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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포럼] 북녘 아들의 훈장

    분단 이후 한반도에서 반세기 만의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각본 없는 드라마’가 두번 펼쳐졌다.지난 85년과 이번 8·15 방문단 교환때다. 두 차례 드라마에서 눈물이 공통분모였다.그러나 서울과 평양의 비슷한 세트장치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퍽 달라진 장면도 자주 눈에띄었다.남북이 서로의 ‘다름’을 헤집지 않으면서 가능한 한 동질성을 확인하려는 성숙된 자세가 바로 그것이다.북측 이산가족들 중 더러 “장군님의 은총…”을 말하는 이도 있었으나 남측 가족이나 우리사회는 대범하게 넘어갔다.남측 이산가족이 북측 형제 앞에서 “북측식량난”을 입에 올리자 다른 남측 가족이 오히려 만류했다.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북녘의 아들이 가슴에 ‘공화국 훈장’을 16개나 주렁주렁 달고 50년만에 남녘의 아버지와 상봉하는 광경이었다. 기억 속에는 언제나 8살배기 개구쟁이였던 초로(初老)의 아들의 때아닌 훈장 자랑에 남녘의 아버지는 “그래,내 아들아,고생이 많았겠구나”라고 받아넘겼다.거기에는 서로 다른 체제에 대한 동조도,날이선 비난도 없었다.그렇다고 “So what?(그래서 어쩌자는 거냐)”하는식의 서구적 냉정한 타산도 없었다.오직 자식의 자랑뿐만 아니라 허물까지도 감싸안으려는 넉넉한 부정(父情)이 있었을 뿐이다. 따지고 보면 훈장도 북한체제를 나름대로 지탱해주는 기제(機制·메커니즘)의 일부일 것이다.‘당근과 채찍’이라는 정치학 용어를 차용하지 않더라도 알 수 있는 일이다.그러한 메커니즘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데서 우리는 한때 우리 사회에서 득세했던 북한 조기붕괴론의허구성을 발견한다. 혹자는 이를 두고 북한의 본질은 불변이라고 강변한다.남북정상회담이나 이산가족 상봉 이벤트에 응한 것 따위가 모두 생존을 위한 그들의 전술적 변화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물론 북한이 조만간 근본적인개혁·개방을 선택할지 여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옛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나 중국식 시장사회주의에 버금가는 개방을 택할 것인지는 미지수라는 얘기다. 그러나 필자는 훈장을 둘러싼 삽화를 지켜보며 역설적이지만 우리뿐만 아니라 북한의 변화도 읽을 수 있었다.훈장이라는 상징적 ‘당근’ 대신 남쪽과의 교류를 통해 ‘손에 잡히는 무엇’을 얻겠다는 선택이야말로 북측의 커다란 자세 전환이 아니고 무엇이랴. 따라서 오늘의 북한은 이미 어제의 북한은 아니다.다만 근본적인 변화를 택해야만 북한이 작금의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음은 부인하기어렵다.하지만 정치적 연출이 때로는 실질을 바꾸기도 하는 게 역사의 교훈이 아닌가.더욱이 북의 변화는 북측의 의지에 앞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지적했듯이 이를 감당하는 북한의 수용능력이 중요하다.북한의 작은 변화 기미도 적극적으로 선용,점진적으로 더 큰 변화여건으로 키워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김정일(金正日)위원장도 방북한 남측 언론사 사장단과의 모임에서“남쪽의 경제 기술과 북쪽의 정신을 합작하면 강대국이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남쪽엔 없는 (민족)정신이 북한에만 있다”는 시각엔동의하기 어렵지만,남쪽과 경제협력을 하겠다는 그의 의지는 반기지않을 이유가 없겠다.경협이야말로 제대로만 추진된다면 민족 구성원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윈­윈 게임인 까닭이다. 따라서 더 이상 소모적 이념 경쟁이 남북관계를 좌우하는 주된 변수가 되게 해선 안될 것이다.범세계적 탈냉전시대에 남북만의 이념 대결은 콘텐츠 없는 닷컴기업처럼 비생산적인 거품일 뿐이다. 녹슨 훈장이 남북의 핏줄을 끊을 순 없지 않았던가.남북간 교류 협력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게 해야 할 때다.그것이야말로 대화와 협상에 의한 통일이라는 사상 초유의 실험이 성공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그 과정에선 상대를 이해하려는 큰 인내심이 필요할 것이다.훈장 자랑하는 아들을 감싸안은 아버지처럼 말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
  • 김정일 위원장 서울 答訪 택일만 남았다

    북측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언제 이뤄질 것인가. 이산가족 상봉에 이어 이달말 평양 장관급회담과 다음달 2일 비전향장기수 송환,15일쯤 경의선 복원공사 남북 동시 착공식의 일정이 잡히는 등 ‘6·15 남북공동선언’의 후속조치가 발빠르게 진행되면서김 위원장의 답방일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21일 “9월중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예고했다.김용순(金容淳)북한 노동당 대남비서가 서울을 방문하면 정부당국자와 협의를 거쳐 정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김 대남비서의 서울 방문은 김 국방위원장이 최근 남측 언론사 사장단 방북때 밝힌 바 있어 그의 서울행은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을 뿐,이미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9월과 10월은 양측이 모두 바빠 양측이 서로날짜를 맞춰봐야 한다”고 말해 9,10월은 답방 성사 가능성이 희박함을 시사했다.실제 김 대통령은 9월초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참석차뉴욕을 방문하고, 10월말에는 서울 아시아·유럽(ASEM)정상회의 의장을 맡는 등 바쁜 일정이기다린다.김 위원장 역시 9∼10월 노동당창건,최고인민회의 행사 등이 겹쳐 있어 여의치 않다. 따라서 9,10월에 김 위원장의 답방이 이뤄질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11월 이후에는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현재로서 김 위원장의 답방시기가 ‘연내다,아니다’를 말하기는 어려운 처지”라며 “내년 봄까지는 가능성을열어두어야 한다”고 매우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이는 김 위원장의답방에 따른 경호, 의전,회담의제,국민여론 등 우리측의 사전준비가만만치 않음을 의식한 언급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이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과 송호경(宋浩景)북측 아·태위부위원장간 4월에 합의된 뒤 두달뒤인 6월에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9월에 답방이 결정되면 그 실행이 11월을 넘길 공산은 적다고 봐야한다.내년초 정상회담을 9월에 서둘러 합의할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답방이 현실화되고 있는 시점이다. 양승현기자 yangbak@
  • 김정일 위원장 答訪시기 새달 결정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일자가 김용순(金容淳)노동당 대남비서의 서울 방문 기간인 9월중 양측 협의를 통해 최종결정될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김 위원장은 서울을 방문할 것이나 양측이 아직 서로 시간을 맞춰보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9,10월은 남북양측이 서로 바쁘니까 김용순 비서의 서울 방문 때 확실히 결정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9월에는 뉴욕 방문,10월말에는 서울 아시아·유럽(ASEM)정상회의 등 일정이 빡빡하고,김 위원장 역시 노동당 창건행사 등으로 시간이 없어 10월까지는 서울 답방이 성사되기 어려우나 11월 이후 부터는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황이다. 김 노동당 대남비서의 서울방문 사실은 김위원장이 최근 언론사 사장단 방북때 밝힌 것으로,김 비서는 서울에서 임동원(林東源)국정원장 등 고위관계자들과 서울답방 문제 등을 구체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김 비서는 김 대통령을 청와대로 예방,면담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이어 “오는 9월15일쯤 경의선 복원 착공식이 남북 양쪽에서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당국자는 “현재 남북에 각각 중간역을 설치할 것인지,아니면 비무장지대에 중간역을 건설할 것인지를 검토중”이라면서 “북측과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승현기자 yangbak@
  • 北·日 손 덥석잡기는 힘들듯

