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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BA레전드팀 새달 방한

    미프로농구(NBA)를 주름잡던 왕년의 스타들이 한국 올스타와 친선경기를 갖는다.NBA사무국과 스포츠티켓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설적인 센터 카림 압둘 자바가 코치를 맡은 NBA팀이 2009 NBA아시아챌린지의 일환으로 방한해 다음달 5일 KBL올스타팀과 대결하고, 6일에는 전자랜드와 격돌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내에서 최초로 펼쳐지는 대규모 NBA 행사이다.압둘 자바는 통산 3만 8387점을 넣어 칼 말론(3만 6928점)과 마이클 조던(3만 2292점)을 제치고 NBA 역사상 최다득점의 기록을 보유한 선수. 6차례 우승과 6차례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압둘 자바가 이끄는 NBA올스타팀에는 팀 하더웨이와 도미니크 윌킨스, 로버트 오리, 블라디 디박 등 쟁쟁한 ‘레전드’가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NBA-D리그 선수들과 손발을 맞춰 한국 팬들에게 농구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5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리는 1차전에는 하승진(KCC)이 골밑을 든든히 지키고 이상민(삼성), 방성윤·주희정(이상 SK) 등이 KBL올스타 유니폼을 입고 나선다. 2차전 상대는 ‘국보급 센터’ 서장훈이 이끄는 전자랜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우리말 여행] 샅

    ‘사타구니’는 두 다리 사이다. ‘샅’도 같은 말이다. ‘사타구니’는 이 ‘샅’에 ‘-아구니’가 결합한 형태인데 ‘샅’을 낮춰 이를 때 쓴다. 이 ‘샅’은 씨름에서 다리와 허리에 둘러서 손잡이로 쓰는 ‘샅바’, 시골 마을의 좁은 골목길을 가리키는 ‘고샅’ 등에서도 보인다. ‘샅’은 ‘두 물건의 틈’을 뜻하기도 한다. ‘샅샅이’는 ‘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라는 뜻을 지녔다.
  • 박태환 父 “태환과 ‘원걸’ 선예가 교제 중?”

    박태환 父 “태환과 ‘원걸’ 선예가 교제 중?”

    ‘마린보이’ 박태환의 아버지가 아들의 열애설에 대해 해명하고 나섰다. 박태환의 아버지 박인호씨는 22일 방송되는 tvN 휴먼인터뷰방송 ‘에어포트’에 출연한다. ‘에어포트’는 인천공항을 거쳐 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랑과 희망, 감동 스토리를 담아 내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15일 첫 방송을 했다. 22일 방송되는 2회 분에서는 200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로마로 출국하는 아들 박태환을 멀리서 지켜보던 박인호씨의 모습을 담았다. 박씨는 공항에서 만난 MC 김용만과 함께 아들 태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운동선수의 부모로서 가져야 했던 불안함 등을 털어놨다. 특히 반복되는 박태환과 ‘원더걸스’의 멤버 선예와의 열애설에 대해 “태환이와 선예는 정말 친한 친구사이다. 나도 선예와 인사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내가 볼 땐 아들이 참 잘 생긴 것 같은데 왜 여태껏 여자친구가 없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이날 방송분에서 박태환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후 아버지에게 집을 선물한 사연 등 다양한 이야기가 공개될 예정이다. 사진제공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우혜영 기자 w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뱀에 물린 부위는 심장보다 낮게 해야

    뱀에 물린 부위는 심장보다 낮게 해야

    휴가 때 생기는 크고 작은 사고로 휴식은커녕 몸과 마음의 병만 얻어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야외활동이 많은 피서 휴가는 물놀이 사고, 피부질환, 일사병, 식중독 등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무척 많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기 십상이다. ●물놀이 사고 환자를 빨리 구조해 응급처치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고 목격자는 큰 소리로 주위에 알리고, 곧바로 119에 신고해야 한다. 물 속에서의 응급처치는 효과가 적고 구조자도 위험할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 익사의 원인은 폐에 물이 차서가 아니라 대부분 인후 경련에 의한 질식사이다. 따라서 섣부르게 복부를 압박하면 마신 물이 폐로 흡입되어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환자를 구조할 때는 반드시 뒤에서 몸을 붙잡되 목뼈(경추) 손상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호흡이 멈췄으면 빨리 고개를 뒤로 젖혀 기도를 확보한 뒤 구강 인공호흡을 시작한다. 맥박이 확인되지 않으면 심장마사지를 실시하며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호흡이나 맥박이 감지되면 환자를 옆으로 눕히고 머리를 낮춰 안정을 취하게 한다. ▲저체온증이 올 수 있으므로 젖은 옷을 바꿔주고, 담요로 감싸준다. ●배탈과 식중독 적절치 못한 조치로 병을 키우는 사례가 많은 것이 배탈과 식중독이다. 식중독 환자에게 지사제(설사약)를 먹였다가 패혈증 등 중증 질환을 부르는 것이 한 예이다. 복통은 원인이 많아 응급실 의료진들이 매우 난감해 하는 질환이다. 따라서 증상이 보이면 자의적 판단보다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복통의 유형과 원인을 짚어본다. ▲고혈압·당뇨병·동맥경화증·고지혈증 등의 병력을 가진 성인의 상복부(명치끝) 복통→협심증 또는 심근경색증 의심 ▲여럿이 함께 식사한 후 동일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식중독 의심 ▲발열 및 설사를 동반한 복통→식중독 또는 감염성 설사 의심 ▲야생식물 섭취후 생긴 복통→독성 중독 의심 ▲육식 후 생긴 복통 및 구토→담석증 등 담도계 질환 의심 ▲허리 통증이 동반된 복통→대동맥류 파열 의심 ▲몇 시간 지속되는 하복부 복통→충수염·요로결석·부인과 질환 의심 ▲출혈(토혈이나 혈변) 동반한 복통→장출혈이나 감염성 설사 의심 ▲배변이나 방귀가 없는 복통→장폐색 의심. ●일광 화상 예방을 위해 긴팔 옷과 차양이 큰 모자를 쓰며, 자외선 차단제는 3∼4시간 단위로 덧발라 준다. 피부가 따갑고 화끈거리는 1도 정도의 일광화상은 찬물이나 얼음찜질, 찬 우유 마사지나 오이팩도 좋다. 더위 속에서 활동하다 무력감·현기증·두통·몽롱함·식욕부진·창백함·오심 등을 느끼면 일사병일 가능성이 크므로 빨리 그늘지고 시원한 장소로 옮겨 옷의 단추를 풀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게 한 뒤 안정을 취하도록 한다. ●염좌 관절 부위의 인대가 외력에 의해 늘어나거나 찢긴 상태를 염좌라고 한다. ▲염좌 부상 후 24시간 동안은 얼음찜질 등으로 환부를 차게 하면 붓기가 빠지고 통증이 누그러진다. ▲다친 환부는 너무 세지 않게 압박붕대로 고정한다. 환부를 심장보다 높게 두면 부종 해소에 좋다. ▲응급처치 후에도 통증 및 부종이 심해지면 병원으로 옮긴다. ●뱀에 물렸을 때 뱀에 물렸을 때는 독사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린 부위에 2개의 독니에 의한 상처가 있다면 독사일 가능성이 크다. 독사에 물리면 상처 부위에 작열통·부종·변색·반상출혈·수포 등이 생기며, 전신 증상으로는 무력감·오심·구토·어지러움·의식 소실·쇼크 등이 오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보이면 빨리 큰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독사에 물린 뒤 움직이면 독이 빨리 퍼지므로 우선 환자를 진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물린 부위를 비누와 물로 닦아낸다. ▲물린 후 15분 이내에는 입으로 빨거나 칼로 째기보다 흡입기구를 이용해 최대한 독을 제거한다. ▲물린 곳의 5∼10㎝ 위쪽을 헝겊 등을 이용해 묶는다. 묶는 강도는 끈과 피부 사이에 손가락 하나를 밀어 넣을 수 있는 정도면 된다.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해 병원으로 옮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임경수 교수
  • 막걸리도 테이스팅?…5가지 단계별 시음법

