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사이비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구로동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LG그룹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미스터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설경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00
  • [시론] 영혼으로 빚은 문학, 표절은 범죄다/이광복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소설가

    [시론] 영혼으로 빚은 문학, 표절은 범죄다/이광복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소설가

    최근 충격적인 표절 사건이 발생했다. 어느 부질없는 청년이 다른 사람의 작품을 베껴 무려 다섯 군데 문학상을 받아 낸 어처구니없는 사건이었다. 본인의 양심과 심사위원 눈을 속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있을 수 없는, 있어서는 안 되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파렴치한 역대급 범죄 행각이다. 저작권을 침해하고, 저작권법 자체를 몰각했다. 표절 당사자는 정식으로 등단한 기성 문인이 아니다. 문학단체의 회원도 아니다. 그는 본격적인 문학작품 창작과는 관계없이 문학상 상금을 노리고 그런 해악을 저질렀다. 문학이 뭔가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그런 범죄를 자행할 수가 없다. 문학은 본래 고뇌와 성찰의 산물이다. 뼈를 깎고 피를 말리는 고통 없이는 좋은 작품을 창작할 수가 없다. 그래서 흔히 문예 창작 과정을 일컬어 형극의 길이라고도 한다. 기절초풍할 이번 표절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국내외 많은 문인들이 혀를 내두르며 땅이 꺼져라 장탄식을 자아냈다. 필자 역시 얼마 동안 억장이 무너지는 실의와 허탈에 사로잡혔다. 분노를 금할 길 없었다. 이 사건은 신성한 문학을 욕되게 했고, 많은 문인들의 명예와 자존심에 찬물을 끼얹었다. 하기야 표절 시비는 오래전부터 종종 불거졌다. 학술논문·음악·미술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이른바 ‘베껴먹기’가 들통나곤 했다. 그동안 국무총리와 장관 등 고위 공직 후보자들이 국회 청문회에서 논문 표절로 줄줄이 낙마했다. 특히 문학 부문에서 표절 문제가 발생하면 사회적 파장이 더욱 크다. 문학이야말로 다른 분야와는 달리 창작을 생명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표절 사건도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심각한 우려를 자아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인 것은 우리 기성 문단의 경우 표절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정통 문인들은 문자 그대로 명예와 자존심을 걸고 주옥같은 작품을 창작하고자 혼신의 힘을 기울인다. 문인들의 사전에는 표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우리의 자부심이다. 반면 극소수 사이비 문학청년과 좀벌레나 독버섯 같은 철부지들이 문학상 현상 공모와 작은 공명심에 눈이 멀어 문단과 세상을 어지럽힐 뿐이다. 이는 마치 미꾸라지 한두 마리가 온 강물을 다 흐려 놓는 경우와 같다. 그들의 표절 방법은 다양하다. 남의 작품을 통째로 베끼는가 하면 뭉텅뭉텅 떼어다가 짜깁기도 하고, 시의 경우 기존의 작품을 도용해 슬쩍슬쩍 낱말을 갈아 끼우는 수법도 있다. 그런가 하면 시를 대중가요 가사나 그 밖의 다른 용도로 둔갑시키기도 한다. 최소한의 문학적 소양조차 갖추지 못한 그들에게는 오직 문학상의 현상 고료, 즉 얼마간의 돈만이 ‘먹잇감’으로 보일 뿐이다. 우리 사회가 어쩌다 이처럼 혼탁해졌을까. 양심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사회. 인문학의 중심인 문학을 도외시하고 ‘돈이면 그만’이라는 황금만능주의가 판을 치다 보니 양심까지 송두리째 팔아먹는 이런 풍조가 나타났다. 우리는 지금 이렇듯 가치관이 전도된, 문학의 본질조차 훼손되는 우스꽝스런 시대에 살고 있다. 참으로 개탄할 일이다. 그렇다면 표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혹자는 하기 쉬운 말로 심사위원의 책임론을 제시한다. 하지만 그것은 설득력이 없다. 신이 아닌 이상 심사위원이라고 해서 표절을 족집게처럼 집어 낼 수는 없다. 표절은 남몰래 일어나는 행위여서 근원적으로 예방하기도 어렵다. 이는 경찰이나 검찰이 있어도 범죄를 근절하지 못하는 이치와 같다. 일각에서는 문학상 공모 폐지를 주장하지만, 이 또한 옳은 처방이 아니다. 빈대를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울 수는 없다. 인간성 회복을 위해서라도 문학상 공모는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대책은 딱 한 가지밖에 없다. 저작권법을 개정하든, 새로운 입법을 통해서든 제재와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지금까지는 표절이 적발돼도 유야무야 넘어가곤 했다. 도둑을 잡아 놓고서도 단죄하지 않으면 재발을 막기 어렵다. 악행에는 엄벌이 묘약이다. 표절이 발각될 경우 패가망신할 수 있다는 확실한 경종을 울리는 게 상책이다. 법적으로 죄과를 따져 물을 때에는 반드시 죄질을 살펴보게 마련이다. 또 단순 절도죄 중에는 생계형이라는 것도 있다. 하지만 표절은 어떤 경우에라도 정상을 참작할 여지가 없다. 남의 영혼이 빚어낸 소중한 문학작품을 훔쳐서 ‘자기 것’으로 가로채는 표절. 그 행위가 얼마나 중대한 범죄인가를 인식한다면 마땅히 강력한 사법적 응징으로 그 뿌리를 뽑아야 할 것이다.
  • 뺏긴 아들, 뺏은 아들, 엄마 그리고 우리

