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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구, 관내서 ‘우한 폐렴’ 세번째 확진자 발생 관련, 역학 조사 및 방역 실시

    강남구, 관내서 ‘우한 폐렴’ 세번째 확진자 발생 관련, 역학 조사 및 방역 실시

    서울 강남구는 전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은 ‘우한 폐렴’의 국내 세 번째 확진자 50대 남성이 20일 입국 뒤 25일 명지병원에 격리 수용되기 전까지 강남구 내 호텔 및 성형외과 등 11곳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하고 비상대책반을 구성, 역학 조사 및 방역 소독 작업 등에 나섰다고 27일 밝혔다. 구는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 남성(54)의 진술과 CCTV, 신용카드 사용처를 추적해 압구정동 소재 글로비 성형외과와 역삼동 소재 호텔뉴브, 음식점과 약국, 편의점 등 관내 11곳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다. 세 번째 확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생지인 중국 우한에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는 26일 1차로 8개소와 61명의 접촉자 조사를 완료했으며, 연휴에 휴업 중인 나머지 3개소는 이날 오후까지 현장 역학조사와 밀접접촉자를 파악할 예정이다. 앞서 파악된 밀접접촉자 61명 가운데 관내 거주자 7명에 대해서는 확진자와 마지막으로 접촉한 이후 14일간 능동감시를 실시하고, 나머지 타시구 거주가 54명은 주소지 관할 보건소에 명단을 이첩했다. 앞서 강남구는 현장 확인을 통해 지난 26일 호텔뉴브 직원 1명을 유증상자로 파악해 서울대병원 격리병상으로 긴급 이송해 정밀 진단을 벌인 결과, 27일 음성으로 최종 판정돼 이날 오전 11시 격리를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검찰, ‘불법 정치자금 수수‘ 홍일표 의원 2심서도 실형 구형

    검찰, ‘불법 정치자금 수수‘ 홍일표 의원 2심서도 실형 구형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혐의로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유한국당 홍일표(64) 의원에 대해 2심에서도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17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이균용) 심리로 열린 홍 의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징역 1년 10개월과 추징금 3900여만원을 구형했다. 구형량은 1심과 같다. 검찰은 “피고인은 정치자금법 입법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국민의 신뢰를 저버려 죄질이 나쁘다”면서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범행이 드러나자 수사 단계부터 법정까지 범행을 은폐하고 진실을 왜곡하려 시도했다”고도 말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장기간 대상자를 바꿔가며 차명계좌로 현금성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음성적으로 정치자금을 부정 수수하는 전형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판사 출신의 3선 의원으로 2013년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수입·지출 계좌가 아닌, 지인 등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2017년 3월 불구속기소 됐다. 2010∼2013년 선관위에 등록된 수입·지출 계좌에서 차명계좌로 옮겨진 정치자금 7600만원을 다른 용도로 쓰고, 회계장부에는 허위로 사용처를 작성한 혐의도 받았다. 홍 의원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받은 혐의를 사실상 모두 부인했다. 다만 회계 직원들을 철저하게 관리·감독하지 못한 책임만 인정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투명하게 정치자금을 마련해야 함에도 의원실 사무국장을 지인 회사에 직원으로 허위 등록해 2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고 수긍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1900여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정치자금법 57조(정치자금 범죄로 인한 공무 담임 등의 제한)에 따라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이 상실된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씨줄날줄] 마일리지/장세훈 논설위원

    [씨줄날줄] 마일리지/장세훈 논설위원

    국내 항공사 마일리지 약 4900억원어치가 새해 첫날 사라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008년 약관을 개정해 도입한 자동 소멸 시효(10년)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마일리지 자동 소멸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항공사는 소멸하는 마일리지 규모에 대한 공개를 ‘영업 비밀’을 이유로 거부하고 있지만 두 해 동안 1조 3000억원 가까운 마일리지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누적된 마일리지는 소비자들의 권리 행사를 전제로 한 만큼 부채로 잡혀 있다가 소멸 시점부터 수익으로 둔갑한다. 해마다 써서 없애는 마일리지보다 새롭게 쌓이는 마일리지가 더 많다는 점에서 항공사들의 짭짤한 수익원이 되고 있는 셈이다. 마일리지 제도는 서비스나 상품의 이용 실적에 따라 부여하는 것으로, 단골 고객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 중 하나다. 마일리지나 포인트 등 그 명칭은 다양하지만 항공사에서 시작돼 신용카드사, 이동통신사, 유통회사, 주유소 등으로 확산됐다. 마일리지를 기업이 주는 혜택으로 볼 것인지, 소비자들이 갖는 재산권으로 볼 것인지를 놓고 불거지는 논란이 갈수록 증폭되는 이유다. 논란의 중심에는 항공사 마일리지가 있다. 유효기간만 놓고 보면 항공사 마일리지는 카드사 포인트보다 두 배 길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카드사 포인트와 달리 사용처가 제한된 탓이다.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이고, 상품 구매 등에 활용하려 해도 ‘먹을 것 없는 잔칫상’에 가깝기 때문이다. 마일리지 소멸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받았다가 뺏기는’ 기분이 들 수밖에 없다. 소비자 불만이 들끓자 대한항공은 지난 연말 항공권을 살 때 마일리지와 현금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복합결제’ 제도를 오는 11월부터 도입하는 등의 개편안을 내놨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마일리지를 쌓는 게 더 어려워지고 사용가치는 떨어졌다며 ‘눈 가리고 아웅’식 대책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 측에 개편안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하기도 했다.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과 소비자들의 인식 차부터 줄여야 한다. 항공사들의 마일리지 현황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정보 공개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마일리지 활용도를 다른 포인트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마일리지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거나 판매할 수 있는 길을 넓혀 주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럼에도 ‘마일리지 100% 소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점에서 항공사 입장에서는 기대수익이 줄어들 뿐이지 ‘밑지는 장사’가 될 리는 없다. shjang@seoul.co.kr
  • [단독] 35만명 유럽 왕복 마일리지 1월 1일 소멸… 항공사만 4936억 두둑

    [단독] 35만명 유럽 왕복 마일리지 1월 1일 소멸… 항공사만 4936억 두둑

    항공사들 현황 공개 않고 수익 챙기는 셈 소비자들, 마일리지 쌓여도 쓸 곳 제한적 “보너스 좌석 있어도 내년 여름까지 매진” 국토부, 대책 없이 “항공사 영역” 팔짱만 내년 1월 1일 소멸되는 ‘국적 항공사’(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규모가 약 246억 마일리지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 35만여명이 마일리지를 활용해 유럽을 무료로 왕복할 수 있는 규모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5000억원에 육박한다. 마일리지는 항공사들이 고객에게 진 ‘빚’임에도 불구하고 항공사들은 정확한 현황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정부도 이 문제를 외면하고 있어 소비자 권익 보호는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신문이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실과 항공사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올 3분기까지 국적 항공사의 누적 마일리지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대한항공이 2조 2135억원, 아시아나항공이 7237억원으로 총 2조 937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내년 초에 소멸되는 마일리지 규모를 나타내는 ‘유동성 이연수익’은 대한항공이 3940억원, 아시아나항공이 996억원으로 모두 4936억원 수준이다. 이는 마일리지로 환산하면(1마일리지는 통상 20원) 246억 8000만 마일리지가 된다. 평수기 유럽 왕복항공권 일반석 구입에 7만 마일리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35만 2500여명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올 4분기까지 더하면 더 늘어난다. 항공 마일리지는 회계상 일종의 부채로 인식돼 재무제표상 이연수익 계정에 잡힌다. 시효가 와서 마일리지가 소멸되면 이연수익에 잡힌 부채가 항공사 수익으로 바뀐다. 내년 초 항공사들은 아무런 영업활동 없이 5000억원가량을 수익으로 챙기는 셈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 자체적으로 약관을 개정해 마일리지의 유효 기간을 10년으로 정했고, 2008년 쌓인 마일리지는 올 초 소멸됐다. 문제는 고객 마일리지는 계속 쌓여 가는데 이를 소진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보너스 좌석을 사려면 마일리지만 써야 하고, 보너스 좌석 자체가 많지 않아 유효 기간 내 소진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유효 기간이 다가오는 마일리지를 가족 이외의 타인에게 양도할 수도 없다. 대한항공은 논란이 불거지자 내년 11월부터 항공권을 구매할 때 운임의 20% 내에서 마일리지를 사용해 결제할 수 있는 방안을 포함한 마일리지 개편안을 지난 13일 제시했다. 하지만 이 개편안은 일방적으로 소비자에게 불리한 구조로 짜여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여름까지 주요 노선의 마일리지 항공권이 매진되면서 사실상 마일리지를 사용할 길조차 막혀 있다. 송 의원은 지난 4일 정부가 직접 마일리지 적립·사용 기준을 정하고 항공사들이 마일리지 적립·사용 현황을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의 항공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항공사의 사적 자치 영역을 과도하게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대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박홍수 소비자주권시민회의 문화소비자센터 팀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소비자 알권리를 위해 소멸 예정인 마일리지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면서 “마일리지 사용처를 늘리고 이미 마일리지가 소멸된 소비자를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단독] 35만명 유럽 왕복 마일리지 1월 1일 소멸…항공사만 4936억 두둑

