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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성리학의 나라 조선, 왕릉 옆엔 왜 사찰이 있을까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성리학의 나라 조선, 왕릉 옆엔 왜 사찰이 있을까

    유교적 전통으로 조성된 조선 왕릉 무덤 지키는 ‘수호 사찰’과 짝 이뤄 능침사찰·능사·조포사 등으로 불려조선의 왕릉은 모두 42기다. 이 가운데 40기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일괄 등재됐다. 개성에 있는 태조의 원비 신의왕후 제릉(齊陵)과 두 사람의 둘째 아들로 제2대 왕에 오른 정종과 정안왕후의 후릉(厚陵)만 제외됐다. 조선왕조 27명의 왕과 왕비, 추존(追尊) 왕과 왕비의 무덤을 망라한 것이다. 한 왕조의 무덤이 이렇듯 온전하게 보존되고 있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 성리학을 통치 이념으로 삼은 조선은 왕릉 역시 유교적 장례 전통에 입각해 조성했다. 한편으로 전통적인 풍수지리를 바탕으로 터를 잡고, 곽(槨)을 앉혔으니 자연과의 조화가 뛰어나다. 조선 왕릉은 능침(寢)과 능침을 둘러싼 무덤 영역이 전부가 아니다. 조선 왕릉은 안장된 인물의 명복을 빌면서 무덤을 돌보는 역할도 하는 사찰과 짝을 이룬다. 유교적 이념에 맞게 국가적 공력을 들여 무덤을 조성했다면, 불교신앙을 이어 가고 있던 왕실이 종교적 추모시설을 더한 것이다. 그러니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면서 원찰(願刹)을 제외시킨 것은 개인적으로 유감스럽다. 왕실 무덤의 수호사찰을 원찰이라 하는데 능침사찰이나 능사, 조포사(造泡寺)로도 부른다. 조포사란 ‘두부를 만드는 절’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두부’란 상징적인 표현일 뿐 제향에 필요한 대부분의 음식을 제공했다. 대신 원찰은 왕실이 제공한 토지로 사원경제를 유지했다. 원찰의 역사는 1397년(태조 6년) 태조의 계비 신덕왕후의 무덤인 정릉(貞陵)을 오늘날의 덕수궁 주변에 조성하면서 수호사찰인 흥천사(興天寺)를 함께 세운 것에서 시작됐다. 지금도 덕수궁 뒤편의 마을 이름이 정동(貞洞)인 것은 바로 정릉이 있던 터이기 때문이다. 이후 정릉과 흥천사는 모두 조선시대 경기도 양주 땅인 미아리고개 너머로 옮겨졌다, 잘 알려진 왕릉과 원찰로는 호불대왕(好佛大王)이라 불릴 만큼 친불교적이었던 세조의 남양주 광릉(光陵)과 봉선사(奉先寺), 세종대왕의 여주 영릉(英陵)과 신륵사(神勒寺), 장조로 추존된 사도세자의 화성 융릉(隆陵)과 용주사(龍珠寺)가 있다. 그런데 원찰이 왕릉의 전유물은 아니어서, 영조는 파주 보광사(普光寺)를 친어머니 숙빈 최씨의 무덤인 소령원(昭園)의 수호사찰로 삼았다.오늘 찾아가는 서울 선릉(宣陵)과 정릉(靖陵) 그리고 봉은사(奉恩寺) 역시 조선시대 왕릉과 원찰의 관계를 보여 주는 대표적 사례의 하나로 꼽아도 좋을 것이다. 선릉은 제9대 성종과 정현왕후, 정릉은 제11대 중종의 무덤이다. 지금은 서울 강남구에 속한 일대는 과거 경기도 광주 땅이었다가 1963년 서울 성동구에 편입됐다. 한양 도성에서 한강을 건너야 하는 흔치 않은 왕릉이었다. 성종은 재위 26년에 이른 1494년 12월 24일 창덕궁 대조전에서 승하했다. 나이 38세였다. 장례는 이듬해인 연산군 1년 4월 6일 선릉에서 치러졌다. 당시 지명은 광주 학당리였다고 한다. 그리고 36년이 지난 1530년(중종 25년) 10월 29일 정현왕후가 선릉의 동북쪽 언덕에 묻혔다. 선릉은 이른바 동원이강릉(同原異岡陵)이다. 제각을 비롯한 능침 시설은 하나지만 각각 다른 봉우리에 쓴 두 기의 무덤을 이렇게 부른다. 한마디로 합장묘가 아니라는 뜻이다. 홍살문을 들어서면 제례가 이루어지는 정자각이 보이고 그 양쪽으로 제사 음식을 준비하는 수라간과 제사 용구를 준비하는 수복방이 있다. 그 왼쪽 언덕에 동남향의 성종대왕릉이, 숲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오른쪽 언덕에 서남향의 정현왕후릉이 있다. 무덤을 이렇게 쓴 것은 정현왕후의 유언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성종의 첫 번째 왕비는 한명회의 딸인 공혜왕후 한씨였다. 성종 즉위 5년 만에 세상을 떠난 공혜왕후는 파주 순릉(順陵)에 묻혔다. 계비는 숙의 윤씨였는데, 성종보다 12세 많았던 연산군의 생모 폐비 윤씨다. 세 번째 왕비가 중종의 어머니인 정현왕후 윤씨다. 중종은 재위 39년 만인 1544년 11월 15일 57세로 세상을 떠났다. 이듬해인 인종 1년 2월 3일 당시에는 고양 땅이었던 파주의 장경왕후 희릉(禧陵) 옆에 묻혔다. 연산군을 몰아낸 반정(反正) 세력은 쫓겨난 임금의 처남인 신수근의 딸이 왕비 자리에 있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 새로 들인 왕비가 장경왕후 윤씨다. 장경왕후는 9년 만인 1515년 세상을 떠났다. 중종의 무덤은 18년이 지난 1562년(명종 17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선릉을 처음 조성할 당시 수호사찰은 견성사(見性寺)였다. 통일신라 시대인 794년(원성왕 10년) 연회국사 창건설이 전하는 사찰이다. 봉은사도 절의 역사가 견성사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서술하고 있다. ‘본성에 곧바로 다가가 부처에 이르는 것’(見性成佛)은 선불교의 종지(宗旨)다. 연산군이 선종사찰을 선릉의 수호사찰로 삼았음을 짐작하게 한다. 연산군은 작고 낡았을 견성사를 중창하고자 했다. 신료들은 유교국가의 이념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창을 반대하는 것은 물론 절을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연산군일기’에는 이런 대목도 보인다. 1495년(연산군 1년) 12월 7일 기사다. ‘지금 견성사가 능 곁에 가까이 있어 중들이 불경 외는 소리와 새벽 종소리 저녁 북소리가 능침을 소란하게 하고 있으니, 하늘에 계신 성종대왕의 영이 어찌 심한 우뇌(憂惱)가 없으시겠습니까.… 그런데도 어찌 사찰은 새로 창설하는 것이 아니라 하여 철거하지 않고 재(齋) 역시 고례(古例)라 하여 굳이 지내십니까. 바라옵건대, 다시 깊이 생각하소서.”유신(儒臣)들은 선릉 영역 내부에 있었던 견성사를 멀리 옮겨 지으라고 압박했다. 그런데 연산군은 1498년 실제로 견성사를 옮겨 짓는 공사를 시작했던 것 같다. 이해 5월 23일 예조판서 박안성은 ‘신은 견성사가 능실과 너무도 가까워 만약 철거를 못 하겠으면 먼 곳으로 옮겨 지어야 한다고 했던 것인데 ‘대신이 주상의 뜻에 영합해서 그렇게 만든다’는 상소가 있었으니 곧 신을 이르는 것’이라면서 사직을 청한다. 신하들의 반대를 연산군은 새로운 절을 짓는 명분으로 역이용한 것이다. 이렇게 세워진 절이 봉은사다. 선릉과 정릉은 임진왜란의 와중에 파헤쳐지는 참변을 겪었다. 성종과 정현왕후의 관은 왜군에 의해 불태워졌다. 중종의 시신 또한 찾지 못했다. 임진왜란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조선은 일본에 두 능을 파헤친 자를 잡아 보내라고 가장 먼저 요구했다. 일본은 마고사구(麻古沙九)라는 대마도인을 범인이라며 붙잡아 송환했지만 당사자는 부인했다. 마고사구는 ‘도주 군관의 노비로 나와 부산 선소(船所)에 머물렀을 뿐 서울에는 올라오지도 않았으니 능침을 범한 연유를 전연 알지 못한다’고 했으니 이 또한 웃지 못할 일이었다. 글 사진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한샘 성폭행 사건…피해자, 회사로부터 감봉·풍기문란 징계

