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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 창립 73주년… ‘인간 중심’ 창업정신으로 위기 돌파

    SK그룹이 창립 73주년을 맞아 고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을 되새기는 비공식 기념행사를 열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선혜원에서 ‘메모리얼 데이’를 비공개로 개최했다. 행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오너 일가와 주요 계열사 경영진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창업·선대회장의 주요 발언과 경영 철학을 공유하며 경영의 기본 원칙을 점검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그룹의 뿌리가 된 선대 회장들의 ‘도전 정신’을 이정표로 삼아 향후 경영 방향을 재정립하겠다는 취지다. 최종건 창업회장은 ‘회사의 발전이 곧 나라의 발전’이라는 기업보국 철학을 강조했고, 최종현 선대회장은 인간 중심 경영과 SKMS(SK Management System)를 정립해 그룹 성장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 런 경영 철학은 현재까지 SK 경영 전반에 이어지고 있다. 행사가 열리는 선혜원은 창업회장의 사저이자 연구소로 사용된 공간으로, 현재는 인재 육성의 상징적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SK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반도체, 통신, 에너지 등 기존 주력 사업과 함께 인공지능(AI)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한편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은 이날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활용해 약 6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 “교육은 숫자보다 학교 변화, 결과보다 학생 성장이 중요”

    “교육은 숫자보다 학교 변화, 결과보다 학생 성장이 중요”

    공약 이행 평가 2년 연속 최고 등급학생 미래 위해 정책·현장 살필 것‘대입 개혁 4자 협의체’ 제안·실행 입시가 바뀌어야 배움이 달라져교직 선택 ‘메디컬 3관왕’ 사례처럼 교사 자부심·학생 존중 선순환 필요비싼 교복값, 학교별 여건 반영해야학생 편의·실용·활동성 등 함께 고려“숫자보다 변화, 결과보다 성장.” 학생 한 명 한 명의 미래 역량을 키우는 경기교육을 실현하고 있는 임태희 경기교육감의 철학이 담긴 경기교육의 핵심 과제다. 공약 이행 평가에서 2년 연속 최고 등급을 받은 임 교육감은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학생에게는 사고(思考)하고 협력하며 성장하는 배움을, 교사에게는 수업과 평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학부모에게는 사교육에 기대지 않아도 되는 공교육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와 함께 대학 입시 제도 개편과 교권 보호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기교육청이 공약 이행 평가에서 2년 연속 최고 등급(SA)을 받은 배경은. “2년 연속 최고 등급은 공약이 계획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로 이행됐다는 뜻이다. 특정 개인의 성과가 아니라 경기미래교육의 변화를 믿고 함께해 준 교육공동체의 노력에서 나왔다고 본다. 2022년 당시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전국 최하위 수준에 머물렀던 현실을 출발점으로 정책 전반을 점검했고, 보여주기식 성과가 아니라 학교가 실제 달라지도록 현장 중심으로 개선해 왔다. 그 과정에서 지난해 교육부 평가는 21개 지표를 모두 통과해 전국 최우수 교육청으로 선정됐다. 공약 역시 ‘약속’이 아니라 ‘책임’으로 보고 이행 상황을 계속 점검했다. 현재 8대 정책 분야 65개 공약 과제 중 64개를 완료해 이행률 99.9%를 달성했고 남은 1개 과제도 정상 추진 중이다.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다. 교실과 학교에서 정책이 구현되고, 학교 안에 머물던 배움이 가정과 지역으로 확장되는 흐름이 나타난다. 학생·교사·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학생의 가능성을 발견해 성장으로 연결하는 학교의 역할도 강화되고 있다. 결국 교육의 변화는 문서가 아니라 학생의 하루, 교사의 수업, 학부모의 신뢰에서 확인된다. 이번 평가에 안주하지 않고 학생 한 명 한 명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정책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현장의 긍정적 변화를 끊기지 않게 이어가겠다.” -대학 입시 제도 개편을 줄곧 요구해 온 이유는. “대입 제도 개편은 개별 기관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협력 속에서 추진돼야 한다. 그래서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시도교육청·대학이 함께하는 ‘대입 개혁 4자 실무협의체’를 제안했고 관계 기관 협의를 거쳐 실행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협의체는 의견 교환을 넘어 제도 개선을 전제로 운영돼야 한다. 내신 절대평가, 서·논술형 평가 확대, 수능 체제 개편, 수시·정시 통합형 전형 등 구조적 과제를 중심으로 논의한다. 4월부터는 내신 평가·수능 체제·대입 전형 개선의 3개 분과에서 실행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출발점은 학교 교육과 대입 간의 불일치 해소다. 교육 과정은 사고력·창의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바뀌는데 대입이 점수 중심이면 학교 변화가 지속되기 어렵다. 절대평가 전환, 서·논술 확대, 학습 과정과 성장 이력을 종합 반영하는 공정한 평가 체계를 통해 단편적 점수 선발에서 벗어나야 한다. 변별력은 점수의 미세한 차이가 아니라 평가 내용과 방식에서 확보돼야 하며 공통 기준과 채점 체계로 공정성과 신뢰성을 함께 높이겠다. 입시가 바뀌어야 학교가 변하고 학교가 변해야 학생의 배움이 달라진다. 그 변화가 교실을 다시 교육의 중심으로 돌려놓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학생 상담 내용 누설 시 최대 징역 3년 처벌 법안에 대한 우려가 크다. “상담 내용 보호는 매우 중요하다. 개인정보와 심리 상태는 민감하니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학교의 책무다. 다만 처벌 중심으로만 접근하면 현장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상담은 신뢰 기반이며 교사의 재량과 전문성이 필요하다. 법적 부담이 과도해지면 상담이 소극적·형식적으로 흐를 수 있고 결국 학생에게 필요한 지원이 제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학생 맞춤형 통합 지원은 교사·상담교사·전문상담사·지역 전문가가 협력하는 구조인데 정보 공유와 협력이 위축되면 학생 중심 지원 체계가 무력화될 수 있다. 무분별한 유출은 막되 현장의 맥락을 반영한 기준과 절차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두려움으로 입을 닫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신뢰를 지키면서도 학생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작동 가능한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경기도의 한 학생이 의대·한의대·약대 합격 후 사범대를 선택했다. 어떻게 보는지. “교직이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가치와 사명을 바탕으로 선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학생이 적성과 가치에 따라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때 교육은 제 역할을 한다. 교직을 ‘직’이 아니라 ‘업’으로 인식하는 문화가 중요하다. 교사가 전문성과 자부심을 갖고 교육에 전념할 여건을 만들고 학생이 교사를 통해 가능성을 발견하는 경험이 교직에 대한 존중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겠다. 학생이 ‘점수’가 아니라 ‘삶의 방향’으로 진로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하고 학교는 그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 -최근 시흥 아동 사망 사건과 관련해 “그 긴 시간 국가는 어디에 있었나”라고 말한 배경은. “아동 보호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사건이다. 부처 간 칸막이와 단절된 정보가 만든 공백을 메워야 한다. 사후 대응을 넘어, 출생부터 취학까지 건강·돌봄·교육 정보가 하나의 흐름으로 관리되는 범부처 통합 안전망이 필요하다. 취학 이전 단계에서 소재와 안전을 사전 점검하는 체계를 정례화하고 전담 인력과 예산도 확보해야 한다. 핵심은 위험에 놓이기 전에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되돌릴 수 없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가가 책임지는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교복 가격을 두고 ‘등골 브레이커’란 지적을 했다. 교육감의 생각은. “경제적 부담을 줄이되 획일적 기준보다 학교별 여건과 구성원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교복 자율 운영, 생활복 전환 등 다양한 방식이 가능하다. 지원도 현물 중심을 넘어 바우처 등으로 선택 폭을 넓히는 논의가 필요하다. 학생의 편의성과 실용성, 활동성과 계절 적합성까지 함께 고려하겠다. 교복은 ‘통제’의 상징이 아니라 학생 생활을 돕는 도구가 돼야 하며 학교가 스스로 합리적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 -행정 통합으로 경기도가 예산 배정에서 역차별받을 우려가 있다. “경기도는 학생 수와 학교 수가 많아 교육 수요가 크다. 이를 반영하지 않은 재정 배분은 교육의 질과 형평성에 악영향을 준다. 교부금 구조 변화로 연간 2조~3조원 감소 우려도 제기된다. 교육 재정은 단순 균등이 아니라 수요와 여건을 반영한 합리적 배분이 필요하며 교육의 특수성과 독립성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 교육은 행정의 한 항목이 아니라 학생의 성장과 직결되는 영역인 만큼 재정 논의에서도 ‘학생에게 필요한 최소 조건’을 먼저 놓고 판단해야 한다.” -최근 출간된 저서 ‘임태희의 미래교육 IM_Possible’에 담긴 메시지는. “경기교육의 정책 방향을 교육 현장과 함께 나누기 위해 썼다. 교육은 한 사람의 의지로 완성되지 않는다. 학생·교사·학부모를 비롯한 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기에, 현장에서 듣고 느낀 점과 정책 추진 과정에서의 고민을 정리해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동안은 기록보다 실천을 우선해 왔다. 정책 현장에서의 한 번의 결정, 한 명의 학생, 하나의 변화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만 교육은 개인의 삶을 넘어 사회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한다. 그래서 교육의 방향과 철학을 보다 분명히 정리하고 함께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IM_Possible’(임_파서블)에는 두 뜻이 있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의지, 그리고 우리 교육도 충분히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자율·균형·미래라는 가치가 핵심이다. 학생이 스스로 선택하고 성장하는 자율, 공동체 역량을 키우는 균형,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 시대의 미래 역량을 준비하는 것이 경기교육의 방향이다. 결국 입시 중심 구조를 넘어 학생의 성장과 가능성을 중심에 두는 교육으로 전환하고, 배움이 학교를 넘어 지역사회로 확장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 경기교육이 나아갈 방향은. “학생이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기르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교육의 중심을 학생과 학교에 두고 자율·균형·미래의 가치가 수업·평가·학교 운영 전반에서 실현되도록 뒷받침하겠다. 입시 중심 구조를 넘어 학생의 성장과 가능성을 중심에 두고 배움이 학교를 넘어 사회로 확장되는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 결국 교육의 본질은 ‘누구를 더 뽑느냐’가 아니라 ‘모두를 어떻게 성장시키느냐’에 있다. 그 방향을 흔들림 없이 지켜 나가겠다.”
  • 포스코, 민주·한국노총 따로 협상한다… 교섭 단위 분리 허용

