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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오’ - 종교 초월한 인류 보편적 경험/성철스님 10주기 국제학술회의 8개국 권위자 13명 한자리에

    현대사회에서 돈오(頓悟),즉 깨달음이란 어떤 의미를 가질까. 한국을 비롯한 선(禪)불교에서 널리 쓰이는 돈오는 흔히 깨달음의 높은 경지를 말한다.비단 선불교의 최고경지란 의미를 넘어 일반적으로도 통용되는 개념으로 자리잡았다.그렇지만 국내외에서 그 사상의 유용성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었다. 오는 16·17일 세종문화회관 콘퍼런스홀에서 성철 스님 열반 10주기를 기념해 열리는 ‘깨달음의 문화적 지평과 그 현대적 의미’주제의 국제학술회의는 바로 이 돈오의 사상을 현대적으로 파헤치는 자리이다.성철 스님이 줄곧 천착했던 돈오를 다른 종교,문화와 비교하면서 이 깨달음이 과연 현대문명의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을지를 모색하는 흔치 않은 토론의 자리이다. 성철 스님이 그토록 매달렸던 돈오사상에는 인간 경험의 보편적 세계관과 가치관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그러한 세계관·가치관의 차원에서 볼때 스님의 돈오는 다른 종교전통과 문화의 관점에서 충분히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그래서인지 성철사상연구원과 고려대민족문화연구원 한국사상연구소,서울대 인문학연구원 종교문제연구소가 주최하는 학술대회에는 불교를 비롯해 유교·도교·기독교·인지과학 등 국내외 각 분야의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성철 스님의 돈오에 대한 나름대로의 입장을 밝힌다. 세계적 불교학자인 미국 하버드대 로버트 지멜로·일본 도요가쿠엔(東洋學園)대 찰스 뮬러 교수를 비롯,베트남계 미국인 쿠옹 뉴옌 조지메이슨대 교수,신학자인 뉴욕주립대 전헌 교수,유교학자인 조지 메이슨대 노영찬 교수 등이 발제에 나선다.이밖에 헝가리(임레 하마르 교수),네팔(민 바하두르 샤키아 교수),중국(첸핑 교수),오스트레일리아(마이클 레빈 교수) 등 8개국 학계의 권위자 13명이 한 자리에 모인다. 참석자들은 대부분,돈오는 단지 불교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와 종교 전통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인류의 보편적 경험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깨달음은 세계의 유기적인 통일성을 확인하는 경험이며 이 깨달음의 경험을 새롭게 조망함으로써 현대 문명의 폐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이 가운데 서울불교대학원대학 목정배 총장은 미리 공개한 발제문을 통해 “깨달음이란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이르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선불교에서의 깨침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깨달음의 보편화를 이룬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전헌 교수는 ‘성철 스님의 돈수론’을 통해 “성철 스님의 사상을 볼때 부처님도 돈(頓)의 한 지칭이요,하나님도 돈의 이름”이라며 “성철 스님의 돈오돈수론은 단번에 사이비종교와 사이비학문을 척결하고 종교의 제자리를 찾았다.”고 해석했다.이밖에 유교학자 노영찬 교수는 ‘깨달음과 과학문화’에서 불교의 연기론과 신경과학을 비교하면서 신경과학과 불교가 상호보완적이라는 주장을 펴 흥미롭다. 김성호기자 kimus@
  • [먹고 사는 이야기] 여름 배탈

    예전에 한동안 ‘체내림’이란 것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이는 음식을 먹고 체한 것을 내려가게 해 준다는 사이비 치료법이었는데,이야기는 이렇다.평소 만성적으로 소화불량인 사람이 찾아와 ‘옛날에 한번 체했는데 아무리 약을 먹어도 낫지 않는다.’고 말하면,사이비 의사는 찾아온 사람을 눕혀 놓고 배를 주무른 다음에 급기야는 입 속에서 썩은 고기 덩어리를 꺼내놓고는 ‘몇 년 전에 먹은 이런 게 막혀서 안 내려갔다.’고 이야기하며 ‘이제는 소화가 잘될 것’이라고 장담을 한다.그러면 실제로 몇몇의 경우에 있어서는 그런 작업(?)을 거친 후에 소화가 잘되는 것을 경험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물론 이런 치료법은 고도의 눈속임이라고 할 수 있다.왜냐하면 사람의 식도는 먹은 것이 걸려있을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몇 년 전에 먹은 고기가 몸 속에 걸려 있으면서 소화를 방해할 수는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사이비 치료법이 효과를 거두기도 하는 이유는,그 증상이 바로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유발된 ‘신경성 위장병’인 경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음식이 뱃속에 걸려있지 않은데 마치 꼭 걸려있는 것처럼 속이 좋지 않고 소화가 되지 않는 경우에 있어서는,일단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스트레스를 멀리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엄지와 검지 두 손가락의 사이와 두 발가락 사이를 손으로 꼭 눌러 지압해 주는 것도 좋다. 만약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 생긴 소화불량일 때는 가벼운 동작으로 기혈을 순환시켜 소화불량을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배부른 상태로 앉아 있으면 기가 자꾸 정체되므로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손발이 싸늘하게 식은 경우에는 배와 손발을 따뜻하게 하면 혈액 순환이 잘 되므로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고 씻거나 배에 뜨거운 찜질을 해주고 또한 따뜻한 손으로 100∼200회 정도 배를 마사지 해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위장이 포화 상태이니 일단 배가 조금 꺼질 때를 기다렸다가 신맛의 차나 요구르트 또는 녹차를 따뜻하게 데워 마신다.또는 다음 한 끼 식사를 굶거나 줄이고 따뜻한 국물이나 죽을 먹는 것도 괜찮다. 소화가 잘되기 위해서 사람의 배는 항상 따뜻해야 한다. 여름철에 찬 음식을 많이 먹거나 배를 드러내놓아 찬바람을 맞게 되면 위장의 기능이 떨어져 배탈이 나게 된다.따라서 따뜻한 음식을 먹어서 위장이 부드러워지게 해야 소화가 잘 되고 배탈도 낫게 된다. 여름철 속이 더부룩할 땐 레몬차,오미자차,유자차,구수한 보리차가 좋고 홍차,녹차,옥수수차,결명자차도 도움이 되니 뜨겁게 해서 천천히 마신다. 흑설탕물,생강차,현미차,율무차,꿀차를 뜨겁게 마시는 것도 좋다. 장 동 민 하늘땅한의원 원장
  • [씨줄날줄] 몰카 부메랑

    요즘 유명 호텔 야외 수영장에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선탠으로 갈색 피부를 가꾸려는 미녀 고객을 호시탐탐 노리는 몰래 카메라(몰카)로부터 보호하지 못했다간 올여름 낭패를 볼 것이기 때문이다.몰래 찍은 뒷모습 사진 한 장이라도 인터넷에 오르내렸다가는 회복할 수 없는 결정타를 입는다.문제는 비방이 없다는 데 있다.휴대전화하면서 눌러 대면 은밀한 장면을 감쪽같이 찍을 수 있다.폰카라 불리는 고성능 카메라가 내장된 휴대전화가 야속할 뿐이다. 몰카가 바람을 일으킨 것은 1992년일 게다.TV 방송의 코미디 프로그램이 다른 사람의 가식없는 모습을 영상에 담은 몰래 카메라 코너로 인기몰이를 했다.거짓과 위선으로 은폐한 세상의 치부를 공개하는 무기가 됐다.말이나 글로 할 수 없는 사이비 종교 집단 행태며 어린이 학대 실상을 낱낱이 들춰냈다.탐욕에 눈이 멀었거나 눈앞의 향응에 빠져든 그들을 고발하는 데 몰카는 한껏 위력을 보여 주었다.바늘 하나 들어갈 틈만 있으면 몰카가 장착될 수 있다니 디지털 문명이 대단하기는 대단하다. 요즘 세계는 총기 사고에 전전긍긍하고 있다.지구촌에서는 1분에 1명이 총에 맞아 쓰러진다.화승총이라고 휴대할 수 있는 총이 모양을 갖춘 때는 1450년쯤이다.총의 효용성은 대단했다.사냥에 요긴하게 쓰였다.괴한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유용한 수단이었다.완력이 세지 않더라도 방아쇠만 당기면 자기 주장을 관철시킬 수 있었다.휴대용 총은 인류의 3대 발명품이라는 화약 문명의 총아였다.그런데 몇백년이 지나면서 그 총이 사람을 죽이고 있다. 문명의 이기는 효용성에 합당한 윤리적 성숙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파멸의 부메랑이 된다.우리는 폰카의 몰카 공포에 당황하고 있다.옷을 뚫고 속살을 찍어 대는 투시형 무비 캠의 공포를 추스르기도 전에 폰카가 들이닥쳤다.지하철,백화점 에스컬레이터,목욕탕 심지어 안방마저도 몰카의 안전지대가 아니다.한 청와대 비서관은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한 몰카에 사표를 던지고 말았다.옛날에 총이 그랬듯 아직은 몰카가 순기능도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정신을 황폐화시키는 총알을 쏟아 낼지 모른다.이쯤에서 디지털 윤리를 한번생각해 볼 일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 영양식품이 사스특효약 둔갑/ 거짓광고 美사이트 48곳 적발 모방 사기행각 국내유입 우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의 ‘사이비 치료제’가 인터넷을 타고 돌아다니고 있다. 당국은 최근 미국에서 인터넷을 통해 ‘사스치료제’를 광고한 사이트가 무더기로 적발되자 국내 유입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가짜 특효약을 선전하는 사이트가 발견되면 즉시 단속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미 연방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사스 치료제를 광고한 사이트 48개를 적발했다.이들은 단순한 영양 보충 식품을 ‘사스 치료제’라고 선전하는가 하면 살균 효과가 있는 티슈와 장갑,마스크 등을 ‘사스 예방 키트’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 연방무역위원회(FTC)와 식품의약국(FDA)은 “전혀 약효가 인정되지 않았고,과학적 근거도 없다.”며 해당 사이트들에 경고 조치를 내렸다.FDA 마크 클렐런 위원장은 “믿을 수 없는 웹사이트가 판매하고 있는 사이비 제품들은 아무런 효과도 없다.”면서 “사람들이 예방을 하고 있다는 착각을 함으로써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인터넷을 이용한 ‘사스’ 관련 사기행각이 국내로 흘러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사이트들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외국의 사례를 모방하는 사기행각도 엄격히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장택동기자 taecks@
  • 오피니언 중계석/ 佛에 부는 정체불명의 불교 붐