    막걸리도 테이스팅?…5가지 단계별 시음법

    막걸리를 프랑스 와인이나 일본 사케와 같은 고급 주류 문화로 격상시키자는 움직임이 본격화 하고 있는 가운데, 막걸리 제조 전문가들은 본격적으로 막걸리 시음법을 개발하고 있다. 색깔과 향, 그리고 맛 등으로 주류를 구분하거나 등급을 매기는 시음법, 즉 테이스팅(tasting)은 고급 주류 문화의 핵심 요소로 간주된다. 우리 전통주 막걸리 시음법 자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각종 고문헌에 따르면, 전통주에 대한 평가 기준으로는 5미(味)가 있었다. 감(甘·단맛), 산(酸·신맛), 신(辛·톡 쏘는 맛), 고(苦·쓴맛), 삽(澁·걸쭉한 맛) 등이 그것이다. 이 다섯 가지 맛을 골고루 함유한 술일수록 좋은 술로 평가받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척도를 현재의 막걸리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현대인의 입맛도 변했고 막걸리 제조 방식도 크게 변화했기 때문이다. 전통 막걸리인 현미 막걸리를 재현하려고 노력중인 이상철 천안양조장 이사(44)는 “최근 주류 소비자들은 쓴맛 자체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고, 밀가루를 주원료로 쓰면서 걸쭉한 맛에 대해서도 일관되게 평가하기가 힘들어졌다.”고 주장한다. 즉 단맛과 신맛, 그러니까 달콤새콤한 정도를 주로 평가하고, 톡 쏘는 느낌 정도를 부수적으로 평가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대신 과거에 없던 기준도 추가할 필요가 생겼다. 현재 주류 소비자들은 술 색깔과 향을 중시하는 추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막걸리의 향을 평가 기준으로 삼아야 하느냐를 두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막걸리가 원래 향을 중시하지 않은 술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막걸리에도 고유의 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이사는 “쌀로 잘 빚은 술은 사과 향이 나고, 밀가루로 잘 빚은 술은 복숭아 향 비슷한 과일 향이 분명히 난다.”고 말한다. 다만 향은 술이 완숙하면 순간적으로 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막걸리 업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호프식 막걸리 장치나 냉장 유통 시스템을 두루 고려중이다. 이들 5가지 요소를 모두 감안한 막걸리 시음법을 단계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막걸리 잔을 들어 색깔을 들여다 본다. 백미가 주원료인 경우 색깔은 흰색, 현미의 경우는 노르스름해야 한다. 밀가루가 주원료인 경우는 노란 색이 더욱 강해진다. 전체적인 색깔은 노르스름하되, 탁한 정도를 나타내는 탁도는 가시(可視) 정도가 1cm 안팎이면 좋다. 둘째, 잔을 코에 대고 향을 맡아야 한다. 깔끔한 주향에 약하게 재료에 따라 곡물과 과일향이 나야 좋은 막걸리다. 셋째, 입에 한 모금 머금었을 때, 달콤새콤함이 느껴져야 한다. 특히 단맛이 신맛을 약간 누른 정도가 좋다. 역시 논란이 있긴 하지만, 당도 8, 산도 5 정도가 가장 이상적인 맛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최적의 톡 쏘는 맛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태로, 막걸리 업체들에 따라 다양하게 탄산을 가미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깔끔하다고 느낄 정도면 된다. 탄산이 지나치면 막걸리가 아니라 사이다에 가까워진다. 넷째, 목을 넘길 때는 묵직한 바디(body)감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걸림 없이 술술 넘어가며 상쾌함을 느끼게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막걸리를 목으로 넘기고 나서는 감칠 맛이 남아야 한다. 이 경우도 주재료에 따라 잔미(殘味)에서 미세하게 차이가 난다. 쌀 술인 경우는 깔끔한 시원함이, 밀가루가 섞인 경우는 당기는 느낌이 나는 것이 좋은 막걸리다. 서울신문NTN 이여영 기자 yiyoyo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신문과 반백년 해로 김영숙씨

    서울신문과 반백년 해로 김영숙씨

    2002년 태풍 ‘루사’가 할퀴고 간 강원도 양양읍 남문1리 253의5 단독주택 쪽방. 당시 78세의 노인 이창재씨는 방 안에 망연자실한 채 앉아 있었다. 40여년을 한결같이 모아온 서울신문을 모두 홍수에 떠내려 보내고 할 말을 잃었다. 안방까지 들어찬 흙탕물에 신문더미가 쓸려가거나 불어 형체도 알아볼 수 없었다. 100부씩 묶음을 만들어 하루도 빼놓지 않고 모아온 신문은 어느새 한 트럭 가까운 분량이나 됐다. 이씨는 신문더미를 무척 소중하게 여겼다고 한다. 아내인 김영숙(72) 할머니는 “어쩌다 신문이 하루치라도 빠지면 할아버지가 불같이 화를 냈다.”면서 “홍수에 할아버지가 ‘억장이 무너진다.’며 말도 못할 지경이 됐어.”라고 돌아봤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그해 가을 시름시름 앓더니 간암 진단을 받았다. 이듬해 3월 꽃샘바람이 불 무렵 할아버지는 세상을 등졌다. 그는 42년간 서울신문 독자이자 양양지국장이었다. 생전에 살았던 집 대문 앞에는 지금도 매일 아침 서울신문 한 부가 놓여 있다. 홀로 사는 할머니가 이씨 이름으로 이어받아 구독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조 차분하고 중심이 선 신문” 이씨 부부가 서울신문 독자가 된 것은 1961년 즈음. 버스 터미널에서 할아버지는 누군가 내버린 신문뭉치를 주웠다. 제호 ‘서울신문’. 어조는 차분하고 중심이 서 있었다는 것이 부부의 평가였다. 그 길로 구독을 신청하기 위해 양양지국에 가봤더니 4·19 혁명 직후라 신문 보급도 잘 안되던 어수선한 시절, 모든 게 엉망이었다. 당시 쌀 20가마 값인 10만환을 지불하고 아예 지국을 넘겨받게 됐다고 한다. 결혼한 지 갓 1년, 신혼의 단꿈이 채 가시기도 전 부부의 험난한 배달생활은 시작됐다. 할머니는 “양양이 오지이잖수, 당시엔 서울신문이 석간이었어. 신문이 나오면 서울에서 직행버스로 싣고 내려와. 우리는 버스 정류장에 서서 기다리고 있지. 오후 4~5시쯤 버스가 도착하면 안내양이 안에 실은 신문 보따리를 내려줬어.”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근방에 배달됐던 신문은 100부에서 200부가 고작이었다. 한두 보따리 분량이다. 그러나 배달 실수는 지금보다 훨씬 더 잦았다. 할머니는 “친절한 안내양은 신문 보따리를 다 전해주는데 어떤 안내양은 대충 탁 던져 놓고 출발해 버려. 버스 구석에 있는 보따리를 다 안 건네주고 그냥 속초로 가버리는 거야. 그럼 또 전화로 교환원한테 속초 대달라고 한바탕 난리굿을 치러야 해”라며 웃어 보였다. 1980년 서울신문이 조간으로 바뀐 뒤에는 기상시간이 새벽 3시로 당겨졌다. 비바람이 부나 눈보라가 치나 리어카를 끌고 정류장에 나가 신문을 받아왔다. 강릉에서 넘어오는 차에서 양양과 주문진, 간성, 속초, 고성 지역으로 배달되는 신문이 모두 부부의 손에 쥐어졌다. 날씨가 험한 날엔 차가 연착해 1시간 이상 무작정 기다려야 했다. 혹 안내양이 서울신문이 아닌 타지를 내려놓고 갈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서울신문 왜 안 갖다 줍네까.”라는 독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던 기억도 생생하다. 할머니가 기억하는 서울신문의 전성기는 1970년대에서 1990년대 사이다. 할머니는 “새마을운동을 한창 벌일 때는 양양 사람들이 앞다퉈 신문을 구독했다우. 양양 지역에서만 500~600부가 배달됐지 아마.”라고 기억했다. 이 시절 남편 이씨는 정식시험을 치르고 서울신문 독자에서 지역주재 기자로 변신해 지역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씨 부부는 2001년까지 양양지국을 운영했다. 고희를 넘긴 할머니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서울신문 독자로 살아온 셈이다. 출가한 3남매도 모두 서울신문 독자다. 할머니는 한국사의 굵직굵직한 대목을 서울신문 기사 제목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2005년 낙산사가 전소됐던 양양·고성지역의 산불사태. 아직도 생생한지 “서울신문 1면에 시뻘건 화염에 휩싸인 절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실렸는데 얼마나 마음이 아프던지…”라며 할머니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이제는 기억력도 희미해진다. 아침마다 마룻바닥에 신문을 펼쳐 놓고 주욱 읽어내려가면서 사건들을 더듬어 내려가는 게 그나마 기억력을 유지하는 비법이다. 할머니는 “생전 바깥양반이 서울신문은 상업주의에 안 쏠리고 균형감을 갖췄다고 했어.”라고 소개했다. ●1985년 서울신문 새 사옥 견학 못잊어 서울신문은 할머니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도 만들어줬다. 1985년 서울신문사 빌딩이 태평로에 새로 들어선 직후 건물 견학을 왔을 때다. 할머니는 신이 난 아이처럼 아직도 즐거워했다. “서울신문 오래 봤다고 마을 아낙네들이랑 구경하러 오라고 하더구먼. 새 건물이 반짝반짝해서 주변 다른 건물들하곤 비교가 안 됐어. 지하에 있는 윤전기가 착착 돌아가면서 신문을 찍어내는 게 어찌나 신기하던지…. 다들 눈이 휘둥그레져서 구경했지. 시골 사람들이 나 아니었으면 언제 그런 거 볼 수 있겠어?(웃음)” 105주년을 맞는 서울신문의 역사를 할머니는 각별하게 여기고 있었다. “서울신문이 벌써 105주년 맞았습네까? 나는 50년 가까이 ‘독자’ 이름을 지켰으니 서울신문이랑 반백년 해로한 셈이네. 우리 할아버지랑 산 거보다 더 오래된 거라우.”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中 역사가 숨쉬는 시안~뤄양~정저우를 가다

