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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단 성폭행 후 안락사 여성’에 트럼프와 스페인이 충돌한 이유 [핫이슈]

    ‘집단 성폭행 후 안락사 여성’에 트럼프와 스페인이 충돌한 이유 [핫이슈]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오랜 기간 육체적·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다 안락사를 선택한 20대 스페인 여성 사례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페인 행정부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1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안락사를 선택한 노엘리아 카스티요 사례와 관련해 해명을 요구하자, 스페인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쓸데없는 참견을 한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지난달 31일 마드리드 주재 미국 대사관에 카스티요 사건과 관련한 반복적인 성폭행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국무부는 외교 전문을 통해 “안락사한 카스티요가 국가의 보호 아래에 있는 동안에도 반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의혹과 가해자들이 처벌받지 않았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카스티요가 임종 직전 안락사 시행을 망설였음에도 이러한 의사가 무시되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은 특히 정신 질환 및 비말기적 고통(non-terminal suffering)에 있어서 스페인 정부의 안락사 법 적용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모니카 가르시아 스페인 보건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히 비난하며 “그는 모든 곳에 간섭하며 지나치게 국제적인 의제로 부추기려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일축했다. 가르시아 장관은 자신의 엑스에 “스페인은 탄탄한 의료 시스템과 모든 사람을 보호하고 돌보는 권리 체계를 갖춘 국가”라고 강조하며 “여기에는 법적 규정 안에서 임상 위원회의 평가와 법원의 승인을 받아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의료 시스템과 관련한 사망 사건 등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도리어 가자지구와 이란에서 인권 유린을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카스티요의 안락사가 시행된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의 주지사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조사 지시 소식에 반발하며 “우리는 의료 시스템 전문가들의 업무를 훼손하려는 악의적인 공격으로부터 전력을 다해 그들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끔찍한 사건의 피해자이자 안락사를 선택한 카스티요 사건을 둘러싼 미국과 스페인 당국의 충돌은 ‘존엄한 죽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쪽과 종교적 이유 등으로 이를 반대하는 쪽의 팽팽한 갈등이 국가 간의 갈등으로 확산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끔찍한 사건, 오랜 법적 분쟁, 그 후 존엄한 죽음카스티요는 2022년 국가가 운영하는 취약 여성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던 중 집단 성폭행을 당한 후 극단 선택을 하기 위해 건물 5층에서 뛰어내려 하반신 마비가 됐다. 사고 후 끊임없이 고통에 시달린 그는 합법적인 안락사를 결심했다. 하지만 이후 존엄한 죽음을 원하는 그를 둘러싸고 여러 법적 공방이 시작됐다. 2024년 7월 카탈루냐 전문가 위원회는 그의 요청을 승인했지만, 아버지의 항소로 절차가 중단됐다. 카스티요는 자기 결정권을 인정받기 위해 스페인 헌법재판소와 유럽인권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월 스페인 헌법재판소는 그의 손을 들어주며 기본권 침해는 없었고, 그가 안락사를 통해 생을 마감할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안락사 하루 전 카스티요는 한 인터뷰에서 “어떻게 죽고 싶은지 가족들에게 말했다. 아름답게 죽고 싶다. 항상 아름답게 죽고 싶다고 생각해 왔다. 제일 예쁜 드레스를 입고 머리도 예쁘게 할 거다. 간단하게 죽고 싶다. 이제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족 중 누구도 안락사에 찬성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버지의 행복이 딸의 행복이나 딸의 생명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건은 안락사 허용 범위를 둘러싼 법적·윤리적 논쟁을 다시 촉발시키고 있다. 카스티요는 말기 환자가 아닌 상태에서 20대에 안락사를 승인받았으며, 신체적 고통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도 중요한 사유로 인정됐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반대하는 쪽은 정신적 고통을 근거로 한 안락사 허용이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으며, 치료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허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반박한다.
  • ‘벚꽃 명소’ 영암 왕인문화축제 4일 개막

    ‘벚꽃 명소’ 영암 왕인문화축제 4일 개막

    우리나라 대표 봄 문화축제인 2026 영암왕인문화축제가 오는 4일 개막해 12일까지 펼쳐진다. 전남 영암 군서면 왕인박사유적지 일대에서 ‘위대한 항해’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전체 프로그램을 콘텐츠 중심 참여형 축제로 개편했다. 축제는 일본에 ‘천자문’과 ‘논어’, 다양한 기술을 전파했다고 알려진 백제 출신 왕인 박사의 업적을 기념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1992년 ‘군서벚꽃축제’로 시작했다. 현재의 이름으로 바뀐 것은 1997년이다. 최고의 볼거리는 지방도 819호선을 따라 28㎞나 펼쳐진 벚꽃길이다. 현지에서는 주변 도로까지 합쳐 ‘영암 백리 벚꽃길’이라 불린다. 국토교통부가 ‘아름다운 도로’로 지정하기도 했다. 왕인박사유적지에서 11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대표 행사인 테마 퍼레이드와 조선통신사 행렬, 왕인 박사 마당극 등도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개막일인 4일 낙화놀이를 시작으로 10일 왕인 문화 주간의 출발을 알리는 상징적인 행사 ‘항해의 시작’, 11일 드론 라이팅 쇼와 ‘딴따라 패밀리’ 공연, 12일 폐막식인 ‘구림의 밤’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9일간 벚꽃을 배경으로 하루 3팀씩 넌버벌 아티스트 공연이 열리는 ‘리듬과 숨결’과 ‘인문학 항해’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왕인 박사와 함께 선진 기술을 일본에 전파한 장인들의 지혜를 만나는 ‘위대한 기술자들’, ‘왕인의 감각’, ‘왕인의 발자취’ 등 3가지 체험 행사도 선보인다.
  • 李대통령, 예외적 장특공제 유지 시사… “직장·자녀 교육은 불가피”

    투자·투기용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를 시사했던 이재명 대통령이 직장이나 자녀 교육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일시적 비거주 1주택자가 된 사람에 대해선 세금 감면 혜택을 계속 적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1일 엑스(X)에 ‘직장이나 자녀 교육 등의 사유로 비거주 1주택자가 된 사람들은 집을 팔기도, 세를 놓기도, 직접 들어가 살기도 쉽지 않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해당 기사 본문에서 인용한 제 말에 의하면, 갭투자용이 아니라 주거용인데 직장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일시 비거주하는 경우는 (장특공제 축소에서) 제외됨이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일한 ‘심층기획’ 기사에서 투기용이 아니고 직장, 자녀 교육 등으로 일시 거주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쩌란 말이냐고 쓰는 건 몰라서인가, 알면서 그러는 것인가”라며 “명백히 모순되는 기사이니, 조금만 더 심층분석해서 기사를 정정해 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직장이나 자녀 교육 등의 문제로 일시적 비거주 1주택자가 된 사람들은 이 대통령이 장특공제 축소 대상으로 시사한 ‘투자·투기용 비거주 1주택자’에서 제외되는 만큼, 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은 ‘모순’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23일 “다주택은 물론 1주택이라 할지라도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를 이유로 세금 감면을 해 주는 것은 이상해 보인다”며 “장특공제 제도가 매물을 막고 투기를 권장하는 꼴”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투자·투기용으로 주택을 구매한 것이 아니라 직장 통근이나 자녀 교육 등으로 인해 자신이 보유한 주택에 거주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장특공제 혜택을 더이상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왔다. 이에 이 대통령이 직접 이 같은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직접 메시지를 X에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 종로 새 공공문화공간 ‘김창열의 집’ [현장 행정]

