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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최고 지도자와 흰머리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최고 지도자와 흰머리

    세계 최고지도자들은 행동과 말 뿐 아니라 머리카락 색깔까지 화제가 된다. 나라에 따라서는 흰머리가 갖는 문화적·정치적 의미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는 이미지라는 말에서 보듯 정치인들은 일반 대중에 보여지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 주인공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다. 8일 미국의 뉴욕타임스와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자매지 잉크스톤뉴스는 시 주석이 중국 지도부의 전통을 깨고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을 공개 석상에서 드러내 관심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개막한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참석한 대표들과 베이징 시민들 사이에서 시 주석의 흰머리가 단연 화제라는 것이다. ‘서민적이다’, ‘친근해 보인다’, ‘자신감의 표현이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신문들은 보도했다. 시 주석의 올해 나이 65세. 흰머리가 많아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나이다. 하지만, 중국 최고 지도부가 지난 20여 년 동안 한결같이, 어떤 경우에는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새까만 머리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다. 피부에 염색 자국이 선명하게 남은 중국 최고지도부의 사진이 화제가 됐던 기억이 생생해 더욱 그렇다.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이 흰머리를 자연스럽게 드러낸 것은 그동안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오면서 굳어진 강경한 이미지를 누그러뜨려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시 주석도 2012년 최고지도자에 오르기 전까지는 새까만 머리카락색을 유지해왔다고 한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간혹 공개 석상에서 흰머리를 드러냈고 중국 언론들은 의미를 부여하기 바빴다. 지난 2014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흰머리가 노출되자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시 주석이 너무 바빠 염색할 시간이 없다”면서 “흰머리는 정치인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2016년 양회 때에도 염색하지 않은 머리로 참석해 각 성에서 온 대표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었다. 특히 올해 양회에서 흰머리를 노출한 것은 지난해 개헌을 통해 종신 집권의 토대를 마련한 만큼 자신감을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중국 최고지도부가 줄곧 새까만 머리를 고수해왔던 것은 아니다.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의 경우 말년에 염색을 하지 않고 흰머리를 자연스럽게 하고 다녔다. 이후 집단지도체제가 들어서면서 중국 지도부는 실제보다 젊고 건강해 보이려 까맣게 머리를 염색했다. 검은 머리는 또한 당내 권력 유무와도 연관이 있다. 은퇴했거나 비리 등으로 낙마한 당 간부들 말고는 좀처럼 흰머리를 노출하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시 주석 체제 아래 희끗희끗한 흰머리를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NYT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25명 가운데 최소 7명이 시 주석처럼 염색하지 않는다. 류허 중국 부총리와 왕이 외교부장 등도 ‘새까만 머리 전통’에서 벗어나고 있다.흰머리로 화제가 됐던 외국 정치 지도자가 몇 명 있다.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그리고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다. 모두 8년 동안 대통령으로 재임했고, 재임 기간 흰머리가 많이 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취임 당시와는 확연히 다른 이임할 때 이들의 모습은 격무에다 스트레스가 심한 미국 대통령이라는 자리의 중압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시진핑 ‘흰머리’로 등장…중국 지도부 전통 ‘까만 머리’ 깼다

    시진핑 ‘흰머리’로 등장…중국 지도부 전통 ‘까만 머리’ 깼다

    시진핑(65)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지도부가 20년간 고수해왔던 ‘까만 머리’ 전통을 깨고 ‘흰 머리’로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자매지 잉크스톤뉴스는 시진핑 주석은 매년 3월 열리는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흰머리로 등장했다.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이지만 그동안 중국 지도부는 실제 나이보다 젊게 보이기 위해 칠흙같은 머리를 유지해왔다. 흰 머리는 은퇴한 지도자나 비리 문제 등으로 낙마한 당 간부 등의 전유물이었던 점을 보면 시 주석의 변화는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경륜과 지혜를 갖춘 나이 든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흰머리를 일부러 노출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무엇보다 지난해 개헌을 통해 종신 집권의 가능성을 열어놓을 정도로 절대권력을 확립한 만큼, 전통과 관습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여기는 중국] “이 우유 마시면 가슴 커진대” 광고 넣은 대기업 논란

    [여기는 중국] “이 우유 마시면 가슴 커진대” 광고 넣은 대기업 논란

    중국 최대 음료업체인 와하하그룹이 자사 우유의 부적절한 광고 문구를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7일 보도에 따르면 와하하그룹의 제품인 ‘비타민A&D 칼슘 우유’를 광고하는 과정에서 자사 우유를 마시면 여성의 가슴 크기가 커질 수 있다는 문구를 넣었다. 우유 패키지 겉면에 실린 해당 광고는 여자아이 2명이 해당 제품을 앞에 두고 놀이를 하는 그림과 함께 “내가 고등학교 때, 우리 반에 어떤 학생이 ‘비타민A&D 칼슘 우유’가 가슴 크기가 A사이즈에서 D사이즈로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 반 여학생들이 모두 그 우유를 마시기 시작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와하하그룹 측에 따르면 문제가 된 문구는 우유를 직접 마셔 본 사용자들의 인터넷 댓글 후기에서 발췌해 사용한 것이며, 이를 직접 쓴 사용자의 허가를 구한 뒤 광고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우유의 패키지는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소비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주로 어린이들을 주 소비자층으로 삼는 우유 제품에 이러한 광고 문구를 싣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며 천박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결국 와하하그룹은 지난 5일 해당 제품의 패키지 생산을 중단하고 다른 패키지로 대체하겠다며 공식적인 사과문을 발표했다. 와하하그룹 측은 중국 SNS인 웨이보 페이지에 “문제가 된 제품의 새로운 패키지 시리즈는 지난 8월부터 시작된 것인데, 이는 소비자들로부터 우리 생각과 다른 의견을 전달받았다”면서 “소비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더 이상 문제의 패키지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에서 이러한 해프닝이 벌어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하이난성에 위치한 코코넛팜 제조업체가 ‘자사의 코코넛 우유를 매일 마시면 하얗고 큰 가슴을 가질 수 있다’는 내용의 슬로건을 내세워 코코넛 우유를 홍보했다가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여기는 중국] 달리는 버스 안에서 아들 소변보게 한 엄마 논란

    [여기는 중국] 달리는 버스 안에서 아들 소변보게 한 엄마 논란

    한 여성이 어린 아들에게 버스 안에서 소변을 보게 한 것도 모자라, 버스 운전기사와 아찔한 다툼을 벌인 사실이 알려져 비난이 쏟아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4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 허베이성의 한 지역을 운행하던 버스에 첸 씨로 알려진 여성과 그의 어린 아들이 올라탔다. 당시 목격자들에 따르면 아이가 갑자기 소변이 마렵다며 급한 표정을 지었고, 이에 여성은 버스 뒷문 계단에 놓인 쓰레기통에 소변을 보게 했다. 이 모습을 지켜 본 승객 일부가 눈살을 찌푸렸고, 이를 알게 된 버스 기사가 사람들 앞에서 아이 엄마를 나무랐다. 공공장소에서, 그것도 실내 공간에서 아이에게 소변을 보게 한 것은 예의없고 비문명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하자, 이에 격분한 여성이 운전중인 버스기사에게 돌진했다. 다행히 해당 버스에는 기사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막이 설치돼 있었지만, 여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보호막 창문으로 손을 뻗어 기사의 옷깃을 낚아채고 흔들었다. 당시 버스 기사는 운전 중이었으며, 자칫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버스 기사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문제의 여성은 공공안전을 위협한 혐의로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문제의 영상은 사건이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난 4일, 현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고 공공질서를 무시하고 승객들의 안전까지 위협한 여성에 대한 비난이 주를 이뤘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여기는 중국] ‘가상 아이돌’의 역사적 콘서트…눈물 흘린 팬들

