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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핵실험 파장] PB들이 전하는 부자 동향

    [北 핵실험 파장] PB들이 전하는 부자 동향

    ‘여차하면 한국을 뜨겠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지만 ‘라면 사재기’와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북핵 리스크’에 대한 국민들의 내성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액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부자들은 이번 핵실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자산을 대거 해외로 이동시킬 뜻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이 부자들의 투자 마인드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셈이다. 10일 국내 최고 부자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은행 PB(프라이빗뱅커)들에 따르면 부유층 고객들은 표면적으로는 큰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대북 경제 제재, 북한의 반발 및 추가 핵실험, 미국의 군사적 대응 등으로 장기화되면 부자들은 국내 투자금을 회수해 해외로 나갈 것이라는 게 은행 PB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실제로 북한의 핵실험 이후 은행 PB센터나 유학·이주센터의 상담은 “핵 위험이 장기화될 때 어느 곳에 투자해야 하느냐.”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은행 PB사업단 박승안 팀장은 “이번 핵실험은 북한의 핵 리스크가 구체적으로 실행된 첫 사례”라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 부유층은 국내 투자를 줄이고 해외 투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PB영업추진팀 김창수 팀장도 “당장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겠다는 고객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에 변화를 주겠다는 고객이 많다.”면서 “해외 투자가 힘들었던 과거에는 외화 밀반출이라는 불법을 감수했지만 이제는 투자가 자유로워져 합법적으로 해외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그동안 해외 투자를 국내 투자의 ‘보완재’ 개념으로 생각했던 부유층이 한국의 지정학적인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피하기 위해 해외 투자를 포트폴리오의 큰 축으로 인식하게 됐다는 얘기다. 시중은행의 한 PB는 “오직 국내 투자 밖에 몰랐던 고령의 고객들까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해외 부동산과 채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로의 ‘자본 이전’은 은행들의 해외이주센터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북한 핵실험으로 원·달러 환율이 10원 이상 올랐는데도 해외 송금과 달러 비축을 서두르는 고객이 부쩍 늘고 있다. 우리은행 해외이주센터 관계자는 “통상 환율이 오르면 환차손 때문에 송금이 줄어들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송금액이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비단 송금뿐만 아니라 그동안 이민을 고민해 왔던 부유층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아예 이민을 굳히고, 서두르는 경향까지 감지된다.”고 밝혔다. 부유층들의 이민이나 자산 이탈이 현실화되면 우리나라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정부는 그동안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부동산 등 해외 투자를 활짝 열어 줬다.”면서 “그러나 북핵 사태로 환율이 상승세로 반전된 상황에서 국내 투자자의 자본 유출까지 겹치면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국민들은 차분…사재기등 동요 없어

    북한의 핵 실험에도 불구하고 9일 대다수 국민들은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주가 폭락·환율 급등 등 경제분야의 충격파는 컸지만 한반도 위기설이나 전쟁설이 나올 때면 되풀이됐던 생활필수품 사재기, 은행 현금인출 등 일상 생활에서의 동요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일부 외국인들은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 잠실 롯데마트 월드점 전호영 지원매니저는 “추석 직후여서인지 매장 내 손님이 뜸할 정도”라면서 “쌀이나 라면, 휴대용 가스레인지 등 생필품 사재기는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홍보팀 김민석씨는 “전국 주요 지점을 두루 확인해본 결과 북한 핵 실험으로 인한 동요는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백화점들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신세계 홍보담당 김자영 과장은 “아주 특별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 한 시장의 동요는 앞으로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북핵 문제가 시간을 두고 수면 위로 올라온 상황이어서 소비자들의 동요가 더욱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서울의 주요 유통센터와 백화점, 재래시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평온한 모습이었다. 잠실의 한 유통매장에서 만난 인원달(67)씨는 “북한 핵실험 자체는 괘씸한 일이지만 국력 차이가 워낙 커서 전쟁이 날 것이라 보진 않는다. 국민 의식수준도 높아져 과거와 같은 사재기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과거 한반도에 위기론이 대두될 때마다 어김없이 국민들은 불안심리를 행동으로 표출하곤 했다.1994년 3월 북한의 ‘서울 불바다’ 발언에 이어 그해 6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당시 일부 백화점과 시장을 중심으로 생필품의 사재기 현상이 있었다. 금융시장에도 예금인출이나 환투기 등 우려할 만한 상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국민은행 역삼동지점 관계자는 “지점 창구는 평범한 월요일 오후 상황 정도”라면서 “예금을 인출하거나 달러를 사겠다는 등 상황은 보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환전에 대한 문의전화는 은행들로 걸려 왔다. 우리은행 본점 영업부 관계자는 “외국에 유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주부가 환율 급등이 일시적일지 여부를 묻는 등 외환시장 관련 전화가 몇 통 걸려 왔다.”면서 “단 대부분 유학송금 등을 위한 실수요층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한 외국인들은 핵 실험 강행 소식이 전해지자 신문과 방송 뉴스에 귀를 기울이는 등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일본인 미즈카미 지사에(30·여)는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핵 실험 소식을 들었다. 다음주에 귀국할 예정이었는데 상황이 긴박해지면 귀국 날짜를 앞당기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영어강사 미국인 마릴린 플럼리(59·여)도 “오전에 친구들과 핵실험 관련 보도를 봤는데 다들 ‘서둘러 짐 싸서 미국으로 되돌아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독일인 교수 한스 알렉산더(50)는 “핵 실험이 사실이라면 매우 놀랍고 무서운 상황이지만 그동안 북한의 ‘벼랑끝 전술’에 나름의 노림수가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아직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유학생 오가타 야스히로(30)는 “종일 TV뉴스를 통해 시시각각 들어오는 뉴스를 들었다.”면서 “3년간 한국에서 살았지만 이런 긴박한 상황은 처음 접해본다.”고 말했다. 서울 재팬클럽은 연락망 정비 등 비상 대응에 들어가기로 했다. 유영규 이재훈 윤설영기자 whoami@seoul.co.kr
  • [염주영 칼럼] 北광산 사재기, 제2 동북공정인가

