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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라운지] 日대표팀 출신 용병 마에조노

    “황태자는 먼 옛날의 이름일 뿐,K-리그에서 다시 태어 나겠습니다.” 유난히도 잦은 봄비가 그치고 화창하게 갠 9일 경기도 구리시의 프로축구 안양 LG 훈련장.하늘 빛만큼이나 경쾌하게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 틈에 유난히 작아 보이는 마에조노 마사유키(30·170㎝)가 끼여 있다. 조노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그가 한국 프로축구에 발을 들인 것은 지난해 12월.일본 선수로는 성남의 가이모토 고지로에 이어 두번째다.하지만 가이모토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돌아갔기 때문에 그는 현재 K-리그에서 뛰는 유일한,그것도 일본대표 선수를 지낸 특급용병이다. ●자존심을 건 한국행 그는 96애틀랜타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일본에 28년만의 본선 티켓을 안겨준 영웅이다.당시 최고의 스타 미우라 가즈요시의 대를 이을 재목으로 주목받으며 ‘황태자’라는 찬사를 받았다.그러나 그 화려한 이름은 ‘방랑아’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으로 바뀐다.감독과의 불화 등으로 소속팀 도쿄 베르디에서 쫓겨난 뒤 포르투갈과 브라질을 전전하는 떠돌이로 전락한 것.2년전도쿄 베르디로 복귀했지만 전성기 때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해 또다시 팀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타향의 그라운드에 몸을 담은 그의 각오는 그래서 남다르다.“K-리그가 내 축구의 마지막 무대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면서 “돈 때문이 아니다.자존심을 되찾는 것이 한국을 찾은 이유”라고 털어놨다. ●그라운드 밖에선 팔방미인 팀에서 노장급에 속하는 그는 화려한 발재간을 지녔지만 골 욕심은 내지 않는다.공격수들의 뒤편에서 팀 플레이를 조율할 뿐이다.지난 주말까지의 경기에서 도움 1위(3도움)를 달리는 데서도 그의 ‘묵묵한 플레이’를 읽을 수 있다. 그러나 그라운드에서의 ‘조용한 카리스마’와는 달리 주위 사람들과는 격의가 없다.좀 안다 싶으면 먼저 말을 건넨다.구리훈련장에서 마주치는 거구의 LG씨름단 김경수를 알아보고 장난을 거는 것도 그가 먼저다.김경수와는 학교 동창인 스모 선수를 통해 징검다리 친구가 된 사이다.말은 좀 늘었느냐는 질문에 “나 한국말 하나도 몰라요.”라고 유창하게 받아 넘겨 상대방을 웃길 줄도 안다.그의첫 한국 생활은 자못 힘들었지만 이제는 견딜 만하다.혹독하기로 유명한 팀의 합숙훈련도 견뎠고,언어와 문화 차이도 웬만큼 극복해 냈다. 그는 스파게티 광이다.처음 한국 음식이 맞지 않은 탓도 있지만 일본에서 공수한 소스로 스파게티를 직접 만들어 먹을 정도였다.하지만 이젠 된장찌개,김치에도 혀끝을 길들였다.짬이 나면 직접 차를 몰고 압구정동으로 가 아이쇼핑을 즐기는 여유도 생겼다.가장 좋아하는 한국 가수 ‘보아’의 노래를 노래방에서 부르면 가수라는 찬사를 받는다. 그는 가족들을 무척 챙긴다.가고시마의 홀어머니에게 월봉의 절반 이상을 꼬박꼬박 부치고,조카에게 어울리는 옷가지를 사기 위해 동대문시장에서 발품을 팔기도 하다.‘결혼’은 가족들의 마지막 바람이지만 그에게는 축구가 먼저다.“아직 임자를 못만났다.이 사람이다 싶으면 국적도 상관없다.”고 말하면서도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은 결혼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꼬리를 흐린다. 오랜 방랑에 종지부를 찍고 K-리그에 새 둥지를 튼 그를 잊지 못한 일본 팬들은 11일 방한 응원전을 펼칠 예정이다. 글·사진 최병규기자 cbk91065@ ■K리그 용병사 올 시즌 K-리그에서 뛰는 외국인선수는 모두 43명.광주 상무를 뺀 11개구단이 3∼5명씩 보유한 셈이다.외국인선수는 팀당 6명까지 보유할 수 있고,경기당 3명까지만 출전시킬 수 있다. 주류는 세계최강 브라질 출신들.히카르도(안양) 이리네(성남) 끌레베르(울산) 등 모두 22명이 현재 K-리그를 누빈다.쟈스민,싸빅(이상 성남) 메도,레오(이상 포항) 등 크로아티아 출신이 4명,샤샤(성남) 우르모브,시미치(이상 부산) 등 유고 출신이 3명. 지난 1983년 출범한 프로축구 최초의 용병은 호세와 세르지우(이상 포항).가장 인기를 끈 선수는 태국 출신의 피아퐁(44).84∼86년까지 안양에서 뛴 피아퐁은 뛰어난 발재간을 앞세워 85년 용병 첫 득점왕과 도움왕을 석권했고,98방콕아시안게임 땐 태국 대표선수로 나서 한국에 1-2 패배를 안기기도 했다. 유고 출신의 보그다노비치 라데도 ‘특급 용병’.92∼96년까지 포항에서 뛴 그는 96시즌에 10득점-10도움을 올린 첫 선수로 이름을 올렸고,당시 최다 연속 도움 기록(6도움)도 작성했다.현존하는 최고용병은 단연 ‘우승제조기’ 샤샤.97년 당시 부산 대우에 첫 우승을 안긴 이후 98·99년 수원,2001·2002년 성남에 각각 2연패를 선물했다. 골키퍼 발레리 사리체프(43·안양·한국명 신의손)는 아예 국적을 바꾼 케이스.92∼98년 천안에서 뛰다 외국인 출전 제한 규정에 걸리자 2000년 안양으로 옮긴 뒤 귀화했다.
  • [열린세상] 건강한 시민의식

    청와대 홈페이지 접속 변화 실감 노무현 대통령은 그의 통치이념을 ‘참여정부’로 정하였다.시민의 실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책결정과정에 시민참여가 배제되어 왔었던 우리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청와대라고 하면 서민으로서는 거의 접근이 불가능하게만 생각되어 왔던 곳이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 때에 이르러 청와대 앞을 승용차로 통과할 수 있게 되어 정말 많이 변했구나 하며 반기던 기억이 엊그제 같았다. 그런데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청와대 홈페이지에 자연스럽게 접속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니 정말 “오래 살고 봐야겠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청와대 홈페이지’는 ‘청와대 뉴스’,‘노무현 대통령’,‘청와대 산책’,‘노하우’등의 방이 만들어져 있어 청와대 내의 새로운 소식부터 시민들의 이야기까지 모두 한눈에 볼 수 있게 되어있다.자유게시판이란 곳을 둘러보았다.애절하게 ‘운전면허 사면’을 간청하는 목소리부터 “우리나라 큰일 났네요.”라며 이라크 파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까지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접할 수 있었다. ‘삼고초려’라는 방에는 고위직 인사를 추천할 수 있는 방도 마련되어 있어 더욱 흥미로웠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건전한 시민의식에 근거하여 고위공직자 후보를 추천한 경우라면 바람직스럽다. 반대로 무책임하게 후보추천을 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그러면 후보 선발과정에 옥석을 구분하느라 담당자들이 얼마나 애를 먹을 것인가? 마찬가지로 자신의 소신 있는 의견을 분명하게 제시하는 경우는 건전한 시민의 소리를 듣게 해주어 국정운영에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러나 사소한 개인적인 문제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려 구제를 바라는 경우라든지,원색적인 언어의 폭력을 행사한다든지,무고한 사람을 고발하는 등의 행위는 무책임하기 그지없는 처사이다. 개인의 딱한 사정이지만 국정운영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사람들에게 시간을 허비하게 해야 하며,얼굴 없는 언어의 폭력으로 남에게 상처를 줄 수 있으며,나아가 무고한 사람을 난처한 입장에 빠뜨리게 하여 사회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건강한 시민사회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대답은 아주 간단하다.건전한 시민의식의 기초위에 건강한 시민사회가 이루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건전한 시민의식이란 어떤 것일까? 오래전 유학시절의 이야기이다.외국인 부인을 둔 고교동창생과 같이 친구부인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우리 내외는 한적한 시골로 여행을 떠났다.오랜만에 하는 여행이라 기대감도 컸다.마침 연휴기간이라 우리처럼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고속도로의 정체가 상당히 심했다. 더운 여름이었기에 출발 당시의 들뜬 기분보다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과정에 짜증이 나기 시작할 즈음이었다.앞서가던 차량 두 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었다.그러지 않아도 밀리는 터에 교통사고까지 났으니 더 밀릴 것은 분명해졌다. 사고차량 두 대가 갓길로 빠져나가기에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는데,친구 부인 역시 차를 갓길로 빼는 것이 아닌가? 그러지 않아도 일정이 늦었던 터라 남편인 친구가 부인에게 “왜차를 빼는 거요.”라고 물었다. 그런데도 부인은 차분히 차를 몰아 사고차량 뒤에 주차하면서 대답하였다.“교통사고시 목격자는 자신의 인적사항을 피해차량 운전자에게 전해 주는 것이 의무예요.”뒷자리에 앉은 우리 내외는 큰 충격을 받았다.우리 같으면 늦었기 때문에 빨리 가기를 선택할 터인데,오히려 ‘이들은 자신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사회질서 유지에 의무감을 가지고 있구나.’ 하고 탄복하였다. 그렇다.건강한 시민사회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절대 아니다.자신의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사회질서 유지에 책임감을 느낄 때만이 가능하다.우리도 속히 건전한 시민의식이 보편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 우 서 연세대교수 도시계획학
  • 기고/ ‘중동자유무역권’ 참여에 힘써야