    뺏긴 아들, 뺏은 아들, 엄마 그리고 우리

    자녀 실종 충격으로 입원한 주인공목격한 아이 몰래 데려와 수색 나서상처 입은 가족들, 모성애 통해 용서지난해 경찰에 신고된 실종 아동은 1만 9146명에 달한다. 이 중 105명이 돌아오지 못했다. 실종 아동 가족의 70%가량은 가족 해체를 겪는다는 연구 결과도 나올 정도로 가족의 아픔은 어느 무엇보다 잔인하다. 아이를 잃어버린 이들에겐 안타까움이 일고, 아이를 유괴한 이들에겐 대부분 여지없이 분노가 치민다. 그런데 만약 유괴된 자신의 아이를 찾기 위해 남의 아이를 납치하는 부모가 있다면, 어떤 감정을 드러내게 될까. 스릴러 소설 ‘유괴의 날’(2019)에서 유괴범과 유괴된 아이의 연대를 통해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되물었던 정해연 작가가 이번엔 신간 ‘구원의 날’로 우리가 이런 가족의 고통에 얼마나 무관심했는지를 질타한다. 작가는 실종 아동 부모의 시선을 통해 상실에 대한 치유는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세밀하게 묘사했다.소설 속 주인공 예원은 3년 전 불꽃놀이 축제 인파 속에서 여섯 살 아들 선우를 잃어버린다.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분노조절장애에 빠진 예원은 결국 요양원에 입원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선우와 똑같이 동요를 개사해 부르던 아이 로운을 만나자 충동적으로 로운을 데리고 나온다. 로운이 선우를 예전에 한 기도원에서 만난 적이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예원과 남편 선준은 선우를 찾을 마지막 기회라고 여겨 유괴범 낙인이 찍히는 것도 감수한다. 문제의 기도원을 찾아 나서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폐쇄적 사이비 종교 단체와의 대립, 긴장감은 스릴러 소설 특유의 재미다. 작가는 예원 부부의 일상을 통해 아이를 잃어버리고 난 후 상호 불신과 균열로 파탄 난 가정과 이중적 심리를 여과 없이 보여 줬다. 예원은 “만약 그때 내가 아들의 손을 놓지 않았더라면”으로 시작하는 죄책감에 발목이 잡혀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한다. 선준은 경찰이 선우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을 때 아내에겐 이를 숨긴다. 유전자 검사로 시신이 선우가 아니라고 드러났지만, 앞으로 ‘희망 고문’을 계속할 것을 생각하면 기쁠 수만은 없다.독자는 로운을 납치한 예원 부부에게 더욱 감정이 이입될 수도 있다. 로운은 엄마 주희의 방치로 애정과 관심을 갈구하는 아이인 데다 예원을 실제 엄마처럼 따르기 때문이다. 사건이 전개될수록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만큼 죄책감을 느끼는 예원과 로운을 방치하고 시설에 보낸 무책임한 주희, 이를 통해 작가는 육아를 오롯이 개인의 몫으로 떠넘기고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조차 없는 우리 사회를 고발한다. 하지만 “엄마란 존재는 결국 자식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였다”(270쪽)에서 보듯, 모성애는 여전히 희망이다.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만, 결국 용서를 통해 서로 구원한다. 가족은 누군가의 인생을 지옥으로 떨어뜨릴 수도 있지만, 용서하고 보듬을 수 있는 것 역시 가족이다.작가는 “우리는 살면서 많은 손을 잡고, 놓고, 놓친다. 하지만 놓친 손은 다시 잡을 수 있다. 그걸로 우리는 용서하고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어서 잡은 손을 놓아 버릴 때도 있지만, 진심과 용기가 있으면 언제든지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읽을 수 있다. 책을 덮고 나서도 가슴속엔 모처럼 훈기가 가득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열린세상] 정치인의 막말이 만드는 카르마/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열린세상] 정치인의 막말이 만드는 카르마/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내가 신문 칼럼을 쓰면서 다짐했던 것이 있는데, 그것은 정치 이야기는 다루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요즘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하도 많아 나라도 정치 이야기를 안 하는 게 다른 사람을 돕는 길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다짐을 깨고 정치 이야기를 하려 한다. 나는 막 카르마에 대한 책의 원고를 탈고했다. 카르마와 관련해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정치인의 ‘막말’에 대한 것이다. 정치인들은 아무 말이나 뱉어도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카르마 법칙의 입장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막말에는 엄청나게 나쁜 업보가 따르기 때문이다.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카르마 법칙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불교의 정통 교리인 이 법칙에 따르면 우리가 행하는 모든 것은 씨앗의 형태로 우리의 의식에 저장됐다가 나중에 기운이 상응할 때 발현된다. 이 법칙의 철칙은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다. 그런데 이 법칙이 엄중한 것은 우리가 하는 모든 것에 과보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몸으로 하는 행동뿐만 아니라 말과 생각으로 하는 것이 모두 과보를 만든다. 남을 때리면 당연히 그에 대한 업보가 있지만 말로 욕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업보가 생긴다. 그뿐만이 아니라 마음으로 미워하는 것도 업보를 만들어 낸다. 이것은 예수님이 말한 ‘음욕을 품는 것도 간음하는 것과 같다’는 말씀과 통한다 하겠다. 카르마 법칙은 이렇게 말한다. 만일 나쁜 말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 언젠가는 나도 그런 아픔을 겪게 된다고 말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막말을 하면 그때 생겼던 부정적인 에너지가 내 무의식에 저장된다. 이 기운은 결코 없어지지 않고 잠재돼 있다가 그 기운에 상응하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발현하면서 좋지 않은 일을 발생시킨다. 한국의 정치인들은 그동안 저질적인 막말과 기만, 오만 등으로 국민의 마음을 얼마나 아프게 했는가? 카르마 법칙에 따르면 그들은 나중에 분명히 국민이 겪었던 아픔을 겪게 된다. 그때 그들은 혹독한 고통을 겪을 터인데 그것이 이전에 했던 막말의 과보라는 것을 알지 못할 것이다. 만일 그들이 막말을 하고 그 과보로 큰 고통을 겪을지 안다면 결코 막말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이 저 과보를 어찌 받으려고 저렇게 경거망동하는지 외려 처량하기까지 하다. 카르마 연구가들은 우리가 예기치 못한 불행을 겪으면 그것은 전생(?) 언젠가 행했던 악행의 과보라고 생각하라고 주장한다. 그럼으로써 공연한 복수심을 갖지 말고 더이상의 카르마를 짓지 말라고 충고한다. 불교나 기독교 같은 세계 종교들이 무조건적인 용서를 가르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내가 불행을 당하는 것은 이전에 행한 악행의 과보이니 감내하고 보복하겠다는 마음을 갖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는 그래야 카르마를 소멸할 수 있다. 이것이 카르마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다. 이 카르마 법칙은 인도 사람들이 가장 먼저 발견했지만 이것을 발전시킨 사람은 현대의 서양인, 특히 미국인이다. 그중에서도 미국에서 20세기 최고의 예언자라 불렸던 에드가 케이시는 제일 유명하다. 그는 독실한 개신교도이면서 카르마 법칙을 설파했는데 수많은 사람의 전생을 읽은 것으로 이름이 높다. 그가 정리한 사례를 보면 믿을 수 없는 것들이 많이 나온다. 예를 들어 전생에 높은 귀족이었지만 밑의 사람들을 조롱하고 비웃었다는 과보로 이번 생에 수많은 장애를 갖고 태어나 평생을 고생하는 사람이 그것이다. 당사자 면전에서 그를 고문하거나 욕을 한 것이 아니고 멀리서 그 사람이 모르는 상태에서 조롱했는데도 그런 엄중한 과보를 받은 것이다. 물론 전생 같은 것들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학술적인 연구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돼 있고 주류 사회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 최장의 베스트셀러였던 ‘나는 환생을 믿지 않았다’라는 책을 쓴 브라이언 와이스는 정신과 의사이며 엘리트 유대인인데도 환생과 카르마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를 했다. 따라서 카르마 법칙을 사이비 이론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좀더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게 좋겠다.
  • 순장조? 암중모색?… 난감한 트럼프 측근들의 마지막 행보

    순장조? 암중모색?… 난감한 트럼프 측근들의 마지막 행보

    트럼프·미 의회 양쪽서 “수정헌법 25조 발동” 압박받은 펜스 부통령대만 관계 복원·쿠바 테러국… 유럽방문 취소당한 폼페이오 국무장관4년 전 측근 대부분은 트럼프 재임중 경질… ‘임기 후반까지 남은 죄’‘정권이양 책임 떠맡은 부통령, 막판 정책 강행하는 국무장관.’ 퇴임이 임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탄핵 절차가 모색될 정도로 워싱턴 정계가 전대미문 혼돈 속에 빠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의 각기 다른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임 중 ‘트위터 해고’를 일삼은 트럼프 대통령이기에 남은 측근이 별로 없지만, 그 측근들마저 트럼프 대통령의 실책을 수습하느라 논란의 중심에 선 모습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 양 쪽의 압박을 받는 처지에 놓였다. 지난주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에게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한 지난 대선에 불복 절차를 밟으라고 종용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미 의사당 폭력점거가 있었던 6일(현지시간) 이후엔 미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 직무를 중단 시켜야 한다고 펜스 부통령을 압박 중이다. 결국 13일 현재 펜스 부통령에게는 모순적인 두 가지 과제가 부과된 상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저지하는 일, 그러면서 차기 대통령에게 백악관의 권한을 이행하는 일이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트럼프 대통령 직무박탈을 위한 수정헌법 25조 발동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 탄핵 저지 쪽의 임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미 하원은 대통령 탄핵 표결에 돌입할 태세이며, 펜스 부통령에겐 여전히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까지 여러 변수를 관리하고 여러 정치적 중재를 하는 일이 부여되어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그 어느 때보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보인다. 새해 들어서만 국무부가 대만에 대한 외교적 규제 해제(9일), 쿠바 테러지원국 재지정(11일) 등의 강성 조치를 취해서다. 일련의 조치들의 결과, 12일 행정부 교체 전 유럽 주요국을 방문하려던 폼페이오 장관 계획이 무산되는 일이 벌어졌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룩셈브루크와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유럽국가 고위 당국자를 만날 예정이었는데, 이들이 거절한 탓이다. 대통령 임기가 며칠 안남은 상황에서 미 국무부의 조치들이 ‘몽니’나 ‘국제관계 대못박기’로 여겨지던 평가가 반영된 면담거절이란 분석이 많은데, 트럼프 대통령이 대부분의 전임 미국 대통령들처럼 연임에 성공했다면 당하지 않아도 되었을 수모다. 트럼프 대통령의 과오에 대한 뒷수습을 떠맡고 있지만, 두 명의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료들에게도 과는 있다. 트럼프 행정부 끝까지 함께한 죄이다.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었던 이들 상당수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곁을 떠났다.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은 러시아 스캔들 특검 문제로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2018년 11월 7일 트위터로 해고 당했다. 제임스 매티스 전 장관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 끝에 2018년 12월 해임됐다. 매티스 전 장관은 지난주 의사당 난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조장한 것. 이런 일은 사이비 정치 지도자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비판하는 쪽에 섰다. 역시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이었지만 경질됐던 존 켈리 전 비서실장 역시 최근 언론과 “내각이 모여 트럼프 대통령을 해임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는 앞줄에 서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징역 1075년형 받은 터키 사이비교주의 변명 “여자친구가 1천명”

    징역 1075년형 받은 터키 사이비교주의 변명 “여자친구가 1천명”

    터키에서 미성년자 대상 성 착취, 간첩 등의 혐의로 기소된 사이비 종교단체 교주에게 1000년이 넘는 징역형이 선고됐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과 최대 일간지 휘리예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탄불 법원은 11일(현지시간) 사이비 종교 지도자 아드나 옥타르(64)에게 징역 1075년 3개월을 선고했다. 옥타르는 2018년 7월 범죄단체 조직, 미성년자 성적 학대, 성폭행, 탈세, 고문, 인권 침해, 총기 위협 등 15개 혐의로 신도 200여명과 함께 체포됐다. 이날 법정에서는 옥타르를 포함해 그의 종교단체에 속한 피고인 236명이 재판을 받았다. 옥타르는 1980년대 대학을 중퇴한 뒤 신정(神政) 혁명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이후 ‘하룬 하야’라는 가명으로 반(反)진화론을 주장하는 책을 저술해 명성을 얻었다. 2000년대부터는 ‘A9’라는 TV 채널을 설립하고 토크쇼에 출연해 자신의 반진화론 사상을 설파했다. 체포되기 전에는 ‘키튼스’(새끼 고양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짙은 화장을 한 여성들에 둘러싸인 채 종교와 사회 문제에 대한 견해를 피력해왔다. 검찰에 따르면 옥타르는 1990년대부터 자신의 조직을 이용해 신도를 모집, 세뇌해왔다. 그를 비롯한 신도들은 종교적 가르침을 구실로 여성들을 세뇌했으며, 여성을 성폭행하는 장면을 녹화한 것처럼 속여 피해자를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옥타르는 법정에서 “나는 여성에 대한 사랑이 넘쳐난다. 가까운 여자친구가 1000명이 있다”고 진술, 성범죄가 아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C·C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피해자는 옥타르가 자신과 다른 여성을 반복적으로 성폭행했으며, 성폭행 피해자 중 일부는 피임약 복용을 강요받았다고 증언했다. 옥타르의 집에서는 약 6만 9000정의 피임약이 발견됐는데, 그는 이에 대해 피부질환 치료용이라고 답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내 연인은 1000명”…성범죄 사이비 이슬람 설교자에 징역 1075년