    中 역사가 숨쉬는 시안~뤄양~정저우를 가다

    ㅣ글 사진 시안 박상숙특파원ㅣ 중국 산시성(陝西省) 성도(省都)인 시안(西安)을 출발점으로 삼아 동쪽에 위치한 허난(河南)성 뤄양(洛陽)으로 가는 길은 수천년 중국 역사 속으로 들어가는 통로다. 또한 감히 넘볼 수 없는 자연의 위대함을 온몸으로 느끼게 만드는 시간이기도 하다. 중국 대륙의 한가운데 위치해 ‘닭의 심장부’로 불리는 시안은, 역대 13개 왕조가 수도를 삼았던 기간이 1100년에 이르는 대표적인 고도(古都)다. “낙양성 십리허에~”로 시작되는 노래 ‘성주풀이’에 나오는 낙양이 바로 뤄양(洛陽)이다. 시안과 더불어 중국 역사상 도읍지로 빈번하게 지정됐으며 실크로드의 한 축을 담당했다. 점이 모여 선이 되고 면이 되어 뚜렷한 물체를 이루듯 시안~뤄양을 거쳐 현재 허난성의 성도인 정저우(鄭州)까지 닿는 길은 장구하게 흘러온 중국 역사와 자연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여정이다. ●진시황의 위세 살아 숨쉬는 듯… 병마용갱(兵馬俑坑) “3m를 파면 당나라, 5m를 파면 한나라, 9m를 파면 진나라 유물이 나온다.”는 말이 우스개처럼 떠도는 시안. ‘골동품의 도시’라는 별칭답게 시안을 대표하는 유물인 진시황릉 병마용의 발견도 그러했다. 늙은 농부 3명이 우물을 파다가 거짓말처럼 발견한 진흙 병사들의 무덤은 숲이 울창한 동산처럼 보이는 진시황릉에서 1.5㎞ 떨어진 곳에 있다. 총면적 1만 4260㎡ 규모의 운동장만 한 1호갱에 들어서니 입이 딱 벌어진다. 줄맞춰 서 있는 병마용들은 툭 건드리면 바로 전투 자세를 취할 것만 같다. 표정, 자세, 옷차림이 다 달라서 생동감이 느껴진다. 1호갱은 일반병사, 2호갱은 돌격부대, 3호갱은 지휘본부의 모습이다. 병마용의 숫자는 6000개 또는 8000개로 추정되는데 현재 복원된 것은 2000개 정도. 중국 정부가 3차 발굴에 들어갔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는데 갱 한켠에서 꼼꼼하게 진행되는 복원 작업도 볼 수 있다.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병마용들 사이사이를 거닐며 직접 구경을 하는 호사를 누렸다는데 그럴 수 없는 관광객들은 전시용 병마용만 보고도 혀를 내두르게 된다. 촘촘히 올린 머릿결에 미끄럼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 밑창까지 세밀하게 구현해 놓았다. 실제 병사들을 일일이 스케치한 뒤 제작했다는 설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천하통일을 이룬 진시황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었는지, 그의 불멸에 대한 염원이 얼마나 간절했었는지, 백문이불여일견이었다. ●인간을 작게 만드는 곳… 화산(華山) 시안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2시간 정도 달리자 1시 방향에 강퍅해 보이는 민머리를 도도하게 쳐들고 있는 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 험하기로 이름난 다섯 산을 일컫는 중국 5악(五岳) 가운데 하나인 화산이다. 화강암으로 이뤄진 이 돌산은 멀리서 보기에도 칼날 같은 경사로 험상궂은 인상이다. 동·서·남·북·중봉 등 다섯개 봉우리로 이뤄졌는데 케이블카가 닿는 곳이 북봉이다. 여기를 기점으로 다른 봉우리로 옮겨 가게 된다. 걸어서 산을 타려면 3시간반 정도 걸리는데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니 계단이 산을 기어오르는 거대한 지네처럼 보였다. 올라갈수록 귀가 먹먹해져 높이가 절로 가늠된다. 섭씨 35도를 넘는 기온 때문에 화산을 앞에 두고 솔직히 시름이 한가득이었다. 그런데 웬걸! 태양에 닿을 듯 높은 봉우리에 올랐는데 오히려 시원했다. 시야도 바람도 막는 것이 없어서일까. 화산의 계단은 폭도 길이도 제각각이다. 경치 감상이든 사진 촬영이든 일단 한 가지만 하시라. 안 그러면 낭패 당하기 십상이다. 북봉 정상을 밟고 내려오는 길에 거의 경사 90도로 서 있는 작은 봉우리가 나타났다. 거기에도 계단이 있었는데 다들 쇠줄을 잡고 설설 기어 내려가면서도 좋다고 난리다. 이때 양쪽 어깨에 커다란 짐을 진 작고 연로한 일꾼들이 등장했다. 줄을 잡지도 않고 구성지게 노래를 하며 성큼성큼 계단을 올라가는 묘기를 부린다. 산 아래서 정상까지 짐을 나르는 이들의 일당은 한국 돈으로 8000원. 거대한 화산 앞에서, 13억 인구 대국에서 한 사람의 굵은 땀방울이 갖는 가치가 이토록 작다니. ●심도 깊은 불심의 표출… 용문석굴(龍門石窟) 실크로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시안~뤄양은 현재도 물류 중심지다. 두 도시를 연결하는 것은 중국에서 가장 길다는 연화고속도로. 뤄양으로 가는 분기점이 나오기 전까지 무지막지하게 짐을 실은 화물차 행렬이 이어진다. 한나라 전성기 때 도읍지로 가장 화려하게 빛났던 뤄양이지만 대표 유적은 북위 시대부터 당나라에 걸쳐 완성된 용문석굴이다. 석회암 암벽에 크고 작은 동굴들이 1500개 정도 있으며 그 안에 저마다 불상이 새겨져 있다. 이곳의 불상들은 미신을 믿는 풍습과 문화혁명 시절 홍위병에 의해 수차례 수모를 겪었다. 대부분 목이 베이거나 얼굴 반쪽이 날아간 불쌍한 모습들이다. 가장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것은 만불동에 있는 관세음보살상. 빼어난 균형미로 ‘동방의 비너스’라고 불리는 이 마애불은 송나라 시인 소동파가 하루 종일 넋을 잃고 봤다고 해서 더 유명하다. 하지만 현재 얼굴 없는 미녀가 되어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만불동에는 가장 작은 2㎝짜리 불상이 벽지처럼 새겨져 있는데 표정이 다 다른 게 신기할 정도다. 철의 여제 측천무후가 민심을 달래기 위해 건립을 지원했다는 봉선사 노사나불은 높이 17.14m로 용문석굴에서 가장 큰 마애불이다. ●신으로까지 받들어지는 관우… 관림(關林) 삼국지 주인공 가운데 중국인들이 가장 우러러보는 인물이 관우다. 관우의 묘지는 중국 전역에 3곳이 있는데 그 한 곳이 뤄양에 있다. 관림은 관우가 묻힌 묘지라는 뜻. 수풀을 의미하는 림(林)을 붙인 것은 황제보다 높은 성인의 무덤이란 뜻이다. 중국에서 ‘림’자를 붙인 묘지는 공자의 묘(공림)를 포함해 딱 2곳뿐이다. 중국 사람들이 얼마나 관우를 좋아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관림에는 관우의 목만 묻혀 있다. 계략에 빠져 손권에 의해 잘린 관우의 목을 조조가 나무로 만든 몸을 붙여 잘 묻어 줬다고 한다. 관우가 공자와 동급 대접을 받는 이유는 그가 신의와 충절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신의는 곧 돈’이라 믿는 중국인들은 관우를 재복의 신으로까지 둔갑시켜 놓고 숭상한다. 무덤에는 동전 넣는 곳이 2군데 있다. 오른쪽은 가정의 화목, 왼쪽은 재복을 비는 곳이다. 어디서 종이 울리는지 귀 기울이시라. 당신의 운을 말해 주는 것이니. ●달마대사의 정신은 어디로… 소란스런 소림사(少林寺) 선종의 창시자 달마대사가 9년간 수도했다 해서 예로부터 유명 사찰로 이름을 올린 소림사. 하지만 현대인들은 면벽수도하는 고승보다 근육 불끈거리는 날렵한 젊은 수도승들을 떠올린다. 도착하자마자 소림 무술극을 먼저 관람하게 된다. “기대는 금물”이라는 예고가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따이따이~”를 외치며 땀방울을 흘렸던 코리안브러더스의 차력과 엇비슷한 퍼포먼스에 헛웃음이 나온다. 상업화에 찌들었다는 이야기를 못박히도록 들었지만 씁쓸했다. 하긴 요즘 누가 여기서 달마 대사를 떠올리겠는가. 중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리롄제(李連杰)가 주연해 크게 성공했던 영화 속 소림사의 이미지면 족할 텐데 말이다. 유명한 영화감독 장이머우가 제작에 참여했다는 ‘선종소림음악대전’이란 음악극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늦도록 잡아 놓는다. 소림사가 둥지를 틀고 있는 곳은 역시 오악의 하나인 쑹산(崇山). 쑹산의 고봉준령(高峯峻嶺)을 배경 삼아 총 1000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하는 이 음악극에 대해 현지 가이드들은 “중국이 아니면 어디서도 이런 것은 볼 수 없다.”고 큰소리를 쳤다. ●여행수첩 대한항공은 인천~시안 노선을 주 5회(월, 화, 수, 금, 토) 운항한다. 계절적으로 4월과 10월이 가장 좋다. 이웃 동네 가는 것도 2시간 걸리는 이 거대한 지역을 나홀로 여행하는 것은 무리. 시안~뤄양~정저우 5일 또는 6일 패키지가 있다. 출발일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54만 9000원부터 66만 9000원 사이다. 뉴차이나투어. (02) 337- 8030. alex@seoul.co.kr
  • 코리아 대표기업 세계로 - 중공업