    [여기는 중국] ‘가상 아이돌’의 역사적 콘서트…눈물 흘린 팬들

    중국의 ‘가상 아이돌’이자 보컬로이드인 뤄 톈이(洛天依)가 중국이 낳은 최고의 피아니스트 랑랑(郎朗)과 역사적인 합동 콘서트를 열었다. 뤄 톈이는 자신만의 목소리와 개성으로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상 아이돌이다. 실제하지 않는 가상 속 아이돌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수많은 ‘추종자’들이 뤄 톈이의 팬을 자처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상하이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이번 공연은 중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피아니스트와 역시 중국인이 가장 열광하는 가상 아이돌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공연 발표 시점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콘서트 티켓의 가격이 1580위안(약 27만원)에 달할 정도로 비싼 편이었지만 일찌감치 매진됐고, 이날 공연장 앞에는 두 ‘인물’의 역사적인 합동 공연을 보기 위해 몰린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공연에서 랑랑은 라이브 피아노 연주를, 뤄 톈이는 이에 맞춰 준비된 노래를 불렀고 팬들은 뤄 톈이의 곡을 따라 열창하며 때로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피아니스트 랑랑은 공연 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한 인터뷰에서 “나는 뤄 톈이가 얼마나 영향력있는 가상 아이돌인지 이미 알고 있고, 매우 귀엽다고 생각한다”면서 “내 음악과 뤄 톈이가 만났을 때의 영향력이 매우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뤄 톈이를 만든 상하이 허녠 정보기술 주식회사는 총 2시간 분량의 공연을 위해 중국과 일본의 합작 개발팀 200명이 장장 6개월간 밤낮을 지새웠다고 설명했다. 2012년 상하이 허녠 정보기술 주식회사의 모기업인 야마하가 제작한 3세대 보컬로이드 뤄 톈이는 중국에서 성우로 활동하는 샨신의 목소리를 토대로 본격적인 보컬로이드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지난 7년간 뤄 톈이와 관련한 콘텐츠를 구입하는데 2만 홍콩달러(한화 약 290만원)을 썼다는 17세 홍콩 학생은 “뤄 톈이는 완벽하다. 비록 실제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녀는 내가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마치 오로지 내게만 속해있는 맞춤 아이돌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랑랑과의 이번 콘서트를 위해 SNS에서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모은 5000위안(약 85만원)은 뤄 톈이를 위한 꽃을 사는데 썼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은 유명한 게임이나 만화에서 파생된 캐릭터 또는 독자적으로 탄생시킨 캐릭터를 이용한 가상 아이돌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가상 아이돌 시장 규모는 1억 위안(약 169억 원)에 불과했지만, 2023년에는 15억 위안(2522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트럼프, 핵담판처럼 미중 무역협상도 뒤집나...中에 경고

    트럼프, 핵담판처럼 미중 무역협상도 뒤집나...中에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미중 무역협상도 판을 깰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중국의 역할이 커졌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중국을 견제하는 차원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는 협상에서 걸어 나오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중국과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에 만족스러운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처럼 중국과의 무역협상도 중단시킬 수 있음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압박한 것이다. 미국 현지 언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판’을 깨면서 미중 무역협상에 고삐를 잡았다고 분석했다. 동아시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이날 폭스뉴스에 “나는 이것(하노이 회담 결렬)이 중국과의 협상을 재평가하는 순간이라고 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창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도 언제든 ‘나쁜 합의’를 박차고 나올 수 있음을 주저하지 않는다는 점을 중국 측에 확실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또 CNBC는 익명의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중국 내에서 이번 북미회담을 미국과의 (무역 협상)의 시험대로 보는 이들이 있었다”면서 “미국이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북한에 많은 것을 양보했더라면, 중국의 (무역) 협상단은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미국의) 비합리적 요구라 생각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대담하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의 판을 뒤집은 것이 중국에 대한 경고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중국의 ‘입김’이 더욱 커지면서, 오히려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의 입지가 줄어들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일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은 중국의 승리’라고 해석했다. 중국은 북미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미국과 북한 모두 중국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북미협상의 교착국면을 해결하기 위해 북한에 가장 영향력이 있는 중국의 도움이 절실하다. 또 북한도 대미 협상 재개를 위해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문 없이 끝난 것에 대해 ‘북한과 미국이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대화를 이어가길 바란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발표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북미 관계가 너무 빨리 개선되는 것이 중국 입장에서는 좋을 것이 없다”면서 “앞으로 중국은 북한 카드를 이용해 미중 무역협상의 마무리를 좀 더 유리하게 이끌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中 싱크탱크 “모유 수유 장려하려면 ‘분유 광고’ 막아야”

    中 싱크탱크 “모유 수유 장려하려면 ‘분유 광고’ 막아야”

    중국 정부 산하의 싱크탱크가 더 많은 산모들이 모유 수유를 선택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상업적인 분유 광고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중국발전연구재단(CDRF)은 본토에서 영아에게 모유 수유를 하는 산모는 전체의 29%에 불과하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인 43%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CDRF 사무차장인 팡진은 현지 시간으로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지만 신생아 비율은 이보다 훨씬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전 세계 분유 소비의 3분의 1을 책임지고 있다”며 “분유의 상업적 광고가 상당히 성공적”이라며 분유의 광고가 소비에 큰 몫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모유 대체물인 분유의 광고는 광범위한 채널을 통해 아이를 키우는 여성이나 가족에게로 전달된다”면서 “(모유 수유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모유를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분유나 다른 제품의 광고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난징의과대학의 왕즈쉬 교수는 지난해 중국 산모들의 모유수유 비중이 낮은 것과 관련한 인터뷰에서 “중국의 많은 어머니들이 아기에게 분유를 먹이는 것이 나쁘지 않으며 도리어 분유가 모유보다 더 많은 영양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명백히 틀린 인식”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의 산모와 어머니들이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SCMP에 따르면 위 설문조사에 참여한 산모와 어머니의 약 90%는 6개월 미만의 출산휴가만 받았다고 답했으며, 직장 내 모유 수유가 가능한 공간을 갖춘 경우는 20%에 불과했다. 뿐만 아니라 2008년 일명 ‘멜라닌 분유 파동’이 발생한 이후에도 분유 대신 모유 수유를 선택하기보다는, 외국산 분유를 구입하려는 산모들이 늘어났다고 SCMP는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中 3월 3~6일 서해에 항해금지 구역 선포한 까닭

    中 3월 3~6일 서해에 항해금지 구역 선포한 까닭

    미국 군함이 지난 25일 또 다시 대만해협에 진입하는 등 지난 7개월 사이 5차례나 대만해협을 운항하자 중국도 자국 항모 두 척의 시험 운항에 나섰다.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고 대만을 지지하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25일 대만해협을 운항하며 공개항행 수호 의지를 과시했다. 미국 군함 두척은 지난 25일 대만 남서쪽 해역을 항해했는데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다섯번째 대만해협 운항이다. 미 태평양함대측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자유와 공개항해를 수호하겠다는 미국의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 해군은 국제법에 의해 허용된 어떤 구역에서도 비행과 항해 작업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 밝혔다고 홍콩 명보가 27일 전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군의 대만해협 횡단은 지역의 안정과 중미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미군의 도발 행동에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한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인민해방군이 오는 3~6일 황해의 선박 운항을 금지하고 랴오닝함과 자국 군함 001A의 시험 운항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2012년부터 운행 중인 랴오닝함은 중국이 러시아산을 수리한 것으로 최근 9개월 동안 수리 및 개조 작업이 이뤄졌다. 중국 다롄조선소에서 제작된 001A는 지난해 처음 해상 시험운항을 실시했으며 이번 시험 운항이 실질적으로 군사작전에 투입되기 직전 마지막 단계로 분석된다. 랴오닝함은 중국이 1998년 우크라이나에서 사들인 것으로 2006~2011년 대대적인 수리 작업을 거쳤다. 지난해 5월부터 다롄조선소에서 항공 관제 센터를 다시 짓고 레이더 시스템 및 비행 갑판 등의 수리작업이 이루어졌다. 001A는 이번 해상 운항에서 전투기의 이착륙 훈련 등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최초로 자국 기술로 제작한 항공모함인 001A의 건조는 2017년 4월 완료됐다. 이번 001A의 시험 운항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오는 4월 23일 산둥성 칭다오에서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기념해 열릴 관함식에서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은 항공모함 전단을 세계 곳곳에서 10개나 운용 중이지만 중국의 랴오닝함은 군사 훈련에나 이용되고 001A는 아직 실전에 투입되지 못해 해군력 차이가 극심한 실정이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여기는 중국] 어린 시절 유괴당한 남자, 31년 만에 부모 만난 사연