    “내 연인은 1000명”…성범죄 사이비 이슬람 설교자에 징역 1075년

    사이비 이슬람 종교단체를 이끌며 성범죄를 일삼은 남자에게 기록적인 중형이 선고됐다. 터키 사법부가 범죄단체 결성, 성범죄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방송설교자 안단 옥타르(64)에 징역 1075년을 선고했다고 에페통신 등 외신이 11일 보도했다. 사이비 단체의 핵심 역할을 한 그의 최측근 2명에겐 각각 211년과 186년형을 내려졌다. 자신을 따르던 사이비단체 관계자 236명과 함께 기소된 그는 재판에서 "내겐 1000명 넘는 연인이 있다"는 등 궤변으로 혐의를 부인했다. 옥타르는 성범죄에 대해 "내 마음엔 여성들에 대한 사랑이 넘친다. 사랑은 지극히 인간적이자 이슬람적인 품성"이라고 주장했다. "나는 극단적으로 센 남자"라는 말도 했다. 자택에서 발견된 6만9000여 피임약에 대해선 생리불순이나 피부질환 치료를 위해 사용한 것이라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증언 앞에 궤변은 통하지 않았다. 17살에 문제의 사이비 종교단체에 들어갔다는 한 여성은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고, 그때마다 "피임약을 먹도록 강요를 받았다"며 옥타르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재판부는 성폭행, 미성년자 성추행, 사기, 정치군사적 스파이 행각 등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며 징역을 선고했다. 1990년대 이른바 섹스스캔들에 연루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옥타르는 2011년 방송으로 포교활동을 시작했다. 이슬람의 가치관을 널리 알린다는 종교방송이었지만 내용은 선정적이고 논란거리였다. 주변엔 언제나 여자들이 가득했고, 옥타르는 여자들을 '고양이'라고 부르곤 했다. 젠더 평등과 여성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당국의 주의나 경고를 받은 것도 여러 번이다. 외신은 "그의 이단성을 지적하는 정통 이슬람 측 고발도 빗발쳤다"고 보도했다. 호화롭게 방탕한 생활을 하던 그가 쇠고랑을 찬 건 2018년, 금융범죄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옥타르는 금융범죄 혐의로 200명이 넘는 조직원과 함께 체포됐다. 방송국은 폐쇄되고 부동산 등 그의 전 재산은 몰수됐다. 특히 자택 겸 방송스튜디오로 사용됐던 건물은 철거됐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오신환, 서울시장 출마 선언 “과거 회귀 안 돼...게임체인저 되겠다”

    오신환, 서울시장 출마 선언 “과거 회귀 안 돼...게임체인저 되겠다”

    오신환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되겠다”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오 전 의원은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대권주자들을 꺾는 스펙타클한 드라마로 기적 같은 승부를 연출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전 의원은 야권 유력 후보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 등을 빗대 자신의 강점을 강조했다. 오 전 의원은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말이 유행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10년 전 박원순 시장이 등장할 때 조연으로 함께 섰던 분들이 출마를 선언했거나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며 “그러나 그것은 결자해지가 아니라 과거회귀”라고 지적했다. 또한 “무상급식을 놓고 갑론을박하던 시대의 조연들과 함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릴 여유가 서울시민에겐 없다”며 “71년생 오신환이 서울의 게임체인저가 되겠다. 저는 미래로 가겠다. 끝도 없이 과거를 파먹고 사는 민주당 586 기득권들이 서울의 미래까지 망치는 일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오 전 의원은 “꽃가마를 타고 국회의원부터 시작했던 선배들과 달리, 저는 잡초처럼 밑바닥부터 뚫고 올라온 대표적인 청년정치인”이라며 “30대 서울시의원, 당 중앙청년위원장, 40대 재선 국회의원, 최초의 70년대 생 교섭단체 원내대표까지 착실히 경륜도 쌓아왔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야권 단일화에 대해서는 “일부에서는 단일화를 하면 이긴다고 말하지만 이는 낡은 정치문법”이라며 “변화하고 혁신해야 이긴다고 믿는다. 젊은 오신환이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가 되는 것이 변화와 혁신”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 전 의원은 공약으로 △재건축·재개발의 속도감 있는 진행 △도시 인프라를 지하화하는 입체도시 △도심항공 기술 등의 미래형 교통 △코로나19 상황에 맞는 그물망 사회복지 등을 제안했다. 또한 △박원순 전 시장 성폭력 의혹 진상 규명 △윤미향, 문준용 특혜성 사업 의혹 전수조사 등을 내세웠다. 또한 “시민 여러분의 자존심을 무너뜨린 서울시의 각종 추문들도 바로 잡겠다”며 “취임 즉시 ’6층 사람들‘로 통칭되는 위선의 카르텔부터 해체하겠다. 박원순 전 시장 성폭력 의혹 사건의 진상을 끝까지 규명하겠다. 윤미향 의원, 문준용 씨 같은 사람들에게 집행된 각종 보조금과 끼리끼리 나눠 가진 온갖 특혜성 사업들을 전수 조사하겠다. TBS 교통방송의 사이비 어용방송인들을 퇴출시키겠다”고도 말했다. 오 전 의원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론도 꺼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위선에 맞서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지키는 용감한 시장이 되겠다”면서 “문재인 정권이 저질러 놓은 사상 최악의 부동산 양극화, 소득 양극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다가오는 서울시장 선거는 그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유승민 “文 정부 들어 빈곤층 증가...K양극화 해소해야”

    유승민 “文 정부 들어 빈곤층 증가...K양극화 해소해야”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를 향해 “코로나19 위기 때문에 앞으로 ‘K양극화’(K자형 양극화)는 훨씬 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이제는 K양극화 해소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28일 유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 들어 빈곤층(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은)이 급격히 증가했다”며 “박근혜 정부 4년 2개월 동안 빈곤층은 18만명 늘어났는데, 문재인 정부 3년 6개월 동안 56만명이나 늘어났고, 올해 들어서는 11월까지 29만명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보다 문재인 정부에서 빈곤층 인구가 3배나 늘어난 것은 그만큼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는 증거”라며 “코로나 위기 때문에 자영업자의 폐업, 저임금노동자의 실업으로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사람들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이럴 때일수록 복지 철학·원리를 충실하게 지켜야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국가의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다’는 단순하고 상식적인 원칙을 지키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로지 표만 의식해서 ‘보편적으로’ 똑같이 돈을 주자는 정치인들은 그 주장이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못한 악성 포퓰리즘인지 깨닫고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 전 의원은 “국민을 비참한, 가난의 질곡에 빠뜨린 문재인 정권은 사이비 진보정권”이라며 “K방역으로 더는 국민을 속이지 말라. K방역 홍보는 그만 두고 백신을 구해서 코로나의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정경심 ‘징역 4년’…진중권 “형량 예상보다 세” 역대급 논평[전문]

    정경심 ‘징역 4년’…진중권 “형량 예상보다 세” 역대급 논평[전문]

