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사이비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전과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객실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다섯째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미국산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00
  • 네루 자서전/자와하를랄 네루 지음

    사람들은 흔히 인도 국민의 영웅 네루를 간디에 견줘 이야기하곤 한다. 간디가 종교적 이상주의자였다면, 네루는 사회주의자이면서 동시에 현실을 직시한 뛰어난 정치인이었다. 그런 만큼 네루는 종교적 교의나 이상에 치우치지 않았고, 스탈린식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도그마에 빠지지 않았다. 미국을 비롯한 자본주의 진영의 탐욕에도 물들지 않았다. 네루는 간디의 실천력과 대중투쟁을 이끌어내는 능력을 높이 평가했고 평생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간디의 노선엔 항상 비판적이었다. 간디가 투쟁에 있어서 종교·정신적인 면을 끊임없이 강조한 것과 달리 네루는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사상에 이끌렸다. 인도가 안고 있는 사회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선 사회주의적인 강령을 채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최근 출간된 ‘네루 자서전’(자와하를랄 네루 지음, 정민걸ㆍ김정수 옮김, 간디서원 펴냄)은 인도 초대 총리 네루의 개인적 삶과 함께 1930년대 격변하는 인도의 정치적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북인도 카슈미르 출신의 부유한 브라만 가문에서 태어난 네루는 1916년 간디를 만나 비폭력불복종운동에 뛰어들어 인도국민회의에 참여함으로써 본격적인 정치가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네루는 반영독립투쟁으로 아홉 차례나 체포돼 9년 동안 옥살이를 했다. 이 책은 네루가 1934년부터 1935년에 걸쳐 감옥에서 쓴 것이다. 네루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시킬 수도 있다는 온갖 사이비 교설이 난무하는 국제관계 속에서도 ‘정당한’ 수단을 고집했다. 국제정치에 탁월한 감각을 지닌 네루는 인도를 동서 양 진영의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국가로 여겼다. 민주주의, 사회주의, 통일주의, 비종교주의라고 하는 네루의 4대 정책기조는 인도 정치의 근간이 됐다. 독립국가 인도의 이미지는 곧 네루의 이미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인도는 우리와 다른 무엇으로 어떻게 독립을 일궈냈을까. 이 책은 자주적으로 독립을 이룩하지 못한 우리에게 묵직한 교훈을 안겨준다.2만 95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그룹 ③-삼성전자를 이끄는 CEO들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그룹 ③-삼성전자를 이끄는 CEO들

