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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샤라프 “복귀” 파키스탄 “체포”

    지난 2008년 불명예 퇴진 후 해외 체류 중인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파키스탄 대통령이 이달 말 귀국해 정계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무샤라프가 귀국하는 즉시 체포한다는 방침이지만 막강한 권력의 군부가 전직 육군참모총장인 무샤라프의 체포를 묵인하지 않을 수도 있어 가뜩이나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파키스탄 정국에 파란이 예고되고 있다. 무샤라프는 8일(현지시간) 두바이에서 영상 전화로 파키스탄 남부 도시 카라치에 모인 수천명의 지지자들에게 “신변을 위협하는 시도들이 있지만 어떤 것도 두렵지 않다.”면서 “오는 27~30일 사이에 고국에 돌아가 정치활동을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무샤라프는 2010년 10월 영국 런던에 머물면서 2013년 대선 출마를 목표로 ‘전파키스탄무슬림리그’ 정당을 창당해 정계 복귀를 준비해 왔다. 자위드 시디키 정당 대변인은 “무샤라프는 이달 말 두바이를 떠나 고국으로 돌아가며, 지지자 500명이 동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정부 당국자는 이날 “무샤라프가 귀국하는 대로 체포하겠다.”고 밝혔다. 무샤라프는 2007년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암살에 개입한 혐의로 지난해 2월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무샤라프의 변호인 초드리 파이잘은 그러나 “체포 위협은 정략적인 행동으로,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파키스탄은 대외적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된 데다 안으로는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과 군부의 갈등이 첨예화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국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자르다리 대통령은 지난해 말 미국 주재 파키스탄 대사가 군부의 쿠데타 가능성을 경고한 메모를 작성한 사건과 관련해 궁지에 몰리면서 조기 사임설까지 나도는 실정이다. 무샤라프가 체포 위험에도 불구하고 귀국을 결심한 배경에는 이 같은 정국 혼란을 이용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그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파키스탄에는 신뢰할 만한 지도자가 없다. 리더십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금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법적인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그가 정계 복귀에 성공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사임 당시 그의 인기는 바닥이었고, 지지자들 상당수는 이미 다른 정당에 소속돼 있다. 풍부한 자금과 군부와의 연줄이 남아 있지만 현 군부 지도자가 그를 지지할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무샤라프는 “뿔뿔이 흩어진 지지자들을 결집하고, 바닥부터 조직을 재건하는 일이 급선무”라며 의욕을 드러냈다. 1999년 쿠데타로 집권한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2008년 총선에서 야당에 패배한 후 탄핵위기에 몰리자 영국으로 망명했으며, 현재는 두바이에 머물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佛·伊 긴축재정안 진통

    이탈리아, 프랑스가 유로존 재정위기의 불똥을 피할 내년 긴축안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고 있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부는 긴축 조치의 일환으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장관들의 연봉을 동결하기로 했다. 주요 대기업 대표들의 임금 동결을 요구하면서 정부도 함께 희생하겠다는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프랑수아 피용 국무총리는 이날 2016년까지 시행할 재정적자 감축 조치의 일환으로 70억 유로를 절감할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공공 재정의 균형을 맞출 때까지 대통령과 정부 당국자들의 연봉을 동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치 지도자들과 대기업 대표, 특히 파리 증시의 CAC40지수(40개의 우량주로 구성된 지수)에 포함되는 기업들이 함께 행동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사르코지는 대통령으로 취임한 해인 2007년 자신의 연봉을 10만 1125유로(1억 5500만원)에서 22만 8000유로(약 3억 5000유로)로 2배 이상 올려 비난에 휩싸인 바 있다. 8일 긴축 조치를 담은 내년도 예산에 대한 의회 승인투표를 앞둔 이탈리아에서는 이날 투표 부결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장중 6.67%까지 치솟았다. 1997년 유로존 출범 이후 최고치다. 현재 전체 하원 의석 630석 중 집권 연정 의석 수는 과반에 1석 모자라는 314석인데, 이탈리아 언론들은 집권 연정 소속의원 가운데 20~40명이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임설을 나돌았다가 총리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직접 부인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블랙먼데이] 위기의 지구촌, 두 남자만 쳐다보는데…

