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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준 교육부총리 도덕성 논란 끝에 사퇴

    이기준 교육부총리 도덕성 논란 끝에 사퇴

    임명된 직후부터 부적격 시비에 휘말렸던 이기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취임 57시간만인 7일 오후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은 남아시아 지진해일 대책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이해찬 국무총리가 8일 귀국하는 대로 협의를 거쳐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이기준 교육부총리의 사의는 부총리의 기자회견 직후 청와대로 전달됐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오후 6시30분 서울 정부중앙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퇴 의사를 공식 발표했다. 그는 “교육부 장관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사임코자 한다.”면서 “저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너무 많은 부담을 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장관직을 국가에 대한 마지막 봉사로 알고 최선을 다하려 했으나 여러 일들로 인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교육 가족과 교육부 직원 등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저의 사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교육정책이 펼쳐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부총리의 사퇴 의사를 노 대통령이 받아들이면 이 부총리는 최단명 교육부 장관으로 기록된다. 이 부총리는 이날 오전 경제장관간담회에 참석하고 오후에는 실·국 업무보고를 받는 등 정상적으로 업무를 했으나 오후 5시10분쯤 차관과 공보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어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부총리는 임명되자마자 서울대 총장 재직 시절의 사외이사 겸직과 판공비 과다 사용, 장남의 국적 포기 등 도덕성 시비로 교육·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특히 7일에는 장남이 미국 국적을 취득한지 한달만에 이 부총리 명의의 18억원대 땅에 건물을 지은 사실이 서울신문에 보도되면서 사퇴 여론이 더욱 높아졌다. 지금까지 최단명 교육부 장관은 제 41대 송자 장관으로 2000년 8월7일 취임했다가 24일만인 같은 달 31일 자진 사퇴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회계부정 책임 사외이사도 져야”

    회사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들도 회계부정 등이 발생했을 때에는 집단소송을 낸 주주 등에게 개인재산으로 배상할 수 있다는 사례가 미국에서 처음 나왔다. 미국의 통신회사 MCI의 전신인 월드컴의 전직 사외이사 10명은 뉴욕주의 일반퇴직연금(CRF)이 회계부정과 관련해 낸 집단소송에서 5400만 달러를 배상키로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6일 보도했다. 배상금 가운데 1800만달러(190억원)는 사외이사들이 사재(私財)를 털어 배상하고 나머지 3600만달러는 이들이 임원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 보험사들이 내게 된다. 미국에서는 회계부정 스캔들과 관련된 소송이 잇따르고 있으나 집단소송제를 통해 사외이사들의 개인재산까지 배상토록 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사외이사의 경영 책임에 관한 원칙을 명확히 규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회계부정과 관련, 사외이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례는 거의 없다. 신문은 이들이 월드컴의 회계 관행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으나 직무유기가 심각하다고 인정되면 월드컴의 공식 소송에서도 증권사기나 공모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5400만달러 배상 합의는 7일 오전(현지시간) 뉴욕시 맨해튼 연방지법에서 승인될 예정이다. 사외이사들이 물어야 하는 부담금은 주택이나 퇴직 및 군인 연금 등을 제외한 개인재산에서 추징되며 1800만달러는 10명 전체의 재산 가운데 20%에 이른다. 월드컴은 2002년 회사 이익을 110억달러 부풀린 게 드러나 파산보호 신청을 냈으며 당시 최고경영자인 버나드 에버스는 유가증권 사기혐의 등으로 제소돼 재판이 진행중이다. 뉴욕주의 연금은 소송에서 “모든 이사들은 이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데 직무유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집단소송제가 1월부터 시행되고 있고 12월 결산법인 실적이 드러나는 3월쯤 본격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사외이사에 대한 처벌 규정은 명확하지 않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靑 “이부총리 집 한채 뿐일것”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파문의)강도가 센 것같다.” 이병완 청와대 홍보수석이 6일 기자실을 찾아 ‘이기준 파문’에 대해 내린 평가다. 전날 정찬용 인사수석, 김종민 대변인의 해명에 이어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방위에 나서 파문 진화에 부심했다. 이 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기준 파문’에 대한 노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했다. 청와대의 전방위 진화에 노무현 대통령도 간접적으로 나선 셈이다. 노 대통령이 핫 이슈에 비슷한 방법으로 나선 것은 지난해에는 행정수도이전 논란 정도에 불과했다. 노 대통령은 오전 참모들에게 “중등교육은 공교육이자 전인교육으로서 필요하고, 국제적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대학은 하위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현재 우리 교육의 문제는 대학의 경쟁력 확보와 구조조정 여부에 있다.”며 “인적자원개발, 특히 이공계 인적자원 계발의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어 “우리 대학이 경쟁시대를 맞아 개혁·개편되고 선진화돼야 한다.”면서 ”대학은 바로 산업이고, 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몇명의 부총리 후보 가운데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전날 정찬용 수석의 해명 가운데 일부가 ‘거짓’이라는 시민단체의 지적에도 곤혹스러운 듯하다. 이 수석은 당시에는 교수들의 사외이사 겸직 금지 논란에 대해 “관례상 기관장이 용인하면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판공비 가운데 이기준 교육부총리의 부인이 사용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개인적으로 치부한 게 아니다.”면서 “청빈한 분이라서 집 한채 정도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이 부총리의 흠결은 총장 재직시 다 드러났으며, 사회적 코스트(비용)를 이미 다 지불했다.”면서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추진했던 내용 등을 감안해 대학의 국제경쟁력 확보에 적격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실용주의적으로 접근한 것”이라고 거듭 대학교육 개혁을 강조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이부총리 “물러나는 일 없을것”