    종로 새 공공문화공간 ‘김창열의 집’ [현장 행정]

    30여년 창작 활동한 국내 작업실카페·아카이브실·수장고 등 갖춰2609점 전시… 5월 말 정식 개방정 구청장 “작가정신 살리려 노력” ‘물방울 화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김창열(1929~2021) 화백의 평창동 자택을 서울 종로구가 공공문화예술공간인 ‘김창열 화가의 집’으로 조성해 31일 준공식을 열었다. 평창동의 문화 자산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전날 기자 설명회에서 “작가가 생전 작업하던 공간을 아카이브 형식으로 보존해 대중에게 선보이고자 사업을 시작했다”며 “관람객 동선을 확보하느라 불가피한 변화는 있었지만, 김 화백의 작가정신이 그대로 느껴지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고인은 영롱하게 빛나는 물방울과 동양의 철학을 상징하는 천자문을 캔버스에 쓰고 그리며, 회화의 본질을 사유한 현대미술의 거장이다. 구는 2020년 유족과 협약을 맺고 자택을 매입한 뒤 2024년 12월 본격적인 리모델링에 착수했다. 이곳은 김 화백이 별세하기 전까지 가족과 거주하며 창작을 한 국내 유일의 작업실이다. 리모델링은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을 설계한 홍재승 플랫폼아키텍처 소장이 맡았다. 연면적 511.96㎡ 규모의 시설은 지하 2층, 지상 2층으로 조성됐다. 지상에 카페와 기획전시실을, 지하에 아카이브실과 수장고를 갖췄다. 공간의 핵심인 지하 2층은 작업실과 서재를 재현한 상징적 장소다. 원형 천창을 통해 은은한 빛이 스며드는 구조로, 생전 “작업을 위해 빛을 들이지 않고 동굴 같은 곳에서 내면의 빛에 의지한다”고 했던 작가의 철학을 반영했다. 구는 유가족으로부터 기증받은 작품 390점을 포함해 총 2609점의 자료와 고인이 사용했던 캔버스, 화구 등을 전시할 계획이다. ‘김창열 화가의 집’은 5월 말 정식 개방된다. 정 구청장은 “김창열 화백의 자택이 공공문화시설로 새롭게 태어났다”며 “국내외 미술 애호가들이 찾는 상징적인 장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재판소원 2차도 전원 각하… 고심 길어지는 헌재

    재판소원 2차도 전원 각하… 고심 길어지는 헌재

    헌법재판소가 재판소원 제도 도입 후 두번째 사전 심사에서 심사 대상 사건 48건을 모두 각하했다. 지난주 첫번째 평의에 이어 이날까지 심사 대상 사건이 모두 사전 심사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재판소원 각하 결정 사건은 74건으로 늘었다. 헌재가 ‘4심제 우려’를 방지하기 위해 재판소원 대상을 엄격하게 걸러내겠다는 원칙을 확인한 것으로, 재판소원 기준점이 될 ‘전원재판부 회부 1호 사건’ 선정에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31일 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 평의를 열고 최근 접수된 사건들 청구의 적법성 여부를 심사한 결과 모두 48건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제도 시행일부터 전날까지 재판소원 사건만 모두 256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는데, 정식 심판에 회부된 사건은 아직까지 한 건도 없다. 각하가 결정된 사건 중에는 재판소원 ‘1호’ 접수 사건인 시리아 국적 외국인의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 취소 사건’도 포함됐다. 청구 기간(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을 넘기고, 청구 사유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 등이 각하 사유로 꼽혔다. 그간 법조계에선 사전심사 각하 사유 중 ‘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 명백한 경우’가 본안 심판 회부를 가를 결정적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실제로 이날 각하 결정 중에서도 ‘청구사유 미비’ 사유가 34건으로 가장 많았다. 법원이 자의적인 증거 판단을 바탕으로 청구인의 손해배상청구를 인정하지 않아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는 주장, 법원이 청구인의 치료감호 청구 및 국민참여재판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선고를 해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했다는 주장 등도 모두 각하됐다. 헌재 내부에서는 재판소원 제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중대성을 감안할 때 본안 심판 회부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는 청구 사유나 요건 등이 명확하지 않으면 사전심사 문턱을 넘기 어렵다는 인식이 정착하면 ‘사건 폭증’ 우려가 사그라들 것으로 보고 있다.
  • [열린세상] 호르무즈 호위 작전의 난제

