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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고조선室/김성호 논설위원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 한다. 권력을 쥔 승자 입장에서야 오점을 지우려 드는 게 뻔한 일. 진실과 괴리된 승자 기록이 정설로 통하는 것은 비극이다. 우리의 삼국유사, 삼국사기만 봐도 기술이 판이하고 후대에선 그 역사적 편차를 입맛에 맞게 이용한 편린 또한 적지 않다. 다행히 역사왜곡을 바로잡자는 뒤늦은 노력이 있지만 왜곡된 역사에 대한 함구는 씻지 못할 죄악이다. 진실을 외면한 ‘승자 기록’ 차원에서 볼 때 우리에게 고조선은 분명한 아픔의 역사임을 부인키 어렵다. 2007년 개정 국사교과서에도 “BC 2333년 건국됐다.”고 명백히 실체를 인정하는 고조선. 삼국유사를 쓴 일연이 명칭을 처음 썼다지만 동국통감, 해동이적, 동국역대총목 등 우리 문헌과 중국의 사고전서, 조선세기 등도 건국연대를 BC 2333년으로 명기하고 있다. 요령지방에서 태동해 대동강유역의 왕검성을 중심으로 강력한 국가를 세웠고 철기문화의 위만조선을 거쳐 BC 108년 멸망 후에도 한반도에 많은 영향을 미쳤음을 기록들은 명확히 전하는 것이다. 많은 사료들이 고조선을 ‘한민족 최초의 국가’로 명백히 기술함에도 이 땅에서 오랫동안 그 실체를 인정받지 못한 건 모순이다. 아무래도 요동과 한반도 서북부 지역을 지배했던 강력한 고대국가의 위상을 애써 지우려 든 일제의 왜곡과 그에 편승한 식민사관 탓이 크다. ‘동북아의 모든 역사를 중국 영역 아래 둔다.’는 동북공정의 중국에도 눈엣가시. 북한 학계를 비롯해 국내 일부 학자들은 고조선 영토의 청동기문화를 BC 30세기까지 거슬러 잡고 있다. 황하의 청동기 연대인 BC 22세기보다 훨씬 이전이니 중국이 고조선을 애써 축약함은 당연할 것이다. 한국 최초의 국가, 고조선의 실체를 바로 보자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황국사관, 식민사관에 치우쳤던 주류학계는 떨떠름한 입장. 고조선을 향한 일반의 인식도 여전히 실체와 많이 동떨어진 느낌이다. 그런 가운데 국립중앙박물관이 보란듯이 고조선실을 설치해 어제 선보였다. 기존 원삼국실 속의 작은 부분으로 들어 있던 고조선을 별도의 전시실로 독립시킨 것이다. 한국 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식 다음날 이뤄진 ‘고조선의 독립’에 찬사를 보낸다.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경북 차량기술연구원 내홍으로 휘청

    경북 차량기술연구원 내홍으로 휘청

    정부와 경북도, 영천시가 국내 지능형 자동차 부품산업 육성을 위해 설립한 ‘경북 차량용 임베디드 기술연구원’이 출범 초기부터 휘청거리고 있다. 연구원 설립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각종 갈등과 잡음 등 파열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미래 성장산업인 지능형 자동차 부품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7월 ‘경북 차량용 임베디드 기술연구원’ 법인을 설립, 운영에 들어갔다. 법인의 총 출연금은 187억원(국비 27억, 도비 36억, 시비 76억원 등)이다. 기술연구원은 내년 7월까지 92억원을 들여 연구원의 핵심시설인 기술혁신센터를 영천시 일원 부지 2만㎡, 연면적 4600여㎡ 규모로 건립한 뒤 본격 가동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건립부지 결정이 늦어지면서 지금까지 착공조차 못해 사업은 2012년 1월까지 1년 6개월이 연기됐다. 이 때문에 관련 산업 보육 등을 위한 장비구축 등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처럼 건물 신축이 지연되는 가운데 경북도와 영천시는 기술연구원의 운영주체 변경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영천시는 현재 시장이 맡고 있는 이사장직을 도지사가 맡아 운영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한 반면 도는 시가 사업 초기단계에서 이사장직을 도지사에게 떠넘기는 것은 타당치 않다며 맞서고 있다. 영천시는 정부와도 연구원의 명칭 변경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시가 최근 연구원의 명칭이 확정된 지 불과 1년여만에 기존 명칭을 ‘경북 미래형 자동차 부품 연구원’으로 바꾸려 하자 정부가 발끈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연구원의 원장 교체문제 시기를 놓고도 말들이 많다. 현 R모 원장이 지난 9월 경북도와 영천시에 ‘건강 상의 이유로 10월까지만 원장직을 수행하겠다.’고 사의를 서면 통보했으나 사임 시기를 넘긴 지금까지 여전히 교체되지 않고 있기 때문. 이런 가운데 연구원 구성원 간엔 자격 미달자 연구원 채용 여부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연구원은 교수를 겸하고 있는 원장에게 연간 2400만원의 수당을 비롯해 연구원 및 행정요원 등 직원 10명에게 연간 인건비 3억 650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 관계자는 “우리 지역에 어렵게 유치한 연구원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데다 내홍까지 심해 아쉽다.”면서 “연구원 운영 주체인 영천시의 특단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영천시 관계자는 “기술혁신센터 건립 부지는 이미 확보됐고, 후임 원장은 물색 중이지만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연구원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멕시코 관리 “마약조직 본받자” 망언…끝내 사임