    [블랙먼데이] 위기의 지구촌, 두 남자만 쳐다보는데…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과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 미국이 신용등급 강등으로 위기에 처한 지금 전 세계가 두 사람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년 반 동안 버락 오바마 정부의 경제 사령탑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현 위기를 극복할 책임을 지고 있다. 공화당으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아온 가이트너는 7일(현지시간) 자리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돈줄을 쥐고 있는 버냉키는 이르면 9일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재하면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가이트너 美 재무장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티머시 가이트너를 재무장관으로 임명했을 때 적절한 인사라는 평가가 많았다. 가이트너는 빌 클린턴 정부 시절 재무장관으로서 미국의 호황을 이끌었던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의 ‘아이들’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가이트너는 루빈 밑에서 ‘루비노믹스’(루빈의 경제정책)를 충실히 실행했고 1997년 한국 등 아시아 금융위기 때는 재무차관으로서 금융위기를 공부해본 경험이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가이트너는 루빈의 길을 걸을 수 없었다. 루빈은 재정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늘리는 방법으로 균형 재정을 추구함으로써 경제회복을 이뤘다. 반면 가이트너는 당장에 닥친 금융위기를 해결해야 했기 때문에 루비노믹스와는 정반대로 곳간 문을 활짝 열었다. 이로 인해 미국의 정부 부채가 늘어났고, 이는 미국 신용등급 하락의 단초를 제공했다. 가이트너가 지난달부터 “신용등급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해왔다는 점에서 망신살이 뻗친 셈이다. 한때 사임설이 돌던 가이트너가 장관직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밝힌 것은 개인적으로는 결자해지와 명예회복 차원일 수 있다. 또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는 공화당의 공세에 밀려 가이트너를 경질할 경우 내년 대선 때까지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가이트너를 붙잡은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가이트너가 막상 손쓸 게 별로 없다는 점이다. 여야가 이미 재정 감축에 합의했기 때문에 돈을 풀 여력이 없고,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반대로 증세도 할 수 없다. 따라서 그는 당장은 ‘입’으로 시장에 신뢰를 주는 방법을 구사하고 나선 모양새다. 가이트너는 7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신용등급 강등 결정을 “형편없는 판단”이라고 비판하면서 미국 국채는 신용등급 강등 결정 이전과 마찬가지로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또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옳은 결정을 내리기만 한다면 더블딥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Fed 의장 버락 오바마 정부 출범 전인 2006년부터 앨런 그린스펀에 이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를 맡은 벤 버냉키를 오바마 대통령이 유임시켰을 때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대학에서 1930년대 대공황, 1970년대 디플레이션, 1990년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등 경기불황에 대한 연구로 학문적 일생을 바친 그의 이력이야말로 2008년 닥친 금융위기의 해결사로 더할 나위 없이 적합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그는 대공황 때 프랭클린 루스벨트 정부가 그랬던 것처럼 위기 극복 처방으로 돈을 쏟아붓는 방법을 택했다. 2008년과 지난해 2차례에 걸쳐 모두 2조 3000억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정책을 폈고, 사상 처음으로 제로 금리를 실시했다. 가사 상태까지 갔던 미국 경제는 한숨 돌렸지만 기대했던 경기회복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버냉키가 푼 돈이 실물경제로 가지 않고 월가만 좋은 일 시켰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가장 큰 관심은 버냉키가 3차 양적완화를 발표할지 여부다. 국채 매입을 통해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는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는 데는 기여할 수 있다. 그는 “경기 부양을 위해서라면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릴 수도 있다.”고 말해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경기부양 정책을 확신하는 인물인 데다 여태까지 쏟아부은 돈이 아까워서라도 추가 양적완화를 불사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인플레와 달러가치 하락 우려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그동안 두 차례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별로 효과가 없었다는 점도 버냉키를 망설이게 할 대목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양적완화 대신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정도의 구두 개입 수준으로 시장을 진정시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 방법은 너무 미약한 처방이란 지적을 받을 소지가 있다. 버냉키의 결단은 8일과 9일 미 주식시장 상황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외교축 아시아에서 중동으로?

    미국의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이 사임하고 후임에 윌리엄 번즈 차관(부장관 바로 아래 직책)이 승진 임명될 것이라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스타인버그는 국무부를 떠나 시라큐스대 맥스웰스쿨 학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 출신인 스타인버그는 서열로는 국무부 내 2인자이면서도 힐러리 장관과 사이가 좋지 않아 정책 결정 과정에서 소외돼 왔다는 관측이 있었고, 지난해 말부터는 외교가를 중심으로 사임설이 꾸준히 나돌았다. 뉴욕타임스는 “스타인버그가 학계로 돌아가고 싶어 했고,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하고도 힐러리와 가깝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스타인버그가 떠나더라도 한반도 관련 정책의 근간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커트 캠벨 차관보가 장관과 사이가 안 좋은 스타인버그를 대신해 아시아 정책의 실무 총책역할을 이미 해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반도 문제가 미 정부의 관심대상에서 오그라들고 중동문제가 주요 메뉴로 자리잡을 공산이 커졌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 등 동아시아 문제에 정통한 스타인버그 대신 중동통(通)인 번즈를 기용한 것은 중동사태에 거의 전념하겠다는 의중이라는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직업 외교관 출신인 번즈는 이란의 핵개발 저지를 위한 외교적 노력과 아랍권 반정부 시위 문제 등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번즈는 아랍어와 프랑스어, 러시아어에 능통하며 러시아 대사와 요르단 대사를 역임했다. 그는 상원 인준 절차를 거쳐 부장관으로 정식 임명될 예정이다. 한편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대사 후임으로 조 도노번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 인사를 보내기 위해 인물을 물색 중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BP, 아파치社에 자산매각

    미국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를 수습하는 데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영국의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 자산 매각에 나섰다. BP는 20일(현지시간) 북미와 이집트에 있는 70억달러 상당의 자산을 미국의 에너지 기업인 아파치에 매각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베트남과 파키스탄에 있는 자산도 대부분 팔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장 분석가들은 두 나라에 있는 BP의 자산 규모를 17억달러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BP는 사고 수습과 피해 보상 등을 위해 연내에 1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처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BP의 1분기 총 자산은 2406억 4000만달러다. 일부 투자자들은 짧은 시간 내에 자산을 매각할 경우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질 것을 우려해 왔다. 하지만 최고경영자(CEO)인 토니 헤이워드는 매각가에 대해 “아주 훌륭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가 파는 모든 것이 최고가를 받을 수 있는 점을 보여준, (매각의) 첫 단계”라고 설명했다. 당초 BP와 아파치 사이의 계약은 이보다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됐다. 알래스카의 프러드호 만 개발에 대한 지분 26% 가운데 절반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갔지만 최종 거래 목록에서는 빠졌다. 아파치는 일단 오는 30일까지 50억달러를 현금으로 지불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CEO 헤이워드의 사임설이 또다시 불거졌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BP의 소식통을 인용해 헤이워드가 8월 말이나 9월쯤 사임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멕시코만 사태 수습이 그때까지 된다고 가정하면 그의 사임 시기는 10월1일 이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한 내부 인사는 “왜 분명히 하자가 있는 물건을 진열대에 계속 둬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BP측은 이 같은 보도를 부인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2010 남아공월드컵] ‘무명 볼라티’ 마라도나 살렸다