    이기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 출근하면서 도덕성 비난 여론과 관련, 거취를 묻는 질문에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부총리는 앞서 이날 아침 KBS 1라디오의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장남의 우리나라 국적 포기와 관련해 “나이가 40이 가까운 가장으로서의 선택을 아버지로서 존중했다.”고 해명했다. 서울대 총장 재직시 사기업의 사외이사 겸직과 판공비 과다 지출 등에 대해서는 “상당히 지난 일이고 그 때문에 일련의 책임을 지고 총장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더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불쾌한 심경을 내비쳤다. 의혹을 받고 있는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임명)하루 전날 정찬용 수석으로부터 통보를 받고 고심한 끝에 ‘해보겠다.’고 했지만 김 실장과는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와 범국민교육연대, 참여연대 등 30여개 교육·사회·시민단체는 이날 오전 청와대 인근 청운동 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부총리의 임명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추석때 떡값 100만원을 받아 사퇴한 농림차관과 비교할 때 사뭇 다른 이중잣대”라고 지적하면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그 정도는 결정적인 흠결이 아니라고 한 데 이어 당시 사외이사 겸직이 금지되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 것은 명백한 사실왜곡이자 거짓해명”이라고 비난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李 교육부총리 ‘도덕성 논란’ 확산

    이기준 신임 교육부총리에 대해 시민단체가 임명철회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도덕성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 관련 사이트는 물론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도 비난과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 부총리는 5일 취임식을 갖고 업무에 들어갔다. ●“무거운 책임감 느낀다” 이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여러 모로 부족한데 중책을 맡게 돼 개인적인 영예에 앞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도덕성 논란 탓인지 취임식은 다소 어색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들은 기자들에게 “일단 취임했으니 지켜보자. 잘 하시도록 도와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애써 분위기를 바꾸려는 모습을 보였다. ●“참여정부 도덕불감증 위험수위” 참여연대는 이날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교육부총리 임명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이 부총리는 서울대 총장 재직시 판공비를 부당하게 집행하고, 사외이사직을 맡는 등 공직자 10대 준수사항을 위반, 공직자로서 도덕성에 하자가 있는 인물”이라면서 “임명이 철회되지 않으면 퇴진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현 정부의 도덕 불감증이 위험수위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정권 차원의 도덕성을 의심케 한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논평에서 “이 부총리가 교육개혁이라는 국민 열망을 실현할 교육철학을 지닌 인사인지 회의가 든다.”면서 “서울대 총장을 도중에 그만둔 문제들에 대해 어떤 해명도 없이 교육부 수장으로 임명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서울 J고에서 일반사회를 가르치는 김모(27·여) 교사는 “교육분야가 흑자를 내기 위한 사업도 아닌데 업무능력만을 우선으로 여기고 도덕성을 간과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 S고 국어담당 이모(25) 교사는 “시작부터 도덕성 논란을 빚은 부총리가 학생들에게까지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네티즌 88% “부적절 인사”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교육부총리 임명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이라는 질문에 이날 오후 11시 현재 응답자 6925명 가운데 88.2%인 6108명이 ‘부적절하다.’고 답했다.‘적절하다.’는 8%인 554명에 불과했다. 다음의 설문조사에서도 4580명의 응답자 가운데 ‘부적절한 인사, 반대’가 90.5%인 4145명을 차지했다.‘업무능력 우선, 찬성’은 9.5%인 436명에 그쳤다.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이틀째 비난 글이 쏟아졌다.‘노사모회원’이라는 네티즌은 “청와대의 변처럼 누구나 흉은 있겠지만, 아들의 병역기피 등 도덕성 문제는 교육부총리가 되는 데 상관없는 작은 흉이 아니다.”면서 “전두환, 노태우를 국방장관에 임명하면서 ‘누구나 흉은 있다.’고 말한다면 공감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李 부총리 “호적등본 떼보고 알았다” 한편 이기준 신임 교육부총리의 장남이 지난 2001년 우리나라 국적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총리의 장남 동주(38)씨는 지난 89년 현역 1급 판정을 받았지만 미국에 장기체류하면서 입영 통보가 취소됐다. 그러나 98년 11월 이 신임 부총리가 서울대 총장으로 선출되면서 병역기피 의혹이 일자 이듬해 3월 경기도 고양시 화전 육군 모사단에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했다. 이후 2001년 5월 병역을 마친 직후 우리나라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부총리는 “나와도 전혀 상의하지 않고 혼자 결정했으며, 나중에 다른 일로 호적등본을 발급하는 과정에서 국적을 포기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재천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盧대통령 “이기준 교육부총리 교체 안한다”

    盧대통령 “이기준 교육부총리 교체 안한다”

    시민단체 등이 이기준 신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임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5일 이 부총리를 교체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이 부총리 등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이 부총리는 대학에 있으면서 대학교육 혁신을 위해 적극 노력했고 잘된 것도 있고 성공하지 못한 것도 있을 것”이라며 “당시의 의지와 경험을 살려서 대학교육 개혁에 역량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참여연대는 “이기준 전 서울대 총장은 총장 재직시 판공비를 부당하게 집행하고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해 사외이사직을 맡았으며 공직자 10대 준수사항을 위반하는 등 공직자로서 도덕성에 하자가 있는 인물로 교육부총리 임명이 부적절하다.”며 이 교육부총리의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은 그러나 이날 청와대 기자실인 춘추관을 찾아 “이 부총리 임명을 재고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李부총리 기자회견 “다시는 그런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李부총리 기자회견 “다시는 그런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다시는 그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이기준 신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4일 오후 개각 발표 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머리부터 숙였다. 사외이사 겸직과 판공비 불법 전용 등 서울대 총장 재직 중 물의를 빚었던 사태에 대해 또다시 용서를 구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5시40분. 기자회견장인 서울 삼청동 교원징계재심위원회 2층 강당에 들어선 이 신임 부총리는 도덕성을 꾸짖는 여론을 의식하듯 굳은 표정이었다. 그는 “일을 하다 보면 모자라고 부족한 부분도 있다. 두 번 다시 묻지 말라.”면서 “도덕성과 관련된 일도 쭉 해왔다. 앞으로 눈여겨봐 달라.”며 양해를 구했다. 그는 “고교교육과 대학교육이 제대로 연계되지 않고 있다.”고 교육계의 현실을 평가한 뒤 “입시보다는 대학 교육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울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그동안 참여정부가 추진해온 교육혁신의 기조는 유지할 것”이라면서 “개혁이 하루아침에 쉽게 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 자리에 있는 동안 교육의 틀을 본 궤도에 올리는 데 일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고교등급제 금지와 본고사 금지, 기여입학제 금지 등 이른바 ‘3불(不)’ 정책도 유지할 뜻을 내비쳤다. 또 공교육 정상화와 교육의 신뢰회복, 경쟁력 갖춘 대학 배출 등을 교육계의 화두로 꼽았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李교육부총리 도덕성 논란