    프랑스에서 시작된 베트남 출신 틱낫한 스님의 인기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서양으로 건너간 불교가 어떻게 포장됐기에 불교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동양인에게도 호기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지 의문을 넘어 의심스러워하는 사람도 적지않다.박치완 한국외국어대 불문과 교수가 해답의 실마리가 될지도 모르는 ‘프랑스에 불고 있는 정체불명의 불교 붐’이라는 글을 ‘오늘의 동양사상’(예문동양사상연구원) 2003년 봄·여름호에 실었다.‘거품 현상이라면 이에 대한 치유책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부제처럼 프랑스의 불교 붐을 비판함으로써 한국의 ‘틱낫한 열풍’을 우회적으로 질타하고 있다. 프랑스는 지금 대표적 주간지 ‘엑스프레스’가 특집으로 다룰 만큼 ‘마치 폭풍우 몰아치듯’ 불교가 유행하고 있다.명상원이나 수련공동체 같은 이름의 불교수련원도 전역에 분포하고 있다. 남불(南佛)의 도로도뉴 지방에서는 베트남 불교가,중불의 부르고뉴나 북불의 노르망디 지방에서는 티베트불교가,파리를 중심으로 해서는 한때 다이센 데시마루가 이끌었던 일본의 선불교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오늘날 프랑스에서 붓다의 존재,불교는 프로이트나 그의 심리학보다 더 많은 관심을 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불교가 대중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해서,불교가 하나의 사상으로,하나의 종교로 정착했노라고 말하기에는 시기가 이르며,적잖이 위험스러운 평가이다. 그렇다면 프랑스의 저널이나 매스컴 등에서 “불교,불교”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것의 정체는 무엇인가.성급하게 결론부터 말하자면,프랑스에서 현재 유행하고 있는 불교는 진정한 의미의 불교라고 보기 어렵다. 프랑스에서 직접 체험했던 일이다.어느날 저녁 식사 후 TV를 보고 있는데 티베트의 탄트리즘을 일종의 생활불교로 소개하면서,이것이 마치 부부 간의 성생활에 큰 도움을 준다는,사이비 맹신도의 인터뷰를 겸한,그런 묘한 프로그램이 나왔다. 얼마나 황당했는지 모른다.더욱 놀라웠던 것은 진행자의 멘트였다.“에어로빅하듯 가정에서 부부가 따라 해보시라.”는 것이었다.그렇게 하면 ‘이국적으로’ 잠자는성을 깨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프랑스에서 불교 열풍은 정확이 이런 정도의 수준에서 대중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도 있었다.벼룩시장에서 나가 헌책들을 뒤적이고 있는데,우연히 아틀라스출판사의 해외여행 안내책자 제1호가 베트남인 것을 알고 놀랐다.오래 고민하지 않아도 쉽게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베트남 여행은 무엇보다 여행경비가 싸게 먹히기 때문이다.그리고 옛 프랑스의 식민지여서 말이 쉽게 통한다.게다가 주변의 불교국인 태국과 라오스 등에서 대접받아가며 한껏 이국체험을 할 수 있다. 두 가지 예만 보더라도 프랑스의 불교 열풍 현상은,다소의 위험을 감수하고 말한다면,겉만의 유행,알맹이·내용없는 요기(妖氣)에 그치고 있는 게 분명하다.불교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는 전반적으로 뒷전이라는 뜻이다. 이런 식의 불교 열풍은 불교를 제대로 배우며 터득하고자 하는 이들의 눈에는 곱지 않게 보일 수밖에 없다.거품뿐인 사이비 불교 붐을 오히려 염려스러워하는 프랑스 사람들의 자체 반성이 있다는 것만도 참으로 다행스러운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붐은 대개 오래가지 않는다.유행은 본질을 왜곡하기 쉽다.왜곡된 본질은 유행을 따르고 조장하는 자들에게도 선택의 자유만큼 책임이 따라야 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달라이 라마에 이어 틱낫한 스님이 베스트셀러 작가로 눈길을 받고 있는데,아마 동일한 현상이 아닌가 싶다.어찌 다분히 세속화된 불교의 가지를 두고 그것이 불교의 심오한 사랑을 대변하는 양 사람들은 믿는 것인지? 서방이 마신 술에 동방이 취해서는 곤란하다.불교가 프랑스에서 유행하고 있는 것과,그 곳에서 정상적으로 불교가 논의·연구되고 있는가의 문제는 별 상관이 없다.더는 이런 악연이 지속·확대되지 못하도록 ‘유행’을 잠재워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정리 서동철기자 dcsuh@
  • [대한포럼] 기자의 멍에

    역설적이긴 하지만 세상에는 부정과 불의 때문에 먹고 사는 사람도 많다.국가기관만 하더라도 검찰과 경찰을 우선 꼽을 수 있다.국가정보원 감사원 국세청 등도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민초들에게 이들은 한결같이 권력기관이다.함부로 대들 생각을 못한다.반면에 이들 기관에 대한 점수는 박한 편이다.웬만한 사람이면 이들 기관과 한 차례 이상은 고약한 ‘인연’을 맺은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기자라는 직업도 시쳇말로 이들과 ‘같은 과’다.남들이 무덤까지 가져가려는 비밀도 기어이 캐내려는 속성 때문이다.일선기자로 한창 뛸 때에는 기관원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눈빛이 남다르다는 것이다.좋은 이야기로 들리지는 않았다.따지고 묻는 일이 생활화하다 보니 인상도 달라진 것으로 생각했다. 수십년 전 일이지만 모두가 살기 어렵던 시절에는 기자들의 민폐가 컸었던 모양이다.당시 어른들이 말하는 ‘기피대상 3대 직업’에는 기자도 포함돼 있었다.공갈과 사기를 일삼는 사이비 기자들이 기승을 부렸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이들 때문에 기자 모두가 도매금으로 상소리를 들었던 것이다. 그런 시절에 비하면 요즘 기자들에 대한 인식은 천양지차다.언론사 입사시험은 ‘고시 반열’에 오른 지 오래됐다.선남선녀들에게 선망의 대상으로 꼽히기도 한다.하지만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의 대상이라는 인식은 고정불변인 듯하다.가까이 해봐야 득이 될 게 없지만 멀리 하자니 찜찜하다는 것이다. 새정부 출범 이후 언론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노무현 대통령은 얼마 전 ‘오보와의 전쟁’을 선포,언론에 대한 인식이 심상치 않음을 짐작케 했다.이어 문화관광부는 취재시스템의 혁신을 골자로 한 ‘홍보업무 운영방안’을 발표했다.하지만 알권리를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 등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구체적인 상황과 문제점은 국회에서까지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고자 한다. 그러나 언론 담당 부서인 문화부의 언론에 대한 진지함 결여는 거듭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본다.무엇보다 최종 방안을 내놓기까지 심각하게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않는다.특히 보도자료에 ‘건전한 대언론 관계 유지를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자와의 회식 등은 가급적 자제하도록 함’이라고 명시한 대목은 기자들에 대한 엄청난 모독이다.기자들을 회식이나 찾아다니는 부류로 매도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최소한의 신뢰만 갖고 있더라도 이런 식의 발표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기자들의 근무환경은 열악한 편이다.넉넉지 못한 보수에 야근을 밥먹듯이 한다.그래도 사회발전에 한몫한다는 신념으로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다.이들을 받쳐주는 힘은 자존심이다.거대 권력과 맞서는 오기와 배짱도 자존심을 바탕으로 한다. 정부의 새로운 언론정책은 이제 시작하려는 단계다.언론 스스로 인정하듯이 언론개혁은 시대적 당위다.잘못된 언론 환경과 관행은 고쳐져야 한다.여기에는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도 뒤따라야 한다고 본다.불필요한 마찰과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다.적어도 젊은 기자들의 기백을 뒤흔드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주었으면 한다.기자들의 자존심은 정부와 언론의 건강한 긴장관계를 뒷받침하는 버팀목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자존심의 손상까지 기자의 멍에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해둔다. 김 명 서 mouth@
  • [오늘의 눈] ‘무사정신’과 거리 먼 검찰