    [열린세상] 호르무즈 호위 작전의 난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기 위해 우리를 포함한 서방 7개국에 선박 호위 작전 목적으로 해군 함정 파견을 요청함으로써 여러 정부를 놀라게 했다. 현재 유럽 국가들은 이 요청을 거절했고 일본은 종전 후 기뢰 제거 작전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락가락 말을 바꾸고는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해협 봉쇄를 풀기 원하며 이에 한국이 기여해 주기를 바라면서 무언의 압력을 넣고 있다. 우리는 이 해협 봉쇄로 가장 피해를 보는 나라 중 하나이다. 또한 해양 수송로의 자유 통항 보장을 원하며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나라임은 분명하다. 게다가 그 요청 방식이 거칠고 불투명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동맹국인 미국이기에 거절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 그렇지만 이런 불가피성이 존재하더라도 우리의 군함을 파견하는 것은 참전에 준하는 사안이므로 깊은 전략적 고려를 한 다음에 결정할 필요가 있다. 우선 호위함 파견이라지만 이는 전쟁 행위가 지속되고 있는 지역에 미국을 도와 참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베트남 전쟁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미국의 전쟁에 참전국이 된다는 결심을 먼저 해야 한다. 이는 이란을 우리의 적대국으로 간주한다는 말이며 이란과 교전 상태에 들어가는 것을 뜻한다. 우리가 호위 함정만 파견하더라도 이란은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란은 여태까지 우리의 선린국이었으며 미국 제재 이전에는 우리와 교역도 많이 한 나라였다. 두 번째, 미국을 도와 참전하더라도 미국의 전쟁 목표와 출구 전략을 명확히 파악한 다음에 참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 말이 서로 다르고 또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계속 바뀌고 있어 미국의 전쟁 목표는 종잡을 수가 없다. 이란 공격 목적이 어느 정도 달성되었으니 곧 종전할 것이라고 하다가 지상군 투입을 말하고 있다. 미국 측의 진정한 의도를 모르고 참전한다면 우리는 출구 없는 미로에 빠질 위험이 있다. 세 번째, 단순한 호위 작전이라 하지만 미 해군도 아직 이란의 지대함 미사일이나 기뢰, 수중 드론을 피해 가면서 선박을 호위하는 작전을 시도하지 않고 있다. 이러니 호르무즈 해협의 전투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도 없다. 이 상황에서 함정을 파견한다면 함정의 무장 수준이나 교전 수칙을 정하지도 못한 채 애매하게 파견할 수밖에 없다. 군함 파견을 하려면 이란군으로부터 어떤 수준의 피해를 입을 때 어느 수준으로 대응하라는 명백한 교전 수칙이 있어야 현지 함장이 부대를 지휘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원칙도 없이 군함을 파견한다면 어불성설인데, 지금 이것을 제대로 작성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네 번째, ‘무력은 모든 외교적 방법을 다 소진한 연후 사용해야 한다’는 게 국제정치의 불문율이다. 미국 말만 듣고 파병하지 말고 이란과 외교적 담판을 해 봐야 한다. 이란은 적국 함정이 아닌 경우 통항을 허용한다고 했으며 중국과 인도 선박들은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우리도 예외를 인정받게 되면 호위 작전의 필요성이 거의 없어지게 된다. 우리는 글로벌 강국 지향을 외교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데 이런 강국은 전략적 판단에 입각한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동맹인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중요한 나라들과의 관계도 잘 유지하는 포괄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 우크라이나전에 우리가 살상 무기를 직접 지원했다면 종전 후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이 힘들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란과의 미래 관계를 생각해야 하고 유럽 등 다른 서방국들이 미국의 요청을 거절한 사유도 감안해야 한다. 복잡하고 불안정한 정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단답형 답변을 내밀면 안 된다. 미국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어느 정도 필요한 준비는 하면서 국내 여론과 전쟁 동향, 타국 움직임 등을 고려해 맞춤형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백순 법무법인 율촌 고문·전 호주대사
  • [씨줄날줄] 고문에 훈장이라니

    [씨줄날줄] 고문에 훈장이라니

    2011년 세상을 떠난 ‘민주주의자’(묘비명) 김근태는 치과 치료를 힘들어했다고 한다. 몸을 뒤로 젖힌 채 기계 소리를 듣는 자세가 고문의 기억을 되살렸기 때문이다. 독재정권의 고문은 조사실 안에서 끝나는 폭력이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도 사람의 몸과 일상에 남아 반복되는 트라우마였다. 최근 ‘고문 기술자’ 이근안이 사망했다. 1985년 9월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그에게 전기고문과 물고문을 당한 김근태는 이후 긴 세월 그 상처를 안고 살아야 했다. 초가을만 되면 심한 몸살을 앓았고, 말년의 지병 또한 그때의 고문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반면 가해자의 이력은 화려했다. 이근안은 생전 16개의 상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근태 고문에 함께 가담해 실형이 확정된 전직 경찰들도 훈·포장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남영동 대공분실 총책임자였던 박처원은 13개의 포상을 받았고 보국훈장 등으로 국가유공자 혜택까지 누렸다. ‘보안사의 이근안’으로 불린 고병천 역시 수훈을 유지하고 있다. 피해자의 일상은 무너졌는데 가해자는 고문의 공로를 인정받아 온 셈이다. 경찰이 창설 이래 경찰관에게 수여된 정부 포상과 대통령·국무총리 표창 약 7만건의 공적 사유를 처음으로 전수조사한다고 밝혔다. 국가폭력 가해자의 서훈 취소에 나선 것이다. 형사처벌은 이미 공소시효의 벽에 가로막혀 있다. 처벌이 닿지 못하는 자리에 남은 것이 훈장이라면, 그 기록부터 바로잡는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사법살인 같은 최악의 국가폭력 범죄자에게 준 훈·포장 박탈은 만시지탄이나 당연한 조치”라고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다만 여기서 멈춰선 안 된다. 국무총리 표창만이 아니라 기관장 표창까지, 경찰뿐 아니라 당시 수사에 관여했던 군·정보기관까지 범위를 넓혀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사필귀정이다. 고문에 준 상은 영예가 아니었다. 국가가 너무 오래 방치해 온 오점이었다.
  • “이혼할 땐 빈털터리라더니”… 쓰리잡 남편 몰래 ‘주식 대박’ 친 아내 [핫이슈]

    “이혼할 땐 빈털터리라더니”… 쓰리잡 남편 몰래 ‘주식 대박’ 친 아내 [핫이슈]

    거액의 빚을 내 주식 투자를 반복한 아내와 이혼을 결심한 40대 남성이 협의이혼 대신 소송으로 숨겨진 재산부터 확인해야 한다는 조언을 받았다. 아내가 “재산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주변에는 최근 주식으로 큰돈을 벌었다고 말한 정황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2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가족 몰래 고위험 주식에 손을 대 거액의 빚을 진 아내와의 이혼을 고민 중이라는 40대 남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에 따르면 아내는 투자 실패로 개인회생 절차까지 밟았지만 이후에도 다시 대출을 받아 주식에 손을 댔다. 그는 낮에는 중소기업 영업직, 밤에는 대리운전, 주말에는 음식 배달까지 하며 버텼지만 아내가 약속을 지키지 않자 결국 지난해 10월 집을 나왔다. 이후 A씨가 이혼을 요구하자 아내는 “재산도 없으니 협의이혼이나 하자”며 직접 적은 재산 목록을 내밀었다. 채무가 많아 재산분할을 해도 남는 게 없고, 아이를 키워야 하니 줄 재산도 없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A씨는 아내 지인들로부터 “최근 주식으로 큰돈을 벌었다고 자랑했다”는 말을 듣고 숨겨진 재산이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게 됐다. 그는 재산 내용을 투명하게 확인하자고 했지만 아내는 답을 피했고, 집을 나간 A씨에게는 아이들을 보여줄 수 없다고 했다고 한다. 신진희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이런 경우 협의이혼보다 소송 절차가 더 적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협의이혼은 상대가 재산 내용을 성실히 공개해야 하지만, 소송으로 가면 법원을 통해 은행과 증권사에 금융거래정보 제출 명령을 신청해 거래 내용과 보유 주식 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통상 최근 3년 치 자료가 중심이며, 그보다 더 과거 내용을 보려면 특별한 사정을 소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변호사는 또 배우자의 반복된 투자 실패와 거짓말, 약속 위반으로 부부간 신뢰가 깨졌다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고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투자 손실이 아니라, 배우자를 속이고 다시 대출까지 받아 투자를 반복한 점이 핵심이라는 취지다. 이번 사연은 밤낮없이 쓰리잡을 뛰는 남편과, 빚투를 끊지 못한 아내라는 대비에 더해 “돈이 없다”던 배우자에게 숨겨진 재산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온라인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 “이스라엘군, 18개월 아기에 담뱃불 고문”…끔찍한 실체 공개 [핫이슈]

