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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아라비아
    202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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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광래 감독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에 내정된 조광래(56) 경남 감독은 유망주 발굴에 뛰어난 지도자다. 서울의 전신인 안양 감독 시절 이청용(볼턴), 김동진(울산) 등을 찾아냈고, 경남에서는 서상민, 김태욱, 이용래, 윤빛가람 등 무명 선수들을 K-리그 최고급으로 키워놨다. 이는 조 감독 자신의 축구인생 경험과 맞닿아 있다. 조 감독은 고등학교 2학년이 돼서야 축구를 시작했다. 공부를 잘해 명문 진주고에 입학했지만 축구에 끌린 운명을 거부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선수들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날카롭게 읽어낸다. 조 감독은 남들을 따라잡기 위해 남몰래 산을 올라타며 기술과 체력을 키웠다. 그래서 별명도 ‘악바리’. 덕분에 특기생이 아닌 연세대 신입생 때 주전을 꿰찼고, 곧이어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단위’로 패스를 연결한다고 해서 ‘컴퓨터 링커’라는 별명을 얻었고, 쉼 없이 뛴다고 해서 ‘독일 병정’으로도 불렸다. 1986 멕시코월드컵에 이어 1986 서울아시안게임 결승전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려 우승을 이끌며 국가대표 인생을 마쳤다. 이후 지도자로 나선 조 감독은 1992년 프로축구 대우 감독을 맡았고, 2000년 안양을 K-리그 우승을 이끌며 K-리그 최우수감독상을 받았다. 2007년부터 경남의 지휘봉을 잡아 어린 선수들에게 패스 중심의 축구를 가르쳤고, 이는 올해 ‘조광래 유치원’ 돌풍으로 이어졌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기 위해 ‘세대교체’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를 위한 최적격 지도자로 평가받는 조 감독이 이전의 축구협회와의 앙금을 털어내고 최고 전력의 국가대표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Next 10년 신성장동력] 쌍용건설-해외 친환경·고급건축 수주 선도

    [Next 10년 신성장동력] 쌍용건설-해외 친환경·고급건축 수주 선도

    해외건설 비중이 높은 쌍용건설은 고급건축물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한편 친환경 건축물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입지를 굳히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주 무대인 싱가포르 외에도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19개국에서 132건의 공사를 수행하며 약 78억달러의 수주고를 기록한 전통적인 해외건설 전문 건설회사다. 최근 싱가포르에서 준공한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은 쌍용건설 건축 포트폴리오의 ‘백미’다. 지면에서 최고 52도 기울어져 ‘21세기 건축의 기적’으로 불리는 이 호텔은 경사진 구조물 시공을 위해 교량 건설에 쓰이는 특수 공법까지 동원됐다. 쌍용건설은 세계적인 건설 전문지인 미국 ENR지가 매년 전 세계 건설사의 실적을 집계해 발표하는 부문별 실적 순위에서 98년 호텔부문 세계 2위에 기록된 이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또 2008년 11월 수주한 싱가포르 ‘마리나 해안 고속도로’는 6억 2700만달러(약 8200억원) 규모로 해외에서 수주한 토목공사 가운데 단일공사로는 규모가 가장 큰 공사다. 1㎞ 구간 왕복 10차선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으로 1m당 공사비가 8억 2000만원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공사다. 쌍용건설은 이와 함께 친환경 건축분야에서도 선도적인 위치를 활용해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쌍용건설은 싱가포르 건설청(BCA)이 만든 친환경인증제도인 BCA그린마크의 최상위 등급인 플래티넘 인증을 총 3차례나 받았다. BCA그린마크는 2005년 제정된 친환경 인증제도로 미국 리드(LEED), 영국의 브리암(BREEAM)과 함께 세계 3대 친환경 인증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쌍용건설은 오션프론트 콘도미니엄에서 주거 부문 최초로 플래티넘 인증을 받는 한편 W호텔 역시 호텔 부문에서 처음으로 플래티넘을 인증받았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BCA그린마크는 중국, 인도,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수출될 만큼 세계에서 검증받은 인증제도”라면서 “인증을 받으면 향후 그린마크가 시행되고 있는 국가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할 때 입찰가점을 부여받을 수 있어 추가 수주에도 매우 용이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쌍용건설은 과거 플랜트 분야에서 쌓았던 실적을 바탕으로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으로도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Next 10년 신성장동력] SK건설-지하공사 독보적… 해외진출 가속

    [Next 10년 신성장동력] SK건설-지하공사 독보적… 해외진출 가속

    SK건설은 ‘글로벌화’를 중점 추진과제로 선정하고 해외시장 다변화와 토목, 건축, 플랜트 전 분야에 걸쳐 해외진출을 이뤄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SK건설은 지난해 8개국에서 10개 프로젝트, 약 48억달러를 수주하는 한편 토목과 건축, 플랜트 전 분야에서 계약을 따냈다. SK건설은 이 같은 지난해의 성과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마련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플랜트 분야에서는 중동지역을 집중 공략해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영업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중남미도 주요 시장이다. 지난해 에콰도르에서 정유공장 보수공사를 수주해 중남미 시장의 거점을 확보한 데 이어 올해도 정유공장 건설 프로젝트 등 지속적인 수주를 일궈낼 계획이다. 지역 다변화와 함께 엔지니어링 기술개발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SK건설은 설계·구매·시공(EPC)뿐만 아니라 기본설계(FEED) 분야로도 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호주 천연가스 액화시설, 쿠웨이트의 가스 분리 공장 및 중소 규모 정유공장 프로젝트의 개념 설계와 기본설계를 수행해 오며 설계 기술력을 증진시켜 왔다. SK건설은 미국 휴스턴에 있는 기술센터에서 정유, 석유화학, 가스 플랜트 분야의 기본 설계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에콰도르 정유공장 신설공사의 기본설계를 2억 6000만달러에 수주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거두고 있다. SK건설 관계자는 “기본설계는 공정의 기초가 되는 핵심부분인 데 비해 미국, 유럽 등의 선진업체가 독점하다시피 한 영역이다. 하루생산량 30만배럴 규모의 대형 정유공장의 기본설계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회사는 세계 건설시장에서도 손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토목 분야에서는 SK건설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지하공간 설계·시공 분야를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터널발파기술 ‘수펙스컷’ 공법은 SK건설이 특허권을 가지고 있다. SK건설은 지난해 인도 남서부 항구도시인 망갈로르의 지하비축기지 건설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올해는 파두르에서도 동일한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다. 건축 분야에서는 지난해 수주한 아부다비 복합단지 공사와 올해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주거단지 공사에서 각종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SK건설은 에너지 절감 특화 설계와 유비쿼터스 설계기법 등을 적용하는 한편 미국 친환경인증제도(LEED) 인증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첩보전 중심 동쪽으로

