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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대마불사? 중국 세계 최대 조선사 출범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대마불사? 중국 세계 최대 조선사 출범

    중국에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造船) 공룡’이 등장했다. 중국 정부가 국유산업의 효율화 차원에서 1·2위 국유 조선업체를 합쳐 세계 최대의 조선소를 설립한 것이다. 중국은 국내 1위 조선업체인 중국선박공업(中國船舶工業·中船工業)그룹이 2위 조선 업체인 중국선박중공(中國船舶重工·中船重工)그룹을 인수해 ‘중국선박그룹’(中國船舶集團·CSG)을 새로 설립했다고 중국 국무원 기관지 경제일보의 인터넷판 중국경제망, 로이터통신 등이 지난 27일 보도했다. 중국 국무원의 95개 국유기업 담당 부처인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國資委)는 이에 앞서 25일 중국선박공업과 중국선박중공의 합병을 승인했다. 중국 정부는 1982년 5월 조선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제6기계공업부 소속 135개 기업을 한데 모아 중국선박공업총공사를 설립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국 정부는 1999년 7월 1일 국제경쟁력과 효율성을 강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창장(長江·양쯔강)을 경계로 ‘남선’(南船)으로 불리는 중국선박공업과 ‘북선’(北船)인 중국선박중공으로 분가했다가 이번에 합쳐 ‘남북선’(南北船) 한몸이 된 것이다. 중국 정부가 20년 만에 양대(兩大) 국유 조선사를 합병하는 것은 내부적인 개혁 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등 글로벌 조선업의 대형화 추세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두 회사의 합병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내건 ‘해양강국’ 건설을 위한 중요한 도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두 조선사 간의 합병이 완료됨에 따라 설립된 중국선박그룹은 산하에 무려 147개 연구기관과 사업 부문, 상장기업 등을 거느리는 공룡 조선사로 거듭났다. 총자산은 1120억 달러(약 132조원) 규모이고 직원 수는 31만 명에 이른다. 중국선박공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1144억 위안(약 19조 2000억원), 순이익은 25억 위안이다. 중국선박중공의 지난해 매출액 3530억 위안, 순이익은 69억 위안이다. 두 조선사의 합친 연간 매출 규모(4674억 위안)는 현대중공업(8조 666억원)와 대우조선해양(9조 6444억원) 매출 합계의 4.5배에 가깝다. 두 회사의 조선 건조량은 2018년 기준 중국선박공업이 925만t으로 세계 2위, 중국선박중공이 602만t으로 세계 3위에 해당한다. 양사의 수주 잔량도 5월 말 기준 1170CGT(표준환산톤수)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수주잔량(1571CGT)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선박공업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11.5%, 중국선박중공은 7.5%를 각각 차지해 신설 중국선박그룹은 시장점유율아 19%의 뛰어올라 1위인 현대중공업(13.9%)을 누르고 단숨에 세계 최대의 조선사로 발돋움한다. 특히 중국선박그룹은 초대형 컨테이너선부터 항공모함까지 제작이 가능하게 돼 한국 조선사들이 집중하는 고부가가치 시장에서 거센 도전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 전문가들은 고부가가치 선박에 주력하는 한국 조선사가 단기적으로는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저가를 무기로 공세를 펴면 한국 조선업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더군다나 국내 조선사들이 참여하지 않는 크루즈선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세계 시장 지배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레이판페이(雷凡培) 중국선박그룹 회장이 밝힌 ‘청사진’이다.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레이 회장은 설립대회 이후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그룹의 발전 계획과 관련해 3가지 사항을 거론했다. 첫 번째로 강한 군대 건설을 꼽았다. 그는 우선 시진핑 주석이 주창하는 군대를 강하고 흥하게 만드는 ‘강군흥군‘(强軍興軍)의 첫 번째 책무를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계 일류 군대의 전면적 건설을 위해 일류 장비를 연구 개발할 것이며 세계 일류 해군 건설을 위해 강대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역설했다. 레이 회장은 그룹의 두 번째 발전 계획으로 합병을 통해 세계 일류의 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한 뒤 세 번째 발전 포부에서 해양방위장비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박차를 가하겠다며 해양 국방을 위한 신설 중국선박그룹의 역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분가한 지난 20년간 중국선박공업과 중국선박중공이 군수산업으로 국가에 보답한다는 뜻의 ‘군공보국’(軍工報國)’에 대한 초심을 잃지 않았고 강군흥군을 위해서도 총력전을 펼쳐 왔다고 말했다. 두 조선사가 납기일에 맞춰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대형 구축함, 수륙양용함 등 선진 함정 등에 대한 연구 및 개발, 생산으로 중국 해군의 현대화에 커다란 공헌을 해왔다며 중국선박그룹의 가장 중요한 임무 또한 강한 중국 해군 건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콩 명보(明報)는 27일 중국의 첫번째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과 중국이 자체 제작한 첫 국산 항모가 중국선박중공 산하의 다롄(大連)조선소에서 건조됐으며 중국의 두 번째 자체 제작 항모는 현재 중국선박공업 산하의 상하이 장난(江南)조선소에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마카오 군사 전문가 황둥(黃東)은 “현재 중국의 군함 생산이 세계 1위”라며 “중국은 지난 10년 간 ‘준전시 상태’의 속도로 군함을 건조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군사 투명도가 낮은 점을 고려하면 커다란 우려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대형 국유기업인 중국초상국그룹(招商局集團) 산하에 있는 중국초상국공업(招商局工業)그룹과 중국국제해운컨테이너(中集)그룹, 중국항공공업국제(航空工業國際)공사 간 전략적 합병이 논의되고 있다고 경제매체 차이신(財訊)이 전했다. 초상국공업이 국제해운컨테이너와 항공공업국제의 조선·해양 엔지니어링 부문을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합병에 정통한 소식통은 “2~3년 전부터 이들 회사 간의 합병이 추진돼 왔으며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합병을 주도하는 초상국공업은 이미 합병돼 설립된 중국선박그룹, 중원해운중공(中遠海運重工)그룹에 이은 중국 3위 조선사다. 국제해운컨테이너의 경우 지난해 해양 엔지니어링 부문 손실이 35억 위안에 이른다. 항공공업국제는 화학제품 운반선 제조를 위한 조선소 2개를 소유하고 있을뿐 주력 사업은 고급 전자제품의 생산·판매이다. 소식통들은 “3개 기업이 합병하면 비용 절감이 될 뿐 아니라 두 회사가 자본 집약적인 조선 부문을 넘겨주면서 핵심 사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주가 급감하면서 강력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세계 조선 강국이 되겠다는 청사진 아래 2017년 ‘선박공업 구조조정 심화 및 전환 업그레이드 가속을 위한 액션플랜’(실행계획)을 내놓기도 했다.한편 중국 정부의 1·2위 조선사 합병 승인 조치가 현대중공업·대우조선의 합병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합병하기 위해서는 유럽연합(EU)과 중국, 일본 등 6개국 공정거래 당국으로부터 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중국이 자국 대형 조선소 합병을 허락했기 때문에 한국 조선소의 합병을 거부할 명분이 약해진다는 얘기다. 다만 중국 기업들이 한국 기업의 기술력을 바짝 따라오는 상황인 만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합병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초대형 조선소가 탄생하면 기술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KDB한국산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 조선산업 경쟁력을 100으로 볼 때 일본은 99, 중국은 88이다. 한국과 중국의 선박 건조 기술 격차는 벌크선(산적 화물선)이 2.5년, 탱커(유조선) 4.2년, 컨테이너선 4.2년, LNG선은 7년 가량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홍콩 선거 참패에도… 시진핑 “中 특색사회주의 견지해야”

