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사이다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246
  • [건강칼럼] 금연, 3일만 참아라

    올해부터 담뱃값이 500원 정도 올랐다. 덕분에 호주머니가 얇아진 애연가들의 금연 결심에 불이 붙었다. 금연 보조제품 역시 여느 해보다 특수를 누리고 있다니 이번만큼은 연초의 금연 결심이 ‘작심삼일’로 끝날 것 같지 않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흡연자의 금연은 4∼5회의 시도 끝에야 성공한다. 금연 성공률도 300대1에 이를 만큼 어렵다. 담배를 피우고 싶은 마음을 300번 이상은 참아야 금연에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오죽했으면 애연가들 사이에서 “담배 끊은 사람은 진짜 독종”이라는 말이 나오겠는가. 담배의 악영향을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금연이 어려운 이유는 바로 금단증상 때문이다. 대표적인 금단증상은 흡연욕구, 우울증, 짜증 등의 심리적 불안정증과 식은땀, 두통, 불면증, 기침 등으로 개인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이런 금단증상은 마지막 담배를 피운 뒤, 몇 시간 후부터 시작돼 수개월 동안 따라다닌다. 금연의 가장 큰 고비는 처음 3일에서 일주일. 이 시기를 잘 넘기면 서서히 금단증상이 줄어든다. 그러나 ‘무대뽀’로 담배를 참기만 했다가는 금세 나가떨어지기 십상이다. 담배를 끊은 고수들의 비결을 몇 가지 소개한다. 우선, 담배가 놓였던 자리에 껌이나 생수를 놓고 재떨이 등 흡연과 관련된 물건은 없앤다. 두통이 생기면 따뜻한 물로 샤워나 목욕을 해 긴장을 풀고 명상을 한다. 불면증을 피하기 위해 오후 2시 이후에는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 홍차를 마시지 않는다. 금단증상이 심한 1∼2주 사이에는 극심한 피로감이 몰려올 수 있으므로 무리한 일이나 스트레스는 피하고 10∼15분 정도 낮잠이나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평소보다 자주 공복감을 느낄 경우 오이, 홍당무, 과일 등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을, 헛기침이 날 때는 따뜻한 녹차를 마시거나 무설탕 사탕을 먹는다. 흡연욕구를 자극하는 콜라나 사이다 등 자극성 음료나 술은 당분간 입에 대지 않아야 한다.
  • 제주의 ‘허파’ 곶자왈 죽어간다

    제주의 ‘허파’ 곶자왈 죽어간다

    ‘제주의 아마존’,‘제주의 허파’로 불리는 제주도 ‘곶자왈’이 도로와 골프장 건설 등 마구잡이 개발사업으로 훼손되거나 파괴되고 있다.‘곶자왈’이란 ‘곶’과 ‘자왈’이 합쳐진 복합명사이다.‘곶’은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 수풀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을 가리키며 ‘자왈’은 크지 않은 돌인 자갈 따위가 많이 모인 곳을 이르는 제주방언이다. 제주 생태계의 보고(寶庫)인 곶자왈 보호를 위한 식생과 지질 등 종합적인 학술조사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6일 ‘곶자왈사람들’ 등 제주지역 환경단체에 따르면 제주의 곶자왈 연면적은 약 7700㏊로 한라산국립공원을 제외한 전체 임야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곶자왈은 대부분 해발 100∼600m 지역에 위치해 있어 보호조치가 없는 한 개발을 피해갈 수 없는 처지다. 녹나무과 식물 점유도가 높은 구좌·성산곶자왈 지류인 세화곶자왈의 경우 지난 2001년부터 오는 2010년까지 71만평 규모의 온천지구를 개발한다며 대부분 파헤쳐져 흔적만 남은 상태다. 국내 최대의 개가시나무 자생지이자 희귀 용암형상석이 다량 분포한 한경·안덕곶자왈 지역도 동광·라온·블랙스톤 골프장 등 골프장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점차 원형을 잃어가고 있다. 목장지대와 접한 조천·함덕곶자왈 지역은 내년부터 71만평 규모의 리조트단지 개발사업이 개시될 예정이며 우리나라 최대 상록활엽수림지대로 알려진 선흘곶자왈 역시 141만평 규모의 묘산봉관광지구개발사업이 추진될 예정이어서 파괴될 날이 멀지 않았다.4388개 노선 총연장 3200㎞에 이르는 도로 건설이 곶자왈 파괴의 주범으로 꼽힌다. 송시태 곶자왈사람들 상임대표는 “제주지역 산림이 최근 10년간 여의도 면적의 10배가 넘는 3000㏊(900만평) 이상 사라졌다는 것은 그만큼 곶자왈 파괴가 심각하다는 의미”라며 “이제라도 본격적인 가치 재평가 작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기고] 음식물 쓰레기도 국가 경쟁력/김미화 쓰레기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운동협의회 사무처장

    새해 벽두부터 온 나라가 음식쓰레기 문제로 시끌벅적하다.1997년 만들어진 직매립 금지 제도가 발효돼 음식쓰레기가 매립장으로 곧바로 들어갈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국민들은 직매립 금지제 시행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최고의 음식쓰레기 분리배출률을 자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은 지금 혼란스러워한다. 지난 7년동안 음식쓰레기 분리배출에 80% 이상의 국민들이 적극 참여해왔다. 하지만 음식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넣어 배출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작금의 혼란은 음식쓰레기 분리배출에 익숙하지 않은 20%의 국민들이 새해 들어 갑자기 강제적으로 음식쓰레기 분리수거에 참여해야 하는 당혹감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빨리 이러한 심리적 당혹감 혹은 위기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음식쓰레기 직매립 금지제도는 오랜 기간동안 준비해 온 것으로 더이상 연기나 후퇴해서는 안 된다. 직매립 금지제도는 음식쓰레기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인해 고통 받는 매립지 지역주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에서 시작되었다. 매립지 지역주민에게 국민 모두가 누려야 할 최소한의 환경권과 재산권을 보장하고,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질 좋은 자원을 확보하고 매립지 수명을 최대한 연장하기 위해 음식쓰레기 분리배출 및 자원화 정책은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한해 소비하는 식량자원의 80% 이상을 수입한다. 또 해마다 1500만t에 이르는 사료를 수입해 2조 4000억원의 외화를 지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음식쓰레기로 인한 식량자원의 손실과 처리비용은 연간 15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음식쓰레기를 줄이고, 자원화를 잘 한다면 식량자원 수입과 음식쓰레기 처리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도 덩달아 줄어들 것이다. 이보다 더 좋은 경제 살리기가 어디에 있겠는가? 전 세계에서 유기농업이 가장 앞서있다고 평가받는 쿠바에서는 음식쓰레기를 전량 퇴비로 사용하여 식량을 자급할 뿐만 아니라 유기농산물 수출로 단단한 국가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쿠바가 유기농 사회로 전환한 것은 강대국들의 경제원조 중단으로 인해 발생한 생존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서였다. 음식쓰레기와 가축분뇨를 지렁이를 통해 질 좋은 퇴비로 만들고, 이 퇴비를 활용하여 다시 질 좋은 유기농산물을 생산하여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었다. 전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자연을 가장 풍부하게 가진 캐나다에서는 가정마다 지렁이를 키우는 예쁜 통이 비치되어 있고, 거리마다 음식 쓰레기를 처리하는 지렁이 통이 있다. 가정에서 발생하는 음식쓰레기는 지렁이를 통해서 퇴비로 만들어 야채와 화초를 기르는데 사용한다. 길 가다가 먹고 남은 음식쓰레기는 길거리에 비치된 지렁이 퇴비통에 넣어준다고 한다. 이제 음식쓰레기 직매립 금지제도 시행에 따라 나타나는 혼란과 불편에 대한 논쟁은 접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음식쓰레기 분리배출 조기정착을 위해 어떻게 시민동참을 끌어낼 것인가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들에게 분리배출참여를 적극 홍보하고, 시민들이 가정에서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자가 자원화 방법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분리배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음식쓰레기 분류체계를 조정해야 한다. 자원도 부족하고, 좁은 땅덩어리에 많은 인구가 북적거리고 사는 나라에서 음식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것은 지나친 호사이다.21세기 국가경쟁력은 먼 곳에 있지 않다. 비록 보잘것없다고 생각하는 음식을 자원으로 활용하고 그 기술력을 아시아 시장에 수출하는 것도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갖추어야 할 국가경쟁력일 것이다. 작은 실천이 우리의 환경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김미화 쓰레기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운동협의회 사무처장
  • 라이스, 체니에 정치적 승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국무장관에 지명된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이 부장관 임명을 둘러싼 권력투쟁에서 딕 체니 부통령을 누르고 첫번째 ‘정치적 승리’를 거머 쥐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로버트 졸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할 것”이라고 밝히고 “라이스와 졸릭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강력하고 능력 있는 외교정책팀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졸릭은 라이스가 체니 부통령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국무부를 독립적으로 장악하기 위해 제시했던 카드였다. 체니 부통령은 측근이자 강경파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인 존 볼턴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의 부장관 승진을 강력히 희망해 왔다. 볼턴 차관은 국무부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스와 졸릭은 아버지 부시 대통령 행정부에서 소련 붕괴 및 독일 통일을 함께 다루며 인간적 신뢰를 구축한 사이다. 당초 세계은행 총재로 유력하게 거론돼온 졸릭이 국무부로 진로를 바꿈에 따라 제임스 울펀슨 세계은행 총재의 후임으로는 랜들 토비어스 에이즈정책 조정관, 크리스틴 토드 휘트먼 전 환경보호국(EPA) 국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방부의 폴 울포위츠 부장관은 ‘일단’ 유임됐다. dawn@seoul.co.kr
  • ‘황금알’ 우리홈쇼핑 쟁탈전