    멕시코 관리 “마약조직 본받자” 망언…끝내 사임

    일리는 있는 말이었지만 적절하지는 않았다. 망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져도 할 말이 없었다. 농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마약조직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주장한 멕시코의 고위 관리가 망언 때문에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멕시코 농업부에서 농업비즈니스 장려 정책을 챙겨온 제프레이 막스 존스가 바로 비운의(?) 주인공. 멕시코 농업부는 최근 “막스 존스가 (논란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공지했다. 존스는 지난 주 멕시코 사회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농업위기 극복을 위한 세미나에서 부적절한 비교를 한 게 화근이 됐다. 그는 세미나에서 “농민이라면 멕시코의 마약조직을 본 받을 필요가 있다.”면서 “마약조직은 시장이 원하는 걸 기술을 동원해 생산하는데 농민들은 반대로 생산을 한 후 수요가 있는지 분석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을 먼저 분석하고 수요가 있는 물건을 만드는 건 농민들이 마약조직들을 벤치마킹해야 할 일”이라며 “불행하게도 건강에 해로운 걸 재배하고 있지만 충분히 배울 만한 생산-판매전략을 갖고 있는 게 바로 마약조직”이라고 강조했다. 세미나 강연 내용이 알려지면서 멕시코 정계는 들끓었다.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마약조직을 배우라는 게 말이 되는가.”라는 비난이 쇄도했다. 멕시코 정부는 현재 군 5만여 명과 경찰 수천 명을 동원해 전국 각지에서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2006년 12월 펠리페 칼데론 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멕시코에선 마약조직 간 전쟁으로 무려 1만4000여 명이 살해됐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아바스 사임카드 평화협상 득될까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사임의사를 나타냈다. 지난주 오바마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는 평화협상에 진전을 가져올 수 없다.’는 명분이다.아바스 수반은 오바마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수년간 평화 협상을 진행해 왔다. 무장정파 하마스가 협상을 끈질기게 반대했지만 지난달 3자 회담을 성사시켰을 정도로 논의는 꽤나 진척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서안지구에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강행했다. 애초에 미국은 정착촌 문제가 평화로 가는 로드맵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이스라엘을 압박했지만 정작 3자 회담에서는 말을 아꼈다. 괜히 이스라엘의 심기를 건드려 평화회담을 깰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분노는 커졌고 아바스에 대한 신뢰도 바닥을 쳤다.특히 최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골드스톤 보고서에 대한 유엔인권이사회 표결을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주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유엔 조사팀은 가자 전쟁에서 두 나라가 모두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이 보고서를 마련, 유엔 총회에서 필요한 조처를 취하도록 표결에 부쳤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표결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평화협상 진행에 전범 문제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 팔레스타인 지도부를 압박한 결과다. 결국 아바스의 정치적 수세로 몰아간 서안지구 정착촌 문제나 골드스톤 보고서 모두 그 배후(?)에는 미국이 있었던 셈이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바스도 미국에 당하고만 있을 수 없었다. 주민들의 비난을 감수하고 미국에 협조를 했음에도 돌아오는 것은 여론의 뭇매였다. 즉 자신의 자리를 내놓는 모험을 통해 미국을 압박, 평화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아바스 자신이 유용한 존재라는 것을 각인시키려는 행동으로 분석된다. 미국 입장에서도 아바스의 퇴진은 부담스럽다. 아바스가 이대로 물러난다면 평화 협상의 판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하는 부담을 안을 수 있다. 이란의 국영방송인 프레스TV는 “오바마는 취임 당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 정착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지만 아직 진전된 게 없다.”면서 “이렇게 되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황지우 前한예종총장 교수직 복귀소송 패소

    대학총장으로 재직하다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면 교수직 복귀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김종필 부장판사)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총장으로 재직하다 물러난 시인 황지우(56)씨가 ”총장 사직 후에도 한예종 교수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음을 인정해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황씨는 총장직 사임 후 교수직을 유지하기를 원했으나 학교 측이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서울플러스] 장안중학생에 전통예절교육

    중랑구(구청장 문병권)오는 27일까지 중화1동 장안중학교 1학년생 351명을 대상으로 전통예절교실을 운영한다. 5·6교시(단 화요일은 6·7교시)수업을 이용, 10회에 걸쳐 사임당실(가사실)에서 수업을 실시한다. 한복 바로 알고 입기, 큰절하기 등 이론을 가미한 실습 위주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다향회 봉사단의 전문강의도 연다. 전통예절교실은 지역아동센터, 유치원 등에서 수시로 실시한다. 주민생활지원과 490-3358.
  • 감사원, 7년만에 한국거래소 감사

    감사원은 19일부터 한달간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증권관련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증권거래제도 운영실태 감사를 실시한다고 18일 밝혔다.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위원장이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요구하며 사퇴한 지 일주일 만이다.이번 감사원의 거래소 감사는 2002년 실시된 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져 감사 결과가 주목된다.거래소는 2005년 증권선물거래소법 개정으로 거래소 이사장에 대한 정부의 임명 승인 조항이 폐지되면서 감사대상에서 제외됐다가 올 1월 기획재정부 장관에 의해 ‘공공기관(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됨에 따라 공공기관 운영법에 따라 다시 감사대상에 포함됐다.하지만 그동안 거래소는 공공기관 지정에 반대해 왔다. 특히 이 전 위원장은 “공공기관 지정을 해제하면 사임하겠다.”고 밝혔으나 수용되지 않자 감사원 감사를 일주일여 앞둔 지난 13일 사임했다.감사원은 “거래소 등 증권관련 유관기관의 방만경영을 시정할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데 따른 것”이라고 이번 감사의 배경을 설명했다.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2010 남아공월드컵] ‘무명 볼라티’ 마라도나 살렸다