    [단독] 35만명 유럽 왕복 마일리지 1월 1일 소멸…항공사만 4936억 두둑

    본지·송언석 의원, 항공사 재무제표 분석 항공사들 현황 공개 않고 수익 챙기는 셈 소비자들, 마일리지 쌓여도 쓸 곳 제한적 “보너스 좌석 있어도 내년 여름까지 매진” 국토부, 대책없이 “항공사 영역” 팔짱만내년 1월 1일 소멸되는 ‘국적 항공사’(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규모가 약 246억 마일리지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 35만여명이 마일리지를 활용해 유럽을 무료로 왕복할 수 있는 규모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5000억원에 육박한다. 마일리지는 항공사들이 고객에게 진 ‘빚’임에도 불구하고 항공사들은 정확한 현황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정부도 이 문제를 외면하고 있어 소비자 권익 보호는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신문이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실과 항공사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올 3분기까지 국적 항공사의 누적 마일리지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대한항공이 2조 2135억원, 아시아나항공이 7237억원으로 총 2조 937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내년 초에 소멸되는 마일리지 규모를 나타내는 ‘유동성 이연수익’은 대한항공이 3940억원, 아시아나항공이 996억원으로 모두 4936억원 수준이다. 이는 마일리지로 환산하면(1마일리지는 통상 20원) 246억 8000만 마일리지가 된다. 평수기 유럽 왕복항공권 일반석 구입에 7만 마일리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35만 2500여명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올 4분기까지 더하면 더 늘어난다. 항공 마일리지는 회계상 일종의 부채로 인식돼 재무제표상 이연수익 계정에 잡힌다. 시효가 와서 마일리지가 소멸되면 이연수익에 잡힌 부채가 항공사 수익으로 바뀐다. 내년 초 항공사들은 아무런 영업활동 없이 5000억원가량을 수익으로 챙기는 셈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 자체적으로 약관을 개정해 마일리지의 유효 기간을 10년으로 정했고, 2008년 쌓인 마일리지는 올 초 소멸됐다. 문제는 고객 마일리지는 계속 쌓여 가는데 이를 소진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보너스 좌석을 사려면 마일리지만 써야 하고, 보너스 좌석 자체가 많지 않아 유효 기간 내 소진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유효 기간이 다가오는 마일리지를 가족 이외의 타인에게 양도할 수도 없다. 대한항공은 논란이 불거지자 내년 11월부터 항공권을 구매할 때 운임의 20% 내에서 마일리지를 사용해 결제할 수 있는 방안을 포함한 마일리지 개편안을 지난 13일 제시했다. 하지만 이 개편안은 일방적으로 소비자에게 불리한 구조로 짜여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여름까지 주요 노선의 마일리지 항공권이 매진되면서 사실상 마일리지를 사용할 길조차 막혀 있다. 송 의원은 지난 4일 정부가 직접 마일리지 적립·사용 기준을 정하고 항공사들이 마일리지 적립·사용 현황을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의 항공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항공사의 사적 자치 영역을 과도하게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대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박홍수 소비자주권시민회의 문화소비자센터 팀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소비자 알권리를 위해 소멸 예정인 마일리지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면서 “마일리지 사용처를 늘리고 이미 마일리지가 소멸된 소비자를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처치 곤란 ‘아이스팩’ 전통시장에서 ‘유용’

    신선식품 배송시장 확대 등으로 급증하고 있는 ‘아이스팩’을 전통시장 등에서 재사용하는 방안이 시도된다. 11일 환경부에 따르면 연간 발생하는 아이스팩이 2억개에 달하면서 폐기량이 늘고 있다. 아이스팩은 물을 담은 친환경 팩과 고흡수성 수지가 들어간 제품으로 나뉜다. 친환경 팩은 물을 버린 후 분리배출하고, 고흡수성 수지는 종량제 봉투에 담아 내놓아야 한다. 충진물질로 많이 사용되는 고흡수성 수지는 미세플라스틱으로 하수구로 들어가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동안 가정으로 배달된 아이스팩은 처치 곤란했다. 재사용은 차치하고 배출 방법 등도 제대로 알지 못하다보니 방치됐다. 환경부와 현대홈쇼핑·서울시상인연합회·소비자시민모임이 아이스팩 재사용 활성화에 손을 잡았다. 현대홈쇼핑이 팩을 회수해 전통시장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회수했지만 정작 사용처를 찾지 못해 활성화에 제동이 걸렸다. 환경부 관계자는 “11월 육류 판매가 많은 축산시장에 아이스팩을 공급한 결과 상인들의 평가와 반응이 좋았다”면서 “상인회와 협의해 육류와 농산물 취급이 많은 시장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아이스팩 재사용 확대와 함께 장기적으로 고흡수성 수지를 사용한 아이스팩 퇴출 정책을 추진한다. 고흡수성 수지를 충진물질로 사용한 팩 제조 및 수입업자에게 폐기물 처리 비용인 ‘폐기물부담금’을 부과·징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업체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물이나 전분 등을 사용한 친환경 팩 생산으로 전환을 우선 유도하기로 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In&Out] 생활비로 쓰이는 게 문제인가/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

    [In&Out] 생활비로 쓰이는 게 문제인가/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

    여야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9일 국회 본회의에 예산안을 상정키로 했다. 예산안에는 중요한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바로 한국형 실업부조라고 할 수 있는 국민취업지원제도이다. 한국의 고용안전망은 현재 너무나 열악하다. 이제 모두의 곁에 실업의 그늘이 존재하지만 의지할 수 있는 건 반쪽짜리 실업급여뿐이다. 이제야 실업부조가 도입된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하겠다. 청년 실업이 국가적 과제가 된 지 15년이 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참 늦었지만 말이다. 2010년 창립 때부터 청년실업부조 도입을 요구해 온 청년유니온에게도 의미가 깊다. 국민취업지원제도 도입에 앞서 올해 3월부터 시행한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청년수당=현금 복지=퍼주기’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다.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은 지난해에 발표한 청년일자리대책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정책이다. 이는 사업 결과로도 나타난다. 경제적 부담이 완화된 청년들이 아르바이트 시간을 줄이고 구직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지원금이 생활비로 쓰였다는 점을 이유로 선심성 정책이라고 한다. 심지어 지난 6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청년수당을 “생활비로 써버리거나 심지어는 밥 사 먹는 데 쓰거나 하는데 그것은 있으나 마나 한 복지”라고 말했다. 청년구직자의 현실을 모르는 발언이다. 청년들은 구직 기간 동안 최소한의 생활비 외에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청년유니온이 2017년에 발표한 구직자 실태조사를 보면 월평균 지출 84만원에 필수적인 생활비가 80%를 넘는다. ‘단순 생활비 보조’가 문제이면 필요하지도 않은 교육비를 지출하라는 의미인지 황 대표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지원금의 사용처가 식비로 나타나더라도 그 의미는 대단히 복합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짚지 않을 수가 없다. 밥을 먹는다는 것이 단순히 칼로리를 채우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 스터디 모임을 진행하는 비용, 혹은 심리적 안정감을 얻기 위한 비용이기도 하다. 혹자는 ‘이런 걸 하면 청년들이 눈높이를 낮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노동시장의 현실을 외면한 채 눈높이를 이야기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설령 그게 맞더라도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충분히 전념하는 시간은 모두에게 보장돼야 하지 않을까. 이런 논란은 향후 국민취업지원제도에도 과제를 남긴다.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정책을 투자하고 돌려받는 채권자의 관점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사업의 효과 측정을 당장의 고용 성과가 아닌 권리 보장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 또한 고용서비스 전달체계 강화도 필요하다. 이러한 보완과 함께 다른 사회보장제도와의 적절한 조합으로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이 포괄적인 고용, 복지안전망 구축으로 나아가는 초석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1년 만에 6배… 전국은 지역화폐 열풍

