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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 모녀 살인’ 김태현, 살인 범행 일주일 전부터 계획

    ‘세 모녀 살인’ 김태현, 살인 범행 일주일 전부터 계획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스토킹하던 여성과 일가족을 살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김태현(25)을 경찰이 9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김태현이 피해자들을 살해한 날로부터 약 1주일 전부터 살인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김태현의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 성향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이날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 노원경찰서는 살인, 절도, 주거침입, 경범죄처벌법 위반(지속적 괴롭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김태현을 이날 서울북부지검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슈퍼마켓에서 흉기를 훔친 뒤 모녀 관계인 피해자 3명의 주거지에 침입해 이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태현은 퀵서비스 기사로 가장해 피해자들 주거지에 찾아가 문이 열리자마자 안으로 들어가 살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피해자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주변 사람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에서 피해자들 시신과 자해한 상태의 김태현을 발견했다. 경찰은 김태현을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한 뒤 체포영장을 집행했고, 지난 2~3일 조사해 지난 4일 구속했다. 김태현은 큰딸인 피해자를 지속해서 스토킹했고, 피해자들을 살해한 현장에서 범행 전후 상황을 은폐하기 위해 큰딸인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손을 댄 것으로 확인됐다.경찰 관계자는 “피해자(큰딸)의 휴대전화에서 피해자와 김태현이 주로 게임을 하면서 같이 알게 된 지인 2명과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먼저 검색하고 이 지인들로부터의 메시지 수신을 차단했다”면서 “피해자 계정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접근해 친구 목록을 확인한 다음 피해자와 같이 아는 지인들과의 연락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태현과 큰딸인 피해자는 지난해 11월 한 게임 채팅방을 통해 알게 돼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주고 받다가 올해 1월 초 서울 강북구에서 직접 만나 게임을 같이 했다. 이후 올해 1월 23일 다른 지인들과 함께 만난 자리에서 김태현과 큰딸인 피해자 사이에 다툼이 있었는데, 그 뒤로 큰딸인 피해자가 김태현의 연락을 차단하고 김태현을 만나지 않으려고 한 일에 대해 김태현이 배신감을 느껴 살인을 결심하게 됐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김태현은 지난 1월 24일 큰딸인 피해자가 집을 찾아오지 말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거나 피해자에게 계속 연락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태현은 피해자를 살해하는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피해자의 가족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범행을 하러 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김태현은 살인 범행을 저지르기 약 1주일 전부터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 먹고 범행일 3~4일 전에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모든 데이터를 삭제했다. 다만 경찰은 김태현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음란물 사이트에 접속한 사실을 확인했다.김태현은 이날 오전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검찰청으로 이동하는 호송차에 오르기 전 취재진 앞에 서서 무릎을 꿇고 피해자 유족에게 사과했다. 김태현은 “이렇게 뻔뻔하게 눈 뜨고 있는 것도, 숨을 쉬고 있는 것도 정말 죄책감이 많이 든다”며 “제가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도 정말, 제 자신이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고, 유가족분들과 저로 인해 피해 입으신 모든 분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태현은 범행 동기와 사전 계획 여부, 범행 후 행적 등을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고 “죄송하다”고만 답했다. 지난달 24일 국회를 통과한 스토킹처벌법이 오는 9월 이후로 시행돼 김태현에게는 스토킹처벌법은 적용되지 않았다. 그동안 스토킹 범죄는 10만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하도록 하는 경범죄처벌법상의 경범죄에 해당했다. 그러나 스토킹처벌법은 스토킹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징역 3년 이하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고, 흉기 또는 그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해 스토킹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징역 5년 이하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사건을 송치받은 서울북부지검은 김태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겠다며 유족 등 피해자 지원을 위해 긴급 장례비 1200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태현, 큰딸 시신 옆에 나란히 누워 의식 치른 듯”

    “김태현, 큰딸 시신 옆에 나란히 누워 의식 치른 듯”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인한 피의자 김태현(25)이 발견 당시 큰딸 시신 옆에 나란히 누워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8일 YTN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큰딸 A씨의 지인으로부터 신고 전화를 받고 경찰과 119구급대원이 세 모녀가 살던 집 내부로 들어갔을 당시, 김태현은 거실에서 A씨의 시신 옆에 누운 채 의식을 잃은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오후 5시30분쯤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A씨의 집에 택배기사를 가장해 들어간 뒤 흉기를 이용해 혼자 있던 둘째딸과 5시간 뒤 집에 들어온 어머니를 연이어 살해했다. 그리고 1시간여 뒤 마지막으로 귀가한 A씨마저 살해했다. 김태현은 살인을 저지른 이후 검거될 때까지 사흘 동안 세 모녀의 시신이 방치돼 있는 A씨 집에 머물며 냉장고를 이용하고 술을 마시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때까지 김태현이 바깥에 출입한 흔적은 없었다. 경찰 관자계자는 김태현이 A씨를 살해한 후 시신을 바로 눕히고 자신도 자해, 그 옆에 누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태현이 사후세계까지 A씨를 데려가려는 일종의 의식을 치른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여성을 스토킹하면서 광적으로 집착한 소유욕이 마지막을 함께 하려는 모습으로 드러났다는 해석이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와 그에 대한 집착을 사후에까지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방중하는 증거로 볼 수 있다”면서 “사이코패스로 단정하긴 힘들다. 사이코패스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앞서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6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김태현이 이틀씩이나 범행 현장에 머물러 그 집 냉장고를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생존을 하는 등 일반적 행동 패턴과는 상당히 달랐다”면서 “사이코패스일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법원은 지난 4일 김태현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으며 경찰은 이튿날 심의를 거쳐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경찰은 9일 김태현을 검찰에 송치하며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씨는 포토라인에 서게 되며 얼굴도 공개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세 모녀 살인’ 김태현 내일 檢 송치