    미국·영국 연합국의 첨단 신무기에 의한 대 이라크 군사작전은 예상과 달리 단기간에 끝나 세계의 눈은 이제 북한의 핵개발에 쏠리고 있다.이 문제는 바로 한국과 직결되기 때문에 우리 관심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편 이라크 유전 확보와 아울러 전후 복구에 관한 경제적인 문제에 초점이 이루어지는 상황 아래 각국은 경제적인 고지를 선점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후세인 정권의 대량파괴 무기를 둘러싸고 유엔에서 격돌한 미·영과 프랑스·독일·러시아와의 사이에 이라크 전후복구를 둘러싼 기(氣)싸움이 재연되었으며,일본·중국도 기웃거린다. 특히 후세인 정권의 붕괴를 기회로 중동을 자유무역권으로 하려는 구상이 부상하고 있다.각국이 국제연합(UN)의 기능에 회의적인 데다 국제무역기구(WTO)의 신라운드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자유무역협정(FTA)을 선호하는 양상을 띤 것과 그 맥을 같이한다. 이라크를 잠정통치하게 될 미국의 부흥인도지원기구(ORHA)는,유엔의 경제제재가 해제되면 3개월간 이라크의 무관세무역을 인정할 방침인 것으로알려져 있다.이라크인에 의한 잠정정권이 탄생한 뒤에는 그 방침을 이어 받아,자유무역을 지렛대로 전후 부흥을 추진할 구상이다. 이러한 구상은 미국의 라손 국무부 차관이 “중동 사람들이 자유무역 시스템의 은혜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미국의 큰 관심사이다.”라고 언명한 데서 알 수 있듯이,이라크 전후복구를 기회로 중동지역에서 자유무역 촉진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라크는 수천년 전부터 무역의 중심지로서 영광을 누린 역사가 있다.특히 쿠웨이트·요르단과의 무역이 재개되면 걸프만과 지중해로부터 전후 부흥을 위한 막대한 물자의 흐름이 예상된다.ORHA는 그 제1탄으로 이라크 국경을 3개월간 개방하여 자유로운 무관세 무역을 인정하며,또 이를 주변국과의 무역활성화 계기로 삼으려는 계획을 입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후 이라크경제가 순조로이 발전하면 언젠가 이라크의 세계무역기구(WTO)가맹이라는 과제가 제기될 것이다. 최근 중동의 역내무역은 매우 저조하다.석유만이 아니라 농업 등의 분야에서도 국제무역 체제의일원이 되는 것과 아울러 농업수출국으로서 부상할 가능성이 짙다.이라크를 축으로 한 중동 자유무역경제권의 가능성도 모색하는 자세이다.미국이 자유무역권 구상을 거론하는 배경은 유엔의 경제제재 해제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조기에 이라크의 원유수출을 유엔 관리로부터 해제하여 대외채무나 부흥자금으로 충당하는 자유무역권은 그 대의명분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미국은 지난 수년동안 WTO에서의 자유무역화 협의와 병행하여 양국간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를 목표로 하는 FTA 체결에 의욕을 보이고 있으며,이미 FTA를 체결한 이스라엘·요르단에 이어,이라크와 단독으로 체결을 도모하는 것도 목표로 삼았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미국이 ‘중동 자유무역권’구상을 실현하는 데에는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먼저 크게 두 가지 걸림돌이 있다.국제적으로는 후세인 정권과 교류해 유전개발권을 갖고 있는 프랑스와 러시아가 이라크에서 대량파괴 무기가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신중한 자세를 보일 것이다.국내적으로는 미 의회가 시리아에 대한 제재법안을 가결할 움직임이다. 어떤 걸림돌이 있든 미국은 전쟁에 동참하지 않고 전후 이권만을 노리는 것은 불허할 것으로 보인다.전쟁을 수행한 미·영이 이라크 전후복구에 주도권을 갖고자 하는 그 주장은 당연할 것이다.따라서 우리나라도 이라크파병을 결의한 것을 명분으로 중동의 자유무역권 구상에 발빠르게 참여하여 전후복구에 동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균 홍익대 무역학과교수 명예논설위원
  • 책꽂이

    ●영원회귀의 신화(미르치아 엘리아데 지음,심재중 옮김,이학사 펴냄) 루마니아 태생의 종교학자 엘리아데의 대표작.엘리아데 종교학의 핵심 주제는 우주와 역사이다.인간의 삶은 그 역사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초월을 지향하고 수용하는 데서 궁극적 가치를 확보한다고 믿는 엘리아데는,이 책에서 우주적 질서(신,초월자,영원함)와 역사(현실,유한)를 동시에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순적 삶의 방식을 해명한다.1만원. ●세계 프랑스어권 지역연구(김승민 등 지음,푸른길 펴냄) 프랑스어는 약 5억의 인구가 사용하는 국제적 언어이며,55개국이 프랑스어를 공용어 또는 중요한 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세계화=미국화=영어화’현상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프랑스는 최근 ‘프랑스어권 국가연합(La Francophonie)’을 창설,이 국제협력체를 정치·경제협력체로 전환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1만5000원. ●잠수함토끼와 함께 하는 오늘의 발견(잠수함토끼 지음,하늘연못 펴냄) 인류의 지난 행보가 보여주는 우행·협잡·야만·진보·평화·전쟁 등의 기록을 연대기식으로 정리.잠수함토끼는 시인·영화인·출판기획자 등이 모여 만든 순수 문화포럼.1만3000원. ●거짓말 참말 그리고 침묵(이규호 지음,말과창조사 펴냄) 한국 언어철학계를 이끈 저자의 글모음집.저자는 모든 인간적 삶의 현상을 ‘말놀이’로 규정한다.‘언어의 틈새론’‘포스트모던의 말놀이’‘중간세계로서의 언어’ 등의 글이 실렸다.9000원. ●예언자(칼릴 지브란 지음,오강남 옮김,현암사 펴냄) 화가이자 시인,철학자,신비주의자였던 칼릴 지브란(1883∼1931)이 열다섯 살에 구상하기 시작해 마흔 살이 돼서야 완성한 평생의 역작.사랑,결혼문제 등 평범하지만 너무도 근원적이어서 정의 내리기 어려운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목소리로 답한다.9000원. ●토끼전(이혜숙 글,김성민 그림)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우리고전 시리즈.한글필사본 ‘토처사전’과 ‘토공전’을 바탕으로 판소리 ‘수궁가’의 몇 대목을 삽입해 쉽고 재미있게 구성.초등고학년 이상.창작과비평사 8000원. ●코코,네 잘못이 아니야(비키 랜스키 글,제인 프린스 그림,이경미 옮김) 이혼가정의 자녀에게 들려주는 따뜻한 조언 55가지.다시 생각하는 가족의 의미.5세 이상.친구미디어 7000원.
  • 노벨상 수상자 꼭 나올 겁니다/ 과학영재학교 문정오 초대 교장

