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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2.0시대] ‘격대지정’ 전통 깬 시황제… 후계자 대신 3연임에 무게

    심복 리잔수·왕후닝·자오러지 새 상무위원에… 1인 천하 현실로 25일 마침내 공개된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단의 면모는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천하’가 됐음을 확실하게 보여 줬다. 시 주석은 자신이 수족같이 부리던 참모들을 중국 최고 수뇌부로 끌어올려 집단지도체제의 상징이었던 상무위원회를 참모 조직처럼 변화시켰다. 후계자를 미리 정해 권력 암투를 막는 장치로 작동했던 격대지정(隔代指定·차차기 지도자를 미리 정하는 것)도 폐지해 권력 승계 시스템을 일거에 바꿨다. 신임 상무위원 가운데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은 5년 동안 시 주석의 비서실장이었다. 왕후닝(王滬寧)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은 시 주석의 ‘정책 브레인’이었다. 시 주석이 외국 정상과 회담을 하면 둘이 늘 시 주석의 왼쪽과 오른쪽에 배석했다. 비서실장에서 단숨에 국가 권력 서열 3위로 올라선 리 주임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맡게 된다. 그를 입법부 격인 전인대 수장에 앉히는 것은 시 주석이 이번 당대회를 통해 표방한 ‘의법치국’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측근을 전인대에 배치한 것은 당장(당헌)에 오른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에 뒤따르는 수많은 구상을 입법화·제도화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장쩌민·후진타오 시대에 이어 3대에 걸쳐 ‘책사’ 역할을 해 온 왕 주임은 중앙서기처 서기를 맡으며 사상·선전 업무를 전담할 예정이다. 왕 주임에게는 ‘시진핑 사상’을 이론화하고 사회주의 이념을 강화하는 한편 서구 민주주의 사상 유입을 차단하는 중책이 맡겨졌다. 시 주석은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감사위 서기를 떠나보내는 대신 그 자리에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조직부장을 앉혔다. 자오 부장은 5년 내내 공산당 고위층의 인사를 담당했다. 그가 보유한 ‘인사 파일’은 언제든 ‘살생부’가 될 수 있다. 집권 2기의 동력도 반부패 사정에서 얻으려는 시 주석에게 자오 부장은 왕 전 서기보다 더 확실한 ‘칼잡이’가 될 전망이다. 시진핑 1기의 상무위원들은 시 주석 집권 이전에 장쩌민의 상하이방과 후진타오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파가 권력을 분점한 결과로 구성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상무위원이 된 리잔수·왕후닝·자오러지는 시 주석과 사실상 한몸이다. 이는 상하이방과 공청단파의 와해를 뜻한다. 한정(韓正) 상하이시 당서기가 상하이방의 마지막 주자로 상무위원이 됐지만, 그 역시 시 주석의 품에 안긴 지 오래다. 특히 애초 상무(상임)부총리를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공청단파 출신 왕양(汪洋) 부총리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을 맡게 된 점은 의미심장하다. 내각인 국무원이 공청단 출신인 리커창(李克强)-왕양에 의해 장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리 총리의 힘은 더 약화될 듯 보인다. 시 주석은 이번 상무위원 인선에서 차기 지도자로 거론되던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와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서기를 배제함으로써 후계 구도를 베일로 가려 놓았다. 후와 천은 정치국원에 머물며 치열한 차기 경쟁을 벌이겠지만, 이들을 지명할지 말지는 오로지 시 주석의 손에 달렸다. 자신의 사상을 당장에 올려놓은 시 주석이 3연임을 추진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이 비록 임기 연장을 하지 않더라도 그의 정치적 영향력은 집권 2기가 끝나는 2022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후춘화의 탈락은 마오쩌둥 이후 벌어진 후계자 암투를 끝내고자 덩샤오핑이 수립한 ‘격대지정’의 전통을 깨뜨렸다는 걸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추구했던 ▲당 주석제 도입과 상무위원 정원 축소 ▲7상8하(68세 이상은 퇴임) 불문율 해체 등이 무산된 것을 놓고 시 주석이 한계를 보인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당장에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사상을 올리고, 격대지정을 무너뜨린 데 이어 상무위원 대부분을 자기 사람으로 채운 것만으로도 마오쩌둥·덩샤오핑급에 해당하는 권력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시진핑 2.0시대] 왕치산 퇴임… 자오러지 떠오르는 실세로

    [시진핑 2.0시대] 왕치산 퇴임… 자오러지 떠오르는 실세로

    ‘시자쥔’ 발탁… 부패 척결 맡길 듯상무위원 시주석·리커창만 연임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2기를 함께할 중국 최고 지도부의 면면이 드러나고 있다.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시 주석의 ‘오른팔’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퇴임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자오러지 당 중앙조직부 부장이 왕 서기를 대신해 시 주석의 집권 2기 반부패 사정 작업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69세 왕 서기 퇴임… 7상8하 지켜 22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대표단 2200여명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19기 중앙위원회를 구성할 중앙위원 및 중앙기율위 위원 선출을 위한 차액(差額)선거를 실시했다. 차액선거는 정원보다 10%가량 많은 후보자를 대상으로 찬반 투표를 하는 제한적 경선제도다. 새 중앙위원은 이날 차액선거로 사실상 결정된다. 대회 주석단이 차액선거 결과를 검토해 최종 명단을 작성한 뒤 24일 당대회 폐막식에서 대표단에 다시 한번 찬반 투표를 부친다. 이 투표는 후보자와 당선자 수가 똑같은 등액(等額)선거로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명보가 대표단 내부 소식통을 통해 확인한 결과 왕 서기는 주석단이 대표단에 제시한 중앙위원 후보자 명단에 없었다. 200여명으로 이뤄지는 중앙위원회에 들어가지 못하면 국가급 고위직은 맡지 못하기 때문에 왕 서기가 퇴임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올해 69세인 왕 서기의 퇴임으로 68세 이상은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이 될 수 없다는 ‘7상8하(七上八下)’ 규칙이 지켜지게 됐다. ●상무위원장 리잔수… ‘시’ 구상 입법 시 주석은 왕치산 대신 자오러지 조직부장에게 ‘사정의 칼’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자오 부장은 주석단이 대표단에 제시한 중앙위원 후보 명단과 기율위원 후보 명단에 동시에 들어가 있었다고 명보는 보도했다. 현재 정치국원인 자오 부장이 한 단계 낮은 일반 기율위원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므로 그가 상무위원으로 승진해 중앙기율위 서기에 오를 게 확실해 보인다. 자오 부장은 특히 내년 초 신설되는 국가감찰위원회 주임까지 겸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기율위를 포함해 모든 사정 기관을 총괄하는 국가감찰위는 중앙위원회, 국무원,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 이은 제5대 국가기관이 될 예정이다. 자오 부장은 지난 5년 동안 인사와 조직을 틀어쥐고 시 주석의 친위부대인 ‘시자쥔’(習家軍)을 중앙과 지방의 핵심 지위에 앉히는 작업을 해 왔다. 한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화권 매체 보쉰 등은 이날 일제히 18기 상무위원 예상 명단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만 연임하고 나머지 5명은 모두 바뀐다. 시 주석의 비서실장인 리잔수 중앙판공청 주임이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맡아 시 주석의 집권 구상을 입법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매체들은 보도했다. ‘통법부’에 불과했던 전인대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장쩌민, 후진타오에 이어 시 주석까지 보좌하고 있는 ‘은둔의 책사’ 왕후닝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은 중앙서기처 서기를 맡아 사상과 이데올로기를 담당할 전망이다. 지방 행정 경험이 전무한 왕 주임이 상무위원단에 합류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개혁파 부총리 왕양과 장쩌민계의 한정 상하이시 서기도 상무위원에 입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천민얼·후춘화 상무위원 진입 실패 이렇게 되면 차기 주자로 관심을 모았던 후춘화 광둥성 서기와 천민얼 충칭시 서기는 모두 상무위원 진입에 실패한다. 이는 시 주석이 후계자를 지정해 본인의 레임덕을 자초하기보다는 두 명을 모두 정치국원에 잔류시켜 충성 경쟁을 하게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경력이 후춘화에게 밀리는 직계 천민얼에게 시간적인 여유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시장 개혁파’ 궈수칭, 中 차기 인민은행장 내정