    ‘세 모녀 살인’ 김태현 내일 檢 송치

    ‘노원 세 모녀’ 살인 피의자인 김태현(25)에 대한 경찰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이틀 연속 프로파일러를 투입한 경찰은 9일 김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서울 노원경찰서 수사팀은 7일 김씨의 범행 동기와 진술을 재차 확인했다. 김씨가 살인 혐의는 인정했지만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선 명확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게 경찰 입장이다. 하루 전 김씨와 만나 신뢰 관계를 쌓은 프로파일러 4명은 이날은 김씨와 대면하지 않고 수사팀에 수사 방향을 조언했다. 경찰은 8일 프로파일러 대면 조사를 다시 실시하고 이를 통해 사이코패스 성향을 분석할 예정이다. 김씨의 스토킹 행적을 수사 중인 경찰이 살인 외에 혐의를 추가할지 주목된다. 다만 스토킹처벌법이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데다 현행 경범죄처벌법 또는 정보통신망법상 불안감 조성 혐의는 적용이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변인 진술 외에는 피해자인 큰딸과 김씨의 관계를 보여 주는 객관적 물증도 적은 상황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세 모녀 살해’ 김태현, 프로파일러와 면담 이틀째...범행동기 확인에 주력

    ‘세 모녀 살해’ 김태현, 프로파일러와 면담 이틀째...범행동기 확인에 주력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피의자 김태현(25)을 조사하는 경찰이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이틀째 면담을 진행 중이다. 김씨가 입감된 서울 노원경찰서 유치장에서 지난 6일 첫 면담에 투입된 프로파일러 4명은 김씨로부터 사건 관련 구체적 진술을 끌어내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신뢰관계 형성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7일부터 범행 동기 규명에 집중하면서 그간 조사 과정에서 김태현이 내놓은 진술의 진위도 검증할 방침이다. 경찰은 김씨가 살인 혐의를 인정했으나, 범행 동기 등과 관련해 좀 더 면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주변인들 진술 외에는 피해자인 큰딸과 김태현의 관계를 보여주는 객관적 물증이 적은 상황이다. 이에 경찰은 김씨가 큰딸을 스토킹한 심리의 연장선상에서 범행이 이뤄졌을 가능성 등을 제시하며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프로파일러 면담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이코패스 성향 분석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코패스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 항목은 상당히 많아 흉악범죄자라고 해서 무조건 사이코패스에 해당하는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수사에 필요한 분석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오는 9일 김씨를 검찰에 송치하며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당일 김씨는 포토라인에 서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얼굴을 공개하게 된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어서 마스크를 착용할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경찰은 김씨의 마스크 착용 여부에 대해 본인 의사 등을 감안해 조만간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김태현, 범행 당일 큰딸 단골 PC방 CCTV 포착…“컴퓨터도 안 켜”

    김태현, 범행 당일 큰딸 단골 PC방 CCTV 포착…“컴퓨터도 안 켜”

    노원구 세모녀를 잔혹하게 살해한 김태현(25)이 범행 직전 큰딸 A(25)씨가 자주 가던 PC방에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다. 7일 다수 매체를 통해 김씨가 범행을 저지르기 직전 행적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달 23일 오후 5시 7분쯤 김씨는 서울 노원구의 한 상가로 들어갔다. 그는 검은색 마스크, 흰 가방을 메고 손에는 비닐 봉지를 들고 있다. 김씨는 세 모녀를 살해한 집에 도착하기 30여 분 전 A씨가 이용하는 PC방에 들렀다. 그는 PC방에 들어간 뒤에 컴퓨터도 켜지 않고 화장실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PC방 관계자는 “보통 손님들은 짐을 가까운 자리에 놓는다. 그런데 굳이 저 멀리 두고 이렇게 왔다갔다 하는 게. 그리고 여자화장실 갔다가 담배 피웠다가” 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A씨를 찾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A씨가 만나 주지 않자, 지난달 23일 A씨 집에 택배 기사를 가장해 들어가 홀로 있던 A씨 여동생과 뒤이어 들어온 A씨 어머니, A씨 등을 흉기를 이용해 연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태현은 범행 전 스마트폰으로 ‘사람 빨리 죽이는 법’, ‘급소’ 등을 검색한 뒤, 목 부위를 공격했다. 이후 세 모녀의 시신과 함께 사흘간 머물다 지난달 25일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지속적인 스토킹을 한 이유에 대해 “나를 등한시 한 이유에 대해 묻고 싶었다”며 “전화번호를 바꾸고 연락을 피하자 화가 났고 죽일 마음으로 범행 당일 슈퍼에서 흉기를 훔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범행은 ‘우발적으로 저질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는 6일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김씨와의 면담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와 진술 진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필요할 경우 사이코패스 검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이르면 오는 8일 또는 9일 검찰로 송치될 예정이다.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세 모녀 살인’ 김태현 성범죄 등 전과 3범… 사이코패스 검사 예정

    ‘세 모녀 살인’ 김태현 성범죄 등 전과 3범… 사이코패스 검사 예정

    서울 노원구에서 스토킹하던 여성과 일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이 성범죄 전과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씨가 휴대전화로 음란 사이트에 여러 차례 접속한 흔적도 발견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10일 성폭력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 이용 음란) 혐의로 김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자신의 신음을 휴대전화로 녹음한 녹취 파일을 여고생에게 수차례 전송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약식명령 결정문을 송달받고 7일 안에 정식 재판을 청구하지 않아 지난달 30일 벌금형이 확정됐다. 김씨는 지난해 4월에도 성범죄로 200만원 벌금형을 받았다. 김씨는 2019년 11월 공공장소에서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 몰래 훔쳐본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약식 재판에 넘겨졌다. 2015년 9월에는 모욕죄로 벌금 30만원 약식명령을 받았다. 모욕죄는 타인을 향해 욕설이나 비난을 할 때 적용된다.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는 6일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김씨와의 면담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와 진술 진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필요할 경우 사이코패스 검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살인범 현장 떠나려 하는데 세 모녀 살해 김태현은 달랐다