    1년 만에 6배… 전국은 지역화폐 열풍

    정부, 발행액 4% 국비 지원하며 권장 지역 상인 매출 증가 ‘착한 소비’ 한몫 규모 커지며 지자체 재정 압박하기도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지역사랑상품권인 이른바 ‘지역화폐’ 열풍이 거세다. 3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전국 243개 지자체의 72.8%인 177곳(8월 기준)에서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올해 도입 지자체는 111곳으로 지난해(66곳)보다 무려 두 배가량 증가했다. 올해 전체 발행액도 지난해(3714억)의 6배를 훌쩍 넘는 수준인 2조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지역화폐는 특정지역에서만 통용되는 대안화폐다. 지폐, 카드, 모바일 등 형태가 다양하다. 1999년 지자체 상품권 발행에 정부 승인 규정이 폐지되면서 서울 ‘송파 품앗이’를 시작으로 등장했으나 요즘 지역화폐 바람의 근원지는 중앙정부다. 정부는 2018년 12월 ‘자영업 성장과 혁신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2022년까지 18조원 규모의 지역상품권(8조원)·온누리상품권(10조원)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지자체가 발행하는 지역화폐 발행액의 4%인 920억원을 국비로 지원하며 도입을 권장하고 있다. 지역화폐 발행 정책에 가장 적극적으로 부응한 곳은 31개 시군 전역에서 도입한 경기도다. 지난해 8월 시도지사간담회에서 지역화폐 전국도입론을 제안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도에 올해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총 1조 5905억원의 지역화폐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인구 27만명 중소도시인 전북 군산시도 지난 11월말까지 전국 목표액의 20%인 3800억원을 판매해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군산사랑상품권의 할인율은 무려 10%에 달한다. 내년에는 서울과 부산도 지역화폐 발행 대열에 합류한다. 결제 금액의 일정 비율을 할인해 주는 지역 화폐는 사용처가 지역 내 전통시장, 소상공인 점포로 국한된다는 점에서 착한 소비를 표방한다. 지역의 돈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지역 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소비를 촉진해 골목상권을 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대형마트와 백화점, 유흥·사행업종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지역 상인들은 매출이 오르니 시장 반응은 좋다. 경기도는 전역에서 지역화폐를 도입한 지 6개월 만인 지난 9월 말 기준 총 2066억원을 발행해 올해 목표액 1397억원의 1.5배 실적을 냈다. 이 중 카드형으로 결제된 874억원은 일반음식점, 슈퍼마켓 등 대부분 골목상권이나 영세 소상공인에게 풀려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춘천시는 2017년 1~8월 지역화폐 판매액 대비 지역 내 매출이 3.75배 상승했다. 반면 지역화폐 할인율 예산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부담하는 것이어서 발행 규모가 클수록 재정압박은 심해진다는 부정적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시행 초 할인율이 높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인천 e음카드는 재정부담 때문에 할인율을 낮춘 상태다. 인천시는 지난 10월 말 인천e음카드 캐시백 지급한도를 월 10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낮추고 할인 요율도 6%에서 3%로 축소했다. 월 최대 6만원이었던 캐시백이 9000원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인천 최초 지역화폐인 강화사랑상품권은 손실충당금은 늘었지만 지역 경제활성화 효과는 적다는 분석이 나와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곽병찬 칼럼] 우리 안의 적들

    [곽병찬 칼럼] 우리 안의 적들

    지난 10월 19일 주한미국대사관저에 침입한 대학생들이 해리 해리스 대사를 1차 타깃으로 삼은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14일 10차 방위비 분담금 협정 마지막 협상이 결렬되자 26일 청와대를 방문해 최후통첩을 날린 장본인이다. “최소 10억 달러, 유효기간 1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 올해는 국회 정보위원장, 국방위원장 등을 불러들여 분담금을 올해보다 5배 이상 더 내라고 윽박질렀다. 11차 협정은 지금까지 3차례 회의가 열렸지만 결렬됐다. 3차 회의에서 한국이 미국 쪽의 요구를 거부하자 미국 협상단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결렬을 선언하고 퇴장했다. 제임스 드하트 협상대표는 기자회견을 자청, “한국 쪽의 제안이 공정하고 공평하지 못하다”, “한국의 새로운 제안을 기다리겠다”고 혼잣말하듯 내뱉고는 떠났다. 사실 미국의 요구는 분담금 규모도 문제지만 사용처가 더 큰 문제다. 주한미군의 수당과 군무원 인건비 그리고 미군 가족 지원까지 요구하는 것은 터무니없다. 하지만 이것은 약과다. 새로 추가한 작전지원비는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의 틀과 정신을 엎어버리는 것이다. 한반도 주변에서의 전략무기 전개 비용, 주한미군의 순환배치 비용, 그리고 주한미군을 한반도 역외지역 작전에 투입하기 위한 작전준비태세 비용 등이 그것이다. 식민지가 아닌 이상, 미국의 안보이익과 패권 전략 차원의 군사 활동을 지원할 순 없다. 미국의 이런 요구는 이른바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돼 있다. 트럼프는 전 행정부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을 이른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정책’으로 전환했다. 일본에 있는 태평양사령부의 명칭을 인도태평양사령부로 변경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이 정책은 군사와 경제협력 두 분야로 구성된다. 미 국방부는 지난 6월 ‘인도·태평양전략보고서’를 발간했고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10월 5일 아세안정상회의가 열리던 태국의 방콕에서 경제협력 증진 구상인 ‘푸른 점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푸른 점’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맞서기 위한 것이지만 속 빈 강정이다. ‘인도·태평양 정책’의 골격은 군사 전략이다. ‘인도·태평양 정책’의 요체는 북태평양에서부터 인도 서부해안까지 중국의 도전과 진출을 막아 이 지역에서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핵심 전략이 군사적 준비태세 강화와 한미일 등 이 지역 국가 간의 다자협력 증진이다. 준비태세 등에 드는 비용을 이 지역 동맹국들에 넘기도록 하고 있다. 동맹국의 돈을 들여서 미국의 패권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다자협력 증진에는 동맹국 간의 군사정보 공유의 강화가 포함돼 있다. 미국이 한국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의 유지를 강력히 재촉한 것이나 특별협정의 성격과 틀을 바꾸고 분담금을 대폭 증액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 전략의 일환이다. 데이비드 스틸웰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지난 6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났을 때 현안인 지소미아,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언급하지 않고 인도·태평양 전략의 동참만 강조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인도·태평양 정책’에 이미 포함돼 있는데, 굳이 한국민을 자극할 이유는 없다. 미국의 목표는 자명하다. 분담금 폭탄 증액 외에도 한국을 미국 패권전략 수행의 병참기지로 못박아 버리는 것이다. 식민지가 아니고서야 생각할 수 없는 일이지만 더 큰 문제는 우리 국민과 국가가 감수해야 할 위협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군의 수족 노릇을 하는 한국에 대해 중국이 어떤 태도를 보일까. 그 파국적 위험성은 이미 ‘사드 사태’ 때 경험했다. 군사적으로는 몰라도 경제적으로 생존의 위기에 몰릴 수 있다. 미국이 다시 주한미군 철수로 압박하더라도 지난해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선택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치권과 언론의 수구집단은 오히려 정부를 향해 총질을 한다. 자유한국당은 국회 차원의 ‘방위비 분담금 문제의 공정한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을 무산시켰다. 황교안 대표는 미국의 의중을 받들어 지소미아 종료 반대 단식투쟁까지 했다. 보수언론은 알 수 없는 ‘소식통’을 이용해 미국과 일본 대신 우리 정부를 협박한다. 한동안 미국이 한국 대권의 향배를 좌우하던 때가 있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만 해도 민정당 대통령 후보가 되자마자 미국으로 달려갔었다. 전통을 잇는 것이야 말릴 수 없지만, 나라를 백척간두로 내몰면서까지 할 일은 아니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고등군사법원장에 ‘뇌물 혐의’ 군납업자 영장 기각