    李교육부총리 도덕성 논란

    4일 단행된 개각에서 교육부총리로 임명된 이기준 전 서울대 총장에 대한 자질 논란이 뜨겁다. 총장 시절 장남의 병역기피 의혹과 판공비 남용 시비, 사외이사 논란 등 도덕성이 다시 도마에 오를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 신임 부총리가 서울대 총장이 된 것은 지난 98년 11월. 임명 초기부터 이중국적을 가진 장남의 병역기피 의혹이 제기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결국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의혹은 일단락됐지만 2002년 서울대 총학생회가 “이 총장이 아들의 복무기간을 단축하려는 시도를 했다.”며 다시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대측은 당시 “병무청에 문의를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2002년에는 서울대 학생회에 의해 판공비 지출내역이 공개되면서 곤욕을 치렀다. 당시 학생회측이 공개한 2001년 판공비 내역에 따르면 한 해 동안 당시 이 총장이 쓴 판공비는 4억 5100여만원으로 정부가 승인한 예산은 3000만원이었다. 그러나 서울대는 일반회계와 발전기금 등에서 나머지 4억 2000만원을 편법으로 조달했다. 사용내역도 정치인과 정부 인사 등 각계 인사에게 보내는 선물비용으로 5800여만원을 지출했으며, 부인 장성자씨가 백화점에서 법인카드로 사용한 130여만원도 있었다. 같은 해 3월에는 이 전 총장이 LG화학의 사외이사를 겸직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가공무원법상 영리업무 겸직금지 조항 위반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당시 그는 “LG화학의 경우 사외이사에게 연간 2000만원씩 지급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대학교수의 직분상 보수를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무보수로 일했으며 연구비조로 1년에 2000만원가량을 지원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곧이어 연구용역 수주 대가로 모두 1억 44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망신을 당했다. 결국 총학생회의 총장실 점거 사태와 서울대 교수협의회의 퇴진 압력에 임기 6개월여를 남겨두고 중도하차했다. 교육 관련 단체들은 한결같이 새 부총리의 도덕성을 지적하며 “적절한 인사로 보기 어렵다.”고 일제히 반발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도덕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던 인사를 임명한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부적절한 인사가 기용됐다.”면서 “참여정부가 교육계 열망을 무너뜨렸다.”고 비난했다. 교육부 내부에서도 이기준 전 총장의 부총리 임명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은 그의 기용에 대해 “개혁은 학생이나 교수에게 동의받기 어려운 과제이고 개혁을 하면서 조금 힘들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재천 홍희경기자 patrick@seoul.co.kr
  • 교육부총리 이기준·행자 오영교등 6개부처 개각

    교육부총리 이기준·행자 오영교등 6개부처 개각

    노무현 대통령은 4일 신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겸 부총리에 이기준 전 서울대 총장을 임명하는 등 6개 부처에 대한 중폭 규모의 개각을 단행했다. 신임 행정자치부 장관에는 오영교 KOTRA 사장, 여성부 장관에는 여성인 장하진 충남대 사회학과 교수를 각각 발탁했다. 해양수산부 장관에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 농림부 장관에 열린우리당 박홍수 비례대표 의원, 법제처장에 여성인 김선욱 이화여대 법대 교수를 기용했다. ●6개부처 중폭개각 단행 다음달 노 대통령의 취임 2주년과 집권 3년차를 앞두고 새로운 내각이 출범하게 됐다. 여성 장관은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났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서울대 총장 시절에 판공비 과다지출, 사외이사 겸직 등으로 총장직을 그만둔 이기준 교육부총리의 기용에 부적절한 인사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파문이 확대될지 주목된다.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은 그의 발탁 배경에 대해 “교수 성과평가제 도입 등 대학 개혁을 주도했다.”면서 “대학구조 조정과 사교육비 경감,2만달러시대 도약을 위한 인적자원 개발 등 현안을 잘 해결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수석은 “오영교 신임 행자부 장관은 대통령 정부혁신특보로서 정부 역량 강화를 위한 정부 혁신 및 지방자치 내실화를 잘 해결할 것으로 본다.”면서 “박홍수 농림장관은 쌀협상 타결 후속조치, 자유무역협정(FTA)·도하개발어젠다(DDA) 대책 마련, 농협 개혁 등 주요 농정을 농민 입장에서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기준부총리 기용 부적절” 이어 “장하진 여성부 장관은 참여정부의 정책결정 과정 및 정책 기조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서 “오거돈 해수부장관은 부산시 주요 보직을 거친 지방행정 관료로 행정 경험과 지식이 풍부하고 업무 추진력을 겸비했다.”고 설명했다. 정 수석은 “김선욱 법제처장은 현실과 법을 접목하는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면서 이해찬 국무총리의 각료 제청권 행사에 대해 “3일 인사추천회의에 참석한 것을 비롯, 총 3차례에 걸쳐 심도 있는 협의를 했고, 이 총리는 새로 임명된 각료 6명 전원에 대해 본인의 의견을 제시하고 토론했다.”고 덧붙였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금융당국 ‘증자갈등’ 중재 착수