    “이스라엘군, 18개월 아기에 담뱃불 고문”…끔찍한 실체 공개 [핫이슈]

    미국과 함께 대이란 군사작전을 시작한 이스라엘이 또 다른 전선인 팔레스타인에서 생후 18개월 된 아기를 고문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알자지라 방송 등 외신은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난민캠프 검문소에서 한 팔레스타인 남성에게 자백을 강요하던 중 그의 18개월 아기를 고문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남성 한 명의 신원 확인 등을 이유로 옷을 벗겨 심문을 벌였지만 원하는 답을 얻지 못했다. 그러자 함께 있던 그의 18개월 된 아들의 허벅지를 담배로 지지거나 못으로 찌르는 등 가혹행위를 하며 자백을 강요했다. 이 남성은 눈앞에서 어린 아들이 고문을 받는 충격적인 모습에 결국 진술했고 아기는 곧장 가족에게 인계됐다. 의료진은 아기의 신체에서 화상 등의 상처를 확인했다. 해당 남성은 현재까지 이스라엘군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이 그를 구금한 구체적인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이 남성의 가족은 그의 석방과 치료를 위한 국제 사회의 개입을 호소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측은 해당 보도와 관련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팔레스타인 탐내는 이스라엘군의 끔찍한 만행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성폭행과 고문 등 가혹 행위를 가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2024년 이스라엘 남부 스데 테이만 구금시설에서는 팔레스타인 남성 수감자가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집단 성폭행 및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범행 일부 장면이 영상으로 촬영돼 공개됐으며, 피해자는 갈비뼈 골절과 직장 손상, 폐 손상 등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가혹 행위를 한 이스라엘 군인들은 기소됐지만 올해 초 증거 부족 등의 이유로 기소가 취소됐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한 팔레스타인 수감자는 “성기가 묶인 채 성폭행과 폭행을 당했다. 출혈이 수 주간 지속됐지만 이스라엘 군인들의 성폭행은 지속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유엔 조사위원회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이스라엘군이 강제 탈의 및 공개적인 굴욕뿐 아니라 성별을 가리지 않는 성폭력을 휘두른 사실이 확인된다며 “이스라엘이 성폭력을 전쟁 수단으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여러 건의 성폭력·고문 의혹과 관련해 “허위 또는 과장된 주장”, “하마스의 거짓 선전”이라고 반박했다. 가자지구·서안지구서 이어지는 이스라엘 공습이스라엘은 이란과의 전쟁과 동시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5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누세이라트에서 이날 이스라엘 공습으로 임신한 부부와 아들이 사망했다. 가자지구 중부 자와이다 초입에서도 경찰 차량이 공습받아 고위 경찰관리 1명을 포함해 9명이 사망했으며 옆에 있던 14명이 다쳤다.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은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에서는 팔레스타인 부부와 두 자녀가 차를 타고 가다 살해됐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군은 “작전 중 한 차량이 가속하며 달려와 즉각적인 위협으로 인식해 총격했다”면서도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후에도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휴전 이후 현재까지 이스라엘의 공격에 사망한 팔레스타인인이 670명에 달하며, 지난달 28일 이란 전쟁 발발 이후에도 최소 36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 [열린세상] 성역화된 그린벨트 재설계해야

    [열린세상] 성역화된 그린벨트 재설계해야

    봄철이면 전국적으로 황사와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진다. 일기예보에서 ‘전국적인 황사 영향과 봄비 소식’을 알리는 것은 우리의 좁은 국토 현실을 보여 주는 이야기이다. 이 좁은 땅에 500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으니 도시국가를 제외하면 전 세계 최상위권의 인구밀도이다. 게다가 전체 국토의 70%가 산림이기에 활용할 수 있는 가용지는 더욱 제한적이다.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인 서울 전체 면적의 26%가 북한산을 비롯한 산림이며 12%는 하천이 차지한다. 도로, 철도, 공원, 학교 등 필수 기반 시설을 제외하면 실제 거주하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은 더욱 줄어든다. 비슷한 1000만 인구인 도쿄와 비교해도 서울의 가용지 면적은 절반 수준에 머문다. 한정된 땅에 수요가 지속되니 부동산과 주택 가격이 꾸준히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적 원인도 여기에 있다. 1971년 우리나라는 급격한 도시 확장을 억제하고 국토의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제도를 도입했다. 서울과 수도권, 광역도시의 외곽 지역이 그린벨트로 지정되면서 도시의 무질서한 팽창은 어느 정도 억제되었고, 수도권의 녹지 보전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 그러나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헌법 불합치 결정과 여러 정부를 거치며 주택 공급에 초점을 맞춘 그린벨트 해제는 중심 도시와의 연결성 부족을 가져왔다. 또한 급속한 경제성장과 소득 증가에 발맞춰 한정된 국토 자원의 활용을 고민해야 함에도 환경 보전 정책이라는 담론에 둘러싸여 그린벨트는 성역화되고 금기시돼 왔다. 반세기 전의 그린벨트 정책을 재고찰하고, 미래를 위한 새로운 국토 계획의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 이유다. 그린벨트 정책의 본래 목적은 도시의 무분별한 확산을 막고 생태 환경을 보전하는 데 있었다. 그러나 1970년대의 국토 및 도시 구조와 2026년의 현실은 전혀 다르다. 교통 인프라가 확충되었으며 소득 수준 증가에 따라 도시 환경과 주거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욕구가 커지고 있다. 1~3기 신도시 건설로 도시 경계의 의미는 과거보다 훨씬 유연해졌다. 기술 발전으로 저탄소 건축과 친환경 도시 조성이 가능해지면서 ‘개발=환경 파괴’라는 등식도 더이상 절대적이지 않다. 따라서 효율성과 공공성을 함께 고려한 부분적이고 합리적인 그린벨트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단순히 ‘해제’ 혹은 ‘보전’의 이분법을 넘어 세밀한 지역별 가치 평가가 우선되어야 한다. 환경 보전 가치가 높은 지역은 엄격히 보호하되, 이미 훼손된 구역이나 경작 포기로 방치되고 가설 건축물로 덮여 녹지 기능을 잃은 그린벨트를 재정비해 도시 미관을 향상시키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의 선제적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우선 수도권 그린벨트에 한해서만이라도 토지비축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실제 나무와 숲이 우거져 보전 가치가 높은 녹지는 철저히 보전해야겠지만, 훼손되거나 방치된 토지는 적절한 보상을 거쳐 공공 토지로 환원해야 한다. 보상 후 새롭게 정비할 구역에는 아파트 위주의 고밀도 개발을 지양하고 저층·저밀도의 자연친화적인 주택을 공급해 주거의 다양성을 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공공의 목적과 미래 수요를 고려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다가올 초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노인 주거와 요양 시설을 확충하고, 시민들의 여가 공간 및 스타트업 단지 등 미래 산업용지를 조성해 후손들이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그린벨트는 지난 50여년 동안 우리 국토 계획의 상징이었고 환경 정책의 핵심 축이기도 했다. 하지만 좁은 국토에서 지속 가능한 도시를 이루려면 삶의 질과 환경의 조화가 함께 고려돼야 한다. 개발제한구역이라는 이름 아래 묶여 방치되고 있는 국토 자원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발상의 전환이 절실한 때이다. 유창수 전 서울시 부시장
  • [이미경의 경이로운 미술] 문송합니다