    ‘황금알’ 우리홈쇼핑 쟁탈전

    우리홈쇼핑의 경영권을 놓고 경방의 김각중 회장과 세아그룹의 이운형 회장이 치열한 지분 확보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 회장은 우리홈쇼핑의 대주주인 경방을 이끌고 있고, 이 회장도 우리홈쇼핑의 대주주인 아이즈비전과 특수 관계에 있다. 아이즈비전의 최대 주주인 해덕투자개발이 이 회장 일가가 소유한 회사이다. 지난 2002년 법정소송으로까지 비화됐던 양측간의 경영권 확보 분쟁은 2라운드에 접어들면서 심화되는 양상이다. 경방은 오랜 역사의 경성방직을 모태로 경방필백화점 등을 운영하는 종합유통회사이며 김 회장은 전경련 회장을 지낸 재계의 ‘원로’이다. 세아그룹은 세아제강, 세아베스틸 등의 계열사를 갖고 있는 중견 철강그룹이다. 이 회장은 부산에서 무선호출기(삐삐)사업을 발판으로 성장, 부일이동통신에서 사명을 바꾼 아이즈비전에도 투자하고 있다. ●1주라도 더 확보하자 양측은 보유지분 외에 추가로 지분 확보를 위해 공동 3대 주주인 행남자기와 경남기업의 주식 매입에 경쟁적으로 나섰다. 거의 ‘묻지마’ 주식 매집에 나서는 분위기다. 아이즈비전측은 지난달 24일 행남자기의 우리홈쇼핑 주식 85만 9184주(10.74%) 중 42만 9184주(5.36%)를 83억 6900만원에 사들였다. 아이즈비전이 5만주, 아이즈비전의 최대 주주인 해덕투자개발이 37만 9184주를 매입했다. 해덕투자개발은 세아그룹 이운형 회장의 일가 소유 회사다. 행남자기의 나머지 주식 43만주(5.38%)는 산경M&A캐피탈 외 4명이 오는 10일 83억 8500만원에 매입할 예정이다. 행남자기 관계자는 6일 “지난 12월24일 한번에 아이즈비전측에 전량을 매각할 예정이었으나 두차례 나눠 매각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산경캐피탈이 아이즈비전측의 우호세력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경방 외 1곳은 지난달 31일 행남자기와 함께 3대 주주인 경남기업이 보유한 85만 9184주를 197억 6000만원에 사며 맞불작전을 폈다. 이들은 각각 주식을 절반씩 샀다. 주식을 산 주체가 경방의 우호세력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우호세력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경방과 아이즈비전측은 행남자기와 경남기업의 지분인수를 위해 서로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상대방을 따돌리는 전략을 쓰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후임 사장은 누가? 지난해 270억원의 경상이익을 내는 등 우리홈쇼핑은 점차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그런 만큼 양측은 경영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리고 있다. 사장은 양측이 번갈아가며 맡는 체제로 출발했다. 출범 당시 먼저 아이즈비전측의 조창화 전 사장이 2002년 12월까지 1년 8개월간 사장을 지냈고 이어 경방측 정대종 사장이 지금까지 2년 가까이 재직하고 있다. 아이즈비전측은 교체를 주장하는 반면 경방측은 현 체제 고수 입장이다. 특히 오는 3월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현 사장의 유임여부 등을 놓고 한판 격돌이 예상된다. 양측의 경영권 다툼이 가시화되면서 복잡했던 우리홈쇼핑의 지분구조가 단순화되자 그동안 우리홈쇼핑 인수에 관심을 갖던 롯데·신세계백화점 등의 인수·합병(M&A)설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우리홈쇼핑 관계자는 “90개사의 컨소시엄으로 출발하면서 복잡한 지분이 교통정리를 해 나가는 과정이지 경영권 분쟁은 아니다.”면서 “대주주의 지분이 높아지면 오히려 외부세력에 의한 M&A 가능성이 줄어들어 경영권 방어에 도움이 된다.”고 반박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알뜰살뜰 정보]

    ●롯데마트는 16일까지 ‘겨울시즌 정기 디스카운트 세일’을 실시한다. 이 기간동안 ‘브랜드·카테고리별 세일’,‘바이어 100일 기획 폭탄상품전’,‘더불어 잘살기 초저가 기획전’,‘만복상품전’,‘타임세일’ 등 다양한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최고 5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은 7∼13일 ‘매향 딸기 새벽 직송전’을 연다. 일반 딸기보다 당도가 높고 향이 뛰어난 매향 딸기 500g짜리 한 팩은 5500원,1㎏짜리 한 팩은 1만 500원이다. ●농협유통은 농협중앙회·남해화학·농협사료 등과 공동 출자해 자본금 50억원 규모의 (주)농협물류를 설립했다. 농산물의 산지와 소비지를 연계하는 통합 운송시스템 개발 등을 통해 산지 농산물을 원활하게 수송하는 농축산물 운송전문회사이다. ●그랜드마트 신촌점은 16일까지 의류브랜드에 한해 ‘신년맞이 세일’을 마련했다. 꼼빠니아·예츠·조이너스·카운트다운·아가방·베비라 등 50%, 베스띠벨레·씨·비키 40%, 세바·쉬크·발렌시아가 30% 세일을 진행한다. ●LG백화점은 16일까지 백화점 멤버십 카드를 이용해 현금으로 구매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행운의 경품대축제’를 실시한다.17일 추첨을 통해 1등(3명) 순금 10돈짜리 황금 달걀,2등(500명) 트위티 담요,3등(500명) 머그컵 2종,4등(1002명)에게는 곽 티슈 3개를 증정한다. ●KT몰(www.ktmall.com)은 16일까지 패션전문 쇼핑몰 ‘엔조이뉴욕(www.njoyny.com)’을 통해 뉴욕과 서울의 패션을 비교하는 ‘베스트 사진전’을 연다. 가장 멋진 사진을 올린 사람을 추첨해 유명 브랜드 가방이나 ‘폴로 핑크포니’티셔츠 등을 증정하고, 참가한 모든 사람들에게 5000원 할인권을 지급한다. ●옥션(www.auction.co.kr)은 13일까지 ‘신년 감성 다이어리 특별 판매전’을 열고 30여종의 인기 다이어리를 모아 판매한다. 캐릭터 다이어리를 비롯해 재생 용지로 만든 복고풍 다이어리, 전통 문양을 응용해 만든 수공예 다이어리 등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제품들로 구성돼 있다. 배송비는 무료. ●인터파크(www.interpark.com)는 ‘음식물 쓰레기 직매립 금지’실시에 맞춰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주는 상품을 모아 판매한다.1만원 내외의 전용 휴지통이나 탈수기부터 48만∼99만원의 가정용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갖추었다. ●CJ홈쇼핑은 판매상품의 중요한 정보를 알기 쉽고 자세하게 소개하는 ‘정직한 방송 상품 확대경’ 코너를 신설했다. 상품의 제조원, 원산지와 소재, 주의사항, 보관, 세탁,A/S 등을 정확하고 자세하게 표기하는 코너이다. 상품 소개 중간에 2∼3회 방송된다.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고객불만보상제’를 확대 시행한다. 우체국 택배의 경우 등기 소포우편물이 2일 이상 지연 배달되면 요금의 50%,3일 이상 지연되면 요금과 부가이용료 전액을 보상해준다. 휴일배달 소포는 하루가 지연되면 배달 수수료 2000원,2일 이상 지연되면 요금과 배달 이용료 전액을 보상해준다.
  • [결혼이야기]신철홍(29· 강원대 춘천BK21 사업단) 김효진(25·가평북중학교 교사)

    [결혼이야기]신철홍(29· 강원대 춘천BK21 사업단) 김효진(25·가평북중학교 교사)

    “대학 기숙사 동기였던 우리는 이제 한 집에 살아요!” 신랑 신철홍(29)씨와 신부 김효진(25)씨는 1999년 학교 기숙사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철홍씨는 기숙사의 ‘층장’으로 학생들 관리를 맡고 있었다. 효진씨는 기숙사의 학생회장격인 ‘사생장’으로 기숙사 전체의 복지 업무를 담당했다. 고작 4년의 나이 차이지만 학번으로 치면 철홍씨가 4년이나 연배가 높다. 철홍씨가 93학번으로 97학번인 효진씨보다 한참 위인 선배. 교내에서 쉽게 친해지기는 어려운 사이다. 두 사람은 99년 봄 기숙사 선거가 끝난 뒤 기숙사 간부들과 사감선생님이 모여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처음 알게 됐다. 철홍씨가 효진씨에게 첫눈에 반한 것도 이 때다. 나이와 체면에 구애받지 않고 열렬한 마음을 전달하려 마음먹은 것도 이날부터다. 철홍씨의 예상했던 대로 효진씨는 나이 많은 선배 철홍씨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다. 다행히 기숙사에서는 층장보다 사생장의 권력(?)이 더 높아, 학번 차이가 많이 나지만 철홍씨는 효진씨에게 말을 걸 일이 심심찮게 발생해 쉽게 접근이 가능했다. ‘사생장’에 대한 ‘층장’의 사모는 이렇게 3년간 지속되었다. 처음엔 그냥 기숙사 선배 오빠로만 생각해오던 효진씨도 철홍씨의 지극 정성에 결국 마음을 열 수밖에 없었다. 3년만에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될 즈음. 두 사람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철홍씨가 춘천에 소재한 대학의 조교로 근무를 하게 됐던 것. 당시 효진씨는 부천의 한 중학교 교사로 재직하게 됐다. 그러나 사랑은 굴복하지 않았다. 물리적 거리는 마음의 거리로 연결되지 않았다. 춘천과 부천을 오가며 머나먼 여정의 데이트가 시작됐다. 그리고 두 사람은 더욱 가까워 졌다. 간절한 마음이 전달되는 계기가 됐고 마침내 원거리 사랑은 부부의 인연으로 두 사람을 맺어주었다. 그들은 2004년 2월 인생의 동반자로서 새로운 걸음을 내딛게 됐다. 결혼과 함께 춘천 BK21사업단에 근무하는 철홍씨를 따라 효진씨가 춘천과 가까운 가평에 위치한 가평북중학교 교사로 근무지를 옮겼다. 신철홍·김효진 부부는 아직 결혼생활을 시작한 지 만 1년도 되지 않은 새내기 부부다. 그러나 지금도 기숙사 동기인 과거의 경력을 십분발휘해 10년차 부부 못지않은 이해와 배려로 서로를 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서로를 아껴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 [재계 인사이드] 재벌 2·3세 ‘경영일선으로’