    한샘 성폭행 사건…피해자, 회사로부터 감봉·풍기문란 징계

    국내 가구기업 한샘에서 발생한 교육담당자의 신입사원 성폭행 사건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피해 직원은 인터넷에 올린 글을 통해 회사 측이 ‘가해자 형사 처벌과 회사 징계를 바라지 않는다’는 가이드라인을 잡아 주고, 이에 더해 회사로부터 감봉과 풍기문란 징계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3일 경찰과 한샘 등에 따르면 A씨는 입사 다음 달인 지난 1월 회식 후 B씨한테 성폭행을 당했다. 가해자인 남직원 B씨는 직원 교육담당자로 A씨의 업무 교육을 담당했다. 불미스러운 일은 계속 됐다. 회사 인사팀장인 D씨는 A씨에게 사건에 대한 허위진술을 요구했고,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 사건에 앞서 A씨는 회사 화장실에서 동료 C씨로부터 몰래 촬영을 당하는 일도 겪었다. A씨는 글에서 “갑자기 인사팀이 개입하더니 강제로 성폭행을 당했지만 처벌은 원치 않는다, 강제 수준은 아니었고 형사 처벌과 회사 징계를 원하지 않는다 등의 가이드라인을 잡아줬다”고 주장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A씨는 사건에 대해 논의하자던 D팀장을 따라 부산에 있는 한 리조트로 따라갔다. D팀장은 이 자리에서 A씨에게 성희롱을 시도했다. A씨의 신고로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한샘 측은 같은 달 24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B씨의 징계 해고를 의결했다. B씨는 징계 내용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다. 인사위원회는 다음 달 3일 인사위원회를 다시 열어 A씨가 B씨에 대한 형사고소를 취하한 점을 고려, 해고 조치를 철회했다. B씨는 타 부서로 이동했다. D팀장은 허위 진술 요구와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신고를 받아들여 징계해고됐다. 피해자였던 A씨는 진술 번복 등을 이유로 감봉과 풍기문란 징계를 받았다. 한샘은 이러한 징계 사실을 사내에 공지문 형식으로 알렸다. 회사 측은 징계문에서 이 사건을 ‘교육담당자 성폭행 사건’이라고 명시했다. 피해자의 글을 통해 사건이 알려지며 온라인 상에는 징계 수준이 낮다고 한샘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샘 측은 사태를 축소·은폐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팀장이 상급자이다보니 진술을 번복하라는 압박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며 “회사는 진위 여부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D팀장이 잘못했다고 인지하고 해고처리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 B씨에 대해서는 “A씨가 해고 조치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해 해고는 철회한 상황”이라며 “A씨가 회사에 대한 하소연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복직을 앞두고 마음이 답답해서 얘기를 들어달라는 차원에서 글을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 본인 역시 더 이상 사태가 커지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샘 관계자는 “경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이번 사건에 대한 회사의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김서연 기자 wk@seoul.co.kr
  • [In&Out] 성실한 연구자를 위한 제언/심순 한국연구재단 감사