    [이미경의 경이로운 미술] 문송합니다

    ‘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뜻의 ‘문송합니다’라는 말도 이젠 옛날 얘기다. 이 말은 인문사회 전공생들이 자연과학 전공생에 비해 취업과 직무에서 선호도가 떨어지는 현상에 대한 자조적 표현이다. 한국의 인문사회 분야 지원은 한국연구재단을 중심으로 유지돼 왔지만, 지난 10년 사이 인문학 지원의 구조적 축소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첫째, 인문사회 지원 비중의 구조적 축소다. 과학기술 분야는 기초연구사업, 연구기획과제, 과학기술 기반 조성, 과학기술 인력 양성으로 다원화돼 있는 데 반해 인문사회 분야는 인문사회 분야 학술연구지원사업으로 일원화돼 있다. 이 구조는 다시 인문학, 사회과학, 문화융복합 분야로 나뉘어 지원된다. 문제는 미술사·음악사·체육사와 같은 예술사 분야가 독립된 영역으로 인정받기보다 문화융복합이라는 큰 범주 안에 묶여 있다는 사실이다. 그 결과 제한된 재원 안에서 서로 다른 성격의 연구들이 경쟁하게 되며 예술사 분야는 상대적으로 더욱 치열한 선정 경쟁에 놓이게 됐다. 둘째, 인문학 지원 과제 수 감소나 폐지다. 과학기술 분야 기초연구사업 개인연구의 경우 1~10년 등 다양한 연구 기간과 함께 5000만원에서 16억원까지 제시돼 있다. 이공계 박사후 국내 연수 제도는 1~3년간 6000만원을 지원한다. 인문사회 연구자들이 체감하는 지원 축소는 더욱 크다. 인문계 박사후 국내 연수는 1~2년간 3400만원을 지원했으나 그마저도 2021년 이후 폐지됐다. 이는 단순한 예산 배분 문제가 아니라 정책 우선순위에서 인문사회가 후순위로 밀리고 있음을 보여 준다. 셋째, 인문학 과제의 단기, 소액 과제로의 전환이다. 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개인 연구 장기지원 프로젝트는 학술연구교수 A형(5년, 4000만원), 신진연구(1~3년, 2000만원), 중견연구(10년 1000만원, 혹은 2~3년 2000만원) 지원이 있다. 개인 연구는 학술연구교수 B형(1년, 2000만원) 단기 과제 중심으로 편성돼 있다. 이는 연구의 지속성과 심화 가능성을 제한하고, 성과를 단기에 내야 하는 구조를 강화한다. 또한 학술연구교수 A, B형 구분은 행정 편의를 위한 형식적 분류 용어로 명칭만으로는 그 차이를 파악하기 어렵다. 최근 국가 연구개발(R&D) 정책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략기술 등 산업 연계 분야에 집중되면서, 인문사회는 융합이나 보조적 역할로 편입되는 경향이 강해졌다. 그 결과는 인문학 비중 축소, 과제 수와 분야 감소, 연구 기반 약화, 단기화라는 구조적 변화로 요약된다. 이로 인해 인문사회 연구는 장기적 사유보다 단기 성과 중심으로 재편됐다. 이런 상황에서 인문사회 연구자들은 탈락과 낙오를 반복하며 연구 생활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스티브 잡스는 인문학과 과학기술을 결합해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고 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연구와 개발이 미래의 경제 성장과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에 공감하나 길이가 다른 날개로는 날 수가 없음을 새겨 봐야 한다. 이미경 미술사학자
  • 재판소원 첫 사전심사서 26건 모두 ‘각하’

    재판소원 첫 사전심사서 26건 모두 ‘각하’

    헌법재판소가 새로 도입된 ‘재판소원’ 사건에 대해 첫 지정재판부 사전심사에서 26건을 모두 각하했다. 청구기간이 지났거나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지 않았다는 점 등이 사유가 됐다. 헌재는 24일 헌법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 첫 평의를 열고 이렇게 결정했다.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된 지난 12일부터 접수된 153건 중 이날까지 사전심사 문턱을 넘어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사건은 한 건도 없었다. 각하된 26건(1건은 중복 사유)을 사유별로 보면 보충성 원칙 위배 2건, 청구 기간 도과 5건, 청구 사유 부적합 17건, 기타 부적법 3건이다. 재판소원 2호로 접수된 납북 귀환 어부 유족의 형사보상 지연 국가배상 청구 기각 취소 사건은 보충성 원칙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각하됐다. 1·2심 원고 패소 뒤 유족 측이 상고를 포기해 대법원을 거치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됐다. 헌재는 “하급심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는 항소 및 상고를 할 수 있으므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받은 후에야 비로소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며 “청구인들은 심판대상판결에 대하여 상고를 하지 않았으므로 보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헌재법상 재판소원 청구 기한인 ‘재판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를 지키지 못한 5건도 각하됐다. 항소심이 진행중인데 청구된 사건도 각하됐다. 법원의 재판이 헌재의 결정에 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법원 재판이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법원의 재판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 등 재판소원 사유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가장 많았다. 현행범 체포로 인해 신체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사건에서 헌재는 “청구인의 주장은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 법원의 사실인정 또는 증거의 평가를 다투는 것이거나 재판 결과에 대한 단순한 불복에 불과하다”며 “법원의 재판으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침해되었음이 명백하다는 점이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특검법상 특검 수사 대상과 임명 절차 등을 명시한 조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도 각하됐다. 헌재 지정재판부는 청구 기간을 넘겨 접수됐다는 이유로 이렇게 결정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재판부가 기각·각하했고, 변호인단은 이에 불복해 지난 5일 헌재에 직접 심판을 청구했다.
  • 홍콩 출발 항공기서 승객 사망…회항 없이 시신과 13시간 비행 논란 [여기는 중국]

