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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자력안전위원장 김용환·소청심사위원장 김승호 내정

    원자력안전위원장 김용환·소청심사위원장 김승호 내정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공석이었던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에 김용환(왼쪽) 원자력안전위원회 상임위원 겸 사무처장을,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장에 김승호(오른쪽) 청와대 인사혁신비서관을 내정했다고 청와대가 14일 밝혔다. 김용환 내정자는 과학기술부 원자력 국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사무처장,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국제기구 사무차장 등을 역임한 원자력 안전 및 기술분야 전문가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내정자는 원자력 안전 및 기술과 관련해 경험과 식견이 풍부하고 기관의 사정에 밝을 뿐 아니라 업무 처리가 합리적이고 조직 내 신망이 두터워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원만하게 이끌 적임자”라고 밝혔다. 김승호 내정자는 행정안전부 인사기획관, 안전행정부 인사실장, 인사혁신처 차장 등 정부 인사와 관련한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주한 베트남 대사 종로구 명예구민

    주한 베트남 대사 종로구 명예구민

    팜후찌(57) 주한 베트남대사가 서울 종로의 주민이 된다. 종로구는 15일 구청에서 팜후찌 대사에게 명예구민증을 수여한다. 그동안 구와의 우호 협력 관계를 통해 구정 발전에 공헌하고 교류를 증진시킨 점을 인정해서다. 김복동 종로구의회 의장의 추천을 받아 지난달 ‘명예구민 선정 심사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정됐다. 팜후찌 대사는 ‘외교관이 들려주는 생생한 세계 역사·문화 이야기’ 프로그램에 문화 참사관을 파견해 강연을 진행하도록 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화제의 당선자]윤상현 여론 뭇매 맞고 무소속 출마해 3선 성공

    [화제의 당선자]윤상현 여론 뭇매 맞고 무소속 출마해 3선 성공

    ‘막말 파문’으로 새누리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인천 남구을 윤상현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3선에 성공했다. 윤 당선자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보다 15% 이상 앞서는 지지율을 보여 왔다. 상대 후보가 약체였던 점도 윤 후보의 독주를 허용했다. 새누리당은 윤 후보가 탈당한 뒤 김정심 인천시당 여성위원회장을 공천했지만, 중앙당 차원의 지원을 거의 하지 않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남구을만 빼고 인천 전 지역 지원유세를 했다. 새누리당 유세지원단인 ‘알파1 유세단’도 남구을을 방문하지 않았다. 안귀옥 국민의당 후보는 윤 후보의 강세를 의식해 지난 2월 불출마를 선언했다가 윤 당선자가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되자 불출마를 번복했지만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야권 단일화를 이룬 김성진 정의당 후보 역시 인천 계양구가 정치기반이어서 남구에서 표심을 얻기는 어려웠다, 윤 당선자가 ‘무소속의 무덤’으로 불리는 수도권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데에는 특유의 친화력과 부지런함이 한몫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주민들의 기대치를 높여 온 것은 그에 대한 수식어처럼 따라붙는 ‘친박 실세’라는 점이었다. 하지만 이는 앞으로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나치게 권력에 민감한 성향 때문에 내년 대선 전후로 힘이 빠질 수밖에 없고, 지역 분위기도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윤 당선자에 대한 낙선운동을 주도한 인천유권자위원회 관계자는 “윤 당선자를 두고 ‘전두환 사위에서 재벌 사위로, 다시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변신을 거듭했는데 이제는 어디로 향할 것인가'라는 냉소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당선이 확정된 뒤에도 소감을 밝히길 거부한 윤 당선자는 유세 과정에서 “당선되면 새누리당으로 복귀해 원내대표 등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50㎞ 경보 女 출전 허용

    새달 챌린지부터… 리우선 제외 육상 경기에서 유일하게 남자만 참가하던 50㎞ 경보가 ‘금녀(禁女)의 벽’을 허물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12일 “육상 경기 중 남자만의 종목으로 남아 있던 50㎞ 경보에 여자 선수들도 출전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IAAF는 여성이 하기에는 너무 힘든 종목이라는 이유로 50㎞ 경보에 여자 선수를 출전시키지 않았으나 전날 규칙 심사위원회를 열고 ‘50㎞ 경보 여자 선수 출전안’을 가결했다. 그동안 하계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육상 여자부에 걸린 금메달은 23개로 남자부보다 한 개 적었다. 그러나 여자 경보 선수 에린 테일러탤컷(38·미국)이 2011년부터 여자 선수의 50㎞ 경보 출전 허용을 요청했고 그 결과 IAAF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테일러탤컷은 다음달 8~9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세계경보챌린지 50㎞에 참가할 계획이다. 테일러탤컷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종목인 50㎞ 경보에서 여자 선수도 정식 선수로 인정받으며 공인 기록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오는 8월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여자 50㎞ 경보가 신설되지 않는다. IAAF는 “IAAF가 주관하는 대회는 우리가 정한 규칙을 따르지만 올림픽에 이를 강요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부고] ‘1세대 소아과 의사’ 고극훈씨 별세

    [부고] ‘1세대 소아과 의사’ 고극훈씨 별세

    우리나라 ‘소아과 1세대 의사’라고 불리는 고극훈 박사가 지난 11일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92세. 1950년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고인은 1955년 미국 뉴욕대 벨뷰병원 등에서 최신 지식을 배워 국내 소아과 발전에 일조했다. 1956년 연세대 의대 소아과학교실 전임강사를 시작으로 1966년까지 후학 양성을 위해 힘썼으며 1969년 고극훈 소아과를 개원했다. 또 1956년에 덴마크 국왕으로부터 의료봉사공훈 훈장을 받는 등 의료봉사 활동에도 앞장섰다. 유족으로는 딸 동연·두연·정연·지연씨, 사위 김동수(연세의대 소아과 교수)·손성규(연세대 경영대학 교수)·손광훈(연세대 공과대학 교수)·이유석(이코리아 이사)씨가 있다. 빈소는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이며 발인은 14일 오전 8시다. (02)2227-7550.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비수기 틈새 명작들 귀환