    ‘시장 개혁파’ 궈수칭, 中 차기 인민은행장 내정

    15년 만에 바뀌는 중국 금융권의 수장인 인민은행장에 궈수칭(郭樹清·61)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이 내정됐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궈는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무렵에 은퇴할 예정인 현 저우샤오촨 총재와 비슷한 성향의 시장개혁파로 두 사람은 오랜 친구다. 궈는 국가외환관리국, 증권감독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저우 총재와 같은 직위를 거쳤다.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나 유럽과 달리 독립적인 정책 결정권이 없으며, 통화정책도 행정부의 국무원이 결정한다. 하지만 궈가 인민은행장이 되면 역대 최장수 총재인 저우와 마찬가지로 인민은행의 독립성 강화에 노력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주 궈의 인민은행장 내정이 확정되면 시진핑 국가주석이 시장 자유화를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SCMP는 전망했다. 시 주석은 궈에게 “중국 금융 개혁은 당신에게 달렸다”고 말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궈는 1986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객원 연구원으로 일 년간 지내 중국 고위직 가운데서 영어가 유창한 몇 안 되는 국제파다. 건설은행장과 산둥성장을 지냈으며 산둥성장 재직 시절인 2015년 방한해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을 만나 경제협력을 논의했다. 내몽골에서 태어난 궈는 톈진시 난카이대에서 철학을 전공했으며 1980년대 베이징에서 사회주의와 계획경제 개혁 등을 공부했다. 개혁적 성향으로 시장경제를 잘 이해하며 학자, 은행가, 지방정부와 금융감독기관 수장 등을 모두 거쳤기에 정치적 상황판단이 매우 빠른 것으로 평가받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시진핑 2.0> 리커창부터 유치원생까지 충성 맹세

    <시진핑 2.0> 리커창부터 유치원생까지 충성 맹세

     14억 중국인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있다. 마오쩌둥(毛澤東) 이후 유례없는 1인 숭배 현상이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기간에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20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전날 광시장족자치구 대표단과의 토론에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은 마르크스주의 중국화의 최신 성과”라고 밝혔다. 시 주석의 국정 동반자인 리 총리가 ‘시진핑 신시대 사상’을 공개 언급한 것은 리 총리도 시 주석에게 충성하는 부하일 뿐이며, ‘시진핑 사상’이 당장(당헌)에 명기된다는 것을 총리가 직접 확인해 줬다는 의미가 있다.  왕치산(王岐山), 장가오리(張高麗), 장더장(張德江), 위정성(兪正聲), 류윈산(劉雲山) 등 다른 5명의 상무위원도 18~19일 이틀 동안 똑같은 표현을 쓰며 시 주석에 충성을 맹세했다. 이에 힘입은 시 주석은 자신이 당대회 개막식에서 낭독한 업무보고를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발전시키는 정치 선언이자 행동 강령”이라고 규정했다.  성·직할시의 당 서기들도 앞다퉈 시진핑의 업적을 칭송했다. 시 주석의 친위세력인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서기는 “시진핑은 ‘영명한 영수(領袖)”라면서 “‘신시대 개혁·개방과 현대화 건설의 총설계사’로 불러도 부끄럽지 않다”고 말했다. ‘총설계사’라는 호칭은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에게만 붙여졌던 칭호다.  시진핑 지도이념을 ‘마오쩌둥 사상’처럼 ‘사상’으로 칭하는 것은 시 주석을 정치적으로 마오쩌둥의 반열에 끌어올리겠다는 뜻이다. 또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제창한 덩샤오핑에게 붙었던 ‘총설계사’ 칭호를 붙인 것은 경제적 측면에서 덩샤오핑과 동등한 평가를 누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한편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시 주석의 당대회 개막식 연설을 시청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인증 사진이 넘쳐나고 있다. 3시간이 넘는 연설을 유치원생들이 나란히 유아용 의자에 앉아 TV 중계 화면을 쳐다보는 모습과 교도소 재소자들이 교도소에서 시 주석의 연설을 시청하는 사진도 있다.  인터넷기업 텐센트는 ‘위대한 연설, 시진핑에게 박수를’이라는 모바일 게임을 출시했다. 시 주석이 연설하는 동영상이 나올 때 가능한 한 빨리 휴대전화 스크린을 두드려 박수와 갈채를 유도하는 이 게임은 하루 이용 횟수가 8억 6000만 번에 달했다.  당대회를 통해 권력을 집중시킨 시 주석은 중국의 후계자 선출 방식인 ‘격대지정(隔代指定)’을 깨고 이번 당 대회에서는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차기 지도자로 예상됐던 후춘화(胡春華·54) 광둥성 서기와 천민얼(陳敏爾·57) 충칭시 서기가 모두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에 진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고위층 인사와 관련해 확인된 내용만 보도해 온 SCMP의 전망이어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 주석이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으면 두 가지 상황이 예상된다. 우선 시 주석이 10년 임기가 끝나는 2022년 이후에도 장기 집권을 도모할 수 있다. 하지만, 집권을 연장하려면 당 주석제 도입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격대지정 대신 새로운 선출방식을 모색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이 경우에도 향후 5년 동안 후보군에게 충성경쟁을 유도하며 레임덕 없는 ‘황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대외 원조 분야에서도 ‘우뚝 선’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대외 원조 분야에서도 ‘우뚝 선’ 중국

     ‘알제리의 오페라 하우스부터 짐바브웨의 담배농장까지.’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해외 원조국으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외 원조액 등이 포함된 ‘해외 비(非)국방 예산’을 32% 삭감하기로 결정하면서 중국이 대외 원조를 통한 ‘소프트파워 외교’(군사 및 경제력이 아닌 예술, 학문, 교육, 문화, 원조 등의 부문에서 다른 나라에 미치는 영향력)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중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한 시장경제 체제의 대외확산 전략, 이른바 ‘워싱턴 컨센서스’에 맞서 중국식 사회주의 경제체제 확산 전략인 ‘베이징 컨센서스’로 소프트파워 강국을 꿈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세계 40조 달러(약 4경 5000조원) 규모의 개발원조 자금 사용처를 추적하는 미 윌리엄&메리 대학의 ‘에이드데이타’(AidData)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세계 140개국에 모두 3544억 달러를 지원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대외 원조 규모(3964억 달러)보다 조금 작다. 하지만 중국은 2009년 이후(2010년 제외) 미국보다 해마다 50억~350억 달러나 많이 해외 원조하는 등 세계 1위 해외 원조 기여국으로 부상했다고 영국 BBC방송,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지난 12일 보도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브래들리 파크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넓은 의미의 해외 원조에서 라이벌 관계가 됐다는 것은 놀라운 발견”이라며 “다만 원조 자금의 구성에서는 두 나라 간에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의 원조 형태는 조금 다르다. 미국은 고전적 형태의 무상 원조와 경제개발, 복지증진 분야에 원조금을 중점적으로 지출했다. 이에 비해 중국은 순수한 원조가 21%에 그친 반면 나머지는 장기 저리로 개발자금을 빌려준 형태가 대부분이다. 특히 인프라 건설 자금 원조에 집중됐다. 중국이 원조를 제공한 지역은 주로 아프리카였다. 프로젝트 규모로 봤을 때 중국의 원조 규모 기준 상위 7위를 아프리카 국가들이 모두 차지했다. 중국은 2000~2013년에 아프리카에만 950억 달러 가량을 쏟아부었다. 중국개발은행과 중국수출입은행, 현지 중국 대사관 등이 앞장 서서 개발도상국에 적극적인 지원 공세를 펼쳤다.  이 때문에 중국은 아프리카 등지에서 원조 뒤에 감춰진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지적했다. 에이드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원조 프로젝트를 실행할 때 일반적인 지역보다 현지 지도자의 고향 등 정치·외교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역에 다른 지역보다 2~3배 가까이 더 많은 지원액을 투입했다. 에이드데이타가 2000∼2012년의 아프리카 지도자 117개 출생지와 소속 종족, 중국의 1955개 개발금융 프로젝트의 연관 관계를 추적한 결과 아프리카 지도자나 배우자의 출생지는 평균보다 195% 가까이 많은 중국 원조의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세계은행(WB)이 지원하는 프로젝트 중에는 이런 정치적 편향성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중국은 무역을 확대하는 데 필요한 항만이나 철도 등에도 투자를 집중했다. 황메이보(黃梅波) 샤먼(廈門)대 국제경제학 교수는 “중국의 아프리카 원조 지역 결정은 대부분 중국 정부와 현지 관료 사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아프리카 현지인의 실제 수요와 비교해 볼 때 불균형이 생길 가능성이 큰 편”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2014년 들어서는 중국의 원조가 상대적으로 다변화되며 러시아에 이어 파키스탄 등이 주요 대상으로 떠올랐다. 중국은 북한에 14년 간 17개 프로젝트를 통해 모두 2억 1000만 달러 규모의 원조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브래들리 팍스 에이드데이타 전무는 “중국 정부는 해외 원조 프로그램의 세부 사항을 국가 기밀로 취급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원조에 투명성이 부족해 정확한 목적이 무엇인지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해외 원조를 공적개발원조(ODA)와 기타 공적자금(OOF)으로 분류한다. 개도국의 경제개발에 도움이 되면서 무상원조가 25% 이상 차지할 때만 ODA로 인정한다. 무상원조가 25% 미만이면서 상업적 목적이 강한 수출신용과 보조금, 채무재조정, 투자자금 등은 OOF로 분류한다. 중국의 경우 대외 지원의 23%만이 ODA로 분류됐으나, 미국은 93%가 ODA에 해당한다. 순수한 의미의 원조만 놓고 볼 때는 미국의 지원 규모가 중국보다 훨씬 크다는 얘기다. 파크 연구원은 “OOF 비율이 높다는 것은 중국의 대외 지원에 상업적인 목적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해외 시장에서 이익을 창출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많은 부분이 활용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중국이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자금을 지원한 4368건의 프로젝트에서 지원 규모가 가장 컸던 5건 중 ODA 원조는 단 한 건뿐이다. 특히 이들 5건 가운데 원조가 가장 절실한 아프리카로 지원된 사업은 전무하다. 가장 큰 두 건의 프로젝트는 중국개발은행이 러시아 국영 석유 기업 로스네프트에 빌려준 340억 달러 규모의 OOF 대출이다. 러시아는 중국에서 모두 359억 달러의 지원을 받았다. 질적인 측면에서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중국의 대외 원조가 미국 못지 않게 수혜국의 경제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의 장기저리 형태의 원조는 미국 등 서방세계가 지난 과거 시절 한 것보다 더욱 저리여서 수혜국들이 훨씬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에이드데이터의 분석이다. 에이드데이터는 중국이 2013년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선언한 이래 일대일로 상에 있는 개도국에 막대한 인프라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향후 중국의 원조자금은 더욱 불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덕분에 중국의 지원이 이뤄진 지 2년 후 수혜국의 경제는 0.7%의 국내총생산(GDP) 증가를 이끌어낸 것으로 나타났다고 에이드에이터가 전했다.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부채 탕감에도 힘쓰고 있다. 2000년 아프리카 국가들에 100억 위안(약 1조 7000억원) 규모의 부채 탕감을 약속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모잠비크의 부채 3000만 위안을 탕감해줬다.  중국 정부는 앞서 지난해 말 60년 동안 세계 166개국에 모두 4000억 위안 규모의 원조를 제공했다고 발표했다. 국무원이 ‘발전할 권리: 중국의 이념과 실천, 공헌’이라는 백서를 통해 원조 자금의 사용처나 연도별 원조액 등은 밝히지 않은 채 1949년 사회주의 중국 성립 이후 해외에 제공한 ODA 원조가 이 같은 규모에 이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같은 기간 개도국에 60만명 이상의 구호인력을 파견하고 1200만명의 현지인을 훈련·교육시켰다며 앞으로 5년간 개도국에 대해 탈빈곤, 농업협력, 무역진흥, 생태보호 및 기후변화, 의료시설, 학교 및 직업훈련센터 건설 등 6개 부문에서 100개 항목씩 지원하는 ‘6개의 100’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원조 규모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1년분 ODA 총액에도 크게 못미치는 규모다. 지난해 EU 회원국들의 ODA 규모는 영국 187억 달러와 독일 178억 달러, EU 138억 달러, 프랑스 92억 달러 등 722억 달러에 이른다. 미국은 지난해 310억 달러를 원조했고, 한국은 19억 1000만 달러를 지원해 세계 14위에 올라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리커창·유치원생까지 ‘충성 맹세’ 정치 마오, 경제 덩샤오핑 반열에

