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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중문단지 매각은 공공 인프라 포기”

    제주중문관광단지 매각이 가시화되면서 제주도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도민들은 중문관광단지의 민간 매각은 정부가 제주의 공공 관광 인프라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매각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서귀포 중문관광단지는 1978년 개발이 시작된 이후 그동안 1조 9279억원을 들여 중문·대포·색달동 일대 356만 2000㎡에 호텔 등 숙박시설, 상가, 운동·오락시설, 휴양·문화시설 등을 갖춘 제주의 대표적인 공공 관광 인프라다. 한국관광공사는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에 따라 중문관광단지의 민간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각 대상은 제주에서는 유일한 비회원제인 중문골프장(95만 4767㎡, 1050억원)과 관광센터 토지 및 건물, 야외공연장, 분양잔여토지(10만 6708㎡, 450억원) 등이다. 총금액은 1500억원 규모다. 지난달 3차 일반 공개경쟁 입찰에서 이랜드그룹과 서희건설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고 관광공사는 다음 달 초 우선협상자를 선정해 중문단지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서귀포 지역 3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중문관광단지 살리기 서귀포시범시민운동본부’는 이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시민운동본부는 “정부와 관광공사, 지역 주민이 합심해 개발해 온 중문관광단지는 지난해 6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단지로 성장했는데 공기업 선진화 정책이란 명분으로 민간에 매각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중문마을회 김상돈 회장은 “30여년 전 중문관광단지를 개발하면서 정부가 토지를 싼 가격에 강제 수용했다.”며 “토지를 강제 수용했으면 목적에 맞게 완벽하게 개발해서 떠나든가, 남아 있는 토지는 매각할 게 아니라 지역에 다시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운동본부는 “중문골프장은 올레길을 따라 펼쳐진 제주 유일의 비회원제 골프장으로 민간에 매각돼 사유화되면 관광객과 도민들의 출입이 제한될 수 있고 골프장을 용도 변경해 리조트나 호텔 등으로 개발하면 제주에는 주요 관광 인프라인 비회원제 골프장이 영영 사라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시민운동본부는 12일 중문관광단지에서 민간 매각을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시민운동본부 관계자는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중문관광단지 개발사업 시행자 변경과 중문골프장 용도 변경은 절대 불허해야 한다.”며 “인수 기업에 대해서는 불매 운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지난해 중문골프장 인수 등을 위해 한국관광공사와 협의를 벌여 왔지만, 인수가격 등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무산됐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재단 역할 대학육성에 국한…학사 의결은 대학서 맡아야”

    “재단 역할 대학육성에 국한…학사 의결은 대학서 맡아야”

    # 이모(48) 수원여대 총장과 대학 관계자 5명이 뇌물수수와 교비 횡령 등의 혐의로 지난달 9일 불구속 기소됐다. 이 총장은 대학 기획조정실장 재직 당시인 2010년 6~11월 전산장비를 독점으로 납품하게 해주겠다며 업체 대표로부터 1억 6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대학 스쿨버스 용역회사를 운영하는 총장의 친동생은 버스 기름값 등 운영비를 부풀려 대학으로부터 지급받은 뒤 허위로 등재한 직원들에게 급여를 주는 것처럼 꾸며 6억 2850만원을 빼돌린 의혹을 받고 있다. 대학 설립자의 장남인 총장과 차남이 연루된 비리 의혹이 불거진 수원여대는 현재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대학노조에 맞서 재단 측이 직장폐쇄로 맞서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국내 대학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사학(私學)의 비리는 더 이상 생소한 뉴스가 아니다. 불법찬조금, 인건비 횡령, 입시부정 및 인사 비리 등 연이은 사학재단의 부정부패는 교육기관의 본질 위에 ‘비리 백화점’이라는 불명예를 덧씌웠다. 특히 지난 2009년 영남대의 정이사체제 전환 이후 각종 비리나 전횡을 저지르고 퇴출됐던 옛 재단 인사들이 속속 복귀하는 등 사학 비리와 관련한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반복되는 사학비리 국내 고등교육기관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사학에 만연한 부정부패는 한국사회 교육 현장 전반에 걸쳐 부패와 비리가 일상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감사원 등 관련 당국은 해마다 비리 사학에 대한 감사를 벌이지만 파문이 가라앉으면 곧 이어 재단의 비리 주역들이 그대로 복귀하거나 같은 비리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사학문제의 현황과 원인을 밝히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학술대회가 열렸다. ‘사학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회’(사해연)는 지난 8일 서울 중앙대 서라벌홀에서 ‘사학문제의 해법을 모색한다’는 주제의 학술대회를 열고 차기 정부 사학 개혁의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윤지관 사해연 회장은 “현 정권 들어 비리나 전횡 등으로 퇴출된 구재단이 ‘대학 정상화’라는 명분을 앞세워 복귀하는 등 문제 사학이 자본주의적 소유권 논리와 결합해 사학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사학 비리의 유형과 현황’에 대해 발표한 홍성학 주성대 산업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1999년부터 올해까지 교육과학기술부, 감사원 감사를 통해 적발된 사립대학의 부정·비리 현황을 유형별로 분석해 제시했다. 2001~2004년 교과부 종합감사를 통해 드러난 지적사항은 예산·회계 201건(25.8%), 법인 128건(16.4%), 인사 126건(16.2%), 시설 90건(11.6%) 등이었다. 또 2005~2009년 교과부 감사 결과 적발된 대학 손실금만 해도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을 합쳐 무려 2765억 3300만원이나 됐다. 대학당 평균 61억 4500만원에 이르는 규모다. 홍 교수는 “상당수 사립대학 이사장들은 대학을 자신의 사유물로 여겨 사유화하고 있다.”면서 “학교법인이 갖춰야 할 수익용 기본재산은 미비하고, 법인전입금은 거의 없으면서 등록금과 정부지원금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사립대학 운영과 관련된 인사권, 재정권, 규칙제정권 등의 권한이 모두 법인 이사회와 이사장이 독점하도록 돼 있다.”면서 “이런 상황은 교원의 학문적 자유와 양심적, 비판적 활동을 위축시키고 양심적인 교수들에 대한 부당한 피해가 생길 수 있는 개연성을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립대의 과도한 비중이 대학개혁의 걸림돌” ‘사학문제가 대학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한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사학의 지배구조가 고등교육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2006년 기준 국내 사립대 학생 비중이 77.8%에 달하는 등 사학의 폭발적인 성장이 국가로 하여금 막대한 설립비용을 부담한 사립대학에 지속적인 재정지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면서 “고등교육체제에서 사립대가 차지하는 과도한 비중이 대학 개혁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해 기준 다른 나라의 사립대 학생 비중은 일본이 75.9%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반면, 미국은 71.9%가 국·공립대학생, 프랑스·스웨덴·독일·영국 등 유럽은 90% 이상, 호주는 98%가 국·공립대 학생이다. 조 교수는 또 “2003년 기준 재단전입금이 중등은 평균 2%, 대학은 5.6%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많은 사립학교가 처음부터 학교의 운영목적을 교육보다는 이윤 창출에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사립대학의 퇴출기준에 법인전입금이나 수익용 기본재산의 확보비율 같은 교육투자 열의를 핵심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립대 친인척 참여비율 5분의 1로 낮춰야” 사학의 공공성 확보와 사학 관련 법의 개정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제시됐다. 임재홍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고등교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사립대를 준(準)국·공립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른바 ‘정부책임형 사립대학’ 방안으로, 사립대학의 국·공립화와 비슷하면서도 기존 학교법인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임 교수는 “사립대 구조조정은 대학의 재정능력을 기준으로 정부독립형과 정부책임형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독립형 사립대에는 행정적 규제를 줄이고, 정부책임형에는 계약을 통해 지원 범위를 설정하되 계획에 따라 ‘반(半)공립 반사립’의 지위를 갖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립대학 비리의 근본적 해결방안에 대해 홍성학 교수는 “법인에 집중돼 있는 권한을 분산시키기 위해 법인의 기능을 대학 지원 및 육성기능으로 국한시키고 학사와 관련한 심의·의결사항은 대학에 위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현재 4분의1인 사립대의 친인척 참여비율을 공익법인과 같이 5분의1로 낮추는 방안과, 부정·비리를 방조한 임원들도 제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07년 사학법에서 삭제된 ‘임원의 부당한 행위를 방조한 임원의 임원취임승인 취소’ 조항을 환원해야 한다는 방안도 제기됐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열린세상] 고소 너무 남용된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열린세상] 고소 너무 남용된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범죄의 피해자임을 주장하며 죄인을 처벌하여 달라고 수사기관에 청원하는 것이 고소이다. 이것은 법치의 기반이다. 항상 감시의 눈을 뜨고 있을 것이 가정되는 수사기관이라도 모든 범죄를 인지하는 데 한계가 있고 어떤 권리는 개인의 처분에 맡기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헌법(제27조)에도 피해자진술권, 재판청구권이 보장되어 있다. 고소는 인권인 것이다. 어쩌면 모든 정의 실현을 정부가 알아서 해 주고 당사자의 주도가 배제된다면 법치나 자유사회와 거리가 멀 수 있다. 그러나 정의도 공짜가 아니다. 국가는 경찰관·교도관을 고용하고 무장시켜야 하며, 척하면 사태를 파악하여 합당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현인들을 판사로 모셔야 한다. 비슷한 실력의 전문가를 검사로 채용하여야 한다. 비용이 드는 것은 고소를 하는 쪽도, 당하는 쪽도 마찬가지이다. 국가기관이 개인의 취향과 기대를 맞추어 주기를 기대할 수 없기에 여건이 되는 고소인은 변호사를 사용한다. 당하는 쪽의 사정은 더 절박하다. 상대방은 막강한 무력과 정보로 무장한 국가권력이 아니던가. 권력에 대항하여 죄인으로 취급되는 개인을 대변하는 흉내라도 낼 수 있는 변호사에게 기댈 수밖에 없겠지만, 마음에 드는 변호사 사는 비용이 한두 푼이던가. 고소인이야 스스로의 선택이고, 죄인도 보통은 당해도 싸겠다. 그렇지만 전혀 무고한 고소, 사소한 갈등을 계기로 수도 없이 반복되는 고소를 당하는 사람에게 수사절차, 재판절차는 악몽이다. 전체 형사사건 중 고소사건이 27.35%로 0.48%인 일본의 57배이고 10만명당 피고소인도 1246명으로 일본의 7.26명보다 171배 많은데 정작 기소되는 비율은 18.7%에 그친단다. 가끔 재수 없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라고 둘러댈 수 없는 수준이다. 우리가 이유 없는 권력과 이웃의 간섭으로부터 안전하다고 가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사기관이 자초한 면도 있다. 고소인의 무고, 위증이 밝혀졌는데도 사실 오인이라고 넘어가며 잘 처벌하지 않는 것도 문제이다.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겠지만, 처벌하지 않는 것은 부당한 고소에 대하여 보조금을 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온갖 구실로 민사재판을 지연하며 형사사건의 수사, 재판결과를 기다리는 당사자의 술책을 판사가 참아주는 것도 이유 없는 고소 증가에 기여한다. 증거는 법원에 낼 일이고 경찰관이 판사를 대신할 수 없을 것인데 답답하다. 이런 식이면 ‘아니면 말고’ 식으로 운동하는 기분으로 고소를 하는 변종도 생겨난다. 하지만, 폭주하는 사건의 부담을 지는 사법기관을 탓하는 건 피해자를 비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책임은 고소를 남발하는 사람에게 있다. “왜곡된 법 만능주의에 기인한 무분별한 고소 풍조는 원칙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우리사회의 잘못된 대표적 행태이므로 정부와 국민이 힘을 합쳐 근절시켜야 한다.”는 총리의 말씀은 지당하기 그지없다. 치안도 희소성의 제약을 받는 영역이다. 고소 사건 처리에 과도한 자원을 투입하면 경찰은 무능해진다. 아이들이 폭력에 시달리고 젊은 여자가 길 가다가 분해되는 사태가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밤길을 걷지 못하는 불안한 나라에 아무리 좋은 유인책을 제시한들 누가 투자하겠는가. 초대 대법원장의 말씀처럼 범죄가 줄어들고 소송이 적어야 좋은 세상이다. 정치인부터 모범을 보이라. 마신 술이 복분자술인지 고급 양주인지, 입은 옷이 명품인지, 어느 병원을 다녔는지, 누굴 만났는지 따지고 보면 한가한 가십거리이다. 권력자가 고소하면, 갑남을녀의 애절한 피해신고에는 무관심한 경찰도 열심히 하는 흉내라도 낸다. 청탁 여부와 상관없이 권력자와 대중의 관심은 부담이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수사권과 사법의 사유화이다. 평판과 이미지는 사법권을 빌려 개선할 수 없다. 사실을 둘러싼 공방이 계속될수록 양식 있는 시민들이 고개를 돌려 결국 고소인 자신이 재기할 수 없는 정치적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법 좋아하는 자 법으로 망한다. 공적 인물은 상처받을 이야기를 들어도 고소는 하지 말 일이다. 권력자가 듣기 싫은 이야기를 금지하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불편한 진실만이 떠돌게 된다.
  • “부처님 가르침 담은 율장 중심으로 종헌·종법 바꿔야”

