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술매상 1천만원… 세무 신고 250만원
◎대부분 3분의 1 이하로… “납세사각지대” 확인/국세청 입회 조사 호화 룸살롱 르포/3백32업소 연말까지 지속 조사/“예상 넘는 거액 탈세” 국세청도 놀라
10일 하오 8시30분 서울 강남구 역삼동 M룸살롱.서울지방국세청 소비세과 조사반원 6명이 입회조사를 위해 룸살롱 안으로 들어섰다.
강남의 대표적인 룸살롱인 이곳에는 지하1층과 지상1,2층에 4∼30명이 들어갈 수 있는 호화판 룸 26개와 호스티스 1백여명이 손님을 맞고 있었다.
이미 14개의 룸에서는 기업체 간부·회사원및 자영업자 2백여명이 술에 만취해 밴드소리에 맞춰 흥청대고 있었다.룸들은 대부분 3평안팎의 노래 무대와 자체 화장실을 갖추고 최고급 소파와 호화찬란한 샹들리에로 장식돼 있었다.
이곳에서 파는 VIP·패스포트·썸씽등 국산양주(대)는 1병에 12만원,안주는 5만∼6만원씩 했다.호스티스의 팁은 5만원이었고 밴드사용료도 시간당 5만원씩이었다.4명의 하룻저녁 술값이 보통 1백만원 정도이다.
이 업소의 문모전무(55)는 국세청 조사반원이 들이닥치자 별 거부감 없이 최근매출전표등을 내놓으며 조사반원을 룸으로 안내했다.문전무는 『하루 평균 20개 룸이 가득차나 토·일요일을 감안할때 하루 평균 매상은 2백만원에 불과하다』고 시치미를 뗐다.
그러나 이날 자정까지 조사반원이 확인한 금액만도 2배가 넘는 5백34만원이나 됐다.이 업소는 그동안 하루 평균 매출액을 2백29만원으로 낮추어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시간 이웃 R나이트클럽.
홀 안의 1백여개 테이블에는 술마시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절반이 차있고 무대에는 20여명이 현란한 조명아래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반장은 들어서자마자 신속히 12명의 요원을 출입구·주방·계산대·후문·사장실에 각각 2명씩 배치하고 다른 직원 1명과 함께 장부 검사에 들어갔다.
조사원들은 일단 들어오고 나가는 손님수를 체크하고 주방에서 나가는 음식전표와 카운터에 계산된 전표를 일일이 확인했다.
자정무렵 하루 매출액을 합한 결과 이 업소가 신고·납부를 위해 국세청에 제출한 하루 평균 매출액 2백49만원보다 5배에 가까운 1천1백75만원으로 집계됐다.
국세청이 호화사치,과소비 풍조를 추방하기 위해 호화사치소비재 판매업소에 이어 이날 전격적으로 실시한 입회조사에서 용산구 이태원동의 K나이트클럽은 하루매출액이 실제로는 4백95만원에 이르렀는데도 3백88만원으로,강남구 논현동 H룸살롱은 실제매상 3백38만원의 3분의1인 1백12만원으로 신고·납부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국세청의 입회조사는 서울을 비롯,부산·대구등 전국 6대도시 25개 유명·대형업소를 대상으로 실시됐다.조사결과 서울의 5개 나이트클럽은 신고금액의 3.3배,5개 룸살롱은 2.1배씩의 매상을 올리고 있었다.결국 이들은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줄여 신고·납부함으로써 탈세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이 이날 불시에 입회조사를 벌인 유흥업소들은 부가가치세 과세기간인 6개월간 매출액이 1억원이상인 업소들이다.
이날 입회조사에 참여했던 강남세무서 부가가치세과의 한 직원은 『유흥업소들이 수입금을 턱없이 줄여 탈세를 하고 있다는 짐작은 했으나 차액이 이렇게 클줄은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국세청은 이번 입회조사를 받은 업소들에 대해 올해말까지 4차례의 조사를 더 한뒤 입회조사 기준금액을 토대로 세금을 물릴 계획이다.국세청은 이들 업소에 대해 1차로 9월중 수정신고를 하도록 종용하고 불응할 경우 부가가치세법 시행령(69조1항)과세근거에 의해 추계세금을 중과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올해말까지 서울 1백93개업소,경인지역 60개,대전 17개,광주 20개,대구 29개,부산 63개등 모두 3백32개 업소를 조사 대상으로 선정,업소당 4회 이상 입회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조사반원도 업소의 규모에 따라 3∼12명을 1개 반으로 편성,1천5백명을 집중 투입해 사치·향락및 퇴폐조장업소에 대해 세정차원에서 강력히 규제해 나가기로 했다.
국세청은 이와함께 탈세업소에 대해서는 특별소비세·소득세·법인세를 비롯,자금출처및 용도를 가리기 위해 부동산투기 여부까지 확대 조사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국세청의 입회조사대상은 ▲89년이후 세무조사를 받은 업소중 조사후 신과표가 조사시의 경정과표에 미달하는 업소 ▲접대부를 다수 고용하거나 고가의 실내장식에 외국무희등을 출연시켜 퇴폐적인 쇼를 벌이는 업소 ▲심야·변태및 퇴폐영업행위로 2회이상 적발된 업소▲ 수입금액노출을 은폐하기 위해 영수증발행을 기피하고 신용카드 사용을 피하는 업소 ▲실내골프장·고급사우나·종합스포츠시설을 갖춘 대형 헬스클럽 고객을 상대로 한 업소등이다.
이날 조사결과를 보고 받은 서영택 국세청장은 『아직도 입회조사 결과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탈세혐의가 짙은 유흥업소에 대해서는 시정될 때까지 철저히 조사하고 업자들로하여금 국세청의 입회조사를 받으면 수입금액을 현실화하지 않고는 못 배기도록 사후관리에도 허점이 없도록 하라』고 강력히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