    무명의 ‘꺽다리’ 마리오 아리엘 볼라티(24·191㎝)가 디에고 마라도나(48) 아르헨티나 감독을 살렸다. 볼라티는 15일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 센테리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2010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남미지역 최종 예선 마지막 18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39분 골을 터뜨려 1-0 승리에 앞장섰다. 볼라티의 활약을 앞세운 아르헨티나는 8승4무6패(승점 28점)로 4위가 돼 전체 10팀 가운데 4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출전권을 따냈다. 부임 이후 3승4패로 사임설에 시달렸던 마라도나 감독도 기사회생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치러진 유럽 예선 1조에선 강호 스웨덴이 알바니아에 4-1 대승을 거뒀지만 조3위로 밀려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포르투갈(승점 19점·5승4무1패)은 조2위를 차지, 다음달 15일과 19일 유럽 9개 조 2위 팀 중 상위 8개 팀끼리 맞붙는 플레이오프에서 마지막 4장의 티켓 중 한 장을 노린다. 3조의 슬로바키아는 폴란드 원정에서 1-0 승, 1993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분리된 뒤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기쁨을 누렸다. 2조의 스위스는 이스라엘과 홈 경기에서 0-0으로 비기면서 승점 21점(6승3패1무)으로 1위에 올라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이미 티켓을 거머쥔 6조 잉글랜드는 홈에서 벨로루시를 3-0으로 물리치고 승점 27점(9승1패)으로 최종 예선을 마무리지었다. 피터 크라우치(28·토트넘)는 이날 2골을 포함, 17차례 A매치에서 16골을 넣는 득점력을 뽐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러시아 대통령 임기 연장 개헌안 하원 통과

    러시아 하원(두마)이 대통령과 하원의원 임기를 각각 2년과 1년 연장하는 헌법 개정안을 14일 표결 처리했다.26일 상원에서도 통과되면 다음 대통령의 임기는 6년, 하원 의원은 5년이 된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하원은 이날 개정안에 대한 투표를 실시, 찬성 388표로 헌법 개정에 필요한 의석인 300석을 훌쩍 넘겨 통과시켰다. 반대는 58표였다. 상원 통과 역시 유력하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난 4일 국정연설에서 대통령 임기 2년 연장, 하원의원 임기 1년 연장을 제안한 뒤 11일 관련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메드베데프가 임기 연장을 주장하자 일각에서는 현 총리인 푸틴 전 대통령의 복귀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러시아 헌법상 대통령은 3연임은 할 수 없지만, 자리에서 물러난 뒤 재출마하면 다시 재임까지 할 수 있다. 이와 맞물려 메드베데프의 조기 사임설이 나왔지만 그는 13일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내 임기는 현재 헌법이 정하고 있는 대로 4년”이라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그는 푸틴 복귀설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아베 日총리 전격 퇴진