    리커창·유치원생까지 ‘충성 맹세’ 정치 마오, 경제 덩샤오핑 반열에

    14억 중국인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있다. 마오쩌둥(毛澤東) 이후 유례없는 1인 숭배 현상이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기간에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20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전날 광시좡족자치구 대표단과의 토론에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은 마르크스주의 중국화의 최신 성과”라고 밝혔다. 시 주석의 국정 동반자인 리 총리가 ‘시진핑 신시대 사상’을 공개 언급한 것은 리 총리도 시 주석에게 충성하는 부하일 뿐이며, ‘시진핑 사상’이 당장(당헌)에 명기된다는 것을 총리가 직접 확인해 줬다는 의미가 있다. 왕치산(王岐山), 장가오리(張高麗), 장더장(張德江), 위정성(兪正聲), 류윈산(劉雲山) 등 다른 5명의 상무위원도 지난 18~19일 이틀 동안 똑같은 표현을 쓰며 시 주석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이에 힘입은 시 주석은 자신이 당대회 개막식에서 낭독한 업무보고를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발전시키는 정치 선언이자 행동 강령”이라고 규정했다. 성·직할시의 당 서기들도 앞다퉈 시진핑의 업적을 칭송했다. 시 주석의 친위세력인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서기는 “시진핑은 ‘영명한 영수’(領袖)”라며 “‘신시대 개혁·개방과 현대화 건설의 총설계사’로 불러도 부끄럽지 않다”고 말했다. ‘총설계사’라는 호칭은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에게만 붙여졌던 칭호다. 시진핑 지도 이념을 ‘마오쩌둥 사상’처럼 ‘사상’으로 칭하는 것은 시 주석을 정치적으로 마오쩌둥의 반열에 끌어올리겠다는 뜻이다. 또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제창한 덩샤오핑에게 붙었던 ‘총설계사’ 칭호를 붙인 것은 경제적 측면에서 덩샤오핑과 동등한 평가를 누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한편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시 주석의 당대회 개막식 연설을 시청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인증 사진이 넘쳐나고 있다. 유치원생들이 나란히 유아용 의자에 앉아 TV 중계 화면을 쳐다보는 모습과 교도소 재소자들이 시 주석의 3시간이 넘는 연설을 시청하는 사진도 있다. 인터넷기업 텐센트는 ‘위대한 연설, 시진핑에게 박수를’이라는 모바일게임을 출시했다. 시 주석이 연설하는 동영상이 나올 때 가능한 한 빨리 휴대전화 스크린을 두드려 박수갈채를 유도하는 이 게임은 하루 이용 횟수가 8억 6000만번에 달했다. 당대회를 통해 권력을 집중시킨 시 주석은 중국의 후계자 선출 방식인 ‘격대지정’(隔代指定)을 깨고 이번 당대회에서는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차기 지도자로 예상됐던 후춘화(胡春華·54) 광둥성 서기와 천민얼(陳敏爾·57) 충칭시 서기가 모두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에 진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고위층 인사와 관련해 확인된 내용만 보도해 온 SCMP의 전망이어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 주석이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으면 두 가지 상황이 예상된다. 우선 시 주석이 10년 임기가 끝나는 2022년 이후에도 장기 집권을 도모할 수 있다. 하지만 집권을 연장하려면 당 주석제 도입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격대지정 대신 새로운 선출 방식을 모색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이 경우에도 향후 5년 동안 후보군에게 충성 경쟁을 유도하며 레임덕 없는 ‘황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SCMP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 맡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측근인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맡고, 자오러지(趙樂際) 당 중앙조직부장이 왕치산(王岐山)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후임으로 내정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의회 격인 전인대의 상무위원장은 당 지도부인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중 국가주석, 국무원 총리에 이어 서열 3위이다.  리잔수 주임의 전인대 상무위원장 내정에 대해 SCMP는 시 주석이 집권 2기에 법치주의 정착에 중점을 두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시 주석은 전날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보고에서 반부패 사정의 제도화를 강조하면서 “중국식 사회주의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법에 의한 통치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감찰개혁 시범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해 국가, 성, 시, 현에 감찰위원회를 설립도록 하는 것과 동시에 당 기율검사조직과 통합해, 공권력을 행사하는 모든 공직자를 관할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개최되는 전인대에서는 국가감찰위원회가 정식으로 설립될 전망이다. 이러한 작업을 원활하게 하려고 시 주석이 최측근인 리잔수를 전인대 상무위원장에 앉힌다는 것이 SCMP의 관측이다.  천다오인(陳道銀) 상하이 정법학원 부교수는 “리잔수가 시 주석의 신임을 받아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맡는다면 앞으로 전인대가 단순한 ‘고무도장’이 아닌 더 큰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오러지 부장이 중앙기율검사위를 맡게 되면 그는 신설되는국가감찰위원회 주임까지 겸하게 돼 ‘반부패 사정의 총사령관’ 역할을 하게 된다. 자오러지 부장의 중앙기율검사위 내정 소식을 전한 당 소식통은 그가 60세로 ‘7상8하(七上八下)’에서 아직 자유롭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오러지 부장이 이번에 상무위원이 되면 그는 5년 후인 65세 때 상무위원을 다시 한 번 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이는 반부패 사정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심화시키는 데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오러지가 ‘시자쥔’(習家軍·시 주석의 옛 직계 부하)과 함께 부상한 ‘산시(陝西)방’이어서 발탁됐다는 분석도 있다. 시 주석은 부친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의 고향이기도 한 산시성에서 7년 동안 하방(下放) 생활을 보냈다. 시 주석처럼 산시성에서 하방 생활을 했거나 근무한 경험이 있는 산시성 출신 인사를 통틀어 산시방이라 부른다. 산시성 서기로 5년간 근무한 자오러지 부장도 산시방으로 꼽힌다.  자오러지 부장은 2012년부터 당 중앙조직부장을 맡아 당의 조직과 인사를 총괄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 영국 BBC 중문판, 싱가포르 연합조보(聯合早報) 등이 잇달아 자오러지 부장의 차기 상무위원 진입을 점치고 있다.  반면, 차기를 다투던 천민얼(陳敏爾·57) 충칭(重慶)시 서기와 후춘화(胡春華·54) 광둥(廣東)성 서기가 모두 상무위원 진입에 실패할 것이라는 전망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북핵·美 무역 다룰 책임자 절실…14년 만에 외교부총리 부활 예고