    코리아 대표기업 세계로 - 중공업

    조선업계는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중소 조선업체들은 발주 취소가 잇따르면서 줄도산 사태에 직면하는 등 ‘쓰나미’를 겪었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던 주요 업체들도 위기를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조선산업이 오히려 경기 불황을 발판 삼아 중국 등의 추격을 따돌리고 세계 1위의 입지를 확고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망은 밝다. 과감한 투자와 세계 최고의 고부가가치 선박 기술을 발판으로 수주 기근을 차근차근 극복해 나가고 있다. 사업 다각화로 경영 환경도 개선해 나가고 있다. 하반기엔 세계 주요 업체들의 선박 및 해양플랜트 등의 발주가 잇따르고, 이를 우리 업체들이 상당 부분 수주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가올 호황기에 시장지배력을 더욱 단단히 하기 위해 기술개발, 설비투자, 신성장동력 발굴 등에 보다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삼성중공업 - 고부가가치 드릴십 세계점유 66% 삼성중공업은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노르웨이에서 개최된 세계 선박 전시회인 ‘노르시핑(Nor-Shipping)’에서 현재 건조 중인 11만t급 셔틀 탱커 ‘아문센 스피릿’호가 국내 업계 최초로 친환경 선박상을 수상함으로써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특히 고부가가치선의 대표 선박이자 해양분야의 성장엔진인 드릴십 분야에서 경쟁자를 찾기 힘들 정도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세계 최고가 선박으로 기록된 1조원짜리 드릴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드릴십 19척 중 11척을 수주하는 기염을 토했다. 드릴십은 북해 극지용으로 북해 지역 해상 조건을 극복하고 원유를 캘 수 있는 특수 선박이다. 삼성중공업은 2000년대 들어 전 세계에서 발주된 44척의 드릴십 가운데 29척을 수주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 66%로 세계 1위다.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극지용 드릴십은 지식경제부로부터 대한민국 10대 신기술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수주한 ‘천연가스 저장 및 생산 설비(LNG-FPSO) 역시 조선업계의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LNG-FPSO는 기존의 대형 LNG선보다 가격이 4배 이상 높다. 일반적인 FPSO와 달리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발주된 천연가스용 FPSO로,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5척 모두를 삼성중공업이 수주했다. 이르면 이달 중 네덜란드 로열더치셸사가 발주할 예정인 50억달러 규모의 LNG-FPSO 프로젝트에서도 삼성중공업의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은 가스저장선(LN G-FSRU) 및 드릴링 FPSO 등 신개념 복합선박을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LNG-FSRU선은 육상에서 멀리 떨어진 해상에 설치하는 대규모 하역 및 보관설비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30만㎥급 FSRU의 선형을 개발하고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과 LNG-FPSO, 쇄빙유조선 등 세계 최고 경쟁력을 더욱 확고히 하고, LN G-FSRU와 드릴링 FPSO 및 풍력발전설비사업과 같은 신규 사업을 착실히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부회장은 “첨단기술이 요구되는 복합선박과 북극지방에 적합한 신개념의 선박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 2012년에는 세계 초일류회사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나 일본의 조선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일반 유조선이나 중형 컨테이너선, 벌크선 등은 아예 만들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은 기술력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 벌크선 수주 잔량이 단 한 척도 없다. 삼성중공업은 연평균 70% 이상의 높은 수주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조선경기 하락 우려 속에서도 지난해 모두 54척, 153억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연간 수주목표인 150억달러를 초과 달성하며 세계조선업체 중 수주량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풍력발전 사업도 추진한다. 주력 제품으로는 3㎿급 육상용과 5㎿급 해상용 풍력발전 설비를 구상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풍력발전의 핵심장치인 ‘블레이드(바람을 전기로 바꾸는 장치)’와 선박용 프로펠러에 적용되는 기술이 서로 유사하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면서 “발전설비 설치작업 역시 대규모 토목·플랜트 공사를 수행해 온 건설부문의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풍력발전은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투자비가 가장 적게 든다. 전력 생산단가도 5분의1 수준에 불과해 친환경 에너지 가운데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를 것으로 기대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현대중공업 - 선박엔진 등 14개 제품 세계 1위 자타 공인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경쟁력에서도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최근 워싱턴에 위치한 미국 최대 국립박물관인 ‘미국역사박물관’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세계적인 위상을 보여 주는 ‘사건’이 있었다. 이곳에 현대중공업이 1997년, 2004년에 미국과 그리스에 인도한 선박 2척의 축소 모형과 사진이 전시된 것이다. 20년간 현대중공업의 조선 경쟁력과 위상을 세계에 전파하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조선뿐 아니라 엔진기계, 육·해상 플랜트, 건설장비, 전기전자 등 6개 사업부를 가진 종합중공업회사이다. 2008년엔 124억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현대중공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지켜 나가는 데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이 뒷받침됐다. 지난해 12월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세계일류상품 선정 현황’에서 현대중공업이 총 25개로 세계일류상품 수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최다 보유 기업이 됐다. 세계일류상품이란 지경부가 세계시장규모 연간 5000만달러 이상인 제품 중 시장점유율 10% 이상, 5위 이내의 제품을 선정하는 제도다. 특히 현대중공업이 만든 제품 중에서 선박 및 부유식원유생산저장설비(FPSO), 선박용 대형엔진 등 14개 제품은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현대중공업의 핵심 경쟁력은 역시 선박이다. 선박은 회사 전체 매출의 약 50%를 차지하는 대표 품목이다. 최근에는 특히 엔진 분야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000년 현대중공업이 40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국내 유일의 국산모델인 ‘힘센엔진’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결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2001년 처음 힘센엔진 4대를 생산한 이후 2007년 832대, 2008년 1700대를 생산했으며, 2009년에는 약 1900대를 생산·수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5월 현대중공업은 나이지리아에 15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FPSO를 앞당겨 인도했다. 우리나라의 5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10억달러 흑자로 전환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FPSO는 1기당 가격이 15억∼20억달러에 이르는 초부가가치 해양설비다. 현대중공업은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09년 4월 세계 최초로 100만t급 FPSO 전용 도크를 완공했다. 이에 따라 일반 상선용 도크에서보다 FPSO 조업기간을 5.5개월에서 4.5개월로 1개월 단축하고 생산원가도 15∼20% 절감할 수 있게 돼 글로벌 경쟁력을 보다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현대중공업은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태양광 및 풍력발전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시설 투자액의 20%인 2800여억원을 이 부문에 투입할 계획이다. 내년까지는 폴리실리콘에서부터 잉곳, 웨이퍼, 태양전지, 모듈, 발전시스템까지 생산하는 태양광 사업 전 분야에 진출한 국내 유일의 기업이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러시아 연해주 소재 하롤 제르노 영농법인의 지분 67.6%를 인수하는 등 농업부문도 확대하고 있다. 이 영농법인은 연해주 하롤스키 라이온 지역에서 1만㏊(1억㎡) 규모의 농장을 소유, 운영하고 있다. 여의도 넓이의 33배에 이르는 규모다. 현대중공업은 향후 2012년까지 추가로 4만㏊의 농지를 확보, 2014년까지 연간 6만t의 옥수수와 콩을 생산해 국내 축산 농가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신도시 장묘시설 시작부터 삐걱

    신도시 장묘시설 시작부터 삐걱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에 장묘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신도시로는 처음인 판교의 경우 입주예정자들은 겉은 수목장이라지만 사실상 공원묘지라는 점에서 장묘시설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시행자인 경기도와 주택공사는 강행 태세다. 당초 공동시행자였던 성남시마저 장묘시설이 불필요하다며 반대에 가세했다. ●신도시 기준따라 장묘시설 설치 예정 주택공사가 판교신도시 내 낙생고 맞은편에 올해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인 ‘자연수목장’은 1만 6332㎡에 3200기의 유골을 매장하는 시설이다. 화장한 유골의 골분을 수목·화초·잔디 등의 밑이나 주변에 묻거나 뿌리는 장례 방법이다. 위치는 동판교 남서쪽 낙생고 맞은편으로 판교신도시와 분당지역 사이다. 원래 5만기 규모의 납골시설로 계획됐다가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지난해 10월부터 공원형태의 수목장 시설로 변경됐다. 당초 이곳은 납골당인 메모리얼파크가 계획됐다. 납골당에 대한 반발로 주공은 지난해 말 3200기 규모의 자연장 시설인 ‘성남판교 주제공원 시설물공사’ 전자입찰 공고를 냈다. 다시 성남시와 주민들이 벌떼처럼 일어났다. 판교 입주예정자들은 “주민공청회도 없이 신도시 입주 전에 기습적으로 자연장을 조성하려는 의도”라며 반대 수위를 높였다. 성남시도 “지역에 이미 1만 7000기 수용 규모의 납골당이 있어 더 이상의 장묘시설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시는 공동시행자로서 아파트 분양에 나섰으면서도 뒤늦게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에 대해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라는 지적이 크다. 판교입주예정자연합회 준비위원회 유병수 회장은 “납골함을 나무 아래 묻는 수목장은 자연장을 빙자한 공동묘지”라고 주장했다. 장묘시설은 2004년 당시 건설교통부가 마련한 ‘지속가능한 신도시 계획기준’이 추진 근거가 된다. 이 지침은 “하수처리시설, 쓰레기처리시설, 납골시설 등은 최대한 신도시지역 내에 부지를 확보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판교입주예정자연합회는 “지침에 ‘인접지에 이용 가능한 통합처리시설이 있으면 예외’라는 기준이 있다.”며 “판교신도시 부근에 이미 장묘시설이 있어 불필요하다.”고 반박했다. ●교하신도시는 빼고 판교만 강행 입주자들이 청약 당시 이미 납골시설이 들어선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도 추진 이유다. 판교신도시의 첫 분양(2006년 3월) 이전인 2005년 8월31일 인터넷 전자관보에 판교신도시에 5만기 규모의 납골당이 계획됐다는 내용이 게재됐다. 그러나 최근 입주가 시작된 교하신도시의 경우 이 시설이 제외된 것으로 파악됐다. 교하신도시의 경우 1, 2지구와 3지구 사이에 2만 8700㎡ 규모의 봉안시설이 계획됐으나 파주시와 협의 끝에 인근에 장묘시설이 충분하다고 파악돼 유보시설로 바뀌었다. 주택공사 교하신도시사업단 관계자는 “교하신도시의 경우 파주시와 협의 끝에 인근에 충분한 장묘시설이 있는 데다 주민반발 등이 예상돼 유보시설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열린세상] ‘니체’와 ‘나체’ 그리고 ‘사다함의 매화’/김진 울산대 철학과 교수