    삼성전자의 지난 2004년 연간 매출은 57조 6324억원, 영업이익 12조 169억원, 순이익은 10조 7867억원으로(103억달러)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순수 제조업체로는 도요타에 이어 두번째다. 일본의 요미우리(讀賣)신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은 삼성전자의 실적을 경제면 머리기사와 사설 등으로 취급하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전자의 지난해 이익은 마쓰시타(松下)전기, 히타치(日立),NEC, 도시바(東芝), 후지쓰(富士通), 미쓰비시(三菱), 오키(沖)전기 등 일본 10대 메이커의 지난해 순이익 합계 5370억엔(약 5조 3700억원)의 2배에 달하는 것이었다. ●이병철 회장,37년전 “전자사업하겠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고속 성장은 69년 전자업계의 후발주자로 출발할 당시 ‘중복투자’ 등의 비난에 휘말렸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고 이병철 회장은 68년 사돈인 고 구인회 LG회장(이 회장의 차녀 숙희씨가 구 회장의 삼남 자학씨의 부인)과 안양골프장에서 라운딩 도중 전자사업 진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68년 12월30일 창립 발기인은 조우동 동방생명 사장, 손영기(이병철 회장 장남 맹희씨의 장인)안국화재 사장, 이병철 회장, 정상희(이병철 회장 5녀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시아버지)씨, 이맹희(당시 삼성물산 부사장)씨, 김재명(삼성 창업공신으로 이후 동서식품을 설립, 당시 제일제당 사장)씨, 정수창(당시 삼성물산 사장)씨였다. ●윤종용 부회장,“초밥이든 휴대전화든 속도가 생명” 삼성전자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삼성전자의 주요 경영진들에 대한 관심도 점점 커지고 있다. 96년말부터 9년째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윤종용(61) 부회장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그동안 숱한 상을 받았던 윤 부회장은 올 초에도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세계 최고경영자상을 받았다. 그것도 한번이 아니라 2004년에 이어 두번째 선정(Repeat Perfomer)으로 조 후지 도요타 사장, 스티브 잡스 애플컴퓨터 사장, 카를로스 곤 니산 회장 등이 윤 부회장과 함께 연속 선정됐다. 경북 영천 출신으로 경북사대부고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66년 삼성에 입사했다. 윤 부회장은 상무시절인 80년대 중반 잠시 네덜란드 필립스 본사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지만 이건희 회장의 부름을 받고 88년 삼성으로 돌아왔다.VCR와 DVD를 더해 빅 히트를 친 ‘콤보’제품을 탄생시킨 주역이다. 윤 부회장은 오늘날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반도체나, 휴대전화 등을 한번도 맡아본 적 없고 가전부문에서 잔뼈가 굵었다. 스스로도 “나는 비전문가요 ‘사이비’”라고 털어놓은 적도 있다. 하지만 98년 7월 한달에만 무려 1700억원의 적자를 냈던 삼성전자를 오늘날 10조원대 이익을 내는 회사로 만든 데 윤 부회장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윤 부회장은 컬러TV의 재고를 줄이기 위해 수없이 공장 가동을 중단시키던 삼성전자의 고질적인 문제를 과감히 혁파했다.97년말 8조 7000억원에 달하던 재고와 채권을 99년말 5조 2000억원으로 40%나 줄인 것이다.97년 국내 5만 8000명, 해외 2만 5000명이었던 인력은 각각 30%(1만 7400명),40%(1만명)나 회사를 떠나야 했다.120개가 넘는 사업과 제품을 매각하거나, 철수, 분사, 합작했다. 그래서 ‘진정한 혁신가’,‘기술 마법사’ 등 그에게 따라다니는 수많은 별명 가운데서도 ‘구조조정의 달인’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삼성전자 주주총회때 회의 진행을 방해하는 참여연대 관계자들에게 “당신 주식 몇 주나 가졌어? 나도 주주야.”라며 호통을 칠 정도로 솔직하고 거침없는 화법으로 유명하다. 강한 경상도 사투리 억양까지 겹쳐 투박하게 들리지만 간결하다. 윤 부회장을 대표하는 경영 키워드는 ‘스피드’인데 그는 “초밥이든 휴대전화든 모든 부패하기 쉬운 것은 속도가 생명이다.”는 말로 핵심을 잘 설명한다. 스피드에 대한 윤 부회장의 애착은 “돌다리를 두드려 보고도 남이 건너간 뒤에야 건넌다.”던 이병철 회장과 달리 “돌다리가 아니라 흙다리라도 있으면 건넌다.”는 지론에서 잘 드러난다. 윤 부회장은 “우리는 지금 초일류로 가느냐, 추락하느냐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직원들을 다그치는 등 기회 있을 때마다 ‘위기’를 강조한다.1993년 3월 이건희 회장의 제2창업 5주년 기념식사인 “21세기를 앞두고 남은 7년은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살아남느냐 주저앉고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결단의 순간이 될 것이다.”란 말에서 모티브를 빌려 왔다. 이 회장의 ‘선문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는 윤 부회장다운 벤치마킹이다. 아들 태영(31)씨는 탤런트로 활동 중이다. ●황창규 사장, ‘황의 법칙’은 계속된다 경북 월성 출생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마친 이윤우(59) 부회장은 기흥공장장으로 일하던 80년대 중반 일본업체의 덤핑공세와 반도체 경기침체기에도 과감하게 256KD램과 1메가D램 양산 체제를 갖춰 삼성반도체의 신화를 이뤄냈다.68년 삼성전관(삼성SDI)으로 입사했다가 76년 삼성반도체 생산과장으로 반도체와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황창규 사장에게 반도체총괄사장 자리를 물려주고 신설된 대외협력담당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올해 인사에서는 삼성전자 기술총괄(CTO)을 맡았다. 삼성 기술의 총아인 삼성종합기술원도 관장한다. 최형인(56) 한양대 연극영화과 교수가 부인이다. 황창규(52) 반도체총괄 사장은 아직 50대 초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삼성전자 대표 사장으로 거론된다. 황 사장이 총괄사장을 맡은 지난해 삼성반도체는 매출 18조 2200억원, 영업이익 7조 4800억원으로 41%라는 기록적인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삼성전자 전체 이익의 62%가 반도체의 몫이었다. 16메가D램 개발팀장을 맡았고 세계최초로 256메가D램 개발에 성공하는 등 탁월한 연구개발 능력에 언변까지 화려하다. 엔지니어 출신 사장들이 커뮤니케이션에 약한 것과 대조된다. 딱딱한 주제인 반도체로 강연을 하면서도 5분 간격으로 수강생들의 웃음보를 터뜨릴 정도로 센스가 좋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과 마찬가지로 핵심을 정리하는 브리핑 능력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2001년 당시 난드플래시의 강자였던 도시바가 전략적 제휴를 제의해 온 것에 대해 그룹의 의견이 반반으로 갈리자 이건희 회장에게 반대 논리를 펼쳐 결국 제휴를 무마시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난드플래시 세계 점유율 65%로 독보적인 1위를 달렸다. 부산 출생으로 부산고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매사추세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반도체의 집적도는 1년반 만에 2배로 증가한다.”는 인텔 창업자 고든 무어의 법칙을 깬 ‘황의 법칙’(반도체의 집적도는 1년에 2배씩 증가한다)으로도 유명하다. ●이기태 사장, 승부욕이 휴대전화 성공신화로 이기태(57)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감각적인 디자인을 자랑하는 삼성 휴대전화를 책임지는 사령관답지 않게 ‘불도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휴대전화를 벽에 집어 던져 삼성 제품의 튼튼함을 확인시키는 것으로 해외 바이어와의 협상을 시작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95년 3월 구미사업장에서 벌어진 무선전화, 팩시밀리 등 15만대의 ‘불량제품 화형식’을 지켜보면서 다져진 오기 덕분이다. 대전 출생으로 보문고와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73년 삼성전자 라디오과에 입사한 뒤 줄곧 제조쪽에서 일하다가 90년 화상무선기기사업부로 옮기면서 휴대전화와 인연을 맺었다. 승부욕 강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며 사표도 두어차례 냈지만 이건희 회장의 돈독한 신임을 받고 있다. 선비 같은 용모의 최지성(54)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은 강원도 삼척 태생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거쳐 77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85∼91년 반도체 구주법인장을 지냈는데 당시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던 삼성반도체를 ‘007가방’에 가득 싣고 험한 알프스 산맥을 자가 운전으로 넘어 다니며 애걸하다시피 영업을 했다고 한다. 삼성전자 사장단 가운데 유일하게 비서실에서 2차례(81∼85년,93∼94년) 근무해 시야가 넓은 편이다. 이상완(55) LCD총괄 사장은 서울고와 한양대 전자공학과를 마치고 76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반도체분야에서 생산기술·마케팅 등을 담당하다가 93년 걸음마를 뗀 LCD사업을 맡았다. 초창기 아직 세계적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던 삼성 LCD를 팔기 위해 도시바, 소니, 미쓰비시 등 일본업체들을 일일이 직접 만나는 등 개발부터 판매, 품질까지 책임진 ‘톱 세일즈’로 유명하다. 천안공장, 세계 최대 LCD단지인 충남 아산 탕정공장 준공 등으로 LCD사업을 삼성전자의 ‘수종사업’으로 키워 놓았다. 경쟁사 대표의 ‘배신자’라는 비난에 유난히 속상해 하는 등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상운(53) ㈜효성 사장이 친동생이다. 지난해 윤종용 부회장이 직접 맡았던 생활가전총괄 사장으로 최근 부임한 이현봉(56) 사장은 경남 함안출생으로 진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마치고 76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이상현 전 삼성전자 중국본사 사장,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 박양규 삼성네트웍스 사장의 진주고 1년 후배다. 인사부장, 인사팀장 등 주로 인사부문에서 일한 때문인지 중앙인사위원회 자문위원, 중앙노동위원회 사용자 위원 등 외부활동이 많았다.2001년부터 2년간 국내영업사업부장을 맡으며 까다롭기로 유명한 내수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최도석 사장, ‘안방살림’ 꼼꼼히 챙겨 인사, 재무, 기획, 홍보 등 스태프 기능을 총괄하는 최도석(56) 경영총괄 사장(CFO)은 마산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마치고 75년 삼성 재무인력의 양성소인 제일모직 경리과로 입사했다. 이학수 부회장이 당시 관리본부장이었다.80년 삼성전자로 옮긴 뒤에도 줄곧 경리·관리·재경·경영지원 등 ‘안방살림’을 도맡아 왔다. 삼성 사장단 가운데 가장 술이 셀 정도로 화통한 스타일이지만 연 매출 70조원(연결기준)이 넘는 회사의 재무를 총괄하고 있는 만큼 일에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꼼꼼한 편이다. 삼성은 전자-SDI-전기-코닝-코닝정밀유리-테크윈으로 이어지는 ‘전자소그룹’을 유지하고 있다. 전자소그룹의 지난해 본사 매출(코닝·코닝정밀유리는 2003년)은 무려 69조 8897억원, 순이익은 11조 9618억원원에 달했다. 전자를 제외하고 가장 중량감 있는 CEO는 삼성SDI 김순택(56) 사장이다. 72년 그룹 공채로 입사해 제일합섬 소속으로 회장 비서실에서 주로 일했다.92∼94년 삼성전관 기획관리본부장을 지낸 인연으로 96년말 비서실을 떠나 삼성전관에 둥지를 틀었다.2000년부터 5년째 삼성SDI 대표이사를 맡으며 사업구조를 브라운관에서 PDP,OLED,2차전지, 모바일LCD 등으로 바꿔놓았다. ●김순택 사장, 작년 해외출장 거리만 27만㎞ 무슨일이 있어도 신입사원 교육에는 빠지지 않는 데다 신입사원이 부서에 배치된 후에는 직접 이메일을 보내 안부를 묻는다.“기업의 가장 위대한 자산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매년 110일 이상을 현장에서 보낸다. 중국, 말레이시아, 독일, 헝가리, 멕시코, 브라질의 10개 공장을 방문한 지난해 해외 출장거리가 27만㎞에 달했다. 삼성전기 강호문(55) 사장은 경기 부천 출생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이석재(57) 삼성코닝정밀유리 사장이 전기공학과 68학번 동기다. 황창규 사장은 72학번, 권오현 사장(시스템LSI사업부장)은 71학번이다. 첫 사회생활은 금성전선에서 출발했지만 곧바로 삼성전자로 옮겨와 반도체, 컴퓨터, 네트워크 등을 담당했다.2002년부터 삼성전기 사장을 맡으며 삼성전기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큰 키(180㎝)에 미소가 인상적이다. 성균관대 예술학부장인 임학선(55) 교수가 부인이다. 브라운관 유리를 생산하는 삼성코닝은 충북 보은 출생으로 용산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송용로(60)사장이, 세계 최대 LCD유리기판 업체인 삼성코닝정밀유리는 이석재 사장이 맡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와 항공기 엔진 등을 담당하는 삼성테크윈은 삼성물산·영상사업단·삼성생명 대표를 역임한 이중구(59) 사장이 책임지고 있다. 삼성그룹의 ‘IT축’인 삼성SDS 김인(56) 사장은 경남 창녕, 대구고와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그룹 비서실 인사팀장, 호텔신라 총지배인 등을 역임했다. 네트워크, 인터넷전화·국제전화 등을 영위하는 삼성네트워크 박양규(57) 사장은 삼성SDS, 삼성자동차의 설립 작업에 관여했다. ukelvin@seoul.co.kr ■ 삼성반도체 ‘30년 비화’ 삼성은 지난해 12월6일 반도체사업 30주년 기념식을 갖고 2010년까지 25조원을 투자해 누적매출 200조원, 신규 일자리 1만개를 창출키로 했다.12월6일은 이건희 회장이 1974년 사비를 들여 한국반도체 지분 50%를 인수한 날이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한국경제를 먹여 살린다는 평을 받는 반도체지만 출발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본지가 입수한 1992년 삼성그룹 비서실의 보고서 ‘삼성의 반도체 사업’에 따르면 사업 초기 삼성은 기술확보에 애를 먹다 해외업체에 지분을 양보하고서라도 기술을 도입하려 했었다. 이 보고서는 91년 4월 반도체 사업의 어제와 오늘, 문제점 등을 파악하라는 이건희 회장의 지시에 의해 작성됐다. 삼성반도체의 시련은 고 이병철 회장이 일본 NEC의 고바야시 사장을 초빙, 기술지원을 요청했지만 76년 방한한 NEC 엔지니어들이 기술이전을 기피하면서 시작됐다. 선진국과의 기술격차 등으로 반도체가 적자를 면치 못하자 이번에는 이건희(당시 부회장)회장이 미 페어차일드 본사를 수차례 직접 방문, 기술이전을 요청했고 마침내 승낙을 받아냈다. 페어차일드의 요구조건은 삼성반도체 지분의 30%를 내놓으라는 것. 이 회장은 지분을 양보하더라도 기술 이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협상을 위해 미국에 파견된 이모 상무 등 실무진은 “삼성의 기술수준으로는 신기술(당시 페어차일드는 64KD램 개발에 성공)에 도전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려 기술도입이 좌절됐다.79년 더 이상 반도체사업을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이병철 회장은 당시 가전·TV생산담당이었던 김광호(이후 삼성전자 회장을 역임)이사를 반도체로 보내 사업정상화 특명을 내렸다. 당시 강진구 반도체사장은 직원들에게 김 이사를 소개하면서 “만약 김 이사로도 삼성반도체를 살리지 못한다면 더 이상 반도체사업을 계속할 수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강진구 회장은 삼성전자 사장(73∼82년), 삼성전자 회장(88∼92년,93∼98년)은 물론 한국반도체 사장(75∼79년), 삼성반도체통신 사장(81∼88년), 삼성GTE통신 사장(77∼80년) 등을 역임하며 오늘날 삼성전자가 있기까지 많은 공헌을 했다. 김 이사는 대방동과 부천으로 나눠졌던 공장을 부천으로 통합하고 80년말 삼성반도체를 삼성전자에 인수합병시키는 한편 홍콩 시계칩 시장을 집중공략, 전세계 시계칩 시장의 50%를 차지하던 홍콩 시장 점유율을 60%로 끌어 올리며 흑자회사로 변신시켰다. 82년 2월8일 유명한 ‘도쿄선언’으로 반도체 사업 본격화를 선언한 이병철 회장은 부천공장을 대체할 대규모 반도체공장 부지를 물색했는데 후보지로 수원, 신갈저수지 부근, 관악골프장 부근, 판교 부근, 기흥이 선정됐다. 국내외 지질·수질 전문가들과 이 회장이 직접 헬기를 타고 조사한 끝에 12월18일 기흥지역이 최종 낙점됐다. 하지만 당시 기흥은 절대농지에다 산림보존지역으로 공장 설립이 불가능했다. 이에 이 회장과 내무부장관을 역임했던 최치환 반도체부문 사장 등이 정부를 끈질기게 설득,1차로 10만평에 대한 허가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수도권 공장 억제 정책과 땅값 문제 등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의 고민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성석제씨 새 소설집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

