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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 무역전쟁 최종 승자는 中” 대중 적자 3년새 600억弗 급증

    “미중 무역전쟁 최종 승자는 中” 대중 적자 3년새 600억弗 급증

    2018년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전쟁은 좋은 것이다. 우리가 쉽게 승리할 것”이라고 선언한 뒤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며 ‘중국 때리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열흘도 남지 않은 지금 두 나라 간 무역전쟁의 “최종 승자는 중국”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이 관세 장벽을 훨씬 뛰어넘는 경쟁력을 보여 줬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주류 경제학자들의 경고를 무시한 채 ‘중국을 압박해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더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취임하던 2017년만 해도 대중 적자는 연간 2400억 달러(약 264조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3000억 달러를 훨씬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거대한 수요를 충족할 물량과 품질을 모두 책임질 수 있는 나라가 중국뿐이라는 사실을 (트럼프 행정부가) 간과했다고 블룸버그는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 덕분에 제조업체들이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미 컨설팅 업체 로디움그룹이 지난해 9월 상하이 지역의 미 제조업체 200여곳에 설문조사를 한 결과 75%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시설을 이전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경제가 (무역전쟁 여파로) 침체의 늪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양저우 미네소타대 경제학 교수는 “관세 폭탄으로 인한 국내총생산(GDP) 손실은 0.3% 정도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대표적 반중매체임에도 “미중 무역전쟁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완벽히 패배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를 반영하듯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2일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에서 열린 공산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과 공급망 붕괴, 서방과의 관계 악화 등 여러 과제에도 시간과 기회는 우리 편”이라고 역설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美 매체 “미중 무역전쟁 최종 승자는 中…트럼프의 완벽한 패배”

    2018년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전쟁은 좋은 것이다. 우리가 쉽게 승리할 것”이라고 선언한 뒤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며 ‘중국 때리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열흘도 남지 않은 지금 두 나라 간 무역전쟁의 “최종 승자는 중국”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이 관세 장벽을 훨씬 뛰어넘는 경쟁력을 보여 줬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주류 경제학자들의 경고를 무시한 채 ‘중국을 압박해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더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취임하던 2017년만 해도 대중 적자는 연간 2400억 달러(약 264조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3000억 달러를 훨씬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거대한 수요를 충족할 물량과 품질을 모두 책임질 수 있는 나라가 중국뿐이라는 사실을 (트럼프 행정부가) 간과했다고 블룸버그는 비판했다. 미 시러큐스대 경제학 교수 메리 러블리는 “이제 중국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 도화지에서 일부를 잘라내듯 분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 덕분에 제조업체들이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미 컨설팅 업체 로디움그룹이 지난해 9월 상하이 지역의 미 제조업체 200여곳에 설문조사를 한 결과 75%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시설을 이전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커 깁스 미 상공회의소 회장은 “중국은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고 제조 능력도 날로 강해진다”면서 “미 정부가 아무리 관세를 높여도 미국 기업들은 중국을 포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경제가 (무역전쟁 여파로) 침체의 늪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양저우 미네소타대 경제학 교수는 “미국의 전면적 압박에도 중국은 2018~2019년 모두 6% 이상 성장했다”면서 “관세 폭탄으로 인한 국내총생산(GDP) 손실은 0.3% 정도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대표적 반중매체임에도 “미중 무역전쟁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완벽히 패배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를 반영하듯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2일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에서 열린 공산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과 공급망 붕괴, 서방과의 관계 악화, 경제 둔화 등 여러 과제에도 시간과 기회는 우리 편”이라고 역설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코로나19 백신’ 카드 들고 아프리카 찾아간 中 속내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중국이 새해 들어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을 가속하며 우군 확대에 나서고 있다. 중국이 전통적 우방인 아프리카에 감염병 백신을 지원해 미중 갈등 상황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주도권을 공고히 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11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새해 첫 순방으로 나이지리아와 콩고, 보츠와나, 탄자니아, 세이셸 등 5개국 방문을 마치고 9일 베이징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왕 국무위원은 인민일보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방제 공동 대응, 중대 협력 사업 가속화, 일대일로 추진, 국제 사회에서 협력 강화 등에 합의했다”고 성과를 과시했다. 그는 자국산 코로나19 백신을 전 세계 공공재로 쓰겠다는 약속을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먼저 이행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뒤 “이번 순방을 계기로 일대일로를 강화해 아프리카의 자주적인 발전 능력을 제고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왕 국무위원은 미국을 겨낭한 듯 “중국과 아프리카는 주권과 민족을 수호하고 정당한 발전 권리를 지키며 다자주의를 지지한다”면서 “어떠한 외부 간섭도 반대하며 중국은 아프리카와 함께 더욱 긴밀한 운명공동체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이 새해 첫 방문지로 아프리카를 택한 것은 이 지역을 미국에 맞설 전략적 요충지로 삼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과 아프리카의 교류는 명 왕조 정화 함대의 원정(1405~1433)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415년 소말리아가 명 왕조에 보낸 동물에 고대 전설에 등장하는 ‘기린’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이때다. 중국 공산당은 1950년부터 아프리카 국가들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미국이나 소련에 속하는 않는 ‘제3세계’라는 공통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현재 중국은 아프리카 대부분 국가들의 광물 자원을 독점 계약하는 등 경제적으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은 중국 위안화를 달러화처럼 태환화폐로 사용하고자 준비 중이다.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중국이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 이웰라 후보를 지지한 것도 양측 간 긴밀한 관계를 반영한다는 분석이 많다. 중국이 공격적으로 아프리카에 진출하자 서구세계에서는 이를 ‘차이나프리카’로 부르며 경계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일대일로는 부채의 덫”이라며 중국을 비난만 할 뿐 정작 이 지역의 경제적 자립에는 관심이 없는 미국과 유럽연합(EU) 국가들에 서운한 감정이 많다. 중국의 속셈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프리카 국가들을 거들떠도 보지 않는 서구세계에 마냥 기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일부 외신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구체적인 백신 공급 계획을 밝히지 않은 채 생색만 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CNN은 “중국의 끊임없는 인권 유린 문제와 대미 무역 전쟁으로 중국에 대한 민주주의 국가들의 부정적 평가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주요 국제기구에서 결정적 투표권을 가진 아프리카 동맹국들은 중국의 소위 ‘백신 외교’에 훨씬 더 중요한 블록이 됐고, 중국도 아프리카 내 영향력 확보에 더 매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외교부장이 1991년부터 31년째 새해 첫 방문지로 아프리카를 갔다 온 것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주춤했던 일대일로 사업을 재건하고 확장하려는데 목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中 연구진 “피로·불면 등 코로나 후유증 6개월 후에도 지속”