    어린 시절 유괴당한 뒤 31년 만에 친부모와 만난 남성의 사연이 알려져 감동과 안타까움을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22일, 31년 동안 친 위제(秦玉杰, 34)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남성이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부모와 극적으로 재회했다. 올해 34세인 이 남성은 3세 때인 지난 1988년, 남부 구이저우성(贵州省)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평범한 아이였다. 하지만 부모가 일을 하러 나간 사이 괴한에 유괴됐고, 이후 허베이성(河北省)의 한 지역으로 팔려가면서 부모와 생이별을 해야 했다. 그는 성장하면서 자신과 또래 친구들의 억양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고, 이후 아버지와 어머니로 불러온 이들이 사실은 자신의 친부모가 아니라는 것까지 알게 됐다. 자신의 진짜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던 친 씨는 친부모를 찾는 긴 여정을 시작했고, 2018년이 되어서야 쓰촨의 한 경찰서가 그에게 유전자가 일치하는 남성을 찾았다는 연락을 해왔다. 그와 유전자가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진 사람은 쓰촨성에 사는 청 지광(程继光)으로, 오래전 사라진 아들을 찾던 아버지였다. 그와 아내 가오 씨는 일하러 나간 사이 사라진 세 살배기 아들을 찾기 위해 빚을 내가며 전국을 헤맸지만 30년이 넘도록 찾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달 초 경찰 측은 친 씨와 청 씨와 유전자를 다시 대조하는 작업을 진행했고, 결국 두 사람이 부자지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통해 친 씨는 자신의 본래 이름이 청 셰핑(程雪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으며, 그가 부모를 만나기 위해 잃어버렸던 고향인 쓰촨성으로 온 날, 모두 한 마음으로 청 씨 부부가 아이를 찾길 바랐던 마을 주민들까지 나와 그를 반겼다. 31년 만에 만난 친 씨와 부모는 그간의 서러움을 참지 못하고 오열했고, 이를 지켜보던 마을 주민들도 모두 눈물을 훔쳤다. 이 장면은 현지 SNS를 통해 퍼지면서 감동을 전했다. 한편 중국 내에서 인신매매 및 유괴는 여전히 사회적 골칫거리 중 하나로 꼽힌다. 이산 가족을 찾도록 돕는 웹사이트 ‘바오베이 후이지아‘(宝贝回家)에 따르면, 현재 유괴 또는 실종으로 사라진 아이를 찾는 가정은 4만 3800여 가구에 달하며, 반대로 잃어버린 가족을 찾는 사람은 약 4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중국·이란, 무역전쟁·핵합의 탈퇴 후 美해킹 강화했다

    NYT “보잉사·T모바일 등 美업체 표적” 이란도 美·유럽 통신사·기관 80곳 공격 미중, 워싱턴서 21·22일 고위급 무역협상 중국과 이란이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 이후 미 정부기관과 기업에 대한 해킹을 강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의 대미 해킹 활동은 2015년 9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사이버 해킹방지’에 합의한 이후 소강상태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돼 이 합의가 사문화되면서 대미 해킹 활동은 더욱 은밀하고 정교해졌다. NYT는 최근 미 보잉사와 항공기엔진 제조사 제너럴일렉트릭(GE) 에이비에이션, 통신업체 T모바일 등이 중국의 해킹 표적이 됐다면서 다만 실제 해킹 피해가 얼마나 발생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애덤 시걸 미외교협회(CFR) 국장은 해킹이 과거 중국군에 의해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가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해킹은 군사적 목적도 있지만 중국의 5개년 경제계획과 첨단기술전략 수요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국가안전부 지원을 받는 해커집단 ‘APT10’이 노르웨이 기업 비스마 네트워크에 침입해 기밀을 빼내려고 했다고 전했다. 이란도 핵합의 탈퇴 이후인 지난해 미국과 12개 유럽국가의 인터넷 서비스공급자와 통신회사, 정부기관 등 80개 표적을 대상으로 해킹을 확대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지난 13일 미 정부와 미국인 타깃 사이버공격 등을 지원한 이란 기관과 개인 등 11개곳을 제재했다. 이런 가운데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오는 21∼22일 워싱턴DC를 방문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 대표단과 고위급 무역협상을 이어간다고 신화통신 등이 19일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번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는 무역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 논의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신장자치구 주민 250여만 명 움직임 낱낱이 추적하는 중국

