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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명보호 vs 사우디·카타르·오만…런던행 죽음의 A조

    ‘중동 모래바람을 뚫어라.’ 한국은 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본부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남자축구 최종(3차)예선 조추첨 결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오만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죽음의 조’에 편성되면서 7회 연속 올림픽 본선진출도 가시밭길이 됐다. 공교롭게도 모두 중동팀이라 장거리 이동과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올림픽대표팀 간 상대 전적에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1무1패)와 카타르(2무1패)를 이겨보지 못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껄끄럽다고 지목했던 상대다. 오만과의 올림픽팀 상대전적에서 2전 2승으로 우세한 게 위안거리다. 홍 감독은 “세 팀 모두 중동국가여서 원정 준비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 어차피 최종예선에서 쉽게 생각할 경기는 없다. 한 경기 한 경기 런던올림픽 본선에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오는 9월 21일부터 내년 3월 14일까지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총 6경기를 치른다. 조 1위는 런던올림픽 본선에 직행하고 조 2위 세 팀은 플레이오프(PO)를 치른다. 2위 중 승리한 한 팀이 아프리카지역 예선 4위팀과 대륙간 PO를 거쳐 마지막 런던티켓의 주인공이 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2012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편성 ▲A조=한국·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오만 ▲B조=호주·이라크·우즈베키스탄·아랍에미리트연합(UAE) ▲C조=일본·바레인·시리아·말레이시아
  • [평창, 꿈을 이루다] IOC가 극찬한 드림 프로그램

    평창이 경쟁 도시인 뮌헨, 안시와 차별화할 수 있었던 대표적인 전략이 바로 ‘드림 프로그램’이다. 평창은 경기장·숙박·교통 등 하드웨어 측면에서 천혜의 환경을 자랑하는 두 유럽 도시를 능가할 확신이 없었다. 따라서 평창유치위는 앞선 두 차례의 실패를 거울삼아 ‘소프트웨어’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세계 유일의 동계 스포츠 저변 확대 프로젝트인 드림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다. 드림 프로그램은 평창이 2004년 국제 스포츠계에 제안, 8년째 지속적으로 운영 중이며 IOC로부터 동계 종목 발전을 위한 최고 기획으로 극찬받았다. 지난 2월 IOC 평가단의 평창 현지실사 기간에 맞춰 10일간 알펜시아리조트와 강릉빙상장 등에서 펼쳐졌다. 평창은 첫 도전인 2003년 체코 프라하 IOC 총회에서 쓴잔을 들었지만, 이듬해부터 동계 스포츠 불모지인 열대 지역과 저개발 국가 등 모두 47개국 949명의 청소년들을 해마다 초청, 스키와 빙상 등을 체험토록 하는 행사를 이어 오고 있다. 국제 사회와의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 올해는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파나마, 바베이도스, 에티오피아 등 33개국에서 143명이 참가했다. 처음으로 6개국에서 24명의 장애인 청소년이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규모 면에서도 역대 최대였다. 참가 지역별로는 아시아 14개국 54명, 유럽 3개국 11명, 중남미 8개국 31명, 아프리카 7개국 27명 등으로 세계 각 지역에서 고루 찾아왔다. 체험 범위도 스키·빙상에 그치지 않고 봅슬레이·스켈레톤·바이애슬론·크로스컨트리 등 다양한 종목으로 확대했다. 스키 허승욱, 스노보드 김수철, 피겨 이동원 등 종목별 정상급 지도자를 초청해 시범 및 원포인트 강습을 하고, 드림 챌린저대회를 통해 훈련 효과를 극대화하는 등 기존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했다. 지난해까지 드림 프로그램에 참가한 세계 42개국 806명 가운데 8개국 12명이 자국 국가대표로 세계대회에 출전하는 성과도 보였다. 평창은 장애인 청소년까지 참가범위를 확대한 뒤 국제 스포츠계의 호평이 이어지자 특화된 드림 프로그램이 자리를 굳혔다며 2018동계올림픽 유치전에서 한몫할 것으로 굳게 믿어 왔고 결실을 봤다. 더반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공직사회 해부] 공무원 국외유학 실태