    중국은 세계 외교무대에서 미국과 어깨를 겨루지만, 외교관의 정치적 위상은 낮은 편이다. 중국 외교관들이 저우언라이 전 총리를 특히 그리워하는 이유는 그가 1949년 신(新)중국 성립 이후 1958년까지 총리와 외교부장을 겸임하며 내치와 외치의 기틀을 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래 들어서는 1993년부터 2003년까지 외교담당 부총리를 지낸 첸치천 이후 정통 외교관이 정치국원에 오른 적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18일 개막하는 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통해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정치국 진입 및 부총리로 승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주목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 “북핵 위기와 무역 마찰 탓에 미국과의 협상이 갈수록 중요해지면서 최고급 외교관료의 격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고 전했다. 양 국무위원이 정치국원으로 올라선다면 첸치천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외교수장에게 실권이 주어짐을 의미한다고 SCMP는 분석했다. 전직 영국 외교관인 케리 브라운 런던 킹스칼리지 교수는 SCMP에 “파리기후협약,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시진핑 국가주석이 외교 분야에서 쌓은 업적에 비춰 볼 때 이제 정치국원 신분을 가진 외교수장이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게 이치에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미 대사를 오래 지낸 양제츠 국무위원은 중국 내 최고의 미국통이다. 북핵 문제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맞설 일이 많은 시 주석에게는 꼭 필요한 인물이다. 더욱이 미국은 왕이 외교부장보다 한 단계 위인 양 국무위원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카운터파트로 인정해 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고속철도 사업에 적신호 켜진 까닭은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고속철도 사업에 적신호 켜진 까닭은

     중국의 ‘고속철도 굴기’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기반 사업으로 해외에서 공격적으로 추진해 온 고속철 건설사업이 현지 정부와의 갈등으로 계약 자체가 무산되거나 건설 비용과 행정절차, 인력 채용, 환경 문제 등을 둘러싼 논란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사례가 속출하며 제동이 걸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태국 수도 방콕에서 북동부 나콘 라차시마를 연결하는 250㎞ 구간의 고속철을 건설하는 사업은 첫 삽을 뜨기도 전에 장애물을 만나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있다. 태국 정부와 중국 측이 환경영향평가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는 바람에 건설 공사가 또다시 연기됐다. 이 사업은 오는 2021년까지 방콕에서 라오스와 국경을 맞댄 농카이까지 건설될 고속철 건설사업(총연장 850km)의 1단계에 해당한다. 이 사업이 완공되면 자동차로 4시간 안팎 걸리는 이 구간을 고속철로 77분만에 닿을 수 있다. 사업은 이미 3년 전에 합의됐지만 기술 이전과 자금 조달, 개발 지분, 인력 채용 절차 등을 놓고 태국과 중국 간에 갈등이 생겨 착공이 지연됐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7월 태국 정부가 최종적으로 사업을 승인했지만, 이번에 환경 문제가 불거져 계약이 파기될 가능성도 있다는 부정적인 관측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저렴한 건설 비용을 앞세워 고속철 사업을 연달아 수주했으나, 현지 정부의 열악한 재정 사정 때문에 사업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의 예산을 당초 160억 달러(약 18조 400억원)수준으로 잡았던 중국 측은 태국 정부의 재정난으로 인해 예산을 3분의 1에 불과한 52억 달러로 줄여야 했다. 때문에 중국의 고속철 건설 비용은 1㎞당 1700만∼2100만 달러로 유럽 국가(2500만∼3900만 달러)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일본을 따돌리고 동남아에서 처음으로 수주한 인도네시아 고속철 사업도 난관에 부딪혔다. 수도 자카르타와 제3도시 반둥을 잇는 이 사업은 지난해 초 착공식을 하고 본격 공사에 들어갔지만 현지의 복잡한 토지 수용 절차와 설계 변경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고속철이 통과할 산악 지역에 추가로 터널 공사를 해야 하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사업비가 52억 달러에서 60억 달러로 10억 달러 가량 늘어나게 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 국영기업이 갖고 있는 이 사업의 지분 60% 가운데 50%를 중국 측이 가져갈 것을 요구하면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 추진한 고속철은 사업 자체가 아예 무산됐다. 중국철로국제공사는 2015년 미 엑스프레스웨스트(XpressWest)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비 127억 달러를 들여 로스앤젤레스(LA)와 라스베이거스를 연결하는 370km 구간에 고속철을 건설하기로 합의했지만 지난해 6월 미국 측이 전격 계약을 취소했다. 토니 마넬 엑스프레스웨스트 최고경영자(CEO)는 “고속철 차량을 미국 내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미 정부의 요구를 중국 측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는 점을 내세워 취소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3월 미국에서 13억 달러 규모의 지하철 차량 수주에 성공해 선진국 시장에서 고속철 기술 수출에 전기를 마련한데 이어 이 사업을 고속철 굴기의 상징으로 내세웠던 중국으로서는 치명상을 입었다.  정치 불안과 경제난은 또 다른 악재이다. 중국은 리비아에서 수도 트리폴리와 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를 잇는 35억 달러 규모의 고속철 사업을 수주했다. 하지만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카다피 정권이 무너지면서 이 사업은 백지화됐다. 남미 베네수엘라에서는 총연장 468㎞의 고속철 사업을 2007년 수주했으나 베네수엘라 정부의 재정난이 극심해지면서 언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에 65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고 이 자금으로 고속철도 등 인프라 건설을 하기로 했는데, 국제유가 급락으로 베네수엘라가 중국에 제때 차관을 갚지 못하는 바람에 고속철 사업이 완공 시기인 2012년을 넘기고도 5년이나 지난 만큼 사실상 중단됐다고 봐야 한다.  중국이 수주한 멕시코의 고속철 사업도 입찰 과정의 투명성을 이유로 2014년 멕시코 정부가 갑작스레 취소해 버렸다. 2014년 완공된 터키 앙카라~이스탄불 구간 외에는 중국의 고속철 건설사업이 막 시작됐거나 아예 착공조차 못한 곳이 많은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를 두고 “중국의 철도 외교가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해당 국가의 자금이 부족한 데다 중국이 현지의 실질적 이익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비등하면서 현지 주민들 사이에 거부감이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강력한 라이벌도 등장했다. 치열하게 경쟁하던 독일과 프랑스 기업이 지난달 26일 중국의 고속철에 맞서 합병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독일 지멘스와 프랑스 알스톰이 열차 사업부를 합병하기로 하면서 중국의 고속철 경쟁력에 맞서는 “새로운 유럽의 챔피언”이 탄생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두 회사는 2018년까지 통합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멘스-알스톰’으로 명명된 이 기업은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두고 앙리 푸파르 라파르쥬 알스톰 최고경영자(CEO)가 합병 회사를 이끌게 된다. 두 기업의 양해각서(MOU)는 지멘스가 지분 50%를 보유하고 추후에 2%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합병은 세계 철도차량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국유기업인 중국중처(中國中車·CRRC)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중처의 매출 규모는 341억 달러, 종업원 수는 18만 3000여명에 이른다. TGV를 생산하는 알스톰은 시속 300km 이상 달릴 수 있는 아벨리아 열차를, 지멘스는 시속 330km까지 달릴 수 있는 ICE열차 외에 의료용 기기와 전력장비도 생산하고 있다. 두 회사의 철도부문 매출은 151억 유로(약 20조 800억원) 규모이며 종업원 수는 5만 9900여명이다. 통합 4년 뒤에는 4억 7000만 유로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이들은 내다보고 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 직전 베이징과 톈진을 오가는 고속철(총연장 113.5㎞)을 처음 개통했다. 이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현재 2만 1000㎞의 고속철도망을 구축했다. 세계 고속철 운영 거리의 65% 가량에 해당한다. 중국은 지난해 3월 확정한 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안을 통해 5년 내 이를 3만㎞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중국은 고속철 분야의 후발 주자지만 자국에서 축적한 기술과 저렴한 건설 비용을 앞세워 해외에서 고속철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102개국이 중국과 고속철 수입 계약을 맺었다. 계약 액수로는 1430억 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22억 60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물량을 수주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외국을 방문할 때마다 고속철 계약을 따낸 덕분이다. 시 주석은 2014년 남미를 방문했을 때 이 지역 국가들과 태평양과 대서양 연안을 연결하는 남미대륙 횡단철도 건설에도 합의했고, 리 총리는 태국과 아프리카, 남미, 인도 등에서 사업 협력 협정을 성사시켰다. 철도사업의 해외 진출은 중국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 사업과 대부분 맞물려 있다. 중앙아시아~중동~동유럽~서유럽으로 이어지는 화물열차 노선은 지난해부터 정례화했고, 해상 무역로 개척과 맞물린 동남아~중동은 신규 철도 건설과 고속철 수출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아줄레 前프랑스 문화부 장관, 유네스코 새 수장에