    [염주영 칼럼] 北광산 사재기, 제2 동북공정인가

    구한말 서세동점(西勢東占) 시기에 우리는 외세로부터 숱한 약탈을 당했다. 약탈의 주된 목표물은 광산채굴권과 철도부설권, 항만조차권 등이었다. 약탈의 선봉에 러시아와 일본이 있었다. 그 때를 연상케 하는 일들이 한 세기가 더 지난 지금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중국이다. 북한 내 주요 광산의 채굴권과 철도부설권, 항만개발권들이 하나둘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 심각한 경제난을 견디지 못한 북한이 부존자원들을 헐값에 팔아넘기고 있는 것이다. 경제협력이라는 미명 하에 경제침탈이 자행되고 있는 건 아닐까. 올들어 지금까지 중국에 넘어간 광산채굴권만도 10여건에 이른다. 아시아 최대 노천 철광인 무산철광, 북한 최대 무연탄광인 용등탄광, 혜산 구리광산, 만포 아연광산, 회령 금광, 평양 인근의 몰리브덴광 등이다. 특히 무산철광은 50년간 채굴할 수 있는 권리가 중국에 넘어갔다. 지린성 훈춘시는 나진항 3·4호 부두 50년 독점사용권을 확보했다. 투먼(圖們)∼함북 남양∼나진∼청진간 철도부설권도 들어 있다. 북한은 중국식 경제특구 모델 도입과 ‘7·1조치‘를 통해 경제재건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내자 동원은 불가능하고 외자유치 실적은 미미하다. 외화가 바닥나 사실상 국가부도 상태다. 경제재건에 필요한 외자조달을 위해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마땅치 않았을 것이다. 자금난에 몰린 북한은 지금 부존자원을 헐값에 내다 파는, 하지 않아야 할 선택을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문제는 팔려나간 이권들이 모두 민족공동체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이다. 팔아먹은 이권들은 북한이 그대로 안고 있어도 지금 당장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통일이 되면 남북한의 공동 번영을 위한 밑거름으로 한 몫을 해낼 자원들이다. 지금이라도 북의 풍부한 부존자원을 남쪽의 자본력·기술력과 결합시킨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부도위기에 몰린 기업이 재고정리 왕창세일을 하듯 부존자원을 허겁지겁 내다 팔고 있는 북한의 모습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마땅한 대처 수단이 없다는 이유로 수수방관하고 있는 정부당국의 자세는 더욱 한심하다. 중국은 왜 북한의 자원을 사재기 하고 있는 걸까? 우선 이권사업들이 그 자체로 경제적 잠재가치가 큰 알짜배기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잠재가치가 큰 자원들을 선점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배력은 물론이거니와 정치적 지배력도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계산일 것이다. 북한 붕괴와 한반도 통일 이후까지를 내다본 중국의 전략을 엿볼 수 있다. 게다가 중국은 지금 상대적으로 개발이 낙후된 지린성, 랴오닝성, 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을 대대적으로 개발 중이다.2020년까지 이 지역을 남쪽의 주장(朱江) 삼각주 지역에 버금가는 대규모 공업지역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 계획의 수행에는 막대한 자원과 원자재가 소요된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수출하려면 철도·항만 등의 인프라 시설도 있어야 한다. 동북3성 경제권이 필요로 하는 원자재 공급기지와 수출품 수송 인프라를 북한에서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북한을 동북3성 경제권에 편입하려는 것 같다. 고구려 유적지를 대대적으로 복원해 자국 역사에 편입하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역사왜곡에 이은 제2의 동북공정이 아닐까. 관계당국의 심층적인 분석과 대응을 촉구한다.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英 “정자가 부족해”

    “조국이 당신의 정자를 필요로 한다.” 영국이 대대적인 정자기증 운동을 펼쳐야 할 형편이다. 최근 정자은행의 ‘비축량’이 급감, 수천쌍의 불임부부들이 출산의 희망을 접어야 할 처지에 놓인 까닭이다. 불임시술 지원단체들은 ‘국가적 위기’를 경고하며 관련법의 신속한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최근 영국 전역의 정자 기증자가 한 달 평균 10∼12명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 추세라면 불임부부 한 쌍이 시술을 받기 위해서는 최장 5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불임 클리닉들은 지금의 ‘정자 위기’가 정부의 섣부른 법률 개정 때문에 빚어졌다고 비난한다. 노동당 정부가 최근 법률을 바꿔 시험관 아기가 성인이 된 뒤 ‘생물학적 아버지’와 만나는 것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실시된 ‘정자 실명제’도 기증을 막는 족쇄가 되고 있다는 게 관련단체들의 주장이다. 영국 불임시술 네트워크의 클레어 브라운 의장은 “신원 공개를 꺼리는 기증자들의 정자 샘플 수만병이 폐기될 처지”라고 전한 뒤 “심각한 국가적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사립 시술병원의 ‘정자 사재기’도 문제가 되고 있다. 기증자 모집 광고에 예산을 투입할 여유가 있는 일부 병원들이 기증자를 싹쓸이함으로써 서민층 불임부부들이 주로 찾는 건강보험 클리닉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기관인 인간생식태생학관리국(HFEA)의 앨런 퍼세이는 “정자를 모으고 있는 시술병원들은 모두 사립시설”이라고 말했다. 정자 확보가 어려워지자 정자은행들은 미국과 덴마크에서 냉동정자를 수입하고 있다. 인공수정을 위해 해외로 나가거나 인터넷으로 정자를 구입하는 불임부부들도 늘었다. 인터넷 정자제공 알선업체를 운영하는 요한 곤살레스는 “법률 개정 뒤 문의자가 3배 가까이 늘었다.”고 귀띔했다. 영국 보건부는 그러나 관련 법률을 개정할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보건부 대변인은 “건강보험 클리닉들도 사립 시술병원들의 성공적인 모집 캠페인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이야기꾼 김종광의 ‘낙서문학사’

    이야기꾼 김종광의 ‘낙서문학사’