    22일부터 도쿄(東京)에서 속개되는 북한·일본 10차 수교회담은 6월의 남북 정상회담 이후 급속한 한반도 해빙 무드 속에 진행된다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양측 모두 수교 필요성은 절감하고 있으나 속마음 만큼 서로의 손을덥석 잡기는 어려운 상황 속에 회담이 전개되는 양상이다. ◆평행선 달리는 양측 주장=수교협상의 최대 걸림돌은 북측이 요구하는 과거청산과 일본측의 일본인 납치의혹 해결이다. 북측은 과거청산 없이는 수교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지난 12일 남측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에서 “일제 36년을 보상해야 한다.자존심 꺾이면서 일본과 수교는 안한다”고 말했다.북측은 일제 강점 36년과 6·25전쟁 때 미군을 지원한 점을 들어 사과와 보상·배상의 과거청산을요구하고 있다. 단호하기는 일본도 마찬가지다.한반도 식민지배가 적법절차에 따른합병이라고 주장하는 등 기본 입장이 9차회담 때와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다.일본은 납치의혹을 과거청산과 더불어 우선적으로 해결한뒤 수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요미우리(讀賣)는 19일자에서 정부 소식통을 인용,“북한이 요구하는 과거청산의 우선처리 등에는 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수교까지는 시간 걸릴 듯=9차회담과,지난 7월 방콕에서의 사상 첫북·일 외무장관 회담,이번 10차회담은 탐색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로 입장을 충분히 전달한 뒤 11차 때부터 양보와 절충의 본격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일본 외무상은 지난 9일 “수교협상 타결 전이라도 북한을 국가로 승인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일본 정부의 대북 자세가 유연해지고 있는 점은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납치의혹 해결에 북측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는 명분을 제공하면일본이 주저하는 과거청산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급진전될 공산이 크다.여기에는 북측에 건네질 배상금이 드러나지 않는 ‘쟁점’이 될수 있다. 황성기기자 marry01@
  • ‘대한매일’등 10개 일간지 판문점통해 매일 北에 간다

    대한매일 등 국내 주요 종합일간지가 날마다 판문점을 통해 북한에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20일 “정부는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지난 12일 북한을 방문한 우리 언론사 사장단에게 요청한 일간지 전달요청을 긍정적으로 판단,수용할 방침”이라면서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전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주부터 종합일간지를 중심으로 한 국내 신문들이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북측에 전달될 것 같다.북한에 보내지는 신문은 대한매일을 비롯,경향신문·국민일보·동아일보·문화일보·세계일보·조선일보·중앙일보·한겨레신문·한국일보 등 10개 종합일간지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오일만기자 oilman@
  • 남북 화해·협력 5대현안 진척도 점검

    8·15 이산가족 상봉의 흥분이 아직 채 가시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남북간에 극적인 ‘사건’들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9·10월에 예정돼 있는 큰 이벤트만 해도 6∼7건에 이른다.이들 행사들을 면회소 설치 등 이산가족상봉 정례화,비전향장기수 송환,조총련 동포 조국방문,경의선 복구 등 경협,문화·예술·관광교류 등 5개 분야로 나눠 살펴본다. ◆이산가족 상봉. 정부는 이산가족 문제를 앞으로는 1회적인 만남보다는 면회소 설치등 제도화에 목표를 두고 추진키로 했다. 다음달 2일쯤 열릴 남북 적십자회담에서 우리측은 면회소 설치 장소 및 시기,면회소 운영방안 등을 북측과 협의,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면회소 장소와 관련,정부는 일단 판문점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쉽게 오갈 수 있는 위치이고 이미 어느 정도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점에서 무난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금강산 등 이북 지역을 선호하는 북측을 어떻게 설득하고,동의를 얻어낼 지가 관건이다.장충식(張忠植)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20일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철원’지역을 면회소 후보지로 거론한 것은 우리측 고민의 일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정부는 북한이 관광특구 지정을 거론한 개성도 후보지로 검토중이다. 정부는 면회소에서 상봉 뿐 아니라 서신교환,통화 등도 가능하도록할 계획이다.왕래의 번거로움을 피하고 가족과 혈육의 정을 이어갈수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지닌 방법이다.하지만 정부는 이산가족문제를 너무 급진적으로 밀고나가다가는 북측의 수용능력에 부담을줘 오히려 부작용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속도조절에도 신경을 쓰기로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비전향 장기수. 정부는 북한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비전향 장기수 북송문제가 원만히 해결돼야 면회소 설치 등 이산가족 문제가 제대로 풀릴 수 것으로 보고 있다.따라서 9월초로 예정된 비전향장기수 송환을 가급적 북측이 원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줄 때 확실히 줘야 받을 때 확실히 받아낼 수 있다는 논리다.정부가 북송을 원하는 비전향장기수를 전부(62명) 보내기로 한 것도 이같은 방침의 일환이다. 그러나 이산 상봉확대등에 대해 북측의 약속을 끌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비전향장기수를 모두 송환해야 한다는 데 정부의 부담이 있다. 특히 납북자·국군포로는 거론조차 되지 않는데,남파간첩은 열렬한환영 속에 평양으로 돌아가는 불균형을 국민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지도 고민거리다. 더욱이 북한은 지난 15일 내친 김에 이번 북송 때 장기수들의 가족동반 문제까지 제기해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정부는 이번에는 가족 동반은 불가하다는 입장이지만 가급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 북측을 설득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한편 장기수 송환은 판문점 육로 또는 항공로를 이용키로 적십자회담에서 합의했었지만 항공편이 유력하다.그밖의 세부절차는 93년 비전향장기수 송환 1호인 이인모(李仁模)씨의 전례를 따를 예정이다. 김상연기자. ◆조총련동포 방문. 이달 안에 이뤄지는 조총련 해외동포 방문단의 고향방문도 민족 화해를 위한 구체화 조치의 하나다.그동안 전향서 등 각종 복잡한 조치를 필요로 했던 조총련의 방문을 사실상 개방,해외동포들이 이념에상관없이 누구든지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준 것이다. 이번 방문단은 대략 100여명 정도로 구성되며 이들은 각자의 고향으로 내려가 성묘를 할 수 있게 된다.조총련 서만술(徐万述) 제1부의장은 지난 1일 “역사적인 남북 공동선언으로 빠른 시일 안에 고향방문이 실현될 것을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현재 민간단체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조총련 동포의 고향방문을 정부 주도로 추진할 방침이다.따라서 75년 9월 해외동포 모국방문후원회가 시작한 ‘고국방문사업’과는 별개로 고향방문이 추진된다. 정부는 그러나 친북 단체인 ‘재중(在中) 조선인총연합회’의 고향방문은 추후에 논의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당분간은 일본 조총련에한해 고향방문이 이뤄지게 된다. 재일 조총련 동포는 25만명 정도로 거의 대부분이 남한 출신.이번고향방문에는 1∼2세대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석우기자. ◆경제협력. 남북을 잇는 경의선 복원공사의 착공식이 다가오면서 남북경협이 탄력을 받게 됐다. 경의선이 복원되면 현재 남북간 물자교류의 60%를 차지하는 해상수송이 육상으로 가능해져 물류비용 절감효과가 커진다.특히 해상로를이용해 원·부자재와 생산품을 운반할 경우 10일 이상 걸리지만 육로는 5일 이내로 줄어든다. 또 경의선은 중국횡단철도(TCR),시베리아횡단철도(TSR),몽골횡단철도(TMGR)와 연계돼 한반도가 동북아의 교통·물류 중심지로 급부상하는 ‘철(鐵)의 실크로드’시대를 열 전망이다. 따라서 철도복원을 계기로 과중한 물류비용 때문에 북한에서의 사업을 망설여왔던 기업들의 대북 진출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아울러 경의선을 따라 문산∼개성으로 이어지는 4차선 규모의 육로건설도 추진되고 있어 이 공사는 물론,북한 사회간접자본시설에 참여하기 위한 건설업체의 물밑 경쟁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경의선과 새 도로가 건설되면 현대가 개성지역에 추진하는 2,000만평의 서해안공단 조성사업도 한층 쉬워진다.장기적으로는 관광 등 인적 왕래가 빈번해지면서 남북교류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류찬희기자 chani@. ◆문화분야. 문화분야는 이산가족 상봉으로 조성된 화해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는 역할을 하기에 충분할 것 같다. 무엇보다 북쪽의 이산가족이 돌아간 지난 18일 북한의 조선국립교향악단이 서울에 온 것은 남북화합의 분위기를 잇는데 결정적 역할을하고 있다.나아가 이번 합동 연주회는 남쪽 교향악단의 북한방문공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6·15 공동선언에서 합의하고,언론사 사장단의 방북에서 다시 확인한 백두산·한라산의 남북 교차관광 역시 이산가족 상봉에 못지않은이벤트가 될 것이다.금강산 관광이 남쪽 인사들만의 일방통행인데다,그것도 제한된 방북이었다면 교차관광은 남북관광 교류의 새로운 차원을 여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남쪽을 방문한 북쪽 이산가족의 상당수가 문화예술계 인사였다는 것은 앞으로 교류의 문호를 넓히는 데 적지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록 무산됐지만 북한의 인민화가 정창모씨의 전시회가 추진되고,‘계관인 노력영웅시인’ 오영재씨의 시가 남쪽 언론에 실리는 등 반향을 얻은 데다,북한방문단 대표인 류미영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이 우리쪽김광욱 천도교 중앙총무 교령과 만난 것 등은 이산가족 상봉이 문화·예술·종교의 남북교류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음을 시사한것으로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서동철기자 dcsuh@
  • [사설] 북·일 수교 ‘일본의 책임’