    살인범 현장 떠나려 하는데 세 모녀 살해 김태현은 달랐다

    ‘노원 세모녀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노원경찰서는 피의자 김태현(24)을 9일 오전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경찰은 김씨를 송치할 때 그를 포토라인에 세워 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마스크 착용 여부는 본인 의사 등을 토대로 결정할 방침이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모녀 관계인 여성 3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6일 오후 1시쯤부터 약 8시간 동안 프로파일러 4명을 투입해 김씨를 직접 면담하면서 그의 성향과 범행 전후 심리 등을 집중적으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죄심리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김태현의 범행 등을 볼 때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내놨다. 김태현, 성범죄 전과에 사이코패스 가능성 이 교수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사이코패스일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며 지속적으로 살인을 계획한 것으로 보이는 점, 흉기도 구하고 집요한 관계망상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점, 여성에 대한 적대감으로 어떻게든 희생을 시키겠다는 생각을 했던 과정이 있었던 점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특히 “보통 살인범이라도 본인이 저지른 일로 스스로 당황해 현장을 어떻게든 떠나려고 하는데 김태현은 그런 게 아니라 이틀씩이나 그 장소에서 그 집 냉장고를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생존을 했다”면서 “그런 감정의 흐름은 일반적인 범죄자의 패턴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태현은 범행 당일 피해 가족 중 큰딸이 종종 다니던 PC방을 둘러본 뒤 주저하지 않고 피해자들의 주거지로 찾아갔다. 범행에 쓸 도구도 사전에 준비했다. 물품 배송기사로 위장해 피해자들의 집에 들어간 김씨는 집안에 있던 작은 딸을 먼저 살해하고, 이어 귀가한 엄마와 큰딸을 살해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큰딸이 만남과 연락을 거부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범행 후 피해자의 주거지에 이틀간 머물렀으며 이 기간에 자해를 시도했다. 갈증이 심하다며 집 냉장고에서 술과 음료를 꺼내 마시기도 했다. 김씨가 이번 범행 전에 수개월간 피해자 중 큰딸을 집요하게 스토킹하며 집착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는 범행 전 큰딸과 연락을 주고받던 중 큰딸이 실수로 노출한 집 주소를 보고 계속 찾아가 만나려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동창생, 김씨가 장난치다 갑자기 욕했다고 기억 그는 큰딸의 연락처가 차단되자 다른 전화번호 등을 이용해 계속 연락을 시도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주변인들은 경찰 조사에서 큰딸이 범행 수개월 전부터 김씨의 스토킹으로 두려움을 호소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과거에도 성범죄를 포함한 전과 3건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자신의 신음을 스마트폰으로 녹음해 여고생에게 수차례 전송했다가 통신매체 이용 음란죄로 지난달 10일 벌금 200만원을, 지난해에는 여자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안을 훔쳐봤다가 성적 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죄로 벌금 20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미성년자였던 2015년에도 성적인 욕설을 해 모욕죄로 벌금 3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기도 했다. 김씨와 학창 시절을 함께한 동창생들은 그가 청소년기에도 유난히 분노 조절을 어려워하고 누군가에게 집착하는 성향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김씨의 친구였다는 A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씨가) 장난을 치다가도 갑자기 욕을 하고 화를 냈다”며 “너무 오래전 일이라 정확한 예시를 들 수는 없지만, 그런 부분이 무서웠다”고 말했다. 김씨의 다른 동창생 B씨도 “중학생 때 친구들과 게임을 하다 잘 풀리지 않으면 씩씩거리며 사람을 때리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며 “종종 화를 다스리지 못했고 지금 생각해보면 분노조절장애 같은 것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기억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이수정 “세모녀 살해 김태현, 집요한 사이코패스 가능성”

    이수정 “세모녀 살해 김태현, 집요한 사이코패스 가능성”

    범죄심리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6일 ‘노원구 3모녀’ 살해범 김태현이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판단을 내놨다. 6일 이 교수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김태현이 이틀씩이나 범행 현장에 머물러 그 집 냉장고를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생존을 하는 등 일반적 행동패턴과는 상당히 달랐다”면서 “사이코패스일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적으로 살인을 계획한 것으로 보이는 점, 흉기도 구하고 집요한 관계망상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점, 여성에게 적대감을 갖고 ‘어떻게든 희생을 시키겠다’ 이런 생각을 했던 과정이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제일 큰 문제는 현장에서 일어난 행동 패턴이 이게 일반인하고는 굉장히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김태현이 “거의 6시간 정도 아주 집요하게 3명을 차례대로 사망에 이르게 했고 현장에서 이틀 보내면서 증거를 인멸시키기 위해 옷도 갈아입고 그랬다. 굉장히 집요하다”고 밝혔다. 또 “보통 살인범이라도 본인이 저지른 일로 스스로 당황해 현장을 어떻게든 떠나려고 하는데 김태현은 그런 게 아니라 이틀씩이나 그 장소에서 그 집 냉장고를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생존을 했다”면서 “그러한 감정의 흐름은 일반적인 범죄자의 패턴으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아마 상당히 냉혈한적인 특성이 틀림없이 있었던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해본다”고 사이코패스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김씨가 살인에 필요한 정보를 미리 인터넷에서 검색하는 등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정황을 확인하고 정확한 경위를 추가 조사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체불임금 100만원 ‘기름투성이 동전 더미’로 지급한 美 남성