    [In&Out] 성실한 연구자를 위한 제언/심순 한국연구재단 감사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일이다. 약 800만 달러의 정부 연구비를 지원받은 교수가 유령회사를 만들고 연구 계획서를 허위로 제출한 일이 드러났다. 조사가 끝나면 해당 교수에게는 최대 30년의 징역과 100만 달러 이상의 벌금이 부과된다. 2012년에는 약 51만 달러의 연구비를 유용한 교수가 징역 3년 5개월과 64만 달러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일본에서도 도쿄대의 한 교수가 연구비 2180만엔을 가로챈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오랜 연구개발(R&D) 역사를 자랑하는 선진국도 연구비 부정 문제에서는 자유롭지 않다. 사회 안전망이 발전해도 범죄가 발생하는 것처럼 그물망처럼 촘촘한 방지 시스템을 만들어도 근절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들은 “연구의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하되 부정은 엄하게 다스린다”란 전략을 취한다. 연구비 부정행위가 적발되면 관용 없는 강력한 처벌을 내리는 것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비위 행위가 적발되면 민형사상의 책임을 지게 한다. 신분을 공개하고 연구비 지원을 영구 금지하기도 한다. 내부 고발자에게는 부당 사용된 연구비의 15~30%를 인센티브로 제공한다. 일본에서도 연구비 부정 사용은 강력한 제재 대상이다. 일본은 2012년부터 연구비 유용 연구자의 신청 자격 금지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강화했다. 한국은 국가 R&D 예산이 연간 20조원에 육박한다. 정부는 2018년 국가 예산 중 19조 6000억원을 R&D 예산으로 편성했다. 이미 100대 국정운영 과제를 통해 자율과 책임성이 강화된 연구자 중심의 R&D 시스템 혁신과 함께 연구자 주도의 기초 연구비를 2배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렇듯 국가 R&D 예산의 확대에 발맞추어 예산 집행과 연구자의 투명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관심과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최근 5년간 연구비 부정 사용과 관련한 감사원 지적 건수는 무려 387건에 달한다.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 국가 청렴도 순위 역시 우리의 부끄러운 현실을 보여준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가 청렴도를 OECD 평균 수준으로 높이면 경제성장률이 0.65% 상승하고, GDP는 약 66억 달러 상승할 것이라고 한다. 국가 R&D 예산 역시 마찬가지다. 연구비 비위 근절은 청렴도뿐 아니라 연구 경쟁력도 높인다. 한국연구재단도 이런 추세에 발맞춰 연구비 부정 집행에 엄중 대처하고 있다. 공익 신고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주요 포털사이트에 원스톱 신고 채널을 마련했다. 형사고발, 연구비 환수, 연구 참여 제한 등 부정행위 처벌도 엄격하다. 그 결과 지난해 5월부터 현재까지 약 64억원 규모의 연구비 부정행위를 적발하고 16명을 형사 고발했다. 성실한 다수 연구자의 자율성과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서라도 소수의 부정행위 연구자를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물론 선행되어야 할 일이 많다. 공정한 평가를 통한 연구비 지원으로 부정 발생 요인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 위법행위가 있을 시 엄격한 민형사상 조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연구자 자신이 연구비가 주인 없는 눈먼 돈이 아닌 국민의 혈세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비 부정은 남들도 다 하는 ‘관행’이 아니라 용서받지 못할 ‘범죄’다. 정약용 선생이 목민심서에서 강조한 ‘사지론’(四知論)을 연구자들이 마음에 새겼으면 좋겠다. “아무리 감쪽같이 속여도 하늘이 알고(天知), 신이 알고(神知), 내가 알고(我知), 상대방이 안다(子知)”는 것이다.
  • 주운 휴대전화 유심칩 바꿔 썼다가…

    길에서 주운 휴대전화를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고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던 20대 여성 등 282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주운 휴대전화를 무심코 쓰는 것만으로도 전과자로 기록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2일 휴대전화 추적 수사를 통해 절도 혐의자 21명, 점유이탈물횡령 혐의자 227명, 장물취득 혐의자 34명을 검거하고 이들 가운데 혐의가 무거운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기 광주에 거주하는 재수생 김모(21)씨는 지난 1월 집 근처 길에서 시가 80만원대 아이폰6S를 주웠다. 김씨는 주운 휴대전화 주인을 찾아줄까 고민하다 자신이 쓰기로 마음먹고 기존 유심칩을 빼낸 뒤 본인이 쓰던 유심칩을 꽂아 사용했다. 그러나 휴대전화는 이미 분실신고돼 있었고 김씨는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와 공조해 2012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도난·분실 신고된 휴대전화 5만 5298대를 추적했다. 그 결과 모두 2억 1662만원 상당의 휴대전화 270대가 절취, 횡령 또는 장물취득된 것을 확인했다. 적발된 이들은 회사원이 57명(20.2%)으로 가장 많았고, 무직 46명(16.3%), 중·고등학생 40명(14.1%) 순이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해킹된 IP카메라, 당신의 안방을 훔쳐봤다

    실시간 저장 파일 888개 보관도 여성 가정집은 ‘즐겨찾기’ 관리 30명 검거… 유포 여부도 조사 가정집 등에 설치된 IP카메라 수천대를 해킹해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엿본 30명이 검거됐다. 경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 침해) 등의 혐의로 이모(36)씨 등 2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가정집과 학원, 독서실 등에 설치된 IP카메라 1600여대를 해킹한 다음 12만 7000여 차례 무단 접속해 타인의 은밀한 사생활을 훔쳐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IP카메라 해킹을 한 뒤 실시간으로 영상을 녹화하거나, 저장돼 있던 파일을 내려받는 방식으로 동영상 파일 888개(90GB)를 보관하고 있었다. 이씨가 보관하고 있던 동영상 파일 가운데는 부부 성관계와 속옷 차림의 여성 등 은밀한 사생활이 담긴 영상도 많았다. 독서실에서 학생들이 포옹하거나 키스하는 장면, 에어로빅 학원에서 여성이 옷을 갈아입는 장면 등도 있다. 특히 이씨는 여성이 있는 가정집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IP카메라는 즐겨찾기 등으로 별도 관리를 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박모(38)씨 등 나머지 28명도 IP카메라 각 10∼100대를 각 30∼1000여 차례 해킹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무직이나 회사원, 대학생이었으며 비빌번호를 무작위로 입력하거나 아예 비밀번호가 설정돼 있지 않은 계정에 접속하는 수법으로 해킹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씨가 해킹해 보관하고 있던 동영상 888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전모(36)씨가 사무실 여직원 책상 밑에 IP카메라를 몰래카메라로 설치해 동영상을 촬영한 사실을 확인하고 전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대부분 호기심에서 범행했다고 진술하지만, 범죄 기간이나 횟수에 미뤄 보면 단순 호기심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사람도 있다”면서 “유포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IP카메라 초기 비밀번호는 반드시 바꾸고 특수문자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녹화를 먼저 한 이후에 필요한 부분을 찾아봐야 하는 CCTV와 달리 IP카메라는 실시간으로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한때 사무실 등에서 감시 용도로 쓰이다가 최근엔 홈 네트워크와 연동해 외출할 때 집 또는 가게 내부 상황을 확인하는 등의 용도로 사용하면서 설치가 크게 늘고 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채용비리 無관용’ 사정 바람… 금융권 물갈이 인사 신호탄