    신장자치구 주민 250여만 명 움직임 낱낱이 추적하는 중국

    중국 서북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주민들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모두 중국 정부의 감시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안면(얼굴)인식 관련 기술을 보유한 중국 정보기술(IT)업체가 분리 독립 움직임을 보이는 신장자치구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이터베이스(DB)가 온라인 상에 노출됐기 때문이다.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의 얼굴인식 기술 관련 IT업체인 센스네츠 테크놀로지가 자사의 기술을 활용해 위구르족 주민 250여만 명의 동선을 낱낱이 추적해 구축한 DB를 중국 당국과 공유했다고 로이터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17일(현지시간) 인터넷 보안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센스네츠 모기업인 넷포사 테크놀로지는 신장자치구를 포함해 중국 전국 성(城)·시(市)·자치구 대부분의 지역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네덜란드 인터넷 보안 비영리단체 GDI 재단의 빅터 게버스 연구원에 따르면 센스네츠는 24시간 동안 일정 범위의 위치추적 시스템(GPS) 좌표를 수집해 DB화했고 이 DB를 통해 포착된 위치정보는 다수의 위구르족 이름과 일치했다. 특히 DB에는 신장자치구 주민 250여만명의 이름, ID 주소, 생년월일, 위치정보 등이 포함돼 있고 신장자치구 내 670만 곳에 이르는 위치정보 체크 지점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이들 위치정보 체크 지점은 ‘모스크’ ‘호텔’ ‘인터넷 카페’를 비롯해 이슬람교도들이 자주 모이는 곳이며, 이곳에는 첨단 감시 카메라가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게버스 연구원은 센스네츠가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동안 이 DB를 인터넷에 공개해왔다며 즉각 GDI재단 명의로 사태의 심각성을 센스네츠 측에 알렸다고 밝혔다. 그는 “센스네츠 DB가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과 소수민족을 추적하는데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DB가 인터넷 상에 아무런 제한 없이 노출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DB 분석을 통해 이 회사가 중국 전역에 걸쳐 설치한 1039개의 기기들이 사람들을 추적해 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센트네츠 측은 답변을 하지 않은 채 DB에 대한 보안 조치를 취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9년 신장위구르의 성도(省都)인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일어난 위구르족 폭동사건과 2013년과 2014년 잇따라 발생한 이슬람교도 테러 사건 이후 이 지역에 대한 통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더군다나 2017에는 시진핑(習近平) 들슷 국가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핵심 기점인 신장자치구 지역 내 분리 독립 세력들이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 테러그룹과 연계되면 일대일로 사업이 위험해진다는 이유로 집단 수용소를 설치했다. 지난해 8월 유엔인권위원회가 제출한 수용소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이 곳에는 1000개가 넘는 강제 수용소가 있으며 100만여명의 위구르인들이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구금돼 있다. 이들은 수용소에서 부실한 식사와 강제 노역에 시달리고 고문을 당했다. 중국 정부는 중국어와 유교경전, 반이슬람 종교사상, 사회주의를 가르치고 시 주석에 충성을 강요했다. 특히 중국 당국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얼굴인식 카메라, ‘비둘기 드론’ 등 첨단 감시 장비를 동원해 신장자치구 이슬람교도들에 대한 감시 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신장자치구 내 위구르족을 비롯한 소수민족 이슬람교도를 대상으로 재교육 수용소를 운영하고 엄격한 감시활동을 하는 등 인권 탄압을 하고 있다면서 국제인권단체들과 서방국가들은 강력히 비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터키 정부가 지난 9일 음악가 겸 시인 압둘라힘 헤이트가 수용소에 복역하던 중 사망했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또다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하미 악소이 터키 외교부 대변인은 “100만명이 넘는 위구르족이 수용소에서 고문과 세뇌에 노출된 것은 더이상 비밀이 아니다”며 중국에 강제 수용소를 폐쇄하라고 촉구했다. 중국 당국은 이 시설이 테러리즘과 극단주의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며 인도적 직업교육센터라고 반박했다. 중국 전체 면적의 17%를 차지하는 신장자치구는 러시아를 비롯해 인도, 몽골,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8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석유·석탄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전략적 요충지다. 중국은 1949년 군대를 보내 이곳을 점령한 뒤 중국 영토로 편입한 이후 중국 한족을 대거 이주시켜 이 지역을 중국화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신장자치구 전체 인구의 45%에 해당하는 1100여만 명이 위구르족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해고 삭풍’이 몰아치고 있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해고 삭풍’이 몰아치고 있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에 있는 중국 최대 의료장비 제조업체 선전 마이루이(邁瑞·Mindray) 생물의료전자는 지난해말 중국 전역 50개 대학에서 졸업한 신규 인력 485명을 채용한 뒤 이들을 위해 환영 파티까지 열었다. 그런데 이 회사는 환영 파티를 연 지 1주일이 지난 29일에 신규 채용자의 절반이 넘는 254명의 채용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선전마이루이 측은 “2019년 건전한 영업을 유지하기가 어느 때보다 어렵다”며 “회사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채용을 취소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여론의 뭇매에 결국 채용 취소를 번복해야 했다. 선전 증시에 상장된 선전마이루이는 초음파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다. 종업원수는 7000여 명이며 2017년 매출액 111억 7400만 위안(약 1조 8600억원), 순이익은 26억 위안이다. 지난해 순이익은 2017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미·중 무역전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경기 하강이 본격화하면서 중국에 ‘해고 삭풍(朔風)’이 몰아치고 있다. 중국 재계의 인력 구조조정은 광둥성 등 동남부 지역에 밀집한 수출 제조업체에서 시작돼 인터넷과 게임, 바이오, 서비스 등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SCMP),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디디추싱(滴滴出行)은 15일 안전대책을 강화하는 비용 증대 등을 이유로 전체 직원 15%에 해당하는 2000여 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청웨이(程維) 디디추싱 최고경영자(CEO)는 “회사는 중요하지 않은 일부 업무를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업무가 겹치거나 평가 미달 직원들을 감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애플 아이폰과 휼렛패커드(HP)·델 등의 PC 등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은 앞서 지난해 10월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 공장에 근무하는 계약직 직원 5만여 명을 기존 계약 기간보다 3개월 앞서 조기에 해고했다. 광저우에 610억 위안을 들여 짓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패널 공장도 생산 능력의 80%는 예정보다 반년 늦춘 내년에 가동하기로 해 고용 계획도 연기해야 했다. 광둥성 후이저우(惠州)시에 있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스크린 업체이자 애플 협력사 보언(伯恩)광학도 8000여명을 해고했다. 또다른 애플 공급업체인 웨이촹리(偉創力)플라스틱 과학기술은 강제 휴가에 들어갔다. 사실상의 감원이다. 광저우에서 남성 속옷업체를 운영하는 레오 리 대표는 “600여 명에 이르던 직원을 100여 명으로 줄였다”면서 “경험 많은 숙련공만을 남겨둔 채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내보냈다. 주문이 충분히 들어오지 않아 인력을 도저히 유지할 수 없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외부 투자 덕분에 넘쳐나는 실탄으로 공격적 사업 확장에 나섰던 인터넷 기업들도 경기둔화 국면을 견디지 못하고 감원에 나서고 있다. 자전거 공유기업 오포(ofo)의 파산 위기가 투자 분위기 변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이다. 모바이크(摩拜)와 더불어 공유 자전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오포는 수익성이 나지 않는 데도 사업을 확장했다가 추가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1000만 명의 이용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며 파산 가능성이 커졌다. 오포의 사례는 외부 투자에 의지해 수익성 확보보다 덩치 키우기에만 몰두하던 인터넷 기업들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베이징의 게임업체에서 일하다 해고된 류웨는 “회사가 직원 수를 500명에서 350명으로 줄였다”며 “지난해 초 게임 규제가 강화된 후부터 업계 전반의 감원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러면서 베이징과 상하이,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광저우, 선전 등 중국 전역의 게임업체들이 비슷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판국에 음식배달앱 메이퇀와이마이(美團外賣)가 외부 간부 영입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영상중계 서비스 업체 더우위(斗魚), 핀테크 업체 취뎬(趣店) 등도 감원에 들어가는 등 암울한 소식만 온라인에 올라오고 있다고 대만 중앙통신이 전했다. 여행 사이트 취나얼(去哪兒)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관련 서비스 ‘큐+’를 성과가 나지 않는다며 중단했다. 중국 1·2위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와 징둥(京東)닷컴마저 조직을 축소 개편하거나 외부 채용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채용정보 사이트 첸청우유(前程無優)는 지난해 4~9월 채용 공고가 200만개나 사라졌으며 이중 민간기업 50~500명 규모의 채용 축소가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채용정보 사이트 즈롄(智聯)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인터넷 및 전자상거래 업계 채용 수요가 전년보다 각각 57%, 23% 곤두박질쳤다. 서비스업도 예외가 아니다. 광둥성 둥관(東莞)에서 제과점 체인을 운영하는 궈펑천 대표는 사업 확장에 나섰다가 불과 2년 만인 올해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그는 “재작년까지 장밋빛이었던 경기가 지난해부터 갑작스레 바뀌더니 이제는 잿빛으로 변했다”며 “주요 고객이던 주변의 제조업체 직원들이 모두 떠나가는 바람에 매출이 급격히 줄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최대 고객이던 쑤인전자가 1만 명이 넘던 직원을 2000명까지 대폭 줄여 궈 대표도 구조조정을 실시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때 24개까지 늘렸던 제과점 체인을 9개로 줄이고 150명에 이르던 직원 수도 35명으로 확 줄였다. 금융권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형 증권사 궈타이쥔안(國泰君安)연구소는 지난해 8월 대규모 감원과 큰 폭(30%)의 감봉 조치를 했다. 선완훙위안(申萬宏源)증권은 5월부터 임금을 삭감했다. 침체기에 접어든 부동산업계의 감원 바람은 더 매섭다. 상위 20위 기업 가운데 최소 7개 기업이 감원에 들어갔다. 전체 부동산업계 인력의 8~25%에 이른다. 감원 한파 탓에 고용의 질마저 악화됐다. 기업들은 임금이 높고 고용주가 ‘사회보장 기여금’을 부담해야 하는 정규직 대신 임시직 고용에 치중하고 있는 까닭이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도시 실업률은 4.9%로 비교적 양호한 편이지만 공식 통계에 정확하게 반영이 어려운 농촌 출신 도시 근로자들이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아 체감 고용 안정도는 급속히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SCMP는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한 3억 명에 이르는 ‘농민공’은 이들 임시직의 공급 원천”이라며 “이들은 해고돼 농촌으로 다시 돌아가더라도 실업 통계에 잡히지 않는 탓에 중국의 공식 실업 통계는 양호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력 시장의 주도권이 취업 희망자에서 사용자로 넘어가면서 임금이 감소하는 현상도 나타나며 내수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헤드헌터 업계에 따르면 작년 2만 5000 위안이던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발자의 월급은 현재 2만 위안 이하로 떨어졌다. 선젠광(沈建光) 홍콩 미즈호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투자 감소나 무역전쟁은 모두 알려진 사실이다. 소비 부진이야말로 중국 경제의 최대 위험 요인”이라며 “소비가 지속해서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에서는 고용안정 문제가 올해 심각한 과제로 등장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당·정은 지난달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올해 역점을 둔 ‘6가지 안정’(6穩) 목표를 제시하면서 민생과 직결되는 ‘고용 안정’을 가장 먼저 앞세웠다. 중국 지도부가 경기 둔화 가속화 흐름 속에서 고용 문제가 심각한 당면 문제라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경제발전과 사회안정을 확실히 이룰 수 있도록 중대한 위험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데 힘써야 한다며 ‘고용 우선 정책’을 주문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여기는 중국] 자금성에서 ‘아들 노상 방뇨’ 시킨 관광객 논란