    체불임금 100만원 ‘기름투성이 동전 더미’로 지급한 美 남성

    미국의 한 남성 집 앞에서 기름 투성이가 된 동전 더미가 발견됐다. 거기에는 욕설이 적힌 쪽지와 함께 급여 명세서가 함께 있었다. 이는 지난해 말 퇴직한 직장에서 지급을 미뤄온 마지막 월급으로, 사측의 이런 행위에 남성은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고 CBS뉴스 등 현지매체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지아주 피치트리시티에 있는 한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일하던 엔드레이어스 플래턴은 지난해 11월 개인 사유로 직장을 그만뒀다. “업주도 작업 환경도 최악이고 이직률도 높았다”고 말하는 플래턴은 규정대로 퇴사 2주 전에 소유주 마일스 워커에게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플래턴은 “사표를 건넸을 때 업주는 놀랐는지 잠시 굳어 버렸고 머리를 움켜 쥐고 사무실 안쪽으로 들어간 채 1시간은 나오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원래 예정했던 기간보다 일찍 그만 두게 됐기에 업주에게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고 나서 그는 업무 마지막 날, 세탁한 작업복과 함께 왜 조기 퇴사하는지 사유를 쓴 서류를 가져갔다. 그때 업주는 그에게 마지막 월급은 두 달 뒤인 다음해 1월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후 업주는 플래턴이 업장에 피해를 줬다고 주장하며 마지막 월급은 주지 않겠다고 손바닥을 뒤집듯 태도를 바꿨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 속에 이를 부당하다고 생각한 플래턴은 조지아주 노동부에 상담했지만, 오히려 체념만 하게 됐다. 그런데 그가 업주와의 면담에서 변호사를 언급하기 시작하자 업주는 귀찮은 일을 피하고 싶었는지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퇴직한지 4개월이 지난 뒤 예상하지 못한 형태로 마지막 월급을 받게 됐던 것이다. 지난 12일 밤 위장염으로 온종일 고생했다는 플래턴을 연인 올리비아 옥슬리가 차로 병원에 데려가려 할 때 두 사람은 주차장 앞에 뭔가 검은 덩어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통스러워하는 플래턴를 차에 태우고 서두르던 여자 친구는 주행에 방해가 되는 물체에 짜증을 내면서도 다가갔고 그것이 산더미처럼 쌓인 동전 더미인 것을 깨달았다. 그 위에는 급여명세서와 함께 알파벳 F로 시작하는 욕설이 적힌 쪽지도 남겨져 있었다. 계산 방법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동전 더미는 플래턴의 마지막 월급인 915달러(약 103만5300원)와 정확히 일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동전은 약 9만 개, 무게는 약 228㎏에 해당했다. 게다가 이들 동전에는 기름 같은 것이 뿌려져 있었다. 이에 대해 옥슬리는 “잘 모르겠지만 이상한 냄새가 났다”고 설명했다.어쨌든 당장 병원에 가는 것이 먼저였던 옥슬리는 동전 더미를 삽으로 손수레에 싣고 나서 옮겨놨다. 옥슬리는 “삽으로 동전을 옮기고 있을 때 그 업주 역시 이런 최악의 복수를 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을 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도 “그렇지만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정색하며 분노를 삭였다. 게다가 업주의 이상 행동은 이전에도 있었던 모양이다. 과거 2년간 같은 공장에서 알했던 에릭 멜렌데즈는 “업주는 그만두는 사람 얼굴 앞에서 마지막 급여명세서를 찢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현지매체가 업주를 찾아가 “동전 더미에 대해 아는 것이 있나?”고 질문했다. 그러자 그는 “알고 있지만, 무슨 문제라도 있나?”고 답했다. “당신이 한 일인가?”라는 되물음에는 “모른다. 내가 뭘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잡아뗐다. 그러고 나서 마지막에는 “그에게 월급을 줬는데 뭐가 문제냐?”고 말한 그는 다시 혼잣말로 F자가 들어간 욕설을 내뱉었다. 그의 놀라운 기행에 대해 네티즌들은 “언젠가 벌 받을 것”, “사이코패스 같다”, “동전 더미 속에 희귀한 것이 있는지 찾아 봐라”, “도로에 동전이 떨어져 있던 것뿐이니 월급을 지급했다는 것은 입증되지 않는다. 다시 월급을 요구하라”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이코패스냐” 밤새 고양이 창문틀에 둔 뒤 다음날 밀어버린 고교생 [이슈픽]

    “사이코패스냐” 밤새 고양이 창문틀에 둔 뒤 다음날 밀어버린 고교생 [이슈픽]

    3층 창틀 밖에 울며 떠는 고양이 밤새 방치 뒤 다음날 밀어뜨려 고양이 다리 찢기는 큰 부상경찰, 동물보호법 적용해 고교생 입건네티즌들 “잔인, 소름 돋아…제대로 처벌하라”자신이 키우던 고양이를 3층 바깥 창문틀에서 밤새 위태롭게 앉게 있게 한 뒤 급기야 다음날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려는 고양이를 손으로 밀어버린 비정한 고등학생이 논란이 되고 있다. 3층에서 1층으로 추락한 고양이는 다리가 찢어지는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교생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입건됐다. ‘학대’ 고양이, 3층→1층으로 추락“다리 심각히 찢어져 뼈 다 드러나” 동물권단체 ‘케어’는 22일 자신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3층에서 반려 고양이 밀어버린 고등학생’이라는 제목으로 당시 상황이 담긴 글과 영상을 공개했다. 케어는 “고양이가 전날 밤 창문틀에 앉아 떨며 울고 있다”면서 “창문은 굳게 닫혀 있고 실내에는 사람이 있는 듯 불이 환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 날 창문은 열렸지만 여전히 고양이는 실내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이윽고 사람 손이 나타나는가 싶더니 고양이를 쓱 밀어버렸다”면서 “고양이는 3층에서 버려진 물건과 가구, 쇠붙이 등이 있는 1층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기술했다. 케어는 “다리가 심각하게 찢어져 뼈가 다 드러났다”면서 “만일 배 쪽이 먼저 닿았다면 찔려 죽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케어에 따르면 긴급히 출동한 경찰은 사건을 엄중히 처리하겠다며 고양이를 학대하고 추락시킨 고등학생을 동물보호법을 적용해 입건했다. 현재 고양이는 학대 상황을 제보 받은 케어 측이 보호를 결정하고 병원으로 이송한 상태다.“고양이, 숨 가쁘고 컥컥 거려 복부 출혈 등 정밀검사 필요” 케어 측은 “숨이 가쁘고 컥컥 거리는 증상을 보여 복부출혈이 있는지 정밀검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이름은) 모찌라고 지었다. 아픈데도 반항 한 번 안 하고 온몸을 맡기는 고양이”라며 치료비 마련 등을 위한 모금에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해당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고교생의 비정한 행동에 분통을 터뜨렸다. 한 네티즌은 “고등학생이 어떻게 살아 있는 생명에게 저렇게 잔인하게 할 수 있느냐”며 비판했다. 상당수 네티즌들은 “제대로 처벌 받기를 바란다”, “동물법 좀 강화해라”, “소름이 돋는 사이코패스다”, “작은 생명을 우습게 아는 저런 아이가 나중에 사이코패스가 된다”, “똑같이 당해 봐야 한다” 등 고양이를 상대로 학대를 벌인 학생의 태도를 비난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檢분석관 “정인이 양모 심리검사 22점… 사이코패스 근접”

    檢분석관 “정인이 양모 심리검사 22점… 사이코패스 근접”