    재벌총수의 2·3세들이 연말연시 인사철을 맞아 속속 경영 전면에 포진하고 있다. 대학교수를 그만두고 경영에 합류하는가 하면 몇년간의 공백끝에 복귀하거나 초고속 승진을 하고 있다. 나름대로 전문지식과 경험을 쌓은 이도 적지 않지만, 무책임한 ‘경영권 상습’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때마침 공정거래위원회의 재벌 친인척 ‘지분 족보’가 공개돼 이같은 논란이 당분간 가열될 전망이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씨의 큰딸인 이미경(46)씨는 27일 부회장 직함을 달고 CJ그룹에 전격 승진했다. 공식직함은 CJ엔터테인먼트·CJ CGV·CJ미디어·CJ아메리카 담당 부회장. 지난 1995년 다국적 엔터테인먼트 회사 ‘드림웍스’ 설립을 주도하며 왕성하게 활동하던 그는 그러나 이후 해외파견(CJ엔터테인먼트 상무) 형태로 미국에 머물며 사실상 그룹 경영에서는 물러나 있었다.CJ측은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에 대한 전문 식견과 해외 네트워크를 가진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친동생인 이재현 그룹 회장이 직접 (경영 합류를)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구평회 LG 창업고문(E1 명예회장)의 셋째아들인 구자균씨도 이날 교수직을 완전히 그만두고 LG산전 관리담당 부사장으로 변신했다.LG산전은 LG전선그룹의 핵심계열사이다. 미국 텍사스대에서 재정학 박사학위를 받은 구 교수는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를 거쳐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다 휴직한 상태다. 구 고문의 큰아들인 자열씨는 LG전선 부회장, 자용씨는 E1 부사장이다. 구두회(구 고문의 동생) 극동도시가스 명예회장의 외아들 구자은 LG전선 이사도 이날 1년만에 상무로 승진했다. 이에 앞서 ‘본가’인 LG그룹에서도 구인회 창업주의 둘째동생 고 구정회씨의 아들인 구자민 상무가 LG전자 부사장으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사촌인 구본진 부장이 LG상사 상무로 각각 승진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몽윤씨는 이달초 현대해상 등기이사로 복귀했다.8년만의 컴백이다.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의 아들인 지선씨와 교선씨도 얼마전 아버지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아 후계구도를 굳혔다.1997년 과장으로 입사한 지선씨는 5년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교선씨는 기획이사로 승진했다. 현대그룹의 장손인 정의선(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아들) 부사장도 기아차 유럽시장 공략을 책임지는 등 경영전면에 나서고 있다. 안미현 류길상기자 hyun@seoul.co.kr
  • [깔깔깔]

    ●무용지물 한 과학자가 입기만 하면 힘이 넘치는 정력 팬티를 발명했다. 과학자는 정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을 상대로 판매에 나섰다. 팬티는 날개돋친 듯 팔렸다. 그러나 판매한 뒤 하루가 지나자 정력 팬티를 샀던 노인들이 환불해 달라며 과학자를 찾아왔다. 과학자가 노인들에게 물었다. “아니,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노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소리쳤다. “입을 때 힘이 솟으면 뭐해, 벗으면 빠져버리는데….” ●라면과 참기름 라면과 참기름은 정말 친한 친구사이다. 그러던 어느날 참기름과 라면이 크게 싸웠다. 그런데 경찰이 라면만 잡아갔다. 왜 그랬을까? “참기름이 고소해서.” 하지만 다음날 참기름도 잡혀갔다. 왜 그랬을까? “잡혀간 라면이 불어서.”
  • [사설] 이런 검사적격심사 왜 하나

    지난해 법무부가 검찰개혁 방안의 하나로 검사 적격심사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을 때 우리는 그 취지에 동의하면서도, 합리성과 객관성을 갖춘 심사기준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제도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그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첫번째 검사 적격심사가 엊그제 끝났는데 대상 143명 가운데 평검사 1명의 사표 제출로 마무리된 것이다. 검사 집단이 사법고시·사법연수원을 거쳐 선발된 우수한 인재들의 집합체라는 사실은 인정한다. 그렇더라도 99.3%가 직무에 적합한 인물이고 0.7%만이 탈락 대상이라는 결과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검찰 내부에서조차 이번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검사들이 적지 않다는 소리도 들린다. 검사 적격심사제가 용두사미가 되리라는 예상은 진즉에 있었다. 검찰청법에 검사 퇴출 기준을 ‘직무수행 능력의 현저한 결여로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려울 때’라고 두루뭉술하게 규정하고 시행령에는 일언반구가 없는 실정이다. 또 심사위원은 모두 9명인데 이 가운데 현직검사 4명을 비롯해 모두 6명이 법무부장관의 위촉·지명을 받은 인사이다. 따라서 이들만 뜻을 모으면 심사 결과를 좌지우지할 수 있게 돼 있다. 이처럼 법령과 위원회 구성에서 본질적 한계가 있는데 어찌 엄격한 심사를 기대하겠는가. 법무부는 이제라도 관련 법령을 개정하는 작업에 들어가기 바란다. 퇴출 기준을 시행령에 구체적으로 명시해 누가 봐도 이러저러한 행동을 한 검사는 자격이 없음을 분명히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는 훗날 퇴출 대상으로 선정된 검사의 반발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 아울러 심사위원회의 문호를 외부인사에게도 개방해야 한다. 그 방법만이 이번 심사 결과에 실망한 국민의 비판을 모면하는 길이 될 것이다.
  • “겨울 신상품 떨이요 떨이”

    “겨울 신상품 떨이요 떨이”

    ‘2004년 겨울 신상품을 ‘떨이’로 팔아요.’ 백화점들이 24일부터 일제히 겨울 신상품에 대한 ‘깜짝세일’을 실시한다. 행사기간은 3∼7일. 올해 선보인 제품들이라 내년이 되면 ‘연식’이 바뀌어 상품성이 크게 떨어지는 데다, 연말에 몰려 있는 자금수요에 숨통을 터주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행사이다. 백운학 그랜드백화점 여성의류 팀장은 “이번 세일행사는 경기 불황으로 워낙 내수 부진의 골이 깊어지고 날씨마저 포근해지는 바람에 매출을 늘리기 위해 갑작스레 기획된 고육지책”이라며 “이렇게라도 (깜짝세일)해야 버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전에는 재고상품 위주로 연말 세일을 하곤 했는데, 이번처럼 신상품으로 세일을 하기는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명품의류도 대폭 할인 롯데백화점은 겨울 기획·신상품과 이월상품에 대한 할인 행사를 실시한다. 본점·잠실점은 30일까지 에스깔리에·정호진·까르뜨니티·이지앤느·씨스막스 겨울 기획 신상품(7만∼9만원)을 내놓았다. 수도권 7개점(본점과 잠실점, 일산점, 분당점, 인천점, 관악점, 강남점)도 같은 기간 겨울 기획·신상품과 이월상품인 캠브리지멤버스·갤럭시 신사정장(31만∼35만원), 마에스트로 캐시미어코트(45만원), 로가디스그린·마에스트로캐주얼 다운점퍼(9만 9000∼4만 9000원)를 출시했다. 본점은 특히 연말까지 해외명품 의류를 대폭 할인하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마련한다.26일까지 지방시 패션잡화,27∼29일 센죤 니트·남방 겨울 기획 신상품과 이월상품을 50∼60% 할인 판매할 예정이다. 배창준 롯데백화점 신사매입팀 계장은 “제조업체들이 해가 바뀌기 전에 올해 기획상품을 대폭 정리하기 위해 세일을 통해 판촉전을 펼치고 있다.”며 “롯데백화점의 경우 국내외 유명 브랜드의 겨울의류를 중심으로 세일행사를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도 겨울 기획·이월상품으로 세일을 진행한다. 중동점은 26일까지 여성캐주얼인 쏠레지아 롱코트·끌레몽뜨 하프코트·엘르 패딩점퍼 등을 50% 할인 판매한다. 천호점은 우바·모라도·리본포트레 재 킷·하프코트 등을 50∼80% 내린 가격에 판매한다. 압구정본점도 같은 기간 남성정장·골프의류·아웃도어의류 기획·이월상품을 30∼60%, 목동점은 25일까지 캐릭터캐주얼을 30∼50% 할인 판매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캐주얼 겨울 기획·신상품을 내놓았다. 콩코스점은 29일까지 나프나프·데이텀 재킷·패딩점퍼·니트 등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데이텀 패딩점퍼 9만 9000원, 니트는 2만 9000∼4만 9000원, 나프나프 재킷 8만 9000원, 니트는 3만 9000원이다. 또 31일까지 캘빈클라인진·폴로진을 40% 할인 판매한다. 수원점은 30일까지 반코트·다운점퍼·오리털점퍼 등 남성캐주얼을 싸게 판다. 갤럭시·마에스트로 모직반코트 13만 9000원, 마에스트로·카운테스마라 순모바지는 5만 5000∼6만 9000원이다. ●베네통 재킷 5만 5000원부터 행복한세상백화점은 29일까지 겨울 신상품을 50% 할인한 파격가 행사를 연다. 겨울 남성코트 초대전에서 슈트하우스 하프코트·롱코트를 21만∼25만원, 점퍼 7만 5000∼21만 6000원, 타운젠트 하프코트·롱코트를 20만 8600∼32만 600원에 판매한다. 베네통 가을상품 초특가전에서 재킷 5만 5000원 이상, 바지를 4만 8900원에 출시했다. 그랜드백화점은 26일까지 겨울 신상품 남녀코트를 20∼30% 할인 판매한다. 일산점은 레쥬메·파비안느·울티모·파울라·요하넥스의 여성 반·롱코트를 30% 할인 판매한다. 수원 영통점은 캠브리지멤버스·빈포드·트래드클럽·jim·샐리·혁비·ACNC 브랜드의 남녀 반·롱코트를 20∼30% 깎아 내놓았다.LG백화점 구리점은 26일까지 모피 제품을 60% 할인 판매하는 유명 모피 상품전을 진행한다. 동우모피 블랙 휘메일코트를 60% 할인한 252만원에 판다. 삼성플라자 분당점은 30일까지 해외 유명 브랜드 의류제품과 캐릭터 코트의 겨울 신·기획상품을 할인 판매한다. 할인율은 구치·버버리·프라다·페라가모·가이거·안나수이·휴고보스·베네통·막스앤스펜서·리바이스가 30%, 세린느·테스토니·숲·비아트·발리·TSE가 20%이다. 지고트 패딩점퍼·코트 15만 8000∼19만 8000원, 미니멈 오리털 점퍼·롱코트는 7만 8000∼21만 8000원에 판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1월말까지 3차례 행사-나중에 살수록 할인폭 커 백화점의 2004년 겨울 신상품 떨어내기 전략은 크게 3단계로 나뉘어 진행될 전망.1단계는 24일부터 3∼7일간,2단계는 오는 2005년 1월7일부터 실시될 예정인 정기세일 행사,3단계는 내년 1월말쯤 마련될 예정인 시즌오프 행사다. 신재호 롯데백화점 마케팅팀장은 “불황으로 내수부진이 계속돼 소비심리를 되살리자는 차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겨울 신상품 등에 대한 ‘송년 깜짝 할인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겨울 신상품 세일행사가 2회 이상 진행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소비자들은 각자가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겨울 신상품 소진 순서도 지난 9월 이전에 나온 제품들은 주로 이번 세일에,9∼11월에 제조된 제품들은 내년 1월 정기세일에,10월 이후 만들어진 겨울 신상품들은 내년 1월 시즌오프 행사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시즌오프는 시즌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재고소진을 목적으로 할인을 대폭적으로 단행하는 행사이다. 이들 제품의 할인율은 1단계에서는 겨울시즌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다소 상품성이 있다고 보아 30%,2단계는 시즌 중반을 지난 탓에 상품성이 떨어졌다고 보고 30∼40%,3단계는 겨울 신상품을 떨어내지 않을 경우 재고·이월상품이 되는 까닭에 40% 이상으로 조금 더 올라간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신촌 대학가 골목