    “부처님 가르침 담은 율장 중심으로 종헌·종법 바꿔야”

    한국불교 맏형 격인 조계종이 전대미문의 위기에 봉착했다. 동영상 공개로 불거진 승려 도박 사태가 보기 민망할 만큼의 혼탁한 상황으로 번졌다. 집행부 고위층 승려의 비위와 관련한 공방과 그를 둘러싼 배후설까지 분분하다. 통합종단 50년을 맞는 한국불교 장자 종단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서울신문은 22일 사태의 본질과 해법을 묻는 긴급 좌담회를 마련했다. 김성호 선임기자의 사회로 서울신문 편집국 회의실에서 열린 좌담에는 법현 태고종 열린선원 원장과 이상근 전 조계종 중앙신도회 사무총장, 정웅기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이 참석했다. 사회 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사회 조계종이 심각한 국면에 처해 있다. 사태의 본질을 먼저 짚자. 법현 스님(이하 법현) 근본적인 문제는 누군가가 어긋난 일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저질러진 일이라면 주체가 먼저 어긋났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그 다음에 참회나 사과를 하고 바로잡아야 하는 것이다. 이상근 전 총장(이하 이) 불교계엔 크고 작은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 일들이 왜 생기는지, 이번 기회에 반드시 원인을 짚어야 한다. 일회성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사건이다. 해결책도 그런 면에서 찾아야 한다. 정웅기 위원장(이하 정) 수면 아래 있던 스님·수행자들의 생활문화, 출가정신에 어긋나는 향락적인 생활문화가 드러난 것이다. 소수라 치부한다 해도, 이 문제를 제대로 다뤄 오지 못한 책임이 크다. 승가의 생활문화 자체를 총체적으로 점검하라는 사회적 압력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사회 조계종이 종단분규로 수차례 홍역을 치렀지만 이번 사태는 본질이 다를 텐데. 법현 출가 수행자, 재가자 할 것 없이 부처님 제자라면 그분의 생각과 말씀을 닮아가는 데 많은 시간을, 거의 모든 시간을 바쳐야 하지만 그게 부족하다. 우리 승단은 소유가 너무 많아지고 있다. 바로 그것이 깨달음을 얻지 못한 사람들의 오염원이고, 실제로 그것에 너무 가까이 있다. 이 교계에서 사회적 영향을 미치는 분들, 조계종 주요 소유물을 담당하거나 집행부 소임자는 불가피하게, 혹은 스스로 그런 분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횡단보도에서 꼭 신호며 규칙을 지키는 스님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스님이 있듯이 기존 사회문화에 대한 준비나 이해, 의식이 부족한 탓이 있다. 정 대개가 그렇다면 종단이 유지되기 힘들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불교계로선 좀 억울한 부분이 있긴 하다. 그렇다고 그냥 넘길 일은 아니다. 출가자들에게 기대하는 일반의 윤리적 수준은 굉장히 높지만 당사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철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사회 종단 안팎에 계율 자체를 문제 삼는 이들이 적지 않다. 종단에 새로 설치된 승가공동체 쇄신위가 개선의 물꼬를 틀 수 있을까. 법현 계율 경전 따로, 생활 따로인 풍토가 문제다. 계율은 조직이 잘 돌아가고 구성원들이 평화롭게 하기 위한 것이다.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 등 구성원들의 공동규범인 육화가 살아있는 공동체로 바로 세워야 한다. 쇄신위도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 종단에 문제가 터질 때마다 각종 위원회가 생겼다. 재가신도의 참여 없는 쇄신위며 위원회라면 일반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다. 이런 식의 상황에 맞춰 만드는 위원회로는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기 어렵다. 사회 쇄신위는 원로회의가 지시해 구성된 종단 기구인데 재가불자도 포함시켜야 하나. 이 우리 불교계의 수행문화가 왜곡된 경향이 짙다. 재가자도 승가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인 만큼 당연히 참여시켜야 한다. 변화의 목소리를 담지 못하는 집행부 등 기존 권력 위주의 해결은 문제가 있다. 정 우리 승가에도 소비문화가 깊숙이 들어 와 있다.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려고 해도 그럴 조건을 넘어선 것이다. 부처님 당시 승가회에도 문제는 있었다. 불교의 문제는 불교다운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1990년대 조계종 종단 분규와 달리 이번 사태는 정신이 썩었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라고 본다. 사회 종책모임이나 이해집단에 대한 수술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데. 법현 거미들은 매달려야 할 거미줄과 붙지 말아야 할 거미줄을 분별해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계율에 묶인 이는 거미와 같은 존재라고 본다. 불편한 게 아니라 다 알기에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 지향점에 따라 계파가 나눠짐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나와 조직을 키우려 드는 것, 그 자체가 고통의 원인임을 깨달아야 한다. 정 총무원과 종단기구 중심의 해결엔 의문이 많다. 계파도 그중 하나다. 혁명정부 같은 걸 만들어야 하는데 사회의 입법, 행정, 사법 기능을 그대로 쓴다. 원래 불교는 문제가 생기면 공화제로 해결했다. 대중과 당사자가 모여 책임을 추궁하고, 설명하고, 참회하고, 벌 주고, 내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걸 버리고 현대적 대의제를 이식하는 바람에 대중들이 소외되고 있다. 법현 종헌, 종법을 율장 중심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율장보다 종헌, 종법이 더 우선하는, 그야말로 근본이 바뀐 전도망상이다. 전체 공의를 통해 확정된 것은 종헌, 종법으로 만들고 일단 받아들여지면 지키는 게 중요하다. 이 권력 지향이 사유화와 협잡을 낳는다. 지난해 말 한 토론회에서 조계종 이름을 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종파도 새로운 그룹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문제에 대한 성찰 없이, 과거 방식대로 한다면 오해와 반목만 계속될 것이다. 정 부처님의 삶을 살고 그렇게 살 수 있게 해 주는 게 종단이고 제도여야 한다. 진정 공동체 문화며 규칙 제도가 있는지, 있다면 왜 안 되는지를 직시해야 한다. 이번 사태만 해도 지나치게 외부의 언론보도나 압력에 따라 정신없이 몰아치는 측면이 많다. 사회 도박사건을 조사 중이지만 일반인들이 납득할 만한 결과가 나올지 의문이 많다. 그럴 바에야 종단이 스스로 나서서 풀고 해명하는 게 좋지 않을까. 정 맞다. 대중 앞에서 털어놓고, 참회하고, 벌을 받고 그래야 한다. 한마디로 공동체의 수준이 올라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채 폭로하고 어쩌고 하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 신도회 조사에 따르면 2002년 불교 종파 150여개 중 조계종이 열 몇개였는데 지금은 서른개가 넘는다. 조계종으로 출가했다 뭔가 안 맞으면 따로 종파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조계종으로선 리더십의 위기다. 사회 사찰 운영과 집행의 재가자 참여에 대한 주장이 분출하고 있는데. 법현 공동체 내부의 결론이 제일 중요하다. 우선 승가공동체 안에서 해결해야 하고 둘째는 율장 중심, 세 번째는 불교 안에서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믿음이 확실해야 한다. 그런 가운데 출가 수행자는 자유롭고 기쁨이 있어야 한다. 정 승속의 구분이 없다는 말이 범람한다. 재가자들은 속가에 있으니 대충 살고 스님들에게는 그러면 안 된다는 식은 곤란하다. 서로 울타리를 칠 게 아니라 먼저 열어 놓고 함께 가야 한다. 법현 불자이면서도 (계율을) 안 지키는 것과, 아주 좋아하지만 지킬 수 없어 불자가 못된 사람 중 누가 더 솔직할까. 계율에 대해서도 수행에 대해서도 온전하게 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 이 대부분의 사찰엔 사찰운영위가 구성돼 있다. 제도적으론 대소사에 다 관여하고 집행까지 할 수 있지만 실제론 유명무실하다. 사부대중이 모두 참여하는 실질적 공동체 운영이 있어야 한다. 일이 터질 때마다 신도가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지나면 그뿐이다. 사회 재가신도 참여 자체가 봉쇄됐다면 사찰 투명화라는 것도 의미가 없을 텐데. 이 출가자는 줄어드는데 사찰은 늘고 있다. 총무원을 운영지원기관으로 바꾸고 행사 대행기관처럼 운영되는 포교원을 재가·승려 교육 전문기관으로 만들어야 한다. 중앙종회의 신도 참여도 마찬가지다. 신도들도 아직 준비가 안 돼 있다. 지금부터라도 신도 교육과 훈련이 있어야 한다. 법현 천주교 의식과 신자들의 종교활동을 혁명적으로 바꾼 제2차 바티칸공의회 결정이 나오기까지 수년간 전 세계 전문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댔다. 총무원이나 그런 것은 그냥 지원부서일 뿐이다. 다 같이 있는 자리에서 하는 것이 율장의 정신이다. 정 욕망과 분노를 내려놓고 공심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흐름이 필요하다. 개인과 구조의 문제를 같이 봐야 한다. 책임 미루기로는 곤란하다. 승단 전체의 삶의 문제를 바꿔야 한다. 비구끼리 안 나누고 비구니에게도 안 나누는데, 사부대중과 나눌 수 있을까. 법현 거듭 말하지만 율장, 수행을 통해 누리는 기쁨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 부처 생전에도 각각 다른 주장과 수행을 둘러싼 파벌이 있었지만 부처님은 다 인정했다. 크게 보면 불법의 큰 바다 안에 있다는 것이다. 율장 중심의 해결방식이 지나치게 어렵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안 되니까 말지.’가 아니라 할 수 있으니까 해야 한다고 말해야 한다. 정리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민간인 사찰 ‘판도라 상자’ 열리나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이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에 대한 재수사에서 지난 2010년 1차 수사 때와 달리 가시적인 성과와 함께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른바 ‘윗선’에 한 걸음 다가선 모양새다. 특히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된 사건의 핵심인물 가운데 한 명인 진경락(45·구속)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총괄기획과장이 수사의 열쇠 역할을 하고 있다. 판도라 상자를 열고 있는 것이다. 진 전 과장은 2010년 8월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된 뒤 지난해 2, 3월쯤 면회온 K의원 등에게 증거인멸 책임과 관련, “xxx, xxx, xxx를 수갑채워서 여기(교도소) 데리고 와야 한다. 진범을 모두 잡아넣어야 한다.”면서 죄를 부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민정수석실 xxx부터 책임을 져야 한다. 내가 나가면 수석들, 비서관을 모두 손보겠다.”며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구치소 접견기록과 교도소 면회 녹취록을 통해 진 전 과장의 진술을 확인했다. 2010년 당시 민정수석실은 권재진(현 법무부 장관) 수석과 수사기관 업무 조정을 맡은 김진모(현 서울고검 검사) 민정2비서관, 장석명 공직기강비서관으로 구성됐었다. 진 전 과장은 2010년 11월 1심에서 실형, 이듬해 4월 2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될 때까지 8개월가량 수감생활을 했다. 검찰은 진 전 과장의 접견기록 확인과 관련, “정황은 인정하되 직접적인 증거로는 부족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청와대와 총리실 핵심부를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거나 비판한 여야 정치인을 표적 사찰한 문건이 담긴 전 전 과장의 이동식 외장 하드디스크를 압수수색 때 확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진 전 과장이 여동생 집에 보관해 온 문제의 하드디스크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인 셈이다. 하드디스크에서 발견된 2009년 9월 16일과 10월 14일 ‘해야 할 일’이라는 파일에는 ‘백원우·이석현 관련 후원회, 동향, 지원 그룹이 실체가 드러나도록 보고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백 의원은 같은 해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이 대통령에게 ‘살인자 사죄하라.’고 고함을 쳤고, 이 의원은 6월 이 대통령의 서울 이문동 떡볶이집 방문 뒤 “이 대통령은 떡볶이집에 가지 마라, 손님이 안 온다.”고 비난했다. 뒷조사 대상에는 정권 초기 이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여권 인사들도 등장했다. 같은 해 1월 21일 작성된 문건에는 ‘사하구청장 조정화, 현기환(초선·사하갑) 의원이 대통령 비방. 친박 쪽으로 9일 상경. 국회의원은 현 의원을, 산하단체는 광주은행 감사(정두언과 친함)를 타깃으로’라고 적혀 있다. 현 의원은 친박계 의원으로 2008년 11월 강만수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을 유임시킨 이 대통령에게 “밑바닥 정서를 모른다.”고 비판했고, 정 의원 역시 2008년 초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박영준 당시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에 대해 “권력을 사유화했다.”고 비난했던 터다. 검찰 관계자는 “사찰 문건에 드러난 사례는 모두 스크린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뾰족 金… “MB, 공공 리더십 실패…권력 사유화로 부패”