    코로나19에 걸려 치료를 받았던 환자 대부분이 퇴원 뒤 6개월이 지나도 후유증에 시달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 소재 병원에서 근무하는 차오빈 박사 연구팀은 지난 8일 의학저널 ‘랜싯’에 기고한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감염병이 처음 보고된 후베이성 우한의 진인탄 병원에서 퇴원한 환자 1733명(중위연령 57세)을 추적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퇴원자 가운데 76%가 6개월 뒤에도 한 가지 이상 후유증을 앓고 있었다. 가장 흔한 후유증으로는 피로와 수면장애가 꼽혔다. 3분의 1 이상은 신장 기능에 문제가 생겨 혈액 속 노폐물이 쌓이고 얼굴이 붓는 증세가 나타났다. 수백명은 퇴원한 뒤에도 제대로 호흡이 힘들 만큼 폐가 손상됐다. 4분의 1 정도는 우울증과 불안감을 호소했다. 바이러스로 인한 뇌신경 손상 때문인지 아니면 충격적 경험으로 인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고 전했다. SCMP는 이번 연구가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에 관한 연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6개월 이상 추적조사한 첫 사례라고 전했다. 다만 이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은 모두 중증환자라는 사실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SCMP는 덧붙였다. 한편, 감염병의 기원을 조사할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조사팀이 우여곡절 끝에 이번 주 중국을 방문한다. 이날 신랑망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WHO의 바이러스 기원 조사팀이 14일 방중한다고 밝혔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측은 “WHO와 합의를 거쳐 코로나19 기원을 연구하는 국제전문가팀이 14일 방중해 조사하게 된다”면서 “중국 측 전문가들도 감염병 기원을 밝히는데 함께 연구 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다국적 전문가로 구성된 WHO 조사팀은 지난 5일 중국에 도착해 현지에서 수집한 바이러스 샘플과 감염자 인터뷰 등을 토대로 코로나19의 기원을 추적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비자 문제 등을 이유로 조사에 비협조적으로 나오자 그간 중국에 우호적이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조차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미국과 호주 등 서방 국가들은 중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발원지라는 점을 강조하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중국은 바이러스가 수입 냉동식품 등을 통해 유럽에서 유입됐다며 “우한은 코로나19가 처음 발견된 곳이지 기원한 곳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최근 SCMP는 중국 질병통제센터(CDC)의 혈액 검사 결과를 인용해 “바이러스가 처음 유행한 우한에서 실제 감염자가 공식 통계보다 10배 많은 50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美시총 3% 中기업 퇴출? 바이든도 ‘대못’ 박을까

    美시총 3% 中기업 퇴출? 바이든도 ‘대못’ 박을까

    퇴임을 열흘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 3대 통신사를 뉴욕 증시에서 퇴출시키자 조 바이든 당선인도 기조를 이어받아 ‘자본시장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이끄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업체 상장폐지를 두고 두 나라가 갈등을 빚는 데는 ‘중국의 글로벌 기업들을 누가 키워 냈느냐’에 대한 상이한 입장 차가 한몫한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수차례 입장을 바꾸는 오락가락 행보 끝에 지난 6일 차이나모바일 등 3사를 상장 폐지했다. 11일부터 이들 기업에 대한 주식 신규 매수가 금지된다. 기존 보유 지분도 올해 11월까지 청산해야 한다.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됐다”는 이유다.사실 중국 통신 3사는 미 주식 발행량이 매우 작아 타격이 거의 없다. 미 증시에도 큰 영향이 없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대표기업인 알리바바·텐센트에 대한 투자 금지까지 검토한다는 데 있다. 중국에서 공산당의 명령을 거스를 수 있는 기업은 사실상 없다. 미 정부가 ‘공산당의 통제를 받는다’는 이유를 내세우면 NYSE나 나스닥에서 거래되는 230여개 중국 기업 모두를 퇴출 대상에 올릴 수 있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1조 달러(약 1100조원)로 미 전체 시총의 3% 정도다. 알리바바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면 미국은 물론 세계 자본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이 미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임기 막판까지 중국 기업을 미 증시에서 쫓아내려는 것일까. 그는 알리바바나 텐센트가 글로벌 기업이 된 것은 미국인들의 투자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미 자본가들이 중국 소기업들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키웠다는 판단이다. 이제 이들 기업이 자국 정보기술(IT) 업체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자 위기감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알리바바 등 주요 기업들이 미국에 상장해 부(富)를 빼앗긴다고 본다. 현재 중국 정부는 상하이 증권거래소 기술주 전문 시장인 ‘커촹반’(과학혁신판)에 자국 IT 기업의 재상장을 독려하고 있다. ‘재주는 알리바바·텐센트가 부리고 돈은 월가가 챙기는’ 상황을 깨고 국부를 되찾겠다는 의도다. 중국 주식에 투자 중인 한 미국 자산운용사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아직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지 않았다”고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오는 20일 취임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대못’을 철회할 것으로 판단해서다. 바이든 당선인도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겠지만 그의 정책은 전임자처럼 감정적이거나 돌발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베이징을 사수하라”…中 허베이성 스자좡 전면 봉쇄 돌입

    “베이징을 사수하라”…中 허베이성 스자좡 전면 봉쇄 돌입

    겨울을 맞아 코로나19 재유행이 시작된 중국에서 허베이성 스자좡시 전체가 전면 봉쇄됐다. 허베이성은 수도 베이징을 둘러싸고 있다. 스자좡은 허베이성의 성도(정부 소재지)다. 중국 정부가 우한 봉쇄 이후 최대 규모의 도시 봉쇄에 들어갔다. 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스자좡시 정부는 이날 밤 긴급 브리핑을 열고 “당분간 전 시민과 차량이 도시 외부로 나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스자좡 안에서도 감염병 환자들이 대거 발생한 ‘고위험 지역’ 주민은 자기 지역을 벗어날 수 없다. 허베이성의 기차역과 시외버스 터미널도 운영이 중단됐다. 스자좡에서 다른 지역으로 연결되는 고속도로도 통제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른 영상을 보면 도시 전체가 극도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스자좡으로 들어가는 택배·배달 서비스가 큰 지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인구 1100만명의 스자좡이 전면 봉쇄된 것은 최근 허베이성에서 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전날 스자좡(50명)과 싱타이(1명)에서 50명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무증상 감염자도 70명 가까이 쏟아졌다. 올해 들어 중국 지역사회 신규 감염자(무증상자 포함)가 세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스자좡은 2~6일 누적 확진자(83명)와 무증상감염자(148명)가 200명을 넘어서자 ‘전시상태’를 선언하고 전 주민을 대상으로 감염 여부 검사를 진행 중이다. 시 당국은 감염병 환자가 폭증할 것에 대비해 대형병원 여러 개를 통째로 비워 확진자 치료에 투입한다고 전했다. 춘제(음력설)를 약 5주 앞두고 허베이성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도 베이징도 비상이 걸렸다. 지리적으로 허베이성이 베이징을 둘러싸고 있어 확산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때문이다. 베이징 당국은 자국 내 다른 도시로 들어온 입국객에 대해 3주간 베이징에 들어오지 못 하게 하고 격리 기간도 늘렸다. 중국 철도당국은 인구 이동을 줄이고자 이미 예매한 기차표를 수수료 없이 취소해주고 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는 유전자 분석 결과 이번 코로나19가 러시아에서 발견된 유형과 비슷하다면서 정확한 감염경로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경찰 1000명 투입… 미국인까지 체포… 홍콩, 범민주 인사 53명 잡아들였다

    경찰 1000명 투입… 미국인까지 체포… 홍콩, 범민주 인사 53명 잡아들였다

    홍콩 당국이 범민주진영 인사 50여명을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 체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 신병을 확보해 이들이 서구세계와 ‘공조’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이날 오전 제1야당인 민주당 우치와이 전 주석과 공민당 앨빈 융 주석, 베니 타이 홍콩대 교수 등을 검거했다. 징역 13년 5개월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조슈아 웡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또 민주파의 입장을 대변해 온 스탠드뉴스에 “7일 안에 홍콩보안법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홍콩 경찰은 브리핑에서 “국가안전처 소속 경찰 1000여명을 검거 작전에 투입해 53명을 붙잡았다”고 발표했다. 이번 작전은 지난해 7월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라고 SCMP는 전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6일 예정된 입법회(국회 격) 선거를 앞두고 야권 단일 후보를 정하고자 비공식 예비선거를 조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범민주진영은 2019년 11월 구의회(지방 의회) 선거에서 압승한 뒤 이번 입법회 선거에서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예비선거를 준비했다. 홍콩 정부의 경고에도 주민 61만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홍콩보안법 시행에 대한 저항의 표시라는 해석이 나왔다. ‘우산 혁명’의 주역 조슈아 웡이 카오룽이스트 지역구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민주화 활동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에 홍콩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예비선거는 홍콩보안법이 범죄행위로 규정한 네 가지 가운데 하나인 ‘국가정권 전복’ 시도에 해당한다”며 사법처리 의사를 밝혔다. 중국 정부도 예비선거를 기획한 타이 교수를 맹비난했다. 결국 홍콩 정부는 예비선거 직후인 7월 31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입법회 선거를 1년 연기했다. 이번 조치는 바이든 미 행정부가 들어서기 보름 전에 이뤄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처럼 중국에 대한 견제 기조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중국 정부가 ‘미국이 압박용 카드로 쓸 만한 인물이나 사례’를 미리 제거한 것으로 해석된다. 쉽게 말해 ‘홍콩 문제로 바이든에게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도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경찰 1000명 투입… 미국인까지 체포… 홍콩, 범민주 인사 53명 잡아들였다