    [뒷골목 맛세상] 신촌 대학가 골목

    ■ 싼 값이 미덕 ‘껍데기’ 신촌 로터리에서 연대 앞 굴다리, 그리고 국철 신촌역을 거쳐 이대 앞에 이르는 여러 골목들을 일컫는 소위 ‘신촌 대학가’에는 밤낮없이 젊은이들로 넘쳐난다. 아무리 나라에 불황이 깊어지고 고학력 청년실업이 사회문제가 되어도, 이곳만은 예외인 듯 젊은 인파가 화려하게 골목골목을 흘러 다닌다. 어디 젊은이들만 화려한가. 어쩌다 잘못 들어선 나 같은 중년마저 오늘만큼은 삶의 남루(襤褸)를 벗어던진 채, 기꺼이 젊은 인파에 휩쓸리며 함께 화려하다. 신촌 대학가의 먹자골목은 넘치는 젊음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향기로운 느낌이다. 먹자골목 어디를 둘러보아도 간판이며 상호,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젊은 감각이며 갓 잡아 올린 생선처럼 싱싱한 생명감으로 통통 튀어난다. 트라이앵글, 소금인형, 연필 두 타스. 헝그리, 고래발, 모비딕, 아이디, 클릭, 불량식품, 딱지치기, 신계초전문라면, 고기창고, 신촌스토리, 서피동파, 짱아, 찜닭웰…. 그러나 다시 한번 둘러보면 젊음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향기 속에서도 불황의 그림자 또한 기다렸다는 듯이 쉽게 제 모습을 드러낸다. 불황이 깊을수록 매운 음식도 많아진다고 한다. 소위 요식업계의 ‘매운 불패 신화’, 불황에는 매운 음식만이 죽지 않고 살아남는다는 신화이다. 홍초불닭,辛불닭, 오마이핫, 신닭발불곱창, 매운불갈비, 화풀이신촌주점, 화도풀고속도풀고…. 먹자골목 곳곳에 불황을 대변하는 매운 음식들이 소문 없이 빼곡히 껴들어 있다. ●골목 어디서나 맛있는 집 쉽게 발견 동양의 음양오행(陰陽五行) 사상에서 음은 우주에 있는 삼라만상의 모든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징한다. 밝은 태양의 반대편에 있는 어두운 밤, 남자의 반대편에 있는 여자, 하늘의 반대편에 있는 땅, 지아비의 반대편에 있는 지어미…, 그렇듯 양의 길사(吉事) 반대편에서 음은 흉사(凶事)를 상징한다. 그런 식이라면 희망의 반대편에 있는 절망이며 호황의 반대편에 있는 불황 또한 당연히 음으로 해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나라에 불황이 깊어져서 대학가에 고학력 청년실업자가 넘쳐나는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음의 시절이다. 그러고 보니 절기 또한 언뜻 동지 무렵을 지나는 엄동설한이 아닌가. 24절기에서 동지란 음이 가장 왕성한 때이다. 주역으로 본다면 동지란 양은 하나도 없이 애오라지 음으로만 가득 찬 강음의 절기인 것이다. 실제로도 지난 한 해 대지를 누비던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의 싱싱한 약동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죽음의 잿빛 풍경만이 사방을 뒤덮고 있다. 아직까지 생명이 남은 것들도 한겨울의 모진 추위를 피해 죽은 듯이 한껏 몸을 움츠리거나 추위가 미치지 않는 깊은 곳으로 숨어들었을 터이다. 얼핏 우리 인생살이 식으로 생각하면, 강음의 동지란 흉사만 가득한 절망과 죽음의 순간처럼 여겨진다. 정말 그런가. 아니다. 우리 조상들은 하필이면 동짓날을 골라 붉은 팥으로 팥죽을 쑤어먹으며 집안의 흉사를 모두 쫓아내는 벽사를 벌였다. 조상들은 다름 아닌, 음만 가득한 절망과 죽음의 순간이야말로 이미 그 안에 희망과 생명의 씨앗을 처음으로 잉태하는 더없이 상서로운 순간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주식용어로 소위 ‘바닥을 친다’는 말이 있다. 주식이 한 없이 추락하다 보면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는 바닥에 닿고, 거기서부터는 드디어 위로 치솟아 오를 수밖에 없는 반환점이 바닥인 것이다. 주식의 ‘주’자도, 투자의 ‘투’자도 모르던 아득한 옛날부터 조상들은 슬기롭게도 동짓날이 바로 그렇게 음의 바닥을 치는 반환점임을 알았다. 그렇다. 동지를 시작으로 해서 더 이상 음은 남아있지 않고, 앞으로 올 것은 애오라지 양뿐이다. 그런 동지가 어찌 상서롭지 않으랴. ●저마다 ‘원조’ 내세우며 경쟁 만일 그대가 고학력 청년실업자가 되어 영혼마저 추위와 굶주림에 떨고 있다면,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신촌 대학가의 먹자골목으로 오라. 그리고 스스럼없이 저 향기롭고 아름다운 인파 속에 끼어들어라. 그대 또한 아직은 향기롭고 아름다운 젊은이가 아니랴. 그렇게 젊은 인파에 끼어들어, 흡사 조상들이 팥으로 팥죽을 쑤어먹으며 집안의 삿된 잡귀들을 물리치는 벽사를 하듯이, 그대도 먹자골목 어디에나 널려있는 싸고 맛있는 집으로 들어가라. 그리고 그대 영혼의 잡귀인 추위와 굶주림을 물리쳐라. 그 순간 그대는 반드시 바닥을 치고 일어나 위로 치솟아 오르리라. 흔히 겨울이 가야 봄이 오는 것으로 알고 있듯이, 젊은 그대는 절망이 사라져야 희망이 오는 것으로 알고 있지 않으랴. 그리하여 그대는 저절로 절망이 사라지고 희망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지 않으랴. 아니다. 그대의 희망은 바로 절망에서 온다. 그대가 더 이상 일어설 힘도 없이 삶의 절망에 빠져 있을 때,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절망이 드리운 죽음의 잿빛 풍경뿐일 때, 바로 절망의 깊은 구렁텅이에서, 그대 자신도 미처 몰랐던 한 가닥 희망이 이미 싹트고 있을 터이다. 절망의 터널을 거치지 않는 희망이란, 마치 겨울을 건너 뛴 봄처럼 전혀 무의미하다. ■ 4시간 마시고 3000원 신촌 로터리에서 연대 쪽으로 가다보면 독수리약국이 있다. 바로 그 골목에 소위 ‘싸고 맛있는’ 껍데기집들이 몰려 있다. 저마다 원조임을 내세우지만, 눈 밝은 이들은 이중에서 ‘연대껍데기’(1호점 02-313-0436,2호점 02-334-5511,3호점 02-392-4759)가 정통임을 알고 있을 터이다. ●믿어지지 않을 만큼 양도 푸짐 주인 되는 김형자씨는 일찍이 스무 살 무렵에 전라도 바닷가 마을에서 서울로 올라와 길거리에서 뻔데기장사부터 시작하여 안 해본 장사가 없이 고생한 끝에 흑석동에서 일수놀이를 하며 이제 겨우 살 만하다 싶게 한숨을 돌리는 순간에, 웬걸, 그놈의 IMF로 쫄딱 망하고, 독수리약국 뒷골목의 다 쓰러져가는 집을 겨우 세 얻어 연대껍데기를 열었다. 그러자 우선 대학생들이 싼 맛에 하나둘 모여들고, 입소문이 더해져 얼마 후 곧장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마침내 손님이 미어터지는 바람에 차례로 2호점,3호점을 먹자골목의 고만고만한 거리에 열어, 외사촌동생 최창권과 며느리 이은섭에게 각각 넘겨주었다. 연대껍데기의 미덕은 무엇보다도 싼 값에 있다. 얼핏 계산해도 만 원짜리 한 장이면 둘이서 먹고 마실 수가 있고, 만 원짜리 두 장이면 셋이서 먹고 마시기에 부족함이 없다. 손바닥만한 돼지목살, 장어 1마리, 왕새우 1마리가 각각 2000원이고, 껍데기가 3장에 2500원이다. 삼겹살, 돼지갈비, 닭갈비, 닭똥집, 오징어불고기, 샤워오징어가 각각 3000원, 이밖에 해물파전이며 김치전이 4000원이다. 비록 2000원,3000원짜리 안주들이지만, 무엇을 시켜도 싼 가격에 비해 얼핏 믿어지지 않을 만큼 양이 푸짐하다. 만일 그대가 가까스로 수중에 2만원 정도 마련하였다 해도, 그대는 친구 두세 명과 함께 얼마든지 호기롭게 연대껍데기를 찾을 수가 있다. 우선 껍데기라는 상호에 어울리게 껍데기를 시키고 거기다 목살과 장어 한 마리를 추가하거나 아니면 통째로 양념을 한 오징어불고기를 추가할 수도 있다. 이에 곁들여 3000원짜리 소주를 3병쯤 마셔도 아직 2만원이 넘지 않는다. 여기에서 1000원짜리 공깃밥을 3공기 시키면 수에 맞게 된장찌개가 뒤따라 나온다. 이 무렵이면 그대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어느 사이에 콜라나 사이다가 공짜로 그대의 탁자에 올라있을 것이다. 그래도 먹고 마신 가격은 아직 2만원이 넘지 않을 터이다. 어디 보자, 껍데기 2500원, 목살 2000원, 장어 2000원, 소주 3병 9000원, 공깃밥 3공기 3000원, 어떤가. 아직 2만원이 안 넘어섰다. 아아, 이쯤에서 친구 중의 한 명이 과감하게 일어서서 2차를 가자고 외친다면, 벽사를 위한 그대의 오늘밤이 얼마나 화려하랴. 독수리약국에서 큰길을 건너면 얼마 걷지 않아 ‘포석정’(02-332-5538)이 나온다. 포석정은 다른 음식점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몇 가지 희한한 안내문들이 있다. 우선 지하로 내려가는 입구의 벽에 붙어있는 안내문.‘어서 오십시오. 새로운 경험이 당신을 환영합니다. 고전과 현대의 절묘한 만남, 옛 왕과 귀족들이 풍류를 즐기던 포석정이 밀레니엄 시대에 새롭게 태어났습니다.’계단을 내려가 마침내 실내에 들어서면 홀 중앙에 과연 포석정을 본뜬 타원형의 작은 고랑이 있고, 그 고랑을 따라 막걸리가 흐르고 있다. 물론 두꺼운 통유리로 덮인 군데군데 구멍이 뚫어져 있어, 그 구멍에서 작은 조롱박으로 막걸리를 길어 올려 마시게 되어 있다. ●고랑 따라 막걸리 흐르는 포석정 포석정을 둘러보다 보면 무심코 다른 안내문에 눈길이 간다.‘막걸리 값은 1인당 3000원씩입니다’4시간 동안 마음껏 드십시오’‘막걸리 주문 후 4시간이 지나면 막걸리값은 다시 계산합니다’세상에,4시간 동안 3000원을 내면 포석정에 흐르는 막걸리를 무한정으로 퍼마실 수가 있다니!놀라서 다시 한 번 살피면 무슨 경고문처럼 또 다른 안내문이 붙어있다.‘외부 음식물 반입금지!’ 이를테면 술값 3000원으로 하루저녁을 즐기기 위해 주인 몰래 순대며 떡볶이 등을 사들고 와서 야금야금 안줏감으로 먹는 얌체들도 있는 모양이다. 40대 초반의 포석정 주인 정지순씨는 마음씨 좋은 옆집 아주머니 같은 서글서글한 인상으로 상식을 벗어난 싼 막걸리 값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막걸리 값이야 어차피 손해 보죠. 허지만 우리 포석정을 홍보하는 홍보비라고 생각하면 그리 비싼 비용은 아니지요. 고작 안주를 팔아서 수익을 맞추는데, 그것마저 아까워서 밖에서 안주를 사오는 손님들도 없지 않아요.” 포석정을 시작한 지 8년이 되었는데, 갑자기 작년부터 신문이며 잡지, 방송 같은 매스컴에서 관심을 갖는다면서, 주인은 그게 다 경제 불황과 연관이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포석정에서는 막걸리만 파는 것이 아니고 소주며 백세주, 맥주 등 여타 술도 파는데 가격은 다른 술집과 비슷하다. 안주는 해물파전, 불고기파전, 참치파전, 두부김치가 각각 1만원이고, 김치전이 9000원인데, 주인의 넉넉한 품성처럼 양이 풍성하다. ■ 매운맛 보려면 찾으세요 독수리약국에서 신촌역으로 빠지는 어름에서 민들레영토를 지나 신선설농탕 골목으로 접어들어 다시 왼쪽으로 꺾으면 ‘완차이’(02-392-0302)라는 조그만 중국요리집이 숨어있다. 총복자(叢福滋)라는 흔치않은 이름을 가진 화교가 주인인데, 탁자 6개의 완차이는 저녁 무렵만 되면 골목길에까지 손님들이 줄을 선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주인이 10여년 전부터 개발해낸 매운 요리들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유명세를 탄 것은 ‘아주매운홍콩홍합’이라는 요리인데, 요리를 먹다 보면 어떻게 중국요리가 이렇게까지 매울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이다. 모르기는 해도 맵기로만 따진다면 홍초불닭이니 매운 갈비니 하는 소위 ‘매운 불패’의 신화도 ‘아주매운홍콩홍합’에는 비교될 수가 없을 터이다. 껍질째로인 홍합에 고춧가루가 무슨 딱지처럼 범벅으로 붙어있는데, 이 고춧가루가 또한 청양고추로 만든 것이다. 거의 상상을 초월하는 매운 맛에 놀라 잠시 먹기를 중단한 채 몇몇 탁자를 곁눈질하면 대부분이 ‘아주매운홍콩홍합’의 매운 맛과 씨름하느라 땀까지 뻘뻘 흘려가며 숫제 정신이 없다. 희한한 것은 그렇게 사생결단하듯 매운 맛과 싸우면서도 결코 누구 하나 요리를 남기는 법이 없다는 점이다. 아마도 매운 맛이 홍합의 향기로운 맛과 어우러지면서 깔끔하면서도 담백한 여운을 남겨, 입안을 중독시키는 것인지도 모른다. 완차이의 요리는 이렇듯 대부분이 매운 맛을 내는 것이 특색인데, 완차이쌀국수볶음, 완차이굴짬뽕, 매운해물볶음밥, 매운삼슬수초면 등이 있다.
  • [문학이 머문 풍경]조정래 ‘태백산맥’의 무대 벌교