    [공직사회 해부] 공무원 국외유학 실태

    영어권에 편중된 공무 원 유학을 어떻게 다변화할 것인가. 지난 3월 도미니카공화국, 코스타리카, 키르기스스탄, 몽골 등 개발도상국의 장·차관 4명이 한국을 방문했다. 유엔 전자정부평가에서 각종 평가 항목의 1위를 휩쓸고 있는 한국의 선진 행정시스템을 배우기 위해서다. 개발도상국의 실무자급은 장기 유학과정으로 한국을 찾기도 한다. 이는 우리 정부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1970년대부터 우수 공무원을 선발해 유학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의 유학은 그간 ‘골프 유학’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으로 비판의 대상이었다. 공무원 유학,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봤다. 공무원 국외유학의 정식 용어는 국외훈련이다. 국외훈련은 크게 직무훈련과, 흔히 유학이라고 표현하는 학위과정으로 나뉜다. 직무훈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외국의 연방정부 등 국외 정부기관에서 일정기간 근무하거나 전문 연구소에서 연구과제 등을 수행하는 형태다. 공직사회에서 ‘공직생활의 꽃’으로 불리기도 하는 학위과정은 4~7급 공무원을 대상으로 영국·미국 등 영어권 국가와 일본·중국 등 비영어권 국가 그리고 특수지역으로 나눠 해당 국가의 대학에서 2년간 공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국외훈련의 역사는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선진국의 과학기술을 들여와 국가 발전에 활용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따라 박정희 정부는 과학기술처(현 교육과학기술부)에 국비 국외훈련 제도를 도입했고, 1979년 총무처(현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확대 시행했다. 국가 공무원 국외훈련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와 유학을 다녀온 공무원들은 유학에 대한 취재에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지금까지 공무원의 유학은 항상 부정적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공부하면서 적당히 놀다 온다.”, “학교보다 골프장 출석이 더 많다.” 등의 비판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자비로 유학하는 대학원생이나 현지 교민들에게 일부 공무원들은 세금 낭비족으로 비쳐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대다수 유학파 공무원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2006년부터 2년간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법제처의 A 과장은 “어느 조직이든 항상 말썽을 일으키는 일부가 조직 전체 이미지를 흐려놓는다.”면서 “유학 온 공무원 대부분은 빠듯한 생활비와 빡빡한 학업 일정에 치여 지낸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유학 당시 골프장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행안부에서 ‘골프를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와 당황스러웠다.”고 덧붙였다. 미국 유학 경험이 있는 행안부의 B 과장은 “현지 물가와 집값이 매우 비싸서 여유로운 유학 생활은 꿈도 꿀 수 없었다.”며 “당시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갔는데 주 정부에서 여성과 아동이 있는 가정에는 일부 생필품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어 그나마 숨통이 조금 트였다.”고 털어놨다. 행안부는 유학 공무원들에게 대학원 등록금과 체재비 등을 지급하지만, 현지의 학비와 물가에 비해서는 부족한 상황이다. 학비는 미국 대학원 2년 과정을 기준으로 3만 6000달러가 지원 상한으로 정해져 있다. 상위권 대학원에 갈 경우, 1년 등록금은 3만 달러가 넘고, 부족분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행안부는 국외훈련 지원자가 많은 미국과 영국의 경우 교육 전문성을 보장하기 위해 유학 가능 대학을 학과별 국내 평가 40위권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행안부에 따르면 1년 기준 지원 학비 상한선은 2003년 1만 5000달러에서 1만 7000달러로 올랐고, 2005년 1만 8000달러로 인상된 이후 6년째 동결됐다. 매달 지급되는 체재비는 재외공무원 근무수당의 85%로 정해져 있다. 이는 미국 기준으로 2100달러 수준이다. 여기에 매월 220달러의 의료보조비가 나온다. 법제처 A 과장은 “싼 집을 구하느라 노력했는데도 매달 체재비의 절반이 넘는 1200달러를 월세로 냈다.”고 말했다. 행안부의 B 과장은 “지원금이 현지 학비와 물가를 반영하지 못하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유학이라는 혜택까지 누리고 있는 입장에서 이를 올리자고 말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국외훈련 제도는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미국·영국 중심에서 탈피, 비영어권 국가 훈련을 권장하고 있다. 자원외교와 개도국 지원 등을 위해 훈련국가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언어 문제로 여전히 영어권 국가에 편중된 실정이다. 지난해 국외 훈련을 떠난 257명 가운데 60%인 154명이 미국·영국·캐나다·호주 등 영어권 국가를 선택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영어권 국가는 별도의 어학연수비를 지급하지 않지만, 비영어권 국가는 어학연수비를 지원하는 등 비영어권 국가를 권장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카자흐스탄, 아르헨티나,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32개 국가로 훈련 대상국이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유학 대상 국가와 대학은 부처 업무 특성에 따라 다양하다. 통일부의 한 사무관은 2009년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통일부 및 대북지원 발전방향 모색’을 주제로 미국 유학을 다녀왔고, 관세청의 한 주무관은 네덜란드에서 유럽연합(EU) 내 수출입 물류 선진사례를 연구하고 돌아왔다. 소방방재청은 독일에서 의용 소방대 운영실태와 활성화 방안 연구를, 기획재정부는 인도에서 한국·인도 경제협력 증진 방안 등을 연구했다. 김하균 행안부 교육훈련과장은 “국민의 세금으로 진행되는 교육인 만큼 연구결과 보고서 검토 및 공개(www.training.go.kr) 등을 통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면서 “공무원 국외훈련이 국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SKT, 해외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35개국 확대

    SK텔레콤은 다음 달부터 해외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인 ‘T로밍 데이터 무제한 원 패스(One Pass)’의 서비스 대상을 기존 29개국에서 35개국으로 늘린다고 23일 밝혔다. 이 요금제는 1만 2000원으로 해외에서 무선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복수의 국가에서 이용할 수 있다. SKT는 영국·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12개국을 비롯해 일본·중국·베트남·호주·인도 등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 14개국, 미국·캐나다·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제공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는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연합(UAE), 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벨기에 등 북유럽 4개국을 서비스 대상 지역에 추가한다. 다음 달부터 로밍 설치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T로밍 스마트 가이드’와 여행객이 한국의 지인에게 해외 도착 사실을 알려주는 ‘T로밍 도착 알리미’도 애플리케이션으로 제공한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살레 귀국설… 예멘 정국 긴장

    반정부 세력의 대통령궁 포격으로 부상,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이번 주말 귀국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CNN은 22일(현지시간) 살레 대통령 측근의 말을 인용, 이번 주말 그가 귀국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살레 대통령의 귀국설은 정부군과 반정부 세력이 반정부 세력의 근거지 가운데 하나인 타이즈시에서 간헐적인 충돌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집권 국민의회당(GPC)으로부터 나왔다. GPC는 “살레 대통령이 귀국하게 되면 국민의 환대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살레 대통령의 측근인 야세르 알야마니는 “살레의 귀국은 당연한 것이며 귀국하는 대로 대통령직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AFP는 예멘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살레 대통령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고 있으며, 호흡과 거동이 불편한 상태”라며 귀국 일정이 불투명하다고 엇갈리게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반정부군 지도자들은 살레의 귀국설은 ‘낭설’이라고 일축했다. 이들은 “집권 여당은 거짓말에 익숙하기 때문에 그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살레의 귀국 일정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예멘 알카에다가 이날 교도소를 습격, 수십명을 탈옥시켰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기관총 등으로 중무장한 알카에다 대원들이 남부 알무칼라 지역 교도소에 들이닥쳐 경비대원들과 교전을 벌인 뒤 재소자 62명을 탈옥시켰다.”고 전했다. 교도소에는 100여명의 알카에다 대원이 수감돼 있었다. 교전으로 교도소 경비대원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예멘 알카에다는 반정부 시위 사태에 따른 예멘 정정의 불안을 틈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클린턴 “사우디 여성 운전 허용 지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존경받는 여성 지도자’와 ‘미국 최고위 외교관’이라는 두 정체성 사이에서 고민에 빠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단체 회원들이 “여성의 운전을 금지한 사우디 정부를 비판해 달라.”고 호소하면서다. 마음 같아서야 사우디 왕정을 향해 비판을 쏟아내고 싶겠지만, 외교관으로서 전통적 우방을 쏘아붙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사우디 여성의 운전을 허(許)하라.”며 보편 인권을 지지하고 나섰지만 애써 톤을 조절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클린턴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외교·국방장관 회담에서 “운전할 권리를 희망하는 사우디 여성들의 캠페인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사우디 여성들이 ‘여성 운전 금지제 철폐를 공개 지지해 달라.’며 그에게 서한을 보내자 공개 지지로 화답한 것이다. 사우디에서는 지난달 한 여성이 자신이 운전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유튜브에 올렸다가 체포된 이후 여성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클린턴 장관은 “(여성 운전금지제 철폐를 주장하는) 여성들의 행동은 용감하며 옳다. 그들의 노력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17일에도 사우드 알 파이잘 사우디 외무장관과 통화하던 중 여성 운전 금지 조항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논란 탓에 미국과 사우디 간 외교 균열이 더욱 심화될 것을 우려해 매우 조심스러워했다. 전통적 맹방이었던 양국은 올 들어 중동 지역에 ‘재스민 혁명’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의견 대립을 보이며 줄곧 마찰을 빚었다. 이 때문에 미 국무부 측은 “사우디 여성들이 운전 금지 조항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스스로 결단한 일일 뿐 미국과 연관돼 있지 않다.”고 애써 강조했다. 사우디는 서방 세력이 개입해 자국 여성들의 반발을 부추겼다고 의심하고 있다. 클린턴 장관은 평소 “퇴임 뒤 대선에 나서지 않는 대신 여성권익 보호를 위해 일하겠다.”고 밝힐 만큼 여성권익운동에 적극적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최고의 사랑’ 속 ‘구애정 패션’ 만든 박승건의 패션리더 제안