    경찰 1000명 투입… 미국인까지 체포… 홍콩, 범민주 인사 53명 잡아들였다

    홍콩 당국이 범민주진영 인사 50여명을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 체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 신병을 확보해 이들이 서구세계와 ‘공조’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이날 오전 제1야당인 민주당 우치와이 전 주석과 공민당 앨빈 융 주석, 베니 타이 홍콩대 교수 등을 검거했다. 징역 13년 5개월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조슈아 웡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또 민주파의 입장을 대변해 온 스탠드뉴스에 “7일 안에 홍콩보안법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홍콩 경찰은 브리핑에서 “국가안전처 소속 경찰 1000여명을 검거 작전에 투입해 53명을 붙잡았다”고 발표했다. 이번 작전은 지난해 7월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라고 SCMP는 전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6일 예정된 입법회(국회 격) 선거를 앞두고 야권 단일 후보를 정하고자 비공식 예비선거를 조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범민주진영은 2019년 11월 구의회(지방 의회) 선거에서 압승한 뒤 이번 입법회 선거에서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예비선거를 준비했다. 홍콩 정부의 경고에도 주민 61만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홍콩보안법 시행에 대한 저항의 표시라는 해석이 나왔다. ‘우산 혁명’의 주역 조슈아 웡이 카오룽이스트 지역구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민주화 활동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에 홍콩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예비선거는 홍콩보안법이 범죄행위로 규정한 네 가지 가운데 하나인 ‘국가정권 전복’ 시도에 해당한다”며 사법처리 의사를 밝혔다. 중국 정부도 예비선거를 기획한 타이 교수를 맹비난했다. 결국 홍콩 정부는 예비선거 직후인 7월 31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입법회 선거를 1년 연기했다. 이번 조치는 바이든 미 행정부가 들어서기 보름 전에 이뤄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처럼 중국에 대한 견제 기조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중국 정부가 ‘미국이 압박용 카드로 쓸 만한 인물이나 사례’를 미리 제거한 것으로 해석된다. 쉽게 말해 ‘홍콩 문제로 바이든에게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도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홍콩 범민주진영 50명 체포…‘美 바이든에 끌려 다니지 않겠다’

    홍콩 범민주진영 50명 체포…‘美 바이든에 끌려 다니지 않겠다’

    홍콩 당국이 50명 가까운 범민주진영 인사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 체포했다. 지난해 7월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 신병을 확보해 이들이 서구세계와 ‘공조’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이날 오전 제1 야당인 민주당 우치와이 전 주석과 공민당 앨빈 융 주석, 베니 타이 홍콩대 교수 등을 대거 체포했다. 징역 13년 5개월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조슈아 웡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민주파의 입장을 대변해 온 스탠드뉴스에 “7일 안에 홍콩보안법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이번 체포작전은 홍콩보안법이 시행된 이후 최대 규모라고 SCMP는 전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6일 예정된 입법회(국회 격) 선거를 앞두고 야권 단일 후보를 정하고자 비공식 예비 선거를 조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범민주진영은 2019년 11월 구의회(지방 의회) 선거에서 압승한 뒤 이번 입법회 선거에서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예비 선거를 준비했다. 홍콩 정부의 경고에도 주민 61만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보안법 시행에 대한 저항의 표시라는 해석이 나왔다. ‘우산 혁명’의 주역 조슈아 웡이 카오룽이스트 지역구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민주화 활동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에 홍콩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예비 선거는 홍콩보안법이 범죄 행위로 규정한 4가지 가운데 하나인 ‘국가정권 전복’ 시도에 해당한다”며 사법처리 의사를 밝혔다. 중국 정부도 예비 선거를 기획한 타이 교수를 맹비난했다. 결국 홍콩 정부는 예비 선거 직후인 7월 31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입법회 선거를 1년 연기했다. 이번 조치는 바이든 미 행정부가 들어서기 보름 전에 이뤄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처럼 중국에 대한 견제 기조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중국 정부가 ‘미국이 압박용 카드로 쓸 만한 인물이나 사례’를 미리 제거한 것으로 해석된다. 쉽게 말해서 ‘홍콩 문제로 바이든에게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도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이슈플릭스] 보기만 해도 아파…급소로 통나무 받아내는 中 무술 고수

    [이슈플릭스] 보기만 해도 아파…급소로 통나무 받아내는 中 무술 고수

    기합 소리와 함께 콘크리트 블록마저 깨버리는 무게 40㎏의 통나무를 사타구니로 받아내는 한 남성은 중국 뤄양시 외곽 작은 마을인 쥔툰(軍屯)의 무술 고수 왕류타이(65). 마을에서 무도관을 운영한다는 왕 관장은 강철 사타구니라는 뜻을 지닌 무술 ‘철당공’(鐵襠功)을 몇십 년째 수련해 왔다. 이는 흔히 기공으로 알려진 호흡 법을 통해 남성의 최대 약점인 낭심을 무쇠처럼 단단하게 만들어 걷어차기와 같은 공격으로 인한 충격을 막아내는 궁극의 방어술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쥔툰 마을에서는 예로부터 철당공 외에도 목과 머리 그리고 가슴 등의 신체 부위를 단련하는 무술이 전해졌다. 영상에서는 목구멍으로 창을 밀어붙이는 아이들이나 몸에 검과 칼을 들이대며 망치를 맞는 등 상당히 과격한 훈련 장면이 소개된다. 하지만 이 마을에서도 철당공을 수련하는 무도인은 매우 드문 듯 이 기술을 시전할 수 있는 사람은 5명밖에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후계자가 부족한 것이 골칫거리라는 후문이다. 강철 사타구니를 얻으려면 고된 단련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련은 성인이 된 사람에게만 허용되며 스승의 지도 아래 이뤄진다. 자기 방식대로 하다가는 크게 다쳐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술을 반세기 동안이나 계속해 왔다는 왕 관장은 두 아이의 아버지라는 점에서 상당한 고수인 것으로 여겨진다. 방법 등 자세한 사항은 알 수 없지만 왕 관장은 낭심을 아랫배로 오그려 넣는 게 아니라 기공을 사용해 급소를 단단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인 펑파이(澎湃)는 매우 흥미로운 기술이라면서도 쓸모가 적은 것은 그다지 실천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무술은 자신을 강하게 단련시킬 수 있고 운동으로서도 효과가 높지만, 이 기술은 단지 사타구니만 튼튼해질지도 모르겠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makjang(막장)의 묘미”…외신도 주목한 ‘펜트하우스’ 중독성