    국내 처음 개설된 부산 당감동 과학영재학교.초대 교장인 문정오(文定五·59)씨는 지난달 초 개교 이래 벌써 한달이상 밤잠을 설치고 있다.‘전국에서 내로라 하는 영재를 뽑아놓고 범재로 만들면 안되는데….”하는 중압감 때문이다.긴장된 탓인지 새벽이면 아무리 피곤해도 절로 눈이 떠진다.곧바로 출근해 학교를 한바퀴 돌아보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문 교장은 “봄을 맞아 모종을 심고 밤낮으로 보살피는 농부의 심정”이라고 자신의 심경을 표현했다. 문 교장은 개학 이전만 하더라도 어린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에 낯설어 하지는 않을지 등등 여러가지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의외로 학생들이 빠르게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보고 조금씩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영재는 역시 영재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일이 많다고 한다.무엇보다 고교생에겐 힘에 부칠 학제 운영시스템에 학생 144명 전원이 잘 따라오는 것을 보면서 감탄사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학교의 교육 체계는 대학과 마찬가지로 짜여져 있다.모든 교과가학점제로 운영돼,소정 학점을 이수하면 언제라도 졸업할 수 있다. 한달 남짓 학생들을 가만히 지켜본 결과 조기 졸업할 성 싶은 학생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졸업을 위해 필요한 학점은 국어 사회 과학 등 7개과목 68학점과 필수 45학점,심화선택 32학점 등 모두 145학점이다.국제화가 필요한 과목은 미국 고교의 영어 원서를 교재로 사용한다.현재 신입생 중 18명은 고교수학 수준을 넘은 것으로 판정돼 대학 수학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교사들 역시 일반학교와 다르다.교사진의 90% 이상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교수 등 석박사이다. 문 교장이 영재들을 지켜보면서 새삼 확립하게 된 영재관은 “수학 과학 과목의 창의성이 뛰어 나야 한다.”는 점이다.특히 영재학교에 입학하려 할 경우 분석력과 논리력이 필수인 만큼 관련 서적을 많이 보며 폭넓은 지식과 사고력을 키우는 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문 교장은 이 점이 민족사관학교 등 다른 우수두뇌들이 다니는 학교와 다르다고 강조한다.민족사관학교가 학습능력 향상에 중점을 둔다면 영재학교는 한 과제에 대해 스스로 연구 분석하고 결론을 내는 등 접근 방식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이 학교는 그러나 차가운 지식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중시한다.학생들은 매월 셋째 토요일에는 양로원,장애인시설 등을 찾아 땀을 흘린다.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을 돕는 따뜻한 마음가짐을 갖추기 위해서다.문 교장은 “공부에서는 영재이지만 인간관계 사회생활에선 둔재일 수 있어 봉사활동을 의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에서 모인 이 학교 학생 144명은 지난해 평균 8.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학했다.학생들은 서류전형에 이어 2단계인 수학·과학 분야의 창의적 문제 해결력 검사,적성검사,논리적 사고력 검사,과학캠프에서의 면접과 행동관찰 등을 통해 최종 선발됐다.올해도 144명을 뽑는데 6월 원서를 접수한 뒤 9월 최종합격자를 발표한다. 수업료는 일반고교와 같으며 기숙사는 무료이다.학생 전원에게 1년에 100만원 가량의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다. 문 교장은 자신이 이 학교의 초대 교장으로 임명된 데 대해 “어쩌면 운명적일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30여년간 과학교사로 교단에 선 문 교장은 지난 97년 부산시교육청 장학과장 때 영재학교의 밑그림을 그린 바 있다.문 교장은 “당시 급변하는 세계 과학계의 발전에 우리나라가 뒤처지지 않으려면 고급두뇌의 육성이 절실하다는 국가적 인식이 확산된 데 힘입어 영재학교의 설립을 구상하게 됐다.”고 전했다.이런 바탕 위에서 마침내 지난 2000년 영재교육진흥법이 마련됐고,기존의 부산과학고가 영재학교로 발전적으로 전환됐다. 문 교장이 요즘 중요하게 여기는 과제는 학생들이 마음놓고 연구와 탐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첨단과학관의 운영비를 확보하는 일이다.또 각종 과학 전문도서 구입비 확보,교사들의 연구활동비 지원 등도 난제이다. 실상을 잘 들여다보면 문 교장의 고민이 이해된다.80억원을 들여 지은 첨단과학관에는 40억원어치의 최신 실험기자재들이 있는데 이를 관리하고 유지하는 비용이 연간 1억원에 이른다.다행이 올해는 예산을 확보했지만 내년도는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또 2000권에 불과한 전문도서의 확충도 시급하다.학생들의 폭넓은 지식 습득을 위해서는 더욱 많은 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 교장은 “영재들이 마음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하루종일 학교 안팎을 돌아다닌다.”면서 “영재학교 출신들이 노벨상을 타는 그날이 반드시 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국내최대 음료·잡화 도매 청량리 ‘깡통시장’을 가다 / “맥주·라면·화장지 할인점보다 싸네”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뒤편 정화여중·상업고교의 서쪽 도로변.‘깡통시장’으로 알려진 이곳은 국내 최대 규모의 음료 및 잡화 도매시장이다.조선시대 정식 허가를 받지 않고 몰래 제품을 내다파는 난전(亂廛)과 같아 물건 값이 엄청나게 싸다.특히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단 한 푼이라도 아끼겠다는 소비자들의 알뜰 쇼핑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외환 위기 당시 ‘땡처리’로 한때 반짝 경기를 누렸던 ‘깡통시장’을 지난 8일 오후 3시 찾았다.도로 좌우에 길게 늘어선 시장의 가게 앞에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트럭과 봉고차들이 잡화 상자들을 가득 싣고 빼곡히 쌓인 물건 상자들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상인 진모(54)씨는 “외환 위기 당시 반짝 경기가 일어 수입이 괜찮았다.”며 “이곳은 원래 경기가 나빠지면 일반 손님들의 발길이 늘어나는데,요즘들어 이들의 발길이 잦아지는 걸 보니 경기가 정말 나쁜 모양”이라고 말한다. ●철저한 ‘현금주의' 불문율 콜라·사이다·환타 등 캔(깡통) 음료가 주요 거래제품이어서 ‘깡통시장’으로 불리는 이곳은,‘○○상회’‘○○상사’‘○○유통’ 등의 간판을 내걸고 있다.실제로 대부분 무자료 거래를 하다 보니 세무서 단속반이 뜨면 철시하고 도망가버려 살풍경한 모습으로 바뀐다고 해서 ‘도깨비 시장’으로도 불리고 있다.따라서 철저한 ‘현금주의’가 이곳의 불문율이다. 가격은 대부분 정상가(일반 산매가)보다 30% 이상 저렴하다.말만 잘하면 대형 할인점보다 훨씬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다.때문에 전국 각지의 음료 및 잡화 도매상들이 이들의 단골 고객이고 알뜰 소비자들도 찾는다.H상사 한모(37·여)씨는 “‘깡통시장’에서 거래되는 제품은 정상가의 50% 선에서 거래되는 것이 기본”이라며 “정상가의 25% 가격으로 덤핑치는 국내 유명 브랜드 제품들도 꽤 있다.”고 털어놓는다. 예컨대 구멍가게에서 100원에 팔리는 라면을 이곳 상인들은 40∼45원에 사들여 5∼10원의 이문을 붙인 뒤 50원에 도매상들에게 넘긴다는 얘기다.그렇다고 거래되는 제품들이 질이 낮은 것은 아니다.농심 라면과 하이트 맥주,코카·펩시 콜라,유한킴벌리 화장지 등 유명 브랜드의 제품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박스 단위로만 판매 이곳에서는 낱개로는 팔지 않고 박스 단위로만 판매한다.예를 들어 ▲하이트 맥주 355㎖ 24병들이 한 박스에 2만 7000원 ▲유한 킴벌리 뽀삐 플러스 10롤들이 한 박스에 3400원 ▲농심 신라면 30개들이 한 박스에 1만 1500원 ▲코카콜라 250㎖ 30병들이 한 박스에 1만 300원 등에 팔리고 있다. W상사 이모(33)씨는 “과자 등은 정상가보다 30% 정도 싸고 라면의 경우 25% 수준에서 판매하고 있다.”며 “단체 MT나 기업체 야유회 등과 같이 대규모 수요가 있을 때 이곳에서 구입하면 매우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말한다. ‘깡통시장’의 가격이 싼 이유는 자금난에 봉착한 일부 대기업들이 브로커를 내세워 무차별 덤핑을 치거나 일부 영업 사원들이 자신의 판매 실적을 높이기 위해 밀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한 대기업 영업사원은 “판매 목표량을 채우기 위해서는 덤핑칠 수밖에 없다.”며 “덤핑 손실부분은 회사 인센티브로 충당하고 있다.”고 귀띔한다.가정주부 김모(36)씨는 “외환 위기 당시 친구들이 이곳이 싸다고 소개해준 이후 자주 이용하고 있다.”며 “이제 상인들과도 안면을 익혀 라면 한 박스를 사더라도 도매값을 받아 대형 할인점에서 쇼핑하는 것보다 훨씬 더 경제적”이라고 전한다. 김규환기자 khkim@
  • 나라종금 어디까지 연루 / 盧측근 말고 더있나 여권 10명안팎 곤욕