    아줄레 前프랑스 문화부 장관, 유네스코 새 수장에

    미국의 탈퇴 선언으로 곤경에 처한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의 신임 사무총장에 오드레 아줄레(45)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선출됐다.아줄레 전 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열린 유네스코 이사회의 6차 결선 투표에서 하마드 빈 압둘 알카와리 전 카타르 문화부 장관을 30대28, 두 표 차로 제쳤다. 아줄레는 오는 11월 10일 195개 유네스코 회원국들이 참석하는 총회 투표에서 인준되면 첫 여성 수장인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에 이어 유네스코의 새 수장으로 취임한다. 아줄레는 1961~74년 총장을 역임했던 르네 마외 이후 프랑스인으로는 두 번째로 기구를 이끌게 됐다. 유대인인 아줄레의 아버지는 모로코 왕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자문역이었다. 이 덕분에 아줄레도 아랍 지역에 ‘연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앞서 지난 11일 내년 말 유네스코를 탈퇴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이번 결정은 유네스코의 체납금 증가, 조직의 개혁 필요성, 유네스코의 반이스라엘 편견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반영한다”며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반색’하는 나라가 있다. 미국이 유네스코 탈퇴 방침을 밝히자 중국은 더 많은 분담금을 부담하는 등 유네스코 활동을 더욱 늘릴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전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유네스코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며 “중국은 회원국과 협력해 유네스코에서의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7.9%)은 미국(22%), 일본(9%)에 이어 유네스코의 3번째 기금 분담국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 드롭 더 비트! 中공청단의 ‘힙합 정신’

    [특파원 생생 리포트] 드롭 더 비트! 中공청단의 ‘힙합 정신’

    중국 공산당 간부의 요람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의 변신 노력이 눈물겹다. 맞선을 주선하는가 하면 힙합 그룹 지원에 나서기도 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으로부터 “사지가 마비됐다”는 비판을 당한 이후 존폐 위기에 몰리자 젊은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것이다.공청단은 중국 공산당이 운영하는 14~28세 청소년 조직으로 단원 수가 8746만명에 이른다. 후야오방 전 당 총서기와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등을 배출해 온 막강한 정치 세력이었다. 그러나 2012년 시 주석 집권 이후에는 개혁 대상으로 몰렸다. 공청단 핵심 인물인 링지화 전 중앙판공청 주임이 2015년 부패 혐의로 구속된 게 몰락의 결정타였다. 전체 조직의 수장인 친이즈 중앙서기처 제1서기는 지난달 20일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 부국장으로 좌천되는 수모를 겪었다. 리커창 총리 등 전임자들이 제1서기 역임 뒤 지방정부의 1인자로 옮겨가 차기를 기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예산은 반으로 줄었고, 직속 고등교육기관인 중국청년정치학원은 사회과학원에 흡수됐다. 시 주석은 2015년 공청단을 비판하며 관료화와 귀족화를 문제 삼았다. 대중과 유리된 ‘금수저’들이 모여 출세할 궁리만 한다는 것이다. 공청단은 청년 대중과의 소통을 고심하던 끝에 ‘중매’를 생각해 냈다. 부동산 폭등과 실업난으로 독신자가 늘고 결혼정보업체들의 사기 행각이 끊이지 않자 공청단이 중매를 보증하고 나선 것이다.공청단은 “사랑과 결혼이 사회주의 핵심 가치와 결합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도 발표했다. 공청단 저장성 위원회는 지난 6월 결혼 중매를 위한 전담부서를 만들어 대규모 블라인드 데이트 행사를 열고 5000여명의 독신 남녀를 끌어모았다. 공청단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각종 회사의 공회(노조)와 부녀연합회에도 맞선 주선을 독려했다. 하지만 부작용이 더 컸다. 독신자들은 “일도 바쁜데 공청단과 노조가 맞선에 나가라고 종용하고 있다”면서 “행사장에 가지 않으면 결근 처리된다”며 반발했다. ‘중매 프로젝트’가 흥행에 실패하자 공청단은 젊은층이 열광하는 힙합 그룹과 손을 잡았다. 토종 힙합 그룹 ‘톈푸스볜’은 공청단의 지원을 받아 최근 ‘붉은 군대’, ‘이것이 중국’ 등 애국심에 호소하는 랩 음악을 발표했다.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정부가 드라마, 영화까지 동원해 시 주석의 업적을 찬양하는 와중에 나온 공청단의 ‘힙합 프로젝트’는 신선해 보였다. 톈푸스볜의 리더 리이제는 “낡은 선전 방식만 고집하면 젊은층은 더 멀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청단의 힙합 지원 사업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들린다. 저항의 상징인 힙합마저 관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 집권 이후 체제 비판적인 힙합 밴드가 모두 사라졌다”며 “젊은이가 좋아하는 인터넷과 대중문화를 철저히 통제하면서 젊은이들이 공청단과 호흡하길 바라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시진핑 사상’ 못박기…마오쩌둥 반열 오를까

    ‘시진핑 사상’ 못박기…마오쩌둥 반열 오를까

    18일 당대회 안건 사전 심의 당헌에 시진핑 이름 명기 쟁점 쑨쩡차이 등 당적 처분 논의도11일 중국 인민해방군이 운영하는 베이징의 징시(京西) 호텔은 경계가 삼엄했다. 공산당 권력의 중추인 200여명의 중앙위원들이 이날부터 18기 제7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7중전회)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중앙위원들은 대부분 부장(장관)급 이상 국가 고위직과 성장 이상 지방 지도자들이다. 오는 14일까지 열리는 7중전회는 시진핑 집권 1기를 뜻하는 공산당 18기의 해산과 집권 2기인 19기를 준비하는 회의이다. 오는 18일 개막하는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확정될 대부분의 안건이 7중전회에서 먼저 심의된다. 바야흐로 ‘시진핑 2.0시대’가 7중전회를 기점으로 태동하는 셈이다. 7중전회의 하이라이트는 시 주석이 지난 5년 확립한 지도이념인 ‘치국이정’(治國理政)이 ‘마오쩌둥 사상’·‘덩샤오핑 이론’처럼 ‘시진핑 사상’으로 명문화돼 헌법에 우선하는 당장(당헌)에 삽입되느냐, 아니면 장쩌민의 ‘3개 대표’와 후진타오의 ‘과학발전관’처럼 이름은 삭제된 채 지도이념만 명기되느냐이다. 이는 시 주석이 중국 역사에서 어느 반열에 오르느냐를 가르는 분수령이다. ‘치국이정’은 시 주석이 확립한 ‘4개 전면’(샤오캉사회 건설, 개혁심화, 의법치국, 종엄치당)과 ‘5위 일체’(경제, 정치, 문화, 사회, 생태문명 건설)를 말한다. 중앙위원들은 ‘시진핑 사상’ 명문화를 놓고 7중전회 기간에 치열한 정치투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사상으로 명기하는 것은 사실상 마오쩌둥처럼 종신제의 길을 트는 것과 같아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날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등은 ‘18대 이래 마르크스주의 이론연구 및 건설 작업 기록’이라는 장문의 글을 일제히 발표했다. 홍콩 명보는 이를 두고 “시진핑의 지도이념과 마르크스주의의 연관성을 집중 분석한 것으로, ‘시진핑 사상’ 명기를 위한 군불 때기’라고 분석했다. 7중전회는 시 주석이 당대회 개막식에서 지난 1년 동안 선출된 2287명에 이르는 대표(대의원)들에게 제시할 정치(업무)보고도 심의·의결한다. 시 주석의 정치보고에는 집권 2기의 청사진이 담길 예정이다. 또 차세대 리더였다가 낙마한 전 충칭시 서기 쑨정차이 등 지난 1년 사이 낙마한 중앙위원 10명의 당적 처분도 7중전회에서 이뤄진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주석 집권 이후 34명의 현직 중앙위원과 후보위원이 기율 위반으로 낙마했다. 이는 지난 20년 동안 낙마한 숫자보다 많은 것으로, 시 주석의 반부패 드라이브가 얼마나 강력했는지 알 수 있다. 7중전회가 끝난 직후 열리는 19차 당대회에서는 19기 중앙위원들이 새로 선출된다. 이들이 25명의 정치국 위원을 뽑고, 정치국 위원들은 권력의 최정점에 있는 7명의 상무위원을 뽑는다. 시 주석의 후계자가 포함될 가능성이 큰 새 상무위원의 면면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19기 1중전회에서 공개된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시진핑 집권2기 대관식… 경제·북핵 ‘한반도 정책’ 대변화