    검찰파동의 여진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이번 검찰인사를 통해 물러날 것을 요구받은 고위직 가운데 일부는 “이대로 물러날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떠나는 사람들도 ‘독설’의 성찬을 이어가더니 급기야는 “인사총탄에 의한 전사”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이 와중에 눈길을 끄는 것은 ‘무사(武士)론’이다.검찰은 자신들을 무인으로 규정하고,무인으로 취급받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한 검사는 인터넷에 “검찰을 철저하게 무인으로 존중해달라.무인집단의 위계질서에 문민의 붓칠을 하지 말라.”는 글을 올렸다.지난해 퇴진한 검찰총장은 “무사는 얼어죽을지언정 곁불은 쬐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이쯤되면 검찰의 ‘무사관’에 대한 애착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평검사들은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무사스러운’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대통령 앞에서의 당당한 태도와 도전적인 언동 등이 그것이다.오히려 보는 국민들이 위압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검사들은 토론회에서 무사다운 기개를 보여주려 했지만 ‘진정한’ 무사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에는 실패한 것 같다.무사는 엄격한 자아성찰을 전제로 시대를 아우르는 대의(大義)를 추구할 때 평가받을 수 있다.검사들에게서 이런 모습보다는 성주(城主) 앞에서 자신들의 영역을 보장해달라고 떼쓰는 ‘사이비 무사’가 연상되는 것은 기자만의 느낌일까.무사의 존엄은 스스로 만들어가고 지키는 것이다. 정부의 인사를 비판하며 물러가길 거부하는 검사장들과,떠나면서 맺힌 ‘한’을 여과없이 내뱉는 사람들도 무사답지 못하다.다소 억울함이 있더라도 시대가 자신을 원하지 않으면 의연하게 초야로 떠나는 것이 무사의 도리다.왠지 개운치 않은 여운을 남기는 이들을 보면서,서슬이 퍼렇던 시절 소신에 따라 시위학생들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검찰파동에서 흔들림없이 대처한 강금실 법무부장관이 오히려 무사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 학 준 전국부 기자 kimhj@
  • 대구 지하철 참사/“모방범죄 막아라” 긴급 순찰

    대구지하철이 한 명의 방화범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자 서울,부산,인천 등 다른 지역의 지하철 당국은 안전대책을 수립하느라 하루종일 부산했다. 서울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는 18일 참사 발생 직후,모방범죄 등에 대비해 역구내 순찰을 강화하는 등 긴급경계활동에 들어갔다.역내 방송을 통해 거동 수상자나 휘발유 등 위험물질에 대한 신고를 승객들에게 당부하는 한편 객차마다 비치된 소화기의 사용요령과 화재시 대피요령 등을 계속 알렸다. 서울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서울지하철은 열차용 전원과 역사용 전원이 분리돼 있고 급배기시설이 역별로 20여개,터널내 약 500m 간격으로 각각 설치돼 있다.”며 “전동차내 객실마다 소화기를 2개씩 비치했으며 전동차 제작시 객실설비를 불연성이나 방염처리한 것으로 쓰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교통공단은 이날 운전사령실을 통해 부산지하철 전역사와 운행중인 전동차에 ‘거동수상자 신고 및 화재예방 순찰강화’를 지시했다.공단은 지하철 1,2호선 전 역사의 스프링클러와 배연설비 등 소방설비에 대한점검을 벌이는 한편 전동차 객실내 배치된 소화기 등에 대한 긴급 점검활동을 벌였다.또 화재대비 비상대책반을 구성,운전사령실과 소방본부 지령실과의 긴급라인을 개설해 비상사태에 대비했다. 인천지하철공사도 22개 모든 역사에 담당자를 긴급 배치,안전조치 및 현장점검에 들어갔다. 공사측은 이날 오후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모방범죄에 대비한 역 구내순찰 강화를 지시하는 한편 모든 역 승강장에 역무원과 공익요원 300여명을 긴급 투입,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위험물 탐지 등의 작업을 벌였다.또 현재 대합실과 승강장 등에 설치된 방화벽,스프링클러,소화전을 비롯해 전동차내 비치된 소화기의 작동 및 가동상태에 대해서도 일제 점검을 벌였다. 특별취재반 ***””내 불행은 사회탓”” 무차별 테러 18일 오전 발생한 대구지하철 방화사건과 관련,전문가들은 “한국도 더 이상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병리학연구소 백상창(白尙昌·69) 박사는 “한국사회가 거쳐온 급격한 경제·사회변동이 구성원들의 ‘임펄스 톨러런스(사악한 충동을참는 능력)’를 약화시켰다.”면서 “언제 어떤 사람이 이같은 테러를 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백 박사는 범인 김대한(56)씨가 우울증을 앓았던 사실을 거론하며 “우울증을 앓게 되면 판단력이 무너지는 경향이 크다.”면서 “개인의 불행과 불만을 모두 사회탓으로 돌려 분풀이를 하려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신경정신과 전문의 이의종(39)씨는 이번 사건을 “뇌졸중으로 인해 직업인 택시운전을 못하게 된 것이 김씨를 우울증에 빠지게 했고 방화라는 외부공격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이씨는 “‘IMF 경제위기’ 이후 구조조정 등의 과정에서 실직한 남성 가운데 상당수가 우울증 증세를 앓게 됐다.”면서 “정신과적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가 대중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불만을 표출할 가능성도 크다.”고 주장했다. 서울 지하철수사대 관계자는 “지하철을 무대로 한 무차별 방화는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범죄”라면서 “성추행 범죄와는 달리 늘상 일어나진 않지만 언제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순찰요원들에게 대처요령을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황장석기자 surono@kdaily.com ***외신들 보도 AP,AFP,로이터 통신과 CNN,BBC 방송 등 외신들은 18일 대구 지하철 참사 소식을 긴급 뉴스로 전했다.외신들은 ‘100여명 화염에 휩싸여’ 등의 제목으로 사고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특히 지난 95년 도쿄 지하철에서 사이비 종교단체인 옴진리교에 의한 사린가스 테러사건을 겪은 일본은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을 1면 머리기사 등으로 크게 보도했다. NHK는 지하철 방화사건을 긴급 뉴스로 전한 뒤 사상자수가 늘어날 때마나 긴급 뉴스로 속속 보도했다.요미우리 등 대부분의 신문들은 이날 석간 1면과 사회면 기사로 참사 현장과 구조 상황 등을 자세히 전했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구조대원의 말을 인용,“피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며 사건 발생 당시의 긴급한 상황을 전했다.BBC방송도 ‘치명적인 방화가 지하철을 공격했다’는 제목으로 대구 지하철 구조현장을 방송했다. AP와 AFP통신은 대구발 기사를 통해 소식을 시시각각 보도했다.두 통신은 사망자수가 수십명으로 늘어난 것과지하철 객차에서 수십구의 시체가 뒤엉킨 채 발견된 사실을 각각 긴급뉴스로 타전했다.AP통신은 지하철 구내가 유독가스로 가득차 구조작업에 애로를 겪었다고 덧붙였다.AFP통신은 “지하철 지옥의 희생자가 재로 변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미국의 CNN 방송은 구조대들이 지하철 구내에 갇혀 있을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CNN은 사망자수가 급격히 늘 때마다 긴급뉴스를 편성,이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자 인터넷판에서 대구발로 지하철 참사 소식을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이 신문은 사건이 발생하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보도하면서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은 ‘비통한 사연’들도 전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20세기 최고의 경영사상가 피터 드러커