    ‘최고의 사랑’ 속 ‘구애정 패션’ 만든 박승건의 패션리더 제안

     “동대문시장에 갔더니 온통 ‘푸쉬버튼’을 베낀 제품에 ‘구애정 사진’으로 도배돼 있더군요. 처음에는 가슴이 뛰고 어쩔 줄 모르겠더니 나중에는 허탈해서 웃음만 나왔어요.”  화제 속에 23일 막을 내리는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일명 ‘구애정 패션’으로 뜬 ‘푸쉬버튼’ 디자이너 박승건(36)씨. 하트 모양 주머니가 달린 셔츠, 빨간 레이스 장식이 붙은 흰색 긴 원피스, 서스펜더(멜빵)를 뗐다 붙일 수 있는 바지 등 귀엽고 실용적이면서도 감각적인 ‘푸쉬버튼’의 옷은 ‘구질구질 비호감 연예인 구애정’을 연기한 공효진과 만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따라 입으면 아류 못 벗어나”  22일 서울 한남동 작업실에서 만난 박씨는 버버리·클로에 등 해외 명품 스타일에 꽂혔던 동대문이 자신의 카피 작품으로 뒤덮인 상황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가 2003년 선보인 ‘푸쉬버튼’은 외국에서 먼저 인정받아 해외 판매량이 더 많은 디자이너 브랜드다. 2007년 프랑스에서 열린 전시회 ‘후즈 넥스트’ 참여로 시작된 해외 진출은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 유럽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덴마크에서도 ‘푸쉬버튼’ 옷을 만나볼 수 있을 정도로 성공했다.  특히 미국 뉴욕의 신진 디자이너 편집매장인 ‘픽시마켓’은 나중에 옷을 받고 입금부터 먼저 할 정도로 그의 옷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는 해외 판매량이 국내 판매량을 앞섰지만 ‘구애정 패션’의 인기몰이로 그 순서가 역전될 전망이다.  ‘최고의 사랑’이 방송되기 전인 지난해 11월에는 홈쇼핑에서 방송 9분 만에 1500여벌의 옷이 모두 매진돼 일찌감치 ‘대박’을 예고하기도 했다. 마돈나의 노래에서 영감을 얻은 ‘푸쉬버튼’이란 이름은 단추를 누르고 우리가 만든 패션의 세계로 들어오란 뜻이다.  박씨는 공효진처럼 ‘스타일리시하게’ 입고 싶어 하는 여성들에게 “옷은 입어 본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일단 많이 입어 보라.”고 조언했다. 소비를 조장하는 게 아니라 여러 스타일의 옷을 입어 보고 자신의 체형에 맞는 옷을 찾아내란 것이다.  “공효진과 똑같이 입으면 아류가 될 수밖에 없어요. 패션은 도전입니다. 똑똑하고 현명하게 자신의 장점을 살려 멋스럽게 섞어 입는 능력을 키워야 해요.” ●가수·모델·스타일리스트 등 거쳐  패션에 대한 감각은 어려서부터 남달랐다. ‘김민제 아동복’의 색깔을 지금까지 생생하게 기억할 정도다. 어머니가 양장점을 한 영향도 컸다. 시대복장학원을 다니며 디자인 공부를 했다.  하지만 나이 서른에 ‘푸쉬버튼’을 시작하기 전까지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1994년에는 댄스 가수로 1집 앨범도 냈다. 그래도 방송보다는 무대 장치와 패션, 뮤직비디오에 더 관심이 많았다. 이후 모델, 작가, 스타일리스트로도 일했다.  지금은 신발 디자인도 같이 하는 ‘푸쉬버튼’의 뮤즈(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 공효진과의 인연은 박씨가 스타일리스트로 일할 때 시작됐다. 아무런 조건이나 이해 관계없이 공효진은 ‘푸쉬버튼’의 옷을 입었지만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며 브랜드가 소위 ‘뜨자’ 박씨는 양가적(兩價的) 감정을 밝혔다.  “10년 가까이 옷을 만들어 왔는데 ‘푸쉬버튼=공효진’이 돼 버렸어요. 우린 옷을 만들고 효진이는 우리 옷이 맘에 들었을 뿐인데.”  스타 마케팅으로 브랜드가 인정받은 것이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다는 이야기다. ●“축제 같은 옷 만들 터”  그가 추구하는 목표는 ‘축제 같은 옷’이다.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이지만 박씨는 패션의 중심인 뉴욕에 매장을 내고 쇼를 하는 것보다는 ‘동료 직원들과 함께하는 유토피아’를 만드는 데 더 관심이 많다.  당장 올가을에 열리는 서울패션위크에 세 번째로 참여한다. 국내 최고의 편집매장으로 평가받는 꼬르소꼬모와의 협업도 예정돼 있다. ‘푸쉬버튼’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것보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직원들과 일을 즐기는 게 더 중요하단다.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꿰뚫은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지도를 확보한 박씨는 분명 ‘패션 한류’를 이끄는 젊은 선두주자 중 한사람이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거짓정보에 사우디행 승무원이 버리고 떠나 어쩔 수 없이 망명…”

    시민혁명에 쫓겨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한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74) 전 튀니지 대통령이 20일 자신이 속임수에 빠진 바람에 망명신세가 돼 버렸다고 주장했다. AP 등 외신들에 따르면 벤 알리 전 대통령은 튀니지에서 열린 궐석재판에 맞춰 발표한 성명에서 자신은 지난 1월 14일 가족을 사우디의 제다에 내려놓은 뒤 즉시 되돌아오려고 했으나 비행기 승무원들이 자신을 놔두고 떠나버렸다고 주장했다. 변호사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그는 “당시 가족과 함께 비행기에 오른 것은 외국 정보기관이 자신에 대한 암살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이라며 “자신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적이 없으며 튀니지에서 도피한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에 있는 형사법정에서 이날 개시된 벤 알리와 부인 레일라에 대한 궐석재판에서는 수사당국이 기소한 93개 혐의 중 미국 달러와 무기 불법 소지 등 일부 혐의만 다뤄졌다. 튀니지 당국은 벤 알리가 떠난 뒤 대통령궁에서 수백만 달러와 무기, 각종 보석, 마약류 등을 찾아내 부정축재 혐의 등으로 기소했으며, 이에 대해 벤 알리는 무기와 보석은 외국 사절이 선물한 것이고, 달러와 마약류는 자신을 곤경에 빠뜨리려고 나중에 누군가가 가져다 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전설 속 ‘유니콘’은 멸종되지 않았다?