    민주당 안희정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과 염동연 인사위원이 연루된 나라종금 로비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의 불똥이 민주당 신·구주류를 가리지 않고 튈 조짐이어서 주목된다.아울러 게이트로 비화될 가능성이 큰 이번 사건에는 학연·지연도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이에 따라 신주류 내 신·구세대간,신주류 대 구주류간 권력투쟁설도 나돈다. ●확산되는 불길 신주류 핵심권인 안씨와 염씨의 경우 나라종금 자금 수수를 인정한 단계지만,구주류 인사 2명도 비실명으로 자금 수수설이 나돈다. 초선 의원 1명도 수억원 수뢰설에 휘말렸다.안씨가 운영했던 생수회사에 연대보증을 해준 여권 인사 6명도 예상치 못한 곤욕을 치르고 있다.이 가운데는 신주류측 거물도 2명이나 끼어 있다. 급기야 8일엔 안씨가 김호준 전 보성그룹 회장측으로부터 받은 2억원이 대통령의 또다른 측근에게 전달됐다는 일부 보도까지 나왔다.이에 대해 안씨는 “완전한 작문”이라고 일축하며 법적대응 의지를 밝혔고,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아주 악의적인 얘기”라고 부인했다.하지만 야당측은 노무현 대통령과의 연계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면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처럼 여권 핵심 관련설이 증폭되자 안씨는 이날 민주당 장전형 부대변인을 통해 “당시 받은 돈은 생수회사를 운영하면서 대학 선배로부터 투자운영비 명목의 돈을 받은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염씨도 “고교 후배인 김 전 회장으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여행 경비 명목일 뿐 대가성 자금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여행경비조로 그만한 돈을 받는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된다는 지적이다. ●학연·지연 얽힌 복마전 이번 사건에 연루된 핵심 인사들의 학연과 지연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사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노 대통령이 지적한 패거리 문화의 폐해가 맹위를 떨친 것이다. 안씨는 고려대 83학번으로 김 전 회장 동생(김효근)의 고려대 1년 후배다.김 전 회장의 변호인인 이재화 변호사 역시 고려대 82학번이다.또다른 고려대 출신 여권인사가 이들의 연결고리였다는 설도 나돌고 있다. 5000만원을 주고받은김 전 회장과 염씨는 중동고 선후배 사이다.한나라당이 김 전 회장의 로비자금이 전달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 두 의원도 김 전 회장 등과 학연과 지연으로 얽혀 있다.나라종금 로비 의혹에 연루사실이 드러난 서울시 최고위직 출신 김모씨도 김 전 회장과 고교 및 대학 동문이다. 이춘규기자 taein@
  • [박진환의 덩크슛]‘동문’ 선수 전성시대

    지난주 창원과 원주에서 열린 02∼03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강전은 마치 중앙대 OB전 같았다.양팀의 베스트5가 용병을 제외하면 중앙대 출신 일색이었다. TG가 허재를 비롯,김주성 양경민을 스타팅 멤버로 내세우자 LG는 강동희 김영만 조우현으로 맞섰다.이들 외에도 TG엔 김승기 신종석 정경호 송완희 등 선수 13명중 7명이 중앙대를 졸업했다.LG도 이에 못지 않다.송영진 정종선 표필상 등 12명중 6명이 ‘드바’(드래곤 바스켓볼) 출신이다.LG는 김태환 감독도 중앙대 감독을 역임한 바 있어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 두 팀은 실업농구 시절 기아가 중앙대 출신들로 팀의 주축을 이루어 농구대잔치 통산 7차례 정상에 오른 화려한 전통을 계승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중앙대 출신은 다른 프로팀에도 많다.구체적으로 따져 보진 않았지만 프로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 가운데 중앙대 출신이 가장 많을 것이다. 이는 대학 시절 혹사시키지 않고 생명력이 긴 선수를 양성해 온 중앙대의 학풍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이런 점들을 머릿속에 담아둔 채 시즌을 마감하는 대잔치를 지켜보는 것도 프로농구의 재미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도 있겠다. 이와 관련해 두팀 선수들을 출신고교로 비교해 보면 더 재미있는 현상을 엿볼 수 있다.TG엔 용산고 출신이 많다.전창진 감독을 비롯해 허재 양경민 김승기 박규훈이 용산고 선후배 사이다.이홍선 구단 대표를 비롯해 최형길 부단장,김지우 사무국장 등 프런트도 용산고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어 프로농구계에서 TG는 ‘용산고 마피아’로 통하기도 한다. 반면에 LG는 강동희 김경록이 인천 송도고,김영만 송영진이 마산고,조우현 표필상이 부산 동아고,박규현이 부산 중앙고로 지방 항구도시 출신이 대부분이다.가히 서울과 지방세의 대결 양상이다.특이한 점은 LG에도 김인양 단장과 김재훈 정구선 정선규 임영훈 등 4명의 선수가 용산고 출신으로 용산 파워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아무튼 두 팀은 챔피언 결정전 티켓을 놓고 31일 마지막 혈전을 치른다. ‘중앙대 OB대표 선발팀’을 뽑기 위한 선후배끼리의 격돌이든,서울세와 지방세의 대결이든 모든 것은 보기에 따라 다르지만 부디 최선을 다한 뒤 깨끗이 승복하는 모습만은 잊지 말기 바란다. 월간 ‘점프볼' 편집인 pjwk@jumpball.co.kr
  • 이사람 / 사이코드라마 전문가 김수동 박사

    월요일,서울 대학로 극장가는 쥐죽은 듯 조용해진다.하루 수십편씩 무대에 오르내리던 공연들이 유일하게 휴식을 취하는 날이다.하지만 오직 월요일에만 관객을 맞는 공연이 있다.그것도 매번 대본없는 즉흥극이다. 이화동 로터리쪽 대학로 초입에 자리잡은 대학로극장에서 매주 월요일 오후 7시30분 막을 올리는 공연의 제목은 ‘나를 찾아서’.연출을 맡고 있는 이는 김수동(45·용인정신병원 진료부장) 박사이다.10년 넘게 병원에서 환자들을 위한 사이코드라마를 해오다 99년부터 이곳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사이코드라마를 진행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누구나 낙오에 대한 불안감,스트레스로 정체성 혼란과 정서불안을 겪기 쉽습니다.사이코드라마는 환자뿐 아니라 심신이 지쳐있는 일반인에게 잠시라도 ‘내면을 찾아가는 여행’을 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병원에서 이뤄지는 환자 대상의 사이코드라마가 정신적 치료를 위한 것인 반면,일반인을 위한 사이코드라마는 문화적 차원의 치료라는 설명이다. 평균 관객은 스무명 안팎.달리 홍보를 하지 않아 알음알음으로 오는 이들이 대부분이다.의대에 다니거나 심리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공부삼아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누가 주인공이고,어떤 얘기가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김 박사가 무대에서 사이코드라마에 대한 워밍업을 하고 나면 그날 온 관객중 한명이 주인공으로 나서 드라마를 이끌어간다. 생판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자기 얘기를 할까 싶은데 마음 한구석에 감당하기 힘든 슬픔,분노,욕망이 있는 이들은 마치 최면에라도 걸린 듯 속마음을 술술 털어놓는다.김 박사는 “가슴 속의 응어리가 폭발하고 나면 이전보다 훨씬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비행청소년,노숙자,이혼녀 등 지금까지 그가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들은 수없이 많다. 사이코드라마 한 편을 진행하는데 드는 비용은 김 박사의 지갑에서 나온다.병원에서 일부 지원을 해주고,드라마 진행을 돕는 보조자 10여명이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지만 자잘하게 들어가는 잡비는 모두 김 박사 부담이다.입장료 5000원은 안 받을 때가 더 많다.“보조자 역할을 하는 연극배우들에게 적은 액수라도 수고비를 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고 김박사는 말끝을 흐렸다. 정신과 진료에서 사이코드라마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고 하지만 그가 유난히 사이코드라마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대학(고려대) 시절 연극반 활동과 무관하지 않다.그는 “사이코드라마는 나의 탈출구이기도 하다.”고 말한다.클래식,재즈를 좋아하는 낭만적인 성격의 그는 사이코드라마 안에서도 얼마든지 음악,무용,연극 등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긍정적이고,낙천적인 삶의 태도를 지키려 애쓴다는 김 박사는 사이코드라마를 통해 좀더 건강하고 편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누구나 김 박사의 월요일 공연에 참여할 수 있다.(02)764-6052. 글·사진 이순녀기자 coral@
  • 평검사와의 토론회/10人의 평검사 토론회 시선 ‘확’

    공개 토론에서 나선 평검사 대표 10명은 9일 새벽까지 무려 8시간 동안 진행된 전국평검사회의에서 추천·합의를 통해 선발됐다. 특히 대통령과의 대화인 데다 생중계되기 때문에 평검사들의 생각을 조리있게 잘 전달할 수 있는 인물 위주로 추천이 이뤄졌다.대표들은 사시 31회부터 35회까지로 임관 연수로 따지면 10년차 안팎이다. 모두 발언에서 “토론에 익숙지 않은 아마추어 검사들을 제압하지 마시고 의견을 들어달라.”고 대통령에게 부탁한 허상구(43·사시 31회) 검사는 서울지검 평검사회의의 공동대표이자 최고 연장자이기도 하다.‘서울지검 피의자 사망’ 사건으로 구속된 홍경영 전 강력부 검사와 동기로 공판 검사를 맡았다.부산 출신이며,현재 서울지검 공안1부 수석검사이다.참석자 중 부산지검 윤장석(33·〃 35회) 검사는 가장 나이가 적다. 대기업 수사과정에서 여당 중진과 정부 고위 인사의 외압을 받았다고 공개한 인천지검 이석환(39·〃 31회) 검사는 SK그룹 수사에서 주임검사를 맡는 등 ‘금융특수통’이다.서울지검 형사9부 수석검사로 재직 때 최태원 회장을 구속했다.광주 출신이다. 수원지검 특수부 김영종(37·〃 33회) 검사는 “대통령은 왜 부산 동부지청에 사건을 청탁했느냐.”는 직격탄을 날려 눈길을 끌었다.아이스하키 선수들의 대학특례입학 비리사건,성남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을 담당했다.최근 수뢰 혐의를 받고 있는 민주당 이윤수 의원을 소환,조사하기도 했다. 유일한 여검사로 토론회에 나온 서울지검 조사부 이옥(39·〃 31회) 검사는 대통령에게 “검찰에 애정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서울지검 평검사회의 대변인인 이 검사는 전남 고흥 출신으로 법무부 여성정책담당관 등을 거쳤다. 기수별로는 31회 5명,32회 1명,33회 1명,34회 2명,35회 1명이다. 안동환기자
  • 성원회장등 7명 형사고발