    피터 드러커는 자타가 공인하는 20세기 최고의 경영사상가다.하버드대학 시어도어 레빗 교수는 “모든 경영이론은 드러커의 각주(脚註)에 불과하다.”고 말하기도 했다.경영학은 물론이고 정치,경제,사회,심리 등 광범위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그의 저서는 무려 40여권에 달한다.드러커의 동료이자 제자로 30년간 교분을 맺어온 미국 페이스대학 존 플래허티 교수는 그의 저술과 논문,강연,편지 등을 시기별·주제별로 정리해 한 권의 책(원제 Peter Drucker-Shaping Managerial Mind)으로 엮어냈다.최근 국내에서 ‘피터 드러커-현대경영의 정신’이란 이름으로 번역서가 출간된 것을 계기로 그의 사상을 훑어본다.역자인 송경모(宋炅模·경제학 박사) 한국신용정보 평가연구실장이 드러커의 핵심 사상을 정리했다. 아무도 미래를 알 수 없다고 넋놓고 앉아 있을 수밖에 없다면 이 세상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경영자는 없고 오직 도박꾼밖에 없을 것이 아닌가. 드러커는 권한 위임,학습하는 조직,수평 조직,리엔지니어링,핵심 역량,변화 경영과 같은 영원한 경영학의테마들을 처음으로 제시한 사람이다.저명한 컨설턴트 톰 피터스가 “드러커 이전에 진정한 의미의 경영학은 없었다.”고 말하는 이유다.실로 철학에 있어 플라톤에 비견될만하다.그가 초기에 관심을 가졌던 문제는 ‘기업의 정당성’(Corporate Legitimacy)이었다.기업의 권력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느냐 하는 것이었다.20세기 초 전체주의 사회의 권력이 몰고 온 극심한 폐해를 목도한 그는 새로 떠오른 ‘경영자 자본주의’야말로 전체주의에 대한 대안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경영자 자본주의는 절대적인 선(善)인가.드러커는 그렇지 않다고 봤다.경제적·정치적·사회적 차원에서 정당성을 부여받지 못한 경영자 권력은 결코 선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기업에서 발생하는 모든 부정적인 문제는 기업권력의 여러 속성이 낳은 부작용들이다. 기업권력의 속성이란 재화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자원을 관리하고(경제적 권력),조직의 구성원에게 행동을 명령하며(정치적 권력),자신의 활동을 통해 사회 전체의 삶의 질을 통제하는(사회적 권력) 것을 말한다. 아무리 유능하고 도덕적인 경영자가 운영하는 건전한 기업이라고 해도 언제든지 적대적 인수의 제물이 될 수 있다.이때 노동자,주주,납품업자 등 어떤 잠재적 이해관계 당사자들도 이를 막을 수는 없다.주주와 전문경영자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의 권력적 상충은 언제든지 상호 기만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최근의 회계투명성 문제도 그 일단의 부작용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기업권력의 가장 바깥 자리에 노동자들이 있다.드러커는 20세기에 기업이 사회의 핵심적 실체로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기업 구성원의 대부분인 노동자들이 열악한 지위에 있기 때문에 정당하게 인정받기 어렵다고 말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러커는 당시 온정주의 경영과 노동조합주의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고용과 급여를 포함한 직업 안정성을 도덕적 차원에서 보장하려는 온정주의 경영은 경기순환에 따른 주기적 불황이 불가피한 자유기업 체제에서는 임시방편적인 수단에 불과하다고 했다.마찬가지로 노조운동이 표방하는 이상주의도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봤다.노조가 내세우는 민주주의는 다수의 조합원이 아니라 지도부의 의지에 따르는 허상의 민주주의가 될 가능성이 크고,노조라는 것 자체가 또 다른 권력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그는 일종의 ‘기업 연방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기업을 미국식 연방국가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다.그는 이런 형태의 기업운영이 노동자의 소외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환상은 품지 않았지만 그나마 온정주의나 노동조합주의보다는 나은 대안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1954년 출간된 ‘경영의 실제’를 통해 오늘날 유행어가 되다시피 한 ‘변화경영’(Management of Change)을 선구적으로 소개했다.변화는 과거-현재-미래라는 3개 시간 차원을 중심으로 각각 전통적-이행적-변형적 사업이라는 구체적인 모습을 통해 기업현장에 등장한다고 했다.변화경영은 본질적으로 미래에 대한 대응이다.그러나 인간이 과연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가.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러커는 미래를 어느 정도는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이것이 바로 그가 평생에걸쳐 추구한 ‘무지의 조직화’(Organization of Ignorance)라는 주제였다.가장 흔한 방법은 ‘투영’(Projection)인데,이것은 이미 발생한 과거의 사건을 통해 바라보는 가까운 미래다. 최근에 등장하기 시작한 사회경제적 현상에 대해 경영자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미래의 사업기회가 어느 쪽으로 변화해 갈 지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최근에 등장한 전례없는 현상으로는 국제통화시장의 불안정성 증대,세계 인구집단 분포의 역동적 변화,민족주의와 테러리즘의 위협,저개발국의 기술 흡수력,현대도시의 개화와 삶의 질 향상이라는 의무 등을 들 수 있다.이를 바탕으로 드러커는 진정한 미래의 관리,즉 미래를 발명하는 체계적인 방법론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미 발생한 사건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미래에 예상되는 사업기회들을 나열해 보고 현재로 다시 돌아와 작업하고,다시 피드백을 통해 그 결과를 점검하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무지를 조직화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바로 드러커가 말하는 변화에 대한 체계적 경영이다.아무도 미래를알 수 없다고 넋놓고 앉아 있을 수 밖에 없다면 이 세상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경영자는 없고 오직 도박꾼 밖에 없을 것이 아닌가. 우리는 드러커를 단순한 학자로 규정지을 수는 없다.기업경영의 모든 분야에 대해 너무나도 많은 실무적 조언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는 단순한 컨설턴트 역시 아니다.넘보기 어려운 철학적 예지와 통찰이 그의 모든 글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제도권 학자들은 그가 자신을 닮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를 무시할지 모른다.그러나 그는 결코 정형화할 수 없는 사람이다.그래서인지 저토록 방대한 사상적 족적과 영향력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이즘’(ism·∼주의)의 수식어가 따라다니지 않는 몇 안되는 자유인 중 한 명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것이다. ◆드러커는 누구 피터 드러커는 190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누대에 걸쳐 변호사·의사를 배출한 명문가의 자제였던 그는 10대 시절부터 빈의 지식인들과 자유로운 만남과 토론을 가질 수 있었다.어릴 적 다양한 접촉을 통해 ‘지식을 학습’한 것이 아니라 ‘학습하는방법’을 배웠던 것이다. 드러커는 김나지움(고등학교)을 졸업한 17세에 독일 함부르크의 상점에 견습사원으로 들어갔다.불합리한 제도권 교육에 반감을 갖고 있던 터라 대학진학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이후 증권 애널리스트,신문기자 등을 거친다.일찌감치 다양한 직장생활을 함으로써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신문사에 다니면서 프랑크푸르트대 법학부에 입학,22세에 19세기 독일의 정치사상가인 프리드리히 슈타알에 대한 연구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는다.불연속성의 중요성,절대개념에 대한 거부,권력의 책임성 등 그의 사상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개념들은 슈타알의 영향이 크다.이렇듯 초기의 드러커는 정치철학자에 가까웠다.그러나 제너럴모터스(GM)라는 거대 조직을 연구한 ‘기업의 개념’(1946년)을 출간하면서부터 경영사상가로서 대중적인 명성을 얻게 되고,관심도 기업경영이라는 주제로 확실히 기운다. 언젠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학장으로부터 교수직을 제의받았을 때,비즈니스에 대한 협소한 기술만을 가르치기는 싫다며 거절한 적이 있다.사상적 성향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드러커의 '기업가 정신' 드러커는 기업가는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본다.미래를 꿰뚫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아내는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은 결코 천부적인 것도,창조적인 것도 아니라고 주장한다. 조셉 슘페터 같은 경제학자가 뿌려놓은 ‘기업가’에 대한 이미지,즉 불세출의 천재가 내뿜는 카리스마적 인상을 결코 인정하지 않았다.이는 오히려 기업가 정신에 대한 사이비 개념이라고 생각했다.그는 기업가 정신은 노력을 통해 획득되는,즉 학습할 수 있는 현상이라고 생각했다.이런 주장을 하게 된 배경은 오랜 기업현실의 체험에서 나온 것이다.위대한 착상은 위대한 사업의 충분조건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 오랜 컨설팅 경험을 통해 그가 내린 결론이었다.위대한 착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착상 자체는 결코 위대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범부도 수많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그러나 몇 안되는 진정한 기업가들만이 그 아이디어를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 기꺼이 실패와 학습과 노력을 반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견해다.그는 제너럴모터스(GM)의 알프레드 슬로언이나 제너럴일렉트릭(GE)의 랄프 코디너 같은 위대한 경영자를 통해 ‘다양성을 유기적인 사고방식 하에 통일시키는 것’이야말로 경영자의 진정한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기업을 구성하는 다양한 개별기능들이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역할을 다하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1852년에 세워진 미국의 자동차회사 ‘스투드베이커’는 원만한 노사관계 정립에만 힘을 쏟은 나머지 다른 생존목표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 창립 14년 만에 도산하고 말았다.비슷한 관점에서 기업들이 이윤극대화라는 목표에만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 역시 잘못된 인식이라고 보았다. 그는 또 기업가의 입장에서 진정한 기회를 발견하기 위한 전술로서 다음과 같은 것을 제시한다.즉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의 활용 ▲비즈니스의 이탈 영역에 대한 인지 ▲인구통계 변화의 활용 ▲산업 및 시장구조의 변화 인식 ▲창조적 모방의 지략 ▲일본식 유도(柔道)의 원리 활용 ▲생태적 틈새의 발견등이다. 한국신용정보 송경모 평가연구실장
  • 뮤지컬리뷰/’더 플레이’ 멜로·코미디 뒤섞인 유쾌한 버라이어티쇼

    뮤지컬 ‘더 플레이’(연출 김장섭)는 창작뮤지컬로는 드물게 덩치를 키워가며 흥행에 거듭 성공한 작품.4년 전 대학로의 소극장에서 시작했지만,관객들의 폭발적 호응에 힘입어 이번 겨울 대형 뮤지컬로 되살아났다. 사이버 악당 갓스(김장섭·이계창·유준상)와 인터넷 악동 지니(박은영·노현희)가 벌이는 인터넷 게임이 작품의 큰 줄기.가장 사랑하는 대상에게 최면을 건 뒤 ‘빵’을 다섯번 불러야 깨어나는 첫번째 게임,한 여인을 둘러싼 조직폭력배 보스와 검사의 삼각관계를 소재로 한 두번째 게임,소심한 남자에게 사이비 교주의 능력을 부여하고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지에 내기를 건 세번째 게임 등이 이어진다. 이같이 하나의 극으로 비극적 멜로,풍자코미디 등 다양한 캐릭터와 장르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최대 강점.음악 역시 가스펠을 편곡한 랩·록·재즈·발라드 등으로 각각의 장면을 더욱 풍성하고 유쾌하게 그려냈다. 대형 뮤지컬에 걸맞게 무대세트와 조명도 정교해졌다.사이버 공간을 상징하는 청회색 빛의 거대한 세트와 노란 빛으로 표현되는 평범한 일상의 모습은,현실과 환상의 교차를 효과적으로 잡아낸다.무대 중앙의 거대한 손,천장에서 내려오는 이층 난간 등 에피소드 별로 눈에 띄는 세트를 장치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인터넷 경매,달리는 버스 등 무대에서 표현하기 힘든 부분은 영상으로 처리해 신세대 감각을 살렸다. 무엇보다 소재가 동시대를 사는 우리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호소력이 높다.인기 스타·인터넷·건강을 각각 최우선에 놓고 살아가는 서로 다른 세대의 모습,대화가 단절된 가족,사이비 교주를 통해 본 끝 모르는 인간의 욕망….작품은 이 시대의 일그러진 풍경을 때로는 코믹하고,때로는 묵직하게 펼쳐낸다.배꼽 빠지게 웃다가도 한번쯤은 나 자신과 가족,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것.인터넷 게임을 소재로 했지만 연령에 상관 없이 작품에 빠져들 수 있는 것도 이 덕분이다. 하지만 버라이어티쇼처럼 이것저것 벌여놓아 다소 산만하다.관객 참여를 유도하며 쇼를 벌이는 장면 등은 불필요하게 늘어진다. 지난해 뮤지컬대상 5개부문 수상작.2월9일까지 화∼목 오후7시30분,금∼일 오후 3시·7시30분.코엑스 오디토리움(02)574-1470. 김소연기자
  • 사이비교주에 헌금9억 “신도에 돌려주라” 판결