    전설 속 동물 유니콘의 모델이자 희귀 동물인 아라비아오릭스(영양)가 야생 상태에서 멸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17일(현지시간) 과학매체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중동 사막에서 서식하며 ‘아라비아 유니콘’이라고도 불리는 영양의 일종이 멸종 위기에서 개체 수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아라비아오릭스의 야생 개체 수 회복 소식은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난 16일 멸종위기 등급을 나타낸 레드리스트 최신 버전을 발표하면서 나타났다. IUCN에 따르면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에 있는 서식공간 일부에서 아라비아오릭스의 개체 수가 적어도 1000마리까지 회복되고 있다. 영국 IUCN 레드리스트 책임자인 크레이그 힐튼-테일러는 “1972년 야생 개체 수가 6마리 정도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6마리에서 1000마리까지 회복하는 것은 경이적인 일이다.”고 말했다. IUCN은 평가 결과, 아라비아오릭스를 ‘멸종 우려 IB 류’(가까운 장래 멸종의 위험성이 높은 종)에서 좀더 멸종 위험성이 낮은 ‘멸종 위기 II 류’(멸종 위기가 증대되고 있는 종)로 변경했다. ‘야생 멸종’으로 분류되는 생물종이 ‘멸종 우려 IA 류’ 및 ‘멸종 우려 IB 류’를 넘어 3 순위 ‘멸종 우려 II 류’까지 평가 단계를 회복하는 것은 IUCN 역사상 이번이 처음으로, 아라비아오릭스의 개체 수가 회복된 것은 보호 단체와 각국 정부, 동물원이 널리 연계하여 종의 보존에 노력한 덕분이다. 1970년대 아라비아오릭스의 마지막 야생 개체군 중 보호 목적으로 붙잡은 개체 외에 아랍 에미리트(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의 왕가와 통치자가 사육하던 개체를 모아 ‘세계의 무리’(World Herd)라고 부르며 인공 번식을 시도했다. 1982년 이 프로젝트 보호 속에서 사육된 무리 중 몇몇 개체를 수렵 금지로 지정된 보호 구역에 번식하는 시도가 시작됐다. 하지만 이 시도는 시행 착오의 연속이었다. 요르단에서는 번식 도입 뒤 무리가 전멸한 때도 있었다. 번식 프로그램은 아라비아오릭스는 1986년 평가 ‘멸종 위기 IB 류’로 끌어 올려 이번 레드리스트 갱신 전까지 그 평가를 유지하고 있었다. 힐튼-테일러는 아라비아오릭스의 개체 수 회복은 “협력하여 보호활동을 벌여 멸종 위기의 상황을 호전시켰다.”면서 “보호 활동의 진정한 성공 사례다.”고 전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파키스탄 자폭테러 34명 사망

    중동에서 피의 보복은 지난 주말에도 계속됐다. 몇 달째 시위와 무력진압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와 예멘에서는 정부군과 시위대, 무장세력 간의 충돌로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파키스탄 탈레반의 근거지인 북서부 페샤와르 시내에서 11일(현지시간) 두 차례의 폭탄 테러가 발생, 34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다쳤다. 이번 공격은 리언 패네타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이슬라마바드 방문과 공교롭게 겹쳐 파키스탄과 미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현지 경찰과 병원 관계자 등은 이날 페샤와르의 한 주상복합단지내 슈퍼마켓과 호텔 주변에서 4분 간격으로 두 차례 폭발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호텔 화장실에 설치돼 있던 시한폭탄이 터진 뒤 한 남성이 오토바이를 탄 채 호텔 인근에서 자살 폭탄테러를 감행했다고 밝혔다. 두 번째 폭발이 훨씬 강력했으며 이 과정에서 파키스탄 기자 2명이 숨지고, 독일 dpa통신 특파원 1명과 현지 언론인 다수가 부상했다. 예멘 남부 아비안주 로데르와 진지바르에서는 11일 정부군이 이 지역들을 장악하고 있는 수백명의 이슬람 무장대원들과 교전을 벌였다. 예멘 국방부는 이 과정에서 알카에다 소속으로 추정되는 무장대원 21명이 사살됐다고 밝혔다. 아비안 지방정부 관계자는 정부군 19명도 사망했다고 말했다. 아비안주 주지사의 자문관인 압델 하킴 알사라히 장군은 이번 충돌의 배후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의 음모가 있다고 주장했다. 알사라히 장군은 “살레 대통령이 (알카에다에 대한) 서방의 우려를 자극하고 예멘 국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려고 이슬람 무장세력이 남부 5개주를 장악하도록 방치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시리아 정부의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강경 무력진압은 계속되고 있다. 시리아군은 지난 10일 터키와의 국경 마을 지스르 알수구르에서 대대적인 유혈 진압작전을 펼쳐 수십명의 사상자를 냈다고 현지 국영TV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현지 국영TV는 이날 시리아군이 터키 접경 마을에 병력 1만 5000명과 탱크 40대, 장갑차 등을 배치하고 무장대원들에 대한 체포작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수천여명의 시위대는 정부군을 압박하며 경찰서 등에 불을 질렀고, 시리아군이 발포하면서 최소 32명이 숨졌다고 인권단체 관계자들이 전했다.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을 앞두고 이 마을 주민 수천명이 터키로 피란을 떠나면서 국경 근처에는 난민 캠프들이 잇따라 세워지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OPEC 증산 불발… 세계경제 먹구름