    16개월 입양 아동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모 장모(35)씨가 반사회적 인격장애인 사이코패스 성향이 강하다는 심리분석 결과가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이상주) 심리로 3일 열린 장씨와 양부 안모(37·불구속)씨의 아동학대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방철 대검 법과학분석과 심리분석실장은 “장씨는 심리검사에서 사이코패스로 진단되는 25점에 근접한 22점을 받았다”며 “성격 측면에서 자기 욕구 충족이 우선시되는 사람이고 내재한 공격성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장씨가 정인이를 자신에게 저항할 수 없는 대상으로 생각해 정인이에게 본인이 가진 부정적인 정서를 그대로 표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지난해 10월 13일 오전 집에서 밥을 먹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격분해 정인이를 바닥에 넘어뜨린 다음 발로 복부를 강하게 밟는 등 강한 둔력을 가해 아이를 복부 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망한 당일 피해자의 배를 세게 한 대 친 적은 있지만 맹세코 발로 밟은 사실은 없다”면서 살인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는 장씨가 정인이를 발로 밟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방 실장은 “심리생리검사에서 장씨에게 정인이를 발로 밟은 사실이 있는지, 정인이를 바닥에 던진 사실이 있는지를 물었다. 장씨는 아니라고 대답했지만 그 진술이 거짓이라는 판정 결과가 나왔다”며 “검사의 정확도는 90% 내외”라고 설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이코패스 성향 강한 양모, 정인이 발로 밟았을 가능성 높아”

    “사이코패스 성향 강한 양모, 정인이 발로 밟았을 가능성 높아”

    16개월 입양아동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모 장모(35)씨가 사이코패스 성향이 강하다는 심리분석 결과가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이상주) 심리로 3일 열린 장씨와 양부 안모(37·불구속)씨의 아동학대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방철 대검 법과학분석과 심리분석실장은 “장씨는 성격 측면에서 자기 욕구 총족이 우선시되는 사람이고 내재한 공격성이 크다고 판단된다”면서 “정인이를 자신에게 저항할 수 없는 대상으로 지각해서 정인이에게 본인이 가진 부정적인 정서를 그대로 표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 실장은 “장씨의 괴로움과 죄책감은 다소 신뢰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장씨는 지난해 10월 13일 오전 집에서 정인이가 밥을 먹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격분하여 정인이를 바닥에 넘어뜨린 다음 계속하여 발로 정인이의 복부를 강하게 밟는 등 강한 둔력을 가해 정인이를 복부 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망한 당일 피해자의 배를 세게 한 대 친 적은 있지만 맹세코 발로 밟은 사실이 없다”면서 살인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는 장씨가 정인이를 발로 밟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방 실장은 “심리생리검사에서 장씨에게 정인이를 발로 밟은 사실이 있는지, 정인이를 바닥에 던진 사실이 있는지를 물었다. 장씨는 아니라고 대답했지만 그 진술이 거짓이라는 판정 결과가 나왔다”면서 검사의 정확도는 90% 내외라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에는 피고인들이 사는 아파트 아랫집에 사는 이웃 주민 A씨가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13일 오전에 윗집에서 덤벨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 같은 진동 소리가 4~5회 정도 반복적으로 났다”면서 “아이들이 쿵쿵거리면서 뛰는 소리와는 달랐다. 진동 소리가 너무 심했다”고 진술했다. 정인이는 그날 저녁 복부 손상으로 사망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초범에 볼 수 없는 점수…정인이 양모 사이코패스 성향”

    “초범에 볼 수 없는 점수…정인이 양모 사이코패스 성향”

    검찰이 학대로 숨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장모(35)씨의 심리분석을 한 결과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양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한 근거 중 하나가 됐다. 3일 채널A에 따르면 검찰이 지난해 12월 초 장 씨를 상대로 임상 심리평가를 한 결과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하고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인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게 나왔다고 보도했다. 장 씨는 이 검사에서 40점 만점에 사이코패스를 진단하는 기준인 25점에 근접하는 점수를 받았다. 범죄심리 분석가들은 20점대 점수가 초범에게 흔히 볼 수 없는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한다. 장 씨는 죄책감을 보이면서도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정인이를 잃어 괴로워하면서도 정서적 스트레스는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이런 심리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장 씨의 주된 혐의를 아동학대치사에서 살인죄로 변경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정인양이) 죽어가는 과정에 심리적으로 깊게 감정이 없다”며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죄의식이 없다는 차원에서 사이코패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인 양이 고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유모차를 엘리베이터 벽에 밀쳐버리거나,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를 내버려 두고 외출하는 행위 등에서 이러한 성향을 엿볼 수 있다. 이 교수는 “자기가 필요한 데서는 아부도 잘하고 잘해주고, 필요가 없어지면 그때부터 아주 잔혹한 사이코패스처럼 (행동한다). 과도한 자존감이 있어 TV에도 출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씨 부부는 정인 양이 숨지기 열흘쯤 전인 지난해 9월1일 방송된 EBS 입양가족 특집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화목한 입양가정의 모습을 연출한 바 있다.‘정인이 사건’ 3차 공판…심리분석관·이웃 등 증인 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살인과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모 장 씨와 아동학대·유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양부 안 씨의 3차 공판기일을 열고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한다. 검찰은 장 씨의 미필적 고의 입증에 주력하는 가운데 장 씨는 살인 의도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안 씨는 지난달 “학대를 알고도 방조한 건 결코 아니다”며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으며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사죄하며 살겠다”고 법원에 두 번째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인이를 부검하고 이후 사망 원인을 재검정했던 법의학자 등은 오는 17일 진행될 4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우리 곁 ‘괴물’들은 홀로 태어나지 않는다