    [문학이 머문 풍경]조정래 ‘태백산맥’의 무대 벌교

    “언제 떠올랐는지 모를 그믐달이 동녘 하늘에 비스듬히 걸려 있었다….” 1980년대 후반 작가 조정래가 발표한 소설 ‘태백산맥’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림자들은 무덤가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광막한 어둠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었다.”현실 투쟁에 패배한 하대치 일행이 ‘야산대장’ 염상진의 묘에 성묘한 뒷 상황을 이같이 설명하며 소설은 끝난다. 토벌대에 쫓긴 이들 패잔병은 끝없이 펼쳐진 적막과 어둠속으로 빨려든다. 그 어둠 건너편엔 초롱초롱한 별들이 가을밤 산골짜기를 비추고 있다. 별들은 야산투쟁에서 숨진 대원들의 넋이다. 이 별들은 희망이고 언젠가 완수해야 할 ‘혁명’의 불길이다. “마지막 남은 이들 대원이 사라져가는 곳은 어딘가.”라는 물음을 남긴 채 전체 1만 7000장 분량의 원고지가 대단원을 장식하는 대목이다. 대하소설 ‘태백산맥’은 당시만 해도 금기시됐던 ‘빨치산’과 ‘남로당’의 실체를 대중들에게 각인시킨 일대 ‘사건’이었다. 좌우 대립과 전쟁과정에서 탄생한 ‘야산 대원들’을 역사의 한 축으로 부각시키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일제 말기∼해방∼여순사건∼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현대사의 격랑을 대서사시처럼 엮어낸다. 역사의 베틀은 남해안의 한 포구인 벌교에서부터 조계산, 지리산, 태백산, 거제포로수용소 등으로 무대를 옮겨가며 한올 한올 짜여진다. 그 중심인 지리산의 골짜기와 능선들은 단순히 지형지물만이 아니다. 그 자체가 역사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죽음이 이데올로기란 ‘괴물’과 버무려져 있는 공간이다. 작가는 그들에게 염상진·김범우·염상구·하대치·최익승·심재모·소화·외서댁·들몰댁… 등의 이름을 붙였을 뿐이다. 이들은 한많은 시대를 살아간 우리의 할아버지·할머니들이다. 그리고 이들을 죽임과 죽음, 보복의 악순환으로 내몬 원인이 정치적 이데올로기보다는 ‘땅’에서 비롯된 점을 부각시켰다. 종문서는 불살라졌으나 당장 부쳐먹을 자갈논 한뙈기 없는 민초들은 일제와 손잡은 지주의 소작농으로 전락한다. 이들에겐 ‘내땅’을 가져 보는 것이 평생의 꿈이었다.“지주들의 땅을 빼앗아 나눠 준다는데 누가 싫어할 사람 있겠느냐.”는 한 소작인의 말처럼 ‘땅=생명’이었다. 소설 태백산맥을 읽다 보면 등장인물의 캐릭터나 지명 이름이 현실과 똑같다는 착각을 일으킨다. 이 소설에 묘사된 지명은 지금도 그대로 쓰이고 있다. 작가는 “역사의 현실성을 살리기 위해 현장답사를 되풀이하고 수많은 사람을 만나 증언을 들었다.”고 밝힌다. 소설 현장인 벌교읍은 실제로 여순반란사건때 좌우익 대립이 심각했고 억울한 죽임과 보복성 살해가 난무했었다. 주민 나모(72)씨는 “어렸을 때 읍내 북국교 등지에서 빨치산과 토벌대가 번갈아 인민재판을 벌이고, 이 과정에서 죽어간 사람들의 시체가 중도방죽 제방에 널려 있었다.”고 말했다. 지리적으로도 제석산과 진광산 등이 포구를 감싸안으며 북쪽으론 조계산과 맞닿아 있다. 섬진강을 사이로 조계산과 지리산이 태백산맥을 따라 금강산까지 이어진다. 광주에서 주암호를 따라 낙안읍성 쪽으로 가다 보면 순천시 외서면과 벌교읍을 가르는 석거리재가 나타난다. 이 고개에서 우측으론 염상진 부대가 한때 해방구로 삼았던 보성군 율어면이다. 선수머리∼벌교읍 사이엔 제법 넓은 농토(중도방죽)가 펼쳐진다. 중도방죽은 실제로 일본인 중도(中島·나카시마)가 땅에 주린 소작농을 꼬드겨 둑을 쌓아 만든 간척지이다. 중도 들판은 소설 속에서 그릇된 토지 소유관계의 역사를 집약한 중심 소재이다. 중도방죽 이외에도 읍내 곳곳에는 소설의 무대들이 작품속에서 묘사된 것과 똑같은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 봉화가 타오른 제석산, 순천 쪽으로 이어진 관문인 진트재(국도 2호선), 하대치 일행이 군용열차를 털었던 경전선 터널, 새끼 무당 소화와 정하섭의 사랑이 깃든 무당집, 현부잣집 재각, 양철지붕의 청년단 건물, 염상진의 목이 내걸렸던 벌교역 광장, 보복으로 점철된 죽임의 현장인 홍교, 양심적 지주 김사용의 퇴락한 기와집, 땅벌과 염상구가 주도권을 다퉜던 철교, 토벌대 사령부로 사용됐던 남도여관, 금융조합 건물 등등…. 요즘 이곳엔 일주일이면 200∼300명의 답사객이 몰린다. 그러나 작품에서 묘사된 지명을 알리는 간판 하나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아직도 ‘빨갱이’와 ‘토벌대 후손’ 주민들 사이에 앙금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나 보다. 일부 원로 주민들은 소설속의 장소들을 ‘기념화’하는 사업에 떨떠름해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태백산맥 문학관을 짓는데도 의견이 분분했다고 전한다. 보성군은 그러나 내년쯤 제석산 자락인 현부자집 아래에 문학관을 착공키로 했다. 지난해부터는 문화해설사를 배치해 답사객들을 돕고 있다. 또 내년 봄 중도방죽 2.4㎞구간에서 가족 걷기대회를 열고 이때 작가 조정래씨를 초청해 ‘문학강좌’도 마련한다. 선수머리 입구엔 갯벌 체험장을 조성, 녹차밭 등과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에 나선다. 그로부터 50여년이 지난 지금 이곳은 좌익도 우익도, 지주도 소작농도 없다. 소설속의 전투와 살벌함을 느낄 만한 아무런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농어가가 산재한 조용한 포구마을을 둘러싼 산자락에 어둠이 내린다. 들물때가 됐는지 홍교 밑 갈대 숲에 바닷물이 흘러든다. 보성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민주주의에 대한 北의 오해/박영호 통일연구원 통일안보 선임연구위원

