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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인사자문회의 설치·인사DB 복구” 지시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시급 여야 대표들과 회동 의사도 밝혀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인사추천·검증을 비롯한 인사 시스템의 전반적 보완 및 개선을 지시했다. 최근 ‘비상장 주식 대박’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와 뉴라이트 논란에 휩싸인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여권과 지지층 내부에서도 비판이 커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탓에 1기 내각 인선 과정에서 부실 검증 논란 등이 잇따랐던 만큼 시스템 전반을 ‘복기’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지금까지 정부 초기의 급한 인사를 하느라 여유가 없었지만 이제 어느 정도 마쳤으니 지금까지의 인사를 되돌아보면서 인사 시스템을 보완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조현옥 인사수석 등에게 세 가지를 지시했다. 우선 인사수석실 산하에 인사 시스템의 보완과 개선 방안을 자문할 인사자문회의를 두도록 했다. 이어 “국민에게 약속드린 대로 인사수석실과 민정수석실이 협의해 인사원칙과 검증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5월 말 이낙연·강경화·김상조 후보자의 ‘5대 인사원칙 위배’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청와대가 사과하고 대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조각을 서둘러야 하는 탓에 실질적인 후속 조치 마련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또한 “인사수석실이 인사혁신처와 협의해 인사 추천 폭을 넓히고 다양화하는 방안을 강구해 달라”면서 “과거(참여정부 때) 중앙인사위원회가 상당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는데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사장돼 버렸다. 인사혁신처가 데이터베이스를 되살리고, 국민추천제를 시행하고 민간의 인사 발굴 전문가를 채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보완하자”고 말했다. 최근 박기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나 박성진 후보자와 관련, 과학기술계를 중심으로 청와대가 학계의 기초적인 평판조회나 검증도 거치지 않고 소수 추천에 의존해 강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여야 대표들과의 회동 의사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엄중한 안보 상황에 대한 초당적 대처, 또 생산적인 정기국회를 위한 소통과 협치를 위해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구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선 때부터 누구나 협치를 말해 왔고, (5월) 5당 원내대표 회동 때 야당 원내대표들도 흔쾌히 동의하고 환영했던 방안인데 아직 안 되고 있다”면서 “비서실과 정무수석실이 여당과 함께 야당을 설득하는 노력을 다시 한번 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이은경의 유레카] 논문 공저자의 책임

    [이은경의 유레카] 논문 공저자의 책임

    현대 과학의 특징을 나타내는 단어 중 하나가 거대과학이다. 연구주제, 연구비, 참여 인원수, 실험장비, 연구 결과의 파급력 같은 요소들이 이전에 비해 매우 커졌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이루어진 원자폭탄 개발 프로젝트에는 가장 많았을 때는 연인원 13만명이나 참여했다고 한다. 물론 이들이 모두 과학자와 엔지니어는 아니었다. 폭탄 물질 생산 공장의 건설 노동자까지 포함된 수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원자폭탄 개발과 생산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진 과제를 위해 일한 점은 분명하다.20세기 후반에는 민간의 과학연구 규모도 커졌다. 그에 따라 연구 활동에서 조직 관리와 역할 분담은 당연한 일이 됐다. 공동연구자들은 연구 기획, 실험 수행, 데이터 분석, 논문 작성과 수정 등 여러 방식으로 연구에 참여한다. 그러므로 한 편의 논문에 이름을 올린 공저자가 서너 명인 경우는 흔하고 연구 특성에 따라 많게는 수십 명인 경우도 있다. 기여한 정도에 따라 공저자 목록에서 연구자 이름의 위치가 정해진다. 누가, 어떤 기준으로 연구자들의 기여도를 평가하고 공저자 포함 여부를 결정할까. 연구에 얼마나 기여하면 공저자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중요하다. 공저자들이 연구 결과에 따른 보상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연구 결과에 대한 책임을 공저자들이 어떻게 나눌 것인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40년도 더 전에 미국에서 일어난 한 사건은 이 문제가 복잡하고 미묘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1974년 미네소타대학의 윌리엄 서머린은 생쥐를 대상으로 한 피부이식 실험 결과를 조작했다는 판정을 받았다. 서머린도 인정했으므로 조작 사실 자체는 분명했다. 그런데 서머린은 슬론 케터링 암 연구소의 유력 과학자 로버트 굿이 성과를 내라고 압박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굿은 이전에 미네소타대학 교수로 있을 때부터 수년간 서머린의 연구비를 대고 서머린의 논문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공동연구자이자 ‘보스’였다. 연구소의 조사위원회는 조작 사실을 몰랐고 압력을 준 적이 없다는 굿의 입장을 받아들였다. 통상적으로 공동연구자들은 상대에게 진실성과 신뢰성을 기대한다는 점을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 또한 서머린이 조작된 연구 결과를 학술대회에서 발표했을 뿐 논문으로 출판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굿은 데이터 조작에 대한 비난을 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굿이 이전 서머린의 논문에 공저자로 올라가고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 정당한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서머린이 굿의 지원 덕분에 연구가 가능했지만 실제 굿과 함께 연구한 적은 없기 때문이다. 서머린의 말만 들으면 공저자로서 굿이 한 일은 서머린의 연구 기획의 가치를 판단하고 연구비를 구해 준 것뿐이다. 굿의 역할을 현대 과학 연구에서 분업 체제의 한 부분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연구비만 대주고 연구 결과에 무임승차한 것으로 볼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미묘한 문제다. 연구의 규모가 커지고 조직화되면서 연구를 데이터 생산과 분석이라는 좁은 영역에 국한할 수 없게 됐다. 적절한 연구 기획, 이를 위한 연구 자원 확보, 연구 자원의 적절한 배분과 연구 과정 관리까지 모두 좋은 연구 결과를 얻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굿은 그런 능력을 갖추었다. 그 결과 서머린 조작 사건이 있기 전 5년간 굿은 700여편의 좋은 평가를 받은 논문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굿은 가장 많이 인용된 연구자 중 한 명이 됐다. 현대 과학 연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실제 연구에 기여한 사람이 공저자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연구 결과와 관련해 공저자로서 기여한 만큼 보상받거나 책임지는 것이다. 과학자들에 대한 사회의 신뢰와 지지를 이어 나가려면 기여한 바가 없는 사람이 논문에 무임승차하거나 기여한 바가 있는 사람이 공저자에서 누락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 송강호 ‘택시운전사’ 美아카데미 출품 ‘사도’-‘밀정’ 3년 연속 진출

    송강호 ‘택시운전사’ 美아카데미 출품 ‘사도’-‘밀정’ 3년 연속 진출

    배우 송강호가 미국 아카데미영화상에 3년 연속 진출하게 됐다.4일 영화 ‘택시운전사’가 제90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 영화부문 한국영화 출품작으로 선정됐다고 배급사 쇼박스가 밝혔다. 아카데미영화상의 외국어 영화부문은 나라별로 한 편만 등록할 수 있다. ‘택시운전사’ 주연 배우인 송강호는 제88회, 제89회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 영화부문 한국 출품작인 ‘사도’와 ‘밀정’에 이어 3년 연속 한국 대표작의 주연 배우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심사위원 측은 “‘택시운전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국의 특수성뿐 아니라 아시아 인권과 민주화 과정을 잘 표현했으며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휴머니즘으로 많은 세계인에게 작품의 의미와 주제를 잘 전달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영화적인 완성도 또한 뛰어난 작품이기에 심사위원들 모두 동의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올해 국내 극장가 최고 흥행작인 ‘택시운전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현장을 취재해 이를 세계에 알린 독일기자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고 광주까지 간 서울의 택시운전사 김만섭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지난 2일 개봉해 현재까지 누적 관객수 1천186만3천237명을 끌어모으며 국내 개봉 영화 역대 흥행 톱 10위에 올랐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새 영화] ‘매혹당한 사람들’

