 간신이 귀국하는데 성공한 3백1명의 교민·근로자·공관원 가족들이 전하는 현지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일촉즉발」의 전쟁직전 상태였다. 이들은 2∼3일 전만해도 「전쟁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던 페르시아만 일대가 이라크군 철수시한 하루전인 15일부터 분위기가 급변,중동지역 주민들은 극도의 전쟁공포감에 휩싸여 있다고 말했다. 또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는 군의 포격연습으로 포성이 그치질 않고 있는 가운데 연일 관제형 「성전시위」가 계속되고 있고 시가지 곳곳에는 「결사항전을 벌이자」는 벽보와 대자보가 나붙어 전쟁이 임박했음을 실감케 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생생히 전했다. 바그다드 시민들은 특히 육류·식수 등 식품사재기를 하느라 가게마다에서 소동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귀국교민·근로자들은 한결같이 『사지를 탈출한 것이 꿈만 같다』면서 『미국과 이라크간에 극적인 화해가 이루어져 페르시아만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부 근로자들은 현지에 값비싼 건설장비를 그대로 두고 온데 대해 아쉬워 했으며 어떤 교민은 두고온 남편 때문에 불안해 하기도 했다. 바그다드에서 귀국한 현대건설 요리사 김규준씨(47·경기 의왕시 오전동 329)는 『미국이 이라크에 최후통첩한 철군시한인 16일 하오2시를 나흘 앞둔 12일 상오5시 더이상 잔류할 수 없다는 현장 책임자의 판단에 따라 임시직원 문동락씨(46)와 방글라데시 고용인 5명을 남겨두고 이라크 바스라항 해운기지 현장을 떠났다』고 말했다. 페르시아만을 끼고 있어 최전선이 되는 바스라항 곳곳의 벙커옆에는 이라크 군대의 대공포 포탄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군인을 실은 트럭과 탱크들이 줄지어 분주히 이동하고 있었으며 쉴새없이 들리는 훈련용 대포소리와 전투기비행 등으로 전쟁 전야를 방불케 했다고 그는 공포와 불안감에 떨던 순간을 설명했다. 김씨는 『이라크당국이 연일 방송 등을 통해 「성전이 임박했으니 제국주의 미국과 맞서 싸우자」고 독려해 주민들은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면서 『주민들은 방독면을 마련하는 등 전쟁에 대비하고 있지만 생필품 부족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바그다드에서 현대건설 중기부 직원으로 일한 김재진씨(34)는 『전쟁을 많이 겪었던 탓인지 바그다드 시민들은 긴박감 속에서도 비교적 태연한 모습이었으나 2∼3일 전부터 전쟁분위기가 고조되면서 관제형 시위가 잇따랐고 거리 곳곳에 「성전」을 독려하는 대자보·격문 등이 나붙어 전쟁이 임박했음을 실감케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이라크인들은 전쟁이 날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면서 『그러나 겉으로는 후세인의 강경정책을 지지하지만 속으로 전쟁에 반대하는 등 불평불만이 많으며 친하게 지내던 이라크 친구들도 이같은 불평을 많이 털어놓았다』고 말했다. ◎근로자등 중동교민/3백1명 어제 귀국/“사지 탈출 꿈만 같다” 이라크 바그다드 등 중동지역 교민과 근로자 공관원가족 등 3백1명이 16일 상오7시15분 대한항공 특별기 8021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무사히 귀국했다. 오랜 비행시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입국수속을 마친 이들은 1층 입국장에서 기다리던 가족과 전장터를 빠져나왔다는 안도감을 함께 나누며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그러나 일부 가족을 현지에 남겨두고 철수한 공관원 가족들과 현지 사정으로 짐만 부쳐온 근로자가족 등은 곧 닥칠지도 모르는 전장의 회오리를 걱정하며 불안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귀국한 교민들은 현대근로자 81명,현지 공관원·가족 57명,한국외환은행 직원 17명,한일은행 직원 7명,신성과 용진근로자 각각 7,9명 삼성근로자 4명 등이다. 교민 특별수송기는 당초 이날 상오1시40분쯤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한때 요르단 등지에서의 교민철수에 차질이 생겨 요르단의 암만에서 6시간쯤 늦은 15일 하오5시30분(한국시간) 서울을 향해 출발했었다.
  • 페만위기와 시민의 지혜(사설)

    페르시아만에서의 전쟁위기가 초미에 닿아 있다. 지구반대편 아득한 저쪽 사막땅에서 남의 나라끼리 분쟁을 벌이는,우리와는 관계없는 전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오늘의 세계는 그렇지가 않다. 시시각각의 변화가 우리에게 닥쳐온다. 우선 우리는 이미 군의료진 선발대를 이 전장에 보내어 15일 상오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했다. 전쟁이 일어나면 곧 다치는 사람이 생길 것이고 그것을 치료해야 한다. 야전병원은 전선과 거의 같다. 우리의 귀한 육친들이 거기 파견되어 있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빠져나오지 못한 교민 및 동포 수십명이 아직도 이라크에 남아 있다. 우리가 이 위험한 전쟁을 몰라라하고 외면하지 못할 처지임은 명백하다. 이 전쟁은 또 일어나는 것과 동시에 우리를 최악의 위기상황에 빠뜨리게 될 것이다. 석유수급이 막혀 우리가 겪었던 어떤 경우보다도 불행한 사태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오일쇼크는 지난날에도 그랬듯이 오일 그 자체로서도 심각한 문제를 만들지만 그보다 더 힘든 것은 세계 전체를 불황의늪속으로 침잠시킨다는 점에 있다. 우리나라처럼 수출에 의존해서만 생존이 유지되는 경제체제의 나라로서는 말할 수 없는 타격을 입는다. 그렇지않아도 91년의 경제상황은 개방압력의 외풍과 생산여건의 악화에 의한 내압이 겹쳐 다른 조건들이 순조롭더라도 힘든 형편에 있는데 사막의 전쟁모래바람에 휩쓸릴 운영에 있는 우리로서는 난감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사치와 과소비가 문제가 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한심스럽고 서글프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페르시아만 사태가 전쟁상황으로 돌입되는 것에 대비하여 단계적인 대응책을 개발해 놓고 있는 당국의 계획을 보면 에너지의 경우 배급제가 되는 단계까지 상정하고 있다. 이런 대응책은 도상에서와 실시되었을 때의 사이에 굉장히 큰 간격이 있게 마련이다. 도상작전일 경우에는 사람들이 현명하고 협조적으로 호응해올 경우를 전제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시민이란 예측을 불허하는 감성적인 집단이다. 비상식량에 화장지까지 사재기를 해가며 이기심의 본능을 발휘하는 집단 히스테리로 공황의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사태가 악화하여 수습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사태 그 자체 때문인 경우가 드물다. 항상 우중의 이성적이지 못한 행동때문에 생긴 혼란이 원인이 되어 최악의 사태는 벌어진다. 그러므로 도상의 계획이 완벽하고 당국의 의지나 대응책이 충분히 마련된다 하더라도 시민이 따라주지 않으면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 지금은 시민 모두가 현명하게 발등에 떨어지려하는 불을 응시하고 떨어져 번지기 전에 불씨를 죽여 꺼야 하는 시기다. 그러면서 할 수 있는 껏 몸을 작게하여 좁아진 통로를 벗어나야 한다. 몸을 작게 한다는 것은 긴축하고 절약하고 낭비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는 에너지 비축분이 적고 경제적 자생력이 믿을만하지 못한 나라다. 그러므로 어느나라보다 국민의 현명성이 필요한 나라다. 시민이 똘똘 뭉쳐 허튼 것에는 한방울의 에너지도 낭비하지 말고 서로 격려하고 협조하며 함께 위기를 극복하지 않으면 이 수렁에서 살아남기 어렵게 된다. 합심하여 기도드리는 마음으로 평화를 발원하며 닥쳐올 시련을 극복하는데 국민적 합의를 이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 “페만불똥”… 차분한 “자구비상”