    시진핑 집권2기 대관식… 경제·북핵 ‘한반도 정책’ 대변화

    중국이 최고 지도부 교체 및 외교·경제 정책의 대변화를 꾀할 격변기에 돌입했다. 오는 18일 개막하는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정점으로 한반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중국의 정책 변화가 숨 가쁘게 몰아칠 전망이다.무엇보다 ‘시진핑 2.0시대’는 중국 경제에 변곡점을 찍으려 하고 있다. 집권 1기 동안 경제 안정에 주력했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기에는 경제 개혁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싱크탱크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 5년 동안 당과 군을 틀어쥐는 데 힘을 쏟은 시 주석이 향후 5년에는 경제 개혁에 집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채 문제 해결, 금융 개혁, 자본시장 개방 확대, 국유기업 개혁이 핵심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의 경제 개혁 역시 한국엔 위기이자 기회이다. 규제 개혁 등으로 중국 시장 리스크가 줄어들겠지만, 중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는 큰 도전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국과 중국의 경제가 상호보완적 관계에서 경쟁적 관계로 변했다는 사실이 한국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다 더 큰 차이나 리스크”라고 진단했다. 우리에게는 외교·안보의 환경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시 주석은 18일 정치보고와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외교적 굴기(?起·우뚝 섬)와 경제개혁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의 외교 굴기 선언은 한국에는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다. 1인 체제를 구축한 시 주석이 중국의 핵심이익 침해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선언하면 사드로 꼬인 한·중 관계는 더 어렵게 된다. 그러나 ‘친선혜용’(親善惠容·친밀 선린 혜택 포용)을 강조하면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18일부터 1주일 동안 열리는 당대회에서는 분야별 정책 토론이 펼쳐져 북한 문제와 한국 사드 문제에 대한 토론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BBC 중문망은 9일 “내부 권력 재편이 가장 중요한 문제이지만 미국과의 관계 설정과 북핵 등 외교 노선의 재정립도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도 “북한에 대한 장기적이고 결정적인 토론이 이어질 것이며, 결론의 효과는 장기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중국 내부에서는 긍정론과 부정론이 혼재해 있지만, 긍정론이 약간 우세한 상황이다.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를 이끌며 중국 외교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장롄구이(張璉?)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양국 외교관과 전문가들이 현재 정치적 지혜를 짜내고 있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특히 “양국 모두 지금의 상황이 불리하다고 인식하고 있고 첨예해진 북핵 문제를 위해서라도 한·중 협력이 절실해진 만큼 사드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미국과 북한의 군사적 충돌 위기가 비등한 지금은 중국이 사드 보복을 마냥 고집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 “중국이 한국과의 연대를 위해 사드 강경론을 접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인 주펑(朱鋒) 교수도 “당대회 이후 사드 문제가 더욱 악화되진 않을 것”이라면서 “개인적으로는 평온하게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왕둥(王棟) 교수는 “사드는 당대회에서 논의될 사항이 아니고 중국이 입장을 바꿀 사항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 역시 “시 주석이 체면을 구기면서까지 사드 입장을 바꿔야 하는 심각한 국면이 도래하지 않는 한 한국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중국 국내적으로 이번 당대회는 시 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의 반열에 오르는 ‘대관식’이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지난 2012년 18차 당대회에서 임명된 현재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진용은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국가주석과 장쩌민(江澤民) 세력 간 타협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이번 당대회에선 ‘시자쥔’(習家軍)으로 불리는 시 주석 친위 부대가 권력의 정점인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원 자리를 대부분 점령할 것으로 보인다. 진정한 시진핑 시대의 개막인 셈이다. 중국 공산당은 우선 11일부터 18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7중전회)를 나흘간 개최해 18기 해산과 19기 건설을 준비한다. 이후 오는 18일 당대회 개막식에서는 시진핑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지난 5년 동안의 성과와 향후 5년의 청사진을 밝히는 정치보고를 한다. 25일로 예상되는 19기 1중전회에서는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제외한 5명의 신임 정치국 상무위원들의 모습이 공개된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시 주석의 집권 연장 여부와 후계 구도를 알 수 있다. 이날 시 주석은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19기의 비전을 선포한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中모바일 게임에 중독된 여성, 오른쪽 눈 실명

    중국 광둥성에 사는 한 20대 여성이 모바일 게임에 빠져있다가 오른쪽 눈을 실명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현지언론은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21세 여성 A씨의 사연을 전했다. 시내의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직장 여성인 A씨는 하루종일 회사에서 컴퓨터 화면만 쳐다보다 집에 오면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일상을 반복했다. 특히 그녀가 최근 푹 빠진 게임은 중국 게임업체 텐센트가 내놓은 판타지 모바일 게임 ‘영광의 왕’(王者榮耀·King of Glory)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그녀는 주말이 되면 아침 6시에 일어나 새벽까지 쉬지않고 이 게임에 열중했다. 특히나 게임에 빠져 식사를 거르는 것은 물론 소파에 누워 7~8시간 쉬지않고 계속 게임을 한 적이 있을 정도.    게임에 빠져있던 그녀에게 이상한 증상이 찾아온 것은 지난 1일로 갑자기 오른쪽 눈이 전혀 보이지 않는 증상이 생겼다. 이에 부모와 함께 병원을 찾은 그녀는 나흘 후 ‘눈 중풍’으로 불리는 '망막 동맥폐쇄'라는 진단을 받게됐다. 전문의에 따르면 이 증상은 고령자에게 잘 생기는 것으로 과도한 게임에 의한 눈의 피로가 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지언론은 "여성은 입원 후 시력을 찾기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변화는 없다"면서 "게임을 할 때는 30분 마다 휴식하고 멀리 보는 등 눈을 쉬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한편 영광의 왕은 중국 전역에서만 무려 2억 명의 게임 등록자를 가진 인기 게임이다. 특히 지난 7월 텐센트 측은 게임 중독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12세 이하의 어린이에 대해서는 하루 1시간만 접속할 수 있도록 하고 오후 9시부터는 로그인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월병 대신 초콜릿, 돼지고기 대신 스테이크...중추절 중국인 입맛 변화

    월병 대신 초콜릿, 돼지고기 대신 스테이크...중추절 중국인 입맛 변화

    중국도 10월 1일 국경절과 4일 중추절(추석)을 맞아 8일간의 긴 연휴에 돌입했다. 중국인들은 춘절(설) 때와 마찬가지로 국경절 연휴에 대거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여행을 떠난다. 중국 정부는 이번 연휴에 무려 7억명(연인원)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한국인들은 추석에 송편을 빚어 먹지만, 중국의 중추절 전통 음식은 월병이다. 달처럼 둥근 모양의 밀가루 떡에 달콤한 소를 넣어 만든 월병은 뇌물용으로도 많이 쓰여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판매가 급감하기도 했다. 비단 ‘월병 뇌물’ 퇴치 운동이 아니더라도 요즘 중국에선 월병을 먹는 이들이 점차 줄고 있다. 중국인들의 입맛이 서구화함에 따라 초콜릿이 월병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귀성길에 나선 베이징 시민들의 손에도 월병 상자 대신 고급 초콜릿 상자가 들려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 젊은이들이 초콜릿에 열광하고 있다”면서 “2020년까지 중국 초콜릿 시장이 400억 위안(약 6조 9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2015년 중국 초콜릿 매출액 200억 위안의 두 배다. 현재 중국인 1인당 초콜릿 소비량은 1㎏도 안 돼 유럽의 10분의 1 수준이다.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고급 초콜릿에 대한 중국인들의 선호도가 강해 세계 굴지의 초콜릿 기업들은 앞다퉈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스위스의 대표적인 초콜릿 업체인 배리칼리보는 향후 5년 내에 중국 현지 공장 2곳을 새로 지을 예정이다. 배리칼리보는 최근 색소 없는 분홍초콜릿 ‘루비’를 개발해 상하이에 맨 먼저 출시할 정도로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SCMP에 따르면 전 세계 20대 초콜릿 브랜드가 모두 이미 중국시장에 진입한 상태다. 벨기에 고디바는 중국 현지에 약 10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매장을 2배로 증설할 계획이다. 이탈리아의 페레로로쉐는 2014년부터 항저우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내년에 생산을 시작한다. 소고기 스테이크가 돼지고기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전통적으로 중국 명절에 돼지고기는 없어서는 안 될 음식이었다. 일상생활에서도 돼지고기를 재료로 한 음식이 가장 많다. 소비자 물가지수 구성에서 돼지고기의 가중치가 가장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하지만, 스테이크, 갈비 등을 즐기는 중국인들이 급격히 늘면서 중국의 소고기와 송아지 고기 소비량은 지난 5년간 10% 이상 증가했다. 대신 돼지고기와 닭고기 소비는 계속 줄고 있다. 소고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소고기 수입이 최근 5년 새 10배로 뛰었다. 지난해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소고기 수입국으로 떠올랐다. 2006년 6000t에 불과했던 수입규모는 지난해 80만t으로 급증했다. 중국이 광우병 파동으로 수입을 중단했던 미국산 소고기를 최근 다시 받기로 한 것도 ‘무역 전쟁’을 걸어오는 미국을 달래려는 차원보다는 오히려 국내 수요를 충족하려는 측면이 더 크다. 6월 첫 미국 소고기 수입물량은 10t에 불과했지만 7월에는 16.8t으로 한 달 새 63.3%나 늘어났다. 올해 초에는 남아프리카와 아일랜드 소고기 수입을 허가했고, 6월에는 미국산, 최근에는 아프리카 남부의 나미비아산 소고기 수입도 검토하고 있다. 중국에 가장 많은 소고기를 수출하는 나라는 브라질로 전체의 29%를 차지한다. 우루과이(27%), 호주(19%), 뉴질랜드(12%)가 뒤를 잇고 있다. 미국, 남미, 오세아니아에 이어 아프리카 소고기까지 중국인들의 식탁으로 옮겨오고 있는 것이다.중국의 대표 음료인 차(茶)는 커피 때문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요즘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중국의 대도시는 한 집 건너 한 집이 커피숍일 정도로 커피 문화가 보편화되고 있다. 최근 10년간 중국 커피 소비량은 연평균 12.8%씩 고속성장해 왔다. 이 같은 추세로 미뤄볼 때 2020년에는 중국 커피 소비량이 3조 위안(약 54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통 차관(茶館)은 찾기 힘들어도 커피숍은 도처에 있다. 백화점, 쇼핑몰, 주요 오피스빌딩 1층에는 어김없이 커피체인점이 차지하고 있다. 리서치 회사 ‘마이코스’에 따르면 중국 대도시 직장인들의 평균 점심 비용은 18위안(약 3100원)이지만, 식사 후 마시는 커피 가격은 평균 20위안(약 3400원)이다. 전 세계 커피 소비 증가율이 연평균 2%인데 비해 중국은 15% 안팎이나 된다. 커피산업의 주소비층인 80년대 이후 출생자는 4억명이 넘고, 이 중 중산층 비율은 30%에 육박한다. 10년 후엔 매일 커피를 마시는 인구가 최소 3억명 이상일 것이란 추산까지 나왔다. 2015년 1만여개였던 중국 내 커피전문점 수가 지난해 말엔 10만개를 넘어섰다. 중국 진출 15년 넘게 ‘미국의 맛’을 고집하다가 퇴출 위기에 몰렸던 스타벅스는 철저히 현지화 전략으로 돌아섰다. 삼국지 주요인물을 상징하는 건물을 재연해 매장을 열거나 과거 중국 왕조의 양식을 살린 로고를 사용하기도 했다. 단맛과 팥·젤리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신메뉴도 개발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에만 중국에서 하루 평균 1.2개의 매장을 냈다. 현재 중국 내 스타벅스 매장은 2800여개다. 스타벅스의 ‘고향’인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매장이 많은 곳이 중국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인터폴 접수’ 노리는 中 “인재·기금 지원하겠다”