    포스코, 민주·한국노총 따로 협상한다… 교섭 단위 분리 허용

    노조 간 갈등·업무 성격 차이 고려금속노련 등 최소 3개 하청과 교섭 인국공 상급단체별 3곳 분리 결정노동부, 포괄임금 오남용 지침 발표법정 수당보다 적을 땐 차액 지급경총 “정액수당제 금지 강한 유감”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시행 이후 하청노조 간 교섭 단위를 분리하라는 노동위원회의 첫 판단이 나왔다. 이로써 하청노조는 원청과 개별 노조의 특성을 반영한 교섭이 가능해졌다. 원청인 포스코는 최소 3개 노조와 개별 교섭에 나서야 한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8일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소속 하청 노동자들이 각각 제기한 교섭 단위 분리 신청을 ‘인정’으로 판정했다. 경북노동위는 “금속노조는 노조 간 갈등 가능성과 이익대표성 등을 고려했고, 건설노조는 플랜트 건설의 특성과 작업방식 등 업무 성격이 다른 점을 고려해 별도 분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건설노조의 ‘포스코 교섭 단위 분리 신청 이유서’를 보면 이들은 “한국노총 금속노련은 총 3500명이 포스코에 원청 교섭을 요구한 반면 금속노조는 1900명이 요구했다”면서 “이렇게 되면 과반을 차지한 금속노련이 대표가 되므로 교섭 단위를 분리하지 않으면 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금속노련 소속 근로자들은 제조업에 종사하지만 건설노조는 건설업에 종사해 근로 조건에 차이가 있다”면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빈번한 대립과 갈등으로 인해 한국노총 소속인 금속노련 등과는 교섭 단위 통합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당초 고용노동부는 ‘하청노조 교섭 창구 단일화’를 원칙으로 제시하면서도 노동위원회가 분리 필요성을 인정하면 개별 교섭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뒀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건설노조, 한국노총 금속노련 등 최소 3개 노조 소속 하청노조와 교섭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하청노조 7곳이 제기한 교섭 단위 분리 신청에 대해 노조 상급단체별로 교섭 단위를 3개로 분리하는 결정을 내렸다. 민주노총 소속, 한국노총 소속, 그외 노조로 나눴다. 인천노동위는 “노조 간 이해관계의 유사성과 갈등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노동위원회가 노조 상급단체를 기준으로 교섭 단위를 결정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앞으로 원청과의 교섭 과정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사이 갈등이 빈번히 노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노동부는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 자문을 거쳐 국세청이 콜센터 노동자의 원청 사용자가 맞다고 판단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동부가 사용자성 판단을 내린 건 처음이다. 한편 노동부는 ‘공짜노동’을 부르는 ‘포괄임금제’를 개선하기 위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을 이날 처음 내놨다. 지침은 9일부터 시행된다. 포괄임금제란 실제 근무한 시간과 무관하게 임금을 정해 놓고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포괄 지급하는 임금 산정 방식이다. 지침의 핵심은 ‘고정 연장근로수당(OT)’을 포함한 포괄임금 약정 금액이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법정 수당보다 적으면 고용주가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이다. 미지급 시 임금체불로 처벌받을 수 있다. 실제 일한 시간만큼 임금을 주지 않으면 불법이란 의미다. 또 기본급과 수당을 구분하지 않는 정액급제, 연장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수당을 구분하지 않고 제 수당을 포괄해 산정·지급하는 ‘정액수당제’는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경영계는 즉각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정액수당제를 금지한 건 어렵게 도출한 사회적 합의를 위배한 것”이라면서 “노사정 합의를 무력화한 정부의 지침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 검사 부족·셀프 감찰 논란에… 또 불거진 ‘특별검사 만능론’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진술 회유 의혹에 대해 별도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실제로 특검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검찰 수사가 ‘제 식구 감싸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데, 특검 만능론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전날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에서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검사가 검사를 제대로 조사할 수 있겠냐라는 의문이 있다”며 “부족한 점이 있다면 국회 결단으로 특검을 만들어 수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진상 조사를 진행하는 정용환 서울고검장 직무대리(서울고검 차장)도 검사 추가 파견을 요청하며 “공정성에 대한 시비 등이 있어 상설특검을 제안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TF는 지난해 9월부터 진술 회유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여기에 대장동 수사팀 2기 검사 9명에 대한 조사가 추가됐고, 엄희준·강백신 검사의 직무대리 파견 적절성 문제도 맡게 됐다. TF 출범 후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진술 회유 의혹과 관련한 결론은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장동 수사 검사 9명에 대한 감찰은 불가능하다는 게 서울고검 측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징계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박상용 부부장 검사 건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법무부와 검찰이 특검에 대한 공감대를 이루면서 쿠팡 퇴직금 불기소 의혹 및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 사건처럼 상설특검이 출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검찰 안팎에서는 특검 만능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어긋날뿐 아니라 연이은 특검으로 검찰 인력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다. 사건 적체가 심화된 가운데 특검 출범으로 추가 검사 파견이 진행될 경우 사건 처리는 더욱 지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까지 5개 특검(내란·김건희·채해병·쿠팡 및 관봉권·종합특검)에 파견된 검사 인력은 총 67명에 달한다. 한 부장검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수준에 달했다. 자포자기하는 검사들도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거동도 못 하던 아내가 혼자 일어서”… 존엄 되찾은 구순 부부