    진중권 “내 싸움은 이제 끝”“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진중권, 페이스북 ‘휴식기’ 시사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의혹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1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자 평소보다 긴 글로 페이스북을 통해 논평했다. 24일 진 전 교수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법원 선고 직후 페이스북에 “내 싸움은 이제 끝났다”며 “이것으로 제 페이스북 포스팅을 마치겠다”며 작별을 고했다. 그는 앞서 페이스북은 물론 언론 기고 칼럼, 강연 등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및 그를 매개로 한 여러 인물 및 사건들을 주요 비판 대상으로 삼아왔다. 진 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흑서 팀 권경애 변호사와 김경율 회계사에게 지난 2월에 들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판결”이라고 운을 뗐다. 조국흑서는 진 전 교수가 권 변호사, 김 회계사, 서민 단국대 교수 등과 함께 펴낸 책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또 다른 이름이다. “정 교수 형량, 예상했던 것보다 더 세게 나왔다” 진 전 교수는 “다만 (정 교수에 대한) 형량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세게 나왔다. 피고와 변호인단이 그동안 법정에서 불량한 태도가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어 “애초에 사법적 문제를 정치화한 게 패착이었다”며 “명백한 사실조차도 인정하지 않고 위증을 하거나 묵비를 행사하니, 재판부에서 피고 측이 진실을 은폐하고 호도한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판결문에 중에서 증인들에 대한 부분이 주목할 만하다. 조국-정경심 부부가 자기 측 증인들을 거의 가스라이팅 수준으로 진실을 가리는 데에 활용하고 있다는 게 명백해 보였다는 얘기”라고 주장하며 “그래서 도주의 우려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 교수를 구속시킨 것”이라고 했다.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뜻한다. 그러면서 “2심에서는 정치적 장난은 그만 치고, 인정할 건 인정하는 가운데 철저히 법리에 입각한 변호전략을 짜는 게 좋을 거다. 어차피 2심에서는 대개 양형을 다투잖나. 지지자들을 매트릭스에 가둬놓기 위해 거짓말을 계속하면, 형량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라며 “하지만 이미 사안을 정치화해 놓은 상황이라, 이제 와서 혐의를 인정하는 것도 쉽지 않을 거다. 그들의 거짓말을 철떡 같이 믿고 있던 지지자들은 어떻게 실망 시킬 수 있겠는가. 그러니 ‘못 먹어도 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또 “문제는 그렇게 정치적 기동을 할수록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은 법적으로 불리해진다는 데에 있다. 이번 판결에는 조 전 장관의 혐의를 확인하는 부분도 있다”며 “그러니 조 전 장관은 자신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봐야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학교에 사직서를 낸 것이 작년 12월 19일. 얼추 1년이 지났네요. 거짓이 진실을 집어삼키는 것을 보고 이러다가 사회가 위험해지겠다고 생각해 시작한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사실이 사실의 지위를 되찾는 데에 무려 1년이 걸렸다”며 “이로써 내 싸움은 끝났다”고 적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이날 정 교수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하고, 1억3800여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특히 입시비리 관련 혐의는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다음은 진중권 전 교수 페이스북 글 전문 1. 조국흑서 팀 권경애 변호사와 김경율 회계사에게 지난 2월에 들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판결입니다. 다만 형량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세게 나왔습니다. 피고와 변호인단이 그동안 법정에서 불량한 태도가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애초에 사법적 문제를 정치화한 게 패착이었죠. 작년 여기에 그게 현명하지 않은 짓이라 글을 올렸던 기억이 납니다. 명백한 사실조차도 인정하지 않고 위증을 하거나 묵비를 행사하니, 재판부에서 피고 측이 진실을 은폐하고 호도한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겠죠. 판결문에 중에서 증인들에 대한 부분이 주목할 만합니다. 조국-정경심 부부가 자기 측 증인들을 거의 가스라이팅 수준으로 진실을 가리는 데에 활용하고 있다는 게 명백해 보였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도주의 우려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교수가 구속된 겁니다. 2심에서는 정치적 장난은 그만 치고, 인정할 건 인정하는 가운데 철저히 법리에 입각한 변호전략을 짜는 게 좋을 겁니다. 어차피 2심에서는 대개 양형을 다투잖아요. 지지자들을 매트릭스에 가둬놓기 위해 거짓말을 계속하면, 형량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거죠. 하지만 이미 사안을 정치화해 놓은 상황이라, 이제와서 혐의를 인정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겁니다. 그들의 거짓말을 철떡 같이 믿고 있던 지지자들은 어떻게 실망시킬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못 먹어도 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문제는 그렇게 정치적 기동을 할 수록 정교수와 조 전 장관은 법적으로 불리해진다는 데에 있습니다. 이번 판결에는 조 전 장관의 혐의를 확인하는 부분도 있거든요. 그러니 조 전 장관은 자신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2. 학교에 사직서를 낸 것이 작년 12월 19일. 얼추 1년이 지났네요. 이로써 내 싸움은 끝났습니다. 거짓이 진실을 집어삼키는 것을 보고, 이러다가 사회가 위험해지겠다고 생각해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사실이 사실의 지위를 되찾는 데에 무려 1년이 걸렸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는 투표장이 아니라 일하는 현장에서 확인되는 겁니다. 누군가 사실을 말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면, 그 사회는 민주주의 사회가 아닌 겁니다. 상사의 부당한 명령을 거부했다고 쫒겨나야 한다면, 그 사회는 민주주의 사회가 아닌 겁니다. 그동안 거짓을 사실로 둔갑시킨 수 많은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빤히 알면서도 대중을 속여온 더불어민주당의 의원들, 조국을 비호하기 위해 사실을 날조해가며 공작까지 벌인 열린민주당의 정치인들, 이들의 정치적 사기행각을 묵인해 온 대통령을 비판합니다. 위조된 표창장을 진짜로 둔갑시킨 MBC의 PD수첩, 이상한 증인들 내세워 진실을 호도해온 TBS의 뉴스 공장, 조국 일가의 비위를 비호하기 위해 여론을 왜곡해 온 다양한 어용매체들, 그리고 그 매체들을 이용해 국민을 속여온 수많은 어용기자들을 비판합니다. 또한 감시자의 역할을 저버리고 외려 권력의 사기극에 협조한 시민단체들, 성명서와 탄원서로 조국 일가의 비리를 변명하고 비호해 온 문인들, 그리고 여론을 왜곡하기 위해 온갖 궤변을 늘어놓으며 곡학아세를 해온 어용 지식인들. 이들 모두를 비판합니다. 그리고 나의 ‘특별한 비판’은 사실을 말하는 이들을 집단으로 이지메 해 온 대통령의 극성팬들, 민주당의 극렬 지지자들에게 돌리고 싶습니다. 알고 보면 불쌍한 사람들입니다.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이들이 망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3.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고 당정청과 지지자들이 생각을 바꾸지는 않을 겁니다. 그들의 정신은 이미 사실과 논리의 영역을 떠났으니까요. ‘세계관적 사유’를 하는 이들은 개별사실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 세계관 안에서 인지부조화를 해결하는 방식을 기필코 찾아내죠. 그들을 설득하는 것은 사이비종교에 빠진 신도를 ‘개종’시키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세계관 전체를 교체해야 가능한 일이니까요. 게다가 ‘인간은 합리적 동물이 아니라 합리화하는 동물’이라 자신의 어리석음을 인정하기보다는 변명을 찾는 데에 더 능하니까요. 정의롭고 평등하고 자유로운 세상은 먼 훗날에 도달할지 모르는 텔로스가 아닙니다. 정의와 평등과 자유는 이미 그 세상을 만드는 ‘과정’ 속에 구현되어야 하는 겁니다. 허위와 날조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는 대의라면, 그 대의는 처음부터 그릇된 대의인 것입니다. ‘그릇된 대의’는 대개 일부 기득층의 사적 이익을 공동체 전체의 공리로 포장한 것에 불과합니다. 언젠가 대깨문 사이트에서 댓글 하나를 보고 ‘울컥’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부동산대책 때문에 전세에서 월세로 쫒겨났을 때는 문프를 원망도 했지만, 지금은 마음을 추스리고 그분을 다시 지지하기로 했습니다’ 대통령이 국민을 지키는 게 아니라 국민이 대통령을 지켜주는 이상한 나라가 됐습니다. 가난한 서민들이 이미 가질 만큼 가진 사람들의 특권을 지켜주는 이상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들이 ‘개혁’의 대의를 자신들의 사익에 악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화국’이라는 말은 ‘공적 사안’을 뜻하는 라틴어 ‘res publica’에서 온 것입니다. 잊지 맙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옵니다. 국민은 주권자입니다. 우리는 일부 특권층의 사익에 봉사하는 신민이 아닙니다. 이것으로 제 페이스북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가끔 들어와 안부는 전하겠습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나경원 출생소견서 논란에 “어디 실컷 떠들어보라”

    나경원 출생소견서 논란에 “어디 실컷 떠들어보라”

    국민의힘 소속 나경원 전 의원이 원정출산 의혹에 대한 반박자료로 공개한 소견서가 논란에 휩싸이자 “실컷 떠들어보라”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앞서 일부 언론은 소견서는 의사의 의견을 담은 서류에 불과해 출산을 증명할 수 없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인용해 보도했다. 22년 전 분만한 걸 소견서로 발급하는 경우는 아주 이례적인 경우이며 소견서만 봐서는 서울대병원에서 분만했는지, 혹은 환자의 주장을 소견서 형태로 발급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 원정 출산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려면 아이를 낳은 국내의 병원에서 아이의 출생증명서를 발급받아 공개하면 되는데 1997년에 아이를 낳았다는 의사의 소견이 적힌 엄마의 2019년 일반 검진 소견서를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었다. 나경원 전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익히 예상했다. 안 그러고는 못 견딜 부류의 사람들이다. 사이비 종교 행위에 가깝다”고 말했다.나 전 의원은 “작년 리치몬드 산후조리원에서 원정 출산을 했다는 가짜뉴스를 퍼뜨려 제가 그 산후조리원은 2000년에 문을 열었고, 저는 아들을 1997년에 낳았으니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며 “그랬더니 하는 말이 사실상 1997년부터 운영했다는 억지였다. 어쩌면 이들은 변하지 않는가. 음모론도 발전과 진화가 필요하지 않겠는가”라고 물었다. 나 전 의원은 “소견서에 입·퇴원일과 신생아의 몸무게까지 상세하게 나와 있는데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한가”라며 “자신들의 도덕적 파산을 가리려 남을 헐뜯는 중상모략에 이들은 완전히 빠져있다”라고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이성의 영역을 벗어나, 자신들만의 세계에 갇힌 자들이다. 이들을 단죄하는 것이 대한민국 정상화의 첫걸음이다”며 “좋다. 그렇게 자신 있으면 어디 실컷 떠들어보라”고 선전포고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씨줄날줄] 자이니치와 혐한 발언/이종락 논설위원