    ‘인터폴 접수’ 노리는 中 “인재·기금 지원하겠다”

    시진핑, 100개 개도국 지원 약속 美중심 체제 속 영향력 확대 노력 “궈원구이 등 도피범 송환 목적, 反체제인사 검거 도구” 비판도전 세계 86개국에서 온 국제공조수사 담당 경찰 간부 수백명이 지난 26일부터 베이징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중국은 1984년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가입 이래 처음으로 총회를 개최했다. 인터폴은 1914년 창립 이래 줄곧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는 미국이 주도해 왔다. 미국이 인터폴 회원국들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동시에 미국에 각국의 도피범들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취임한 2013년 이후 중국은 인터폴을 ‘접수’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반부패 사정의 방편으로 실시한 ‘여우 사냥’(해외 도피범 소환) 작전이 성공하려면 인터폴의 협조가 꼭 필요했다. 중국은 지난해에만 인터폴에 300여명에 대해 적색 수배령을 내려 줄 것을 요구했다. 중국이 지난해 인터폴을 통해 회원국 수사에 협조한 사건도 2800여건에 이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중국의 사법체계를 신뢰하지 않는 국가들이 여전히 중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중국은 인터폴에 영향력을 확대해 범죄자들을 송환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해 인터폴 총회에서 멍훙웨이(孟宏偉) 공안부 부부장을 인터폴 총재로 앉히는 데 성공한 이후 올해 총회를 주최하기까지 했다. 시 주석은 총회에 직접 참석해 “세계 각국은 세계 안전에 개입하고 협조할 권리가 있다”면서 “인터폴 강화에 중국이 앞장서겠다”고 선언했다. 국제범죄 수사가 미국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시 주석은 개발도상국 경찰에 많은 선물 보따리를 준비했다. 100개 개도국 경찰이 국제공조수사 요원 5000명을 양성하는 것을 직접 지원하는 것은 물론 중국에서 2만명의 인재를 육성해 개도국과 협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시 주석은 또 “인터폴의 고급인력 채용 비용도 중국이 기금을 마련해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인터폴 내 영향력을 키우는 이유가 따로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핵무기 정보 등을 들고 미국으로 도피한 링완청(令完成)이나 미국에서 지도부의 비리 의혹을 폭로하는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 등 민감한 인물을 빨리 송환하려는 게 진짜 목적이라는 것이다. 뇌물, 성폭행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궈원구이는 “나는 중국 독재정권과 싸우고 있다”며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상태다. 중국은 이들이 정치범으로 돌변하는 것을 꺼린다. 궈성쿤(郭聲琨) 공안부장은 총회에서 “인터폴은 도피범 문제가 정치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권단체들은 인터폴이 중국 반체제 인사 검거의 도구가 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실제로 중국은 위구르 독립단체인 ‘세계위구르회의’의 사무총장 돌쿤 이사에게 테러 혐의를 씌웠고 인터폴은 중국의 요구대로 적색 수배령을 내렸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정치범 탄압으로 유명한 공안부 부부장이 인터폴 총재가 돼 인터폴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中, 北석탄 수입 안한다더니… 8월 163만t 들여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논란 중국이 지난 2월 향후 1년 동안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석탄을 수입했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은 지난 26일 발표된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격) 통계를 토대로 중국이 지난 8월 북한으로부터 1억 3814만 달러 규모의 163만 6591t의 석탄을 수입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월 수입금지 선언 이전 6개월간 월평균 수입량에 맞먹는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안심하라. 중국은 대북 결의를 엄격히 이행하고 있다”고만 밝혀 논란을 키웠다. 중국은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지만, 안보리 결의 위반은 아닐 수 있다. 북한산 석탄 수입을 처음으로 규제한 것은 지난해 11월 나온 대북제재 결의 2321호였다. 여기에서는 2017년부터 북한산 석탄 연간 수입 상한선을 ‘4억 90만 달러 또는 750만t’으로 정했다. 논란이 된 이번 8월 수입분까지 합쳐도 중국은 올해 3억 5880만 달러어치 430만t의 북한산 석탄을 수입했다. 아직 상한선에 이르지 않은 것이다. 또한 유엔 안보리는 지난 8월 5일 석탄 수입 전면 금지를 추가한 2371호를 결의하고 30일간의 유예기간을 뒀다. 중국 정부는 8월 14일에 공고를 내고 8월 15일부터 북한산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수입된 것으로 통계에 잡힌 물량을 8월 14일 이전에 중국 항구로 들어온 것으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추정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지부티서 첫 실탄 훈련…‘군사굴기’ 中 준비 완료