    22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제10차 북·일 수교회담이 열린다.이번 회담은 최근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남한 언론사 사장단과의 회견에서 북·일 수교회담과 관련해 “청산해야 할 과거문제가 있다.일제 36년도 배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천명한 뒤 열리는 첫 회담이어서 관심을 끈다.김위원장의 이 발언을 놓고 일본 내부에서는 구구한 정치적 해석이 있는 모양이나 김위원장의 언급은 지극히 원칙론을 제기한 것으로 인식된다.따라서 일본이 김위원장의 언급에 이런저런 해석을 붙이는 것은 회담에 임하는 자세가 진솔하지 않다는 느낌을준다. 이번 북·일 수교협상은, 북한이 선(先) 과거청산을 주장하는 반면일본은 북한의 일본인 납북과 미사일 발사 등 현안문제를 동시에 풀자는 입장이어서 순조로울 것 같지는 않다.우리는 북·일 수교가 동북아 평화에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이를 환영한다고 거듭 밝힌 바있다.굴욕적인 한·일 수교회담과 같은 협상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도 이번 북·일 수교회담에서는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정직한 사과와 응분의 배상을 해야 한다.그런 다음 일본이 주장하는 일본인 납북문제 등에 대해 북한도 사과 및 재발방지를 약속하면 될 것이다.그리고 미사일 문제는 북한과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미국과도 연관된 문제다.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이 문제에관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마땅하다.그러나 일본이 이문제를 일제 식민통치의 죄과와 상쇄하려는 듯한 협상자세는 옳지 않다고 본다.일본은 비슷한 과거를 가진 전범국 독일에 비해 국제사회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자세 때문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차제에 우리는 일본의 배상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할 필요를 느낀다. 이 문제가 궁극적으로는 북·일 수교협상의 핵심으로 같은 민족으로같은 피해를 입었으며 65년 한일협상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당시박정희(朴正熙)군사정부는 무엇보다 정권의 안정에 다급한 나머지 서두르기도 했거니와 경험도 없어 군 위안부 문제,징용민간인 피해,문화재 반환,사할린 교포문제 등은 챙기지 못해 미제로 남겼다.당시 한·일간에 타결된 무상 3억,재정차관 2억,민간차관 1억 달러는 해방전 국내외 한인들이 일본 금융기관들에 맡겼다가 찾지 못한 예금액수에도 못 미친다.일본의 대북 배상액의 적정선을 찾기 위해 북한과 일본이 원한다면 일제 강점하 민간인 피해 등에 대해 남·북한과 일본의공동조사도 한 방법일 것으로 생각된다.일본은 뒤늦게나마 국제사회에서 정상적인 국가로 인식받기 위해서는 북·일 수교와 관련,과거속죄 차원에서 진지하게 임해야 할 것이다.
  • 李총재 “지금은 訪北의사 없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18일 자신의 방북문제에 대해 “적절한 시점에 상면의 기회가 오면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을 만나 남북관계의 진전과 평화정착을 위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겠지만지금은 그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해 현재로선 방북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이총재는 이날 특별담화를 통해 “이미 김위원장 초청으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평양을 다녀왔고 언론사 사장단도 평양을 다녀온만큼 이제는 김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고 북의 언론인들도 서울에 와서 남한의 실상을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총재는 이어 “정부는 북에 본인의 방북초청을 요청했다고 발표했으나 한마디 사전양해도 구한 바 없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李會昌총재 ‘방북 공방’ 일단락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이회창(李會昌)총재 방북초청 의사가 한나라당측에 이미 전달된 것으로 밝혀져 이를 둘러싼 여야 공방에 일단 ‘종지부’를 찍었다. [김위원장 초청의사 전달] 최근 우리측 언론사 사장단과 함께 북한을방문하고 돌아온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은 지난 17일 시내 한호텔에서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부총재를 만나 ‘이회창 총재님에대한 북측인사 견해’라는 A4용지 한쪽짜리 문서를 흰봉투에 넣어 전달했다. 문건은 박장관이 지난주 언론사 사장단 방북때 김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총재가 북한 초청으로 북측과 대화하는 것이 좋겠다”고권고한 내용과 이에 대해 김위원장이 “초청하겠으니 야당의 의사를알아보고 연락해 달라”는 내용으로 돼 있다. 하부총재는 18일 “어제 아침 박장관에게서 전화가 와 박장관을 만났다”면서 “박장관이 ‘요즘 이총재의 방북문제와 관련해 이런 저런 얘기가 나와서 방북 당시 김위원장과 나눈 얘기를 정리해 왔다’며 문건을 주면서 이총재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문건은 마침 이총재가 충남 서천에서 열린 전주 이씨 종친회참석 관계로 지방 출장중이어서 당일 전달되지 못했다. [야당 입장] 이총재는 이날 오전 하부총재로부터 이같은 보고를 받은뒤 “여권이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대로했다는 후문이다. 앞서 여권 고위관계자는 전날 밤 “박장관이 언론사 사장단을 동행해평양에 갔을 때 김위원장에게 한나라당의 방북초청을 제안했다”면서 “박장관은 김위원장의 대답을 한나라당측에 이미 전달한 것으로안다”고 밝혔었다. 하부총재도 “여권은 박장관이 나에게 건네준 문건을 놓고 김위원장의 답변을 전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문건을 검토한 뒤 공식 입장정리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초청하겠다”는 표현은 들어있지만 주체가 불확실하고,김위원장과의 대화록을 정리한 문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남북이산상봉/ 새 선례와 전망