    성석제씨 새 소설집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

    장단에 겨워 흥겨운 입심을 뿜어내는 듯한 글쟁이. 성석제(45)는 ‘입담’‘해학’‘농담’ 등 문학의 듬직한 밑천이 되는 수사들을 한몸에 받아온 작가다. 가뜩이나 얇아진 남성 작가층을 대변하는 그의 소임은 그래서 더욱 막중하다. 익살과 재담으로 상징되는 ‘성석제표’ 소설 쓰기의 틀거리 안에서도 그는 꾸준히 의외성과 자기증식을 모색해 왔다. ●주변에 널려 있음직한 인물 등장 새로 묶어낸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창비 펴냄)는 그를 에워싼 수사들이 효력발생 중임을 보여주는 소설집이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이후 근 3년 동안 띄엄띄엄 발표해온 중·단편 9편을 묶었다. 작가는 “2,3년의 세월 동안 잘 논 시간의 소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곧이 듣고 말기엔 작품에 내장된 서사전략은 넘치도록 다양한 차원에서 빛을 발한다. 주변에 널렸음직한 각양각색의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앉힌 화술은 낯익다. 첫 단편인 ‘잃어버린 인간’에서는 작가 자신의 에피소드에서 발아한 듯한 고백적 어투가 먼저 엿보인다. 작중 화자는 잘 나가는 소설가. 재당숙모의 부음을 듣고 찾아간 고향에서 유년시절을 반추한다. 자신이 못 살게 굴었던 재당숙의 아들 쌍둥이가 진작에 굶어 죽었다는 사실에 혼란스럽다. 재당숙모의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하면서도 얼떨결에 초상집을 찾아가는 주인공의 행세에서는 작가의 해학적 기질이 묻어난다. 그러나 사이사이 능청스럽게 풍자정신을 발휘한다.‘잃어버린 인간’에서 액자소설 형식으로 재구성한 재당숙의 삶은 그런 의도다. 이렇다 할 이념도 없이 시류에 떠밀려 사회주의자, 독립운동가로 평생을 외진 곳에서 살다간 재당숙은 현대사가 빚어낸 기형적 산물이었다. 인물의 본질을 까탈스럽게 파고드는 글쓰기 자세는 대부분의 작품에서 엿보인다. 부(富)에 대한 허망한 집착과 욕망을 보여주는 ‘인지상정’, 사이비 예술가와 시골에서 요양중인 화자의 이야기를 얽은 ‘본래면목’, 속물지식인의 태생적 배경을 되짚은 ‘소풍’ 등이 그 계열에 세울 작품들이다. ●작가가 부리는 언어에 윤기가 돌아 작가가 부리는 언어들에는 윤기가 돈다. 예의 사투리 대사체의 운율감, 적당히 희극적인 인물들이 질감을 돋우는 것도 ‘성석제 스타일’이다. 뒤집어, 매번 같은 처방에 내성이 생긴 독자들은 시큰둥할 수도 있을 터. 그러나 표제작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를 대하면 작가의 범상찮은 자기갱신력에 또 한번 기가 꺾이고 말지 않을까 싶다. 리얼리즘을 벗어났나 싶다가도 어느새 시속(時俗)에 푸욱 발을 담그는 듯 다른 결의 이야기들을 교직해내는 솜씨에 감성과 이성이 함께 긴장하게 된다. 데뷔 20여년을 바라보며 “작품에 촉촉한 물기 같은 게 생긴 것 같다.”고 자평하는 작가는 표제작에 새삼 모성의 기억을 쓸어담았다.1920년대 시골마을의 한밤. 길쌈하는 어미와 고전소설 ‘추풍감별곡’을 읽어주는 맏딸이 등장하는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는 실눈을 떴다 감았다 혼몽한 감상마저 떠안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데스크 시각] ‘기독교사회책임’ 갈 길은/김종면 문화부 차장

    중도통합이냐 뉴라이트냐. 최근 출범한 초교파 기독교 비정부기구(NGO) ‘기독교사회책임’이 여전히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다. 기독교사회책임의 고문을 맡고 있는 김진홍 두레교회 목사는 기독교사회책임의 성격을 스스로 뉴라이트(신우파)라고 규정했다. 반면 이 기구의 공동대표인 서경석 조선족교회 목사는 기독교사회책임의 노선은 뉴라이트가 아니라 중도통합이라고 누누이 강조한다. 기독교사회책임을 이끄는 인사들은 그들의 ‘전력’과 상관없이 일단 중도통합을 내세우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인 박득훈 언덕교회 담임목사는 최근 한 포럼에서 “기독교사회책임은 그동안 존경과 신망을 받아온 교계 명망가들과 비교적 젊은 세대가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한기총과 다르지만 주축은 역시 한국 보수교회”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기독교사회책임을 바라보는 제3자의 시각은 대체로 그런 것이 아닐까. 뉴라이트라는 말 자체는 문제가 될 게 없다.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를 옹호하고, 진보와 보수 양 극단이 아닌 ‘새로운’ 보수를 추구한다는데 누가 쉽게 이의를 달겠는가. 하지만 사정은 꼭 그렇지 않다. 뉴라이트 운동권은 현 정권과 사회를 좌파·좌편향으로 단정한다. 뉴라이트 운동의 한 축인 ‘자유주의연대’의 신지호 대표는 “우리는 올드 라이트보다 올드 레프트와의 싸움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정치집단으로서의 이념과 지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기독교사회책임쪽 사람들의 ‘뉴라이트 알레르기’ 반응이 이같은 정치화의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는, 근묵자흑(近墨者黑) 차원의 것이라면 그리 탓할 바도 아니다. 그러나 뉴라이트와 마찬가지로 중도통합 또한 기독교 NGO운동에 어울리는 간판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지난 시절 중도통합이 결국 군사독재를 합리화하는 ‘사이비 통합’으로 전락했던 경험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그것은 회색의 나락으로 떨어지기 십상이다. 말이 좋아 중도이고 통합이지 뉴라이트 못지않게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또 이용당하기 쉬운 게 중도통합론이다. 진정한 통합이란 좌·우 이념의 가운데를 걷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독교사회책임이 굳이 집단의 목소리를 빌려 사회운동에 나서겠다면 기독교적 양심으로 돌아가 무엇이 선(善)이고 공의(公義)인지 가려내, 진실의 편에서 거짓을 매섭게 비판해야 한다. 한국의 기독교는 지난 100여년 동안 유례없는 양적 성장을 이룩했다. 그러나 그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과 사명을 다했는지는 의문이다. 지금 몇몇 대형 교회의 설교장은 정치판을 방불케 한다. 핏발선 색깔론이 난무하고 수구 냉전의 시국성토로 얼룩져 있다. 잇단 대규모 구국기도회나 통곡기도회는 한국 교회의 정치세력화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이런 판국에 출발한 기독교사회책임이 과연 사회를 향해 얼마나 설득력 있는 예언자적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기독교사회책임은 현 시국에 대한 위기의식뿐 아니라, 교회의 복음전파와 사회참여는 기독교인의 의무라는 1974년 스위스 ‘로잔언약’에서 결성의 당위성을 찾는다. 그렇다면 한국 기독교는 교회라는 울타리를 박차고 벌판으로 나아가기 전에 먼저 반성하고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교회 세습과 물신숭배 등 영적 위기를 극복하고 교회간 일치와 연합을 이뤄내는 일이 급선무다. 뉴라이트니 중도통합이니 하는 논쟁은 한가한 것이다. 무익하기까지 하다. 요컨대 기독교사회책임이 금과옥조로 삼아야 할 것은 중도통합이 아니라 ‘탈정치화’다.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한다면 세상이 교회의 빛과 소금이 될 것이라는 어느 목회자의 자조섞인 말이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김종면 문화부 차장 jmkim@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성전을 단장하며/박기호 천주교 서울서교동 성당 주임신부

    9월에 시작한 성전 보수 작업을 이제야 마쳤다. 새로 짓기보다 더 힘들다더니 정말 그런 거 같다. 처음에는 발주를 하려고 업체와 상의하고 준비를 했었는데, 구석구석 손질해야 할 일이 자꾸 생길 게 뻔하고 행여 비용 마찰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걱정되어 직영을 하기로 했다. 신심있고 성실한 교우를 불러서 고쳐가면서 상의하고 결정하기로 하고 무작정 시작했다. 불교에서는 수행자들이 살림에 신경을 쓰지 않기 위해서 건축, 재정 같은 일은 사판승이 전담한다고 친구 스님께 들은 적이 있다. 팔자에 없는 공사 감독을 하고 있으려니 신부가 성당 짓고 돈 걱정하는 것은 할 일이 못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판사판을 분리한 불교의 운영방식이 대단히 현명한 구조인 것 같다. 이제까지 선배 사제가 고생해서 지어놓은 성당에서 손도 안 대고 거저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도 들고 누군가의 노고에 감사했다. 개보수 작업을 마무리해놓고 보니 20년 동안 낡고 너저분한 건물이 깔끔해지고 새로운 분위기를 갖게 되어 청소년에서 노인들까지 모두 좋아한다. 역시 건물도 사람도 가끔은 깔끔하게 단장도 하고 미장원에도 가고 거울도 보고 새 옷도 한 벌 장만하는 일은 삶에 활력소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철거, 토목, 조적, 목공, 석재, 페인트, 집기, 장비와 잡부 구하기…. 참 일도 많았다. 디자인 시대라던가? 설계도 없이 시작한 일이라서 구조건 컬러건 선택하는 일이 같은 비용이라도 기품있는 모양새를 내기도 하고 그렇지 못하기도 한다. 공사라곤 해본 적이 없는 터라 전문가에게 조언을 들어야 하는데, 돈도 안 생기는 일에 매번 아무 때고 그렇게 응해줄 수 없음은 물론이다. 그래서 전문가보다는 목공이건 페인트건 각 분야마다 현장 일을 오래 해온 인부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건축 현장의 인부들은 침묵 속에서 일한다. 어디를 어떻게 고치건 흰색이건 붉은 색이건 감독이 요구하는 대로 칠해주고 돈만 받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놀라운 비밀이 있었다. 내가 진지하게 조언을 구하자 침묵 속에 일하던 사람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말해 주었고 나는 그들의 말을 따랐다. 전문가가 제시했던 것보다도 훨씬 좋은 모양새가 나왔다. 담장을 헐고 낮은 정원석을 놓았는데 돌 쌓는 기술자가 이틀째 날에 말도 없이 나오지 않았다. 조경을 맡은 분이 어쩔 수 없이 보조하는 일꾼과 포클레인 기사와 상의해 가면서 돌을 놓았다. 결과는 기술자가 쌓았던 곳보다 더 아름답게 되었다. 불경스럽게 들릴지 모르나 기술자란 이름으로 일당은 많이 받고 손가락으로 지시만 하던 그가 사이비처럼 느껴졌다. 현장 일꾼들은 항상 설계자와 감독이 시킨 대로 일하고 돈만 받으면 그만이었지만, 그래도 자기 노동이 낳은 모양새에 대한 나름대로의 눈과 평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이제까지 자신들의 생각이 반영될 일도 없고 결정권의 기회도 없었을 뿐이었다. 우리 성당 공사는 노동자의 침묵 속에 닫혀있던 비밀을 풀어 이루었다는 의미를 부여하며 감사한다. 사제로 살아가면서 종교의 전문가로 행세하는 나도 침묵의 눈으로 지켜보고 평가하는 교우들이 있음을 새삼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정치가, 지도층, 전문가 집단들도 정말 전문가로서의 모습을 갖추기에 노력해야 하고, 말없이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비밀의 눈이 있음을 각성하고 존중했으면 좋겠다. 박기호 천주교 서울서교동 성당 주임신부
  • [오늘의 눈] 헤르메스의 ‘얄팍한 술수’/김경두 산업부 기자