    ◎“개전임박” 소식에도 생필품 사재기없어/주유소만 줄서기… 재고 바닥/“궁금증 풀자”… 라디오ㆍ소형TV “불티” 폐르시아만에 전운이 점점 짙어지자 중동에 진출한 기업과 근로자 가족은 물론 온국민들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현지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운채 만일의 사태에 따른 대비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페르시아만에서 전쟁이 터졌을 경우 구입이 어려울지도 모를 석유나 양초,비상식량 등 생필품을 미리미리 준비하면서도 별다른 동요없이 생업에 종사하는 등 차분하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3일 전부터 전쟁위기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때 차질을 빚었던 중동교민들과 근로자들의 철수문제가 원만히 해결돼 예정대로 16일 상오 귀국하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불안감에 떨던 가족들과 회사측은 이들의 무사귀환에 안도하기도 했다.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철군시한을 하루앞둔 15일 전국 각지의 주유소ㆍ시장ㆍ백화점 등에는 아침부터 평소보다 많은 시민들이 몰려 분주한 모습이었으며 직장과 가정에서는 시시각각 흘러나오는 페르시아만사태 보도에 눈과 귀를 기울였다. 이날 수도권을 비롯,부산ㆍ청주ㆍ춘천 등 전국 대부분의 주유소에는 유가폭등을 우려한 시민들이 미리 기름을 사놓기 위해 차량뿐만 아니라 손수레ㆍ자전거ㆍ오토바이를 동원,기름을 나르기 바빴으며 이 때문에 재고가 바닥나기도 했다. 서울 도봉구 수유동 미륭상사 성북주유소에서는 하루전인 14일 하오9시쯤 난방용 등유가 모두 팔렸고 이어 『15일 하오3시부터 재공급한다』는 주유소측의 통보를 받은 주민들이 이날 새벽부터 기름을 사기위해 장사진을 이루며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시민 우옥분씨(59ㆍ수유1동 486의237)는 『14일 배달가게에 등유를 주문했으나 배달이 제대로 안돼 직접 사러 나왔다가 주유소마저 기름이 없어 5시간을 기다리다 겨우 10ℓ짜리 2통을 샀다』고 말했다. 14일 하오에는 서울의 면목주유소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50대 주민이 줄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자 종업원에게 항의하며 주먹다짐까지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석유 등 난방용기름의 수요폭발현상은 지방도 마찬가지여서 1백67곳의 유류판매 업소가 있는 청주의 경우 석유가 거의 동이나고 경유나 휘발유판매량도 2∼3배이상 늘어났다. 이처럼 석유공급난이 계속되자 유공ㆍ경인에너지ㆍ호남정유 등 석유업체들은 유조차량을 총동원,공급에 나서고 있으나 인천ㆍ경기도 과천 등의 저유소에는 석유를 공급받기 위한 유조차량들이 몰려 5시간정도 지나야 차례가 돌아가는 형편이어서 공급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밖에 상가 등에는 트랜지스터 라디오나 소형TV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세운상가에 라디오를 사러 나왔다는 김영욱씨(53ㆍ종로구 명륜동3가)는 『집밖에 나와서는 페르시아만사태와 관련한 소식을 알 수 없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전파상회에 들렀다』고 말했다. 석유가게나 전파상회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것과는 달리 쌀이나 라면 등 주요 생필품을 파는 업소에는 평소와 다름없었을 만큼 당초 우려했던 사재기현상은 거의 볼 수 없었다. 중동사태와 관련해 가장 분주한 곳은 이 지역에 진출해 있는 대기업들. 이라크에 23명의근로자가 남아있는 현대건설은 종로구 계동 그룹사옥 6층 해외업무 본부사무실에 비상대책반(본부장 하오문전문ㆍ51)을 편성,24시간 철야근무에 들어갔다. 한편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주한이라크대사관은 가잘 바르한대사를 비롯,본국직원 6명과 한국인 직원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근무하고 있으나 입국비자를 신청하는 사람들은 물론 방문객도 거의 없어 전쟁을 앞둔 긴박감을 피부로 느끼게 하고 있다. 특히 페르시아만 사태이후 비자신청이 크게 줄었을 뿐만 아니라 평소 1∼2일이면 가능했던 비자발급도 10여일이 넘도록 발급되지 않는 등 「전쟁분위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다.
  • 난방용 유류 사재기 극성

    ◎페만개전 우려… 주유소마다 장사진/경유는 8일 이후 38%나 더 팔려 페르시아만에서의 전쟁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춤하던 등유·경유 등 난방용 유류의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최근 페만에 전쟁이 터질 경우 국내 석유류값 인상 및 등유배급제 등의 비상대책을 발표하자 수요증가세는 더욱 높은 폭으로 치솟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현 원유 및 석유류 제품의 보유현황을 감안할 때 월동기간동안 수급에는 아무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동력자원부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등유·경유·벙커C유 등 난방용 유류수요가 이상난동 등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보다 크게 밑돌았으나 8일 이후부터는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유의 경우 지난 1∼7일 동안 하루평균 12만6천배럴이 팔렸으나 8일 이후부터는 이보다 17%가 증가한 하루 16만7천배럴씩 판매됐다. 또 경유는 1∼7일 동안 하루평균 2만6천배럴이 판매됐으나 8일 이후부터는 38%나 늘어난 하루 3만6천배럴이 팔렸으며 벙커C유도 그동안 하루평균 29만7천배럴이 팔렸으나 9일부터는 이보다 21%가 는 36만2천배럴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동자부는 이처럼 난방용 유류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것은 미·이라크간 전쟁위험이 고조되면서 심리적 불안감이 작용,일부 가정이나 업무용빌딩 등에서 갑자기 사재기에 나선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의 페만 대책이 발표된 다음날인 12일에는 서울시내 주유소·부판점마다 기름을 미리 사두려는 수요자들이 갑자기 몰려 주택가 부판점 등의 경우 등유·경유 등이 바닥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 물가 들먹…생필품 사기 힘들다/제조업자·상인,“곧오른다” 출하줄여

    ◎라면·우유·음료수등 품귀현상/일부지역선 “사재기” 조짐까지/“값 오른뒤에나…” 매석도 한몫 새해들어 라면·우유·음료수·화장지·비누 등 일부 생활 필수품들이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소매점이나 슈퍼마켓 등에는 이들 생필품이 동이나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지경이고 물건이 있는 가게에서도 품귀현상을 틈타 멋대로 값을 올려받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사재기를 하려는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연말 지하철·철도·항공요금 등 공공요금이 오르고 새해들면서 목욕료 등 서비스요금도 기습인상된 데다 앞으로 전반적인 물가상승이 예상됨에 따라 일부 생산업체와 대리점 등에서 정초의 일손부족 등을 빌미로 물건을 제대로 출하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다. 이에따라 시민들은 간단한 생필품을 사기위해 이가게 저가게를 찾아 돌아다녀야 하고 그것도 웃돈을 얹어주고야 물건을 살수 있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같은 생필품의 품귀현상은 정부가 지난해까지 한자리수 물가인상 억제정책을 펴 원자재 가격인상 등 공산품의 가격인상 요인에도 불구하고 물가를 계속 억눌러왔으나 올해에는 이것이 한도에 이르러 대폭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풀이다. 일부 상인들은 이같은 전망에 따라 재고상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앞으로 가격이 인상된 뒤에 팔려고 소비자들에게는 『물건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3살된 딸과 낳은지 10개월 된 아들을 두고 있는 가정주부 김모씨(30·경기도 의왕시 내손동)는 『아이들을 먹일 우유와 분유를 사기 위해 지난 4일과 5일 이틀동안 이웃 구멍가게와 슈퍼마켓을 다섯군데나 들렀으나 물건을 구입할 수 없어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노원구 상계동 등지에서는 8백원씩 하는 1ℓ짜리 우유를 강남구 개포동 등 일부 지역에서는 9백원씩 올려받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한신아파트에 사는 주부 최현경씨(34)는 『5일 밤 갑자기 콜라가 마시고 싶어 이웃 슈퍼마켓 3곳을 돌아다녔으나 「콜라가 떨어졌다」는 말에 하는 수 없이 사이다를 사 마셨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지난연말까지 7백50원하던 1.5ℓ들이 플라스틱병 콜라를 무려 9백원씩이나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서 H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김범식씨(67)는 『12월 중순까지만해도 맥주를 1주일에 20병들이 30짝씩 가까운 대리점으로부터 공급받아 팔아왔으나 연말연시를 맞으면서 갑자기 5짝씩 밖에 주지않는 바람에 물량이 달려 맥주를 사러 오는 손님들을 그대로 돌려보낼 때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M슈퍼마켓 영업부 대리 이용범씨(30)는 『올들어 특히 병맥주와 콜라가 많이 부족해 손님들이 가게를 찾아와도 부득이 제품을 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25일이 결산일인 생산공장에서 벌써부터 제품출하가 잘 안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또 『맥주와 콜라말고도 라면과 소주까지 부족한 상태여서 애태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종로구 통인동에 있는 옥인슈퍼마켓(주인 정영선·41)의 경우 소주·맥주 등 주류품과 라면·식용유 등 거의 모든 제품이 부족해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팔지 못하는 실정이다.주인 정씨는 『최근 물건값이 오른다는 말을 듣고 공장에 주문해도 출하받지 못해 작년 같은 기간의 절반쯤밖에 재고량이 없다』면서 『손님들도 「언제부터 가격이 오르는 거냐」고 자주 물어본다』고 말했다. 이 가게에 물건을 사러왔던 주부 이영희씨(44)는 『집에 설탕과 식용유가 아직은 충분히 남아있으나 가격이 언제 오를지 몰라 몇개를 더 사두기위해 왔다』면서 『월급 생활자들에게는 공공요금 인상은 물론 생활용품 가격까지 오를 기미를 보이고 있어 불안하기 그지없다』고 하소연했다.
  • 한파 내일까지 계속/오늘 서울·중부 영하 10∼6도