    홍콩 선거 참패에도… 시진핑 “中 특색사회주의 견지해야”

    람 장관 “구의원 선거일 뿐” 평가절하 질서 회복 속 시내 곳곳 점심시위 재개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친중파가 참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리더십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그가 자신의 핵심 정책인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홍콩 시민들도 시내 일부 지역에서 점심 시위를 재개했다. 27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개혁전면심화위원회 회의에서 지난달 열린 19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 결정 내용을 설명한 뒤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를 견지하고 보완하며 국가 관리 체계를 현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지난 24일 치러진 홍콩특별행정구 구의회(한국 지방의회 격) 선거 뒤 시 주석이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나온 자리여서 관심을 모았다. 그는 홍콩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삼가는 대신 “4중전회 결정 내용을 강력히 실행하라”고 주문했다. 앞서 중국 공산당은 4중전회에서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일국양제에 대한 어떠한 도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앞으로도 홍콩에 대한 압박을 이어 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홍콩 시민 대다수는 일국양제 원칙을 부정하지 않는다. 1997년 홍콩이 반환될 때 중국이 약속한 본래 의미의 일국양제(2047년까지 중국 간섭 없는 자치) 원칙을 지켜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 당국이 이를 무시하고 ‘일국양제 수호’를 강조하는 것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방식(중국의 지배하에 이뤄지는 제한적 자치)만이 유효하다고 판단해서다. 명보 등 홍콩언론은 이날부터 홍콩 시내 곳곳에서 ‘런치위드유’(점심 함께 먹어요) 등 시위가 다시 시작됐다고 전했다.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전날 “이번 선거는 단지 구의원을 뽑는 선거일 뿐”이라며 경찰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등 시위대의 5대 요구를 거부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베이징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그간 중국 당국이 람 장관을 건너뛰고 홍콩 경찰에게 직접 지시를 내려 왔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면서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꾸렸다가 중국의 개입 사실이 드러날 수도 있는 만큼 친중 성향의 홍콩 정부가 시위대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홍콩 전체로는 빠르게 질서를 회복해 가고 있다. 시위 사태로 폐쇄됐던 크로스하버 터널이 이날 제 기능을 회복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앞서 시위대는 홍콩 이공대 교정을 점거한 뒤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자 부근에 있던 이 터널에 화염병을 던져 교통을 마비시켰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홍콩 정치 입성한 2030… 거리 시위서 제도권 투쟁 시작됐다

    홍콩 정치 입성한 2030… 거리 시위서 제도권 투쟁 시작됐다

    中, 美대사 불러 “홍콩 인권법 통과 항의” 참패 캐리 람 “시위대 요구 수용 못한다” 지난 24일 치러진 홍콩특별행정구 구의회(한국 지방의회 격)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85% 넘는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한 가운데 거리에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끌던 ‘2030세대’가 대거 당선돼 관심을 모은다. 그간 정치에 무관심하던 젊은층이 진보 성향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서 시민단체 대표 등이 제도권 정치에 안착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중파 몰락으로 위기를 맞은 중국 정부는 주중 미국대사를 초치해 비난하고 홍콩 문제 담당자 교체를 검토하는 등 후폭풍 차단에 나섰다. 2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카린 푸(23)는 자신이 나고 자란 포트스트리트 선거구에서 59표 차로 신승해 화제가 됐다. 그는 현역 의원이자 친중 성향 정당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 소속 후보를 상대로 이번 선거에서 가장 적은 표차로 승리했다. BBC방송은 “푸 당선인은 홍콩 반정부 시위를 보고 선거 출마를 결심했다”면서 “대학의 취업 제안도 거절했다”고 전했다.홍콩 민주화 시위를 이끄는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32) 대표는 샤틴구 렉위엔 선거구에서 친중 진영 후보를 1000표 가까운 차이로 누르고 낙승했다. 민간인권전선은 올해 6월부터 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홍콩 당국의 ‘눈엣가시’인 그는 지난달 괴한들로부터 ‘쇠망치 테러’를 당해 중상을 입었다. 결과 발표 직후 목발을 짚고 언론에 나선 샴 당선인은 “나 한 사람의 승리가 아니라 홍콩 전체의 승리”라고 강조했다.조던 팡(21) 홍콩대 학생대표의 당선은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대학 4학년인 그는 민건련 부대표인 호레이스 청 후보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학생 신분으로 처음 선거에 출마한 그가 친중파 거물을 물리치자 외신들은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팡 당선인은 “승리가 실감 나지 않는다. (홍콩 민주화를 향해) 갈 길이 아직 멀다”고 소회를 밝혔다. 친중파 대표 정치인으로 현역 입법회(한국 국회 격) 의원 겸 구의원인 주니어스 호를 낙선시킨 이도 그보다 20살이나 어린 캐리 로(37)였다. 호 의원은 지난 7월 21일 위엔룽역에서 발생한 ‘백색 테러’를 두둔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가 시민들의 원성을 샀다. 범민주 진영이 가장 싫어하는 정치인이던 그가 낙선했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샴페인을 터뜨리며 환호하기도 했다. SCMP는 “호는 친정부 진영에 대한 역풍을 가장 크게 맞은 희생자”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참패에도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위대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중국 정부로부터 선거 결과에 대해 책임지라는 지시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선거 참패 등 홍콩 사태의 원인을 미국에 돌리고 나섰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전날 정쩌광 외교부 부부장이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대사를 불러 미국 상하원에서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이 통과된 것을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광둥성 지역에 지휘본부를 세워 홍콩 사태에 대응하고 있으며 베이징과 홍콩을 연계하는 중국 국무원 연락판공실의 책임자 왕즈민 주임을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2030 당선자들 젊어진 홍콩정치...거리싸움에서 제도권으로