    능청스런 입담과 해학으로 이문구, 성석제의 뒤를 잇는 이야기꾼으로 주목받아온 김종광(35)이 새 소설집 ‘낙서문학사’(문학과지성사)를 냈다. 전작들에서 일견 황당해 보이는 독특한 상상력 속에 예리한 사회 풍자의 칼날을 숨겨뒀던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그 칼끝을 자신이 몸담고 있는 문학과 문학판 사람들에게로 향한다. 연작 형식의 단편 ‘낙서문학사 창시자편’과 ‘낙서문학사 발흥자편’을 통해서다. 두 작품의 내용을 뭉뚱그리면 이렇다. 광산촌에서 ‘광부의 아들’이자 ‘작부의 새끼’로 태어난 유사풀은 중학생 때 ‘이상 시 전집’을 읽은 이후 ‘낙서’에 푹 빠져 지낸다. 남들 눈에는 시나 소설이었지만 그는 한사코 낙서라고 우겼다. 일찍 신춘문예로 등단했음에도 살아생전 빛을 보지 못한 유사풀은 스물다섯에 요절한 뒤에야 ‘낙서문학’의 창시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시는 시화호처럼 썩었고, 소설은 폭격 맞은 산처럼 황폐해졌고, 수필은 문학이기를 포기했고, 희곡은 연극의 노예가 되었고, 평론은 출판사의 애인”이 돼버린 누더기 문학판을 구원할 21세기의 새로운 장르로 ‘낙서문학’이 추앙받기에 이른 것이다. ‘낙서문학 창시자편’이 유사풀의 가족, 동창생, 동거녀 등 다양한 주변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유사풀이란 인물을 재구성했다면 ‘낙서문학 발흥자편’은 낙서문학이 어떻게 문학의 주류에 편입하게 됐는지를 인터뷰 형식으로 추적해 나간다. 특히 상류층인 성철호가 ‘유사풀낙서문학상’을 제정해 엄청난 상금을 안기고, 낙서문학 동인지인 ‘새창조’를 사재기해서 베스트셀러로 만드는 과정은 자본의 위력에 휘둘리는 문학의 현실을 씁쓸하게 풍자한다. “작가와 독자, 출판 시장 등 문학 주체에 대해 정면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걸 소설이나 시로 얘기하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풍자와 은유의 개념이 가능한 낙서로 바꾼 것”이라는 작가는 “원래 장편으로 계획했는데 용기가 없어 중간에 포기했다.”고 말했다. 소설집에는 ‘낭만삼겹살’‘율려탐방기’등 9편이 실렸다.1998년 계간 ‘문학동네’에 단편 ‘경찰서여 안녕’으로 등단한 작가는 소설집 ‘모내기 블루스’, 중편 ‘71년생 다인이’등을 발표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금값 폭등이 낳은 신풍속 3題

    금값 폭등이 낳은 신풍속 3題

    우리 생활과 밀접한 귀금속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누구나 금을 든다. 이런 금이 올들어 ‘금값’을 제대로 하면서 새로운 ‘금(金) 세태’를 만들고 있다. 돌잔치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금반지 선물이 줄고, 집안 장롱 속 깊이 보관됐던 금들이 다시 햇빛을 보기 시작했다. 또 일부 부유층들은 금 사재기에서 ‘금 펀드’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한때 ‘금깡’으로 번창했던 금 카드깡은 카드사들의 가맹점 매출 한도 축소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사례1 “금 카드깡 엄두 못내요” ‘금 카드깡 VS 금 펀드’ “금 카드깡 쉽지 않아요. 카드사들이 귀금속 가맹점의 신용카드 한도를 거의 밑바닥 수준으로 낮춘 탓에 업주들이 하고 싶어도 한도를 바로 초과해 예전처럼 기승을 못부려요.” 종로3가의 한 도매상에게 카드깡에 대해 물으니 손사래를 치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신용카드로 금을 산 뒤, 바로 금을 팔아 현금을 챙기는 이른바 ‘금 카드깡’이 치솟는 금값 때문에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한때는 급전 대용으로 많이 이용했었지만 요즘엔 카드사에서 귀금속 가맹점의 매출 신용카드 한도를 일괄적으로 대폭 축소한 이후 발붙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카드사들의 이런 조치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이 애꿎게 피해를 보는 측면도 없지 않다. 업체의 신용카드 수수료 전가뿐 아니라 구조적으로도 신용카드를 이용한 귀금속 구입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귀금속 점포 관계자는 “한때는 카드 한도가 1억원일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고작 수백만원에 불과하다.”면서 “이 때문에 신용카드 손님을 안 받거나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반면 금 투자에 나서는 ‘금펀드 열풍’은 강하게 불고 있다. 은행마다 금값 상승과 비례하는 금 펀드를 속속 내놓는 데다 ‘금 테크’ 관련 상품도 적지 않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례2 돌잔치 금반지 대신 현금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에 사는 주부 이수민(35)씨. 이씨는 최근 옆동 아파트에 사는 이웃사촌의 딸 돌잔치 때 금반지나 팔찌를 해줄까, 현찰로 축의금을 줄까 고민하다가 결국 ‘10만원 봉투’를 내밀었다. 금값이 최근 너무 올라 금팔찌 한 돈 가격이 거의 9만원대(소매가)여서 이왕이면 ‘생색 좀 내보자.’는 마음에 현금 축의를 결정했다. 금을 신용카드로 구입할 경우 카드수수료와 부가가치세 등을 포함해 1만원 정도를 더 내야 하는 탓에 가격이 총 10만원을 웃돈다.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 10만원을 받는 것과 별 차이가 없는 셈이다.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돌·백일 선물이나 결혼 예물 등이 달라지고 있다. 돌잔치 최고 예물인 금반지가 점차 줄고, 대신 ‘현금’이 그 자리를 꿰차고 있다. 또 결혼 예물에서도 금 관련 품목이 줄고, 디자인이 세련된 ‘패션주얼리’가 뜨고 있다. 주부 김모씨는 “돌잔치 등을 다녀보면 현금 봉투가 (금반지보다)훨씬 많은 것 같다.”면서 “받는 사람도 금보다 현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도소매상을 가리지 않고 귀금속 상가들이 심각한 불경기를 겪고 있다. 골드바닷컴 정준희 실장은 “이런 불경기는 30년만에 처음”이라면서 “외곽지역에선 문 닫는 금은방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례3 귀금속상가 ‘파는사람’만 ‘금팔러 갑니다.’10일 오후 서울 종로3가 귀금속상가 밀집지역. 임대문의 딱지가 눈에 띄는 가운데 상가마다 점원들만 삼삼오오 모여 있을 뿐 한산해 불경기임을 실감케 했다. 귀금속백화점 관계자는 “대로변 점포를 찾는 손님들 대부분이 금팔러 온 분들이에요. 반지나 팔찌, 목걸이, 골드바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아무래도 금값이 많이 올랐다고 하니, 들고 나오신 것 아닙니까.” 종로3가 대화부동산 관계자는 “요즘 이곳은 (금)사는 손님은 없고, 팔러 오는 손님만 있으니 장사가 잘 안 되는 것 같다.”면서 “점포 매물이 지난해 이맘 때와 비교하면 20∼30%는 늘었다.”고 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순금 한 돈(도매상 기준) 가격은 7만 5000원으로 지난해 7월(5만 7000원)보다 28%나 뛰었다. 이처럼 ‘금이 금값’을 하면서 동네 금은방은 물론 서울 종로3가 등 귀금속 도소매상가에 금을 팔려는 고객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이는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도 사정이 마찬가지다. 골드바닷컴측은 “손님 중 열에 여덟은 금을 팔려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Book&Life] ‘삼국유사 특별전’ 고품격 상상 이벤트