    북한에서 2005년은 대대적인 행사가 연속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조선노동당 창건 60돌, 조국광복 60돌,‘선군정치’ 10돌,‘3대혁명 붉은기 쟁취운동’ 개시 30돌,6·15 공동선언 5돌 등 이른바 꺾어지는 해이다. 앞의 두 행사가 김일성과 연결되는 행사라면, 뒤의 세 행사는 김정일의 ‘치적’과 관련된 행사이다. 지금 북한에서는 내년 2월초 평양에서 개최할 ‘선군혁명총진군대회’의 준비에 여념이 없다. 북한은 내년에 내부적으로 ‘선군정치’의 사상과 노선을 더욱 강조하면서, 남한에 대해서는 ‘민족공조’의 공세를 드높일 것이다. ‘민족공조’가 남북한의 화해·협력과 평화공존을 통한 21세기형 선진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기여하면, 그처럼 좋은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북한의 ‘민족공조’ 공세 이면에는 한국민주주의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력사적인 6·15 북남공동선언 발표 이후 남조선에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대하여’(노동당출판사,2003.9)라는 긴 제목의 ‘간부 및 군중 강연자료’에서 북한은 “남한에서 ‘친북련공세력’이 ‘반공보수세력’에 비해 역량상 우세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도력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한국 사회에서 과거에 “그나마 우리(북한)의 사상에 공감하고 우리를 따르고 동조했던 세력들이 지하의 소수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 반대로 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남한 사회에서의 “모든 변화들이 위대한 장군님(김정일)께서 6·15 북남공동선언을 마련하시어 남조선에서 진보세력의 활동공간을 넓혀 주시고 극소수 반공보수분자들을 철저히 고립시키신 결과”라고 선전하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 사회에서 북한식 표현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그러한 변화의 예로 지적하고 있다. 자료의 용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강연 자료는 북한 노동당이 당 간부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사상 교육에 사용하기 위해 발간한 것이다. 따라서 그들의 지도자를 ‘칭송’하고 북한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려는 목적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의 남한 정세를 나름대로 해석하고 평가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한국 사회에서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참모습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남북한은 1972년 7·4 공동성명에서 시작하여 1992년 2월 남북관계를 포괄하는 ‘남북기본합의서’의 발효를 거쳐,6·15 남북공동선언을 만들어냈다. 동 선언은 남북한이 대립·갈등의 관계에서 벗어나 화해·협력의 관계로 나가자는 약속이었다.4년여가 지난 지금 개성공단에서 첫 상품이 출하되었다. 그처럼 남북관계는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 발전에 진정성을 부여하려면, 이제는 남북한이 서로의 사정을 바르게 알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각각의 내부적 차원에서도 남북한의 주민들이 서로에 대한 더 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한국 사회에서는 1990년을 전후하여 국내정치의 민주화와 더불어 ‘북한바로알기’ 운동이 일어났다. 그것은 단편적이고 제한된 지식으로 북한을 보기보다는,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에 대해 논의하고자 하는 노력이었다. 이후 한국 사회에서의 민주주의의 심화는 학문적으로나 정책적으로 북한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촉발시켰다. 북한에 관한 정보와 지식의 홍수라고 할 만큼, 한국 국민들은 각종 정보 및 지식 매체를 통하여 북한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한국 사회에서는 자유민주주의의 토대 위에서 북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고도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는 ‘친북’적 시각도,‘반북’적 시각도, 그리고 제3의 시각도 있을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 전개되고 있는 북한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을 반영하고 있음을 이해할 때만이, 비로소 북한은 이 시대에 맞는 그들 체제의 발전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통일안보 선임연구위원
  • 영화 ‘주먹이 운다’ 현장스케치

    영화 ‘주먹이 운다’ 현장스케치

    한때 촉망받는 권투선수였으나 지금은 길거리 한복판에서 인간 샌드백으로 연명하는 늙은 복서 태식(최민식). 패싸움으로 인생을 허비하다 소년원에서 권투를 배우며 난생 처음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 청년 상환(류승범). 류승완 감독의 신작 ‘주먹이 운다’(제작 시오필름)는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한 두 남자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는 이들의 기막힌 사연을 교차편집으로 풀어낸 뒤 마지막 ‘신인왕전’에서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운명적 대결로 조우하게 만든다. 지난 9일 인천 시립전문대 체육관. 어른 키만한 높이의 링이 중앙에 놓여있고, 벽에는 ‘권투는 싸움이 아니다’‘고통은 나를 더욱 더 강하게 만든다’ 등의 표어가 큰 활자체로 붙어있다. 장식장에 진열된 트로피며, 각종 신문 스크랩까지 영락없는 소년원 권투부 풍경이다. 제작진이 법무부의 협조로 천안소년교도소를 방문한 뒤 실제 권투부 모습 그대로 제작한 세트다.‘길거리 복서’인 태식의 공간이 분당 서현역이라면,‘교도소 복서’ 상환의 주무대는 바로 이곳이다. 이날 촬영분은 상환이 권투부 주장이자 라이벌인 권록(김수현)을 상대로 연습하는 장면과 아버지의 사망소식을 들은 상환이 특박을 따내기 위해 박사범(변희봉)에게 전국체전에 나가게 해달라고 막무가내로 조르는 장면. 류승완 감독은 촬영과 동시에 현장편집으로 극의 전체 흐름을 체크하면서 장면 하나하나를 꼼꼼히 짚었다. 파란색 유니폼에 헤드기어를 쓴 류승범도 틈틈이 모니터앞으로 달려와 자신의 연기를 살폈다. 빨리 찍기로 소문난 류승완 감독답게 이날 촬영은 취재진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예정보다 일찍 끝났다. 현장공개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촬영이 없는 최민식까지 함께 자리해 남다른 팀워크를 과시했다. 그는 “사면초가에 몰린 사람이 고난과 역경에 당당히 맞서는 모습이 맘에 들었다. 뻔한 스토리지만 후끈 달아오르는 감동이 느껴지더라.”는 말로 작품을 택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극중에서 최민식과 류승범은 딱 한번 만난다. 신인왕 결승전에서다. 인생을 건 최후의 승부인 만큼 양쪽 다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는 결전이다. 최민식은 “승범이가 무섭다. 결승전 장면을 어떻게 찍을지 걱정이 태산”이라면서 “결승 촬영이 1월인데 정초부터 두들겨맞게 생겼다.”면서 웃었다. 류승범도 이에 질세라 맞받는다.“훈련할 때 운동장을 10바퀴씩 돌았다. 그런데 스물다섯살인 내가 40대인 선배님을 이겨 본 적이 없다. 어느날 악착같이 쫓아가서 보니 죽을 힘을 다해 뛰시더라. 내가 아무리 젊고 열심히 해도 선배님의 그 열정은 못따라가겠구나 생각했다.” 류승완·승범 형제는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비롯해 ‘피도 눈물도 없이’‘아라한 장풍대작전’에 이어 이번이 4번째 공동 작업. 혈육관계를 떠나 영화감독과 배우로서 서로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꿰뚫고 있는 사이다. 류 감독은 “배우로서의 본능이 뛰어나다. 한 장면이 잘 풀리지 않으면 전체 맥을 짚어서 감정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동생을 칭찬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예민하고, 잠이 많은 것은 단점”이라는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류승범은 형에 대해 “예전에 비해 소리를 덜 지르고,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농담한 뒤 “시나리오 단계부터 함께 연기 연습을 한 덕에 현장에서 부딪힐 일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설을 덧붙였다. 따뜻한 카리스마의 최민식과 젊음의 패기로 똘똘 뭉친 류승범. 두 배우의 열연이 기대되는 영화 ‘주먹이 운다’는 현재 70%가량의 촬영을 마쳤고, 내년 4월1일 개봉할 예정이다. 인천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후진타오 친정체제 강화

    |베이징 오일만특파원|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친정체제’가 본격화되고 있다. 후진타오 당총서기는 최측근인 리커창(李克强) 허난(河南)성 전 서기를 랴오닝(遼寧)성 서기로 재기용하는 등 측근들을 주요 자리에 전진배치, 친정체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중국 분석가들이 밝혔다. 후 총서기는 잇단 광산 사고와 에이즈 사건으로 얼룩진 허난성 서기에 쉬광춘(徐光春) 선전부 부부장을 임명하고 푸젠(福建)성 서기엔 푸젠성 전 성장이자 측근인 루잔궁(盧展工)을 승진시켰다고 신화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이번 인사는 지난 9월 중앙군사위 주석에 취임, 당·정·군을 한 손에 움켜쥔 후진타오 주석의 첫 고위급 인사이다. 특히 후 주석의 최대 권력기반인 공청단(共靑團·공산주의청년단) 출신의 리커창을 문제가 많았던 허난성에서 빼내 랴오닝성으로 전보시킨 것은 향후 권력기반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oilman@seoul.co.kr
  • 한나라 ‘물과 기름’ 한자리에

    한나라당의 강경 보수파인 ‘자유포럼’과 소장 개혁파인 ‘새정치수요모임’ 소속 의원들이 1일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만찬 모임을 가졌다. 두 그룹은 한 집에 살면서도 물과 기름처럼 동떨어진 행보를 보이며 틈만 나면 으르렁대던 사이다. 당의 진로와 ‘4대 입법’ 등 정치 현안에 대해 각자의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혀보자는 취지에서 자리가 마련됐다. 만찬 시작과 함께 자리를 섞어 앉은 뒤 폭탄주가 돌아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만들어졌지만 간간이 가시돋친 말도 건네는 등 ‘기선 제압’도 시도됐다고 한다. 자유포럼의 안택수 의원이 식사 전 “요즘 초·재선은 하늘에서 떨어진 사람같이 논다. 전부 제 잘났다고 하니….”라며 ‘선공’에 나서자, 수요모임의 김희정 의원은 “내 딸, 내 동생 세대에 대한민국이 어떻게 가야 할지를 생각한다면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의 얘기들도 좀 들어달라.”며 ‘응수’, 긴장감이 흘렀다. 핵심 현안에는 이견이 거듭 확인됐다. 원희룡 의원이 박종근 의원에게 “참여 정부의 경제정책 중 좌파라서 문제가 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박 의원은 “큰 정부, 큰 예산이 좌파”라고 답했고, 이에 원 의원은 “종합부동산세는 좌파라고 할 수 없다. 근거를 알아야 반대할 수 있다.”며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방호 의원은 식사 중간에 기자들을 만나 “현 정부를 보는 시각과 북한의 실체를 어떻게 보느냐에 대해 후배들과 생각이 달랐다.”며 회동 분위기를 전했다. 수요모임의 정병국 의원은 “소장파 그룹이 이념논쟁에 있어 최전방 공격에 서고 중진의원들이 이를 지원하는 수송부대 역할을 하며, 여의도연구소가 당의 싱크탱크로 이를 뒷받침하는 식의 역할 분담에 대해 참석자들의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김영희 이혼클리닉] 상처한 형부와 결혼하고 싶은데…