    2030 당선자들 젊어진 홍콩정치...거리싸움에서 제도권으로

    지난 24일 치러진 홍콩특별행정구 구의회(한국 지방의회 격)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85% 넘는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한 가운데 지난 6월 시작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끌던 ‘2030세대’ 후보들이 대거 당선돼 관심을 모은다. 그간 정치에 무관심하던 젊은층이 투표에 대거 참여하면서 시민단체 대표와 정치신인이 입성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중파 궤멸로 위기를 맞은 중국 정부는 주중 미국대사를 초치해 비난했다. 중국 관영매체도 외부세력이 선거를 방해했다고 주장하는 등 선거 패배의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모습이다. 2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카린 푸(23)는 자신이 나고 자란 포트스트리트 선거구에서 59표 차로 신승해 화제가 됐다. 그는 현역 의원이자 친중성향 정당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 소속 후보를 상대로 이번 선거에서 가장 적은 표차로 승리했다. BBC방송은 “푸 당선인은 홍콩 반정부 시위를 보고 이번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면서 “원래 대학에서 취업을 제안받았지만 선거 출마를 위해 이를 거절했다”고 전했다.홍콩 민주화 시위를 이끄는 재야단체 ‘민간인권진선’의 지미 샴(32) 대표는 샤틴구 렉위엔 선거구에서 친중 진영 후보를 1000표 가까이 앞서며 낙승했다. 민간인권전선은 올해 6월부터 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그는 홍콩 당국으로부터 ‘눈엣가시’로 여겨져 오다가 지난달 친중파로 추정되는 괴한들로부터 ‘쇠망치 테러’를 당해 중상을 입었다. 결과 발표 직후 목발을 짚고 언론에 나선 샴 당선인은 “나 한 사람의 승리가 아니라 홍콩 전체의 승리”라고 강조했다.조던 팡(21) 홍콩대 학생대표의 당선은 이번 선거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대학 4학년인 그는 현역 유명 정치인이자 민건련 부대표인 호레이스 청 후보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학생 신분으로 처음 선거에 출마한 그가 친중파 거물을 물리치자 외신들은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팡 당선인은 “승리가 실감나지 않는다. (홍콩 민주화를 향해) 갈 길이 아직 멀다”고 소회를 밝혔다. 친중파 대표 정치인으로 현역 입법회(한국 국회 격) 의원 겸 구의원인 주니어스 호를 낙선시킨 이도 그보다 20살이나 어린 캐리 로(37)였다. 호 의원은 지난 7월 21일 위엔룽역에서 발생한 ‘백색 테러’를 두둔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가 시민들의 원성을 샀다. 범민주 진영이 가장 싫어하는 정치인이던 그가 선거에서 떨어졌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샴페인을 터뜨리며 환호하기도 했다. SCMP는 “주니어스 호는 친정부 진영에 대한 역풍을 가장 크게 맞은 희생자”라고 평가했다.중국 정부는 친중파가 대거 몰락한 이번 선거 결과의 후폭풍 차단에 안간힘을 썼다. 26일 중국 외교부는 “전날 정쩌광 외교부 부부장이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대사를 불러 미국 상하원에서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이 통과된 것을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홍콩 선거에 미국이 개입했다는 인상을 줘 국내 여론을 환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인민일보도 “이번 선거는 홍콩이 풍파를 겪는 중에 치러져 폭력분자와 외부 세력이 협공으로 사회적 대립을 조장했다”고 비난했다. 한편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25일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언론인터뷰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홍콩이 계속 힘을 내 민주주의의 길로 전진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자유시보 등이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홍콩 선거혁명… 범민주, 의석 85% 이상 싹쓸이

    홍콩 선거혁명… 범민주, 의석 85% 이상 싹쓸이

    원동력 된 2030 정치개혁 요구 거셀 듯홍콩 전역이 민주화 요구 세력을 상징하는 ‘황쓰’(黃絲·노란 리본)로 뒤덮였다. 홍콩 시위 사태의 분수령이 될 지난 24일 홍콩특별행정구 구의회(한국 지방의회 격)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처음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처리를 위해 노골적 친중 행보를 보인 캐리 람 행정장관을 심판하고자 ‘2030’세대가 투표장을 찾은 결과다.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투쟁 동력을 잃은 시위대에 힘을 실어 주고 행정장관 직선제 등 정치개혁 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범민주 진영인 ‘비건제파’는 전날 치러진 구의원 선거에서 전체 452석 가운데 85%가 넘는 388석을 차지했다. 지난 2015년 선거(118석) 때보다 의석수가 3배 이상 늘었다. 친중 세력인 ‘건제파’는 59석을 얻는 데 그쳤다. 범민주 진영은 홍콩 구의원 선거 역사상 최초로 과반 의석을 달성하며 압승했다. 그간 공개 유세를 자제하던 친중파 후보들은 선거 막판 시위가 잠잠해지자 주말 내내 거리로 나와 총력전을 펼쳤지만 유권자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둔 이유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홍콩 사회의 변화 의지를 선거를 통해 표출했기 때문이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 총 294만여명의 유권자가 참여해 71.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역대 홍콩 선거 역사상 최고치다. 홍콩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중도층을 중심으로 ‘강경 진압에 매달리는 정부를 응징하자’는 생각이 공감대를 얻었다. 행정수반인 람 장관은 친중파 참패의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시진핑 중국 정부가 ‘조기 교체’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류지영 기자 uperryu@seoul.co.kr
  • 홍콩 뒤덮은 ‘노란리본’…2030, 시진핑에 ‘레드카드’

    홍콩 뒤덮은 ‘노란리본’…2030, 시진핑에 ‘레드카드’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가 6개월째 이어진 가운데 홍콩 사태의 분수령이 될 24일 홍콩특별행정구 구의회(우리의 지방의회 격)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사상 처음으로 과반의석을 차지했다. 홍콩 전역이 민주파를 상징하는 ‘황쓰’(黃絲·노란 리본)로 뒤덮였다. 노골적 친중 성향을 드러낸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심판하고자 ‘2030’세대가 대거 투표에 참여한 결과다.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투쟁 동력을 잃은 시위대에 힘이 실리고 행정장관 직선제 등 정치개혁 요구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비건제파(범민주 진영)는 전날 치러진 구의원 선거에서 전체 452석 가운데 오전 10시(현지시간) 현재 388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다. 친중세력인 건제파 진영은 58석을 얻는 데 그쳤다. 범민주 진영은 홍콩 구의원 선거 역사상 최초로 과반 의석을 차지하며 선전했다. 시위대의 타깃이 될까봐 활동을 자제하던 친중파 후보들은 선거 막판 시위가 잠잠해지자 주말 내내 거리로 나와 유세를 펼쳤지만 유권자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이번 선거 결과는 민주화를 바라는 홍콩의 민심이 그대로 반영됐다. 홍콩 민주화 시위를 주도한 재야단체 민간인권진선의 지미 샴 대표가 샤틴구에서 당선됐다. 그는 당선 발표 뒤 “내가 이긴 것은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홍콩의 승리”라며 “강경한 캐리 람 행정장관이 여론에 부응해 하루 빨리 5대 요구를 수용하기 바란다”고 했다. 앞서 지미 샴 당선자는 지난달 쇠망치 등 둔기를 든 4명의 괴한에게 테러를 당해 중상을 입었다. 2014년 홍콩의 민주화 운동인 ‘우산혁명’을 이끈 청년 활동가 조슈아 웡이 피선거권을 박탈당하자 대신 민주파 진영 후보로 나온 케빈 람도 사우스호라이즌스 웨스트 구에서 당선됐다. 람 당선자는 “민주파가 여러 선거구에서 승리한 것은 홍콩 정부와 중국 정부의 정책에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는 총 294만여명의 유권자가 참여해 투표율 71.2%를 기록했다. 홍콩 선거 사상 역대 최고치다. 4년 전 구의원 선거 때의 47.0%보다도 크게 높아졌다. 시위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범민주 진영과 친중 진영 모두 ‘투표 결과로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이번 선거에 대거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부 해외 유학생은 이번 선거에 참여하고자 일부러 귀국해 투표하기도 했다. 광둥성 등 홍콩과 가까운 본토 지역에서 일하던 시민들도 버스 등을 대절해 고향으로 돌아와 투표소로 향했다.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사회 변화 의지를 표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18∼35세 젊은 층 유권자가 12.3% 늘어 연령대별로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젊은 층 유권자가 많이 늘어난 것은 진보적 성향의 범민주 진영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 뽑힌 구의원은 우리나라의 지방의회 의원에 해당된다. 4년 임기로 시정, 교통 등 지역정책을 다룬다. 입법회(우리의 국회 격) 의원만큼 영향력이 크진 않지만 일부 구의원은 입법회 의원을 겸할 수 있고 2022년 행정장관 선거인단 1200명 가운데 117명이 참여할 수 있다. 행정장관은 선거인단 간접선거로 선출되는데, 구의원 몫인 117명은 진영 간 표 대결로 이뤄진다. 구의원 선거에서 이긴 진영이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방식이다. 이번 선거로 친중파 일색인 선거인단 구성에 다소나마 세대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범민주 진영이 압승하면서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수세에 몰렸던 시위대도 재평가를 받게 됐다. 당장 범민주 진영 공민당은 당선자 32명 전원이 홍콩이공대로 달려가 교내에 남아 있는 시위대를 격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의 젊은이들도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선거 승리를 뒤로 하고 이제 이공대 시위대를 구하자”는 내용의 글을 공유하고 있다. 반면 홍콩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번 선거에서 친중파 진영이 참패한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경 대응 방침을 버리고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게 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조만간 새 행정장관 후보를 물색하며 조기 교체에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홍콩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반려견에 아이폰 8대 사주던 中 재벌 2세, 거액 빚에 자산 압류