    무명의 ‘꺽다리’ 마리오 아리엘 볼라티(24·191㎝)가 디에고 마라도나(48) 아르헨티나 감독을 살렸다. 볼라티는 15일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 센테리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2010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남미지역 최종 예선 마지막 18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39분 골을 터뜨려 1-0 승리에 앞장섰다. 볼라티의 활약을 앞세운 아르헨티나는 8승4무6패(승점 28점)로 4위가 돼 전체 10팀 가운데 4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출전권을 따냈다. 부임 이후 3승4패로 사임설에 시달렸던 마라도나 감독도 기사회생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치러진 유럽 예선 1조에선 강호 스웨덴이 알바니아에 4-1 대승을 거뒀지만 조3위로 밀려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포르투갈(승점 19점·5승4무1패)은 조2위를 차지, 다음달 15일과 19일 유럽 9개 조 2위 팀 중 상위 8개 팀끼리 맞붙는 플레이오프에서 마지막 4장의 티켓 중 한 장을 노린다. 3조의 슬로바키아는 폴란드 원정에서 1-0 승, 1993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분리된 뒤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기쁨을 누렸다. 2조의 스위스는 이스라엘과 홈 경기에서 0-0으로 비기면서 승점 21점(6승3패1무)으로 1위에 올라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이미 티켓을 거머쥔 6조 잉글랜드는 홈에서 벨로루시를 3-0으로 물리치고 승점 27점(9승1패)으로 최종 예선을 마무리지었다. 피터 크라우치(28·토트넘)는 이날 2골을 포함, 17차례 A매치에서 16골을 넣는 득점력을 뽐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3선 성공

    │코펜하겐 임일영특파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조정원(62) 총재가 3선에 성공했다. 조 총재는 13일 덴마크 코펜하겐의 스칸딕 코펜하겐호텔에서 열린 WTF총회에서 전체 150표(무효 1) 가운데 104표를 얻어 45표에 그친 태국의 낫 인드라파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따돌리며 2013년까지 4년 임기를 맡게 됐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5월 재선에 성공한 강영중 세계배드민턴연맹(BWF) 회장과 박상하 국제정구연맹(ISF) 회장 등 3명의 국제단체 수장을 유지하게 됐다. 조 총재는 “태권도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가장 공정하고 흥미로운 올림픽스포츠로 정착시키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김운용씨가 부패스캔들로 2004년 사임한 뒤 보궐선거에서 박차석 팬아메리카협회장에 압승을 거두고 초선에 성공한 조 총재는 이듬해 박선재 이탈리아협회장을 꺾고 재선에 성공한 뒤 처음으로 한국 대 외국인 후보의 구도로 전개된 이번 선거에서 3선에 성공했다. 특히 인드라파나-아타나시오스 프라갈로스(그리스) 유럽연맹 회장-박수남 WTF 부총재 등 ‘반(反) 조정원 3자연대’가 구축돼 판세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지지 세력의 결속을 확인해 향후 행보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argus@seoul.co.kr
  • 페루 “아르헨 대표팀, ‘경기 져달라’ 사정”

    페루 “아르헨 대표팀, ‘경기 져달라’ 사정”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2010남아공월드컵 남미예선 아르헨티나-페루 전이 무성한 뒷말을 낳고 있다. 볼리비아 주심이 편파 판정으로 홈팀 아르헨티나에 유리하게 경기를 유도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경기 중 페루 선수들에게 자비를 베풀라고 동정심에 호소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만만하게 봤던 ‘약체’ 페루가 만만치 않은 저력을 발휘하면서 대등한 경기를 펼치자 “페루는 이미 예선에서 탈락하지 않았느냐. 우리라도 월드컵에 가게 제발 한 경기 져달라.”고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부탁을 했다는 것이다. 경기 중에 있었던 ‘비밀’을 폭로한 건 페루 월드컵 대표팀의 주장 로베르토 팔라시오스. 그는 귀국 후 페루 신문 ‘엘 볼콘’과의 인터뷰에서 “10일 경기 때 아르헨티나 대표팀 주장인 하비에르 마스체라노가 ‘지금 우리 상황이 복잡하고 다급하다. 우리가 이기게 좀 도와달라.’고 빌더라.”고 말했다. 그는 “아르헨티나가 이기게 도와주었으면 좋겠는데 우리도 워낙 예선성적이 안 좋기 때문에 승리를 선물로 줄 수는 없다고 대꾸했다.”고 밝혔다. 첫 폭로가 나오자 나머지 페루 대표팀 선수들도 “경기 때 정말 그런 일이 있었다.”면서 줄줄이 주장을 거들고 나섰다. 페루의 수비수 후안 바르가스는 “누구라고는 꼭집어 얘기하지 않겠지만 아르헨티나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 도중에 져달라고 사정을 한 건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주장이 말한 건 모두 사실”이라며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천천히 해라’ ‘너무 뛰지 말라’는 얘기를 계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마치 정신병자들처럼 절망에 빠져 있었다.”고 비꼬았다. 아르헨티나 일부 현지 언론은 페루 대표팀 선수들과 전화인터뷰를 하고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구걸했다.”고 보도했다. 페루는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10개국 중 10위로 꼴찌를 달리고 있다. 10일 ‘꼴찌’와의 홈경기에서 아르헨티나는 고전 끝에 2대1로 간신히 승리해 꺼져가던 월드컵 본선직행의 꿈을 극적으로 되살렸다. 아르헨티나는 14일 오후 7시 우루과이와 남미예선 18차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한편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은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본선에 가든 못 가든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이 마지막 경기 후 사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면서 “마라도나 감독과 (대표팀에서 부진한) 리오넬 메시가 이미 말을 안 하는 지 오래되는 등 대표팀 내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풋볼아르헨티나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금융가 프리즘] 이정환 거래소 이사장 전격사퇴