    OPEC 증산 불발… 세계경제 먹구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석유 증산 합의에 실패, 상당기간 고유가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해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최악의 시나리오도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에 접어든 세계 경제에 악재가 생긴 셈이다. OPEC 12개 회원국은 8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된 정례회의를 갖고 석유 증산을 논의했지만 일부 회원국들의 반대로 증산이 무산됐다. 증산을 추진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은 “합의에 도달할 수 없었다. 이번 회의는 사상 최악의 회의 가운데 하나였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이번 회의에서 하루 석유 생산량 쿼터를 150만 배럴 추가한 3030만 배럴로 늘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사우디와 함께 이 같은 방안에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란과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알제리, 앙골라, 이라크, 리비아 등 7개국이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나이지리아는 “OPEC의 결정을 따르겠다.”면서 한발 물러났다. 상대적으로 경제 상황이 안정된 친미 성향의 4개국과 분쟁과 테러, 시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다른 회원국들간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힌 셈이다. 합의 무산의 가장 큰 이유는 중동 지역의 정치적 긴장 때문이다. 가령, 카타르는 리비아 반군을 지지하고 있다. 사우디는 시아파 반정부 시위대를 강경 진압한 수니파 바레인 정권을 지지, 시아파 국가의 맹주인 이란과 악감정이 생겼다. 이들 국가들이 일관된 합의를 도출하기엔 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져 버렸다. 로이터는 “과거 중동 지역에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면 OPEC에서 사우디의 영향력이 약화된 선례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유가다. 지난 1년간 배럴당 30~40달러 가까이 치솟은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OPEC을 중심으로 한 석유 생산국들의 증산이 불가피했다. 국제사회의 요구도 거셌다. 지난달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최근 고유가 행진으로 가계와 기업의 소득이 감소되고 인플레이션이 심화, 증산이 협의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합의 실패로 우려는 더 커졌다. 당장 이날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1.65달러(1.6%) 오른 배럴당 100.74 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31일 이후 최고치다. 5월 이후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겨우 안정세에 접어든 유가가 다시 요동칠 기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OPEC의 다음 정례회가 12월로 예상돼 있어 올해 안에 유가가 하락될 것이란 기대감마저 무너진 상황이다. JP 모건 체이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압둘라 알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이번 회의에서 실질적인 변화는 없었지만, 다음 회의가 3개월 뒤에 열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사우디는 이번 합의와 별도로 석유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우디는 6월에도 산유량을 하루 최소 50만배럴씩 추가, 매일 950만∼97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합의를 등지고 사우디가 증산을 하겠다는 것은 OPEC 생산량 쿼터제의 종식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4) 민주화 무풍지대’ 중동 산유국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4) 민주화 무풍지대’ 중동 산유국