    [새 영화] ‘매혹당한 사람들’

    지난 8월 박찬욱 헌정관 개관에 맞물려 특별전이 열렸다. 소문난 영화광인 박 감독이 사랑한 영화 중 하나로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1971년작 ‘더 비가일드’가 상영됐다. ‘신체강탈자의 침입’(1956)이나 ‘더티 해리’(1971) ‘알카트라즈 탈출’(1979) 등으로 유명한 돈 시겔 감독의 작품이다. 돈 시겔의 작품 중 유독 인연이 없었던 작품이라고 박 감독은 설명했다. 박 감독이 이 작품을 떠올린 까닭은 지난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칸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가 소피아 코폴라가 연출한 ‘매혹당한 사람들’을 접했다. 칸 70년 사상 두 번째로 여성에게 감독상을 안긴 이 작품은 돈 시겔의 작품을 리메이크한 것으로, 토마스 컬리넌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이야기 뼈대는 같다.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4년 미국 남부의 한 숲속에서 버섯을 따던 소녀 에이미(우나 로렌스)가 다리에 심한 부상을 입은 북군 하사 존(콜린 파렐)을 발견해 자신이 머물고 있는 여성 기숙학교로 부축해 온다. 전쟁 통에 많은 학생들이 떠난 기숙학교에는 교장 마사(니콜 키드먼), 교사 에드위나(커스틴 던스트), 그리고 소녀와 여성의 경계에서 도발적인 모습을 보이는 알리시아(엘리 패닝) 등 학생 5명만 있을 뿐이다. 난데없는 남자의 출현에 따분할 정도로 평온하던 학교에 묘한 분위기가 흐른다. 목숨을 건진 존은 자신을 경계하는 여자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애를 쓰고, 여자들 사이에서는 두려움과 호기심, 동정심, 그리고 욕망과 질투가 뒤엉킨다. 존의 시선을 중심에 뒀던 돈 시겔과는 달리 소피아 코폴라는 여자들의 시선으로, 이들에게 내재된 욕망을 우아하고 절제된 톤으로 묘사한다. 돈 시겔은 내면의 독백이나 회상을 통해 여자들의 심리를 직접적으로 들려줬으나, 소피아 코폴라는 캐릭터의 표정과 몸짓, 행동에 감정을 담아내며 적나라하지 않지만 은근한 에로티시즘을 빚어낸다. 존이 머무는 방을 기웃거리거나, 존과의 첫 저녁 식사 자리에 모두가 한껏 치장하고 나오는 등 존을 향한 여자들의 욕망은 때때로 관객을 킥킥거리게 만든다. 욕망의 충돌 때문에 파국으로 치닫는 중후반 이후에는 ‘미저리’ 분위기로 옮아간다. 니콜 키드먼과 커스틴 던스트, 엘리 패닝 등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박 감독이 그랬던 것처럼 두 작품을 비교해보는 것도 영화 감상의 즐거움을 극대화한 게 아닌가 싶다. 7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시진핑, 당대회 앞두고 軍 수뇌부 정리… ‘영수’ 반열 오를까

    시진핑, 당대회 앞두고 軍 수뇌부 정리… ‘영수’ 반열 오를까

    ‘시주석 오른팔’ 왕치산 암 말기설… 장기 집권 구상에 차질 빚을 듯 중국군의 핵심 중추인 당 중앙군사위원 3명이 동시에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군사위 주석을 겸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오는 10월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군대 내 장쩌민·후진타오 세력을 완전히 제거한 것이다.일본 교도 통신은 3일 중국 해군 전 사령원(사령관) 우성리(72)가 재임 중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성리는 지난 1월 사령원 자리에서 물러났으나, 중앙군의 군사위원직은 유지했었다. 우성리는 2006년부터 11년간 해군 사령관을 맡은 중국 해군의 ‘전설’이다. 하지만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사람이라는 ‘원죄’에서 끝내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홍콩 명경신문망은 지난 1일 최근 면직된 팡펑후이(66) 전 중앙군사위 연합참모부 참모장(합참의장)과 장양(66) 중앙군사위 정치공작부 주임도 기율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후진타오 시절 중용된 인물이다. 군사위원 3명이 동시에 구금돼 조사를 받는 것은 중국에서 초유의 일이다. 특히 팡펑후이 참모장은 비록 후진타오의 총애를 받았으나, 시 주석이 건국 60주년 열병식 지휘를 맡기고 지난 4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 배석시키는 등 신뢰가 두터워 군사위 부주석 승진이 유력했다. 중앙군사위는 시진핑 주석과 부주석 2명을 포함해 12명으로 구성된다. BBC 중문망은 베이징의 고위 소식통들의 전언을 빌려 이번 당 대회에서 시 주석이 ‘영수’(領袖) 칭호를 얻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현대사에서 영수로 불렸던 이는 마오쩌둥과 마오의 후계자인 화궈펑뿐이다. BBC는 “당장(黨章) 개정을 거쳐야 하는 당 주석직 부활과 달리 영수는 칭호의 문제여서 부활이 비교적 간단하다”면서 “영수의 지위는 종신이며, 상무위원회에서 의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집단지도체제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시 주석의 ‘오른팔’로 불려 온 왕치산 기율검사위 서기가 간암 말기로 투병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등 당대회를 앞두고 치열한 권력투쟁을 암시하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홍콩 빈과일보에 따르면 ‘베이펑’(北風)이라는 필명으로 알려진 미국 내 인권운동가 원윈차오가 트위터를 통해 69세인 왕 서기가 간암 말기 상태이며, 이미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투병설이 사실이라면 왕 서기를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에 유임시키려는 시 주석의 구상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공영방송만 ‘적폐왕국’ 될 순 없어… 5년 전처럼 물러서지 않을 것

