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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때늦은 中 ‘우한 봉쇄’… ‘폐렴’ 통제 불능 우려

    때늦은 中 ‘우한 봉쇄’… ‘폐렴’ 통제 불능 우려

    사우디 첫 확진… 중남미·유럽 의심 환자 오늘부터 인천~우한 항공편도 올스톱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지자 중국 당국이 23일 발병지인 후베이성 우한에 전격적으로 봉쇄령을 내렸다. 하지만 이날 중국에서만 감염자가 634명에 달했고, 지구 반대쪽 미국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첫 감염자가 나오면서 우한 폐렴이 사실상 통제불능 상태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남미와 유럽에서는 다수의 의심 환자가 보고됐다. 이날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우한시 정부는 새벽 긴급 성명을 내고 “오전 10시부터 항공편과 기차, 지하철 등 모든 대중교통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4일부터 인천~우한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도 잠정 중단된다. 허베이성 당국은 우한에서 48㎞ 떨어진 도시 황강과 어저우 등에도 봉쇄령을 내렸다. 베이징의 관광 명소인 자금성은 오는 25일부터 무기한 폐쇄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의 늑장·부실 대처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당국이 우한 폐렴 발생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지난해 12월 31일이다. 거의 한 달이 다 돼서야 진원지 차단에 나서는 등 초기 대응 실패로 ‘팬데믹’(대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빛나지 않았기에 빛나게 해줄줄 아는” 히딩크, 모리뉴, 그리고 김학범

    “빛나지 않았기에 빛나게 해줄줄 아는” 히딩크, 모리뉴, 그리고 김학범

    선수 시절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지도자로서는 톱 클래스 성과김 감독, K리그 때부터 공부하는 지도자로 유명···지장에 덕장 겸비선수 시절 빛나지 않았기에 빛나지 않는 곳까지 살필줄 아는 마음 한국 축구의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손흥민이 뛰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조제 모리뉴 그리고 한국 축구 올림픽 9회 연속 진출의 역사를 쓴 김학범(60) 감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선수 시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지도자로서 발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특별한 DNA는 ‘한때 좌절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김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대표팀은 23일 새벽 아시아 U23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호주를 2-0으로 완파하고 5전 전승으로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한국은 오는 26일 밤 9시 30분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대회 첫 우승에 도전한다.  김 감독의 이번 대회 연승은 운이 아니라 탁월한 리더십의 산물임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김 감독은 대표팀 소집 때부터 끊임없이 경쟁을 채찍질해 누가 출전해도 제 몫을 할 수 있는 스쿼드를 만들었다. 이는 경기마다 트랜스포머처럼 변신하는 변화무쌍한 로테이션을 가능하게 해 상대에 따라 맞춤형 전술을 구사할 수 있었다. 특히 한국이 5경기에서 뽑아낸 9골 중 막판 결승골 2골을 포함해 3골을 후반 교체 멤버가 뽑아낼 정도로 김 감독의 수읽기는 거듭 적중했다.  명지대 축구의 전성기에 수비수로 활약했던 김 감독은 실업팀인 국민은행에서 10여년간 뛰다가 1992년 은퇴했다. 국민은행은 1983년과 1984년 K리그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김 감독은 당시 부상으로 제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13경기에서 1골을 기록한 게 고작이다. A매치 경험은 없다. 은퇴 이후 은행원으로 변신했다가 국민은행 축구단에서 코치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대표팀 코치로 활약했던 그는 1997년 외환위기로 국민은행 축구단이 해체되자 다시 은행원으로 돌아갔다가 1998년 K리그 성남 일화의 코치로 합류했다. 7년 뒤인 2005년 사령탑에 올라 이듬해 성남의 7번째 우승을 지휘했다.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도 공부에 매진했던 김 감독은 2006년 모교에서 축구 훈련 방법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으며 국내 1호 축구 선수 출신 박사가 됐다.  2008년 이후 중국 무대를 경험했던 그는 2012년 국내로 복귀했고 2018년부터 U23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다. 그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여론의 반대에도 황의조(보르도)를 발탁해 ‘인맥 축구’ 논란에 휩싸였지만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황의조는 득점왕까지 차지해 비난을 찬사로 바꿔 냈다. 선수로는 정상에 오르지 못했던 감독들이 지도자로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는 요인은 무엇일까. 빛나지 않았던 선수 시절의 경험이 오히려 지도자로서는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팀에는 일부 스타플레이어급 선수와 다수의 평범한 선수가 있는데, 이 다수의 정서를 잘 헤아리기 때문에 팀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체육계 관계자는 “축구는 물론 프로야구에서도 선수로는 최정상에 올랐지만 감독이 돼서는 선수들과 불화를 빚거나 성적 부진으로 퇴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은 자신의 성공에 도취돼 보통의 선수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독선으로 빠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김 감독은 호주 전 승리 후 ‘마음속 히어로를 꼽아 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까지 경기장에 나가지 못한 골키퍼 두 명(안준수, 안찬기)”이라고 답하며 조명받지 못하는 선수들을 각별히 챙겼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도쿄 직행열차 쏜 ‘도쿄 리’… 세계 첫 9연속 올림픽 진출

    도쿄 직행열차 쏜 ‘도쿄 리’… 세계 첫 9연속 올림픽 진출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세계 최초로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23일(이하 한국시간) 태국 랑싯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끝난 호주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4강전에서 후반 11분 김대원(대구), 31분 이동경(울산)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회는 올해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겸하는데, 아시아에 배정된 도쿄올림픽 본선 출전권은 총 4장이다. 일본이 개최국 몫으로 한 장을 챙긴 가운데 이번 대회 3위까지 도쿄로 가는 티켓을 얻는다. 호주를 꺾고 이번 대회 5전 전승으로 결승에 진출한 한국은 1988년 서울대회부터 9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확정지었다. 1948년 런던, 1964년 도쿄대회를 포함하면 통산 11번째다. 올림픽 남자 축구 본선 진출 횟수가 두 자릿 수인 나라는 13개국뿐이다. 더욱이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 진출은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은 이미 4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로 이 부문 세계 신기록을 세운 바 있는데, 이날 2020도쿄행 확정으로 올림픽 연속 출전 기록을 고쳐 썼다. 대표팀의 이날 11번째 올림픽 본선 진출은 태국에서 30도를 웃도는 뜨거운 기온에다 70%에 육박하는 습도를 견뎌낸 23명 태극전사의 노력과 ‘팔색조 전술’로 상대 팀들을 무너뜨린 김학범 감독의 지략이 제대로 들어맞은 결과다. 김 감독은 상대별 맞춤 전술을 앞세워 조별리그를 3연승으로 마쳐 결승행을 예감케 했다. 특히 조별리그 2차전부터 이날 호주와 4강전까지 선발 선수를 ‘7명→6명→8명→5명’으로 바꾸는 파격적인 로테이션으로 상대팀을 어리둥절하게 하며 차곡차곡 승리를 따냈다.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최우선 과제를 해결한 김학범호는 26일 오후 9시 30분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에서 대회 첫 우승에 도전한다. 앞서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또 다른 4강전에서 사우디는 지난 대회 우승팀인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한국과 맞붙을 대회 결승에 오르면서 24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후반 42분 압둘라흐 알 함단이 귀중한 결승골을 떠뜨려 1-0승을 이끌었다. 사우디가 16개팀이 겨루는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것은 1996년 애틀랜타대회 이후 24년 만이다. 한국 U-23대표팀은 역대전적에서 사우디에 진 적이 한 번도 없다. 1996년 3월 애틀랜타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처음 만나 1-1 무승부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린 두바이컵 친선대회에서 이동준, 조규성의 연속골로 2-0승을 거둘 때까지 7차례 만나 4승3무로 절대 우위를 점했다. 우즈베키스탄은 25일 3~4위전에서 도쿄행 막차에 도전한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빈 살만, 아마존 CEO 폰 해킹” 카슈끄지 피살사건과 연관설