    어디에서도 소형차를 찾아볼 수 없고, 어디에나 초고층 빌딩이 즐비한 곳.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선 중동을 휩쓸고 있는 민주혁명의 긴장감을 전혀 느낄 수가 없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아랍의 봄’은 없다고 단언한다. 오히려 북아프리카로 가려던 관광객과 해외투자가 행선지를 자신들 쪽으로 돌리고 있다며 즐거운 표정을 숨기지 않을 정도다. 민주화 요구가 중동을 뒤흔들지만 걸프만 인근 산유국엔 먼나라 얘기일 뿐이다. ●“지혜로우신 술탄·왕세자 덕택에…” 아부다비의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인터뷰하던 와엘 사브 회장의 블랙베리 전화기가 울렸다. 레바논 출신으로 아부다비 유력 가문 소유의 대기업인 마즈코프 전문경영인인 그는 잠깐 통화를 하더니 황급히 밖으로 뛰어나갔다. 곧이어 문틈으로 하얀색 전통 복장을 입고 명품 선글라스와 시계로 치장한 남성이 보였다. 회장도 꼼짝 못하게 하는 이 남성은 바로 ‘왕족의 개인사무실 매니저’였다. 쉽게 말해 왕족의 재산관리인이다. 이들은 왕족의 재산을 어디에 투자할지 결정하기 때문에 왕족 못지않은 권세를 누린다. UAE에서 왕족이나 그들의 대리인들에게 사전 예약이란 없다. 가고 싶을 때 가고 오고 싶을 때 온다. 인터뷰를 재개하려는데 왕족의 개인 고문은 양해도 없이 한국에서 찾아온 기자가 흥미롭다며 사브 회장 옆자리에 앉았다. 그는 아부다비의 최근 경제상황에 대한 답변을 마저 이어가던 사브 회장의 말을 가로채더니 한참을 아랍어로 떠들어댔다. 말인 즉슨, “지혜로우신 우리 술탄 셰이크 할리파 빈 자이드 알나하얀과 그의 아들이신 왕세자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빈 술탄 알나하얀의 지혜와 영도로 안 좋은 사태에서 벗어났다.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산유국 지배계급은 석유라는 생산수단을 독점함으로써 이를 바탕으로 국가와 국민을 통제한다. 생산에 따른 재화 분배도 국가, 즉 왕족 차지다. 막대한 오일머니 일부를 국민들에게 배분함으로써 혁명의 싹을 잘라 버린다. 국민들은 석유 중심 경제구조를 대체하거나 도전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 국민들은 “현명하시고 위대한 우리 지도자”만 외치며 왕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기를 수십 년. 이제 걸프 산유국 국민들은 오일머니의 단맛에 취해 변화도, 개혁도 잊은 채 1년 내내 쇼핑과 휴가를 즐기며 ‘석유의 가을’을 누리고 있다. 적어도 UAE 515만명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사람들은 마르크스가 꿈꿨던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필요한 만큼 분배하는’ 공산주의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 물론 외국인들에겐 해당사항이 없다. 가난한 사람들은 정부가 건립하는 상가를 무료로 분양받거나 서민용 주택을 무료로 제공받는 등의 방법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내국인’ 가운데 먹고사는데 곤란을 느끼는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은 물론 해외 유학까지 무상이고 취업도 쉽다. ●유학까지 무상 교육… 일 안해도 월급 정부 공무원으로 취업하기만 하면 곧바로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고 ‘스폰서제도’ 덕분에 막대한 돈을 앉아서 벌 수 있다. 외국인 투자기업이 법인이나 지사 등을 설립할 때 반드시 자국민 스폰서를 지정하도록 한 덕분에 멋들어진 서명 한 번이면 해마다 막대한 배당을 챙길 수도 있다. 기야스 괴켄트 아부다비 중앙은행 수석경제학자도 스폰서제도를 정부가 세계화를 시도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할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UAE 국민들은 인생의 쓴맛도 모르고 사회비판의식도 없다. 돈만 많고 예의 없는 족속이 돼 간다. 한 한국 기업의 현지 사무소 직원은 아부다비에 있는 한 영화관에서 목격한 장면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직원이 몇 번이나 정중하게 재료가 다 떨어져서 팝콘을 팔 수 없다고 하는데도 내국인 젊은이는 ‘팝콘을 달라’고 소리치며 ‘시위’를 하고 있었다. 몇십 분 동안 지치지도 않고 그러고 있더라. 과자 사 달라며 떼 쓰는 유치원생을 보는 것 같았다.” ●아이폰·블랙베리 함께 가진 젊은이들 두바이에 거주하는 한 한국인은 “이곳 학교에 다니는 한국인 학생 가운데 누구도 성적이 하위권으로 떨어질까 걱정하지 않는다. 그건 언제나 자국 학생들 몫이기 때문이다.”고 귀띔했다. 코트라 두바이지사 박정현 과장은 “내국인들은 공공기관에 주로 취업한다. 근무시간은 똑같이 8시간이지만 근무 강도가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기관의 경우 채용 할당제 때문에 자국민을 채용한 뒤 월급은 그대로 지급하고 출근을 하지 말아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유인 즉슨 일을 잘하지도 못하는 데다 열심히 하지도 않고 직장 분위기만 해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UAE 국민들 중에서도 지위 차이는 있다. 육체노동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느냐가 그 기준선이 된다. 대부분 힘들게 일할 필요도 없고 돈도 넘쳐나니 이곳 젊은이들은 쇼핑을 하고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것으로 하루를 보낸다. 이들은 어떻게 먹고 마시고 놀지 고민할 뿐이다. 대형 쇼핑몰이나 커피숍에서는 삼삼오오 모여앉은 젊은이들이 대낮에 몇 시간씩 수다를 떠는 광경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과시욕도 엄청나다. 세계 최고층인 부르즈 칼리파, 세계에서 가장 큰 모스크인 아부다비 ‘그랜드 모스크’ 등 뭐든 세계 최고여야 직성이 풀린다. 한 국내 대기업 아부다비 본부장은 “주말이면 두바이 번화가는 두바이나 아부다비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 번호판을 단 고급 차량들로 넘쳐난다.”면서 “대부분 환락시설에서 질펀한 음주 가무를 즐기는 사람들”이라고 귀띔했다. 아이폰과 블랙베리를 함께 갖고 다니는 내국인이 적지 않은데 사용법도 독특하다. 블랙베리는 이메일을 보내고 받는 데 쓰고 아이폰으로는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즐기는 식이다. 심지어 번호가 똑같은 아이폰을 두 대나 들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 한 여행가는 “대학생들이 자동차를 시원하게 유지하기 위해 강의를 듣는 두 시간 내내 에어컨을 켜두곤 한다.”고 꼬집었다. 보수적인 사회분위기를 보여주듯 UAE 여성들은 대부분 눈이나 얼굴만 남기고 전신을 가리는 전통의상인 니카브를 입고 있다. 하지만 소비욕구에서는 여성도 예외는 아니다. 천편일률적으로 검은색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끝부분에 화려한 금박 자수를 입혀 멋을 냈다. 특히 핸드백은 과시욕구를 충족시키는 필수품목이다. UAE는 최소 몇 백만원 하는 루이뷔통·구치 등 명품 핸드백의 전시장이나 다름없다. ●외국인 노동자가 유일한 혁명 열쇠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UAE의 돈줄을 쥔 건 내국인이지만 국가를 움직이는 건 인구 80%를 차지하는 외국인들이다. 한 한국 기업인은 “정부 고위 관료 중에도 외국인이 상당수”라면서 “심지어 경찰과 군대까지도 자신들은 관리자 구실만 할 뿐 실질적인 업무는 모두 외국인을 고용해서 운용한다.”고 전했다. 고위직 상당수는 영국계와 인도계가 차지하고 있다. 대학에는 이집트에서 건너온 학자들이 부지기수고 집단 거주지에 모여 사는 하층노동자 대부분은 인도, 파키스탄, 필리핀 출신들이다. 지금까진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군림하는 위치에 있는 내국인들. 하지만 석유자원이 고갈되고 나면 어떻게 될까. 적어도 지금처럼 흥청망청 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고 마땅한 노동 경험도 없는 이들의 생활상을 볼 때 앞으로도 UAE의 주인 노릇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한국기업 관계자는 “몇 년 전 이주노동자들이 며칠 동안 파업을 벌인 적이 있었는데 하루도 안 돼 말 그대로 국가 시스템이 마비돼 버렸다.”면서 “UAE에서 민주혁명이 일어난다면 그건 내국인이 아니라 이주노동자들 몫이다.”라고 전망했다. 지난 1월에는 두바이에서 대규모 폭동이 일어나 버스 여러 대가 파손되는 등 상당한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UAE 정부도 하층 노동자들을 잠재적 위협 세력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한 달 동안 두바이에선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여 노점상 350명을 포함한 500여명을 체포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미국 사설군사업체 블랙워터 창립자인 에릭 프린스가 아부다비 왕세자 요청으로 정원 800명 규모로 용병 특수부대를 만들었으며 이들의 주요 임무 가운데 하나는 시위 진압이라고 지난달 14일 보도했다. 개혁이 필요할 때 스스로 개혁하지 못하면 언젠가 남에 의해 개혁을 강요당하게 된다. 아부다비를 떠나기 위해 공항에 앉아서 언젠가 UAE 국민들은 자신들 땅에서 이방인이 돼 버린 아메리카 원주민 같은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고 있을 때 옆자리에 한 청년이 앉았다. 흰색 전통의상을 입고 아이폰과 블랙베리를 함께 들고 있는 게 영락없는 UAE 사람이다. 그런데 머리엔 야구모자를 쓴 게 눈길을 끈다. 이 청년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허름한 옷차림을 한 노인에게 자기 자리에 앉으라고 권한다. 노인이 괜찮다고 사양했다. 이 젊은이는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UAE 젊은이답지 않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글 사진 아부다비·두바이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 “보복” 시리아 정부군 ‘학살의 도시’로 진격