    공영방송만 ‘적폐왕국’ 될 순 없어… 5년 전처럼 물러서지 않을 것

    MBC는 오랫동안 곪아 왔다.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상황을 역전시킬 만한 동력이 부족했다. 2012년 파업에 참여했던 구성원들은 상당수 해고됐거나 무더기 징계를 받았다. 대안언론 뉴스타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MBC에서는 16명의 직원 해임과 153건의 부당징계, 75건의 부당전보가 있었다. ‘뉴스데스크’의 시청률 2%가 보여 주듯 시민들은 MBC에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때 안팎에서 불을 지핀 건 김민식 MBC PD와 해직자 최승호 PD였다. 안에 남은 김 PD는 ‘김장겸 사장 퇴진’ 페이스북 중계를 통해, 밖으로 나간 최 PD는 ‘공범자들’을 통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4일 시작한 총파업은 이 두 사람의 ‘줄탁동시’(啐啄同時·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려면 새끼 닭과 어미 닭이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가 이뤄 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김PD “5년 전엔 망할 것 같아서, 지금은 망가져서 파업… 김장겸 퇴진만이 답” “김장겸은 물러나라.” 지난 6월 초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안에서 김민식(49) PD가 쩌렁쩌렁 외친 이 구호는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총파업을 5년 만에 재개시킨 ‘주문’과도 같다. 그는 페이스북 생중계를 통해 또 한번의 처절한 패배로 기록될지 모를 싸움의 시작을 대내외에 알렸다. 유튜브에 오른 그의 시위방송은 결과적으로 4일 돌입하는 총파업에 대한 시민적 지지를 이끌어 냈다. 지난 1일 만난 그는 인사위원회에 다녀오는 길이라고 했다. 페이스북 생중계로 ‘출근정지 20일’ 징계를 받았다. 재심을 청구한 그는 이날 인사위도 페이스북으로 생중계를 했다.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인사위원들의 모습이 동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회사가 가진 가장 큰 힘이 직원을 징계할 수 있는 인사권이잖아요. 회사는 그걸 남발해 왔고요. 페이스북 중계로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으니까 구성원을 징계한다는 게 그렇게 쉽지 않다는 걸 회사에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1997년 MBC 드라마·예능 PD로 입사한 그는 드라마 ‘내조의 여왕’, 예능 ‘느낌표’, ‘논스톱3’, ‘일밤’ 등을 히트시킨 소위 잘나가는 PD였다. 김재철 사장 체제에서 망가져 가는 회사를 볼 수 없어 2012년 노조 집행부로 파업을 이끌었다. 당시 파업으로 해직된 이용마 기자와 입사 동기다. 5년 전 파업 때 그는 “이제 그만 올라가 방송을 다시 만들자”고 주장한 ‘회군파’였다. 170일간의 파업 끝에 김 사장이 물러났지만 암흑기는 정작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그때만 해도 회사가 이렇게까지 조직을 망가뜨릴 줄은 미처 몰랐다”고 토로한 그는 정영하 노조위원장, 이용마 홍보국장 등 동료들이 해고됐을 때 정직 6개월을 받고 홀로 ‘살아남았다’. 2015년 10월 송출실로 발령 나 온종일 프로그램 모니터링을 하면서 위기감과 두려움에 시달렸다. “이대로 가면 MBC는 망할 거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가끔 괜찮은 콘텐츠가 나와도 ‘MBC 디스카운트’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됐죠. 5년간 늘 ‘왜 나는 남은 것일까’, 많이 생각했어요. 내가 할 일은 싸움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구나 깨달았죠.” 석 달 전 페이스북 생중계 시위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KBS, MBC 양대 공영방송의 총파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두 공영방송에 대한 사람들의 실망감은 이미 무관심으로 변해 있었고, 2012년 파업에 동참했던 상당수 직원은 해직되거나 징계를 받고 ‘유배지’로 쫓겨나는 등 다시 결기를 세우는 건 불가능한 일처럼 느껴졌다. “아내가 그러더라고요. 당신이 이렇게까지 했는데, 안에서 아무도 반응하지 않으면 당신만 그냥 ‘또라이’가 되는 거라고….” 하지만 그의 페이스북 시위는 내부의 무기력에 균열을 가하고 ‘다시 해보자’는 의지를 일깨웠다. 노조를 중심으로 직원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하나둘 모여 ‘김장겸 퇴진’ 페이스북 생중계 릴레이 시위를 이어 나갔다. 이들의 움직임에 공영방송 정상화를 지지하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김장겸 사장 등 경영진에 대한 압박은 고조됐다. “MBC를 망친 김 사장이 물러나는 것 말고는 답이 없습니다. (김 사장의 체포영장 발부는) MBC 구성원으로서는 참담한 일이죠. 다음에도 낙하산 사장이 올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MBC를 망가뜨리면 구성원들이 절대 가만있지 않는다는 걸 제대로 보여 주고 싶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침묵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 주는 게 우리의 할 일입니다.” 그는 이번 파업은 5년 전처럼 실패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귀국하는 송영무 국방장관 “전술핵 재배치, 논의 안 했다”

    귀국하는 송영무 국방장관 “전술핵 재배치, 논의 안 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최근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송 장관은 2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도착, 기자들의 질문에 “전술핵 재배치 문제는 논의한 적이 없다”면서 “(언론에서) 확대 보도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방장관으로서 한국의 핵 정책에는 일관성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해드리고 그 얘기(전술핵 재배치 논의)는 확장억제, 그런 방법에 있어 강조를 하는 입장에서 일부 언론과 국회의원들이 그런 요구를 하는데 확장억제를 좀 더 강화시켜야 되겠다는 요구를 함에 있어 국내 여론을 전달했던 것이지 배치 얘기는 절대 꺼낸 적 없다”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지난달 30일(미국 현지시간)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회담에서 전술핵무기 재배치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1일 “정부 차원에서 전술핵과 관련된 내용을 검토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송 장관은 이번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대해 “한미간 항상 논의되던 북한 핵·미사일 문제라든가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 우리 미사일 사거리와 무게, 중량에 대한 것 등 모든 것들이 한미간에는 완벽하게 공조가 이뤄질 수 있다고 하는 것을 재확인하고 약속도 받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탄도미사일의 탄두 중량 확대를 포함한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문제에 관해서는 “미국 측이 주권국가를 인정해주고 굉장히 협조적으로 나와 앞으로 한미간 확실히 해나갈 예정”이라며 “SCM(한미 안보회의)이라든가 MCM(한미 군사위원회)을 통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의 잡스 찾아낸다… 29만명 등재된 ‘인재도서관’

    한국의 잡스 찾아낸다… 29만명 등재된 ‘인재도서관’