    “빈 살만, 아마존 CEO 폰 해킹” 카슈끄지 피살사건과 연관설

    해킹 5개월 뒤 피살… 재조사 가능성 사우디 “어처구니 없는 주장… 수사를”지난해 1월 슈퍼마켓에 깔리는 미국 타블로이드 매체 ‘내셔널 인콰이어러’가 세계 최고 갑부 제프 베이조스(오른쪽) 아마존 창립자의 혼외 관계를 폭로하면서 그의 휴대전화에 담긴 적나라한 문자메시지 등을 까발려 해킹 의혹이 일었다. 당시 매체 측은 제보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1년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베이조스의 휴대전화를 해킹한 범인이 베이조스와 친분이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왼쪽)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제 측이라는 주장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충격적인 소식에 정보기술(IT)의 메카인 실리콘밸리는 물론 금융 중심지인 월가까지 발칵 뒤집혔다. 특히 빈 살만 왕세제는 베이조스가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의 기자로 반사우디 언론인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의 배후로 지목돼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가디언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제가 사용하는 휴대전화 번호로 암호화된 메시지에 담긴 악성 파일 하나가 왓츠앱을 통해 베이조스의 휴대전화에 침투했다. 휴대전화 디지털 감식 결과 왕세제의 전화번호로 보내진 동영상이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베이조스의 전화에 들어 있던 방대한 자료는 수시간 만에 유출됐다. 2018년 3월 베이조스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빈 살만 왕세제와 만났고, 원하지 않은 파일이 전달된 5월 1일 둘은 왓츠앱 친구가 됐다. 베이조스는 9개월 뒤 불륜 보도가 있고 나서야 해킹을 감지했고, 그의 개인 보안팀이 휴대전화를 감식한 결과 사우디가 베이조스의 스마트폰에 접근해 그의 은밀한 개인정보를 취득했다는 것을 파악했다. 그의 보안 책임자 개빈 드베커는 지난해 3월 미국 정치 및 대중문화 전문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 비스트에 “인콰이어러가 이런 보도를 하기 수개월 전에 인콰이어러를 소유한 아메리칸 미디어(AMI) 최고경영자인 데이비드 패커와 왕세제가 ‘매우 친밀한 관계’로 발전했다”고 기고했다. 조사 결과는 법집행 당국에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떤 이유로 사우디가 책임이 있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AMI는 베이조스 여자친구의 오빠로부터 이런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드베커는 왕세제와의 관계에 대한 가디언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사우디 왕좌를 예약한 왕세제가 언론인 살해에 이어 해킹에 연루된 사실이 확인된다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특히 빈 살만 왕세제가 사우디 경제구조 쇄신을 위해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를 상장하는 등 서방의 투자를 유치하는 노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가디언은 전망했다. 또한 카슈끄지 살해와 관련해 왕세제와 측근들에 대한 재조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 카슈끄지가 피살된 2018년 10월은 베이조스의 휴대전화가 해킹되고 5개월 뒤다. 이 사건을 조사한 유엔 특별보고관 아녜스 칼라마르는 “카슈끄지가 살해된 ‘몇 가지 단서들’을 추적하고 있다”면서도 베이조스와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주재 사우디 대사관은 22일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가 베이조스 휴대전화 해킹의 배후라는 언론 보도는 어처구니없다”며 의혹을 일축한 뒤 “이런 주장에 대한 수사를 요구한다”고 밝힌 것으로 AFP가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美 “한국 독자 파병 환영하고 고맙다” 이란 “페르시아만 명칭도 잘 모르나”

    美 “한국 독자 파병 환영하고 고맙다” 이란 “페르시아만 명칭도 잘 모르나”

    이란, 직접 반발은 자제하며 수위조절 韓국방부 아라비아 명칭 사용에 불쾌감미국 정부가 한국의 호르무즈해협 독자 파병에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반면 이란 정부는 파병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직접적인 반발은 자제했다. 데이비드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논평을 통해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을 지원함으로써 중동에서 항행의 자유 보장을 돕는 동맹 한국을 환영한다”고 했다. 한국이 미국 주도의 IMSC에 참여하는 대신 독자 파병을 결정했지만 존중하고 환영한다는 의미다. 국무부 관계자도 “한국의 결정을 환영하고 고맙게 여긴다”고 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22일 박한기 합참의장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결정에 사의를 표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반면 세예드 아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1일 트위터에 “한국 국방부는 ‘페르시아만’의 역사적 명칭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무슨 지식과 정당성으로 이 해역에 군대를 보낸다는 것인가”라며 “사실에 대한 상호 존중과 수용이 문명국가 간 관계의 기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글로 ‘페르시아만’이라고 표기된 중동 지역 지도를 게재했다. 무사비 대변인의 발언은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파병 결정을 발표하면서 “청해부대 파견지역은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만, ‘아라비아 페르시아만’ 일대까지 확대된다”고 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과 아라비아반도 사이는 국제적으로 ‘페르시아만’이라고 불리지만, 이란에 적대적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등은 ‘아라비아만’이라고 부른다. 다만 이란은 ‘우려’의 뜻을 표명하는 정도로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22일 KBS 라디오에서 “반발 강도는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독자 파병으로 이란에도 명분을 주고 우리도 명분을 갖고, 설득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한국 남자축구, 9회 연속 올림픽행…또 세계 신기록

    한국 남자축구, 9회 연속 올림픽행…또 세계 신기록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세계 최초로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태국 랑싯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결승을 치러 후반 11분 김대원(대구), 31분 이동경(울산)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회는 올해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겸한다. 아시아에 배정된 도쿄올림픽 본선 출전권은 총 4장이다. 일본이 개최국 자격으로 한 장을 챙긴 가운데 이번 대회 3위까지 도쿄로 가는 티켓을 얻는다. 호주를 꺾고 이번 대회 5전 전승으로 결승에 진출한 한국은 1988년 서울 대회부터 9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확정지었다. 1948년 런던 대회, 1964년 도쿄 대회를 포함하면 통산 11번째 올림픽 무대에 오르게 됐다. 우리나라는 이미 4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8회 연속 본선 진출로 이 부문 세계 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도쿄행 확정으로 올림픽 연속 출전 기록을 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최우선 과제를 해결한 김학범호는 26일 오후 9시 30분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에서 대회 첫 우승에 도전한다. 사우디는 준결승에서 2018년 대회 우승팀인 우즈베키스탄을 1-0으로 꺾고 24년 만에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불륜 들통 베이조스 핸드폰 해킹, 사우디 왕세자의 동영상이 ‘미끼’”

    “불륜 들통 베이조스 핸드폰 해킹, 사우디 왕세자의 동영상이 ‘미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휴대전화를 누군가 해킹해 그의 은밀한 사생활을 만천하에 공개해 사상 최고의 위자료가 오가는 이혼으로 일단락된 사실은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소유의 휴대전화에서 발송된 ‘왓츠앱’ 메시지에 악성 파일이 포함돼 있었고, 이 파일을 통해 베이조스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디지털 감식 결과가 나왔다. FTI 컨설팅은 빈 살만 왕세자와 연관된 왓츠앱 계정에서 동영상 파일이 발송된 직후 베이조스의 기기에서 데이터가 새어 나갔을 가능성에 대해 “중간 이상의 높은 확신이 있다”고 밝혔다. 문제의 메시지는 2018년 5월 1일 암호화된 형태로 발송됐다. 베이조스의 휴대전화에 파일이 설치되고 몇 시간 만에 다량의 정보가 빠져나갔다는 설명이다. 베이조스의 사생활이 폭로된 배후에 사우디 정부의 휴대전화 해킹이 있다는 주장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빈 살만 왕세자의 휴대전화가 매개로 지목된 것은 처음이다. 다만 베이조스의 명을 받고 해킹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아마존의 보안 책임자 개빈 드 베커는 온라인 매체 데일리 비스트 기고문을 통해 사우디가 베이조스의 휴대전화에 접근해 개인 정보를 빼냈다는 결론에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지만 범행 주체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우디 정부는 펄쩍 뛰었다.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관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베이조스의 전화 해킹 배후에 사우디가 있다는 최근 언론 보도는 터무니없다”며 “모든 사실을 터놓고 볼 수 있도록 이런 주장에 대한 수사를 요청한다”고 반박했다. 베이조스 측은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2018년 터키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베이조스가 사주인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글을 기고하고, WP의 사우디 관련 보도 논조 때문에 베이조스를 타깃으로 삼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일한 중동전문가 앤드루 밀러는 “빈 살만 왕세자는 아마 사우디에 대한 WP의 논조를 바꿀 수 있는 무언가를 확보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사우디는 빈살만 왕세자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경계나 한도 없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됐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카슈끄지 살해 사건을 조사해온 아녜스 칼라마르 유엔 초법적 사형에 관한 특별보고관은 22일 성명을 통해 “우리가 확보한 정보들도 사우디 왕세자가 ‘베이조스 감시’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면서 즉각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베이조스의 불륜 의혹을 특종 보도한 미국 주간지 내셔널 인콰이어러가 어떻게 이렇게 민감한 정보를 입수해 보도했는지에 대한 의혹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베이조스와 로런 산체스 전 폭스뉴스 앵커의 불륜을 보도한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모회사인 AMI는 산체스의 오빠로부터 정보를 넘겨받았다고 주장했으나 드 베커는 지난해 3월 데일리 비스트에 빈 살만 왕세자와 AMI의 데이비드 페커 회장이 관련 기사가 보도되기 몇달 전부터 “가까운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올림픽 티켓 걸렸는데… 태국 축구장 왜 썰렁할까