    ◎꽁꽁언 휴일… 시민들 월동채비로 바빠 주말과 일요일을 얼어붙게 만들었던 한파가 월요일인 3일에는 철원지방을 영하 10도까지 떨어뜨리는 등 더욱 맹위를 떨칠 것으로 보인다. 중앙기상대는 2일 『우리나라로 다가오고 있는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이 제28호 태풍 「페이지」가 약화돼 생긴 온대성 저기압의 저항을 받아 확장속도가 늦어졌기 때문에 이날 아침기온이 서울 영하 4.7도,수원 영하 3도 등 수은주가 예상만큼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이 고기압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는 3일에는 더 추워지겠다』고 예보했다. 기상대는 『이번 추위는 3일 아침 철원 영하 10도,수원·춘천 영하 8도,서울 영하 6도 등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을 영하로 떨어뜨리고 4일에도 중부지방의 최저기온을 영하 4∼6도에 머물게 한뒤 5일쯤 예년기온을 되찾겠다』고 내다봤다. 올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12월 첫 휴일을 맞은 시민들은 갑자기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자 서둘러 김장채비에 나서거나 월동준비를 하는 등 가정에서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각 가정에서는 가정용 석유난로를 꺼내 손질을 하거나 주유소 등을 찾아 난방용 기름을 미리 사두기위해 줄을 서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또 서울 봉천동 등 고지대 주민들은 일부 가게에서 연탄사재기로 품귀현상을 빚자 가족들이 모두 동원돼 이웃 동네까지 가 연탄 등 월동용 생활필수품을 장만하는데 바쁜 하루를 보냈다.
  • “「기아 한파」 엄습”… 어려움 겪는 소련

    ◎경제사정 악화로 식량난 가중/허술한 조달체계·극성스런 사재기가 부채질/레닌그라드,이달 들어 식료품 전면 배급실시 소련의 경제사정이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 같다. 겨울로 접어들면서 악화된 경제사정은 식량부족사태로 발전,식품가게 앞은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는가 하면 사재기,매점행위 등 혼란이 극을 이루고 있다. 현재 소련 국영상점의 식품 품귀현상과 줄서기는 2차대전 이래 최악이라는 소식이다. 소련 제2의 도시 레닌그라드가 지난 1일부터 육류 소시지 우유 곡류 등 기본 식료품에 대해 전면 배급제에 들어갔고 수도 모스크바도 현재 설탕과 담배에 국한된 배급제를 곧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실제로 기아에 대한 우려가 여러 도시에 확산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이번 겨울을 넘기기 전에 시민들이 폭동을 일으켜 지난 7년여 동안 근근이 이끌어온 페레스트로이카의 전과정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으로 끝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소련개혁의 과제는 침체된 경제의 회복과 새로운 정치체제의 모색으로 크게나눌 수 있을 것이다. 정치적인 어려움도 경제난 못지않게 심각하다. 정치적 민주화와 다원주의에로의 노력은 아직 모색단계에 머물러 있고 새 연방제도의 탄생을 싸고 벌어지는 중앙정부와 연방공화국간의 갈등 또한 해결의 실마리를 좀체 찾지 못하고 있다. 소련의 경우 정치적 문제들이 해결책을 찾기 이전에 경제사정이 파국에 이른다면 개혁과정 전반이 수포로 돌아간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치다. 뿐만 아니라 식량난을 포함한 경제난의 근저에는 정치 경제 사회적인 제요인이 난마처럼 얽혀 있어 모든 것이 같이 풀리기 전에는 어느 한 문제도 해결할 길이 어렵게 돼 있다. 예를 들어 중앙과 연방공화국간의 분쟁 등 민족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지금의 경제상황이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련정부는 종합적인 해결책을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기근의 위험은 없다』 『일부 세력이 정치적 목적으로 기근설을 고의 유포하고 있다』며 책임회피성 설명까지 한다. 그러면서도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지난 11월 파리유럽안보협력회의(CSCE)에 참석해 서방 각국 정상들에게 긴급 식량원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문제는 소련의 식량난이 단기간의 공급물량을 늘린다고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현 식량부족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허술한 조달체제와 시민들의 사재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과거 공산당 조직이 통제하던 물자조달체계는 거의 기능이 정지된 반면 아직 효율적인 새 체계는 마련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부패한 관료조직과 수송망의 미비로 인해 많은 농산물이 산지에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유실된다. 일반시민들의 사재기 심리는 경제개혁안의 시행 자체를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어놓고 있다. 모스크바시내 한 식품점 주인은 최근 외신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공급받는 물량은 지난해보다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에 1주일 걸려 팔리던 소시지나 육류 한 트럭분이 지금은 2∼3시간이면 다 팔려버린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난 10월 경제개혁안을 확정하고 곧 소비자가격을 자유화한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가격상승 전에 하나라도 더 사두겠다는 심리에 너도나도 물건만 보면 덤벼드는 것이다. 물자부족을 초래한 원인에 대해서는 이 외에도 갖가지 의혹들이 시중에 나돌고 있다. 그 중에는 구 공산주의 세력들이 상점 진열대가 비도록 교묘히 조작해 국민들에게 반고르바초프 감정을 갖도록 유도한다는 것도 있다. 국영상점 종사자들이 웃돈을 받고 물건을 다 빼돌리기 때문이라는 설,신종 투매꾼들이 국영상점에서 물건을 사모아 자유시장에 내다 팔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예를 들어 국영시장에서 쇠고기 1㎏에 2루블하는 것이 자유시장에서는 25루블에 팔린다. 소련시민의 평균 월급이 2백80루블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신종 투매꾼들에 대한 일반의 감정이 어떠하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가 있다. 이런 감정의 화살이 결국은 현 지도부에 대한 불신으로 모아지고 있다. 식량부족사태는 결과적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을 가장 첨예하게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소련 경제학자들의 분석은 해결의 전망을 더욱 비관적으로 보이게 한다. 이들은 공화국간 경제협조체제와 와해와 누증되는 재정적자를 식량부족의 보다 근원적인 원인으로 지적한다. 연방공화국들이 중앙정부,그리고 여타 공화국들과의 협조를 거부하는 이유는 첫째 필요한 물자는 스스로 확보해두겠다는 자급자족 심리와 둘째 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루블화보다 물건을 그대로 갖고 있겠다는 심리 때문으로 설명된다. 11월말에 발표된 소련의 내년도 재정적자 규모는 2천5백억루블(약 4천5백억달러)로 GNP의 2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 적자를 메우기 위해 수천만 루블이 발행된다. 고정된 가격에 팔릴 식품의 양은 제한돼 있는데 통화증발로 시중의 물자부족은 더 심화되게 된다. 예를 들면 시중에 풀린 돈이 1백루블이라면 상점에 나와 있는 물건은 15루블어치밖에 안 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11월26일에는 모스크바에 우유를 공급해오던 주변 9개 지방이 우유 공급 중단을 통보해와 시민들이 한꺼번에 분유를 사려고 몰려들어 일대 혼란이 일어났다. 분유 재고는 금방 바닥이 났고 모스크바시민들 사이에는 기아에 대한 공포가 급속히 확산돼갔다. 1차적인 과제는 역시 새 연방체제 출범을 마무리 지어 소연방내 공화국간 경제협력체제를 복원시키는 일과 수송 등 효과적인 물자조달체제를 시급히 갖추는 일이다. 곡물 야채 등의 생산은 80년대 후반 들어 15%,육류는 19% 증가했다는 것이 소련정부측 통계이다. 생산수치로는 지금의 식품부족난을 설명하기 힘든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곡물 총생산량 8천여 만 t 가운데 연방정부가 사들인 양은 5천9백만t 정도로 집계돼 있다. 나머지는 생산지역당국이 임의로 처분한 셈이다. 식량수입도 80년대 후반 3천5백만t 내외로 일정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육류 채소 과일 설탕 등의 수입은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해온 것으로 나타나 있다. 따라서 통계수치로 보면 주요식품의 개인당 평균소비량은 일정수준을 유지하거나 증가했는데도 소비자들은 계속 식품 구하기가 힘든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역설적 현상은 현재 소련이 겪고 있는 식량문제가 공급측면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소련당국으로서는 먼저 연방조약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 정치적 안정을 찾고 이를 기반으로 가격제도와 토지개혁 등 근본적인 문제해결 노력에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현행 정부보조가격체제와 시장체제를 가지고서는 결코 식량난 등 지금의 경제난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하지만 이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된 바 있다. 소련정부는 금년 3월 곡물가격을 지난해 대비 2배로 인상한다는 조치를 내놓았다. 이어서 후속조치로 7월1일부터 빵값 인상을 단행키로 했다. 그때도 모스크바를 비롯한 주요도시들에서 사재기 등 한바탕 소동을 겪은 끝에 결국 빵값 인상계획을 백지화시킨 전례가 있다. 소련국민들도 국가 전체의 경제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값이 오르기 전에」 닥치는 대로 줄서서 사모으는 일에만 몰두하는 한 개혁의 길은 그 만큼 더 힘들고 더디어질 뿐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 휘발유·등유값 인상의 배경·파장