    홍콩 출발 항공기서 승객 사망…회항 없이 시신과 13시간 비행 논란 [여기는 중국]

    홍콩을 출발해 런던으로 향하던 항공기에서 승객 한 명이 사망했지만 회항 없이 그대로 비행을 강행했다. 이례적인 처리 방식에 항공사의 대응과 기내 사망 매뉴얼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중국 언론 홍싱신문에 따르면 지난 15일 홍콩을 출발해 영국 런던으로 향하던 영국항공 기내에서 60대 여성 승객이 이륙 1시간 만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승객의 시신은 기내 뒤편에 마련된 기내 주방인 갤리로 옮겨졌고 비행이 끝날 때까지 약 13시간 동안 그 자리에 놓여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장은 회항 대신 비행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일반적으로 기내 사망은 ‘즉각 회항이 필요한 의료 응급 상황’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초반에는 시신을 화장실에 두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승무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결국 시신을 밀봉한 뒤 비교적 눈에 띄지 않는 공간에 놓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시신이 놓인 바닥은 난방이 작동 중이었고 런던 도착 직전 일부 승객과 승무원들은 기내에서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고 증언했다. 따뜻한 바닥에서 시신이 부패한 셈이다. 항공기가 착륙한 뒤 경찰이 기내에 들어와 약 45분간 승객들을 좌석에 대기시킨 채 상황을 확인하는 일도 벌어졌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는 “유가족은 물론 승무원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며 “유가족이 돌아가고 싶다고 했지만 사망 자체는 긴급 회항 사유로 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현재 일부 승무원은 사건 이후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며 휴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일을 계기로 ‘기내 사망 대응 기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국제항공운송협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승객이 비행 중 사망할 경우 시신은 시신용 백에 넣거나 담요로 목까지 덮고, 가능한 한 눈에 띄지 않는 좌석이나 공간으로 옮기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항공편이 만석일 경우 시신을 원래 좌석에 두는 사례도 존재한다. 영국항공 측은 “안타까운 상황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모든 절차는 규정에 따라 이뤄졌고, 승무원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 백남준의 통찰… AI시대 ‘사유의 시간’을 선물하다

    백남준의 통찰… AI시대 ‘사유의 시간’을 선물하다

    ‘현대적 예술가’의 설계·근원 탐색해왕성·TV로댕 등 120여점 전시설치·미디어·판화·드로잉 등 다양‘백남준 오마주’ 관람객 참여작도 “관객과 예술가의 괴리를 더 좁히는 것, 그게 바로 ‘예술의 진의’고 ‘인생의 진의’가 아닌가”, “예술가의 역할은 미래를 사유하는 것이다.” (백남준) 숭고한 위치에 있던 예술을 우리 곁으로 끌어내리고 기술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으로 사유의 범주를 확장했던 세계적 예술가 백남준(1932~2006)이 타계한 지 20년이 흘렀다. 행위예술, 텔레비전과 방송, 인공위성, 대규모 비디오 설치와 레이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을 예술에 접목해 소개했던 그는 ‘박제된 거장’이 아닌 여전히 ‘현대적인 예술가’로 위치한다. 경기 과천시 호반아트리움은 24일부터 5월 31일까지 ‘백남준: 살아 있는 시간’을 통해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이 일상화된 초연결 사회 속에서 그를 소환한다. 설치, 미디어 및 조형, 판화, 드로잉 등 30여 점과 아카이브 90여 점을 함께 선보이는 전시는 AI 시대 어디로 가야 할지를 고민하는 우리에게 사유의 시간을 선물한다. 전시장 도입부 한 벽면을 가득 채운 설치 작품은 백남준의 1999년 작품 ‘나는 비트겐슈타인을 읽은 적 없다’다. 화면 조정 중인 텔레비전을 형상화한 벽면 귀퉁이에는 네 대의 텔레비전이 달려 있다. 작품의 제목에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언어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이 내세운 서구적 논리와 정형화된 틀에 대한 저항 의식이 담겼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는 비트겐슈타인의 주장 속에서 예술은 언어가 닿지 않는 영역이다. 백남준은 정의 내릴 수 없는 예술 세계를 조정 중인 화면과 네 대의 텔레비전에서 제각각 흘러나오는 영상으로 대변한다. 백남준의 예술적 상상력이 우주로 확장된 작품인 ‘해왕성’도 선보인다. 그는 ‘해와 달’, ‘금성’, ‘화성’, ‘해왕성’, ‘천왕성’ 등 우주에 대한 비전을 ‘행성 연작’으로 선보인 바 있는데, 해왕성은 이 중 하나다. 그의 해왕성은 16개의 화면이 소용돌이 모양으로 휘감아져 있으며 화려한 네온이 주변을 감싸고 있다. 기술과 영성이 조우하는 작품들도 이어진다. 브라운관 속에 촛불을 바라보고 있는 부처(‘부다’)와 브라운관 속 자신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생각하는 사람’ 조각상(‘TV 로댕’), 누워 있는 누드 모델 영상이 켜진 모니터 위에 놓인 와불상(‘카르마’)과 같은 작품들은 차가운 기계 장치를 고요한 응시와 성찰의 공간으로 치환한다. 텔레비전 브라운관 속에서 살고 있는 금붕어(‘금붕어를 위한 소나티네’)가 건네는 정적 속에서 관람객은 수동적인 정보의 소비자가 아닌, 스스로 사유하는 주체로서 머물게 된다. 또 전시에는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작업에 기여한 일본의 전자공학자 아베 슈야에게 백남준이 선물한 작품 ‘무제(心)’와 백남준의 핵심 조력자였던 마크 팻츠폴의 아카이브, 백남준의 예술적 동반자 요셉 보이스를 향한 애틋한 추모가 담긴 작품 ‘보이스 복스’ 등도 만날 수 있다. 여기에 백남준의 정신을 오마주한 서정우 작가의 인터랙티브 작업 ‘분절된 일차의 목격 실험’도 함께한다. 호반문화재단 관계자는 “AI 시대에 그의 사유를 오늘날의 관객 곁으로 직접 불러낸 전시”라며 “이번 전시가 기술과 인간, 그리고 시간의 본질에 대해 다시금 질문을 던지는, 역동적인 대화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영덕서 또 노후 풍력발전기 사고… 화재로 작업자 3명 사망