    종말론을 신봉하는 재단과 교주에게 신도들이 헌금한 돈을 돌려주라는 법원의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지법 민사합의18부(부장 金容鎬)는 20일 천존회 신도 문모씨 등 4명이천존회 재단과 교주 모행룡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들이 헌금한 9억 66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들은 믿음과 신념에 의한 자발적인 헌금행위라고 주장하지만 고의적 불법행위임이 인정된다.”면서 “재단측은 신도들이 교주 모씨에게 속은 것으로 재단의 배상책임을 줄여달라고 하지만 성격이 교주 개인의 재단이라는 점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교주 모씨는 시한부 종말론을 설법하면서 남태평양 마셜군도의 개발을 빙자해 신도 명의로 300억여원을 불법대출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8년형이 확정됐다. 안동환기자
  • [씨줄날줄]기자 고시

    언론인들이 월드컵축구대회 같은 대규모 행사 등을 취재하기에 앞서 주최측으로부터 발급받는 프레스 카드(Press Card))란 것이 있다.주최측에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경기장 입장과 선수 인터뷰 등 각종 취재편의를 제공받기 위한 것이다.언론인 각자의 신분증이 있겠지만 세계각국,혹은 전국 각지에서몰려온 각양각색의 언론인들을 일일이 다른 방식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편의상 만들어놓은 임시 신분증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이 프레스 카드가 언론통제의 수단으로 악용된 적이 있었다.5·16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정권 시절이다.혁명 직후 국가재건최고회의포고령으로 한 차례 언론기관 ‘정화’를 감행했던 박정권은 1972년 철권 통치를 강화하면서 또다시 프레스 카드제를 내밀었다.이 제도는 한마디로 증명서 교부라는 형식을 통해 정부가 모든 언론기관의 종사자들을 관의 통제 하에 두려 한 것이었다.이에 따르면 언론기관의 장이 ‘취재 보도 활동에 적합하다고 인정하는’ 기자의 명단을 작성해 정부에 내면 정부가 이에 의거해프레스 카드를 교부해 주고 1년에 2회 각급 기관에 기자의 명단을 통보해 취재 편의를 제공토록 해 준다는 것이다.명분은 당시에 판치고 있었던 사이비기자를 제거하겠다는 것이었고 형식은 정부의 권고를 받은 언론기관들의 자율 결의를 통해서였다.그러나 이 제도가 실시되면서 중앙 일간지의 지방주재기자 400여명이 자리를 잃는 등 기자들의 집단해고가 이어졌다.취재 편의는커녕 기자실 통폐합,출입기자수 축소 등 국민의 알권리를 위축시키는 조치가 잇따랐다.일부 지방에선 프레스 카드가 이권화돼 언론사주가 보증금을 받고 이를 팔아 넘기는 웃지 못할 부작용이 일어나기도 했다. 원성이 높던 프레스 카드제는 이후 10년이 넘게 존속되다가 1987년 6월항쟁으로 쟁취한 6·29선언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중국 정부가 앞으로 모든 기자들에게 자격 고시를 실시하고 자격증 소지자에게만 취재활동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한다.프레스 카드의 망령이 뒤늦게 중국에서 되살아난 것일까.중국은 북한 등과 함께 ‘국경없는 기자회’가 최근 발표한 언론자유 최하위 국가이다.기자 고시가 곧 마음에 안드는 기자를 제거하기 위한 ‘사상검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그래서 더욱 실감나게들린다. 신연숙 논설위원 yshin@
  • 선택2002/대선중반 판세와 각당 전략

    ※비상걸린 한나라 선거전문가들은 대통령선거전 중반의 판세 점검 결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전국의 표밭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각종 미공개 여론조사에서도 당선가능성과 단순 지지도상의 선두가 다르게 나타나는 등 혼조세가 이어지고 있다.지역별로는 특히 서울·인천·경기를 포함하는 수도권과 부산·경남 및 충청 지역에서 후보간 열띤 각축전이 전개되고 있다. 이는 후보들의 입장에서 보면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아무도 마음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각 후보진영은 아직도 상당수 남아있는 부동표를 흡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한나라당에 비상이 걸렸다.대통령선거가 10여일밖에 남지 않았으나,단순지지도 조사에서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노무현 후보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당직자들은 지난 5일에는 초조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으나 6일에는 다소 얼굴이 펴진 것 같았다.당 관계자는 “5일 저녁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기관의 조사에서 이 후보와 노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지난 3∼4일 조사보다소폭이지만 좁혀졌다.”고 주장했다.다른 관계자도 “단순지지도는 뒤지지만 투표율 등을 감안한 판별분석 지지도는 팽팽하다.”고 거들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선거전략회의에서 “다음주 초에는 역전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서 대표의 이러한 말에는 희망도 섞여있지만,흔들리는계층에 대한 공략에 자신이 있다는 판단도 깔려있는 듯하다.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부산·경남(PK),충청권,20∼30대층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PK에서의 노풍(盧風)을 막기 위해 이날 입당한김광일 전 의원을 긴급 투입,박찬종 전 의원과 투톱체제 가동에 들어갔다.박찬종·김광일 전 의원은 PK지역에서 영향력이 있는 정치인들로 평가된다.이들은 노무현 후보와 ‘미니 민주당’을 함께해 누구보다도 노 후보에 대한약점도 잘 알고 있다는 게 한나라당측의 얘기다. 청와대비서실장을 지낸 김광일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노 후보는 돌출적인 행동과 무분별한 발언으로항상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면서 “인권과 무한도청으로 인권과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김대중 정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비판하지 못한 사이비 인권운동가”라고 비난했다. 충청권 공략을 위해서는 충남 천안 출신인 서청원 대표와 충북 옥천이 외가인 박근혜 선대위 공동의장을 투입했다. 또 자민련 이인제 총재권한대행이 이회창 후보에 대한 지지유세를 할 경우충청권 표를 흡수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결국 충청권 유권자들은 충남 예산이 고향인 이회창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나라당은 하고 있다. 취약계층인 20∼30대 공략을 위해서는 당내 개혁파 의원들이 주축이 된 ‘새물결 유세단’을 활용하고 있다.김덕룡 선대위 공동의장,이부영 김홍신 김부겸 김영춘 의원을 비롯한 개혁적인 인사들을 대학가와 젊은 직장인들이 많은 서울 강남,대학로 등에 투입해 젊은 표를 훑고 있다.새물결 유세단이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젊은 표심 공략에 나서면서 반응도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곽태헌기자 tiger@ ※신중한 민주당 민주당관계자들은 6일 대선 중반전 판세가 ‘낙관적’이라는 점을 감추지않았다.노무현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 안정적인 지지율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그런 가운데 “실수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조바심도 엿보였다. 민주당은 각종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들이 지난 3일 첫 TV합동토론회 뒤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노 후보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와의 후보단일화 효과를 지속시키며 이 후보를 안정적으로 앞서는 추세가 유지됐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일부 조사에서는 오차범위내에서 치열한 접전이 계속되고 있고,충청권에서는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공조로 표심이 흔들리고 있는 데다,전략지인 부산·경남의 지지율 상승세가 주춤한 현상 때문에 긴장감도 늦추지않았다. 정대철(鄭大哲) 선대위원장은 선대위 본부장단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결코 어둡지 않고,해볼 만하지만 자만해선 안 된다.”면서 “나폴레옹의 이야기대로 최후의 5분을 잘 싸우는 사람이 승리자이기 때문에 샴페인을 먼저 터뜨려선 절대 안된다.”고 당직자들을 독려했다. 노 후보 미디어자문위원회는 그러나 ‘노무현 브리핑’이란 정례 보도자료를 통해 “노 후보는 단일화 이후 급등한 지지율이 대선 13일전인 6일 현재까지 계속되면서 이회창 후보와의 격차가 줄지 않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이 도청의혹 문건과 땅투기 의혹을 제기하는 등 폭로공세에 나섰으나 10여일 넘게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같은 판세분석에 따라 남은 유세기간 중 수도권과 부산·경남(PK),충청권 등 마지막 승부처에 유세단 등 당의 화력을 총집중,승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민주당은 이번 대선의 최대 전략지로 떠오른 부산·경남지역 공략은금주말까지 통합21측과 정책조율이 마무리될 경우 개시될 정몽준 대표의 지원유세에 기대를 걸었다. 50대인 ‘노무현·정몽준 공동유세’가 이뤄지면 ‘세대교체’가 쟁점으로부상하면서 노 후보 지지율이 다시 상승기류를 탈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약점보완도 병행하는 모습이다.민주당은 노 후보의 ‘안정적 이미지’ 보강을 위해 총리를 지낸 거물급 인사의 영입이나 지지선언도 추진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또 충청권에서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연대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대책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그리고 지역감정 조장이나 대형폭로전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당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이춘규기자 taein@ ※약진하는 민노당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가 노동계의 실질적인 단일 후보로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노총충남본부(의장 홍재복)는 6일 권 후보에 대한 공식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홍 의장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당선가능성이 있는 한나라·민주당 후보를 찍자는 일부 의견이 있지만 이는 노동자들을 다시 분열시키는 보수정당의 전략”이라며 “이번 대선에서는 노동자들의 꿈과 희망을 위해 권 후보를 찍자.”고 호소했다. 이에 따라 경남·경기도지부 등 지역 지부와 금융노련,금속화학노련 등의산별노조 등 평소 권 후보에 호의적이었지만 분위기를 살피고 있던 노총 지부 및 연맹들도 권 후보로 지지의사를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노총은 지난 대선 당시 국민승리21 후보로 나왔던 권 후보 대신 민주당 김대중 후보를 지지하는 등 민주노총과 묘한 경쟁관계에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노총이 주도하고 있는 민주사회당이 민노당과 노동계 단일후보에 대한 의견을 함께하는 등 양 노총의 협력 분위기가 무르익은 상태다. 나아가 노총 지도부가 ‘누가 노동자 후보인가.’라는 대선 후보 가이드라인을 제시,사실상 권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만큼 노동계의 후보단일화가 이뤄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민노당 노회찬(魯會燦) 공동선대본부장은 “노총이 전례 없이 지지 후보를정하지 않은 것 자체가 실질적인 노동계의 대선후보 단일화를 이룬 발전적의미를 띠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종철(金鍾哲) 대변인도 “TV 토론을 통한 권 후보의 지지율 상승으로 생긴 ‘이제는 우리도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노총 지지선언의 기폭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유봉학 교수, 일제행정구역·문화재 인식비판