    올림픽 티켓 걸렸는데… 태국 축구장 왜 썰렁할까

    스타 플레이어 출전 안 하자 흥행 저조 일각선 “아시아 애국심 관람문화 원인”올림픽 티켓이 걸린 국제대회다. 그런데 그라운드만 뜨겁다. 관중석은 썰렁하다. 태국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이야기다. 과거 동남아 축구의 왕자로 군림했던 태국에서 축구는 인기 스포츠다. K리그 최초의 동남아시아 선수 피아퐁의 나라가 태국이다. 1897년 축구가 도입됐고 1916년에 축구협회가 만들어졌으며 1930년대에 축구장을 세웠을 만큼 축구 역사가 긴 편이다. 과거 한국이 자주 출전했던 국제대회 킹스컵도 열고 있다. 유럽의 빅리그는 물론 K리그 등 아시아권 프로리그까지 TV로 중계된다. 태국 면세점 업체 킹파워는 2010년 당시 2부리그의 레스터 시티를 인수해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올려놓기도 했다. 물론 자국 프로리그도 인기가 있다. 그럼에도 이번 대회에서는 태국의 조별리그 경기에도 관중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러니 태국을 제외한 나라들의 경기는 마치 한국의 어느 조기축구 경기장처럼 썰렁한 모습이었다. 그나마 태국이 선전하며 관중 수를 조금씩 늘렸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8강전에서 2만 5000명을 수용하는 탐마삿 스타디움이 만석을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태국이 이날 경기에서 패해 4강 진출에 실패하는 바람에 그나마 있던 흥행 동력을 잃어버렸다. 올림픽 티켓이 걸려 있기는 하나 스타 플레이어가 출전하는 메이저 대회가 아니라는 점이 흥행 저조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축구 관람 문화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축구 선진국인 유럽의 경우 관중이 축구 자체를 즐기는 경향이 강해 자국팀 경기가 아니더라도 경기장을 찾는 반면 아시아권에서는 애국심이 관중의 경기장 방문을 추동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6월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는 유럽팀 대결이 아니더라도 상당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반면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챔피언십에서는 한일전에 2만 9000명의 관중이 몰린 것을 빼고는 한국 대표팀 경기도 관중석이 썰렁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우한 폐렴’ 긴급 주의보… 당분간 중국 여행 자제해야

    ‘우한 폐렴’ 긴급 주의보… 당분간 중국 여행 자제해야

    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날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설날은 단순히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뵈러 가는 시간이 아니다. 많은 이들이 설날 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하거나 국내여행을 즐긴다. 평소 가기 힘들었던 즐거운 휴가로 진화하는 셈이다. 건강하게 잘 쉬고 놀 수 있는 겨울 휴가가 되기 위한 다양한 건강 정보를 모아 봤다.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른바 ‘우한 폐렴’에 대해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우한 폐렴은 진원지인 우한을 넘어 수도인 베이징은 물론 상하이와 선전까지 번졌다. 다롄과 광시좡족자치구에서도 의심 사례가 나와 사실상 중국 전역으로 퍼졌다고 할 수 있어 중국 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한 폐렴뿐 아니라 해외여행에서는 현지에서 유행하는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항상 주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난해 해외에서 유입된 법정 감염병 신고건수는 725건으로 2018년(597건) 대비 21.4%나 증가했다. 뎅기열(279명·38%), 세균성이질(104명·14%), 홍역(86명·12%), 말라리아(74명·10%) 등이었다. 뎅기열, 지카바이러스감염증, 말라리아 등 모기를 통한 감염병은 동남아와 중남미를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다. 말라리아 유행국가를 여행할 때는 미리 예방약을 복용하는 게 좋다. 질병관리본부는 해당 국가를 방문한 남녀는 모두 6개월간 임신을 연기할 것을 권고한다. 2016년 역시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해 큰 피해를 입힌 호흡기증후군 ‘메르스’는 서남아를 여행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감염병 가운데 하나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서남아에서는 2016년부터 지난 9일까지 메르스 환자가 874명 발생했다. 이 지역 국가를 방문할 때는 농장 방문을 자제하고 낙타와 접촉하거나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 생낙타유를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홍역은 대부분 홍역 예방접종(MMR)을 2회 완료하지 않았거나 홍역 유행국가 여행을 통해 감염되고 있다. 보건당국에서는 홍역 유행국가를 여행할 때는 20~30대 성인은 면역 증거가 없는 경우 출국 전 최소 1회 홍역 예방접종을 받고, 6~11개월 영아도 출국 전 1회 예방접종을 받을 것을 권고한다. 질병관리본부가 운영하는 ‘해외감염병NOW 누리집’(해외감염병NOW.kr)에서 여행지 감염병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해외여행 후 설사, 발진, 발열, 기침 등 감염병 의심증상이 발생하면 콜센터(1339)로 연락해 상담을 받아야 한다”면서 “호흡기 증상이 있어 의료기관을 방문할 경우에는 가급적 마스크를 착용하고 의료진에게 해외여행력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신라는 무슬림 포용했는데… 지금은 차가운 시선 아쉬워”

    “신라는 무슬림 포용했는데… 지금은 차가운 시선 아쉬워”