    미국 텍사스주 크기만한 행성이 시속 약 3만 5000㎞ 속도로 지구로 돌진하고 있다. 이 사실을 안 미국 정부가 인류 파멸을 막고자 행성에 약 250m 깊이의 구멍을 뚫고 핵탄두를 폭발시켜 쪼개는 방법을 고안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세계 최고 유정 굴착 전문가인 해리 스탬퍼(브루스 윌리스 분)를 찾아가 “우주왕복선을 타고 소행성 중앙으로 가 핵폭탄을 설치하고 돌아오라”는 작전을 부탁한다. 언뜻 봐서는 형편없어 보이는 ‘괴짜’ 해리와 그의 동료들은 고민 끝에 제안을 받아들이고 지구를 구하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아마겟돈’(1998년작)에서 보듯 정부가 예측 불가능한 위기 상황에서 어렵사리 해당 분야의 달인을 찾아내 “국가를 위해 일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할리우드 영화의 오래된 공식이다. 이는 미국 정부가 장기간에 걸쳐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의 목록을 확보해 꾸준히 관리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인재풀이 우리나라에도 있을까. 일반인에게는 낯설지만 우리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바로 인사혁신처가 운영하는 ‘국가인재 데이터베이스’(www.hrdb.go.kr)다. ‘대한민국 두뇌 용광로’라고 불리는 국가인재DB를 살펴봤다.# 공무원 5만명·민간인 24만명 등록 국가인재DB는 김대중 정부 때인 1999년 중앙인사위원회(현 인사혁신처)가 만들었다. 당시만 해도 정부 고위직 인사는 대통령 등 인사권자의 자의적 판단이나 학연·지연 등에 따른 관행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더이상 주먹구구식 인사로는 대한민국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특정 직위에 가장 적합한 자격과 능력을 갖춘 인물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인재정보 시스템이 필요해졌다. 국가인재DB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약하는 공무원과 우수 인재들의 경력과 능력에 대한 정보를 모아 놓은 도서관이라 할 수 있다. 올해 5월 기준 중앙부처 5급 이상, 지방자치단체 4급 이상 공무원 5만 930명과 국민 추천 및 자기 추천을 통해 등록된 민간인 24만 7301명 등 모두 29만 8231명이 등록돼 있다. 지금도 해마다 2만명 정도가 새로 등재된다. 사망자는 자동으로 말소된다.국가인재DB를 관리하는 인사처 인재정보담당관실은 각종 정보를 검색해 ‘국가인재’를 찾아낸 뒤 이를 DB화해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현행화)한다. 하루 평균 50~60명씩 국가인재를 발굴해 DB에 수록한다. 국가인재DB를 책임지는 김정일 인재정보기획관도 과거 행정고시(32회) 출신이자 민간 인사컨설팅 전문가로 국가인재DB에 오른 덕분에 지금의 자리를 맡게 됐다. 최근 인기 논객 유시민(58)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국가인재DB의 존재를 언급해 화제가 됐다. 김 기획관은 “유 전 장관의 발언 뒤로 나를 대한민국 고위공무원 인사를 뒤에서 조종하는 ‘막후 실력자’로 생각하는 이들도 생겨났다”면서 “하지만 그가 말한 것처럼 국가인재DB에 한 개인의 모든 정보가 적나라하게 실려 있는 것은 아니다. 학력과 경력 등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근거해 제한된 수준의 정보만 입력된다”고 설명했다. # 숨은 고수 찾아 삼고초려 이들이 국가인재DB 관리만 하는 것은 아니다. 등재된 우수 인재를 필요한 자리에 배치하는 업무가 더욱 힘들다. 각 부처에서 자신들이 직접 구하기 힘든 인재가 필요할 경우 인사처에 ‘스카우트’를 요청한다. 그러면 인사처는 우선적으로 국가인재DB에서 적합한 인물을 3배수 정도 발굴해 해당 부처에 추천한다. 해당 부처는 인사처가 추천한 인재들을 직접 만나 확인한 뒤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문제는 DB에 등재된 이들 대부분이 현업에서 최고 능력을 발휘하고 있어 영입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지금의 위치에서 가장 잘나가는 이들이다 보니 이직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업계 최고 전문가 10명에게 연락해 공직을 제안하면 평균 1~2명 정도만 공직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 인사처 설명이다. ‘애국심’을 자극해 어렵사리 후보자를 설득해도 곧바로 가족의 반대에 부딪히곤 한다. 정부 고위직이라지만 연봉이 지금 받는 수준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해 배우자나 자녀가 달가워할 리 없다. 민간 전문가를 직접 발굴하는 ‘헤드헌터’ 김근호 사무관은 “특정 부처에서 고위직 인재 1명을 찾아 달라고 하면 최소 30~40명과 접촉해야 한다. 이들 모두에게 공직의 당위성을 설득하는 길고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최종 후보 3~4명을 얻는다”고 말했다. 에피소드도 다양하다. 청와대에 자기 프로필을 보내 총리나 장관 자리를 주선해 달라고 떼를 쓰듯 조르는 이들도 십수명이라고 한다. “나를 고용노동부 장관에 앉히면 100일 안에 질 좋은 일자리 1만개를 만들 수 있다”, “해양수산부 장관이 되면 임기 내에 그리스를 능가하는 선박강국으로 탈바꿈시키겠다” 등 다소 황당한 주장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 주려고 모든 서류를 손으로 직접 써서 가져오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주기적으로 인사처에 전화해 “이번에 개각하던데 내가 들어가는 거냐”, “새 장관 후보자가 나만 못하던데 지금이라도 나로 바꾸면 안 되겠냐” 등 ‘웃픈’(웃긴데 슬픈) 이야기도 술술 꺼낸다. 정영학 사무관은 “이들의 말을 끝까지 다 들어준 뒤 마음을 다치지 않게 보듬는 것도 우리가 하는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 최고 전문가 영입, 공직사회 질 높여 그렇다면 국가인재DB 등을 통한 민간 인재 영입이 공직사회에 어떤 효과를 줄까. 좋은 민간 전문가는 공직사회 전체의 질을 높이는 ‘메기’ 역할을 한다는 게 인사처 생각이다. 이동규(72) 기상청 수치모델링센터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32년간 서울대 기상학과 교수를 역임하며 한반도 지형에 최적화된 기상예측 모델을 구축한 이 분야 최고 전문가다. 최근에는 한국인 최초로 지구과학 분야의 최고 권위상인 ‘엑스포드 메달’도 받았다. 국립정신건강센터장으로 일하는 이철(68) 전 울산대 총장도 민간 영입의 우수 사례로 손꼽힌다. 국가인재DB 관리 ‘베테랑’ 강동필 주무관은 “이분들은 더이상 돈이나 명예가 필요 없을 만큼 자신의 분야에서 세계적 성과를 거둔 분들”이라면서 “그럼에도 대한민국을 바꿔 보겠다는 소명의식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어 존경스럽다”고 했다. 민간 스카우트가 모두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공직사회의 경직된 분위기와 달라진 자신의 역할에 적응하지 못해 중도에 그만두거나 재계약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긴다. 김근호 사무관은 “민간 분야 전문가 시절에는 업계 최고 권위자로 존경받으며 자신의 본업만 하면 됐지만 고위 공직자가 되면 직접 기획재정부와 국회, 시민단체 등을 찾아다니며 이들을 설득해 ‘예산을 따 오는’ 일이 가장 중요해진다.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 4차산업 리드할 ‘괴짜’를 찾아라 애초 국가인재DB는 고위 공직자를 발굴하기 위한 것이지만 최근에는 우리 사회 모든 분야의 숨은 고수들을 찾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사고 당시 구조·재난대응 분야 전문가를 찾지 못해 대한민국 전체가 혼돈에 휩싸였던 뼈저린 경험이 계기가 됐다. 우리 사회 ‘전문가 부재’ 현실을 절감한 정부는 영화 ‘아마겟돈’에서처럼 평소 민간 전문가 정보를 잘 관리해 뒀다가 예측 불가능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이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자료 축척에 나섰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각 분야 괴짜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무허가 민박업(에어비앤비)이나 자가용을 이용한 불법 택시영업(우버)이 불과 몇 년 사이에 전 세계의 판도를 바꾸는 비즈니스 모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면 우리가 전혀 관심을 두지 않던 각 분야 전문가들이 융합된 인재풀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인사처는 강조한다. 김정일 인재정보기획관은 “국가인재DB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면서 “어느 분야에서든 스스로 전문가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주저하지 말고 정보를 올려 달라. 이미 DB에 등재된 분들도 꾸준히 정보를 업데이트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글 사진 세종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시진핑 무기한 집권 ‘분수령’… 후계자 상무위원 선출에 촉각