    [여기는 중국] 자금성에서 ‘아들 노상 방뇨’ 시킨 관광객 논란

    중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관광지이자 역사 문화지인 자금성에서 아이에게 노상 방뇨를 시키는 여성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유명 블로그인 ‘베이징인들이 베이징에 관해 모르는 것’에 올라온 해당 사진은 한 여성이 자금성의 구석에서 5~6세로 보이는 아들의 노상 방뇨를 돕는 모습을 담고 있다. 해당 블로그에 따르면 사진 속 여성과 아이는 자금성을 방문한 중국 현지 관광객이었으며, 이 사실이 알려지자 현지 내에서도 비난이 쏟아졌다. 현지 네티즌 사이에서는 자금성 내에 공공 화장실이 다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비도덕적이고 비문명적인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며 성토하는 분위기가 짙다. 한 네티즌은 웨이보에 문제가 된 사진을 올린 뒤 “사진 속 아이는 지나치게 응석받이로 자라고 있다. 미래에 불행한 아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아이가 아닌 어머니의 잘못”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금성 내에 구비된 공공 화장실은 총 14곳이며, 춘절 등 관광객이 몰리는 시즌에는 추가로 몇 곳의 화장실을 더 이용할 수 있다. 또 자금성 측은 문화재를 훼손하는 등 규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지켜보고 이를 제지하는 인력을 따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 여성이 아이의 소변으로 문화재를 더럽히고 있던 당시에는 순찰 담당자가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관광객들의 ‘무개념’ 행동이 논란이 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해외에서 이 같은 행동들을 벌이는 중국 관광객 때문에 현지에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례로 2013년에는 호주의 한 식물원에서 노상 방뇨를 한 중국 관광객 2명이 현장에서 체포됐었고, 2014년에는 홍콩의 유명 거리 한복판에서 갓난아기를 노상 방뇨하게 하던 부부의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중국 10살 소년, 세뱃돈 돌려달라며 아버지 고소해 승소

    중국 10살 소년, 세뱃돈 돌려달라며 아버지 고소해 승소

    중국에서 10세 소년이 세뱃돈을 돌려달라며 아버지에게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고 홍콩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16일 보도했다. 중국 광둥성 바이윈 법원은 아이도 자신의 통장을 가질 권리가 있다며 아버지에게 원금과 이자를 아이에게 돌려주라고 명령했다. 지난 2016년 ‘쑤’라는 어린이는 아버지를 상대로 세뱃돈으로 받은 돈 3000위안(약 50만원)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아버지는 2014년과 2015년에 아이가 받은 세뱃돈 3000위안을 은행계좌에 입금해뒀다. 그런데 아버지는 아이 모르게 2016년 3월 이 돈을 찾아 썼는데, 당시 인출 금액은 이자를 포함해 모두 3045위안이었다. 이러한 소송이 제기된 배경에는 부모의 이혼과 양육권 다툼이 있었다. 2015년 12월 아이의 어머니는 양육권 소송을 제기했고, 다음해 4월 이겼다. 소송 기간 중 아이의 아버지는 부인이 아들을 잘못된 소송에 끌어들였다며 아동학대 혐의로 맞고소했다. 아이의 아버지는 아들의 세뱃돈은 자신의 친구와 친척들이 준 것이라며 아이의 어머니와는 관계 없는 돈이라고 주장했다. 또 아들이 자라면 이자와 함께 모아놓은 세뱃돈을 돌려주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그러나 법원은 아이도 모르게 아버지가 마음대로 세뱃돈을 빼서 썼다며 아이에게 원금은 물론 이자까지 돌려줄 것을 명령했다. 법원은 비록 아이라도 자신의 계좌를 가질 권리가 있고, 그 돈을 아이 스스로 처분할 권리도 있다고 판결했다. 판결 내용이 알려지자 웨이보에서는 “아무리 부모라 해도 타인의 돈을 마음대로 처분할 권리는 없다”면서 판결을 지지하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너무한 판결이다. 가족과 부모가 없었다면 어느 누가 아무 관계도 아닌 당신에게 세뱃돈을 주겠는가”라는 반응도 나왔다. 중국에서 세뱃돈을 둘러싼 판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7월에도 11세 어린이가 부모의 이혼 뒤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자 세뱃돈으로 모은 4만 5000위안(약 750만원)을 할머니가 가로챘다며 고소한 사건이 있었다. 2012년에도 이혼 뒤 세 자녀의 세뱃돈 56만 위안(약 9300만원)을 부인이 가져갔다며 남편과 아이들이 고소하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남중국해 제해권 노리는 英, ‘브렉시트’ 이후 대영제국 부활?

    남중국해 제해권 노리는 英, ‘브렉시트’ 이후 대영제국 부활?