    “알라(하느님)의 말씀인 쿠란에는 ‘누구에게도 종교(이슬람교)를 강요해선 안 된다’고 쓰여 있습니다. 아무리 교리가 좋아도 억지로 신앙을 믿게 하면 행복할 수 없기 때문이죠. 무력으로 종교를 이식하려는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은 무슬림이 아닙니다. 그들은 알라의 말씀을 지키지 않는 자들이라는 사실을 아셔야 해요.”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둔 지난 17일. 인천의 명물인 구월동 도매시장 거리의 한 건물에 자리잡은 ‘인천평화성원’에서 조촐하게 무슬림 예배가 진행됐다. 이날은 금요일로 전 세계 이슬람 신자들의 합동 예배일이다. 한국에서는 금요일이 평일이다 보니 무슬림이 예배에 참석하기가 쉽지 않다. 이날 성원에 온 신자는 모두 5명. 머리에 ‘이마마’로 불리는 모자를 쓰고 설교대에 앉아 아랍어로 능숙하게 예배를 이끄는 이가 눈길을 끌었다. 바로 박동신(34) 이맘. 한국인이다. 이맘은 무슬림 종교 공동체를 이끄는 지도자로 기독교의 신부나 목사에 해당한다. 최근 이슬람 국가인 이란이 미국과 전쟁 직전 상황까지 치닫는 갈등을 빚고 있던 터라 그의 설교가 더욱 가슴에 와닿았다. 그는 지난해 말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처음으로 이슬람 성원을 열었다. 무슬림이라고 하면 ‘알카에다’ 등 테러조직이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는 모습을 떠올리는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슬람 신자로 살겠다고 마음먹었는지 궁금했다. 그에게서 직접 ‘무슬림으로 사는 법’을 들어 봤다.●“목사 꿈 접고 이슬람에서 해답 찾아” 기원전 17세기 인류 문명의 중심이던 메소포타미아 우르에 살던 아브라함(생몰연대 미상)에게 자신을 유일신으로 칭하는 ‘야훼’가 나타났다. 유일신은 “고향을 떠나 미지의 땅에서 새 민족을 세우라”고 명했다. 아브라함은 그의 말에 순종해 팔레스타인 가나안 지역에 정착했다. 이 이야기로 시작하는 신앙을 학계에서는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라고 부른다. 유대교와 기독교(가톨릭·개신교), 이슬람교가 대표적이다. 세 종교는 모두 같은 신을 믿는다. 신자 수는 기독교 24억명, 이슬람교 18억명, 유대교 1500만명 정도로 전 세계 인구(약 77억명)의 절반이 넘는다. 이 가운데 이슬람교는 선지자 무함마드(570~632)를 신의 마지막 사도로 여기는 종교다. 무슬림은 아담과 이브, 아브라함, 모세 등이 본래 이슬람 신자였다고 본다. 박씨의 하루는 기도로 시작한다. 보통 오전 5시쯤 잠에서 깨 깔개 위에서 절을 하며 “알함두릴라”라고 되뇐다. 아랍어로 ‘찬양한다’는 뜻이다. 다른 무슬림과 마찬가지로 하루 다섯 번 이슬람의 성지인 메카(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기도한다. 그는 ‘함양 박씨 문원공파’로 부산에서 태어난 토종 한국인이다. 목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존재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아 고민이 컸다고 한다. 오랜 방황 끝에 그 해답을 이슬람에서 찾았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안식교를 믿으셨고 어머니도 장로교 신자셨어요. 친척들의 종파도 다양했습니다. 어려서부터 기독교 안에서 자랐어요. 하지만 성경에는 분명 모순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20대가 돼서도 이 문제가 풀리지 않아 많이 힘들었어요. 결국 ‘나무보다는 숲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들을 차근차근 살폈습니다. 본래의 하느님을 온전히 드러낸 종교는 이슬람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죠. 2009년 12월 한국 이슬람교 중앙성원(이태원)을 통해 입교했습니다.” ●10년 가까이 중동 유학… 어머니도 개종 무슬림이 되긴 했지만 ‘열정만으로 진리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박씨는 1년 뒤 한국을 떠나 유학길에 올랐다. 터키(2011~2012)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2012~2015), 요르단(2015~2017), 이집트(2017~2019) 등을 다녔다. 대학과 모스크 등에서 아랍어와 이슬람 교리를 습득했다. 현지에서 돈을 벌며 공부하다 보니 시간도 길어졌고 어려움도 컸단다. 하지만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고 반드시 돕는 이가 있다’고 했던가. 마지막 목적지인 이집트에서 만난 한 퇴직군인이 이역만리에서 고군분투하는 박씨가 안쓰러웠던지 크고 작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나중에는 자신의 딸까지 소개해 줬다고 한다. 지금의 아내인 올라(28)씨다. “이슬람교를 믿게 되면서 제 삶은 180도 변했습니다. 진정한 한 분의 신을 섬기며 쿠란에 기록된 선행을 행하자 삶이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진정한 행복도 느끼게 됐어요. 처음에는 가족들의 걱정이 컸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반대가 특히 심했죠. 하지만 ‘부모에게 최선을 다하며 짜증을 내거나 질책하지 말라’는 쿠란의 구절을 지키며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자 결국 아버지도 제 종교를 인정해 주셨어요. 어머니는 저를 따라 무슬림이 되셨죠.” 지난해 아내와 한국으로 온 박씨는 어머니가 사는 인천에 터를 잡고 가정 예배를 시작했다. 2013년 그가 개설한 유튜브 채널 ‘한국이슬람방송’ 등을 보고 무슬림 출신 이주 노동자들이 하나둘 찾아왔다. 신자가 많은 날에는 30명 가까운 무슬림이 박씨의 집을 방문했다. 예배 공간이 부족해지자 지난해 말 자비로 조그마한 사무실을 빌려 인천평화성원을 세웠다. 우리나라에 50~60곳의 이슬람 성원이 있지만 한국인이 세우고 직접 운영하는 성원은 거의 없다. 2009년 이슬람교에 입교한 지 정확히 10년 만에 이룬 성과여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그는 자평했다.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는 않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도 부자인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천년 넘은 이슬람교와의 역사 원래 이슬람교는 우리 민족과 가까웠다. 845년 중동의 지리학자 이븐 쿠르다드비가 쓴 ‘왕국과 도로 총람’에는 “상당수 아랍인들이 신라를 동경해 한반도로 이주했다”고 적혀 있다. 고려시대에도 무슬림 수만 명이 벽란도와 개성 일대에 모여 살았는데, 이들은 ‘예궁’이라는 모스크를 짓고 종교 활동도 했다. 고려가요 ‘쌍화점’에도 무슬림이 등장한다. 쌍화란 튀르크계 만두의 일종이다. 고려 여인이 쌍화점(만두 가게)에 음식을 사러 들어갔더니 무슬림 주인이 그의 손을 덥석 잡으며 유혹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우리나라의 국호인 ‘코리아’는 당시 무슬림 상인들이 고려를 부르던 아랍어다. 금속활자와 고려 인삼도 무슬림이 전 세계로 퍼뜨렸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이 수시로 무슬림 지도자를 초청해 쿠란을 낭송하고 기도를 올리게 해 국가의 안녕을 바랐다는 기록이 나온다. 한국 이슬람교 중앙성원 등에서 추정하는 한국인 무슬림은 3만 5000명 정도다. 하지만 하루 다섯 번 예배를 보고 평생에 한 번은 다녀와야 하는 메카 순례를 경험한 ‘진짜’ 무슬림은 몇 백명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에서 이슬람교에 대한 차가운 시선을 극복하고 신자로 살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다. “과거 중동에서 건설 붐이 일었을 때 일부 공사는 무슬림만 참가할 수 있었거든요. 이때 한국인 노동자들이 사업상 이유로 대거 입교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한국에 와서도 종교 활동을 이어가는 것 같지는 않아요. 이맘은 종교 공동체에서 추대 형식으로 선출되기에 무슬림 수십~수백명당 한 명씩 나오게 돼 있어요. 한국인 무슬림이 3만명이라면 한국인 이맘도 수백명은 돼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한국인 이맘은 저를 포함해 3명에 불과해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뜻이죠.” ●세계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간 화해 분위기 현재 세계는 조금씩이나마 기독교와 이슬람교 간 화해를 모색하고 있다. 가톨릭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틈날 때마다 “아브라함의 하느님을 믿는 형제들”이라며 무슬림을 언급한다. 영국에서는 일부 성공회 교회가 금요일마다 이슬람 신자들에게 예배 공간을 빌려준다. 다만 한국에서는 신자 수 기준 세계 2위 종교를 위험하다고만 여기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고 그는 전했다. “진정한 이슬람에는 강요가 없습니다. 헌금도 요구하지 않아요. 이슬람 교계에서도 모두가 힘을 합쳐 테러리즘 근절에 앞장서고 있어요. 한국인들이 이슬람교를 받아들이지 않는 건 개인의 선택이자 권리이기에 존중합니다. 다만 이슬람 세계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 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토론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만큼은 꼭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중동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세계화 시대에서 대한민국이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할 좋은 전략이 아닐까 싶습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호르무즈에 독자파병… 美·이란 사이서 ‘균형’

    호르무즈에 독자파병… 美·이란 사이서 ‘균형’

    국방부 “파견 지역 한시적으로 넓힐 것” 이란과 외교갈등 우려 美 연합체엔 불참 美 “환영”… 이란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정부가 21일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긴장이 고조된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부대를 독자적으로 파병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5월 파병을 검토하기 시작한 지 여덟 달 만이다. 다만 이란과의 외교적 갈등을 우려해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국제해양안보구상·IMSC)에는 참여하지 않고 이미 아덴만 일대에 나가 있는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 해협까지 넓히기로 했다. 국방부는 이날 ‘독자 파병’이라는 말 대신 ‘파견지역 확대’라는 표현을 쓰면서 “정부는 중동 정세를 감안해 우리 국민의 안전과 선박의 자유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결정에 따라 청해부대 작전지역은 기존 아덴만 해역 일대 1130㎞에서 오만만, 아라비아만 일대까지 총 3966㎞로 확대된다. 지난주 오만 무스카트항에 도착한 31진 왕건함이 30진 강감찬함과 이날 오후 5시 30분에 임무를 교대해 확대된 작전지역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왕건함에는 특수전(UDT)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 헬기(링스)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여명이 탑승해 작전을 수행한다.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에 병력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국방부는 “청해부대가 확대된 파견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더라도 필요한 경우 IMSC와 협력할 예정”이라며 “정보 공유 등 제반 협조를 위해 청해부대 소속 장교 2명을 IMSC 본부에 연락장교로 파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IMSC에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독자 파병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청해부대의 주 기항지를 기존 오만의 살랄라항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가까운 무스카트항으로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존 살랄라항보다는 군수적재에서 용이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작전 수행을 위해 청해부대의 대잠 및 대공 능력도 강화했다. 다만 국방부 관계자는 “중동 상황이 좋아지면 한시적 확대를 철회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지난 주말쯤 이란에 외교 경로를 통해 독자 파병 결정을 설명했다. 이에 이란 외무부 대변인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는 지난 20일 현지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사전 통보했으나 미국 모험주의에 동조하는 것은 오랜 (한·이란) 양국 관계에 맞지 않아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라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도 “이란이 일차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올림픽 티켓 걸린 국제대회인데 썰렁한 관중석 왜