    13일 이정환 한국거래소(KRX) 이사장이 3년 임기를 절반가량 남겨두고 ‘결국’ 사퇴했다. 금융가는 물론 과천 관가에서까지 그의 사표가 화제가 된 것은 “물러나라.” “못 물러난다.”의 물밑 공방이 지리하게 이어져왔기 때문이다. 후임에 정부 차원의 ‘코드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거래소 개혁으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이 이사장은 이날 “거래소 이사장직 사직서를 공식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취임 후 1년7개월 만이다. 이 이사장은 현 정권이 들어선 직후부터 사퇴 압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취임 당시 현 정권과 가까운 후보를 누르고 최종 낙점됐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검사와 검찰 수사 등이 잇따르고, 지난 1월에는 거래소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사퇴 압력은 커졌다. 이 이사장이 무난한 성품의 경제관료(행정고시 17회) 출신인 점을 감안하면 정권과의 불편한 관계는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후임 코드인사→ 개혁 수순 가능성 급기야 공공기관 지정이 이 이사장의 사퇴 유도를 겨냥한 것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임직원들의 급여가 줄고 신분 불안이 커졌다는 내부 비난도 이 이사장에게 집중됐다. 안팎의 부담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티던 이 이사장이 사퇴를 결심한 것은 우선 더이상 버틸 명분이 약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평소 “공공기관에서 거래소가 해제되면 사임하겠다.”고 말해 왔다. 현재 ‘거래소 허가주의 도입을 위한 의원입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올라가 있는 상태다. 허가주의란 일정 자격만 갖추면 거래소 설립 운영을 인정해 주는 제도다. 공공기관 지정의 근거가 됐던 거래소의 독점적 지위가 형식상으로는 없어지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사퇴의 변에서 “본회의 의결이 신속히 이뤄져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을 해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곧 있을 거래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방만경영과 도덕적 해이 문제가 집중 부각될 것을 의식해 사퇴 시기를 국감 전으로 잡았다는 분석도 있다. ●재정부 인사 적체도 한 요인 기획재정부(옛 재정경제부)의 극심한 인사 적체도 복합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재정부는 1급 고위공무원만 15명에 이르는 등 인사 대상자는 넘치고 마땅한 자리는 없어 인사에 숨통을 트여줄 자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벌써 후임자 하마평이 무성하다. 임영록 전 재정경제부 2차관, 박대동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김성진 전 조달청장, 전홍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이영호 전 시장감시위원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거래소 내부에서는 옛 기획예산처 출신의 이창호 경영지원본부장, 옛 재정경제부 출신의 이철환 시장감시위원장 등도 거론된다. ●후임에 임영록·박대동씨 등 하마평 업계 관계자는 “후임 이사장 선정에는 청와대 입김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면서 “이 경우 ‘선(先) 거래소 구조조정, 후(後) 공공기관 지정 해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사장 임명권자는 대통령이다. 거래소는 조만간 이사장 선출을 위한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한 뒤 공모 과정을 거쳐 후보를 추천할 방침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월드이슈] 政·財·言 한손에… 견제세력 없는 현대판 카이사르

    [월드이슈] 政·財·言 한손에… 견제세력 없는 현대판 카이사르

    나이 73세. 이탈리아 최대 민방 메디아셋과 유명 축구클럽 AC밀란을 소유한 억만장자. 각종 추악한 스캔들을 몰고 다니면서도 총리만 세 차례 오른 정치인. 바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다. 질긴 정치적 생명력을 자랑하던 그에게도 고민이 생겼으니 좌파 세력들이 자신을 모함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하지만 온갖 비판의 목소리에도 아랑곳 없이 승승장구해 왔던 베를루스코니의 정치 인생은 이런 고민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헌법재판소의 면책특권 박탈이 “좌파 사법부, 좌파 대통령의 음모”라는 그의 성토에서도 왠지 모를 자신감마저 묻어 나온다. 그 자신감의 원천은 무엇일까. 왜 이탈리아는 여전히 그를 ‘사랑’하는 것일까. 지난 9일(현지시간) 수도 로마 키지궁전의 기자회견장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 나라를 이끌 유일한 적임자는 바로 나”라며 목소리를 높일 때 인근 티베르강 맞은편에서는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진보진영의 학생·근로자들은 “우리의 미래를 훔친 XX”라며 총리를 성토했지만 주목 받을 정도의 규모는 아니었다. 시위대의 구호는 금세 허공 속으로 사라졌고 일부는 패배주의적 모습까지 보이기도 했다. 시위에 나선 고교생 실비아 칸니조(16)는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2008년 총선에서 공산당이 2차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원내 진출에 실패했음을 상기시키며 “좌파진영은 이미 산산조각 났다.”고 말했다. ●대안없는 이탈리아 정치 이탈리아 헌법재판소가 7일 총리 등 고위 공직자의 면책법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리며 베를루스코니는 사법적 철퇴를 맞았다. 하지만 그가 순순히 총리직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베를루스코니가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하자.”는 이탈리아 일간 일 지오르날레의 12일 보도는 그의 정치적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한다. 전문가들은 온갖 추문과 부패 혐의에도 베를루스코니가 건재할 수 있는 비결로 견제세력의 부재를 꼽는다. 그가 1994년 처음으로 총리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도 바로 ‘마니 풀리테’(90년대 정계를 뒤흔든 정치자금수사) 이후 이탈리아 정계가 초토화됐기 때문이었다. 당시 유일하게 명맥을 유지했던 정당은 공산당뿐이었고, 역설적으로 베를루스코니는 손쉽게 우파 세력을 연합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견제세력이 없기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특히 중도좌파 정부를 이끌다 지난해 1월 사임한 로마노 프로디 전 총리 이후 이탈리아의 좌파 정당들은 사실상 국민의 머릿속에서 ‘증발’됐다.”고 전했다. 헌재의 위헌 결정 당일 여론조사에서도 베를루스코니의 지지율은 68%에 이르렀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56%대였던 점과 비교하면 그의 지지율이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국민 여론의 미묘한 변화도 감지되지만, 야당 내 유력한 대항마가 없는 상황에서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결정적 호재는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적은 오히려 내부에 있다는 분석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연정 파트너인 지역주의 정당 북부동맹이 더 많은 재정적 자치권을 원하며 베를루스코니를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정적 이미지에서 스캔들 메이커로 일각에서는 그를 현대판 ‘카이사르’에 비유한다. 끊임없는 정치적 야망과 여성 편력, 위기관리 능력 등이 카이사르를 연상케 한다는 의미다. 그는 이미지 관리에도 큰 성공을 거둔 인물로 평가받는다. 1994년 총선 승리 당시 베를루스코니는 국민에게 자신의 가족 사진첩을 선물했다. 그의 어릴 적 모습과 아내와의 다정한 한때, 성공한 기업가가 된 모습 등을 담은 사진첩은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각종 추문으로 얼룩진 그가 ‘가정적 남편’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갖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또 1978년에는 슈퍼마켓으로 재건축될 뻔했던 밀라노의 유서 깊은 극장인 ‘테아트로 만조니’를 인수하며 ‘문화재 지킴이’의 명성을 얻기도 했다. ●전체 방송시장 90% 점유 북부보다 소외됐던 남부지역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한 것도 그의 뛰어난 정치적 감각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야당 지지도가 높았던 남부 이탈리아인들은 정부의 엄청난 재정적 지원과 함께 ‘이등 국민’ 의식을 자연스럽게 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정치적 성공의 가장 큰 배경으로 ‘언론장악’을 꼽지 않을 수 없다. 3개의 민영방송은 물론 공영방송 RAI의 이사진까지 장악한 그는 전체 방송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또 그는 2차대전 이후 가톨릭 문화가 지배하던 방송에 ‘성문화’를 주입시킨 장본인이다. 낯 뜨거운 TV 영상은 정치 무관심을 불러왔고, 이는 각종 추문에도 그가 정치인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는 얘기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伊·日정상 입지 ‘흔들’