    [열린세상] ‘니체’와 ‘나체’ 그리고 ‘사다함의 매화’/김진 울산대 철학과 교수

    시중에 이런 유머가 있다. 전직 대통령들과 이명박 대통령이 함께한 자리에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를 쓴 저자가 누구인가를 물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눈을 지그시 감고 한참을 생각한 후에 ‘니체’라고 대답하자, 노태우 전 대통령은 그것을 커닝하여 ‘나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점잖지 않게 나체가 뭐냐.”라고 하면서 ‘누드’라고 말하였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우리말을 써야지” 하면서 ‘벌거숭이’라고 답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망설이고 있을 때, 도올 김용옥이 나서서 이런 경우에는 여러 사람들이 말한 것이 정답이라고 했다. 사실적 진리의 측면에서 보면 니체가 정답이다. 그러나 지록위마(指鹿爲馬)를 말한 승상 조고(趙高)와 같은 절대 권력자나, 혹은 민주주의의 기본이 되는 다수결의 원칙에서 보면 나체 시리즈가 정답으로 취해질 수도 있다. 조고의 경우처럼 강요된 거짓 진리는 권력이 해체되면서 효력이 상실되지만, 스스로 거짓 진리를 옳다고 믿을 경우에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기 전까지는 고치기가 쉽지 않다. 한때 유럽인들은 몽골군을 동방의 ‘사제왕 요한’의 군대로 오인한 적이 있었다. 이슬람 세력이 강성해지면서 1146년에 예루살렘 왕국의 동북방 도시 에데사(현 터키 동남부 우르파)가 초토화되고, 4만명 이상의 기독교 주민들이 희생되면서부터 유럽인들은 동방의 사제왕 요한이 이슬람의 위협으로부터 자신들을 구제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기 시작한다. 그로부터 91년 후인 1236년, 칭기즈칸의 셋째아들로서 제2대 칸에 오른 오코타이는 자신의 조카 바투에게 유럽 침공을 명하였다. 바투의 12만 몽골군은 1240년에 러시아 전역을 장악했으며, 이듬해에는 폴란드와 독일의 연합군 2만명을 괴멸하고 헝가리 전역을 초토화하였다. 사제왕 요한에 대한 유럽인들의 근거 없는 신앙은 몽골군이 이슬람의 유럽 침공을 저지할 원군이라고 착각하게 함으로써 치명적인 피해를 불러왔다. 지금 우리 사회에도 이 같은 치명적 오해들이 준동하고 있다. 이들은 북한의 원폭과 미사일 발사 실험 비용의 출처를 밝히려는 정부를 비난하고, 수일간 계속되었던 사이버 테러의 배후세력으로 지목된 북한을 비호하고 나섰다. 금강산 관광객이 총살되고 개성공단 관계자가 체포된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남북경색의 책임을 우리 정부에 돌리고 있다. 선거에 의하여 합법적으로 성립된 정부의 정책기조를 야권에서 전면 수정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반하는 처사이다. 선거에서 패배한 정치인들은 집권한 후에 자신들의 포부를 펼치면 될 것이다. 야권, 특히 민주당은 현 정부의 주요 공약을 모조리 폐기하고, 우리 사회를 민주와 독재, 좌파와 우파의 대결장으로 재단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부터 대의민주정치의 근간에 충실하고 국회의 담론 규칙을 존중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은 약(藥)과 독(毒)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모든 주장에도 장점과 단점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도(道)와 덕(德)과 법(法)을 말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좌도(左道)나 우도(右道) 한쪽에만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극단을 피하여 좋은 것을 취하고 나쁜 것을 삭이며 새로운 것을 창조함으로써 가장 현명한 선택에 이르고자 하는 중도(中道)나 중용(中庸)의 길은 그만큼 험난하다. 사제왕 요한과 같은 허구는 기망(欺妄)을 초래하는 유사종교적 코드일 뿐이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이 권력유지의 비법으로 삼고 있는 ‘사다함의 매화’와 같은 요술상자도 부질없기는 마찬가지이다. 오직 성실하게 논의하고 이성적으로 타협하고 정성을 다하여 설득한 후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투표에 부치는 방식으로 정치일정을 진행시켜야 한다. ‘니체’가 ‘나체’가 되더라도 그것을 비판하는 것은 학자와 언론의 몫이고, 잘못된 것을 선거로써 바로잡는 것은 국민들의 몫이다. 김진 울산대 철학과 교수
  • 대구 도심에 야외 물놀이장

    대구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신천에 야외 물놀이장이 조성된다. 대구시는 6일 신천 가창교와 상동교 사이에 3~4곳의 야외 물놀이장을 조성해 이달 중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해에도 신천에 물놀이장 2곳을 조성해 시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선보였던 수성중학교와 파동초등학교 앞 용두교 아래 용두1보와 상류쪽 용두 잠수교 위 용두 2보 등 2곳을 포함해 추가로 1~2곳을 더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17일쯤 개장해 8월23일까지 무료로 운영한다. 물놀이를 1급수에서 즐길 수 있도록 운영 기간에는 가창댐에서 하루 5만t의 물을 방류할 예정이다. 올해는 심각한 가뭄으로 수량이 줄어 방류수 확보가 관심사이다. 또 신천 바닥을 일부 정리해 수심을 60∼70㎝로 유지하기로 했다. 일반 수영장처럼 탈의실과 간이화장실은 물론 임시 주차장을 설치한다. 안전요원도 4명씩 배치한다. 시는 지난겨울에도 신천 대봉교 아래 둔치에 야외 스케이트장을 설치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SPECIAL | 다리]봄날 선암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SPECIAL | 다리]봄날 선암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어느 날 문득 떠오른 그리움을 찾아 떠난 봄날 선암사 여행은 방부 처리가 되지 않은 음식들처럼 늘 짧은 유통기한이 문제이다. 게으름 때문일까. 아니면 도무지 시간관념이란 없는 선천적인 나의 무딤이 문제였던 걸까. 하루를 계획하고 떠난 선암사. 어쩜 떠나는 길도 이리 순탄치 못할까. 순천에 도착했을 땐 이미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었다. 이치를 따져 생각하고 이해하면 세상엔 화가 날 일이란 존재하지 않게 된다. 지각. 나는 이 말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지지리도 궁상을 떨며 많은 핑계를 만들었다. 어젯밤도 그랬다. 밤새 써지지도 않는 원고를 붙잡고 몇 개비의 담배를 피우고, 몇 번의 양치를 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해가 중천에 떠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언제나처럼 입 안에서 10원짜리 동전 맛이 났다. 늘 그립던 봄날의 선암사였다. 일주문을 지나자 걸음을 재촉한다. 부도밭이 있는 한갓진 오솔길을 한참을 걸어 선암사로 향한다. 그리고 승선교를 지날 때쯤, 늦은 건 그날의 시간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한 번도 본 적 없는 봄날의 선암사이다. 내가 선암사를 찾는 건 늘 이맘 때였다. 그동안 유통기한이 지난 봄날의 선암사에 몇 번이나 좌절했던가. 냉장고 속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들이 아까워 그것들로 거나하게 차린 밥상을 받는 기분이다. 오늘도 허탕이다. 똑같은 날이다.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지만 그냥 바람일 뿐이다. 약속 시간에 늦은 나는, 노랑재 분홍재로 폴싹 주저앉은 헛꿈만을 즈려밟는다. 발자국 깊숙이 배어버린 봄날 선암사에 분개한다. 또 한 번의 봄을 그렇게 보냈다. 울적해진 마음을 달랠 길 없어 돌아오는 길에 다시 승선교를 찾았다. 부드럽게 흐르는 선이 아름다운 무지개다리 승선교(보물 제400호). 겉으로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 그 진면목이 드러난다. 선의 흐름이 아름다운 승선교는 한 개의 아치로 이루어졌고, 전체가 화강암으로 조성되었다. 기저부에는 가설이 없고 자연암반이 깔려 있으며 윗면은 평평하게 정지하여 통식(通式)의 교량을 이루고 있다. 주위의 석축도 난석(亂石) 쌓기로서 현대의 인위적인 흔적(시멘트에 의한 보강)이 전혀 없어 자연미를 잘 살리고 있다. 정확한 축성연대는 알 수 없으나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숙종 24년 호암대사가 관음보살을 보려고 백일기도를 하였지만, 뜻을 이룰 수 없자 자살을 하려 하자 한 여인이 나타나 대사를 구했고, 대사는 이 여인이 관음보살임을 깨닫고 원통전을 세우고 절 입구에 승선교를 세웠다고 한다. 무지개다리를 건너 간 봄. 다시 훗날을 기약한다. 글·사진 임종관
  • 장흥 특산물 ‘표고버섯 넙치’ 뜬다