    ‘채용비리 無관용’ 사정 바람… 금융권 물갈이 인사 신호탄

    금감원·국정원 자녀 등 16명 특혜 ‘서금회’ 꼬리표·계파 갈등 시각도 그야말로 ‘일파만파’다. 금융감독원에서 시작된 금융권 채용비리 후폭풍이 우리은행 최고경영자(CEO)의 사퇴로 번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두 차례나 ‘채용비리 엄단’을 지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 등 각종 사업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의 해묵은 계파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채용비리 의혹 수사가 금감원, NH농협금융지주에 이어 우리은행까지 확산되면서 전 정권에서 임명한 금융권 CEO들이 물갈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11월 우리은행의 숙원 사업이던 민영화를 성공시켜 올 3월 연임에 성공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각광받은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출신이라는 눈총이 있었으나 실적과 업적을 고려할 때 순항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했다. 그러나 오는 13일 민영화 1주년을 앞두고 채용비리 의혹에 발목이 잡혔다. 의혹 제기 직후 이 행장은 관련 임원 등 3인을 직위 해제하고 특별검사팀을 꾸리는 등 쇄신에 나서면서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그러나 금융당국은 지난달 29일 우리은행 자체감사 중간보고서를 검찰에 통보하고 금융 공공기관과 유관단체를 대상으로 채용비리 전수조사를 착수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같은달 23일 ‘채용비리 엄단’을 지시한 뒤 나온 사후적 조치라고 볼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채용비리 척결을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압박감을 느낀 이 행장이 사건 발생 16일 만에 사퇴라는 조기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우리은행 채용비리 의혹의 발단은 심상정 정의당 의원실이 지난달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016년 우리은행 신입사원 공채 추천 현황 및 결과’라는 제목의 문건을 공개하면서다. 문건에는 총 16명의 이름과 함께 국가정보원과 금감원 직원 등 해당 인물의 추천인이 적혀 있었다. 우리은행이 ‘블라인드 면접 방식이어서 특혜채용은 있을 수 없다’고 해명하자 심 의원은 “제보에 따르면 면접관들이 연필을 사용하게 한다”며 “최종판단할 때 다 지우고 고치려고 그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채용비리가 드러난 배경으로는 우리은행 내부의 계파 갈등이 지목된다. 우리은행은 1998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병해 탄생했다. 은행 대 은행의 대등 통합이라 현재까지도 출신에 따른 갈등의 골이 깊다. 인사 때마다 출신 은행을 고려하는 게 불문율이었다. 그러나 이순우 전 행장에 이어 이 행장까지 두 번 연속 상업은행 출신이 행장이 됐고 이 행장이 연임까지 하자 한일은행 출신의 불만이 높아졌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한일은행 출신이 채용 관련 내부문건을 유출했을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왔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정부는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이 행장 사임 등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내부 분란에서 시작됐다”고 귀띔했다. 이번 사임으로 우리은행은 예금보험공사 잔여지분 매각과 지주사 전환을 미뤄야 한다. ‘내홍 수습’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금융위원회 고위관계자는 “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신임 행장 선임 절차가 신속히 진행돼야 할 것”이라면서 “정부도 18.78%의 지분을 가진 우리은행의 대주주로서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예보와 함께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했다. 금감원이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는 가운데 이 행장이 사퇴하자 금융권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기업과 금융회사 CEO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이뤄진 만큼 최근 검찰 수사가 그 ‘신호탄’이란 해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정권 사람’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채용비리 의혹이 어디까지 번질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채용비리 의혹’ 금융 CEO 전격 사퇴

    ‘채용비리 의혹’ 금융 CEO 전격 사퇴

    당국, 은행 14곳 자체 감찰 지시 불공정·특권 적폐청산 본격화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결국 사퇴했다. 채용비리 엄단을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모든 영역에서 불공정과 특권의 구조를 바꾸겠다”고 발언한 직후 나온 사퇴라 주목을 받고 있다.또 이 행장이 지난 정권에서 ‘친박’으로 알려진 인물인 만큼 금융권에서는 은행과 금융공기업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물갈이 인사설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이 행장은 2일 전체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2016년 신입 행원 채용 논란과 관련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국민과 고객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긴급 이사회 간담회에서 사임 의사를 밝혔으며 신속히 후임 은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신입사원 공채에서 국가정보원, 금융감독원, 은행 주요 고객의 자녀와 친인척 등 16명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행장의 사퇴로 우리은행이 추진해 온 예금보험공사의 18.7% 지분 매각과 금융지주회사 전환은 당분간 미뤄지게 됐다. 서강대 경영학과를 나와 1979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에 입행한 이 행장은 2014년 12월 우리은행장을 맡았다. 취임 당시 박근혜 정부와 가까운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에 소속됐다고 알려지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숙원 사업이던 민영화를 이룬 덕분에 올 초 연임에 성공하면서 두 번째 임기도 순항하는 듯했다. 하지만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공기업 등의 채용비리에 대해 문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채용비리를 밝혀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지시한 뒤 이 행장의 거취는 금융권의 주요 관심사가 됐다. 채용비리 의혹으로 시중은행 CEO가 사퇴하면서 금융권은 긴장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금융 공기업과 유관단체의 채용 실태를 전수조사 하고 국내 은행 14곳에도 자체 감찰을 지시했다. 금감원과 NH농협금융지주 등도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 CEO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사설] 국정원 특활비 불법 유용 없도록 제도 손보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청와대 3인방 가운데 이재만, 안봉근 전 비서관이 해마다 10억원씩 총 40억원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로 그제 체포됐다. 3인방의 다른 한 명으로 구속돼 기밀 유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호성 전 비서관도 특수활동비를 받은 정황이 포착돼 검찰에 소환됐다. 국정원 특수활동비는 기밀을 유지해야 할 정보, 수사 업무 등에 쓰는 예산으로 영수증 처리 의무가 없는 그야말로 눈먼 돈이다. 감사원 감사도 받지 않는 국정원 특수활동비는 2013년 이후 매년 증가해 지난해 4930억원에 이르렀다. 국정원은 또 4000억원의 예비비를 별도로 배정받아 쓰고 있다. 청와대로 흘러들어 간 특수활동비는 박 정권 때만 있었던 일이 아니라고 한다. 과거에는 매월 1일 국정원 간부가 청와대를 한 바퀴 돌았으며, 이는 수십 년 전부터 있어 온 관행이었다는 게 전직 간부의 말이다. 청와대도 매년 100억원 규모의 특수활동비를 지출하고 있다. 그런데도 국정원이 별도로 활동비를 청와대 간부들에게 떼어 바쳤다면 혈세가 개인 호주머니로 들어갔을 공산이 크다. 지난 5월 검찰 수뇌부의 ‘돈 봉투 회식 파동’으로 수술대에 올랐던 특수활동비는 2018년도 정부 예산안에서는 법무부, 경찰청 19개 기관에서 총 718억원(전년 대비 17.9%)이 삭감된 3289억원이 반영됐다. 그러나 특수활동비의 삭감 태풍이 유독 국정원만 비켜 나갔다. 감사원은 지난 8월 ‘특수활동비 집행 실태 점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정원 특수활동비는 고도의 비밀 유지 필요성을 감안할 때 다른 기관과는 예산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뇌물 성격으로 쌈짓돈처럼 주고받는 것을 비밀의 영역이라고 한다면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국정원 특수활동비는 청와대 3인방에게 건네진 것 외에도 댓글부대를 운영하거나 보수 성향의 인터넷 언론을 설립해 여론조작을 시도하는 데도 쓰였다. 다른 힘 있는 기관들도 특수활동비의 태반을 부하 격려금 등으로 사용하거나 심지어는 개인이 집에 가져가 생활비로 쓰는 사례도 있었다. 국정원을 제외한 기관의 특수활동비를 폐지하지 못하고 18%가량 줄인 데 그친 것은 아쉽다. 특수활동비 삭감은 국정원도 예외가 아니다. 정보·수사 업무라 용처를 밝히지 않는 일이 당연시돼서도 안 된다. 국정원 개혁이 진행 중이다. 핵심적인 정보 수집을 제외한 예산의 실태 파악이 필요하고 활동비 삭감, 일부 활동비의 용처 공개 등 제도를 혁파할 때다.
  • [현장 블로그] 평창을 직접 보는 30년 만의 ‘인생 경험’