    ‘양아치’ 헤르메스를 위한 변명(?) ‘돈 놓고 돈 먹는’ 주식시장에서 양심과 도덕성을 따지는 것은 ‘아마추어’나 하는 일입니다. 법과 규정을 어기지 않은 한 비열하고 치사한 수단이라도 비난을 해서는 안됩니다.‘프로’는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냉정하기 때문입니다. 기회를 포착해 ‘먹이’를 제 때 낚아채는 것이 프로가 할 일입니다. 삼성물산 지분 5.0%를 취득해 300억원 가량의 차익을 실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가 차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특정 언론을 이용했다든지, 시장 교란행위를 했다든지 떠든다면 그들은 아마추어입니다. 그간 헤르메스의 행보를 주시했다면 속내를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헤르메스는 영국의 대표적인 투자펀드로 적대적 M&A(인수합병)를 한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헤르메스가 M&A를 진정 원했다면 5% 이상의 지분을 취득했을 겁니다. 또 신분을 감추려 했다면 5% 미만의 주식을 취득해 조용히 ‘치고 빠지는’ 전략을 구사했을 겁니다. 그러나 5%만 취득한 것은 대주주의 신분을 이용해 ‘단물’을 빼먹겠다는 것입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매각 요구나 우선주 소각,M&A 지원 등은 주가 띄우기를 위한 ‘연막 작전’이었습니다. 이를 놓고 헤르메스가 M&A에 나선다는 예측은 그야말로 ‘묻지마 투자가’의 희망사항입니다. 당신들은 비싼 ‘수업료’를 내고 프로의 실력을 배웠다는 것으로 만족하십시오. 일종의 ‘학습 효과’로 다른 펀드가 비슷한 충격 요법을 쓰더라도 향후에는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헤르메스의 ‘얄팍한 술수’에 비난의 목소리가 큽니다. 특히 기업과 투자가를 갖고 논 것에 허탈감마저 듭니다. 그러나 헤르메스가 놓친 것이 있습니다. 시장의 신뢰입니다. 진정한 장사꾼은 눈앞의 이익보다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줄 상도(商道)를 추구합니다. 헤르메스가 국내에서 앞으로 어떤 행보를 걷더라도 시장은 더 이상 속지 않을 겁니다.‘사이비 프로’인 헤르메스에게 학습효과를 돌려줄 테니까요. 김경두 산업부 기자 golders@seoul.co.kr
  • [시네마 천국]귀여워

    조물주가 요지경 같은 인간세상을 내려다 본다면 끌끌 혀를 차며 이런 역설적인 멘트를 날리지 않을까.“귀엽다, 귀여워∼” 26일 개봉하는 ‘귀여워’(제작 튜브픽쳐스)는 스스로에게 상처를 내며 아득바득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순을 국외자의 입장에서 물끄러미 들여다보는 독특한 영화다. 한 여자를 놓고 아버지와 세 아들이 흑심을 품는다는, 말할 수 없이 불경한 상황설정부터 상식선을 넘어서고 본다. 허물어지기 일보 직전인 낡은 아파트에 ‘배다른’ 아들 셋이 사이비 무당인 아버지(장선우)와 함께 모여산다. 퀵서비스맨인 장남 후까시(김석훈), 출소 뒤 오갈 데가 마땅찮은 한심한 깡패 뭐시기(정재영), 레커를 모는 막내 개코(선우). 아버지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해 개코가 거리의 여자 순이(예지원)를 데려오면서 집안에는 야릇한 기류가 흐른다. 세상의 모든 남자들에게서 사랑받고 싶은 순이는 세 부자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끊임없이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이쯤만으로는 질척한 섹스드라마로 오해하기 십상이겠으나, 의외로 영화는 담백하다. 영화는 마치 ‘이런 캐릭터를 한국영화에서 본 적 있냐?’고 으스대는 듯 별나고 재미난 캐릭터들을 그려내느라 온힘을 다 쏟아붓는다. 순이와 손만 잡고 자는 아버지, 순정한 사랑에 눈떠 고민하는 후까시, 느물느물 애정공세를 펴는 뭐시기, 무심한 척하면서도 순이에게 계속 집적거리는 개코…. 출생에 얽힌 개운찮은 사연들에 대해서는 애초부터 아무런 관심이 없는 인물들이다. 창녀나 다름없는 순이의 캐릭터는 이들 모두를 합한 것보다 더 강렬한 이미지를 뿜는다. 성에 탐닉하는 남자들 사이를 거침없이 떠도는데도 신기하게도 여자에게서는 화끈거리는 욕망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온건한 시각의 잣대로 보면 영화 속 인물들이 엮어가는 에피소드들은 맹랑하고 초라하고 꺼림칙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영화는 가슴 밑바닥을 울렁이게 하는 신통한 재주를 부린다. 거칠고 쓸쓸한 인생들, 그들의 길들여지지 않은 야성(野性)에 조금씩 동정이 실려간다.‘실미도’ 이후 번번이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정재영이 그 어느 때보다 잘 보이는 영화이기도 하다. 장선우 감독의 대표작들을 조연출했던 김수현 감독의 데뷔작.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고교교사 ‘참회의 글’ 화제

    “저에게 돌을 던지십시오.” 대입 수능시험 부정행위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고교 교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교육인적자원부 홈페이지(ww w.moe.go.kr)에 참회의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 22일 자유게시판에 올린 ‘국민여러분 잘못했습니다. 저에게 돌을 던지십시오.’라는 글에서 “입만 열면 경쟁을 외치고, 손만 들면 점수 잘 받는 법을 칠판에 썼고, 원칙과 상식에 어긋나도 ‘괜찮아.’를 반복하며 대학에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는 주절거림으로 아이들을 몰아왔다.”고 고백했다. 그는 “모든 것은 양심과 진실을 가르치지 못하고, 잘못을 잘못이라 가르치지 못했던 이 형편없는 선생놈의 잘못”이라면서 “아이들이나 학부모, 학교에 돌을 던지지 말고 이 못난 선생에게 돌을 던져달라. 피 토하는 심정으로 국민 앞에 무릎 꿇어 사죄드린다.”며 용서를 빌었다. 자성의 목소리는 교육부와 교육 단체들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촉구하는 글로 이어졌다. 그는 “사죄하는 마음 없이 제도개선과 방지대책을 떠들고 있는 교육부가 부끄럽다.”고 질타했다. 전교조와 교총 등 교육단체들을 향해서도 “이권과 특권사수, 철밥통을 위해, 정년단축 철회와 월급 올려받고 성과급 나눠먹기 위해 똘똘 뭉쳐 붉은 띠 휘두르던 그들은 지금 뭐하고 있는가.”라며 “당장 광장으로 달려나와 무릎꿇고 사죄하지 않는 한 사이비 단체이고 사이비 교육자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교사들의 대오각성과 그들을 믿는 국민만이 이 위기를 극복해갈 수 있다.”면서 “이제 정말 우리 교육을 완전히 해체하여 새로운 틀을 짤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따뜻한 부모님 곁을 떠나 차디찬 세상의 창 안에 갇혀 울고 있을 저 아이들의 아픔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저에게 돌을 던지십시오.”라는 참회로 글을 맺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좌파니 사이비니 이념논쟁 말라”