    ‘소비자를 안심시켰더니 불티나게 팔리더라.’ 전남 장흥군이 국내 처음 선보인 무선인식 칩을 단 넙치의 폭발적인 반응에 놀라고 있다. 장흥군은 지난달 26일부터 롯데백화점 본점 특판행사로 군 특산물인 표고버섯 먹인 넙치를 30일 현재 2.5t이나 팔았다고 1일 밝혔다. 행사는 2일 끝난다. 표고 넙치는 육질이 탱탱하고 고소한 데다 항생제를 전혀 쓰지 않은 건강 식품이어서 인기를 끌었다. 특판행사이다 보니 표고 넙치는 시중가의 절반에 그치고, 맛과 안전성에 반한 소비자들로부터 주문이 더해져 추가물량을 댈 정도로 인기몰이를 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서울과 경기지역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올해 표고 넙치 600여t을 납품해 주도록 요구해 계약을 마쳤다. 표고 넙치는 표고버섯 추출액을 발효시켜 나온 살아 있는 미생물을 사료에 넣어 키운 것이다. 살아 있는 미생물이다 보니 항생제를 쓸 수도 없고 병균에도 강해 생육기간도 다른 넙치보다 15%나 줄어드는 등 경제성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새끼고기에서 출하 때까지 양식 과정과 정보를 고스란히 담은 무선인식 칩을 넙치 꼬리에 달았다. 소비자들은 현장에서 칩을 읽는 기계인 리더기로 넙치의 이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칩을 넣어 생산이력을 관리하는 어류 양식과 판매는 국내외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장흥군은 지난 2년 동안 양식어가들과 함께 시험양식을 거쳐 표고 넙치 생산에 성공했다. 이명흠 장흥군수는 “표고 넙치는 무항생제로, 건강·휴양지인 장흥군이 대도시 소비자들에게 장흥의 넉넉한 인심을 담아 길러낸 안전 먹거리”라고 강조했다. 장흥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아홉수 여자들 꿈과 현실사이

    아홉수 여자들 꿈과 현실사이

    20대와 30대 끝자락에 선 여자들의 꿈과 현실을 진솔하고 유쾌하게 그린 2편의 창작극이 7월 무대에 나란히 오른다. 스물아홉 동갑내기 세 미혼 친구의 결혼 해프닝을 다룬 뮤지컬 ‘웨딩펀드’와 전업주부, 이혼녀인 서른아홉의 세 친구가 등장하는 연극 ‘울다가 웃다가’는 그 나이 즈음에 누구나 경험했을 법한 사실적인 이야기와 솔직한 심리 묘사로 여성 관객의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결혼과 자아실현이란 인생의 숙제 앞에서 허둥대고, 좌절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두 작품속 주인공들은 마치 서로의 10년 후, 혹은 10년 전을 보는 것처럼 꼭 닮은 모습이다. ●내가 먼저 결혼할거야-뮤지컬 ‘웨딩펀드’ 나보다 공부도 못하고, 얼굴도 별로였던 친구가 잘 나가는 킹카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는다면? 겉으론 축하하는 척 해도 속에선 질투심이 샘솟기 마련이다. 애인도 없이 서른을 코 앞에 둔 나이라면 더더욱. ‘웨딩펀드’(김효진 원작, 황재헌 각색·연출)는 여자들의 이런 심리를 얄미울 정도로 콕 집어낸다. 제일 먼저 결혼하는 친구에게 적금을 몰아주기로 하고 10년간 3800만원을 모은 고교 단짝 친구 세연, 정은, 지희. 그런데 학원강사인 세연, 만화가인 정은과 달리 별 직업없이 지내던 지희가 한달 전 선을 본 남자와 결혼한다는 폭탄 선언을 하면서 이들의 우정은 금이 간다. 자기보다 못하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먼저 결혼하는 것도 배 아픈데 게다가 축의금 3800만원까지 뺏길 생각에 기가 막힌 세연과 정은은 어떻게든 지희보다 먼저 결혼하려는 계획을 짠다. 대학로에서 입소문이 난 연극 ‘오월엔 결혼할거야’를 뮤지컬로 옮긴 ‘웨딩펀드’는 얼떨결에 결혼이 지상목표가 돼버린 세연과 정은의 좌충우돌 결혼 해프닝을 통해 20대 후반의 여성이 결혼에 대해 품고 있는 환상과 그리고 환상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현실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유나영, 박혜나, 김민주가 결혼과 우정 사이에서 흔들리는 세 친구의 모습을 연기하고, 청일점 배우 전병욱이 1인 다역을 소화하는 멀티맨으로 등장한다. 7월9~8월16일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1관. 3만 5000~4만 5000원. 1588-5212. ●남편이 뭘 알겠니-연극 ‘울다가 웃으면’ “왜, 난 말을 못할까….왜 17년 동안 돼지고기를 좋아한단 말도 못하고 산 거야.” 스물두살에 결혼해 시할머니, 시어머니에 딸 셋까지 돌보는 서른아홉의 주부 재연. 오랜만에 만난 대학 동창 소영과 현수에게 돼지고기를 싫어하는 시댁 때문에 자신도 돼지고기를 못 먹는다는 신세한탄을 하다 끝내 울먹인다. “그냥 좀 알아주면 안되니. 꼭 말로 해야 아니? 자기 마누라가 소고기를 좋아하는지 돼지고기를 좋아하는지, 신 김치를 좋아하는지 겉절이를 좋아하는지.” 연극 ‘울다가 웃으면’은 결혼과 육아에 파묻혀 자신이 누구인지 조차 잊어버리고 사는 30대 후반 여성들의 헛헛한 속내를 질펀한 수다로 풀어낸다. 결혼이 인생의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깨달음은 가족 챙기느라 정작 자신은 투명인간이 돼버린 재연이나 가족보다 일을 우선한다는 이유로 이혼당한 현수, 그리고 경제적 능력은 없으나 연애하는 능력은 뛰어난 영화감독 남편을 대신해 생활전선에 뛰어든 소정 모두 마찬가지다. 홍콩 배우를 닮은 연극영화과 남자 선배를 좋아했던 20대의 찬란한 젊음은 속절없이 사라지고 이제 불혹의 나이인 마흔 고개를 눈앞에 둔 이들에겐 결혼의 의미도 지극히 현실적으로 변했다. “영원히, 평생,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서로 사랑하는 게 어디 쉽니? 그렇지 못한 게 오히려 당연한 거지. 그러니까 증인이 필요한 거야.”(현수) 다양한 인터뷰에서 건져올린 현실밀착형 에피소드와 대사들이 맛깔스럽다. 대본을 쓰고 연출한 우현주를 비롯해 배우 정재은· 정수영은 극의 주인공들처럼 실제 오랜 친구사이다. 7월3~8월30일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2만 5000~3만원. (02)2233-278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콜라·사이다 등 가격담합 적발

    연초에 약속이라도 한듯 일제히 가격을 올렸던 음료수 제조업체들이 담합 혐의로 수백억원대 과징금을 물 것으로 보인다. 24일 음료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롯데칠성, 한국코카콜라, 해태음료, 동아오츠카, 웅진식품 등 5개 업체에 가격담합 사실을 적시한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공정위는 다음 달 초 전원회의를 통해 업체별로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 최여진 측근 “신성록에 호감…아직 열애는 아냐”

    최여진 측근 “신성록에 호감…아직 열애는 아냐”

    배우 최여진 측이 신성록과의 열애설에 대해 열애는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또 다른 측근은 “호감 갖고 있는 사이”라고 주장했다. 25일 최여진의 소속사 관계자는 신성록과의 열애설에 대한 질문에 “신성록과 친한 사이는 맞지만 열애 사이는 아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최여진의 측근은 서울신문NTN과의 전화통화에서 “두 사람이 지인의 소개로 만나 2달 전 클럽에 함께 가고 뮤지컬 관람도 하는 등 친한 사이이며 호감 갖고 있는 사이다. 하지만 클럽과 뮤지컬 공연장에 매니저들과 동행한 것으로 보아 ‘열애’는 아니다.”고 전했다. 한편 신성록은 뮤지컬로 데뷔해 드라마 ‘내 인생의 황금기’, ‘아빠셋 엄마하나’와 영화 ‘6년째 연애중’ ‘내 생애 최악의 남자’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패션모델 출신 배우 최여진은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황금신부’ ‘내 여자’ 등에 출연했으며 최근에는 SBS 새 드라마 ‘드림’에 캐스팅돼 촬영 준비에 한창이다. 사진제공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홍정원 기자 cin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소주 월판매 1000만상자 넘었다

    소주 월판매 1000만상자 넘었다

    지난달 소주 판매량이 1000만상자(1상자=360㎖ 30병)를 넘어섰다. 1000만상자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 6월(1033만 4000상자) 이후 11개월 만이다. 불황 앞에 고개 숙였던 ‘국민 술’ 소주 소비가 올 3월부터 조금씩 살아나는 추세다. 23일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소주회사 전체의 5월 판매량은 1015만 7000상자다. 전달(975만 5000상자)보다 40만 2000상자(4.1%) 늘었다. 소주 판매량은 올 2월 786만상자까지 떨어졌다가 3월(917만상자) 반등에 성공, 석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1~5월 누적 판매량은 4530만상자다. 지난해 같은 기간(4758만상자)과 비교하면 아직 마이너스(-4.8%)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 측의 설명이다. 업계 1, 2위인 진로와 롯데의 판매량도 나란히 늘었다. ‘참이슬’로 대표되는 진로는 532만 3000상자를 팔아 시장점유율 52.4%를 기록했다. 전달보다 시장점유율이 1.7%포인트나 올랐다. 2006년 7월(53%) 이후 2년 10개월 만의 최고치이기도 하다. ‘처음처럼’의 롯데도 128만 6000상자를 팔았다. 시장점유율은 12.7%로, 전달보다 0.1%포인트 올랐다. 다만, 두산에서 옷을 갈아입은 롯데 돌풍은 수도권에서는 주춤하는 양상이다. 수도권 시장점유율이 4월 20.9%에서 5월 20.5%로 0.4%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진로의 점유율이 0.5%포인트(78.1%→78.6%)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었던 맥주와 위스키 소비도 다소 살아나는 기색이다. 5월 맥주 출고량은 1656만 2000상자(1상자=500㎖ 20병)로 4월(1525만 1000상자)보다 8.6% 늘었다. 업체별 시장점유율은 하이트맥주가 57.4%로, 4월보다 1.6%포인트 올랐다. 반면 오비맥주는 1.6%포인트 낮아진 42.6%에 그쳤다. 윈저, 임페리얼 등 위스키 판매량은 5월 20만 4327상자(1상자=500㎖ 18병)로 추산된다. 4월(19만 3687상자)보다 5.5%가량 늘었다. 위스키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데다 최근 막걸리, 소주, 사이다를 혼합해 마시는 ‘막소사’가 유행해 맥주, 위스키 회복세를 예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손지창 “김민종, 박소현이랑 잘해봐”