    올림픽 티켓 걸린 국제대회인데 썰렁한 관중석 왜

    태국 경기 빼고 다른 나라 경기는 관중석 텅텅스타 출동하는 메이저 대회가 아니라 관심 적어일각에선 애국심에 기반한 축구 관람 문화 언급  올림픽 티켓이 걸린 국제대회다. 그런데 그라운드만 뜨겁다. 관중석은 썰렁하다. 태국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이야기다. 과거 동남아 축구의 왕자로 군림했던 태국에서 축구는 인기 스포츠다. K리그 최초의 동남아시아 선수 피아퐁의 나라가 태국이다. 1897년 축구가 도입됐고 1916년에 축구협회가 만들어졌으며 1930년대에 축구장을 세웠을 만큼 축구 역사가 긴 편이다. 과거 한국이 자주 출전했던 국제대회 킹스컵도 열고 있다. 유럽의 빅리그는 물론 K리그 등 아시아권 프로리그까지 TV로 중계된다. 태국 면세점 업체 킹파워는 2010년 당시 2부리그의 레스터 시티를 인수해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올려놓기도 했다. 물론 자국 프로리그도 인기가 있다.  그럼에도 이번 대회에서는 태국의 조별리그 경기에도 관중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러니 태국을 제외한 나라들의 경기는 마치 한국의 어느 조기축구 경기장처럼 썰렁한 모습이었다. 그나마 태국이 선전하며 관중 수를 조금씩 늘렸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8강전에서 2만 5000명을 수용하는 탐마삿 스타디움이 만석을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태국이 이날 경기에서 패해 4강 진출에 실패하는 바람에 그나마 있던 흥행 동력을 잃어버렸다.  올림픽 티켓이 걸려 있기는 하나 스타 플레이어가 출전하는 메이저 대회가 아니라는 점이 흥행 저조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축구 관람 문화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축구 선진국인 유럽의 경우 관중이 축구 자체를 즐기는 경향이 강해 자국팀 경기가 아니더라도 경기장을 찾는 반면 아시아권에서는 애국심이 관중의 경기장 방문을 추동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6월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는 유럽팀 대결이 아니더라도 상당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반면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챔피언십에서는 한일전에 2만 9000명의 관중이 몰린 것을 빼고는 한국 대표팀 경기도 관중석이 썰렁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미·이란 증오의 70년, 새 핵협정과 제재 해제 갈림길에 서다

    미·이란 증오의 70년, 새 핵협정과 제재 해제 갈림길에 서다

    새해 벽두부터 중동에 전운이 뒤덮였다. 지난 3일(현지시간) 이란 군 최고사령관인 가셈 솔레이마니가 이라크에서 미국 드론의 폭격을 받고 사망했다. 미군 전투기에 기지를 폭격당한 친이란계 민병대 지지 세력이 3일 전 이라크에 있는 미 대사관 점거를 시도한 데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이었다. 이란 종교도시 곰에 있는 잠카런 사원 꼭대기에 붉은 깃발이 올랐다. 순교의 피가 흐를 격렬한 전투가 임박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란의 ‘복수’ 의지 표명으로 치솟은 긴장감은 엉뚱하게 무고한 176명이 타고 있던 우크라이나 항공 소속 여객기가 피격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반정부 시위로 가득했던 이란은 솔레이마니 사망으로 반미 시위가 휩쓸었다가, 여객기 피격으로 다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는 등 난장판이 됐다. 양국 간 긴장의 근본 원인은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다.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주도로 국제사회가 체결한 핵협상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이어 이란에 가혹한 경제 제재를 가했고, 최악의 경제 궁핍에 처한 이란은 중동 곳곳에 구축한 시아파 민병대를 통해 미국과 동맹에 군사 압박을 가했다. CNN과 BBC의 보도에 따르면 증오의 역사는 약 70년 전부터 뿌리를 내리고 있다. 미국이 1953년 본격적으로 이란 내정에 깊숙이 개입했기 때문이다. 페르시아 제국의 후예인 이란은 수백년간 수니파 이슬람 세력의 침략과 영국 소련의 수탈로 쇠약해져 갔다. 영국은 1900년대 초부터 ‘앵글로 이란 석유회사’를 통해 이란 석유 비축량을 통제해 왔다. 1951년 반외세 민족주의를 내세운 모하마드 모사데크가 민주적 지지를 통해 총리로 임명됐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석유 국유화 조치로 앵글로 이란 석유회사를 국가에 귀속시켰다. 이 조치는 중동 석유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던 영국과 미국에 큰 타격을 줬다. 이에 영국과 미국은 이란에서 움튼 민주주의 싹을 밟았다. 영국은 이란 자금을 차단했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1953년 영국 첩보기관과 함께 이란 쿠데타를 부추겼다. 모사데크는 반역 혐의로 체포돼 3년을 복역하고 가택연금 상태로 여생을 보냈다.1909년 제헌 혁명으로 도입된 입헌정치는 쿠데타로 끌어 내려지고, 이란은 샤(페르시아의 왕)가 통치하는 왕정으로 되돌아갔다. 미국 덕분에 다시 정치 권력을 얻은 무함마드 리자 팔레비는 이란을 친미국가로 만들어 갔다. 현재 서방국가와 이란의 갈등 중심엔 ‘핵’이 있다. 그런데 이란 핵 기술을 처음 지원한 것은 미국이었다. 미국과 이란은 1957년 민간 핵 협력에 합의한다. 미국이 이란에 기술과 자원을 지원하는 게 합의 골자다. 1970년대 미국 지원을 받은 이란은 핵 개발을 시작했고, 오늘날 논란이 되고 있는 핵 프로그램의 토대가 됐다. 이란이 언제까지나 친미 노선을 가게 될 거란 미국 예상은 빗나갔다. 미국을 등에 업은 팔레비 국왕이 반대파와 국민을 탄압했다. 모사데크 계열의 민족주의 노선,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이슬람 노선, 무자헤딘 등 무장노선이 모두 반 왕정 전선에 뛰어들었다.결국 1979년 1월 팔레비 국왕은 미국 보호를 받으며 이란을 떠났다. 1964년 체포됐다 추방돼 터키, 이라크, 프랑스 등을 떠돌던 호메이니가 2월 귀국했다. 4월 1일 국민투표에 이어 그는 이슬람 공화국을 선포한다. 미국과 이란이 다신 돌아올 수 없는 역사의 선을 넘게 되는 사건은 1979년 11월에 일어났다. 이란 학생들은 테헤란 미국 대사관을 습격해 인질 52명을 444일 동안 억류하며, 암 치료를 구실로 미국에 입국한 팔레비 왕을 이란으로 송환하라고 요구했다. 대사관 점거 사건으로 미국과 이란의 국교는 단절됐고 이후 공식적으로 결코 복원되지 않았다. 양국 사이 증오는 미국이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이라크를 지원하면서 더 깊어졌다. 이라크에서 집권한 수니파 사담 후세인은 자국민 65%에 해당하는 시아파가 옆 나라 이란의 혁명에 휩쓸릴 것을 두려워해 선제공격했다. 미국이 이라크를 지원했음에도 8년에 걸친 전쟁은 이란 승리로 끝났다. 당시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입대한 솔레이마니는 이 전쟁에서 커다란 전공을 세워 국민 영웅이 됐다.미국은 수십년째 이란을 ‘테러 지원국’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는 1984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처음 선포한 것이다. 그런데 이란-이라크 전쟁 중이던 1986년 레이건 대통령은 앞에선 이라크를 지원하며 뒤로는 이란에 무기를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레바논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붙잡힌 미국인 석방에 이란이 도움을 줄 거라 기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란이 실수로 미사일을 발사해 우크라이나항공 소속 여객기를 격추했다는 사실에 세계가 황망함을 금하지 못하고 있지만, 1988년엔 미국이 이란에 똑같은 실수를 한 적이 있다. 당시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 선박과 무력을 주고받던 미국 군함 빈센호는 290명이 타고 있던 이란 항공 소속 에어버스 A300 여객기를 전투기로 오인해 격추시켰다. 미국은 실수라고 했지만 이란은 지금도 고의로 보고 있다. 솔레이마니는 1997년 IRGC 내에서 해외 작전을 주도하는 엘리트 쿠드스 부대 사령관으로 임명됐다. 그는 이때부터 이라크, 레바논, 시리아 등 시아파 지역에 국가 자산을 투입해 민병대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이란 용병 역할을 하는 준군사조직들을 만들어 지원했다. 민병대들은 현재 10만여명 규모로 성장했으며 중동에서 이란 대리군으로 미국에 대항하는 비대칭전력(상대가 보유하지 못하거나 상대보다 월등히 많은 전력)이 됐다. 2002년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새해 국정연설에서 이란을 북한과 함께 ‘악의 축’으로 표현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공동의 적’인 탈레반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미국을 뒤에서 은밀히 도와주던 이란은 부시 전 대통령의 연설에 분노했다. 다음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에서 고농축 우라늄 흔적을 발견했다. 2005년 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취임한 뒤 이란은 국제사회와 핵 문제로 빈번하게 충돌했다. 수많은 제재로 이란은 경제에 큰 타격을 받았다. 수십년간 갈등 일로를 걸었던 두 국가 사이에 극적으로 온기가 돌던 때가 있었다. 2013년 취임한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취임 한 달 뒤인 9월 오바마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양국 정상의 통화는 30여년 만에 처음이었다. 당시 두 정상의 합의를 바탕으로 미국, 이란,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은 2015년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체결했다. 이란이 민감한 핵 활동을 자제하고 이를 국제사회가 점검할 수 있도록 하는 대가로 미국 등은 제재 일부를 해제하는 게 골자다. 그러나 2017년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해 5월 JCPOA에서 미국을 탈퇴시키고 이란에 다시 전면적 제재를 가했다. 양국 간 긴장의 골은 계속 깊어져 갔다. 특히 지난해 5~6월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은 외국 유조선 6척을 나포했다. 6월 이란은 호르무즈 상공에서 미국 드론을 격추시켰고 트럼프는 공습 명령을 내렸다 취소하기도 했다. 9월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이 드론 공격으로 파괴됐는데 국제사회는 이 역시 이란의 공격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일련의 갈등과 긴장 고조는 자신의 서명으로 새 핵합의를 체결하려는 트럼프와 미국 제재로 경제 위기에 몰린 이란의 적대 행위로 요약된다. 지난 8일 이란의 우크라니아 여객기를 오인 격추한 뒤로, 유럽이 이란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미국 탈퇴와 이란의 협의 이행 축소 조치로 흔들리는 핵합의 틀 안에서 트럼프를 비판하고 합의 보존을 위해 분투하던 유럽이었다. 유럽 JCPOA 서명국들은 지난 14일 합의 유효성을 논의하는 분쟁조정절차 착수를 선언했다. 19일 영국과 프랑스 정상은 핵합의 계속 준수 의지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국을 연일 압박하는 가운데, 국내 비판에 몰린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내릴 결정에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방탄소년단 ‘블랙스완’, 93개국 아이튠즈 1위…차트 석권