    우리 곁 ‘괴물’들은 홀로 태어나지 않는다

    촉법소년·성착취물·인공지능…논쟁적인 주제들 담은 소설집파편화된 인간성의 민낯 그려충격 반전에 영화 보는 듯 생생지난달 의정부 경전철에서 중학생들이 노인들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가해자들이 만 13세로 형사처벌이 면제되는 ‘촉법소년’(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 미성년자)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갈수록 늘어나는 소년범죄를 예방하려면 촉법소년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여론이 재점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에 개설된 단체 채팅방에서 불법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n번방’의 존재는 더 큰 충격을 줬다. 최근엔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가 여성·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을 조장하고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실이 드러나 AI 기술 남용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우리 사회에서 논쟁적 주제인 촉법소년, 성착취, AI가 독보적 작품 세계를 가진 작가 아홉 명에게서 소설로 태어났다. ‘낯익은 괴물들’은 이들 문제가 일상에서 촉발하는 이야기를 다채로운 서사로 펼친다.‘시골악귀’(김종광 작가)와 ‘테임’(김이설 작가)은 촉법소년 문제에 질문을 던진다. ‘시골악귀’에선 시골 마을에서 절도와 성폭행을 일삼아 소년원에 들어간 강수의 행각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청소년이 더 악귀다. 어른이고 청소년이고 본성이 문제다. 세 살 본성 여든 살까지 간다”(25쪽)는 성폭행 피해자의 독백은 ‘어린 나이가 면죄부가 될 수 있냐’는 정당한 문제 제기를 대변한다. 강수의 악마성에는 가정불화가 한몫했음을, 그를 단죄하는 주체도 결국 부모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암시한다. ‘테임’의 주인공 지훈은 사이코패스 소년 태현과 어울리다 충동 조절에 실패하고 파국을 맞는다. 정신을 차린 지훈이 문득 떠올린 생각은 ‘열네 번째 생일이 일주일 뒤였다’(70쪽)는 것이다. 어리지만 악하게 변모하는 그들은 과연 누구인지 물으면서 우리 아들딸들도 언제든 환경에 따라 괴물로 변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천국의 낮’(주원규 작가)은 마치 n번방 사건을 밀착 취재한 듯 온라인상에서 은밀히 자행되는 성착취의 참혹한 현장을 날것 그대로 그려 낸다. 여고생 ‘미’는 악마와도 같은 ‘구’에게 성착취를 당하지만, 결국 유일한 혈육인 아빠에게도 외면받아 혼자 남겨진다. 끔찍하고 암울한 성착취의 공범은 이를 은밀히 즐겨 온 대중과 주변의 무관심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AI와 함께할 우리 미래가 과연 진보인가 퇴보인가. ‘헤어지는 중’(김희진 작가)은 결혼 생활에 활력을 주려고 구매한 AI 애견로봇 ‘로이’를 두고 드러난 관계와 감정의 변화, 갈등을 이야기한다. 소설들은 영화를 보는 듯 생생하다. 반전의 등장도 만만치 않은 충격이다. 단편소설 특유의 여운과 서사적 재미도 갖췄다. 모종의 두려움을 주는 ‘괴물’을 통해 공통적으로 현대 문명사회가 가져온 소외와 박탈감, 파편화된 인간성의 민낯을 그려 냈다. ‘열다섯 살이 지난 뒤에도’(서유미 작가) 말미의 ‘매번 새롭게 고통스럽다는 게 삶의 숨겨진 비밀이겠지’(104쪽)라는 대목은 이 같은 실존이 가져온 후유증은 시간이 지나도 치유하기 힘들다는 점을 의미한다.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고통스럽게 사는 현실에서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n번방 방지법’ 도입을 놓고 홍역을 치른 우리 사회가 곱씹어 볼 대목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골프 치는 트럼프 위에 드론이, 이란 최고지도자 “알맞은 때 복수”

    골프 치는 트럼프 위에 드론이, 이란 최고지도자 “알맞은 때 복수”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드론(무인 항공기) 공격을 시사하는 이미지를 공개하며 또 다시 복수를 천명했다. 하메네이는 21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 붉은색 상의에 금발머리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분명해 보이는 남성이 골프채를 휘두르는 사진을 올렸는데 그의 머리 쪽으로 전폭기나 대형 드론의 그림자가 접근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미지 위쪽에는 “솔레이마니 장군 살해를 지시한 자와 이를 이행한 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며 “알맞은 때에 복수가 이뤄질 것”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지난달 16일 하메네이가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피살과 관련해 복수를 다짐하며 한 발언이라고 로이터 통신과 영국 BBC 등은 전했다. 한 나라의 종교와 국정을 이끄는 최고지도자가 이렇게 섬뜩한 경고를 날릴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다. 이 글과 사진은 처음에 하메네이 사이트란 계정에 올라왔는데 트위터는 잠정 사용정지했다. 그랬더니 팔로어가 30만명에 이르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파르시(이란의 공식 언어) 트위터에 리트윗됐다가 지금은 사라진 상황이다. 이란 군부 실세인 솔레이마니는 지난해 1월 3일 이라크에서 미군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했다. 작전은 트럼프 대통령 지시로 이행됐다. 미국은 솔레이마니가 반복적으로 역내 주둔 미군 공격을 모의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으로 이란이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를 미사일 공격하면서 한때 역내 전운이 감돌았고, 미국과 이란 관계는 더욱 얼어붙었다. 이란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복수 의지를 재차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살인과 테러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하고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도 수배를 요청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트위터 사용이 금지돼 있는 상태다. 한 누리꾼은 영어로 “어떻게 이 잔학한 사이코패스가 대놓고 미국의 전직 대통령을 암살하겠다고 공언하는데 트위터에서는 내쫓기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춘재,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특징...공감능력 상실”

    “이춘재,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특징...공감능력 상실”