    “영국은 이제 단순히 우리 앞마당만 지키는 데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국제법을 위반하는 이들에게 단호하게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물론 인도·태평양에 군사 기지를 건설할 것입니다. 최신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를 지중해와 중동은 물론 태평양으로도 파견하겠습니다. 영국이 반드시 세계 경찰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만 앞서고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종이 호랑이’가 될 것입니다.” 개빈 윌리엄스 영국 국방장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런던의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에서 영국의 새로운 군사전략을 천명하면서 19세기 대영제국을 이끌던 ‘대양해군’의 위용을 태평양에서 재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월리엄스 장관은 이날 “우리는 우리의 우방인 호주와 뉴질랜드가 중국과 직면하는 도전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이 항모를 파견할 태평양의 분쟁 수역은 사실상 중국과 미국, 동남아 국가들의 힘의 대결이 본격화된 남중국해를 의미한다. 중국은 이에 반발해 후춘화 부총리와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이 가질 예정이었던 양국간 고위급 무역협의를 취소했다고 영국 일간지 선이 14일 보도했다. 영국이 1997년 홍콩을 중국에 반환한 이후 22년만에 영국 해군이 다시 아시아 진출을 본격화하는 것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세계 무대에서 소외당하지 않기 위해 우방인 미국은 물론 과거 식민지였던 영연방 국가들과 더욱 밀착해 유대 관계를 다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엘리자베스급 신형 항모 성능 등 중국에 비해 월등 영국은 19세기 전세계 육지의 4분의 1을 지배하며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 파이어 파워’(GFP)가 평가한 영국의 군사력은 1,2,3위를 차지한 미국, 러시아, 중국은 물론 인도(4위), 프랑스(5위)에도 뒤진 6위로 나타났다. 아편전쟁 당시 영국에 패배했던 중국군은 지난해 6월 소셜 미디어 웨이신(위챗)을 통해 “21세기 들어 영국 군사력은 이미 크게 뒤처져 중국과 비교도 할 수 없다”고 영국 군함이 남중국해 일대로 진입한다면 보복을 당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하지만 세계 5대 공인 핵보유국의 하나인 영국은 최근 6만 5000t급 대형 항모 2척을 새로 건조하면서 다시 명실상부한 해양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영국 해군은 항공모함 2척을 필두로 76척의 전함을 보유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에 비해 질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퀸 엘리자베스’함은 2009년부터 30억 파운드(약 4조 3500억원)을 들여 건조한 길이 280m의 6만 5000t급 디젤 항모로 2017년 12월 취역했다. 1600명의 병력과 수직이착륙 기능을 갖춘 F-35B 스텔스 전투기 36대를 비롯해 중형 대잠수함 헬기와 공격 헬기 등 함재기 50여대를 탑재할 수 있다. 10만t급에 달하는 미 해군 항모보다는 작지만 갑판 면적은 거의 비슷하다. 무엇보다 함재기인 F-35B는 중국이 자체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 J-20에 비해 성능이 월등하다. 영국 해군은 퀸 엘리자베스와 동급인 항모 ‘프린스 오브 웨일스’함도 2017년 12월 진수해 시험 운항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작전 반경이 1만 9000㎞에 이르는 두 항모는 대서양과 지중해, 태평양을 주 작전 무대로 삼을 전망이다. 이밖에 영국은 핵전력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신 핵잠수함(SSBN) 4척과 사거리 1만㎞가 넘는 ‘트라이던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보유하고 있다.●英, 美·日과 군사 밀착 중국·북한 견제 중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영국이 태평양에 항모를 파견하는 방침에 대해 일단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의 위상이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대외적으로 천명하기 위한 카드로 해석했다. 제국주의 시절 인도와 홍콩, 말레이시아 등을 식민지로 거느려 군사력을 과시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란 의미다. 왕이웨이 런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영국이 브렉시트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영국이 영향력과 힘을 과시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은 최근 들어 동아시아에서의 군사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 해군의 프리깃함 ‘아가일’함(4900t급)이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남중국해에서 미국 제7함대 소속의 미사일 구축함 ‘맥켐벨’함과 합동훈련을 한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영국이 남중국해에서 합동 훈련을 실시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대(對)잠수함 작전이 가능한 호위함 ‘몬트로스’함(4900t급)을 일본 근해에 보내 대북 감시 활동을 돕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에는 상륙함 ‘앨비언’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에 진입해 중국이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영연방 ‘맏형’ 안보 책임감도 한 몫…브렉시트 이후 아태 지역 협력에 사활 영국이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손을 잡고 남중국해에서 중국 견제에 나선 것은 미국 및 호주, 뉴질랜드와의 특수한 관계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국은 영연방 국가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뿐 아니라 미국과 함께 ‘파이브 아이즈’(5 eyes)로 불리는 특수 공동체의 일원이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과 영국이 1941년 8월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질서 재편을 논의한 대서양 헌장을 체결한 이후 광범위한 정보를 공유한 데서 유래됐다. 이후 미국과 영국 이외에 영연방 국가로 영국 여왕을 국가 원수로 모시는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가 파이브 아이즈의 일원으로 합류했다. 미영 동맹이 미일 동맹이나 한미 동맹 보다 끈끈한 유대관계를 과시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무엇보다 영국이 EU와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오는 3월 29일 EU를 탈퇴하게 되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면서 영연방 국가들이 대거 포함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경제 협력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영국은 옛 식민지이자 영연방 국가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와 ‘영연방 5개국 방위협정’(FPDA)이라는 공동 안보 협력체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이나 북한의 위협에 맞서 이들 국가들에 든든한 안보 제공자로서의 역할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영국은 이를 위해 지난해 유럽과 아시아의 중간 지점인 중동 바레인에 해군 기지를 개설했고 싱가포르에도 보급 기지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이 핵보유국으로서 핵억지력을 유지하는 명분으로 중국이나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면서 아시아에 대한 군사 개입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이 보유한 핵잠수함(SSBN)과 ‘트라이던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최근들어 노후화 됐다는 지적을 받자 집권 보수당은 영국이 핵보복 전력을 유지하는 것이 강대국으로서의 위상과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해 2016년 신형 잠수함 건조 계획을 승인한 바 있다. 하지만 영국 국내에서는 여전히 거액을 들여 이같은 군비를 확충해야 하는가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찮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中, 美반도체 구매 제안에도...무역협상 여전히 답보

    中, 美반도체 구매 제안에도...무역협상 여전히 답보

    중국이 14일부터 진행된 미국과의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미국산 반도체 구매, 산업 보조금 중단 등을 제시했으나 구조적 문제에 대한 견해차로 협상이 답보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파국을 막기 위해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시한 연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미국 협상 대표단과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7∼9일 차관급 협상에 이어 14일부터 베이징에서 고위급 협상을 벌였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이번 협상에서 미국산 반도체 구매 규모를 향후 6년에 걸쳐 2000억 달러(약 225조 4000억원)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제안했으며 이는 현재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보다 5배 많은 액수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또 신에너지 차량 등 국내에서 생산된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지급하던 보조금을 중단하겠다고도 제안했다. 이는 대두와 액화천연가스, 원유 등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상품 구매를 대폭 늘리겠다는 중국의 기존 제안에 더해진 것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로이터통신도 양국 협상 내용을 잘 아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이 자국 산업에 대한 불공정한 국가 보조금을 중단할 것임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모든 보조금 프로그램을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맞게 운영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어떤 방식으로 이를 이행할지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중국의 제안이나 약속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미 업계는 실효성에 의문을 품고 있으며 핵심 의제들에서 양국 의견 차이가 여전히 커 협상은 사실상 교착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구매확대 제안에 대한 의견 수렴은 추진하고 있지만, 이 제안을 반기지는 않고 있다고 WSJ에 말했다. 미 반도체 업계도 중국 측이 제안한 반도체 구매 수요를 충족시키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오히려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심화할 수 있다면서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의 존 네프 대표는 “중국의 반도체 구매확대 제안이 ‘중국제조 2025’ 달성을 위해 고안된 술책”이라면서 “매우 교활하다”고 혹평했다. ‘중국제조 2025’는 2025년까지 의료·바이오, 로봇, 통신장비, 항공 우주, 반도체 등 10개 첨단제조업 분야를 육성한다는 시진핑 정부의 정책으로, 미국은 중국의 기술 굴기를 상징하는 이 정책을 경계하고 있다. WSJ은 중국 중앙정부 차원의 자동차 구매 보조금 중단 제안도 지방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 문제는 시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양국 협상단이 결정적으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답보상태에 있다는 전언이 이어졌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베이징에서 차관급에 이어 고위급까지 나흘간 협상이 이어졌으나 중국의 구조적 개혁에 대한 미국의 요구에는 진전이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시한을 내달 1일보다 뒤로 연기할 만한 ‘요건’으로 제시한 것을 양국 협상단이 충족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우리가 진짜 합의라고 생각하는 곳에 가까이 있고 완성될 수 있다면 그것(협상 시한)을 잠시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걸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2일로 예고한 중국산 수입품 관세 인상 시점을 60일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90일 협상 기간’이 끝나는 오는 3월 2일부터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현행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위협해 왔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이날 무역협상 시한 연장을 고려하고 있는지 질문에 “아무런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으며 시 주석이 므누신 장관과 라이트하이저 대표를 15일 만날 것”이라고만 답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협상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의 구조개혁을 놓고 양국의 견해차가 커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은 외국계 기업에 대한 동등한 시장 접근 보장, 국유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 지식재산권의 철저한 보호 등 중국의 구조개혁을 원하고 있으며, 이 경우 20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추가 관세를 철회할 수 있다는 안도 제시됐다. 특히 미국은 중국이 지금껏 이러한 구조개혁에 대한 약속만 늘어놓았을 뿐 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중국의 개혁 이행을 확인할 수 있는 ‘검증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중국 협상단은 ‘실행 메커니즘’이라는 보다 부드러운 용어를 써가면서 구조개혁 불이행 시 미국 정부에 징벌 권한을 부여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미국이 제시하는 검증 메커니즘이 첨단기술 경쟁에서 중국을 제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노조 결성이 사회질서 문란?… 고강도 탄압당하는 中노동자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노조 결성이 사회질서 문란?… 고강도 탄압당하는 中노동자