    “makjang(막장)의 묘미”…외신도 주목한 ‘펜트하우스’ 중독성

    홍콩 SCMP 분석··· “남미 텔레노벨라와 비슷”김치 따귀·점 찍은 뒤 귀환 등 역대 장면 설명도패륜과 살인, 불륜, 복수가 장면마다 이어지는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중독성에 외신도 주목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현지시간) ‘왜 펜트하우스는 중독적인가- 한국 막장 드라마에 대해 알아야 할 것들’이란 제목의 인터넷 기사를 실었다. 2012년부터 한국 영화진흥위원회 영문에디터로 활동 중인 피어스 콘란 평론가가 쓴 기사다. 콘란 평론가는 특히 ‘막장’을 한국어 소리 그대로 ‘makjang’이라고 쓴 뒤 ‘더 나빠질 수 없는 끔찍한 상황을 묘사하는 한국의 속어’라고 단어의 뜻을 설명했다. 이어 오로라 공주, 스케이캐슬 등을 소개한 뒤 “현재 막장으로 한국 시청률의 제왕이 된 드라마는 펜트하우스”라고 전했다. 콘란 평론가는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와 상황을 제시하는 동시에 시청자가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게 만들만큼 극적으로 증폭시켜 상황을 묘사하는, 모순적인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내기 때문에 막장은 인기를 끈다”고 진단했다. 이어 “부유한 가족, 출생의 비밀이 난무하는 가운데 순수하고 순진한 주인공이 비인간적인 대우를 견뎌내는 동안 시청자들이 주인공의 스릴을 공유하게 된다”면서 “시청자들이 응원하던 주인공이 죽어도 몇 회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고, 그 주인공이 가발을 쓰거나 점을 찍고 귀환해도 주변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는 설정”이라고 덧붙였다. 살해됐던 주인공이 점을 찍고 귀환해 복수하는 줄거리는 2008년 방영작인 ‘아내의 유혹’에 대한 설명이다. 콘란 평론가는 2014년 아침 드라마에 나왔던 ‘김치 따귀’를 막장 드라마를 설명하는 장면이라고 소개했다. 한국 드라마 문외한도 본 적 있는 유명한 장면이란 설명에 이어 “김치 따귀 이후 김밥, 된장, 삼겹살 따귀까지 진화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의 막장 드라마와 비슷한 장르로 남미의 텔레노벨라를 꼽았다. 한편 펜트하우스 시즌1은 21회를 끝으로 5일 종영한다. 20회는 4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美 ‘반중 포위망’ 뚫고… 中·EU 투자협정

    美 ‘반중 포위망’ 뚫고… 中·EU 투자협정

    중국과 유럽연합(EU)이 전방위적 투자협정을 체결하면서 양측이 경제적으로 한층 더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중국 고립 전략도 일정 부분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30일(현지시간) “EU 27개 회원국 전체가 중국과의 투자협정을 승인했다. 7년간 이어진 마라톤협상이 마침내 타결됐다”고 전했다. 중국은 양측 간 투자 협정 체결의 최대 걸림돌이던 노동 기준 문제에서 진전된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EU는 2014년 1월 첫 협상을 시작으로 7년여에 걸쳐 모든 분야의 투자환경을 개선하고자 협상을 벌였다. 이달 6~11일 열린 35차 협상에서 “통신과 전기차 등 핵심 분야를 더 열어 달라”는 EU의 요구를 중국이 전향적으로 받아들였다. 올해 안에 협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협상 타결 가능성이 커지자 “신장 지역 강제노동 문제 등 국제노동기구(ILO)의 기준을 준수하겠다는 중국의 약속을 받아야 한다”는 비판론이 불거졌다. 유럽의회는 지난 17일 ‘신장 자치구의 강제노동과 위구르족 상황에 대한 결의안’을 통과시킨 뒤 “투자협정 비준 과정에서 이를 문제 삼겠다”고 예고했다. 결국 중국이 미국의 ‘반중 블록’ 움직임을 깨고자 EU에 핵심 시장을 내주고 위구르족 문제에서도 적극적인 자세로 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EU의 두 번째 무역 파트너로 하루 거래 규모가 10억 유로(약 1조 3300억원)가 넘는다. 이번 협정은 EU가 중국에서 더 많은 투자 혜택을 누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EU 업체들이 중국에서 통신과 금융, 전기차, 민간병원 분야에서 미국을 능가하는 강력한 시장 접근권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미국의 포위전략을 돌파하고자 EU를 성공적으로 활용해 ‘진정한 승리자’가 됐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SCMP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에 맞서고자 강력한 연대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이번 협상은 중국에 외교적 숨통을 트이게 해 줄 것”이라고 전했다. 가디언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골프장에서 시간을 보내며 선거 패배에 대한 음모 이론이나 떠들고 있고 바이든 당선인은 아직 백악관에 입성하지 못했다”면서 “EU 입장에서는 지금이야말로 중국에 대한 독자적인 정책을 펼치기에 가장 이상적인 시기”라고 평가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코로나 시작된 중국 우한, 통계보다 10배 많은 50만명 감염”

    “코로나 시작된 중국 우한, 통계보다 10배 많은 50만명 감염”

    대규모 혈액 항체 검사서 양성률 4.43%과거 코로나19에 감염된 적 있다는 의미“4월 중순까지 50만명이 걸렸을 가능성” 코로나19의 폭발적 대유행이 가장 먼저 나타난 중국 도시 우한에서 실제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공식 통계보다 10배 많은 약 50만명에 달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질병통제센터(CDC)는 자국민을 향한 첫 대규모 혈액 항체 검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19 1차 확산이 진정된 직후인 지난 4월 중순 우한 등 중국 여러 지역에서 총 3만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자 중에서는 우한 시민이 1만 1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한 시민의 코로나19 항체 양성률은 4.43%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항체 양성 반응을 보인 것은 검사 대상자가 과거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다는 의미다. SCMP는 여러 요인에 따라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결과가 4월 중순까지 1100만명의 우한 시민 중 약 50만명이 코로나19에 걸렸을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4월 중순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우한의 코로나19 확진자 5만명보다 10배 더 큰 규모다. 지난 1월 23일부터 우한이 통째로 봉쇄된 가운데 우한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코로나19 항체 양성 반응률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 우한을 둘러싼 후베이성 지역 주민들의 항체 양성률은 0.44%로 우한의 10분의1 수준이었고 우한 등 후베이성 전체를 제외한 다른 나머지 지역 주민 1만 2000명 중에서는 단 두 명만 항체 양성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우한의 대혼란 양상과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 코로나19 감염자들의 존재를 고려했을 때 우한에서 실제 통계보다 훨씬 더 많은 코로나19 환자가 있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본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 출신의 쑹푸젠은 SCMP에 “혼란스러웠던 상황과 대유행 초기의 제한적인 검사 능력을 고려했을 때 이번 결과는 공식 보고된 확진 사례들보다 더욱 정확할 수 있다”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中국기 집어던진 죄로 ‘징역 4개월’ 받은 홍콩 학생운동가