    영덕서 또 노후 풍력발전기 사고… 화재로 작업자 3명 사망

    20년 수명 다한 설비 교체 작업 중기둥·날개 내부서 각각 추락한 듯 지난달에도 도로 위로 기둥 넘어져경찰,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 조사 경북 영덕 풍력발전기 화재로 정비 작업자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를 포함해 최근 노후 풍력발전기와 관련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경북 영덕군과 기후에너지환경부,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1분쯤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19호기에서 불이 나 유지·보수업체 직원 3명이 숨졌다. 이들은 발전기 내부에서 블레이드(날개) 균열부 수리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1명은 화재 발생 이후 1시간 45분, 나머지 2명은 4시간 만에 사망이 확인됐다. 화재는 발전기 날개 3개가 연결된 중앙 허브 부분에서 시작됐다. 화재로 날개 2개가 떨어지면서 불은 인근 야산으로 번져 5시간 20분 만에 완진됐다. 소방 당국은 헬기 15대와 장비 50대, 148명을 투입했으나 발전기 허브까지 높이가 78m에 달하면서 늦은 시간까지 내부 진화 작업을 이어갔다. 작업자들은 제대로 된 대피 시도를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발전기 기둥 하단의 출입구 안쪽에서 발견된 1명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뒤늦게 발견된 2명은 떨어진 날개 내부에서 각각 수습됐다. 단지 내 발전기는 지난달 2일 21호기가 날개 파손으로 기둥이 꺾여 도로 위로 넘어지면서 가동이 모두 중단된 상태였다. 탄소섬유 소재인 날개가 가동 중지 기준에 못 미치는 풍속 환경에서 부서지는 등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이곳에 들어선 발전기 24기(사유지 10기·군유지 14기)는 2004~2005년 조성됐으며 20년의 설계 수명을 다해 설비 교체 등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점검 작업과 설비 교체 등을 마무리하면 기후부 및 전문가 합동 조사 등을 거쳐 발전단지 재가동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었다. 영덕 풍력발전기 꺾임 사고 8일 뒤 경남 양산시 에덴밸리 인근 야산에서는 2011년 설치된 풍력발전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해 11월과 같은 해 5월에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 목장 근처에 있는 풍력발전기와 경북 영천시 화산에 자리한 풍력발전기에서 불이 났다. 최근 풍력발전기 사고가 잇따르자 기후부는 가동한 지 20년이 지난 노후 풍력발전기, 화재가 발생한 발전기와 같은 제조사 발전기를 대상으로 긴급 안전 점검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발생 당시 사망자들은 풍력발전기 상단에서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안전 수칙 준수 및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견제하는 주주’로 나선 국민연금… 신한지주 반대, 우리금융엔 찬성

    ‘견제하는 주주’로 나선 국민연금… 신한지주 반대, 우리금융엔 찬성

    기업가치 훼손·주주권익 침해 시내부 경영진도 예외 없이 ‘제동’이사 수 축소와 임기 변경 안건집중투표제 약화 ‘꼼수’ 사전차단 국민연금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 연임에 반대하기로 했다. 반면 금융당국의 압박을 받아온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과 연임에 나선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에는 찬성했다. 국민연금이 인물별 이력과 책임을 기준으로 이사 선임부터 정관 변경, 자사주, 보수까지 주요 안건에서 ‘견제하는 주주’로 움직이고 있다. 22일 서울신문이 금융권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은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했다. 기업가치 훼손이나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이 있는 경우 내부 경영진이라도 예외 없이 제동을 걸었다. 특히 금융그룹 가운데서는 ‘라임펀드 사태(부실 펀드 환매중단 사고)’ 당시 책임 이력이 있는 진 회장에 대해서만 반대표를 행사했고, 임종룡·빈대인 회장 등은 별다른 문제 제기 없이 찬성했다. 대통령이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직격했지만, 금융지주를 일괄 평가하기보다 인물별 책임을 따져 판단한 셈이다. 정관 변경 안건에도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에서 추진된 이사 수 축소와 임기 변경 안건에 대해 “소액주주가 이사회에 들어가기 어려워진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집중투표제(표를 한 후보에게 몰아주는 제도)’ 도입 전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는 구조 변화를 ‘꼼수’로 보고 사전차단한 것이다. 자사주 관련 안건도 꼼꼼히 따졌다. 미래에셋증권은 ‘경영상 필요’를 이유로 자사주를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게 했는데, 국민연금은 대주주만으로도 결정이 가능한 구조라 일반 주주 의견이 반영되기 어렵다고 보고 반대했다. 또 개정 상법에 ‘예외’를 적용하면 주주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봤다. 대신증권에 대해서는 자사주를 원래 ‘주주가치 제고’ 목적이 아니라 임직원 보상 등에 쓰는 것은 공시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임원 보수에도 제동을 걸었다. KB금융, iM금융지주, 대신증권 등의 보수 한도 안건에 대해 “성과 대비 과도하다”며 반대했다. 보수 한도는 이사회와 경영진이 받을 수 있는 최대 급여 총액으로, 주주가 승인하는 구조다. NH투자증권이 신규 주식 발행 한도를 기존 30%에서 50%로 확대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에 대해 국민연금은 “정당한 사유 없이 주주의 신주인수권(기존 주주 우선 권리)을 약화시킨다”며 반대했다. 반면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등에 대해서는 주요 안건 전반에 대해 찬성했다. 국민연금이 기업별·안건별로 판단을 달리하는 ‘선별적 개입’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상법 개정으로 주주 권한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기업 지배구조와 자본정책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 남의 땅서 길고양이 밥줄 때… 동의 꼭 받으세요

    ‘캣맘·캣대디’들이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놓고 주민 간 갈등이 빈발하자 농림축산식품부가 22일 자신의 사유지가 아닌 곳에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할 때 소유자와 충분히 대화하고 동의받도록 하는 내용의 ‘길고양이 돌봄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현행법상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행위가 불법이라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동의받지 않은 채로 다른 사람의 사유지나 공공장소에 무단으로 급식소를 만들면 법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지자체가 관리하는 공원·녹지에 동의 없이 만든 고양이 급식소는 무단 적치물로 간주돼 원상회복 명령을 받을 수 있다. 타인의 사유지나 공공주택에서 먹이를 주면 주거·건조물 침입 문제로 손해배상 책임이 생길 수 있다. 아울러 자신의 토지에 동의 없이 설치된 급식소를 임의로 철거하면 형법·민법상 책임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 9년 불신 끝에… 국민연금 “조원태 한진 사내이사 재선임 반대”

    9년 불신 끝에… 국민연금 “조원태 한진 사내이사 재선임 반대”