    ◎다시 분 「유가 한파」… 소비절약이 과제/내년초 추가조정 앞둬 「고유가」 돌입/인플레 심리 자극,물가 악영향 우려 연내에 「올린다」 「안 올린다」로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으나 결국 유가는 인상됐다. 페르시아만사태 이후 4개월 동안 끌어오던 유가인상 문제가 휘발유와 등유값을 각각 28% 인상하는 것으로 일단 매듭된 것이다. 정부는 페만사태 이후 한동안 『국내 기름값을 연내에 올리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었지만 페만사태가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국제유가도 한때 배럴당 40달러 선을 넘어서자 슬그머니 이 방침에서 후퇴하기 시작. 그러다 국내도입원유가가 이달초부터 정부가 잡아놓은 「연내동결의 마지노선」인 배럴당 25달러를 넘어설 게 확실해지면서 정부는 연내인상 쪽으로 가닥을 잡아나갔다. 여기에 페만사태로 본격적인 고유가시대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휘발유·등유 등의 소비가 계속 폭등세를 보여 이에 대한 안전판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도 방향을 선회하게 한 중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부가 연내인상 쪽으로 최종 방침을 세운 것은 지난 12일. 「에너지절약촉진대회」 보고차 청와대에 들른 이희일 동자부 장관은 이때 대통령에게 『연내에 기름값을 인상하겠다』는 방침도 아울러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 경제기획원·동자부·청와대경제팀의 주축이 되어 구체적인 계수조정작업에 들어갔으며 이산 끝에 휘발유와 등유값만을 올리기로 23일 밤 최종 결론을 내렸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정부는 「제한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그 동안 거둬온 막대한 석유사업기금과 「연내동결」이라는 대국민 약속을 여하히 풀 것이냐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것이다. 결국 국제유가가 30달러 선을 넘는다 해도 국내유가를 전혀 올리지 않고 연말까지 견딜 수 있다는 대국민 약속을 어긴 셈이 되긴 했지만 산업활동과 가계부담을 고려,제한된 인상으로 약속의 일부를 지키려는 흔적은 보였다. 페만사태 이후 정부가 유가완충을 위해 쓴 석유사업기금은 정유사 정제비 인상에 따른 보전금 9백20억원과 9월 원유도입손실보전금 7백49억원 등 모두 1천6백69억원. 또 10월 원유도입손실보전금 2천5백10억원이 12월과 내년 1월중 지급될 예정이다. 정유사들조차 『정부가 거둬들인 돈을 지급할 리가 있느냐』며 반신반의했던 일이 실제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이는 정부가 여론에 그만큼 신경을 썼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페만사태로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했다고 해서 국내유가를 대폭 손실할 수는 구조적으로 없게 되어 있다. 때문에 전체 유종의 13.5%를 차지하고 있는 휘발유와 등유값만을 일부 조정한 것이다. 사실 배럴당 9월중 19.91달러,10월중 25,74달러,11월중 30.80달러(예상치)를 보인 국내원유도입단가의 상승추세를 보면 정부로서는 경유·벙커C유 등 전 유종을 조정하고 싶었을 게 틀림없다. 그러나 경유·벙커C유·LPG 등 기타 석유제품의 경우 버스·화물차 등 대중교통수단과 산업용으로 주로 쓰여 인상할 경우 국제경쟁력과 산업활동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돼 전면적인 조정을 내년으로 미룬 것이다. 실제 벙커C유는 산업용으로 47%,발전용으로 28%,난방용으로 14%가 사용되고 있다. 또 경유는53%가 버스·열차·화물차량에 쓰이고 있으며 산업용으로도 22%가 사용되고 있어 이들 석유류 제품을 인상할 경우 대중교통수단의 인상도 불가피해 물가불안은 물론 국제경쟁력을 저하시킬 것은 명백하다. 이렇게 볼 때 이번 휘발유·등유값의 인상은 「고유가시대로 접어든만큼 씀씀이를 줄여야 한다」는 분위기 고조의 차원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또 이를 통해 수급불안으로 월동기 파동이 예상되는 등유의 수급을 조정하자는 의미도 함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부 유종만을 손질해 파급영향을 최소화함으로써 물가심리를 크게 자극하지 않고 수급불안도 가격으로 해결하자는 효과를 노린 셈이다. 사실 이번 인상은 전체 유종으로 놓고 볼 때 4.4%의 인상효과를 가져와 소비자물가에는 0.08%포인트 영향을 미친다. 이에 반해 월동기중 휘발유 소비의 17%인 2백30만배럴을,등유 소비의 14%인 3백50만배럴을 각각 줄일 수 있다는 게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분석이다. 이럴 경우 현재 월동기 수요의 11%인 2백67만배럴의 등유를 구하지 못해 쩔쩔매온 정부로서는 자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게 되는 셈이다. 이번 유가인상이 물가지수를 크게 올리지 않는다는 정부의 분석에도 불구하고 물가수준이 이미 10% 대에 근접하고 있고 인플레심리가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내년초에 유가의 전반적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연말까지는 철도·수도료 등 일부 공공요금이 곧 인상된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물가불안이 경제의 핵심과제로 등장될 것 같다. 정부의 이번 인상은 지난 81년 11월29일 6% 인상한 뒤 8년 만에 처음 단행됐다. 그 동안 7차례나 인하를 거듭,50% 가까이 가격이 떨어져 다른 나라에 비해 싼 기름을 써온 게 사실이다. 비록 페만사태 이후 에너지 다소비국 가운데 가장 늦은 인상이긴 하지만 이번 인상은 고유가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신호탄에 불과하다. 정부는 내년초 휘발유·등유는 물론 이번에 제외된 전 유종의 가격도 재조정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하루 백㎞ 주행차,월 2만6천원 더 부담/내년 1월 특소세율도 1백30%로 올라 이번 기름값 인상으로 등유를 난방용으로 때는가정과 자가용을 갖고 있는 가계의 부담은 크게 늘어나게 됐다. 특히 휘발유의 경우 내년 1월1일부터 특별소비세율이 현행 85%에서 1백30%로 오르게 되어 있어 자가용 승용차 소유자의 부담은 훨씬 커질 전망이다. 등유는 난방면적 35평인 단독주택에서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인 월동기중 6드럼(1천2백ℓ)을 땔 경우 6만2천4백원의 추가부담이 생긴다. 종전에는 22만3천2백원이었던 것이 이번 인상으로 28만5천6백원으로 늘기 때문이다. 만일 날씨가 추워 9드럼을 땔 경우에는 추가부담은 9만3천5백원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유가가 인상되기 전 대부분 가정에서 이미 오를 것에 대비,사재기가 끝난 상태여서 앞으로 등유수요는 크지 않을 것 같다. 또 현재 각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난방보일러는 경유를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어 소음이나 그을음을 막기 위해 경유를 섞어쓰거나 경유만을 땔 경우에는 부담을 그만큼 크게 줄일 수 있다. 휘발유는 쏘나타 등 ℓ당 12㎞를 주행할 수 있는 중형차로 하루 1백㎞를 주행할 경우 월 휘발유값은 인상 전의 9만3천2백50원에서 11만9천2백50원으로 2만6천원이 더 늘어나게 된다. ℓ당 6㎞를 주행하는 그랜저 등 대형차의 부담은 중형차의 배인 5만2천원이다. 그러나 이것도 12월 뿐이며 내년에는 휘발유특소세가 대폭 인상돼 쏘나타 등 중형차의 부담은 한 달에 3만1천7백원으로 대폭 늘게 된다.
  • 유가와 공공요금의 조정(사설)