    “수원시에는 옛수원이 없고,화성시에는 화성이 없다.” 이렇듯 혼란스러운 상황은 일제시대의 행정구역 설정과 문화재 인식을 오늘날 답습한 결과라는 것이 유봉학 한신대 국사학과 교수의 탄식이다. 조선 정조는 천하명당이라는 옛 수원읍치에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을 만들면서,팔달산 아래 신도시 화성(華城)을 세웠다.그러나 일제는 화성 신도시가 아닌 성곽만 국한하여 수원성이라 명명했고,해방 후에도 수원은 그대로 화성신도시의 이름으로 답습됐다.수원 화성은 결국 정조가 건설한 화성이 아니라 일본사람들의 수원성이고,이것이 문화유산 정책의 현주소라는 것이다. 피상적으로 보면 그런대로 잘 정비된 듯하여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의 모범’으로까지 이야기되기도 하는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도 이런 역사적 의미에 주목한다면 “겉으로는 그럴 듯하지만 실제로는 잘못된 사이비”라고 까지 질타한다. 유 교수는 화성이 우리에게 소중한 의미가 있다면 유형의 문화유산도 문화유산이지만,“건설과정에서 보여준 무형의 정신적 유산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화성성곽이 대부분 훼손됐음에도 원형복원이 가능했던 것도 우리 시대의 역량이나 역사 연구의 결과라기보다는 정조 시대의 철저한 기록문화에 힘입고있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1996년 화성 건설 20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가 진행되던 한편에선만석거저수지를 지방비 326억원을 들여 매립하고,축만제(서호)도 상당부분메웠다. 근대를 향한 조선 후기 농업진흥의 꿈을 담고 농업실험을 행하던 유서깊은터전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게다가 1922년 대홍수로 남수문·북수문이 떠내려가자 일본사람들조차 북수문을 복원했는데,수원시는 남수문을 복원하기는커녕 남수문 터에 복개도로를 내는 ‘만행’을 저질렀다고분개했다. 유 교수는 “주먹구구식 문화재 보존은 후진적 문화의식의 산물이며 우리시대의 구조적 문제”라면서 “문화재의 우수성뿐 아니라 그를 가능하게 했던 배후의 정신적 유산을 인식할 수 있도록 가꾸려는 노력이 선진적 민족문화 건설의 기초”라고 결론짓는다. 유 교수는 이런 내용을,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3일 서울 필동 한국의 집에서 여는 ’문화유산의 가치인식과 활용’세미나에서 ‘세계문화유산 보존 시책의 미명과 허실-수원 화성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발표한다.(02)555-9337. 서동철기자
  • ‘국정원 도청자료’ 폭로 논란/한나라 “”정치 언론인 포함””국정원””사실무근””반박

    한나라당이 28일 주요 정치인과 언론사 고위간부,현직 취재기자 등의 전화통화내용을 문서로 정리했다는 ‘국정원 도청자료’를 폭로해 논란이 일고있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원은 노풍(盧風)이 불거나 한나라당 내부가 어수선했던 때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민주당과 한나라당 핵심인사들의 통화내용을 집중 도청해 정치공작의 자료로 활용해왔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3월8∼28일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김원기(金元基)고문,김학준(金學俊) 동아일보 사장과 모 방송사 사장 등의 통화내용을 비롯,모두 25건을 공개했다. 자료에는 “김원기 고문이 김정길(金正吉) 전 의원에게 ‘3월10일 박지원(朴智元) 당시 청와대 특보에게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본선에서 이인제보다경쟁력이 좋을 것 같다는 분위기가 청와대 내에 조성될 수 있도록 잘 얘기해 놓았음.노무현이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이 좋지 않으냐.’고 문의한 바 김 전 의원은 동감이라는 반응을 보임”이라고 돼 있다. 김 총장은 “노무현 후보 띄우기와 이인제 의원 죽이기를 위해 이 의원 및측근 인사들을 대상으로 그물망식 도청을 했다.”면서 “국정원 내부자료를입수했으나 신변보호를 위해 내부고발자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노 후보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동교동계 인사 등이 총동원돼 만들어낸 ‘대 국민사기극’을 통한 사이비 국민후보라는 게 밝혀진 이상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신건(辛建) 국정원장과 도청 관련자들을 전원 해임·파면하고,도청자료를 정치공작에활용한 박지원 실장 등 정치공작 전문가들을 문책·해임해야 할 것”이라고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정치공세에 불과함을 확실히 밝힌다.”고 반박한 뒤 “출처불명의 문건들을 가지고 정치적 목적으로 국가정보기관의 명예를 훼손한 한나라당 관계자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청와대 관계자는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원기 고문과 이강래(李康來) 의원 등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날조”라고 강력히 반발했다.그러나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과 일부 거론된 기자들은 “전화로 그런 얘기를 한 것 같다.”고 밝혔다. 곽태헌 오석영기자 tiger@
  • ‘사이비 고시생’ 고시촌 흐린다

    고시의 메카인 서울 신림동 고시촌이 최근 ‘사이비(似而非) 고시생’들의 증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이비 고시생’은 싼값에 숙식을 해결하려는 나홀로 직장인과 ‘무늬만 고시생’들인 일부 부유층 자녀들이다. 이들의 숫자가 늘면서 고시촌 주변에는 유흥업소와 당구장,PC방 등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밤이면 유흥가를 방불케 하는 등 면학분위기를 해치고 있다. 15일 신림동 고시촌에 따르면 이 일대 고시원과 독서실은 모두 300여개,고시생은 4만여명에 달하며 이들 가운데 30∼40%가량이 사이비 고시생으로 분류되고 있다. 최근 생긴 원룸형 A 고시원의 경우 방 30개 가운데 12개를,B고시원은 방 60개 가운데 23개를 직장인들이 사용하고 있다. 3년째 행정고시를 준비중인 박모(28)씨는 “신림동 고시촌은 더이상 책장넘기는 소리와 발소리마저 조심스럽던 예전의 고시촌이 아니다.”면서 “최근 2∼3년사이 TV와 에어컨 등이 설치된 최신형 원룸 고시원들이 잇따라 생겨나고 비고시생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C 고시원 총무 김모(27)씨는 “고시촌이 한산했던 지난달 직장인을 입실시켰다가 술에 만취해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고시생들의 항의를 받았다.”면서 “현재는 아예 비고시생은 입주를 시키지 않고 있으며,소란을 피우다 적발되면 즉시 퇴실조치를 한다.”고 밝혔다. 또 값비싼 고급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는 부유층 ‘룸펜 고시생’들도 등장,위화감 조성에 한몫을 거들고 있다. 사법시험을 준비중인 박모(32)씨는 “최근 들어 고급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는 고시생들이 자주 눈에 띈다.”면서 “이들은 주로 전세 6000만원이 넘는 고급 원룸에 거주하면서 1회에 40만원이 넘는 고시 개인과외를 받는 등 매월 수백만원의 돈을 물쓰듯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이비 고시생들이 늘면서 고시촌 주변의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 밤이 깊어지면 고시촌은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유흥가로 변신한다.신림시장에서 신림9동 파출소 사이 50여개의 전문학원 인근에는 한집 걸러 PC방과 유흥업소,당구장이 생길 정도로 유흥시설과 오락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충북 청주에서 고시공부를 위해 상경한 이모(27·여)씨는 “고시촌 주변에 유흥가가 늘어나면서 밤에는 외출하기조차 겁이 날 정도로 주변 환경이 좋지 않다.”면서 “이런 분위기라면 차라리 고향에서 공부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석 장세훈기자 hyun68@
  • [녹색공간] 평평한 논과 비탈진 밭