    이헌재(얼굴)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최근 잇따르고 있는 참여정부 경제정책을 둘러싼 이념논쟁에 엄중한 경고메시지를 보냈다.“좌파니 사이비니 식의 소모적인 거대담론을 확대 재생산하지 말라.”는 주문이다.“1차 경고를 했는데도 말을 듣지 않는다.”며 노기(怒氣)까지 드러냈다.특히 참여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졌던 지난 17일의 금융연구원 주최 학술토론회에 대해서는 노골적으로 질타했다. 이 부총리는 18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경제장관간담회를 주재하면서 “금융기관들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마당에 금융연구기관들이 이념논쟁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금융쪽에서 이런 이야기가 자꾸 나와 장관들께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전날 있었던 금융연구원의 학술토론회(‘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정책과제’)를 구체적으로 지목하며 “좌파니 사이비니 하면서 담론을 자꾸 키우면 답은 그런 쪽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금융기관들에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지는 않고 (쓸데없이)거대담론을 끌고 나온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 부총리는 “지난 10일 금융연구원 조찬강연회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말을 듣지 않는다.”며 “금융기관들이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마당에 연구원들이 좀 더 시장의 수요를 정확히 읽고 부응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구체적이고 미시적인 연구에 역량을 집중하라는 주문이다. 일각에서는 의도야 어찌됐든 “참여정부 경제정책은 중도우파”라고 여러차례 공언했던 이 부총리 자신도 ‘이념논쟁 자극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금융연구원의 관계자는 “당시 토론회는 참석자들의 견해일 뿐,연구원의 연구방향과는 무관하다.”고 애써 해명하면서도 “정부 입장에서 거북스러운 내용이 있다고 해도 학술토론회의 다양한 견해는 그 자체로 존중돼야 하는데 이를 문제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18)껍질벗는 중국 언론

    [차이나 리포트 2004] (18)껍질벗는 중국 언론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를 만드는 게 꿈이다.” 중국 중앙텔레비젼(CCTV) 청홍(程宏) 편성국장은 CCTV의 지향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그는 “성장이 최대 목표다.세계화다.어떤 방송국보다 경쟁력 있게 만드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거듭 조바심을 냈다.‘세계는 언론의 ‘그룹화’가 추세인데 중국도 그런 식으로 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희망하고 있다.전세계가 CCTV 방송의 이념에 맞춰 화평·공존하는 원대한 꿈이 있다.”고 답했다. 그의 말은 단순한 소망에 그치지 않는다.중국은 ‘미디어 제국’으로 발걸음을 뗀 지 오래다.신문·출판·방송간 통·폐합 또는 민영화를 통해 대형 미디어그룹이 인위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중이다. 신문사가 방송사를,방송사가 신문사를 자회사 형태로 소유하거나 지분을 나눠갖기도 한다. 미디어 제국화의 선봉에 선 CCTV만 해도 우리의 ‘TV가이드’격인 중국 뎬스바오(電視報)를 발행,신문 형태로서 판매부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미디어 그룹으로는 ‘난팡(南方)그룹’,‘원후이(文匯)그룹’ 등도 선두주자 격으로 꼽힌다. CCTV는 오락,체육분야 등 일부 채널을 민영화할 생각이다.난징에 있는 국영방송국이 3개 채널을 민영화해 프로그램을 본사에 되팔고 있는 방식을 모델로 하고 있다.그럼에도 외국어,경제,클래식,영화,경극,중국의술,전통음악 등 전문 채널의 증가는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80년대초 1개로 시작한 채널은 곧 20여개를 넘어설 전망이다. 디지털 방송에서도 중국의 추격은 거세다.일찌감치 ‘유럽식’을 채택하고,2005년쯤 디지털방송 120개 채널을 확보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디지털 방송을 할 예정이다.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까지 디지털 전환 작업을 완료하는 게 목표다.케이블 역시 2005년에 1억 2000만 가구의 시청이 예상된다.이에 걸맞게 미디어 광고시장도 이미 세계 4대 규모를 갖추고 있으며 시장은 계속 확장될 전망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CCTV가 ‘뉴스’에까지 의욕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사회주의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뉴스 보도’ 분야에까지 승부를 걸겠다는 얘기다. 목표는 미국의 CNN이다.청홍 국장은 나아가 “모든 국가에 (CCTV의) 보도국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CCTV는 지난해 24시간 방송 뉴스채널을 만들었다.일단 전세계 화교를 포함한 전체 중국어권 인구가 1차 시청 대상이다. ‘뉴스 영향력의 요체는 공정성에서 나오는데,자신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미국 방송이 이라크를 악이라고 보도했을 때도 ‘후세인에게 살상무기가 있다.’고 했을 때도 우리는 중립 위치에 있었다.북한 핵무기에 대해서도 우리는 남·북 어느쪽에 치우치지 않았다.”고 답했다. ‘뉴스의 질(質)’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신문 쪽에서도 나타난다.정부가 먼저 내린 것이긴 하지만,“‘실재와 군중과 민생에 접근하라.’는 ‘지침’이 취재 현장의 분위기를 바꿔놓고 있다.”고 인민일보의 리우따바오(劉大保) 편집주임은 전했다. 중국이 ‘사이비 기자’를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 기존의 기자들을 대상으로 ‘기자 고시’를 치르게 하고 합격자만 기자증을 내준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부분이 있다.“인민일보를 비롯한 유력 신문사들은 ‘사이비 기자 신고센터’도 운용하고 있다.”고 리우 주임은 소개했다. jj@seoul.co.kr ■ 中 “신문은 돈되는 사업” 판촉·증면 경쟁 불붙어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에도 ‘자전거 일보’? 최근 베이징에서 새로 창간된 파즈완바오(法制挽報)는 신문 구독자에게 음료수를 돌려 화제가 됐다.아직 자전거까지 주는 곳은 없지만,경쟁지들은 구독료 할인 등으로 맞서고 있다고 한다.신문 시장이 본격 경쟁시대에 돌입했다는 방증이다. 어떤 일간지는 일반인 투고가 채택되면 원고료를 주고 있다.건당 500위안(7만 5000원 가량)이라 하니 적은 돈이 아니다.기자간에는 특종 경쟁이 치열하다.“특종기사를 쓰고 나면 회사 내부적으로 1000∼2000위안(15만∼30만원)의 상금이나 보너스가 지급되는 곳도 있다.”고 한 관계자는 귀띔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발행되는 이른바 ‘도시신문’간의 증면 경쟁이 불붙으면서 일간지 면수가 60∼70면에서 최대 150면까지 되는 신문도 생겨났다. 신문사업은 중국에서 ‘돈이 되는’ 사업이다.국무원 신문판공실의 양양(楊楊) 부국장은 “부동산,오락산업과 함께 신문이 3대 산업으로 꼽힐 만큼 돈버는 사업”이라고 전했다.이는 “엄청난 독자 수와 빠른 경제성장 덕분”이다.90년대 들어 생겨난 ‘도시 신문’은 기관이 아닌 개개인의 구독이 늘어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해 왔다.2002년 통계로 일간지는 전국적으로 2137개나 되고 이 가운데 200만부 이상을 찍어내는 곳도 여럿이다.주간·월간지 등 잡지사는 1만여개로 추산된다. ‘보통 신문’과의 경쟁을 거부하던 ‘권위지’ 인민일보가 가판대에 나오기 시작한 건 중국 신문시장이 어떤 변화속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사회과학원 신문·전파연구소 탕쉬쥔(唐緖軍) 주임은 ‘자전거 일보’에 대한 규제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 “경쟁은 당연한 것 아닌가.전혀 그럴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jj@seoul.co.kr ■ [기고] 언론, 정부 선전 탈피… 경쟁 본격화 1978년 개혁 개방 이후 중국은 여러 분야에서 천지개벽이 일어나고 있으며 언론도 예외가 아니다.현재 중국은 방송TV의 경우 78년과 비교,16배가 늘어난 1969개,신문은 11.4배인 2119개이다.출판도서는 19만종이고 총 인쇄는 66억 7000만부에 달한다. 통계 숫자는 단지 표면적인 것이고 가장 큰 변화는 ‘생존방식’의 변화이다.개혁 개방 이전 계획경제체제에 따라 언론도 사회공익성 조직으로 국가가 경비를 제공하고 이윤을 추구하지 않았다.신문의 경우 사실상 국가의 돈을 받고 국가를 위해 선전사업을 하는 편집 기구일 뿐이었다. 현재 대부분의 언론은 정부 재정에 의거해 운영하던 방식을 마감하고 자신의 노력에 의해,경영,이윤 손실을 자체부담하고 법에 의해 세금을 내고 있다.세계 대다수 국가와 같이 중국의 언론업도 주 수입원은 광고다. 지난해 중국 광고업의 영업총액은 1078억위안이고 TV 광고는 총액의 23.64%,신문광고는 22.53%를 차지했다.중국 언론도 돈을 버는 산업으로 변화됐음을 의미한다. 언론 생존방식이 변화됨에 따라 언론간의 경쟁국면으로 진입했고 경쟁은 중국 언론의 발전을 촉진하고 있다.언론도 다양해지고 기능도 대민 서비스를 중시한다. 신문사의 경우 중국법에 의하면 신문을 출판하는 유일한 합법 기구이며 신문사를 세우려면 반드시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때문에 신문사는 정부나 당의 조직인 동시에 정보교류의 통로이자 사회의 공유자원이다. 적어도 형식상에서 독립해야 하며 이렇지 않을 경우 공정성을 보증할 수 없다. 이윤창출을 위한 경제활동에도 참여해야 한다.결과적으로 선전기관,사회공공 서비스,경제조직 3가지 기능이 엇갈리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정은 수년전부터 언론의 체제개혁에 착수한 상태다.체제개혁에서 반드시 공익성과 경제성을 고려해야 하며 공익성 문화사업은 인민의 기본문화 수요를 보장하며 경영성은 완전한 시장 개방과 자주적 경영,공정경쟁 등 경제수익 최대화가 관건이다. 신문분야는 당정부문 개혁을 진행하고 있고 행정권력의 압력을 없애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관리와 운영의 분리도 주요한 개혁 방향이다.신문사를 편집과 경영으로 나누고 경영부문은 기업으로 전환,자주경영을 위한 기초를 만들고 있다. 방송 TV의 경우 제도와 방송을 분리하는 개혁을 진행 중이다.TV 언론의 프로그램생산 시스템과 방송시스템을 나누어 운영하는 것이다. 국제적 경쟁을 역량을 키우기 위한 개혁도 진행 중이다.90년대 중반부터 정부 주도로 미디어 그룹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현재 미디어 그룹은 85개로 신문이 39개,방송 18개,출판 14개,발행 8개,영화 6개 등이다. 이들 그룹은 언론산업을 통해 민족문화를 발전시키고 다국적 언론그룹과의 경쟁에 대비하는 주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 중국 정부도 최근 관련 정책 법규를 정비해 해외 합작 영역과 방법,운영 등 세부사항을 규정했다.중국 언론과 세계 언론과의 합작이 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탕쉬쥔 中,사회과학원 신문硏·언론발전연구센터 주임
  • [시론] ‘제2 유영철’ 막으려면…/백상창 한국사회병리연구소장 신경정신과 전문의