    육당 최남선은 일찍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중 하나를 택하라면 나는 서슴지 않고 후자를 택하리라.”라고 공언한 바 있다.‘삼국사기’가 유교사관에 입각한 정통사서라면,‘삼국유사’는 불교사관에 따른 대안(代案)사서다. 무엇이 ‘삼국유사’를 그토록 특별한 책으로 만드는 것일까. 그것은 무엇보다 우리 고대사 연구에 없어선 안될 귀중한 자료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 고조선·삼한·사군·부여·가야·발해·후삼국에 대한 기록은 물론 고대문학 연구의 값진 자료인 14수의 향가는 ‘삼국유사’가 없었다면 세상에 알려지지 못했을 것이다. 요컨대 ‘삼국유사’는 한국학 연구의 핵심 사료인 것이다. 독서시장에는 이미 여러 버전의 ‘삼국유사’가 나와 있다. 최근 ‘청소년을 위한 삼국유사’(서해문집)가 나온 데 이어 현암사에서는 ‘어린이 삼국유사’를 펴냈고 2002년 처음 선보인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삼국유사’의 개정판도 내놓았다. 나아가 현암사는 서울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삼국유사 특별전’(3월24일까지)까지 열어 출판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물론 올해가 ‘삼국유사’를 쓴 고려 선승 일연이 탄생한 지 800주년이 되는 해임을 감안한 행사다. 기존의 박물관 전시가 유물을 기본으로 한 것인데 비해 ‘…삼국유사 특별전’은 순전히 ‘상상’을 기반으로 한 ‘유물 없는’ 전시다. 알다시피 ‘삼국유사’에 관한 유물은 별로 없다. 그러면 무엇을 보여줘야 할까. 전시는 700여년 전에 씌어진 ‘삼국유사’가 어떻게 이처럼 오랜 세월 의미있는 역사책으로 남아 있는지, 한 권의 책이 어떻게 지난 100년간 한국학 전반에 걸쳐 집중 조명을 받아왔는지 등의 궁금증을 그래픽아트, 사진, 영상, 연극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풀어본다. ‘…삼국유사 특별전’은 현암사가 창업 6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마련한 것. 경품 제공이나 저자 사인회 등 책 홍보 차원의 평면적인 행사는 많지만, 고전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이같은 문화횡단적 이벤트가 마련되기는 처음이다. 이와 관련, 현암사의 형난옥 대표이사 전무는 “전시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독자들로 하여금 한 공간에서 종합적으로 ‘책’을 읽도록 유도함으로써 독서에 대한 동기부여를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독자와 함께 하는 출판기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책 사재기 파동의 여진이 여전한 가운데 마련된 이번 전시는 ‘고품격’ 출판마케팅의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사재기도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강변하는 사이비 출판인이 아직도 남아 있다면 이 전시에 담긴 의미를 곰곰이 새겨볼 필요가 있다. 출판이란 이윤을 창출하는 제조업인 동시에 인간의 영혼과 정신을 다루는 ‘문화사업’이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부유층 해외부동산·펀드 ‘기웃’

    금융권에서 일하는 최모(36)씨는 올해 초 중국 상하이에서 아파트를 한 채 샀다. 올 들어 해외주택 취득가 제한이 100만달러로 확대됐지만 국세청 조사를 염두에 두고 신고는 하지 않고 편법으로 장만했다. 중국은 수출을 위해 위안화를 달러에 연동시켜 놓았고,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박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어 언젠가 크게 오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A은행의 한 PB담당자는 “달러 가치가 계속 떨어지면서 해외 부동산 구입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원·달러 환율이 90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부자들의 ‘돈’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달러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달러 약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 때문에 ‘달러 사재기’는 아직 감지되지 않는다는 게 시장의 분석. 주식시장은 조정 장세이고 부동산도 재건축 규제 등 정부의 서슬퍼런 정책으로 국내에선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부자들이 많은 이유다. 변호사 강모(43)씨도 지난해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의 주식·채권시장에 투자하는 브릭스(BRICS) 펀드에 투자해 대박을 냈다. 수익률이 무려 40%에 달했다. 달러에 대한 투자 상품들은 당분간 환차손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향후에도 제3시장 투자에 관심을 기울일 생각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설연휴 종합상황실 24시간 운영

    서울시는 27일부터 31일까지 설 연휴 종합상황실을 24시간 운영, 긴급상황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종합상황실은 교통·안전·의료·시민생활·행정지원 등 5개 분야별 대책반으로 구성된다.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종합상황실(2171-2200∼4)이나 교통대책반(738-8702∼3), 안전대책반(726-2023∼5), 의료대책반(3707-9131∼40)으로 연락하면 된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는 27∼31일 화재 특별경계근무를 실시, 예방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화재시 신속히 진압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로 했다. 쓰레기는 연휴 전인 27일까지 전량 매립지에 반입시켜 처리하고 연휴 기간에는 공원·유원지·극장 등에 청소 기동반을 투입하기로 했다. 응급환자에 대비해 비상 진료대책 상황실이 가동되고 25개 자치구 보건소에도 진료 안내반이 운영된다. 시는 아울러 쇠고기, 조기 등 15개 특별관리품목에 대해 사재기나 담합 등을 집중단속해 물가 불안을 막기로 했다. 한편 9만 9000여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가구를 대상으로 가구당 3만원 상당의 농수산물 상품권을 자치구에서 직접 방문해 전달할 예정이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출판인회의 “교보문고 책 사재기 여전”

    지난해 불거진 책 사재기 논란이 출판계와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의 대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단행본 출판사들의 모임인 사단법인 한국출판인회의는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교보문고가 책 사재기를 묵인, 조장하고 있다.”며 “문화관광부 산하 출판유통심의위원회에 이같은 실태 파악을 의뢰키로 했다.”고 밝혔다. 출판인회의 김혜경 대표는 “교보문고가 사재기 행위를 한 출판사의 책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리지 않기로 한 약속을 깨고 사재기를 부추기고 있다.”며 “이는 독자들의 진실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출판인회의는 자체 조사를 통해 사재기 혐의가 있는 5종의 도서를 적발, 교보문고를 포함한 7개 온오프라인 서점과 연석회의를 거쳐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향후 1년간 삭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교보문고는 지난달 말부터 해당 도서를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뺐으나, 최근 다시 목록에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교보문고는 “해당 출판사가 형평성 및 적용기간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교보문고 자체 시스템에 의해 베스트셀러를 발표하기로 결정했다.”며 “같은 회원 및 주소지 반복구매 등 이상 판매분은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출판인회의로부터 정식 의뢰가 오면 의뢰자와 출판사, 서점 등의 다양한 입장을 파악해 사재기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경제활동인구 ‘男↓ 女↑’ 가속