    공교롭게 올해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대형 사건’ 두 가지를 취재할 기회를 만났습니다. 첫째, 몇 달이나 전국을 뒤흔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입니다. 지난해 12월 22일 1차 준비절차기일부터 시작해 기일마다 심판정에 들어가 관련자 진술을 들으며 때론 놀라고 때론 분노했습니다. 올해 3월 10일 이정미 당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선언했을 땐 심판정의 동료 기자들과 함께 나지막이 탄식을 내뱉었죠. 탄핵이란 제도가 실제로 작동하는 것을 목격한 건 제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기억입니다. 두 번째 ‘대형 사건’은 지난달 31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인수식이었습니다. 사실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그리스까지 날아갔지만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별다른 설렘이 없었습니다. 앞서 박 전 대통령 탄핵 사건을 겪으며 최순실(61)씨 일가와 그 주변 인물이 평창에도 마수를 뻗쳤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로 상당 부분 발본색원했다지만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성화 인수식을 취재하니 조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 조금이라도 평창을 홍보하고자 마이크 앞에 서기를 주저하지 않던 평창조직위 직원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스에 한인이 300여명뿐인데 김기석(60) 한인회장을 비롯한 100여명은 생업을 잠시 접고 행사장을 지키는 열의를 보였지요. 최초의 근대 올림픽이 열렸던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 1만여명이 들어찬 모습은 장관이었습니다. 팔짱을 낀 채 행사를 지켜보다 막판엔 팔짱을 풀게 됐습니다. 가까이서 살피면 안 보이던 게 보일 때가 많습니다. 2011년 7월 대회 유치 이후 온갖 질타를 받던 평창동계올림픽도 다가가면 색다른 모습들이 눈에 띌 것입니다. 이승훈(29), 이상화(28·이상 스피드스케이팅), 심석희(20), 최민정(19·이상 쇼트트랙) 등의 국가대표가 4년 동안 얼마나 땀을 흘렸는지, 조직위에서는 7년여 동안 무엇을 준비했는지 더 잘 느껴질 터입니다. 경기장을 찾는 것은 TV로 보는 것과 전혀 다른 경험입니다. 1988 서울올림픽을 관람했던 앞선 세대가 그랬듯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직접 본다는 것은 평생의 추억으로 남을지 모릅니다. 30년 만에 찾아온 ‘인생 경험’의 기회를 놓치지 않길 권합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감사원 “KBS 직원 60%, 고액 연봉 관리직”

    한국방송공사(KBS)가 지속적으로 경영 수지가 나빠지는 상황에도 구조 개선 노력을 하지 않아 일할 사람보다 관리자가 더 많은 ‘가분수형 인력구조’로 운영되고 있었다. 감사원은 6월 26일부터 7월 21일까지 KBS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38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찾아내 8명을 징계 요구했다고 1일 밝혔다. KBS는 크게 상위(관리직급, 1~2급) 직급과 하위(3∼7급) 직급으로 이뤄져 있는데, 현재 팀장과 부장을 맡는 2급 직원 규모가 전체의 51.7%나 되고 2급 이상 상위 직급 비율은 60%를 넘는다. KBS 내 상위 직급 직원 비율은 1988년 13.7%에서 2007년 45.1%, 2013년 57.6%로 계속 늘고 있다. 앞서 감사원이 2008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2급 정원을 별도로 정하는 등 상위 직급을 줄이라”고 요구했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7월 1일 기준 상위 직급 인력 가운데 73.9%가 무보직이다. 일부 1·2급 무보직자는 높은 보수에도 체육관 관리나 복리후생 상담, 체육대회 업무, 도서관 단행본 수집 등 평직원 업무를 수행해 경영 효율을 떨어뜨렸다. KBS의 방송 광고 수입은 2013년 5793억원에서 2016년 4207억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KBS 아나운서들의 외부행사 부당 참여도 대거 지적됐다. KBS는 ‘외부행사 사회·출연 등에 관한 지침’에 따라 소속 아나운서들의 외부행사 참가를 엄격히 제한한다. 하지만 2014~2016년까지 3년간 아나운서 43명이 정당한 승인 없이 외부행사 384건에 참여해 8억 6000여만원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몇몇 아나운서들은 1억원에 가까운 수익금을 챙기기도 했다. 감사원은 KBS에 “행사 참가 금액이 큰 두 명의 아나운서를 정직 처분하는 등 외부행사 횟수와 사례금, 연가 사용 여부 등을 고려해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단독] 논란의 특활비…국회 원내대표 ‘나홀로 증액’

    [단독] 논란의 특활비…국회 원내대표 ‘나홀로 증액’

    대통령비서실 22.7% 최대 감소 비판 속 국정원 여전히 비공개 ‘불법 전용’ 의혹이 쏟아지고 있는 정부의 특수활동비가 내년에 20% 가까이 대폭 삭감된다. 그러나 국회 원내대표들의 특수활동비만 ‘나홀로 증액’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1일 서울신문이 정의당 정책위원회로부터 단독 입수한 내년도 예산안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을 제외한 정부 전체의 특수활동비는 3224억 1800만원으로 올해 3961억 7100만원에 비해 18.6%(737억 5300만원) 줄었다. 이는 각 부처와 기관의 내년도 예산안 세부 내역을 일일히 확인해 취합한 결과다. 정부 부처 중에서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청와대다.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의 특수활동비는 올해 124억 8800만원에서 내년에는 96억 5000만원으로 22.7%(28억 3800만원) 줄였다. 대통령경호처도 106억 9500만원에서 85억원으로 20.5%(21억 9500만원) 감액 편성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취임 직후 처음 열린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 정부기관별로 특수활동비 절감 방안을 마련하고 청와대가 먼저 모범을 보이라고 지시한 것이 반영된 것이다. 감소폭이 20%가 넘는 곳은 대법원과 감사원, 국무조정실, 국세청, 관세청, 경찰청 등이다. 예산액을 놓고 보면 국방부가 1814억 3400만원에서 1479억 9200만원으로 가장 많은 334억 4200만원(18.4%)을 줄였다. 경찰청도 1301억 5700만원에서 103억 900만원으로 271억 4800만원(20.9%)를 깎았다. 국회 역시 특수활동비를 88억원에서 72억원으로 16억원(18%) 감액했다. 그러나 국회 교섭단체 지원을 명목으로 여야 4당 원내대표에게 주어지는 특수활동비는 15억원에서 18억원으로 오히려 20.0%(3억원) 늘어났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국회 특수활동비를 전액 감액하고 업무추진비나 특정업무경비로 전환해 편성·집행해야 예산 운영의 투명성이 확보되고 자의적 집행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깜깜이 예산’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국정원의 특수활동비(올해 기준 4931억원)는 비공개라 이번 조사에서 제외됐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예산은 국가정보원법에 의해 재정당국 통제 바깥에 있다”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검찰, ‘채용비리’ 이병삼 前금감원 부원장보 구속영장 청구