    최근 미국과 러시아 간의 스파이 맞교환이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양국은 더 이상 첩보전의 중심이 아니다. 21세기 ‘간첩 게임’은 중동 등 수천마일 동쪽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AP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알 카에다 이중 스파이가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을 살해하고 이란의 핵 과학자들이 사라지거나 의문의 죽음을 맞고 있다. 미국의 첩보 활동 역시 냉전 종식과 함께 이란, 북한, 시리아, 알 카에다등을 향하고 있다. 비밀 정보 수집은 기존 강대국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중국은 좀더 정교한 사이버 기술을 이용해 강국들을 감시하고 있다. CIA 간부출신인 미 육군참모총장 특별보좌관 마크 세이지먼은 “중국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우리들의 정보를 캐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비교하면 지난 9일 미국에서 추방된 러시아 스파이 10명이 갖고 있었던 기술은 과거 니키타 후루시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도청을 당하지 않기 위해 신발로 책상을 치던 것만큼이나 구시대 유물인 것이다. 전 세계 스파이들의 활동 중심지는 여전히 오스트리아 빈이다. 냉전 시대와는 달라졌지만, 아직도 이곳에서 각 국가의 스파이들의 정보 거래가 이뤄진다. 또 이들은 각국 대사관이나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에 침투, 정보를 빼내고 있다. IAEA의 경우 첩보 활동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IAEA가 첩보전에서 얻은 정보를 이용하기도 한다. 이란의 핵 개발 의혹도 이란에서 밀반출한 노트북 컴퓨터에 담겨 있던 정보들에서 비롯됐다. 또 다른 첩보전의 무대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이다. 미국은 인력과 첨단 기술을 이용해 탈레반과 알 카에다 반군을 공격하고 있다. 반면 반군은 스파이들을 잠입시켜 미군의 ‘허’를 찌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아프간 내 CIA 지부에서 요르단 의사 출신인 알 카에다 이중 첩자가 자살 폭탄 테러를 자행, CIA 요원 7명과 요르단 정보장교가 사망한 바 있다. 이처럼 스파이 활동은 과거와 다름 없이, 정보를 교환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암살된 이란의 핵 과학자 마수드 알리 모하마디의 경우처럼 스파이들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납치와 살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1년 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라졌다가 최근 모습을 드러낸 이란의 핵과학자 샤흐람 아미리의 경우 ‘자진 망명’과 납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Next 10년 신성장동력] 한국전력공사-10년내 한국형 원전 10기 수주 총력

    [Next 10년 신성장동력] 한국전력공사-10년내 한국형 원전 10기 수주 총력

    한국전력공사가 2020년 ‘글로벌 5위 전력회사’를 목표로 힘차게 뛰고 있다. 한전은 2020년 매출 85조원, 투자 대비 수익(ROIC) 5% 이상, 해외 매출 27조원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녹색기술의 선도적 확보 ▲사업 영역의 수직·수평적 다각화 ▲세계화 강화 ▲경영 혁신 및 효율성 극대화라는 4대 중장기 전략방향을 세웠다. 2020년 해외 매출 비중도 전체 매출의 3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원전설계 등 세계 최고기술을 25개 이상 확보하는 것도 한전이 세운 목표 중 하나다. 한전은 8대 녹색기술을 선정해 2020년까지 모두 3조 3000억원을 투자한다. 8대 녹색기술에는 ▲석탄가스화 복합발전(IGCC)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 ▲스마트그리드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수출형 원전 ▲전기에너지 주택 ▲초고압 직류 송전 ▲초전도 기술 등이 있다. 한전은 녹색기술을 통해 2020년 매출 14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4조 4000억원을 투입, IGCC·스마트그리드·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 녹색기술 기반의 전력사업을 수직 다각화해 2020년 4조원 수준의 추가 매출을 올릴 방침이다. 녹색 전력 수평 다각화의 일환으로 청정개발체제 사업을 추진해 900만t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을 수주하는 쾌거를 이룬 한전은 2020년 해외 매출 27조원을 목표로 해외사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선다. 한전이 해외사업을 펼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다. 1995년 필리핀 말라야 화력발전소 성능복구 및 운영사업 수주를 시작으로 점차 중국, 레바논, 사우디아라비아 등지로 사업 무대를 넓혀 갔다. 한전은 앞으로 화력발전 위주의 해외시장 진출을 다변화해 원자력·수력·재생에너지 분야의 진출을 강화할 생각이다. 또 자원개발 사업을 통해 자주개발률을 현재의 7%에서 50%로 높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0년 화력·원자력·재생에너지·자원개발 등에서 모두 23조 8000억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특히 원자력발전소 수출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UAE 원전에 이어 터키·인도에서 원전 수출을 추진 중에 있다. 향후 2030년까지 최대 약 400기의 원전이 새로 건설된다는 전망 아래 한전은 2020년까지 10기의 원전을 수주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공기 단축, 맞춤형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한국형 원전’의 브랜드 파워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아직 해외조달에 의존 중인 일부 핵심기술을 2012년까지 국산화한다는 방침도 마련했다. 경영 측면에서는 전력 그룹사 간 협력 체제를 강화해 그룹 전체의 효율성 제고에 힘쓴다. 인재 육성, 재무 리스크 관리, 탄소 감축 대응 시스템 등 선진 경영 시스템을 도입해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으로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영 효율을 달성할 생각이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서울 G20 정상회의 2010] 국가원수급 35명 등 역대최대 1만여명 한국온다