    “거동도 못 하던 아내가 혼자 일어서”… 존엄 되찾은 구순 부부

    사회복지사·간호사가 2명씩 상주고위험군 어르신 11가구 밀착 관리버려진 지하는 멀티플렉스로 개조“재미있어서 주 5일 빠짐없이 출석” 미국에서 24년을 살다 돌아온 참전용사 장덕기(92)씨에게 지난 2년은 절망의 시간이었다. 함께 귀국한 아내는 스스로 앉지도 못할 만큼 기력이 쇠해 누워만 지냈다. “아내 송장 치르기 전에 한국으로 오라는 딸 말에 왔는데 처음엔 딸 집에 얹혀살며 하루하루가 막막했죠.” 변화는 지난해 10월 대전 대덕구 케어안심주택 ‘늘봄채’에 입주하면서 시작됐다. 거동조차 못 하던 아내는 입주 반년 만에 지팡이를 짚고 스스로 일어섰다. “이제는 화장실도 혼자 가요. 그 열 걸음이 우리 부부에겐 기적입니다.” 요양병원이나 시설에 가지 않고도 ‘내 집’에서 존엄을 지키며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8일 만난 구순의 부부는 일상으로 증명하고 있었다. 늘봄채에는 의료·돌봄·주거 지원이 동시에 필요한 고위험군 어르신 11가구가 산다. 기존 주거 환경이 열악해 개선이 절실한데도 임대인의 반대로 집을 고치지 못했거나 퇴원 후 갈 곳이 마땅치 않았던 이들이 이곳에 입주했다. 월세는 1인 가구 11만원, 2인 가구 18만원 선이다. 임대 기간은 최장 10년이며 연장도 가능하다. 이 모델의 핵심은 건물 안 ‘202호’에 있다. 일반 가구가 아닌 방문의료지원센터로, 사회복지사 2명과 간호사 2명이 상주하며 건강을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공공임대 고령자 주택은 다른 지역에도 있지만 의료·복지 인력이 건물에 상주하며 일상과 건강을 밀착 관리하는 모델은 대덕구가 유일하다. 이런 변화가 넉넉한 곳간에서 나온 건 아니다. 대덕구의 재정자립도는 13%에 불과하고 예산의 64%가 복지비로 쓰인다. 건물을 새로 지을 여력조차 없는 상황에서 공무원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찾아다니며 공실 상가나 건물을 무상으로 빌려달라고 끈질기게 설득했다. 옥지영 대덕구청 통합돌봄팀장은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처음부터 사업을 설명하며 설득해야 했다”며 “단순히 공간을 달라는 게 아니라 지자체가 의료와 돌봄을 책임지겠다는 ‘소프트웨어’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공태자 통합돌봄과장은 “권역별로 늘봄채 2호, 3호를 확대하기 위해 LH와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대덕구는 ‘중증화 방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영구임대아파트 내 방치된 지하상가를 개축해 만든 ‘돌봄건강학교’가 그 거점이다. 버려진 지하 공간은 이제 어르신들의 ‘멀티플렉스’가 됐다. 이곳에서 근력 운동을 하고 보드게임을 즐기고 공유주방에서 함께 요리하며 사회적 관계망을 회복한다. 이곳에서 만난 한 어르신(85)은 “아침 9시에 나와 오후 4시에 집으로 ‘퇴근’한다”며 “재미있어서 주 5일 빠짐없이 온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이용자의 77%는 근력 수치를 유지 혹은 개선했고, 79%는 우울 척도가 낮아졌다. 고독사의 그림자를 밀어내는 현장이었다. 그러나 열정만으로 메울 수 없는 사각지대도 남아 있다. 엘리베이터 없는 낡은 빌라 고층에 사는 고령 장애인은 요양보호사가 방문해도 외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옥 팀장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창살 없는 감옥’ 같은 곳에서 어르신을 내려드리고 싶어도 예산과 협력 기관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지속가능성도 숙제다. 옥 팀장은 “매년 예산이 줄어들까 봐 가슴이 두근거린다”며 “안정적인 국비 지원과 기관장의 지속적인 관심이 이어져야 통합돌봄이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 與 “박상용, 위증 혐의 고발”… 野 “공소취소 목적 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8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를 위증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를 위한 빌드업”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법사위는 이날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박 검사에 대한 ‘증인 고발의 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 검사가 지난해 9월 검찰개혁 입법청문회, 같은 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의혹 등과 관련해 위증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하고 퇴장했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박 검사의 지난해 법사위 국감 영상 등을 시청한 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회덮밥 들어갔습니까’, ‘외부 도시락 들어갔습니까’라고 물었는데 박 검사가 ‘아닙니다’라고 한다. 이것을 우리는 위증이라고 얘기한다”고 했다. 이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삼인성호’(근거 없는 말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곧이듣게 된다는 의미)를 언급하며 “직권남용을 통해 공소취소를 이루기 위한 빌드업”이라고 강조했다. 또 “조작특위의 목적은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은 “위증 고발의 근거라는 게 서민석 변호사의 녹취록 등인데 검증이 안 된 상태에서 위증으로 단정 짓는 입법독재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여당 간사 김용민 의원은 “사건을 조작했고, 피의자를 회유하고 협박해 허위 진술을 얻어냈으면 처벌해야 한다”며 “거짓말하는 검사를 고발하겠다는데 야당이 발 벗고 나서서 이렇게 반대할 만큼 두렵나”라고 반박했다.
  • ‘파랑빨강 반반’ 강원… “화합의 우상호” “미워도 김진태”

    ‘파랑빨강 반반’ 강원… “화합의 우상호” “미워도 김진태”

    “李 일 잘해… 타운홀서 정치 효능감”“야권 인사 계엄·가뭄 대처에 실망”“보수세 약해졌어도 뚜껑 열면 국힘”“민주 입법 밀어붙이기, 속에 불나” “파란색과 빨강색이 반반 정도 섞여 있는 것 같네요.” 30년 전 인천에서 강원 춘천시로 거주지를 옮겼다는 조희영(64)씨는 8일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강원도는 보수색이 엄청 강했다. 내가 당황할 정도”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강원도도 이제 많이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국민의힘 소속 김진태 현 강원지사의 ‘빅매치’가 성사된 강원도에서는 변화에 대한 기대감과 국민의힘에 대한 쓴소리가 많이 감지됐다. 하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현 지사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는 목소리도 만만찮았다. 춘천 풍물시장에서 기름장사를 하는 황모(62)씨는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의 강원 타운홀 미팅을 언급하며 정치 효능감을 줬다고 치켜세웠다. 황씨는 “지난 대선 때도 이 대통령을 찍진 않았다”면서도 “단 한 번도 민주당을 찍어본 적 없는데 생각이 점차 바뀌고 있다”고 했다. 황씨는 “이 대통령을 좋아하진 않지만 잘 하는 건 맞지 않나. 국민의힘 정신 바짝 차려야 돼”라고 일갈했다. 풍물시장에서 건어물을 팔고 있는 이모(66)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말도 꺼내기 싫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비상계엄은 과도한 권력을 쓴 것이 맞지 않냐”라며 “이참에 국민의힘은 한번 정리하고 가야지, 이대론 안된다”고 말했다. 11년째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강의종(39)씨는 “계엄 사과도 제대로 안 한 당을 뽑아야 하냐”라며 “영동·영서로 나뉜 것도 강원 철원 출신 우 전 수석이 화합시켜 주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춘천 명동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황모(62)씨는 “김 지사가 해놓은 일이 있으니까 한 번 더 해서 마무리 해야지”라며 “미우나 고우나 힘을 실어줄 생각이다”고 했다. 택시기사 이모(23)씨는 “보수세가 많이 약해졌다고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면 국민의힘 후보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시민들도 더러 만날 수 있었다. 풍물시장에서 건강보조식품을 팔고 있는 이용진(78)씨는 “지금까지 한 번도 빼먹지 않고 투표를 해왔는데, 이번엔 안할 생각”이라며 “자기들끼리 너무 치고받고 싸우니까 보기 싫다. 강원도만 생각하는 후보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춘천에 비해 보수색이 더 강하다고 알려진 영동의 대표 도시 강릉시에서도‘그래도 국민의힘’이라는 목소리와 함께 ‘이번엔 민주당’이라는 민심이 요동쳤다. 강릉 중앙시장에서 건어물을 파는 임성택(80)씨는 “우상호한테 빼앗길 바엔 국민의힘을 찍고 말지”라며 “보수에 리더가 없어서 잘 못하고 있지만, 여기서 입으로는 욕해도 마음은 다 국민의힘이야”라고 했다. 옆에서 고사리를 삶고 있던 김경희(59)씨도 “가뭄은 자연재해일 뿐”이라며 “김진태가 추진력이 강하고 도정도 잘했어”라고 거들었다. 중앙시장에서 44년간 옷 가게를 운영했다는 최규연(78)씨는 “지금 민주당 (의석이) 많다 보니 뭐든 제 마음대로 법을 통과시켜 속에서 불이 난다”라며 “도지사라도 국민의힘 밀어줘야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여름철 극심한 가뭄에 대처하는 국민의힘 인사들에 대한 실망감도 감추지 않았다. 안목해변에서 만난 배모(46)씨는 “난 원래 친박(친박근혜)이고 윤석열도 뽑았는데 가뭄 났을 때 씻지도 못하는데 국민의힘은 일 안 하는 게 보였다. 민주당 권리당원으로 갈아타버렸다”고 말했다.
  • 외국인 돌아온 코스피 5800선 회복… 환율·국제유가 진정세