    ‘8·15 방문단 교환’은 이산가족 상봉의 물꼬와 교류협력 및 인도적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푼 ‘시건’이었다.남북간에 9·10월 후속방문단의 교환과 면회소 설치에 관한 구체적 논의가 뒤따른다는 점에서 이산가족 상봉의 제도화·정례화의 물꼬를 연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새 선례 남긴 상봉] 소수 인원의 제한된 장소에서의 만남이었지만이번 상봉은 남북이 안고 있던 각종 금기의 틀을 허물면서 새로운 선례를 남기는 데 기여했다. 어머니의 생존을 알면서도 상봉장소 제한 때문에 만나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던 북측 상봉단 량한상씨(69)의 ‘병원상봉’은 큰 변화의 단초를 예감케 한다.량씨는 당초 남북이 합의한 장소가 아닌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어머니를 상봉할 수 있었다. 남북의 두 당국은 과거처럼 원칙을 고수하며 상봉을 막지는 않았다. 파격과 예외도 인정됐다.지척에 있는 가족들의 집이나 부모친지 묘소에 대한 성묘,고향방문 등은 성사되지 못했지만 ‘병원 상봉’은 큰변화를 향한 작은 발걸음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북한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지난 12일 언론사사장단접견에서 “내년에는 고향도 방문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산가족 문제해결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활발해질 후속조치] 비전향장기수의 북한송환도 남북화해 분위기 조성과 함께 인도적 현안의 하나를 해결했다는 의의를 갖는다.면회소설치도 9월초 열릴 적십자회담에서 구체화된다.정부는 매달 한번이상씩100명이상의 이산가족들이 만날 수 있도록 하는 면회소 설치를 제안할 방침이다. 또 면회소를 통해 상봉자를 비롯해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서신과 물품을 전달하고 생사확인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남북한에서 서로 ‘기피 대상’이던 월북자와 월남자들이 떳떳하게자신이 떠났던 고향을 찾았고 서울과 평양은 이들을 환영으로 끌어안았다. 이번 상봉은 남북에 흩어져 살던 이산가족 700여명의 만남이었지만7,000만 온 겨레에게 남북화해와 협력의 진전 필요성을 알렸다. 일회성아닌 지속적인 조치로서의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현안들의 해결이 더욱 당위성과 힘을 얻게 됐다. 이석우기자 swlee@
  • 김대통령 “北에 야당 초청 권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7일 “북한측에 야당(인사)의 초청을 권했으며,현재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북한에 가는데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누구에게도 협력할 수 있다는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날 대학총장 등 학계인사 12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범국민적 차원에서 추진하기 위해 야당 총재와 정치인의 방북 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참석자들의 질문에 “야당의 방북은 현재 추진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북측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지난 12일 방북 언론사 사장단과의 모임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초청 여부에 대해 “과거는 묻어야 한다.필요하면 초청하겠다”고 밝힌 뒤끝이어서 성사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김대통령은 또 “북한은 이제 방향을 선회하기 어렵고,특히 우리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상황”이라면서 “남북관계는 곡절이 있지만,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주민들에게 우리를 너무 많이 알려줘 남한에 대한 적개심이 줄어 그걸 다시 되돌리기는 어렵다”며 “북한 경제가 어려우나가장 중요한 것은 김위원장의 정권이 안정돼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총재의 방북초청을 북한에 권유하고 있다는 김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방북주체인 야당과 사전 상의가 없었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이총재는 국가이익을 위해 누구와도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이 공식초청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총재가 북한에 간다,안간다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양승현기자 yangbak@
  • 남북이산상봉/ 향후과제