    [서울 G20 정상회의 2010] 국가원수급 35명 등 역대최대 1만여명 한국온다

    오는 11월11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5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여하는 외빈은 최소 1만여명으로 추산된다. 20개국의 정상과 유엔 사무총장 등 국가 원수급 35명을 비롯해 3500여명의 공식 수행원과 경호원, 3000여명의 취재진 등을 모두 망라한 숫자다. 더욱이 이번 정상회의는 비즈니스 부문 등 관련 당사국 간 회의도 함께 열려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올해 G20 관련 주요 회의는 정상회의 2회를 비롯해 재무장관회의 4회, 재무차관회의 4회 등 10회로 예정돼 있다. 인천에서 열리는 G20 재무차관회의가 그 시작이다. 모두 8회로 예정된 재무장관·차관 회의 중 최소 4회는 국내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G20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열리는 회의도 많다. 지난 12일부터 13일에는 서울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주최로 아시아 콘퍼런스가 열렸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도 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정부가 G20 붐 조성을 위해 각국의 20개 대표기업, 400여곳 글로벌 기업들을 초청하는 B20 행사도 G20 정상회의 일정에 맞춰 추진된다. 정부안대로 행사가 열릴 경우 역사상 가장 많은 세계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G20 창설의 계기는 우리에겐 악몽과도 같은 1997년도 아시아 외환위기였다. 그해 9월 IMF 연차 총회 당시 개최된 G7 재무장관회의에서 긴급한 경제위기에 대처하려면 주요 신흥국들도 참석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G20 창설에 합의했다. G20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각 10개국씩 균등하게 배분된 모임으로 결정됐다. 첫 모임은 1999년 12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다. G20 참가 국가는 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캐나다·이탈리아(G7)와 한국·중국·인도·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 4곳, 브라질·아르헨티나·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 3곳, 러시아·터키·호주·유럽연합(EU) 의장국 등 유럽 국가 4곳, 남아프리카공화국·사우디아라비아 등 아프리카·중동 국가 2곳으로 구성돼 있다. EU 의장국이 G7에 속할 경우에는 19개국이 된다. G20 국가의 총인구는 전세계 인구의 3분의2에 해당한다. 20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세계의 90%에 이르며, 전세계 교역량의 80%가 이들 20개국을 통해 이루어질 정도로 세계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때문에 미니 유엔이라고도 불린다. 한편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측에 따르면 G20 서울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들은 서울 시내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숙박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에 스위트룸이 마련된 특급호텔은 100여곳으로 추산된다. 준비위원회 측은 각국 국빈들의 숙소 해결을 위해 특급호텔과 긴밀히 협의 중에 있다. 그러나 서울에 있는 특급호텔 수는 14개로 참가국 숫자보다 적은 상태다. 한 호텔에 2개국 이상의 정상이 머물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서울 G20 정상회의 2010] 서울·세계·미래로… “48시간이 짧다”

    [서울 G20 정상회의 2010] 서울·세계·미래로… “48시간이 짧다”

    지구촌을 대표하는 20개 주요 국가가 한자리에 모이는 G20(Group of 20) 서울 정상회의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1월11~12일 이틀간 열리는 G20 서울 정상회의는 행사의 규모나 의미에서 과거 우리가 치렀던 국제행사들과는 차원을 달리 한다. 서울신문 창간 106년을 맞아 G20 정상회의의 의미와 준비상황, 참석인사들의 면면 등을 5개면에 걸쳐 짚어 봤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께서 도착하셨습니다.” 11월11일 오후 9시20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대회의장.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의 첫 공식회의인 업무만찬 도중에 프랑스 대통령이 도착했다. 이명박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 각국 정상들의 박수소리가 만찬장에 울려 퍼졌다. 무리한 비행 일정을 감수해야 했던 사르코지 대통령에 대한 찬사와 감사의 표시다. 그는 프랑스 최대 국경일인 제1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을 맞아 자국 내 행사를 서둘러 마무리하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차기 의장국인 프랑스 정상이 도착하자 회의 분위기가 한층 고조됐다. 참석자들이 빙 둘러앉은 대형 원탁은 위에서 보면 커다란 도넛 2개를 겹쳐 놓은 꼴이다. 안쪽 테이블에는 각국 정상들과 국제기구 대표들이, 바깥쪽 테이블에는 재무장관과 셰르파(사전교섭 대표)들이 배석하는 형태다. 공식 회의석상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한 나라에 3명으로 제한돼 있다. 이날 정상들 간의 부드러운 환담과 의도된 예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논의의 주제가 글로벌 위기 이후의 출국전략으로 넘어가자 “아직 시기상조다.”라는 미국과 “이미 늦었다.”는 독일이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당초 오후 9시30분까지로 잡혔던 업무만찬은 예정시간을 1시간 이상 넘긴 뒤에야 끝이 났다. 그나마 86세로 최고 연장자인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전체 일정을 생각하자.”며 열기를 식힌 덕이다. 이렇듯 G20 정상회의는 철저하게 업무 중심이다.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나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서는 각국 정상이 여유 있게 담소도 나누고, 개최국 전통의상을 입고 기념 촬영도 하지만 G20는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줄줄이 이어지는 릴레이 회의의 중간에 쉬는 시간은 고작 10분 정도다. 정상들인데도 화장실 갈 시간조차 빠듯할 지경이다. 공식일정 둘째 날인 12일 오전 9시. 아침식사를 마친 정상들은 다시 코엑스 대회의장에 모였다. 우선 기본 의제인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협력체계(G20 프레임워크)에 대한 토론이 1시간30분 동안 이어졌다. 정상들은 다시 45분간에 걸쳐 금융규제 개혁과 국제금융기구 개편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 자리는 별다른 이견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7월 이후 7차례에 걸쳐 진행된 셰르파와 재무장관 회의에서 사전논의가 잘 진행된 덕이다. 오전회의를 마친 정상들은 다시 15분 동안 각국의 대학생 대표자(G20 마이 서밋)들과 만남을 가졌다. 시간은 짧았지만 미래 지도자와 각국 정상이 경제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오후 1시15분. 워킹런치로 불리는 오찬과 함께 오후 일정이 시작됐다. 식사는 옛날 수라상에 올리던 너비아니를 메인요리로 퓨전음식이 제공됐다. 이슬람권 등 종교적 특성과 개인 취향을 고려한 별도의 메뉴도 제공됐다. 회의와 식사가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메뉴와 서빙방법이 기존 국빈급 정찬과 다르게 진행됐다. 회의에 방해되지 않도록 제공 음식의 수는 최소화하고 그 대신 음식의 풍미는 최대한 높였다. 한국의 전통미도 살렸다. 남은 회의는 대부분 이 대통령이 제안한 ‘코리아 이니셔티브’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과 이 과정에서 필수적인 국제통화기금(IMF)의 개혁방안, 개도국 지원책 등이 하나하나 정리됐다. 앞으로 G20 정상회의를 더 내실 있게 꾸미기 위한 세부안도 제시됐다. 어느덧 오후 4시. 정상들은 코뮈니케(공동성명)의 내용과 문구를 꼼꼼하게 점검했다. 1박2일 회의를 정리하는 자리인 만큼 다들 진지한 표정이다. 이것으로 참가국들의 공식행사는 끝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의장국 정상으로서 기자회견을 가져야 한다. 국내외 수백명의 기자들 앞에서 코뮈니케를 읽어 내려갔다. 기자들은 이전 4차례 정상회의에서 풀지 못했던 난제들이 대부분 해소됐다는 소식을 빠르게 본국에 타전했다. 한층 강화된 은행 자기자본비율 권고인 ‘바젤3’가 공식 도입됐고, 은행의 유동성 기준이 금융위기에도 30일 이상 견딜 수 있도록 강화됐다. 선진국이 갖고 있는 IMF 지분 중 5%는 개발도상국에 이양됐다. 또 위기에 빠진 나라라면 차별 없이 충분한 유동성을 지원하도록 했다. 공동으로 개발도상국에 대한 공동지원 프로그램도 만들기로 했다. 정상들의 향후 일정은 둘로 갈라졌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의 정상들은 다음날 있을 APEC 회의 참가를 위해 일본으로 향했고 그 외 나라 정상들은 본국행 비행기를 탔다. 하지만 행선지가 어디든 세계 속 한국의 위상이 과거와 달라졌다고 느끼는 마음만은 나뉘지 않았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자료:G20정상회의준비위원회>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seoul.co.kr
  • [서울 G20 정상회의 2010] 오바마·사르코지·캐머런… 정상들은 승부광