    고등군사법원장에 ‘뇌물 혐의’ 군납업자 영장 기각

    법원 “증거인멸·도망 염려 없어”이동호 전 고등군사법원장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 군납업자가 구속 위기를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식품가공업체 대표 정모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가진 뒤 “사안이 중하나 현 단계에서 증거인멸 또는 도망 염려 등과 같은 구속사유의 존재와 구속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신 부장판사는 “수사 개시 경위, 피의자 신문 등 수사 진행 경과, 범죄혐의 관련 피의자의 수사기관 진술 내용, 피의자와 제보자 등 관련자의 관계, 군납 비리 관련 부당이익의 실질적 규모, 횡령 관련 피해자 회사의 지분 구조, 횡령 관련 자금의 실제 사용처 확인 여부, 피의자의 직업, 가족관계, 주거현황 등을 고려했다”며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이날 정씨의 심문은 오전에 예정됐다가 정씨 측이 오후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심문이 오후로 변경됐다. 2007년부터 군에 어묵 등 식품을 납품해 온 정씨는 편의를 대가로 이 전 법원장에게 1억원 상당의 뇌물을 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정씨가 이 전 법원장 외 인물에도 금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영장청구서에 이 내용을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정씨가 회삿돈을 빼돌리고 군납 사업 가운데 일부가 자격없이 이뤄진 정황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강성용)는 지난 25일 뇌물 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 혐의를 적용해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씨로부터 금품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는 이 전 법원장은 지난 21일 구속된 뒤 이튿날인 22일과 25일 두 차례 검찰에 소환돼 추가 조사를 받았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하나금융 협업 덕분에 새 프로그램 시험·상용화”

    “하나금융 협업 덕분에 새 프로그램 시험·상용화”

    “딥러닝 계산 플랫폼 최적화 기술 개발 정부가 나서 기술 사용처 찾아줬으면”“하나금융그룹과 1년 넘게 협업해 세계 어디에 내놔도 인정받을 수 있는 기술을 만들었습니다.” 신정규(38) 래블업 대표는 2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3월 KEB하나은행의 ‘원큐 애자일 랩’ 스타트업으로 선정된 뒤 받은 가장 큰 지원은 하나금융그룹이라는 대형 고객을 만나 새 프로그램을 시험하고 상용화할 수 있었던 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래블업은 인공지능(AI)의 한 분야인 딥러닝(학습을 통해 생각하는 컴퓨터)에 쓰이는 계산 플랫폼을 최적화하는 기술을 만든다. 빅데이터 처리와 AI 계산의 기본인 행렬 계산에 쓰이는 그래픽카드(GPU)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발전시키고 있다. 신 대표는 “개인용 컴퓨터에 들어가는 그래픽카드는 보통 50만~60만원인데 금융사 등 엄청난 데이터를 돌리는 기관에서는 1개에 1000만원이 넘는 걸 쓴다”며 “비싼 그래픽카드에서 더 많이 계산하고, 더 싸게 데이터를 돌리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기반이 없는 스타트업은 주로 연구소나 대학 등 소규모 사용자를 대상으로 새 기술을 시험한다. 기술발전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래블업은 지난 1년 8개월간 하나금융그룹과 협업해 금융사에서 실제로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알게 됐고, 이를 기반으로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였다.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들은 딥러닝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래블업 기술을 활용, 그래픽카드의 용량을 최적화해 더 싸고 빠르게 데이터를 돌릴 수 있게 됐다. 2015년 래블업을 창업한 신 대표는 그동안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느꼈던 가장 큰 어려운 점으로 투자 유치를 꼽았다. 신 대표는 “딥러닝 계산 플랫폼은 국내시장이 작아 전 세계를 타깃으로 하는데, 미국 투자자들은 투자 조건으로 미국에 지사를 두거나 아예 본사를 미국으로 옮기라고 요구한다”며 “이런 이유로 미국 회사가 된 국내 스타트업도 많다. 국내 투자 유치가 어려운 점이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그는 “미국은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해 스타트업의 가치를 높게 보는데, 국내 투자자들은 내수시장을 크지 않다고 여기는 데다 기업 가치를 낮게 보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정부와 금융사들이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챙겼으면 하는 부분도 콕 집어 부탁했다. 이른바 ‘기술 코디네이터’다. 신 대표는 “스타트업은 기술만 만들 줄 알지 이 기술을 어디에 써야 빛을 볼지는 모른다”며 “자동차를 처음 개발했다고 치면 바퀴를 4개 달아 앞으로 가는 것만 생각하지 자동차를 어디에 어떻게 써야 성공할지는 모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는 스타트업이 개발한 혁신 기술의 사용처를 찾아 주는 기관이나 전문가가 없다”며 “정부와 시중은행이 스타트업에서 새 기술이 나왔을 때 금융사는 물론 병원 등 특정 분야에 어떻게 쓰이면 좋을지 찾아 기술의 가치를 더 높여 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뇌물 혐의’ 이동호 전 고등군사법원장, 구속 이튿날 검찰 소환

    ‘뇌물 혐의’ 이동호 전 고등군사법원장, 구속 이튿날 검찰 소환

    구속 수감 12시간 만에 검찰 출석금품 사용처 등 추가 조사 진행 차원식품가공업체 정모씨도 같은날 소환군납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이동호 전 고등군사법원장이 22일 검찰에 소환됐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강성용)는 이날 이 전 법원장을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이 전 법원장은 전날 오후 10시쯤 구속 수감된 뒤 약 12시간 만에 검찰에 출석한 것이다. 송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전 법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앞서 이 전 법원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이 전 법원장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군납업체로부터 받은 돈의 사용처와 직무 관련성 등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이 전 법원장은 최근 수년간 경남지역 식품가공업체 대표 정모씨로부터 군납사업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받고 1억원에 가까운 금품과 향응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도 이날 검찰에 소환됐다. 이 전 법원장은 1995년 군 법무관으로 임관해 국군기무사령부 법무실장, 고등군사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뒤 지난해 12월 군 최고 사법기관 수장인 고등군사법원장에 취임했다. 국방부는 검찰이 지난 5일 강제수사에 착수하자 이 전 법원장을 직무에서 배제했다가 지난 18일 파면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여의도 특급작전… 지자체 “超슈퍼예산 잡아라”

    여의도 특급작전… 지자체 “超슈퍼예산 잡아라”

    울산, 대책반 꾸려 의원 동향 파악 충북지사, 국회카페가 집무실 ‘올인’ 충남 캠프 차리고… 광주 TF팀 상주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내년 500조원 규모의 슈퍼예산안 확정을 앞두고 예산 확보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6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국회는 이달 말까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본회의를 열고 내년 예산 513조 5000억원을 확정한다. 국가예산사업은 정부와 지자체 매칭인 국고보조사업과 국가에서 시행하는 국가시행사업으로 구분된다. 대부분 지자체들은 재정자립도가 약하기 때문에 국가 예산을 한 푼이라도 더 따내야 지역개발이 가능한 입장이어서 연말마다 예산 경쟁이 치열하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날 국회 예결위 관계자들을 만나 예산 통과 협조를 요청했다. 울산시는 올해 2조 1500억원보다 1조원가량 늘어난 3조원대의 국가예산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최근 두 차례 국회를 방문한 데 이어 오는 12일에도 국회 예결위원장과 예결위 여야 간사, 지역 국회의원 등을 만날 예정이다. 앞서 최영만 사무관을 반장으로 한 국회대책반을 지난달 28일부터 가동해 국가예산과 관련한 국회 및 의원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관계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 국회의원들도 예산을 끌어가기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국회 커피숍을 지사집무실로 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회 활동에 올인하고 있다. 6일에도 국회 식당에서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한 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예결위원회 간사, 국회의원 보좌진 등을 잇달아 만나 충북 현안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도 관계자는 “내년 예산이 국회를 통과할 때까지 이 지사와 국비 확보 담당 직원들이 매주 한두 번씩 국회를 방문할 예정”이라면서 “충북은 성실함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도 국비전략팀장 등 3명은 강훈식 국회의원(아산)의 여의도 회의실을 빌려 ‘국회 캠프’를 차렸다. 숙소도 여의도에 잡아놓고 지난달 28일부터 활동하고 있다. 행정·문화체육부지사와 각 실·국장도 수시로 국회에 들러 도움을 요청한다. 관계자는 “자치단체 간 경쟁이 워낙 치열해 힘들 때는 도지사가 예산 실세와 만나도록 주선한다”고 귀띔했다. 전북도와 정치권은 지난달 31일 예산정책협의회를 통해 올해 정기국회에서 성사시켜야 할 사업과 과제를 논의했다. 광주시도 국비 전략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소속 직원 3명을 지난달 25일부터 서울에 상주시키고 있다. 김준 울산시민연대 시민감시팀장은 “내년도 예산안은 사상 처음 500조원을 넘긴 슈퍼 규모인 만큼 쓰기에 따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이 될 수도 있다”면서 “균형을 잡고 분명한 사용처와 액수를 정해 분배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국세청 ‘연말정산 미리보기’ 오픈…산후조리원 비용도 의료비 공제