    伊·日정상 입지 ‘흔들’

    ■ 사면초가 베를루스코니 총리 - 伊헌재, 총리 면책권 위헌 판결 이탈리아 헌법재판소가 7일(현지시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에 대한 검찰 소추를 막았던 면책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부패, 탈세 등 혐의에도 면책특권을 이유로 검찰 소추에 불응했던 베를루스코니 총리로서는 사법 절차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야권은 사임을 요구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고 정부 내에서도 조기 총선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 또 1990년대 이탈리아 정계를 뒤흔든 정치자금 수사인 ‘마니폴리테(깨끗한 손)’에 이어 또다시 사법부가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궁지에 몰린 베를루스코니는 헌재를 “좌파 재판관으로 가득 찬 정치집단”이라고 공격하고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까지 비난했다. 그러자 총리의 핵심 연정파트너까지 총리에 대항할 야당과의 연대를 모색하겠다고 응수, 정국이 사분오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헌재·대통령 비난 헌재는 지난해 7월 의회를 통과해 대통령과 총리, 상·하원 의장 등 4명에 대해 재임 동안 검찰 소추를 받지 않도록 보장한 고위공직자 면책법이 헌법이 보장한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서 15명의 헌재 재판관 중 9명이 면책권 박탈에 손을 든 것으로 나타났다. 위헌 결정은 항소할 수 없으며 검찰과 베를루스코니는 다시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게 됐다. 베를루스코니는 90년대 두 차례 공판에서 위증해준 대가로 영국인 변호사 데이비드 밀스에게 60만달러(약 7억원)를 건넨 혐의 등 3건 이상의 법정 공방이 재개될 전망이다. 또 베를루스코니는 지난 2007년 공직을 대가로 의원들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달 초에는 자신이 소유한 투자금융사 피닌베스트가 1991년 경쟁사인 CIR그룹을 누르고 이탈리아 최대 출판기업인 몬다도리출판사를 인수할 당시 담당 판사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7억 5000만유로의 배상판결을 받기도 했다. ●사법권, 정쟁의 중심으로 베를루스코니는 “헌재 결정이 국정수행에 영향을 끼칠 수는 없다.”면서 정면돌파 의사를 밝혔다. 특히 각종 추문에도 불구, 여전히 지지율이 높은 만큼 조기 총선으로 정치적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지역주의 정당 북부동맹을 이끄는 움베르토 보시가 “국민들의 분노를 거역해서는 안 된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등 연정 파트너들이 조기 총선에 순순히 응할지는 미지수다. 또 선거로 정치생명을 연장하더라도 이후 벌어질 법정 공방으로 사법적 사망선고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위헌 결정으로 이탈리아 사법 권력은 90년대 ‘마니폴리테’ 이후 또다시 정쟁의 중심에 서게 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설상가상 하토야마 총리 - 5만엔 이하 소액헌금도 허위기재 │도쿄 박홍기특파원│도쿄지검 특수부가 수사에 나선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의 정치자금 허위기재 사건이 점입가경이다. 파고들수록 새로운 사실들이 터져나오기 때문이다. 하토야마 총리의 정치자금 관리단체인 ‘우애정경간화회(友愛政經懇話會)’는 5만엔(약 65만원) 이하의 소액 기부금에 대해서도 정치자금 수지보고서에 허위기재한 혐의가 확인됐다고 요미우리신문이 8일 보도했다. 관리단체의 회계담당자인 하토야마 총리의 전 비서는 검찰에서 소액 기부금의 허위기재를 진술했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5만엔 이하의 소액기부는 수지보고서에 기부자의 이름을 기재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검찰은 기재 여부를 떠나 ‘허위기재’가 법에 위반되는 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토야마 총리의 정치자금 가운데 5만엔 이하의 소액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1억 8000만엔에 달했다. 전체 개인 기부액의 60%다. 이에 따라 사망하거나 기부하지 않은 사람 명의의 허위기재액 규모는 지금껏 알려진 5만엔 이상 기부자 90명, 193건의 2177만엔보다 크게 늘어날 것 같다. 하토야마 총리의 전 비서는 “허위기재된 기부액은 모두 하토야마 총리의 허락을 얻어 총리의 개인재산 관리회사로부터 현금으로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회계를 담당하는 비서로서 개인헌금을 받지 못하는 것은 체면이 걸린 문제였다.”며 자금을 잘 모으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댔다. 더욱이 관리단체는 이름을 빌린 ‘가짜 기부자’ 가운데 75명에 대한 세금공제 신청서류를 총무성으로부터 받아갔다. 또 정치자금을 낸 일부 기부자는 수시보고서의 명단에서 삭제된 사실도 밝혀졌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와 관련, “검찰의 수사에 전면적으로 협력하겠다.”면서 “(추가해명에 대해)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은 피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의원 참패 이후 힘을 못쓰는 자민당은 오는 26일 소집될 임시국회에서 하토야마 총리의 정치자금 사건을 집중 추궁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총재는 “하토야마 총리가 스스로 설명, 책임을 다하도록 국회에서 따지겠다.”며 벼르고 있다. hkpark@seoul.co.kr
  • 그리스 총선, 산불이 좌우했다?