    [서울 G20 정상회의 2010] 오바마·사르코지·캐머런… 정상들은 승부광

    ① 60대가 8명으로 가장 많고 40대가 5명으로 두번째 오는 11월 한국을 찾을 주요 20개국(G20) 정상 가운데 최고 연장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국왕이다. 1924년생으로 올해 만 86세다. 2005년 형 파드 빈 압둘 아지즈 국왕이 사망한 뒤 형제 계승의 전통에 따라 81세에 제6대 국왕으로 즉위했다. 2008년 기준으로 재산이 210억달러(약 25조원)에 이른다. 정확한 비교치는 없지만 20명 정상들 중 최고 부자로 추정된다. 가장 젊은 사람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로 66년생(44세)이다. 69세인 우리나라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뻘이다. 정상회의를 직접 주재할 이 대통령은 나이 순으로 압둘 아지즈 사우디 국왕, 만모한 싱(78) 인도 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3) 이탈리아 대통령에 이어 20명 중 4번째다. 40대는 캐머런 영국 총리 외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45) 러시아 대통령, 펠리페 칼데론(48) 멕시코 대통령, 버락 오바마(49) 미국 대통령, 줄리아 길라드(49) 호주 총리 등 5명이다. 스티븐 하퍼(51) 캐나다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55)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56) 독일 총리,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57)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 4명은 50대다. 60대는 8명, 70대는 2명이다. ② 아르헨티나 페르난데스, 세계 첫 부부 승계 대통령 20명 중 여성은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메르켈 독일 총리, 길라드 호주 총리 등 3명이다. 모두 ‘최초’, ‘최연소’ 등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세계 첫 선출직 부부 대통령이다. 2007년 남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로부터 대권을 이어받았다. 이사벨 페론 이후 아르헨티나의 두번째 여성 대통령이자 선거로 뽑힌 자국 첫 여성 대통령이다. 메르켈 총리는 자국 첫 여성 총리이자 첫 동독 출신 총리다. 제2차 대전 이후 최연소 독일 총리이기도 하다. 길라드 총리는 호주의 첫 여성 총리이자 이민자(영국) 출신 총리다. ③ 재임기간 최장 고참은 브라질 룰라 대통령 대륙별 정상의 수는 유럽이 7명으로 가장 많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터키 등 6개 개별국가에 헤르만 판롬파위(63) 유럽연합(EU) 대통령이 참석한다. 아시아는 한국, 중국, 일본, 인도,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6개국이다. 경제 발전이 더딘 아프리카에서는 제이컵 주마(68)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홀로 대륙을 대표한다. 정상 재임기간이 가장 긴 사람은 룰라 다 시우바(65) 브라질 대통령이다. 2003년 1월1일 취임해 재선(2006년 말)을 거쳐 7년6개월간 현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어 후진타오 중국 주석(2003년 3월 취임), 싱 인도 총리(2004년 5월),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2004년 7월), 메르켈 독일 총리(2005년 11월) 순이다. ④ 스포츠광 많고, 일본 간 총리는 “술과 고양이 사랑해.” 정상들의 취미는 대체로 운동이나 스포츠 쪽이 많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고교 농구선수 출신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올 초에는 대학 농구선수권대회 TV 중계에 해설자로 직접 나서기도 했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럭비와 축구의 광적인 팬이고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대통령은 아예 명문 축구단 AC밀란을 소유하고 있다. 캐머런 영국 총리는 축구 프리미어리그 애스턴빌라의 서포터스다. 간 일본 총리는 술과 바둑, 고양이를 좋아하고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록음악의 대가다.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올 초 직접 작사·작곡한 3집 앨범을 낸 프로페셔널 음악인이다. 합창단 출신인 후진타오 중국 주석도 노래 실력이 수준급이다. 이 대통령과 같은 기업인 출신은 이탈리아 최대 미디어그룹 ‘메디아셋’을 소유한 베를루스코니 대통령과 러시아 최대 가스회사 ‘가스프롬’ 회장 출신의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있다. ⑤ 인구는 아시아, 경제력은 미주·유럽 20개국 정상을 경제규모로 비교하면 슈퍼파워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단연 첫머리를 차지한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008년 기준 14조 2043억달러로 2위 일본(4조 9092억달러)의 3배에 육박한다. 이어 중국 4조 3261억달러, 독일 3조 6528억달러, 프랑스 2조 8530억달러, 영국 2조 6456억달러, 이탈리아 2조 2930억달러, 브라질 1조 6125억달러, 러시아 1조 6078억달러 순이다. 우리나라는 9291억달러로 EU를 제외한 19개 개별국가 중 14위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납치설’ 이란 핵 물리학자 실종 1년만에 美서 나타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실종됐던 이란의 핵 물리학자가 실종 1년여 만에 미국에서 나타나 이란으로 보내달라고 호소, 미 정보당국의 납치설을 둘러싼 파장이 커지고 있다. 테헤란 말렉 아시타르 대학에서 근무하던 핵 물리학자 샤흐람 아미리(32)는 지난해 5월31일 성지순례차 다른 일행과 함께 사우디를 방문했지만 3일 후 메디나의 호텔에서 외출한 뒤 실종됐다. 그의 행방이 6개월이 넘도록 묘연했던 가운데 이란 외무부는 지난해 12월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미국 정보당국이 아미리를 납치했으며 사우디 정보당국도 미국의 납치행위를 도왔다.”며 미국의 납치설을 최초로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3월 미국의 ABC방송은 아미리가 미국에 망명했고, 이란의 비밀 핵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중앙정보국(CIA)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달에는 자신을 아미리라고 주장한 남성의 발언이 담긴 영상들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납치설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증폭됐다. 이란 외무부는 영상들이 공개되자 아미리가 미국에 의해 납치된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미 대사관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테헤란 주재 스위스 대사를 소환해 항의하기도 했다. 13일 BBC방송에 따르면 아미리는 결국 지난 12일 밤 워싱턴 주재 파키스탄 대사관의 ‘이란 구역’에 도착한 뒤 이란으로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파키스탄 외무부가 확인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BBC 방송은 아미리가 본국 송환을 강력하게 요구함으로써, 미국 납치설을 제기해 왔던 이란의 주장이 더 설득력 있게 작용할 수 있게 됐으며 미 정보당국에는 크나큰 당혹감을 안겨 줬다고 전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비응도 호텔사업 활기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새만금 비응도에 추진 중인 47층 높이의 호텔건립 사업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7일 군산시에 따르면 문동신 시장이 6일 서울에서 사우디 S&C 그룹의 최고 경영자인 사미어 바머를 만나 호텔건립 일정에 대해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앞으로 2개월 안에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본계약을 하반기 안에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S&C는 외국계 금융회사와 건설회사 등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기로 하고, 현재 국내·외 금융기관과 업체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또 토지매각 방법과 군부대 이전, 도로·상하수도·전기 등 제반 시설, 비응도지역 고도제한 완화 문제 등 세부사항까지도 협의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지난해 6월 부지매매 임시계약을 체결한 이후 1년여간 지지부진했던 호텔건립 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삼성전자 IEEE 기업혁신상