    경제활동인구 ‘男↓ 女↑’ 가속

    여성들과 노년층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남퇴여진(男退女進)’과 ‘실버취업’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1980년 이후 감소하던 술 판매량이 다시 늘고 있다. 담배 소비량도 올 들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남퇴여진’과 ‘실버취업’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경제활동에 참가한 비율은 지난해 62.1%로 2004년과 같다. 하지만 남성은 74.7%로 1년전보다 0.3%포인트 감소한 반면 여성은 50.2%로 0.2%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1980년 42.8%이던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7.4%포인트 높아졌으나 남성은 같은기간 76.4%에서 1.7%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따라 전체 취업자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41.7%로 80년 38.2% 이후 증가하는 추세다. 55세 이상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03년 44%에서 지난해 44.9%로 늘었다. 취업자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5.7%에서 16.9%로 높아졌다.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은 9.1%로 35년전보다 3배나 높아졌고 0∼14세 대비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인 ‘노령화 지수’는 같은 기간 7.2%에서 47.4%로 6.6배나 증가했다. ●다시 느는 술·담배 소비 2004년 국산담배의 판매량은 1년전보다 15.1% 증가한 5조 9378억원이다.19세 이상 한사람이 하루에 피운 담배량은 6.2개비로 금액으로는 449원이다.1981년 1인당 9개비에서 2002년 5.6개비로 감소한 뒤 2003년(5.7개비)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술 소비도 2002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80년 연간 119ℓ이던 1인당 술 출고량은 2001년 80.4ℓ까지 떨어졌다가 2003년 86ℓ,2004년 88.2ℓ로 올라갔다. 소주는 80년 22.9ℓ에서 2003년까지 계속 늘다가 2004년에 25.6ℓ로 감소했다. 반면 맥주는 80년 26.9ℓ에서 2004년 2.4배인 55ℓ로 높아졌다. 탁·약주의 소비는 다시 늘기 시작, 2004년 5.8ℓ에 달했다. KT&G 관계자는 “2004년에 담배 공급량이 증가한 것은 이듬해 담뱃값 인상을 미리 공표하면서 소매상의 사재기 수요가 많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따라서 2005년에는 공급량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올해에는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터넷 확산속도, 휴대전화 압도 2000년 국민 100명당 8.2명에 불과한 인터넷 가입자 수가 2004년에는 24.8명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국민 4명당 1명꼴이다. 휴대전화 가입자는 국민 4명당 3명꼴이지만 2000년 100명당 57명에 비하면 1.3배 느는데 그쳤다. 일반전화 가입자는 2004년 47.6명으로 2002년 이후 감소하는 추세다. 2004년 1인당 영화관람 횟수는 한국영화 1.65편, 외국영화 1.13편이며 고객 동원은 한국영화 8019만명, 외국영화 5498만명이다. 사망원인 가운데 자살이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에 이어 4위로 올라섰다.94년에는 자살이 9위에 머물렀다. 고졸과 대졸 근로자의 임금격차는 평균 105만원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Book & Life] 베스트셀러와 ‘사재기’

    얼마전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특정 담배를 사기 어려웠던 적이 있다. 담배가게마다 꼭꼭 쟁여놓고 팔지 않는 이른바 ‘사재기’ 때문이었다. 어디 담배뿐인가. 연탄, 라면, 휘발유 같은 생필품은 물론, 금, 건축자재, 음반까지 돈 되는 것은 모두 사재기 대상이다. 사재기는 사전적 풀이로 ‘필요 이상으로 몰아사서 쟁여둔다.’란 의미다. 값이 오르면 팔아 이득을 챙기기 위해서다. 하지만 출판계의 사재기는 그 방식이나 의미가 좀 다르다. 일부 출판사들이 각 서점에 나가 있는 자신들의 책을 사들이는 행위를 이른다. 이른바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리기 위해서다.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들이 서점에 나가 책을 사는 게 전통적 방식이었으나 요즘엔 출판사가 입금만 하면 서류상으로 ‘깔끔하게’ 처리된다고 한다.책 사재기는 엄밀히 따져보면 사재기라기보다는 일종의 조작행위다. 자기 것을 사들일 뿐 아니라, 가격 인상과는 관계없기 때문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특정 주식을 사들여 그 가치를 띄우는 주가조작 행위에 더 가깝지 않을까? 하지만 주가조작이야 심각한 불법행위라서 법망에 걸려드는 날엔 패가망신을 면키 어렵다. 하지만 책은 다르다. 자기 책을 사들여 베스트셀러 순위가 올라갔다고 처벌받지는 않는다. 연말 출판계 결산이 다가오면 빠지지 않는 뒷공론 중 하나가 일부 베스트셀러들에 대한 ‘사재기’ 혐의다. 아무리 뜯어보아도 ‘베스트셀러여야 할 이유’가 없는 책이 떡 윗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만난 한 출판사 대표 Y씨가 고민을 토로했다. 일부 서점에서 ‘사재기 제의’가 있었다고. 그리고 강한 유혹을 느끼고 있다고. 출판시장도 이젠 마케팅에 의해 좌우되는 시대지만, 넘어서는 안될 선이 있다. 그리고 사재기는 마케팅이 아니라 사기행위다. 힘들더라도 K씨가 유혹을 떨쳐내고 어려움을 견뎌내길 바란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가짜 타미플루’ 美서 적발

    조류 인플루엔자(AI)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위조한 가짜약이 미국 세관에서 대량 적발됐다.그동안 인터넷에서 ‘타미플루’가 불법 유통돼 가짜로 의심받아 왔으나 당국에 적발되기는 처음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샌프란시스코 세관은 18일(현지시간) 타미플루 위조약 52개 상자를 적발해 성분을 분석한 결과, 타미플루의 약효 성분은 없고 비타민 C 등을 함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세관은 지난달 26일 샌프란시스코 공항 인근의 우체국에서 한 상자를 발견한 데 이어 이번에 51개 상자를 대량 적발했다. 각 상자에는 ‘타미플루 제네릭(카피약)’이라고 표시된 캡슐이 50개씩 들어 있었고, 상자 겉면에는 중국 글씨가 써 있지만 원산지는 확실치 않다고 세관측은 전했다. 타미플루는 아직 제네릭이 상용 단계에 있지 않다. 미 식품의약국(FDA) 관계자는 이들 위조약이 인터넷에서 주문을 받아 아시아에서 생산된 것 같다며 의사나 병원에서 주문한 흔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타미플루는 한때 인터넷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에 올라와 10알에 104파운드(약 19만원)에 거래되다가 스위스 로슈사의 제동으로 중단됐다.인터넷에선 의사의 처방전 없이 이메일 주소와 신용카드 번호만으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영국의약협회는 “가짜일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었다. AI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인체 감염 가능성마저 제기되자 타미플루는 각국의 사재기 현상과 함께 품귀 우려를 낳아왔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거래허가구역 땅 취득때 자금조달 계획서 의무화