    그리스 총선, 산불이 좌우했다?

    4일(현지시간) 그리스 총선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당(PASOK)이 사실상 승리했다. 99% 개표 결과 사회당이 44%를 득표해 33%를 얻은 집권 신민주당(ND)을 앞질렀다고 DPA 통신 등이 5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사회당은 전체 300석 중 160석을 확보하고 신민주당은 92석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의무투표에도 투표율 70%로 낮아 2004년과 2007년 연거푸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사회당은 5년 반 만에 정권을 되찾았다.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총리는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신민주당 총재직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포르투갈 사회당에 이은 이번 그리스 사회당의 승리로 승승장구하던 유럽 중도우파 진영의 기세도 한풀 꺾인 모습이다. 집권당의 패배는 각종 추문과 경제 위기로 민심이 등을 돌린 결과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특히 지난여름 대형 산불 대처 과정에서 무능을 드러낸 것도 패배의 주원인으로 제기된다. 또 지지층 일부가 극우정당인 라오스(LAOS)로 분산되며 집권당의 패배를 불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사회당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총재는 조부와 부친 모두 총리를 지낸 정치 명문가 출신이다. 특히 80~90년대 세 차례나 총리를 지낸 아버지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는 직접 사회당을 창당한 거물급 정치인이다. 이 때문에 파판드레우 총재의 정치 활동은 역동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던 아버지 안드레아스 전 총리와 늘 비교됐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그의 리더십은 지난 두 차례 총선에서 잇따라 패배하며 아버지의 그것에 못 미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번 승리 역시 사회당에 대한 지지보다는 집권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의무투표제도를 택하고 있음에도 70.44%의 ‘낮은’ 투표율이 나온 것도 국민들이 기존 정치에 크게 실망했음을 나타낸다. 최근 조사에서는 10명 중 9명이 부동층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사회당 경기부양 위해 30억유로 투입 파판드레우 총재는 경기 부양을 위해 30억유로(약 5조 1300억원)를 투입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불필요한 정부 지출을 줄이고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을 올리는 등 친서민 정책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정적자는 차기 정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더욱이 지난 정부에서 실패한 교육, 사회보장 부문 개혁 등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대외정책에서는 순조로운 행보가 예상된다. 파판드레우는 1999년부터 5년 동안 외무장관을 지내며 인접국 터키와 성공적인 관계개선을 이뤘다는 평을 받았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신임 총재

    [피플 인 포커스]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신임 총재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의 제1야당인 자민당 다니가키 사다카즈(64·10선) 전 재무상이 28일 제24대 총재로 선출됐다. 임기는 2012년 9월까지 3년이다. ‘8·30’선거에서 참패해 망가지다시피 한 자민당의 지도체제를 재정비해 정권 탈환을 해야 할 막중한 책무를 짊어졌다. 내년 7월 참의원‘선거에 앞서 당장 다음달 25일 가나가와현과 시즈오카현 참의원 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 다니가키는 인사말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 다시 정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그는 총재선거에서 전체 499표 가운데 300표를 얻었다. 최대 파벌인 고가파를 비롯해 모든 파벌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았다. 소장파를 대표해 세대교체를 내걸었던 고노 다로(46·5선) 전 법무 부대신과 니시무라 야스토시(46·3선) 전 외무 정무관은 각각 144표와 54표를 획득했다. 1표는 무효표다. 자민당이 야당으로서 총재선거를 치른 것은 호소가와 정권 때인 1993년 이래 두 번째다. ‘총재=총리’라는 등식이 깨진 총재선거인 탓에 당원들의 호응은 높지 않았다. 변호사 출신인 다니가키는 세습의원이다. 문부과학상을 지낸 자민당 의원인 아버지 다니가키 센이치가 1983년 6월 갑자기 사망하자 후원회 추대로 지역구를 이어받았다. “(정치는) 세습이 아니기 때문에 잇지 말라.”는 아버지의 평소 만류에 당초 정치에 뜻을 두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니가키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 때인 2003년 9월부터 2005년 9월까지 재무상을 지낸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통이다. 또 후쿠다 야스오 정권 때는 당 정조회장, 국토교통상을 지냈다. 고이즈미 총재의 사임에 따라 실시된 2006년 9월 총재선거에 처음 출마해 아베 신조, 아소 다로 등과 3파전을 벌여 꼴찌에 머물렀다. 다니가키는 ‘지성파’로 통한다. 일처리에 실수가 없을 만큼 완벽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외교 분야에서는 동아시아 중시 노선을 갖고 있다. 각료 재임 때는 고이즈미 총리의 노골적인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야스쿠니를 찾지 않았다. 한·일의원연맹 상임간사를 맡고 있다. hkpark@seoul.co.kr
  • 황영기 KB금융회장 전격 사의