    삼성전자 IEEE 기업혁신상

    삼성전자는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로부터 ‘2010년 기업혁신상’을 받았다고 27일 밝혔다. 1985년 제정된 ‘기업혁신상’은 전자·전기공학 분야에서 혁신적인 제품이나 시스템을 개발해 뛰어난 업적을 이룬 기업에 매년 수여하는 상이다. IEEE는 삼성전자가 모바일 와이맥스(와이브로) 기술의 아이디어 창안부터 개발·적용까지 달성한 업적이 인정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모바일 와이맥스는 2002년 개발을 시작해 2005년 IEEE로부터 국제 표준으로 최종 승인받았다. 2006년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해 현재 미국, 일본,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 세계에서 본격적으로 상용화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와이맥스 칩세트부터 단말기, 시스템 장비 등 토털 솔루션을 개발·공급하고 있으며 차세대 버전인 ‘와이맥스2’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관민일체 부활… ‘올 재팬’ 수주 노린다

    관민일체 부활… ‘올 재팬’ 수주 노린다

    세계 각국이 인프라 수출에 진력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관민일체’라는 구호를 내세우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원전이나 고속철도와 같은 해외 인프라 수주 경쟁을 민간 부문이 주도했던 지금까지와 달리 정부가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원전 수주를 전담하는 민관회사를 설립하는가 하면 원전·고속철도·상하수도 수출을 국가의 미래성장 전략사업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일본 정부와 민간 기업이 인프라 수주전에 적극 뛰어든 것은 최근의 잇따른 수주 실패에 따른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전에서 한국에 일격을 당한 일본은 뒤이어 베트남 원전 제1기 공사에서도 잠수함 매매 등 군사협력 카드를 들고 나온 러시아에 무릎을 꿇었다. ●해외원전 수주용 회사 설립 민간 업체의 수주전에 정부가 협력하는 이른바 ‘관민일체’ 시스템은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일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그러나 관이 앞장선 일본의 인프라 수주에 서구 각국의 견제가 본격화하고, 일본 정부의 재정난까지 겹치면서 1990년대 들어 급격히 민·관 공조가 위축돼 왔다. 일본 기업들끼리의 ‘민민협력’도 이뤄지지 않았다. UAE 원전만 해도 일본 히타치와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경쟁하는 구도였으나 웨스팅하우스가 일본 도시바 산하라는 점에서 일본 기업 간 경쟁이 펼쳐진 셈이다. 개별기업의 브랜드나 기술력은 세계 최고수준이지만 준공 이후에 운영하는 전력회사·철도회사 등과의 연계가 불충분해 일괄수주에서 연거푸 분루를 삼켜야 했다. 잇따른 원전 수주 실패에 비상이 걸린 일본 정부가 꺼내든 카드가 관민일체형 회사다. 정부와 함께 원전 운전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도쿄전력과 간사이전력, 주부전력 등 대기업 전력 3사와 도시바와 히타치, 미쓰비시 등 원전 건설 3사가 참여한다. 이 회사는 원전 건설부터 운전까지 모두 일본 업체로 끝낼 수 있는 ‘올재팬’(All Japan) 수주체제를 구축, 한국과 프랑스, 러시아 등 경쟁국들에 맞설 방침이다. 회사명은 ‘국제원자력개발’로, 초기 자본금은 1억엔(약 12억원)이다. 사장과 회장은 모두 민간인이 맡는다. 참여 업체들은 가을까지 설립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국제원자력개발’은 베트남의 2기 원전 입찰부터 수주활동을 본격 시작해 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시아와 중동으로 활동 무대를 넓혀 갈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또 원전 외에 고속철도, 상하수도 수출을 국가의 미래 성장 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연기금 활용 수주 나선 업체 지원 인프라 수주전에 뛰어드는 기업들을 위한 ‘실탄’도 준비 중이다. 각종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의 참여 아래 ‘인프라펀드’를 조성, 인프라 수주전에 나선 기업에 장기저리로 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무역보험을 활용해 투자 리스크를 줄여 준다는 방침이다. 총리와 각료를 앞세운 정상 세일즈 활동도 강화한다. 실제로 베트남 원전 2기 수주를 위해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지난 3월 베트남 총리에게 친서를 보냈다. 마에하라 세이지 국토교통상도 지난달 미국과 베트남을 잇달아 방문해 고속철 세일즈 활동을 펼쳤다. 프랑스와 손잡고 요르단의 원전 수주에 뛰어드는 등 다른 국가들과의 컨소시엄도 적극 모색 중이다. 원전뿐 아니라 고속철 수주에도 진력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미국의 운수장관을 일본에 초청해 신칸센과 리니어 모터카 시승식을 갖기도 했다. 요시노 게이오대학 교수는 “해외 인프라 수주는 정부가 리스크를 적극 떠안음으로써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는 환경을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면서 “사업을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기업이지만 이전보다 거대하고 장기적인 인프라를 수주하려면 정부 지원의 중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목마른 조선업계’ 수주 물꼬