    아베 日총리 전격 퇴진

    |도쿄 박홍기특파원|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2일 전격적으로 사임을 표명했다. 지난해 9월26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전후세대 첫 총리’,‘최연소 총리’라는 각광 속에 취임한 지 만 1년이 채 안 됐다. 아베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혼란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아베 총리는 후임이 선출될 때까지 총리직을 수행한다. 자민당은 14일 총재 선거를 고시,19일 총재 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다. 새 총재가 선출되면 국회에서 총리지명을 받은 뒤 곧바로 중의원을 해산, 총선을 통해 국민의 심판을 받을 수도 있지만 국민적 지지가 낮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후임 총재이자 총리로는 아소 다로 자민당 간사장을 비롯, 다니가키 사다카즈 전 재무상,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 요사노 가오루 관방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전격적인 결단 배경에 대해 “테러대책특별조치법의 연장과 관련, 솔직한 대화를 위해 여·야 당수회담을 제의했으나 거절당하는 등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하고 ‘국면 전환을 위해’라는 말을 7차례나 되풀이했을 뿐 충분히 설명을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건강이상에 따른 사임설 등 억측이 나돌고 있다. 요사노 관방장관은 아베 총리의 사임에 대해 “병명을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건강과 업무를 같이하는 문제를 놓고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밝혔다. 민주당 등 야당은 아베 총리의 사퇴표명에 대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참의원선거 참패 직후 사임 요구를 무시하다 임시국회가 개막된 직후 기습 사퇴, 정국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주장이다. 오자와 민주당 대표는 아베 총리의 사퇴에도 불구, 테러특별법에 대한 반대 입장에는 변함이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 측은 자민당에 조기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 실시를 강하게 요구했다. hkpark@seoul.co.kr
  • [특파원 칼럼] 황쥐, 원자바오, 저우언라이/ 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5차회의 개막식이 열린 지난 3월5일 인민대회당. 오전 9시가 거의 다 되어가자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을 비롯한 국가 권력 서열 1∼9위까지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줄줄이 들어선다. 순간 눈에 띄는 건 서열 6위인 황쥐(黃菊). 투병중인 터라 참석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서둘러 망원경을 꺼내들었다. 육안으로는 3층에 마련된 기자석에서 남녀구별이나 할 수 있는 정도였다. 황쥐는 멀쩡했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혹시 와병설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확인을 해야 했다. 한 주요 인사에게 본 것을 전하며 그의 소식을 물었다. 그랬더니 “가까이서 본 건 아니죠?”라는 답이 돌아왔다. 실제로 보면 병색이 완연해 민망할 정도라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그로부터 꼭 석달 만인 지난 5일. 베이징 근교 바바오산(八寶山) 혁명열사 공묘에서 황쥐의 장례식이 거행됐다.1년반가량 췌장암과 싸우다 2일 숨진 그는, 이 기간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애쓴다. 그의 이름으로 된 축전과 연설문이 나오고 전인대 참석을 포함해 몇 차례 대외적인 활동도 강행한다. 췌장암이 여러 암 중에서도 통증이 유난히 심하고, 진단 이후 생존시간이 가장 짧은 병의 하나임을 감안하면 그의 노력이 빛난다. 이런 노력은 본래 그의 성실과 업무 스타일에서 비롯됐다고도 한다. 또 상하이방(上海幇)의 보루로서, 올 가을 17대 당 대회를 앞두고 치열하게 전개중인 권력 투쟁에서 버팀목이 되려 했다는 것을 부정하는 이는 없어 보인다. 많은 평범한 중국인들은 “황쥐 개인으로서는 ‘일하다 쓰러지는’ 모습을 남기려 애썼을 것”이라고들 말한다. 그 전범(前範)은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다. 저우는 방광암으로 투병중인 1975년 1월 병실에서 나와 제4차 전인대에서의 정부업무보고를 마친다. 그해 12월13일을 마지막으로 식사를 더이상 하지 못하고 링거로 연명하면서도 20일 국무원에서 타이완 문제 보고를 받았다.14차례나 크고 작은 수술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일하다 쓰러진 지도자의 전형을 세웠다. 어쩌면 황쥐는, 문화대혁명의 말기로 치닫는 권력투쟁의 최절정에서 암 투병 중에 일하다 쓰러지는 저우의 모습에 자신을 투영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황쥐의 사망 뉴스 와중에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사의의 이유인즉 “업무가 너무 과중하다.”는 것이었다. 원 총리가 ‘업무가 과중한 총리직은 5년 임기만으로 충분하다.’며 내년 봄부터 시작되는 두 번째 임기를 맡을 뜻이 없음을 주변 측근들에게 밝혔다는 것이다. 기사의 소식통들은 원 총리의 하루 수면시간이 4시간 정도밖에 안 된다고 소개했다. 일부에서는 ‘올 가을 17대 당 대회에서 적잖은 변수가 나타났다.’고 흥분했다. 황쥐의 사망으로 상하이방이 흔들리는 터에 원자바오까지 그만둔다고 했다니 격변이 예상된다는 얘기다. 원 총리가 일전에 “13억명의 총리가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고 했던 것도 보도에 일조를 했을 수 있다. 그러나 원 총리 사임설에 한 중국 인사는 눈을 둥그렇게 뜬다.“업무가 과중하다고 사임하는 지도자는 중국에는 없을걸요?” 저우언라이를 기억한다면, 외국인이라도 이같은 반응에 금방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일련의 일들은 지난 4년반 노무현 정권에서 자리를 뜬 공직자들을 떠올리게 한다. 장·차관이든, 청와대 비서관이든 느닷없는 퇴임이다 싶으면 대부분 ‘건강상의 이유’를 댔다.‘칭병(稱病)’이야 중국이나 한국이나 낙향을 위한 오랜 핑계였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거의 사라진 유행이다. 지도자들의 진퇴(進退)는 점점 분명한 이유로 설명되고 있다. 이젠 한국도 좀 다른 해명이 나올 때가 되지 않았을까. 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jj@seoul.co.kr
  • 또 불거진 체니 사임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부내에서 강력하고 강경한 대외정책을 이끌어온 딕 체니 부통령이 사임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와 주목된다. 체니 부통령의 임기는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1년 10개월 남은 상황이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실제로 체니 부통령이 물러나는 상황이 온다면 미 정부의 대북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체니 부통령은 그동안 북한과의 외교협상을 반대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니 부통령은 그동안 여러차례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중도하차 가능성이 가끔 거론되기는 했다. 그러나 최근 루이스 리비 전 비서실장이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의 신분을 유출한 이른바 ‘리크게이트’로 유죄평결을 받은 데 이어 다리 정맥에서 혈전이 발견되는 등 정치적·육체적 문제가 노출되면서 다시 사임설이 불거진 것이다.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인 짐 호글랜드는 8일(현지시간) ‘딕 체니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체니의 보좌가 부시 대통령에게 해가 되고 있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신체적·정신적·정치적으로 안정된 부통령을 필요로 한다.”고 간접적으로 체니의 사퇴를 촉구했다. 로이터통신도 체니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워싱턴 정가에서 ‘만약 체니가 그만두면 후임은 누가 될까.’라는 각종 설이 분분하다고 보도했다. 마틴 프로스트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폭스뉴스 인터넷판에 올린 글에서 부시 대통령이 무소속인 조지프 리버만 상원의원을 체니의 후임으로 임명하면 여소야대인 상원의 권력지도가 바뀌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영국 미디어인 ‘이브닝 스탠더드’도 체니의 혈전 발견을 계기로 “체니가 건강문제로 임기를 마치지 못할 것이며,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후임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널리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버지니아대학의 래리 사바토 교수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라이스가 대통령직에 관심을 갖고 부통령이 된다면 공화당의 다른 대권주자들은 기회를 갖지 못할 것이라면서 “지금으로선 몇몇 선두주자들이 있고 가능성이 많지 않아 보이지만 부시가 라이스를 부통령으로 선택하면 상황은 빨리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흥미로운 추측이지만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공화당 지도부 인사의 한 측근은 “(당내에서) 체니가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은 없다.”면서 “그가 기소된 것도 아닌데 왜 그만두느냐.”고 반문했다.dawn@seoul.co.kr
  • 블레어 “1년내 사임할 것”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1년 안에 사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7일 TV로 중계된 성명에서 “즉각적인 사퇴를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몇 주 뒤 열리는 차기 전당대회가 당수로서의 나의 마지막 전대가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그는 그러나 “사임 날짜를 지금 꼭 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동안 노동당 내에서 총리직 조기 이양 압력이 빗발친 가운데 1년 내 사임설이 흘러 나왔지만 그가 스스로 퇴진 의사를 드러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블레어 총리는 교육 개혁 등에선 점수를 얻었지만 이라크 참전 등으로 지지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특히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중동 정책을 무조건 추종한다며 ‘부시의 푸들’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지난 1994년 노동당 당수로 선출돼 97년 2월 총리로 취임한 뒤 3번 연임인 그는 앞으로 임기가 3년 남아 있다.하지만 내년 5월 중간선거에서 노동당이 참패할 경우 사임을 앞당겨야 한다는 여론에 시달릴 가능성도 있다. 블레어 총리의 지지자로 알려진 톰 왓슨 국방부 차관 등 8명의 고위 내각 관리들은 전날 블레어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며 집단 사표를 제출했었다. 차기 총리는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이 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럼즈펠드 또 사임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다시 한번 사임설에 휘말렸다. 럼즈펠드 장관은 즉각 부인했지만,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번에는 국방장관이 바뀔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 데일리뉴스는 8일(현지시간) 럼즈펠드 장관이 내년 초 사임하고 조지프 리버먼 (코네티컷주)민주당 상원의원이 후임 국방장관에 임명될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백악관 관리들이 주위 사람들에게 이라크에서 오는 15일 실시되는 총선에 따라 내년 새로운 정부가 구성되면 럼즈펠드 장관이 사임할 것이란 이야기들을 흘리고 있다면서 후임자에 대한 하마평까지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럼즈펠드 후임자로 고든 잉글랜드 국방부 부장관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으나 이번주 들어서는 리버먼 상원의원이 기용될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리버먼 국방장관 기용설은 조지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이 리버먼 의원의 이라크전 옹호 성명을 인용하면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섰던 리버먼 의원은 이달 초 이스라엘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 내의 이라크 철군 논란과 관련,“지금 철군하면 미국과 전세계에 엄청난 재앙이 올 것”이라고 부시 대통령의 입장을 두둔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에도 리버먼 의원을 유엔대사로 임명하려 했으나 그가 숙고 끝에 고사하는 바람에 무산됐다고 말했다고 데일리뉴스는 보도했다. 그러나 반대로 민주당 내부에서는 리버먼 의원이 국방장관이 되기 위해 로비를 벌이고 있으며 그의 이라크전 관련 성명도 백악관과 교감 아래 나온 것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편 백악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럼즈펠드 장관이 지난해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직후에도 국방장관직에서 물러나려 했으나 쫓겨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사임의사를 접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럼즈펠드 장관은 “은퇴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이라크전 상황을 브리핑한 뒤 기자들과 만나 “가까운 시일 내에 자리를 떠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 슈뢰더 3일 사임설