    검찰, ‘채용비리’ 이병삼 前금감원 부원장보 구속영장 청구

    검찰이 1일 금융감독원의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이병삼 전 금감원 부원장보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이날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이 전 부원장보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 전 부원장보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3일 열린다. 검찰과 감사원에 따르면 이 전 부원장보는 지난해 상반기 민원처리 전문직원 채용 과정에서 금감원 출신 지원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서류점수 등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감원을 감사한 결과, 이 전 부원장보는 금감원 출신 3명이 입사지원서에 실제 경력 기간보다 짧게 경력 기간을 기재해 불합격 대상이 되자 이들의 인사기록을 찾아서 경력 기간을 수정할 것을 지시하는 등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 감사원으로부터 서태종 전 수석부원장, 이병삼 전 부원장보, 이 모 전 총무국장에 대한 수사 의뢰를 받고 내사를 벌여오다가 지난달 22일 금감원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들의 자택과 사무실 그리고 금감원에서 채용을 담당하는 총무국, 내부 비리를 적발하는 감찰실에도 수사관들을 보내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압수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20일 금감원에 대한 기관운영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지난해 신입 공채와 상반기 민원처리 전문직원 채용 과정에서 부당한 업무 처리를 적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 금감원의 고위직 간부들은 지난해 신입 직원 채용 과정에서 당초 필기전형에서 불합격한 지원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채용기준을 바꾸거나 계획보다 많은 채용 인원을 늘리는 등 방법으로 부적격자를 선발한 것을 조사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내년 특수활동비 18.6% 감액, 국회 원내대표 특활비는 되레 늘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특수활동비 전체 규모는 올해보다 18.6% 줄어든 3217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이 축소율이 가장 컸다. 국회 역시 특수활동비를 88억원에서 72억원으로 16억원(18%) 감액했다. 그런 와중에 국회 교섭단체 지원 명목으로 원내대표들에게 가는 특수활동비만 15억원에서 18억원으로 3억원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서울신문이 정의당 정책위원회한테서 단독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에서 정부 전체 특수활동비는 3217억 6800만원(국정원 제외)으로 올해 3955억 2100만원에 비해 737억 5300만원(18.6%) 줄었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각 부처와 기관의 내년도 예산안 실국별, 사업별, 목별 내역표와 예산안 설명자료 전체를 뒤져서 특수활동비 내역을 확인했다. 정부부처 중에서 가장 감소폭이 큰 곳은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과 대통령경호처다. 올해 124억 8800만원에서 내년에는 96억 5000만원으로 28억 3800만원(22.7%)을 줄였다. 대통령경호처가 106억 9500만원에서 내년에는 85억원으로 20.5% 감액 편성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취임 직후 처음 열린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 정부기관별로 특수활동비 절감 방안을 마련하고 청와대가 먼저 모범을 보이라고 지시한 것이 반영된 것이다. 감소폭이 20%가 넘는 곳은 대법원, 감사원, 국무조정실, 국세청, 관세청, 경찰청 등이었다. 예산액을 놓고 보면 국방부가 1814억 3400만원에서 1479억 9200만원으로 334억 4200만원(18.4%)을 줄였다. 경찰청은 1301억 5700만원에서 103억 900만원으로 271억 4800만원(20.9%)를 깎았다. 특수활동비가 늘어난 정부부처도 있다. 방위사업청은 올해 3300만원에서 1억 5200만원으로 늘었다. 액수는 적지만 비율로는 360% 증액이다. 해양경찰청은 81억 2800만원에서 87억 6200만원으로 6억 3400만원(7.8%) 증가했다. 국회 역시 특수활동비를 대부분 줄이거나 동결했지만 교섭단체지원만 3억원이 늘어났다. 정의당 관계자는 “이 항목은 원내교섭단체인 여야 4당(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원내대표들에게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만 해도 4931억원에 이르는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는 비공개라 이번 조사에서 제외됐다. 국정원 특수활동비는 ‘깜깜이 예산’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던 국정원 특수활동비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예산은 국가정보원법에 의해 재정당국 통제 바깥에 있다”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국회특수활동비 전액 감액하고 업무추진비나 특정업무경비로 전환하여 편성 및 집행해야 예산 운영의 투명성이 확보되고 자의적 집행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문 대통령 오늘 국회 시정연설…‘일자리 예산’ 처리 당부

    문 대통령 오늘 국회 시정연설…‘일자리 예산’ 처리 당부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정부가 예산 편성이나 정책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는 연설)을 한다.문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새 정부의 다양한 개혁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예산안과 관련 법안 처리를 국회에 당부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지난 6월 12일 ‘일자리 추경안(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위한 내용의 시정연설에 이어 142일 만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일자리·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 등 새 정부의 성장정책인 ‘네바퀴론’을 강조할 계획이다. 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당부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 합의에 따른 한·중 정상회담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통한 한·미동맹 강화 등도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하기 전에 정세균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황찬현 감사원장 등과 환담을 한다. 이 자리에는 심재철·박주선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도 참석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In&Out] 연극인, 우리 스스로의 복지/정안나 연출가·서울연극협회 복지분과 위원장