    [씨줄날줄] 자이니치와 혐한 발언/이종락 논설위원

    일제강점기에 일본에는 200여만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었다. 1945년 광복과 함께 약 140만명이 우리나라에 돌아왔다. 한국에 돌아와 봤자 일거리가 없거나 이미 일본에서 생활터전을 잡은 60여만명은 일본에 거주했다. 일본에서는 이들을 재일(在日) 한국인이라는 뜻에서 ‘자이니치’라고 부른다. 이들을 소재로 한 영화 ‘용길네 곱창집’, ‘박치기’, ‘GO’ 등에는 일본에서 살면서 겪는 고민과 갈등, 그러면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자이니치의 삶이 잘 그려져 있다. 2000년대 들어 일본에서 태어나서 자란 3세와 4세가 일본으로 귀화하는 숫자가 늘어나면서 재일 한국인의 숫자가 현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일본 법무성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재일 한국인은 43만 5459명이다. 2018년 말 47만 9193명이었으니 감소 추이가 무척 빠른 편이다. 아직도 엄존한 일본 내 혐한 의식과 시도 때도 없이 터져 나오는 혐한 발언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화장품 대기업 DHC의 요시다 요시아키 회장이 자사 온라인쇼핑 홈페이지에 한국인을 멸시하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을 빚고 있다. 요시다 회장은 지난달 ‘야케쿠소 추첨에 대해’라는 글에서 기능성 식품 분야의 경쟁 기업인 산토리와 비교하며 “산토리 CM(광고)에 기용된 탤런트는 어떻게 된 일인지 거의 전원이 코리안계 일본인이다. 인터넷에서는 존토리라고 야유받고 있다”라고 썼다. ‘존토리’는 한인을 멸시하는 용어인 ‘존’(チョン)과 ‘산토리’를 합친 말이다. 존은 에도시대 이래 ‘바보, 반푼이, 하찮은 인간·물건’을 뜻한다. 현재 한인, 한국(북한 포함)을 비하하는 의미로 각종 단어와 결합해 사용되는 대표적 차별어다. 현재 산토리 모델 중에는 여성 배우 I와 K 등이 재일 한국인일 것이라는 얘기가 일본 연예계와 인터넷에서 회자되고 있다. 요시다 회장은 2016년에도 재일 한국인과 조선인을 ‘사이비 일본인’으로 멸시하고 “고국으로 돌아가면 좋겠다”라는 글을 올려 물의를 일으켰다. 하지만 요시다 회장은 한국인 차별 발언을 하면서도 고려인삼 건강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런 그의 이중성에 트위터 등 일본 내 SNS에서도 ‘#차별기업DHC의상품은사지않습니다’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하는 등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어제 요시다 회장에게 항의 메일을 보내고 강력한 DHC 제품 불매운동을 국내외에서 전개하겠다고 한다. 요시다 회장의 헤이트스피치(특정 민족·인종 혐오 표현)가 일본의 국격을 심하게 훼손하고 일본인의 명예에 먹칠을 한다는 점을 이번에 확실히 깨닫게 했으면 한다.
  • “순수 일본인 모델만”... 日 화장품 대기업 DHC 한인 비하 메시지 물의

    “순수 일본인 모델만”... 日 화장품 대기업 DHC 한인 비하 메시지 물의

    일본 화장품 DHC 회장이 ‘혐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재일 한국인을 비하하며 DHC가 “순수 일본인”만 모델로 쓴다고 말한 것이다. 16일 버즈피드재팬에 따르면, 지난달 요시다 요시아키 DHC회장은 공식 DHC 온라인몰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경쟁사) 산토리가 기용하고 있는 모델은 무슨 이유에선지 거의 모두 한국계 일본인”이라며 “그래서 인터넷에서 존토리(재일조선인 비하단어 ‘존’과 산토리 합성어)라는 아유를 받고 있는 듯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DHC가 기용하는 모델은 모든 면에서 순수한 일본인이다”고 덧붙였다.해당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과 한국 트위터에서는 ‘#차별기업DHC의상품은사지않습니다’(#差別企業DHCの商品は買いません) 해시태그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등 DHC 제품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요시다 회장은 앞서 지난 2016년 2월 자사 사이트에 게시한 글에서도 재일 한국인을 ‘사이비 일본인’이라고 표현하는 등 혐한 발언으로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요시다 회장은 “일본인으로 귀화했으면서 일본 욕만 하거나 패거리를 이루어 재일 조선인 집단을 만들려는 무리들은 사이비 일본인이고 막돼먹은 일본인”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정계, 관료, 언론, 법조계에 재일 조선인이 많으면 국민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며 “사이비 일본인은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DHC 자회사인 ‘DHC TV’ 역시 여러 차례 각종 프로그램에서 혐한 관련 내용을 방송해 일본 방송윤리검증위원회는 “중대한 방송윤리 위반”이라고 판정을 내리기도 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천장 위 32구 시신의 진실”…오대양 사건, 그날의 흔적