    금융감독당국이 LG카드 증자 문제를 둘러싼 채권단과 LG그룹간 대립을 중재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채권단은 29일까지 LG그룹측의 답변이 없으면 LG카드가 자동 청산절차를 밟게 된다고 경고했다.LG그룹측은 외부 전문가에 의뢰해 자체적인 분담기준을 마련한 다음 채권단에 제안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28일 “LG카드 채권단이 금융감독당국에 LG카드 증자 문제에 대한 중재를 공식 요청한다고 밝혀 그동안 쟁점 등을 중심으로 중재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LG카드 사태 이후 확약서 등에 명시된 LG그룹의 후순위채권 전환 및 LG 구본무 회장의 담보 설정에 대한 법률의견 등을 점검한 뒤 양측에 중재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측이 후순위채 전환 및 대주주 담보 여부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해 증자 분담금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분담금 규모는 전적으로 양측이 조율해 결정할 문제이지만 중립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이 있다면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권단은 LG그룹이 기업어음(CP) 5000억원을 후순위채권으로 전환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이를 이행한 뒤 출자전환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LG그룹측은 채권단이 LG증권 매각 부족분 2700억원을 먼저 증자해야 후순위채로 전환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LG 구본무 회장의 ㈜LG 지분을 담보로 다시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LG그룹측은 피담보채무가 소멸돼 돌려받은 것을 다시 내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유지창 총재는 이날 채권은행장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LG그룹측에 출자전환 또는 채권할인매입(캐시바이아웃·CBO)에 응할 것을 촉구하며,29일까지 답변이 없으면 LG카드는 자동 청산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총재는 “관치금융이 아니라 시장안정을 위해 정부가 중재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LG계열사들의 지원을 사외이사들의 배임이라고 한다면 은행 사외이사도 마찬가지”라면서 “계속가치가 훨씬 높은데 청산에 이른다면 주주와 채권단,LG그룹 모두 피해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총재는 “LG그룹측에 당초의 7700억원과는 다른 수정안을 제시했다.”고 확인했으나 금액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채권단 관계자는 “무담보채권을 기준으로 할 때 LG그룹과 채권단이 6대 4 정도이며, 따라서 분담금도 그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말해 LG그룹측에 6500억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LG그룹측은 “공평한 배분 기준 마련을 위해 법률·회계 전문가들에게 객관적인 의견 제시를 의뢰한 상태”라면서 “결과가 나오면 채권단에 제시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LG카드 ‘머니게임’ 금융시장 시한폭탄?

    LG카드 ‘머니게임’ 금융시장 시한폭탄?

    LG카드사태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채권단과 LG그룹간의 해법찾기가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LG카드는 오는 29일 열리는 이사회 때까지 증자결의를 위한 해법을 찾지 못하면 상장 폐지가 불가피하다. 산업은행 등 LG카드 채권단은 21일 LG그룹의 증자 불참 방안에 맞서 구본부 회장이 보유한 ㈜LG의 지분을 담보로 다시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하는 등 강공책을 펴고 있다. 아울러 23일 은행장 회의를 열어 LG카드 청산 때 금융기관 공동으로 LG그룹 계열사에 대해 금융제재를 하는 방안, 부당 내부거래 혐의로 LG그룹 대주주를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 청산에 대비해 발족한 실무반의 본격 가동 등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양측 논리 싸움은 ‘진흙탕게임’에서 손해를 덜 보겠다는 ‘머니게임’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대승적인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LG카드 사태는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이어져 실물경제에도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칼 빼든 채권단, 할말 있다는 LG그룹 법적으로 보면 채권단의 지원 요구가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LG그룹은 지난 1월 구 회장이 채권단에 제출한 확약서에 따라 1조 1750억원을 LG카드에 빌려줬고, 그것으로 더 이상 확약서에 발목잡힐 이유가 없다. 채권단이 LG그룹에 추가 요구를 할 근거가 적다는 지적이다. 채권단은 법적 논리로만 따져서는 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LG그룹의 원죄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외부용역결과 LG카드가 충분히 회생할 수 있고,LG카드 채권단의 일원이랄 수 있는 LG그룹이 발을 빼겠다는 것은 상도의상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LG카드가 지난 9월 176억원,10월 173억원,11월 234억원의 흑자를 낸 것도 지원의 정당성을 말해주는 대목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LG그룹의 입장은 다소 완강하다.20일 채권단에 ‘추가 출자전환 불가’ 입장을 통보한 데 이어 21일에는 채권단이 LG가 보유한 LG카드 채권을 매입하겠다는 제의에 “캐시바이아웃(CBO·채권 되사주기)은 한차례도 고려한 바 없다.”며 거절했다.LG의 지원금액 가운데 5000억원을 후순위전환사채로 바꾸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도 “5000억원 전환 문제는 채권단이 LG카드 출자를 완료했을 때라는 조건이 붙어 있다.”면서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끝내면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의 주식 담보 재회수 방안에 대해서도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사외이사 등 이사회의 거절로 LG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출자전환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개인 대주주들이 갖고 있는 채권은 이들의 ‘용단’에 따라 언제든지 출자가 가능해 협상의 여지가 있긴 하다. 구자열 LG전선 부회장 등 개인주주 10명이 나눠갖고 있는 LG카드 기업어음(CP)은 2700억원으로, 이를 출자전환하면 LG는 ‘명분’을 더욱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그룹차원에서 이들 개인주주들에게 출자전환 의견을 물었지만 응답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1인당 300억원에 가까운 액수인데 아무리 대주주라 할지라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해법은 채권단 손에 홍익대 전성인 교수는 “채권단 스스로가 LG카드를 단독으로 끌고가 이익을 낼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 증자해 상장유지를 하는 것이고,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채권단도 손을 떼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정찬우 연구위원은 “LG카드 사태 발생 당시 청산시켰어야 했는데 카드채 문제로 금융시장 혼란이 우려돼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이라면서 “LG그룹이 손해를 보고라도 증자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억지로 할 필요가 없다. 이제는 정부가 나설 것이 아니라 이해당사자들끼리 합의를 봐야 한다. 금융당국은 만일 청산으로 결론날 경우 그에 대한 파장을 최소화하고 환매 등에 따른 투자고객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채권단의 의지를 강조했다. 주병철 김미경기자 bcjoo@seoul.co.kr
  • [심층진단-한국 점령한 외국자본] 외국자본 “高배당 or 경영권” 조폭식 위협