    “주주 권익 침해 행위에 감시 소홀”‘측근’ 우기홍 이사 선임 건도 제동대한항공 부채 340%·영업익 급감자사주 사내복지기금 출연 ‘꼼수’공단, 2017년부터 방만 경영 경고‘조 회장 체제’ 변화 기폭제로 주목 국민연금이 오는 26일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2017년과 2021년, 2024년에도 같은 경고를 했지만 결과적으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능력 증명에 실패했다는 엄중한 심판의 성격이 짙다. 국민연금은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주총 안건 중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대한항공 주총 안건 중 ‘우기홍 부회장(대표이사) 사내 이사 선임’에 반대하기로 최근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에도 반대할 예정이다. 한진칼 지분 5.44%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은 경영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로 분석된다. 국민연금은 조 회장과 우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명백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사유를 밝혔다. 국민연금은 2017년 3월 한진칼 주총과 2021년과 2024년에 대한항공 주총에서도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했다. 2021년에 대한항공이 부실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실사 없이 결정을 내려 주주에 손해를 끼쳤다고 지적했다. 2024년에는 아시아나 합병 과정에 자산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주주 환원은 미흡했고 조 회장의 보수만 뛰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남은 것은 악화된 재무제표와 신뢰를 잃은 지배 구조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부채 비율은 339.9%로 전년 대비 11.1%포인트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1조 1136억원으로 전년 대비 47.2% 줄었다. 이 와중에 조 회장은 지난해 한진칼과 대한항공 등 4개 계열사에서 사상 최대인 총 145억 78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특히 한진칼은 지난해 자사주 44만 44주(663억원·지분율 0.66%)를 소각하는 대신 사내복지기금에 출연하는 꼼수를 동원했다. 통상 자사주 소각은 주주환원으로 이어지지만, 이를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 지분 확보에 활용한 것이다. 이에 국민연금이 이번에는 ‘조원태 체제’를 변화시키는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최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상법 개정과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를 통해 주주권 보호와 이사 책임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한진칼 지분 10.58%를 보유한 산업은행도 이런 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최근 상법 개정에 발맞춰 국민연금이 주총에서 적극적 의견 개진을 하겠다고 선언했으니, 어떤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은 분명하다”며 “상법 개정으로 집중투표제와 3% 의결권 제한을 시행하면 국민연금의 의결권이 압도적 힘을 가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주호영·이진숙 공천 컷오프… 국힘 대구시장 예비경선 6명 압축

    주호영·이진숙 공천 컷오프… 국힘 대구시장 예비경선 6명 압축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가 주호영(6선)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대구시장 공천에서 컷오프(공천 배제)했다. 내정설이 나왔던 이 전 위원장과 여기에 가장 강력하게 반발했던 주 의원을 동시에 배제한 것이다. 탈당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경고했던 주 의원은 “대구시장 포기 선언”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정현 공관위원장은 22일 여의도 중앙당사 브리핑에서 “대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정치 경력의 경쟁이 아니라 도시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의 경쟁이어야 한다”며 “주호영·이진숙 후보는 대구시장이라는 단일 직위에 머물기보다는 국가 정치 전반에 쓰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공관위는 격론 끝에 표결을 거친 것으로 전해진다. 공관위의 결정에 따라 대구시장은 윤재옥(4선)·추경호(3선)·최은석(초선)·유영하(초선) 의원, 홍석준 전 의원, 이재만 전 동구청장 6인이 예비 경선을 치르고, 1위와 2위가 최종 경선을 치른다. 중진 의원 전원 컷오프를 염두에 뒀던 이 위원장은 이날 대구 현역 의원들과 면담 후 ‘시민 공천’을 거론하며 제동을 건 장동혁 대표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주 의원은 “어떤 설명도 어떤 근거도 없이, 유력 후보를 통째로 잘라내는 이 방식은 정상적인 정당이 선택할 수 없는 사유화된 ‘공천 권력’의 폭주”라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 전 위원장도 “가장 유력한 후보를 컷오프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공관위의 재고를 요청했다. 다만 이 전 위원장은 현역 의원 중 대구시장 최종 후보가 나오면 보궐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나온다. 한편 공관위는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 박수민 의원, 김충환 전 의원에 대한 서울시장 2차 면접을 실시했다. 혁신선대위 조기 출범을 요구했던 오 시장은 면접 후 기자들과 만나 “오해가 있었다”며 “중도 확장 선대위라고 표현하는 게 가장 정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여 투쟁은 현재의 지도부가 해야 한다”고 덧붙여  장 대표의 2선 후퇴 요구는 철회한 것으로 해석됐다. 공관위는 이르면 23일 서울시장 경선 방식과 진출자를 확정할 방침이다. 앞서 충북지사 예비후보를 사퇴한 조길형 전 충주시장은 이날 장 대표와의 면담에도 사퇴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곳, 성주 한개마을 [두시기행문]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곳, 성주 한개마을 [두시기행문]

    경북 성주군 월항면에 자리한 성주 한개마을은 오랜 시간 성산 이씨가 터를 이루며 살아온 전형적인 동성촌락이다. 조선 세종 시기 진주목사를 지낸 이우가 처음 이곳에 터를 잡으며 마을의 역사가 시작됐고, 이후 후손들이 대대로 이어오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마을은 배산임수의 형국을 갖춘 입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뒤로는 영취산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고, 앞으로는 백천이 흐르며 자연스러운 마을의 틀을 형성한다. 이러한 지형 덕분에 예로부터 길지로 평가받았고, 실제로도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곳으로 기록된다. 특히 구한말 성리학자 이진상과 학문적 명성을 남긴 이원조 등 이름난 선비들이 이곳에서 나왔다. 이처럼 학문을 중시하는 전통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내려오며, 마을 곳곳에서 그 흔적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한개마을의 또 다른 특징은 독특한 담장 구조다. 마을 외곽을 이루는 담은 지형에 따라 높낮이가 다르게 형성돼 있고, 내부 담장은 처마보다 낮게 이어져 시야를 완전히 차단하기보다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흙과 돌을 섞어 쌓은 담장은 한옥과 조화를 이루며, 마을 전체를 하나의 풍경처럼 이어준다. 마을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선이 머무는 지점들이 있다. 굽이진 골목 끝에 나타나는 오래된 고택, 담장 너머로 보이는 마당의 나무 한 그루, 그리고 시간의 흔적이 스며든 목재의 질감까지 특별한 설명 없이도 이곳이 지나온 시간을 말해준다. 최근에는 전통 한옥을 배경으로 한복 체험도 가능해 방문객들이 보다 직접적으로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고즈넉한 마을 풍경 속에서 한복을 입고 걷는 경험은 이곳만의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마을 인근에는 성주 특산물을 활용한 식당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소박한 한정식이나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숙소는 전통 한옥스테이부터 소규모 민박까지 다양하게 마련돼 있어 하루 정도 머물며 마을의 분위기를 천천히 느껴보는 것도 좋다. 방문 시에는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거주민이 있는 공간인 만큼 소음을 줄이고, 사유지 출입이나 촬영 시에는 배려가 필요하다. 이러한 작은 배려가 마을의 현재를 지켜가는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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