    |파리 함혜리특파원|독일 총선 이후 연정 구성이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연정 협상의 돌파구를 위해 오는 3일 사임할 가능성이 있다고 일간 베를리너 차이퉁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슈뢰더 총리 측근의 말을 인용, 슈뢰더 총리가 독일 통일 기념일인 3일 사임을 발표함으로써 명예롭게 퇴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하엘 글로스 기사당(CSU) 원내총무는 “대연정 협상이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집권 사민당(SPD)이 3일 필요하고도 분명한 제의를 해올 것”이라면서 “필요하고 분명한 제의는 슈뢰더 총리가 사임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슈뢰더 총리는 보수 야당 및 집권 연정이 모두 과반 획득에 실패한 지난 18일 총선 이후 총리직을 유지할 것임을 거듭 밝혀 왔으나 대연정 성사를 위한 당 안팎의 용퇴 압력을 받고 있다.특히 2일로 연기된 드레스덴 선거에서 기민당(CDU)이 추가로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슈뢰더 총리가 결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lotus@seoul.co.kr
  • [교황 서거] 요한 바오로 2세의 생애

    27년간 재임, 가톨릭 사상 세번째로 장수한 교황으로 기록된 요한 바오로 2세는 가톨릭사를 완전히 새롭게 쓴 인물이다. 비(非) 이탈리아계 교황의 선출은 1523년 네덜란드 출신 하드리아노 6세 이후 455년 만에 그가 처음이었다. 공산 국가인 폴란드에서 교황이 나온 것도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는 선출 당시 58세로 최근 123년 동안 추대된 교황 중 가장 젊은 나이에 취임했다. 교황은 취임 이후 교회 업무뿐만 아니라 세계 문제를 자신의 일로 여겨 104차례에 걸쳐 각국을 방문, 인권문제·이념갈등 해소 등을 위해 노력했다. 그의 사목 순방은 역대 교황 가운데 가장 횟수가 많아 거리로 환산할 경우 지구를 27바퀴 돈 것과 맞먹는다.‘행동하는 교황’으로 불린 것은 이 때문이다. 교황은 지난 세기 가톨릭이 저지른 과오를 머리 숙여 사죄하고 다른 종교와 화해를 모색해 성(聖)과 속(俗) 모두에 대단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을 듣고 있다.8개 국어에 능통했던 그는 바티칸에 안주하며 바깥 세상과 거리를 두었던 전임 교황들과 달리 뛰어난 친화력을 발휘했다. 수요일마다 일반인들을 상대로 해온 그의 강론을 듣기 위해 바티칸에 온 순례자는 무려 1780만명에 이른다. ●그늘진 유년기 취임 34일 만에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타계한 교황 요한 바오로 1세의 뒤를 이은 그의 발탁은 당시 파격적이었다. 바티칸 내부에서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던 그는 추기경들의 8번에 걸친 투표 끝에 78년 10월16일 제264대 교황에 선출됐다. 교황은 1920년 5월18일 폴란드 바도비체에서 군장교 출신의 양복사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차남으로 태어났다. 이름은 카롤 요제프 보이티야.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 그의 유년기는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9세 때 어머니가,12세 되던 해에는 의사였던 형 에드문트마저 성홍열(猩紅熱)로 각각 사망,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헌신적이었다. 구멍난 옷을 기워 입히고 헝겊 조각으로 만든 공을 차며 아들과 축구를 할 정도로 다정다감했다. 동시에 집중력과 강인함을 길러주기 위해 차가운 방에서 공부를 하도록 하는 엄격한 면도 있었다. 가톨릭 가정에서 자란 보이티야는 다른 폴란드인들과 달리 반유대주의적 시각을 갖지 않았다. 당시 바도비체에는 2000명에 달하는 유대인이 거주했다. 보이티야는 이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렸고 이는 훗날 교황이 유대교에 화해의 손짓을 보내는 바탕이 됐다. 그는 교황으로서 유대교 성전과 나치에 의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희생자를 기리는 아우슈비츠 기념관을 최초로 방문해 유대인을 “우리의 형제들이여….”라고 지칭, 가톨릭과 유대교의 오랜 반목에 마침표를 찍었다. ●재능있는 사제 젊은 시절 보이티야는 공부 잘하는 모범생일 뿐 아니라 스키, 산악 등반, 카약, 수영 등 모든 운동에 뛰어난 만능 스포츠맨이었다.38년 아버지와 함께 크라쿠프로 이주해 야젤로니안대학에서 문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시 낭송, 노래, 연극에도 재능을 보였던 그는 극단에서 활동했으며 한때 전문 배우를 꿈꾸기도 했다.39년 독일군이 폴란드를 침공, 대학 문을 닫자 강제이주와 징집을 피하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40년부터 4년 간 채석장에서 일했고 이어 화학공장 공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41년 아버지가 세상을 뜨자 “신의 종으로 살라.”는 부친의 평소 가르침을 따라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신학공부를 시작했다. 46년 사제 서품을 받고 48년 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이듬해 크라쿠프에서 보좌신부로서 본격적인 성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사제로서의 그의 삶은 탄탄대로였다.58년 크라쿠프 부주교,64년 주교,67년 추기경 자리에 올랐으며 78년 마침내 교황으로 선출됐다. ●‘세계의 양심’ 구심점 그의 교황 선출이 공표되자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의 유리 안드로포프 의장은 앞으로 상당한 문제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고 그의 예측은 들어맞았다. 평신부 시절부터 공산주의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던 교황은 취임 이후 조국 폴란드의 자유노조 운동을 적극 지지해 공산정권의 붕괴를 가져왔고, 이는 구소련 몰락과 냉전종식의 기폭제가 됐다. 당시 사제들은 교황의 비밀 메시지를 사제복에 숨겨 투옥돼 있던 노조 지도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또 인권 침해를 일삼는 칠레의 아우구스트 피노체트,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와 같은 독재자들을 공개적으로 비난, 반정부 운동을 고취시켜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서방국가도 예외는 아니었다.81년 첫 미국 방문에서 교황은 미국 사회의 물질만능주의와 세속주의를 강력히 경고하는 한편 제3세계의 빈곤을 외면하는 이기주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2년 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때도 미국의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보수주의의 기둥 교황의 피임과 낙태, 안락사에 대한 거부는 절대적이었다. 그는 산업국가가 이같은 ‘죽음의 문화’를 조장한다고 비판하면서 에이즈 예방을 위한 콘돔 사용에 반대해 원성을 샀다. 성경 교리를 들어 여성의 사제 서품을 허용하지 않아 교회 안팎에서 독재적이라는 비난도 잇따랐다. 81년 3월 바티칸 광장에서 한 터키인으로부터 복부와 양손에 총격을 받아 중태에 빠졌다. 당시 KGB가 배후 조종을 했다는 의혹이 있었지만 암살 동기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교황은 83년 이 터키인이 복역중인 감옥을 직접 방문, 그를 용서하는 자비를 베풀어 세계인을 다시 한번 감동시켰다. ●쇠약한 말년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두 차례나 죽을 고비를 넘긴 교황은 성인이 되어서도 어깨 골절, 대퇴골 교체수술, 종양 제거수술 등을 받았다. 말년엔 암살 후유증에다 파킨슨씨병, 무릎 관절염 등으로 거동은 물론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한 세월을 보냈다. 감기에 따른 호흡곤란 등의 합병증으로 고령에도 불구, 기관 수술까지 받아야 했고 빠르게 기력을 잃어갔다. 그리고 건강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사임설에 시달려야 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아난총장, 일단 기사회생