    비수기 틈새 명작들 귀환

    비수기를 틈타 옛 명작 영화들이 스크린으로 줄달음치고 있다. 로맨스 영화의 클래식 ‘비포 선라이즈’(1995)가 20년 만에 재개봉해 잔잔한 관객몰이 중이다. 오스트리아 빈을 배경으로 이선 호크와 줄리 델피의 애틋한 하룻밤 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비포 선셋’(2004), ‘비포 미드나잇’(2013) 등 9년 간격으로 후속작이 만들어지는 등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국내 개봉 20주년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지난 7일 스크린에 걸린 뒤 하루 평균 4000~5000명을 끌어모아 일일 박스오피스 톱 10을 유지하고 있다. 벌써 누적 관객 2만명을 돌파했다. 1996년 국내 첫 개봉 당시에는 서울 기준으로 14만 7000여명을 동원했다. ●‘누벨 바그’ 트뤼포 감독 데뷔작 첫 개봉 이탈리아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이 연출·각본·주연을 맡은 휴먼 코미디 ‘인생은 아름다워’(1997)도 13일 재개봉한다. 제2차 세계대전 나치 독일의 포로수용소에서 아들을 보호하려 고군분투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미국 아카데미 3관왕과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거머쥐었고, 1999년 국내 처음 개봉할 당시 서울에서만 22만명을 동원했다. 1950~60년대 프랑스 영화의 새 흐름인 ‘누벨 바그’를 주도한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의 데뷔작 ‘400번의 구타’(1959)도 같은 날 개봉한다. 오래된 작품이지만 재개봉은 아니다. 그간 국내 영화팬들은 시네마테크나 비디오물로 접해 왔는데 이번에 극장 상영을 위해 정식 수입됐다. 오는 21일에는 일본을 대표하는 멜로 영화 중 하나인 ‘냉정과 열정 사이’(2001)가 13년 만에 재개봉한다. 이탈리아 피렌체와 밀라노, 일본 도쿄를 배경으로 10년에 걸친 두 남녀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 때문에 피렌체 관광객이 늘어났다는 후문. ●검증된 작품성 등 신작 못지않은 경쟁력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국내 시네마키드 사이에서 반드시 봐야 할 작품으로 손꼽았던 ‘바그다드 카페’(1987)는 무삭제 감독판으로 다음달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국내에선 1993년에야 개봉했던 작품이다. 황량한 사막의 카페를 배경으로 삶의 희망을 잃은 두 여인이 상처를 치유하고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다. 묘한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주제가 ‘콜링유’도 큰 사랑을 받았다. 영화사 관계자는 “이미 작품성이 검증돼 스크린에서 다시 보고 싶은 욕구가 있는 작품들은 다양성 영화 시장에서 신작 못지않은 경쟁력이 있다”며 “재개봉 비용도 크지 않고 결과도 쏠쏠한 경우가 많아 수입·배급사 입장에선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日서 ‘포르쉐 시승’하던 자동차 평론가, 충돌로 사망

    日서 ‘포르쉐 시승’하던 자동차 평론가, 충돌로 사망

    일본에서 한 자동차 평론가가 ‘포르쉐 시승’ 도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11일 일본 오다와라(小田原)시의 한 유료 도로에서 모리노 야스유키(森野恭行·53)라는 이름의 한 중년 남성이 흰색 포르쉐 스포츠카를 몰던 중 충돌 사고로 사망했다. 사망한 남성은 ‘일본 올해의 차’(Car of the Year Japan)의 심사위원을 역임한 유명 자동차 평론가로, 당시 몰았던 포르쉐는 출판사 측이 ‘시승’ 목적으로 대여했던 것이다. 이 남성은 이날 오후 3시쯤 포르쉐를 몰고 1차선의 완만한 커브를 가진 내리막길을 내려오다가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차선 쪽에 있던 나무와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남성은 온몸에 강한 충격을 받았으며 이후 이송된 병원에서 사망한 것이 확인됐다. 당시 현장에서 포르쉐를 견인한 당담자는 “보통 사고는 아니다. 견인까지 1시간 정도 걸렸다”고 말했다. 또한 경찰은 “차량 속도가 꽤 빨랐다”는 목격자의 증언을 토대로 과속 여부 등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현지 방송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찬희 황세린 대구보건대 학생들 대구지역 심폐소생술 경연대회 1위

    이찬희 황세린 대구보건대 학생들 대구지역 심폐소생술 경연대회 1위

    대구보건대는 이 대학 소방안전관리과 1학년 이찬희(21·남), 황세린(19) 학생 팀이 대구소방안전본부가 최근 주최한 제5회 일반인 심폐소생술경연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대회는 일반인의 심폐소생술 실시율 향상과 안전의식을 함양하고자 대구소방안전본부에 속한 8개 소방서에서 학생, 주부, 회사원 등 일반인들을 훈련해 추천한 14개 팀이 참가했다. 서부소방서에서 추천받아 1위를 차지한 대구보건대학교 이·황 학생 팀은 심사위원으로부터 정확성, 신속성, 자동제세동기 사용법, 팀 호흡 등 모든 심사항목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명의 학생은 대학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난달 중순, 이 대학 임상시뮬레이션센터로부터 심폐소생술경연대회에 참여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이 씨는 고교시절 응급처치강사자격증을 취득했고 황 양은 응급처치법 일반과정교육을 수료한 경험이 있었다. 임상시뮬레이션센터는 두 명을 팀으로 구성, 20시간 동안 체계적인 교육을 시행하고 소부소방서에 추천했다. 이들은 이후 소부소방서에서 20시간 추가 교육을 받은 후 경연에 참가했다. 이 씨는 “연습이나 경연 모두 응급환자를 살린다고 생각으로 열심히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전국대회에 나가서 대구시민의 우수한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황 양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최 일선에서 지키는 소방공무원이 되는 게 목표인데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며 기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경기교육청, 5급 승진시험 폐지역량평가 도입

    경기교육청, 5급 승진시험 폐지역량평가 도입

    경기도교육청은 11일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재를 발탁하기 위해 지방공무원 5급(사무관) 승진 시험제를 폐지하고 업무역량 평가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2008년부터 5급 승진임용 대상자를 선정하려고 ‘심사제+시험제’를 병행 운용해왔다. 그러나 승진 시험제가 역량 평가에 취약한데다 시험 준비로 업무 공백이 생기고 개인 비용을 들이는 사회·경제적 부담이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옴에 따라 전면 심사제로 개선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사무관 승진임용은 근무성적평정(40%)과 역량평가(60%) 결과를 반영해 인사위원회에서 승진인원의 100%를 심사로 의결한다. 역량평가는 주어진 상황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보고서 평가′, 중간관리자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측정하는 개인별 ‘면접평′, 같이 근무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현장평가′를 20%씩 반영한다. 올해 사무관 승진임용은 오는 8월 후보자를 정해 9월부터 보고서·현장·면접 평가를 하고 10월 말까지 승진임용 대상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도교육청 이정우 총무과장은 “기존 시험제도의 부작용을 없애고 직종·직렬·부서 간 칸막이를 걷어내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협업 능력을 갖춘 공무원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도교육청은 지난해 9월 지방공무원 5급 승진임용 방법 변경을 공고하고 노동조합, 교육지원청, 학교 등 현장 근무자를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설문조사, 설명회, 부서장 협의회 등을 거친 뒤 이번 개선안을 마련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김일수 樂山樂水] 유권자는 투표로 말하지요