    반려견에 아이폰 8대 사주던 中 재벌 2세, 거액 빚에 자산 압류

    자신의 반려견에게 고가의 아이폰 8대와 애플워치 2대를 선물하는 등 사치를 부려 눈살을 찌푸리게 한 중국 재벌 2세가 거액의 빚을 져 결국 중국 당국으로부터 자산을 압류당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최고 부호로 손꼽히는 부동산 재벌이자 완다그룹의 총수인 왕젠린(65)의 외아들 왕쓰총(31)은 2년 전까지만 해도 30세 미만 중국인 사업가 중 가장 성공한 인물로 꼽혔다. 2017년 기준 그의 자산은 63억 위안, 한화로 약 1조원 수준으로 추산됐을 정도이며 최근에는 중국 국적으로 한국에서 걸그룹 활동을 한 아이돌 가수와 열애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사치스러운 일상에 차츰 그림자가 지기 시작했다. SCMP에 따르면 베이징시중급인민법원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22일, 1억 5000만 위안 이상의 부채를 갚지 못한 왕쓰총의 자산을 압류하고. 왕쓰총의 자동차와 은행계좌 등 자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미 이달 초 베이징시중급인민법원은 왕쓰총과 관련한 1억 5500만 위안(약 250억 원)과 관련된 금융 분쟁에서, 왕쓰총이 이를 갚을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이밖에도 중국 상하이지방법원은 왕쓰총에게 사치금지 처분을 내리고 비행기 일등석을 탑승, 골프, 부동산 및 자동차 구입, 고급호텔 숙박 등을 제한하는 ‘사치금지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사회신용제도에 따른 처분이며, 왕씨는 현지 법원의 채무상환 및 사치금지 처분을 어길 경우 사회적 신용불량자로 분류돼 당국에 구금될 수 있다. 한편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푸얼다이’(富二代, 재벌 2세)로 불렸던 왕쓰총은 매년 호화로운 생일파티로 국내에서도 유명하다. 특히 생일을 맞아 한국의 걸그룹 티아라를 초청해 개인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홍콩 선거 범민주 진영 압승…친중파 진영은 참패

    홍콩 선거 범민주 진영 압승…친중파 진영은 참패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퇴와 홍콩의 민주화 조치 이행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집회·시위가 6개월째 계속되는 가운데 홍콩 범민주 진영이 구의원 선거에서 압승했다. 반면 친중파 진영은 참패했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범민주 진영은 전날 치러진 구의원 선거에서 전체 452석 중 이날 오전 6시(현지시각) 개표 결과 201석을 차지했다. 친중파 진영은 28석에 그쳤으며 중도파가 12석을 차지했다. 나머지 211석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범민주 진영은 웡타이신, 췬완, 완차이, 중서구, 남구 등 5개 구에서 이미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범민주 진영은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과반 의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친중파 진영은 327석을 차지하며 홍콩 내 18개 구의회를 모두 지배하고 있다. 반면에 범민주 진영은 118석으로 의석수가 친중파 진영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홍콩 내 친중파 정당 중 최대 세력을 자랑하는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은 오전 5시 30분(현지시간) 현재 개표 결과가 나온 후보자 중 21명이 승리를 거뒀지만 156명이 패배를 당해 참패를 면치 못했다. 반면 범민주 진영은 노동당 7명 후보자 전원이 승리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홍콩 부정선거 고발 4800건…“친중 유권자 버스로 실어날라” 소문도

    홍콩 부정선거 고발 4800건…“친중 유권자 버스로 실어날라” 소문도

    과거 노인들에 친중 후보 찍도록 유도 사례“한 주소에 다른 이름 8명” 가짜 유권자 논란 홍콩 전역에서 24일 구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가운데 이날 선거와 관련해 4800여건에 달하는 부정선거 고발이 접수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가짜 유권자’를 만들려는 사례 등을 포함해 전날까지 위원회에 접수된 부정선거 고발 사례가 4800여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날 구의원 선거에서는 18개 선거구에서 452명의 구의원을 선출한다. 홍콩 구의원은 한국의 지방의회 의원에 해당하지만 홍콩 행정장관 선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구의원 중 117명은 홍콩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1200명의 선거인단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홍콩 행정 수반인 행정장관은 직접선거가 아닌 간접선거로 선출된다. 현지에서는 지난 6월 초부터 계속되는 송환법 반대 등 반중 시위 등의 영향으로 친중파 진영이 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선거를 무사히 치르기 위해 시민들은 시위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가 1시간 반 이상 방해가 지속되면 선거를 연기하겠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대신 젊은층들은 온라인을 통해 일찍부터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선거 부정에 대한 신고도 빗발치고 있다. 홍콩 췬완 지역에서 출마한 노동당 로이드 치우 후보는 ‘가짜 유권자’와 관련된 제보를 100건 이상 받았다고 밝혔다. 치우 후보는 “이전 선거에서는 한 주소에 11명의 다른 이름을 가진 유권자가 있었던 적도 있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도 한 주소에 8명의 다른 이름을 가진 유권자가 등록되는 등 ‘가짜 유권자’가 판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선거까지는 유권자 이름과 주소 등을 담은 선거구별 유권자 명부가 언론 등에 공개됐지만, 이번 선거 때는 시위대 강경 진압으로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경찰 가족에 대한 ‘신상털기’ 방지를 위해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비공개 결정에 ‘가짜 유권자’를 만들어 투표 결과를 조작하려는 시도가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홍콩의 반부패 기구인 ‘염정공서’(廉政公署·ICAC)도 지난 20일까지 이 기구에 접수된 부정선거 시도 고발 건수가 201건에 달해 이전 선거 때보다 급격히 늘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67건은 선거 후보자나 예비 후보자 등에게 물리력을 행사하거나 협박을 가한 사건이었으며, 37건은 선거와 관련된 금품 수수 사건 등이었다. 부정선거 시도는 홍콩 전체 유권자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61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도 많다. 이전 선거에서 요양원 등의 노인들이 선거하러 투표소로 이동할 때 누구를 찍어야 할지 적힌 종이를 가지고 들어가거나, 손바닥에 투표할 후보자의 번호를 적어놓은 채 들어가는 사례들이 적발됐던 적이 많았다. 특히 이러한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부정선거 사례들은 대부분 친중파 후보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이날 홍콩에서는 홍콩 영주권을 지니고 있지만 중국 내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 친중파 진영 후보에 투표하기 위해 전세버스 등을 타고 대거 홍콩으로 왔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염정공서는 부정선거 시도가 적발될 경우 최고 7년의 징역형과 50만 홍콩달러(약 7500만원)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면서 부정선거를 시도하다가 적발된 사람은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잦아드는 홍콩 시위… 경찰 ‘초강수’에 주말이 변수