    희대의 연쇄살인을 저지른 유영철은 고교 2학년 시절부터 절도 등 각종 죄목으로 감옥을 드나들었다고 한다.그의 성장 과정과 범행 수법을 보면 범행동기도 짐작할 수 있다. 유영철의 잔혹한 범행은 그가 걸어온 세월 속에서 축적된 각종 스트레스로 감당할 수 없는 분노(Unbearable Anger)가 생겨난 결과이다.정신구조 안에 생긴 극도의 분노가 내부로 향하면 ‘아파트에서 투신하기’‘한강에 몸던지기’같은 자살로 나타나고,외부로 표출되면 살인 등의 극단적 범죄현상을 낳는다. 살인을 반복하면 에리히 프롬이 말하는 네크로필리아(Necrophilia·시신에서 성적 만족을 느끼는 사간증·死姦症) 증상이 나타나 살인과정에서 묘한 병적 쾌감마저 느끼게 된다.유영철이 보인 냉소적 언행,살인을 반복하면서 드러낸 치밀한 태도 등이 그렇다. 그는 하필이면 부자와 여인을 골라서 ‘묻지마’ 살인을 했다.여기에는 자신의 불행을 남의 탓으로 돌리려는 투사(投射)와 자기합리화의 심리적 메커니즘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그런 불행에 빠진 원인을 ‘자기 탓’이 아닌 ‘부자들’과 ‘기득권층’에 있다고 믿는 논리적 비약과 왜곡된 사고를 가지게 됐기 때문인 듯하다. 이 것은 비단 유영철뿐 아니라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널리 자리잡고 있는 ‘사이비 마르크스주의’적 발상과도 관련성이 없지 않다.우리 사회에는 잘사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여전히 자리잡고 있다.돈 잘 버는 기업가는 나쁜 사람이라는 왜곡된 증오심을 유영철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이 희대의 살인행각을 보면서 우리는 어떤 처방을 찾아야 하는가. 첫번째는 지난 40여년동안 달려온 근대화와 민주화의 부작용을 냉철하게 진단할 때가 되었다는 점이다.서양을 급속도로 모방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물질중독증과 쾌락주의 문화,전통윤리의 실종으로 인해 모든 상대를 단지 ‘이용할 물건’쯤으로 보는 자기중심주의,모든 분노를 기성세대·기득권층·부자·지배층에 뒤집어 씌우는 각종 운동·투쟁에 대해 깊이 반성해 볼 일이다. 두번째 처방은 유영철이 썼다는 시(詩)에도 나타났지만 건강한 가정과 따뜻한 모성애를 회복하는 일이다.범인이 아무리 좌절감을 겪었다 해도 두 차례에 걸쳐 여인들로부터 버림받지 않았다면 이런 범죄행위를 하지 않았을지 모른다.오늘날 한국사회에서는 물질적 풍요나 인권 신장의 이면에 부부갈등이 급속히 악성화되고,‘민주화’이래 이혼율이 급상승하고 있으며,아버지다운 아버지와 따뜻한 모성애를 주는 어머니상이 점차 사라지고 있음을 필자는 지난 38년동안 가정법원의 법창에서 보고 있다. 세번째 처방은 우리가 어떤 시련과 좌절이 와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데 있다.학교 성적이 떨어졌거나,남보다 작은 아파트에 살거나,부모가 미천한 삶을 사셨다고 해서,우리는 자신의 존재의미를 낮추거나 무시하지 말 일이다.각자가 태어남을 감사하고,인생의 목표를 세우며,꾸준히 거북이처럼 정진하고,뜻을 이룩하는 길로 노력할 일이다. 이런 의미에서 재소자들에게는 직업훈련,규칙지키기 훈련 못지않게 본능적 충동 억제하기,현실 판단하기,조화로운 대인관계의 기술,그리고 사명의식을 갖는 윤리의식의 함양 등 인격 재구성의 교육이 도입되어야 한다. 근세사의 와중에 어지럽게 변화를 겪어온 한국인의 민족적 자아동일성을 되찾고,새로운 사회윤리를 세우며,소외·분노·절망에 빠지는 사람이 없는 사랑의 풍토를 회복하는 일이 시급하다. 백상창 한국사회병리연구소장 신경정신과 전문의
  • [연극리뷰]‘선데이 서울’

    막이 오르면 신발을 양손에 꼭 쥔 세명의 남녀가 무대 중앙에 서있다.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최후의 안식처를 찾아 수직낙하를 감행하려는 이들의 얼굴 위로 절박함과 서글픔이 어지럽게 교차한다.누구보다 열심히 살려고 발버둥쳤으나 번번이 세상으로부터 차갑게 거절당했던 잡초 같은 인생들이 택한 종착역은 안개처럼 아련하고,애잔하다. 연극 ‘선데이 서울’(연출 박근형)은 이처럼 비극적 결말을 미리 관객앞에 던져준 뒤 이들이 이 자리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거슬러 보여준다.사이비종교에 아내를 빼앗기고,냄비 세일즈를 하다 빈털터리가 된 병호(김영민),병든 아내의 수술비 때문에 보험사기를 생각하는 택시기사 종학(신덕호),그리고 옌볜 출신 술집여자로 종학을 사랑하는 정자(배두나).이들이 엮어내는 이야기는 때론 우스꽝스럽고,때론 눈물나게 슬프다.믿기 어려울 정도로 엉뚱하고,슬픈 사람들의 얘기가 많이 실렸던 70·80년대 동명의 대중잡지 속 주인공들처럼. 영화감독 박찬욱·이무영이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연극은 마치 한컷한컷 빠르게 교차편집된 영상을 보듯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냄비 세일즈 교육을 받는 병호와 휴거를 믿는 광신도 집단,사랑을 나누는 종학과 정자를 빠르게 오가던 극은 한조각의 희망조차 품지 못하게 된 세 사람이 마침내 예정된 결말을 받아들이는 수순을 조용히 따라간다. 녹슨 셔터를 활용한 무대는 삶에 지쳐 날카롭게 각진 주인공들의 내면과 사회의 냉담함을 동시에 드러낸다.차가운 금속성 소음을 내며 셔터가 여닫힐 때마다 마치 세상이 이들을 벼랑끝으로 한발한발 밀어내는 듯한 착각에 몸서리가 쳐진다. ‘청춘예찬’‘대대손손’ 등 평범하지 않은 주변부 인물들의 삶에 온기를 불어넣어 많은 관객들의 감동을 이끌어냈던 연출가 박근형은 이 작품에서도 그만의 독특한 정서를 만들어내는 여러 장치들을 끼워넣었다.그중에서도 정자가 컵라면을 꾸역꾸역 삼키며 병호에게 종학의 보험사기 계획을 털어놓는 대목은 관객의 가슴을 짠하게 하는 명장면이다. 첫 연극 데뷔에 제작까지 맡아 화제가 된 배두나는 감정의 이완과 팽창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데는 아직 익숙지 않아 보였으나 욕심내지 않는 편안한 연기로 비교적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렀다.하지만 일부 배우들의 겉도는 연기는 극의 흐름을 끊어놓는 단점으로 지적될 만하다.8월15일까지 대학로 정미소극장(02)3672-6989.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종교단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는 29일까지 분당 소재 새벽교회 평화센터에서 ‘디지털영화-예수의 생애’를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티에폴로의 ‘최후의 만찬’,고갱의 ‘황색의 그리스도’,렘브란트의 ‘젊은 그리스도’ 등 원본을 디지털로 실사 출력한 총 30편의 작품이 전시된다. ‘북한 공작원 깐수 사건’으로 잘 알려진 정수일(70·일명 무하마드 깐수) 전 단국대 교수가 29일 오후 6시30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혜초스님을 주제로 강연한다.‘한국인 최초의 세계인! 혜초 스님’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정씨는 동양인으로는 처음 아랍 제국에 발을 디딘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의 저자 혜초 스님의 행적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인권위원회는 7월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5가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문제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한다. 정우겸 목사의 사회로 이석태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회장)와 정종훈(연세대)교수가 양심적 병역 거부를 찬성하는 입장에서,맹용길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와 최삼경(한기총 이단사이비문제상담소장)목사가 반대편에 서서 토론을 펼친다.˝
  • [씨줄날줄] 솜방망이/우득정 논설위원