    연쇄살인범 이춘재(57)가 지난 2일 오후 수원지법에서 열린 연쇄살인 8차 사건 진범으로 몰려 옥살이를 한 윤성여씨(53)의 재심 사건 증인으로 출석했다. 첫 살인 이후 34년 만에 처음으로 법정에 나와 그가 쏟아낸 발언들은 충격적이었다. “피해자들 고통 상상해본 적 없다” 이춘재 발언 그는 “희생자와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지만, 높낮이 없는 목소리에서는 감정을 느끼기 어려웠다. 범행을 저지를 때 피해자들의 고통을 상상해 본 적 있느냐는 물음에도 망설임 없이 “생각해본 적 없다”며 일반적으론 상상하기 어려운 답변을 했다. 살인 범행 순간 설명 당시에도 이춘재에게서는 인간성을 느끼기 어려웠다. 그는 “살인을 저지르고 나면 순간적으로는 이건 아니다,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며 “그러나 돌아서고 나면 그게 잊혀서 다른 범행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그는 자신의 과오를 설명하며 “(내가 한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다른 사람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 답하거나 자신의 범죄를 모티브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에 대해서 “그냥 영화로만 봤고 별 느낌은 없었다”고 하는 등 앞서 한 사과와는 사뭇 다른 말을 했다. 이춘재에 대해 대부분의 증인신문을 맡았던 박준영 변호사도 재판이 끝난 뒤 그의 발언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문가 “공감능력 상실,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특징”이러한 이춘재의 태도에 대해 전문가들은 공감 능력을 상실한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자신의 범행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피해자의 고통을 모르겠다고 하는 건 공감 능력 자체가 없는 것”이라며 “그의 답변 방식은 자기방어와 자기변호만 생각하는, 사이코패스들이 자신의 범죄를 회상하는 전형적인 방식과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춘재의 증언이 주는 메시지는 이들이 얼마나 잔혹한지, 얼마나 피해자와 그 고통에 관심이 없는지 뿐”이라며 “근본적으로 우리와 다른 사람인데 일반적 사고로 이춘재를 이해하려는 건 안일한 시도”라고 덧붙였다. ‘국내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겸임교수도 이춘재를 ‘근본적으로 다른 존재’로 봤다. 권 교수는 “그는 자기 행위를 통해 다른 사람들이 충격받고 놀라는 걸 보며 충족감을 느끼고 있다”며 “피해자들에게 저지른 범행으로 욕망을 채우는 걸 넘어서서 그것을 발견하고 충격받는 사회를 보며 조롱하는 감정을 가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춘재와 같은 유형의 범죄자를 대할 때는 실제 저지른 범죄뿐 아니라 향후 저지를 범죄에서 발생할 피해자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서라도 보다 엄중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이춘재와 같은 범죄자는 30년이 지나도 또다시 범행을 저지를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일반적인 인권 기준으로 사회에 복귀시키면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 수 있다”며 “잠재적 피해자의 인권을 위해서라도 위험이 완전히 없어지기 전까지는 사회로부터 격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최신종 사형 구형 “변명과 합리화만…사회에서 격리해야”(종합)

    최신종 사형 구형 “변명과 합리화만…사회에서 격리해야”(종합)

    검찰이 여성 2명을 살해한 최신종(31)에게 “사회에서 격리해야 한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20일 전주지법 제12형사부(김유랑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변명하고 합리화하고 있다”며 “단 한 번이라도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사죄했더라면 이렇게 마음이 무겁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개전의 정이 없고 피해자들을 살해하고 유기하고 강간하고 돈을 빼앗는 등 태도가 매우 불량하다. 사회에서 격리할 필요성이 너무 있다”며 재판부에 사형을 요청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청구했다. 이날 증인신문에서 최신종은 2명의 여성에 대한 살인과 사체유기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강도와 강간 혐의는 부인했다. 이에 검찰이 집요하게 질문하자 최신종은 목소리를 높이며 날카롭게 반응했다. 최신종은 검찰 측의 질문에 어긋나는 답변을 하거나 “피해자들과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고 강간·강도하지 않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여성을 살해 한 것에 대한 죄책감과 사건 경위 등에 대한 질문에도 최신종은 “약에 취해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필름이 끊겼다. 잡히고 나서야 두번째 여성을 살해한지 알았다”고 말했다. 또한 검찰이 “피고인이 첫 번째 조사를 받을 때 20년만 받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하자 최신종은 검사를 노려보며 “제가 언제 20년을 원했느냐”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자 김 부장판사는 “이곳은 검사와 말다툼을 하는 자리가 아니다. 피고인에게는 반론권이 있다. 흥분할 필요 없다. 검사의 말을 들은 뒤에 발언하라”고 경고했다. 교도관들과 법정의 경위들도 혹시 모를 최신종의 돌발행동을 막기 위해 그를 둘러쌌다. 최신종은 최후진술을 통해 “20년을 원한 적 없다. 사형이든 무기징역이든 좋으니 신상정보 공개만 막아달라고 했었다. 살인을, 그것도 2명이나 죽인 놈이 어떻게 20년을 받겠느냐”면서 “내가 사이코패스라고 생각하고 내 말은 다 안 믿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최신종은 검찰 측을 쏘아보며 “지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제가 저지른 벌만 받게 해달라”며 “강도강간은 아니고 죽인 것에 대해서는 선처를 바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선고 공판은 11월 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최신종은 지난 4월 15일 아내의 지인인 전주 여성 A(34)씨를 성폭행한 뒤 돈 48만원을 빼앗고 살해, 시신을 한 하천 인근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달 19일에는 모바일 채팅 앱을 통해 만난 부산 여성 B(29)씨를 살해하고 밭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고졸 여성들의 유쾌한 연대, 회사의 비리와 맞서 싸우다

    고졸 여성들의 유쾌한 연대, 회사의 비리와 맞서 싸우다

    삼진그룹의 상고 출신 고졸 사원 이자영. 바라고 바라던 ‘글로벌 베스트’ 삼진그룹에 들어오지만, 뛰어난 업무 실력에도 8년째 사원 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는 “토익 600점을 넘기면 고졸 사원도 대리를 시켜 준다”며 새벽 토익반 강좌를 열었다. 열의를 불태우던 그즈음 자영이 목격한 것은 믿어 마지않았던 회사의 공장에서 강으로 검은 폐수를 방류하는 장면이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1990년대 실제 일어났던 사건 두 가지를 함께 다룬다. ‘대기업에서 고졸 사원들을 위한 토익반을 개설한다’는 설정은 영화의 초고를 썼던 홍수영 작가가 실제 강사 생활을 했던 경험을 살려 썼다. 폐수 방류 사건은 1991년 경북 구미에서 일어났던 폐수 유출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자영은 최 대리(조현철 분)를 통해 폐수 방류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만, 회사가 조직적으로 보고서에 인체에 해로운 페놀 수치를 조작한 사실을 발견한다. 이상 증세를 보이는 공장 인근 마을 사람들을 본 자영은 입사 동기인 마케팅부 유나(이솜 분), 회계부 보람(박혜수 분)과 함께 회사의 비리를 파헤치는 데 혈안이 된다. 회사 내 권력 관계, 국제화 시대에 한국 기업을 집어삼키려는 해외 거대 자본의 음모까지 끼어들어 사건은 더욱 복잡해진다. 여기에 토익반을 함께 꾸렸던 여성 사원들이 가세해 힘을 보탠다. 여성 사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커피를 타는 등 회사의 잔심부름을 하는 모습이 리드미컬하게 그려지며 희화화한 듯한 모습은 다소 불편함도 준다. 이를 상쇄하는 것은 이들이 보여 주는 건강한 생명력이다. 관료제 문화에 물든 남성들이 위기 상황에 수동적인 데 비해 여성 사원들은 훨씬 주체적이다. ‘90년대생 배우 3인방’인 자영 역의 고아성과 입사 동기 이솜, 박혜수의 우정과 연대는 절로 엄마 미소를 짓게 한다. 한편으로는 능력에 비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면서도 이들이 회사에 대해 갖는 주인 의식이 놀랍기도 하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또 하나의 볼거리는 남성 캐릭터들의 탄탄한 연기력이다. 특히 그룹 회장의 아들 오태영 상무 역을 맡은 백현진은 사무실에 골프채를 끌고 다니는 사이코패스적인 면모를 실사에 가깝게(?) 표현한다. 자영이 속한 생산관리3부의 상사인 김원해·이성욱·조현철 등도 전형적인 캐릭터를 전형적이지 않게 소화하는 능력을 지녔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데다 다루고자 하는 소재가 110분 러닝타임이 길게도 느껴진다. 대신 다채로운 볼거리가 관객들을 매혹시킨다. 90년대 중반 을지로 거리를 재현한 영화의 배경, 그 시절 갈매기 눈썹을 표현하기 위해 눈썹 뽑기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이솜 등 그 시절 의상과 메이크업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꽤 흔한 사이코패스 유전자, 학대를 먹고 괴물이 된다