    올해 늦장마로 고추 농사를 파농하다시피 한 집이 우리 마을에서도 한둘이 아니다.물 빠짐이 좋지 않아 고추 뿌리가 물에 잠기면 어김없이 뿌리가 썩어버린다. 따라서 밭작물은 물 빠짐이 좋은 땅에 심어야 하는데 트랙터와 콤바인으론 밭 갈고 추수하기 편하게 한다고 이른바‘경지정리’라는 것을 해서 아예 못쓸 밭을 만들어버린 게 수두룩하다. 비탈진 밭을 평평하게 만들다 보면 높았던 곳에는 돌덩이 같은 생땅이 드러나고,낮았던 곳에는 겉흙만 잔뜩 모이게 되어 비만 한번 오면 진창이 되어버린다. 우리 동네에서 고추 농사를 아예 망쳐버린 집은 다 밭을 평탄하게 골라서 물이 빠질 자연스러운 비탈이 없어져버린 땅에 고추를 심었던 집이다.우리공동체 젊은 식구와 새벽에 논을 둘러보러 가는 길에 여기저기 말라죽은 고추를 보면서 논과 밭의 차이에 대해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논은 평탄한 것을 으뜸으로 친다.물을 조금만 대도 온 논의 벼가 뿌리를 고루 적실 수 있어야 하고,물 위로 흙이 드러나는 곳이 없어야 풀이 자라지 못하기 때문이다.모를 내기 전에 가운데 갈아놓았던 논에 물을 대 흙이 물기를 흠뻑 머금어 곱게 부스러지기 좋게 한 뒤에 써레질을 해서 땅을 고르는데,이 써레질은 나이 들고 경험 많은 사람이 맡아서 한다.풋내기한테 써레질을 맡겼다가는 논 가운데 산과 계곡이 생겨 벼 뿌리를 말리거나 풀농사 짓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농작물의 성장 조건은 사람 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빚어냈기 때문에 논 농사는 밭 농사에 견주어 수월한 편이다. 그 대신에 논에는 벼만 자란다.추작으로 보리나 가을 감자,양파 따위를 심기도 하나 이 때는 골을 깊이 파서 물 빠짐을 좋게 하거나 비닐을 씌워 키워야 한다.이와는 달리 밭은 물 빠짐을 으뜸으로 친다.따라서 평평한 밭보다 자연스럽게 비탈진 밭이 더 좋은 밭이다.비탈지고 사래가 구불거리는 언덕밭은 거의 다 옛날에 괭이로 일군 것이어서 트랙터나 콤바인이 들어가기가 힘들다.비탈 밭을 갈다가 경운기도 곧잘 넘어가서 가끔 밭가는 사람 다리가 부러지는 일도 생긴다.사람 손으로 일구는 게 자연스럽다.사람 손이 타기 전에 간직한 자연스러움이 살아남아 있어서 밭에서는 논에서와는 달리 벼 한가지만 자라는 대신에 온갖 작물이 고루 잘 자랄 수 있다.밭이 네모 반듯하고 비탈 하나없이 고를 때에는 기계로 쉽게 농사지을 수 있겠다 싶어 탐내지 말고 먼저 물이 잘 빠지는지 살펴라. 자연스러움은 더불어 삶(공생)과 너도 살고 나도 사는 큰 살림(상생)의 으뜸 조건이다.인위적으로 특정한 생존 조건을 갖추어놓고 거기에 맞추어 살라고 하면,살아남은 생명체가 낱낱으로나 떼로나 두드러지게 줄어든다.우리나라 주곡 자급률이 해마다 떨어지는 상황에서 쌀은 그나마 남아돌고 잡곡은 5%도 자급이 안되어 앞으로 틀림없이 맞닥뜨리게 될 식량전쟁과 기근에서 참혹한 고통을 겪게 될 터인데도 자연스러운 삶이 무엇인지 모르는 위정자들과 관료들과 사이비 생명과학자들이 짜고들어 마치 기계화와 생명공학이 농촌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열쇠인 것처럼 떠들어대고 있으니,아,애닯다.이 철없는 생명체들은 비탈에 세울 수 없음이여! 이렇게 자탄을 하면서 올 봄에 못줄을 띄우고 손모를 꽂은 우리 논을 둘러보는데 논 가운데서 어정거리던 백조와 해오라기가 황급히 날아오른다.여덟해째 농약,제초제,화학비료를 뿌리지 않아 되살아난 논바닥에서 살고 있는 우렁이와 미꾸라지를 잡다가 인기척에 놀라 달아나는 것이리라. 윤구병 변산공동체학교 교장
  • [녹색공간] 농촌에 미래 없으면 인류도 미래 없다

    농촌에서 아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다.재잘거리며 뛰노는 모습도 볼 수 없다.젊은이들이 없기 때문이다.현재 농촌에는 과거만 있고,현재도 미래도 없다.노인들만 남아 있고 젊은이도 어린애도 없다.땅에도 미래가 없다.이미 죽어버린 땅이 대부분이고 날마다 제초제로,농약으로,화학비료로 죽어가고 있다.노인들이 날마다 농약통을 짊어지고 살다시피 하는데도,겨울에도 허리를 펴지 못하고 하우스안에서 제철 아닌 딸기며 토마토며 수박이며를 비지땀 흘리면서 길러내는데도 농가소득은 해마다 떨어지고 농협 빚은 눈더미처럼 불어나고 있다. 가뭄에 콩 나듯이 어쩌다 농촌에 남아 있는 젊은 아낙은 생과부가 되기 십상이다.농가소득 보전 차원에서 국가에서 농민을 불러내 취로사업을 시키고 하루에 일당으로 주는 돈이 2만 2000원인데,그것이라도 받고 일하려는 사람은 여자 노인네들밖에 없다.젊은 아낙은 애 때문에 방에 묶일 수밖에 없고 남정네는 시골에 남아 있어서는 처자식을 먹여살릴 길이 없으니 도시로 떠날 수밖에 없다.1980년대까지만 해도 시골에서소 팔고 땅 몇마지기 팔면 자식들 교육은 대학까지 시킬 수 있었다.처지도 이래저래 도시 노동자보다는 낫다고들 했다.그러나 이제 아니다.농민들 처지가 도시 빈민들 처지나 다름없이 되었다. 요즈음에는 도시에서 미화원 자리라도 하나 나면 시골 젊은이들이 가솔을 거느리고 두말 없이 봇짐을 싼다.그러면 적어도 중고등학교까지는 자식 교육 걱정이 덜리기 때문이다.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에서는 농민들에게 재래식 구태의연한 농사법에만 매달리지 말고 국제경쟁력 있는 영농방법을 개발하라고 쪼아댄다.이쯤 되면 후안무치도 득도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주곡자급률이 25%를 밑도는데 주곡 생산에 힘쓰라고 뒷받침할 생각은 않고 벼 농사,보리 농사 때려치우라? 주곡 자급이 없이 경제 자립이 가능하고 정치 독립이 유지될 수 있다고 흰소리치는 사람들은 시정잡배보다 더 소견이 없는 자들이다.아무리 첨단무기로 무장한 강대국 군대가 온 나라를 초토화시킨다 하더라도 원시 무기로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다.그 예를 우리는 소비에트 러시아나 중공이나 베트남에서 보았다.그러나‘사흘 굶어 남의 집 담 넘지 않을 사람 없다.' 는 속담대로 식량을 무기로 해서 벌이는 전쟁에서 굶으면서 싸울 장사는 없다. 국가의 독립을 위협하고 무력증강으로 국가 경제를 거덜내려는 외세와 맞서 싸우려면 식량자급이 급선무다.그런데도 광복 이후로 이 땅의 통치자들은 세치 혓바닥으로는 자주독립과 민생위주를 내세웠을지 모르나 실제로는 늘 농민들 등치고 간 빼내는 일에만 골몰해왔다.그러나 중국에 공산품을 팔려고 어쩔 수 없이 마늘시장을 열 수밖에 없었다는 사이비 애국관료들이 생길 수밖에. 어떤 자들은 엥겔지수가 선진국 수준이라 하며 우리도 문화국민이 되었다고 입발린 말을 지껄여댄다.우리 엥겔지수는 농민착취지수로 보아야 한다. 해마다 도농간의 소득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까닭 가운데 중요한 요인 하나는 터무니없이 싸게 매겨지는 쌀값이다.중국 쌀에 견주어 몇배가 비싸고 미국 쌀에 비해서 얼마나 더 비싸다는 정신나간 소리 하지마라.그런 소리 하려면 중국 가서 살고 미국 가서 품팔아라.더러운 일,힘든 일,사고 많이 나는 위험한 일은 모두 제3세계 노동자에게 맡기고 눈 뜨고 못 볼 노동력 착취도 아랑곳하지 않는 주제에 몇끼 외식비도 안 되는 한달 양식값을 두고 너무 비싸서 값을 더 올릴 수도 없고,더 사들일 여유도 없다? 윤봉길 의사 말마따나 농촌은 인류의 생명창고다.이 창고가 거덜나면 인류전체에 미래가 없다. 윤구병 변산공동체학교 교장
  • [사설] 공자금 비리 철저한 응징을

    대검의 공적자금비리 중간수사 결과를 보면 공자금은 눈먼 돈이었다.적발된 기업가들은 분식회계와 횡령 등으로 불법 및 사기 대출을 일삼다가 회사가 부실해지자 공자금 투입→추가부실→공자금 재투입의 악순환을 불렀다.공자금을 마치 개인금고에 있는 것처럼 썼다.공자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자신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해 수십억원씩 뿌렸다. 더욱이 문제는 그들 중 상당수가 국내 또는 해외에 남의 이름으로 재산을 빼돌렸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국민들은 예전에는 ‘기업은 망해도 기업가는 산다.’고 했는데 ‘이제는 기업이 망하는 것은 물론,국민에게 엄청난 빚을 지우고도 잘 살겠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검찰이 조사한 10여개 부실기업과 금융기관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5조원,이들로부터 환수한 은닉 재산은 370억원 정도다.현재 검찰은 2조998억원의 공자금 손실을 초래한 나라종금이 1차 영업정지처분을 받고도 다시 영업재개 결정을 받은 경위 등에 대해 집중 수사하고 있다.이와 별도로 10여개 기업의 변칙 회계처리 및 횡령 혐의 등도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하지만 검찰의 수사는 이제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추가로 10여개 기업을 조사한다 하더라도 총 공자금의 규모는 10조원 안팎에 불과할 것이다. 외환 위기 이후 투입된 공적자금 156조3000억원의 10%에도 못미친다.더욱 이 그 중 회수가 불가능한 69조원은 국민이 물어야 함을 새겨야 한다.기업의 투명성을 해친 사이비 기업가와 그들을 비호한 정관계 인사들은 끝까지 추적해 일벌백계해야 마땅하다.국민들에게 수십년에 걸쳐 세금을 물게 하는 비리가 다시 되풀이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 [월드컵 다시보기] (1)4강신화의 원동력