    중국 인민해방군이 해외 첫 군사기지를 건설한 아프리카 지부티에서 실탄 훈련을 했다. 중국 군사전문가들은 “중국군이 해외에서 외국 군대와 전투를 벌일 수 있다는 걸 보여 준 훈련”이라고 평가했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부티에 주둔하고 있는 중국 해병대가 지난 23일 40도가 넘는 날씨 속에서 권총, 자동소총, 저격용 소총, 장갑차 기관단총 사격 훈련을 했다. 지부티 주둔군 사령관 량양은 “지부티에 주둔한 뒤 처음 실시한 실전화 훈련”이라면서 “고온·고습하고 염분이 높은 환경에서 훈련함으로써 실전 적응력을 높이고, 종합적인 무기 운용 능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남아프리카 소국 지부티는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잇는 길목에 자리 잡고 있어 아프리카 최대 전략 요충지로 꼽힌다. 중국군은 건군 90주년 기념일인 지난달 1일부터 지부티 군사기지를 본격 가동했다. 실전 중심의 강군 육성을 선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뜻이 적극 반영된 기지로 평가된다. 이번 실전 훈련이 주목받는 것은 근처에 미군·일본·프랑스 군사기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초 일본 자위대 소속 잠수대원 2명이 지부티 항구에 정박한 중국 군함을 염탐하다가 발각됐기 때문에 다분히 일본을 겨냥한 훈련이라고 볼 수도 있다. 베이징의 군사전문가 리제는 “이번 훈련은 자신을 방어할 전투 능력을 갖추기 위한 훈련”이라면서도 “테러리스트의 위협뿐만 아니라 외국 군대의 공격에도 반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기 위한 훈련이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북한이 국제사회 제재에도 버티는 비결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제 제재에도 북한이 버틸 수 있는 것은 북한 경제가 이미 정부 주도에서 민간주도로 체질이 변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호주 시드니대 저스틴 헤이스팅스 수석연구원은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기고한 글에서 수많은 북한과 중국의 사업가들을 만나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헤이스팅스 연구원은 “북한은 놀랄 정도로 안정적 경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평양에는 건축 붐이 일고 있으며, 식품 가격도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무기 판매, 마약 밀매, 해킹 범죄 등으로 외화를 확보한다고 말하지만, 이보다는 경제 체질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헤이스팅스는 “북한은 더는 사회주의 경제가 아니다”면서 “민간 부문의 비공식 경제가 주도하는 시장 중심 국가로 변신했다”고 진단했다. 만약 북한이 국가 주도의 통제 경제를 유지하고 있다면 공식적 무역 루트를 봉쇄하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효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북한 전역에서 주민들은 자영업과 소기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곳곳에 생겨난 ‘장마당’에서는 주민들이 생산한 생필품과 식량, 중국과 한국에서 수입한 공산품이 판매된다고 한다.  헤이스팅스는 “사업체는 법에 따라 국영기업으로 등록되지만, 무늬만 국영기업일 뿐”이라면서 “사업가들은 공무원들과 결탁해 기업을 맘대로 운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업가들은 하위 공무원들에게 뇌물과 수수료, 이익의 일부를 갖다 바치고, 하위 공무원들은 고위층에 상납해야 한다”면서 “먹이사슬의 정점에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있다”고 주장했다. 헤이스팅스는 이어 “사회주의 통제 경제라면 상층부가 무너지면 경제 전체가 무너지겠지만, ‘돈의 맛’을 알게 된 북한 주민들은 창의력과 실용주의, 인내심으로 어떠한 장애물도 극복할 수 있게 됐다”고 단언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유학비 3억 쓰고도 월급은 86만원…‘하이구이’ 호시절 다 갔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유학비 3억 쓰고도 월급은 86만원…‘하이구이’ 호시절 다 갔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 중·고교를 졸업한 샤오린(小林·26)은 호주에서 대학을 마친 ‘하이구이’(海歸·해외 유학파)다. 그녀의 부모가 사업을 했지만 집안 형편은 그리 넉넉하지 않은 편이었다. 부모는 집을 팔아 마련한 돈 150만 위안(약 2억 5768만원) 가운데 120만 위안을 샤오린의 유학 비용으로 썼다. 6년 만에 공부를 마치고 지난해 말 귀국한 그녀는 곧바로 일자리를 알아봤다. 여섯 군데에 이력서를 냈지만 면접에서 모두 쓴잔을 들었다. 한 면접관은 “유학을 했다는 사람들의 이력서를 많이 받았는데 당신은 이것 말고 다른 장점은 없습니까?”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다른 면접에서는 “회사 월 급여가 2000위안이고 나머지는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로 지급한다”, “26살인데 다른 업무 경험은 없느냐”, “이 업무를 보는 데 중국 내 인맥이 많으냐” 등의 황당한 얘기만 듣고 면접장을 빠져나왔다.올해 초 부모의 도움으로 한 국유기업에 입사해 월 급여 5000위안를 받는 샤오린은 “회사의 명성이나 급여, 후생복리 등에 대한 기대치를 최대한 낮췄다”며 “우리 회사에도 해외 명문대 출신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녀는 유학을 준비하기 위해 1년간 10만 위안을 썼고 호주에서 6년간 대략 180만 위안을 지출했다. 현재의 급여 수준으로는 유학 생활에서 쓴 돈을 회수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국 뉴욕대에서 다큐멘터리 제작 관련 석사 학위를 받고 지난여름 베이징으로 돌아온 루시 류(28)는 창업을 택했다. 베이징에서 가장 유명한 다큐 제작업체에 합격했지만 연봉이 기대 이하여서 입사를 포기했다. 이 업체가 제시한 연봉은 15만 위안으로 매달 1만 2500위안 정도다. 그는 “유학비로 100만 위안을 쓴 것을 생각하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연봉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나는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라며 “(해외 유학을 다녀온) 내 친구들 중 상당수는 취직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하이구이들이 취업난에 시달리며 취업하더라도 기대 이하 수준의 급여를 받는 등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했다. 귀국하는 해외 유학생이 가파르게 늘어나는 데 비해 경제성장률 둔화로 오히려 일자리는 줄어드는 바람에 취업 경쟁이 치열해진 까닭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중국 도시쾌보(都市快報) 등은 지난 17일 샤오린처럼 유학하고 돌아온 하이구이가 중국에서 기대에 걸맞은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며 “하이구이는 ‘하이다이’(海待·취업 대기자)라는 조롱거리가 됐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하이구이들의 평균 초봉은 2007년 월평균 1만 위안 수준을 웃돌았으나, 지난해에는 6000위안 선으로 40%나 떨어졌다. 취업컨설팅업체 즈롄자오핀(智聯招聘) 조사에서도 초봉이 월평균 6000위안 이하인 하이구이는 절반에 가까운 44.8%다. 6000~8000위안인 하이구이는 22.7%, 8000~1만 위안과 1만~2만 위안인 하이구이는 각각 13%와 13.7%로 조사됐다. 2만 위안 이상을 받는 하이구이는 5.8%에 그쳤다. 지난해 중국 대졸자들의 평균 초봉이 월평균 4800위안인 점을 감안하면 하이구이와 본토 대졸자 간 연봉 차이가 별로 크지 않다. 200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선망의 대상이던 하이구이는 취업이 보장됐고, 고액의 연봉을 받으며 결혼 상대자 1순위로 꼽혔다. 그들의 신세가 10년 만에 ‘상전벽해’(桑田碧海)로 바뀐 것이다.이에 따라 실제 수입과 자신의 기대치가 일치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기대치보다 높다는 응답자는 1%에 그쳤고 기대 수준과 일치한다는 응답자는 30.1%였다. 반면 기대치보다 낮다는 응답자는 68.9%에 이른다. 하이구이의 30.3%는 해외 유학 비용을 버는 데 3~5년이 걸릴 것이라고 답했고 22.5%는 5~10년, 17.5%는 10년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1년 미만이 될 것이라고 본 하이구이는 5.6%에 그쳤다. 하이구이 연봉 폭락의 근본적인 원인은 해외 유학생 수가 단기간에 너무나 많이 늘어난 것이다. 귀국 후 글로벌 투자은행과 다국적 기업 등에 취업해 고액의 연봉을 받을 꿈에 부푼 중국 젊은이들이 너도나도 유학길에 오르며 10년 새 유학생 수는 급증했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하이구이 수는 265만 1100명에 이른다. 작년 한 해 해외로 유학을 떠난 학생은 54만 4000명이고, 43만 2500명이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다. 80% 가까이가 유학을 마치고 중국 본토로 돌아온 셈이다. 특히 2007년에는 미국과 유럽 등의 고용시장이 호전돼 유학 후 중국으로 돌아오는 젊은이가 4만 4000명에 그쳤다. 귀국 유학생 수로만 따지면 10배로 늘어난 셈이다. 외국 유학 경험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취업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하이구이는 유학을 다녀왔는 데도 취직하지 못한 채 놀고 있는 ‘하이다이’라는 말이 생기고, ‘하이다이’(海帶·다시마)로까지 불리며 입길에 올랐다. 중국 국내 취업시장 사정도 경제성장률 둔화 등으로 악화되면서 하이구이의 설 자리를 좁아지게 한다. 지난해 770만명에 이르는 대졸자 상당수가 택배 등 단순노무직으로 취업하는 실정이다. 2013년 81%에 이르던 대졸자 정규직 취업 비율은 갈수록 낮아져 2015년에는 77%로 떨어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귀국한 유학생의 상당수는 기대에 못 미치는 낮은 연봉의 일자리를 제안받고, 어쩔 수 없이 이런 일자리를 받아들인다고 SCMP가 전했다. 하이구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예전만 못하다. 과거에는 성적이 우수한 인재들만 정부 장학금을 받아 해외 유학을 떠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제발전으로 소득수준이 높아져 유학 바람이 불면서 하이구이의 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지적이 많다. SCMP는 “해외 유학이 실력보다 돈에 좌우되기 때문에 돌아오더라도 좋은 직장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대입시험인 가오카오(高考)를 피하기 위해 도피차 유학을 선택하는 학생이 많다는 시각도 이를 부추긴다.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해외 유학이 실력보다는 돈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중국에 돌아오더라도 좋은 직장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보도했다. 한 네티즌도 “해외 유명 대학이라고 하더라도 유학생에 대한 조건이 크게 완화된 곳이 많기 때문에 중국 대학 출신보다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이 때문에 중국 기업들은 채용할 때 해외 유학 경험이 있다고 해서 더이상 가산점을 주지 않는다. 이들이 외국어에 능통한 것도, 전문지식이 뛰어난 것도 아니라는 인식에서다. 리이판(李?凡) 유학 컨설턴트는 “해외에서 학부 과정을 마치고 돌아온 하이구이와 국내 일반대학 학부 졸업생을 비교하면 하이구이가 오히려 열세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중국 사회와 정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인맥도 별로 없어 이들의 취업을 어렵게 한다. 중국 기업의 한 인사 담당자는 “상사나 소비자들이 원하면 무조건 행동에 나서는 중국의 기업 문화와 달리 하이구이는 해외에서나 통하는 윤리, 도덕, 투명성, 실력 우선주의를 운운하며 동료들과 종종 마찰을 빚는다”고 말했다. 그래도 해외 석·박사 학위가 있거나 귀국 전 직장 경험이 있다면 중국 본토 대학 졸업생보다 취업이 훨씬 더 잘되고 급여도 높은 편이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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