    공적자금 투입을 유발한 부실기업이 정부의 부실책임조사를 거부하다 검찰에 고발됐다.처음있는 일이다.정부는 부실기업주들의 조직적 저항에 쐐기를 박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주장한다.반면 해당기업은 정부의 무리한 조사와 공적자금 조기회수에 대한 집착이 오히려 기업회생을 저해한다고 맞서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예금보험공사는 부실기업인 성원그룹이 예보의 부실책임 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자료제출을 거부함에 따라 이 회사의 전윤수(54) 회장과 노조위원장 등 임직원 7명을 3일 대검찰청에 조사거부및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발했다고 밝혔다. 예보 특별조사2국 김영진(金永眞) 국장은 “지난달 4일부터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성원그룹에 대한 부실책임조사에 착수했으나 임직원 등 관련자들이 계속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노조원들이 조사장 앞에서 농성을 벌이거나 집단휴가를 내고 잠적해버리는 등 조사업무를 고의로 방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원그룹은 지난 1999년 4월 부도가 나 현재 화의절차가 진행중이다.성원건설·성원산업개발·성원주택할부금융이 주력 계열사이다.부실채무금액은 총 3682억원.지난 97년 당기순익을 부풀려 서울은행(현 하나은행)·대한종금 등 공적자금 투입 금융기관으로부터 650억원의 사기대출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예보는 이날 전 회장 등을 사기죄로도 고발했다. 예보측은 “검찰 고발후에도 성원측이 자료제출을 계속 거부하면 관련자들을 줄줄이 추가 고발할 방침”이라고 못박았다. 이에 대해 성원건설측은 “지난해 265억원의 순익을 내는 등 화의 기업중에 이례적으로 빠르게 경영이 정상화되고 있으며 금융기관 채무도 의무기한보다 앞당겨 변제했다.”면서 “따라서 예보법상의 부실책임 조사대상자(부실금융기관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무자)가 아닌데도 예보가 공적자금 조기회수에만 집착,무리한 조사를 시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건설업의 특성상 정부의 조사가 본격화되면 분양 등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법원에 조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놓은 상태”라며 “5일 전주지방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만 조사를 유예해달라는 것이지 조사를 거부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예보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법원 판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형사고발을 단행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실기업주들의 책임을 규명해 은닉재산을 끝까지 추적하는 등 공적자금 회수노력은 최대한 이뤄져야 한다.”면서 “그러나 뒷날의 책임추궁을 의식한 정부 일각의 무리한 조사가 기업회생을 오히려 저해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만큼 이번 기회에 ‘적정선’에 대한 모색을 시도해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예보는 지금까지 5400여명의 부실기업주및 금융기관 책임자를 대상으로 4조 4000여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해놓은 상태다. 안미현기자 hyun@
  • SBS 새 아침드라마 ‘당신곁으로’ 제작진의 변 “통속적 스토리 특출나게 꾸몄어요”

    불륜,미혼모,황혼 로맨스,고부갈등,유산싸움….지상파 방송3사의 아침드라마 소재는 언제나 거기서 거기다. SBS ‘얼음꽃’의 후속작으로 3일 시작한 아침드라마 ‘당신 곁으로’(극본 이홍구)의 홍창욱 연출자도 “좀 통속적인 것은 맞다.”고 수긍한다. 그러나 “강한 갈등구조의 심플한 선악대비(‘얼음꽃’의 김영섭 연출자)”라는 아침드라마의 한계 속에서도,특출함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제작진의 역할.‘당신 곁으로’는 그것을 ‘사람’에서 찾는다. 운군일 SBS 드라마1CP는 “송채환-손현주라는 최고의 커플이 새 드라마의 경쟁력이자 특장점”이라고 말한다.자체조사 결과 아침드라마의 주 타깃인 주부들에게 가장 높은 호감도를 기록한 배우들이라는 것이다. 송채환과 손현주는 벌써 4번째 커플로 등장하는 베테랑 콤비.실제로도 인터뷰 중에 손현주가 담배를 빼물자,송채환이 “오빠,피지 말라니까.”하고는 팔을 꼬집으며 뺏을 정도로 격의가 없는 사이다.손현주도 “평생의 친구”라면서 “나중에 나이가 들면 곱게 늙은 연인이나 부부 역을 하고싶다.”고 장단을 맞춘다. 성인 남녀가 이들이 말하는 것처럼 ‘평생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물론 오빠처럼 남성적 매력이 ‘빵점’이어야 가능하죠.(웃음) 우리 신랑과 상대가 안된다니까요.”송채환은 말해놓고는 좀 미안한 듯,“친구나 동료로서는 만점”이라고 둘러댄다. 두 사람은 현재 MBC ‘러브레터’에서도 수녀와 신부로 출연하고 있다.아침저녁으로 부부와 성직자를 오가는 것이다.그러나 두 사람 모두 연기몰입에는 부담감이 없다고 한다.“오랜 시간 같이 연기해온 걸요.호흡 맞추는 것이 매우 편합니다.” 두 사람은 이번에 서로 좋아하지만,정아(송채환)가 원준(손현주)의 친구 아이를 ‘사고’로 임신하는 바람에 헤어진다.그러다가 아이가 실종되자 정아는 갈등을 겪다가 다시 원준과 맺어지게 된다.홍 연출자는 “통속적인 것이 반드시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이사람/폴리시 메이커 차영구 국방부 정책실장 “”용산기지 이전 전략적 접근 필요””

    국방부 차영구(車榮九·56·육사 26기·중장) 정책실장은 국방부에서 가장 바쁜 장성으로 통한다.정책실 업무가 워낙 방대한데다 민감한 현안도 많기 때문이다. 다른 중앙 부처처럼 국방부에도 기획관리실이 있긴 하다.하지만 직제 서열상 정책실이 더 앞선다.기획관리실장은 민간인이 맡고,정책실장은 현역이 맡고 있는 점만 봐도 정책실장의 ‘비중’이 읽혀진다. 그는 새벽 6시면 어김없이 국방부로 출근,하루 2∼3차례 열리는 각종 회의를 주재하거나 참석한다.각종 현안때문에 장·차관실에도 수시로 불려간다.주한미군 재배치와 한·미 동맹 재조정 문제 등이 현안으로 떠오른 요즘에는 더욱 부산하다.대부분 그를 비롯한 정책실에서 ‘머리’를 짜내야 하는 일들이 대부분인 때문이다. 최근 국방부내 육군회관에서 국방부·합참의 전 장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방장관 이·취임식에도 그는 참석하지 못했다.그 시간 자신의 사무실에서 방한중인 미 국방부 관계자들과 한·미 동맹의 발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회담이 열렸기 때문이다. 차 실장은 “용산미군기지 이전 협상이 과거에도 여러차례 논란이 되지 않았느냐.”며 협상 전망을 묻자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고 운을 뗐다. 그는 “용산기지 이전을 위해 한·미양국은 지난해 말 한국에 있는 미국의 전문 용역기관에 소요조사를 공식 의뢰했으며,5월 말쯤이면 최초 종합계획이 나오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런 논의가 처음은 아니지만 양국 합의아래 공신력있는 기관에 객관적인 조사까지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최초 종합계획이 나오면 이를 토대로 올 연말까지는 정확한 이전비용을 산출하고 이전 대상 부지 물색에도 나서게 될 것”이라고 밝혀 사업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용산 미군기지가 이전할 경우 현재로선 한강 이남으로 갈 가능성이 높지만 정확한 이전 부지는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으며,언론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이전 부지 결정 과정이 언론에 그대로 알려질 경우 자칫 주민반대 등으로 이전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국방부 정책실은 국방정책을 수립·조정하고 국방부의 위기관리 체계를 관리 운영하고 있다.북한핵 문제 등과 관련되는 군비통제 업무,대(對)국회업무,홍보업무 등도 중요한 업무에 속한다. 또 대외 군사정책과 유엔 평화유지군 활동 등 군사·외교 분야 역시 정책실 소관이다.이런 사정 때문에 국방부 정책실은 ‘국방부 내 외교부’로 통하기도 한다. 차 실장은 영어와 프랑스어·중국어·일본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하다. 오는 4월 한·미 양국이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는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공동협의’의 사전 조율차 최근 방한한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아태담당 부차관보와는 오래 전부터 자주 만나 잘 알고 지내는 사이다.용산 미군기지 이전 논의 때문에 요즘 자주 만나는 미측 협상 파트너 찰스 캠블 주한 미8군사령관(육군 중장) 역시 그와 절친하다. 그는 군 생활의 대부분을 정책분야에서 보냈다.현역 장교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유학을 다녀온 ‘해외파’이기도 하다.1970년대 중반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1979년 파리대학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땄다.박사 학위 논문은 ‘중국 신장성 생산건설 병단(兵團)에 관한 연구’. 소령이 되던 지난 1981년 한국국방연구원(KIDA)으로 자리를 옮겨 1994년까지 14년 동안 그 곳에서 안보협력실장과 군비통제센터 소장 등을 역임하면서 국방정책 브레인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그 당시 그는 국방문제 전문가로 TV 등 언론에 자주 등장,국민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현역 군인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1999년 국방부 대변인 시절엔 정책 마인드를 토대로 국방홍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도 받았으나,서해교전 당시 남북간 무력대치를 ‘부부싸움’에 비유하는 발언으로 뜻하지 않은 해프닝에 연루돼 전격 해임된 적도 있다.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작전통제권 환수 등 최근의 현안에 대해 그는 우선 “상호방위조약의 경우 현 시점에서 우리 정부가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조항이나 문구는 특별히 없다.”고 전제한 뒤 “다음달부터 이뤄질 한·미간 협상에서 전반적인 분야에 대한 분석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작전통제권의 환수에 대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며 무조건적인 환수 주장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작전통제권이 환수될 경우 한반도 위기때 미국의 개입 의지가 약해질 것이 분명하다.”면서 “이 경우 크게 늘어날 방위비 부담과 전력 공백 대체 문제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순서”라면서 협상에서의 ‘전략적 사고’를 강조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靑 ‘언론관행 파괴’ 창간 인터뷰 사절 가판구독도 폐지