    [심층진단-한국 점령한 외국자본] 외국자본 “高배당 or 경영권” 조폭식 위협

    1997년 말 외환위기 때 해외자본은 우리경제를 수렁에서 건져낼 구원의 빛이었다. 실제로 물밀듯 들어온 해외자본은 우리나라가 위기에서 탈출하는 데 큰 보탬이 됐다. 하지만 토종기업에 대한 경영권 위협, 상식을 뛰어넘는 고배당 요구, 유상감자 같은 변칙적인 자본회수 등 부작용이 잇따르는 지금, 해외자본을 곱게만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한국을 점령하다시피한 외국자본의 실태와 문제점, 대책 등을 심층진단한다. “공사(한국담배인삼공사) 시절이 차라리 나았던 것 같다. 자사주 매입, 신규투자 등 돈 들어갈 데는 많은데 터무니없는 고배당, 주가를 높이기 위한 자사주 완전소각 요구 등 외국인들이 이 정도로 나올 줄은 몰랐다. 말을 안 들으면 경영권을 빼앗겠다고 하니 참….”(KT&G 관계자) 국내기업에 대한 외국인의 경영권 위협과 간섭은 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재벌이건 개별기업이건 자신들의 투자이익을 극대화하는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공격에 나선다. 영국 소버린자산운용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SK㈜의 경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던 올 3월 주총보다 내년 3월 주총이 더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는 외국인 지분율이 44%였지만 내년에는 60%가 넘을 전망. 반면 국내 최대주주의 지분은 불과 17%선에 그친다. 내년 정기주총을 위한 주주명부 확정일이 이달 29일로, 불과 20일밖에 남지 않아 상황역전은 불가능하다.SK㈜ 관계자는 “SK그룹 지주회사인 SK㈜의 경영권이 소버린에 넘어갈 경우 그룹 해체가 불가피해 군소 계열사는 물론 SK텔레콤 같은 우량회사까지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해운은 지난 7월 이후 노르웨이 해운사인 골라LNG가 지분을 30.56%로 늘리면서 직접적으로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다. 현대상선도 골라LNG를 비롯한 북유럽계 지분이 최근 15%를 넘었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캐피털그룹은 최근 현대자동차 지분을 14.61%로 확대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캐피털측은 ‘단순 투자’라고 하지만 ‘제2의 소버린’이 안 된다는 보장이 없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우량기업들은 어디건 홍역을 치른다. 삼성전자는 사외이사 추천권 요구, 본사 미국 이전 등을 외국인들로부터 요구받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7년간 외국인들은 국내 알짜기업의 주식을 닥치는 대로 사들였다.97년 11월 외환위기 직전 13.7%에 불과했던 SK㈜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61%로 5배에 육박한다. 포스코도 21%에서 69%가 됐고, 현대차는 24%에서 56%, 삼성전자는 24%에서 55%로 외국인지분이 과반이 됐다. 올 9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국인 주식보유 비율은 43.2%로 헝가리(72.6%)와 핀란드(55.7%) 멕시코(46.4%)에 이어 세계 4위, 아시아 1위. 미국(10.3%), 독일(15.0%), 일본(17.7%)은 물론 타이완(23.1%)보다도 높다. 외국인들의 경영권 위협에 맞서 국내기업들이 쓸 수 있는 방어책은 지분매입이나 우호세력 확보 정도밖에 없다. 때문에 기업들은 ‘실탄’ 확보를 위해 현금보유를 사상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 있다. 올 3분기 말 국내 10대 그룹의 유보율은 593.9%로 지난해 말(505.4%)보다 88.5%포인트나 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보율이 높다는 것은 기업이 현금성 자산을 많이 갖고 있다는 얘기다. 또 2001년 말 8조 2000억원이었던 상장기업의 자사주 보유총액은 올 상반기 19조원을 넘어 2년 6개월 만에 배 이상이 됐다. 경영권 방어와 주가관리에 그만큼 돈을 쏟아부었다는 얘기다.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도 올 상반기에 자사주를 1조 9700억원어치 사들이고 중간 배당금으로 7643억원을 지급했다. 순이익(6조 2719억원)의 43.6%. 뒤집어 말하면 미래성장을 위한 에너지가 그만큼 잠식됐다는 뜻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돈 빼가기 실태 삼성물산의 3대 주주였던 영국계 펀드 헤르메스는 지난 1일 “삼성물산의 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하는 펀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헤르메스는 불과 1주일 만인 8일 삼성물산 보통주 5%를 전량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인수합병 가능성을 흘려 주가를 띄웠다는 의혹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 실제로 ‘인수합병 협박’ 이후 사흘간 삼성물산 우선주는 43%나 뛰어 헤르메스는 300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조지 소로스의 퀀텀인터내셔널펀드가 대주주(25.68%)인 서울증권은 2001년 액면가(2500원)의 60%인 주당 1500원을 배당했다. 총 배당액은 801억원으로 소로스는 276억원을 고스란히 챙겼다. 하지만 그해 서울증권의 당기순이익은 471억원에 불과했다.2002년에는 주당 140원 배당을 해 소로스가 20억원을 받아갔다. 서울증권은 지난 9월에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며 서울 여의도 사옥을 947억원에 팔았다. 영국계 자본 BIH펀드에 인수된 브릿지증권은 지난 6월 전체 주식의 67.63%를 주당 1000원에 유상감자해 자본금을 2296억원에서 796억원으로 줄였다. 줄어든 자본금 중 1350억원이 BIH에 돌아갔다. 앞서 1999년 5월 주당 60%의 고배당을 했고 지난해에는 주당 1000원의 유상감자를 실시했다.BIH는 브릿지증권의 여의도와 을지로 사옥도 매각했다.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해 직원을 절반으로 줄였다. 홍콩 소재 외국계 투자회사인 파마펀드가 대주주인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주당 700원씩 총 235억원을 배당했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고작 113억원밖에 안 됐다. 증권노조 관계자는 “외국계 펀드들이 국내에 들여온 것은 선진 경영기법이나 자산관리 노하우가 아닌 변칙적인 자산 빼돌리기 수법이었다.”고 비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어쩌다 이렇게 됐나 영국 소버린자산운용이 자산 40조원의 국내 4위 재벌 SK를 흔들게 되기까지 들인 돈은 고작 1768억원. 지난해 3∼4월 이 돈으로 SK의 지주회사인 SK㈜ 지분 14.99%를 사들였다.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외부공격에 얼마나 취약한 지 잘 보여준다. 외국인들의 대규모 국내투자가 시작된 계기는 1997년 말 외환위기. 96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 이후 서서히 완화되던 자본시장의 빗장이 외환보유고가 39억달러까지 추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2000원에 육박하는 초유의 상황이 되면서 걷잡을 수 없이 풀려나갔다.98년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을 포함한 자본시장이 완전히 개방됐고, 외국인의 금융기관 소유와 적대적 인수·합병(M&A)도 허용됐다. 2001년에는 국내기업의 해외차입, 증여성 송금 등 외국인의 대외자본거래가 전면 자유화됐다. 이를 계기로 국내기업의 외자유치 방식은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는 ‘대출(貸出)자본’에서 주식을 넘겨주는 ‘주주자본’으로 방향을 틀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미국에서조차 허용되지 않는 과도한 개방이 국제 금융자본의 구미에만 맞춰져 안전장치 없이 이뤄졌다고 비판한다. 그동안 우리가 외국에서 받아들인 것이 한마디로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니라 ‘미국 월가(街)의 스탠더드’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주주의 기업 경영권 보호에 관대한 유럽은 물론 주주 이익을 중시하는 미국에서도 다양한 경영권 방어제도가 마련돼 있다. 미국에서는 전체 상장회사의 8.3%가 차등의결권제도를 두고 있다. 자동차회사인 포드의 대주주인 포드 가문은 단 7%의 지분으로 40%에 상당하는 의결권을 행사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차등의결권은 법 위반이다. 외환위기 이후 대거 들어온 미국계 컨설팅사들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주장도 많다. 굴지의 외국계 컨설팅사에 있었던 현직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미국 컨설팅사들에 대한 국내 기업의 의존도가 높아졌지만 이들은 월가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경영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삼성이 국내 최대 기업집단이 된 것은 그들의 논리에 넘어가지 않고 독자적인 경영방식을 고수했기 때문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찬근(인천대 교수)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는 “우리는 해외컨설팅사와 언론의 지적을 금과옥조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어차피 그들도 국제 금융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내년 출범 철도公 이사직 ‘별따기’