    뾰족 金… “MB, 공공 리더십 실패…권력 사유화로 부패”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공공의 리더십’을 보여 주는 데 실패했다며 현 정부와 각을 세웠다. 김 지사는 1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 집권 초기에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등 친·인척이 권력 핵심부에 많이 포진함으로써 권력이 사유화되고 농단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비리와 부패가 심해졌다.”면서 “인사와 권력, 권한 행사가 마치 사유물처럼 돼 버린 것이 가장 중요한 비리의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이어 “각 부처 장관과 산하기관에서도 이 대통령 재임 기간에 매우 편중되고 폐쇄적인 인사가 있었다.”면서 “이 대통령이 ‘퍼블릭 리더십’에 익숙하지 않은 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도 “당내 권력이 사유화되고 1인 지배체제가 됐다. 이런 식으로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앞서 김 지사 측에서는 박 위원장에 대한 차별화 전략과 비하의 표현을 담은 문건이 또 발견돼 논란이 됐다. 지난 30일 도 보좌관실 소속 이모 언론특보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 문건에는 “쇼윈도에 전시된 마네킹 같은 사람”, “시집도 안 가본 여자가 뭘 안다고….” 등 박 위원장을 비하하는 표현이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 김 지사는 “공무원 중에 저를 도와 주는 언론 보좌관이 있는데 공교롭게도 출마 선언 시기와 맞물려 문제가 된 것”이라면서 “대선후보로 활동할 수 없는 모순을 해결해 줘야 하는데 현행 제도하에서는 진퇴양난”이라고 했다. 문제가 된 언론특보와 정책보좌관 2명은 문건이 공개된 직후 사직서를 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시론] 불확실한 중국 정치개혁의 진로/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시론] 불확실한 중국 정치개혁의 진로/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지난 3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는 정치개혁이 화두가 되었다. 원자바오 총리는 전인대 개막식의 공작(국정)보고에서 정치개혁을 포함해 곳곳에서 개혁이란 단어를 60여 차례 언급했다. 특히 그는 전인대 폐막식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치개혁이 없으면 경제개혁이 없다는 과거 발언에 한발 앞서 “정치개혁이 없으면 문화대혁명과 같은 비극이 다시 올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원 총리의 발언은 당내 정치개혁 논쟁을 일으키고자 한 의도가 보였다. 그가 표방하는 정치개혁은 법에 의한 민주적 선거, 민주적 정책결정, 관리·감독을 실행하고 인민의 알 권리, 참여권, 의사표현과 감독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개혁에 대한 원 총리의 줄기찬 언급에도 당 중앙의 반응은 싸늘하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지도자들이 중국 특색의 민주주의, 즉 공산당의 영도를 전제로 한 수직적 민주주의 노선을 철저하게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산당은 국가와 사회의 사상, 정치, 조직에 대한 영도권을 갖는다. 어떠한 사회세력도 영도조직에 도전할 수 없다. 권력 교체는 당내 민주주의 절차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국민의 선택에 의한 권력교체는 인정하지 않는다. 문화대혁명은 공산당 파괴를 겨냥했다. 이 점에서 원 총리의 경고에는 정치개혁이 없으면 문화대혁명 때처럼 공산당 조직이 홍위병이나 혁명적 대중, 인민해방군의 연합세력에 의해 초법적으로 파괴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암시되어 있다. 문화대혁명은 당내의 자본주의 성향 세력을 몰아내기 위한 질서정연한 정풍운동으로 시작되었으나 급기야 극좌 폭력운동으로 확대되었다. 당 중앙의 노선투쟁이 권력투쟁으로 비화해 중앙 및 지방 당과 정부를 마비시켰다. 최근 신좌파로 알려진 충칭시 당 서기 보시라이 정치국 위원의 실각은 시장 만능주의의 비판과 연관된 부패척결의 방법에 문제가 있었다. 보 서기는 마오 시절의 홍색노래를 부르며 조직범죄 척결운동(창홍타흑)을 대중운동으로 확산시키면서 초법적 강압수단을 통해 기업가들의 재산을 몰수하고 반대파를 숙청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사설에서 “일부의 지방간부가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 사건은 당 중앙의 노선투쟁으로 전환되지 못한 채 종결되었다. 하지만 원 총리의 정치개혁 필요성에 대한 경고가 중국 사회주의체제의 미래에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 두고 볼 일이다. 보시라이의 실각 파동과 맞물려 인민해방군의 통수권 논쟁도 일고 있다. 역사적으로나 법적으로 공산당의 영도를 받아 온 인민해방군을 국가 기구의 편제 하에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해방군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급기야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사설을 통해 “군대를 비당, 비정치화, 국가화하는 것은 잘못된 관점으로 결코 막아야 한다.”고 못 박았다. 당 중앙의 입장에서는 문화대혁명이나 톈안먼사태와 같은 국란에 군대의 정치적 중립은 용인할 수 없기 때문에 군에 대한 당권은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렇지만 중국(북한 포함)의 직업군인들에게는 정치공작과 생산대의 역할이 현대전을 수행해야 하는 전투대의 능력을 발전시키는 데 제약요인이 되고 있다는 우려와 불만이 남아 있다. 사영기업과 외자기업 모두 공산당 통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유일한 곳은 구현향진(區縣鄕鎭)의 기층 인민대표이다. 대표는 호구(호적)를 가진 주민의 직접투표에 의해 선출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공산당의 추천을 받지 않는 독립후보들이 대거 출마해 당선되었다. 이 기층 인민대표는 해당 지방의 행정을 감시·감독하는 권한을 가진다. 독립후보의 증가는 관료의 전횡과 부패 척결에 목소리를 높일 수 있지만, 지방 행정의 민주화를 위한 제도개혁에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미래 중국의 정치개혁은 공산당의 시민세력에 대한 권한 배분의 의지에 달렸다. 개혁 또한 당 주도하에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 불법사찰 피해 당사자 거론 새누리 3인방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사찰 당사자로 거론됐던 새누리당 의원들도 다시 입을 열었다. 남경필 의원은 1일 “전·현 정부 모두 불법 사찰의 진상을 밝히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노무현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와 이해찬 고문의 해명을 촉구했다. 남 의원은 오후 임해규·구상찬 등 쇄신파 의원들과 함께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사찰은 헌법가치인 기본권을 침해하는 일이자 인권유린”이라면서 “이 대통령은 불법사찰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국민께 밝혀야 하고 사과할 일이 있다면 직접 사과하고 축소·은폐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노무현 정부 인사들도 마찬가지”라며 “지난 정부의 실세 총리였던 한명숙 대표와 이해찬 고문은 민간 사찰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쇄신파 의원들은 여야 원내대표에게 특검법 도입을 촉구했다. 또 다른 당사자였던 정두언·정태근 의원은 최대한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사찰에 대한 억울함을 토로했던 과거와는 달리 막아내지 못한 데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정두언 의원은 “이 정부 출범에 참여한 내가 불법사찰 같은 시대착오적인 일을 끝내 막지 못한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트위터에 2010년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거진 민간인 사찰 논란을 언급하며 “그때 ‘내가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는지 아느냐’고 통곡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죄송하다. 할 말 없다.”고 말했다. 정태근 의원도 “‘권력의 사유화’부터 모든 불행이 시작된다. 권력사유화를 방치한 주체는 이 대통령”이라면서 “특정 집단의 권력 사유화를 막아내지 못한 대가로 불법사찰을 받았다는 억울함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당시 이른바 ‘영포라인’을 중심으로 청와대와 정부 안의 비선조직이 주요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정몽준 “박근혜·비대위 무한책임져야” 유정현·석호익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정몽준 “박근혜·비대위 무한책임져야” 유정현·석호익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새누리당이 4·11 총선 지역구 공천을 마무리했지만 당내 공천 잡음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후보들 금품살포 의혹 제기 유정현(중랑갑) 의원과 석호익(경북 고령·성주·칠곡) 전 KT 부회장은 18일 탈당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박형준(부산 수영)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무소속 출마를 고심 중이다. 조진래(경남 의령·함안·합천) 의원은 국민참여경선 과정에서 조현룡 후보의 금품제공 의혹을 제기하며 법적대응 방침을 밝혔다. 심재엽(강원 강릉) 후보는 권성동 의원이 관내 교회에 금품을 제공한 혐의 등을 제기하며 공천위에 재심사를 요청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의 잠룡 중 한 명인 정몽준 전 대표는 이번 공천 결과에 대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무한 책임론’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의 활동이 3개월을 지났고 공천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국민들이 바라보는 새누리당의 공천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비대위를 정조준했다. 그는 “왜 비대위를 만들었고 무엇을 위해 쇄신했는지 납득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당의 정체성은 훼손되고 공천은 친박(박근혜) 감싸기로 변질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새누리당은 많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보다 특정인을 위해 당의 권력을 사유화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면서 “분열하면 모두가 죽는다는 식으로 압박을 가하며 당내 비판 세력을 제거하고 입맛에 맞는 인물들로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사당화가 진행되면 새누리당이 총선과 대선에서 이기든 지든 결과에 관련없이 큰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덧붙였다. ●鄭 “친박 감싸기로 변질” 질타 정 전 대표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먼저 비대위를 쇄신하고 개인이 아니라 그야말로 당을 위해 새롭게 출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당을 사유화하고 있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총선결과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입당하지 않은 비대위원이 있다면 입당절차를 밟거나 사퇴하는 것이 정치도의적으로 최소한의 필요한 조치”라며 “당내 민주화를 위해 사실상 폐지된 중진회의를 부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3) 연개소문과 김춘추