    ‘노동자의 천국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노동운동 탄압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 경제성장이 급속한 둔화세를 타면서 노조 결성과 임금체불 등 근로조건 악화에서 비롯되는 노동 관련 시위 급증은 노사갈등 차원을 넘어 시진핑(習近平) 정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정국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최근 들어 중국에서 공장 노동자를 비롯해 택시운전사, 건설 인부 등 노동자들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난 7일 보도했다. 지난해 집계된 노동 관련 시위·분규 건수는 전년(1200여건)보다 500건 이상 늘어난 1700여건으로 추산된다고 홍콩에서 중국 노동인권을 옹호하는 ‘중국노동자통신’(中國勞工通訊·Chia Labour Bulletin·CLB)이 밝혔다. CLB는 분쟁 상당수가 신고되지 않는 데다 중국 당국이 검열까지 강화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드러난 신고 건수는 빙산의 일각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대표적 사례는 지난달 20일 밤 10시쯤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시에서 활동하는 노동운동가인 우구이쥔(吳貴軍), 노동조직 전문가 장즈루(張治儒), 인권운동가 허위안청(何遠程), 노동자대표 쑹자후이(宋佳慧) 등 4명이 현지 공안(경찰) 당국에 체포된 것이라고 홍콩 명보(明報),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전했다. 허난(河南)성에서 활동하는 노동운동가 젠후이(簡輝)도 이들과 함께 체포됐다. 이들은 선전시 바오안((寶安)구의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는 ‘군중을 모아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는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노동운동가 린둥(林東)은 광시(廣西)좡족자치구에서 검거됐다가 석방된 뒤 베트남으로 출국했다.이번에 검거된 우구이쥔은 2013년 선전에서 일어난 노동자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 등으로 13개월 동안 구금됐다. 당시 검찰은 끝내 그의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고 기소를 취하했다. 장즈루와 린둥은 노동운동 지원단체 춘펑(春風)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데, 2014년 광둥성에서 발생한 노동자 파업을 지원했다는 혐의로 구금되기도 했다. 장즈루의 가족은 “공안에서 통보를 받은 이상 변호사를 선임해 그와의 면담을 추진할 것”이라며 “공안 측에서는 조사 결과에 따라 그의 구금 기간이 달라질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우려했다. 이번에 이들이 일제히 검거된 것은 지난해 중반 전국적인 반향을 일으켰던 선전시의 용접설비 제조업체 자스(佳士)과기공사(JASIC) 노조 사태에 관여해 사회질서를 어지럽혔다는 것이 이유다. 자스과기 노동자들은 지난해 5월부터 노조 결성을 추진했으나 공안 당국의 탄압으로 수십 명이 체포됐다. 이 소식을 전해듣고 노동자와 학생 100명 이상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 전역에서 몰려들었다. 이에 중국 전역의 노동운동가들은 물론 대학생들까지 나서 이들에 대한 지지 운동을 벌였고 큰 관심과 성원을 받았다. 홍콩의 노동운동가 제프리 크로살은 “자스과기공사 사태에 공안 당국은 매우 당황했다”며 “이들이 알고 있는 유일한 대응책은 노동자들을 돕고자 하는 사람들을 모조리 잡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군다나 베이징대 외국어학원 졸업생 웨신(嶽昕)을 비롯해 베이징대 의학부 졸업생 구자웨(顧佳悅), 중산(中山)대 석사 천멍위(沈夢雨), 난징(南京)농대 졸업생 정융밍(鄭永明) 등 4명은 지난해 8월 당국에 끌려갔다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이들은 당국으로부터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는 동영상을 찍을 것을 강요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산당은 1978년 12월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개방정책을 편 이후 경제 업적을 앞세워 일당 독재의 정당성을 확보해 왔다. 2012년 말 권좌에 오른 시진핑 주석은 중국 경제의 토대를 굴뚝 산업에서 첨단기술 산업으로 탈바꿈하려고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연착륙 기대와 달리 중국 경제는 소비자, 기업의 경제 심리가 싸늘하게 얼어붙은 데다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장기화하는 등 각종 악재가 겹쳐 급격한 하향곡선을 탔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6.6%를 기록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 유혈진압 이듬해인 1990년(3.8%) 이후 가장 낮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거래 감소와 제조업 활동 둔화 등을 지적하며 실제 수치가 훨씬 낮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판국에 시 주석은 총리가 관장해 온 경제정책도 총괄하고 있는 만큼 책임론에 휩싸이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는 결국 노동자의 불만으로 이어지는 탓이다. ‘피땀’에 걸맞지 않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이 노동자들의 시각이다. 지난해 시위에 참여한 선전 전자공장 임금체불 노동자 저우량(40)은 “회사에 건강을 바쳤는데 지금 나는 쌀 한 자루 살 돈도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이에 중국 지도부는 반부패 사정 작업의 핵심인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 시 주석에 대한 충성 맹세를 하게 하고, 인터넷·모바일 콘텐츠에 대한 사전 검열도 사실상 의무화했다. 중국 정부가 체제 안정을 유지한다는 명분으로 권력기관을 직접 동원하고 사이버 공간에 대해서까지 통제를 부쩍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지난달 22일 공산당 중앙당교 세미나에 참석해 지방정부 지도자들과 중앙정부 부장(장관) 인사들에게 ‘중대한 위험’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이 장기 집권과 개혁·개방, 시장경제를 유지하는 데 장기적이고 복잡한 시련을 맞았고 외부 환경도 험난하다”며 “경제발전과 사회 안정을 확실히 이룰 수 있도록 솔선수범해서 현재의 주요 위험을 해결하고 예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당교 세미나가 예정에 없이 급하게 잡힌 비상회의 성격이었음을 감안하면 경기 둔화가 중국 사회 전반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중국 지도부가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 주석은 이를 위해 노동자 3억명 이상이 가입한 친기업 노조인 중화전국총공회(ACFTU)에 대한 당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노동자들에게 조언하거나 노조의 단체교섭을 도와주는 노동인권 단체들을 해체했다. 제프리 크로설 CLB 홍보이사는 “중국 지도부가 대규모 시위의 재발을 확실히 막는 데 훨씬 더 엄격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이후 노동 관련 시위 때문에 구속된 이들은 150여명에 이른다. NYT는 중국 지도부가 노동시위를 잠재적인 정치적 위협으로 보고 있으며 톈안먼 시위 30주년을 맞는 올해에는 시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특히 젊은 공산주의 대학생들이 주도하는 노동운동을 훨씬 더 경계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이 자본주의를 포용해 노동자들을 착취한다며 마오쩌둥(毛澤東)이나 칼 마르크스의 이론을 거론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이 계속 이런 상황에 내몰리면 시 주석의 국가 비전인 중국몽(中國夢)과 당에 대한 신뢰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디애나 푸 국제정치학 교수는 “교사가 일하길 거부하고 트럭 운전사가 물품 운송을 중단하며 건설 노동자가 인프라 건설을 그만두면 꿈을 좇을 수 없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부패한 관리들이 경영자들과 결탁해 노동자들을 학대한다며 중국 남부 지역에서 독립노조의 조직을 시도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바로 진압에 나섰고 관련자 50명 이상이 실종되거나 구속됐다. 푸 교수는 “중국 공산당이 마르크시즘을 따르지 않는다고 외쳐 대는 것은 국가 주도 사회주의에 대한 명백한 반항이자 거부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세계 관광지 점령한 중국인 비매너 퇴치법