    시진핑 무기한 집권 ‘분수령’… 후계자 상무위원 선출에 촉각

    중국 공산당 중앙 정치국이 지난달 31일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오는 10월 18일부터 열기로 발표함에 따라 중국이 본격적인 권력 재편의 시기로 접어들었다.시진핑(習近平)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10년 집권기 절반 시점에서 열리는 이번 당 대회에서는 시 주석 2기 집권체제의 진용이 확정된다. 또 시 주석이 권력을 얼마나 더 자신에게 집중시킬 것인지와 권력 집중을 넘어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처럼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집권을 연장하는 통치자가 될 것인지도 이번에 판가름난다. 이 때문에 당대회 폐막일까지 중국 권부의 상징인 중난하이에서는 치열한 권력 다툼이 벌어질 전망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일 “당대회가 예상보다 빨리 개최되는 것은 중앙 정치국 위원과 정치국 상무위원에 대한 인선이 어느 정도 확정됐기 때문”이라면서도 “다만 막판에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당대회 기간에 진행되는 중앙위원, 정치국 위원, 상무위원 선출 과정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폐막식 다음날 열리는 새 상무위원단의 내외신 기자회견 전까지는 최고지도부의 진용을 정확히 알 수가 없다. 과거 전례로 볼 때 당대회는 보통 1주일간 열린다. 따라서 10월 18일 개막식에서는 시진핑 총서기의 업무보고(정치보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22일엔 각 지역 대표단별로 예비투표를 진행해 중앙위원과 후보위원의 후보자 명단 초안을 작성할 전망이다. 대회 폐막일로 예상되는 24일엔 중국 권력의 중추인 제19기 중앙위원(200여명)과 후보위원(170여명)이 최종 선출된다. 중앙위원 선거는 정원보다 많은 후보를 내 최소득표 순으로 탈락시키는 차액선거(差額選擧)로 치러진다. 새로 뽑힌 중앙위원들은 다음날인 25일 19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를 열어 정치국 위원 25명을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국 위원들은 다시 자신들 중에서 권력의 최고 핵심부인 상무위원 7명을 선임한다. 시 주석은 본인으로의 권력 집중을 위해 상무위원 수를 5명으로 줄이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어 상무위원 숫자가 그대로 유지되느냐도 관전 포인트이다. 특히 이날은 새 상무위원들이 기자회견을 하는데, 입장 순서가 곧 권력 서열이다. 시 주석은 기자회견에서 집권 2기의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한다. 시진핑 총서기를 정점으로 한 7인 상무위원 체제가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가장 큰 관심은 왕치산(王岐山·69) 중앙기율검사위 서기의 잔류 여부와 천민얼(陳敏爾·56) 충칭시 서기의 진입 여부다. 1980년대 덩샤오핑이 정한 7상8하(67세는 유임 68세는 퇴임)의 관례에 따르면 현재 7명의 상무위원 가운데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제외한 5명은 모두 이번에 퇴임해야 한다. 왕 서기는 시 주석이 지난 5년간 국민의 지지를 받으며 권력을 강화할 수 있었던 핵심 기제인 반부패 운동을 주도했다. 때문에 시 주석이 왕 서기를 상무위원에 잔류시키는 것을 넘어 리 총리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밀어내고 총리직에 앉히려고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왕 서기의 유임은 7상8하 관례가 깨지는 것을 의미해 시 주석의 3연임을 위한 사전 조치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현재 중앙위원인 천민얼 충칭시 서기가 정치국 위원을 건너뛰고 곧바로 상무위원이 되면 명실상부한 시 주석의 후계자로 인식될 전망이다. 천민얼은 2003년 시진핑이 저장성 서기로 부임했을 때 저장성 선전부장으로 있으면서 4년 동안 시진핑의 신문 논평 초고를 썼던 인물로, 시진핑의 통치 이념과 권력 욕구를 가장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시 주석은 5년 전 18차 당대회 때 후춘화(胡春華·54) 광둥성 서기와 함께 차기 지도자로 낙점됐던 쑨정차이 전 충칭시 서기를 최근 전격 낙마시키고 그 자리에 천민얼을 앉혔다. 이는 후진타오 전 주석이 원로들과 협의해 짜낸 차세대 권력 구도의 붕괴를 의미했다. 현 지도자가 한 세대를 건너뛰어 다음 세대 지도자를 낙점하는 ‘격대지정’(隔代指定) 방식을 시 주석이 가볍게 무너뜨린 셈이다. 때문에 시진핑이 키운 천민얼과 후진타오가 낙점한 최후의 1인인 후춘화가 동시에 상무위원으로 승진할지, 이 경우 서열은 어떻게 확정될지가 주목된다. 다만, 천민얼과 후춘화가 동시에 상무위원이 된다고 해도 서열이 앞선 사람이 차기 총서기로, 서열이 뒤인 사람이 차기 총리로 낙점되는 것을 뜻하지는 않으리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 5년 내내 권력 집중의 한 길을 걸은 시 주석이 차기를 지명해 레임덕을 자초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당 주석제 부활 등을 통해 2022년 이후까지 집권 연장을 도모하거나 2022년에 권력을 물려준다고 하더라도 후계자가 누구인지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끊임없이 충성 경쟁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 국가 주석직은 천민얼이 승계하고 시 주석은 당 총서기나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계속 유지해 ‘상왕’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文정부 출범 후 5번째 낙마… 靑 검증시스템 다시 도마에

    文정부 출범 후 5번째 낙마… 靑 검증시스템 다시 도마에

    이유정 ‘주식 대박’ 걸러지지 않아與중진 “추천자 모르는 사람도 있어” 검증 책임론·시스템 개선 목소리 박성진 후보 청문회 7일→11일 연기유신 찬양, 뉴라이트 논란 등으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일 자진 사퇴하면서 여당 내에서 청와대 인사검증 체계에 대한 비판이 솔솔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5번째로 이 후보자가 낙마하자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말을 아꼈다. 참여정부에서 인사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여권 관계자는 “이 후보자의 낙마는 개인의 문제로 인사청문회에선 큰 문제가 없었지만 집중적인 공격에 스스로가 견디질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청와대 인사에 관해 “노코멘트하겠다”고 했다.공식적으로 말을 아끼고 있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청와대 인사검증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낙마한 인사 중 추천자가 누군지 알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서 “박 후보자마저 낙마하고 나면 책임론이 조현옥 인사수석을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의원은 “청와대 인사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면서 “결국 대통령의 핵심 측근 인사가 추천하고 인사위원회에서 인사보좌관이 검증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현 정부 인사검증 체계는 참여정부의 체계와 거의 비슷하게 만들어졌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위원장인 인사추천위원회와 청와대 인사수석실이 후보자 추천을 받아 1차 검증을 끝내면 당사자 동의를 받아 민정수석실이 세부 검증을 한다. 하지만 안경환 법무부 장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후보자와 김기정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사례처럼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이 이번에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사퇴한 이 후보자의 거액 주식투자 문제와 박 후보자의 연구보고서 등은 검증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았다. 검증이 되지 않은 것인지, 검증 체계가 후보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이 때문인지 야당은 청와대 인사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사 참사에 대해 청와대 인사 책임자를 문책하고 시스템 전체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오는 7일에서 11일로 돌연 연기돼 관심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홍익표 의원은 “자료 확보가 잘 안 됐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원의 요청이 있어서 시간을 늦출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날짜를 다시 정한 것”이라며 청문회 일정 연기 이유를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김장겸 MBC 사장 체포영장] 金, MBC 블랙리스트 등 인사 전횡… 방송개혁 요구 거세질 듯