    우리은행장 재직 시절 파생상품 투자 손실과 관련해 금융위원회로부터 ‘직무정지 3개월 상당’의 중징계를 받은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이 23일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혔다. 황 회장은 입장 발표문을 통해 “전직 우리은행장 시절 파생상품 투자와 관련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KB금융지주 회장직을 유지하는 데 법률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직 발전에 지장을 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회장직과 이사직을 동시에 사임한다.”고 밝혔다. 다만 황 회장은 법적인 책임을 의식해서인지 “금융위원회의 징계 조치에 대해 수차례 소명 노력에도 불구하고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안타깝다.”라고 덧붙였다. KB금융지주는 회장 사퇴 안건 처리를 위해 23일 임시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이사회는 황 회장의 사의를 받아들이되 후임 문제는 시간을 두고 결정할 계획이다. KB지주의 한 관계자는 “오는 29일로 예정된 KB금융 창립 1주년 행사까지는 황 회장이 회장직을 계속 수행할 예정이며, 이때 퇴임식도 이뤄질 예정”이라면서 “후임 인사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29일 이후 황 회장의 공백은 지주사 정관에 따라 일단 지주 부회장인 강정원 국민은행 행장이 메우게 된다. 한편, 예금보험공사는 황 회장의 거취 표명과 상관없이 25일 임시 예보위원회를 열어 황 회장에 대한 징계를 확정할 방침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금융계 검투사’ 제재 보름만에 백기

    “억울하다.”며 버티던 황영기 KB금융지주회사 회장이 23일 사의를 표명한 것은 금융당국의 사퇴 압력을 더는 견디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일로 금융권 투자 자체가 위축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주변 사퇴 압박 못 이긴 듯 황 회장의 사퇴 결정은 우리은행 파생상품 투자와 관련해 금융당국 안팎의 거센 사퇴 압력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파생상품 투자 손실은 평면적으로 보면 해임사유에 해당하나 당시 경제여건을 고려해 정상을 참작했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압력을 넣었다. 이어 우리은행장 출신인 박해춘 전 국민연금 이사장이 돌연 사퇴하면서 부담이 커졌다. KB지주 이사회가 공식 발표를 자제하면서도 “황 회장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 것도 황 회장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황 회장은 이날 사임 발표문에서 “금융위의 징계 조치가 회장직 유지에는 법률적 문제가 없으나 본인 때문에 조직의 발전이 지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투자 위축 우려” 금융권 촉각 ‘검투사’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황 회장이 당국의 제재 보름만에 사임한데 대해 금융권은 “예상했던 일”이라면서도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가증권 투자 문제로 횡령이나 분식회계 등 위법 행위에 준하는 중징계를 받는 전례가 생겨 금융권 최고경영자들이 해외투자나 투자금융(IB) 등과 관련해 결정을 꺼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황 회장도 이날 “도전과 창의력이 성장의 기반이 돼야 하는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이번 일로 금융인들이 위축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은행권 한 고위 관계자는 “예기치 못한 금융위기로 손실이 발생했다고 해서 나중에 책임을 물어 중징계를 내린다면 앞으로 누가 선뜻 해외투자에 나설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예보, 황 회장 징계 후 손배소송 검토 예금보험공사는 조만간 황 회장에 대한 징계를 결정할 방침이다. 예보 고위 관계자는 “황 회장이 KB지주 회장에서 물러나는 것과 우리은행 투자책임 실패를 묻는 것은 별개”라고 선을 그은 뒤 “예보위원들과 협의해 임시회의 날짜를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보는 우리은행을 통해 황 회장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계속 검토 중이다. 황 회장이 사퇴 뒤 소송을 진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간 징계절차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소수라도 황 회장을 옹호하거나 변호하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황 회장 측에서 여러 논리를 동원해 반론을 폈지만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법정으로 가더라도 승산 있다는 얘기다. 조태성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S 돋보기] ‘태권도 본산’ 국기원 만신창이

    ‘태권도의 본산’ 국기원이 또다시 파행으로 얼룩졌다.1년 넘게 파벌 싸움과 지도부 공백으로 표류하고 있는 국기원은 23일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3차 임시이사회를 열고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려 했지만, 엄운규(80) 이사장과 대립각을 세운 이사들이 집단 불참해 회의 자체가 무산됐다.엄 이사장 측은 당초 이날로 임기가 만료되는 자신을 포함한 9명의 이사를 재선임한 뒤 새 정관을 통과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재적 이사 19명 중 엄운규, 이승국 이사 등 7명만 참석했다. 이로써 지난해 7월 이사장을 겸직하던 엄운규 원장이 내부 갈등으로 사퇴해 1년2개월여 동안 수장 없이 표류하던 국기원은 이사장마저 사라져 최악의 지도부 공백을 맞게 됐다.엄 이사장은 이사회 직후 배포한 기자회견문에서 “일부 이사들의 보이콧과 반대에 부딪혀 이사회 정상화와 법정법인화를 매듭짓지 못하고 떠나게 됐다.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1972년부터 수백 번 회의를 열었지만 이렇게 이사회가 무산된 것은 처음”이라며 “외부와 내부 인사가 합세해 국기원을 흔들어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엄 이사장은 자신의 퇴임으로 수장이 없어진 국기원을 이끌어갈 상근 부원장에 이승국(63) 전 한국체대 총장을 지명했다.1972년 창설된 국기원은 지난해 6월21일 발효된 태권도진흥법에 따라 법정법인 전환을 추진하던 중 이사회 내부 대립과 엄운규 이사장의 원장직 사임 등으로 표류하기 시작했다. 법정법인 전환은 국기원이 정부 통제를 받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에서는 과거 비리 전력자를 국기원 임원 인사에서 배제하기 위해 정관에 ‘결격 사유가 있는 임원은 새 정관 시행과 동시에 퇴임한다.’는 부칙을 삽입할 것을 원했다. 사실상 그동안 문화체육관광부와 대립을 빚었던 이승완 이사 측을 타깃으로 한 것. 하지만 엄 이사장과 이 이사로 대표되는 파벌 갈등은 끝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결국 태권도인 스스로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마저 놓쳐 버렸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현대 작가들이 그린 조선 화가의 초상