    中국기 집어던진 죄로 ‘징역 4개월’ 받은 홍콩 학생운동가

    홍콩의 학생 운동가 토니 청(19)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모독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4개월 형을 선고받았다고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언론이 29일 보도했다. 중국 최고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오성홍기를 거꾸로 드는 것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기법·국가휘장법 수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또 현행 홍콩 국기법·국가휘장법에 따르면 오성홍기를 태우거나 낙서하는 행위를 할 경우 5000홍콩달러(약 740만원)의 벌금형이나 징역 3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토니 청은 지난해 5월 입법회 앞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 도중 오성홍기를 바닥에 던진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지난달에는 미국 망명을 시도하다 홍콩주재 미국 영사관 인근에서 사복 경찰에 의해 체포되기도 했다.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체포와 구속이 이어지면서 민주화 활동가들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망명에 성공한 일부 활동가들은 해외에서 홍콩 민주화를 위해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토니 청 등 망명 계획 중 체포된 이들은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0월 토니 청을 포함한 학생 민주화 활동가 3명의 구금과 체포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중국이 통제하는 홍콩 정부는 계속해서 반대자들을 억압하고 여론을 탄압하고 정치적 목적으로 공권력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홍콩의 주민과 함께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홍콩보안법 등을 비난하며 중국을 압박해 온 미국이 정작 홍콩 반정부 인사들의 신변 보호 요청을 거절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토니 청이 망명을 위해 홍콩 주재 미 총영사관 주변에 있다 체포된 시기에, 미 총영사관은 이들의 신변호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주장이 홍콩 언론을 통해 나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당시 “미국이 홍콩 반정부 활동가를 지원하겠다고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한계선을 정해 놓았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13세가 10세 소녀 성폭행 살해…中, 법 바꿨다

    13세가 10세 소녀 성폭행 살해…中, 법 바꿨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청소년 범죄가 증가하는 데 대한 조치로 형사처벌 연령을 14세에서 12세로 낮췄다. SCMP에 따르면 지난 14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현행 형법 17조를 수정해 고의적 살인, 고의적 상해, 타인에게 중상을 입힐 경우 12세 이상 청소년들에게도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내년 3월부터 시행되며 해당 범죄가 발생하면 중국 최고인민검찰원에서 최종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중국의 청소년 범죄율 증가, 잔인한 범행을 저지르고도 나이가 어려 처벌받지 않는 사건이 법 개정에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중국 동북부 랴오닝성 다롄시에서 13세 소년이 10세 소녀를 성폭행한 뒤 흉기로 7차례 찔러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중국 사회는 충격에 빠졌지만 가해자는 형사 미성년자로 형사처벌 대신 3년간 소년 재활시설 수감이라는 처분을 받았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시진핑은 ‘여우사냥’ 멈춰라”… 미국이 칼을 뽑았다

    “시진핑은 ‘여우사냥’ 멈춰라”… 미국이 칼을 뽑았다

    경제·법률 실력 갖춘 최정예 공안TF가족 동원 협박·자녀 괴롭힘 등 압박6년 만에 8000여명 中으로 잡아들여 美 “중국이 미국인들에게 악질 행위”‘여우사냥꾼’ 8명 기소… 최대 5년형미중 최악 갈등으로 송환 어려워져중국 정부의 해외 반체제 인사, 범죄 도피자의 본국 송환 작전인 ‘여우사냥’(獵狐)이 암초를 만났다.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미국과 그 기밀정보 공유 동맹의 ‘비협조’로 ‘여우 본국 송환’ 작전에 제동이 걸린 까닭이다. 중국 공산당과 행정부 사정·감찰기구인 당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는 2014년부터 올해 10월까지 해외로 도망친 당정 부패 관리, 강력 범죄자 8363명이 송환됐다고 지난 14일 발표했다. 이들 중에는 공산당원과 정부 관리 2212명,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ICPO) 적색 지명수배자 357명, 중국 정부의 적색 지명수배자 100명 가운데 60명이 포함됐으며, 중국 당국은 이들의 불법자금 208억 4000만 위안(약 3조 4874억원)을 압수했다고 홍콩 명보(明報) 등이 전했다. ●에볼라 창궐 지역까지 간 ‘여우사냥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공식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2013년 3월부터 강력한 반부패 드라이브를 펼쳤다. 부패한 고위직 공무원을 뜻하는 ‘라오후’(老虎·호랑이)와 하위직 공무원을 일컫는 ‘창잉’((蒼蠅·파리)을 잡는 작업이 범정부 차원에서 진행됐다. 이듬해 7월에는 새로운 타깃을 들고나왔다. 해외로 도피한 부패 정치인과 경제사범들이다. 중국 공안은 지난 30년간 해외로 도피한 당정 관료 4000여명과 국유기업 관계자 등 1만 8000여명을 정조준했다. 이들의 본국 송환 프로젝트를 ‘여우사냥 작전’(獵狐行動)이라고 명명했다. 작전명을 ‘여우사냥’이라고 한 것은 약아빠진 여우처럼 부패 관료들 가운데 상당수가 조사 사실을 미리 알고 해외로 도망쳐 버렸기 때문이다.4인 1개조로 이뤄진 중국 공안의 여우사냥 태스크포스(TF)는 경제와 법률, 외국어 실력까지 겸비한 서른 살 안팎의 연부역강(年富力强)한 최정예 멤버들로 구성돼 전 세계 120여개국을 돌았다. 에볼라가 창궐하던 나이지리아까지 찾아가 여우를 검거하기도 했다. TF는 첫 6개월에 680명을 찾아내 송환한 데 이어 이듬해에도 857명을 붙잡는 등 ‘혁혁한’ 성과를 올렸다. 중국은 이 여우사냥 TF의 무용담을 그린 량차오웨이(梁朝偉) 주연의 ‘례후싱둥’(獵狐行動)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제작해 내년 1월 8일 개봉할 예정이다. 가장 주목받는 ‘여우’는 18년 동안 해외에 도피 중인 리펑(李鵬) 전 총리의 측근인 가오옌(高嚴) 전 윈난(雲南)성 당서기다. 성형수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가오는 3개의 가명과 신분증, 4개 여권과 1개 홍콩 통행증을 소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02년 500만 위안을 몰래 챙겨 가짜 여권을 들고 호주로 달아났다. 중국 당국은 가오가 윈난성 당서기와 지린(吉林)성 성장, 국가전력공사 총경리(사장) 등으로 재직하면서 호주로 빼돌린 자금 이외에 부정 축재한 다른 자산도 찾아냈다. 리 전 총리는 직접 가오를 국가전력공사 총경리에 발탁했고, 가오가 총경리일 때 리 전 총리의 아들인 리샤오펑(李小鵬) 교통운수부 부장(장관)이 그 밑에서 부총경리로 재직했다. 가오와 함께 지명수배 명단에 오른 거물급 여우는 란푸(藍甫) 전 샤먼(夏門)시 부시장과 퉁옌바이(童言白) 전 후난(湖南)성 고속도로관리국장 등이 있다. 그러나 여우사냥 TF는 중국 당국의 지휘 아래 작전을 수행하면서 온갖 무리한 방법·수단을 동원하는 바람에 비위 사건이 속출했다. 특히 이들은 비밀리에 중국을 떠나 미국 등에 거주하는 반체제 인사의 본국 송환을 추진했다. 이들은 합법적으로 해외 체류 반체제 인사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감시와 협박을 통해 본국으로 송환하고 있다는 게 미국 정보 당국의 분석이다. ●“징역 10년 살면 가족은 괜찮을 것” 협박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들로부터 위협을 받은 중국 관리 출신의 한 반체제 인사는 아내, 딸과 함께 뉴욕 인근에 살고 있다. 이 TF는 2017년 4월 반체제 인사의 아버지를 갑자기 중국에서 미국으로 데려왔다. 그런 다음 아버지를 아들의 집에 들여보내 중국 귀국을 종용했다. 아들이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아버지와 중국에 남은 가족들이 위험하다고 사실상 협박했다. 이들은 아버지와 아들이 위협을 느끼도록 집 바깥에 차를 주차해 놓고 이를 계속 지켜보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버지를 동원한 회유책이 실패하자 2017년 5월부터 2018년 6월까지는 이 반체제 인사의 딸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딸에게 소셜미디어(SNS) 메시지를 보내 협박하고, 미행하는 사람을 고용해 딸의 사진을 찍고 녹화했다. 이 방법도 효과가 없었는지 2018년 9월엔 이 반체제 인사의 집 문 앞에 중국어로 ‘중국에 돌아가서 10년 징역을 살면 아내와 아이들은 괜찮을 것이다. 그러면 끝나는 것’이라고 적힌 쪽지를 붙여 놓기도 했다. 2019년엔 ‘아직 중국에 있는 (당신의)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위협 내용이 담긴 편지와 비디오가 들어 있는 소포를 보내는 등 집요하게 괴롭혔다. 미 당국은 중국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이런 식으로 수백 명의 중국인 반체제 인사 송환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미국에 거주하는 반체제 인사를 중국에 돌려보내려고 협박과 괴롭힘을 일삼은 혐의로 중국인 8명을 지난 10월 기소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기소된 8명 중 5명은 체포됐으며 나머지 3명은 중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국제 스토킹 등의 혐의로 최대 5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미 법무부는 전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8명에 대한 일괄 기소는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중국의 무법행위를 묵인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중국이 미국에서 불법 작전을 수행하고 미국인들까지 그들의 뜻대로 휘어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존 디머스 법무부 국가안보담당 차관보는 “미국은 우리 영토에서 이런 악질적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반체제 인사 아닌 부패사범들” 이런 가운데 미중 관계의 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여우사냥이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이 송환을 강력하게 원하는 반체제 인사 35명이 미국·캐나다·뉴질랜드·호주·영국 등 영어권 5개국 기밀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 아이스’(Five Eyes)에 체류 중인데, 미중 관계가 악화됨에 따라 본국 송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적색 지명수배자 100명 가운데 아직 40명을 본국으로 송환하지 못했는데, 이들 중 35명은 ‘파이브 아이스’에 몸을 숨기고 있다. 미국에 19명으로 가장 많고, 캐나다와 뉴질랜드에 각각 6명, 호주에 3명, 영국에 1명이 있다. 왕장유(王江雨) 홍콩시립대 법학과 교수는 “여우사냥 업무는 적법성 못지않게 국제 법 집행기관 간 상호 선의에 의존해야 한다”며 “2018년 이전 중미 관계가 정상적이었을 때는 관련 협력이 효과적으로 진행됐지만 전례 없는 긴장 상태인 지금은 그러한 선의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여우사냥의 대상자가 반체제 인사가 아니라 해외로 도피한 부패 사범이라고 주장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의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은 “여우사냥은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피한 개인들이 주 타깃”이라며 “미국은 정말 파렴치하다”고 했다. SCMP는 “중국에서 형사고발된 유명한 이들 중 상당수가 인권보호가 잘된다는 이유로 미국 등 ‘파이브 아이스’를 도피처로 선호한다”면서 “진짜 반체제 인사와 아닌 이들을 분리하는 것이 이들 국가가 당면한 문제”라고 밝혔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역풍 맞는 ‘중국의 호주 때리기’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역풍 맞는 ‘중국의 호주 때리기’