    [김일수 樂山樂水] 유권자는 투표로 말하지요

    이틀 후면 제20대 총선 투표일이다. 여당과 제1야당 모두 전통적인 표밭이 흔들린다고 야단이다. 지역 민심이 요동치고, 지지층이 이탈한다고 아우성이다. 공천에서 배제돼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들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 민심 앞에 머리를 조아린 여당의 표심 잡기나, 녹색 바람을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제1야당의 행보는 얼마 전까지도 예상치 못했던 현상이다. 이번 총선은 결과에 따라 한국 정당사의 판도를 뒤바꿀 광풍이 될지 아니면 미풍에 그칠지 그 향배에 관심이 쏠리는 게 사실이다. 선거 때마다 투표율도 빼놓을 수 없는 관심 사항 중 하나다. 유권자들 다수가 기존 정치세력에 실망을 느끼거나 정치판에 환멸을 느낄 때 일어날 수 있는 사태의 솔직한 반영이 투표율이기 때문이다. 일단의 유권자들은 이 경우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가 지지 정당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부류의 유권자들은 아예 무관심의 표시로 투표장을 외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주의와 자유주의의 신장으로 공공성보다 사적인 관심의 영역이 중시되는 현대사회에서 투표권 행사 여부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전적으로 개인의 자기 판단에 일임된 지 벌써 오래다. 그러다 보니 투표율이 저조해지는 현상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전후해 거대 정당들과 권력이 보여 준 정치 행태는 국민을 철저하게 안중에서 배제한 ‘그들만의 리그’ 그 자체였다. 국민의 눈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치권력은 멍텅구리가 아니면 독불장군, 그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백성들로 하여금 급기야 정치에 모멸감을 느끼게도 하고, 정치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기 십상이다. 민주사회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권력은 종이호랑이이거나 모래 위에 세운 성채처럼 부실하기 그지없는 것이다. 이 당연한 원리를 잊어버린 채 종종 권력에 도취해 국민의 품을 배반한 정치세력들의 부침을 우리는 이미 누차 보아 오지 않았는가. 다시 강조하거니와 민주국가의 통치 원리는 철저히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것이다. 국민의 눈을 두려워할 줄 알고, 그 눈높이에 맞추어 처신을 바로잡는 것, 그것이 민주사회의 정치다. 저잣거리의 필부필부일지라도 그들은 국민이란 이름으로 정치권력을 판단하는 심판자이며 새로운 정치권력을 잉태하는 모태라는 이 엄중한 사실을 모든 정치세력은 아프게 가슴에 다시 새겨 넣어야 한다. 그들이 공중 앞에서 국가의 장래에 관해 사자후를 토하고, 때로는 열광과 찬사를 받는 때라도, 그들 자신보다 국민은 더 현명하며 그 판단력은 한 단계 더 높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국민을 가르치려 하지 말고 국민의 한숨과 눈물과 애환에서 지혜를 배울 줄 알아야 한다. 이제 어떤 경우는 이미 때가 늦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실망 속에 장래의 희망이 싹튼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어디에서 국민의 신뢰가 떨어지게 됐는지 겸허히 잘 헤아려 보면 거기에서 다시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민심은 언제나 물 흐르듯 곧고 바르게 흘러간다는 사실 앞에, ‘민심이 천심’이라는 무거운 말 앞에 두려움을 느낄 줄 아는 양심을 새롭게 하자. 이제 주사위가 던져지기 직전이다. 유권자들은 각자 헌법이 맡겨 준 이 주사위를 들고 청결한 마음과 선한 양심과 거짓이 없는 믿음을 가지고 투표장으로 나가야 할 차례다. 우리에게 부여된 이 신성한 권리를 포기하거나 그 권리를 등지고 잠자는 사람은 정치가 무슨 판이 되더라도 말할 자격이 없다. 현실에 만족하건 불만이건 우리 삶에 중요한 한 부분인 정치가 우리의 현재뿐만 아니라 우리 미래 세대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깊이 생각한다면 주저함 없이 거침없이 투표장으로 나가야 한다. 18세기 프랑스혁명은 자유와 평등 외에 참여를 일깨워 주었다. 오늘날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민주정치도, 자유 평등도 제 길을 바르게 갈 수 없다. 최근 우리는 정당 구조와 정당 정치의 위기를 염려하는 눈으로 지켜봤다. 패권주의와 파당이 판치는 정당은 민주 정당의 본령을 벗어난 것이다. 당신의 한 표로 구태에 찌든 정치를 바로잡아 주길 바란다. 고려대 명예교수
  • 현대차 공채 10만명 몰려… HMAT 역사 에세이 출제

    현대차 공채 10만명 몰려… HMAT 역사 에세이 출제

    ‘14~16세기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 여러 나라에서 일어난 문화혁신 운동인 르네상스의 의의와 영향에 대해 본인의 의견을 서술하십시오. 또 21세기에 르네상스는 어떠한 분야가 될 것이라 생각하며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서술하십시오.’ 10일 치러진 현대자동차의 신입사원 공개 채용 인적성검사(HMAT)에 출제된 역사 에세이 문제다. 지원자들은 제한 시간 30분 이내에 700자 이내로 두 질문에 대한 답안을 써내야 했다. 이날 HMAT를 치른 지원자들은 역사 에세이는 다소 평이했으나 도식이해, 논리판단 등 다른 문제들을 풀 시간은 부족했다는 의견을 내놨다. 현대차는 현대차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2013년 하반기부터 인적성검사 외에 역사 에세이를 출제하고 있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시작된 HMAT에는 서울, 전주, 부산 등 전국에서 10만여명에 달하는 지원자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추산됐다. 현대기아차에만 1만여명이 응시한 것으로 보인다. 시험에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다이모스 등 그룹 주요 계열사 7곳의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들이 응시했다. 일부 시험장에는 오전 7시부터 지원자들이 몰려 북적였다. 시험 감독관들은 소음에 민감한 지원자들을 배려해 파란색 소음방지용 덧신을 신어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그룹 측은 막내급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감독관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시험은 언어이해(25문항·30분), 논리판단(15문항·25분), 자료해석(20문항·30분), 정보추론(30문항·25분), 공간지각(25문항·30분) 등 5개 적성검사 영역과 인성검사(112문항·60분) 등으로 치러졌다. 현대차그룹은 상반기에는 공간지각 문제를, 하반기에는 도식이해 문제를 번갈아 낸다. 올해 공간지각 문제로는 3개의 주사위 전개도를 주고 여러 가지 각도로 회전시킨 뒤 이 3개 모형을 합쳤을 때 최종적으로 만들어지는 모양을 찾는 문제 등이 출제됐다. 현대차그룹은 HMAT 합격자를 대상으로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4일 사이 1차 면접을 실시하고 다음달 24일부터 27일 2차 면접을 거친 뒤 6월 초쯤 합격자를 최종 발표한다. 이날 시험은 올 상반기 주요 대기업 공채 중 가장 먼저 실시됐다. 삼성그룹은 오는 17일 직무적성평가(SSAT)를 개정한 GSAT를 치른다. LG그룹와 CJ그룹은 16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3일, SK그룹은 24일 입사 시험을 진행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유미 호건 “현수씨, 기죽지 마세요”

    유미 호건 “현수씨, 기죽지 마세요”