    #1.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7일 그리스 포시도니아 선박박람회 참가를 위해 출국했다. 10여일 만에 남 사장은 그리스와 네덜란드, 남미 대륙을 누비며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플랜트 설치선을 비롯해 10억달러에 이르는 대형계약을 따냈다. 올해 수주한 전체 금액(30억달러)의 3분의1 수준이다. 본격 회복세에 진입하지 못한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거둔 성과여서 눈길이 쏠린다. 선박 수주에 물꼬가 터졌다. 국내 조선업계 ‘빅4’가 최근 굵직한 대형 계약을 잇따라 따내며 불황의 그늘을 빠르게 걷어내고 있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동남아시아의 한 선주로부터 40만t급 초대형 벌크선(VLOC) 3척을 3억 5000만달러에 수주했다. 이 벌크선은 길이 362m, 폭 65m로 40만t의 철광석을 실을 수 있다. 최신 ‘발라스팅(평형수) 시스템’을 적용해 신속히 화물을 하역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남 사장은 “최근 여세를 몰아 하반기에도 공격적인 영업을 펼친다면 연간 수주액 100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도 그리스 선박박람회에서 수에즈막스급(15만 8000t) 유조선 5척을 3억 4000만달러에 수주했다. 노인식 사장을 비롯해 영업실장까지 총 출동해 행사 마지막 날 수주 계약을 이끌어냈다. 지난 4월에는 올해 처음 발주된 아프라막스급(11만 5000t) 유조선 9척을 싹쓸이 수주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도 최근 16억달러 상당의 초대형 계약을 따냈다. 2013년까지 총 발전용량 1729㎿ 규모의 가스복합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번 수주로 현대중공업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서만 100억달러 상당의 플랜트공사를 수행하게 됐다. STX도 수주에 잰걸음을 내고 있다. STX유럽은 최근 노르웨이로부터 해양작업지원선 1척을 6800만달러에 수주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한국 투자협정 활발

    우리나라의 국제투자협정 체결 건수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6번째로 많은 것으로 18일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G20 투자협정 현황 보고서를 통해 지난 5월말 현재 우리나라가 맺은 국제투자협정은 106건으로 독일(199건), 영국(168건), 프랑스(166건), 이탈리아(158건), 중국(139건)에 이어 6번째로 활발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무역 개방 및 자유화 부문에서 G20 내 상위그룹에 속한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교역 규모 확대를 통해 경제 성장을 높인다는 목표로 2000년대 들어 집중적으로 체결해 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이 중 하나다. 우리나라의 투자협정 건수는 미국과 같은 수치로 터키(99건), 인도(89건), 인도네시아(83건), 아르헨티나(74건)가 뒤를 이었다. 반면 브라질(30건), 사우디아라비아(31건), 일본(33건), 호주(38건)는 투자협정이 매우 저조한 국가로 조사됐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태극전사들 세금 얼마 내나

    월드컵 열기가 더해 가면서 고액의 연봉을 받고 있는 월드컵 전사들이 얼마나 세금을 내고 있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기획재정부 블로그에 따르면 박지성(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160만파운드(약28억 7000만원), 이동국(전북 현대)은 2억 3000만원 정도의 세금을 내야 하지만 이영표(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와 박주영(프랑스 AS모나코) 등은 ‘특수상황’ 때문에 세금을 낼 필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박지성의 연봉은 320만파운드(57억 3000만원) 정도다. 영국은 1988년에 최고 소득세율을 40%까지 낮췄다가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해지자 지난 4월부터 연봉 15만파운드(2억 7000만원) 이상 고소득자에 대해 50%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지성은 160만파운드가량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이영표는 세금이 없기로 유명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활동하는 덕분에 연봉 18억원을 그대로 받는다. 박주영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2008년 모나코에 입단한 박주영은 지난해 말 연봉 인상을 통해 80만(11억 9000만원)~90만유로(13억 4000만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최고 소득세율이 40%이고 부유세까지 존재하지만, 박주영의 경우 세금을 받지 않는 모나코 공국에 급여 계좌를 개설했기 때문에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 국내 리그에서 활약 중인 이동국은 7억원 정도의 연봉을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소득세율 35%를 적용하면 2억 3000만원 정도의 세금을 내고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툭하면… ‘울보 정대세’

    툭하면… ‘울보 정대세’