    내년 3월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땅을 사는 사람은 의무적으로 자금 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토지이용의무 위반행위에 대해선 과태료(5000만원 이하) 대신 땅값의 5∼10%에 해당하는 무거운 이행강제금을 물어야 한다. 건설교통부는 ‘8·31대책’의 후속 조치로 토지거래허가제도 개선을 위해 이같은 내용의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 입법예고하고 내년 3월부터 시행한다고 14일 밝혔다.●취득자금 조달계획 명시 의무화 토지거래허가신청서에 ‘토지취득자금 조달계획서’를 별도로 붙여야 한다. 계획서에는 자기자금(금융기관 예금, 토지보상금, 주식·채권 매각대금), 차입자금(금융기관 대출, 사채 등)을 구분해 자금원을 밝혀야 한다. 취득자금의 출처가 자기자금인지, 토지보상금인지, 차입금인지 등 자금 흐름을 통계적으로 처리·파악해 투기대책수립이 가능토록 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계좌번호는 기재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지만 자칫 투기혐의로 몰리면 투기를 단속하는 당국으로부터 모든 계좌를 추적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땅 구입 욕구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달호 현도컨설팅 사장은 “자금조달계획제출 의무화 실시는 실거래가신고제와 함께 땅 투자 심리를 위축시켜 토지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용 목적 위반하면 이행강제금 부과 이행강제금 부과대상은 토지거래허가를 받아 취득한 토지를 이용 목적대로 활용하지 않는 경우다. 부과액은 미이용 방치시 땅값(공시지가)의 10%, 불법임대 7%, 불법전용 5% 등으로 차등화했다. 부과하기 전에 3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이행하도록 명령하고, 그 기간까지 이행되지 않는 경우에 사전계고를 거쳐 부과토록 했다. 농지법상 처분 이행강제금이 부과된 경우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부과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사람은 처분 고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용 개발 목적도 없이 단순 시세차익을 노리고 땅 사재기를 하는 투기꾼의 발길을 묶어두려는 취지다.●농지 및 임야 취득 요건 강화 농지 및 임야 취득은 가구주 전원이 당해 토지 소재 시·군에 6개월 이상 거주토록 하던 것을 1년 이상으로 강화했다. 불법계약, 이용의무위반 행위 등을 신고하면 50만원의 신고포상금이 지급된다. 대체 토지 취득요건을 ‘1년 이내 당해 시·군 및 연접시·군내에서 수용된 땅값 범위에서 취득하는 경우’에서 ‘3년 이내 전국에서 수용된 땅값 범위’로 완화했다. 보상금이 한꺼번에 인근 토지 시장에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금값 온스당 500弗 돌파… 18년만에 최고

    금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금 가격은 29일 시드니 현물시장에서 온스(28.35g)당 500.5달러를 호가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5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1987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런던에서도 금값은 한때 502.7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오후장에는 496.4달러로 떨어졌다. AFP통신 등은 ‘심리적 저항선’인 500달러를 넘어선 금값의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며 내년에도 계속 오를 것으로 점쳤다. 이같은 오름세는 달러 약세에 미국 경제가 물가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데다 투기 수요까지 겹친 까닭이다. 특히 미국의 재정·경상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로 늘면서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가 흔들리고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대체수단으로 금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금 비축을 늘리고 있으며 투자자문회사들도 사재기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한편 뉴욕 상업거래소(NYMEX)의 내년 1월 인도분 백금 가격도 28일(현지시간) 온스당 1004달러까지 치솟아 지난 80년 5월의 사상 최고치인 1085달러에 다가섰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러 하바로프스크 ‘단수’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상수원 오염으로 인한 전면 단수조치 3일째인 25일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는 취수장의 니트로벤젠 농도가 아직도 국가안전표준의 28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헤이룽강이 통과하는 러시아 극동 하바로프스크시(市)는 오는 30일부터 나흘 동안 수돗물을 공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회의를 열고 오는 30일부터 새달 3일까지 냉온수 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가정마다 5일분의 식수를 저장해둘 것을 요구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얼빈시 환경보호 당국이 이날 아침 7시 쑹화(松花)강 하얼빈시 구간 초입에서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인체 발암물질의 하나인 니트로벤젠 농도가 침강과 희석조치로 전날에 비해 낮아졌음에도 ℓ당 0.4943㎎으로 안전표준을 28.08배나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4일에는 중국 남서부의 충칭(重慶)에서 제2의 화학공장 폭발사고가 발생,10여명의 사상자를 내고 1만명이 넘는 주민과 학생들이 대피했다. 사고가 난 공장은 안전물 관리 허가증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중국 정부의 부실한 환경 관리에 국제적 비난이 쏟아질 전망이다. 중국 신문들도 25일자를 통해 하얼빈시가 단수조치 발표를 전후해 취한 조치의 부적절성을 지적했으며, 외신들은 중국 정부의 은폐 의혹에 강한 비판을 제기했다.중국 신문들은 쑹화강 오염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과 관련, 폭발사고가 일어난 지방 환경보호 당국의 독직 또는 사고 회사와의 유착 가능성을 강력하게 제기하기도 했다. 중국 언론은 지난 21일 이후 하얼빈시에서 벌어졌던 생수·식품 등 생필품 사재기와 탈출 현상은 진정됐으나 일부 시민들의 심리적 공황상태는 아직 남아 있다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으로 24일부터 24시간 상담전화를 개설, 자격증을 가진 심리상담 전문가들을 배치했다고 전했다.oilman@seoul.co.kr
  • 베스트셀러의 모든것 집중분석

    베스트셀러의 모든것 집중분석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게 베스트셀러지만 현대 사회에서 베스트셀러의 존재 의미와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계간지 ‘21세기문학’ 겨울호가 베스트셀러의 기원과 역사, 국내에서의 베스트셀러 형성 과정, 베스트셀러의 요인 등을 집중 분석한 기획물을 실어 눈길을 끈다. 출판평론가 표정훈은 ‘베스트셀러, 난감하고 위태롭고 불편한 것’이란 글에서 “(베스트셀러는)마케팅을 위한 수사와 객관적 현실의 반영 사이에서 위태롭게 외줄을 타고 있다.”면서 “극단적으로 토로하자면 베스트셀러 목록이 아예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역사적으로 ‘베스트셀러’란 말의 기원은 1903년 미국에서 소설분야의 월별 베스트셀러를 공표하는 코너가 생기면서부터. 베스트셀러가 일종의 국제어로 자리잡은 것은 1920년대의 일로 이때부터 책만이 아닌 다른 상품에까지 사용됐다. 국내에서는 1950년대 중반 정비석의 ‘자유부인’이 7만부 이상 팔리면서 베스트셀러라는 말이 널리 쓰이기 시작했고,1960년대부터 언론 매체에서 베스트셀러 목록을 다뤘다. 하지만 ‘뉴욕타임스 북리뷰’처럼 아무리 권위를 인정받는 베스트셀러 목록이라고 해도 범위나 기준에 있어 완벽하게 객관적이고, 정확한 순위는 불가능하다. 표정훈은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출판사조차 자사 발행 도서의 정확한 판매량을 빠르게 파악하는 게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베스트셀러의 공신력을 완전히 무너지지 않게 하려면 온라인 서점이든 오프라인 서점이든 사재기를 포착할 수 있는 상시적인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지난 10년간의 베스트셀러 흐름을 연구한 ‘베스트셀러가 형성하는 특정한 코드 또는 독자의 내면을 사로잡는 요인’이란 글에서 “베스트셀러가 담고 있는 것은 결국 ‘결핍’에 대한 충족이라는 너무나 평범한 진리”라고 설명했다. “베스트셀러? 그저 잘 팔렸으니까 베스트셀러겠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미 의회 도서관 관장을 지낸 역사학자이자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남긴 대니얼 J. 부어스틴(1914∼2004)의 명언이 새삼스럽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벤젠 공황’ 하얼빈 탈출행렬