    “천장 위 32구 시신의 진실”…오대양 사건, 그날의 흔적

    70도 넘는 천장에 속옷 차림 시신 32구“사회기업으로 포장한 사이비 종교”“32명 4박 5일간 천장에 숨어 있다 숨져” 1987년 발생한 ‘오대양 집단 변사 사건’이 1일 온라인상에서 재조명됐다. 오대양 사건을 단독 보도했던 사회부 기자와 당시 현장 감식을 총지휘한 경찰 그리고 살아남은 회사 직원들의 증언이 지난 26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 등장했다. 오대양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1987년 8월 24일 대전, 3년 차 사회부 기자 윤모 씨는 ‘사스마와리’(경찰서를 도는 것) 중이었다. 사스마와리 코스는 병원 응급실, 장례식장, 경찰서였다. 윤 기자는 마지막 코스인 대전서부경찰서에 갔다.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윤 기자는 “새벽 6시인데 4명, 5명이 앉아있는데 눈이 풀려 있었다. 피곤한 게 아니었다. 의지가 없는 눈이었다. 아바타 같은 조종당하는 눈빛이었다”고 회상했다. 경찰 조사를 받고 있던 사람은 13명으로 다 같은 회사 직원이었다. 며칠 전 중년 부부를 회사 창고에 감금하고 12시간 동안 집단 폭행을 했다는 이유다. 이유는 채권 포기 각서 때문이었다. 폭행당한 중년 부부는 주유소를 몇 개를 운영하던 사업가였다. 부부의 자식은 7명이었는데 그들 모두 이 회사의 직원이었다. 큰딸은 사장의 비서, 사위는 상무였다. 이 회사는 민속 공예품을 만드는 회사로 대통령상도 받고 88올림픽 공식 지정 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전에 본사, 공장이 있고 용인에도 공장이 있었다. 사회사업에도 굉장히 적극적이었다. 보육시설, 초중고대학교 지원하는 학사 운영, 직원 기숙사 생활 보장, 생필품까지 지원해줬다. 우선적으로 직원의 가족을 채용하는 전통도 있었다. 회사 사장의 이름은 박순자. 자수성가한 여성 사업가라며 대전에선 그를 칭송했다. 남편은 도청의 고위 공무원이었기에 신뢰가 아주 두터웠다. 주유소 운영하는 부부도 신뢰할 수 밖에 없어서 사업자금을 투자했다고 한다. 당시 대전 18평 아파트 시세는 1300만 원 선, 이 부부는 무려 5억을 빌려줬다. 이후 이 부부가 목돈이 필요해 큰딸에게 다시 돈을 돌려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했고, 일부만이라도 회수하겠다고 하자 딸이 사장님과 직접 이야기하라고 전했다. 그렇게 중년 부부는 대전 본사로 찾아갔다. 건물 문을 여는 순간 젊은 사람들이 부부를 둘러싸고 문을 걸어 잠궜다. 직원들은 창고로 부부를 밀어 넣더니 폭행하기 시작했다. 폭행 후 채권포기각서를 들이밀었다. 더 충격적인 건 그 현장에 큰딸과 사위도 있었는데 말리지 않고 부모가 맞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는 것. 결국 지장을 찍고 풀려났고 이 부부는 경찰에 고발했다. 윤 기자에 따르면 박순자 사장이 경찰에 붙잡히자 방송국 카메라가 들이닥쳤다. 잡혀 온 박순자 사장은 그 자리에서 졸도를 했다. 이후 병원에 간 박 사장과 자식 셋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후 그 회사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채권자들의 숫자는 상상 초월이었다. 이틀만에 100명 이상. 액수를 합산해보니 80억, 현 시세로 260억이었다. 박 사장은 가난한 사람들의 돈을 사업자금으로 쓰고 남는 이득은 모두 돌려주겠다며 돈을 빌렸다. 이자 지급은 은행 계좌로 이용하고 지급일은 1시간도 어기지 않았다. 이자율은 무려 원금의 30~40%정도였다고 한다. 3년간 투자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해왔다. 윤 기자는 공장에 대해 본격적으로 취재를 시작했고 공장을 찾았더니 작업장도 제품이 있었지만 이 공장에서 제조한 흔적은 없었다고 했다. 이후 경찰은 단순 폭행에서 대형 사기 사건으로 수사 방향을 전환했다. 박 사장은 지명수배가 됐다. 박사장의 남편도 아내와 아이들을 찾기 시작했다.한날한시에 80여 명 사라져…70도 넘는 천장에 시신 32구 대전 본사에 있던 직원, 보육 시설의 아이들까지 모두 사라졌다. 한날한시에 80여 명이 사라진 것이다. 용인 공장도 텅 비어있었지만 단 한 사람 주방에서 일하던 장씨 아줌마가 있었다. 남편과도 안면이 있어 사람들의 행방을 물었지만 ‘아무도 없다’, ‘계속 모른다’고 일관했다. 남편과 기자, 경찰 등이 이 공장을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그림자도 못 찾았다. 나흘째 되는 날, 경찰에 제보 전화가 걸려왔다. “사람들이 다 용인 공장에 있다”는 전화였다. 창고 안을 뒤지던 경찰이 작은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창고 안쪽 박스가 벽처럼 보일 정도로 채워져 있었다. 박스 너머를 살펴본 경찰, 그 뒤에 사람들이 있었다. 49명이 3박 4일간 숨죽이고 숨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나머지 30명 남짓의 사람의 행방이 묘연했다. 경찰은 숨어있던 사람들을 상대로 조사했지만 모두 묵비권이었다. 발견되지 않은 사람들 명단을 확인했더니 특징이 있었다. 투자 유치를 많이 받아온 사람들이었던 것. 박스 뒤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돈을 적게 빌린 사람들이었다. 남편이 주방 장씨 아줌마를 추궁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날 오후 장 씨가 “공장에 찾으시는 분들이 있다”며 찾아왔다. 장씨는 사람들이 있는 곳을 천장이라고 알려줬고, 천장에 올라가 손전등을 켜는 순간 속옷 차림의 한 남자가 보였다. 불러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더 위쪽을 봤더니 서까래에 목을 멘 것이었다. 그 남자가 공장장 최모씨다. 장 씨는 “다른 사람들도 다 저기 있는데 불러로 대답이 없다”고 했다. 천장을 뚫어 올라가 보니 목을 맨 공장장 옆에 사람들이 누워있었다. 12명의 사람들이 사망한 상태로 2중, 3중으로 쌓여있었다. 5m 더 떨어진 곳에 시신이 더 있었다. 박순자 사장과 아이 셋의 시신까지 있었다. 4박 5일 동안 찾지 못한 박 사장과 직원들은 천장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모두 속옷, 잠옷 차림이었고 손은 결박이 되어 있었다. 몇몇 사람들은 목을 조른 흔적이 있었다. 31명은 교살, 공장장만 자살로 판명이 났다. 부검결과 독극물, 마취제도 없었다. 사망 추정 시간은 그날 29일 새벽 1시부터 아침까지였다. 박 사장의 남편과 식당 아줌마가 이야기하고 있을 시간이었다. 변사체 피살 뒤 운반이 가장 유력한 가설이었다. 가장 미스터리 한 것은 32명의 시신 중 어느 누구도 저항의 흔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종이 한 장을 발견했다. ‘절대로 입 닫아라. 이미 의식 없으시다. 네 시간 전부터 다섯 명 정도 갔다. 오늘 중으로 다 갈 것 같다. 성령 인도로 너만 버텨라’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천장에 있던 사람이 장 씨에게 보내려던 쪽지였다. 생존자이면서 모든 상황을 알고 있었던 장 씨는 결국 경찰의 계속된 추궁에 “박순자 사장은 교주고 나머지는 신도”라고 진술했다. 이 회사의 이름은 ‘오대양’. 민속공예품 회사가 아닌 종교 단체였다. 박순자 사장은 과거 암으로 사망 선고를 받았었는데 기도로 완치됐다면서 그 이후로 종교에 심취했고 결국 자신만의 종교를 창시했다. 그는 신도 확보를 위해 사회사업가로 포장했다. 복지사업을 하고 투자자에겐 확실한 이자로 신뢰를 확보한다. 신뢰를 쌓은 후 오대양에서 함께 살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오대양의 교리는 1988년 말세론이었고, 구원받으려면 교주의 지시를 따라야 했다. 오대양 직원들은 채권자이면서 채무자였다. 오대양은 부부간도 각방을 쓰도록 했다. 교주의 지시를 어기면 신도들끼리 ‘사랑의 매’를 때리게 했다.사건 터지자 자신과 천장에 올라갈 31명 추려… 사건이 터지자 박순자는 자식 셋과 용인 공장에 갔고 신도들 모두를 모이게 했다. 다 빚진 사람들이었다. 천장에 숨으려는 데 너무 좁아서 80명을 다 데리고 갈 수 없었고 자신과 천장에 올라갈 31명을 추렸다. 가장 열성적인 믿음을 보인 신도들을 천장에 올리고 나머지는 박스 뒤에 숨었다. 천장에 올라가지 못해 생존한 사람들은 “천국 소리가 들린다고 손을 잡고 있었다. 같이 못 올라간 게 너무 서운했고, (교주에게) 버림당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박순자와 신도들은 스스로 천장으로 올라가 시멘트 통로 위에 각목과 합판을 깔아 은신처를 만들었다. 1.7평, 2.9평, 0.4평이었다. 이곳에서 32명이 4박 5일을 지낸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큰 문제는 생리현상과 더위였다. 이들은 아예 먹지 않는 것을 택했다고. 당시 8월이었는데 경찰이 낮에 온도를 쟀더니 70도까지 올라갔다. 다들 사망 후 발견 시 속옷 차림이었던 이유다. 당시 교주의 시신이 가장 부패가 심했고, 기진맥진 상태의 사람들을 집단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해졌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시대정신은 윤석열 아닌 추미애” 김민석, 秋에 “외로워 마”

    “시대정신은 윤석열 아닌 추미애” 김민석, 秋에 “외로워 마”

    “정치중립 훼손 상황 즐기는 윤석열”“추미애에 ‘예리한 칼’ 사이비 언론”김민석-추미애, 15대 국회 입문 동기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국민이 원하는 시대정신은 윤석열 스타일이 아닌 추미애 스타일, 공수처 스타일”이라면서 “외로워 마시라”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옹호했다. 추 장관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함께 나란히 3강 구도를 형성하자 윤 총장이 정치적 행보를 하고 있다며 윤 총장에 대한 특수활동비 감찰 지시와 함께 총장직 사퇴를 거듭 촉구했었다. 김, 秋에 “정치 입문 동기에게, 여성 정치인에게 마음 아프게…”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측근 문제엔 평균보다 관대하며 정치중립 원칙의 훼손 상황을 즐기는 것으로 보이는 윤석열 스타일, ‘윤석열에겐 솜방망이, 추미애에겐 예리한 칼’인 사이비 언론 스타일이 추미애 스타일보다 국민에게 유익한 것일까”라며 이렇게 밝혔다. 김 의원은 동네 미장원 여주인으로부터 추 장관이 잘못한게 없다는 취지의 내용을 들은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또 “‘뭐 잘못해서 그런가? 말을 세게 해서 미움을 받은 거지’라는 동네 미장원 여주인의 말을 추 장관에게 전했다”며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혹 내가 던진 농담 속에 정치 입문 동기에게, 나아가 여성 정치인을 마음 아프게 했을 차별적 평가 스타일이 스며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이켜본다”고 반성했다.“검찰개혁 정점서 외롭다고 고백한秋에 내가 던졌을 농담 공개 사과” 김 의원은 그러면서 “검찰개혁의 정점에서 외롭고 아프다고 고백한 추 장관에게 내가 던졌던 농담을 공개 사과한다”며 “외로워 마시라”고 적었다. 김 의원과 추 장관은 15대 국회 입문 동기로, 추 장관이 민주당 대표였을 때 김 의원은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을 지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여기는 인도] 미신 탓에…성폭행 당한 뒤 시신 훼손된 7세 소녀

    [여기는 인도] 미신 탓에…성폭행 당한 뒤 시신 훼손된 7세 소녀

    인도의 7세 소녀가 현지 갱단에게 강간을 당한 뒤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소녀의 시신에서는 장기 일부가 사라져 있었다. 현지에서 암암리에 믿어지는 미신 때문이었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16일 열린 인도 힌두교 축제 디왈리 기간 중 동북부 칸푸르에 살던 7세 소녀가 실종돼 가족이 찾아 나섰다. 실종 하루가 지난 15일 아침, 가족과 현지 경찰은 집 인근에서 소녀의 시신을 발견했고, 근처 나무 아래에는 소녀의 옷이 버려져 있었다. 이후 남성 용의자 2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사건 조사 초기 당시 소녀가 자신을 성폭행하려는 용의자들과 몸 다툼을 버리다 살해당한 것으로 추측했지만, 진실은 이보다 훨씬 끔찍했다. 소녀의 시신에서는 성폭행 흔적뿐만 아니라 간과 폐 등 주요 장기가 사라져 있었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용의자 중 한 명은 결혼한 지 20년이 지나도록 아내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생기지 않자 믿어서는 안 되는 미신을 믿었다. 아이를 희생시키면 임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잘못된 미신이었다. 실제로 용의자 중 한 명은 소녀의 시신에서 적출한 장기를 아내와 함께 부적절하게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용의자들은 폭죽을 사러 나온 소녀를 칼로 공격한 뒤 성폭행하고, 간과 폐 등 주요 장기를 적출했다. 용의자 중 한 명이 아내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없자 미신을 믿고 벌인 범죄”라면서 “남성 용의자 두 명 뿐만 아니라 용의자 한 명의 아내까지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끔찍한 미신 탓에 아이들이 희생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마하라슈트라주에서는 결혼 후 12년 동안 아이를 갖지 못한 부부가 11명의 아이를 희생시키면 임신할 수 있다는 사이비 종교인의 말을 믿고 이웃집에 사는 4~12세 남자아이 5명에게 독초를 먹여 살해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데스크 시각] 인지부조화의 시대… 당신도 ‘개구충제’를 믿나요/정현용 온라인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인지부조화의 시대… 당신도 ‘개구충제’를 믿나요/정현용 온라인뉴스부장