    [선택! 역사를 갈랐다] (3) 연개소문과 김춘추

    642년 초겨울 신라의 김춘추가 살을 에는 삭풍을 뚫고 고구려 평양성을 방문하여 막 정권을 장악한 연개소문을 만났다. 김춘추는 ‘양국의 오랜 다툼을 중단하자.’고 제안하면서 백제 공격을 위한 군사 지원을 요청한다. 이에 연개소문은 ‘한강유역을 돌려주면 구원병을 보내주겠다.’며 매몰차게 대답했다. 김춘추가 ‘신하의 몸이라 영토와 같은 중대한 문제를 결정할 수 없다.’며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히자, 연개소문은 그를 감옥에 가두어 버렸다. 두 사람의 운명적 만남이 엇갈린 선택으로 돌변하는 순간이었다. 그 뒤 두 사람은 끊임없이 엇갈린 선택을 하면서 고구려와 신라의 운명마저 엇갈리게 만들었다. 양자에 대한 후세의 평가도 극명하게 대조되었다. 유교 명분론이 지배하던 고려와 조선시대, 연개소문이 임금을 죽이고 대국의 명을 거역해 나라를 망친 악인으로 지목된 반면, 김춘추는 사대의 예를 다하고 대국의 위엄을 빌려 삼국을 통일한 성군으로 칭송받았다. 이에 비해 민족의 자주독립을 쟁취해야 했던 20세기 전반, 연개소문은 자주적 대외투쟁가로, 김춘추는 외세의존적 음모가로 뒤바뀐 평가를 받았다. 그럼 유교명분론은 구시대의 유물이 되었고, 근대 민족국가의 국경선마저 낮아지고 있는 오늘, 두 사람의 선택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과연 그들의 삶과 선택으로부터 남북분단을 극복하고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응할 지혜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신흥귀족의 후예 vs 방계 왕손 김춘추는 602년에 태어났다. 정복군주 진흥왕을 증조부로 두었지만, 할아버지인 진지왕이 폐위된 다음 그의 집안은 진골귀족들의 배척을 받았다. 다만 김춘추가 정치활동을 개시할 무렵에는 그의 집안도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50여년간 재위하면서 왕권을 다진 진평왕이 진골귀족을 견제하기 위해 같은 혈족인 그의 집안을 중용한 것이다. 그리하여 아버지 용춘이 진평왕의 둘째 딸과 결혼하고, 왕실업무를 총괄하며 왕족의 위상을 조금씩 회복했다. 이와 더불어 금관가야의 후예인 김유신 집안과도 각별한 관계를 맺었다. 그런데 진평왕을 이어 선덕여왕이 즉위함에 따라 왕권에 제동을 걸려는 진골귀족의 움직임이 재연되었다. 이런 가운데 642년 여름 김춘추는 일생 최대의 시련을 맞았다. 사위의 잘못으로 인해 서방의 요충지인 대야성(경남 합천)이 백제에 함락당한 것이다. 김춘추는 패전의 책임을 떠안아야 할 위기에 몰렸다. 신라로서도 무언가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김춘추의 평양행은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결행되었다. 한편, 연개소문 집안은 대대로 병권을 장악하고 국권을 좌우하던 유력한 귀족세력이었다. 다만 조상의 연원을 시조 주몽과의 관계가 아니라 물에서 탄생했다고 한 것으로 보아 신흥귀족으로 파악된다. 이 무렵, 고구려 정치체제를 보면, 왕권은 약화되고 최고위 귀족인 대대로(大對盧)가 실권을 행사하는 귀족연립체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唐)이 강온 양면전략을 구사함에 따라 귀족세력은 강온 양파로 분열되기 시작했다. 특히 640년 고창국을 멸망시킨 당이 압박을 가해오면서 귀족세력의 갈등은 더욱 고조되었다. 이때 영류왕을 중심으로 한 온건파 귀족들이 연개소문을 장성 축조 책임자로 임명하여 중앙정계에서 축출하려고 모의했다. 642년 늦가을, 대동강 변에서 벌인 피의 만찬은 극단적 위기상황에 몰린 연개소문의 자구책이었다. 정치상황이 복잡했기 때문에 그의 쿠데타는 쉽게 성공할 수 있었지만, 쿠데타의 명분이나 권력기반은 미약했다. 연개소문으로서는 무언가 전리품이 필요한 시기에 김춘추가 평양성을 방문한 것이다. ●국가권력의 사유화 vs 정치제도의 개혁 642년 두 사람의 엇갈린 선택에는 개인의 정치적 이해가 중요하게 작용하였다. 김춘추가 방계 왕손으로서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사선을 넘었다면, 연개소문은 명분 없는 쿠데타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강경한 입장을 견지했던 것이다. 이러한 두 사람의 위기와 한계의 연원을 찾다 보면 양국의 유동적인 정치상황과 만나게 된다. 당시 양국의 귀족세력은 분열되어 있었고, 왕권도 약화되거나 많은 한계를 안고 있었다. 그런데 양국의 정치상황은 겉으로는 유사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이한 역사시간 속을 걷고 있었다. 고구려가 중앙집권체제에서 귀족연립체제로 전환한 상황이라면, 신라는 중앙집권체제를 향해 도약하는 중이었다. 또한 두 사람의 정치적 입지에도 근본적인 차이가 있었다. 양자 모두 다수 귀족으로부터 배척받고 있었지만, 연개소문이 일반 귀족에 불과했던 반면 김춘추는 방계 왕손이지만 잠재적인 왕위 계승권자였다. 실제 연개소문은 왕족이 아닌 한계로 인해 왕위에 오를 수 없었다. 이에 연개소문은 보장왕을 옹립한 다음, 반대파 귀족세력을 제압하려다 여의치 않자 주로 사적 권력기반을 강화하는 데 치중했다. 어린 자식에게 높은 관등을 수여하고 군사권을 부여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로써 국가권력을 사유화하여 종신집권을 도모할 수 있었지만, 귀족연립체제의 모순을 개혁하고 권력을 정당화하는 데는 실패했다. 오히려 귀족연립체제의 모순은 오랫동안 잠복했다가 665년 그의 죽음과 함께 폭발했다. 한편, 김춘추는 647년 비담의 난을 평정하고 김유신과 함께 정치적 실권을 장악했다. 그리고는 국정을 총괄하다가 진덕여왕 사후 귀족회의의 추대로 왕위에 올랐다. 연개소문과 달리 합법적 절차를 거쳐 최고 권력을 획득한 것이다. 또한 중앙집권체제를 향해 도약하던 역사적 상황을 활용해 당의 육전조직에 준하는 정치제도를 갖추고, 유교사상을 받아들여 새로운 시대정신을 마련하려고 노력했다. 이처럼 양자는 동시대 인물이었지만 상이한 역사시간 속에서 살았고, 정치적 입지도 달랐다. 김춘추가 유리한 역사시간과 정치적 상황을 활용해 합법적으로 권력을 획득하고 제도개혁에 주력한 반면, 연개소문은 자신의 한계를 이겨내지 못하고 국가권력의 사유화라는 유혹에 빠져들고 말았다. 이러한 차이는 궁극적으로 대외정책에도 영향을 미쳤다. ●독자세력권 유지 vs 당(唐) 중심 국제질서의 활용 양국은 국제관계에서도 상이한 역사시간을 걷고 있었다. 5세기만 하더라도 고구려가 동북아 일대에 독자세력권을 구축한 반면, 신라는 고구려에 예속된 상태였다. 그런데 6세기 중반 신라의 한강유역 장악으로 양국 관계는 점차 대등한 양상으로 변모했다. 더욱이 중국대륙을 통일한 수와 당이 ‘일원적 국제질서’를 추구함에 따라 고구려는 이들과 맞서야 했던 반면, 신라는 고구려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날 기회를 갖게 되었다. 수나 당이 추구하던 신국제질서가 양국에 정반대의 역사시간으로 다가온 것이었다. 물론 고구려가 당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길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또한 고구려와 신라가 영원히 적으로 남아 있으란 법도 없었다. 가령 630년대 당이 대수(對隋) 전승기념비인 경관을 파괴하자, 고구려는 천리장성 축조로 맞서면서 세자를 파견하는 강온 양면책을 구사했다. 그리고 김춘추가 평양성을 방문했듯이 고구려의 대외전략에 따라 얼마든지 신라와 손을 맞잡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연개소문은 당과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시도하면서도 신라에 대해서는 강경 자세를 취했다. 이는 하루빨리 전과를 올리려는 성급한 마음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러나 선택의 화살은 이미 날아간 뒤였다. 당은 그의 불법적 쿠데타를 명분 삼아 고구려 원정에 나섰다. 연개소문으로서도 대당(對唐) 강경책으로 선회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연개소문은 입체적 군사방어체계 덕분에 당의 침공을 물리칠 수 있었지만, 행운은 거기까지였다. 648년 김춘추가 당으로 건너가 군사동맹을 체결한 것이다. 이로써 고구려는 남북에서 협공을 받는 상황으로 몰렸다. 연개소문이 다양한 방안을 강구했지만, 대세를 뒤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렇지만 신라라고 ‘중국만이 태양이다.’는 당의 대외정책에서 예외일 수는 없었다. 실제 당은 660년 백제 멸망 직후부터 신라를 병탄하려는 야욕을 드러냈다. 이를 간파한 신라는 왜와의 적대관계를 개선하고 군사역량을 강화하는 등의 대비책을 세워 고구려 멸망 이후 전개된 나당전쟁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경쟁 vs 연대 이렇게 본다면 고구려 연개소문이 독자세력권을 고집하며 당에 맞서다가 멸망한 반면, 신라 김춘추는 당 중심 국제질서를 활용해 삼국통일을 달성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신라가 고구려 영역의 일부만 관할한 데서 보듯이 삼국통일은 명확한 한계를 띠었다. 김춘추로서는 최선의 선택을 했을지 모르지만, 긴 역사적 흐름에서는 역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는 동족의식이 희박했고 또 정치적 이해관계도 달랐던 연개소문과 김춘추가 상대방을 생존경쟁의 대상으로만 인식한 결과이다. 바로 이 점이 남북분단을 극복하고 국제정세에 대처할 지혜를 얻기 위해 곱씹어 보아야 할 대목이다. 남북한이 불필요한 경쟁을 자제하고 진정한 연대의 대상으로 인식할 때,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도 남북한에 의해 형성된 구심력을 중심으로 재편되어 나갈 것이다. 중국이나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한 진정한 대응책도 바로 이 속에 담겨 있다. 그런 점에서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642년 초겨울 연개소문이 김춘추의 손을 맞잡는 장면을 상상해 보는 것이 그렇게 헛된 망상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호규(한국외국어대학교 사학과 교수)
  • 안산시 공영자전거 장기대여 ‘브레이크’