    “나도 많은 어려움 있었지만 극복했죠 천천히 열심히 하다 보면 때가 올 것” “자랑스러운 한국의 아들로서 기죽지 말고 열심히 뛰어라. 나도 뒤에서 항상 기도하고 응원하겠다.” ‘한국 사위’로 잘 알려진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의 부인 유미 호건 여사가 7일(현지시간) 볼티모어 오리올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미네소타 트윈스의 정규리그 3차전에 앞서 오리올스 소속 코리안 빅리거 김현수(28) 선수와 트윈스 소속 박병호(30) 선수를 만나 이렇게 격려했다. 유미 여사는 이날 직접 경기를 관람하기 앞서 선수들과 만나 응원한 뒤 특파원들에게 이들과 나눈 대화를 생생히 전했다. 유미 여사는 최근 마이너리그 강등 위기 등 어려움을 겪은 김현수 선수에게 “나도 메릴랜드 퍼스트레이디가 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이를 극복했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준 뒤 “한국에서 잘했듯 이곳에서도 잘해 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진전하자”고 독려했다. 그러면서 “천천히 열심히 하다 보면 때가 올 것”이라며 “기다리지 말고 먼저 찾아가 인사하고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사귀라”고 조언했다. 유미 여사는 “두 선수가 친형제처럼 지내는 것 같아 마음이 흐뭇했다. 한국의 아들들이 먼 이곳까지 와서 활동하는 것을 보고 매우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볼티모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새로운 계급투쟁(슬라보예 지젝 지음, 김희상 옮김, 자음과모음 펴냄) 대규모 난민과 이슬람 테러리즘은 유럽을 전후 최대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전조는 있다. 이슬람 테러리즘뿐 아니라 난민 문제는 단순히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자본주의의 한 징후로 그 기본 바탕에는 계급투쟁이 있다는 점이다. 지젝의 논쟁이 오롯이 담긴 이 책의 출간 계기는 지난해 11월 13일 프랑스 파리 테러였다. 지젝은 난민과 테러의 원인에 대해 폭넓고 심층적인 해부를 시도한다. 신비화된 이데올로기를 낱낱이 해부하면서 사회와 경제의 구체적 분석을 위한 난민의 정치경제학을 시도한다. 이를 통해 철학자로서의 통렬한 문명 비판과 유럽인의 냉정한 자기비판을 과감하게 전개한다. 142쪽. 1만 3000원. 지방의 역설(니나 타이숄스 지음, 양준상·유현진 옮김, 시대의창 펴냄) ‘지방을 더 많이 섭취해야 건강할 수 있다.’ 저자는 9년에 걸친 끈질긴 조사를 통해 포화지방에 관한 잘못된 정보가 과학계와 대중의 통념에 자리잡게 된 과정을 까발린다. 대규모 임상 실험으로 포화지방의 혐의가 대부분 벗겨진 지금도 저지방 채식 위주의 식단이 좋은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에는 과학이 아니라 편견과 탄성만 있다는 게 저자의 강변이다. 저자는 북극 이누이트족이 엄청난 고지방 식사를 하면서도 심장 질환이나 비만 등으로 고생하지 않고 건강한 사례 등을 연구하며 포화지방은 과연 나쁜 것이냐는 질문을 도발적으로 던진다. 오히려 우리 몸은 포화지방을 원하며 우리가 오랫동안 금기시해 온 동물성 식품의 포화지방을 섭취하는 게 건강해지는 비결이라고 역설한다. 512쪽. 2만 5000원.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데이비드 핸드 지음, 전대호 옮김, 더퀘스트 펴냄) 로또 1등에 당첨되는 사람이 매주 나오고, 길을 걷다가 벼락을 맞는 사람도 있다. 통계학으로 대영제국훈장을 받은 데이비드 핸드 영국 런던임페리얼칼리지 명예교수는 이 책을 통해 우연을 설명하는 다섯 가지 법칙에 대해 말한다. 저자는 우연을 ‘필연성의 법칙’, ‘아주 큰 수의 법칙’, ‘선택의 법칙’, ‘확률 지렛대의 법칙’, ‘충분함의 법칙’으로 설명했다. 필연성의 법칙은 ‘무슨 일인가는 반드시 일어난다’는 것이다. 주사위를 던지면 1~6 중 한 숫자는 반드시 나오고, 로또의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사들이면 그중 하나는 당첨된다. 어떤 일이 일어날 확률이 ‘정확히 0인 것’과 ‘거의 0인 것’은 완전히 다르다며 ‘로또에 100% 당첨되는 방법’ 등 흥미로운 소재를 다룬다. 300쪽. 1만 7000원. 광고로 읽는 미술사(정장진 지음, 미메시스 펴냄) 광고는 걸작 예술품을 차용해 그 수사학적 이미지를 빌려 오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명작의 이미지와 어울려 새로운 예술 작품으로 태어난다. 이 책은 정통 미술사와 달리 현대 광고를 내세워 그 속에 함축된 미술과 역사를 풀어낸 책이다. 미술평론가인 저자는 고대 이집트 문명부터 현대 작가 제프 쿤스까지 핵심적인 미술사를 다루며 재미난 광고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낸다. 저자는 현대인이 ‘광고에 매몰된 채 살아간다’는 말을 ‘이미지에 매몰된 채 살아간다’고 정정한다. 우리가 보는 것은 단순한 광고가 아니라 이미지이고, 그 안에는 심리적, 사회적, 문화적 코드가 숨어 있다. 고리타분한 미술사가 어렵다면 광고와 예술 작품의 상호관계를 풀어낸 이 책을 미술사 입문서로 봐도 괜찮겠다. 340쪽. 1만 6800원. 여행의 기쁨(실뱅 테송 지음, 문경자 옮김, 어크로스 펴냄) 비행기도 기차도 자동차도 타지 않고 자연과 대등한 조건에서 자연에 그대로 자신을 맡기며 여행하는 자의 철학이 담겨 있다. 이 책은 문명이 주는 모든 편리함을 내려놓고 고전적 여행을 삶의 방식으로 삼은 저자의 방랑과 사유를 좇는다. 깊고 느린 시간을 공유하다 보면 저자가 발견해 낸 세상의 경이로움에 매혹될 수 있다. 저자는 히말라야에서 5000㎞가 넘는 거리를 걸었고, 중앙아시아 초원지대에서는 말을 탄 채 3000㎞를 걷고 달렸다. 그가 선택한 여행 방식은 속도에 가려진 사물들의 모습을 느림 속에서 재발견하고, 우리가 바쁘게 움직이는 동안 놓쳐 버린 것들에 대해 주목하는 것이다. 192쪽. 1만 2000원.
  • [인사]

    ■미래창조과학부 ◇국장급 임용△우정공무원교육원장 이영구 ■문화체육관광부 ◇고위공무원 전보△문화예술정책실장 박영국△종무실장 원용기 ■산업통상자원부 △자유무역협정정책관 여한구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 김용건△국립환경과학원 환경기반연구부장 이재관△국립환경과학원 연구전략기획과장 이창규 ■강원도 △체전기획과장 이병한△투자유치1부장 조두연△보건정책과장 김기환△식품의약과장 김기환△동물위생시험소장 박양순△총무행정관실 정동수△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소장 김광섭△농업기반과장 임찬희△체육과장 김주흥△축산기술연구소장 홍경수△행정자치부 파견 정일섭△균형발전과장 박용식 ■한국광물자원공사 △금속1팀장 김문섭△에너지1팀장 김영석△해외자산매각추진단 팀장 류나영 ■우리카드 ◇신규 선임△상근감사위원 박찬영
  • [기고] 한·미동맹 더 강화시킨 키리졸브 연습/김형수 선문대안보연구소장·합참정책자문위원