    *전문가 대담 丁世鉉 前통일부차관 / 全寅永 서울대 교수. 남북 화해의 새 지평을 연 8·15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다음 만남을기약하며 18일 막을 내린다.지난 4일간 서울과 평양을 벅찬 감동과애끓는 회한으로 들끓게 한 이번 이산가족 교환방문은 그러나 적지않은 과제를 우리 7,000만 겨레에게 던져 주었다.전인영(全寅永·국제정치학) 서울대 교수와 정세현(丁世鉉·아태국제대학원 객원교수)전 통일부 차관의 대담을 통해 8·15상봉의 정치적,민족사적 의미와한반도 평화,남북 교류협력에 미칠 영향,그리고 향후 과제 등을 점검한다. ◆정세현 전 차관 이번 상봉은 우선 당사자들에게 있어서 지난 50년간 맺혔던 한을 푸는 자리가 됐지만 남북관계 측면에서 볼 때 55년간의 반목과 불신을 청산하고 화해·협력으로 가는 중요한 계기로 볼수 있다. ◆전인영 교수 이번 교환방문은 가깝게는 6월 남북정상회담,멀리는탈냉전시대의 도래와 동북아시아 정세변화,북한의 변화 등에 힘입은결과로 볼 수 있다.김대중 정부가 적극적으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마련하려 한노력은 평가받을 만하다.하지만 이산가족 상봉의 기회가너무 늦게 왔고 100명이라는 제한된 인원만 만나 못내 아쉽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상봉이 이뤄져야 이번 상봉이 의미를 갖는다.남북관계는 감정적 측면이 강한 만큼 이번 상봉이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 전차관 그동안 이산가족 하면 월남자만 생각했는데 이번 상봉으로 월북자까지로 개념이 확대됐다.월남자 가족을 중심으로 이산가족을 계산하면 60대 이상 1세대만 123만명이고,70대 이상은 69만명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지금도 세상을 뜨고 있다.이번처럼 100명씩 한달에한번 만나면 1년 동안 1,200명이고,123만명이 모두 만나려면 1,000년이 걸린다.서둘러 이산가족 면회소를 설치,상설화해야 한다.지금처럼일정과 장소를 정해 행사성으로 진행하면 이들의 상봉은 부지하세월이다.양측이 서신교환을 통해 만날 장소와 시간을 약속하면 바로 만날 수 있는 쪽으로 추진돼야 한다.다행히 최근 북한의 움직임을 볼때 전망은 밝다.다른 부문의 교류협력으로 남북간의 신뢰가 지속적으로 축적돼 나갈 때이산가족 문제도 폭을 넓히게 될 것으로 본다. ◆전 교수 이번 상봉을 보면서 정치인들이 그동안 너무 소홀히 하지않았나 하는 생각이다.남북 정상이 상당한 의지를 나타낸 만큼 잘 될것으로 보지만 무엇보다 상봉규모 확대에 신경을 써야 한다. 나아가이산가족 교환을 제도화해 지속적으로 상봉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동·서독,중국·대만간의 자유로운 서신교환과 상봉의 선례에서 얼마든지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북한의 경우 권력집중체제이므로 절대적 지도자가 마음만 먹으면 이를 추진하는데 별 어려움은 없다고 본다.우리 언론사 사장단의 방북결과를 보면 저쪽도 이산가족 상봉의 제도화·정례화를 생각하는 것같다.통일부 등 관계 전문가들이 제도화 방안을 마련하는데 노력해야한다. 급한대로 서신교환만이라도 성사해 최소한 생사와 안부만이라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 전차관 면회소는 중간목표이고,보다 궁극적으로는 고향까지 방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대만도 중국에 대한 3불(不)정책,즉 만나지도,협상하지도,담판하지도 않는다는 정책속에서도 지난 87년이후중국 본토로의 고향방문을 허용하고 있다.특히 병 문안과 조문의 경우에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얼마든지 허용하는 근거를 서로 만들어야 한다. 북한의 경우 그동안 이산가족 왕래와 접촉을 체제 위협요인으로 우려해 온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이 확고하게 권력을 잡았고 인민들로부터도 확실한 추앙을 받으면서 비교적 자신감을 얻은듯하다.이번 북한측 방문단 가운데 여러 사람이 ‘장군님의 덕’을언급한 것은 단순히 자기 신변보호차원이거나 교육의 결과만은 아닌것으로 보인다.그렇기 때문에 김 위원장도 이산가족 사업을 계속하겠다고 얘기한 것이다.북한도 이제 이산가족 문제에 있어서 적극적으로나올 수 있다고 본다. ◆전 교수 북한이 이 문제를 정치문제화하는 것은 기정 사실이다.우리가 인도주의적 관점을 견지하고 있지만 북한은 정치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미리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이제는 북한도 환경의 변화를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모습이다.북한 체제에서 최고지도자가 이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다른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북한에서도 이번 만남에서 상봉자 숫자가 너무 적다는 불만이 나왔다고 한다.시간이 너무 흐르면 상봉이 의미가 없다는 것을 북한도안다. 이산가족 상봉을 보며 이 문제는 이념과 사상을 초월하는 것이라는점을 절실히 느꼈다.사회적 요구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고 지속성이가장 중요하다.금강산 유람선이 남북 긴장상태에서도 오고 갔듯이 일단 궤도에 오르면 된다.또 요즘에는 컴퓨터로 연결하면 개인이 집에서도 인터넷으로 남북의 가족의 생사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화의 이점을 활용해 급한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 어제 금강산에 다녀왔는데 북한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져 있었다.정치적인 이야기에도 큰 거부감이 없었고,이산가족 상봉·언론사 사장단 방북에 대해서는 오히려 내게 설명을 해 줄 정도로 관심이 많았다.위에서 변하니 아래에서도 융통성있는 태도가 가능한 것 같았다. ◆정 전차관 상봉 문제에 있어서 북측의 태도가 달라진 배경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지난 70년대 이산가족 문제는 남북이 체제경쟁에 몰두해 접점을 찾지 못했다.90년대 후반 국민의 정부가 이산가족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했을 때 저쪽이 받지 못한 이유는 흡수통일에대한 우려 때문이었다.그러나 그동안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북한은 흡수통일에 대한 불안을 지울 수 있었다.남측의 정책의지에대한 신뢰가 섰기 때문에 이산가족 문제에 통 크게 나올 수 있었던것이다.결국 북측의 불안감을 계속 불식하면서 신뢰를 축적해 가면문제해결의 폭도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전 교수 북한의 대미·대일 관계 변화도 중요한 변수다.미국에 대한 북한의 두려움이 줄어든 것이 이런 변화를 낳고 있다.북한은 특히남북 경제협력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양보하지 않으면 경협 등 다른 문제가 해결되기 힘들다는 것을 현실적·실리적으로 느꼈을 것이다.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이나 이산가족 문제가있을 때마다 현대와 계속 접촉하고 사업에 참여시키는 것도 경제협력에 대한 손짓으로 해석된다. ◆정 전차관 이산가족 상봉은 인도주의적 문제이지만 다른 부문의남북교류와 표리 관계에 있다.이산가족 문제를 폭넓게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교류협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정상간의 합의뿐 아니라 다른 부문의 협력을 통해 신뢰가 축적돼야 이산가족 문제 해결의 폭도넓어진다.국군포로나 납북자 문제등으로까지 이산가족의 개념이 확대될 것으로 본다. 과거 우리 정부는 비전향장기수 문제를 국군포로 문제와 연계했으나그렇게 경직되면 일이 잘 추진되지 않는다.상호주의란 그런 식으로경직된 것이 아니다.원래부터 비동시성·비등가성·비대칭성이다.97년 북경에서 북측과 비료지원회담을 벌일 때 나는 전금철 북측대표에게 이를 분명히 예기했다.먼저 주고 나중에 받더라도 결국은 주고 받는 결과가 되는 만큼 이와 유사한 문제들도 이런 식으로 접근할 수있어야 한다. ◆전 교수 비동시·비대칭·비등가적인 상호주의는 보는 각도에 따른 문제다.장기적 관점으로 보면 결과가 늦게 나타나는 것은 문제가안된다.미·소 관계도 점진적이고 은밀히 추진한 것들이 성과를 많이봤다. 우리가 조금 조급한 것 같다.북한에서 볼 때는 경제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인도주의다.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바로경제 문제이고 이 때문에 북한이 남북이산가족 상봉 문제 등에 성의를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특히 인도주의적 지원을 계속하고 장기적인 북한의 경제문제 해결을 도와줘야 한다.북에서도 이익과 보람을느껴야 장기수·국군포로·납북자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다룰 수 있고 큰 흐름에서 한꺼번에 나아갈 수 있다. ◆정 전차관 대북 지원과 관련해 상호주의를 잘못 해석하는 사람들은 ‘정부가 상호주의를 얘기하고도 왜 일방적으로 주느냐’고 한다. 하지만 먼저 주지 않고 어떻게 저쪽에서 오기를 바랄 수 있는가.그정신에서 먼저 지원하는 것이 상호주의다.동족간에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도와주는 데 엄격한 상호주의를 내세우고 적용하는 것은 다소무리가 있다.북한의 동포들이 지금보다 나은 상태에서 살 수 있도록도와주는 것이 결국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진다.국민들도 형제자매를 돕는 문제이므로 대북지원에 좀더 너그러운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 ◆전 교수 우리 국민들이 남북경협을 밑지는 거래로 생각해서는 안되고 남북 긴장완화·통일정책과 연결되는 중요한 문제로 인식해야한다.정치인들도 정치적 손익계산으로 이 문제를 봐서는 안된다.야당은 민족과 평화를 생각하고 여당도 업적으로 내세워 지나치게 홍보에이용해서는 곤란하다. 우리가 말하는 상호주의는 점진적 상호주의이다.남북이 동시에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를 주면 다른 형태로 돌아오는 것이다.경협이들어가면 이산가족 문제,긴장완화 문제가 풀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다차원적으로 깊고 넓게 보자.국민들도 ‘우리도 힘든데…’라는 식으로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정 전차관 우리 측이 경협과 교류협력의 전제로 투자보장협정과같은 제도적 장치를 먼저 만들려고 하는데 비해 북측 지도부는 이런국제조약과 같은 성격의 협정은 남북관계의 성격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듯하다.동족끼리 무슨 법을 만드느냐,그냥 호의를 베풀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인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협정체결에소극적인것으로 보인다. ◆전 교수 북한이 자본주의 체제를 운영하는 것에 미숙할 수 있다. 그동안 나름대로의 운영틀을 가졌기 때문에 개인의 자본이 들어와 운영하는 것에는 경험이 많지 않다. ◆정 전차관 분단극복 이전에 화해·협력관계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화해무드를 유지시켜야한다.하나의 큰 흐름으로 굳혀줘야 한다. 이를 위한 정책과 전략,국민적 지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잘못하면주변환경 때문에 얼마든지 좌초될 수도 있다.미국의 경우 연말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약간의 궤도 수정이 있을 수 있다.이에 우리의대북정책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사전에 시나리오를 면밀히 정리해 대응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우리 내부 문제도 대외관계 못지 않게 중요하다.초당적인 협조가 대북 협상력도 키워주고 외교력도 뒷받침한다. ◆전 교수 주변환경이 크게 변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냉전시대에는 솔직히 미국과 소련에 끌려 다녔기 때문에 남북 스스로의 노력이 불가능했다.물론 지금도 미국이나 중국 등이제동을 건다면 어려워질 수는 있겠지만,우리 자체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는 상황일 때국제 여건을 잘 활용해야 한다.또 남한의 민주화가 많이 진전됐고 북에서도 김일성 주석 사망 뒤 전쟁을 겪지 않은 새로운 지도자가 나타난 것이 남북 화해의 계기가 되고 있다.전쟁을 겪은 사람은 두려움이많고 후유증이 있지만 그에 비해 김정일 위원장은 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 사회가 내부적으로 일치하지 못해 다른 요구가 나오고 있는데이는 지도자가 협상과 설득으로 풀어야 할 문제다.북측에 대한 노력의 절반이라도 남측에 기울여야 한다.남쪽에 대해서도 햇볕정책이 필요한 것이다.국민들도 한번에 너무 기대를 가지거나 실망하지 말고천천히 나아가는 대장정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정리 진경호 장택동기자 jade@
  • [사설] 이 총재 방북 바람직하다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이회창(李會昌)총재를 초청할 용의가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한나라당 안에는 두 갈래로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고 한다.“당이 남북문제에 좀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시각과 “단순 방북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뒤를 따라가는게 아니냐”는 시각이 그것이다.이 총재는 16일 이 문제와 관련해 당에 함구령을 내렸다.정부나 북한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없는 현재로서는 당의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 총재가 북한을 방문해서 김 위원장과 직접 대화를 해보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이 총재 자신이 강조해 왔던 것처럼“남북·통일문제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민족의 운명이 걸린 남북문제를 정부·여당에만 맡겨 놓고 야당은뒷짐을 진 채 사사건건 시비만 거는 것은 책임있는 공당의 자세가 아니다. 한나라당은 6·15공동선언에 대해 ‘총론 지지,각론 비판’이라는 기본입장을 밝혔음에도,그동안 ‘각론 비판’쪽에 치우친 나머지 정부의 대북정책 전반에 발목을잡는다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줘 왔다.그러나 이번 이산가족 상봉이 보여주듯 남북화해는 이제 누구도 거스를수 없는 대세를 이루고 있다.끊겼던 경의선 철도의 연결은 물론 남북직항로 개설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마당이다. 국민들은 모처럼 전개되고 있는 남북화해를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서한나라당이 남북문제에 적극적으로 접근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것은 또 한나라당과 이 총재 자신을 위해서도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이같은 상황을 인식했음인지 최근 남북문제와 관련해서 이 총재의발언에 상당한 변화가 감지된다.지난번 방북 언론사 사장단과 김 위원장의 면담내용에 대해 이 총재는 “기대할 만한 언급이 많았다”고긍정적 평가를 했고, 남북문제에 관한 한나라당의 기조는 ‘화해’임을 애써 강조하기도 했다. 이 총재가 북한에 가서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경륜’을 나누다 보면,김 위원장에 대한 총체적 평가를 내릴 수있을 것이다. 또한 오늘의 남북간 상황 전개가 북한의 진정한 변화인지 전략적 수정인지도 당연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야당 총재가 북한을 방문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분단 극복을 향한 민족사적 진전의 산물이다.이 총재의 방북으로 남북간의 불신이 줄어든다면 민족화해는 가속도가 붙게 될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17일 “북한측에 야당(인사)의 초청을 권했으며 현재 (그 작업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이제 남은 것은 이 총재의 결단과 준비뿐이다.
  • [대한광장] 광복 55주년, 이산극복 원년으로