    방탄소년단 ‘블랙스완’, 93개국 아이튠즈 1위…차트 석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선공개한 싱글 ‘블랙 스완(Black Swan)’으로 전 세계 아이튠즈 차트를 석권했다. 18일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블랙 스완(Black Swan)’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미국, 캐나다, 영국, 러시아, 프랑스, 독일,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등 세계 93개 국가 및 지역 아이튠즈 톱 송‘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블랙스완‘은 방탄소년단이 발매한 네 번째 정규 앨범 ’맵 오브 더 솔 : 7‘에 실릴 곡이다. 전날 음원 선공개와 함께 아트 필름을 선보여 세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블랙스완‘은 클라우드 랩(Cloud Rap), 이모 힙합(Emo Hip hop) 장르의 곡이다. 트랩 드럼 비트와 애절한 로파이(lo-fi) 기타 선율, 캐치한 후크(hook)가 조화를 이뤄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글로벌 슈퍼스타로 성장한 방탄소년단이 전하는 예술가로서의 고백을 담고 있다. 자신의 깊은 내면으로 들어가 예술가로서 숨겨둔 그림자와 마주하는 방탄소년단의 진솔한 고백을 노래했다.방탄소년단은 이날 슬로베니아 현대무용팀인 엠엔 댄스 컴퍼니(MN Dance Company)와의 협업을 통해 아트 필름(Art Film performed by MN Dance Company)도 함께 선보였다. 공개된 아트 필름 역시 감각적인 안무로 트위터 세계 트렌드에 오르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오는 28일(현지시간) 미국 CBS 인기 심야 토크 쇼인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 코든(The Late Late Show with James Corden)‘에 출연해 ’블랙 스완‘ 무대를 최초로 공개한다.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은 2월21일 공개 예정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전경하의 시시콜콜-시가총액 1조 달러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된 주식의 시가총액은 지난 16일 기준 1513조 1500억원. 미 달러화로는 1조 3100억 달러다. 시총은 주식시장이 어느 정도의 규모를 가지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지표로 주식시장의 국제 비교에도 종종 쓰인다. 경제전문매체인 블룸버그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시총은 지난해 12월 26일 기준 세계 12위이다. 개별 종목의 시총은 그 종목의 발행주식수에 시가를 곱한 개념으로 회사의 규모를 평가할 때 쓰인다. 시총이 큰 종목은 조금만 주가가 움직여도 주식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심이 높다. 한국거래소가 매일 시총 순위를 발표하는 까닭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대장주’는 삼성전자로 전체 시총의 20% 이상을 늘 차지한다. 삼성전자 보통주가 시총 1위, 삼성전자 우선주가 3위다. 그래서 삼성전자 주가가 조금만 움직여도 국내 주식시장은 출렁인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시총이 400조원을 넘었다. 하지만 1조 달러(약 1150조원)에는 한참 못 미친다. 세계 금융시장에서 시총이 1조 달러가 넘는 회사가 지난 16일(현지사간) 4개가 됐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인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이 전날보다 12.5달러(0.87%) 오른 1451.7달러에 거래가 마감되면서 시총이 1조 10억 달러가 됐다. ‘꿈의 시총’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가장 먼저 시총이 1조 달러가 넘은 기업은 애플로 2018년 8월이었다. 지금은 시총 1조 3800억 달러로 대장주 위치를 지난해 12월 상장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에 뺏겼다. 아람코의 시총은 1조 8800억 달러 수준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이 2018년 9월 시총 1조 달러를 넘었다가 주가가 내리면서 현재 9300억 달러 정도로 줄어들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4월 시총 1조 달러를 넘었고 현재 1조 2680억 달러로 애플을 뒤쫓고 있다. ‘시총 1조 달러 클럽’은 아람코만 빼면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정보기술(IT) 기업이다. 국내 IT기업의 대장주인 네이버는 시총이 30조원(약 26억 달러) 수준으로 국내에서 시총 4위다. 미국 IT기업의 시총이 이렇게 거침없는 데는 미국 증시가 경제지표 호조와 양호한 기업 실적으로 사상 최고치 갱신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우존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나스닥지수 모두 지난 16일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는 17일 전날보다 2.52포인트(0.11%) 올라 2250.57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8년 1월 26일 기록한 사상최고치(2574.76)에는 한참 못미친다. 보통 주가는 경제상황을 미리 반영하는데 아직은 국내 경기가 예년만 못하다고 시장은 보는 셈이다. 논설위원 lark3@seoul.co.kr
  • ‘보통국가’ 꿈꾸는 아베의 외교, 실리 못 챙기고 빈 수레만