    유엔의 이라크 석유·식량프로그램 조사위원회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검수기관 선정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발표, 위기에 몰렸던 아난 총장이 기사회생하게 됐다. 하지만 아난 총장의 부적절한 처신 등 문제점도 함께 지적, 앞으로 아난 총장의 유엔 장악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원회는 29일(현지시간) 발표한 2차 조사보고서에서 “유엔이 지난 1998년 스위스 회사인 코테크나를 검수기관으로 결정하는 과정에 아난 총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증거가 없으며, 아난 총장이 코테크나의 입찰내용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증거도 충분치 않다.”고 밝혔다. 위원회의 최종 보고서는 올 여름 발표될 예정이다. 석유ㆍ식량프로그램은 후세인 정권 당시 유엔이 이라크에 석유 금수조치를 취하면서 석유를 식량 등 인도적 물품과 제한적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난 총장의 아들 코조가 일하던 코테크나는 이 프로그램에 따라 이라크에 납품되는 물품을 검사하는 6000만달러 어치의 계약을 따냈었다. 아난 총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 보고서가 나의 결백을 확인해준 것으로 본다.”고 환영하면서 사임설을 일축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도 “미국은 아난 총장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보고서는 지난 1999년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처음 의혹을 제기했을 당시 유엔이 형식적인 조사만 했으며, 아난 총장이 친구를 통해 코조가 코테크나에서 일하도록 주선했다는 점을 밝혀냈다. 또 아난 총장의 측근이 1997∼1999년 작성된 이 사건 관련 문서를 모두 폐기해 버려 조사에 한계가 있었다고 비난했다. 미 공화당 놈 콜맨 상원의원은 “아난 총장이 리더십 부족, 이해관계 충돌, 책임감 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퇴 뿐”이라고 공격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블레어 英총리 심장수술 받아

    블레어 英총리 심장수술 받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집권 노동당은 30일 실시된 영국 북동부 하틀풀에서의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했다.반면 보수당은 4위로 처지는 수모를 당했다.이날 보궐선거 결과는 내년 5월로 예정된 영국 총선 결과를 예측하는 잣대로 많은 관심을 끌었었다.이날 결과에서 보듯 노동당은 지금 라이벌 보수당을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낭보와 함께 노동당으로서는 반갑지 않은 소식도 날아들었다.블레어 총리가 심장박동 이상으로 재입원한다는 발표가 그것.영국의 스카이 TV는 1일 블레어 총리가 지난달 30일 입원 직후 2시30분에 걸쳐 심장수술을 성공리에 받은 뒤 회복 중이라고 보도했다.총리 대변인과 병원측은 보도내용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블레어 총리가 심장박동 이상이 심각한 건 아니라고 밝혔지만, 지난해 10월 처음 심장박동 이상으로 입원한 뒤 병원 신세는 이번이 세번째로 건강 문제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그는 또 내년 5월로 예정된 총선에서 노동당이 승리,자신이 세번째 임기를 시작한다면 임기 말까지 총리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다만 네번째 임기 도전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블레어가 세번째 총리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현재로서는 내년 총선에서 노동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그러나 지난해 3월 이라크전 발발 이후 지속적인 신뢰도 하락으로 심적 고통을 받고 있는 블레어 총리는 최근 부쩍 수척한 모습을 보이면서 젊고 활기찬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잃고 있다.이미 올해 초 조기사임설이 나돌았으며, 블레어와 셰리 여사가 런던에 새 집을 구입했다는 사실도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그의 승리가 점쳐지는 것도 그가 잘해서라기보다는 전통적 라이벌 보수당이 약화된데 따른 것이다.때문에 그가 3기 연속 집권에 성공하더라도 곧 레임덕 현상에 빠져 임기를 마치기 전 중도사퇴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높다.노동당에서 블레어 총리의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 지지자들이 블레어를 중도사퇴하게 만들 것이란 관측이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이헌재·與386 갈등 봉합국면