    까무잡잡한 피부, 날카로운 눈매에 단단한 근육질 몸매. 정대세(26·가와사키)는 참 ‘못되게’ 생겼다. 그런데 울보다. 지난해 정대세는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북한 대표팀의 최전방에서 맹활약, 44년 만에 본선 진출을 이끈 뒤 6월19일 소속 팀 합류를 위해 하네다공항으로 귀국했다. 이틀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후반 40분 교체돼 그라운드를 나온 정대세는 대성통곡했고, 기자들은 그 이유를 물었다. 정대세는 “(교체 뒤) 5분간 지금까지 저의 축구인생 25년의 모든 것이 주마등처럼 흘러가서 이성을 잃었다. 그래서 울부짖었다.”고 답했다. 이내 굵은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는 또 “신념을 포기하지 않아 보답을 받았다는 생각에 지난 모든 고통을 잊을 수 있었다.”고 했다. ‘조선인’이 갖은 차별을 받는 일본에서 재일교포 3세로 태어나 오로지 어머니의 나라, 북한의 대표로 월드컵 무대를 밟겠다는 꿈을 위해 살아온 자신에 대한 축하와 격려의 눈물이었던 것.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한의 첫 경기 브라질전이 벌어진 16일 새벽 요하네스버그의 엘리스파크 스타디움. 경기에 앞서 국가가 울려 퍼지자 정대세는 눈물을 왈칵 쏟았다. 국가가 끝날 때까지 그는 눈물을 멈추지 않았다. 정대세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와 세계 최강 브라질과 만나서 울었다.”고만 했다. 가슴 벅찬 눈물의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자 그는 브라질을 위협하는 맹수로 돌변했다. 북한은 전·후반 90분 대부분을 극단적 수비전술을 펼쳤고, 원톱 정대세만 브라질 진영에서 바삐 움직였다. ‘고독한 스트라이커’였지만 ‘세계 최강’의 브라질 포백라인을 완벽히 뒤흔들었다. 역습상황에서 하프라인 부근으로 날아온 대부분의 공중볼을 선점했고, 전방으로 쇄도하는 동료에게 열심히 연결시켰다. 장신의 브라질 수비수들과의 몸싸움과 위치선정에서 승리한 것이다. 정대세는 패색이 짙었던 후반 44분 자신의 헤딩 어시스트를 받아 골을 터트린 지윤남(34)에게 달려가지 않았다. 동료들이 세리머니에 정신이 팔려 있던 그 순간 정대세는 브라질 골문에서 자블라니를 들고 하프라인으로 달려갔다. 팀의 승리와 ‘골잡이는 1경기에 1골을 넣어야 한다.’는 자신의 좌우명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이후 정대세는 수차례 중거리 슛을 날렸지만 모두 골문을 비켜갔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고, 그는 또 울었다. 골을 넣지 못한 아쉬움의 눈물이었다. ‘울보’ 정대세가 21일 포르투갈전에서 호쾌한 골로 26년 축구인생의 설움을 한 방에 날려 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현대重 사우디 16억달러 발전플랜트 수주

    현대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6억달러(약 2조원) 규모의 발전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프랑스 수에즈그룹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으로부터 총 발전 용량 1729㎿의 가스복합 화력발전소 건설공사를 따냈다고 16일 밝혔다. 이 공사는 사우디국영전력회사(SEC)가 발주했으며, 수도 리야드에서 서쪽으로 125㎞ 떨어진 두루마 지역에 건설된다. 공사는 이달 중 시작돼 2013년 3월까지 진행된다. 현대중공업은 가스 및 스팀터빈, 폐열회수보일러 등 가스복합 화력발전소의 설계부터 제작, 공급, 설치, 시운전까지 수행하는 일괄도급방식(EPC)으로 시공한다. 특히 가동에 필요한 다량의 용수를 리야드 도심의 생활폐수를 재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발전소에서 발생한 폐수도 방류 없이 증발시켜 퇴비로 활용하는 친환경 공법으로 건설된다. 천인수 플랜트사업본부장은 “중동 국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통해 대형 발전공사를 지속적으로 발주하고 있다.”면서 “이번 수주가 향후 중동 플랜트 수출증대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한국 신용등급 中·체코 수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중국, 체코, 슬로바키아 등 수준으로 평가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20개국(G20) 가운데는 중위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에서는 중하위권이다. 14일 기획재정부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3대 국제신용평가사들이 매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5월 말 기준으로 G20 회원국 중 10~11위, OECD 회원국 가운데는 22~23위였다. G20 회원국 중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 캐나다가 ‘Aaa’로 최고 등급을 받았다. 일본과 이탈리아는 ‘Aa3’, 한국과 중국이 ‘A1’으로 간신히 10위권에 턱걸이했다. 한국보다 재정상황이 형편없어도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 곳도 많았다. S&P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호주에 ‘AAA’라는 최고등급을 부여했으며, 일본(AA), 사우디아라비아(AA-), 중국·이탈리아(A+), 한국(A) 순이었다. 피치도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가 ‘AAA’, 호주가 ‘AA+’였으며, 일본(AA),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AA-), 한국, 중국(A+)이 뒤를 이었다. OECD 회원국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국제신평사로부터 동유럽 수준의 국가신용등급을 받고 있었다. 무디스는 최근 남유럽발 재정위기와 관련된 스페인에 ‘Aaa’라는 최고등급을 부여했지만 한국은 아일랜드·벨기에(Aa1)에 이어 칠레, 체코, 슬로바키아와 함께 ‘A1’으로 평가했다. 이는 OECD에서 22번째로 높은 것이다. S&P도 칠레, 이탈리아, 슬로바키아를 ‘A+’로 평가한 가운데 한국은 체코와 함께 ‘A’로 분류했다. 한국에 대한 상대적인 저평가는 대북 리스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신평사들이 미국 중심으로 움직이다 보니 아시아 국가보다는 유럽 또는 미주 국가에 후한 점수를 주는 것도 또 다른 이유로 추정된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브라질 출신 명장 파헤이라, 월드컵 6번째 출장