    광복절 55주년을 맞아 85년에 이어 두번째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져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보면서 남과 북그리고 해외에 있는 우리 민족 모두가 감격과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우리 민족은 분단 55년이 지나도록 소모적인 분단체제를 극복하지못했을 뿐만 아니라 헤어진 부모 형제 자매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부끄러운 현실에 처해있다.그 이유가 어디에 있든 반세기동안 이산가족 문제조차도 해결하지 못한 것은 우리 민족의 수치라고아니할 수 없다. 이산가족 문제는 인간의 기본권인 가족권을 보장하려는 인도적인 문제로서 남북한 당국은 물론 온 민족이 한마음으로 시급히 해결해야할 당면 과제다.그동안 이산가족 문제 해결이 어려웠던 근본적인 이유는 이산가족을 보는 남과 북의 시각 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 남쪽은 이산가족문제를 인도적인 문제로 인식하는 데 비해 북쪽은정치적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남쪽은 그동안 이산가족문제를 기본적인 인권에 관한 문제로 인식하고 남북한의 정치 군사적 현안문제와별도로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왔다.특히 김대중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이산가족 재회 및 편지왕래를 취임 1년 안에 해결하겠다고 그 시한을 명시하고,취임 이후 이산가족 문제해결을 대북정책의 최우선순위로 두어왔다.김대중정부는 두차례에걸친 차관급회담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비료지원과 병행하여 해결하기를 북측에 요구한 바 있으며,베를린 선언과 정상회담에서도 이산가족문제 해결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편,북한은 이산가족문제를 정치문제와 결부시키면서 “통일이 되면 이산가족문제는 자연히 해결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북한이이산가족 문제해결에 소극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폐쇄적인 북한사회가 이산가족들의 자유로운 왕래로 인하여 북한체제의 유지에 부정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데 있다.북한은 김대중 정부 출범을 전후하여 이산가족 문제해결에 적극성을 띠기 시작했다.북한은 김대중 정부 출범을 앞둔 98년 2월15일 중앙방송을 통해서 3월1일부터 우리의 경찰에 해당하는 사회안전부(현 인민보안성)에 주소안내소를 설치하여 주민들의 이산가족 찾기를 주선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김대중 정부의 이산가족 문제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에 대해서 북한이 이산가족 주소안내소 설치로 ‘화답(和答)’해옴으로써 이산가족 문제해결에 청신호가 켜졌던 것이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6.15 남북공동선언의 첫 실천사업이다.남과북 각각 100명씩 ‘선택받은 소수’만이 헤어진 가족과 상봉을 함으로써 상봉하지 못한 대다수 이산가족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다행히 남쪽 언론사 사장단 방북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9월,10월에 계속해서 이산가족상봉을 추진하고,내년에는 이산가족들의 고향 방문까지실현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이산가족문제 해결에 큰 기대를 걸게 된다.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은 이산가족 문제가 지닌 민감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즉 김위원장은 “이산가족문제는 준비 없이 갑자기 하면,비극적인 역사로 끝나거나 다른 방향으로 가 버릴 수 있다”면서 “너무 인간적이고 동포애만 가지고 강조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이는 김위원장이 이산가족문제를 여전히 정치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이다.북한이 이산가족 상봉문제를북한 사회주의체제 안정 등의 정치적인 문제로 인식하는 한 빠른 시일 내에 이산가족들의 전면적인 상봉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현단계에서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은 이산가족 문제해결의 제도화이다.소규모 단위의 단발성 상봉보다는 이산가족의 주소및 생사확인 작업이 급선무이다.주소가 확인되면 서신교환과 전면적상봉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다가오는 9월 비전향장기수 북송 이후 남과 북은 면회소 설치를 협의하여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 또는 상설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우리 정부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비전향장기수,국군포로,납북자 문제 등도 인도적인 차원에서 해결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우리 정부는 북한당국에게 이산가족 문제와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를 정치적인 문제와 분리하여 인도적 차원에서다룰 것을 촉구해야 한다.그렇게 하여 1,000만 이산가족의 비원을 하루빨리 풀어주어야 할 것이다. 고유환 동국대교수·북한학
  • 휴전선 직항로 카운트다운