    경기 안산시가 자전거 대여기간을 최장 한달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다가 여론에 밀려 무산될 전망이다. 이용자의 편의를 위한다지만 장기간 대여할 경우 자칫 사유화될 소지가 있는 데다 지역 자전거 대리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서다. 7일 시에 따르면 당초 이달부터 상록수역, 중앙역, 고잔역 등 5개 대여소에서 무료 대여하고 있는 공영자전거를 최장 한달 동안 빌려주는 장기대여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주말이면 하루 600회 이상 대여될 정도로 시민 호응이 높은 데 반해 이용이 잦은 시민들의 경우 대여기간이 1박 2일에 불과해 매일같이 신청과 반납을 반복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여소도 오후 10시까지만 운영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시간을 준수하는 것도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었다. 결국 대여가 잦고 반납기일을 잘 지키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장기대여를 허용하기로 하고 이를 적극 추진했다. 안산시는 현재 5개 대여소에서 공영자전거 540대를 평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 대여하고 있다. 그러나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시민을 위한 공영자전거가 특정인의 전유물이 될 소지가 있는 데다 오히려 많은 시민들의 이용을 막는 꼴이 돼 활성화 목적과도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고민에 빠졌다. 장기대여 이용자가 반납과 동시에 또 빌리면 사실상 무기한 사용이어서 결국 사유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시는 장기대여를 시행할 경우 대여소별로 20명 이상이 혜택을 보게 돼 전체 공영자전거의 약 20%가 장기대여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자전거 대리점에서도 반대 입장을 밝혀오는 등 거센 역풍을 만났다. 한 대리점 주인은 “한달씩, 그것도 재대여할 경우 사실상 자기 자전거나 마찬가지인데 누가 자전거를 돈주고 사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나름대로 기준을 정해 합당한 사람에게만 혜택을 줄 계획이었으나 논란을 일으켜 사업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3선에 도전하는 푸틴… 키워드로 풀어본 그의 공약

    3선에 도전하는 푸틴… 키워드로 풀어본 그의 공약

    ‘포퓰리즘과 반미’. 대통령 3선에 도전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공약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권위주의적 리더십에 반감을 품은 국민에게 정치 개혁을 약속해 숨통을 틔워주는 동시에 공무원 및 중산층의 임금을 인상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경제적 당근’을 내놓았다. 반미 노선을 분명히 하고 국방력 증진을 예고해 냉전시대 미국과 맞섰던 ‘슈퍼파워’ 옛소련에 대한 향수도 자극한다. “유권자의 심리를 잘 읽은 공약”이라는 평가와 함께 “재정 여력은 감안하지 않고 장밋빛 약속만 남발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푸틴은 대선 유세 기간 동안 7차례의 언론 기고문 등을 통해 향후 국정 철학과 구체적 공약을 제시했다.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민생분야다. 의사와 교사·교수의 임금을 2018년까지 지역 평균임금의 200%로 올리겠다고 공약했고, 모스크바 지역 경찰의 봉급도 대폭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국민적 반감을 사는 올리가르히(신흥재벌)를 압박하는 발언도 잊지 않았다. 푸틴은 옛소련 붕괴 뒤 국유재산의 사유화 과정에서 막대한 이득을 챙긴 재벌을 향해 지난 9일 “(사유화 합법성 논란을 끝내기 위해) 일회성 기부금을 내는 것이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고가 주택과 대형 자동차 등 사치재에 세금을 물리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자원 의존형 경제’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푸틴은 석유·천연가스 등 풍부한 천연자원은 분명 ‘경제적 부흥을 도운 축복’이지만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1가량이 석유·금속·목재 등 천연자원을 팔아 얻은 것”이라며, 자원 중독은 종종 저주처럼 보인다고 표현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다각화를 통해 좀 더 안정적인 발전을 꾀할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미 발언과 군사대국화 약속도 대선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푸틴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미국이 러시아 약화를 목표로 공작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고, 러시아 국영TV들도 마이클 맥폴 신임 미국대사에 대해 “혁명을 조직하기 위해 러시아에 온 인물”로 묘사하며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방 현대화 작업에 앞으로 10년간 23조 루블(약 892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히는 등 국방력 증강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또, 야당 인사를 향후 푸틴 내각에 기용할 수 있다는 소문을 흘리며 정치 개혁 가능성도 열어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돈풀기 공약’이 러시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러시아의 국가부채비율은 2011년 현재 GDP의 8.7%로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푸틴이 내건 천문학적 규모의 예산이 드는 선심성 공약은 결국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모스크바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이번엔 ‘최시중 돈가방’ 與 꼬리문 금품비리 패닉

    이번엔 ‘최시중 돈가방’ 與 꼬리문 금품비리 패닉

    박희태 국회의장에 이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도 2008년 일부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에게 돈 봉투를 돌렸다는 정치권 인사들의 진술이 잇따르면서 여권이 총체적인 난국을 맞고 있다. 거명되는 의원들은 한결같이 관련설을 부인하고 있으나 4·11 총선 공천을 앞두고 물갈이 대상이나 살생부 리스트에 오를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한 친이계 의원은 “최 전 위원장 요청으로 2008년 9월 추석 직전 만나 조찬을 함께하고 헤어질 때 ‘차에 실었다’고 말하길래 나중에 보니 쇼핑백에 현찰 2000만원이 들어 있었다.”면서 “비서를 시켜 즉시 (최 전 위원장의 보좌역이었던) 정용욱씨에게 돌려줬다.”고 말했다. ●거명 의원들 살생부 오를까 전전긍긍 이 의원 외에 다른 친이계 의원 2명에게도 각각 1000만원과 500만원이 정씨를 통해 전달됐고 이들 역시 현금을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최 전 위원장 측이 친이계 의원들 위주로 설 연휴와 여름 휴가, 연말, 출판기념회 때 돈 봉투를 건네며 챙겼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돈이 오간 2008년은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불거진 인사 파동과 쇠고기 촛불집회로 시끄러웠던 시기다. 당시 소장파 정두언 의원 등은 이상득 의원과 박영준 당시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을 겨냥해 ‘권력 사유화’ 논쟁을 벌였다. 이런 이유로 최 전 위원장이 친이계와 소장파 관리 차원에서 돈을 건넨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그러나 정 의원 측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최 전 위원장과 관련한 보도 내용은 본인과는 상관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부인했다. 다른 의원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최 전 위원장과는 당시 공개적으로 싸웠던 사이여서 돈 봉투가 내게 왔을 리 없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2009년 7월 미디어법 통과를 전후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A, B, C 의원에게 돈 봉투가 전달됐다는 의혹도 나온다. 당시 문방위 소속이었던 한 의원의 보좌관은 “정용욱 보좌역이 ‘해외출장 때 용돈으로 의원에게 전해 달라’며 500만원을 건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의원을 비롯해 지목된 의원들은 이날 돈 봉투 전달 사실을 부인했다. 한나라당과 해당 의원들은 총선 공천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여권 핵심인사의 돈 봉투 연루 의혹이 자칫 여론과 공천에 누가 될까 싶어 한껏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 친이계 의원은 “박희태 국회의장 돈 봉투 사건에 이어 최 전 위원장 의혹까지 정권 말기 스캔들로 비화하면 한나라당은 끝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고 전했다. ●박희태·김효재 이어… 곤혹스러운 靑 청와대도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박 의장 ‘돈 봉투’ 건에 김효재 정무수석이 연루됐다는 관련자 진술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한껏 가라앉은 상황에서 최시중 전 위원장의 ‘돈가방’ 건까지 터지자 당혹감 속에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청와대 정무라인의 한 관계자는 “분위기가 좋을 리 있겠느냐.”면서 “언론 보도를 보고 내용을 처음 알았기 때문에 최 전 위원장 건은 팩트인지 확인을 먼저 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최 전 위원장이 차라리 지난해 3월 연임을 하지 않고 물러났었더라면 여권이 이런 사태까지는 맞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김성수·이재연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잘못된 기성회비 책임 떠넘겨선 안된다