    [기고] 한·미동맹 더 강화시킨 키리졸브 연습/김형수 선문대안보연구소장·합참정책자문위원

    한·미 키리졸브연습과 오는 30일까지 계속되는 독수리 훈련에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 병력과 장비가 동원됐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남북 간에는 긴장감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력한 제재에 반발해 다양한 무력 도발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시된 이번 키리졸브연습을 참관하면서 북한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 태세와 연합방위 능력이 한층 강화돼 과거와는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북한은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탄두를 경량화해 탄도 로켓에 맞게 표준화·규격화를 실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아가 핵탄두 대기권 재진입 모의시험을 벌이며 가까운 시기에 5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 도발에 대비해 한·미가 강도 높은 연합연습을 실시한 것은 시의적절했다. 또한 국민을 안심시키는 데도 크게 기여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좌시하지 않겠다는 한·미 두 나라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한국군 30만명과 한·미 해병 1만 7000명 등의 병력과 미국의 핵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호 등이 참가해 역대 한·미 연합훈련 중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됐다. 앞서 미국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B52 폭격기, 스텔스 F22 전투기, 핵잠수함 등 최신예 전략자산을 한국에 신속히 전개했다. 미국 본토에서 북한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미니트맨3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두 번에 걸친 시험 발사를 통해 북한에 초강경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아울러 올해 키리졸브훈련에 한·미 양국군 이외에 최초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200명 규모의 전투 병력이 참가한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유엔 안보리의 제재에 대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군사 협력이라 볼 수 있다. 한·미 주요 지휘관과 참모들은 한·미 선임관찰관 통합교육, 주요지휘관세미나(SLS), 모형훈련(ROC-Drill)을 했다. 또 합참의장과 연합사령관은 한·미 군사위원회 상설회의와 최첨단 C4I 시스템을 이용해 작전 현안을 수시로 논의하는 등 상호 호혜적인 관계에서 연습 상황을 이끌어 갔다. 이번 연합연습은 한·미 양국이 갖고 있는 각각의 능력과 특성이 작전 상황에 따라 어떻게 하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지에 모아졌다. 또한 한·미 양국군이 머리를 맞대고 훈련하는 과정에서 문서나 제도보다 더 중요한 상호 신뢰를 증진하는 것이 목적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연습 체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데 노력하고 예산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국 방위의 중심은 한·미 동맹이며 이를 실천하는 데 가장 확실한 수단은 이번과 같은 강력한 한·미 연합훈련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앞으로 한·미 동맹을 다층적이고 다차원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군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신뢰를 더욱 증진시키고 대북 핵 억지력을 담보할 수 있다. 국론 결집은 물론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확고한 국방 태세를 확립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서울시의회 “시 위원회 중복 운영-과다 수당”

    서울시의회 “시 위원회 중복 운영-과다 수당”

    서울시의회(박래학 의장)는「서울시 예산·재정 분석」보고서에서 서울시 위원회 154개와 자문단·협의체 등 유사 위원회의 운영 문제점을 평가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서울시 위원회 현황을 조사한 결과 기존 위원회 154개와 별도로 법령과 조례에 근거 없이 시장 방침에 의해 위원회와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유사 위원회(자문단·협의체 등)가 93개 이상으로 과다하게 운영되었고, 운영수당이 공식 위원회보다 3배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1년간 서울시 154개 위원회 회의 개최 현황을 분석한 결과, 회의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위원회가 54개이며, 1,592회 개최 회수 중 42%만 회의 결과를 공개하고 있어 법령으로 비공개를 규정한 18개 위원회를 제외한 위원회의 회의 공개가 필요하고 서울시 위원회 중 5개 위원회는 법령과 조례에서 위원회 설치를 규정하고 있으나 아직 구성되어 있지 않아 활성화되어야 하며, 9개 위원회는 연 1회도 회의를 개최하지 않았고, 이의 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분쟁 해결이나 의결 성격을 가진 위원회의 경우, 심의 내용과 관련하여 민간위원의 뇌물수수나 부정행위에 대해 공무원에 준한 의제 규정 마련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위원의 중복 선임 및 장기 연임은 2014년에 비해 많이 감소됐으나, 점검을 통해 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박래학 서울시의회 의장은 “이번 위원회 운영 평가를 통해 제시된 개선안은 6월 정례회 때 각 상임위원회를 통해 개선할 예정이며, 위원회 제도가 시민들이 공감하고 함께하는 제도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제 블로그] 고척돔 빌린 금투협 야구대회 결승전… 황영기의 힘

    [경제 블로그] 고척돔 빌린 금투협 야구대회 결승전… 황영기의 힘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야구의 계절이 돌아온 가운데 금융투자업계 아마추어 야구 동호인 사이에서도 야구가 화제입니니다. 오는 23일 금융투자협회장배 야구대회가 개막하는데, 결승전에 오른 팀은 ‘꿈의 구장’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경기하는 영예를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 대관료 1500만원… 경쟁 PT도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로 4회째를 맞는 금투협회장배 야구대회는 1부와 2부리그로 나뉘어 10월까지 총 110경기를 치를 예정입니다. 지난해 1·2부 리그 우승팀 대우증권과 한화자산운용을 비롯해 미래에셋·삼성 등 21개 팀이 참가합니다. 대우증권과 현대증권은 미래에셋과 KB에 인수·합병(M&A)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야구팀은 합쳐지지 않고 별도로 출전합니다. 눈에 띄는 건 결승전과 폐막식입니다. 토요일인 10월 22일로 예정돼 있는데 장소가 프로야구 넥센의 홈구장인 고척돔입니다. 지난해 9월 완공된 고척돔은 국내 최초의 실내 야구장으로 최신 시설을 자랑합니다. 특히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열리는 10월에 고척돔에서 경기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처럼 쉽지 않습니다. 금투협은 지난 1월 서울시설공단이 접수한 대관 신청에 응모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고척돔을 빌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대관 심사위원 앞에서 프레젠테이션(PT)까지 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했습니다. 경기 시 조명을 켜야 하는 돔구장 특성상 하루 대관료가 1500만원에 이를 전망이지만 아낌없이 쓰기로 했습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지난해 3회 대회 폐막식 때 “목동구장이나 고척돔에서 경기하는 걸 추진하겠다”고 말했는데 약속을 지켰습니다. 금투업계 야구 동호인들은 결승전 고척돔 개최 소식을 반기면서 황 회장의 후광효과가 발휘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황 회장은 2001~03년 삼성증권 사장 시절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습니다. ●“프로야구 인연 황영기 회장 후광효과” 금투협 관계자는 “서울시설공단은 행사 규모와 내용 등에만 관심을 가졌고 특별히 황 회장을 의식하지는 않았다”며 “만약 넥센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예약 날짜에 고척돔을 쓸 수 없게 되면 다른 날짜에 대여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강펀치 맞은 시진핑 ‘反부패’