    외국인 돌아온 코스피 5800선 회복… 환율·국제유가 진정세

    미국과 이란의 휴전 소식에 8일 코스피가 단숨에 5800선을 회복하며 ‘안도 랠리’를 펼쳤다. 코스닥 지수도 급등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 일시 정지(사이드카)가 연이어 발동됐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로 되돌아오며 원달러 환율도 30원 넘게 급락한 1470원대로 내려갔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77.56포인트(6.87%) 오른 5872.34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5919.60까지 올라서며 6000선 재탈환을 눈앞에 뒀다가 상승폭을 일부 내줬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53.12포인트(5.12%) 상승해 1089.85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이날 오전 9시 6분과 13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이 5분간 일시 정지됐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매수 사이드카 발동은 각각 올 들어 7번째와 6번째다. 양 시장에서 매수 사이드카가 연달아 발동됐던 지난 1일 이후 일주일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조 5000억원, 2조 7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5조 4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외국인은 중동 사태 이후 지난달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36조원 가까이 내다 파는 등 국내 시장에서 발을 뺐는데,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지난 7일부터 이틀 연속 순매수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크게 상승한 건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초 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를 이란과의 협상 시한으로 두고, 협상 결렬 시 이란 에너지 시설을 타격하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기한을 90분 앞두고 양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 개방을 전제로 ‘극적인 휴전’에 성공하면서 시장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났다. 일본 닛케이255지수(5.39%), 대만 가권지수(4.61%) 등 아시아 증시 강세 속 코스피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주 강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1만 전자’와 ‘100만 닉스’를 회복했다. 삼성전자는 1만 4000원(7.12%) 오른 21만 500원에, SK하이닉스는 11만 7000원(12.77%) 오른 103만 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 업종 외국인 지분율이 최근 역사적 저점 수준인 49%까지 빠진 데다, 전날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57조 2000억원이라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한 점이 투자심리 회복에 영향을 줬다. 국제 불확실성이 완화되자 환율과 국제유가도 안정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3.6원 떨어진 1470.6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11일(1466.50원) 이후 최저치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복귀로 인한 ‘달러→원화’ 환전 수요도 한몫했다. 국제유가는 최대 19% 하락해 지난 2일 이후 처음으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과 브렌트 선물 가격 모두 장중 100달러를 밑돌았다. 정부는 10일 0시부터 적용할 3차 석유 최고가격 지정을 앞두고 고민이 커졌다. 미국과 이란의 2주간 휴전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 상황을 반영해 2차 때보다 내릴지, 정유사의 손실을 고려해 더 높일지가 관건이다. 2차 최고가격(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 상한은 휘발유 ℓ당 1934원, 경유 1923원이었다.
  • “한 푼도 못 줘”…승무원과 살림 차린 중견기업 후계자의 이혼 통보 [핫이슈]

    “한 푼도 못 줘”…승무원과 살림 차린 중견기업 후계자의 이혼 통보 [핫이슈]

    중견기업 후계자인 남편이 다른 승무원과 살림을 차린 뒤 아내에게 재산분할 없는 이혼을 요구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남편의 외도와 이혼 요구로 고통을 겪는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자 A씨는 과거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다 지인 소개로 중견기업 오너의 아들인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그는 “듬직한 모습에 반해 일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됐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세 아들을 낳아 키웠다. 하지만 남편 회사 실적이 악화하면서 집안 분위기도 흔들렸다. 시아버지와 갈등을 빚던 남편은 어느 날 “당분간 혼자 있고 싶다”며 집을 나갔다. 충격적인 정황은 그 뒤 드러났다. 남편이 두고 간 노트북을 열어봤다가 다른 여성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발견한 것이다. 상대는 외국계 항공사 승무원이었다. 아이들을 생각해 상대 여성에게 직접 연락해 만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남편은 이미 그 여성의 집에서 지내고 있었다. ◆ 상간녀 집 간 남편…아내에 “빈손 이혼” 이 사실을 시부모에게 알리자 처음에는 “남편이 돌아올 때까지만 참아 달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시아버지는 자신의 회사에 며느리를 직원으로 올려 매달 200만원의 급여를 주고 별도로 300만원도 지원했다. 하지만 얼마 전 남편은 이혼 소장을 보냈다. 남편 명의 재산은 나누지 말고 이혼만 하자는 내용이었다. 뒤늦게 드러난 일도 있었다. 시아버지가 남편 앞으로 부동산을 증여해 놓고도 이제 와서는 “양육비를 줄 테니 이쯤에서 합의이혼을 하라”는 식으로 태도를 바꿨다는 주장이다. ◆ 법률가 “외도한 쪽, 이혼 소송 유리하지 않다” 임경미 변호사는 남편의 이혼 청구가 법원에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현재 부정행위가 계속되는 만큼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임 변호사는 “법원은 유책주의를 바탕으로 판단한다”며 “혼인 파탄 책임이 큰 배우자가 낸 이혼 청구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간 별거가 있었더라도 혼인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한 사정이 있고, 미성년 자녀도 있는 만큼 남편 청구가 쉽게 인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산분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봤다. 임 변호사는 “별거 중 이뤄진 증여라도 혼인 관계가 이어졌고, 아내가 자녀를 키우며 가정을 유지한 점이 인정되면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부의 양육비 약속은 강제로 집행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부모와 달리 할아버지는 법정 양육 의무를 지지 않기 때문에 조정을 통해 문서로 남겨도 강제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취지다.
  • 여자배구 ‘FA 빅3’ 잡아라

    여자배구 ‘FA 빅3’ 잡아라

    정, 27경기서 290점·블로킹 4위이, 포지션 자유자재 전천후 활약김, 주전 세터로 안정적 경기 조율 여자배구가 2025~26시즌을 마무리하면서 이제 관심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대어급’ 선수들의 행보로 쏠린다.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다른 선수들의 이동도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이른바 ‘새 판 짜기’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국배구연맹은 8일부터 여자부 FA 자격 선수를 공시한다. 정규리그 6시즌(고졸 선수는 5시즌)을 의무적으로 복무하면 자격을 얻는다. 2주간 열리는 협상 기간 원소속팀은 물론 다른 6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올해 처음 FA 자격을 얻는 ‘빅3’로 정호영과 이선우(이상 정관장), 김다인(현대건설)이 꼽힌다. 특히 2019~20시즌 신인 드래프트 때 전체 1라운드 1순위로 정관장 유니폼을 입은 정호영은 올 시즌 27경기에 출장해 290점(경기당 평균 10.7점)을 수확했고, 세트당 블로킹 0.667개(부문 4위)를 작성했다. 이선우는 아웃사이드 히터-아포짓-미들블로커를 오가며 포지션을 자유자재로 바꿨다. 정호영이 부상당했을 때 미들블로커진에 공백이 생기면서 그 자리를 메우기도 했다. 주전 세터로 경기를 안정적으로 조율해온 김다인과 한국도로공사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끈 리베로 문정원도 FA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다만 여자부는 2026~27시즌부터 개인 연봉 상한액을 종전 8억 2500만원(연봉 5억 2500만원+옵션 3억원)에서 5억 4000만원(연봉 4억 2000만원+옵션 1억 2000만원)으로 축소하면서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이 크게 줄었다. 국내 선수뿐 아니라 외국인 거포와 아시아 쿼터 대어급 선수들의 재계약 여부도 지각변동을 부를 예정이다. 정규리그에서 여자부 사상 한 시즌 최다인 1083득점 신기록을 비롯해 남녀부를 통틀어 처음으로 3년 연속 1000 득점을 돌파하고, 소속팀의 챔피언전 우승을 주도하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GS칼텍스의 실바가 우선 꼽힌다. 도로공사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끈 모마와 아시아 쿼터 타나차의 재계약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 [단독] 경고음 큰데… 한투, IMA 자금 25% ‘해외 사모대출’로 굴렸다