    잦아드는 홍콩 시위… 경찰 ‘초강수’에 주말이 변수

    홍콩 시위 규모가 크게 줄어들면서 사실상 종결 국면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강경파 신임 경찰 총수의 취임 후 시위 진압이 초강경 기조로 바뀌면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이 크게 줄고 있고 경찰 포위 엿새째를 맞은 ‘최후의 보루’ 홍콩 이공대에서도 이탈자가 계속 늘어나 남아 있는 사람은 수십명에 불과한 상황이다.신임 경찰 총수인 크리스 탕 경무처장은 22일(현지시간) 이공대 사태 해결과 관련해 “데드라인이 없다”면서 포위를 이어갈 뜻을 밝히고, 시위대에 캠퍼스에서 나올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홍콩 경찰은 직장인들이 벌이는 ‘점심 시위’, 학생들이 벌이는 ‘인간 띠 시위’ 등 거리에서 벌어지는 모든 시위를 무조건 봉쇄하고 있다. 전날 홍콩 경찰은 12살 소년을 형사훼손 혐의로 기소해 지난 6월 초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후 최연소자 기소 기록을 세웠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틀째 홍콩이 평온을 유지했다”고 보도했으며, 시위대에 한 가닥 희망을 줬던 복면금지법 위헌 결정도 그 시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법원이 홍콩 정부의 이의 제기를 받아들여 ‘복면금지법 위헌’ 시행을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홍콩에서는 위헌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법원이 그 시행을 공표해야 효과가 발생한다. 한편 24일 열리는 구의원 선거에서는 18개 구에서 452명의 구의원을 선출하며, 송환법 반대 시위 등의 영향으로 범민주 진영이 친중파 진영을 누르고 이번 구의원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홍콩 시위 피해자에 6억원 기부금 쏟아져…배우 황샤오밍 등 참여

    홍콩 시위 피해자에 6억원 기부금 쏟아져…배우 황샤오밍 등 참여

    홍콩 시위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본토에서 시위대의 공격으로 다치거나 숨진사람들을 위한 거액의 기부금이 쏟아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상해자선단체와 중국 본토의 언론이 함께 시작한 모금기금운동을 통해 8시간 동안 10만 여 명으로부터 무려 200만 위안(한화 약 3억 3520만원) 이상의 기부금이 몰려들었다. 비슷한 시각 중국 사회복지재단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가 함께 벌인 모금 운동에서는 7만 8000명으로부터 150만 위안(약 2억 5200만원) 상당의 기금이 쏟아졌다. 이번 기금 운동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 홍콩 시위대와 실랑이를 벌이다 시위대의 방화로 전신 2도의 화상을 입은 57세 남성 및 14일 시위대가 던진 벽돌에 머리를 맞아 숨진 70세 남성 청소부의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됐다. 시위대의 방화 공격을 받은 친중(親中) 성향의 54세 남성은 전신 40%에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기금 모금 운동에는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중국 배우인 황샤오밍(황효명) 등 유명인도 다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금운동에 참여한 한 시민은 “중국을 사랑하는 홍콩사람들에게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중국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러한 시류와 관련해 홍콩과학기술대학 정치과학교수인 딕슨 싱 밍은 SCMP와 한 인터뷰에서 “본토에서 홍콩 시위와 관련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동정심이 생겼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본토의 뉴스는 고도로 필터링 돼(걸러져서) 보여지기 때문에 정체 모습을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SCMP는 “시위대의 폭력성이 점차 짙어짐에 따라 중국의 주류 소셜미디어의 중계나 논평은 점점 더 강경해지고 있다.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은 홍콩 시위대를 폭력배나 바퀴벌레 등으로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환구시보와 같은 국영 매체 역시 시위대를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비유하는 등 반론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콩 시위대의 마지막 보루로 불리는 이공대에서는 경찰 포위가 계속되면서 이탈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경찰의 강경 대응이 이어지면서 시위는 사실상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는 평이 나오는 가운데, 24일로 예정된 구의원 선거가 예정대로 치러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홍콩 AFP 연합뉴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트럼프 서명만 남은 ‘홍콩 인권법안’… 미중 무역합의 연내 불투명

    트럼프 서명만 남은 ‘홍콩 인권법안’… 미중 무역합의 연내 불투명

    의회, 위구르 등 中공격 법안 150개 준비 인민일보 “홍콩 인권법안 무용지물 될 것” 트럼프 “중국산 애플 부품 무관세 검토 중” 화웨이와 거래 면허 발급… 유화적 조치도지난 6월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추진을 계기로 촉발된 홍콩 시위 사태가 미국과 중국의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무역전쟁으로 두 나라 간 긴장감이 커진 상황에서 미 의회가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안)을 통과시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책상에 올려놨다. 앞서 중국은 “미국이 법안을 통과시키면 강력 대응하겠다”고 수차례 경고한 터라 미중 냉전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마무리될 것처럼 보이던 ‘1단계 무역합의’도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 하원이 이날 홍콩인권법안을 찬성 417표 대 반대 1표의 압도적인 차이로 가결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미 상원도 이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홍콩인권법안이 양원을 모두 통과함에 따라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서명만 남았다. 해당 법안은 미 국무부가 홍콩의 자치 수준을 해마다 검증해 홍콩이 누리는 특별한 지위를 유지할지 결정하고 홍콩 인권 탄압에 연루된 중국 정부 관계자에 대한 비자 발급을 금지한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함구하고 있지만 상하원이 압도적인 지지로 법안을 찬성했기에 거부권 행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현재 미 의회가 홍콩인권법안 말고도 중국을 공격하는 법안 150여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21일 전했다. 신장 위구르 문제와 사이버 안보, 대만, 남중국해 등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을 직접 겨냥한 것들이다. SCMP는 “트럼프 대통령이 1년 넘게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골몰하고 있지만 미 공화당 의원들은 중국 문제만큼은 어떤 양보도 없이 그를 압박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1일 1면 논평에서 홍콩인권법안을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법안이라고 비난한 뒤 “해당 법안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공격했다. 인민일보는 “(미 의회의) 홍콩 인권법안이 공공연히 폭도들의 폭력행위를 조장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자국법을 통해 홍콩 사무와 중국 내정에 간섭하려 한다”고 힐난했다. 이런 상황에서 로이터통신은 20일 백악관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보다 광범위한 관세 철회를 요구하고 미 행정부도 더 강화된 요구로 맞서면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 최종 서명이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도 트위터를 통해 “미중이 조만간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 중국인은 거의 없다”면서 “중국은 합의를 원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인 ‘장기화된 무역전쟁’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유화적 조치도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미 텍사스 오스틴의 애플 제품 조립공장을 방문해 “중국에서 들여오는 애플 제품에 부과되는 관세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나란히 서서 “애플을 삼성과 비슷한 기준으로 처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 상무부도 미 기업들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거래할 수 있도록 면허를 발급하기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여기는 중국] 11세 소녀 유인해 성폭행 뒤 성매매 강요한 일당 검거