    장가오리 사위·류윈산 며느리, 마오쩌둥 손녀사위도 유령회사 “고위층, 사망자 이름으로 차명계좌…홍콩서 돈세탁 뒤 해외로 빼돌려” 사상 최대 규모의 역외 탈세 폭로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가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권위를 흔들고 있다. 중국 당국은 현재 이와 관련된 모든 보도와 정보를 검열·삭제하고 있지만,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서방 언론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당과 지도부에 대한 중국 인민들의 냉소가 깊어지고 있다. 7일 현재 ICIJ 등이 밝혀낸 ‘파나마 페이퍼스’ 관련 중국 고위층은 모두 10명이다. 이들은 전·현직 지도자의 친인척으로,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의 도움을 받아 조세 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유령회사)를 세우고 자금을 세탁하거나 숨겨 놓은 의혹을 받고 있다. 이들 중 3명은 현직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들의 친인척이다. 특히 시 주석은 첫째 매형 덩자구이가 이번에 또 연루돼 곤혹스럽게 됐다. 시 주석의 큰누나 치차오차오와 덩자구이는 재산이 3억 7600만 달러(약 4361억원)에 이른다는 2012년 블룸버그 폭로 이후 부패 스캔들의 단골이 됐다. 덩자구이는 모두 3개의 페이퍼 컴퍼니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시 주석이 공산당 총서기가 되기 직전인 2012년부터 휴면 상태에 들어갔다. 부부는 희토류 개발 기업, 부동산 투자업체, IT 기기 생산업체, 홍콩 부동산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총리 장가오리(張高麗)의 사위 리성포는 3개의 유령회사를 보유했다. 그는 유리 생산 그룹인 ‘신이유리’의 최고경영자(CEO)로 2010년 상하이 엑스포 전시관 유리와 고속철 유리 공급을 따내기도 했다. 선전·이데올로기 담당 상무위원 류윈산(劉雲山)의 며느리 자리칭도 유령회사의 단독 주주였다. 류 상무위원의 아들은 시틱증권 부회장이며, 자리칭은 메릴린치 출신으로 투자자문사를 운영하고 있다.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손녀사위인 천둥성은 2011년에 페이퍼 컴퍼니를 세웠다. 마오의 유일한 외손녀인 쿵둥메이와 재혼한 천둥성은 중국 최대 경매회사와 거대 보험회사 타이캉, 택배업체 중자이지쑹을 가진 재벌이다. 이 밖에 자칭린(賈慶林) 전 전국정협 주석의 손녀 재스민 리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에 재학 중이던 2010년 유령회사의 주주에 올랐다. 리펑(李鵬) 전 총리의 딸로 ‘전력 여왕’으로 불리는 리샤오린도 남편과 함께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회사를 소유했다. 개혁·개방 초기 학생 시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가 실각한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의 아들 후더화, 부패로 낙마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의 아내 구카이라이, 쩡칭훙(曾慶紅) 전 부주석의 동생, 톈지윈(田紀雲) 전 부총리의 아들도 스캔들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영국 BBC는 이날 홍콩 외환시장 브로커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 고위층의 검은돈은 대부분 홍콩에서 환전돼 빠져나간다”면서 “사망한 사람의 이름으로 차명 계좌를 만들고 조세 회피처에서 돈세탁을 거쳐 북미와 호주, 유럽의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 간다”고 전했다. 지난해 이런 방식으로 중국에서 유출된 자금만 6억 5000만 달러(약 7500억원)로 추산됐다. 홍콩도시대학의 린허리 교수는 BBC에 “고위층이 해외로 자금을 빼돌리는 것은 언제 부패가 발각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공산당의 미래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파나마 페이퍼스, 중국 지도층 정조준?…공산당 권위 흔들리나

    파나마 페이퍼스, 중국 지도층 정조준?…공산당 권위 흔들리나

     ‘파나마 페이퍼스’의 유출은 중국 지도부에 대재앙으로 다가올까.  부패척결을 앞세운 중국 지도부의 친인척들이 파나마 최대 로펌 ‘모색 폰세카’가 관리해 온 고객 명단인 이른바 파나마 페이퍼스에 대거 이름을 올린 것으로 드러나면서 중국 사회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파나마 페이퍼스로 (중국 국가주석인) 시진핑의 반부패 운동의 ‘이중잣대’가 드러났다”고 비난했지만 중국 정부는 “근거없는 모함”이라며 보도를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파나마 페이퍼스가 시진핑 주석의 반부패 운동에 대한 중국 국민들의 냉소를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파나마 페이퍼스를 검증한 결과, 이날 추가로 중국 지도부의 연루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가디언은 최소 8명의 전·현직 지도부의 친족이 포함됐다고 추정했다.  거론된 명단을 보면 마오쩌둥에서부터 시진핑, 후야오방까지 중국 공산당의 근간이 흔들릴 정도다.  현직 최고 지도부 가운데는 시 주석을 비롯해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7명 가운데 3명의 친족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세워진 유령회사의 주주로 확인됐다. 중국 역사상 최대 민주화 운동인 천안문 사태를 유발한 후야오방의 친족도 명단에 포함됐다.  서열 5위인 류윈산 공산당 상무위원은 며느리가 조세피난처의 페이퍼 컴퍼니에서 임원을 맡고 있었다. 서열 7위인 장 가오리 부총리는 사위가 주주로 이름을 올린 회사가 3개나 거론됐다.  건국의 시조로 불리는 마오쩌둥은 손녀사위가 2011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다. 이 손녀사위는 지금도 중국 금융권에서 ‘큰손’으로 불린다.  후야오방의 경우는 의외로 꼽힌다. 누구보다 정치개혁을 주창한 인물이지만 그의 아들 후덴화는 버진아일랜드에 2003년 유령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아버지가 공산당 총서기였던 시절 살았던 중국의 집주소를 이용해 페이퍼 컴퍼니를 등록했다가 덜미가 잡혔다.  리펑 전 총리의 딸과 사위도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해 유럽에서 중국으로 중개무역을 하며 거액을 챙겼다. 쩡칭홍 전 중국 부주석과 한때 중국 상무위원회 서열 4위였던 지아칭린의 친족도 조세도피처에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중국은 지도층 뿐만 아니라 재벌 등이 이번 파나마 페이퍼스에 대거 연루되면서 중국식 자본주의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일부 권력층의 부의 탐닉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고 WSJ는 지적했다.  앞서 ICIJ는 시 주석의 매형인 덩 쟈구이가 모색 폰세카를 통해 3개의 유령회사를 소유해 왔다고 폭로했다. 이 회사들은 시 주석이 공산당 서기가 되었던 2012년 무렵까지 모두 해산되거나 휴면에 들어간 상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만화 같은 인생…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만화 같은 인생…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