    국내 유가와 상수도 및 철도여객 요금을 비롯한 공공요금의 연내 인상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국내 도입 원유단가가 배럴당 25달러 수준에 이르자 정부는 국내유가의 인상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에 이르렀고 현재 분위기로서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여 연내에 20% 정도 올린 후 내년에 15∼20% 정도 추가인상하는 안이 우세한 것처럼 보인다. 정부는 월말쯤 유가를 인상하면서 연말 한자리 수 물가유지 범위내에서 물가파급 효과가 비교적 적은 상수도와 철도여객요금 등 공공요금도 연내 올린다는 방침 아래 계수조정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가와 공공요금의 가격조정은 필연적으로 다른 물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내년도 임금조정에도 파급을 미치어 고물가·고임금의 악순환을 초래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그런 이유로 정책당국이 국내유가 인상요인을 연내에 전부 반영치 않고 일부를 내년으로 이월하려는 것에 대해 일응 납득이 가기도 한다. 또 공공요금의 경우 물가에 파급효과가 적은 것을 골라 연내에 인상하려는 점에 대해서는 이해가 간다. 특히 유가문제는 그동안 국제유가 폭등에 대비하여 비축해놓은 석유사업기금을 제대로 활용치도 않고 유가를 올리는 데 강한 비판과 반발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석유사업기금을 활용하여 국내유가 인상을 유보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이미 9월부터 석유사업기금으로 도입원유에 대해 손실보전을 해주고 있고 10월분 보전이 끝나면 향후 두 달 남짓 정도밖에는 유가인상을 지연시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유가인상이 불가피한데 연말 물가가 한자리 수를 넘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두 차례로 나누어 유가를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엄밀히 말해서 인위적인 물가조정에 불과하다. 한두 달 동안 인상요인의 일부를 거치함으로써 물가지표상 한자리 수를 유지한다고 해서 물가가 안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지표관리 위주의 전시적 행정은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뿐이다. 유가인상의 억제는 오히려 소비를 조장하여 자원의 낭비를 초래하게 된다. 유가인상설이 나돌면서 정유사들이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원유사재기도 하나의 부작용에 속한다. 정유사들은 국내유가가 오르기 전에 원유를 들여올 경우 정부로부터 손실보전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유가가 오르면 오른 값으로 판매,그 만큼 이득을 올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반면에 비싼 가격으로 원유를 매점함으로써 국민경제면에서는 귀중한 외화의 낭비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국내유가 인상의 무리한 억제는 원유수입의 절감을 저해하고 향후 유가인상폭을 확대시키는 결과만을 가져온다. 공공요금의 인상억제도 같은 맥락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공공요금의 인상요인을 경영합리화 등을 통해서 흡수할 수 없을 때에 인상을 유보하게 되면 공공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키게 된다. 또한 요금인상을 유보했다가 일시에 대폭 인상하게 되면 충격이 한결 높아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형식상의 물가지수관리에 급급하지 말고 가격이나 요금은 그때그때 조정해야 한다. 정책당국은 실질적인 물가안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지수관리의 미망에서 헤어나야 할 것이다.
  • 물가등 변수 고려,인상시기 확정/이 동자,기자간담 내용

    ◎도입가 25불선 넘어서 조정 불가피/「완충 자금」1조8천억만 활용가능 이희일 동력자원부장관은 20일 페르시아만 사태와 관련,연내 국내기름값 인상문제에 대해 『9∼12월 기간중 국내원유 평균도입단가가 배럴당 25달러를 넘어설게 확실해진 만큼 다음주중으로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인상여부,시기,폭 등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혀 다음 주말이나 늦어도 12월초에 국내 유기인상을 단행할 뜻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장관은 이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그러나 이는 연내 인상에 대한 본격검토를 의미하는 것일 뿐 정부의 최종 방침이 세워졌다는 얘기는 아니며 물가,국제유가 변동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장관의 이날 전체적인 발언과 현 페만사태의 동향을 종합할 때 극적인 상황반전은 기대하기 어려워 연내인상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느낌을 짙게 했다. 다음은 이장관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연내인상설」이 나돌자 일반의 여론이 유가완충용 자금에 쏠리고 있는데. ▲이장관=현재까지 석유사업기금으로 조성된 총액은 5조4천6백75억원이다. 이중 원유도입선 다변화를 위한 수송비지원 등에 3천5백81억원이 쓰였고 비축시설건설 및 비축유구입 등에 9천6백30억원이 소요됐다. 또 유전개발·도시가스사업·에너지이용합리화 사업 등에 2조1천5백18억원이 융자됐다. 물론 이 자금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회수될 돈이다. 그러나 이 자금은 회수되더라도 에너지수급 안정을 위해 앞으로 계속 유전개발 등에 사용해야 하므로 실질적인 유가완충용 자금은 재정투융자특별회계(재특)에 빌려준 1조3천억원과 금융기관에 예탁한 4천2백39억원,올해 사용하려다 남은 1천2백억원 등 총 1조8천4백39억원이다. ­페만사태가 터진지 거의 4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국내유가인상요인을 흡수하기 위해 활용한 유가완충용 자금의 규모는. ▲이장관=지난 8월2일부터 10월말까지 총 4천1백79억원이 쓰이게 된다. ­정부는 당초 올해 쓸 수 있는 완충용자금 규모가 총 9천억원정도 된다고 밝혔었다. 아직도 약 5천억원 정도가 남아있는데. ▲이장관=현 국제원유가 추이로 볼때 11월과 12월의 가격보전액은 보수적으로 잡을 경우 5천억원에 이르러 연말이 되면 모두 사용될 전망이다. ­앞으로 남은 완충용자금을 모두 활용,연내에는 유가를 올리지 않겠다는 얘기인가. ▲이장관=연내에 유가를 올리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그렇다는 얘기이다. 쓸 필요가 없으면 안써도 되지 않겠는가. ­만약 쓴다면 재특,금융기관예탁분중 어느 것을 먼저 끌어다 쓸 것인지. ▲이장관=우선 예산에 반영된 2천억원의 재특분을 먼저 쓰고 부족하면 금융기관 예탁분을 쓸 생각이다. 그래도 부족하면 재특에서 다시 끌어 쓸 계획이다. ­「연내 인상설」이 줄기차게 나돌면서 국민들 사이에는 「사재기」등 불안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부를 확실히 밝혀 달라. ▲이장관=현재로선 알 수 없다. 도입단가가 배럴당 25달러가 넘어설 것이 확실해졌으니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다음주중으로 결정하겠다. 상황변화에 따라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이것이 현재 정부의 공식입장이다. ­도대체 인상요인이 큰데도 정작 연내인상을 주저하는 이유는무엇인가. ▲이장관=에너지소비,산업구조조정문제,물가 등 외부요인 때문에 그렇다. 그중 물가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연내인상」은 정부의 당초 약속과 다르다. 변경이유는 무엇인가. ▲이장관=배럴당 25달러가 넘어서면 재검토 해보겠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방침이었다. 달라진게 없다. 아직 연내인상이 결정된 게 아니지 않는가.
  • 중국,「물가현실화」첫발부터“삐걱”/1단계 실시 북경…예상밖 큰혼란

    ◎의류값 인상하자 모든 생필품 사재기 열풍/설탕ㆍ연료값도 “들먹”… 경제개혁 차질 우려 북경에 물가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31일 중국 당국이 겨울용 면제의류가격의 20% 인상조치를 취하자 북경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국영상점으로 달려가 겨울옷은 물론 다른 면제품들을 싹 쓸어가 상품진열대를 텅비게 만들었다. 주요 생필품값이 크게 오를 것이란 루머는 지난 주초부터 북경시내에 널리 퍼져있었으며 31일의 면제의류값 인상이 물가폭등을 우려한 시민들의 사재기심리를 심하게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주요 생필품값이 오를 것이란 예측은 지난달 27일 전기운 부총리가 전인대 상무위원회의에서 『8차 5개년계획의 첫해인 내년부터 우선 농산물을 대상으로 물가개혁을 해 나가겠다』고 밝힘에 따라 쉽게 할 수 있었다. 전은 농산물 보조금을 점차 줄임으로써 가격현실화를 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금까지 대부분의 농산물을 정부가 비싼 값으로 사들인뒤 다시 낮은 값으로 국민들에게 공급하는 2중 가격제를 시행해 왔다. 때문에 재정적자가 크게 늘어 올해엔 1백억원(2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며 다른 경제발전사업에 대한 투자재원의 만성적인 부족에 시달렸던 것이다. 중국당국은 농산물 이외에도 주택을 포함,다른 서비스 및 생필품가격에 대해서도 보조금지원시책을 펴고 있으며 전체 보조금규모는 연간예산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더 이상의 인위적인 저물가정책은 도로ㆍ항만 등 주요 사회간접자본 시설이나 기타 기간산업투자를 저해할 뿐 아니라 시장기능을 왜곡시키고 가격의 2중구조 형성 등의 부작용만 심화시키는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또 자급자족경제에 충실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본격적으로 경제성장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한푼의 투자재원이 아쉬운 실정이기 때문에 보조금삭감에 의한 물가개혁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인 것이다. 중국당국이 최근 북경의 생필품값을 올리는 것은 내년부터 전국에 걸쳐 실시할 농산물 가격현실화의 실험적인 전단계 조치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반응은 예상외로 엄청나게 부정적인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북경 국영백화점의 한 종업원은 『시민들은 모든 물가가 20% 오르는 것으로 생각하고 각종 물품의 사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면제의류외에 설탕을 비롯한 생필품값도 곧 오를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소금ㆍ가스ㆍ전기ㆍ수도값은 이미 지난달 초순 슬그머니 인상됐다. 겨울철 북경시민들의 난방용 석탄값도 50%나 올라 버렸고 암시장에선 3배나 되는 높은 값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국무원의 물가위원회나 북경시당국은 아직 공식적인 코멘트는 않고 있으나 시민들의 물가불안심리가 일시적일 것으로 애써 낙관적인 분석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현재 3%선인 물가상승률이 가격현실화를 하더라도 10% 이내에서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서방의 시장경제와는 달리 어느때나 통제가 용이하므로 물가폭등은 막을 수 있다는 자세인 것 같다. 그렇지만 지난 88년 여름 과열경제상태에서 가격현실화를 추진하려하자 인플레가 30%에 달했던 상황에 비춰볼 때 중국의 이번 물가개혁은 지난 2년동안초긴축시책으로 다진 그나마의 안정국면을 또한번 뿌리째 흔들어 놓을 가능성이 많을 것 같다.
  • 불량석유 판매 단속/동자부/사재기행위도 함께