    ‘중국의 호주 때리기‘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호주산 석탄 수입금지에 따른 전력난으로 공장 가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철광석 가격 폭등으로 무역제재의 효과가 반감되는 등 중국은 오히려 ‘되로 주고 말로 받는’ 형국이다. 중국이 호주에 대한 무역보복 제재 수단의 하나로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자 전력부족이라는 부메랑을 맞고 있다. 전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공장 가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밤에 가로등이 꺼졌으며, 승강기의 운행 중단으로 중국 라오바이싱(老百姓·서민)들이 20~30층을 걸어 올라가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동부 저장(浙江)성과 중부 후난(湖南)성, 동남부 장시(江西省)성은 ‘질서 있게 전력을 사용하라’는 통지문을 잇따라 내려 보냈다. 저장성은 오는 31일까지 ▲ 외부 기온 3도 이하 난방기구 사용 ▲ 3층 이하 승강기 가동 금지 ▲ 사무실 전등 절약 ▲ 학교와 행정기관은 최소한의 난방기구 가동 등의 내용을 고지했다. 이에 따라 저장성 이우(義烏)시와 진화(金華)시는 공공장소에서는 외부 기온이 5도를 넘어가면 난방을 끄고, 조명은 합리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3층 이하 승강기는 가동을 멈춰야 한다는 에너지 절감 계획을 내놨다.특히 전력난에 발목이 잡히면서 연말연시 특수를 노리던 중국의 공장들이 납기를 맞추지 못할 위험에 처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지난 21일 보도했다. 이달 들어 저장성·후난성에 전력제한 조치가 취해지면서 세계 각지로부터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앞두고 대규모 주문을 받은 이들 지역 공장들이 물건을 제때 만들어내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 ‘세계 최대의 도매시장’으로 불리는 이우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화학섬유와 옷감, 인쇄, 염색 등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상품의 제조 주문이 쇄도했는데, 전력제한령이 내려지자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납기를 맞출 수 있겠느냐는 확인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한 공장 관계자는 “공장을 사흘 가동하고 하루 멈춘다거나 하루 일하고 나흘간 멈춘다”며 “모든 생산라인이 붕괴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이우의 공장들은 앞다워 디젤발전기를 구매해 생산라인을 돌리고 있다. 디젤발전기 가격도 100㎾용이 평소 6000위안(약 101만 4000원)에서 8000위안으로 급등했다. 이우시 중심가 쇼핑센터는 6개층 전체의 에스컬레이터 가동이 멈췄으며, 영업 마감시간도 밤 10시 30분에서 9시 30분으로 한시간 앞당겼다. 이우시 고급호텔도 지난 12일 전력소비를 20% 감축하라는 통지를 받았다. 저장성의 12월 평균 기온은 3도 정도로 이 시기 난방기구 가동률이 크게 오른다. 중국 정부는 11월 전력 사용량이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송전 시설이 고장나고 이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는 다른 지역의 시스템에도 차질이 생겼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일부 지역의 대형 빌딩과 아파트에선 엘리베이터 가동이 멈춰 시민들이 20~30층을 걸어오르는 경우도 있다. 후난성은 매일 오전 10시30분부터 정오까지, 오후 4시30분부터 8시30분까지를 전력 사용제한 시간으로 설정했다. 후난성 창사(長沙)시 당국은 아예 오븐과 라디에이터 등의 가전제품 사용까지 금지했다. 기온이 3도 아래로 떨어지더라도 난방 온도는 20도를 넘기면 안된다는 지침도 내려졌다. 한 주민은 웨이보(微博·중국판 카카오톡)에 “난방기기가 꺼져버린 사무실에서 덜덜 떨며 일하고 있는데, 이제 승강기도 못 탄다. 승강기가 멈춰 오늘 아침에 죽을 뻔 했다”고 적었다. 중국 누리꾼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2020년에 이게 무슨 일이냐”라는 비판 글이 쏟아냈다.중국 전력부족의 주요 원인은 중국이 지난달 6일부터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호주산 석탄의 중국 수출은 지난달 첫 세 주 동안 96% 급감했다. 중국 석탄 수입의 57%가 호주산인 만큼 수입 중단이 지속되면 전력부족 현상이 전국으로 번질 전망이다. 창사시전력공급기업(CPSC) 대변인은 “후난성의 석탄 공급량이 매우 부족하고, 전체적인 전력 공급도 빠듯한 상황”이라며 “이는 기록적인 추위 때문이고, 부분적으로는 에너지 생산 능력의 감소 때문이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중국은 앞서 호주의 코로나19 책임론 제기,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에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華爲) 배제 등에 대해 호주산 상품수입 제한으로 보복하고 있다. 호주산 석탄, 랍스터, 면화 등의 수입을 제한하고 보리와 와인에 대해 반덤핑관세, 상계관세 등을 부과했다. 중국의 호주산 수입제한 조치에도 산업에 필수적인 철광석 수입은 오히려 늘리고 있다. 질 좋은 호주산을 대체할 방안이 마땅치 않아서다. 중국은 지난해에만 호주산 철광석 610억 달러(약 67조원)어치를 수입했다. 전체 수입량의 60%에 이른다. 이 때문에 매트 카나반 호주 상원의원은 중국에 대한 보복으로 호주가 중국에 수출하는 철광석에 세금을 부과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모인 자금으로 중국의 조치에 피해를 본 다른 산업 분야의 손실을 상쇄해주자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철광석 가격이 폭등하면서 중국이 역풍을 맞고 있다. 12월 들어 철광석 가격은 한때 올 초보다 2배 가량 오른 1t당 167달러까지 치솟았다. 철광석 가격 폭등은 중국 쪽의 잇따른 대호주 무역제재의 효과도 떨어뜨리는 모양새다. 철광석 가격 폭등세가 석탄을 비롯해 포도주·목재·육류 등 호주산 상품에 대한 중국의 수입제재로 인한 타격이 2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에도 이를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철광석은 지난해 호주 대중국 수출(약 1530억달러)의 40% 가량을 차지했다. 한해 12억t 가량의 철광석을 소비하는 중국은 이 가운데 10억t 정도 호주산을 수입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단기간에 철광석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더군다나 중국의 대호주 제재 조치가 철광석 가격 폭등에 더욱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점은 중국의 보복 대응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강철공업협회(CISA)는 호주 철광석 수출업체 리오틴토, 또다른 호주 철강회사 BHP와 잇따라 화상회의를 갖고 최근 철광석 가격이 치솟고 있는 이유에 대해 논의했다. 시드니모닝 헤럴드는 “호주 수출업체와 대화를 시도한 것 자체가 중국 쪽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란 점을 보여 준다”고 짚었다. 중국 철강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리오틴토는 앞으로 2년 간 중국 최대 국유 철강회사인 바오우강(寶武鋼)그룹과 함께 저탄소 제강에 대해 연구하고 이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해 철강 공급망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개발하고 이행하기 위해 리오틴토-바오우강-칭화대 간 체결한 합의의 연장선상에 있다. SCMP는 리오틴토의 투자 발표는 철광석 가격이 치솟는 민감한 시기에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세바스티안 자크 리오틴토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는 바오우강과의 기후 파트너십에 있어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말했고, 천더룽(陳德榮) 바오우강 총경리는 중국의 철강업계가 기후변화 대응을 우선시하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하지만 배타적 민족주의 성향의 중국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를 이끄는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총편)은 호주산 석탄 수입제한으로 중국에 전력난이 발생했다는 주장은 “완전한 헛소리”라고 일축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후 총편은 전반적으로 석탄을 충분히 자급하고 있고 호주산 석탄이 중국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미미하다면서 그러한 루머는 “외국 세력 등에 의한 악의적인 날조”라고 주장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中서 ‘다이너마이트’ 첫 방송… 한한령 풀리나