    열광과 연대.전국민을 뜨겁게 한마음으로 뭉치게 한 2002한·일월드컵대회가 한국대표팀의 4강신화를 일궈내고 종반을 맞고 있다.이번 월드컵은 경기성적은 물론 사회·문화·경제적 측면에서도 예상을 초월한 성공과 파급효과를 보여주고 있다.각분야의 성과와 그에 이르기까지의 비결 및 과정,앞으로의 과제 등을 분석해 본다. ■‘붉은악마' 신화 창조 안팎 한국팀의 월드컵 신화 창조에는 ‘12번째 선수’로 불린 ‘붉은 응원단’이 큰 역할을 했다.그 원동력을 제공한 ‘붉은악마’는 거리로 쏟아져 나온 700만 국민들을 ‘마술처럼’하나로 묶어 전국을 신명나는 잔치 마당으로 바꿔놓았다. 이들의 열정은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 내재된 ‘레드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붉은악마의 성과는 초·중·고 교과서를 장식하게 됐고,각계 각층의 연구과제로 각광을 받는 등 이미 ‘포스트 월드컵’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한국청소년개발원 최원기 연구위원은 “붉은악마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민주적인 토론을 거치면서 영역을 넓혀 왔다.”면서 “이러한 자생력을 바탕으로 자칫 집단 감흥에 머물 수 있는 응원문화를 성숙한 시민의식의 장으로 승화시켰다.”고 평가했다. 붉은악마는 지난 95년 PC통신 축구동호회로 출발한 뒤 지부와 지회별로 모임을 확산, 13만여명의 회원을 가진 대규모 조직으로 성장했다.회원들은 붉은악마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모임의 방향을 토론하고,자율적인 응원 운동을 펼친다. 이들이 월드컵 기간중에 벌인 ‘Be The Reds 캠페인’은 지난해 12월 출발했다.반우용(30) 부회장은 “‘경기장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국가대표 유니폼과 같은 색깔인 붉은색 옷을 입고 응원을 하자.’는 취지였다.”면서 “그래서 캠페인 명칭도‘The Red Devils’가 아닌 ‘Be The Reds’로 정했다.”고 말했다. 월드컵 개막 이후 붉은악마가 시민들에게 나눠준 ‘Be The Reds’티셔츠가 10만여장이나 된다. 구혜영기자 koohy@ ■대표팀 승리 비결/ 철인 담금질·압박축구 대전환 한국 대표팀이 2002한·일월드컵에서 4강까지 뛰어오를 수 있었던 것은감독과 선수들의 피와 땀을 쏟은 준비,상대의 허점을 꿰뚫은 전략과 전술,협회 관계자들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국민들의 폭발적 성원 등 네 박자가 정확히 들어맞은 결과다. -선수와 감독은 무얼 준비했나- 거스 히딩크 감독은 지난해 1월 선수들을 선발한 이후 기초부터 다시 가르쳤다.프로리그와 일본 J리그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지만 히딩크 감독은 때론 설득하고,때론 강요하며 자신의 지도법을 밀고 나갔다.패싱력 등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경기중 대화,사고력을 증진시킬 것을 요구했다.선수들은 초등학교 선수들에게 얘기할 법한 것들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묵묵히 따랐다. -어떤 훈련을 했나- 히딩크 감독은 ‘한국팀은 체력은 있지만 기술이 모자란다.’는 일반적인 관점과 달리 “기술이 유럽선수의 80%라면 체력은 50% 수준”이라며 체력강화에 훈련의 초점을 맞췄다. 20m 구간을 21단계별로 나눠 왕복달리기를 하는 ‘셔틀 런’을 도입,선수들의 체력을 집중 보강했다.체력 강화의 효과는 연장전을 치른 이탈리아와의 16강전,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거푸 승리로 나타났다. -달라진 전략과 전술- 과거 한국축구는 긴 볼을 찬 뒤 포워드를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제2선의 선수들이 득점기회를 노리는 게 전부였다.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상대 수비진과 정면 승부를 하며 다채로운 공격전술을 선보였다.수비에서도 공격진에서부터 수비진까지의 거리를 좁혀 상대를 좁은 공간에 몰아넣어 공을 빼내는 ‘압박전술’을 구사했다.또 선수들을 한 포지션에 고정시키지 않고 전술에 따라 변화를 꾀하는 ‘멀티 플레이어’로 키워 세계 축구계의 찬사를 받았다. -공로자는 누구인가 한국의 4강 진출에 가장 큰 공로자는 축구인 모두이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의 공헌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정 회장은 히딩크 감독을 직접 영입한 것은 물론 지난해 대표팀이 프랑스와 체코에 잇따라 0-5로 져 감독 사퇴 압력이 거셌을 때 앞장서 비난여론을 막아 오늘의 영광을 있게 했다. 그러나 누가 뭐라고 해도 으뜸 공로자는 월드컵 기간 내내 용광로보다 뜨거운 성원을 한마음으로 보내준 붉은악마와 8000만 한민족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종락기자 jrlee@ ■‘국민 열광원인' 전문가진단 “한국의 ‘붉은 응원’이 없었다면 월드컵의 재미는 반감됐을 것이다.” 한국이 ‘무적함대’스페인을 꺾고 4강 진출의 신화를 창조한 지난 22일 영국의 BBC방송은 길거리 응원을 이렇게 평가했다. 이번 월드컵의 가장 큰 수확은 길거리 응원이었다.길거리 응원은 수백만명이 모여 질서정연한 응원을 했다는 단순한 현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한국인들은 길거리응원으로 답답한 일상의 갈증을 해소했고 세계에 ‘열정의 코리아’라는 이미지를 심었다. 우리 역사상 ‘정치’가 아닌 ‘놀이’를 화두로 세대·이념·지역·성별을 뛰어넘어 공동체에 대한 사랑·신명·열정을 표출한 잔치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무엇이 이토록 신명나는 잔치판을 가능케 했을까.안동대 민속학과 임재해 교수는“잠재돼 있던 민족의 신명이 ‘월드컵’이라는 커다란 놀이판에서 ‘붉은악마’라는 불씨로 인해 발산됐다.”면서 “월드컵이라는 전 세계의잔치가 국민들을 하나로 끌어 모아 공동체를 형성했다.”고 해석했다.‘사이비 잔치’가 아닌 자발적이고 신명나는,진정한 잔치판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서울대 심리학과 최진영 교수는 “한국인에게 월드컵은 근세사의 부정적인 경험을 통해 형성됐던 집단 무의식을 한번에 상쇄할 만큼 큰 에너지를 지닌 긍정적인 사건”이라면서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느끼게 해줬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소중한 경험”이라고 평가했다. 월드컵의 성공이 국운 융성과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돼야 한다는 주장은 다소 근엄한 제안에 그칠지 모르지만 짜릿한 잔치의 경험과 공동체 체험은 한국인의 영원한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 ■심판 한국팀 도왔나 98년 프랑스월드컵 본선 1라운드 한국·멕시코전.전반 초반 선제골을 터뜨린 하석주가 전반 중반 상대 선수를 백태클로 저지하다 심판으로부터 퇴장명령을 받았다.상승세를 타던 한국은 결국 10-11이라는 수적 열세 속에서 1-3으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당시 한국에선 누구도 하석주의 퇴장이 부당한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하지 않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1라운드 한국·포르투갈전.이 경기에서 포르투갈은 전·후반 1명씩 2명이나 퇴장당한 끝에 0-1로 패해 결국 16강 진출이 좌절됐다.포르투갈은거세게 항의했다.“심판과 한국팀이 모종의 음모를 꾸몄다.”이어진 이탈리아·스페인전에서도 마찬가지 반응이 나왔다.이탈리아는 연장전 중 프란체스코 토티가 퇴장명령을 받은 뒤 1-2로 역전패했고 스페인 역시 한국에 유리한 판정 때문에 결국 승부차기에서 패했다며 심판 판정과 관련한 음모론에 불을 댕겼다. 과연 심판 판정은 음모의 냄새가 날 만큼 한국에 우호적이고 편파적이었을까. 영국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지의 축구대기자 랍 휴즈가 해답을 제시한다.“그들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데 대해 희생양을 찾아 헤매고 있다.과감하게 레드카드를 꺼낸 주심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이 대회 이전까지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서 4무10패로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그런 한국에 세계축구의 주류라고 주장하는 그들이 실력에서 뒤졌다고 자인하긴 쉽지 않았을 것이다.‘도저히 질 수 없는 팀’에게 당한 패배를 힐책하는 자국 국민들에게 변명도 해야 했다.판정 시비가 유독 한국전에서만 발생한 것도 아니다.독일이나 브라질도 판정의 덕을 톡톡히 봤다. 그런데도 유독 한국 경기에서의 판정이 문제시되는 건 오히려 개최국이라는 선입관이 작용했기 때문이다.한국도 피해자다. 그들이 바보가 아니라면 4년전 한국선수에게 레드카드를 꺼내든 심판의 판정을 받아들여 패인을 내부에서 찾은 한국을 오히려 본받아야 한다. 곽영완기자 kw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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