    현대 작가들이 그린 조선 화가의 초상

    현대작가 7명의 손끝에서 조선시대의 화가들이 탄생했다. 김홍도, 강세황, 윤두서, 신사임당, 조희룡, 김정호, 부용, 죽향 등등인데 일부는 기존의 자화상 등을 토대로 재현됐지만, 일부는 현대 작가들의 상상 속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났다. 표준 영정이라는 딱딱한 틀을 벗어던지고 태어난 조선시대 화가들의 모습은 어떨까. 서울 종로구 창성동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 ‘한국미술사+화가의 초상’전이 30일부터 12월31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의 통사와 회화, 조각에 대한 문헌 80여점과 정종미, 이정웅, 이진준, 석철주 등 화가 7명이 참여해 그린 화가의 초상화가 걸린다. 남편을 처가살이시킨 신사임당의 모습은 표준영정에서는 바늘 끝 하나 안 들어갈 것처럼 완벽해 보이지만, 이번에 걸린 초상화에서는 대학자인 이율곡을 키워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보들보들한 모습이다. 조선시대 화원으로 천재적인 화가 단원 김홍도는 풍속화가이자 전문화가(중인)라는 점이 감안됐는지 힘좋고 온화하지만 집념이 있는 얼굴로 이정웅 작가의 손끝에서 태어났다. 선비이자 문인화가 강세황의 위엄있는 모습과 다르다. 이번에 전시되는 문헌 중에는 우리 미술을 처음 다룬 것으로 알려진 에카르트의 ‘히스토리 오브 코리안 아트’(1929년), 세키노 다다시의 ‘조선미술사’(1932년), 김용준의 ‘조선미술대요’(1949년) 등이 포함됐다. 무료. (02)730-6216.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反부패 청정지대를 가다] (중) 의회옴부즈맨 원조 스웨덴

    [反부패 청정지대를 가다] (중) 의회옴부즈맨 원조 스웨덴

    │스톡홀름 임주형특파원│올해로 설립 200주년을 맞은 스웨덴 의회 옴부즈맨이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감시견’ 제도로 성장한 것은 공공기관의 모든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 때문이었다. 또 자국민뿐 아니라 외국인의 민원도 접수해 성실히 처리하는 ‘열린 정신’이 옴부즈맨 제도 확산에 일조했다. “양건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사퇴했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스웨덴 옴부즈맨에서 만난 맛스 멜린 의장은 취재진을 맞자마자 양 위원장의 소식부터 물었다. 반부패를 담당하는 총괄 책임자가 임기를 마치지 않고 개각 즈음에 사임하는 일은 스웨덴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일이기 때문. 스웨덴 옴부즈맨은 입법부 소속의 독립기관이며, 4년간의 임기는 철저하게 보장된다. ●입법부 소속 독립기관으로 4년 임기 보장 스웨덴 옴부즈맨은 구스타프 4세 아돌프 왕 재임 시절인 지난 1809년 이른바 ‘무혈혁명’을 계기로 탄생했다. 비대해지는 행정부의 권력을 견제할 기구가 필요하다는 발상에서 출범한 이 제도는 지난 2세기 동안 전 세계 100여개국으로 확산됐고, 세계 최고의 부패방지 기구로 입지를 굳혔다. 우리나라에서는 권익위로 흡수된 국민고충처리위원회가 옴부즈맨을 본떠 만든 기구다. 스웨덴 옴부즈맨은 ‘시조’답게 우리나라 권익위에 비해 훨씬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비위 공무원에 대한 기소나 징계권은 물론 모든 공공기관으로부터 정보를 자유롭게 수집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현재 스웨덴 옴부즈맨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은 모두 55명. 연평균 7000여건의 민원을 접수해 처리한다. 이 정도 인원으로 업무 수행이 가능한 것은 다른 기관이 옴부즈맨이 요청한 자료를 성실히 제출할 의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 옴부즈맨에는 ‘기밀’이 통하지 않는다. 지난 2001년에는 스웨덴 국정원이 미국 CIA와 테러범 양도를 놓고 부당한 거래를 했다가 옴부즈맨의 압력을 받아 관련 자료를 공개해야 했을 정도다. 당시 스웨덴 국정원장은 결국 사임했다. 스웨덴 옴부즈맨은 또 공직자 부패와 관련한 제보를 받으면 사실 확인이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언론에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제보가 거짓일 경우 공직자의 명예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 하지만 멜린 의장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해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이득이 공직자의 명예 실추로 입는 손실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정보공개법과 함께 부패방지 양대 기둥 자국민이 아닌 외국인의 민원까지 접수해 처리하는 것도 스웨덴 옴부즈맨의 특징. 자국의 기관과 관련한 것이라면 국적을 불문하고 귀를 기울여 문제를 해결하는 게 ‘시조’ 옴부즈맨의 정신이다. 멜린 의장은 “만약 오늘 아침 내가 친척에게 어떤 특혜를 주면 당장 옴부즈맨으로 제보가 접수되고 석간신문부터 대서특필될 것”이라면서 “지난 1766년 제정된 정보공개법과 옴부즈맨 두 제도가 스웨덴 공직사회의 부패를 막는 양대 기둥”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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