    국·공립대의 기성회비가 법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며칠 전 서울대 등 8개 국·공립대생 4219명이 낸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에서 “각 대학 기성회는 학생 1인당 1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해당 대학과 정부 입장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다. 유사한 취지의 줄소송이 예상되는 데다 기성회비 존폐론에 불을 지핀 꼴이다. 서울지법의 판결 취지대로라면 전국 52개 국·공립대를 최근 10년 내 졸업한 학생 195만명이 기성회비 반환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학 측은 최대 13조원까지 물어내야 할 판이다. 물론 최악의 상황을 피할 여지는 남아 있다. 2·3심에서 대학들이 기성회비를 학생 교육비와 연구비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제대로 입증했을 때다. 하지만 국·공립대들이 기성회비로 교직원들에게 편법 보조급여를 지급해 온 게 공공연한 비밀이 아닌가.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를 보라. 교수 연구비로 쓰는 것도 모자라 교직원 건강검진비나 장기근속자 순금메달 구입비로 배짱 좋게 전용한 사례까지 드러났다. 기성회비를 ‘눈먼 돈’처럼 마구 써대면서 대학 재정난을 수익자 부담 원칙으로 해소한다는 취지는 퇴색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까닭에 이번 사태는 원인 제공자인 국·공립대학 측과 교육당국이 결자해지해야 한다. 행여 국고를 풀어 결과적으로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공적 자금을 쏟아부어 은행 부실을 해결하는 식이어선 안 된다는 뜻이다. 이득은 사유화되고 손실은 공유화된다면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는가. 우선 국·공립대 교직원 보수규정부터 정비해 기성회비 전용과 관련한 뒷말이 더는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 수업료와 입학금을 동결하는 척하며 기성회비를 올린다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일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사립대처럼 기성회비를 폐지해 수업료와 일원화하는 등 대안도 찾아야 한다.
  • 조폭보다 무서운 남대문시장 경비원들

    서울 남대문시장 상인들을 보호해야 할 관리회사와 경비원들은 상인 위에 군림하는 ‘권력’이었다. 자릿세를 뜯고 청소비도 강제로 물렸다. ‘비 올 때 쓰는 차양막을 왜 햇빛가리개로 쓰냐.’는 등 온갖 생트집을 잡아 정기적으로 금품을 챙기도 했다. 노점상연합회는 ‘부실’ 손수레를 강압적으로 떠넘겼다. 1000원에 점심을 때우는 영세 노점상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이른바 ‘흡전귀’ 같은 존재들이었다. 폭언과 위협을 못 이긴 한 기초생활수급자는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관리회사와 경비원, 노점상연합회 관계자 등 91명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관행적으로 갈취하거나 강매한 금액은 무려 29억 4500만원에 달했다. 서울경찰청 형사과는 남대문시장 상인들로부터 갖가지 명목으로 16억 8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뜯은 관리회사 ㈜남대문시장의 경비원 김모(43)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대표이사 김모(74)씨 등 임직원 85명을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거리 개선사업을 빌미로 부실하게 제작된 노점 손수레 260대를 강제로 판 남대문시장 노점상연합회(다우리회) 회장 김모(54)씨 등 2명도 입건했다. 관리회사의 경비원 24명을 비롯해 임직원 65명, 노점상연합회 2명 등 모두 91명이 적발된 것이다. 피해 상인은 166명으로 파악됐다. 1954년 청소와 화재, 소비자 보호, 시장질서 유지 등 상인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설립된 관리회사 임직원 등은 단체협상력을 가진 노점상연합회 소속 노점상에게는 일체의 비용을 걷지 않았다. 영세 노점상만을 상대로 횡포를 부렸다. 경찰은 “매일 내는 수천원의 청소비를 아끼려고 빵과 우유만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영세 노점상도 있었다.”면서 “점포를 빼라고 할까 겁나 항의조차 못 했다.”고 밝혔다. 입건된 85명 중 ㈜남대문시장 임원 47명은 2005년 1월부터 6년간 양말 노점상 이모(76)씨에게 “청소비를 내지 않으면 장사를 못 하게 하겠다.”고 협박해 매일 4000원을 받아 챙겼다. 시계, 환전, 의료노점상 등 쓰레기 배출과 무관한 업종의 상인들도 봐주지 않았다. 환경미화과장 김모(55)씨는 부하 직원까지 동원해 상납 날짜를 지키라며 ‘조직폭력배’처럼 위협을 일삼았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시장 내 음식물쓰레기 위탁처리업체 사장으로 일하던 이모(48)씨는 교통사고로 입원 중일 때에도 김씨의 집요한 빚 독촉 때문에 두 차례나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 요구르트 배달원에게는 ‘공병이 나온다.’고 생트집을 잡아 매달 50만원씩 청소비를 뜯기도 했다. 경비원들은 관리회사로부터 받는 박봉 속에 개별적으로 상인들을 등쳤다. 한 퇴직 경비원은 구청 소유인 이면도로에 노점 3곳을 자기 구역이라고 점찍어 놓고 노점상에게 월 150만원에 세를 줘 임대소득을 올렸다. 도로를 사유화한 것이다. 경비원들은 ‘사장님 눈에 거슬린다.’는 이유로 노점상인에게 짐을 싸들고 뒷길에서 숨어 있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경비원 김모씨는 ‘보행을 방해한다.’며 통행세와 영업보호비 명목으로 매달 8만원씩 392만원을 개인적으로 갈취했다. 노점상연합회는 서울시의 정비사업 추진을 빌미로 “손수레를 구입하지 않으면 장사하지 못하게 하겠다.”며 신형 손수레를 120만~880만원에 구매토록 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정치권 물갈이 시작] 쇄신 바람에 고개 떨군 ‘상왕’

    [정치권 물갈이 시작] 쇄신 바람에 고개 떨군 ‘상왕’

    ‘권력 사유화’와 ‘형님 예산’ 등 수많은 정치적 악재를 뚫어 온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얼굴·76) 한나라당 의원도 측근 비리와 당내 쇄신바람에서 비켜서지는 못했다. ‘정치 2선 후퇴’를 선언한 뒤 2년 6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공식 단상에 다시 선 그는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4년에 걸친 영욕의 세월을 사실상 마감했다. ●“떠밀리기보다 비켜선다” 의미 이 의원의 전격적인 불출마 선언은 핵심측근의 비리라는 1차 배경 외에 박근혜 전 대표를 필두로 한 당내의 쇄신 움직임에 자신이 떠밀려 나가는 상황을 자초하기보다는 먼저 자신이 비켜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향후 자신의 동생인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관계 설정에 있어서도 자신이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되겠다는 뜻도 감지된다.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앞서 이미 당내에서는 ‘이 의원이 막다른 길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한 쇄신파 의원은 11일 “노무현 정부 당시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답은 이미 정해졌고, 문제 풀이를 어떻게 하느냐만 남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의 쇄신과 화합에 작은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고 불출마의 변을 밝혔다. 불출마 선언에 앞서 이 의원은 불출마 선언과 관련 동생인 이 대통령과는 상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MB 친형… “노건평씨 전철” 그는 특히 “대통령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온갖 억측과 비난을 받을 때에는 가슴이 아팠지만 묵묵히 소임을 다하면서 올바른 몸가짐을 가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다.”면서 “다시 한 번 보좌관의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일에 관해서는 긴 설명보다 옛말의 ‘천망회회 소이불실’(天網恢恢 疎而不失·하늘이 친 그물은 눈이 성기지만 그래도 굉장히 넓어서 악인에게 벌을 주는 일을 빠뜨리지 않는다는 뜻)이라는 글로 제 심정을 밝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만사형(兄)통’, ‘상왕’으로 통했다. 이는 이 의원에게 정치적 짐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2008년 18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첫 번째 고비가 찾아왔다. 당시 한나라당 소속 의원 55명이 ‘권력 사유화’를 비판하며 이 의원에게 불출마를 요구하는 성명까지 냈다. 이 의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출마를 감행해 13대 이후 내리 6선에 성공했다. ●정치 2선후퇴 2년6개월 만에 2009년 4·29 재·보궐 선거 패배를 계기로 불거진 한나라당 내 쇄신 바람은 피하지 못했다. 이 의원은 같은 해 6월 3일 “정치 전면에 나서지 않겠다.”면서 2선 후퇴를 선언했다. 이어 이 의원은 정치 행보는 가급적 자제한 채 지역구 활동과 자원 외교 등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이 의원은 국회 예산안 처리 때는 이른바 ‘형님 예산’으로, 당내 계파 갈등이 불거질 때는 ‘배후 조정자’로 끊임없는 구설수에 시달려야만 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일본통신] ‘요미우리 내분’ 와타나베 승리로 일단락