    손지창 “김민종, 박소현이랑 잘해봐”

    14년 만에 그룹 더블루로 돌아온 손지창이 김민종에게 “박소현과 잘해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손지창은 22일 방송된 SBS 라디오 파워FM(107.7MHz) ‘박소현의 러브게임’에 출연해 우스갯소리로 많은 웃음을 선사했다. 함께 출연한 김민종은 “결혼하고 아저씨가 된 뒤로는 방송에서 할 말, 안 할말 다 한다. 장윤정에게 제수씨네 어쩌네 하면서 자기가 앞서갔다.”면서 “정말 요즘 (손)지창 형과 방송하면 폭탄이랑 있는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DJ를 맡고 있는 박소현이 손지창에게 “혼자만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지 말고 김민종에게 좋은 여자 소개해주라.”고 하자 손지창은 “그러지 말고 둘이 잘 해 볼 생각 없냐?”고 맞받아쳤다. 사실 박소현과 김민종 손지창은 90년대 하이틴 스타로 인기몰이를 할 때부터 친하게 지낸 사이다. 손지창은 김민종에게 “박소현과 친구로만 지내지 말고, 연인으로서 잘 해보라.”고 응원해 청취자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었다. 손지창은 얼마 전 SBS 라디오 파워FM ‘김창렬의 올드스쿨’에 출연했을 당시, 김민종과 박소현이 오랜만에 만나 반갑게 포옹하며 찍은 사진을 들먹이며 “두 사람이 잘 어울린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더라.”며 “잘 만나보라.”고 부추겨 웃음을 선사했다. 사진제공 = SBS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Movie | 하재봉의 영화읽기] 똥파리

    [Movie | 하재봉의 영화읽기] 똥파리

    놀라운 재능이 출현했다.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는 분명 올해 한국 영화가 거둔 뛰어난 수확이며, 가장 주목할 만한 영화가 될 것이다. 재능 있는 신인 감독의 데뷔작은 많이 있었지만, 이렇게 파워풀한 에너지로 이야기를 밀어붙이고 주제를 전개시켜 나가는 영화는 드물었다. <똥파리>에서 양익준 감독은 각본과 주연까지 맡아서 놀랄만한 연기와 연출 감각을 보여준다. <똥파리>는 자연다큐멘터리가 아니다. 더러운 곤충 파리 중에서도 똥통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똥파리는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곤충이다. 영화 <똥파리>의 각본을 쓰고 연출하면서 주인공 상혁까지 연기한 양익준 감독이 이 영화의 제목을 <똥파리>라고 정한 것은, 주인공 상혁을 일반 사람들이 가장 기피하는 용역 깡패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인간 똥파리는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더럽고 두려운 대상이었다. 그러나 똥파리들의 입장에서 보면,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용역 깡패 일을 하는 그들 나름의 상처가 있고 인생이 있다. <똥파리>에서는 특히 세상으로부터 버림받고 소외된 그들 내면적 상처의 원형이 가정에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회 구성의 최소 단위인 가정에서부터 폭력과 욕설에 시달린 사람들이 세상에 나가서 따뜻하고 아름다운 삶을 영위하기는 힘들다. 사회의 비주류이며 마이너리그로 분류되는 그들은 더 낮은 곳으로 추락해서 암적인 존재로 사회조직 속에 똥파리처럼 기생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의 삶을 처절하게 파고 들어간 <똥파리>는 분명 2009년 한국 영화가 거둔 최고의 수확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불과 2억 5천만 원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독립영화 <똥파리>는 이미 20여 개의 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고, 특히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는 ‘타이거상’을 수상했고, ‘도빌 아시아영화제’에선 ‘대상’과 ‘비평가상’을 수상했다. <똥파리>는 130분을 관통하는 열정적 연출과 주인공 상혁을 연기한 양익준 감독의 힘 있는 연기가 우리를 화면 속으로 몰입하게 만든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류승준 감독 이후 각본, 연출, 연기를 겸업하며 등장한 가장 인상적인 감독인 양익준은, 날카로운 현실 감각으로 한국 사회에서의 가정 폭력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상훈(양익준)은 용역 깡패다. 은퇴하고 고깃집을 차리는 것이 소원인 네 살 위의 용역소장 만식(정만식)과는 형제처럼 말을 놓고 지내는 사이다. 그는 만식으로부터 돈을 받고 용역 받은 일을 해결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한다. 마스크를 쓰고 쇠파이프를 들고 대학생들의 데모 현장에 투입되어 폭력을 행사한다거나, 빌린 돈을 갚지 않는 사람들에게 무차별 폭력을 휘둘러 돈을 받아내는 일을 전문적으로 한다. 상훈은 골목길에서 우연히 고등학생인 연희(김꽃비)와 맞부딪친다. 그들의 첫 만남은 욕설과 주먹질이었다. 상훈의 폭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맞장 뜨는 연희의 대찬 모습을 보면서 상훈은 슬그머니 호기심을 보인다. 상훈과 연희의 만남 사이로 그들의 가정사가 펼쳐지면서 <똥파리>는 날기 시작한다. 상훈에게는 15년 만에 감옥에서 출소한 아버지(박정순)가 있다. 아버지가 감옥에 간 이유는 상훈의 여동생을 살해했기 때문이다. 상훈 아버지는 부부 싸움을 하던 중 부억칼을 휘두르다가 말리는 상훈 여동생을 잘못 찔러 숨지게 만들었다. 상훈 어머니는 아이를 병원에 보내기 위해 골목길을 달려 나오다가 차에 치여 숨졌다. 상훈은 출소한 아버지를 찾아가서 무차별 폭력을 휘두른다. 이제 늙고 힘없는 아버지는 상훈의 폭력에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얻어맞기만 한다. 상훈의 이복 누나(이승연)는 어린 아들 형인을 데리고 가끔 아버지를 찾는다. 폭력적인 상훈도 핸드폰 가게에서 일하는 이혼한 누나와 조카 형인에게는 언제나 부드럽고 따뜻하다. 힘들게 번 돈을 누나에게 주고, 아버지 없는 조카를 위해 비싼 게임기도 사준다. 하지만 조카 형인은 상훈이 할아버지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보고 그를 싫어한다. 그러나 상훈이 늘 혼자 있는 형인을 자주 찾아가면서 조금씩 가까워진다. 연희의 어머니는 죽었고 집에는 남동생 영재(이환)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아버지뿐이다. 아버지는 월남전에 참전한 이후 오랫동안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다. 연희는 실질적 가장이다. 연희의 가정은 위태롭게 겨우 연희의 힘으로 지탱이 된다. 그러나 그녀는 밖으로 내색하지 않고 꿋꿋하게 학교에 다닌다. 연희의 남동생 영재는 우울한 집안 환경으로 밖으로 나돈다. 영재는 친구 환규(윤승훈)의 소개로 만식의 용역소에서 일하게 되고, 만식은 영재를 상훈의 휘하로 보낸다. 상훈과 영재 사이에 연희가 있지만 세 사람 모두 그들이 그런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양익준 감독은 “<똥파리>는 관객들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한을 풀기 위한 살풀이 같은 영화다”라고 말하고 있다. 자신의 가슴 속에 응어리진 분노와 아픔을 영화를 통해 치유하기 위해 만든 작품이라는 것이다. 상훈 역을 연기하면서 상훈이 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상훈의 모습을 찾으려고 했다고 한다. <똥파리>는 상훈과 연희 주변 인물들의 관계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상훈의 의리파 친구인 용역소장 만식과 상훈의 허물없는 관계도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중첩되어 쌓이면서 선명하게 구성되어 있다. 용역소에서 상훈의 부하 직원으로 일하는 영재와 환규도 각각의 캐릭터가 살아 있다. 그리고 그들이 상훈과 각각 다른 방식으로 관계 맺는 설정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능글맞은 환규와, 그의 친구이지만 내성적이면서도 세상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찬 연희의 남동생 영재의 캐릭터 대립도 좋다. <똥파리>의 후반부에서 중요한 의미를 띠고 등장하는 영재에 대한 설정도 독특하게 되어 있다. 영재가 연희 남동생이라는 사실을 상훈도 모르고, 자신의 남동생이 상훈 밑에서 용역 일을 하는 것을 연희도 모르고, 누나 연희의 남자 친구가 상훈이라는 사실을 영재도 모르고 오직 관객만이 알고 있는 구성은, 결말의 비극을 더욱 심화시킨다. <똥파리>의 상훈이나 연희는 가정 내 폭력의 희생자들이다. 그들의 원형적 상처는 부모 형제 등으로 구성된 사족 내에서 비롯된다. 집안에서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다가 결국 여동생을 죽게 하고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숨지게 한 원인을 제공한 아버지를 상훈은 증오할 수밖에 없다. 상훈은 증오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늙고 힘 없어진 아버지에게 그 자신이 폭력을 가한다. 어린 시절 폭력적 환경 속에서 폭력과 함께 자란 상훈에게 폭력은 일상화되어 있다. 연희 역시 폭력의 희생자다. 정신분열증에 걸린 연희의 아버지 역시 연희에게 보이지 않는 정신적 폭력을 가하고 있다. 정신병원에서 치료 받아야 할 아버지는 돈이 없어 집안에 방치된 채 가족들에게 괴로운 존재로 남아 있다. 그것도 폭력이다. 연희의 남동생 영재도 폭력의 희생자다. 그는 가족 내 상처로부터 비롯된 사회에 대한 불만을 폭력으로 해소한다. 그것은 결국 결말의 무서운 비극적 결과를 초래한다. <똥파리>는 개인의 원형적 상처를 구성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가정 내 폭력에 대한 사회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그 방법은 경박하지 않되 유머가 있고 재미가 있으며, 비속어와 욕설이 난무하지만 천박하지 않다. 주제를 밀어붙이는 뜨거운 열정과 깊은 몰입의 연기는 우리를 130분 동안 한눈 팔 틈 없이 사로잡는다. 글 하재봉 시인, 영화평론가, 동서대 교수
  • [길따라 바람따라 맛따라] 강화도