    ‘보통국가’ 꿈꾸는 아베의 외교, 실리 못 챙기고 빈 수레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아베노믹스’(아베+경제) 못지않게 자신의 큰 치적으로 부각시켜 온 것은 ‘외교’였다. 그가 2012년 12월 재집권에 성공한 이후 7년여 동안 국가와 대륙을 가리지 않고 활발한 외교 행보를 펼쳐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외교의 아베’는 그가 일본 역대 최장수 총리 재임 기록을 세우는 데 큰 보탬이 되기도 했다. 부활한 일본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전방위 외교를 펼침으로써 전 세계 영향력을 확대하고 나아가 전범국가의 ‘족쇄’를 벗어 버리는 것. 정식으로 군대를 보유한 이른바 ‘보통국가’로의 전환을 꿈꾸는 아베 총리의 욕망이다. 그러나 한일 관계를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간 데서 나타나듯 아베 외교는 실리가 결여된 빈 수레라는 평가도 끊이지 않는다.아베 외교의 골격은 미일 동맹과 한미일 3각 공조를 기축으로,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는 중국을 견제하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면서 인도·동남아·중동 등지를 포함한 아시아 전체 및 유럽과 유대를 강화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한 해 동안에만 5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졌을 정도로 빈번한 접촉을 하며 결속 강화에 노력했다. 2012년 중일 영유권 분쟁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국유화하면서 관계가 냉각됐던 중국과는 어느덧 ‘셔틀외교’(정상 상호 방문)를 추진하는 단계로까지 호전됐다. 러시아와의 평화조약 체결과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 등 이른바 ‘전후 외교의 총결산’도 아베 정권이 설정해 놓은 중요한 외교과제다. 일본 외무성이 발간한 2019년판 외교청서는 첫머리에서 “세계의 안정과 번영을 떠받쳐 온 국제질서가 다양한 도전을 받고 있는 만큼 일본은 지금까지보다 더 큰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일본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방위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베 정권은 ‘전 지구적 과제에 대한 대응’, ‘중동의 평화와 안정에 공헌’ 등을 중점 추진 분야로 설정했다. ●日 외교청서 “세계 안정·번영에 더 큰 역할”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는 자신의 업적으로 남길 수 있는 ‘아베표 외교 유산’을 만드는 데 강한 집착을 보여 왔다. 북한과 러시아를 둘러싼 전후 외교 총결산이라는 거창한 주제도 그런 강박증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방팔방 동분서주하는 모습만 보이지 실제로 얻어낸 것은 거의 없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굴하다’는 말까지 들어 가며 갖은 공을 들였지만 오랜 ‘갑을 관계’의 굴레 속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의 움직임을 불안하게 주시해야 하는 상황은 여전하다. 실제로 그동안 북미 정상회담, 미일 무역협상, 미일 안보비용 분담 등 이슈가 나올 때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업신여김이나 따돌림을 당하는 수모를 여러 번 겪었다. 미국 A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래의 기술’을 알지는 모르지만 ‘아첨의 기술’에 관한 한 아베 총리가 한 수 위”라고 비아냥대면서 “그러나 지금까지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밀한 개인 관계로 어떤 부분을 얻어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현실론을 편다.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악화됐을 때 닥칠 영향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일본이 미국에 저자세 외교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대안 없는 비난에 불과하다”며 “미국과의 관계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연후에 다른 국가들을 상대로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은 상식적인 얘기”라고 말했다. 일본과 중국의 관계는 2018년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명분으로 급격히 호전됐다. 올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국빈 자격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양국 모두 외교·안보와 경제적 요인 등 복잡한 셈법이 바탕에 깔려 있다.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우방들에조차 공격적인 대외 정책을 구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견제의 목적도 있다. 그럼에도 양국 갈등의 핵심인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경비정 등 중국 공선의 센카쿠열도 접속수역 진입 횟수가 1000회를 넘어서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독자기술로 건조된 최초의 항공모함 ‘산둥’함이 공식 취역해 일본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테이블 위에서는 다정하게 손을 잡고 있으면서 아래로는 서로 발길질을 해대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전후 외교 총결산의 양대 과제인 북한과 러시아 문제는 둘 다 진전이 없다. 아베 총리는 2018년 후반부터 태평양전쟁 종전 당시 러시아에 의해 불법으로 점령당했다고 주장해 온 남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4개 섬 분쟁을 해결한 뒤 일러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것을 서둘러 왔다. 여기에는 일본의 경제협력이 절실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관심을 보인 것도 이유가 됐다. 그러나 양국의 협상은 암초에 걸려 거의 꿈쩍도 안 하고 있다. 오히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지난해 8월 이곳을 직접 방문해 “여기는 우리 땅”이라고 쐐기를 박으며 당초 ‘4개 섬 전체 반환’에서 ‘2개 섬만 반환’으로 요구 조건을 낮추기까지 한 일본을 무색하게 했다. 나카무라 이쓰로 쓰쿠바대 교수는 “아베 정권은 북방영토 문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다 러시아에 약점을 잡혀 이용만 당하고 외려 손해를 봤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일관되게 북한을 압박해 오던 아베 총리는 지난해 5월을 기점으로 ‘조건 없는 대화’를 내걸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했지만, 북한으로부터 “아베 패당의 낯가죽 두텁기가 곰 발바닥 같다”는 원색적 비난만 들어야 했다. 이에 대해 집권 자민당 내에서도 “외교에서 접근을 유연하게 바꿔 나가는 것은 필요하지만,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갑작스러운 전환은 문제가 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와의 평화조약 협상이 정체 상태에 빠지자 북한 쪽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미중 저자세 반감에 대한국 강경 외교로 상쇄 2018년 10월 대법원의 일제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빌미로 본격화된 한국에 대한 초강경 자세는 1년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일본 보수층을 기반으로 하는 아베 정권의 근저에 한국에 대한 우월 의식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미국, 중국 등과의 저자세 외교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을 대한국 강경 자세를 통해 상쇄해 보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아베 총리는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를 위해서도 자신이 발로 뛰는 모습을 보이겠다며 이달 11~15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등 3개국을 순방했다. 그는 “일본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평화외교를 강력히 전개할 것”이라고 순방의 의미를 말했지만 실질적으로 중동 정세의 안정을 위해 한 역할은 거의 없다.●“본인만의 성과 없어 조급증 커져” 지적 일본의 한 전략연구소 관계자는 “최장기 집권 기록을 세운 아베 총리로서는 뭔가 ‘이것’이라고 말할 만한 가시적 성과에 대한 조급증이 커졌을 것”이라며 “그동안 장기 집권 총리들이 저마다의 외교적 이정표를 세웠던 것과 비교할 때 본인만의 성과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전직 외교관인 다나카 히토시 일본종합연구소 전략연구센터 이사장은 아사히신문에 “외교에서는 국내 정치에 대한 고려 등을 앞세우지 말고 객관적이고 치밀하게 국익에 근거한 전략을 취해야 하지만 현재 일본 외교에서 그런 부분이 감안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야케 구니히코 캐논글로벌전략연구소 연구주간은 뉴스위크 기고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진 동아시아 외교·안보 환경에서 일본의 국익과 존재감을 높이려 노력했고 대체로 무난한 결실을 맺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미일 동맹 관계가 지금처럼 돈독했던 적은 없었다”면서 “잘 지내기가 어려운 버락 오바마, 트럼프 두 정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양국 동맹의 유지·확대를 이끌어 낸 공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美법무장관 ‘트럼프 사진 쏜’ 테러리스트 아이폰 잠금 해제 요청

    美법무장관 ‘트럼프 사진 쏜’ 테러리스트 아이폰 잠금 해제 요청

    바 장관 직접 나서… ‘백도어’ 의무화 전초전?미국 법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해군 항공기지에서 지난달 발생한 총기난사를 테러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총격범의 아이폰 잠금 해제를 돕지 않는 애플을 비난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이날 애플에 당시 사용한 아이폰 2대(아이폰 5, 아아폰 7)의 잠금을 해제해 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수사와 기소를 책임진 검찰총장을 겸한 미국 법무장관의 이같은 요청은 향후 애플과 같은 정보기술(IT) 기업과 정부 간에 ‘백도어’(인증 절차 없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보안상 허점) 의무 설치를 두고 충돌을 예고한 것”이라고 미국 경제전문 채널 CNBC가 이날 분석했다. 지난달 6일 미국에서 훈련을 받던 무함메드 알샴라니(21) 사우디아라비아 공군 소위가 해군 기지에서 15분간 총기를 난사해 3명이 사망했다. 알샴라니는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는데, 그는 사건 약 2시간 전에 반미 메시지를 소셜미디어에 게재했다. 또 그는 범행 수주 전에 소셜미디어에 무슬림을 향한 미국의 행위를 비난했다. 이외 2001년 9·11 테러를 기념하는 공격을 경고하면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또다른 테러 예고… FBI, 애플에 잠금해제 공식 서한알샴라니가 미국에서 공모자가 있었다거나 다른 테러리스트에 의해 범행을 충동질 받았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FBI 데이비드 보우디치 부국장이 말했다. FBI는 그동안 알샴라니 친구와 급우 및 관계자 등 500여명을 대면 조사했고, 디지털정보 48테라바이트 이상을 분석했다. 바 장관은 그러면서 “이 상황은 수사관들이 법원 영장을 받으면 디지털 증거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완벽하게 설명해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애플과 다른 IT 기업들에 우리가 미국인의 생명을 더 잘 지키고 미래의 공격을 방지할 해법을 찾도록 도와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바 장관은 “총격범이 사망하기 직전 누구와 무엇을 소통했는지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총격범과 관련된 새로운 정보들이 나오면서 미국 당국은 사우디 교육생 21명을 즉시 추방해 본국으로 돌려보냈다. 조사결과 학생들이 공격 계획을 도왔다는 증거는 없지만, 대다수는 지하디스트(이슬람을 지키기 위한 전사)와 반미 자료를 보유하고 있었다. 아무도 연방법 위반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바 장관은 “우리는 (애플에) 총격범의 아이폰을 잠금을 해제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며 “지금까지 애플은 어떤 실질적인 도움도 우리에게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미연방수사국(FBI)은 지난주 애플에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낸 바 있다. 애플이나 다른 기업들이 FBI로부터 도와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지만, 공식적 서한을 이용한 요청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애플은 이날 오후 낸 성명에서 “항상 수사를 돕기 위해 당국과 협조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바 장관의 발언을 부인했다. 애플 대변인은 “(플로리다 해군)공격 이후 많은 요청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시의적절했고, 철저했으며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애플, 한달 지나도 아이폰 접근 여부 답하지 않아관리들은 수사관들이 난사 사건이 발생한 당일 법원 영장을 확보했지만, 애플과 접촉하는 데는 한 달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날 한 법무부 관리는 휴대폰 잠금 해제 여부에 대해 애플이 아직도 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과 FBI 고위 관리는 이날 아침 의회 전화 브리핑에서 문제가 되는 아이폰의 잠금을 해결하는 데 애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잠금을 해제할 방안을 만들지 않은 애플을 비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 문제에 정통한 의회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애플은 2016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비슷한 문제로 FBI와 충돌한 바 있다. 당시 법무부는 14명을 희생한 캘리포니아주 샌버다니노 총기 난사 범인의 아이폰에 접근하도록 해달라며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내기도 했다. 애플 “한 대 뚫리면 모든 제품 뚫려”FBI나 각국 정부의 정보·수사 기관들은 테러리즘 같은 범죄에 대처하고자 사적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보안 기술이 범죄자들에게 도피처가 된다는 것이다. 반면 애플은 기기 한 대의 보안을 뚫리면 애플의 모든 제품의 보안이 위태로워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수사기관을 위해 예외적으로 만든 백도어가 해커나 범죄자들에게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바 장관이 이끄는 법무부는 테러리스트부터 어린이 유괴범까지 다양한 용의자들을 조사하는 수사관들이 암호화된 통신에 접근하면서 부딪히는 어려움을 점점 더 부각하고 있다. 반면 애플과 IT 기업들은 가능한 범위에서 당국을 돕지만 암호화된 제품에 취약성을 만드는 것은 인터넷 보안을 위험하게 하면서 이용자들이 사이버 범죄에 더 많이 노출되게 하는 것이라고 맞선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일본 축구의 2연패 탈락이 한국에 끼치는 영향