    ‘유혈 참극’, ‘민간인 학살’, ‘대재앙’…. 소강 국면에 접어든 듯하던 중동이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7일(현지시간) 중동 소식을 다루는 현지 외신들은 암울하고 참혹한 긴급 뉴스를 시시각각 타전했다. 시리아와 예멘, 리비아의 정정 불안을 다룬 소식들로, 하나같이 불확실하고 불투명한 전망을 담고 있다. 시리아 - “30년전 학살 재연 감행” 시리아 군경 120명이 무장세력에게 몰살당했다는 북부의 국경 도시 지스르 알수구르 지역에서는 정부군의 진격으로 대규모 유혈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외신들은 “이번주 지스르 알수구르 지역의 상황이 시리아 소요 사태의 터닝 포인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복을 다짐한 시리아 정부군은 탱크와 헬리콥터, 중화기 등을 앞세워 이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고 현지의 인권활동가 위삼 타리프가 전했다. 이 지역은 하페즈 아사드 전 대통령이 1980년 이슬람 폭동 당시 소요 사태를 진압하기 위해 무차별 폭격을 감행한 곳이다. 2년 뒤에는 하마시에서 대학살이 벌어져 3만명이 숨졌다. 아버지에게 대통령직을 물려받은 바 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30년 전의 무자비한 학살을 재연하려 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터키 국경과 인접한 이 지역에서는 이미 지난 주말 동안 54명의 주민이 정부군에 의해 사살됐다고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밝혔다. ‘군경 120명 몰살’ 사건이 본격적인 학살을 정당화하기 위한 정부군의 계략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는 가운데, 정부군 내부의 분열과 반란에 따른 것일 수 있다는 새로운 주장도 제기됐다. 희생당한 사람들이 주민 학살 명령을 거부한 정부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외신들은 이를 토대로 시리아 사태가 시민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은 “알아사드 대통령은 정통성을 잃고 있으며, 개혁을 하거나 아니면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했다. 예멘 - “인도주의적 대재앙 우려” 예멘에서는 이날 반정부 부족 소속인 군인 400여명이 남서부 타이즈를 점령한 가운데, 정부군이 타이즈에 재진입하기 위해 재편성을 서두르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군은 타이즈에서 반정부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사살해 국제적인 지탄을 받아왔다. 아비얀에서도 이슬람 무장세력과 정부군의 충돌로 6일 밤부터 7일 사이에 군인과 시민 등 적어도 15명이 숨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대통령직 권한대행을 맡은 만수르 하디 부통령 자택 앞에는 시민 수천명이 몰려들어 즉각적인 권력 이양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미국 정부의 한 관리는 “아라비아반도에 근거지를 둔 알카에다 세력이 아비얀 남부 지역에 출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유니세프(UNICEF)는 예멘의 정정 불안이 가중되면서 현지 주민들이 ‘인도주의적 대재앙’에 직면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니세프 예멘 지부의 헤르트 카페레르 대표는 “예멘 전역에서 물과 연료가 부족하다.”면서 “절대적으로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깨끗한 물을 공급받지 못해 남부 지역에서는 이미 콜레라가 발병했고, 현재 1만 5000명에 이르는 난민 수가 최대 4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전신 40% 이상의 화상으로 부상 정도가 심해 예멘으로 돌아갈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리비아 - 카다피 “굴복·포기 안한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은 이날 이례적으로 낮 시간에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관저인 밥 알아지지야 요새 등을 30여 차례 공습하며 카다피를 압박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69번째 생일을 맞은 카다피는 국영TV를 통해 방송된 육성 연설에서 “우리는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조국을 지킬 것이며, 죽느냐 사느냐 승리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공언했다. 국영TV는 나토군의 공격으로 다수의 시민을 포함해 적어도 31명이 죽고 1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특히 리비아 정부는 지난 6~7일 사이 국영방송 건물이 나토군의 공습을 받아 2명이 죽고 16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나토군은 “그런 사실이 없으며, 리비아 정부의 주장을 믿을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아부다비·두바이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 [AFC 챔피언스리그] 최상의 대진운…8강서 한국팀간 대결 피해

    대진운도 따른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포항과 성남이 2년 연속 챔피언에 오르며 기세를 떨친 프로축구 K리그가 올해도 순항을 이어 간다. 8강 대진에서 한국 팀끼리의 맞대결을 피했다. 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AFC하우스에서 진행된 8강 대진 추첨 결과 FC서울은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 전북은 세레소 오사카(일본), 수원은 조바한(이란)과 만나게 됐다. 국가대표 이정수가 몸담고 있는 알 사드(카타르)는 세파한(이란)과 일전을 벌인다.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지는 8강전은 9월 14일과 9월 27~28일 치러진다. 준결승은 10월 19일과 26일, 단판으로 열리는 결승전은 11월 4일이나 5일 개최될 예정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주차 한번만 하면 모든 투자 절차 끝”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주차 한번만 하면 모든 투자 절차 끝”

    “아랍에미리트연합에 투자하려는 한국 기업은 이곳 상공회의소에 주차 한 번만 하면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칠 수 있습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한국 기업에 적극적인 구애 공세를 하고 있다. 6일 UAE 아부다비 상공회의소에서 만난 무함마드 알 무헤이리 사무총장은 30분 넘게 아부다비 정부와 상공회의소가 얼마나 기업활동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는지 쉴 새 없이 설명했다. 이어 상공회의소 간부들을 대동하고는 직접 상공회의소 곳곳을 안내하며 자신들이 얼마나 한국 기업 투자 유치를 원하고 있는지 강조했다. 그는 “세계 각지의 우수한 인력들이 아부다비에서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아부다비는 사회간접자본을 비롯해 기업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가 중점을 둔 것은 해외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절차를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아부다비 경제개발부가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 투자협력 포럼’을 개최한 것도 한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이곳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 코트라가 주관한 이 행사는 제조, 에너지, 금융, 인프라 구축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주제 발표 등이 이뤄졌다. 아부다비 연방철도공사 등 UAE를 대표하는 국영회사들과 여러 왕족들이 참여해 아부다비 국부펀드의 해외투자현황과 계획, 프로젝트 발주 계획과 한국 기업의 참여 방법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UAE가 한국 기업에 적극적인 것은 ‘석유 이후’를 고민하는 속내가 담겨 있다. UAE 정부에선 석유자원이 100년 이상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상당히 낙관적인 전망이긴 하지만 이마저도 21세기 하반기에는 UAE가 본격적으로 무얼 먹고사느냐 하는 생존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아부다비 중앙은행 수석경제학자 기야스 괴켄트는 “지하자원은 경제개발을 위해 좋은 조건이긴 하지만 그 자체로 충분조건은 아니다.”면서 “정부는 관광과 철강, 교육 등 12개 분야를 전략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부다비에서 만난 엔조 그룹 아메드 알하나에이 회장도 “아부다비 경제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1970년대 80%였지만 지금은 60% 정도로 떨어졌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산업 다변화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트라 자료에 따르면 UAE는 이미 2008년부터 한국에 중동지역 최대 수출대상국으로 부상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두 번째 원유 수입대상국이기도 하다. UAE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건설 하도급업체를 빼고도 160여개사로 투자법인·지사·지점형태로 진출해 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70개사로 가장 많다.
  • “살레 퇴진 땐 신변안전 보장”