    국세청이 내년 연말정산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미리 계산해 볼 수 있는 ‘연말정산 미리보기 서비스’를 30일부터 제공한다. 연말정산 미리 보기 서비스는 국세청 홈텍스에서 공인인증서로 접속하면 된다. 올해 달라진 세법에 따라 계산이 이뤄져 전년도 신고 금액으로 미리 채워 놓은 공제 항목에다 부양가족 수와 각종 공제금액을 수정 입력하면 연말정산 금액을 미리 가늠할 수 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액 계산도 가능하다. 국세청은 카드사로부터 제출받은 1∼9월분 신용카드·직불·선불카드 등의 결제 금액을 일반, 도서·공연·박물관·미술관, 전통시장, 대중교통 등 사용처별로 구분해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10~12월 사용할 금액과 총급여를 입력하면 공제 금액과 예상세액이 자동 계산된다. 신용카드 공제율은 15%, 직불카드·선불카드·현금영수증은 30%다. 또 전통시장 사용액·대중교통 이용액은 40% 공제된다. 이와 함께 항목별 절세 방법과 지난 3년간의 신고 내역, 세 부담 증감 추이와 실제 세 부담률 자료도 볼 수 있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10~12월 재무계획을 세워 볼 수 있다. 올해부터 총급여 7000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올해 7월 1일 이후 박물관·미술관 입장료를 신용카드로 결제한 경우 30%의 소득공제율이 적용된다. 산후조리원 비용도 출산 1회당 200만원까지 의료비 세액 공제가 가능해졌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연말정산 ‘미리보기’ 오늘부터…산후조리원비도 소득공제

    연말정산 ‘미리보기’ 오늘부터…산후조리원비도 소득공제

    연말정산 소득공제액을 확인할 수 있는 미리보기 서비스가 30일 시작됐다고 국세청이 밝혔다. 국세청 홈택스(https://www.hometax.go.kr) 홈페이지에 공인인증서로 접속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연말정산 미리보기는 개정 세법에 따른 소득공제 금액과 예상세액을 자동 계산해주는 서비스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먼저 근로자가 결제수단·사용처별로 10~12월 사용했거나 사용 예정인 액수와 총급여액을 입력해야 한다. 그러면 이 정보에 지난해 신고된 정보를 더해 개정된 세법을 적용한 올해 소득공제 금액이 자동 산출되는 식이다. 이에 더해 계산된 예상세액을 토대로 각각의 근로자에 맞는 절세 팁, 유의사항도 제공된다. 이와 더불어 박물관·미술관 입장료도 소득공제 대상에 추가됐다. 총급여 7000만원 이하인 사람이 7월1일 이후 박물관·미술관 입장료를 신용카드로 결제할 경우 30%의 소득공제율이 적용된다. 같은 소득 근로자에 대해 산후조리원 비용도 의료비 세액공제에 추가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경기지역화폐는 경제를 살리는 ‘착한화폐’...발행목표치 1.5배 초과

    경기지역화폐는 경제를 살리는 ‘착한화폐’...발행목표치 1.5배 초과

    경기도 지역화폐가 도내 31개 시군에서 본격적으로 발행된 지 6개월 만에 전체 발행 실적이 목표치를 1.5배 가량 초과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9일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 3분기까지 도민이 지역화폐를 직접 구매한 ‘일반발행’ 액수는 2066억원으로 발행 목표치 1379억원의 149.8%에 달했다. 올해 4월 1일부터 31개 시군 전역에서 확대 발행된 점을 고려하면 짧은 기간에 ‘돌풍’ 수준의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도는 평가했다. 월별로는 4월 107억원, 5월 268억원, 6월 244억원, 7월 284억원, 8월 348억원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지난 9월 634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6~10%를 추가 지급하는 인센티브 혜택과 사용 편의성 등에다 전 시군 순회 홍보투어인 ‘경기지역화폐 방방곡곡 데이트’와 도민 설명회, 국회 토론회 등 다양한 홍보 활동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시군별 발행액은 부천이 182억여원으로 가장 많고 동두천이 7억여원으로 가장 적었다. 발급 형태별로는 카드형이 1254억원으로 가장 많고, 지류(종이)형 509억원, 모바일형 303억원 등이었다. 청년기본소득과 같은 정책사업 수당으로 지급하는 정책발행분을 제외한, 일반발행분 중 실제 사용액은 76.6%인 158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카드형 지역화폐’로 결제된 874억원의 사용처를 분석한 결과, 일반한식점이 23.7%(206억원)로 가장 많았고, 이어 슈퍼마켓 7.4%(64억원), 서양음식점 6.1%(53억원), 보습학원 5.6%(48억여원) 등의 순이었다. 이밖에 정육점, 미용원, 스낵, 제과점 등 소상공인 업종이 상위 30개 업종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골목상권 활성화라는 취지를 훼손하는 부작용이 우려됐던 편의점에서는 5번째로 많은 4.5%(39억원)가 사용됐다.도는 “지역화폐를 대형마트나 SSM(기업형 슈퍼마켓), 유흥업소에서 사용할 수 없는 점, 연간매출액 10억원 이하 업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지역화폐 사용액 대부분이 골목상권이나 영세소상공인에 풀린 것으로 보인다”며 “도민이 자발적으로 지역화폐를 구매해 골목상권에서 사용하는 선순환 구조가 조기에 안착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역화폐가 가장 활성화된 곳이 경기도”라며 “소비자들의 생활비 6~10%(인센티브)를 아껴주고 소상공인, 자영업자, 골목상인들의 매출을 올려주며 돈이 돌게 해 경제도 살리는 착한 화폐”라고 강조했다. 오후석 경기도 경제실장은 “지역사랑상품권의 본래 기능에다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보호 등의 목적도 겸하는 정책”이라며 “소상공인이 선도하고 시민사회가 후원하는 지역사회 운동으로까지 확대 발전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0회] “언론의 관심을 돌리고 청와대의 환심을 사라?” 행정처의 위기대응 안팎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0회] “언론의 관심을 돌리고 청와대의 환심을 사라?” 행정처의 위기대응 안팎