    새 정부의 대(對) 언론 관행이 바뀌고 있다.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대통령의 언론사 창립 기념 인터뷰가 없어졌다.대신 대통령이 주요사안을 직접 설명하는 쪽으로 바뀌었다.국민들은 미국의 대통령처럼 주요한 현안을 직접 설명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송경희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대통령이 신문사와 방송사의 창간(창립) 기념 인터뷰를 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청와대 기자실 개방으로 출입 언론사가 대폭 늘어난 것도 하나의 이유다. 현재 청와대를 공식 출입하는 언론사는 49개사이다.그러나 춘추관 보수 공사를 거쳐 기자실을 전면 개방하는 6월쯤부터는 100여개사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노 대통령이 지난 22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한 것처럼 다른 언론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특정 언론과의 인터뷰는 하겠다는 게 청와대측의 입장이다.이와 관련,송 대변인은 “창립 인터뷰는 원칙적으로 없애는 대신 노 대통령이 직접 국정에 관한 주요 정보를 공표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신문 가판(전날 저녁 나오는 다음날 신문의 초판) 구독을 취임 다음날부터 전격적으로 끊은 것도 파격이다.국정홍보처가 정부 부처 중 처음 가판 구독을 끊었고,다른 부처들도 이런 추세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재경부와 산업자원부도 3월1일자부터 가판구독을 중단했다. 국정홍보처는 그동안 정부 부처,경제계,학계,언론계 등을 대상으로 신문 가판을 구독하지 않을 경우 미칠 긍정적인 부분과 문제점,향후 정부 부처 공보실의 역할 등에 종합적인 여론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신중식 국정홍보처장은 “가판 구독 중단에 대한 종합보고서를 오는 3일 청와대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정부 각 부처에서 가판을 보지 않으면 각 산하단체까지 확산될 전망이다.이에 따라 장·차관들도 집에서 보던 가판을 절독할 가능성이 크다.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대통령이 가판을 안 보는데,장·차관들도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판을 보지 않음으로써 역풍에 고심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정부 과천청사의 한 사무관은 “장관이 보지 말라고 했다고 해서 부처와 관련된 내용조차 모르고 다음날 실·국장회의 때 알게 된다면 말이 되겠느냐.”면서 “가판이 보급되는 광화문으로 전령을 매일 파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한 부처 공보관은 “가판을 보고 잘못 보도된 내용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는 전화를 여러 번 해봤지만 오히려 보란 듯이 나오더라.”면서 “미리 아는 것이 병이 될 바에야 아예 모르는 게 약이 될 수도 있다.”고 긍정적으로 보았다. 곽태헌 유진상기자 tiger@
  • 염동연·이강철 前특보 盧, 청와대 초청오찬/“두사람 고생 잊지않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26일 낮 염동연 전 정무특보와 이강철 전 조직특보를 청와대로 초청,오찬을 함께했다.취임 이틀 만에 이 둘을 부른 것은 대선 1등 공신임에도 아직 ‘자리’를 배려해주지 못한 데 대해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때문인지 노 대통령은 “두 사람 모두 고생했고 잊지 않고 있다.”면서 “빨리 방향을 결정해 정치를 하려면 연고지에서 열심히 뛰라.”고 내년 총선 출마를 주문했다는 후문이다.또 “정치를 하려면 열심히 하고 그렇지 않으면 삼계탕집을 하든지 장사를 하라.”는 농담도 던졌다는 것이다. 염·이 전 특보는 이미 총선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염 전 특보는 수도권이나 광주에서,이 전 특보는 고향인 대구에서 출마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라고 한다. 이들도 처음에는 노 당선자의 정무특보자격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에 들어갔었다.그러나 “인수위 업무와 관련없는 측근들에게까지 자리를 준다.”는 비판여론 때문에 특보발령이 취소됐다.이후 염 전 특보는 민주당 인사위원,이 전 특보는 당 개혁특위 위원으로 당에복귀했다. 염 전 특보는 지난 92년 노 대통령이 자치경영연구소를 열었던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왔고,민청학련 사건으로 8년 동안 복역한 운동권 출신의 이 전 특보도 인생의 절반을 노 대통령에게 걸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김상연기자 carlos@
  • [Look! 아시아]1부 新장보고 루트르포 (8) 日 시미즈社CEO 탐방