    [단독] 경고음 큰데… 한투, IMA 자금 25% ‘해외 사모대출’로 굴렸다

    평생 예금만 해온 70대 A씨는 “원금이 보장되고 추가 수익도 얻을 수 있다”는 말에 처음으로 증권사 종합투자계좌(IMA)에 5000만원을 넣었다. 하지만 이 자금 일부가 해외의 위험 자산에 투자된 사실을 알게 되면서 불안이 커졌다. 만기 2년 뒤 원금을 돌려받는 구조라지만, 중동사태로 금융시장 불안 뉴스가 이어지자 “정말 안전한 게 맞느냐”는 의문이 생긴 것이다. 중소·벤처기업에 투자금을 공급하기 위한 취지로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야심차게 도입한 한국투자증권의 IMA 자금 가운데 약 4분의 1이 해외 사모대출에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 사모대출 시장은 최근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며 자본시장의 ‘잠재적 폭탄’으로 떠오른 상태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모집한 IMA 자금 2조 5590억원 가운데 5034억원(19.7%)이 해외 사모대출에 투자됐다. 특히 가장 규모가 큰 1호 상품은 1조 1146억원 중 2726억원(24.4%)이 들어갔다. 아직 회수되지 않은 돈까지 고려하면 실제 규모는 더 클 수 있다. 2호 상품 7772억원 중 1904억원(24.5%), 3호 상품 3553억원 중 404억원(11.4%)도 각각 사모대출에 들어갔다. 사모대출은 은행 대신 사모펀드가 기업에 돈을 빌려주는 투자 방식이다. 투자자에게 이자를 많이 주는 대신, 한 번 투자하면 중간에 돈을 빼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최근 미국 등에서 투자자들이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환매)하자 일부 사모펀드가 인출을 막는 조치(게이트)를 하는 사례가 나오며 경고음이 켜졌다. 이런 상황에서 원금 보장을 전제로 한 IMA 자금이 단기간 회수가 어려운 자산에 투자된 점이 논란의 핵심이다. IMA는 만기가 있는 상품이지만 원금보장형이어서 큰 위험을 감수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사모대출 같은 고위험 자산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구조적 불일치가 발생한다. 평소에는 문제가 없지만 환매가 몰리는 순간 부담은 증권사로 전이되고, 상품 안전성도 함께 흔들릴 수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도 최근 이런 점을 우려해 “환매가 가능한 상품에 현금화하기 어려운 자산(비유동 자산)을 넣으면 구조적으로 긴장이 생긴다”며 “신뢰가 흔들리면 바로 자금 압박(유동성 위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외 사모대출 투자에 대해 “기업금융(IB) 관련 투자로 국내 기업 투자 전까지 자금을 굴리기 위한 임시 투자(가교자산)”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IMA 사업자들은 다른 선택을 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위험성을 고려해 해외 사모대출에 돈을 넣지 않았고, NH투자증권도 시장 상황을 보고 있다. 김 의원은 “중소벤처기업의 혁신 성장을 지원하라고 마련해 준 IMA 제도가 증권사의 해외 사모대출 투자 자금줄로 변질된 것은 생산적 금융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며 “당국의 선제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포스코, 협력사 직원 7000명 직접 고용… 원·하청 구조 혁신

    포스코, 협력사 직원 7000명 직접 고용… 원·하청 구조 혁신

    포항·광양제철소 생산직 순차 고용10여년 불법파견 소송 갈등 일단락포스코 “노사 상생 통해 경쟁력 강화”다른 기업들도 직고용 압박 커질 듯 포스코가 포항·광양 제철소 협력사 소속 현장직 노동자 약 7000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지난달 10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시행 이후 원청이 하청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기로 한 첫 사례로, 하청노조와 교섭을 벌이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0여년간 포스코 측과 하청 노동자 간에 이어진 불법파견 소송으로 인한 갈등도 일단락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포항·광양 제철소 생산 현장에서 조업을 지원하는 협력사 직원들을 직접 고용하는 로드맵을 7일 마련했다. 이에 따라 협력사 현장 직원 약 7000명이 순차적으로 포스코 직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24시간 설비를 가동해야 하는 등 제철 공정 특성상 직영과 협력사가 함께 근무하는 원·하청 구조로 운영돼 왔다. 현재 포항·광양 제철소 내 약 80~100곳의 협력사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치는 조업과 밀접한 현장 업무를 중심으로 직접 고용 체제로 전환하는 것으로, 고착화된 원·하청 구조를 개선하고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 측은 “산업현장의 안전 체계를 혁신하고 상생의 노사 모델을 바탕으로 미래 철강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는 장기간의 소송에 따른 부담이 영향을 미쳤다.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2011년 ‘포스코 정규직과 동일한 공정에서 크레인·지게차 운전 등 업무를 수행해 왔다’며 첫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2022년 7월 노동자 승소로 결론났고, 포스코는 총 55명을 직접 고용했다. 이후 2024년부터 올해 초까지 진행된 잇따른 하급심 및 항소심에서 법원이 포스코의 불법파견을 인정하는 흐름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포스코는 8차에 걸쳐 패소했다. 이같은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 참여한 누적 인원만 2000여명에 이른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는 ‘노란봉투법’이 지난달 10일 시행되면서 회사의 직고용 부담도 커졌다. 해당 법 시행으로 하청 노동자도 원청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되면서, 유사 소송이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달 24일 주주총회에서 “2022년 대법원 판결 이후 직고용이 이뤄졌지만 직군 차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장기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당사자 부담이 커지는 만큼 방향성을 정리하겠다”며 전향적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포스코의 이번 결정으로 현재 하청 노조들의 잇단 교섭 요구에 직면한 기업들의 직고용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근로자 지위 확인과 노란봉투법이 별개의 법이지만 노동자 권익 증진이라는 면에서 같은 취지”라며 “포스코의 결정이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AI 에이전트, 절세·투자·공과금 이체까지 척척… ‘1인 1금융집사’ 시대

    AI 에이전트, 절세·투자·공과금 이체까지 척척… ‘1인 1금융집사’ 시대

    대출 심사·자산 관리 등 AI 도입고객 생애주기 맞춰 선제적 제안30분 걸리던 신용평가도 10초컷해외선 단순 보조 넘어 과업 완수 데이터 안보·투명성 확보는 ‘과제’ “이번 달 보너스 들어왔는데, 내 소비 패턴에 맞춰서 이자율 높은 적금 하나 가입해주고 남은 돈으로 공과금 좀 내줘.” 퇴근길 지하철에서 직장인 A씨가 스마트폰에 나직이 읊조리자 금융 AI 에이전트가 즉각 응답한다. 1초 만에 수만 개의 상품을 비교해 최적의 적금을 찾아내고, 고지서 속 관리비까지 확인해 이체를 마친다. 평소 눈여겨보던 해외 주식이 급락하면 “지금이 평균 단가를 낮출 적기”라며 매수 타이밍을 제안하고, 반대로 새벽 시간대에 평소와 다른 지역에서 고액 결제가 시도되면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며 스스로 송금을 차단한 뒤 사용자에게 보고한다. 이런 상상을 현실로 옮기기 위해 국내 금융권과 정보·통신(IT) 업계가 서로 손을 잡고 첫발을 내디뎠다. 금융사 창구를 찾아가던 시대가 가고, AI가 고객의 생애 주기와 일정에 맞춰 대출 승인부터 절세 전략까지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초개인화 금융’이 일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SDS는 7일 우리은행과 손잡고 대출 심사와 자산 관리 등 175개 업무 영역에 AI 에이전트를 배치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전날 IBK시스템과 협력해 소상공인 대출 등 전문 지식이 필요한 현장에 최적화된 AI 플랫폼 구축에 착수했다. KT는 제주은행의 행정 및 고객 서비스 전반에 생성형 AI 플랫폼을 이식하며 지역 금융의 AX(인공지능 전환)를 이끌고 있다. 금융 현장에선 이미 압도적인 속도를 체감 중이다. 하나은행은 기존에 직원이 지표를 분석하느라 30분 이상 소요되던 기업 신용평가 업무를 단 10초 만에 끝내는 생성형 AI 시스템을 지난달부터 전 영업점에 도입했다. 해외 금융 시장은 한발 더 앞서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앤스로픽과 협력해 투자 업무를 자율 수행하는 ‘디지털 동료’를 투입했고, 미국 최대 상업은행 중 하나인 웰스파고는 구글 클라우드 기반 AI 에이전트로 전 직원에게 실시간 시장 분석을 지원한다. 보조 도구를 넘어 스스로 과업을 완수하는 AI가 글로벌 금융의 새로운 운영체제로 부상한 것이다. 다만, 금융 보안과 데이터 안보에 대한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AI가 스스로 판단을 내리는 과정에서 내부 논리를 알 수 없는 ‘블랙박스’ 현상이 발생할 경우, 금융의 생명인 투명성과 신뢰를 근본적으로 해칠 수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금융 분야의 AI’ 보고서를 통해 AI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이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을 뒤흔드는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에 유럽중앙은행(ECB)은 AI로 금융사의 이상 징후를 역추적하는 전용 감시 도구 ‘아테나(Athena)’를 도입해 맞대응에 나섰다. 우리나라 금융위원회도 지난해 12월 발표한 ‘망 분리 개선 로드맵’과 ‘통합 AI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의무화하고 보안 대책 마련을 전제로 하는 AI 활용 환경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사설] 檢 보완수사권 절실함 보여 준 김창민 감독 폭행 사망 사건