    미국과 영국이 부상 치료차 사우디아라비아로 건너간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에게 예멘의 소요 사태를 해소할 출구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살레 대통령이 예멘으로 귀국하지 않고 33년째 이어온 권좌에서 물러난다면 반정부 세력의 탄압 등에 대한 면책과 향후 재정 보증을 약속하겠다는 내용이다. 또 예멘 야권도 부통령에 권력을 넘겨주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히는 등 살레 대통령의 퇴진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이 같은 조건으로 살레 대통령을 설득하도록 사우디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가디언은 외교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살레 대통령이 ‘거래’를 받아들이고 이행할 것을 재촉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살레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는 가슴의 포탄 파편을 제거하는 수술과 목 부위의 신경외과 수술을 받았다. 사우디 정부 당국자는 “수술은 성공적”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반군과 정부군은 이날 휴전에 합의했다. 현지의 수헤일 TV는 살레 정권에 반기를 든 하시드 부족연맹의 대표격인 아흐마르 그룹이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부통령의 제안으로 이뤄진 휴전 합의를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양측 간 충돌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레 대통령의 부상과 출국, 서방의 출구전략 제시, 휴전 합의 등에 따라 예멘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아직 상황은 불투명하다. 외신들은 살레 대통령의 아들과 친지들이 군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막강한 공화국수비대 사령관인 아들 아메드와 공군을 지휘하고 있는 동생, 보안군을 책임진 조카 야하와 아마르 등이 어떤 후속 반응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압두 알자나디 정보부 차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살레 대통령이 2주 동안 요양한 뒤 귀국할 것”이라면서 “살레는 여전히 예멘의 합법적 지도자이며 권력 승계는 민주적인 방법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호언했다. 반면 반(反)살레 진영에서는 살레 정권의 완전 해체와 민주적 선거를 위한 과도정부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예멘 야권여권연합인 공동회합당(JMP)은 6일 걸프협력협의회(GCC)의 중재안과 예멘 헌법을 토대로 하디 부통령에게 권력을 임시로 이양하는 방안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하메드 콰탄 JMP 대변인은 “만약 부통령에 권력 이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당은 과도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알 사드 AFC 챔스리그 8강 진출

    이정수의 알 사드 AFC 프로축구 챔스리그 8강 진출.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31)가 뛰는 카타르 프로축구팀 알 사드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무대에 올랐다. 알 사드는 26일 카타르 도하의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16강 홈 경기에서 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을 1-0으로 물리쳤다. 알 사드는 전반 12분에 터진 수비수 압둘라 코니의 결승골을 잘 지켜내 8강에 진출했다. 경고 누적으로 조별리그 최종전에 나서지 못했던 이정수는 이날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로써 전북·수원·FC서울 등 K리그 3개 팀이 모두 16강 관문을 통과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여성은 운전도 못하는 나라

    여성이 운전을 하려면 체포될 각오를 하고, 직장을 잃을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나라가 있다. 2011년 5월 사우디아라비아의 현주소다. 지난 19일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사우디 동부 코바르에서 차를 직접 운전하는 동영상을 올리며 사우디의 여권 탄압에 맞섰던 여성운동가 마날 알셰리프(32)가 결국 사흘 만인 22일 사우디 경찰에 체포됐다고 AFP 등 외신들이 전했다. 컴퓨터 보안 컨설턴트인 그녀는 체포 직후 교정시설에 수감됐다. 사우디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의 운전을 금지하고 있다. 알셰리프는 다른 사우디 여성들과 함께 지난달 6일 페이스북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운전하는 법을 알려 주세요’라는 공간을 개설하고 여성운전금지 철폐를 촉구해 왔다. 미국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한 알셰리프와 동료들은 다음 달 17일 국제운전면허증을 소지한 사우디 여성들에게 거리로 차를 몰고 나와 대규모 운전시위를 벌이자고 제안, 사우디 당국의 신경을 건드렸다. 유튜브에 올린 알셰리프의 운전 동영상에 사흘 동안 50만명이 다녀갔고, ‘6·17 운전 시위’를 촉구한 페이스북에는 1만 2000명이 지지 입장을 올리는 등 여성인권 신장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는 등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여성에게 운전을 허용하면 남성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져 도덕적 가치가 붕괴될 수 있다는 이유로 자국 여성은 물론 외국인 여성의 운전도 금지하고 있다. 앞서 사우디 정부는 지난 1990년 여성 운전 허용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며 운전을 한 여성 47명을 체포했다. 이 여성들은 이후 1년간 여행이 금지됐고 2년 반 동안 취업길이 막히는 등 불이익을 받았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反테러·원전안전 국제공조 합의

    反테러·원전안전 국제공조 합의

    주요국 의회 지도자들은 20일 테러와 해적 등의 새로운 안보 위협에 공동 대처하기로 합의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반성으로 원자력 안전에 관한 국제 공조도 강화하기로 했다. 26개국 의회 정상들이 참가한 ‘서울 주요 20개국(G20) 국회의장 회의’는 이날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이틀간의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의회 정상들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목적과 이유, 형태를 불문하고 테러에 반대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테러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 강화를 촉구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내년 서울에서 열리는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서 테러 단체들의 핵물질 취득 방지에 관한 기존 조치들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또 핵 안전과 관련해 원자력 관련 정보 교환, 대처 능력 구축 등을 통해 가능한 한 최고 수준의 안전기준을 달성하기로 했다. 선진국과 개도국의 동반·균형 성장을 위해 G20 개발 공약의 충실한 이행과 개발 경험 공유, 금융위기 같은 우발적 사태에 대한 예방 메커니즘 개발을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공동선언문 채택에 앞서 열린 회의에서 각국 대표들은 세계경제의 균형 발전을 강조했다. 장수성 중국 전국인민대표자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은 “불균형 발전은 세계경제의 가장 큰 제한 요소”라면서 “선진국과 개도국의 격차를 줄이고 원조와 채무 탕감 등의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 셰이크 사우디아리비아 국왕 자문회의 의장도 “전 세계 파트너십의 기본 요소인 경제·기술·금융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국 대표들은 G20 국회의장 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하고 다음 회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기로 했다. 이번 서울 회의는 지난해 캐나다 오타와 회의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것이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폐회사에서 “세계 평화, 반테러, 선진국 개발 경험 공유, 금융위기 이후 동반 성장 등을 주제로 논의했다.”면서 “공동선언문에 따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만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3조원규모 디젤발전프랜트 STX중공업 이라크서 수주

    3조원규모 디젤발전프랜트 STX중공업 이라크서 수주

    STX중공업이 이라크에서 3조원 규모의 디젤발전플랜트 건설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STX중공업은 18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총리 관저에서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라드 살랄 사이드 전력부 장관, 이찬우 STX중공업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플랜트 건설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STX중공업은 이에 따라 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바그다드, 바스라를 포함해 이라크 전 지역에 100㎿ 규모의 디젤발전플랜트 25기를 건설하게 된다. 2012년 6월 완공될 예정이다. STX그룹은 이번 사업에 STX엔진과 STX메탈이 4㎿ 및 7.8㎿급 디젤발전설비 500기를 공급하는 등 계열사들의 참여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STX중공업은 또한 이라크에서의 추가 공사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 이날 말리키 총리는 지난해 초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30억 달러 규모의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한달 내 본계약을 맺기를 희망했기 때문이다. 말리키 총리는 “300만t 규모의 일관공정 제철단지와 500㎿급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에 대한 본계약을 강덕수 회장과 이라크에서 체결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STX중공업은 2009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억 달러 규모의 철강 플랜트를 수주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이라크 국영정유회사인 NRC로부터 1500억원 규모의 디젤발전플랜트 공사를 따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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