    철도청 관리직 고위 간부들이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철도공사가 내년에 출범하지만 ‘이사’ 자리가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워 공사전환과 함께 직급이 강등될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5일 철도청에 따르면 현재 3급 이상 관리직 간부는 청장·차장을 포함해 37명이다. 특히 본청에만 14명의 본부장·실장·단장 등이 있다. 그러나 내년에 공공기관인 철도공사로 전환되면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의 적용을 받게 돼 3급 이상 직위와 같은 ‘법정이사’ 수가 15명으로 제한된다. 그나마 8명은 기획예산처장관이 임명하는 비상임 사외이사여서, 철도청 고위 간부에게 돌아가는 자리는 고작 7명(사장 1명, 부사장 1명, 이사 5명)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현재 청장·차장을 제외한 18명의 국장급 보직자 가운데 상임 이사직을 얻지 못하는 13명은 사실상 직급이 1∼2등급씩 강등될 것으로 보인다. 또 3급이면서도 국장급 자리가 없어 4급 직위(과장급)에 있는 복수직급자 17명의 이사 승진도 요원하게 됐다. 철도청은 상임이사 외에 한시적으로 ‘이사대우(8명)’ 제도를 둬 별도 정원으로 운용할 것을 기획예산처 등에 요구하고 있다. 이사대우 제도를 한시로 운영하면서 정년·명예퇴직, 조직개편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조정해 간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기획예산처는 이사대우직 운영이 철도산업 구조조정이라는 공사전환 취지에 맞지 않는 데다 정부의 ‘고위공무원단’ 계획과도 상충돼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철도청 관계자는 “공사전환과 함께 일부 보직 본부장들의 직급이 강등되더라도 국장급 직위는 계속 유지토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현대해상 이사회 의장 정몽윤씨 대표이사에 하종선씨

    현대해상은 1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정몽윤(49) 회장을 이사회 의장에, 하종선(49) 사외이사를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각각 선임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7남인 정 회장이 현대해상 등기이사로 경영일선에 복귀하는 것은 8년만이다. 변호사인 하 사장은 1986년부터 1995년까지 현대자동차 법률고문을 지냈고 2000년부터 현대해상 사외이사를 맡아왔다.
  • [농협법개정 국회공청회] 유통·미곡 30~40% 만성적자