    [사설] 檢 보완수사권 절실함 보여 준 김창민 감독 폭행 사망 사건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 논란이 제기된 영화감독 김창민씨 집단 폭행 사망 사건과 관련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검찰 보완수사를 통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엄정한 처벌 의지를 밝혔다. 정 장관은 어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초기 수사의 미흡으로 유가족과 국민께 큰 아픔을 드리는 일이 발생했다”며 “1차 수사에 대한 빈틈없는 보완으로 고인이 된 피해자와 유가족의 억울함이 한 점도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20일 새벽 발달장애 아들과 함께 경기 구리시의 한 식당을 찾았다가 20대 남성들과 시비가 붙었고, 식당 밖에서 집단 폭행을 당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19일 만에 뇌사 판정을 받은 뒤 장기 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전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구속된 피의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경찰은 사건 초기 가해자 일행 중 1명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후 김씨가 사망하자 유가족의 항의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로 다른 공범 1명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역시 기각됐다.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최소 6명의 가해자 무리가 김씨를 끌고 다니며 폭행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집단 폭행으로 인한 상해치사의 정황과 증거가 명백한데도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된 것은 경찰의 부실한 초동수사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가해자들이 같은 동네에 거주하고 있어 피해자 유가족의 불안이 큰 상황에서도 수사가 지연된 점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법무부 장관이 철저한 보완수사를 지시한 만큼 이번 사건의 진상 규명과 처벌은 늦더라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앞이 캄캄한 것은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다. 경찰의 부실 수사를 견제하고 감시할 제도적 장치가 사라진다면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 줄 최후의 안전망마저 없어지게 된다. 누가 책임질 수 있나.
  • [박미경의 사진의 첫 문장] 그날의 뒷모습마저 기록하고 싶었다

    [박미경의 사진의 첫 문장] 그날의 뒷모습마저 기록하고 싶었다

    여기, 뒷모습이 있다. 사진이 순간을 고정시켜 놓은 때문이 아니라도, 깔고 앉은 의자처럼, 스스로는 움직일 줄 모르는 사물처럼 완강한 ‘BACK’이다. 2022년 여름, 사람들이 광장에 모이기 시작했다. 새 정권이 시행하는 정책들에 분노한 시민들이었다. ‘촛불의 경험’을 공유한 그들은 8월 무더위를 무릅쓰고 시위를 시작한 뒤 기약 없는 긴 싸움을 이어 갔다. ‘토요시위’는 해를 넘겨 계속되었고, 두 번째 겨울이 지나도록 이어졌다. 그리고 세 번째 겨울인 2024년 12월 3일, 갑작스러운 현실로 비상계엄이 선포되었다. 누적된 분노가 폭발하면서 시민들의 연대와 저항으로 드넓은 광장들의 밀도가 높아졌다. 그 광장에, 시위에 연대한 한 사람의 시민이면서 역사적 현장의 기록자로 사진가 이상곤이 있었다. 그러나 그의 ‘현장 사진’에는 현장에서 촛불을 들고 응원봉을 흔드는 시민들의 몸짓, 얼굴과 표정, 외침 등이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광장을 지키는 묵묵한 뒷모습만이 담겨 있을 뿐이다. 사진가가 오직 혹한을 견디며 세 번의 겨울 광장을 지킨 시민들의 뒷모습에 주목한 때문이다. ‘뒷모습’의 작가 미셸 투르니에가 ‘등은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고 했듯이, 인간의 뒷모습이 보여 주는 웅변적 표현에 이끌린 이상곤은 또 다른 각도로 그날의 현장을 증언코자 했다. 그날의 뒷모습마저 기록하고 싶었던 것이다. 3년 동안 지속한 사진 시리즈의 제목은 ‘BACK’이다. 이는 ‘등’ 또는 ‘뒷면’이라는 뜻과 함께 ‘뒤로’라는 방향성을 담고 있다. ‘BACK’은 사람들의 뒷모습, 과거 독재의 시간으로 되돌리려 한 시도에 맞서 다시 제자리로 되돌리려는 필사의 저항과 권력의 어두운 배면을 모두 포함하는 제목이기도 하다. 사진을 보는 것은 ‘눈으로 어루만지는 감각’을 일깨우는 일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BACK’을 통해 그날의 현장에 앉아 있던 사람들의 뒷모습을, 장시간의 앉은 자세와 추위로 굳은 등과 어깨를, 그 마음들까지를, 눈으로 어루만지게 된다. 박미경 류가헌 갤러리 관장
  • [기고] K-BPR 7년, 예측 가능한 규제가 필요하다

    [기고] K-BPR 7년, 예측 가능한 규제가 필요하다

    2019년 도입된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K-BPR)’이 시행 7년을 맞았다. 그러나 현장에서 기업들이 체감하는 규제 환경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준비를 마치고 출발했음에도 심사 과정에서 기준이 바뀌거나 일정이 예측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정상적인 사업 계획 수립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기업의 투자 판단이 보수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산업 전반의 투자 위축과 기술 개발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규제 대응 비용이 증가할수록 기업은 혁신보다 불확실성 회피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조정하게 된다. 실제로 승인 과정에서 반복적인 보완 요구와 예측하기 어려운 심사 일정으로 인해 제품 출시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비용 부담으로 개발을 중단하거나 시장 진입을 포기하기도 하며, 이는 소비자 선택권 제한과 산업 혁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심사 기준과 방향성이 충분히 공유되지 않고, 기업이 과학적 근거를 설명할 기회조차 제한되는 현실 역시 제도의 신뢰를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이로 인해 제도에 대한 수용성과 정책 협력 기반 또한 약화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한 행정 비효율을 넘어 규제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 확보라는 근본적 과제로 이어진다. 이제는 살생물제 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유해성 중심에서 벗어나 실제 사용 조건과 노출을 반영한 위해성 기반 관리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이는 안전을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과학적이고 정밀하게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방향이다. 또한 주요국과의 규제 정합성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유럽연합은 장기적 이행 계획을 통해 기업의 적응과 데이터 축적을 지원해왔으며, 미국은 초기 단계에서 데이터 적합성을 검토하는 절차를 통해 심사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규제 신뢰성과 수용성을 동시에 제고하는 요소로 평가된다. 우리 역시 국제 수준에 부합하는 규제 혁신을 지향하는 만큼, 제도의 방향성과 함께 운영 방식의 정교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기업이 사전에 대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안전과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핵심 조건이다. 결국 규제의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은 산업계의 자발적 준수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기반이 되며, 정책 효과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26년 발표된 제2차 생활화학제품·살생물제 관리 종합계획(2026~2030)을 계기로, 이제는 제도의 외형적 확장을 넘어 운영의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행정 시스템이 구축될 때 K-BPR은 규제가 아닌 글로벌 경쟁력의 기반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정부와 산업계 간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거버넌스 강화가 그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김경희 고려대학교 환경의학연구소 교수(국민건강생활안전연구회 전문위원)
  • “데이터로 관광객 부르는 AI 시대”… ‘여행광’ CEO가 그린 새 관광지도