    *노벨상 사원 배출한 기초기술 투자 |교토 황성기특파원| “달걀과 닭 중에 무엇이 먼저”라는 논쟁은 다나카 고이치의 2002년 노벨화학상과 시마즈(島津)제작소에도 맞춰봄직하다. “다나카 개인의 독창성인가,시마즈의 비옥한 토양 덕분인가.” 개인이 뛰어났기 때문에 노벨상이 가능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그 역(逆)의 주장도 만만치 않다.“기초연구에 유달리 집착하는 시마즈의 사풍(社風)이 없었다면 다나카의 노벨상이 있었을까.”라는 의문은 그래서 제기된다.시마즈의 야지마 히데토시 사장을 만나 궁금증을 풀어본다. ●노벨상으로 달라진 것이라면. 브랜드 이미지랄까,네임밸류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시마즈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어도,교토(京都)의 오래된 회사인 것은 알아도 뭐하는 회사인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주가(도쿄증시 1부시장에 상장)도 별로 움직이지 않는 매력이 없는 회사였다.그러던 시마즈가 일반에 널리 알려졌다.사원들도 힘이 생겨났다. ●개인적으로는. 나도 바빠졌다(웃음).매출의 75%를 담당하고 있는 국내외대리점의 고충은 제너럴 일렉트릭(GE)이나 필립스에 비해서 브랜드 이미지가 약한 점이었다.그러나 이제 사람들이 나를 만나면 “노벨상을 낳은 시마즈의 사장님이냐.”고 기대감을 갖는다.교토의 시마즈가 일본의 시마즈,나아가 세계의 시마즈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시마즈의 유전자가 노벨상을 낳았다고 할 만큼 독특한 사풍을 자랑하는데. 1875년 시마즈 겐조가 창업한 시마즈는 출발부터 벤처기업이었다.독일의 뢴트겐 박사가 X선을 발견한 이듬해인 1896년 X선 사진촬영에 성공했다.일본 ‘첫 발명’,‘첫 제품’이 수두룩하다. 다나카의 노벨상도 마찬가지이다.분자량을 측정해 어디다 쓰겠냐는 분위기가 그가 질량분석기를 발명했을 당시(1983년)에도 있었다.하나의 예를 더 들어보겠다.35년 전 교토대에 누마 교수란 분이 간암에 걸렸는데 사후에도 연구를 계승했으면 한다는 얘기를 듣고 시마즈 사장이 5억엔을 쾌척했다.당시 60인승 비행기 1대가 1억 5000만엔 정도였으니 대단한 돈이다.한 자리 숫자 이익밖에 내지 못하면서도 5억엔을 아무런 대가없이 낼 줄 아는 그런 회사이다.경기가 나쁘고 적자를 낸다고 해서 연구비를 줄이는 일은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도 연구비를 120억엔 정도로 고정투자하고 있는데. 그렇다.70%는 오늘,내일의 밥이 될 사업에 쓰고 30%는 뭐가 될지는 모르지만,하지 않으면 안 되는 기초연구에 쓰라고 지시하고 있다.매출의 8∼10%는 연구에 쓴다. ●연구자의 연구기간에 제한이 있나. 될 때까지 하라고 한다.아직 성공 못했지만 피부를 찌르지 않고도 혈당치를 잴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하고 있다.5명이 팀을 이뤄 연구했는데 현재 중단상태이다.불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연구자를 교체해서라도 다시 시도할 것이다.세상에 없는 것에 대한 도전이 중요하다.‘온리 원(only one) 정신’이다. ●연구비 투자의 기준이라면. 무엇이 사업이 될까를 사장이 공부해서 아래에 지시하는 톱다운(top down)으로 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이다.물론 이거 하라,저거 하라고 할 때 연구의 자유가 없으면 안된다.그건 안돼,그걸 그만두라고 하든가 쓸데없는 것까지 따지면 성장이 없다.나처럼 문학자(독문학 전공) 같은 문외한이라고 해도 큰 부분은 사장이 고민하고 고민해서 결정해야 한다. ●사장에 취임해 2년 연속 적자를 낸 시련도 있었다. 2000년도 적자는 회계제도가 바뀌어 불가피했다.2001년도는 매출이 줄어 대리점 재고가 크게 늘었다.3개월반분 155억엔의 재고가 쌓였다.이것을 한꺼번에 처리하기 위해 공장제조를 중지했다.그래서 적자가 생겼다.천천히 재고를 정리하는 방법도 있었으나 과감히 처리했다.명예퇴직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128명 받았다.인원정리는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올 3월 결산(2002년도) 전망은. 작년은 100억엔 적자였지만 올해에는 매출 1400억엔,경상이익 40억엔을 예상하고 있다.나는 낙관주의를 좋아한다.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비관만 하는 사람을 매우 싫어한다. ●시마즈를 어떤 회사로 만들고 싶었나. 시마즈가 가진 기초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분야를 골라 키우는 ‘선택과 집중’이었다.자기공명장치(MRI)는 우리가 첫 국산제품을 냈지만 과감히 포기했다.MRI의 기술을 유지하고 업그레이드하려면 40명의 기술자가 필요하다.GE,필립스 같은 회사는 의료기기 기술자만 6000명이다.150명의 기술자밖에 가지지 못한 우리로서는 경쟁할 수 없다.포기할 것은 포기해야 한다.예를 들겠다.X선은 시장성이 크지 않아 대기업이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그 틈새를 노려 제대로 된 물건을 만들면 된다.X선을 특화해 노렸던 400억엔 시장을 4분의3으로 줄여 300억엔으로 하고 적자가 없는 체제로 가자는 것이 내 경영목표이다. ●시마즈 특유의 ‘오프사이트 미팅’이 평판이 좋은데. 회사 밖 후생시설에서 중견간부 10∼15명과 찌개 안주에 술을 마시면서 대화를 나눈다.대화를 통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얘기하면 얼굴도 기억되고 친밀감도 생겨난다.20차례 했다. ●다나카를 최근 만난 적 있나. 오늘도 사원식당에서 봤다.그는 그러나 먼저 말을 거는 사람이 아니고,누구한테 들은 얘기로는 나를 만나면 긴장한다고 했다(웃음). marry01@kdaily.com ■야지마 사장은. 68세.게이오대 출신.뉴스위크 일본지사에 합격했으나 아버지 권유로 방위청에 들어가 2년간 조달업무를 배운 뒤 일본최초의 국산 항공기를 제작한 일본항공기제조로 옮겨 영업외길을 걸었다.1977년 시마즈로 옮겨 1998년 사장에 취임했다.혈색 좋은 그는 술을 즐기지만 밤 10시면 꼭 자고 아침 6시면 일어나는 건강법을 유지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이후 근황-‘스케줄 비서' 둔 다나카 *강연 요청만해도 300건 육박 이달들어 겨우 안정감 되찾아 |교토 황성기특파원|지난해 10월 노벨상 발표 후 5개월간 이곳저곳 불려다니랴,논문쓰랴 정신 없었던 다나카 고이치(43)는 이달들어 겨우 안정감을 찾았다.지난 1월 말 노벨상위원회에 논문을 제출하고 가까스로 소원대로 현장에도 복귀했다. 100여건이 넘는 일본 국내외 언론의 인터뷰 신청이 밀려 있지만 일절 응하지 않았다.시마즈 제작소는 최근 인터뷰를 신청한 대한매일 등 언론사에 “연구개발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해줬으면 한다.”고 일일이 연락을 취했다.“다나카에게 가장 서툰 분야가 매스컴”(야지마 히데토시 사장)이란 점도 작용한 듯하다. 300건 가까운 강연요청에는 와세다 대학(3월20일)을 시작으로 응할 생각이다.쓰쿠바 대학에서는 4월부터 객원교수로 학생도 가르칠 계획. 눈코 뜰새 없이 바빠지면서 스케줄을 관리하는 직원이 따라붙었다.1월에는 ‘다나카 고이치 기념연구소’도 문을 열었다.주임에 불과하던 그의 직책은 ‘부장급 펠로’로 몇 단계 올랐다.700만엔이던 연봉도 1000만엔으로 껑충 뛰었다.회사의 임원 승진 제안,미국 모회사의 연봉 6000만엔 제의는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어눌하고 우스꽝스러운 언변,촌스러운 헤어스타일,유행을 모르는 옷차림이지만 일본 여성들에게 ‘다나카형 기술자’는 최고의 신랑감 모델로 우뚝 섰다. 다나카가 30살 좀 넘어서 그와 같이 영업을 나간 적이 있다는 하나타니 다헤이 홍보부장의 말.콧대가 너무 높거나 허풍을 떨거나 고지식한 3가지 기술자 타입 중 그는 세번째 유형이다.“중요한 고객 앞에서도 되는 것은 되고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분명히 말하는 타입”이라는 하나타니 부장은 “그래서 누가 뭐라건 한 곳에 집중이 가능한 것 같다.”고 풀이한다. ‘다나카 효과’로 시마즈 제작소는 광고선전 등 유형무형의 이득을 보고 있다.“돈으로 헤아릴 수 없다.10억엔을 쓴다고 해서 그런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하나타니 부장) 노벨상 발표 전 261엔이던 주가도 한때 475엔까지 갔다. 도호쿠 대학 졸업 전 소니에 입사시험을 치렀으나 깨끗이 낙방했던 다나카.그때 소니에 들어갔더라면 노벨상의 영광이 있었을까.그는 단언한다.“결과론이지만 떨어져서 잘됐다고 생각한다.”고.노벨상의 유전자는 시마즈에서 비롯됐다는 애정을 담뿍 담은 한마디이다. ■다나카 재직 시마즈社-교토 대표기업…벤처 원조 1875년 발명가 시마즈 겐조가 교토에서 창업한 벤처기업의 원조.소형축전지,X선 사진촬영기,의료용 뢴트겐장치 등 ‘세계 최초’,‘일본 최초’ 제품을 다량 내놓았다.그러나 대량 생산을 통한 돈벌이보다는 기초연구에 전념하는 독특한 사풍으로 사세를 크게 늘리지 않았다. 일본 고도성장기에도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다품종 소량주의’를 내세워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착실히 내실을 다져온 ‘괴짜 기업’. 자본금 168억엔,종업원 3216명,2001년도결산 매출 1266억엔으로 일본에서는 그리 크지 않은 중견기업이다.사세는 그렇지만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해 일본의 기술개발형 회사의 대표격이다. 뿐만 아니라 교세라,무라타 제작소,닌텐도,로무 등 교토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의 원류에는 시마즈가 있다고 할 정도로 시마즈는 개발한 기술을 공유하는 데 인색하지 않았다.다나카의 단백질 질량분석기도 특허를 제출하지 않을 정도.택시를 탄 뒤 운전수에게 “교토를 대표하는 기업이 어디냐.”고 묻자 주저없이 “시마즈”라고 대답할 만큼 교토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다만 2년 전에는 창업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내는 시련을 딛고 올 3월 2002년도 결산 때부터 흑자로 돌아선다.2003년도에는 매출 2100억엔에 경상이익 90억엔,2005년도 매출 2300억엔에 경상이익 125억엔을 각각 목표로 하고 있다.
  • 손병두 전경련부회장 사의 표명