    지난해 9월 개구충제 ‘펜벤다졸’ 열풍이 일었다. 미국에서 펜벤다졸을 먹고 말기암을 치유했다는 고백이 나온 게 시작이었다. 수백만명이 유튜브 영상에 열광했고, 열기는 곧바로 한국에 퍼졌다. 한국에서도 폐암으로 투병하던 한 개그맨이 나섰다. 그는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다면 한번 해 보겠다”고 했다. 이후 몸이 좋아졌다고 했고, 일부 환자와 언론이 이 소식을 열심히 퍼다 날랐다. 그러던 그가 정확히 1년 뒤 “개구충제 복용을 중단했다”고 했다. 오전과 오후, 하루에 2번씩 약을 먹어도 암세포는 급속히 퍼졌고 간 기능이 망가졌다. 복용 8개월 만에 약을 끊었다고 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약을 복용하지 않을 거다”라고 후회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우리 주변엔 아직도 그가 처음 했던 말만 믿고 개구충제를 끊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동물용 구충제와 사람이 먹는 구충제는 같은 계열 약이다. 인체용 구충제는 이미 학계에 ‘급성 간 손상’ 위험이 다수 보고돼 있다. 2008년부터 최근까지 논문으로 보고된 사례만 11건에 이른다. 단 1알을 먹고 간수치가 정상인의 3배로 높아진 사례도 있다. 암을 치료·예방할 목적으로 하루에 한두 알씩 털어넣으면 간독성은 훨씬 커진다. 필자는 지난해 이런 위험성을 보도했지만 “죽음을 앞두고 못 할 게 뭐냐”, “의지를 꺾지 마라”는 비판 댓글이 포털사이트마다 수백개씩 달렸다. 항암제를 투약하려면 간이 건강해야 하는데, 구충제 독성을 도무지 믿질 않았다. 명백하게 판단 착오란 사실이 밝혀져도 자기합리화에 빠지는 것을 ‘인지부조화’라고 한다. 믿음이 무너지는 순간에도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옹호한다. 사이비 종교 등에서 볼 수 있는 일이다. 많은 이들이 간독성이 두려우면서도 “병을 치료할 수 있는데 뭘 못 하겠어”라고 자기합리화했다. 포도를 따지 못한 이솝우화 속 여우는 “어차피 저 포도는 시어서 못 먹는 포도야”라고 중얼거린다. 우리 사회엔 자신의 생각만 밀어붙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나온 이런 주장들이 거대한 담론을 형성한다. 최근의 ‘독감 백신 사태’도 이런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일반 사망자 상당수가 ‘백신 접종 사망자’로 둔갑했다. 여론이 들끓었고, 사태 초기 정부는 갈팡질팡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 경찰은 아예 혼란을 부추겼다. 사인이 불명확한 사망자 대부분은 중년층과 고령자다. 그들 중 백신 접종자는 무수히 많다. 그런데도 마치 경쟁하듯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로 앞다퉈 공개했다. 며칠 뒤 잘못을 깨달은 보건 당국이 실시간 발표를 중단시켰지만, 늦은 감이 있었다. 당국은 “인과관계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일부는 벌써 강력한 ‘인지부조화’의 기운에 휘둘렸다. 그들 중 상당수는 코로나19와 독감 동시 유행 위험을 아무리 강조해도 ‘백신의 위험성’을 들어 접종하지 않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개구충제 사태 때도 정부의 설득과 조치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사례를 들어 꾸준히 설득하고 제도적 대응을 해야 하는데 단순히 ‘개구충제는 간독성 위험이 있다’고 몇 차례 읊고 말았다. 이는 사람들 마음속에 강력한 ‘인지부조화의 방패’가 자라나게 만들었다. 3년 전 SNS에 ‘심장마비가 오면 온몸의 힘을 짜내 기침하라’는 가짜뉴스가 급속히 퍼졌다. 지금도 가끔씩 문자메시지로 온다. 알아서 판단하라고? 정부에 묻는다. 어떻게 할 것인가. junghy77@seoul.co.kr
  • “대소변 먹이고 들기름 주사” 사이비 교주의 엽기 행각

    “대소변 먹이고 들기름 주사” 사이비 교주의 엽기 행각

    대법원서 징역 4년 6개월 확정자신을 ‘한알님’ 지칭하며 사기 행각보물 감정비 등 명목 3억여원 가로채“젊어진다”며 영아 대·소변도 먹게 해 젊어지게 해준다며 엉덩이에 들기름을 주사하는 엽기 행각을 벌이고 각종 투자금 명목으로 신도들의 돈을 가로챈 사이비 교주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사기·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종교조직의 교주인 A씨는 2013~2018년 교인들로부터 에너지 발전기 투자비, 보물 감정비 등 명목으로 3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A씨는 2011년 11월 기독교·불교·이슬람교·유교 경전을 짜깁기해 ‘정도’라는 종교조직을 설립하고, 자신을 ‘한알님’으로 지칭하며 추종자를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였다. 그는 “일제 강점기 일본인이 보유하고 있던 도자기 등 보물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는데 감정만 받으면 수익을 낼 수 있다”며 교인들로부터 감정비를 받아 챙겼다. 또 에너지 공급이 필요 없는 ‘무한 발전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며 투자금 명목으로 추종자들에게 돈을 뜯어냈다. 그는 생강·마늘 등을 갈아서 만든 가루를 치매·파킨슨병 등의 치료제로 속여 팔기도 했다. 젊어지게 해준다면서 영아의 대·소변을 먹게 하고 엉덩이에 들기름을 주사하는 등 의료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1심은 “A씨가 동종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범행을 반복했다”면서 기망행위의 내용과 수법이 좋지 않고 피해 금액 역시 상당하다”며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 변호인 측은 A씨가 실제 ‘무한발전기’가 가능하다고 믿었고 의료행위도 피해자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며 항소했지만 2심은 이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A씨 측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금요칼럼] 당신의 하늘에는 몇 개의 달이 떠 있습니까/김보라미 법률사무소 디케 변호사

    [금요칼럼] 당신의 하늘에는 몇 개의 달이 떠 있습니까/김보라미 법률사무소 디케 변호사

    1995년 3월 20일 아침 출근길, 일본 사이비종교집단 옴진리교 신도들은 정부 전복을 목표로 도쿄 지하철에서 사린가스 테러를 일으켰다. 공식적인 피해자가 3800명이나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사린 테러 가스의 피해자가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한다”는 뉴스를 접한 뒤 “왜 피해자에게 2차 피해까지 발생하는가”라는 의문을 갖고, 60여명과 인터뷰를 해 ‘언더그라운드’라는 책을 남겼다. 그는 ‘언더그라운드’에서 옴진리교로 상징되는 비정상이 절대적이지 않고 정상과 중첩되는 지점을 보여 주면서 “이 지하철 사린사건에 대해 정부는 빠른 시기에 각 분야의 전문가를 모아 공정한 조사위원회를 조직하고, 숨겨진 사실을 규명하고 주변 시스템을 철저히 재검토했어야 했다. 무엇이 잘못됐고, 무엇이 조직의 정상적인 대응을 방해했는가? 그런 사실을 엄하고 면밀하게 추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2010년 옴진리교 사건을 모티브로 폐쇄적 사이비종교집단 내에서 이루어진 미성년자 강간사건을 한 줄거리로 다룬 소설 ‘1Q84’는 이 문제의식의 확장이었다. 변호사로서 2010년 ‘1Q84’에서 언급된 사건과 유사한 사건을 담당하고 있었다. 한 피해자가 폐쇄적 사이비종교집단 내에서 발생했던 미성년자 시절의 강간 행위를 온라인에서 고발했고, 그 종교집단의 신도들은 이를 명예훼손이라면서 손해배상청구한 사건이다. 사이비단체의 교주는 스스로를 재림예수라 칭하며 “재림예수인 교주가 창기에 빠져 더러운 여자들과 관계를 맺고 인류를 구원한다”는 원죄론을 패러디한 ‘창기십자가론’으로 여신도들을 강간해 온 것이었다. 우연히 그즈음 ‘1Q84’와 옴진리교의 사정을 다룬 책들에서 그 폐쇄적 사이비종교집단과의 동일함과 피해자들이 겪는 2중3중의 고통, 그리고 피해자들의 호소를 진지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사회구조의 비정상에 대해서 격한 공감을 느꼈다. 피해자는 1심에서 “창기십자가 교리에 기반한 강간 행위의 사실의 입증”이 쉽지 않아 패소했지만, 항소심에서 “교주의 위 행위들을 녹화한 비디오”를 입수해 어렵게 승소했다. 피해자는 비정상적인 사이비종교단체를 빠져나왔고, 이를 바로잡고자 내부고발을 했음에도, 그 극심한 고통을 모두 치유할 수 없었다. 게다가 며칠 전 관련 피해자 중 한 분이 아직도 이 단체가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며 연락을 해 왔다. 피해자가 어렵게 내부고발로 처음과 끝을 모두 드러냈지만, 현실의 시스템은 그 비정상을 치유할 수 있을 정도로 완전히 다르다거나 단단하지 못하다. 오히려 코로나19 상황에서 온갖 비정상적인 종교단체들이 활개 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이는 비단 종교단체에만 존재하는 일은 아니다. 권력이 있는 곳에서는 항상 목격하는 일이다. 2011년 김재환 감독은 당시 10년째 외주제작사를 운영하면서도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해 ‘트루맛쇼’란 영화로 방송 3사의 맛집 방송들이 사실상 대부분 광고라는 것을 고발했다. 하지만 그때의 고발은 2020년 이후 돌이켜 생각하면 영화 상영으로 공분을 일으켰을 뿐 해프닝처럼 유야무야됐다. 오히려 방송에서의 광고 이슈는 점점 더 심화하고 있다. 당시 김 감독은 방송국으로부터 소송, 방송국 관계사로부터의 형사소송을 당하는 등 고생했지만, 지금까지 그 문제가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다. 현실은 그렇게 정상이 아니다. 내부고발자들의 소중한 증언이 드러날 때마다 정상적으로 보였던 그 현상들을 다시 잘 살펴보고 고발자에게 피해가 가중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1Q84’에서 달이 하나 있는 정상 사회에 사는 줄 알았는데 달이 두 개 뜨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었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어떤 세상을 살고 있는가. 지금 우리의 세계에는 달이 몇 개 떠 있는가.
  • [단독] 약자에게 떠넘기는 코로나 시대의 혐오