    “데이터로 관광객 부르는 AI 시대”… ‘여행광’ CEO가 그린 새 관광지도

    50개국 넘게 다녀온 광고인 출신경험·느낌 아닌 데이터 분석 필요AI본부서 여행 매칭 서비스 추진“반값 여행은 마중물, 콘텐츠 필수” 데이터로 관광객을 불러오고, 축적된 데이터가 이들을 여행지로 이끌어준다. 한국관광공사의 새 수장 박성혁(58) 사장이 그리는 관광산업의 미래다. 해외 여행객의 요구를 데이터로 분석해 한국으로 이끌고, 재가공한 데이터를 통해 관광객이 자신에게 맞는 여행지를 손쉽게 찾아가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해 연말 전격 발탁한 박 사장을 7일 서울 종로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만났다. 광고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박 사장은 대단한 여행광이다. 쏘다닌 국가만 50개 나라가 넘는다. 출장지에서도 하루 이틀 휴가를 붙여 혼자 훌쩍 떠나곤 했다. 개인 소셜미디어엔 여행 사진이 넘쳤다. 지인들이 묻곤 했다. “관광 회사 차릴 거야?” 농담처럼 하던 말이 현실이 됐다. “한국관광공사는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세계적 수준의 데이터 랩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취임 초 느낀 아쉬움은 데이터의 양이 아니었습니다. (데이터를) 보여주는 방법을 개선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가 데이터를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경험과 느낌으로 굴러가는 관광산업으로는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각국 여행객의 성향을 분석하고 우리 관광지의 특성과 정밀하게 매칭할 때 비로소 관광이 과학화되고 체계화되며 고도화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조직 개편을 통해 이 임무를 관광AI(인공지능)혁신본부에 맡겼다. 여행 전·중·후 단계별로 데이터를 분류하고, 관광객이 일상어로 검색하면 AI가 그래프나 표 등 원하는 방식으로 결과를 보여주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우선 6월까지 데이터 랩의 메인 페이지를 개편하고, 2027년 대화형 서비스 구현 이후, 2028년까지는 안정적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AI가 몰고 올 변화의 파고에도 박 사장은 오히려 “몸으로 느끼는 풍부한 감각을 제공할 수 있는 관광공사야말로 대체 불가한 존재”라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요즘 화두인 ‘반값 관광’에 관해서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신중한 시각을 보였다. “반값 혜택은 마중물입니다. 동시에 그 지역의 관광 콘텐츠를 경험 상품으로 개발해야 합니다. 콘텐츠 없이 할인만 이어진다면 혜택의 체감이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한국 관광업계가 아프게 생각하는 질문을 던졌다. 왜 이리 많은 한국인이 일본으로 향하는가. 그는 일본의 우수한 관광 인프라와 접근성을 이유로 꼽았다. “한국의 관광 자원이 일본에 크게 뒤처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콘텐츠 개발과 홍보가 잘 이뤄진다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정보기술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과 장애인 등 관광약자를 위한 ‘열린 여행’도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분들도 진짜 여행을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시각장애인이 만지며 느끼는 유물 관람,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 관광 같은 프로그램은 공기업이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박 사장과의 인터뷰를 며칠 앞둔 지난달 31일 ‘관광기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전격 통과됐다. 국무총리가 주관하던 국가관광전략회의도 대통령 직속으로 격상됐다. 한국 관광 중흥에 온 나라가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박 사장 개인으로선 날개를 얻은 셈이다. 아울러 그가 취임 초 내세운 ‘외래 관광객 3000만명 조기 달성’ 목표에도 기대와 무게가 동시에 쏠리게 됐다.
  • 뱀으로 매도된, 욕망의 여자여… 가부장제 비웃는 메두사 돼라[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뱀으로 매도된, 욕망의 여자여… 가부장제 비웃는 메두사 돼라[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신의 질서 순응할 수 없는 피조물뱀에게서 슬픔을 본 최승자처럼헌신적 어머니 아닌 주체적 악녀‘도금봉’ 시로 승화한 김언희처럼페미니스트 엘렌 식수는 권한다억눌린 모든 여성이여, 글을 쓰라가부장 부역자가 불안·불쾌해할꿈틀거리는 욕망을 적고 웃어라 “어머니 나는 어둠이에요./ 그 옛날 아담과 이브가/ 풀섶에서 일어난 어느 아침부터/ 긴 몸뚱어리의 슬픔이에요.”(최승자, ‘자화상’ 부분) 뱀의 슬픔을 헤아릴 수 있을까. 아담도 이브도 아닌 그 존재의 슬픔을 우리가 가늠할 수 있을까. ‘창세기’ 저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뱀은 주 하느님께서 만드신 모든 들짐승 가운데 가장 간교하였다.”(3장 1절) 뱀은 억울할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씌워진 ‘악’(惡)의 굴레가 달갑지 않을 것이다. 뱀의 악은 아담과 이브의 그것과는 다르다. 아담과 이브의 악은 그들 자신의 의지였지만, 뱀의 악은 신의 뜻이었다. 낙원의 질서에는 맞지 않는 존재. 날 때부터 신을 배반할 운명을 타고난 존재. 뱀에게 자유의지가 주어진다면 그때도 그는 과연 악을 택할까. 전지전능하고도 선한 신은 왜 뱀과 악을 창조했나. 도처에 악이 창궐하고 있는 오늘날 이 문제의 답을 찾는 일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최승자 시인은 답을 찾길 멈춘 듯하다. 대신 뱀에 조용히 자기를 투영한다. 그는 거기서 존재의 슬픔을 길어 올렸다. 신이 만든 질서에 순응할 수 없는 피조물의 슬픔. “밝은 거리에서 아이들은/ 새처럼 지저귀며/ 꽃처럼 피어나며/ 햇빛 속에 저 눈부신 天性의 사람들/ 저이들이 마시는 순순한 술은/ 갈라진 이 혀끝에는 맞지 않는구나./ 잡초나 늪 속에 온 몸을 사려감고/ 내 슬픔의 毒이 전신에 발효하길 기다릴 뿐”(‘자화상’ 부분) 인간을 꾄 벌로 뱀에게는 가혹한 벌이 내려진다. “주 하느님께서 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 너는 모든 집짐승과 들짐승 가운데에서 저주를 받아 네가 사는 동안 줄곧 배로 기어다니며 먼지를 먹으리라.’”(창세기 3장 14절) 혀를 날름거리며 평생 바닥을 기어야 하는 뱀을 시인의 ‘자화상’으로 택한 최승자의 선택은 탁월하다. 일상의 질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세상 가장 낮은 곳에 서 있는, 그럼에도 끝없이 아름다운 말로 세계를 현혹하는. 바로 시인의 초상이다. 하지만 뱀은 거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자기를 외면한 세계를 향해 기어코 이빨을 드러낸다. “이 세상에 진짜 여자 같은 건 없어, 진짜 어머니 같은 건 없다고, 진짜! 혀를 차대는 년들이 있다, 살모사 같은 년들이, 물어 죽일 어미를 찾아 헤매는 년들이 있다, 밑이 빠질 것 같은 내 몸에서 나가지 않는 년들이, 내 애인의 애인 같은 년들이, 목젖에 걸린 세상을 가랑이로 삼켜 넘기는 년들이, 있다 진짜 밑은 웃다가 빠지는 거야, 등신!”(김언희, ‘도금봉을 위하여’ 부분) 생략된 원문은 더 거칠다. 날것에 가까운 언어 가운데 한 문장이 날아와 박힌다. ‘살모사 같은 년들’이라는 화자의 독설. 그들은 어쩌다가 제 어미를 물어 죽이겠다고 나섰을까. 세상에 ‘진짜 여자’, ‘진짜 어머니’ 같은 건 없다고 울부짖으면서. 여기서 어머니는 자애로운 모성과 사랑의 화신이 아니라 가부장적 질서에 순종하기를 택한 존재다. 살모사는 그 어미를 물어 죽인다. 이름과 달리 살모사의 새끼는 실제 어미를 죽이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여기서 사실관계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듯하다. 뱀은 아담에도, 이브에도 속하지 못했다. 그에게 신이 제멋대로 만든 낙원의 질서를 답습하고 싶은 마음은 꿈에도 없을 것이다. 폭파하라! 어머니의 이름으로 유지되는 저 공고한 체계를. 어머니의 이름 뒤에 숨은 저 비겁한 ‘아버지’의 세계를. 김언희의 시가 배우 도금봉(1930~2009)을 기리고 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월하의 공동묘지’ 등 생전 5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던 그의 이름은 지금은 거의 잊혔다. 영화감독 오승욱은 도금봉을 “위대한 악녀”로 기억했다. “욕망에 충실한 여성은 악녀가 되던 시대, 도금봉은 그 한계를 배짱과 연기력으로 돌파하려 한 유일한 여배우다.”(오승욱, ‘위대한 악녀 도금봉’, 신동아) 솔직하게 욕망을 표출하는 여성, 가부장적 질서에 순종하길 거부하는 여성은 여성이 아니다. ‘악녀’(惡女)로 변모한다. 악녀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질서로 포착할 수 없다. 이들은 에덴동산에서 아담에도 이브에도 속하지 못했던 뱀과 같은 운명을 공유한다. “글을 쓰라, 아무도 그대를 막지 못하고, 아무것도 그대를 멈추지 못하리라. 남자도 그대를 멈추지 못하고, 멍청한 자본주의 기계(출판사는 그 기계 안에서 우리 이익에 반하여 우리 등골을 빼먹는 경제의 명령을 전달하며, 교활하고 비굴한 중개자로 기능한다)도 그대를 멈추지 못하리라. 그대 자신조차 그대를 멈추지 못하리라.”(엘렌 식수, ‘메두사의 웃음’ 부분) 뱀과 악녀가 손을 맞잡은 곳에서 우리는 메두사와 만난다. 머리카락이 온통 뱀으로 된 그리스 신화 속 괴물. 동시에 그는 뭇 영웅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지독한 악녀이기도 했다. 프랑스 페미니스트 작가 엘렌 식수는 메두사에서 ‘여성적 글쓰기’의 가능성을 엿본다. 식수는 이 세상 모든 여성이 ‘글’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성은 무엇으로 쓰는가? 그들의 ‘몸’으로 쓴다. 남성들이 절대로 침범할 수 없는, 절대적으로 완전한 그들의 육체로 쓴다. “여성들의 진정한 텍스트들, 여성들의 성기들을 지닌 텍스트들, 그건 그들 마음에 들지 않고, 그들에게 두려움을 주며 불쾌감을 준다. … 내 육체는 텍스트다. 노래하는 흐름의 횡단, 내 목소리를 들어라.”(엘렌 식수, ‘메두사의 웃음’ 부분) 신화 속 메두사는 페르세우스에게 목을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오늘날 메두사의 후예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글쓰기를 통해 세상을 정복한 그들은 꿈틀거리는 머리카락과 함께 서늘한 웃음을 짓고 있을 것이다.
  • “김건희 명품백 4월 말까지 진상 조사… 담당 국장은 사회적 타살”