    [김장겸 MBC 사장 체포영장] 金, MBC 블랙리스트 등 인사 전횡… 방송개혁 요구 거세질 듯

    “PD·기자 무관한 업무배치…상식 밖” 지난 6년간 요직 거치며 부당노동행위 MBC 사장 취임 후 사퇴 요구 빗발쳐 노동 당국이 1일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수사에 나서면서 MBC 총파업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MBC·KBS노조가 4일 파업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공영방송사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언론계와 정치권에서도 공영방송 정상화에 대한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6월 29일부터 한 달여 실시된 특별근로감독에서 법 위반 사항을 발견해 전·현직 경영진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지난달 17일 백종문 부사장, 최기화 본부장을 불러 조사했으며 24일에는 안광한 전 MBC 사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안 전 사장은 2011년 문화방송 부사장에 승진한 뒤 인사위원장, 사장 직무대행, 사장직을 거치는 동안 기자, PD 등에 대한 부당 징계·전보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김 사장은 고용부의 4~5차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고용부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부당노동행위) 혐의 등으로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노동지청도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기 때문에 이들 소환에 응하지 않은 것은 경찰 소환에 불응하는 것과 비슷하다”면서 “횟수에 관계없이 불응 태도를 보이면 체포영장 발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PD, 기자들을 자기 분야가 아닌 다른 곳으로 업무배치를 해 상식 밖의 관리를 한 일이 확인됐다”며 “이런 부분은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돼 수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장관은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것으로 예상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 2월 김 사장 취임 이후 끊임없이 사퇴를 요구해 왔다. 김 사장이 지난 6년 동안 정치부장, 보도국장, 보도본부장을 지내며 전횡을 일삼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지난달 8일 공개된 ‘MBC판 블랙리스트’ 문건은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카메라 기자의 성향을 등급을 나눠 분석한 자료로 김 사장이 보도국장으로 취임한 직후였던 2013년 7월 6일에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리스트 폭로 이후 제작 중단 움직임은 더욱 거세졌고, 지난달 24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93.2%의 찬성률로 총파업이 가결됐다. 이날 오후 90주년 ‘방송의날’ 축하연이 열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컨벤션센터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오는 4일 동시총파업에 돌입하는 MBC·KBS 노동조합원 100여명이 행사장으로 진입하는 김 사장과 고대영 KBS 사장을 향해 퇴진 시위를 벌이면서다.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통로를 점령한 MBC 노조원들은 김 사장이 나타나자 “후배들을 학살하고 오른 사장 자리가 좋은가, 김장겸은 퇴진하라”고 외쳤다. KBS 노조원들은 고 사장이 비밀리에 귀빈 통로를 통해 행사장으로 들어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고 사장만 개구멍으로 들어갔다. 출근할 때도 개구멍, 퇴근할 때도 개구멍으로 드나들더니 방송의날 기념식마저 개구멍으로 들어가느냐”고 함성을 질렀다. 한편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여야 지도부는 이날 방송의날 행사에 모두 불참했다. 다른 일정 등을 불참 사유로 내세웠지만 MBC와 KBS 파업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행사는 통상 대통령이 참석해 왔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이 총리가 축사를 대독할 계획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이혜훈 등 여야 교섭단체 대표 모두 이날 방송의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국방부 “軍 의문사 신속 처리” 차관 직속 추진단

    국방부는 ‘군 의문사’ 문제의 신속한 처리와 근원적 해결을 주도하고자 국방부 차관 직속의 ‘군 의문사 조사·제도개선추진단’을 발족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 7월 송영무 국방장관 주관으로 개최한 ‘군 사망사고 유가족 간담회’에서 유가족들이 건의한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요구’를 수렴해 군 의문사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려는 취지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추진단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단장으로 영현 관리·심사 및 제도, 조사, 법무심사 등 3개 팀으로 구성됐다. 내년 8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태스크포스(TF) 형태의 임시조직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추진단은 군 의문사와 관련한 조사와 순직 심사 기능을 한 조직 내에 부여함으로써 그간 누적된 군 의문사 문제의 신속하고 통일적인 해결을 가능하게 한다는 목표에 따라 설치됐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군 의문사 문제의 조기 해결을 위해 심리학자와 인권전문변호사 등을 심사위원으로 추가 위촉하고 심사 주기를 월 1회에서 2회로 변경하기로 했다. 또 법제처 등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김훈 중위와 같은 ‘진상규명 불능자’를 순직 분류 기준에 포함시키고 상이자(부상자)에 대한 공상 분류를 확대하는 내용의 군인사법 시행령 개정을 오는 11월 말까지 추진한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발의한 일명 ‘이등병의 엄마법’인 ‘군 의무복무 중 순직처리 확대 법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의무복무하는 병사가 사망하면 일단 순직으로 인정한 뒤 그에 대한 입증 책임을 유가족이 아닌 국방부가 지고 밝혀낸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순직 인정받은 ‘JSA 의문사’… 그 뒤엔 부친의 19년 긴 싸움