    ‘벤젠 공황’ 하얼빈 탈출행렬

    벤젠공장 폭발로 인해 상수원이 심각하게 오염된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에서 23일 밤 수천명의 주민이 도시를 탈출하기 위해 공항과 역에 몰려드는 등 공황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하얼빈에서 700㎞ 떨어진 러시아 극동의 하바로프스크 주정부도 25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로 하는 한편,60만 주민들로 하여금 지하수를 개발하고 생수를 비축하도록 지시했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식수 사재기가 성행해 생수는 물론, 음료, 주스 값까지 10% 이상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길이가 80㎞에 이르는 벤젠 오염띠는 380만 하얼빈 시민이 식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제2 쑹화(松花)강을 거쳐 24일 새벽 쓰방타이(四方臺) 취수장에 도달했고 26일 새벽에는 시 구간을 완전히 빠져나가게 된다. 중-러 국경의 아무르강을 통해 하바로프스크에는 다음달 1일쯤 당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3000여명의 하얼빈 교민들은 식수는 비교적 충분하게 확보한 상태이며 모자란 양은 창춘(長春), 선양(瀋陽) 등에서 들여온 생수를 평소의 2∼3배 가격에 구입해 먹을 수 있어 큰 걱정을 하진 않지만 앞으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긴장하고 있다. 중국 환경보호총국은 23일 오후에야 비로소 지난 13일 하얼빈에서 200㎞ 떨어진 지린(吉林)시의 한 벤젠공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인해 쑹화강에 중대한 오염 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하얼빈시는 21일 상수도 공급을 다음날부터 나흘동안 중단한다고 발표해놓고 23일 새벽부터 단수 조치가 시작된다고 정정하는 등 우왕좌왕한 데 이어 단수 목적이 통상적인 수질 점검이라고 해명해 주민들의 분노를 샀다. 당국은 폭발 다음날인 14일부터 수질 검사를 실시한 결과 벤젠, 아닐린, 니트로벤젠, 크실렌 등이 국가 기준보다 최고 100배 이상 나타난 곳도 있었으나 24일 새벽 하얼빈시 근처의 수질감측소에서 검사한 결과 니트로벤젠 농도가 기준의 0.27배에 불과했다고 발표했다. 장줘지 헤이룽장성장은 “나흘 뒤면 수돗물 공급이 재개되며 성장으로서 내가 가장 먼저 물을 마시겠다.”고 말했고, 왕리민 헤이룽장성 부성장은 “물값이 폭등하지 않도록 공급을 충분히 하겠다.”고 강조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 안간힘을 썼다. 시 당국은 2000t의 식수를 긴급 수입하고 가까운 다칭(大慶)유전의 장비를 빌려 지하수 개발에 나서는 한편, 시내 수백곳의 우물도 봉쇄했다. 그러나 도시를 빠져나가려는 인파로 항공권과 열차표 가격이 최대 60%까지 뛰었다고 홍콩 언론들이 전했다. 열차는 이번 주말분까지 매진됐으며 23일 하얼빈 공항을 떠난 42편의 항공기 모두 만석이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월드이슈] 각국 조류독감 대책 비상