    이헌재 부총리와 ‘386세력’이 다음달 11일 만난다.열린우리당 386출신 의원들이 주축이 돼 만든 ‘의정활동연구센터’의 창립대회에서,이 부총리가 30분간 강연을 맡기로 한 것.‘386세력의 이헌재 흔들기’설이 제기되면서 긴장이 고조됐던 양측의 관계는 이를 계기로 진정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다만 “앞으로도 386들에게 충고할 일이 있으면 하겠다.”던 이 부총리가 진심어린 쓴소리를 다시 뱉을지 주목된다. ●386 내민 손,이 부총리 잡아 이 부총리와 386간의 만남은 386 대표격인 이광재 의원의 제안으로 이뤄졌다.이 의원측은 지난 22일 이 부총리에게 ‘의정활동연구센터 8·11 창립대회’ 강연을 요청했고,이 부총리가 수락했다.이 부총리는 23일 정례브리핑에서 “386의원들과 자연스럽게 만날 일이 있을 것”이라고 해 강연 의사를 굳혔음을 밝혔다.이 의원측은 “하시고 싶은 얘기를 모두 하라.”며 강연주제를 백지위임했다.이 부총리가 새벽녘까지 뒤척이다가 찾아냈다는 ‘경제하는 마음(이코노믹 마인드),경제하는 법(마켓 프린시플)’이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예의 격한 표현은 없을 듯싶다.이 부총리는 “30∼40대라고 했지,386이라고 지칭한 적 없다.”며 애써 대립각을 누그러뜨렸다. ●시장경제 사수론은 반어법 이 부총리는 ‘시장경제 사수론’ 발언과 관련해서도 “시장경제에 대한 강한 애착을 강조하기 위해 반어법을 쓴 것인데 (시장경제 하기 힘들다는 식의)부정적 의미로 전달됐다.”고 해명했다.어찌됐든 사임설이 나올 정도로 긴장이 고조됐던 최근의 갈등사태는 ‘언론 탓’이라는 결론 속에 봉합 절차를 밟고 있다.그렇더라도 ‘시장을 볼모로 신중치 못한 처신을 했다.’는 비판 앞에,이 부총리가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려워 보인다.이를 의식했음인지 이 부총리는 경제현안들도 꼼꼼히 챙겼다.“좋지 않은 경기상황을 감안해 세무조사를 자제하겠다.”고 했다. 올해 1000억∼2000억원의 세수 감소가 예상되지만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무리하게 세무행정을 동원하지 않겠다는 뜻이다.종합부동산세 도입으로 세금이 급격히 오르지 않도록 세율을 낮추겠다는 의지도 재차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확전? 봉합? 이헌재 부총리 입 ‘시선집중’