    순직 인정받은 ‘JSA 의문사’… 그 뒤엔 부친의 19년 긴 싸움

    ‘진상규명 불능’에도 공무수행 연관영화 JSA 소재… 유해 현충원 안장 김영란 권익위원장 때 순직 처리 권고권익위 “軍의문사 39명도 해결 기대”1998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벙커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사망한 김훈(당시 25세·육사 52기) 육군 중위가 19년 만에 순직 처리됐다. 국방부는 “지난달 31일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를 열고 군 의문사의 대표적 사건인 김 중위 등 5명에 대해 열띤 논의 끝에 전원 순직으로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국방부는 군 수사기관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등 국가기관 및 법원에서 공통으로 인정된 사체 발견 장소, 사망 전후 상황, 담당 공무 내용 등 사실에만 기초해 공무 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 여부를 심의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대법원과 의문사위 등에서 ‘진상규명 불능’으로 판정된 김 중위는 감시초소(GP)인 JSA 내 경계부대 소대장으로서 임무 수행 중 벙커에서 ‘사망 형태 불명의 사망’이 인정돼 19년 만에 순직으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타살 여부 등 사건의 진상은 알 수 없지만 김 중위의 사망이 공무 수행과 관련성이 있는 만큼 순직으로 인정한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순직을 결정한 것이다.김 중위는 비무장지대(DMZ) 수색작전과 같은 특수 임무가 아닌 통상적인 순찰 임무 수행 중 사망한 것으로 판단돼 ‘순직 2형’으로 인정됐다. 경기 고양시 벽제 임시 봉안소에 있는 김 중위의 유해는 곧 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김 중위는 1998년 2월 근무 중이던 최전방 GP에서 오른쪽 관자놀이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군 수사당국은 권총 자살이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유가족과 언론 등은 타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군 수사당국이 현장 증거를 제대로 보존하지 않는 등 부실한 초동 수사를 벌이면서 의혹은 더욱 커졌다. 김 중위 사건을 둘러싼 일부 의혹은 2000년 개봉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국방부는 특별조사단까지 편성해 수차례 사건을 재조사했지만 자살이라는 결론은 바뀌지 않았다. 김 중위의 부친인 예비역 중장 김척(75·육사 21기)씨는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19년 동안 동분서주했다. 대법원은 김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군 당국의 부실한 초동 수사를 지적하며 유가족에게 정신적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당시 주심 재판관은 김영란 전 대법관이었다. 김 전 대법관이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2년 권익위는 국방부에 김 중위를 순직 처리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김씨는 전날 김 전 대법관의 판결문과 권익위 순직 권고 내용 등을 소개하며 김 중위의 순직 처리를 간곡히 요청했다. 권익위는 이날 “2012년 국방부에 순직 권고를 한 지 5년 만에 받아들여졌다”며 “김 중위의 순직 결정이 또 다른 군 의문사 사망자 39명에 대한 긍정적 해결의 실마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현재 진상규명 불능자로 분류된 사망 군인 47명 중 8명이 심사를 받아 7명은 순직, 1명은 기각 결정을 받았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19년 만에 순직 인정’ 김훈 중위 아버지 김척씨 “가정이 파탄났는데…”

    ‘19년 만에 순직 인정’ 김훈 중위 아버지 김척씨 “가정이 파탄났는데…”

    대표적 군 의문사 당사자인 고 김훈(당시 25·육사 52기) 중위가 세상을 떠난지 19년 만에 순직을 인정 받은 가운데 김 중위의 아버지인 김척(75·육사 21기)씨가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그는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들 훈이는 죽었지만, 미력이나마 진실을 세상에 알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훈 중위는 지난달 31일 국방부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 결정으로 순직 처리됐다. 세상을 떠난 지 19년 만에 순직을 인정받은 것. 이에 따라 김 중위는 국립묘지에서 영면할 수 있게 됐다. 김 중위의 유골함은 아직도 경기도 고양시 벽제에 있는 육군 부대 컨테이너에 보관 중이다. 김 중위는 1998년 2월 24일 판문점 JSA 소초(GP)에서 머리에 총상을 당해 숨진 채 발견됐다. 군 수사당국은 서둘러 사건을 자살로 결론 내리고 덮으려고 했지만, 타살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사건 현장에서는 타살 가능성을 암시하는 흔적이 나왔다. 김 중위의 손목시계와 사건 현장의 지뢰 박스 등이 부서져 있어 김 중위가 사망 직전 누군가와 격투를 벌인 게 아니냐는 의심을 낳았다. 김 중위의 왼손에서 화약흔이 발견된 점도 타살 의혹의 근거가 됐다. 2012년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방부와 함께 김 중위의 사망 당시 사격 자세로 권총 발사 실험을 했는데 실험 참가자 12명 중 11명이 오른손에서 화약흔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김 중위 소속 부대 일부 장병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군 GP를 오가는 심각한 군기문란 행위를 저질렀고 이를 뿌리 뽑으려던 김 중위가 살해됐을 수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김 중위의 의문사로 유가족의 삶도 송두리째 바뀌었다. 예비역 중장이었던 김척씨는 사건의 진상규명과 아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자신이 평생 몸담았던 군을 상대로 지난한 싸움을 벌여야 했다. 타살 의혹이 불거지자 국방부는 특별조사단을 편성해 사건을 재조사했지만, 김 중위가 자살했다는 결론은 바꾸지 않았다. 사건 직후 군 당국이 현장 보존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부실한 초동 수사를 한 탓에 진상규명 자체가 어려웠다. 김척 씨는 1999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2006년 12월 군 당국에 부실한 초동 수사의 책임이 있다며 유가족에게 정신적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당시 주심 재판관은 김영란 전 대법관이었다. 대법원은 군 당국이 초동 수사에서 현장 조사와 보존을 소홀히 하고 주요 증거를 확보하지 않았으며 소대원들의 알리바이 조사도 형식적으로 했다고 지적했다. 김척 씨는 “수사팀이 조작을 하지 않았다면 19년 동안 이 고통을 겪었겠는가, 가정이 파탄이 났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2012년에는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방부에 김 중위의 순직 처리를 권고했지만, 국방부는 5년이 지나서야 김 중위 사망의 공무 수행 관련성을 근거로 순직 처리하게 됐다. 국방부는 정확한 사망 원인을 알 수 없는 ‘진상규명 불능’ 사건도 사망의 공무 수행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순직 처리할 수 있도록 군인사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군 사건 수사에도 민간 전문가를 포함한 ‘제3의 기관’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게 김 씨의 주장이다. 그는 “의문사도 세상에 알리고 공론화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런 노력을 통해 제2, 제3의 김훈 중위 사건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군 의문사’ 고 김훈 중위, 사망 19년 만에 순직 인정

    ‘군 의문사’ 고 김훈 중위, 사망 19년 만에 순직 인정

    대표적인 ‘군 의문사 사건’의 당사자인 고 김훈 중위가 숨진 지 19년 만에 순직 인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국방부는 지난 31일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를 열어 1998년 군 복무 중 사망한 김훈(당시 25살·육사 52기) 중위의 죽음을 순직으로 인정했다고 한겨레가 1일 보도했다. ‘고 김훈 중위 사망 사건’은 19년 전인 1998년 2월 24일 정오 무렵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지하벙커에서 근무하던 김훈 중위가 오른쪽 관자놀이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최초 현장감식 두 시간 전에 이미 자살보고가 이뤄지는 등 부실한 초동 수사 때문에 김훈 중위의 사망 원인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고, 이후 타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군은 김 중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결론을 내린 뒤로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국방부는 육군이 미군 범죄수사대(CID)와 합동으로 진행한 1차 수사(1998년 2월 24일~4월 29일)는 물론, 육군본부 검찰부의 2차 수사(1998년 6월 1일∼11월 29일), 국방부 장관의 지시로 설치된 특별합동조사단의 3차 수사(1998년 12월 9일∼1999년 4월 14일), 2012년 3월22일 총기 격발실험 등에서 일관되게 ‘김훈 중위가 자신의 권총을 이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 2006년 12월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초동 수사가 잘못돼 자살인지 타살인지 알 수 없다”고 판결했다. 3년 간 사건을 조사했던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도 2009년 11월 ‘진상규명 불능’ 결정을 내렸다. 국민권익위원회도 국방부와 합의해 2012년 3월 22일 총기 격발실험 등 쟁점 사안들에 대해 재조사를 진행한 뒤 “김훈 중위의 사인을 자살로 보기 어렵다”며 “순직으로 인정하라”고 국방부에 권고했다. 특히 권익위는 당시 격발실험 결과에 토대해 김 중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국방부의 조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오른손잡이였던 김 중위의 왼쪽 손바닥에서만 화약이 검출됐는데, 국방부가 추정한 김 중위의 자세에 따라 발사실험을 한 결과 실험자 12명 중 11명의 오른손 손등에서 화약흔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권익위는 2012년 8월 화약흔 실험결과와 함께 벙커 내 격투흔적이 있고, 김 중위의 관자놀이에서 총구에 눌린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자살로 결론짓기 어렵다”면서 “김 중위의 순직을 인정하라”고 국방부에 권고했으나, 국방부는 지난 5년여 동안 권익위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블랙리스트 조사委 , ‘부산국제영화제 외압’ 첫 직권조사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의 전말을 파헤칠 민관 합동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가 출범 1개월 만에 예열을 끝내고 본격 조사에 들어간다. 진상조사위는 30일 부산국제영화제 외압과 서울연극제 대관 배제 및 아르코 대극장 폐쇄를 첫 직권조사 대상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위는 새달 1일 전원 위원회 최종 의결을 거쳐 직권 조사를 개시한다. 우선 특검과 감사원 조사가 미진한 것으로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조사위는 31일 온라인 블랙리스트 제보 센터(www.blacklist-free.kr)와 페이스북 페이지(@blacklistfree2017)를 개설해 관련 피해 사례를 알리고 조사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진상조사위는 이를 통해 진상 조사와 제도 개선에 대한 문화·예술계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발족한 진상조사위는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4명과 민간 전문가 17명 등 21명으로 구성됐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김진태 “망명이라도 떠나고 싶은 심정”…文정부 비판