    ◎내년 3월까지 동력자원부는 2일부터 내년 3월까지 전국의 석유대리점ㆍ주유소ㆍ석유판매소 등을 대상으로 「상시단속반」을 운영,불량석유 제품의 단속활동을 펴나가기로 했다. 동자부가 「상시단속반」을 운영,단속활동을 펴나가기로 한 것은 최근 등유를 비롯한 월동기 석유류제품의 수요가 급증하자 이를 틈타 불량석유류 제품이 시중에 나돌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수요관리 및 불량석유류 제품 단속을 맡게될 「상시단속반」은 동자부 산하기관인 한국 석유품질검사소 내에 설치된다. 「상시단속반」은 이와 함께 석유류제품의 매점매석행위,석유 판매업소의 등유 판매기록부 비치 및 운영실태,유조차를 이용한 등유 판매행위 등에 대해서도 단속할 예정이다.
  • 어정쩡한 「시장경제의 틀」마련 소련/고르비 경제개혁안 승인의 함축

    ◎세부일정 언급없이 온건ㆍ급진안 “조합”/공화국간 마찰 소지 많아 성패 미지수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제안안 급진ㆍ온건 절충식 경제개혁안이 19일 최고회의를 통과함으로써 소련은 지난 수개월간 계속돼온 경제개혁논쟁에 일단 종지부를 찍었다. 이번에 통과된 개혁안의 가장 큰 특징은 국가자산의 대폭 사유화를 바탕으로 시장경제로의 조속한 이행을 요구한 「샤탈린안」을 골간으로 하고 리슈코프총리가 제시한 온건 개혁안을 군데군데 가미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절충을 통해 고르바초프는 초인플레와 실업 등 급진개혁안이 몰고올 각종 부작용과 정치적인 부담,다시 말해 중앙정부의 영향력 감퇴와 개혁에 미온적인 정부조직내 관료세력의 반발 등을 사전에 막아보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급진개혁안이 채택되지 않은데 불만을 품은 옐친 등 급진개혁 세력과의 불화가 새롭게 점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러시아공화국측은 이미 공화국의회의 승인을 받은 샤탈린안을 오는 11월1일을 기해 시행에 옮긴다고 선언,이번 절충안에 공식반발하고 나섰다. 「국가경제 안정화와 시장체제 도입을 위한 지침」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번 개혁안은 샤탈린안과 유사하게 4개 단계를 설정,18개월에서 24개월 사이에 시장경제화를 실현시킨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단계별 세부일정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국가자산의 매각계획이나 각 공화국의 권한 및 가격자유화 품목 대상,자원관리권 등 여러분야에 걸쳐 명확한 규정을 하지 않고 있어 각 공화국과의 마찰 여지를 많이 남겨놓고 있다. 분야별 개혁안의 대강은 다음과 같다. ▲가격=93년까지 국가통제를 점진적으로 폐지하되 빵 육류 낙농제품 의약품 등의 기본소비재는 통제를 계속한다. 그러나 공화국별로 운용에 재량권을 갖는다 ▲국가자산=국가소유 공장ㆍ농장ㆍ주택을 개인 및 단체에 매각한다. ▲기업=원칙적으로 모든 생산활동을 자유화한다 ▲농업=집단농장의 폐지 존속 여부는 집단농장 스스로 결정한다 ▲공화국의 권한=공화국내 경제정책 결정권은 공화국정부가 갖되 교통ㆍ통신ㆍ군수산업ㆍ에너지ㆍ금융ㆍ관세ㆍ천연자원 관리및 일부 서비스품목의 가격은 중앙정부 통제하에 둔다. 이외에 논란이 돼온 부실 국가기업에 대한 보조금지급 문제에 대해서 『몇몇 구제불능의 불량기업은 폐쇄될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당초 샤탈린안은 부실 국가기업ㆍ농장 등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대폭 줄여 대규모 공장 2백개 정도를 폐쇄시킨다고 돼 있었다. 이상과 같이 목표는 시장경제체제로의 이양으로 잡되 전환의 구체적인 시기ㆍ방법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을 않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이 모호한 공백부분을 최고회의에서 승인해준 대통령 비상조치권을 통해 보완해 나갈 생각인 것 같다. 예산감축,새 은행제도 도입,통화공급 억제 등 개혁안 시행초기부터 이 비상권한이 발동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어떻게 보면 급진 및 온건 개혁안을 둘러싼 논쟁은 개혁안 자체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정치적인 공세의 측면을 강하게 띠고 있는게 사실이다. 옐친등은 시장화를 위해선 연방의 모든 권한을 각 연방공화국에 위임하는 길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그렇게 못하겠으면 6개월 정도의 시한으로 자신과 연정을 구성하자고 고르바초프측에 제의해 놓고 있다. 고르바초프로서는 몇차례 왔다갔다 했지만 결국 독자노선을 표방하는 급진세력 보다는 리슈코프안을 지지하는 온건세력들과의 제휴가 보다 안전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 최고회의 대의원들이 이번 절충안을 압도적으로 승인한 것은 향후 크렘린의 정국풍향과 관련,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앞으로 옐친의 러시아공화국,발트해 3공화국을 비롯,독자노선을 추구하는 연방공화국들과 연방정부간의 갈등과 대립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옐친은 러시아공화국 독자적으로 5백일 계획을 밀고 나갈 태세이고 고르바초프는 시장경제를 목표로 하되 여기에 장시간의 여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공화국과 연방정부,공화국간의 협조가 원활치 못할 경우 이번 개혁안이 성공하기 힘들 것은 자명하다. 어느 안이 실행에 옮겨지든 인플레와 실업,그리고 소비재의 가격상승에 따른 사재기소동 등 예상되는 혼란을 피하기도 극히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많다. 그러나 현재 소련 내부사정은 이러한부작용에 대한 대안 마련보다는 서로 상대방에 대한 정치적 차원의 공세에 더 치중하고 있는 느낌이다.
  • 등유 사재기 강력 억제/동자부,「월동기대책」 마련