    ‘확전이냐,봉합이냐.’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3일 기자들을 상대로 정례 주간브리핑을 갖는다.당초 22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뚜렷한 이유없이 돌연 취소했다가 기자단의 거센 항의에 따라 다시 열기로 한 것이다.이 자리에서 이 부총리는 어떤 형태로든 최근 첨예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시장경제 사수론’ ‘386 역할론’ 등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여권 386세대 등과의 갈등이 커질지,봉합될지 고비가 될 전망이다.당·정·청은 물론 재계가 그의 ‘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다. 이 부총리는 지난 17일 ‘국민은행 자문료’ 파문이 불거진 이후 국무회의·경제장관간담회 등 공식행사 외에는 모든 외부일정을 취소한 채 ‘잠행’에 들어갔다.그러다 ‘사임설’이 불거지자 입을 열었다.서울 한남동 자택을 찾아온 일부 기자들에게 작심한 듯 여권의 주요 경제정책과 386세대 등을 겨냥해 쓴소리를 거침없이 뱉어냈다.노골적으로 특정세력을 향해 ‘대립각’을 세우자 일각에서는 ‘결별 수순’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왔다.‘노심’(盧心)을 확인한 자신감의 발로라는 정반대의 해석도 나왔다.배경이야 어찌됐든 이 부총리의 노골적 공격에 여권은 여권대로 발끈했다. 그러나 더 확전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현재까지는 우세하다.여권이나 이 부총리 모두 이렇다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이 부총리의 ‘진의’를 확인하는 청와대쪽의 움직임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재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해외투자자들이 참여정부의 ‘좌향좌’ 성향을 의심하고 있는 마당에,이 부총리가 낙마하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에 휩싸일 것”이라면서 “서로가 이같은 점을 잘 알고 있어 갈등이 봉합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뒷다리 잡아서야 시장경제 되겠나”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한 대기업체 사장은 20일 기자와 만나 “도대체 이 나라의 지도층들이 경제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강하게 성토했다.이 사장은 “위기냐,아니냐 논쟁이 벌어질 정도로 경제가 심각한 상황인데 정치권은 무슨 예산결산위원회를 상임위로 만드네 마네로 싸우질 않나,경제부총리 사임설 소동이 벌어지지 않나,기업하는 사람 입장에서 조마조마해서 볼 수가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옆자리에 있던 전직 은행장도 “온 나라가 힘을 합쳐 추락하는 경제를 잡아끌어도 모자랄 판에 온갖 음모설이 횡행하는 등 소모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당장 하반기 더블딥(짧은 회복뒤의 경기 재침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내년도 경제는 더 나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임에도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한때 사임설에 휩싸였던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시장경제를 할 수 있을지 점차 회의가 든다.”고 털어놓았다. ●이 부총리,“일단 앞만 보고 가겠다” 20일 국무회의를 마치고 과천청사 집무실로 돌아온 이 부총리는 은연중에 자신의 심기를 살피는 재경부 간부들에게 “앞만 보고 일하라.”고 힘주어 말했다.각종 현안들도 여느 때보다 더 의욕적이고 강도높게 챙겼다.“예상보다 경제회복 속도가 더디다.”며 “이런 때일수록 조급해하지 말고 기왕에 마련한 정책을 차질없이 실행해 나가도록 하라.”고 지시했던 이 부총리는 요즘 상황이 영 마뜩지 않은 표정이었다.사임설이 제기됐던 지난 19일밤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같은 속내를 내보였다.이 부총리는 “요즘은 진짜 시장경제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이런 식으로 뒷다리를 잡아서야 시장경제가 되겠는가.”라고 한탄했다.이어진 그의 얘기.“3만달러짜리 보석을 프랑스 파리에서 사면 죽일 사람이 된다.그런데 같은 것을 4만달러에 서울에서 사면 더 죽일 사람이 된다.원석 값 6000달러만 나가고 나머지 3만 4000달러는 고스란히 우리나라에 남는데 이런 것을 거부하면 계속 가난하게 사는 수밖에 없다.” 평소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가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난다며 반대해 왔던 그는 “너무나 명료한 문제에 온 나라가 국력을 쏟아붓고 있다.”며 “해프닝”이라고 단언했다.정부와 정치권이 추진하고 있는 주식 백지신탁제도에 대해서도 “이 제도가 시행되면 멀쩡한 사람들이 (사유재산권을 침해받지 않기 위해)공직을 떠나야 한다.”며 미래 지향적 정책이 못된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공직에서 물러나 20년 가까이)노는 동안 내공이 쌓였다.”던 그는 “이헌재는 ‘파이팅’이 강한 사람이다.이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도 싸우면서 여기까지 왔다.그만둘 때가 되면 그만둔다.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며 사임설을 재차 강하게 부인했다.“정책이나 현실을 보는 눈은 서로 다를 수 있다.노무현 대통령의 철학을 존중하지만 내 나름의 방식도 중요하다.”는 말도 했다.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경제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얘기다. ●“386세대에 쓴소리는 분발하라는 뜻” 부총리 취임 초기부터 나돌았던 ‘386세대와의 경제철학(코드) 차이설’을 의식했음인지,이 부총리는 최근 집권여당 보좌관 출신의 ‘386’을 정책보좌관으로 영입키로 했다.관계 개선의 시도가 엿보인다.그러면서도 이 부총리는 386세대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인간은 30∼40대에 생산성이 급속도로 올라간다.얼마전 386세대가 경제하는 마음이 부족하다고 얘기한 것도 국가를 짊어질 주축세력이 분발해야 한다는 뜻에서였다.그 정도의 얘기도 솔직하게 못하는가.앞으로도 이런 점은 계속 지적할 생각이다.이라크 파병 문제만 하더라도 우리는 돈을 벌어오기 위해 베트남전쟁에 자원했다.그런데 지금은 이라크 파병이 (386세대에 의해)매도당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 386세대에게 전할 메시지를 밤새도록 고심하다가 ‘경제하는 법,경제하는 마음’으로 정리했다는 후문이다.그러나 사임설의 단초를 제공했던 ‘국민은행 자문료 파문’과 관련,“정보를 흘린 주체가 금융감독원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혀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230개 골프장 조기 허가 추진 재경부는 안팎의 시련에도 불구하고 일단 경제정책을 일관성있게 밀고 나간다는 입장이다.다음달 16일께 임시국회가 열리면 각종 개정법안들을 신속히 상정해 시행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의지다.당장 골프장 인허가를 앞당겨 서비스업부터 활성화시킬 방침이다.이 부총리는 “골프장 하나를 인허가하는데 평균 5년이 걸린다.”면서 “현재 접수된 230건의 골프장 건설 신청건을 4개월 안에 동시에 심사해 허가해주는 방안을 국무조정실과 협의,추진중”이라고 밝혔다.이와 연계해 목포 남쪽에 수십개 골프코스가 들어서는 ‘리조트 경제특구’ 조성도 추진중이라고 덧붙였다.한국개발연구원 조동철 거시경제팀장은 “경기회복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을 없애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를 해소해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美­英 주권이양후 연합군역할 갈등

    이라크전 핵심 동맹국인 미국과 영국이 다음달 30일 주권 이양 이후 연합군과 이라크 정부간의 관계를 놓고 갈등을 보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러시아도 미국의 입장에 비판적이어서 미국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연합군 통제권 놓고 영·미 갈등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만약 팔루자처럼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에 연합군을 보낼 것인지 정치적 결정을 하려면 이라크 정부의 동의가 필요하다.”면서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주권 이양”이라고 말했다.이어 “연합군이 주둔할지 여부도 이라크 정부와 국민이 결정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은 다르다.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블레어 총리의 발언에 대해 “이라크에 주권을 이양한 뒤에도 미군은 계속 주둔할 것이며,독자적인 작전권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파월 장관은 “미군은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고,이라크 정부와 완전히 합의되지 않은 군사작전도 수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앞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4일 연설에서 “‘필요성이 있는 한’ 13만 8000명의 미군을 계속 주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의 BBC방송은 “영·미의 갈등은 이라크의 새 정부가 어느 정도까지 주권을 행사할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24일 미·영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새 이라크 결의안에도 연합군의 철수 시한은 명확하게 나타나 있지 않다. ●좁아지는 미국 입지 그동안 미국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왔던 영국의 태도는 포로 학대 사건으로 국제적인 여론과 영국 내 여론이 크게 악화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블레어 총리가 포로 학대 사건을 사과했지만 인기는 계속 떨어져 조기사임설까지 흘러나왔다.영국 노동당 내에서는 이라크전의 여파가 다음달 실시될 영국 지방선거와 유럽연합(EU) 의회 선거 등에서 노동당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노동당 하원지도자인 피터 헤인은 “8년 동안의 집권기간에서 처음으로 정말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고 토로했다. 영국 외에 프랑스,러시아 등도 미국의 이라크 주권 이양 계획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25일 부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라크 정부에 진정한 주권과 변화를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프랑스는 석유자원에 대한 통제권까지 이라크 정부에 넘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도 미국의 계획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측은 유엔의 최종 결의안에는 이라크가 외국군대의 주둔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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