    “김건희 명품백 4월 말까지 진상 조사… 담당 국장은 사회적 타살”

    김건희 명품백 상식 밖 종결 정권 입맛에 맞춘 전 기관장 책임공직자 배우자 처벌할 제도 추진담당 국장 사망 의혹 조사무혐의 종결 반대했다 생긴 비극개인 문제 아닌 권익위 책임 인정내란죄 공익신고 대상 확대중대 공익 침해 행위로 규정해야신고한 국민 보호 미흡 땐 과태료정일연 국민권익위원장이 2024년 ‘위반 사항 없음’으로 종결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해 “4월 말까지 종결 과정에 대해 진상조사를 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7일 정부세종청사 집무실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언론 첫 인터뷰에서 “권익위가 상식에 어긋난 결정을 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석열 정부 권익위는 2024년 6월 전원위원회를 열고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배우자에 대한 제재 규정이 없다”며 사건을 닫았다가 직무 관련성·대가성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 위원장은 “권익위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관장의 성향에 따라 다른 결정을 내려온 게 문제”라고 말했다. 다음은 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원짜리 디올 가방을 받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신고된 사건을 권익위가 ‘위반 사항 없음’으로 처리했는데, 진상조사 어떻게 하나. “정권이 바뀌었다고 결정을 뒤엎는 건 아니다. 전 국민이 김 여사가 명품백을 받는 영상을 다 봤고 권익위가 상식에 어긋난 결정을 했기에 올바른 길로 되돌아가자는 것이다. 일단 4월 말까지는 진상조사를 진행한다. 누구를 처벌하자는 게 아니라 다시는 이런 결정이 나오지 않도록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공직자의 배우자가 금품을 받았을 때 직접 처벌할 근거가 없어 청탁금지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당시 실무 책임자였던 국장이 무혐의 결정에 자괴감을 토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의혹이 더 커졌는데, 그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인가. “그렇다. 담당 국장은 무혐의 종결에 반대했다. 명품백 사건을 맡지 않았다면 그런 선택을 했겠나. 우울증 같은 개인 문제로 치부해선 안 된다. 일을 맡았다가 숨진 만큼 인과관계가 없다고 할 수 없다. 최소한 권익위에 책임이 있다는 건 인정해야 한다. 유능한 간부가 일 처리를 하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건 ‘사회적 타살’이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 객관적 자료를 수집해 결과를 내고 싶은데 4월 말까지 해보고 필요하면 더 연장하겠다.” -류희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김만배-신학림’ 녹취록을 인용 보도한 방송사에 대해 당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심의를 진행하도록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민원을 제기했다는 이른바 ‘민원 사주’ 의혹도 조사한다는데, 배경은. “신고자 보호 조치가 왜 제대로 안 됐는지 등 해당 사건을 면밀히 검토해 이해충돌방지법과 공익신고자 보호법 적용과 함께 정책적 개선 방안을 살펴보겠다. 피신고자가 기관장이면 감사원 등 객관성을 가진 제3의 기관이 사건을 처리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 -앞으로 권익위의 최대 과제는. “권익위의 조속한 정상화가 필요하다. 비정상이라는 지적은 결국 국민의 신뢰를 못 받았다는 의미다. 그동안 법과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관장의 성향에 따라 다른 결론을 내려온 게 문제였다.” -내란죄를 공익 신고 대상으로 지정했을 때 기대효과는. “내란죄 등 중대한 공익 침해 범죄에 대해 신고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내란죄를 공익 침해 행위로 규정하고 신고자를 보호하지 않았을 때 과태료를 직접 부과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한다. 용기 있는 국민이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도록 내란죄를 공익 침해 행위로 규정하면 다시는 이런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쌍방울로부터 뇌물을 받고 대북 불법 송금 사건을 공모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를 변호한 이력이 부담되진 않나. “제가 좀 둔감한 편이다. 잘못을 정확히 지적받아 문제가 있으면 수용하지만 내가 잘못한 게 없으면 ‘무슨 상관이냐’라고 생각하는 편이라 큰 부담이 없다.” -인공지능(AI) 국민권익플랫폼은 언제쯤. “AI가 민원 상담과 민원신청서를 대신 작성해 주는 민원 전용 AI 모델을 개발 중이다. 신고할 때 법령과 사례를 찾아주고 담당자에겐 답변 초안을 제시해 집단 민원을 신속히 처리하는 AI다.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 2030년까지 도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대통령 주재 갈등조정협의회 역할은. “이재명 대통령이 집단 갈등을 해결하지 않으면 행정력이 낭비되고 사회적 비용도 커진다고 언급했다. 집단 민원 48개를 해결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 6월 이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집단·특이 민원 관리·해결 전략 로드맵’을 발표한다. ‘악성 민원’이라 불리는 특이 민원은 첫 대응이 잘못돼 소송으로 악화하는 사례가 많다. 잘 들어주기만 해도 풀리는 만큼 민·관 전담팀이 함께 경청하고 설득하겠다.” ■정일연 권익위원장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수원지법 안산지원장을 지낸 정통 법조인 출신이다.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 위원, 문화체육관광부 언론중재위원회 위원도 역임했다. ▲전북 전주(65) ▲건국대 법학과 ▲사법연수원 20기 ▲전주지법·수원지법·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 ▲법무법인 베이시스 변호사
  • 대장동 검사 9명도 조사 착수… 직무정지 박상용은 “법적 대응”

    대장동 검사 9명도 조사 착수… 직무정지 박상용은 “법적 대응”

    2차 종합특검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진술회유 의혹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법무부는 이 사건 수사 검사 9명에 대한 감찰 요청을 접수, 진상 조사에 들어갔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했다가 지난 6일 직무 정지 조치가 취해진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는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7일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기관보고에서 “작년 9∼12월 총 4회에 걸쳐 대장동 개발 사건 수사 검사들에 대한 감찰 요청이 접수됐다”며 “감찰 대상자는 대장동 개발 사건 2기 수사팀 소속으로 2022∼2024년 대장동 개발 사건의 수사·기소를 진행한 검사 9명”이라고 말했다. 대검은 대장동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을 관할하는 서울고검에 진상조사를 지시했고, 현재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2기 수사팀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와 3부로, 엄희준·강백신 검사 등이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엄·강 검사가 윤석열 취임 직후 공식적인 인사 발령이 없었는데도 대장동 사건에 관여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2년 5월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로 파견됐는데, 정식 발령 전에 직무대리로 사건 기록을 미리 들여다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정 장관은 “적법한지에 대해서는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다”며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TF에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직무가 정지된 박 검사는 이날 국민의힘 소속 특위 위원들이 별도로 주재한 청문회에서 “저를 위증으로 고소·고발하고 특검을 출범시킨 다음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을) 공소 취소할 거라는 시나리오를 들었다. 그래서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서울고검 인권침해 점검 TF가 자신을 감찰하는 것에 대해선 “조만간 징계가 내려질 분위기라 곧바로 취소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전용기 의원이 국조특위에서 공개한 추가 녹취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인이었던 서민석 변호사는 “우리가 입장을 바꾸면 다른 것들은 (수사) 그냥 다 안 하시는 거냐”고 물었고, 박 검사는 “믿어달라. 구체적 부분은 상의하자”고 답했다. 이에 서 변호사가 “이래도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말하자, 박 검사는 “저는 이제 다른 팀을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서 변호사는 YTN 라디오에서 “부부장 검사가 혼자 결정할 문제는 아니라 처음부터 거대한 세력에 의한 음모가 있나 의심했다”며 윗선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종합특검은 이날 ‘관저 이전 특혜 의혹’ 관련 예산을 전용한 정황을 포착하고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 기획예산처, 재정경제부, 행정안전부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과 윤 전 총무비서관은 피의자로 입건돼 출국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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