    中서 ‘다이너마이트’ 첫 방송… 한한령 풀리나

    중국 정부 산하 방송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히트곡 ‘다이너마이트’가 전파를 타면서 2017년 3월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한한령(한류 금지령)이 서서히 해제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BTS ‘다이너마이트’가 처음으로 중국 라디오를 통해 퍼져 나갔다. 수년간 이어진 중국의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베이징시가 운영하는 베이징런민라디오 국제음악채널(메트로 라디오)는 지난 21일 오전 10시 30분 방송에서 ‘다이너마이트’를 내보냈다. 그간 BTS의 영상 콘텐츠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소개되긴 했지만, 중국 정부 매체에서 방송된 것은 처음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BTS와 관련 콘텐츠는 일반적인 한류 콘텐츠 이상의 상징적 의미가 있다”면서 “(다이나마이트 방송이) 한한령 즉각 해제를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중 문화교류에) 긍정적인 신호임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중국 쓰촨대-피츠버그연구소의 정아름 부교수는 SCMP에 “중국과 한국 정부 간 냉랭한 관계에도 (쓰촨성 성도인) 청두의 한류 인기는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문화 업계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추진을 계기로 중국 국영 기술회사 아이플라이텍이 인공지능(AI) 사업 협업을 위해 한국 연예기획사 SM의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 접촉한 점, 한국 모바일 게임업체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에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가 발급된 점 등을 들어 ‘한중 관계가 회복세로 들어섰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앞서 지난 10월만 해도 BTS는 중국 관영매체의 한국 연예계 때리기의 표적이었다. 당시 미국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는 ‘밴플리트상’을 받은 뒤 BTS 리더 RM(김남준)은 수상 소감으로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우리는 양국(한미)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뒤늦게 중국에 알려지자 일부 중국 네티즌들이 “한국전쟁 당시 중국 군인의 희생을 무시했다”고 주장하고, 이를 관영 언론이 인용 보도해 논란이 커진 바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이슈플릭스] 보기만 해도 아파…급소로 통나무를 받아내는 中 무술 고수

    [이슈플릭스] 보기만 해도 아파…급소로 통나무를 받아내는 中 무술 고수

    기합 소리와 함께 콘크리트 블록마저 깨버리는 무게 40㎏의 통나무를 사타구니로 받아내는 한 남성은 중국 뤄양시 외곽 작은 마을인 쥔툰(軍屯)의 무술 고수 왕류타이(65). 마을에서 무도관을 운영한다는 왕 관장은 강철 사타구니라는 뜻을 지닌 무술 ‘철당공’(鐵襠功)을 몇십 년째 수련해 왔다. 이는 흔히 기공으로 알려진 호흡 법을 통해 남성의 최대 약점인 낭심을 무쇠처럼 단단하게 만들어 걷어차기와 같은 공격으로 인한 충격을 막아내는 궁극의 방어술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쥔툰 마을에서는 예로부터 철당공 외에도 목과 머리 그리고 가슴 등의 신체 부위를 단련하는 무술이 전해졌다. 영상에서는 목구멍으로 창을 밀어붙이는 아이들이나 몸에 검과 칼을 들이대며 망치를 맞는 등 상당히 과격한 훈련 장면이 소개된다. 하지만 이 마을에서도 철당공을 수련하는 무도인은 매우 드문 듯 이 기술을 시전할 수 있는 사람은 5명밖에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후계자가 부족한 것이 골칫거리라는 후문이다. 강철 사타구니를 얻으려면 고된 단련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련은 성인이 된 사람에게만 허용되며 스승의 지도 아래 이뤄진다. 자기 방식대로 하다가는 크게 다쳐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술을 반세기 동안이나 계속해 왔다는 왕 관장은 두 아이의 아버지라는 점에서 상당한 고수인 것으로 여겨진다. 방법 등 자세한 사항은 알 수 없지만 왕 관장은 낭심을 아랫배로 오그려 넣는 게 아니라 기공을 사용해 급소를 단단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인 펑파이(澎湃)는 매우 흥미로운 기술이라면서도 쓸모가 적은 것은 그다지 실천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무술은 자신을 강하게 단련시킬 수 있고 운동으로서도 효과가 높지만, 이 기술은 단지 사타구니만 튼튼해질지도 모르겠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암초’ 만난 중국의 여우사냥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암초’ 만난 중국의 여우사냥