    지난 2002년 반부패국민연대는 9월의 부패뉴스 1위로 ‘비리공무원 처벌 솜방망이’를 선정했다.법무부 국정감사 자료에서 서울지검의 전체 기소율 49.7% 중 국가보안법 위반사범은 55%,폭력사범은 42.9%인 반면 공무원이 저지른 뇌물알선수재죄의 기소율은 9.6%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이런 탓에 네티즌들은 우리나라의 법은 약자가 아닌 강자의 보호막일 뿐이라고 비아냥거린다.‘솜방망이 처벌’ 이면에는 ‘유권무죄 무권유죄(有權無罪 無權有罪)의 뿌리깊은 불신이 깔려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법관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단어가 ‘솜방망이’다.솜방망이 법관은 ‘돌팔이’나 ‘사이비’정도의 모욕으로 받아들여진다.법관들의 항변은 이렇다.국민의 감정이 아무리 들끓는다 하더라도 법관은 법률과 증거에 의거해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그래서 1차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는 상대가 검찰이다.검찰은 추상같이 단죄했다고 주장하지만 막상 공소장을 검토해보면 검찰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빠졌거나 미흡한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말하자면 검찰은 마치 정의의 사도인 양 나팔 불고 나면 법원만 덤터기쓰게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국민의 눈에는 오십보백보다.민주주의의 수호자로 자처하는 미국에서도 죄목은 같을지라도 백인보다는 흑인이,부자보다는 가난한 사람이,배운 사람보다는 못 배운 사람이 월등히 불이익을 받는다는 사실이 통계로 입증되었다.오죽했으면 법원과 검찰 앞에서 열리는 시위 현장에 ‘노동자에게는 쇠몽둥이,사업주에게는 솜방망이’라는 플래카드가 단골로 내걸릴까. ‘쓰레기 만두’에 ‘쓰레기 김치’가 우리 식단을 어지럽히면서 솜방망이 처벌이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행정관청부터 수사기관,법원에 이르기까지 악덕업자들을 숨기고 감싸는 인정을 발휘한 덕분에 서민들의 자녀들만 언제 식중독에 감염될지도 모를 지경이 됐다.그럼에도 또 그 법률 타령이다.마음같아선 삼족을 멸하고 싶지만 법률에 면봉으로만 치라고 돼 있단다. 봄이면 해바라기를 10분의 1쯤 축소한 듯한 타원형의 노란꽃이 저지대 습지를 수놓는다.꽃 주위를 흰 털이 감싸고 있다고 해서 솜방망이다.더 이상 솜방망이를 욕되게 하지 말자.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 찬반 회견·집회 잇따라

    ‘양심적 병역거부는 무죄’라는 법원 선고를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리는 관련 단체들이 기자회견과 항의집회를 갖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조속히 대체복무제 마련해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주노동당 등 36개 단체로 구성된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는 24일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양심적 병역근무자를 위한 대체복무법안을 마련해 17대 국회개원에 맞춰 입법청원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판정하기 위해 독립적 지위의 대체복무위원회를 설치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자체 법안도 제시했다. 이들은 종교적 신념 말고도 평화운동 등 윤리적 사유도 포함할 것,대체기간은 현역 사병에 준하거나 1.5배 수준으로 할 것,사회복지시설·병원·장애인보조·환경보호 등의 분야에서 근무토록 할 것,대체복무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사면복권할 것 등을 주장했다. 2002년부터 초안을 만들어 온 국민대 법학과 이재승 교수는 “6,7월 국회의원과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토론회,공청회를 거친 뒤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석태 민변 변호사는 “헌법재판소가 2년이 넘도록 계류 중인 현행 병역법에 대한 위헌심판제청에 대해 조속히 전향적 판결을 내릴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누가 군대에 가겠느냐” 반면 재향군인회 회원 400여명은 이날 오후 군복 차림으로 판결이 있었던 서울 남부지법 앞에서 무죄선고를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이들은 ‘국방의무 팽개치는 사이비 판사 각성하라’,‘수백만 호국용사 분노한다’라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정일훈 재향군인회 안보부장은 “신성한 국방 의무를 종교적·양심적으로 거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650만 향군과 60만 국군 장병의 이름으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규탄 발언을 하던 이봉주 해병대 전우회 서울연합 사무처장이 “선배들에게 부끄럽고 볼 면목이 없다.”며 회원 50여명과 함께 무릎을 꿇었다.세살배기 외손자에게 군복을 입혀 데리고 나온 김용래씨는 “앞으로 도대체 누가 국방을 맡을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
  • [사설] 총체적 부패 드러낸 폐기물 불법매립

    포천 폐기물 불법매립 사건은 업자와 공무원,경찰, 시민단체,사이비 언론까지 합세한 우리 사회의 부패 구조를 총체적으로 보여 준다.명예환경감시위원이라는 감투를 쓴 주민이 폐기물 업체에서 수년간 돈을 뜯고,환경담당 공무원이 카드빚을 갚아달라며 수천만원을 요구했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이런 비리가 4년 동안이나 지속돼 왔다는 것은 아직도 사회 전반에 비리불감증이 만연해 있음을 입증한다.새 정부 들어 공직사회나 언론이 자정노력을 기울여 권력형·이권형 비리가 크게 감소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사각지대가 널려 있는 것이다. 폐기물에서 나오는 독성 물질은 결국 취수원인 강물로 흘러들어 생명을 위태롭게 한다.또 수생식물을 폐사시켜 생태계 파괴라는 자연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그동안 수질 개선에는 엄청난 예산과 인력이 투입됐다.그럼에도 목표한 만큼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지천 주변의 폐기물질 불법매립과 방류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탓이라고 하겠다.감시자와 피감시자가 한통속이 되는 뇌물사슬이 있는 한 환경보전정책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다. 어디 포천뿐이겠는가.이번 사건을 계기로 당국에서는 전국의 환경감시체제를 전면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검찰과 감사원은 환경을 감시하는 관련 공무원과 지역 경찰관,사이비언론들의 비리를 대대적으로 파헤칠 것을 촉구한다.나아가 사법부도 환경·뇌물사범에게 법정 최고형을 선고하는 등 일벌백계원칙을 확립해야 한다.이들을 벌금형이나 집행유예형 정도로 처벌해서는 같은 범죄의 반복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 폐기물 불법매립 ‘뇌물 악취’

    경기 북부지역 취수원인 한탄강 지류 옆에 폐기물을 멋대로 묻어온 업체와 이를 눈감아주거나 협박해 거액을 뜯어낸 공무원과 사이비기자,환경감시원,주민 등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부장 이중훈)와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는 6일 염색폐수 찌꺼기 4만 6000t을 무단매립한 ㈜신북환경개발 대표 최모(64)씨 등 4명을 폐기물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불법을 묵인해주고 금품을 받은 포천시청 이모(44) 계장 등 공무원 6명과,업체를 협박해 돈을 뜯어낸 S환경신문 김모(61)씨 등 사이비기자 3명,명예환경감시원 김모(50)씨,마을이장 조모(45)씨 등 15명을 적발해 이 가운데 4명을 구속기소했다. ㈜신북환경개발이 불법매립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염색공장 폐수처리 찌꺼기로 벽돌을 만들 수 있다며 경기도 포천의 한 사업장을 인수해 포천시청으로부터 재활용업체로 허가받았다.그러나 찌꺼기의 벽돌 재활용은 애당초 불가능했다.4년여 동안 포천과 동두천,연천 일대의 염색공장 수십곳으로부터 11t트럭 한 대당 50만원씩,모두 4만 6000t의 찌꺼기를 넘겨받아 사업장에 불법매립했다.매립지가 부족하자 사업장 주변 2000여평의 임야에 무성하던 나무도 마구 베어냈다. 검찰은 “한탄강과 연결된 포천천과 매립장과의 거리가 10m에 불과하지만 침출수가 제대로 빠지지 않아 굴삭기조차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로 주변이 수렁상태로 변했다.”고 밝혔다. 불법매립 규모는 5m 깊이에 9000평.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4개를 합쳐놓은 넓이에 아파트 2층 높이다.검찰은 “폐기물 무단매립 적발 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포천시는 30여억원을 들여 원상복구하기로 했지만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오랫동안 불법매립이 이뤄진 것은 공무원과 주민 등이 불법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떡고물’을 챙겨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포천시청 폐기물관리계장 이씨는 사장 최씨로부터 ‘불법을 묵인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2001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14차례에 걸쳐 2500만원을 받은 뒤 원상복구 명령을 두 차례 연장해줬다.폐기물 담당공무원 김모(37·구속)씨는 9차례에 걸쳐 2120만원을 받은 뒤 매립량을 축소보고했다.김씨는 심지어 ‘카드빚을 갚아달라.’며 3500만원,‘주택구입자금이 필요하다.’며 6500만원을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공무원 2명은 우연히 받은 바위 2개를 ‘회사 현판용으로 사용하라.’며 150만원에 강매하고,부하직원이 재배했으나 흉작으로 팔기 어려워진 포도 70상자를 140만원에 떠넘기기도 했다. 주민들과 환경감시원도 ‘떡고물’ 줍기에 가담했다.노란색 스쿠터를 타고 다녀 ‘공포의 노란 빈대’로 알려진 주민 조모(69·구속)씨는 신고를 빌미로 77차례에 걸쳐 2160만원을 뜯어냈고,이장 조씨도 80만원을 챙겼다.명예환경감시원인 김모(50)씨와 이모(59)씨는 환경감시단 옷을 입고 기자증과 환경감시원증 등 온갖 신분증을 갖고 다니며 160만원,80만원씩을 챙겼다.최씨에게 사업장을 넘긴 전 사업주 유모(47·지명수배)씨도 틈만 나면 찾아와 5600만원을 뜯어냈다. 사이비기자도 빠지지 않았다.S환경신문 김씨와 A일보 포천시청 출입기자 김모(49·지명수배)씨,J환경신문 유모(56·지명수배) 사장 등은 수시로 사업장에 들러 최씨로부터 280만∼690만원을 받아 챙겼다.서울 서초경찰서 이모(38) 경장은 검찰 내사정보를 몰래 빼내 포천시청 이 계장에게 알려주기도 했다. 검찰은 “업체 사무실에서 압수한 ‘뇌물수첩’ 분석 결과 월 매출 2억원인 이 업체가 뇌물이나 입막음 비용으로 매달 2000만원씩 쓰고 있었다.”고 밝혔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홍위병 발언’ 명예훼손 아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 김상균)는 14일 박모(36)씨 등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 2870여명이 “악의적 발언으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한나라당과 박원홍 의원을 상대로 낸 28억 7000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치적으로 대립되는 상대방에 대해 비유적·풍자적 표현을 사용,상호비판하는 것은 일반적”이라면서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피고의 발언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이어 “노사모도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기 위한 공적 단체이기에 대립되는 정치세력이 퍼붓는 비판은 상당히 감수해야 한다.”면서 “국민도 ‘홍위병’‘정치룸펜’ 등의 발언을 특정정당 소속 국회의원이 상대방 정당 지지자를 정치적으로 비판하는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재판부는 또 “노사모의 단체적 특징이나 구성원 수에 비춰볼 때 피고의 발언으로 노사모 자체에 대한 명예훼손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개별 구성원인 원고들에 대한 사회적 평가까지 함께 저하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2002년 5월 당직자 회의 등에서 ‘노사모는 권력을 등에 업은 ‘정치룸펜’이며 ‘사이비 종교와 비슷하다.’는 말을 해 노사모 회원인 박씨 등은 1인당 100만원씩 손배소를 제기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기고] 휘호로 만나는 백범/홍원식 (사)백범정신실천연합 사무처장