    휴전선 상공을 통과하는 남북 직항로 개통이 가시권 안에 들어오고있다. 정부는 현재 가까운 시일 내의 개통은 논의된 바 없다고 밝히고 있다.16일에는 조선국립교향악단의 직항로 이용 서울행과 관련,정부가휴전선 상공을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고 공식 정정발표하는 촌극도 있었다. 그러나 남북간 긴장완화와 교류활성화에 따라 휴전선을 통과하는 직항로 개설은 구체성을 띠고 있다.남북한은 이미 이와 관련,지난 92년기본합의서에 “김포공항과 순안공항 사이의 항로를 개설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일직선 직항로 개설 기대/ 북한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이에대한 발언은 더욱 적극적이어서 항로개설의 준비가 사실상 마무리 된것이란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위원장은 지난 12일 언론사사장단 접견에서 “남북이 모두 휘발유를 사서 쓰는데 뭣때문에 서해로 나가서 돌아가지고 서울과 평양을다녀야 하냐”며 북한군부의 반대가 있지만 자신이 이미 이야기했다면서 한반도를 관통하는 직항로개설 허용방침을 밝혔다.당시 김위원장은 중국을 경유하는 인적이동방식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오는 29일 평양서 열릴 2차 장관급 회담 때 직항로의 이용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항공 전문가들은 서울∼평양 뿐아니라 서울을 비롯한 남측 대도시와 청진항로는 우선적으로 즉시 개설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또 금강산 항로도 개설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남은 과제/ 남북이 이번 추석 전후로 경의선착공을 결정하는 등 교류협력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신속 개통도 기대되고 있다.또 교류확대에 따라 인원수송 수요가 늘고 있고 북측이 판문점통과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항공로의 활성화는 현실적인과제가 되고 있다. 현재 휴전선을 통과하는 직항로를 개설하기 위해선 유엔군사령부와의 협의가 필요하다.판문점 등 비무장지대는 형식논리상 유엔사 관할이기 때문이다.그러나 미국과 유엔사측은 이같은 직항로 개설에 대해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를 통과하는 직항로의 개설은 남북이 한층 더 신뢰단계로 들어섰음을 의미하는 교류협력의 급진전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귀추가주목된다. 이석우기자
  • 휴전선 직항로 취소 해프닝

    북한 민항기가 ‘휴전선’ 상공을 가로질러 서울에 오는 직항로 운영 문제가 제기됐다가 갑자기 취소되는 해프닝이 16일 벌어졌다. 박기륜(朴基崙)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은 오전 9시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번 이산가족 방문단의 남북간 항로 이용을 계기로 조선국립교향악단이 KBS 주최 서울공연을 위해 직항로를 이용하게 됐다”면서 “남북간 직항로란 서해상을 우회하는 항로가 아니라 휴전선 상공을 통과하는 항로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박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12일 평양 목란관에서 북한을 방문한남측 언론사 사장단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간의 오찬 대화에서언급된 ‘새로운 직항로’ 문제와 맥(脈)이 닿은 것이어서 큰 관심을끌었다. 그러나 브리핑이 끝난 직후 홍양호(洪良浩) 통일부 인도지원국장은박총장의 발언을 전면 부인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홍국장이 진화에 나섬으로써 ‘휴전선 직항로’ 문제는 수면 밑으로 들어갔다. 그럼에도 궁금증이 가시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박총장이 관련 부서관계자들과 사전협의를 한 뒤 브리핑 ‘메뉴’를 들고 나온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 내용을 ‘실언’으로 치부하는 데 동의하지 않고 있다. “다음부터는 직접 다닐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에너지도 없는 나라에서 남측이나 북측이나 모두 휘발유를 사서 쓰는데 무엇 때문에 서해로 나가서 돌아가지고 서울과 평양을 다닐 필요가 있습니까”라고 언급한 김국방위원장의 발언 대목을 상기시키며 직항로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또 박총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북측에서 ‘설익은 안’을 너무 성급하게 발표했다며 우리측에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는 정부 소식통의전언도 있어 직항로 문제는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주현진기자 jhj@
  • 이산가족 면회소 최우선 추진

    정부는 8·15 이산가족 상봉의 후속 조치로 2차 이산가족 교환방문에 앞서 남북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키로 하고이달 말 평양 남북장관급 회담과 9월 적십자회담에서 북측과 적극 협의키로 했다. 또 이산가족 서신교환과 대북 송금 문제,재상봉,고향방문 등도 이들회담에서 논의,단계적인 추진 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이와 함께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남측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에서 언급한 9월 이산가족 상봉은 추석(9월12일) 이후 이뤄질수 있도록 추진키로 했다.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16일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1회성 행사에그치는 만큼 제도화할 필요가 있으며,특히 이산가족들의 요구 사항이구체화되고 있어 이를 적극 반영해 나갈 방침”이라며 “오는 29일평양 장관급 회담 등에서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를 북측과 최우선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서신교환,대북송금 등 이산가족들의 한을 풀어 줄 여러 후속조치들도 함께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박준영(朴晙瑩) 대변인도 이날 “이번 상봉은 출발에 불과하다”면서 “앞으로 선친의 묘지 참배,개별 상봉의 방법 다양화 등 여러가지 발전적 조치들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한동(李漢東) 총리도 이날 오후 쉐라톤워커힐 호텔의 이산가족 상봉현장을 방문,박재규(朴在圭) 통일부 장관에게 상봉 규모 확대방안을 적극 추진하도록 지시했다. 장충식(張忠植) 남측 방문단장도 15일 인민문화궁전 만찬에 이어 이날 조선적십자회 장재언(張在彦) 중앙위원장과 사상 첫 남북적십자총재회동을 갖고 적십자간 인적 교류와 협력 확대를 제의하는 한편장 위원장의 서울방문을 요청했다. 류미영(柳美英) 북측 단장도 이날 오후 대한적십자사를 방문했다. 양승현 이지운기자 평양 공동취재단 yangbak@
  • 남북이산상봉/ 상봉 유지방안

    이산가족들의 애절한 사연이 감동을 더하면서 이번 상봉이 단 한번의 만남으로 끝나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정부의 입장도 확고하다.지속적인 만남을 제도화하고 그규모도 크게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남북한은 오는 9월 초 비전향장기수의 북송 직후,적십자회담을 열고 면회소 설치를 위한 구체안과2차 이산가족 교환방문단의 운영 등에 대해 논의한다. ■정례화 가능성 남북한은 이미 지난 6월 말 ‘금강산 적십자회담’에서 “이산가족 면회소를 설치·운영키로 한다”는 원칙에 합의하고후속회담을 준비중이다. 6·15 공동선언으로 남북관계가 전반적으로협력관계로 진전되고 있어 지속적인 상봉과 규모의 확대도 희망적이다. 북측도 이미 면회소 설치에 합의한 만큼 개소는 시간문제며 단지 규모와 장소 등이 쟁점으로 남아있다.설치장소는 남측은 판문점일대를선호하고 있다.반면 북측이 이에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어 금강산이나기타 다른지역이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면회소 기능 이산가족의 상봉과 서신왕래 및 생사확인,물품 전달등을 할 수 있는 장소로 하겠다는 정부의 복안.일주일에 한번 혹은격주로 한번쯤 열어,한번에 수십∼수백명씩이 만나도록 한다는 것이다. 상설 기관이므로 지속적으로 생사확인여부를 교환하는 등 전 이산가족의 생사확인에도 크게 일조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2·3차 이산가족 교환방문단 9월 초 열릴 적십자회담에서 구체안이논의될 전망이다. 북한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지난 12일 방북중이던 언론사 사장단에게 9·10월에도 방문단을 교환,만나게 할것임을 약속한 바 있어 규모와 시기만이 남아있다.11·12월에도 가능할 수 있을지 등이 관심사다.정부의 한 당국자는 “회담에서 논의할문제지만 이번 방문단 수준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9·10월에도 남북에서 각각 100명씩의 이산가족들이 평양·서울 땅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과제 정부는 대북송금과 상봉자의 재상봉 등도 후속조치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또 고향방문과 묘지참배,이산가족들과의합숙기거 등도 과제로 남아있다.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12일 “내년에는 고향까지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남북한이 제한적이지만 지속적 상봉의 원칙에 사실상 합의한 만큼 200여만명으로 추산되는 이산 1세대 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능한한 빨리 만날 수 있게 하는지가 최대 과제가 되고 있다. 이석우기자 swlee@
  • [대한포럼] ‘현대’에 주는 苦言