    이혼한 41세 여성입니다.2년 전 언니가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남겨놓고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엄마를 잃은 어린 조카들이 불쌍한데다 내과의사인 형부가 너무나 슬퍼해 자주 집에 들러 위로를 했습니다. 언니 대신 집안일을 보살펴주다 형부와 해서는 안될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형부와 저는 서로 사랑하게 됐는데 언니에게 죄를 짓는 것 같고, 부모님도 펄쩍 뛸텐데…. 법적으로 결혼이 가능한지도 모르겠어요. 어쩌면 좋을까요? -최민숙- 당신이 올려준 상담 글을 읽으며 처제와 형부 사이에 불륜을 저지르는 일이 적지 않다는 소리를 심심찮게 들었던 사실이 떠오릅니다만, 당신 경우는 다르다고 봅니다. 남녀의 사랑은 마치 교통사고와 같아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고(?)가 생길지 모르는 일입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축복을 받는 건강한 사랑이 있는가 하면 세상 사람들로부터 비난과 질타를 면치 못하는 사랑도 있습니다. 사랑에는 눈이 없는지 나이, 신분, 인간관계를 상관치 않고 찾아와 금기시된 사랑을 하고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하루 아침에 엄마를 잃은 어린 조카들을 가엾이 여겨 친엄마처럼 돌봐주고 아내를 잃고 방황하는 형부를 곁에서 위로해줄 수밖에 없었다고 했는데 혈육 같은 그들의 불행을 외면할 수 없는 심정 때문이었겠지요. 남자만 셋인 가정이 엉망이었을 테니까요. 당신 역시도 4년 전 이혼했던 아픈 과거가 있기에 형부의 외로움이 더욱 마음으로 다가왔을 테지요. 어린 조카들과 형부에게는 당신의 손길이 절실하게 필요했을 겁니다. 하지만 남녀가 가까이 지내다 보면 정이 들기 마련이어서 자신도 모르게 형부를 사랑하게 되었고 형부도 당신에게서 사랑을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형부와 처제 사이다 보니 주변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 터이고 부모님께서도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어서 두 사람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 심정 이해가 갑니다. 민숙씨, 많은 사람들은 항상 사랑에 목말라 합니다. 가득 채워져 있는데도 부족한 것 같아 마음이 허전하고…. 아무리 쏟아부어도 만족할 수 없고, 오르고 올라도 정복할 수 없는 것이 사랑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 어렵고 힘든 사랑을 붙잡고 놓치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며 사랑에 매달려 웃고, 울며 때론 지쳐 합니다. 당신의 경우 출발부터 가슴앓이를 할 수밖에 없는 애달픈 사랑을 시작한 것 같습니다. 모성애적인 마음에서 출발한 사랑이었기에 도덕적 잣대를 가지고 당신을 비난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낯선 새엄마를 만나 마음고생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애들을 따뜻한 혈육의 정으로 돌봐주고 있지만 막상 이모를 새엄마로 받아들여야 할 상황이 되면 애들은 충격으로 마음에 심한 갈등을 겪게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민법 809조 2항에 의하면 사촌 이내의 인척은 ‘친족’의 범위에 들어 결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형부와 처제는 2촌이라 친족의 범위에 해당되므로 혼인신고를 할 수 없습니다. 설령 혼인신고를 하더라도 ‘무효’가 됩니다.1991년 이전에는 혼인신고가 가능했습니다만 1991년 1월1일 민법이 개정된 후부터 언니와 동생 사이가 2촌이듯 배우자도 동일하다는 규정이 생겨 형부와 처제를 친족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형부와 처제의 결혼은 불가능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합해서 같이 살고 싶은 게 당연한 마음이겠는데 안타깝게도 두 사람은 법적인 결혼을 할 수 없습니다. 사랑만 믿고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며 또한 가야 할 길이 너무도 험난할 것입니다. 지금 두 사람은 당장 어떠한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생각할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랑만 있으면 어떠한 고난도 극복해 갈 수 있을 것 같지만, 만약에 그 사랑이 결실은 맺지 못하고 고통만을 안겨주며 점점 퇴색해져 간다면 자신에게 남는 것이 무엇일까를 심사숙고해 봐야 할 것입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열린세상] 북한체제 변화, 어떻게 관찰할까/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체제의 변화를 예측하는 일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 명백한 증거를 들어 검증하기도 어렵고, 다른 나라의 사례와 비교해도 북한만의 ‘특수성’을 설명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북한체제의 변화를 이야기할 때,‘경제적으로는 변하고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그 변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식의 결론을 내놓는다. 전문적이지 못한 결론이다. 그런데 북한체제의 변화 여부는 우리의 꾸준한 관심사이다. 대북정책에 대한 국내적 논쟁에서나 한·미의 대북정책 조율 과정에서, 그리고 국제사회의 대북지원 과정에서 기본적인 논의사안이다. 우리의 국가목표인 평화통일과 연관시키면 북한체제의 변화 여부는 본질적인 문제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로의 통일을 상정한다면, 현 북한체제의 변화가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북한체제가 스스로 변하기를 바라며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동유럽도 베트남도 중국도 변했으니, 북한도 변할 것이라는 믿음 속에서. 사실 북한도 경제적으로 여러 가지의 개혁·개방조치를 도입·시행하고 있으니 그만큼은 변하고 있음에 틀림없다.2000년대 북한의 변화를 ‘의미 있는 변화’(최근 북한의 변화동향, 통일부,2003)로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면 전반적인 북한체제의 변화는 어떻게 관찰할 수 있을까? 탈북자 250여명을 대상으로 1990년 이후의 북한체제 변화추세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한 한 연구결과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준다(통일예측모형연구, 통일연구원,2003). 북한체제의 변화를 관찰하는 데 준거가 될 8가지의 요인들을 지적하고 있다. 먼저 정치적 요인들이다. 첫째, 북한체제의 응집력이다. 북한주민들이 현 체제에 강한 응집력을 가질수록 전반적인 체제변화는 어렵다. 체제에 대한 자부심, 노동당에 대한 신뢰도, 주체사상에 대한 신봉도 등이 구성변수다. 둘째, 다른 체제(남한 또는 중국 등)에 대한 동경의 수준이다. 외부세계에 대한 지각 수준, 비공식 거래의 증가 등이 구성변수로서, 중국이나 남한의 발전상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질수록 변화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셋째, 김정일 위원장의 체제장악력과 통제력이다. 주민통제의 수준, 상부지시의 하부 전달 정도, 군부 통제력 등이 주요 변수로서, 그중 북한 주민들에 대한 통제의 효율성 여부가 체제변화를 가늠하는 데 더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요인들로는 첫째, 북한경제의 정상화 여부로서 일한 만큼 충분한 보수를 받는가와 기업소의 생산 활동에 대한 중앙정부의 장악력이 주요 변수이다. 북한 사회주의경제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수록 현 체제의 지속가능성이 높을 것이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하다. 둘째, 북한 경제의 자율화 정도이다. 농민들의 생산과 처분의 자유, 개인소유 재산의 증가, 개인경제활동에 대한 국가통제의 약화 등이 변수로서, 경제의 자율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계획경제가 시장경제로 이행하게 된다. 나머지 세 요인은 사회적 요인들이다. 첫째, 사회갈등의 정도로서, 기관간의 갈등, 집단간의 이해갈등, 간부와 주민 간의 적대감 등이 주요 변수다. 아직 높은 물리적 억압 때문에 갈등이 쉽게 집단행동으로 나타나고 있지는 않으나, 사회적 갈등은 체제변화의 주요 동력이 된다. 둘째, 북한 지도자와 주민의 변화의지의 정도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개혁·개방의지가 높으면 중국에서와 같이 위로부터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으며, 북한주민들의 자본주의 생산양식과 자유에 대한 기대는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추동할 수 있다. 셋째, 주민 이동의 자유이다. 북한에서 식량난이 심화되면서 인구 이동이 늘어났으나, 이동의 자유가 확대될수록 현 체제의 변화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와 같은 8가지 요인들 이외에도 대외적 요인이 북한체제의 변화를 추동할 수 있다. 또한 상기 요인들의 적실성(適實性)을 직접 검증할 수가 없다. 그러나 북한체제의 변화를 관찰하거나 토론할 때, 어떤 준거 위에서 한다면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고 의미있는 정책을 생산할 수 있지 않을까? 대북정책에 관한 한·미 정책협력과정에서도 우리의 논리를 설득시킬 수 있는 합리적 준거 개발이 필요하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꼬깃꼬깃 몇천원 종묘 미니식당들