    유럽연합(EU)이 24일(현지시간) 야생조류의 역내 반입을 금지하기로 하는 등 각국이 조류독감 차단에 총력전을 펴고 있지만 25일에도 인도네시아에서 네번째 사망자가 나오고, 중국 안후이(安徽)성에서 H5N1 발병 소식이 전해졌다. 이처럼 조류독감 초비상이 걸린 가운데 각국은 방역이나 치료제 확보, 백신 개발 지원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이 쉬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형편.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방역체계가 뚫렸을 경우 치료제와 백신 등 스스로 안전을 지키는 쪽으로 옮겨지고 있다. 아직까지 사람이 조류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각국에서 개발 노력이 진행 중이지만 실험용 백신이 예방 효과가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이며, 상용화할 수 있는 준비 역시 갖춰지지 않았다. 사실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백신을 일치시켜야 하기 때문에 전염병이 번지기 전에 엄청나게 많은 항체를 확보해 각각의 변종에 맞는 백신을 만들어내기는 어려운 일이다. 예노에 라스츠 헝가리 보건장관은 지난 21일 자국 화학자들이 인체에 치명적인 H5N1형 조류독감 백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관련 정보가 없다며 논평하지 않았다. 프랑스에서 먼저 낭보가 올 가능성도 있다. 사노피-파스퇴르사는 지난 8월 미국에서 자원봉사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결과 성공적이었으며, 추가적인 안전성 실험을 거쳐 앞으로 2주 안에 WHO에 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 제약사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은 조류독감 변종이 사람들에게 급속히 확산될 경우 4∼5개월 내 수백만명분의 백신을 생산할 것이라고 데일리 미러가 24일 보도했다.H5N1으로 한정하지는 않았다. 27일 발표될 이 계획은 변종 바이러스를 규명해 백신 자체를 만드는 데 1개월, 상용화하는 데 3∼4개월이 걸린다고 신문은 전했다. 세계 최대의 혈장(血漿) 제품 생산업체인 호주의 CSL도 이날 H5N1 바이러스가 대규모 유전적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자사가 현재 인체에 시험 중인 백신이 H5N1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CSL측은 내년 2월까지 결과가 나오며,H5N1이 사람간 전염되는 형태로 변이를 일으킬 경우 3개월 내, 완전히 새로운 변종이 나타날 때는 6개월 내 대항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03년 89명이 조류독감에 감염돼 1명이 숨진 네덜란드는 이미 조류용 백신을 개발한 아크조 노벨사가 인체용에도 뛰어들었다. 독일은 자국 과학자들이 연말쯤 ‘예비 백신’을 개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에선 충남대 수의학과 서상희 교수가 벤처기업 세신과 손잡고 백신 연구를 재개했다. 서 교수는 지난 1997년 홍콩 조류독감이 창궐할 당시 인체손상 원인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네이처지에 소개되기도 한 권위자다. 세신이 무균 시험공장 등에 3년간 6억원을 투자하기로 해 앞으로 6개월 내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의 독감 데이터베이스가 예산 부족으로 유료화될 전망이어서 백신 개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지금까지 무료 제공되던 미국의 로스 앨러모스 인플루엔자 시퀀스 DB가 연간 1만달러의 사용료를 받게 되면 캄보디아나 베트남 등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시사주간 타임이 최신호에서 전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조류독감 Q&A 서울 남산공원의 비둘기 구구 양은 요즘 억울해 죽을 지경이다. 치명적인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전염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부모들이 기겁을 하고 접근을 말려 꼬마들의 사랑을 받을 수 없게 되어서다. 공연한 희생양이 된 양계장 주인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 박현순(75·서울 성동구 상왕십리)씨도 보건소에서 일반 독감 접종을 받으면 조류독감을 예방할 수 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이들의 궁금증을 Q&A로 풀어보았다. ▶사람은 어떻게 조류독감에 감염되나요. -지금까지는 닭과 오리를 대규모로 사육하는 시설에서 감염된 가금류를 산 채 만진 사람에게만 감염됐어요. 감염된 닭·오리는 즉각 폐기되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된 고기를 만지거나 먹는다고 감염되지는 않아요. 감염된 고기가 유통되더라도 섭씨 70도 이상에서 익혀 먹으면 바이러스가 죽기 때문에 안심해도 좋아요. 계란도 완숙으로 먹으면 되고요. 공원의 비둘기나 동물원의 가금류 등을 통해 전염된 사례는 아직 없었어요. ▶사람끼리 감염될 수 있나요. -딸에게서 어머니에게로 옮겨졌을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는 사례가 태국에서 있었지만 입증되지는 않았어요. ▶왜 사람끼리의 감염이 위험한가요. -사람이 동시에 조류독감과 인간독감에 걸리게 되면 바이러스끼리 유전자를 교환할 수 있게 되지요. 이같은 복수 감염이 많아질수록 인간독감과 유사한 변종 바이러스가 출현할 위험성은 더욱 커지고 이것이 인간간 전염을 용이하게 만들어 인체 면역체계가 인식할 수 없는 최악의 전염병으로 발전하기 때문이죠. ▶왜 H5N1이 특별히 위험한가요. -16가지의 H형,9가지의 N형 바이러스 변종 중 H5N1은 빠르게 복제되고 다른 동물 바이러스에서 유전자를 얻어내 변종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인간에게 특히 심각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또 이 바이러스는 조류의 침과 배설물에서 10일 이상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생닭 가게나 철새들을 통해서도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어 특히 조심해야 한다는 거지요. ▶유일한 치료제로 알려진 ‘타미플루’를 미리 먹으면 예방효과가 있나요. -타미플루를 5일 정도 투약하면 증상을 약화시키고 회복을 돕는 효과가 있지만 이는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에만 한정되지요. 백신처럼 미리 먹는다고 예방되는 건 아니에요. 또 백신이나 치료제는 국가가 비축해 공급할 것이기 때문에 일반인이 미리 구입할 필요는 없지요. ▶국내에선 현재 65세 이상 노인에 독감 예방접종이 실시되고 있고, 다음달부터 양계장이나 가공공장 종사자 등에게 의무화되는데 도움이 될까요. -바이러스 유형이 달라 완벽한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워요. 하지만 일반 독감 주사를 맞으면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인체 안에 들어와 변종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어요. 따라서 분명히 도움은 되지요.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치료제 ‘타미플루’는 조류독감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각국 정부가 치료약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사재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스위스 로슈사의 ‘타미플루’가 인체 조류독감에 가장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락소 스미스 클라인의 ‘리렌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알약이 아니라 흡입형 기구 형태로 돼 있어 비축과 사용이 불편해 타미플루보다 인기가 떨어진다. 때문에 각국 정부는 타미플루를 사들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은 39억달러(약 4조 1000억원)의 조류독감 예산을 배정했으며 2000만명분의 타미플루를 확보할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프랑스가 900만명분의 타미플루를 비축하고 있으며, 네덜란드는 인구의 30%, 영국은 25%에 해당하는 치료약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치인 인구의 25%에 해당하는 조류독감 치료약을 비축하지 못하고 있다. 불안에 떠는 일부 시민들이 직접 타미플루 구매에 나서면서 타미플루 품귀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타이완 국립보건연구소는 24일 타미플루 카피약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타미플루 생산 확대를 촉구하면서 타미플루 생산을 지원하기 위한 ‘신속대응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대형 제약회사들도 발벗고 나섰다. 인도 제약사 시플라는 내년 1월까지 타미플루 카피약 5만정을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도 랜박시와 미국 밀란 등은 로슈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로슈사는 24일 허락을 받지 않고 타미플루를 생산하는 것은 용인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에서는 타미플루의 치료 효과에 대한 맹신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염병 전문가들은 변종 H5N1 바이러스가 나타날 경우 타미플루가 소용 없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베트남에서 발견된 변종 H5N1 바이러스는 타미플루에 부분적으로 내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허리케인 ‘윌마’ 중미 강타 13명 사망

    허리케인 윌마가 19일(현지시간) 카리브해에 상륙해 중미 지역에 피해를 낳기 시작했다.20일 4등급으로 세력이 다소 약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강한 비바람을 동반하고 있다. 주말쯤에는 미국 플로리다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티에선 홍수와 산사태로 최소 11명이 숨지고 2000여가구가 피난길에 올랐다. 자메이카와 온두라스에서도 5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자메이카와 온두라스 등지에 앞으로 최대 300∼380㎜, 쿠바 산악지역에 630㎜의 비를 뿌리겠다고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가 예보했다. 18일 시속 282㎞로 풍속을 키운 윌마는 19일 오후 260㎞로 다소 떨어진 가운데 21일쯤 유카탄 해협을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멕시코 최대 휴양지 칸쿤과 코수멜섬 근방을 지날 전망이어서 칸쿤에서 20일 열릴 예정이던 MTV 음악행사가 연기됐다고 멕시코 당국이 밝혔다. 쿠바는 저지대 주민과 관광객 1000여명을 대피토록 했으며, 플로리다 관광객들도 대피길에 올랐다. 플로리다 주민들은 벌써 식수와 통조림 등 비상 물품을 사재기하고 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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