    농협이 몸살을 앓고 있다. 안에서는 자체 구조조정의 바람이 몰아치고, 외부에서는 정부와 정치권이 주도하는 개혁의 서슬(농협법 개정)이 시퍼렇다. 농협 임직원들은 거세게 반발하지만 농민들도 한목소리로 혁신을 요구하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대변신은 불가피하게 됐다. 농협은 실물과 금융을 아우르는 재벌형 기업집단이 된 지 오래다. 지난해 말 기준 예수금 규모가 92조원이 넘고 보험영업은 국내업계 4위다. 농협을 통해 유통되는 농산물은 연간 8조원에 달한다. ●중앙회장 권한집중 조합이익 외면 농협은 1961년 농업은행과 통합한 이후 신용사업(은행·보험)을 중심으로 급속한 외형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경영구조는 과거 방식에서 크게 탈피하지 못했다. 그 결과 다양한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현재 중앙회의 신용사업은 정책자금 등 정부·지방자치단체 의존 비중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일반 은행권보다 생산성·수익성이 낮다. 이를테면 직원 1인당 수신과 대출 규모가 신한은행은 91억원과 76억원인 반면 농협은 63억원과 50억원에 불과하다. ●지역조합 절반 예수금 500억 미만 경제사업도 만성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사업에 배정된 자본금이 전체의 5%에 불과해 만성적인 적자경영에 시달리고 있다. 또 조합원이 선출하는 중앙회장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되다 보니 조합이익 대변, 경제사업, 신용사업 등 다양한 업무에 제대로 신경쓸 수 없는 구조가 됐다. 지역조합의 경우, 대부분 읍·면 단위여서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예수금 500억원 미만 조합이 전체 1300개 조합 중 760개로 영세해 은행보다도 금리가 1∼3%포인트 높다.2002년 이후 56개 조합이 합병·퇴출되는 등 전문성 부족에 따른 경영난도 심각하다. ●전문성 부족으로 대출부실 심화 예컨대 농협 산하 산지농산물유통센터(APC)나 미곡종합처리장(RPC)의 각각 34%와 45%가 적자로 운영되는 등 영농법인 등 다른 업체들보다 사정이 열악하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농협법 개정방향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 중앙회·지역조합의 지배구조 개선이 골자다. 핵심은 민간경쟁 시스템의 도입과 슬림화다. 정부는 2006년까지 지역조합 수를 현재의 1300개에서 900개로, 장기적으로는 500개 수준으로 감축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중앙회의 경우 회장 중심의 중앙집중식 지배구조를 혁신해 회장을 비상임으로 전환하고 사외이사 수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단계적으로 신용·경제사업은 별도 법인으로 계열분리한다는 방침이다. 지역조합은 일정규모 이상 조합에 상임이사 도입을 의무화하고 상임조합장 연임을 2회로 제한하기로 했다.1구역 1지역조합 원칙을 시·군 내에서 폐지해 자체 경쟁 및 일반 은행과의 경쟁을 촉진하는 것도 법 개정안에 포함됐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철도공사 직제 개편 난항

    내년에 설립되는 한국철도공사의 직제 결정이 난항을 겪고 있어 인사와 보수 등 하부 규정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 철도청은 조직의 특성을 감안, 공사 전환시 현 체제 유지를 요구하고 있는 데 반해 기획예산처는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 적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 중 하나는 임원의 규모다. 관리기본법은 임원 수를 15명, 이중 8명은 사외이사를 임명토록 돼 있다. 사장과 부사장을 제외할 경우 내부에서 이사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은 5명에 불과하다. 철도청 이사 임명대상인 3급 이상 공직자는 37명. 이 중 보직 본부장만 20명으로 인사 불균형과 적체가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청 관계자는 17일 “현 조직과 정원은 공사 전환을 염두에 두고 마련된 것”이라며 “공사 전환 후 직무진단을 실시할 계획인 만큼 조직안정을 위한 유예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차선책으로 이사대우 인정과 직급·임금 보전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본부장 15명이 처장(공무원 4급상당)으로 직급이 하향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임금도 낮아진다. 그러나 현 정부투자기관 중 이사대우가 있는 기관은 1곳에 불과하며, 그것도 계약직이다. 올해 출범한 한국철도시설공단에는 5명이 있지만, 적용되는 법이 다르다고 한다. 증원도 여의치 않다. 철도청은 3조 2교대의 근무체제 변환과 신규 사업에 따른 최소 인력 2279명을 요청하고 있으나 기획예산처는 구조개혁 취지를 강조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사립학교법 개정 논란