    꼬깃꼬깃 몇천원 종묘 미니식당들

    미국작가 데이비드 샐린저의 자전적 장편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은 이제 막 소년기에서 청년기로 넘어가는 주인공 홀든 콜필드를 통해 사회의 거짓이나 위선이 어떻게 한 젊은 영혼을 소외시키고 끝내 파멸로 몰아가는가를 진지하게 묻고 있다.1980년 비틀스의 멤버 존 레넌을 암살한 마크 체프먼의 손에 들려 있었던 ‘호밀밭의 파수꾼’은, 그의 암살 동기가 바로 거짓과 위선에 대한 콜필드의 절규 때문이라는 증언으로 인해 더욱 유명해지고 급기야 영미 문화권에 ‘콜필드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노인들만의 놀이터로 변한 종묘공원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하고 뉴욕의 밤거리를 방황하던 주인공 홀든은 무심코 택시운전수에게 센트럴 파크의 연못에서 살고 있는 오리들에 대해 묻는다.“겨울이 되어 연못에 얼음이 얼면 오리들은 어디로 가는지 혹시 알고 계세요?”. 어쩌면 홀든으로서는 자신을 뉴욕이라는 연못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는 한 마리 오리로 여겼는지도 모른다. 이제 막 초겨울의 을씨년스러운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한 종묘공원에 들어서서, 추위에 그대로 노출된 채 여기저기 삼삼오오 떼를 지어 웅숭그리고 있는 70,80대의 노인들을 바라보자, 나는 어쩔 수 없이 홀든의 질문을 기억에 떠올렸다. 그리고 덧붙였다. “겨울이 깊어지고 종묘공원에 추위가 몰려오면 노인들은 어디로 갈까?” 애오라지 노인들만이 모여 노인들만의 놀이터로 변한 종묘공원은 얼핏 훔쳐보면 그다지 보기에 좋은 정경은 아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려도 몸을 가려줄 만한 변변한 지붕 하나 없는 노천의 벤치에서 어떤 이들은 바둑이나 장기판에 여념이 없고, 어떤 이들은 시국에 대한 이야기로 목청을 높이고, 어떤 이들은 맨땅에 주저앉아 소주나 막걸리를 마시고, 어떤 이들은 낡은 노래방 기기의 노랫가락에 맞추어 한껏 몸을 흔들어대며 막춤에 몰두해 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떤 이들은 눈에 뜨이게 남루한 행색으로 아예 맨땅에 몸을 웅숭그린 채 대낮부터 죽음처럼 혼곤한 잠에 빠져 있기도 하다. 우연히 종묘공원에 들른 젊은이들이나 아직 노인 축에 끼어들기에는 어정쩡한 40,50대의 중년들은 노인들의 여러 모습에 흡사 못 볼 것이라도 본 양, 서둘러 얼굴을 돌리며 발걸음을 빨리 한다. 그런가 하면 아예 눈살을 찌푸리며 도전적인 기세로 노인들을 휘둘러보는 이도 없지 않다. 노인들의 여러 모습 중에 어느 하나도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그 중에서도 젊은이들일수록 혐오의 기색마저 숨기지 않는다. 사회며 가정 어디에서도 소외되어 마침내 종묘공원 이외에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노인들의 집단이 젊은이들로서는 어쩐지 무익하게 여겨지는 느낌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는 10년 20년 후가 아니라 벌써부터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듯이 고령화 시대의 노인문제가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바로 우리 자신의 문제가 되어 있는 것이다. 종묘공원에 와서 한 나절만 노인들과 함께 시간을 지낸다면, 비록 젊은 청춘의 나이일지라도, 그대는 이미 노인들이 겪어내는 저 막막한 황혼의 시간이 검붉은 노을처럼 그대의 가슴에 무겁게 덮쳐오는 것을 절감할 터이다.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잉여의 시간? 나이 60을 넘어서 70,80을 넘기고 자칫하면 90에서 100까지 넘겨야 하는 저 캄캄하고 무료하며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잉여의 시간. 그리하여 벌건 백주대낮부터 종묘공원을 찾아 바둑이나 장기, 혹은 소주 한 잔이며 낡은 유행가 가락에 맞추어 몸을 흔들게 하는 잉여의 시간. 이 잉여의 시간은 정말로 그렇듯 어둡고 부정적인 의미밖에 없을까. 시인이며 구도자이기도 한 유도혁은 일찍이 ‘하느님 비오는 날에’라는 시에서 하느님을 전혀 뜻밖의 모습으로 묘사했다. 구주죽이 내리는 비/비닐우산으루 가리우고/골목길을 지나시는 하느님. 빗물에 젖은 바짓가락처럼/썰렁한 어깨./슬그머니 들어오시어/따끈한 시래기국, 막걸리잔으루/목이나 축이구 가셨으면…. 시인 유도혁의 눈에 비친 하느님은 저 높은 천상의 어디에선가 우리를 굽어보며 지고지순한 은총을 베푸는 하느님이 아니라, 오히려 가난한 시인이 시래기국에 막걸리 한 사발이라도 대접해야 할 춥고 배고픈 하느님이다. 그리고 시적 정경으로 보아 하느님은 결코 젊은 나이가 아니며 오히려 노인에 가깝다. ●얻어 마신 술기운으로 막춤도 춰보고… 비단 유도혁이 묘사한 하느님이 아니더라도, 계룡산이며 지리산 혹은 히말라야의 깊은 곳에서 마음공부를 하는 이들 중에서는 이 시대의 하느님은 저마다 거지며 지체부자유자의 행색으로 세상의 낮은 데를 두루두루 돌아다니며 온몸으로 세상의 악기(惡氣)를 빨아들이고 있다고 믿는 이들이 드물지 않다. 그런 하느님은 어쩔 수 없이 일상의 우리가 그토록 혐오해 마지않는 소외된 인생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70,80년대 종로 5가 기독교 회관에서는 매주 금요기도회가 열리고는 했다. 이 금요기도회에는 바로 군사정권에 맞서 싸우다가 감옥에 끌려간 소위 양심수들을 위한 기도회였다. 그리고 기도회 석상에서 겁 없는 목사들은 감히 목소리를 높여 부르짖고는 했다.“여러분, 지금 우리나라에 하느님이 와계십니다. 불의한 권력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이 땅의 모든 소외된 민중들이 바로 하느님인 것입니다.” 어떤가, 이런 식의 낮은 하느님이라면 어렵사리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오늘 종묘공원에 삼삼오오 떼를 지어 웅숭그리고 있는 이들이 다름 아닌 다중의 하느님이 아니랴. 아침 일찍부터 삼양동이나 상계동, 혹은 천호동이나 구로동에서 무료 전철이며 버스를 타고 나와서 12시가 되면 무슨 종교기관에서 나누어주는 무료급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하느님. 바둑을 두는 이들에게 바둑 훈수를 하고, 장기훈수도 하고, 우국지사의 시국에 대한 열변에는 이따금씩 고개도 끄덕이는 하느님. 어쩌다 마음씨 좋은 이웃을 만나면 돼지머리고기 한 점에 소주 한 잔을 얻어 마시고, 그 기운으로 다른 이들의 노랫소리에 맞추어 몸을 흔들며 막춤을 추는 하느님. 이윽고 황혼의 시간이 되어 종묘공원에도 땅거미가 스며들면 저마다 뿔뿔이 흩어져가는 일행들의 꽁무니를 따라 어디론가 종적을 감추는 하느님. 마음공부를 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주장한다. 새로운 개벽이야말로 물질개벽이 아닌 정신개벽이며 그 개벽의 요체는 바로 무소유(無所有)라고. 무소유야말로 자본주의가 과학과 더불어 이루어낸 물질개벽의 악기를 몰아낼 유일한 힘이라고. 그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세상살이에 더 이상 욕심내어 아등바등할 것도 없고 세상살이에 더 이상 더하거나 뺄 것도 없이, 이제는 다만 한 끼니의 무료급식과 한 잔의 소주, 혹은 부침개 한 점에 배를 채우고 낡은 노래방 기기의 가락에 따라 막춤을 추는 종묘공원 노인들의 저 잉여의 시간 속에도, 무소유가 새로운 정신개벽의 힘으로서 푸르게 싹트고 있는지도 모른다. ●뒷골목엔 없는게 없는 색다른 먹을거리 그대가 종묘공원에서 어느 새 노인들과 정이 들었다면 그대는 우선 저녁 어스름이 시작되는 무렵에 종로 3가 보도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포장마차로 가라. 거기에는 역시 노인들을 상대로한 온갖 먹을거리들이 흔히 생각하는 상식적인 포장마차보다 화려하고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3마리에 5000원하는 메추리,2마리에 5000원하는 꽁치,2마리에 1000원하는 양미리 외에도 장어·곰장어·꼬막·전어·곱창·생굴·부침개·돼비불고기·허파볶음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대가 아무 먹을거리나 고른들 5000원에서 1만원 사이다. 종묘공원 매표소 왼쪽 일대에는 수구레라는 약간 색다른 먹을거리를 파는 종로수구레, 미니식당, 대명식당 등을 만날 수 있다. 소껍질로 만든 수구레(3000원)를 위시해서 닭발·돼지껍질·북어찜·두부김치·생선구이·오징이볶음·순두부술국·순대술국·소내장술국·넙치찜·모듬전·해물탕·생선매운탕·닭도리탕·감자탕 등 없는 것이 없다. 가격 또한 비싸지 않아 3000원,5000원에서 1만원 안팎인데,1만원짜리는 서너 사람이 먹을 양으로 충분하다. 이밖에도 파고다공원으로 가면, 공원 담벼락을 밖에서 따라 도는 뒤편에 역시 노인들을 상대로 하는 식당들이 몇 군데 있다. 풍년집, 신토불이식당, 초원식당 등이 그곳인데, 먹을거리가 저마다 약간씩 다르다. 이를테면 풍년집은 3000원짜리 홍어찜에 홍어회·계란탕·삶은 오징어·생굴·순두부·조기·동태찌개 등이 3000원에서 5000원 사이이다. 신토불이식당은 2000원짜리 황태해장국·콩비지·소뼈선지해장국에 2500원짜리 닭육개장 등이 있고, 초원식당은 우거지국이 1500원에, 닭 반 마리 2500원, 고등어자반 2000원, 계란말이 2000원, 묵무침 2000원, 계란프라이 1000원, 알배추 1000원 등이다. ■ 온몸으로 무소유 실감 만일 그대가 종묘공원 어디에고 널려있는 저 많은 잉여의 시간들 속에서 무소유를 온몸으로 실감하고 싶거든, 주차장 사무소 옆에 숨어있는 천막집으로 가라. 주로 노인들만이 이용하는 천막집에서 1500원짜리 소주나 막걸리에 3000원짜리 돼지머리고기나 2000원짜리 부침개 한 접시를 사들고 주변의 맨땅에 퍼질러 앉아라. 그리고 아무 노인이라도 붙들고 소주 한 잔에 돼지머리고기 한 점을 권해라. 비단 그대가 아니라도 일대를 둘러보면 결코 혼자서 아구아구 먹고 마시는 노인들은 없다. 마침내 술병이 비거든 가까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춤판에 그대 또한 서슴없이 끼어들어라. 젊은 그대가 끼어든들 노인들 중의 누구 하나 흘겨보거나 시비하지 않을 터이다. 그렇게 끼어들어 즐기는 틈틈이 옆에 있는 노인들의 표정을 훔쳐보아라. 저마다 흥에 겨워 눈에 초점마저 사라진 신명의 노인들은 이미 조금 전까지 그대가 상식으로 알던 저 잉여시간 속의 노인들이 아니다. 세상살이에 더 이상 더하거나 뺄 것도 없이, 세상살이의 시시비비는 훌쩍 벗어나 애오라지 낡은 노랫가락 하나에 인생 전체를 실은 채 흔들거리는 신명의 노인들. 그 노인들이야말로 다름 아닌 무소유 자체이다. 어떤가, 무소유를 온몸으로 실감한 그대 또한 이미 무소유하지 않으랴.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