    ◎주유소마다 판매대장 비치/유조차의 가정배달도 집중 단속 정부는 겨울철 난방용기름인 등유파동이 우려되자 수요억제를 위해 각 주유소와 부판점에 등유판매기록부를 비치하는등 철저한 수급관리를 벌여 나가기로 했다. 또 파동의 조짐이 보이자 일부 가정에서 벌써부터 사재기를 하고 있다고 판단,유조차를 이용한 등유배달행위등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일 방침이다. 동력자원부는 16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월동기 등유수요억제 방안」을 마련,각 정유사ㆍ주유소ㆍ부판점 등에 통보했다. 동자부는 또 각 시ㆍ도와 함께 이날부터 내년 3월까지 한시적으로 위반행위에 대한 집중단속에 들어갔다. 만일 이를 위반했을 경우 석유사업법에 따라 1백만∼2백만원의 과태료를 물게된다. 동자부가 이같은 수요억제방안을 마련한 것은 올 겨울 등유수요예상물량 2천5백35만배럴중 4백13만배럴을 아직까지 확보하지 못한데다 보일러 사용 가정에서 냄새와 그을음때문에 경유 대신 등유를 사용하고 있어 이를 억제하기 위해서이다. 동자부의 수요억제방안에 따르면 유조차에 의한 등유배달행위와 무분별한 사재기를 파악하기 위해 각 주유소ㆍ부판점별로 등유판매기록부를 비치하고 정유사도 용도별 판매물량을 기록하도록 했다. 또 각 가정의 경우 경유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등유보일러 설치를 자제토록 하고 등유와 경유를 섞어쓰는 방법등을 적극 홍보키로 했다. 이를 위해 당분간 신규 등유보일러의 제조를 허가하지 않기로 했으며 보일러 제작때 반드시 경유를 사용토록 하는 문구를 써 넣도록 조치했다. 이와 함께 각 시ㆍ도로 하여금 주택에 유조차를 이용한 등유배달행위를 집중 단속토록 하고 이를 위반했을 경우 과태료 등을 물리도록 했다. ◎올 2천만 배럴 필요… 수급량 크게 부족/기름보일러 늘어 소비량 2백% 증가(해설) 겨울철 난방용기름으로 많이 쓰이는 등유가 부족해 파동이 우려되고 있다. 벌써부터 일부 가정에서는 사재기에 들어갔는가하면 정부에서는 등유의 안정수급을 위해 조정명령까지 발동해 놓고 있는 상황이다. 물량확보의 책임이 주어진 정유사들도 나름대로 정부의 할당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산유국과 국제현물시장을 수시로 넘나들며 분주한 상태이다. 그러나 페만사태가 해결되지 않는한 월동기(10월∼90년3월) 수요물량을 확보하는데는 역부족인 느낌이다. 어찌보면 정부의 연내유가동결방침에 따라 가격변동이 없어 페만사태에 둔감한 수요자들은 겨울철 등유파동을 겪으면서 페만사태를 피부로 직접 느끼게 될 것같다. 우리나라의 올 월동기 등유수요량은 총2천5백35만배럴,이중 국내 5개 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하면서 생산해 낼 수 있는 물량은 48%선인 1천1백83만배럴에 불과하다. 나머지 52%인 1천3백52만배럴은 외국으로부터 사들여와야 한다. 예년같으면 이미 모든 수입물량에 대한 준비완료상태가 됐을 마당에 올해는 그렇지 못하다. 겨우 수입물량의 36%선인 4백92만배럴만을 구해 놓았을 뿐이다. 정부는 정부 비축분 7만1천배럴과 정유사 비축분 3백76만배럴을 올 겨울중에 모두 방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달리 표현하면 정부와 정유사의 비축분을 한방울 남김없이 모두 털어내겠다는 얘기이다. 이렇게까지 한다고해서 수요물량을모두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4백13만배럴이 아직도 부족한 상태로 남게된다. 이처럼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도 수급차질이 불가피한 이유는 가정용 유류보일러의 보급확대(올해 95만대 추산)로 등유수요가 2백% 넘게 증가한 반면 페만사태로 사우디에서 들여오던 수입물량의 20%와 쿠웨이트에서 도입하던 10%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페만사태 이전만해도 배럴당 20달러선이었던 국제현물시장의 등유제품값이 계속 오름세를 보여 지난 9일 현재 70.75달러로 3백45%나 치솟은 점도 문제이다. 국내가격이 동결된 상태에서 들여와봤자 손해볼 게 뻔한 현실도 정유사로 하여금 선뜻 구입을 어렵게 만들어 파동을 부채질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동자부가 16일 ▲등유사용을 억제하고 경유사용을 유도하며 ▲등유판매를 최대한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한 「월동기등유 수요억제대책」을 서둘러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수요를 줄이지 않고는 달리 해결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량만이 문제는 아니다. 등유와 경유의 가격차가 ℓ당 4원밖에 되지 않는데다 국내수요의 40%를 소비하는 수도권지역의 공급로인 인천항의 하역능력에도 한계가 있으며 경인간 교통체증ㆍ저장시설문제등도 결코만만치 않은 장애요인이다. 현 소비패턴을 볼때 겨우 4원의 차이때문에 냄새와 그을음이 등유보다 훨씬 심한 경유를 사용할리는 없으며 하루아침에 경인간 교통체증을 해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점은 동자부의 수요억제대책이 과연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것인가라는 데에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어쨌든 올 겨울은 여느해보다 추위를 느끼면서 페만사태가 갖는 의미를 곱씹어야 될 것같다.
  • 경제위기 둘러싼 강ㆍ온 대립의 저변

    ◎치열한 개혁속도 논쟁… 크렘린 갈등 증폭/급진파 “시장경제 도입 5백일내 매듭”/온건파 “사유재산제등 단계적 실시를”/방법론에 큰 이견… 소 지도부 분열 가능성도 이번 가을 회기에서의 종합적인 경제개혁안 채택을 싸고 현재 개회중인 인민대표회의(의회)를 포함,소련전역이 급진 대 온건의 일대 논쟁에 휘말려 있다. 논란의 초점은 16인 대통령자문위원인 스타니슬라프 샤탈린의 주도로 입안된 급진적인 개혁안인 「5백일 계획」과 니콜라이 리슈코프 현 총리가 추진하는 단계적 경제개혁안이다. 이 2개 안이 함께 인민대표회의에 제출돼 있다. 대체적인 분위기는 샤탈린안을 지지하는 쪽이다. 우선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을 중심으로 한 급진개혁 세력들이 절대적으로 이 안을 지지하고 있다. 러시아공화국의회는 이미 지난 11일 샤탈린안을 공식 채택,오는 10월1일부터 시행할 것을 결의해 놓고 있다. 소련영토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러시아공화국의 이같은 결의는 중앙정부로서도 사실상 뒤집을 수 없는 결정이다. 일반 소련국민들도 급진개혁을 요구한다. 지난 16일 모스크바 시내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 분위기가 이를 대변한다. 「리슈코프 사임」「옐친 대통령 지지」 등이 시위대의 주장이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도 분명치는 않지만 지난 14일 인민대표회의에서 샤탈린안과 거의 유사한 절충안을 제시,급진개혁 지지를 표명했다. 따라서 공식적으로 3개 개혁안이 의회에 제출돼 있는 실정이다. 대통령 경제보좌관 아벨 아간베기얀이 이끄는 긴급조정위가 설치됐지만 단일안 마련에는 실패했다. 리슈코프총리도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샤탈린안이 채택될 경우 가격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와 실업 등이 초래돼 소 전역이 엄청난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리슈코프의 약점은 취임 후 5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련국민들이 겪는 경제사정이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물론 현재대로라면 그의 계획이 의회에서 지지를 받을 가능성도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소련경제가 처한 사정이 과연 샤탈린의 급진개혁안으로 회복될 것이냐에도 많은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샤탈린안은 가격자유화와 국유재산의 대폭적인 사유화등 본격적인 시장경제 도입과 15개 공화국의 경제주권을 대폭인정,소연방의 소위 「경제연합체화」를 주요골자로 담고 있다. 이를 위한 5백일간의 시행지침도 마련돼 있다. 우선 1백일까지는 공화국간 경제개혁위가 설립돼 개혁일정을 조정한다. 기존 경제부처의 권한은 유명무실해진다. 그리고 국가자산의 매각과 농민에 토지매각이 시작된다. 이 기간중 세출삭감을 통해 국방비 10% 삭감,KGB예산 20% 삭감,외국에 대한 원조의 76%를 줄여나간다. 각 공화국 중앙은행으로 구성된 연방준비은행을 설립,직종별로 설치되는 상업은행과 함께 2중은행 시스템을 구축하고 루블화의 단일환율제를 정착시킨다. 2백50일까지는 가격자유화의 전면실시와 소규모기업의 절반까지 사유화를 이룬다. 4백일까지는 제조산업의 40%를 매각하고 자본자유화를 전면 실시한다. 마지막으로 5백일까지는 제조업체의 70%,건설ㆍ소규모기업의 90%를 사유화시킨다는 의욕적인 계획을 담고 있다. 이 과정 전반에서 각공화국은 중앙정부에 앞서 상당한 경제주권을 행사하게 된다. 개혁추진과정에서 초래될 부작용은 최대한 국가에서 흡수한다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리슈코프안은 92년까지 단계적 시장화를 추구하되 가격인상 실시시기와 폭,사유화의 도입 폭을 싸고 샤탈린 안보다 신중한 입장이다. 중앙정부의 경제 권한도 보다 강조한다. 예를 들어 세금ㆍ루블화관리ㆍ석유 등의 전략자원관리는 계속 중앙정부가 관할하자는 주장이다. 어떻게 보면 이 두 안은 개혁의 실시시기와 방법상의 차이만 있을 뿐 개혁을 하겠다는 기본 정신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두 안을 싸고 전개되는 갈등은 현 지도부내의 균열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리슈코프는 자신의 안이 거부될 경우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밝혀놓았고 옐친측은 그의 사임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어쩔 수 없이 샤탈린안 지지쪽으로 입장을 바꿨지만 결국은 지난 5년간의 실정을 자인하는 결과가 돼 리슈코프의 사임만으로 정치적인 부담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반국민들의 샤탈린안 지지도 현 경제사정에 대한 불만에서 오는 반사적인 지지의 측면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년초 정부가 일부 품목의 가격자유화 방침을 발표했을때 가격폭등과 사재기 등의 일대혼란을 겪었던 일을 생각한다면 샤탈린안이 안고 있는 「위험」도 간과할 수 없다. 물론 그후로도 생필품의 부족현상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도저도 안되니까 차라리 한꺼번에 해버리자는 자포자기의 심정이 일반 시민들 사이에 퍼져있다는 지적이 있다. 급진경제개혁을 실시했을 때 나타날 여러 쇼크현상을 과연 어떻게 흡수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와 함께 필연적으로 가속화될 각 공화국의 정치적인 탈크렘린 현상에는 과연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급진개혁 채택 이후의 소련에 오히려 불안한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 수해가 남긴 교훈(사설)