    [여기는 중국] 11세 소녀 유인해 성폭행 뒤 성매매 강요한 일당 검거

    11세 소녀를 성폭행하고 주점에서 성매매를 강요한 일당이 중국에서 체포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후난(湖南)성 헝산(衡山)시 치둥(祁東)현에 살던 이 소녀는 지난 9월 29일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에 따르면 소녀의 가족은 아이가 보이지 않기 시작한 지 나흘째 되던 날 실종 신고를 접수했고,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뒤 한 호텔에서 소녀를 발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수 명의 가해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나가 사는 부모 대신 조부모와 생활하는 소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뒤, 가라오케에서 일할 수 있다고 속여 피해 소녀를 유인했다. 이후 피해소녀는 가해자들에게 수 차례 성폭행을 당한 뒤 가라오케에서 강제로 노래를 부르거나 남성 고객들을 접대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모두 가라오케 소유자와 가해 남성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아이가 강제로 성매매에 동원됐던 호텔에서 발견된 지 한 달이 흐른 10월, 경찰은 사건 관련 용의자로 남성 7명을 구금했지만,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이중 2명만 기소했다. 이에 피해 소녀의 아버지가 강하게 항의했고, 이후로 4명이 더 기소돼 해당 사건으로 죗값을 치러야 할 가해자는 총 6명으로 늘었다. 기소되지 않은 한 명은 소녀에게 매춘을 강요한 임신부로 알려졌다. 현재 피해 소녀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14세 미만 청소년과의 성적 접촉은 강간으로 인정하는 현지법에 따라, 기소된 남성 6명은 법적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런치 위드 유” 점심시간 쪼개 평화시위 나선 홍콩 넥타이 부대

    “런치 위드 유” 점심시간 쪼개 평화시위 나선 홍콩 넥타이 부대

    홍콩 시위 ‘최후의 보루’로 불리던 홍콩이공대(폴리테크닉) 진압으로 시위의 기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점심시간을 쪼개 거리로 나온 직장인들이 평화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0일(현지시간) 점심 시간 금융 중심가 센트럴과 쿤통, 타이쿠싱 거리에 쏟아져 나온 직장인들이 행진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날 마스크를 쓰고 행진에 나선 200여 명의 직장인들은 “시위대의 다섯가지 요구(송환법 완전 철회, 체포된 시위대 무조건 석방, 시위대에 대한 폭도 규정 철회, 경찰의 무리한 진압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 행정장관 직선제)를 하나도 빠짐없이 이행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시위에 참여한 금융업 종사자 피터 리(26)는 “경찰에 대한 불만 때문에 시위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 특히 캐리 람의 태도와 젊은 시위대를 진압하는 경찰의 방식에 화가 난다”면서 “평화적인 우리 직장인 시위대도 좀 더 공격적인 행동을 취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밝혔다.브라이언 찬이라는 이름의 직장인은 “구호만 외쳐서는 소용이 없을 것 같지만,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면서 “결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20대 직장인은 “이공대에 갇힌 학생들에게 격려를 보내고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현지언론은 검은색 스웨터에 넥타이를 맨 직장인이 시위를 지켜보다 경찰의 수색을 받았다고 전했다. 수색을 당한 남성은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경찰이 무엇을 하는지 지켜만 보고 있었는데 경찰이 흥분했다”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경찰이 시위대를 과격분자로 왜곡하고 있다면서, 누군가가 이런 흐름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특히 시위에 참가한 직장인들은 경찰의 이공대 강경 진압에 대해 울분을 쏟아냈다.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피터 펑(30)은 “이공대에서 벌어진 일을 생중계로 지켜보며 그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면서 “가족사업을 하는데다 부모를 부양해야 하기 때문에 구속될까 걱정이 되지만, 경찰의 권력 남용을 그냥 지켜볼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홍콩과기대 2학년생 차우츠록(周梓樂) 씨가 시위 현장에서 추락해 사망한 뒤, 홍콩 직장인들은 지난 11일부터 매일 점심시간마다 센트럴 랜드마크 빌딩 앞에서 ‘런치 위드 유’(점심 같이 먹기) 시위를 벌이고 있다.21일에도 12시 30분부터 센트럴을 포함한 홍콩 18개 전역에서 수백 명의 회사원들이 1시간 동안 점심 시위를 벌이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갔다. 한편 18일 밤 홍콩 경찰이 이공대 진압 작전에서 1000명이 넘는 시위대를 체포하고 학교를 포위한 가운데, 아직 캠퍼스에 남아 있는 100여 명의 학생은 전기와 수도가 끊겨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먹을 것도 떨어지고 쓰레기가 널부러져 위생 상태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규모 탈출 계획을 도모했던 초반과 달리 소규모로 움직이며 학교를 빠져나갈 방법을 찾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홍콩 이공대 사실상 함락… 강경파 경찰총수, 200여명 폭동죄 기소

    홍콩 이공대 사실상 함락… 강경파 경찰총수, 200여명 폭동죄 기소

    ‘필사의 탈출’ 실패·화염병 8000개 발견 美상원 홍콩인권법 통과되자 中 “반격” “中, 홍콩 주재 英 영사관 직원 감금·고문”홍콩 시위대 ‘최후의 보루’인 홍콩 이공대가 사실상 함락되자 시위대가 퇴로를 찾지 못하고 ‘사면초가’에 놓였다. 미국 상원이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안)을 통과시키자 중국 외교부가 “우리도 반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우리의 경찰청장에 해당하는 홍콩의 신임 경찰 총수가 취임 직후 이공대 시위자 200여명을 폭동죄로 기소하는 ‘초강수’를 뒀다. 20일 로이터통신은 “(이공대 봉쇄가 본격화된)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1000명 넘게 체포돼 이공대에는 100명도 채 남지 않았다. 시위대의 선택지가 갈수록 줄고 있다”고 보도했다. 응급 구조요원도 현장을 모두 떠나 교정에는 부상자를 돌볼 사람이 없는 상황이다. 시위대는 수차례 이공대를 빠져나가려 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10여명이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처럼 하수도 터널로 탈출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앞서 시위대가 점거했다가 철수한 중문대에서 화염병이 8000개 넘게 발견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설명했다. AP통신은 19일(현지시간) “미 상원이 이날 홍콩인권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홍콩의 기본권을 억압하는 데 책임이 있는 이들은 미 비자 발급이 거부된다. 미 국무부는 해마다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이 누리는 특별 지위를 지속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홍콩인권법안은 이미 자체적으로 홍콩 민주화 지지 법안을 만장일치 가결한 하원으로 넘겨진다. 양원은 조율을 거쳐 최종안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대통령이 서명하면 발효된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홍콩이든 중국 북서부든 그 어느 곳에서도 자유를 억압해서는 안 되고 홍콩 시민들을 그렇게 무자비하게 대하면 위대한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성명을 내 “미 상원이 법안을 통과시켜 홍콩에 공공연히 개입하고 중국 내정에 간섭한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반대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겅 대변인은 미국에 “제 불에 타 죽지 않도록 입법을 철회하고 내정 간섭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19일 홍콩의 새 경찰 수장이 된 크리스 탕 경무처장이 임명 뒤 첫 조치로 시위대 200여명을 폭동죄로 기소했다고 명보 등이 소개했다. 동력이 약해지는 시위대의 기세를 완전히 꺾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탕 경무처장은 20일 홍콩 도심의 ‘점심 시위’마저 조기에 해산시키며 강경 대응을 이어 갔다. 경찰 소식통은 SCMP에 “이공대 봉쇄 작전에서 체포된 시위대에 대해 석방을 허용하지 않고 전원 폭동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에서 폭동죄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고 10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한편 홍콩에 거주하던 영국 영사관 직원이 2주간 중국 당국에 감금돼 고문과 폭행, 가혹 행위를 당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에 영국 정부는 중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하면서 영국과 중국 간 외교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무역 및 투자 담당 직원 사이먼 정은 지난 8월 8일 홍콩과 인접한 중국 선전 지역에 출장을 갔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돼 온갖 가혹 행위를 당하다 2주가량 지난 24일 성매매 혐의 유죄를 인정한 뒤에야 풀려났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홍콩 시위대, 항복 대신 사제폭탄 경고… 시민들은 구출 작전