    [In&Out] 연극인, 우리 스스로의 복지/정안나 연출가·서울연극협회 복지분과 위원장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독일의 법 철학자 예링의 ‘권리를 위한 투쟁’에 나오는 이 말은 현 청와대 민정수석인 조국 교수가 지난 2010년 ‘법 고전읽기’ 특강에서 인용한 것이다. 그가 강의를 마치며 했던 말은 오래도록 가슴을 울렸다. “우리의 권리는 누군가 베풀어 주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시민이 스스로의 권리를 인식하고 그것이 침해되면 싸워야 지킬 수 있는 것이다. 그래야 공동체와 사회 전체의 권리가 신장된다.” 새 정부 들어 예술인복지와 관련한 의제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언론의 관심도 훈훈해졌다. 예술인에게 복지란 ‘직업인으로서의 인정’을 의미한다. 예술을 ‘잘하는’ 사람에 대한 직업인으로서의 인정, 예술노동을 노동으로 인정해 주는 사회적 분위기 없이는 예술인과 관련한 복지는 불편한 특혜일 뿐이다. 현 정부에서 진행 중인 예술인 고용보험법의 모델은 프랑스의 예술인 실업급여 정책인 ‘앵테르미탕’ 제도다. 앵테르미탕은 68혁명에 참여했던 예술인들의 강력한 연대에 힘입어 1969년에 제정된 제도로 그 연혁만 50년이 다 되어 간다. 그럼에도, 갈수록 심각해지는 실업문제와 감당하기 힘든 재정으로 인해 2003년 아비뇽 연극제 거부 사태나 2013년 재정 감사원의 개선안 등을 불러일으키는, 불완전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예술인 고용보험법이 시급하고 예술인의 현실이 암울하다 해도 불완전한 외국 정책 따라잡기가 대안이 될 수는 없다. 프랑스 제도에서 주목할 점은 예술인 복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예술행정의 민주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업무 결정이 정부개입보다는 노사 간 협의로 이루어지고, 예술인들 스스로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주장하는 형태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도 절실히 요구되는 지점이다. 정부나 기관의 정책기조로 만들어지는 제도가 아니라 예술인들이 필요한 제도를 개발하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 연극계에서는 자생적인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 ‘연극인에 의한, 연극인 실태조사’를 준비 중이다. ‘우리 스스로의 복지-연극인, 어떻게 살;生活 것인가’를 캐치프레이즈로 기존의 딱딱한 설문지를 우리의 언어로 바꾸어 결과를 도출해 내고 이를 근거로 가장 절실한 정책을 우리 스스로 제안해 보려는 시도다. 이 작은 노력이 예술인 복지의 새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 본다. 사람들은 예술이 지닌 창조성과 소통, 치유의 힘이 공동체에 평화를 주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자주, 쉽게 말하곤 한다. 그런데 같은 사람들이 예술인 지원에 대해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우리가 왜 도와주느냐”고 아프게 말한다. 예술인 지원은 그의 가난이 아닌 ‘예술’을 지원하는 것이다. 예술의 최종 목표는 생산성이 아니라 ‘공공성’이기 때문이다.
  • 아동문학 평론가·소설가 김이구씨 별세

    아동문학 평론가·소설가 김이구씨 별세

    아동문학 평론가이자 소설가로 활동해 온 김이구 씨가 31일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59세.1958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국문과와 서강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88년 ‘문학의 시대’ 4집을 통해 소설가로, 199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돼 문학평론가로 등단했다. 한국아동청소년문학학회 부회장을 지냈고 아동문학전문지 ‘창비어린이’ 편집위원으로 일했다. 1984년 창작과비평사에 편집사원으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상무이사를 거쳐 최근까지 창비교육 상임기획위원으로 활동했다. 평론집 ‘어린이문학을 보는 시각’, ‘우리 소설의 세상 읽기’, ‘해묵은 동시를 던져 버리자’와 동화집 ‘궁금해서 못 참아’, 소설집 ‘사랑으로 만든 집’, ‘첫날밤의 고백’ 등을 남겼다. 2015년 이재철 아동문학평론상, 2007년 ‘올해의 출판인’ 등을 수상했다. 빈소는 서울 한강성심병원. 발인은 2일. (02)2633-4455.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40억 상납받은 朴청와대…검은돈 어디로 갔나

    40억 상납받은 朴청와대…검은돈 어디로 갔나

    최근 10년간 정부기관 특활비 예산 국정원 55.6%… 4조 7642억 배정 31일 검찰이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을 겨냥하며 꺼내 든 카드는 규모만 있고 내역은 이제까지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국정원 특수활동비’다. 검찰은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4년에 걸쳐 청와대에 상납한 금액이 연간 10억원대로 총 40여억원에 달하고, 그중 일부를 이들이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수활동비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로 정부가 사용처를 밝히지 않아도 되는 자금이다. 수령자가 서명만 하면 영수증 첨부는 물론 사용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비리의 뇌관’이라는 지적이 계속됐다. 지난 4월 문제가 됐던 ‘돈봉투 만찬’에 사용된 돈도 특수활동비에서 나왔다.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정부의 특수활동비 예산은 8조 5631억원 규모다. 이 중 국정원이 4조 7642억원으로 전체의 55.6%를 차지한다. 이어 국방부가 1조 6512억원, 경찰청 1조 2551억원, 법무부 2662억원, 청와대 2514억원 등 순이다. 한 해 평균 85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배정되지만 사용 내역은 ‘깜깜이’다. 올 8월 감사원이 지난해와 올 상반기 정부기관들이 사용한 특수활동비를 점검한 결과 각 기관이 사용한 전체 특수활동비의 50.3%만 집행내용확인서가 있었다. 나머지 49.7%는 현금영수증만 있을 뿐 구체적인 지출 내역이 없었다. 당시 점검 때도 국정원은 비밀 유지의 필요성 등을 이유로 제외됐다. 일각에서는 국정원의 특수활동비가 다른 주요 기관을 지원하는 데 쓰이기도 하고, 다른 기관의 예산에 국정원 특수활동비 예산이 ‘끼워넣기’ 식으로 들어가 있다고 본다. 사용 내역은 비공개지만 업무상 정당한 목적으로 집행·지출되지 않으면 처벌받을 수 있다. 실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2004년부터 3년간 자신이 관리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특수활동비 12억 5000만원을 횡령한 혐의 등이 인정돼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안 전 비서관과 이 전 비서관도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받았다는 것 자체보다 어디에 사용했느냐가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관계자는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지속적으로 청와대에 상납이 됐는지에 대한 조사와 함께 만약 관례가 아니라면 왜 상납을 했는지, 누가 요구를 했는지, 그리고 어디에 썼는지 등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용처를 제대로 소명하지 못하거나 인사 등 대가성이 사실이 밝혀질 경우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청와대 또는 정치권으로 흘러간 사실이 드러나더라도 혐의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아동문학평론가이자 소설가 김이구씨 별세

    아동문학평론가이자 소설가 김이구씨 별세

    아동문학평론가이자 소설가로 활동해온 김이구(金二求)씨가 31일 오전 10시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59세.1958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국문과와 서강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88년 ‘문학의 시대’ 4집을 통해 소설가로, 199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문학평론가로 각각 등단했다. 고인은 아동·청소년문학과 국어교육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한국아동청소년문학학회 부회장을 지냈고 아동문학전문지 ‘창비어린이’ 편집위원으로 일했다. 1984년 창작과비평사에 편집사원으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상무이사를 역임했고 최근까지 창비교육 상임기획위원으로 활동했다. 한국작가회의 이사로 문학운동에도 힘을 보탰다. 평론집 ‘어린이문학을 보는 시각’, ‘우리 소설의 세상 읽기’, ‘해묵은 동시를 던져 버리자’와 동화집 ‘궁금해서 못 참아’ 등의 저서를 남겼다. 소설집으로 ‘사랑으로 만든 집’, ‘첫날밤의 고백’ 등이 있다. 2015년 이재철 아동문학평론상, 2007년 ‘올해의 출판인’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 아내와 딸이 있다. 빈소는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 3호에 차려졌다. 발인은 2일. ☎ 02-2633-4455.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찬주의 산중일기] 고갯길이 인생길이다