    김진태 “망명이라도 떠나고 싶은 심정”…文정부 비판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망명이라도 떠나고 싶은 심정”이라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김 의원은 29일 국회 법사위의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가 어떤 활동을 한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닌데 그렇게 많은 정치적인 활동을 했던 분을 굳이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한 임명권자의 사고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임명권자인 문 대통령을 지적했다. 그는 “41%로 당선된 대통령이 남의 얘기는 듣지도 않고 모든 것을 자기 맘대로 하려고 한다. ‘인사청문회 결과 보고서가 채택되든 말든 마이웨이 하겠다는 식으로 하면 안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지금 지지도가 80 몇 퍼센트라고요? 저는 그거 믿을 수도 없지만, 맨날 말로만 화합하고 같이 가자고 하면서 이런 식으로 일방통행을 하면…”이라며 “숨 좀 쉬고 삽시다. 숨 좀”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아까 보니까 이 후보자가 기고문에 좋은 글들 많이 썼던데, 이런 내용이 있었다”며 ‘망명이라도 떠나고 싶은 심정이다’라는 문구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바로 제 심정이라고 마지막 총평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법사위는 29일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은 무산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일화, 박보검 사위삼고 싶은 이유? ‘반전 이유’

    이일화, 박보검 사위삼고 싶은 이유? ‘반전 이유’

    이일화 미모가 화제인 가운데 과거 박보검 언급이 재조명됐다.과거 한 방송에서 이일화는 “사위 삼고 싶은 배우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박보검은 정말 제 사위로 삼고 싶다”며 “진짜 순수하고 예의가 바른 것 같다. 요즘 보기 드문 청년이다”라고 밝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일화는 박보검, 도희와 함께 tvN ‘응답하라’ 시리즈에 함께 출연했다. 한편 이일화는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진행된 MBC 주말 드라마 ‘밥상 차리는 남자’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밥상 차리는 남자’는 아내의 갑작스런 졸혼 선언으로 가정 붕괴 위기에 처한 중년 남성의 행복한 가족 되찾기 프로젝트를 그린 가족 치유 코믹 드라마. 소녀시대 수영(최수영), 온주완, 김갑수, 이일화, 심형탁, 박진우, 서효림 등이 출연하는 ‘밥상 차리는 남자’는 9월2일 오후 8시35분 첫 방송 예정.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아버지 네가 모셔” 두딸 다투자, 흉기 휘두른 90대 노인

    자신의 부양 문제를 놓고 다투는 딸들을 보고 격분해 흉기를 휘두른 90대 노인이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살인미수 혐의로 미국 시민권자 A(95)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8일 오후 10시 20분께 서울 금천구 큰딸 집에서 막내사위 B(42)씨의 목과 옆구리를 흉기를 찌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큰딸과 막내딸이 자신을 누가 모실지를 두고 다툼을 벌이자, 막내딸의 뺨을 때리고 허리춤에 숨겨둔 흉기로 이를 말리는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아들과 함께 미국에 살던 A씨가 지난해 12월 한국에 돌아오자 부양 문제를 두고 딸들 간에 평소 다툼이 잦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는 특히 막내딸 집에 머무는 동안 딸이 자신을 내보내려 한다고 생각해 막내딸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흉기를 미리 준비한 이유에 대해 “해코지를 당할까 봐 방어 차원에서 흉기를 챙겼다”고 경찰에서 주장했다. A씨는 현장에 있던 가족 중 한 명의 신고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죽기 직전 조랑말, 1년 재활 끝에 말 대회서 우승

    죽기 직전 조랑말, 1년 재활 끝에 말 대회서 우승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버려진 조랑말이 아름다운 말을 뽑는 이퀴페스트(Equifest)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작년 5월 영국 노스 요크셔 힐람에서 발견된 새끼 조랑말 ‘버기’(Buggy)가 ‘구조 조랑말 챔피언’(Rescue Pony Champion)으로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5월 노스 요크셔의 들판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버기의 상태는 참혹했다. 버기를 발견한 구조대원 사라 터커(Sarah Tucker)에 따르면 1.8m 떨어진 거리에서도 부상을 입은 버기의 부패한 살 냄새가 날 정도였으며 구더기가 피부를 파고들만큼 상태가 좋지 않았다. 당시 버기를 구조한 사라는 “지금까지 제가 본 가장 끔찍한 사례 중 하나였다”며 “만약 1~2일 후 발견됐다면 버기는 죽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조 직후, 버기는 요크에 있는 수의학 클리닉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이후 랭커셔의 동물보호소인 월드 하우스 복지 재활 농장(World Horse Welfare rehabilitation farm)으로 옮겨져 재활, 양육됐다. 지난 주말 잉글랜드 케임브리지셔 주 피터버러에서 열린 이퀴페스트 대회에 출전한 버기는 구조 조랑말 챔피언으로 선정됐다. 버기의 멋진 모습은 관람객들을 매료시키는데 충분했고 그의 사연을 듣게 된 사람들은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퀴페스트 심사위원인 줄리 크롤리(Julie Crowley)는 “작은 조랑말 한 마리가 우리의 눈을 사로 잡았다”며 “여러분들은 버기의 뛰어노는 모습에서 그가 삶을 즐기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재활 농장 운영자 프란 윌리엄슨(Fran Williamson)은 “버기의 구조 조랑말 챔피언 수상에 너무나도 황홀하다”며 “버기의 이야기는 인생에서 끔찍한 출발을 한 조랑말이 자신의 과거를 이겨내고 얼마나 놀라운 일을 성취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전했다. 사진= World Horse Welfare rehabilitation farm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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