    [일본통신] ‘요미우리 내분’ 와타나베 승리로 일단락

    결국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85)의 승리였다. 그리고 반기를 든 키요타케 히데토시 대표(61)는 결국 해임됐다.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구단 내분으로 인해 한바탕 홍역을 치뤘지만 반기를 든 구단 대표를 경질하면서 이번 사태를 일단락했다. 하지만 구단 안밖에서는 와타나베 회장의 독선과 아집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다. 이번 사태는 지난 11일 벌어졌다. 코치 인선과 관련해 키요타케 구단 대표는 와타나베 회장에게 이미 보고를 했지만 시즌이 끝난 후 와타나베는 에가와 스구루(56)를 1군 주임코치로 영입하고자 한다며 분노했다. 키요타케 대표의 주장은 올 시즌 도중 내년 코치 인선에서 현 요미우리 1군 주임코치인 오카자키 카오루를 유임하자고 와타나베에게 전달하고 승락도 받았지만 와타나베는 시즌 끝난 후 말을 바꿔 “나는 그런 보고를 받을일이 없다.”며 키요타케 대표의 말을 전면으로 부인했다. 이것이 키요타케 대표가 단독 기자회견을 한 결정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서 요미우리 구단은 키요타케 대표를 경질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구단의 명예를 훼손 시켰다’다. 앞서 키요타케 대표는 와타나베 회장을 가리켜 “부당한 권력자” “프로야구와 요미우리 구단을 좌지우지 한다.” 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와타나베 회장에게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결론적으로 구단에 반기를 든 키요타케 대표는 경질됐고 이대로 물러날 뜻이 없는 키요타케는 소송을 통해 법적 싸움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11일 키요타케 대표의 기사회견이 나간 후 다음날 와타나베는 “코치 인선은 독단적인게 아닌 이미 하라 타츠노리 감독의 요청에 의한 것이다. 에가와 코치의 영입은 기업 비밀인데 미리 밝혀져 어렵게 됐다.”며 키요타케 대표의 사과를 요구한바 있다. 하지만 키요타케 대표는 “회장이 허위사실을 발표했다.” 와타나베 회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미 키요타케 대표는 요미우리 신문 내에서도 고립감이 깊어졌고 하라 타츠노리 감독과 모모이 쓰네카즈 구단주겸 사장은 이미 와타나베 편에 서며 옹호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러한 것은 부당한 권력자에 대한 아부를 떠나 요미우리 구단에 대한 팬들의 민심 이반을 더욱 가속화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하라 감독은 가운데서 눈치를 볼수 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모모이 사장까지 와타나베 편에 섰다는 것은 키요타케의 주장, 그리고 그의 개혁은 채 펼쳐보지도 못한채 조기에 사장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키요타케 대표의 기자 회견으로 인해 사태가 커지자 와타나베 회장의 마음 속에 있던 에가와 스구루는 내년시즌 요미우리 1군 주임코치직을 거절한 바 있고 현 오카자키 1군 주임 코치가 계속해서 코치직을 수행할 가능성이 컸다. 오카자키 코치 역시 지금은 말을 아끼고 있다. 배가 산으로 가는 모양새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언젠가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요미우리 팬들의 반응은 결코 무시해선 안될듯 싶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요미우리 팬들은 와타나베 회장의 지나친 현장간섭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룹 사주가 직접적으로 야구단 일에 관여하는 것은 이제 구시대에서나 볼수 있는 것으로 현장은 구단 대표와 감독에게 일임하는게 바람직하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여전히 와타나베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일본사회에서의 기업윤리는 상명하복과 같은데 키요타케 대표의 반기는 보편적 사회적 정서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 그리고 와타나베 회장의 현장간섭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왜 하필 이 시점에서 키요타케 대표가 반기를 든 것인지 이해할수 없다는 반응도 있다. 그렇지만 키요타케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언급한 내용들은 요미우리 뿐만 아니라 야구를 하고 있는 국가나 팀이라면 반드시 들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그중에서도 팀을 ‘사유화’한다는 대목이 바로 그것이다. 키요타케 대표는 와타나베 회장이 요미우리 뿐만 아니라 일본프로야구 전체를 좌지우지 하려는데 반기를 든 것이다. 와타나베 회장이 그동안 일본야구계에 끼친 긍정적인 것도 있었지만 근래 들어 부정적인 부분들이 많았고 특히 자신의 생각대로 야구계가 돌아가지 않으면 안되다는 마인드도 큰 틀에서 보면 키요타케 대표의 주장이 맞다. 얼마 전 하라 타츠노리 감독은 요미우리와 2년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말이 2년 계약이지 실질적으로는 1년 계약과 다름이 없다. 2년연속 일본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요미우리는 내년시즌 칼을 갈고 있다. 우승이 아니면 실패한 시즌으로 구분하는 팀답게 어떠한 일이 있어도 내년엔 반드시 우승을 차지해야 한다. 즉 2012 시즌에 우승을 하지 못하면 하라 감독은 표면적으로는 2년 계약이지만 내년 시즌이 마지막이란 뜻이다. 하지만 감독을 좌불안석 자리로 만들어 놓고 내년에 반드시 우승을 하란 소리는 쉽게 납득할수 있는 계약이 아니다. 그 누구라도 이러한 계약은 야구인의 자존심을 짓밟은 행위다. 하지만 다른 구단도 아닌 요미우리라면 충분히 납득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리고 하라 감독 역시 이점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달도 차면 기운다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요미우리는 이미 달이 찰만큼 찼음에도 여전히 와타나베 회장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팀이 종속되고 있다. 그리고 그 누구라도 반기를 들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뼈아픈(?) 교훈도 심어줬다. 나가시마 시게오(요미우리 명예 감독)도 키요타케 대표의 반기에 불만을 표시하며 와타나베 회장의 편에 섰다. 결국 키요타케 대표의 항명은 이미 흐지부지 됐고 비록 법정 소송까지 불사한 그지만 거취가 어떻게 결정되느냐는 불을 보듯 뻔할듯 싶다. 그리고 윗선에 반항하면 어떻게 된다는 걸 이번 키요타케 대표의 해임으로 더욱 뚜렷해 졌다. 하지만 부당한 권력에 맞선 키요타케 대표의 남자다운 용기야 말로 결코 쉽게 잊혀져선 안될 듯 싶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일본통신] 와타나베 둘러싼 요미우리 최악의 내분 왜?

    [일본통신] 와타나베 둘러싼 요미우리 최악의 내분 왜?

    올해 3월, 일본 동북부 지방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인해 일본사회가 한바탕 홍역을 치른바 있다. 대지진의 피해는 아직도 방사능 문제에 있어 자유롭지 못하기에 일본을 바라보는 시선은 불안할수 밖에 없다. 당초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 개막일은 3월 25일이었다. 하지만 3월 11일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개막일은 4월로 미뤄졌고 당시 일본프로야구 선수회의 강력한 요청으로 양리그 모두 4월 12일에 개막 경기를 치를수 있었다. 그렇지만 3월 25일로 예정됐던 개막일을 앞두고 지진때문에 개막일을 연기하자는 선수회와 마찰을 일으킨 인물이 있다. 바로 요미우리 신문의 와타나베 쓰네오(85) 회장이다. 당시 와타나베는 퍼시픽리그는 개막일을 연기 하되 센트럴리그는 예정대로(3월 25일) 개막전을 치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에 반기를 든 일본프로야구 선수회 회장인 아라이 타카히로(한신)는 “지진 피해가 확산 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막일을 예정대로 치르는게 합당한 일인지 의구심이 든다.” 며 ”선수회가 개막일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받아 들이지 않는 점은 유감” 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만약 일본이 아닌 한국이었다면 아라이 회장처럼 ‘유감’ 정도의 아쉬운 입장표명으로는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상대가 일본야구를 손에 쥔채 좌지우지 하는 와타나베 회장이었기에 아라이의 유감표명은 어떠한 의미에서 굉장한 반기(?)의 표현이었는지도 모른다. 와타나베를 상대로 이정도의 유감표명도 전례를 감안하면 큰 용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결국 와타나베가 주장한 센트럴리그의 3월 25일 개막전은 야구팬들의 여론에 힘입어 4월 12일로 확정 발표되며 논란은 일단락됐다. 만약 한국 프로야구 팀 가운데 어느 구단 수뇌부가 ‘지금 감독이 5년간 감독직을 수행하고 지금 현역에 있는 모 선수가 은퇴 후 그 자리(감독)를 물려받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어떠한 일이 일어날까. 팀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정서로 봤을때 쉽게 납득할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을 거침없이 내뱉는 사람이 있다. 다름 아닌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와타나베 회장이다. 실제로 와타나베는 2008 시즌 전 기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하라 타츠노리 현 감독이 5-6년 정도 감독을 하고 그 이후에는 1번타자(당시) 타카하시 요시노부가 그 대통을 잇기 바란다.”며 아직 현역선수인 타카하시의 미래 보장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 발언이 농담이 아닌 것은 다른 사람도 아닌 와타나베의 입을 통해 나온 말이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와타나베의 말 한마디는 일본야구의 패러다임을 바꿔 버릴 정도의 대단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요미우리 구단으로만 한정한다면 타카하시의 차기 감독 언급은 ‘순혈주의’에 입각한 발언중 하나다. 요미우리는 양리그가 시행된 1950년부터 지금까지 순수 요미우리 혈통이 아닌 사람이 감독직을 맡은 경우가 단 한차례도 없는 구단이다. 타카하시의 차기 감독 발언 역시 타카하시가 도쿄 명문인 게이오 대학 출신이고 지금 감독인 하라가 두번씩이나(2002-2003, 2006-현재) 감독직을 수행할수 있었던 것도 요미우리의 프랜차이즈 스타출신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와타나베 회장의 영향력이 요미우리 구단에만 미치는게 아니다. 요미우리는 2007년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지만 정작 일본시리즈는 정규시즌 2위팀인 주니치가 올라갔다. 일본의 포스트시즌(CS)제도가 낳은 모순이 현실이 되자 곧바로 요미우리는 2008 시즌을 앞두고 포스트시즌 제도를 손본다. CS 파이널 스테이지는 무조건 1위(정규시즌 우승팀)팀 홈에서 경기를 치뤄야 하며 1위팀에게 1승 어드밴티지(6전 4선승제)를 줘 실질적으로 1위팀은 3승만 하면 일본시리즈에 올라가게끔 제도를 바꾼 것이다. 이것은 센트럴리그의 영원한 우승후보 그리고 항상 우승권 전력인 요미우리가 2007년 파이널 스테이지(당시 명칭은 클라이맥스 스테이지2)에서 주니치에게 3연패(당시 5전 3선승제)를 당하며 일본시리즈 진출이 좌절되자 이미 전 시즌에 확정된 포스트시즌 제도를 1년만에 또다시 바꾼 것이다. 이러한 포스트시즌 제도는 일본야구에서 요미우리가 차지하는 영향력, 그리고 깊이 들어가면 와타나베 회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와타나베 회장은 ‘우익의 거두’ ‘밤의 대통령’과 같은 수식어는 물론 2007년에 자민당의 후쿠다와 민주당의 오자와의 밀실야합 추진했던 인물이다. 이러한 사람이 수십년동안 일본야구를 자신의 발 아래 두며 아직까지도 건재하다는 사실이 아이러니 할뿐이다. 올해 요미우리는 간신히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야쿠르트와의 클라이맥스 퍼스트 스테이지에서 패하며 시즌을 종료했다. 우승이 아니면 실패한 시즌으로 규정하는 와타나베 회장의 심기가 편할리 없다. 와타나베 입에서 뭔가 특단의 조치가 떨어질 것이란 예상은 자명한 사실. 하지만 와타나베 회장에게 반기를 든 인물이 나타났다. 다름 아닌 키요타케 히데토시 요미우리 구단 대표겸 단장이다. 사건은 11일 키요타케 대표의 단독 기자회견장이었다. 키요타케 대표는 “내년시즌 1군 코치를 선정하는데 있어 이미 와타나베 회장에게 시즌 중 보고를 했지만 이제와서 나는(와타나베) 그런 보고를 받은일이 없다라고 한다.” 며 회장 마음대로 구단을 좌지우지 하는 것에 울분을 토했다. 키요타케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중엔 와타나베를 가리켜 ‘부당한 권력자’ ‘프로야구와 요미우리를 사유화 한다’ 등 거침없는 발언도 쏟아졌다. 이번 키요타케 대표의 기자회견은 보기에 따라서는 구단 대표로서 할수 있는게 거의 없다는 개인의 억울함(?)과 오랫동안 권력을 누려온 그리고 현장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와타나베 회장에 대한 따끔한 일침으로도 볼수 있다. 이미 요미우리는 내분이 본격화 됐고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간에 한바탕 홍역속에서 자유롭지 못할듯 싶다. 현장은 감독이 지휘하고 단장은 모자란 부분에 있어 지원하는 역할이 기본이다. 하지만 요미우리는 시즌이 끝나면 와타나베 회장에게 감독이 직접 찾아가 시즌 보고를 한다거나 선수수급에 있어서도(외국인 선수 영입에 관해선 키요타케 대표) 대표에게 일임하지 않고 와타나베 회장이 간섭하는 일이 빈번하다. 얼마전 와타나베 회장은 요미우리에서 탈퇴 한 외국인 선수 알렉스 라미레즈에게 “수비가 나쁘다.” 며 결별을 통보했다. 물론 이러한 말은 누구라도 할수 있다. 하지만 선수에 대한 평가를 언론을 통해, 그것도 회장이란 사람이 선수의 기량을 직접 거론하는 것은 우리 기준으론 보기 힘든 일이다. 와타나베 회장이 1군 주임코치로 영입하고자 하는 인물은 에가와 타카시(58)다. 일부에선 에가와가 훗날 감독직에 오를것이란 의견을 내비치는 곳도 있다. 하라 감독이 물러나기엔 타카하시가 아직 현역에서 은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2년간 기대이하의 성적을 남긴 요미우리는 주전타자들의 노쇠화가 새로운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번에 터진 키요타케 대표의 반기가 뭘 의미하는지 그리고 정말로 세대교체가 필요한 곳이 어디인지를 생각했으면 싶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광주시장 ‘공기업 측근인사’ 논란