    [정찬주의 산중일기] 고갯길이 인생길이다

    나는 하루에 차를 몇십 잔씩 마신다. 손님과 날씨에 따라 발효차, 녹차, 보이차 등 차 종류는 달라진다. 햇살이 쨍한 날은 녹차, 손님이 초보자일 때는 발효차, 날씨가 쌀쌀해지면 보이차를 마시는 것이다. 최근에 북인도 라다크를 다녀왔는데 고산병의 후유증을 차와 물로 다스리고 있다. 라(La)는 고개, 다크(dakh)는 땅이라고 한다. 라다크라는 단어가 왠지 인생길과 동의어 같다.며칠간 비실거리다가 이제야 겨우 일어나 산책하고 있다. 나의 산책 코스는 새로 생긴 저수지 백자쌍봉제 둘레길이다. 쌍봉제 앞에 백자란 말이 붙은 까닭은 이렇다. 저수지가 조성되면서 수몰되는 터에 17세기 초 무렵의 백자가마터가 있었던 것이다. 문화재 전문위원들은 남한의 민요(民窯) 중에서 가장 규모가 컸을 거라고 추정했다. 우연이란 없다고 하지만 안사람도 백자를 만들고 있으므로 17세기 초에 살았던 도공들의 혼을 생각하며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며칠 동안 산책하지 못했는데 추수가 끝난 산중 다랑이논들이 어느새 텅 비어 있다. 벼들이 누렇게 익은 다랑이논들의 아름다움을 더 감상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무위자연의 황금계단을 보는 듯 스스로 행복해했던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고개 숙인 벼들의 향기는 코를 자극하는 꽃향기와 달리 은근한 마력이 있었다. 나는 향기로울 향(香)자가 벼 화(禾)자에 날 일(日)자의 조합이라는 것을 발견하고는 탄성을 질렀다. 가을 햇살에 익어 가는 벼들의 향기야말로 1년 농사를 지은 농부들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선물이었다. 이제는 산자락에 붉고 노란 단풍이 번지고 있다. 노란 단풍은 새들이 좋아하는 팽나무이고 유난히 붉은 비단 같은 단풍은 산벚나무다. 벼를 베어 낸 다랑이논들의 모습이 다소 쓸쓸하지만 산벚나무 단풍이라도 볼 수 있으니 산책을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 늙은 환자처럼 천천히 걷고 있는 중이다. 고산병 예방약을 복용하고 라다크의 고갯길을 올랐지만 후유증은 생각보다 오래가고 있는 셈이다. 어떤 이는 한두 달 시달렸다고 하니 겁이 덜컥 나기도 한다. 다행히 차와 물을 자주 마심으로써 후유증은 많이 완화돼 이렇게 산책을 하고 있다. 실제로 라다크의 중심 도시 해발 3520m의 레(Leh)에 도착했을 때 물을 10분 간격으로 홀짝홀짝 마셨는데 몹시 건조한 기후에 적응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산소가 희박한 땅이어서 일행 중에 네 명은 병원으로 실려 갔다. 모두 저혈압으로 고생해 온 사람들이었다. 나는 고혈압 환자였기 때문인지 그런대로 견뎠다. 물론 목욕하지 말 것, 식사는 적게 할 것, 보행은 천천히 할 것 등등의 수칙을 지키면서 그랬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더 긴장을 했다. ‘정찬주 작가와 함께하는 북인도 하늘길 탐방’이라는 플래카드가 무색해질 것 같아서였다. 사실 나도 둘째 날 밤에는 병원 신세를 져야 할 만큼 고통스러웠지만 겨우 참아 냈다. 내가 쓰러지면 일행의 분위기는 바로 가라앉고 일정이 불가피하게 조정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는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강력하게 원했던 판공초로 향했다. 판공초는 인도판과 아시아판이 부딪칠 때 히말라야 산맥과 함께 솟구쳐 오른 해발 4350m에 있는 길이가 154㎞나 되는 거대한 소금 호수였다. 나는 부탄에 갔을 때 해발 3120m 절벽의 탁상사원을 올라가 본 적이 있었으므로 자신했다. 그러나 나의 자신감은 곧 허물어지고 말았다. 판공초를 가려면 해발 5360m인 창라를 넘어야 했는데 만년설이 쌓인 그곳을 지나가면서 몸과 의식이 분리되는 듯했다. 갑자기 두통과 멀미 증세가 나타났다. 가지고 간 비상약을 이것저것 먹으면서 겨우 버텼다. 그러나 하늘 호수 판공초가 눈앞에 나타나자 나는 감격에 겨운 나머지 엎드려 오체투지라도 하고 싶었다. 신성(神聖) 그 자체라고나 할까. 고개가 숙여지고 내가 얼마나 가벼운 실존인지 겸손이 절로 생겨났다. 지금 돌이켜 보니 내 몸이 용광로 속을 들어갔다가 나온 느낌이다. 몸속의 잡철이 떨어져 나간 것 같은데 실제로 고질병이었던 찬 새벽 공기에 반응하는 비염이 라다크의 고갯길에 놀랐는지 현재까지는 사라져 버린 상태다.
  •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합니다] 권익위 새달 통합신고센터 신설

    국민권익위원회가 정부의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대책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60일간 ‘채용비리 통합신고센터’를 가동한다고 30일 밝혔다. 신고 대상은 인사청탁과 시험점수·면접결과 조작, 승진·채용 관련 부당지시 등 부정청탁 행위다. 향응·금품수수 등 인사·채용 과정 전반에 걸친 부패 행위도 신고 대상이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상의 공공기관(330개)뿐만 아니라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공직유관단체(1089개)의 최근 5년간 인사·채용 업무면 신고할 수 있다. 접수된 신고는 권익위 전담조사관의 사실 확인을 거쳐 감사원, 대검찰청, 경찰청에 감사나 수사 의뢰를 할 예정이다. 권익위는 신고 접수 단계부터 신고자에 대해 철저한 비밀보호와 신분보장, 불이익 사전예방, 신변보호를 하고 신고 결과 공익에 크게 기여했다면 최대 2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권익위는 채용비리 특별신고 기간 종료 후 신고·처리 현황, 주요 비리 유형 등 운영 결과를 분석할 계획이다.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반부패정책협의회를 통해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인사혁신처 등과 공조해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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