    브라질 출신 명장 파헤이라, 월드컵 6번째 출장

    흔히 ‘감독은 파리 목숨’이라고 한다. 승리와 그에 따른 환호는 대부분 그라운드에서 뛴 선수들의 몫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이례적인 경우였다. 하지만 책임은 오롯이 감독의 몫이다.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90여분 내내 감독의 심장은 새카맣게 타들어 간다. 본선에 오른 32개국 감독에게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월드컵에서의 경험도, 몸값도, 선수 시절 명성도 제각각. 승부사 32명의 면면을 뜯어봤다. 감독에게도 경험은 중요하다. 월드컵처럼 큰 무대를 겪어 보지 않은 감독은 토너먼트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 차범근 감독처럼 대회 중간에 해직통보를 받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런 면에서 브라질 출신의 명장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파헤이라 남아공 감독이 단연 돋보인다. 파헤이라 감독은 이번이 여섯 번째 월드컵이다. 1982년 쿠웨이트를 맡아 데뷔전을 치렀다. 체코, 프랑스, 잉글랜드와 같은 조에 묶인 탓에 1무2패로 무너졌다. 1990년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을 이끌고 두 번째 도전에 나섰다. 콜롬비아, 서독, 유고에 3전 전패. 또 쓴잔을 들었다. 하지만 1994년 조국 브라질 대표팀을 이끌고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파헤이라 감독은 1998년(사우디아라비아)과 2006년(브라질)에도 본선에 나섰다. 월드컵 본선 통산 9승3무8패. 우승 1회, 4강 1회를 기록했으니 당분간 ‘백수’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터. 국내 팬에게도 낯이 익은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은 우여곡절 끝에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을 맡아 3회 연속 월드컵 도전에 나선다. 2002년과 2006년 잉글랜드 대표팀을 8강에 올려놓았지만, 팬들의 눈높이가 높은 탓에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본선 통산 5승4무1패. ‘바이킹 군단’ 스웨덴을 10년간 통치했던 라르스 라예르베크 나이지리아 감독도 2002·2006년 2승4무2패를 거뒀다. 두 번 모두 16강에 올랐다. 덕분에 라예르베크는 유로 2008 본선 조별리그 및 남아공월드컵 예선에서 거푸 실패하고도 팀을 갈아타면서 월드컵에 3회 연속 출전하게 됐다. 2004년 자크 상티니의 뒤를 이어 ‘레블뢰 군단(프랑스)’의 지휘봉을 잡은 괴짜 감독 레몽 도메네크는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4승3무의 번듯한 성적을 냈다. 이탈리아와의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했지만 공식 기록은 무승부. ‘불패의 감독’이 됐다. 이탈리아 국민이 사랑하는 지도자인 마르첼로 리피 감독도 이번이 두 번째다. 유벤투스를 이끌고 세리에A 5회, 챔피언스리그 1회 등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던 승부사답게 처음 출전한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5승2무로 우승했다. 대회 직후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지만 후임 로베르토 도나도니 감독이 유로 2008에서 허우적거리자 대표팀으로 복귀했다. 알제리의 라바흐 사단 감독은 다섯 차례에 걸쳐 11년째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알제리 축구의 산증인이다. 1986년 멕시코대회에서 1무2패. 14년 만에 월드컵 무대로 복귀했다. 멕시코의 국민감독 하비에르 아기레도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2승1무1패를 거뒀다. 이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팀들을 지휘하며 커리어를 쌓아 올린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또다시 조국의 운명을 짊어졌다. 마르셀로 비엘사 칠레 감독은 8년 만에 월드컵에 복귀했다. 2002년 조국 아르헨티나를 이끌고 월드컵에 데뷔했지만, 1974년 이후 처음 조별리그 탈락의 치욕을 안겼다. 1승1무1패. 10년째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 모르텐 올센 덴마크 감독도 본선에서 2승1무1패를 챙겼다. 감독들의 몸값도 천차만별이다. ‘우승 청부사’ 파비오 카펠로 잉글랜드 감독이 990만달러(약 123억원)로 독보적인 1위다. 32개국 감독 가운데 최저연봉으로 추정되는 김정훈 북한 감독(25만달러·약 3억 1000만원)의 40배에 이른다. 잉글랜드가 유로 2008 예선에서 탈락한 직후 구원투수로 영입한 만큼 화끈한 베팅을 한 것. 카펠로 감독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만 리그 6회, 이탈리아 슈퍼컵 3회, 챔피언스리그 1회씩을,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옮겨서도 프리메라리가 2회 우승을 일궜다. 리피 감독(410만달러)과 아기레 감독(400만달러)도 고액 연봉자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김정훈 감독을 필두로 오스카르 타바레스 우루과이 감독(30만달러), 블라디미르 베이스 슬로바키아 감독, 헤라르도 마르티노 파라과이 감독(31만달러), 케크 마차주 슬로베니아 감독(36만달러) 등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만하다. 슈퍼스타 출신이 있는가 하면, 잡초처럼 선수 시절을 보낸 이들도 있다.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과 둥가 브라질 감독이 대표적인 스타 출신. 펠레(브라질)와 더불어 20세기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마라도나 감독은 19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 데뷔해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는 주장을 맡아 아르헨티나의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이끌고 골든볼(MVP)도 차지했다. 둥가 감독 역시 1994년 미국 대회에서 주장을 맡아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우승을 일궈 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준우승 때도 주장을 맡아 정신적 기둥 역할을 했다. 마라도나 감독이 끊임없이 지도력 논란에 휩싸인 것과 달리 둥가 감독은 2007년 코카아메리카와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으로 지도력을 인정받은 데 이어 이번 남미예선에서도 1위로 통과하면서 우승 후보의 저력을 뽐냈다. 80년 월드컵 역사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맛본 축구인은 브라질의 자갈로와 독일의 프란츠 베켄바워 등 두 명뿐. 반면 선수 시절에는 존재감이 없었지만 지도자로 대성한 이들도 있다. 파헤이라 남아공 감독과 타바레스 우루과이 감독, 케크 마차주 슬로베니아 감독 등이 대표적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제재 찬성” 입장바꾼 中 왜?

    그동안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에 미온적이었던 중국은 왜 입장을 바꿨을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란 핵문제에 대한 1929호 결의안이 통과되자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10일부터 이틀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OC) 정상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찬성표를 던진 중국에 대한 불만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의 주도로 탄생한 상하이협력기구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다자 외교무대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란의 반발이 뻔한 상황에서 중국이 입장을 바꾼 것은 미국의 집요한 설득과 무관치 않다. 미국은 지난 4월 워싱턴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와 지난달 베이징에서 개최된 전략경제대화 등을 통해 중국을 상대로 이란에 대한 추가제재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지시켰다. 중국이 석유 문제 때문에 제재를 주저하는 것이라면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통해 이란에서의 석유공급 중단분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의사도 밝혔다. 무엇보다도 중국의 입장을 돌려놓기 위해 위안화 절상 등 중국의 ‘아킬레스건’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일각에서는 핵 비확산이라는 글로벌 이슈를 외면하기에는 중국의 위상이 이미 너무 커버렸다는데서 이유를 찾기도 한다. 리바오둥(李保東)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결의안 통과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제재가 국제사회의 핵 비확산 시스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외교적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여전히 이란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리 대사는 “새로운 제재의 목적은 이란을 협상테이블로 복귀시키는 데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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