    지난 1일 서울 도봉구 삼양로 캠퍼스에서 만난 이원복(70) 덕성여대 총장은 만화 ‘먼나라 이웃나라’의 주인공을 닮아 있었다. 깔끔한 인상이 그랬고, 빠르고 정확하고 군더더기 없는 화법이 또 그랬다. 그는 50년 이상 만화를 그려 왔지만, 정해진 마감 시간을 어겨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첫 어린이 신문 연재로부터 55년째를 맞은 그의 만화와 인생 얘기를 들어 봤다. -“원복이라고 했지? 네가 만화를 그렇게 잘 그린다며? 어디 실력 좀 한 번 볼까?” 친구 아버지가 종이 한 장과 연필 한 자루를 탁자 위에 올려 놓으셨다. 같은 반 친구와 함께 찾아간 서울 종로구 중학동의 소년한국일보 편집국. 1962년 당시 나는 경기고 1학년이었고, 친구 아버지는 그 어린이 신문의 주간이셨다. 아들로부터 ‘교내 학보에 만화 그리는 친구’라고 소개받은 그분은 내가 즉석에서 그린 만화를 보시더니 꽤 만족해하셨다. “우리 신문에 만화 연재해 볼 생각 없니?” 뜻밖의 제안이었지만, 나에게 다른 대답이 있을 리 없었다. 친구 아버지는 당시 유명 언론인이자 수필가, 아동문학가로 활동했던 조풍연(1914∼1991) 선생이셨다. 조 선생은 한국일보에서 문화부장, 사회부장 등을 지내고 이태 전 소년한국일보가 창간될 때 초대 주간으로 왔다. -그때부터 학교 수업이 끝나면 무조건 만화를 그렸다. 솔직히 만화를 ‘그리는’ 것은 아니었고, 미군 부대에서 나와 돌아다니던 명작만화들을 ‘베끼는’ 일이었다. 원본 만화 위에 습자지를 대고 그 아래 비치는 그림의 선을 따라 본을 뜨는 게 나의 일이었다. 내가 작업을 마치면 영어 번역자가 만화 속 말풍선에 한글 대사를 집어넣었다. 나의 첫 연재물은 월터 스콧의 소설을 만화로 만든 ‘아이반호’였다. 이어 ‘엉클 톰스 캐빈’, ‘마르코 폴로’ 등을 차례로 그렸다. -아무리 베낀 그림이라고는 해도 나의 손끝을 떠난 그림들이 많은 학생들이 보는 신문에 실린다는 건 고1 학생에겐 꽤 자부심 가질 만한 일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를 기쁘게 했던 건 찢어지게 가난한 고등학생의 손에 쥐여진 노란 봉투였다. 처음 받은 돈이 3000원이었는데, 그 돈은 온전히 내 마음대로 처분했다. 1000원을 떼어 형에게 주고, 남은 돈으로 영한사전 한 권 사고 대한극장에서 영화 ‘벤허’를 봤다. 그랬는데도 몇백원이 남았다. 만화가 내 생계수단이 된 출발점이었다. -내가 다섯 살 때 6·25가 터졌는데 그전까지만 해도 우리 집은 대전에서 꽤 부유하게 살았다. 아버지가 고무신 공장을 운영하면서 시내에 큰 여관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났을 때 그것들은 모두 폐허가 돼 있었다. 아버지는 이것저것 해 보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되는 일이 없었다. 서울에 가면 좀 나아질까 해서 7남내 중 막내인 내가 열 살 되던 1955년 가족을 데리고 마포에 정착했다. 하루 세 끼를 다 먹을 수 있는 날은 거의 없었다. 코딱지만한 월세방에 부모님과 4형제가 누우면 몸을 뒤집기도 버거웠다. 우리 7남매 중에 큰누나가 결혼해 부산에서 형을 데리고 살고, 둘째 누나가 돈 벌러 지방에 내려가 있지 않았다면 우리 중 누군가는 한데에서 잠을 자야 했을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닥치는 대로 일을 했지만, 되는 일 없기는 서울이나 대전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와중에 어머니를 잃었다. 어머니는 시장에서 옷수선으로 생계를 꾸렸는데, 대전의 부유한 가문 출신이 갑작스럽게 고생을 만난 탓인지 서울에 올라오고 얼마 후 심장마비로 세상을 뜨셨다. 실의에 빠진 아버지는 몇 년 뒤 낙향하셨고, 내가 스무 살 되던 해 돌아가실 때까지 서울에 올라오지 않으셨다. -부모님은 경제적으로는 7남매에게 물려주신 게 없었지만, 약간의 재능은 주셨다. 대체로 공부 머리가 좋은 편이었고, 그중에서도 나에게는 그림에 대한 재능까지 내려 주셨다. 어렸을 때부터 내 그림 실력은 유명했다. 너댓 살 때부터 영화 같은 걸 보고 나면 그것들을 똑같이 따라 그리려고 애를 썼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국민학교 5학년 때 동대문국민학교에 전학했는데, 공부는 늘 1등 아니면 2등이었다. 어렵지 않게 경기중학교에 들어갔는데, 2학년 때 미술반에 가입했다. 부잣집 아이들은 외제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난 그걸 살 돈이 없었다. 얼마 후 미술반을 나왔다. -점심이면 식모 아주머니가 자가용차를 타고 와서 따뜻한 도시락을 전달해 주고 가는 애들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점심을 굶는 게 일상이었다. 그래도 불행하다는 생각은 안 했다. 절대빈곤의 시대. 내가 사는 동네에 오면 다 우리 집 수준이었다. -고1 때부터 신문에 만화를 연재했으니 학업성적이 좋을 리 없었다. 전체 석차가 중하위권에 머물렀지만, 내가 경기고 학생이라는 데서 오는 대학입시의 자신감, 이런 것은 좀 있었다. (실제로 우리 경기고 61회 동창 480명 중에 360명이 서울대에 들어갔다) “내가 만화 그리느라고 시간을 빼앗겨서 그렇지, 공부에만 전념하면 서울대 의대는 충분히 갈수 있을 거야.”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정한 목표였다. 하지만, 우연히 병원에서 피투성이가 돼 있는 환자를 보게 됐는데, 너무 무서웠다. -그래서 바꾼 장래 희망이 건축가였다. 당시 나에게 건축가는 T자와 제도기를 들고 폼 잡고 앉아 ‘언덕 위의 하얀 집’을 그리는 직업이었다. 만화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당시에는 직업으로서 만화가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다. 하지만 너무 자만했던 걸까, 대학에 낙방을 하고 말았다. -재수를 해서 1966년 서울대 건축학과에 들어갔다. 세계의 유명한 거장들처럼 나만의 랜드마크를 하나 만들겠다는 야심에 젖어 있었다. 그런데 웬걸. 수업을 따라가지 못했다. ‘수업 첫날부터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 수학 미적분이라니….’ 의지가 차츰 꺾이더니 얼마 후에는 학교에 가기가 싫어졌다. “나는 좀 어려울 것 같아. 오늘 수업 그냥 빠질란다. 대신에 이따가 저녁에 내가 술 한 잔 살게.” 수업에 빠지는 날이 늘어갔다. 하루 종일 기숙사에서 만화를 그리고 빨리 어둠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달디 단 술이 나와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 그곳으로 달려나갈 생각뿐이었다. 