    홍콩 시위대, 항복 대신 사제폭탄 경고… 시민들은 구출 작전

    SCMP “시위대, 대학 내 화학물질 탈취” “철수 않을 땐 경찰 숙소에 폭탄” 게시글 시민 수만명은 밤샘 시위하며 경찰 유인 한국 관광객 2명, 시위 구경갔다 탈출도 ‘강경파’ 신임 경찰 수장 “법 집행 계속할 것” 폼페이오 “中, 홍콩 시민과 약속 존중을” 홍콩 시위대와 경찰이 시위대의 ‘최후 보루’인 홍콩이공대에서 사투를 벌이는 가운데 19일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대학 구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막고 ‘항복’을 촉구했다. 한때 700명이 넘던 시위대는 대부분 체포되거나 가까스로 빠져나가 100명 정도가 남았다. 홍콩 시민들은 이공대를 포위한 경찰 병력 일부를 유인해 학생들에게 퇴로를 열어 주려고 밤샘 시위를 벌였다. 1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부터 이공대를 봉쇄하고 시위대가 백기 투항하기를 기다리는 ‘고사작전’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격렬한 공방전이 벌어져 학생 400여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러자 홍콩 시민 수만명이 밤새 몽콕, 침사추이 등에서 도로를 점거하고 화염병을 던졌다. 시위대는 “이공대로 가서 바퀴벌레(경찰)를 박멸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이날 오전까지 카오룽반도 전역을 마비시켰다. 이공대 내 시위대는 수십명 혹은 수백명씩 무리를 지어 18일 하루 동안 7차례 탈출 시도를 했다고 빈과일보가 전했다. 한국인 2명이 탈출하는 일도 있었다. 홍콩 교민사회에 따르면 30대 남성 1명과 20대 여성 1명이 지난 17일 관광 목적으로 교내에 들어갔다가 경찰 봉쇄작전이 시작돼 갇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한국 정부 측의 요청을 받고 다음날 이들이 캠퍼스를 나갈 수 있게 했다. SCMP는 “홍콩 시위대가 중문대와 이공대, 도시대 등에서 위험 화학물질을 탈취했다”고 이날 전했다. 경찰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도난당한 화학물질 중에는 휘발성이 매우 강한 폭발물도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 인터넷 커뮤니티 LIHKG에는 ‘최후통첩’이라는 제목으로 “경찰이 이공대 봉쇄를 풀고 철수하지 않으면 경찰 숙소 등에 (사제)폭탄을 던지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중국 국무원은 이날 홍콩 시위에 대해 ‘강경파’ 크리스 탕 홍콩 경무처 차장을 경찰 수장인 경무처장에 임명했다고 인민일보가 전했다. 중국 정부가 앞으로도 시위대 폭력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점을 보여 준 것이다. 탕 처장은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동료를 보호하고 우리 동료가 법 집행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홍콩이공대 등 시위자와 경찰 간 대치를 포함해 홍콩에서 정치적 불안정과 폭력이 심해지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중국 정부도 자유의 측면에서 홍콩 시민에 대한 약속(온전한 일국양제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실도 “시위대 일부가 극단적 폭력에 의존하고 있어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홍콩 정부도 이공대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19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전날 홍콩 고등법원의 ‘복면금지법’ 위헌 결정에 대해 “홍콩 법률의 위헌 여부는 오직 전인대만 판단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인민일보도 이날까지 나흘 연속 1면 논평을 통해 “홍콩 폭동 진압을 더는 늦출 수 없다”고 주장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시위대 최후 보루’ 홍콩 이공대 뚫려… 법원은 “복면금지법 위헌”

    ‘시위대 최후 보루’ 홍콩 이공대 뚫려… 법원은 “복면금지법 위헌”

    새벽에 물대포·음향대포 쏘며 교정 진입 시위대 활·화염병 저항… 400명 이상 체포 홍콩의 대법, 마스크 시위대 체포에 제동 中은 홍콩 인접 광저우서 테러 진압훈련 시진핑, 순방 뒤 귀국… 강경 진압 가능성홍콩 시위대와 경찰이 일촉즉발의 대치를 벌이는 가운데 18일 홍콩 경찰이 시위대의 ‘마지막 보루’인 홍콩 이공대로 진입했다. 400명이 넘는 대학생이 체포됐다. 반면 홍콩 고등법원은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복면금지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홍콩 정부로서는 시위 참가자의 복면 착용을 단속할 법적 근거를 잃어버렸다. 이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새벽 5시 30분부터 이공대 교정에 들어가 시위 진압에 나섰다. 시위대는 이공대 밖으로 탈출을 시도했지만 경찰이 교정을 전면 봉쇄해 교정 안으로 되돌아갔다. 이들은 경찰에 맞서 화염병을 던지고 화살을 쏘며 저항했다. 수십개의 가스통을 터뜨리며 건물에 불을 질러 교정 곳곳에서 폭발음이 퍼졌다. 지난 8일 홍콩과기대 2학년 차우츠록이 경찰 진압 과정에서 추락사하자 이에 분노한 대학생들이 홍콩의 거의 모든 대학을 점거했다. 경찰 진압이 본격화되면서 대부분 학교에서 시위가 마무리됐지만 이공대는 600명 정도가 남아 있었다. 경찰은 물대포차를 동원해 파란색 물줄기를 쏘고 ‘음향 대포’로 불리는 장거리음향장치도 선보였다. 최대 500m 거리에서 150㏈ 안팎의 음파를 쏴 고막이 찢어질 듯한 아픔과 구토, 어지러움 등을 느끼게 한다. 경찰은 이날 이공대 시위대를 포함해 홍콩 전역에서 400여명을 체포했다. 시위대 측은 “교내에 먹을 것이 떨어졌고 부상자도 속출하고 있다”며 ‘인도주의적 위기’를 호소했다고 SCMP는 전했다.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대법원에 해당하는 홍콩 고등법원은 야당 의원 25명이 “복면금지법이 홍콩의 ‘기본법’에 위배된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이들의 손을 들어 줬다고 명보가 이날 보도했다. 홍콩 정부가 지난달 5일부터 시행 중인 복면금지법은 공공 집회에서 마스크나 가면 착용을 금지한다. 야당 의원들은 “복면금지법 시행의 근거가 된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는 입법회(우리의 국회)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기본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해 왔다. 우리의 계엄령에 해당하는 긴급법은 비상 상황 시 행정장관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도록 규정한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긴급법에 근거해 복면금지법을 발동했지만 법원의 위헌 판단으로 더이상 시위대의 복면 착용을 막을 수 없게 됐다. 한편 중국 당국은 지난 16일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을 기지 밖으로 보내 청소 활동을 하게 한 데 이어 다음날에는 홍콩과 인접한 광저우에서 대규모 테러 진압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광저우 공안국은 전날 1000여명이 참가한 대규모 테러 대비 훈련을 벌였다. 광저우 공안국이 공개한 사진에는 테러범 진압과 폭발물 처리 등의 상황이 담겨 있다. 홍콩 시위대를 향한 경고성 행사로 풀이된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해외 순방을 마치고 17일 베이징으로 돌아옴에 따라 홍콩에 대한 대응 수위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매체들은 시 주석이 브라질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홍콩 폭력을 끝내야 한다”고 말한 대목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홍콩 사태 무력 개입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홍콩 고등법원 “복면금지법은 위헌”