    2016년 4월 드러난 ‘정운호 게이트’ 사건은 그해 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게 되기까지 일종의 ‘나비효과’로 여겨졌다.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도박사건을 맡은 뒤 50억에 달하는 수임료 문제로 폭행사건까지 일어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와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지낸 홍만표 변호사 등이 연루된 법조 비리로 사건이 커졌고, 당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까지 얽히면서 미르·K스포츠재단의 문제점이 드러나며 결국 국정농단 사건이 알려졌다. 그런데 정운호 게이트는 국정농단 뿐 아니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서도 한 축으로 등장한다.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와 김수천 당시 부장판사가 연루되면서 사건이 돌연 대형 법조비리 사건으로 번졌다. 양승태 사법부는 위기에 놓인 법원을 보호하기 위한 갖가지 방안을 모색한다. 양 전 대법원장의 공소장에 검찰은 ‘부당한 조직 보호’라고 지적했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39회 재판에는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 심의관을 지낸 최누림 대구지법 포항지원 부장판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증인으로 출석한 문성호 판사와 함께 근무했다. 정운호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확대되면서 일부 법관들의 비리 수사로 이어지자 법원행정처는 그야말로 비상이었다.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은 2016년 5월 기획조정실과 사법정책실 심의관들에게 수사와 관련된 여러 문제점이나 대응방안을 검토하도록 했다. 서울중앙지법 법관들에게는 정운호 게이트 관련 사건에 대한 영장정보를 빼내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행정처에 영장 정보 등을 유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을 지낸 신광렬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영장전담 법관이던 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도 피고인으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 ●‘정운호 게이트’ 터지자 행정처 ‘비상’…심의관들 “언론 관심을 검찰로 돌려야” 심의관들이 모인 카카오톡 대화방에서도 관련된 언론보도 내용을 수시로 공유하며 수사상황을 교류하느라 분주했다. “최대한 방향을 검찰로. 물론 검찰은 우리 공격 준비 중”, “정운호 관련 수사 축소로 관심을 돌리는 방법도 있겠네요”, “정운호 수임료가 천문학적 규모의 현금, 수표로 출처도 모두 확인 필요”, “(횡령 정황에도 도박만 수사했다는 언론보도 기사 링크와 함께) 좋은 기사입니다” (이상 2016년 4월 27일~5월 2일 행정처 심의관들의 카카오톡 대화)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심의관들의 카카오톡 대화를 가리켜 “심의관들이 정운호 게이트에 대한 언론의 관심을 검찰로 돌리는 방안을 강구한 것인가“ 최 부장판사에게 물었다. 최 부장판사가 검찰 조사에서도 그런 취지로 발언해 진술조서에 담겨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최 부장판사는 “그런 (방안을 강구한) 적 없다”, “그런 취지로 증언한 적 없다”고 답했다. “언론기사를 함께 스크랩하며 언론의 관심을 검찰로 향하게 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는데 그럼 이런 스크랩은 왜 한 건가?”라는 물음에는 “당시 법조계 최대 현안이었고 법원에 대한 내용이어서 주요 이슈에 관한 기사를 공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정처에서 대응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지도 않았다고 최 부장판사는 강조했다. 그는 심준보 당시 사법정책실장이 총괄한 TF에 팀원으로도 활동하지 않았냐는 검찰의 물음에 “TF를 발족한 적 없다”면서 “각 실국별로 제도개선안을 전부 기획조정실에서 취합한 뒤 관련 실무 심의관들이 모여서 토의한 적이 있다. 이후 5월 말이나 6월 초쯤 심 전 실장을 중심으로 정책개선 방향을 법원장회의나 대외적으로 공표할 것을 전제로 논의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최 부장판사는 당시 자신을 비롯한 심의관들이 검토한 것은 검찰 수사를 막기 위한 방안이 아닌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된 사법 관련 제도개선안이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대화 뿐 아니라 행정처 보고서에서도 언론의 관심을 돌리는 방안들이 거론됐지만 별로 중요하지 않은, 보고서에만 작성된 방안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김민수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당시 기획조정심의관)는 2016년 5월 12일자 ‘정운호 사건 관련 대응방안’ 보고서 초안을 작성해 최 부장판사에게 보내며 “차장님께서 우리 심의관들의 활발한 의견 교환을 주문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도 최 판사는 “제도개선 방안에 대한 토의를 요청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에는 ‘홍만표 변호사가 관여한 형사사건 중 부적절한 기소가 의심되는 사건을 적극 발굴해 진보 언론에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그러나 최 부장판사는 “해당 문서는 거의 제도개선안을 다룬 것으로 검사가 말한 내용이 앞에 일부 기재된 건 사실이지만 저희는 뒷부분에 있는 제도개선안에 대해서만 의견을 나눴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판사는 앞서 이 재판의 증인으로 나와 5월 12일자 ‘정운호 사건 관련 대응방안’ 보고서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고 전 대법관의 주재로 열린 실장회의를 거쳐 양 전 대법원장에게도 보고됐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 부장판사는 “저는 아는 바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최 부장판사는 정운호의 상습도박 사건의 증거기록을 무단으로 열람하기도 했다. 5월 13일 처장 주재 실장회의에서 정운호 사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들이 논의된 뒤 최 부장판사는 ‘2012년 6월 마카오 320억 도박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했다. 증거기록을 열람·분석해 정운호의 과거 마카오 도박 혐의가 누락된 채 기소됐다는 등 검찰의 수사와 관련된 의혹을 찾아낸 내용인데, 심 전 실장이 김현석 당시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에게 부탁해 정운호의 상고 취하로 검찰에 반환됐어야 할 증거기록을 최 부장판사가 보게 된 것이다. 이후 최 부장판사가 작성한 보고서의 결론은 검찰 수사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모인다.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이런 보고서를 작성했냐는 검찰의 질문에 최 부장판사는 “아니다”라면서 재판 과정에 조금 의아한 점이 있었는데 언론에서 먼저 정씨 기소 범위가 이상하다는 의혹 보도를 했고 증거기록을 보다 보니 의문스러운 점이 있어서 정리하게 됐다고 다른 답변들보다 훨씬 길게 보고서를 쓴 이유를 설명했다. ●증거기록 무단 열람한 뒤 ‘정운호 수사 문제점‘ 보고서로 검찰 수사 부당성 지적 2016년 8월 중순을 넘어서자 법관들을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임 전 차장은 최 부장판사에게 정운호 수사에 대한 문제점을 정리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했고 최 부장판사는 ‘6대 문제점’을 정리한 뒤 문제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방안들을 보고서에 담았다. 수사 과정 시 업무상 횡령 혐의사실을 조사했는지를 재판의 피고인신문에서 묻고, 마카오 320억 도박 혐의를 기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재판부가 검찰에 석명을 요구하거나 횡령금의 구체적 사용처 확인을 위한 상습도박 기록 송부 촉탁 및 선행조사 등의 방안들이 적혀 있었다. 홍만표 변호사 사건에 대해서는 통신기록 사실조회, 검찰청 출입기록 사실조회 등이 적혔다. 검찰이 “행정처가 재판부에 석명 및 직권조사를 하게 해서 결국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드러내려는 취지였느냐” 물었다. 그러자 최 부장판사는 “행정처가 아니고 임 전 차장이 이 내용들을 불러줬다”면서 “본인 업무수첩에 긴 노란색 포스트잇에 목차가 있었고 앞에 나온 건 다른 문건을 주셨다. 제가 거기에 대해 듣고 나서 다소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자 ‘왜 그러느냐’고 물으셨고, 거기에 대해 저는 ‘현실성 없는 두 가지 방안 다 검토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임 전 차장은 ‘현실성 없는 방안이지만 토의용으로 논의만 하는 거다. 논의만 하려고 하니 빨리 정리만 해서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앞서 지난 11일 법정에 증인으로 나온 심 전 실장(서울고법 부장판사)은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최 부장판사의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하거나 관여했냐는 점을 거듭 물었다. 증거기록을 열람하도록 한 것도 자신이 지시한 것이 아니라 최 부장판사가 먼저 와서 “기록을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심 전 실장이 모른다는 입장을 반복하자 검찰은 “이 법정에 나와 증언한 심의관들은 당시 일이 너무 많아서 시키는 일만 하기에도 너무 격무에 시달렸다고 하는데 최누림 판사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스스로 했다는 건가?“라고 묻기도 했다. 그러자 심 전 실장은 “최 판사가 굉장히 별종이라는 걸 알고 본다면 이상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답했다. 정운호 게이트가 불거지기 몇 달 전, 양승태 사법부가 헌법재판소와 최고 사법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는 사건에서도 최 부장판사의 이름이 등장한다. 문 판사가 검토하기도 했던 헌재의 한정위헌 관련 사안들에 대해 임 전 차장이 최 부장판사에게도 지시를 한 것이다. 2015년 11월 8일 임 전 차장은 두 페이지 정도 분량의 기초자료와 함께 헌재에서 진행 중인 현대차 노조 사건 관련 내용을 건네면서 헌재가 위헌성 여부를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한정위헌은 법률의 위헌성을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에 대한 법원의 해석의 위헌성을 심판하는 것이다. 2010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의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조합 간부들은 정리해고를 이유로 정식 쟁의절차 없이 잔업과 휴일특근을 거부해 사업장에 약 3억원의 손해를 발생시킨 혐의(업무방해) 재판에 넘겨져 2012년 7월 12일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그런데 이들이 형법상 업무방해죄 규정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고, 행정처에서 헌재 내부 정보를 파악한 결과 한정위헌 결정이 날 가능성이 높았다. 법원 판단이 이뤄진 사건에 대해 헌재가 다른 결론을 내릴 경우 대법원 판단이 위헌이라고 지적받는 모양새가 되는 것이니 행정처로서는 헌재의 결정을 최대한 막으려 했을 것이라고 검찰은 보고 있다. ●“임종헌, ‘국정운영 저해’ 표현 추가 지시… ”여당, 여권 쪽에 전달할 설명자료“ 최 부장판사는 지시를 받은 그날 바로 ‘업무방해죄 관련 한정위헌 판단의 위험성’ 보고서를 작성해 임 전 차장에게 보냈다고 한다. 그렇게 빨리 작성해서 보고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용이 결국 임 전 차장이 불러준 것을 그대로 “타이핑했을 뿐”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가 작성한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들이 있다. ‘헌법재판소가 한정위헌 결정을 하게 된다면 이는 대법원의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률해석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최초의 사례로 사법기관 갈등을 부추겨 대법원·헌법재판소의 정면충돌을 초래‘, ‘법적 안정성, 질서안정 핵심인 사법기관 갈등 → 국정 안정의 저해요소로 작용할 것’, ‘국민의 입장에서 극심한 불안과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 또 ‘다른 소제목 아래에는 ‘업무방해죄에 대한 한정위헌 논리는 민주노총·민변의 숙원으로 광복 후 70년간 일관된 ‘위력’의 개념에 관한 해석을 부정하는 것으로 법치주의를 훼손’, ‘불법파업을 업무방해죄로 처벌하지 못한다면 형사처벌 공백이 발생하고 불법파업이 폭증하여 산업계·재계의 부담’이 급증하고 국가 경제가 급속히 악화’라는 내용이 담겼다. 최 부장판사가 보고서를 작성한 뒤 자신의 상급자인 한승 당시 사법정책실장에게 먼저 보고서를 보낸 뒤 임 전 차장에게 메일로 보고서를 전달했다. 이후 두 사람 모두에게 수정 지시가 왔고 자신이 작성한 초안에 없던 내용을 두 군데 추가했다고 한다. 한 전 실장으로부터는 ‘대법원은 과거 업무방해죄 처벌범위가 너무 넓다는 비판을 수용해 전격성, 중대성을 추가해 적용범위를 축소시켰음’이라는 표현을 추가하라고 지시했다고 최 부장판사는 설명했다. 과거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례를 요약한 내용이다.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임 전 차장은 수정 주문사항이 더 많았다. 최 부장판사는 우선 임 전 차장이 법률적인 부분을 대폭 줄이고 산업계나 재계 등 대외적으로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강조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통계자료 등을 반영하라고 해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 통계를 집어넣었다고도 말했다. 특히 임 전 차장은 ‘국정 안정의 저해요소’라는 표현을 더하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최 부장판사는 언급했다. 보고서 초안에서부터 담긴 ‘파업공화국’ 등의 표현 역시 임 전 차장이 불러준 내용이라고 했다. 과연 이런 보고서는 왜 만들어졌을까. 이 문건은 기존의 행정처 내부 문건과는 양식부터 달랐다. 제목표시줄과 그 아래 작성 날짜와 작성자가 명시된 내부 문서와 달리 이 문건에는 작성일자와 작성자가 표시되지 않았다. 글씨체와 문서 양식도 달랐다. 최 부장판사는 “대외기관에 전달하기 위한 문건에는 통상 작성일자와 작성자를 기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검찰 수사 결과 이 문건은 곽병훈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전달됐다. 임 전 차장이 “청와대에 전달할 보고서”라면서 작성을 지시했는지를 두고 법정에서 약간의 혼선이 오갔다. 검찰은 최 부장판사가 검찰 조사에서 “임종헌으로부터 ‘청와대에 전달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며 조서를 공개했다. 그러나 최 부장판사는 단호하게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면서 “(심의관을 지낸) 2년 동안 청와대나 BH에 전달할 것이라는 말을 들은 적은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임 전 차장이 이 보고서를 누구에게 전달하기 위해 줬다고 들었느냐는 물음에는 “여당이나 여권 측이라고 검찰 조사에서도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다만 보고서가 양 전 대법원장에게도 보고가 됐는지, 어떤 경위로 청와대에 전달됐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이와 관련, 당시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반대신문을 통해 행정처에서 대외기관에 전달하기 위해 작성하는 보고서는 해당 기관의 특성에 맞게 방향성을 조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의 공소장에 임 전 차장이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으로 인해 불법파업에 대한 형사처벌 공백이 발생해 결국 국가 경제가 급속히 악화될 것이라는 내용 등 청와대의 환심을 살 수 있는 문구들을 다수 포함시켜 청와대 설명용 문건을 작성하여 보고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고 돼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 부장판사도 이 같은 취지의 변호인 질문에 “그렇다”고 호응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항공사, 고객 마일리지 대가로 제휴사에 받은 돈 세금 안 내도 돼”