    [단독] 약자에게 떠넘기는 코로나 시대의 혐오

    인권위, 온라인 혐오표현 분석 결과중국→신천지→성소수자 대상 변화출신·성별 비하, 국적·종교보다 민감“혐오 지적보다 프레임 전환 효과적”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감염을 두려워하는 공포가 소수자를 겨냥한 혐오로 발산되는 경향이 수치로 확인됐다. 집단감염의 양상에 따라 중국인, 신천지, 성소수자 등 특정 집단을 원인 제공자로 낙인찍고 혐오 표현을 쏟아 내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사회 갈등을 부추기는 혐오가 확산되지 않도록 무차별적인 온라인 혐오 발언을 규제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인사이트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5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블로그, 카페, 커뮤니티 글을 분석한 결과 혐오에도 ‘유행’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혐오 표현은 대상만 바꿔 가며 계속 특정 집단을 비하하고 공격하는 양상을 보였다. 기간별로 살펴보면 국내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1월 4주차에는 중국인에 대한 언급량이 7만 8842건이었는데 1월 5주차에는 26만 5130건으로 한 주 만에 3.4배로 증가했다. 언급량이 늘수록 부정적인 언급 비중 역시 늘었다. 1월 초 중국인에 대한 부정적 언급은 30% 정도였으나 5주차에는 언급량의 82.8%가 부정적인 표현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를 ‘우한폐렴’으로 규정하고, ‘짱깨(중국인 비하 발언) 입국 금지’를 주장하는 식이다.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집단 확진자가 나온 뒤인 2월 말에는 신천지와 대구 지역에 대한 부정 언급량이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신천지에 대한 부정 언급량이 주간 400건 안팎이었지만 ‘이단’, ‘사이비’처럼 종교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2월 4주차에는 부정 언급량이 1만 3000여건으로 치솟았다. 2월 초까지만 해도 대구 언급량은 주간 평균 20만건 내외로, 부정적 언급의 비중이 20%대였지만 2월 4주차에는 언급량이 70만건으로 치솟았고 ‘대구폐렴’ 등 부정어 언급 비율도 60%가 넘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내 집단감염이 발생한 5월 초에는 성소수자 혐오 표현이 급증했다. 언급량이 4월 5주차 1만 7805건에서 5월 2주차에 3만 8198건으로 늘었는데 이 중 부정적 언급이 1만 7073건(88.7%)에 달했다. 장애인과 여성에 대한 혐오는 특정 시기에 집중되지 않았고 일상적으로 일어났다. 특히 장애인에 대한 혐오 표현은 1~5월 전체 혐오 표현 863만 2217건 가운데 69%인 594만 4004건을 차지했는데 ‘병신’, ‘또라이’ 등 일상생활에서 욕설로 쓰이는 경우가 많았다. 여성혐오 역시 코로나19 양상과는 큰 연관성이 없었지만 ‘김여사’, ‘××년’ 등 비하 발언이 온라인에서 자주 쓰여 언급량이 24만 4968건에 달했다. 연구소는 “세계적인 감염병이라는 재난 상황에서 그 책임을 사회적 약자에게 떠넘기고, 비난할 대상을 만들어 공격하는 흐름이 확인됐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와 언론의 노력, 시민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구를 향한 혐오 표현이 ‘힘내라 대구경북 캠페인’, ‘덕분에 캠페인’으로 전환되며 혐오 흐름이 약화했다”며 “단순히 잘못된 표현이라고 하기보다 새로 프레임을 전환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제언했다. 인권위는 “온라인 혐오를 근절하기 위해 여러 주체가 노력하고 있지만 혐오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다”며 “전문가와 시민 간 인식의 차이를 줄이고 어떻게 규제할 건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김성호의 종교로 읽는 세상] 개신교 교단 총회가 `그들만의 잔치‘여서야

    [김성호의 종교로 읽는 세상] 개신교 교단 총회가 `그들만의 잔치‘여서야

    개신교계 최대의 정례 행사인 교단 정기총회의 시즌이다. 21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통합을 시작으로 백석·합신·고신·개혁(22일), 기독교장로회(기장·28일)가 총회를 이어 간다.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는 9월 예정의 총회를 다음달로 연기했고 줄곧 10월 총회를 열어온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와 기독교한국루터회는 조만간 총회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다.올해 각 교단은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우려해 총회 일정과 방식을 확 바꿨다. 대부분 종전의 3박4일 일정을 반나절로 대폭 줄여 온라인 화상회의로 진행한다. 1만 2000개 교회, 300만 신도의 최대 교단 예장합동은 용인 새에덴교회를 거점으로 전국 35개 교회를 화상 연결해 5시간 동안 총회를 연다. 9190개 교회, 255만 4000명 신자가 속한 예장통합도 비슷한 시간 서울 도림교회를 본부로 전국 37곳 모임처를 온라인 연결하는 비대면 총회로 진행한다. 총회가 열리는 거점과 본부교회에는 임원진 등 주요 관계자만 참석하며, 나머지 화상회의장에는 50명 미만의 총대(대의원)들이 참석한다. 교단 총회는 각 노회에 배정된 대의원인 총대들이 새 임원진을 선출하고, 현안 토론과 결의, 다음해 집행할 주요사안 등을 결정한다. 교리와 사회적 공의에 충실한 발전계획이며 교회·목회자 징계도 처리한다. 이단 규정이나 세습 사안은 사회 일반의 관심도 집중되는 결정 사항이다. 개신교계는 그 중차대한 총회 때마다 대표성 시비로 얼룩진 역사가 있다. 총회에 참여하는 수백명 이상 총대가 목사·장로로 구성되는 만큼 평신도와 여성·젊은층의 입장이 배제된 탓이다. 교인 수가 많은 대형교회가 총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가 하면 개신교 신도와 사회 기준과 동떨어진 결정을 내리는 일도 발생한다. 2017년 이단사이비대책위의 보고를 받아들여 소속 교회에 마술·요가를 금지한 예장통합 총회가 대표적이다. 주로 노년층 남성 성직자와 고위 관계자들이 참여해 수적 우위의 의사결정을 하는 ‘그들만의 잔치’에 대한 불만이 높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일정이 크게 준 ‘반쪽짜리 총회’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일찍부터 분출했다, 민감한 사안들을 짧은 회기를 빌미로 건성건성 처리할 것이란 경계의 눈초리가 매섭다. 실제로 각 교단 총회에 헌의된 사안 중엔 순탄치 않아 보이는 것들이 수두룩하다. 신성 모독과 어긋난 정치 행보로 눈총받는 전광훈 목사는 대부분 교단에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예장합동 총회에선 찬반이 팽팽한 여성 강도권과 안수, 퀴어신학의 이단성이 주 안건으로 상정됐고 예장통합은 명성교회 세습이 뜨거운 이슈로 부각했다. 지난 총회에서 세습을 사실상 허용하는 ‘명성교회 수습안’이 결의된 데 반발, 철회하라는 헌의안이 전국 노회에서 상정됐기 때문이다. 기장은 한신대 신대원의 독립 경영을 요청하는 헌의안이 올라왔고 예장합신은 목사 이중직 문제가 큰 사안이다. 교단들은 긴급 사안을 제외한 세부 안건은 각 부·위원회가 따로 논의해 총회 임원회에서 처리할 것이란 입장을 공통적으로 내놓고 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다양한 연결방식을 통해 참여적인 총회로 거듭나도록 노력을 기울여 달라”며 목회자 윤리·처벌 규정을 제정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와 기장 청년회전국연합회, 기감 청년회전국연합회, 예장 청년회전국연합회, 루터회 청년연합회 등 기독교 청년 단체들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정문 앞에서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서 왜곡되고 맹목적인 신앙 행태를 보인 통제 불가의 세력을 키워낸 원죄가 한국교회 전체에 있다”며 각 교단 총회에 개혁과 갱신을 위한 구체적 방향 제시를 요구할 예정이다. 손승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간사는 “교단 총회에 앞서 중요한 사안들을 대충 처리할 조짐이 감지돼 신도와 일반의 반응이 벌써부터 우려된다”며 “교단들이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갖춰 모든 계층의 공동체 구성원들을 참여시키기 위한 노력을 미뤄선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