    엊그제 친구 몇명과 모처럼 저녁을 함께 한 적이 있다.처음에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남한 언론사 사장단간의 만남을 얘깃거리로 올렸지만 화제가 곧 현대사태로 바뀌었다.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친구가 먼저 “현실여건을 감안할 때 그 정도의 자구안(自救案)이면 되는 것 아니냐”며 현대에 다분히 동정적인 투로 운을 뗐다.그러자 증권사에 다니는 친구가 대뜸 세상물정을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표정을 지으며 손을 내저었다.이 친구는 “현대가 경제외적 무기를 앞세워서둘러 봉합한 것일 뿐”이라며 “현대문제는 계속 물밑에 잠복되어있다”고 했다.묵묵히 술을 마시던 다른 친구도 여기에 맞장구를 쳤다.현대가 두차례나 시장을 속인 전력(前歷)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자구안 실천여부를 좀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그렇다.현대가 자구안을 내놓고 이행방침을 밝혔는데도 여전히 많은사람들은 현대의 ‘공언’을 미덥지 못한 것으로 여기는 실정이다. 시장관계자들도 현대사태가 해결된 것이 아닌 진행형이란 반응을 보인다.현대가 어느덧‘양치기 소년’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마저 든다.물론 그 굴레는 자신들이 만든 것이다.서울 여의도 증권가에는 지난4월 이후 달마다 ‘월말 괴담설’이 나돌았다. 현대가 늘 진원지였다.현대가 겉포장만 화려한 자구안을 내놓은 채 실천을 미적거리는 바람에 주가가 곤두박질친다는 것이다.현대는 지난 4월27일 현대투신에대한 정부지원 대가로 첫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대투신의부실을 해결할 구체적인 내용이 빠져 주식시장을 크게 실망시켰다. 5월31일에는 ‘3부자 동반퇴진’이란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함으로써증시를 또 한차례 출렁이게 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현대의 그동안 약속파기 행적이 시장의 심판을받아 이미 퇴출된 기아·대우와 너무나 닮은 꼴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자구노력 이행에 미적거리며 허송세월한 대목은 기아·대우와 그토록 같을 수가 없다.우선 기아의 행적을 살펴보자.97년 6월 표면화된 기아사태는 한마디로 당시 오너의경영실패가 자초한 것이었다.따라서 기업회생을 위해 새 자금을지원해야 하는 금융기관으로서는 최소한 신뢰할 수 없는 경영진을 사퇴시켜야만 했다.그런데 오너가 사퇴를 거부하면서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1년반만에 12조원에 육박했다.결국 기아는 98년 12월에 부채탕감액 7조원을 국민부담으로 떠넘긴 채 제3자에게 매각됐다.그러나 국민과 정부,채권단,기아 모두 큰 손실을 본 뒤였다.기아와 현대는 모두나쁜 쪽으로 같은 행태를 보였다.우선은 시장에 켜진 빨간 신호등을무시하며 버티기로 허송세월한 점이 그렇다.시장의 신뢰를 구하는 최소한의 확실한 조치,예컨대 부실경영의 핵심인사를 퇴진시켜야 하는데도 이들이 계속 버티고 있는 모양새도 똑같다. 대우는 어떠했는가.대우는 98년 12월 주채권은행과 계열사 축소 및부채비율 감축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이어 지난해 4월에는 중공업과 조선부문의 매각을 골자로 하는 추가 구조조정안을 내놓았다.급기야 7월 ‘구체적 실천방안’이란 이름의 자구계획까지 발표하기에 이르렀다.문제는 대우의 구조조정안이 ‘선언’과‘발표’만 있었을 뿐이지실천은 전혀 뒤따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간 현대가 보여준 행태와 너무 닮은 대목이다. 분명한 것은 현대사태는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란 사실이다.현대가 이번에도 자구실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기아·대우와똑같은 ‘최후’를 맞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그렇다면 현대 경영진은 당장 기아·대우의 ‘퇴출 일지(日誌)’를 들춰내어 정독해야 할일이다.그래서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어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같은실수를 반복할 수밖에 없으며, 그 결과는 몰락으로 통하는 길임을 현대 경영진은 알아야 할 것이다. 박건승 논설위원 ksp@
  • [사설] 상봉의 눈물, 통일의 씨앗

    새천년 첫 광복절의 한반도가 반세기만에 혈육을 만나는 이산가족들의 감격어린 눈물로 뒤덮였다.이들이 서울과 평양에서 저마다 백발이성성한 주름진 얼굴로 피붙이를 부둥켜안고 오열할 때 온겨레도 함께울었다.우리는 남북에서 각기 100명씩 선정된 이산가족들이 50년간참았던 단장의 눈물을 쏟아내는 장면을 지켜보면서 분단과 이산의 아픔을 새삼 실감한다.이산가족들의 한맺힌 가족사는 곧 분단으로 인한민족적 비극의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통곡은 민족의 비원인 통일을 이루라는 온겨레의 애절한 합창이다.이번 상봉행사가 분단으로 말미암은 민족의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화해의 씻김굿이자 통일의 싹을 틔우는 무대가 되어야 할 까닭도 여기에 있다.그들의 통한의 눈물이 마침내 통일을 일구는 밑거름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따라서 우리는 이번 상봉이 제2·제3의 상봉으로 이어지고,나아가 면회소 설치·운영으로 이산가족 문제가 제도적 해결로 가는 실마리가 풀리기를 간절히 기대한다.이들이보내는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짧은 3박4일이 다시 기약없는 이별로이어지게 해선 안될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남북 당국은 역사적 6·15 공동선언에서 합의한 화해·협력의 기조를 전방위적으로 확산시켜 나가기를 당부한다.연방제니,연합제니 하는 통일방안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그러나 우리는 이산가족 교류를 포함해 경제·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 걸친 교류·협력의 활성화로 ‘사실상의 통일’ 기반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한다.상호 적대감을 청산하고 서로 돕고 오갈 수만 있다면 정치적통일도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남북의 최고 당국자들이 앞장서 이산가족 교류에 전향적인 약속을 한 것은 퍽 다행스러운 일이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14일 북으로 떠나는 남측 이산가족들에게 재결합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심경을 피력했다.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도 방북한 언론사 사장단들에게 내년에는 이산가족들이 혈육의 가정까지 방문할 수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내년에는 이산가족들이 새로 이어질경의선을 타고 각각 남녘과 북녘의 고향집을찾는 일이 꿈이 아니길바란다. 물론 우리 사회 일각에선 아직 김위원장이나 북한의 최근 일련의 선택을 생존을 위한 전술적 변화로 평가절하하는 움직임도 있다.그러나동서독의 통일도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30여년에 걸친 양독 주민간 서신교환과 방문의 결과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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