    “항공사, 고객 마일리지 대가로 제휴사에 받은 돈 세금 안 내도 돼”

    1심 “금전적 가치 있어 과세 대상인 금전 대가”2심서 뒤집혀 “에누리액이라 과세 대상 아니다”아시아나항공에 7년간 부과된 부가세 79억 무효 신용카드사 등 제휴사가 제휴 마일리지 사업 과정에서 항공사에 지급한 돈에 대해 항공사가 부가가치세를 낼 필요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1심은 제휴 마일리지를 위해 지급한 돈에 대해 ‘금전적 대가’로 보고 세금 부과 대상이라고 판단했지만, 2심은 ‘직접 깎아 준 돈(에누리액)’이므로 세금을 매길 수 없다고 봤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5부(부장 배광국)는 아시아나항공이 강서세무서를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제휴 마일리지 제도는 카드사 등이 고객의 거래 실적을 항공사에 통보해 마일리지를 적립하도록 하고 쌓이는 마일리지만큼의 돈(정산금)을 항공사에 미리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고객이 제휴 마일리지를 사용하면 항공사에서는 적립해 둔 마일리지 계좌에서 이를 차감하되, 사용하지 않고 소멸하더라도 제휴 카드사 등에 정산금을 돌려주지는 않는다. 쟁점은 이런 제휴 마일리지의 성격을 무엇으로 보느냐였다. 부가가치세법과 대법원 판례 등은 마일리지를 적립해 준 사업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는 마일리지(자기적립 마일리지)를 이용해 소비자가 결제한 경우는 사업자가 깎아 준 돈이므로 부가세를 매기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며 직접 지급한 금액에만 부가세를 물리고, 에누리액은 과세에서 제외하는 법규와 해석에 따른 것이다. 예를 들어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 마일리지를 쌓은 고객이 다음에 다시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면서 마일리지로 결제하면 과세 대상이 아니다. 반면 한 사업자에게서 쌓은 마일리지를 다른 사업자에게 사용한 경우에는 과세 대상으로 삼는다. 이 경우 마일리지를 적립한 사업자(예를 들면 카드사)가 사용처(아시아나항공)에게 그만큼을 보전해주기 때문에, 사실상 현금 거래와 마찬가지라는 논리다. 카드 사용에 따른 적립액을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면서 사용하는 제휴 마일리지에 대해 1심은 에누리액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1심은 제휴 마일리지의 성격에 대해 “지급 과정이 우회적이라 하더라도, 제휴사(카드사)가 자신의 부담으로 고객을 대신해 아시아나항공에 용역(항공편 탑승)의 대가로 지급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제휴사로부터 고객이 적립한 마일리지에 해당하는 정산금을 현금으로 무조건 받고 있으므로, 아시아나항공의 입장에서 제휴 마일리지는 ‘금전적 가치가 있는 것’에 해당한다”면서 “결국 고객에게 제공하는 용역에 대해 금전으로 대가를 받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를 에누리액으로 보는 것은 실질과세 원칙상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밝혔다. 그러나 2심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제휴사가 주는 정산금은 별도로 체결된 계약에 터 잡아 지급된 것일 뿐, 아시아나항공이 고객에 용역을 공급해서 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특히 고객이 사용하지 않은 채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이 지나도 정산금을 제휴사에 반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를 용역 제공과 직접적 관련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재판부는 봤다. 재판부는 “제휴 마일리지는 고객이 아시아나항공에서 사용할 때 곧바로 기능이 소멸하는 것일 뿐, 아시아나항공과 제휴사 사이에 정산의 단위로 가치를 유지하고 금전으로 상환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따라서 “이는 제휴사가 고객에 약속한 할인 약정의 내용을 수치화해 표시한 것으로, 아시아나항공이 고객의 제휴 마일리지를 차감하는 것은 할인 약정의 이행을 확인하는 의미를 가지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제휴 마일리지는 금전적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고, 통상의 에누리액에 해당한다”고 판단내렸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2012∼2017년 아시아나항공에 부과된 약 79억원의 부가세가 무효가 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하향식 복지’ 핀란드… 고교 졸업 비율 낮은 지자체에 돈 더 푼다