    [길따라 바람따라 맛따라] 강화도

    일상을 열고 나가면 거기에 여행이 있다. 미지는 차창을 열고 부드러운 바람의 저편으로 이어진다. 여행은 매혹이라는 이정표에 이끌려가는 것. 정해진 시간을 가로질러 공간이 마음에 반사될 때 비로소 여행은 추억으로 각인된다. 내가 아닌 또 다른 나를 만나고 싶을 때, 거기서 새로운 길이 시작되는 것이다. 6월은 한 해의 가장 풍요로운 정점이다. 1월과 12월 사이, 과거도 미래도 후회도 희망도 선뜻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그 자체가 여정이고 서사이다. 일주일이 생각 없이 지나가고 어느덧 일요일 아침, 주섬주섬 가방을 챙긴다. 시간의 제약은 그 반대급부로 마음에서 가장 먼 섬을 찾아가기로 한다. 강화도. 사람과 사람의 마음도 무의식이라는 대륙으로 이어져 있다. 그러니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모두 진실은 아니다. 바다는 그 진실의 여백이다. 강화도도 처음에는 뭍이었다. 비가 내리고 눈이 쌓이고 그 사이 물이 흐르고 그 골이 깊게 패여 강을 이루다 끝내 바다와 만났다. 오랜 침식작용으로 김포반도에서 떨어져 외따로이 구릉성 섬이 된 것이다. 문명은 이 뭍과 섬을 스테이플러처럼 대교로 고정시켜 놓았다. 일산대교를 건너며 다리 아래 수없이 밀려가는 강물을 굽어본다. 삶과 죽음 사이에도 이처럼 수많은 시간이 흘러갔을까. 활자 밖으로 나온 시간들 강화도에 이르는 초지대교를 건너기 전 대명포구에 발길이 멈춘다. 강화도로 가는 김포시에서 하나밖에 없는 포구이다. 새로 지은 어시장 너머 낡은 군함이 한 척 보인다. 퇴역 상륙함 운봉함이다. 바다에서 52년 동안 높은 파도를 버티다가 제 몸을 끝내 이곳에 묶었다. 얼마 후면 함상공원으로서의 또 다른 생을 준비할 것이다. 새로 지은 어시장 안은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생선들로 즐비하다. 꽃게, 광어, 숭어, 삼식이 등을 비롯해 새우젓과 멸치젓이 지나는 이의 눈길을 붙든다. 밖에 나와 하늘을 보니 어시장 지붕 위로 갈매기들이 줄지어 앉아 있다. 한가로운 햇살, 살랑거리는 바람, 그 사이로 리어카의 경음악이 간간이 끼어든다. 갈매기들은 제 발톱으로 붉은 지붕을 쥐고 먼먼 바다로 날아오른다. 강화도 가는 도로 옆 풀어 놓은 그물마저 누구의 기억을 낚고 있는지, 왠지 모를 눈부심이 셔터에 닿는다. 초지진의 퇴색한 성벽의 무늬처럼 강화도는 외세에 대한 저항이 치열했던 곳이다. 강화도에는 조선시대 바닷가 경비를 위해 12진·보(진은 대대 규모, 보는 중대 규모)와 소형 진지인 53돈대가 있다. 몽고에 이어 병인양요(1866년), 신미양요(1871년) 구한말 외세침략에 이르기까지 강화도는 묵묵히 곳곳에 역사를 새기며 버텨왔다. 50톤에 이르는 부근리 고인돌(강화도에는 고인돌이 130개가 넘는다)이 그 오랜 무게임을 알 것도 같다. 그중 덕성리의 광성보가 인상 깊다. 신미양요 당시 광성보에서 어재연 장군과 300여 명의 무사들이 미군과 끝까지 맞서다 포로 되기를 거부하고 모두 순국하였다. 역사는 종종 활자 밖으로 나와 그날의 시간을 거느린다. 당시의 함성과 처절한 저항이 깃든 깃발이 136년이 지나서야 애나폴리스 미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서 돌아왔다. 전리품으로 뺏겼던 가로, 세로 각 4.5m의 수(帥)자가 씌어 있는 깃발이 다시 이곳에서 바람을 불러들였을 것이다. 그래서 광성보와 초지진의 해질녘 풍경은 강화도에서 가장 처연하도록 아름다운 경관에 속한다. 강화도에 오게 되면 전등사를 빼놓을 수 없다. 오르는 초입부터 ‘참 좋은 인연입니다’라는 글귀가 차향기로 이어진다. 죽림다원. 지붕이 된 느티나무 아래 다원의 풍경이 이채롭다. 전등사는 고구려 소수림왕(서기 381년) 때 지어졌다. 한국 불교 전래 초기의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도량이다. 전등사의 대웅보전(보물 제178호)은 나부상으로 유명한 곳이다. 대웅보전 지붕 네 귀퉁이를 떠받치고 있는 여인이 발가벗고 벌을 서듯 있기 때문이다. 절을 짓던 목수를 배신하고 떠나간 여인을 조각한 것이라 한다. 남서쪽으로 향하다 보면 선두리선착장이 나온다. 마니산 끝자락에 위치한 작은 선착장이다. 선주들이 직접 운영하는 횟집이 예닐곱 개 이어져 있고 그 너머로 방파제가 길게 뻗어 있다. 어디서 자라왔는지 전깃줄도 그곳에서 멈췄다. 멀리 메마른 수초들이 바다와 교신하듯 흔들린다. 갯벌에 모로 누운 배들도 제각각 그리움처럼 청신한 하늘색을 지녔다. 밀물이 밀려오면 그 색에 맞는 파도를 입을 것이다. 이곳에서는 조개를 캐는 아낙마저 왠지 모를 쓸쓸함의 깊이에 있다. 곡진하게 갈고리로 파놓은 주변이 모두 진회색 고요이다. 비로소 나를 갈아엎는 시간이다. 강화도의 맛, 밴댕이 강화도에는 미각을 돋우는 것들이 많다. 6월에는 ‘밴댕이’가 유명하다. 밴댕이가 남쪽 해안을 따라 강화도에 이르는 동안 제법 씨알이 굵어지기 때문이다. 15cm 안팎으로 납작하고 길어 볼품은 없지만 맛은 제법 고소하다. 밴댕이는 회뿐만 아니라 구이, 무침 등 메뉴가 다양하다. 속담의 ‘밴댕이 소갈머리’는 그물에 걸려 올라오자마자 죽는 습성에 비유했다. 소갈머리에도 그 맛은 어쩔 수 없었던가 보다. 강화도 ‘순무’도 대표적 특산물이다. 강화도 붉은 토양처럼 적색이 감도는 동그란 무이다. 겨자향의 독특함으로 명물로 자리잡았다. 해안도로에 위치한 민물장어구이집들도 포인트. 민물 장어를 갯벌에 방목해 기른 갯벌장어는 바닷장어와 다르게 기름기가 없고 쫄깃하다. 장어를 소스에 담갔다가 숯불로 구워낸다. 덤으로 주는 뼈와 인삼을 갈아 만든 장어죽도 별미이다. 어느덧 곡선 길을 따라 동막으로 향한다. 섬의 남쪽 동막해수욕장은 길이 4km의 갯벌과 모래사장, 솔밭이 드리워진 해변이다. 썰물로 밀려나간 너른 곳에 밤하늘 같은 갯벌이 펼쳐진다. 바다가 보듬은 결이 고스란히 갯벌에 남아 있다. 아니 바다를 기다리는 것은 갯벌이 아니라 갯벌 속 조개이며 게며, 낙지일지 모른다. 강화도가 포함된 서해는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이다. 동막해수욕장에서는 지금껏 딱딱한 길을 안내했던 신발을 벗고 갯벌을 걸어보아야 한다. 맨발에 느껴지는 촉촉한 흙의 감촉. 거대한 산이 모래와 점토가 되기까지 그 오랜 날들이 부드럽게 스친다. 발가락 하나 하나 어루만지듯 비집고 나오는 갯벌을 걷다보면 시간의 부드러움에 대하여, 자연의 경이로움에 대하여 문득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장봉도 너머 저녁놀의 붉음 속으로 어느덧 우리의 마음도 황홀하게 저물어가고 있음을 발견한다. 글·사진 윤성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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