    세계 관광지 점령한 중국인 비매너 퇴치법

    전 세계 관광지를 장악한 중국인 여행객의 무례한 행동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중국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4일 지난해 약 1억 5000만명에 이르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해외여행에 나섰다고 보도했으며 이는 전년보다 14.7% 늘어난 규모다. 지난 9일 필리핀에서는 중국 여학생이 두유 푸딩을 들고 전철을 타려다 제지하는 경찰에게 들고 있던 액체 음료수를 던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필리핀 경찰은 폭탄 테러 위협에 도시철도에 액체류를 반입하는 것을 금지했다. 일본 오사카의 한 뷔페식당에서는 중국인 여성 2명이 무례한 식사 태도를 이유로 쫓겨나기도 했다. 식당 측은 이 여성들이 새우 껍질을 바닥에 버렸다고 주장했고, 중국인 관광객은 단지 중국어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부당한 대접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일본 식당의 남성 종업원이 돈을 받지 않겠으니 식당에서 나가달라고 요구하는 동영상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널리 공유되며 논란을 낳았다. 2017년 6월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에서는 한 중년 여성이 비행기 엔진에 행운을 기원하며 동전을 던졌다가 중국 동방항공 여객기의 출발이 지연됐다. 승객들은 이 여성이 탑승 계단에서 동전을 던지는 것을 목격하고 승무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중국 동방항공 측은 모두 9개의 동전을 현장에서 찾아냈고 이 가운데 1개는 실제로 비행기 엔진 안에 있었다. 지난 설 명절 연휴에 중국인 200만 명이 일본을 찾았으며 춘절 기간에 해외여행에 나선 중국인은 모두 722만 명에 이른다. 교토 니시키 시장에서는 영어, 중국어, 한국어, 일본어로 ‘걸으면서 음식을 먹지 말아달라’는 팻말을 붙였고, 홋카이도에서는 렌터카 수요가 급증하면서 5년 새 교통량이 5배 늘어 극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등 과도한 관광객으로 일본은 몸살을 앓고 있다. 캐롤 장 영국 포츠머스대 교수는 중국 관광객을 직접 인터뷰하고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중국인들의 외국 여행 시 비신사적 행동을 줄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장 교수는 관광객들의 충격적인 행동이 인터넷 소셜 미디어를 통해 널리 퍼져 나간다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의 무례한 행동이 세계 최악이란 사실은 중국 정부와 중국인 스스로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관광객의 급작스런 증가 때문에 주로 시골 지역의 중장년 단체관광객들이 ‘혐오스런 중국인 관광객’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주범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관광 정책을 총괄하는 문화관광부는 비문명적 행동을 한 중국인 여행객의 실명을 명시한 블랙리스트를 펴내기도 했다. 중국 관영 중앙(CC)TV는 설 연휴 기간 큰 소리로 떠들지 않기, 쓰레기 아무 데나 버리지 말기, 새치기 금지 등 관광지에서의 행동요령을 알리는 영상을 내내 내보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미중 무역협상 데드라인 연장되나… “진짜 합의 가능성”

    미중 무역협상 데드라인 연장되나… “진짜 합의 가능성”

    트럼프 “협상시한 흘러가게 둘 수도” 실무·고위급협상서 극적타결 기대감 새달 중순 시진핑과 최종담판 나설 듯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전쟁 휴전 시한 연장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극적 타결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 정가는 이번 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미중 실무·고위급 협상에서 합의안 초안을 만들고 다음달 중순쯤 미중 정상이 만나 최종 합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우리(미·중)가 진짜 합의라고 생각하는 곳에 가까이 있고, (합의가) 완성될 수 있다면 그것(협상시한)을 잠시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걸 볼 수 있다”며 오는 3월 1일로 예정된 휴전시한 연장을 시사했다. 이는 그가 3월 1일 이후에도 추가적인 관세 부과를 보류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미중이 이번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도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적절한 시점에 이뤄지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미 언론은 미중 간 정상회담 장소 등에 대해 이견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에서는 지난 11일부터 제프리 게리시 미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이끄는 차관급 협상단이 중국 측과 사흘째 협상 중이며, 14일부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류허 중국 부총리 등과 고위급 협상을 할 예정이다. 결국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미중이 얼마나 접점을 찾느냐가 무역전쟁의 향배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라이트하이저 대표 등 미 고위급 대표단은 협상 날짜보다 이틀이나 빠른 지난 12일 베이징에 도착해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므누신 장관은 13일 숙소인 베이징 웨스틴호텔에서 기자들에게 “생산적인 회담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15일 미측 고위급 협상단을 직접 만나는 등 무역협상 돌파구 마련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전했다. 16일에는 미 대표단을 위한 만찬이 베이징 시내 고급 음식점에서 열리며 류 부총리가 건배사를 할 예정이라고 SCMP는 덧붙였다. 미 무역전문가들은 이번 미중 고위급 협상에서 무역전쟁 합의를 위한 초안을 마련하고 협상 시한을 연장하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중 모두 ‘트럼프-시진핑 회담’에 앞서 입장 차를 줄이기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무역협상 초안이 마련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미·중 무역전쟁, 새달 트럼프 리조트서 마침표 찍나

    中, 하이난다오 제안… 장소 놓고 신경전 “AI 투자 확대 지시”“6세대 전투기 개발” 양국, 첨단산업 둘러싼 힘겨루기도 지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월 정상회담설이 제기되면서 ‘무역전쟁’의 마침표를 찍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미·중은 정상회담 장소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등 극적 타결의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또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을 둘러싼 힘겨루기도 계속되고 있다. 켈리앤 콘웨이 미 백악관 선임고문은 1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미·중 정상회담이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곧 만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콘웨이 고문은 이어 ‘미·중의 무역협상 합의가 가까워졌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인다”며 미·중의 극적 합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그는 정상회담의 날짜나 장소 등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도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중 정상이 다음달 중순쯤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만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베이징을 포함한 다른 (회담의) 장소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면서 “그들(중국)과 언제 어디서 만날지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날 “중국이 다음달 연례 보아오포럼이 열릴 때쯤 미·중 정상회담을 하이난다오에서 개최할 것을 미국에 제안했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제안에 아직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미·중이 정상회담의 조율을 위한 물밑 접촉 사실을 언론에 흘리면서 회담 장소를 자국에 유리한 곳으로 결정하기 위해 언론 플레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무역전쟁 휴전 마감시한을 앞두고 미·중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면서 “베이징에서 이번주 실무급·고위급 회담이 다시 열리지만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로 꼽히는 AI 분야의 연구개발과 투자를 확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은 연방기관이 AI 프로그램에 우선순위를 두고 예산을 운용하도록 지시하는 동시에 연구개발자들이 더 많은 정부 데이터에 접근하는 길을 열어두는 것이 골자다. AP통신은 “이번 행정명령은 중국이 전쟁에서 보건의료 분야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것에 대응 조치”라고 풀이했다. 중국도 12일 AI 탑재와 드론 통제 능력, 고성능 스텔스 기능까지 갖춘 6세대 전투기를 2035년까지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미국의 압력에도 ‘기술굴기’를 이어갈 뜻을 분명히 밝혔다.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 젠-20 개발자인 왕하이펑은 글로벌타임스에 “중국이 차세대 전투기(6세대)를 2035년 또는 그 이전에 개발할 것”이라면서 “AI를 비롯해 드론 운용 능력, 고성능 스텔스 기능이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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