만화를 그리다 보니 수중에 돈이 좀 있었다. 그 시절, 나와 안 노는 친구는 있었어도, 나를 알면서 내가 사는 술을 안 마신 친구는 없었을 것이다. -대학생이 돼서는 나름 나만의 그림체와 스토리를 갖게 됐다. 순수한 나의 창작 만화를 그려 소년한국일보에 연재했다. 명랑만화, 스포츠만화, 순정만화 등 분야도 다양했다. ‘야망의 그라운드’, ‘미니 바람 꽃구름’, ‘사랑의 학교’, ‘자마곰 삼형제’ 같은 작품이 그 시절 내 대표작인데, 신문사에서 편집국 한쪽에 내 자리를 따로 만들어 줬을 정도였다. 사실 신문사 입장에서는 적당히 인기 있는 원고 넘겨주지, 마감시간 또박또박 잘 지키지, 원고료 많이 줄 필요 없지 나 같은 보물이 따로 없었을 것이다. 한창 때는 소년한국일보에 작품 3개를 동시에 싣기도 했는데, 그걸 다 ‘글·그림 이원복’으로 할 수가 없어서 ‘이상권’, ‘성창경’ 같은 친구들 이름을 필명으로 쓰기도 했다. 상권이나 창경이는 자기 이름이 공짜로 신문에 나가는 것도 모자라 나한테 술까지 얻어먹는 호사를 누렸다. -결국 나는 만화가 생활 때문에 서울대 건축학과 졸업장을 따지 못했다. 1972년 군대에 들어가 1975년까지 만화만 그렸는데, 그러는 사이 형들은 ‘형제들의 다짐’을 속속 실천에 옮기고 있었다. 공부에 관심이 없던 둘째 형을 제외한 우리 형제들은 1966년 첫째 형(이정복·86·전 한양대 교수)이 독일로 철학을 공부하러 간 뒤 약속을 한 게 있었다. 우리도 학비가 무료인 독일로 유학을 하되 먼저 간 형이 바로 아래 동생의 초기 정착금을 위해 1년간 돈을 벌자는 거였다. -셋째 형(이창복·80·전 한국외국어대 부총장)이 쾰른대에 독문학을 공부하러 갔다. 형은 대학 입학을 1년 동안 미루고 식당에서 일해 넷째 형(이정춘·74·전 한국언론학회장)에게 비행기 티켓을 보내 주었다. 넷째 형은 독일 뮌스터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해 나중에 중앙대 교수가 됐는데, 나 역시 그 형의 덕을 보았다. 1975년 뮌스터대 시각디자인과에 입학했다. -독일에 도착한 날부터 유럽의 이곳저곳을 여행하면서 창작한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을 ‘새소년’에 6년간 연재했다. ‘먼나라 이웃나라’의 전편인 셈이다. 그런데 너무 초기에 그린 만화여서 나중에 보니 오류가 많았다. -여행과 독서는 내 창의력의 밑천이자 큰 자산이었다. 사람들은 내 유학생활이 꽤 어려웠을 것으로 알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다른 유학생들이 50만원으로 한 달을 살았다면 난 100만원을 쓰고 살았다. 한국에 그려 보낸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 원고료 덕이었다. 폐차 직전의 자동차를 1000달러쯤 주고 사서 1만∼2만㎞ 정도 달리고 버렸다. “내가 여기를 언제 또 올 수 있겠나.” 이곳저곳 다니는 게 즐겁기도 했지만, 내 인생과 내 청춘에 대한 의무감이랄까, 그런 게 느껴졌다. -독일 유학 중에 잠시 한국에 나왔다가 당시 김수남 소년한국일보 사장을 만났다. 그때는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이 끝나 있던 상태였다. 다시 신문에 만화를 연재하자고 했다. “먼나라 이웃나라 어때?” ‘먼나라 이웃나라’라는 제목은 이렇게 탄생했다. 1981년 10월부터 1986년까지 소년한국일보에 5년여에 걸쳐 총 1376회를 연재했다. 이듬해인 1987년 그걸 묶어 책으로 만드니 6권(먼나라 이웃나라 유럽편)이 나왔다. 2012년 전체적으로 새로 그려 재발간을 하고 2013년 스페인편까지 완성했다. -잠시 귀국해 덕성여대 교수 임용을 확정 짓고 1984년 5월에 짐을 싸기 위해 독일에 다시 들어갔는데, 스물세 살의 한국 여학생이 언론학을 공부하기 위해 우리 마을에 와 있었다. 당시 나는 서른 여덟이었다. 3개월간 교제를 했다. 그녀는 유학을 포기하고 15세 연상인 나와 한국으로 돌아와 이듬해 결혼했다. -‘먼나라 이웃나라’는 국내에서만 1700만부가 팔렸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글로벌화라는 세계적인 기조의 순풍을 잘 탄 것 같다. 우리나라에 유럽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것도 책의 인기를 높여 주었다. 유럽편의 내용들은 상당 부분 내 삶에서 느끼고 경험한 것 자체다. 그렇지 않은 중국편과 일본편을 위해서는 공부를 위해 각각 20회와 50회 이상 현지를 다녀왔다. 미국은 1999년 방문교수로 가서 살았던 게 도움이 됐다. -교수를 하는 동안 외부 활동을 주로 했다. 정작 덕성여대를 위해 기여를 못한 게 아쉬워 지난해 3월 총장직을 맡았다. 선거 공약으로 ‘남녀공학 전환’을 내세웠고 장기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젊어서는 ‘기러기 아빠’였는데, 나이가 들면서 지금은 ‘독거 노인’이 됐다. 얼마 전 서울 잠실의 우리 집으로 동사무소 직원이 찾아왔다. 요즘 혼자 살다가 변사하는 노인이 많아서 현황 파악을 하겠다고 했다. 헛웃음이 나왔지만, 내 현실인 걸 어쩌겠나. 내 건강의 비결은 운동을 전혀 안 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몸은 가장 정밀한 기계이기 때문에 아껴 쓸수록 오래 쓴다는 게 내 지론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것인데, 최대한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은 우리나라 교양 만화의 선구자로 불린다. ‘먼나라 이웃나라’를 통해 글로벌 시대 지구촌 각국의 이야기를 만화로 풀어내 한국인의 국제적 시야를 넓혔다는 평을 받는다. 55년의 만화 경력에 더해 일러스트레이터로서도 국제적인 명성을 갖고 있다. 독일 뮌스터시·코스펠트시 초청 개인전을 가졌고, 권위 있는 2009 볼로냐 국제 일러스트전에서 한국 일러스트레이터로는 처음으로 심사위원에 선정됐다. ▲1946년 대전 출생 ▲경기중, 경기고, 서울대 건축공학과(수료), 독일 뮌스터대 서양미술사·시각디자인 석사 ▲덕성여대 산업미술학과 교수, 석좌교수, 제10대 총장 ▲한국 애니메이션 만화학회 회장, 법무부 정책위원회 위원장 ▲‘먼나라 이웃나라’, ‘가로세로 세계사’, ‘와인의 세계·세계의 와인’, ‘만화로 떠나는 21세기 미래여행’, ‘세계사 산책’ 등 저서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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