    ‘문무겸비’의 지도자로 백범 김구 선생을 든다면 의외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동학혁명군 청년장교 경력과 ‘치하포 사건’ 당시 무기를 든 일본군 장교를 맨손으로 해치운 전설 같은 경력 외에,역사적인 ‘이봉창·윤봉길 의거’도 백범이 세운 치밀한 작전 하에서 실행된 것임을 감안할 때 김구 선생이 ‘실전’에 탁월한 역량을 가진 사람임은 쉽게 간파된다 할 것이다. 반면 ‘문인’ 백범에 대한 초상은 쉽게 스케치되지 않는다.먼저 서재필 이승만 안창호 등 당대의 지도자로 불렸던 사람들과 달리 백범은 이렇다 할 학력이 없기 때문이다.몰락한 양반의 후손으로 아버지마저 뇌졸중으로 쓰러져 반신불수가 되어 불우한 청소년기를 보내야 했다.백범은 서당 공부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독학으로 ‘육도·삼략’ 등을 설파해 나가던 18세에 ‘동학혁명군’에 가담하게 된다.동학군 선봉에 섰으나 패한 뒤,안중근 의사 부친의 소개로 만난 당대의 유학자 후조 고능선의 가르침을 잠시 받았을까 백범은 세상에 내놓을 만한 소위 ‘학벌’이 없다. 그러나 백범이 생전에 남긴 ‘친필휘호’ 속의 글을 읽다 보면 동시대 그 어느 지도자에게서보다 원숙한 ‘문인의 향기’를 진하게 맛보게 되어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수려한 글씨체뿐만 아니라,그 글의 내용 속에 녹아 있는 ‘백범사상’이 주는 숙연한 감동과 교훈 때문이다.청사에 길이 빛날 ‘3·1 민족저항권’ 행사를 발판으로 탄생한 ‘대한민국임시정부 27년사’ 그 자체라 해도 무방하다.백범이 남긴 진귀한 이 휘호들은 환국(1945년 11월23일) 이후 숙소로 쓰여졌던 ‘경교장’(지금의 강북 삼성병원 현관)에서 씌어진 것이다.겨레의 장래가 걸린 민족적 현안을 앞에 두고 ‘유사(사이비) 독립운동가’들이 판을 치고 있던 상황에서,사선을 넘나들며 평생을 조국과 민족을 위해 보낸 노 독립운동가는 붓을 들어 마음을 다스리며 진퇴여호(進退如虎)의 장고를 거듭했던 것 같다.‘신탁통치 반대’,‘남북한 단일정부 수립 반대’,‘4·8 남북연석회의 제안 및 결행’,‘5·10 단독선거 불참’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백범의 결단은 이러한 집필장고(執筆長考)의 산물이었으리라.‘경천애인(敬天愛人)’ ‘행복가정(幸福家庭)’ ‘민족정기(民族正氣)’와 같은 휘호와 함께 “명예와 치욕에 놀라지 아니하고,한가로이 뜰 앞에 피고 지는 꽃을 본다.…(중략)….맑은 하늘과 밝은 달은 어느 곳에나 떠 있건만,나방은 오로지 밤 촛불에만 뛰어드는구나.아! 슬프도다! 나방이와 올빼미 같지 않은 자 이 세상에 몇이나 될꼬.”와 같은 현실인식을 담은 한시도 있다.“굽이치는 장강은 동으로 흐르는데,부서지는 물보라에 영웅들 사라지고,푸르른 저 산은 옛 모습 그대로인데,석양은 몇 번인가 황혼에 젖었던가.” 서정성 깊은 장문의 한시 등 백범이 남긴 친필휘호와 자작시는 의외로 많다. 지난 13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제85주년을 맞았다.월드컵으로 세계인의 호평을 받았던 대한민국이 부정한 정치자금이 판을 치는 ‘부패 공화국’에다 ‘탄핵정국’까지 겹쳐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맞은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은 착잡하기 이를 데 없었다.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이 구조적 혼란상은 광복 직후에 ‘민족정기’를 바로 세워 민족적 양심에 따른 ‘정의로운 건국’을 하지 못한데서 기인한다. 오늘은 위기의 대한민국에 ‘전화위복’의 기회라 할 수 있는 ‘4·15 총선’ 투표일이다.후보자들은 물론 유권자들이 더욱 주목할 만한 백범이 애송하던 시가 있다.백범이 휘호로 써서 선물하기를 좋아했던 서산대사의 시 “눈 덮인 들판을 걸어 갈 때,발걸음 함부로 남기지 말라. 오늘 네가 남긴 발자국은 뒤 따라 오는 사람들의 이정표가 되리니.”가 바로 그것이다.신중한 언행으로 ‘언행일치’를 이룰 수 있는 진정한 국민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신중한 주권행사를 부탁하는 ‘백범의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맹목적인 연고주의나 극단의 정당주의는 대한민국을 ‘두 번 죽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홍원식 (사)백범정신실천연합 사무처장˝
  • [최홍운 칼럼] 이제 유권자 차례다

    이번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 유권자의 책임이 강조되고 있다.사실 민주주의는 ‘양식있는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꽃핀다.민주주의는 또 ‘민도(民度)와 정비례한다.’고도 한다. 제 17대 총선에 출마할 1175명이 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탄핵정국에서 맞는 이번 선거는 탄핵 찬성과 반대,‘친노(親盧)’와 ‘반노(反盧)’,보수와 진보 등으로 갈라져 한치의 양보도 없는 싸움을 전개하고 있다.민생을 챙기고 국가의 백년대계를 담은 정책을 내세워 국민에게 호소하는 정당이나 후보자는 찾기 힘들다.모두 자기가 처한 위치와 이해관계에 따라 어느 한쪽에 서는 것이 당선에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이런 행태는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의 욕심을 앞세운 데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을 국민 절대다수가 반대하는 데도 불구하고 탄핵소추안을 가결시킨 야 3당의 잘못은 크다.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각 당 지지도를 보면 이에 대한 심판은 이미 내려지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그러나 지금 그 탄핵안은 헌법재판소에 넘어가 2차 변론까지 마친 상태다.최종 판단을 기다리면 된다.또 탄핵 반대와 철회를 요구하며 촛불을 들고 서울 광화문과 전국 대도시 도심에 모였던 그 많은 시민들은 국민의 뜻을 저버린 의회의 폭거에 항거한 것이지 노 태통령을 지지했기 때문만은 아니다.그렇다면 ‘찬탄’‘반탄’,친노 반노로 갈라져 싸움만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보수와 진보도 마찬가지다.건전한 보수는 안정 속에 개혁을 추구하며 국가와 국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진정한 진보는 열린 자세로 누구나 평등하게 대하며 함께 앞으로 나아갈 것을 갈망한다.수구(守舊)가 아닌 보수와 참된 진보는 서로를 포용한다.문제는 어설픈 보수와 진보다.수구의 탈을 쓴 엉터리 보수와 진보를 자처하면서 보수적인 행동을 하는 사이비 진보가 문제다.정말 이번 총선의 중요성과 이 시대의 화급한 과제를 생각한다면 서로 갈라져 싸움만 할 것이 아니라 천정부지로 뛰는 물가며 청년실업,공교육과 농촌의 붕괴,가정 해체,북핵,이라크파병과 같은 문제에 대한 현실성 있는 해법을 내놓아야 옳다. 이번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 유권자의 책임이 강조되고 있다.사실 민주주의는 ‘양식있는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꽃핀다.민주주의는 또 ‘민도(民度)와 정비례한다.’고도 한다.그런데 이번 선거부터 새 선거법에 따라 인물과 정당을 따로 투표하는 ‘1인 2표제’가 실시된다는 사실을 아는 유권자가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하니 걱정이다.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전개되지 않아 그렇겠지만 달라진 선거제도를 잘 살피는 일은 기본이라고 본다.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각 정당의 정강정책과 지역에서 출마한 후보자들의 됨됨이를 꼼꼼하게 따져 투표하는 일이다.다행히 이번부터 후보자의 재산과 병역 사항,5년간 연도별 납세 및 체납액,전과기록,직업,학력,경력 등이 중앙선관위의 홈페이지에 상세하게 올려져 있으며 오는 10일까지 각 가정에도 전달된다고 한다.후보자들 가운데는 도저히 국민의 대표로 선출할 수 없는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세금을 내지 않거나 군복무를 하지 않은 사람을 어떻게 성실하게 납세와 병역 의무를 다한 국민의 대표로 뽑을 수 있나.시국사건과 관련된 전과는 몰라도 폭력과 사기로 얼룩진 파렴치범을 국회의원으로 선출할 수는 없다. 유권자들은 바로 이들을 가려내고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유권자들 스스로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선관위의 홈페이지 ‘선거정보시스템’과 가정으로 배달되는 유인물이라도 자세히 살펴보는 일이 요구된다.지역방송의 후보자 토론회도 유익한 정보원이 될 수 있다.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만이 우리가 바라는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울 수 있고 앞날에 대한 희망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논설위원실장 hwc77017@˝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