    손병두(孫炳斗·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전경련은 오는 20일 열리는 회장단 회의에서 손 부회장의 사퇴여부를 결정한다. 손 부회장은 “지난 9일 손길승(孫吉丞) 신임 회장에게 업무보고를 한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그는 “그동안 새 회장을 추대하는 데만 신경을 썼는데 그 일이 끝났기 때문에 본인의 문제를 생각하게 됐다.”며 “친구인 손 회장이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이어 “거취문제를 이학수(李鶴洙) 삼성구조조정본부 사장과도 상의했으며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에게도 사퇴의사를 전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손 부회장은 “지난 6년간 전경련 부회장직을 맡아 심신이 무척 피곤한 상태”라며 “전경련 부회장직을 그만두면 겸직하고 있는 전경련 국제경영원 원장으로만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 부회장은 지난 7일 총회에서 유임됐고 손 회장 선출이후 의욕적인 일처리를 지시하는 등 열의를 보였기 때문에 갑작스런 사퇴의사 발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재계에서는 그동안 재벌정책을 놓고 갈등관계를 보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나 손 부회장의 그간 행보에 불만을 지닌 재계 일부의 압력 때문에 사의를 표명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손 부회장이 사퇴한다면 후임으로 전경련 내부에서는 정태승 전무,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전경련 부회장 선임에는 회장의 의중이 절대적이라는 측면에서 재계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손 부회장은 지난 97년 전경련 부회장에 선임됐으며 손 회장과는 진주중 동기동창인데다 서울대 상대,ROTC 1년 선후배 사이다. 정은주기자 ejung@
  • [공직자 에세이]21세기 ‘신 유목민시대’의 꿈

    제주도지사 제주도에서는 해마다 2월이 되면 두 가지 독특한 행사가 펼쳐진다.하나는 ‘정월대보름 들불축제’이고 다른 하나는 ‘시로 봄을 여는 서귀포’행사이다. 일년 중 가장 큰 달이 뜬다는 정월대보름은 우리 민족의 ‘밝음사상’을 이어오는 명절로,이 날만큼은 아이들도 ‘귀밝이술’을 마실 수 있다.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이 ‘피붙이들의 명절’이라면 정월대보름은 ‘마을공동체의 명절’이다. 해마다 정월대보름이 되면 탐라섬 사람들은 오름 하나를 모두 태우는 ‘들불축제’를 연다.올해로 일곱번째를 맞는 이 축제는 목축문화가 발달했던 제주도에서 예로부터 해묵은 풀을 태우고 이듬해 좋은 풀을 얻기 위해 들판에 불을 놓았던 것에서 비롯되고 있다. 10만평 넘는 거대한 오름 전체가 마치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광경은 로마의 네로가 온통 불길로 뒤덮인 로마시를 바라보던 광란의 그 현장과는 분명히 다른,신성하고 환희가 용솟음치는 평화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 신성한 불길 너머로 둥근 달이 선연히 피어오르기 시작하면 축제에 참가한사람들은 모든 근심과 걱정을 훨훨 태워버리고 저마다 한 가지씩의 소망을 하늘로 실어 보낼 것이다. 현존하는 프랑스의 최고 지성으로 일컬어지는 자크 아탈리는 “21세기는 신유목민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이 얘기는 과거 유목민들이 풀을 찾아 방랑했듯 21세기에는 모든 경계를 넘어 자유로운 이동이 이뤄지게 된다는 뜻이다. 나는 정월대보름 들불축제를 통해 우리 제주가 세계인들이 자유롭게 왕래하는 신유목민시대 ‘약속의 땅’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겨울의 맨 끝인 오는 28일에는 도내외 문인과 예술인들,그리고 서귀포시민과 관광객들이 한데 어울려 ‘시로 봄을 여는 서귀포’ 행사를 갖는다. 해마다 한국문인협회 서귀포지부 주최로 열리는 이 행사는 바다에서 오는 봄을 마중하는 길트기를 시작으로 새봄을 주제로 작가들의 신작이 발표되는 무대이다. 이 행사는 그저 단순한 시낭송 행사가 아니라 첼로,대금,기타,무용 등이 어우러져 흥을 한껏 돋우게 된다.올해는 특히 한국 시단의 원로이자,제1회 미당문학상 수상자인 황동규 시인을 비롯,많은 예술인들이 우정의 발걸음을 한다. 한반도 최남단 도시 서귀포시의 봄기운은 땅끝마을 해남과 부산을 거쳐 수도 서울,그리고 민족 분단의 상징인 휴전선 철조망을 넘어 평양과 신의주,백두산까지 한숨에 치달을 것이며,마침내 시베리아의 깊숙한 골짜기 잔설을 녹이고 찬연한 들꽃들을 피워낼 것이다.이렇듯 제주는 한반도의 봄을 여는 진원지이다. 해마다 봄은 찾아오게 마련이다.그러나 올해의 봄은 여느해 봄과는 다른 매우 각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새봄이 찾아오는 이 땅 제주에서는 지금 변화와 개혁,그리고 지방분권이라는 시대정신에 부응키 위한 행정구조 개편 논의가 점점 무르익고 있다.이는 더 이상 과거의 틀에 얽매이다가는 세계정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자각에서 출발한다. 저마다 새봄을 맞는 마음은 분명 다르겠지만 많은 분들이 새봄을 여는 제주의 축제와 함께하기를 소망해 본다.
  • 장관·비서진 인선 연기 안팎/””인재가 없다””답답한 새정부

    “마땅한 사람이 없다.” 김병준 인수위 정무분과 간사는 7일 열린 1차 인사추천위원회에 참석한 뒤 되새김질하듯이 되뇌었다.정무분야의 경우 추천된 인사 100여명 중 10명을 추려내기도 어렵다는 것이다.7일쯤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던 청와대 직제개편안 및 최종 인선 발표가 다음 주로 넘어가는 것도 적임자를 두고 진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김 간사가 인사추천위에서 행정자치부장관의 조건으로 “분권과 지방화에 대한 비전이 있어야 한다.”며 “줄어든 행자부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새 기능을 찾아서 조직운영의 방식과 관행을 바꿀 수 있는 비전과 관리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제안하자,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그런 사람이 있습니까.”라고 의구심을 표명하기도 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국민참여센터와 오프라인을 통해 들어온 인사추천의 경우 2000여명 안팎.‘그 밥에 그 나물’로 파격적인 인물이 별로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노 당선자는 이날 분과별로 “추천된 인사들의 명단을 안 보겠다.”면서 “흙 속에 감춰진 새로운 인물을 많이 발굴해 달라.”고 당부했다.부처장 인선과 관련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는 것도 인선난을 반영한다. ●재경부·기획예산처도 여론조사 노무현 당선자측이 국세청장·경찰청장에 이어,지난 6일 재경부와 기획예산처 직원들에게 장관 인선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질문 항목은 ▲지금까지 가장 일을 잘한 부총리는 누구인가 ▲부총리로는 누가 적임자인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는 누가 적임자인가 ▲언론에 거론되는 부총리 후보 중에서 기용돼서는 안될 사람은 누구인가 ▲기획예산처 및 재경부의 조직운영상 문제점은 무엇인가 등이었다.기획예산처 한 사무관은 “민감한 문제를 개인 휴대폰으로 물어왔기 때문에 성실하게 답변하지 않거나,아예 응답을 하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고 밝혔다. ●좁혀지는 부처도 있다 ‘청와대는 개혁적,장관은 안정적 인물’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들이 많지만,김병준 간사는 “(장관도)개혁적이어야 정책결정을 따라갈 수 있을 것 아니냐.”고 밝혔다.노 당선자의 한 측근은 “각 부처를 개혁성·공정성·효율성으로 나눠서 인선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교육부총리에는 전성은 경남 거창 샛별중학교장의 입각설이 나돈다.전 교장은 지난달 19일 노 당선자와 서울에서 2시간여 동안 만나 교육문제 등에 대해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전 교장은 인성교육과 열린교육의 모범으로 꼽히는 거창고의 설립자 고(故) 전영창 선생의 아들로,정찬용 인사보좌관 내정자와도 각별한 사이다. 법무부 장관의 경우 권위주의적인 검찰문화 변화에 적합한 인물을 찾고 있다.한 인사는 “이를 위해 기수파괴 등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로부터,능력있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는 김진표 인수위 부위원장은 청와대 정책기획실장 후보로도 오르내리지만 기획예산처 장관에 기용되거나 국무조정실장에 유임될 가능성도 높다.노 당선자는 보건복지부 장관에 김용익 서울대 의대 교수를 발탁하는 문제를 놓고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김 교수는 의사이면서도 의약분업에 찬성한 소신 때문에 의사들과 불편한 관계에 있다는 게 최종 낙점의걸림돌이라는 말도 나온다. 함혜리 문소영기자 lotus@
  • MBC 타이완 라이워지아바’ 방영

    타이완의 TV드라마 ‘라이워지아바’(우리집에 오세요)가 4일 오후7시부터 MBC드라마넷에서 방영된다. 이 드라마는 ‘꽃미남’ 댄스그룹 F4가 주연으로 나온 화제작.F4는 최근 ‘꽃보다 남자’‘타로이야기’ 등에서도 주인공을 맡았다.특히 ‘꽃보다 남자’는 케이블·위성방송에서 큰 인기를 얻어 공중파에서도 방송됐다. ‘라이워지아바’는 대학생들의 얽히고 힌 애정을 다룬 로맨스물.피아니스트 샤오원과 사진작가 지망생 치엔용은 연인 사이다.치엔용이 계속 취업에 실패하자 소원해진다.치엔용은 사진작가의 딸 쉐얼을,샤오원은 첫사랑인 이예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그러나 치엔용과 샤우원이 다시 사랑을 확인하면서 관계는 복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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