    일본 축구의 2연패 탈락이 한국에 끼치는 영향

    일본 축구가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조별리그에서 조기 탈락하며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향한 경쟁이 더 쫄깃 해졌다.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대표팀은 13일 새벽 끝난 AFC U-23 챔피언십 B조 2차전에서 시리아에 1-2로 패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차전에서 1-2로 패한 일본은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2패를 기록, 조별리그에서 탈락을 확정했다.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 3장이 걸려 있는 이번 대회에서 일본은 올림픽 개최국이기 때문에 이번 대회 성적에 상관 없이 올림픽 본선에 나선다 그러나 최소 4강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던 일본의 조기 탈락에 따라 다른 팀들의 신경이 더 곤두서게 됐다. 이번 대회에는 올림픽 개최국 일본을 제외하고 도쿄행 티켓 3장이 걸려 있기 때문에 일본이 4강에 합류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8강전 승리 팀들은 모두 도쿄올림픽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본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8강전 승리팀 중에서도 결승에 오르지 못하면 3~4위 결정전 한 경기를 더 치러야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쉽게 말해 일본이 4강에 합류했을 경우 이미 최소 C조 2위를 확보한 한국은 8강에서 D조의 한 팀을 꺾는 것 만으로도 결승 진출에 상관 없이 도쿄행 티켓을 확보할 수 있었으나, 일본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한국은 4강에 진출하더라도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 한 차례 승부를 더 벌여야 3위를 확보해야 도쿄에 갈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A, B조 팀과 C, D조 팀은 4강에서부터 만날 수 있게 대진표가 짜여져 있다. 내심 도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예상하던 일본 축구는 이번 대회 조기 탈락으로 비상이 걸렸다. 벌써부터 성인 대표팀 감독을 겸하고 있는 하지메 감독에 대한 경질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사우디 아람코 IPO 공모금액 세계 최대 기록

    사우디 아람코 IPO 공모금액 세계 최대 기록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가 기업공개(IPO· 증시 상장) 공모액에서 세계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아람코는 12일(현지시간) IPO 공모금액이 294억 달러(약 34조 1500억원)로 기록했다. 당초 지난달 11일 상장 당시 공모금액 256억 달러보다 늘어났다. IPO 주간사인 골드만삭스가 4억 5000만주에 이르는 ‘초과배정옵션(그린슈)’을 행사한 결과다. 그린슈는 공모주식을 초과하는 청약 물량이 발생할 경우 공모물량 외 주식을 공모가에 살 수 있도록 권리를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아람코는 지난달 IPO 당시 공모주 30억주를 32리얄(8.53 달러)에 판매했고, 이에 따른 공모금액은 256억 달러로 집계돼 세계 최대 규모였다. IPO 사상 최대 자금조달 기록을 세웠던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2014년 9월 미국 뉴욕 증시)의 250억 달러 기록을 깨뜨렸다. 여기에 그린슈 행사에 따른 추가 금액이 더해지며 다시 한 번 최대가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최대규모 IPO가 더 커졌다”며 “아람코의 IPO 최종 금액이 한 달 만에 뛰어올랐다”고 전했다. 아람코는 이와 함께 IPO 당시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세계 1위’ 자리에도 올랐다. 당시 아람코의 시가총액은 1조 8800억 달러로 전 세계 증권시장에 상장된 모든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전까지는 미국 애플의 시총이 1조 2000억달러로 세계 1위였다. 그러나 아람코 주가는 미국과 이란 간에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일에는 34리얄까지 떨어져 지난달 거래 시작 후 최저가를 기록했으나 9일에는 35리얄로 회복하면서 마감했다. 9일 주식 시장 마감 당시 아람코 기업 가치는 1조 8700억 달러로 IPO 공모 당시와 비슷한 규모다. 하지만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기대치인 2조 달러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호르무즈해협과 항행의 자유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호르무즈해협과 항행의 자유

    최근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되며 중동 정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지역에서 전면적 전쟁 선포가 아닌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강화 정도로 입장을 천명함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의 공포가 일단 진정됐지만, 향후 이란의 대응과 사태 전개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며 세계경제에 미칠 위험도 현존한다. 특히 우리나라 입장에서 우려되는 것은 호르무즈해협의 봉쇄 가능성이다. 미국 에너지정보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호르무즈해협의 일일 해상 석유수송량은 2100만 배럴로 세계 원유 소비의 21%에 달한다. 또한 해협을 우회하는 파이프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일일 석유 물동량도 300만 배럴 정도여서, 이를 합하면 세계 소비의 약 4분의1 정도 차지한다. 다시 말해 호르무즈해협은 국제원유 공급에서 있어 지리적으로 가장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따라서 전면봉쇄가 아니어도 해당 지역을 통한 해상 수송로 항행에 위험이 고조되면 안정적인 원유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과거에도 이란은 여러 차례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위협한 적이 있다. 실제로 1984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는 이란의 해협 봉쇄를 유도하기 위해 이라크가 공격을 가하기도 했고, 1988년에는 호르무즈해협에 설치된 어뢰로 미국 전함이 파손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호르무즈해협처럼 세계경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좁은 해상교통로인 해협이나 운하는 늘 국제적인 갈등의 대상이었다. 예를 들어, 지중해와 인도양을 연결하는 좁은 수로인 수에즈운하를 이집트가 국영화하면서 일종의 봉쇄 위기로 번진 1956년 수에즈 사태가 제2차 중동전쟁의 주요 원인이었다. 또한 러시아는 다르다넬스해협이 봉쇄되면 해상 수송로가 막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 지역을 통제하던 오스만 제국과 전쟁에 돌입했고, 이러한 측면을 제1차 세계대전이 확대된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평가한다. 지난 2015년에는 터키와 러시아 간에 전투기 격추 문제로 갈등이 고조되며 터키가 보스포루스해협의 봉쇄 가능성을 언급해 긴장이 높아지기도 했다. 흑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다르다넬스와 보스포루스 두 해협을 터키해협으로 지칭하는데, 일반적으로는 항행의 자유가 보장되지만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봉쇄 우려가 등장하곤 했다. 물론 셰일가스의 존재와 최근 세계경제 성장 둔화로 인해 호르무즈해협에 긴장이 고조되더라도 국제유가를 상승시키는 데 제한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작년에 미국과 이란이 서로 드론을 격추한 사태가 발생하고, 이란 유조선이 미사일에 피격되며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공격을 받던 긴장 상황에서도 국제유가의 상승폭은 과거에 비해 제한됐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해협에서 항행의 자유가 실질적으로 제한되거나 봉쇄되는 지경에 이르고 석유 공급에 지장이 생긴다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수 있다. 이 경우 호르무즈해협 갈등의 직접적인 당사자이지만 원유의 대체에너지 공급원이 될 수 있는 셰일가스를 확보하고 있는 미국에 비해, 중동지역 갈등의 주된 당사자는 아니어도 에너지의 석유 집중이 심하고 국내 원유 공급의 70%를 중동에 의존하는 우리나라가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더구나 일단 석유 공급에 타격이 생기면 노동비용 급증으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경제는 에너지비용의 증가라는 추가 위험에도 노출되면서 석유화학 부문을 제외하고는 기업의 수익구조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호르무즈해협 봉쇄는 중동 지역이 사실상 전시에 돌입한다는 관점에서 세계경제에 불확실성이 더욱 증대된다는 의미도 있다. 현재와 같은 미국과 이란 갈등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이전에도 국제기구들은 세계경제의 성장률 전망을 이미 하향 조정하고 있었다. 결국 이미 예견된 세계경제의 둔화 가능성 이외에도 추가적으로 향후 국제경제 환경이 더욱 악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반영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더구나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는 경우는 우리 경제에 워낙 타격이 클 수 있어서, 원유 수송로 확보와 관련해 항행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도록 미국과 협력해 보조를 맞추는 것은 물론이고, 만에 하나라도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는 경우도 함께 상정해서 미리 위험관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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