    중국 정부의 해외 반체제 인사·범죄 도피자의 본국 송환 작전인 ‘례후’(獵狐·여우사냥)가 암초를 만났다.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미국과 그 기밀정보 공유동맹의 ‘비협조’로 중국 정부의 ‘여우 본국 송환’ 작전이 난관에 부딪히고 있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과 행정부 사정·감찰기구인 당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는 2014년부터 올해 10월까지 해외로 도망친 당정 부패 관리·강력 범죄자 8363명이 송환됐다고 지난 14일 발표했다. 이들 중에는 공산당원과 정부관리 2212명,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ICPO) 적색 지명수배자 357명, 중국 정부의 ‘적색 지명수배자 100명’ 가운데 60명이 포함됐으며, 중국 당국은 이들의 불법자금 208억 4000만 위안(약 3조 4874억원)을 압수했다고 중국 관영 기검감찰보(紀檢監察報), 홍콩 명보(明報)가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공식 최고 지도자에 오른 2013년 3월부터 강력한 반부패 드라이브를 펼쳤다. 부패한 고위직 공무원을 뜻하는 ‘라오후’(老虎·호랑이)와 하위직 공무원을 일컫는 ‘창잉’((蒼蠅·파리)를 잡는 작업이 범정부 차원에서 진행됐다. 이듬해 7월에는 새로운 타겟을 들고 나왔다. 해외로 도피한 부패 정치인과 경제사범들이다. 중국 공안은 지난 30년 간 해외로 도피한 당정 관료 4000여명과 국유기업 관계자 등 1만 8000여명을 정조준했다. 이들의 본국 송환 프로젝트를 ‘여우사냥 작전’(獵狐行動)이라고 명명했다. 작전명을 ‘여우사냥’이라고 한 것은 약아빠진 여우처럼 부패 관료들 가운데 상당수가 조사 사실을 미리 알고 해외로 도망쳐버렸기 때문이다.4인 1개조로 이뤄진 중국 공안의 여우사냥 테스크포스(TF)팀은 경제와 법률, 외국어 실력까지 겸비한 서른살 안팎의 연부역강(年富力强)한 최정예 멤버들로 구성돼 전 세계 120여개국을 돌았다. 에볼라가 창궐하던 나이지리아까지 찾아가 여우를 검거하기도 했다. TF팀은 첫 6개월에 680명을 찾아낸 데 이어 이듬해에도 857명을 붙잡는 등 ‘혁혁한’ 성과를 올렸다. 중국은 이 여우사냥 TF팀의 무용담을 그린 량차오웨이(梁朝偉) 주연의 ‘례후싱둥’(獵狐行動)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제작해 내년 1월 8일 개봉할 예정이다. 가장 주목받는 ‘여우’는 18년 동안 해외에 도피중인 리펑(李鵬) 전 총리의 측근인 가오옌(高嚴) 전 윈난(雲南)성 당서기다. 성형수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가오는 3개의 가명과 신분증, 4개 여권과 1개 홍콩 통행증을 소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02년 500만 위안을 몰래 챙겨 가짜 여권을 들고 호주로 달아났다. 중국 당국은 가오가 윈난성 당서기와 지린(吉林)성 성장, 국가전력공사 총경리(사장) 등으로 재직하면서 호주로 빼돌린 자금 이외에 부정 축재한 다른 자산도 찾아냈다. 리 전 총리는 직접 가오를 국가전력공사 총경리에 발탁했고 가오가 총경리일 때 리 전 총리의 아들인 리샤오펑(李小鵬) 현 교통운수부 부장(장관)이 그 밑에서 부총경리로 재직했다. 가오와 함께 지명수배 명단에 오른 거물급 여우는 란푸(藍甫) 전 샤먼(夏門)시 부시장과 퉁옌바이(童言白) 전 후난(湖南)성 고속도로관리국장 등이 있다. 그러나 여우사냥 TF팀은 중국 당국의 지휘 아래 작전을 수행하면서 온갖 무리한 방법이 동원하는 바람에 비위 사건이 속출했다. 특히 이들은 비밀리에 중국을 떠나 미국 등에 거주하는 반체제 인사의 본국 송환을 추진했다. 이들은 합법적으로 해외 체류 반체제 인사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감시와 협박을 통해 본국으로 송환을 하고 있다는 게 미국 정보당국의 판단이다.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들로부터 위협을 받은 중국 관리 출신의 한 반체제 인사는 아내와 딸과 함께 뉴욕 인근에 살고 있다. 이 TF팀은 2017년 4월 반체제 인사의 아버지를 갑자기 중국에서 미국으로 데려왔다. 그런 다음 아버지를 아들의 집에 들여보내 중국 귀국을 종용했다. 아들이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아버지와 중국에 남은 가족들이 위험하다고 사실상 협박했다. 이들은 아버지와 아들이 위협을 느끼도록 집 바깥에 차를 주차해놓고 이를 계속 지켜보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버지를 동원한 회유책이 실패하자 2017년 5월부터 2018년 6월까지는 이 반체제 인사의 딸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딸에게 소셜미디어 메시지를 보내 협박하고, 미행하는 사람을 고용해 딸의 사진을 찍고 녹화했다. 이 방법도 효과가 없었는지 2018년 9월엔 이 반체제 인사의 집 문 앞에 중국어로 ‘중국에 돌아가서 10년 징역을 살면 아내와 아이들은 괜찮을 것이다. 그러면 끝나는 것’이라고 적힌 쪽지를 붙여놓기도 했다. 2019년엔 ‘아직 중국에 있는 (당신의)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위협 내용이 담긴 편지와 비디오가 들어있는 소포를 보내는 등 집요하게 괴롭혔다. 미 당국은 중국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이런 식으로 수백 명의 중국인 반체제 인사 송환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는 미국에 거주하는 반체제 인사를 중국에 돌려보내려고 협박과 괴롭힘을 일삼은 혐의로 중국인 8명을 지난 10월 28일 기소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기소된 8명 중 5명은 체포됐으며 나머지 3명은 중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국제 스토킹 등의 혐의로 최대 5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미 법무부는 전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8명에 대한 일괄기소는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중국의 무법행위를 묵인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중국이 미국에서 불법 작전을 수행하고 미국인들까지 그들의 뜻대로 휘어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존 디머스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는“미국은 우리 영토에서 이런 악질적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이런 상황에서 미중 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여우사냥이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이 송환을 강력하게 원하는 반체제 인사 35명이 미국·캐나다·뉴질랜드·호주·영국 등 영어권 5개국 기밀정보 공유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에 체류 중인데, 미중관계가 악화됨에 따라 본국 송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적색 지명수배자 100명’ 가운데 아직 40명이 본국으로 송환하지 못했는데, 이들 중 35명은 ‘파이브 아이즈’에서 몸을 숨기고 있다. 미국에 19명으로 가장 많고, 캐나다와 뉴질랜드에 각각 6명, 호주에 3명, 영국에 1명이 있다. 왕장유(王江雨) 홍콩 시티대 법학과 교수는 “여우사냥 업무는 적법성 못지 않게 국제 법 집행기관 간 상호 선의에 의존해야한다”며 “2018년 이전 중미관계가 정상적이었을 때는 관련 협력이 효과적으로 진행됐지만 전례없는 긴장 상태인 지금은 그러한 선의가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여우사냥의 대상자가 반체제 인사가 아니라 해외로 도피한 부패사범을 추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의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은 “여우사냥은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피한 개인들이 주 타깃”이라며 “미국은 정말 파렴치하다”고 비난했다. SCMP는 중국에서 형사고발된 유명한 이들 중 상당수가 인권보호가 잘된다는 이유로 미국 등 ‘파이브 아이즈’를 도피처로 선호한다면서 진짜 반체제 인사와 아닌 이들을 분리하는 것이 이들 국가가 당면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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