    홍콩 고등법원 “복면금지법은 위헌”

    홍콩 고등법원이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복면금지법’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우리나라의 대법원에 해당하는 홍콩 고등법원은 야당 의원 25명이 “복면금지법이 홍콩의 실질적인 헌법인 ‘기본법’에 위배된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홍콩 정부는 지난달 5일부터 복면금지법을 시행했다. 공공 집회에서 마스크나 가면 착용을 금지할 뿐 아니라, 집회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경찰관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에게 마스크를 벗을 것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어기면 최고 1년 징역형이나 2만5천 홍콩달러(약 370만원)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시위 진압에 동원된 홍콩 경찰들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릴 수 있도록 해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야당 의원들은 “복면금지법 시행의 근거가 된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는 의회인 입법회를 거치지 않고 홍콩 행정장관에게 무제한의 권력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홍콩 기본법에 어긋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복면금지법이 공공질서에 해를 끼치지 않는 평화 집회 등에서까지 마스크 착용을 금지해 기본적인 자유를 제한한다고 주장했다. 1922년 제정된 긴급법은 비상 상황이 발생하거나 공중의 안전이 위협받을 때 행정장관이 홍콩 의회인 입법회 승인 없이 광범위한 분야에서 공중의 이익에 부합하는 법령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한 법규이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긴급법에 근거해 복면금지법을 전격적으로 발동했지만, 이번 위헌 결정으로 긴급법 적용이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달 5일 복면금지법이 시행된 후 이를 위반해 경찰에 체포된 사람은 남성 247명, 여성 120명 등 총 367명에 달한다고 SCMP는 전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홍콩 거리 ‘청소’ 중국 쉐펑특전여단에 쏠리는 눈

    홍콩 거리 ‘청소’ 중국 쉐펑특전여단에 쏠리는 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시위대를 ‘폭력 분자’로 규정하며 사회 질서 회복을 경고한 지 이틀 만에 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 거리로 투입된 가운데, 이들 중에 ‘쉐펑특전여단’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 1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16일 홍콩 시위현장에서 봉사활동에 나선 병력 가운데 일부가 중국 최강의 대테러 부대인 ‘쉐펑여단’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군인이 입고 있던 반팔 셔츠에 ‘쉐펑특전여단’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이들은 인민군 서부전구(신장위구르 자치구·시짱 자치구 등) 76집단군 소속으로 중국 내 최강의 대테러 부대로 알려져 있다. 중국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홍콩에 테러진압 부대를 배치한 것이다. 쉐펑특전여단은 중국 공산당의 항일투쟁 당시 용맹을 떨친 펑쉐펑(1907~1944) 장군이 창설한 부대다. 이후 펑더화이(1898~1974)의 지휘 하에 6·25전쟁에도 참가했다. 쉐펑특전여단은 2010년 아프가니스탄 국경과 가까운 파키스탄 북부 산악 지역에서 대테러 훈련을 실시했다. 남미와 유럽에서도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대원들은 최루가스가 가득한 실내에서 방독면 없이 물건을 찾는 등 극한 훈련을 실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쉐펑여단이 언제부터 홍콩에 주둔하기 시작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인민해방군이 지난 8월 정기 부대 교체를 단행했는데, 이 시기에 쉐펑여단이 홍콩 주둔군에 포함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중국의 군사력 배치를 볼 때 홍콩에는 남부전구에서 차출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럼에도 중국 당국은 왜 홍콩에서 수천㎞ 떨어진 서부전구에서 테러부대를 차출했을까. 일부에서는 중국 당국의 1989년 베이징 텐안먼 사태 때 경험 때문으로 본다. 당시 중국군과 베이징대 학생들이 장시간 대치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신상을 파악하게 되면서 학연·지연 등 인정(人情)이 싹텄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시위를 진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마카오에서 군사평론가로 활동하는 앤서니 웡은 “쉐펑여단 병사들이 16일 거리 청소를 한 것은 여러가지를 시사한다”면서 “최정예 대테러 부대가 홍콩에 주둔하고 있다는 것은 유사시 홍콩 시위 현장에 투입될 수도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기지 밖으로 나온 中인민해방군… 홍콩 “도움 요청 안 했다”

    기지 밖으로 나온 中인민해방군… 홍콩 “도움 요청 안 했다”

    최강 대테러 특전부대 포함에 관심 쏠려 시위대 “다음에 홍콩 시민들 도살 가능성” 홍콩 GDP 10년 만에 역성장 기록할 듯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의 폭력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경고한 지 이틀 만에 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 거리로 나선 것을 두고 중국 정부가 시위대에 ‘우리는 언제든 홍콩 사태에 관여할 수 있고 무력 투입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견이 대두된다. 시 주석이 해외 정상급 행사에서 국내 사안을 언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데다가 그가 열흘 새 두 차례나 홍콩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전 세계가 보란듯 ‘최후통첩’을 했다는 것이다. 1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4일 중국 상하이에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도 “법에 따라 폭력 행위를 진압하고 처벌하는 것은 홍콩의 광범위한 민중의 복지를 수호하는 것이다. 절대 흔들림 없이 이를 견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날 홍콩 거리에 나온 중국군 지휘관은 SCMP 인터뷰에서 “여기에 나온 목적은 홍콩의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시 주석의 브라질 브릭스 정상회의 때 발언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다. 인민해방군이 기지 밖으로 나온 것이 단순히 청소를 하기 위함이 아니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홍콩 기본법과 주둔군법에 따르면 인민해방군은 지역 사안에 개입해서는 안 되지만 홍콩 정부의 요청이 있으면 공공질서 유지 등에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홍콩 정부 대변인은 16일 “중국군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중국군이 홍콩 정부의 승인 없이 스스로 나온 것이다. 특히 거리 청소에 나선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에 중국 내 최강 대테러 특전부대인 ‘쉐펑특전여단’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고 빈과일보 등이 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두 달 만에 처음으로 홍콩 문제와 관련한 논평을 1면에 실었다. 인민일보는 시 주석의 ‘최후통첩’ 발언을 인용하면서 “홍콩 시위에 강력히 대처해 조속히 질서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콩 언론은 중국 당국의 일련의 행동을 종합할 때 군이 시위 진압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홍콩 시위대 대변인을 자처하는 민간기자회는 “이번에는 인민해방군이 벽돌을 치웠지만 다음에는 홍콩 시민들을 도살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시위대가 점거 중인 홍콩이공대 인근에서 이날도 경찰과 시위대가 최루탄과 화염병으로 충돌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수차례 최루탄을 발사했고 시위대도 벽돌과 화염병으로 맞섰다.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면서 홍콩이 10년 만에 경기 침체에 빠졌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홍콩 통계청이 수정 발표한 3분기(7~9월) 홍콩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3.2% 감소했다. 올해 전체 GDP 증가율(경제 성장률)도 연간 단위로 볼 때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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