    하늘은 맑게 갠 가을하늘 그대로이다. 그러나 하늘아래 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는 너무나 크다. 인명ㆍ재산피해가 그러하고 또 많은 문제를 교훈으로 남겼다. 자연의 힘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가를 큰 대가를 치르면서 다시 배우고 있다. 그런 불행속에서도 가슴 뭉클한 감동이 없지 않다. 바로 이웃의 온정,동포애이다. 연일 쏟아지는 국민적인 지원이 뜨겁다. 수재민을 돕겠다는 인정이 전국적으로 밀물같고 복구현장에서 민ㆍ관ㆍ군이 한데 엉켜 땀을 흘리고 있는 모습이 믿음직스럽다. 그런데서 복구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 더욱이 우리는 재난을 이겨내는 축적된 경험과 의지를 갖고 있어 능히 해낼 것으로 믿게 된다. 그러나 이번의 수해를 지켜보면서 반드시 기억해 두어야할 몇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그것은 수방대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와 함께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대응자세에 대한 점검의 필요성이다. 이번 수해의 원인을 기술적인 측면에서 돌이키면 크게 한강수계댐의 저수량 조절능력,내수량을 감당하지 못한 펌프장의 용량미달 및 하수도시설의 처리능력 부족이 큰 문제로 드러났다. 상류댐에서 방출량을 조절하지 못함으로써 수위의 급상승문제를 제기했고 하수관 준설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침수를 가속화했다. 한마디로 수방대책의 허점을 그대로 드러낸 결과였다. 붕괴된 한강둑이 좋은 실례이다. 축소된 지 60년이나 됐고 그동안 일대주민들이 수차례 사고위험을 진정해왔으나 당국의 안이한 자세가 화를 가져왔다. 이것 말고도 사고위험을 안고 있는 곳이 수두룩하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전국의 하천중에는 제방자체가 없는 곳이 많고 그런가 하면 보수가 요구되는 제방이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출주도산업 육성에 주력해온 결과 사회간접자본 시설의 확충에는 소홀히 해왔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수출주도산업 육성에 주력해온 결과 사회간접자본 시설의 확충에는 소홀히 해왔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치수사업 투자 규모를 보면 금방 알 수 있게 된다. 우리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절반도 못된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해야 될줄 여긴다. 또 하나는 시민의식이 실종됐다고 하는 충격이다. 극심한 교통혼잡이 너무했고 사재기극성은 도를 넘었다.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정말로 부끄러웠다. 이웃을 돕는 그 따뜻함과는 전혀 다른 이기주의의 양면성에 대해 깊은 성찰있기를 당부하고 싶다. 관계당국은 이번에 피해를 더욱 촉진시킨 여러 요인에 대한 철저한 원인분석과 그에 따른 대책마련이 있기를 촉구한다. 크게는 수방대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점검이고 분야별로는 상류댐의 수위관리문제를 비롯,펌프장증설 및 용량문제,하수관내 오물ㆍ토사준설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이것과 함께 신도시 건설계획,주택건설정책은 수방대책과 관련된 검토가 있어야 되고 도시개발로 인한 영향까지도 고려의 대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 요즘 복구현장에서 보게 되는 민ㆍ관ㆍ군간의,기업ㆍ정부간의 위기상황에서의 협조체제는 새로운 한 전형으로 주목되고 군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국민의 군대로의 위상을 높였다는 데서 큰 수확이다. 수방대책의 요체는 제방ㆍ펌프장ㆍ수문ㆍ하수도시설의 증설ㆍ보강과 위기관리의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에 있음을 거듭 강조한다.
  • 수해업체 복구비용 손비 인정/당정

    ◎무역금융 상환기간 90일 연장 정부와 민자당은 이번 수재로 피해를 입은 수출업체의 무역금융상환기간을 현행 최고 1백80일(신용장 기준금융)및 90일(실적기준금융)에서 2백70일과 1백35일까지로 각각 연장해 주기로 했다. 또 피해업체에 대한 복구비 지원은 금융기관 여신운용 규정상 여신금지부문을 운영하는 기업에 대해서도 해주기로 했다. 정부와 민자당은 15일 당정협의를 갖고 이같이 결정하는 한편 피해업체에 대한 보험금은 50%이상을 우선 지급토록 하고 연말까지 대출원리금의 상환을 유예하며 원리금의 분할상환도 가능하도록 했다. 또 ▲세금납부기한의 연장 ▲재해손실비율에 따른 소득세ㆍ법인세의 감면 ▲수해복구비용에 대한 손비처리 ▲월급여 50만원이하 종업원에 대한 수해복구지원금의 비과세조치등 세제지원방안도 마련했다. 박필수 상공부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일부 시멘트공장이 수해로 가동을 중단,시멘트부족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업용 건축허가제한기간을 당초 이달말에서 연말까지로 연장하는 한편 수해복구용 시멘트를 우선공급하고 중국으로부터 시멘트 수입을 크게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수해복구에 필요한 시멘트는 정부가 수입시멘트를 일괄 구입,우선적으로 공급하겠으며 전국 2백79개 시멘트 유통실태 합동점검반의 운영을 강화해 매점ㆍ매석,사재기 등 불공정거래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보고했다.
  • 홍수에 떠내려간 질서의식/황진선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65년만의 이번 대홍수를 취재하면서 제일 먼저 느끼게 되는 것은 행정당국의 허술한 수방대책,무성의한 대처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과 피해를 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또 수재민들에게 각계의 온정이 답지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아직까지 우리사회에 이웃의 불행을 같이 아파하는 훈훈한 인간애가 살아 있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만 혼자 편히 살겠다는 극단적인 이기주의도 곳곳에서 발견하게 된다. 지난 2∼3일 동안의 서울 시내에서의 교통상황은 말그대로 「지옥」이라고 해도 틀림이 없을 것 같다. 도로 곳곳이 물에 잠겨 일부구간의 교통이 통제되기는 했지만 통제구간에 비해 체증은 몇배나 더했다. 단순하게 수학적으로 계산하면 서울시내와 근교사람들이 물난리 전과 다름없이 차를 끌고 나왔다 하더라도 서울시내 전체의 도로에서 통제구간이 차지하는 비율만큼만 교통체증이 심해지면 될 일인데도 출퇴근 시간대에 서울의 중심가나 외곽지역으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2∼3배 이상 시간이 더 걸려야했다. 이처럼 교통지옥을 겪게된 것은 다름아닌 나만 편해 보겠다는 생각과 질서의식의 부재 때문이었다. 천재지변으로 비상상황을 맞아 일부지역의 교통을 통제할 정도이면 운전자들은 평소보다 더욱 질서를 지키고 서로 양보해야만 소통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자가용 운전자들 대부분은 교통순경이 없고 신호등이 고장난 틈을 이용,곳곳에서 서로 앞서가기 위해 끼어들다보니 차량들이 뒤엉켜 교통마비를 가져왔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수재민들을 돕지는 못할망정 울리는 장면도 등장했다. 침수지역의 물을 퍼내기 위해 양수기 수요가 늘어나자 일부지역의 철물상가에서는 평소 6만∼8만원씩 하던 소형양수기를 20만∼30만원씩에 팔고 하루 임대해 주는데도 10만원씩 받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강남의 일부 백화점에서는 주민들이 각종 생활필수품을 사재기하는 바람에 품귀현상을 빚었다. 그런가하면 지도읍의 한 60대 노인은 젊은이들이 수재의연품을 모두 가로채 자신은 한가지도 받지 못했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어려운 상황을 맞을수록 모두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극단적인 이기주의는 혼란만 더해 결국 자신에게도 손해가 돌아간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한번 되새기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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