    강운태 광주시장의 사조직 출신 인사들이 광주시 공기업·공단 요직 인사에 관여하면서 ‘시정의 사유화’ 논란이 일고 있다. 강 시장의 선거를 지원해 온 ‘빛나는 대한민국 연대’(빛대련)의 고문인 이정희 변호사와 자문위원인 정광훈 광주컨벤션뷰로 대표이사 등 2명은 최근 공사·공단 사장 선임 과정에서 해당 공기업 추천 몫의 임원 추천위원으로 활동했다. 지방공기업법상 7명의 위원 중 해당 공사·공단이 2명을 추천하도록 돼 있다. 추천위원은 이들 2명을 포함해 시 추천 2명, 시의회 추천 3명 등 모두 7명이다. 그런데 이들 2명처럼 시장의 사조직 출신과 시 추천 위원을 더하면 과반수를 넘는 4명이 된다. 시장의 의도대로 낙점한 인사를 공기업 수장이나 간부에 앉힐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 1일 열린 환경시설공단 상임이사 후보 면접에서 의회 추천위원 3명이 돌연 사퇴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이들은 “이미 내정된 인사를 뽑는 과정에서 거수기 노릇을 하기 싫다.”는 이유를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은 그러나 “이사장이 전날 임원추천위원회 면접을 통과한 정모(58)씨 등 2명 가운데 상임이사를 조만간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시청 안팎에서는 그동안 정씨가 상임이사로 낙점될 것이란 소문이 일찍부터 파다했다. 이들 2명은 3일 오후 예정된 광주도시철도공사 경영본부장을 뽑는 위원회에 앞서 이호준 사장에게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관계자는 “이들이 최근 언론 등에 자주 부정적으로 거론된 데 심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안다.”며 “이들이 자진 사퇴할 경우 새 추천위원 2명을 선정해 임원을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 등은 광주시 공기업·공단 4곳의 임추위원직을 도맡으면서 6월 도시공사 사장, 9월 도시철도공사 사장 추천에 이어 이번 2곳의 공기업 임원 선임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한편 이날 열린 도시철도공사 경영본부장 후보 면접 심사에는 ‘빛대련’ 운영위원인 정모(51)씨 등 3명이 참여했으며, 정씨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빛대련 출신 2명의 위원을 교체하지 못한 것은 이미 해당 기관의 임원선임 절차가 상당히 진행됐기 때문”이라며 “이들에 대한 위원 위촉이나 사퇴 등은 해당 공기업이 주도한 만큼 시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시의회, 시공무원 노조, 시민단체 등이 한목소리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홍인화 시의원은 “공기업 등의 인사가 진행될 때마다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시장의 사조직 출신 인사들이 시나브로 채워지고 있다.”며 “인사청문회 제도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강 시장이 공기업 임원을 편법 임명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서울광장] 박원순시장 이젠 시민운동가 아니다/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박원순시장 이젠 시민운동가 아니다/최광숙 논설위원

    시민운동가 출신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치나 행정을 업(業)으로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치·행정분야에서는 ‘아웃사이더’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제 거대한 서울시를 이끄는, 인사이더 중의 인사이더가 됐다. 아웃사이더 입장에서 정부 정책 등을 비판하기는 쉽다. 어떤 현안에, 어떤 문제 제기에도 책임이 뒤따르지 않는다. 하지만 인사이더가 되면 다르다. 주인된 자세로 책임 행정·책임 정치를 펴야 한다. 복잡하게 얽힌 갈등을 해결하고, 이해관계자의 충돌을 슬기롭게 풀어내야 한다. 아웃사이더가 관료사회에 들어오면 자칫 아마추어리즘에 빠지기 쉽다는 말을 많이 한다. 박 시장에게 다음과 같은 것을 당부하고 싶다. 첫째, 하루빨리 위치 전환하라. ‘을’(乙)의 위치에서 ‘갑’(甲)이 됐는데도 스스로 여전히 ‘을’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제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의 요구를 들어줘야 하고, 비판받는 위치에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둘째, 균형 감각을 갖춰라. 어떤 정책이든 긍정과 부정의 양면성을 갖는다. 밖에서 부정적으로만 보던 편향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을 갖고 정책을 대해야 정책 실패를 줄일 수 있다. 시민단체 출신으로 현 정부에서 중앙부처 고위직을 지낸 한 인사는 시민단체 투사인 양 행동하는 바람에 청와대 등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은 적이 있다. 셋째, 공조직을 무력화하지 마라. 시민단체 출신들이 의외로 대화·소통에 약하다고 한다. 공조직의 수장인데도 담당 공무원의 의견을 무시한 채 자신의 의견이 최선이고, 그것을 밀고 나가는 것이 소신이라고 믿는다. 그러니 조직의 자원이 골고루 배분되지 않고,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만 자원이 쏠린다. 박 시장이 법적 권한 기구도 아닌 정책 자문단에 예산안 짜기와 같은 중요 정책결정을 맡긴다는데, 이는 기존의 서울시 공무원들을 불신한다는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자 나아가 그 조직을 무력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넷째, 공무원을 불신하지 마라. 공무원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들을 제치고 갈 수는 없다. 기존 조직과 융화돼 그들의 저항 없이 함께 가야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다. 과거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 초 공직 개혁을 한다고 칼을 내뽑았으나 대부분은 임기 중반쯤 되면 학계나 시민사회 출신보다 검증된 행정관료 중심으로 청와대 진용을 재정비한 것은 그래도 일을 시켜보면 공무원이 더 낫기 때문이다. 다섯째, 조직을 사유화하지 마라. 공조직에서 훈련되지 않은 이들이 갖는 공통점은 자신이 장(長)이 됐다고 자기 마음대로 인사하고, 정책을 만들고, 예산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고 한다. 인사·정책·예산 모두 법과 규정에 따라야 한다. 여섯째, 민원과 정책 제안을 구분하라. 박 시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올라온 제안 등에 바로 답한다는데, 신선해 보일지 몰라도 위험천만한 일이다. 민심을 광범위하게 청취하는 것은 좋지만 걸러지는 장치 없이 응답하면 정책 혼선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정부 부처에서 대변인을 두고 정리된 부처 입장을 밝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청와대도 ARS 전화로 정책 제언 등을 받지만 99% 이상이 민원성 내용이라고 한다.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는 저서 ‘서울대 리더십 강의’에서 “실패한 리더 가운데 조직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이가 많은데, 나만 똑똑하고 나만 잘나면 조직이 자신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도 거대 조직과 공직 사회를 무시하는 오류에서 벗어나야 성공한 시장이 될 수 있다. 박 시장이 시민운동을 할 때와 다른 행보를 한다고 결코 ‘변절’이 아니다. 관료사회의 패러다임을 빨리 익혀 시행착오나 정책 실패를 줄여 예산·행정력의 낭비를 막는 것이 시민을 위한 길이다. 그러려면 과거 지도자들이 성공신화에 빠져 독단적인 국정 운영을 한 것을 반면교사 삼아 자신의 성공적인 시민운동 경험에 대한 과도한 확신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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