    ‘하향식 복지’ 핀란드… 고교 졸업 비율 낮은 지자체에 돈 더 푼다

    지자체 업무, 법에 명시… 교육·복지 올인 사실상 모든 학교 공립으로 운영 무상교육 지자체·학교에 수업방식 등 과감히 맡겨 교육불평등 없게 재원 자율성은 부여 안해 국세 대비 지방세 32%… 행정효율성 중시“그럼 한국 지방자치단체는 돈을 어디에 쓰죠?” 우문현답이라고 할까. 제대로 한 방 먹은 기분이다. 한국 지방자치단체의 평균 사회복지지출이 올해 기준으로 28.6%라고 하자 대뜸 라리 소살루 박사가 되묻는다. 핀란드와 스웨덴에서 공통으로 직면하는 문제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핀란드 지자체연합 지방재정 담당 국장을 맡고 있는 그가 보기에 지자체의 존재 목적은 곧 사회서비스다. 지자체가 복지가 아닌 다른 사업을 대규모로 한다는 게 그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난 6월 중순 방문한 핀란드 헬싱키는 자정 무렵에도 밝아서 가로등을 왜 세운 것인지 궁금해질 정도다. 지자체연합 본부에서 만난 소살루 박사는 마치 자학개그를 하는 듯한 표정으로 “하루 종일 햇빛이 비치는 게 이상하지 않아요?”라고 묻는다. “낯설긴 하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서 정말 마음에 든다”고 대답하자 “겨울에 오지 않아서 그래요”라고 답했다. 사우나와 노키아, 앵그리버드와 슈퍼셀, 무민, 카모메 식당을 떠올리게 하는 핀란드는 에드 밀리밴드 전 영국 노동당 대표가 “아메리칸 드림을 원한다면 핀란드로 가십시오”라고 말했을 정도로 잘살면서 행복한 나라의 대명사다. 하지만 항상 그랬던 건 아니다. 한때 핀란드는 춥고 어두운 겨울 탓에 알코올중독과 높은 자살률로 고통받는 유럽의 변방이었다. 스웨덴과 러시아의 일부였다가 20세기 들어 독립정부를 갖게 된 핀란드는 이념 대립으로 인한 내전을 겪고 소련에 침공당해 영토를 빼앗기는 등 험난한 근현대사를 거쳤다. 1990년대에는 금융위기도 겪었다. 핀란드는 교육강국으로 유명하지만 이 역시 1960~70년대 이후 시행한 교육개혁의 결과다. 20세기 중반까지 핀란드에선 극심한 사회불평등 때문에 대학은 도시민이나 부유층만 갈 수 있었다. 지금 핀란드는 사실상 모든 학교를 공립으로 운영하며 헌법에 무상교육을 명시한다. 대학은 수업료 없이 매달 약 60만원을 학생수당으로 주는 등 교육을 기본권의 일환으로 본다. 물론 학생수당에도 소득세가 붙는다. 핀란드는 지자체가 지방교육청 구실도 겸한다. 핀란드 교육정책을 보면 핀란드에서 중앙·지방 재정관계가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핀란드 교육부는 목표를 세우고 기본적인 규칙만 정한 뒤 목표 달성 방법은 지자체와 지역공동체, 특히 교사에게 과감하게 맡긴다. 수업 방식도 지자체와 학교가 정한다. 경쟁이 아니라 평등을 추구하고, 그러면서도 행정효율성을 강조한다. 핀란드에서도 n분의1로 똑같이 지방에 재정지원을 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 방식은 한국과 반대다. 핀란드에선 가령 학생들의 고교 졸업 비율이 낮은 지자체에 더 많은 재정을 지원한다. 핀란드는 일선 교사에게 강한 자율성을 부여하지만 재원에서도 자율성을 주진 않는다. 이는 정확히 미국 방식과 정반대다. 미국은 교육예산이 전부 지방세인 재산세에서 나온다. 이는 자산불평등에 따른 교육불평등을 극대화시킨다. 미국 교육부가 2013년 발간한 보고서는 “도시 A는 학생당 과세 가능한 재산이 10만 달러고, 도시 B는 30만 달러다. 도시 A가 재산에 대해 4%의 세금을 물린다면 학생당 4000달러를 거둔다. 하지만 도시 B가 2%로 세금을 물려 학생당 6000달러를 거둘 수 있다”면서 학교 재정지원의 격차가 미국 교육 불평등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비판했다. 핀란드에는 19개 광역 지자체와 311개 기초지자체가 있다. 소살루 박사는 “핀란드 지자체 업무는 법에 명시돼 있다. 가장 중요한 건 교육과 복지, 보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핀란드 역시 지역 간 격차 문제가 존재한다”면서 “일부 열악한 지자체는 중앙정부가 교부세를 준다. 교부세 사용처는 지자체 재량”이라고 설명했다. 핀란드 역시 인구 고령화와 대도시 집중화가 현안이다. 핀란드 지자체연합 연구위원으로 일하는 벤자민 스트란드베르그 박사는 “사회서비스 광역화와 행정구역통합 논의가 한창”이라고 밝혔다. 핀란드는 국세 대비 지방세가 32%가량으로 스웨덴보다는 10% 포인트 가까이 낮다. 스트란드베르그 박사는 “형평성과 자율성 못지않게 행정효율성도 중시한다. 스웨덴과 비교하면 우리는 더 적은 지방재정 규모로 비슷한 수준의 복지 업무를 처리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에게 “핀란드는 재정분권을 한 덕분에 복지가 발달한 것일까 아니면 복지국가가 발달한 덕분에 지자체 역시 복지가 발달했을까”라고 물었다. 소살루 박사와 스트란드베르그 박사는 “핀란드 국가가 복지국가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에 그 속에서 지자체 복지 시스템이 작동한다”면서 둘의 관계를 “하향식”이라고 표현했다. 헬싱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지방교부세 사용처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결정”

    “지방교부세 사용처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결정”

    지역간 격차 완화는 정부 노력이 중요 보 레예리우스 스웨덴 지방자치단체 연합(SKL) 경제학자는 스웨덴 재정분권이 오랜 역사적 맥락 속에서 존재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앙과 지방의 역할 분담과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SKL은 21개 광역지자체(란스팅)와 290개 기초지자체(코뮌)를 회원으로 하는 비영리법인이다. 중앙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지자체의 입장을 대변하며 지자체를 위한 연구와 자문도 담당한다. -스웨덴은 강력한 재정분권 실행이 인상적이다. “1980년대부터 코뮌에 권한을 넘겨 자율권을 확대하는 변화가 일어났다. 1990년대 들어서는 대규모 조세개혁을 단행했다. 그전에는 모든 지자체 업무를 정부에 신청해서 집행하는 구조였다. 지금은 지방재정 가운데 3분의2는 소득세, 3분의1은 정부에서 받는 형평화보조금으로 충당한다. (한국의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해당하는) 형평화보조금은 따로 목적을 정해 놓지 않고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사용처를 결정한다. 따로 보조금이 필요할 때는 정부에 신청서를 제출한다. 재정력이 일정 기준 이상인 지자체는 예산 일부를 출연해야 한다.” -스웨덴은 지방세 수입 100%가 소득세에서 나온다. 한국은 그 비중이 15% 수준에 불과하다. “대다수 주민들은 소득세를 지자체에 납부하고, 과세표준구간보다 소득이 많은 부유층은 지방정부와 국가에 소득세를 내는 구조다. 스웨덴은 소득세를 지역 교회에, 나중에는 지자체에 내는 오랜 전통이 있었다. 지방세입을 재산세 위주가 아니라 소득세 위주로 구성한 건 조세에 관한 오랜 전통에서 기인한다. 스웨덴은 재산세를 국세로 걷는다.” -주민들이 개발사업을 요구하지 않나. “재정조정제도를 잘 갖춰서 지역 간 재정형평화가 되는 것이 완충 작용을 한다. 코뮌 사이에 격차를 줄이는 정부차원의 노력이 중요하다. 10년 전에 한 코뮌에서 기업을 유치해 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논의하다가 취소한 적이 있다. 기업을 유치해도 직원들이 그 지역으로 이주한다는 보장이 없고, 세입에도 큰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스웨덴도 주택 부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주거 지역을 확충한다고 하면 주민들이 찬성하겠지만. 사실 개발사업이나 산업정책, 일자리 창출은 지방정부가 아니라 중앙정부의 책임이다. 그래서 중앙과 지방의 역할분담과 협력이 아주 중요하다.” -스웨덴의 분권화는 신자유주의 요소를 도입한 측면도 있는 듯하다. “공공서비스가 마치 시장구조처럼 변한 측면이 있다. 사립 유치원과 사립 초등학교, 사립 양로원도 생겼다. 하지만 민간업체가 일을 하더라도 최종 책임은 여전히 지방정부의 몫이다. 몇 년 전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민간 기업을 금지시키는 법을 만들자는 보고서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하면서 정치적 논쟁이 벌어진 바 있다.” 글 사진 스톡홀름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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