    꽤 흔한 사이코패스 유전자, 학대를 먹고 괴물이 된다

    사이코패스의 뇌를 가진 과학자가 쓴 사이코패스 이야기다. 연쇄살인마의 뇌를 연구하던 저자는 어느 날 자신의 뇌 스캔 사진에서 사이코패스의 특징을 발견한다. 뇌의 특정 부위가 유난히 검게 나온 것이다. 가계도를 들춰 보니 조상 중에 악명 높은 살인자가 즐비했다. 자신의 유전자 분석에선 전사유전자(warrior gene)도 나왔다. 의심할 여지 없이 사이코패스로 태어난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반사회적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다. 평탄한 가정에서 노년을 보내는 성공한 뇌과학자일 뿐이다. 물론 살면서 “멋지고 재밌지만, 사이코패스”라는 말을 끊임없이 듣긴 했다. 그런 저자가 친사회적 인간으로 살 수 있었던 요인은 뭘까. 저자는 사이코패스가 탄생하려면 반드시 세 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이른바 ‘세 다리 의자 이론’이다. 첫째는 전측두엽의 유별난 저기능, 둘째는 전사유전자 등 고위험 변이 유전자, 셋째는 어린 시절의 감정적·신체적·성적 학대다. 첫째, 둘째는 의지와 관계없이 결정된다. 셋째는 다르다. 주변 상황이 큰 영향을 끼친다. 결국 괴물은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통계적으로는 100명 중 2명 정도가 사이코패스로 태어난다고 한다. 고등학교 교실 2개 중에 사이코패스가 한 명은 있는 셈이다. 이들 대부분은 친사회적 사이코패스로 살아간다. 겁이 없고 냉정해 리더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단적인 예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다. 저자는 “클린턴은 자신과 같은 종류의 사나이”라고 했다. 클린턴은 군대를 향해 무게 잡고 거수경례를 하는 등 흉내 내는 재주가 일품이었다. 한데 군 경력은 없다. 징집 기피 의혹만 있을 뿐이다. 갈채를 받을 때는 겸손을 가장했고, 장례식에서는 슬픔을 연기했다. 물론 평범한 사람도 자신을 꾸미기는 한다. 하지만 사이코패스의 특질을 가진 사람만이 그토록 큰 판에서 고난도의 연기를 반복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세 다리 의자 이론’이 주장하는 건 자명하다. 사이코패스의 특성을 가진 이들을 생애 초기에 확인하고, 그들이 어려움에 빠지지 않도록 지켜 줘야 한다는 것이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코로나발 공포’ 이어 극장가에도 공포 콘텐츠

    ‘코로나발 공포’ 이어 극장가에도 공포 콘텐츠

    공포스러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짝을 이룬 듯 극장가에서도 공포 콘텐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 국산 공포 애니메이션을 표방한 ‘기기괴괴 성형수’와 미국발 공포 스릴러 ‘아무도 없다’가 나란히 개봉했고, 유튜브의 공포 콘텐츠들이 극장의 특별관을 통해서도 상영될 예정이다. 국산 애니메이션인 ‘기기괴괴 성형수’는 바르면 완벽한 미인이 되는 위험한 기적의 물 ‘성형수’를 알게 된 예지가 미인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겪게 되는 호러 성형괴담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과 성형 뒤편에 숨은 부작용에 대한 공포를 담아 사람들이 타인의 외모에 대해 갖는 엄격한 잣대와 외모지상주의의 세상을 맹렬히 꼬집는다. 오성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으며, 애니메이션계의 칸 영화제라 불리는 안시 애니메이션 경쟁부문에 초청되는 등 국내외 영화제들의 러브콜을 받았다.전세계 최초로 한국서 극장 개봉한 ‘아무도 없다’는 도망쳐도 탈출할 수 없는 숲에서 자신을 납치한 살인마와 목숨을 걸고 다투는 공포 스릴러다. 묻지마 살인부터 보복 운전, 스토킹 범죄까지 다양한 맥락의 범죄를 그리며 원초적인 공포를 자극한다. 탈출 불가능의 아득한 숲은 미국 포틀랜드 오리건 지역으로 이곳을 배경으로 사이코패스 살인마에 의해 숲속으로 납치당한 주인공 제시카(줄스 윌콕스 분)는 맨몸으로 거친 침엽수림을 달리고 거센 유속의 강가에 몸을 던진다.한편 유튜브의 공포 콘텐츠들을 멀티플렉스 CGV의 4DX관에서 볼 수 있는 기회도 열린다. CGV의 4DX는 오는 16일 공포 콘텐츠 ‘공포체험라디오’를 선보인다. ‘공포체험라디오’는 유튜브의 공포 콘텐츠 크리에이터 돌비와 함께 만든 극장용 콘텐츠로, ‘귀신들린 집’과 ‘계란과자’ 등 2개의 공포 콘텐츠가 50분 33초의 상영 시간에 담겼다. 바람, 물, 향기 등 21개 이상의 환경 효과와 모션체어가 결합된 4DX관이 공포 콘텐츠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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