    사립학교법 개정 논란

    열린우리당이 내놓은 교육관계법 개정안의 핵심 쟁점은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기구화’와 초중등교육법 및 고등교육법 개정안의 ‘교사·학부모회 법제화’로 압축되고 있다. 사학측은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를 강화하고, 교사·학부모회를 법제화하면 건학이념이 훼손되거나 학교법인의 경영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경련도 같은 이유로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사학법의 개정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사학측의 주장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반박한다. 개정안대로 학운위가 이사의 3분의1을 추천해도 여전히 이사 3분의2의 추천권은 사학측이 갖고 있어 의결권 행사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또 교사·학부모회가 법정기구가 되더라도 학운위의 하위 기구로 별개의 권한이 부여되지 않으며 학교별로 구성과 운영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만큼 재단이 크게 우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학운위 심의기구화로 재단 독선 견제 현행 자문기구 성격으로도 구성원의 참여가 충분히 보장된다는 사학측의 주장과 달리 대부분의 학교운영위원회는 재단의 견제로 무력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체 학운위의 5%만 역할을 하는 현실에서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일선 교사들은 지적한다. 서울 A학교법인의 학운위는 2001년 이후 명칭만 있을 뿐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하는 사실상의 ‘껍데기’기구다. 이 학교 교사가 보내온 학운위 실태 자료에 따르면 매달 한 차례씩 열리는 학운위 회의조차 교사·학부모 대표가 모여 학교 관계자와 차를 마시는 간담회 수준이다. 학교측은 학운위의 공개가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교사들의 회의 참관도 거부하고 있다. 학운위 구성은 그야말로 입맛대로. 학교측을 대변하는 교사와 내정된 학부모만 위촉됐다. 교원위원 선거에서 뽑힌 교사조차 임명되지 못했다. 학교측이 ‘선거로 2배수 추천, 학교장이 위촉’이라는 규정을 들어 자의적으로 임명하기 때문이다.B교사는 “재단에 ‘찍힌’ 교사들의 학운위 진출을 막기 위해 부장 교사들이 전화로 사전 선거운동을 하거나 학교측에 내정되지 않은 학부모들의 입후보를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일선 교사들은 기존 자문기구의 성격으로는 학운위의 취지도 살릴 수 없고 파행적 운영을 벗어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모범적인 학운위 운영 사례로 알려진 C학교측은 학운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 학교 관계자는 “교복과 졸업앨범 선정부터 급식 문제까지 투명하게 운영돼 의사결정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한 학운위원은 “교사와 학부모의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고 학교 운영이 민주적으로 이뤄질 수 있어 심의기구화가 돼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학운위를 통해 사립학교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상당 부분 확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박경량 사립학교개정법 국민운동본부 대표는 “사학은 국가를 대신해 공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인 만큼 다양한 구성원들의 참여로 투명한 운영이 당연히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도 “학운위가 심의 권한을 가져도 의결 권한이 없는 만큼 학운위 때문에 사학의 건학이념이 침해받는다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회와 학부모회의 법제화’ 교장들 반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의 ‘교사회와 학부모회의 법제화’는 국·공립 교장들이 반발하는 부분이다. 이상진 한국국공립교장회 회장은 “교사회와 학부모회를 법제화하면 특정 집단이 학교를 지배하거나 투쟁기구가 될 수 있으며 학교장의 권한도 침해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법제화가 학운위의 대표성을 강화하고 의견수렴을 활성화하는 취지라고 밝히고 있다. 교사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학운위가 학교내 의견수렴기구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보완한다는 취지라는 것이다. 또 학교의 권한도 현재보다 강화된다고 설명한다. 교육부는 현재 단위학교의 자율운영체제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시·도교육청이 갖고 있는 교과과정, 인사, 학사 권한 등을 단위학교에 대폭 위임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학교장의 권한이 커지는 대신 교사회와 학부모회 등으로 구성된 학운위의 의견수렴 절차를 밟아 행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교사들도 대립… 일선학교 뒤숭숭 “학교 재단들이 극단으로 가는 것 아닌가. 교사들의 생존 문제보다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걱정이다.”(학교 폐쇄가 결의된 서울 모 사립 중학교 교사)“반 아이들이 학교가 정말 문을 닫는냐고 선생님께 물었지만 ‘그런 일은 없으니 걱정말라.’고 했다.”(한 사립고 1학년 남학생) ●“재단 권위 견제 일선 목소리 반영” 일선 학교가 뒤숭숭하다. 학교 문을 닫겠다는 사학재단들의 결의에 교사들은 “설마 현실화되기야 하겠느냐.”면서도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평교사들은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권위적인 재단을 견제하고 일선 교사들의 목소리가 교육현장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반면 재단측과 교장 등 간부급 교사들은 “전교조 등 운동권 교사들에 의해 학교가 장악될 수 있다.”고 지적해 학교 구성원 사이에도 첨예한 인식의 차이를 나타냈다. 사학법인연합회 회장단에 들어 있는 A고교의 교사는 “사학법에 대해 교사들이 드러내놓고 학교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학교 폐쇄가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교사는 그리 많지 않다.”고 전했다.B사립고 교사는 “재단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폐쇄결의이고 결국 피해가 학생들한테 갈 텐데 어느 교사인들 찬성하겠느냐.”면서 “기득권을 빼앗기기 싫어 재단들이 반발하는 것일 뿐 상당수 사립고 교사들은 개정안의 취지에 동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립중학교 교사는 “솔직히 개정안이 통과돼도 군림하고 있는 현 재단을 얼마나 견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사학재단들의 학교폐쇄 결정은 재단이 학교 건립을 ‘사회적 기여’가 아닌 ‘투자’로 인식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교조 학교장악 분열조장 우려” 반면 B사립고 교장은 “속이 들여다 보이는 것 아니냐. 전교조가 이사진을 장악해 실력 행사를 하고 갈등을 조장하면서 교육현장을 분열시키려는 것으로 순수한 의도가 아니다.”라고 정치적 논리에 무게를 뒀다. 또 다른 교장은 “설립자의 권한을 한번에 뺏아버리는 측면이 있어 반발하는 것”이라면서 “개정안대로라면 모든 학교들의 설립취지와 건학이념이 유명무실해지고 학교운영이 획일화될 수 있다.”고 반대했다. 관선이사가 파견된 사립고들은 폐쇄결의를 유보하거나 관망하는 분위기이다. 울산 H고는 최근 학교폐쇄를 논의하기 위해 이사회를 열었다가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이사 11명 가운데 9명이 참여한 이사회에서는 폐쇄 여부를 놓고 장시간 토론을 벌였다. 토론에 참석한 이사는 “폐쇄결의는 관선이사의 권한을 넘어선 결정이라고 의견을 모아 표결없이 유보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역시 관선이사가 파견된 서울의 한 고교 교장도 “재단이 사태를 관망하고 있지만 이사들이 사학 폐쇄를 결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울산 강원식·서울 채수범 이재훈기자 kws@seoul.co.kr ■ 위헌 시비도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한 위헌 논란이 일고 있다. 위헌론자들은 사학법 개정안이 사유재산을 지나치게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합헌론자들은 교육의 공공성을 감안하면 일정 수준의 제한은 있을 수 있다고 반박한다. 위헌론자들은 개방형 이사제를 대표적인 위헌 조항으로 꼽는다. 법인 이사회의 3분의1과 내부 감사 1명을 학교운영위원회 등이 추천토록하는 개정안은 사립학교의 사적자치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임원 선임권은 법인의 고유권한인데 이를 제한하는 것은 위헌이란 주장이다. 이시윤 변호사는 “현재 사립학교는 사단법인이 아니라 재산이 중심인 재단법인으로 재단법인의 모든 의사결정과 법률행위는 이사가 하고, 대내적 업무집행권과 대외적 대표권을 모두 이사가 갖는다.”면서 “개방형 이사회의 확대가 재단의 본질에 반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학운위가 학교 예산안을 심의하는 것도 위헌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한다. 학운위가 예산을 심의하는 것은 피고용인이 예산을 결정하겠다는 발상으로 이는 사학을 사유재산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공공재산으로 보는 것과 같다고 강조한다. 비리임원의 복귀요건 강화도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합헌론자들도 사립학교의 재산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처럼 공공성이 강조되는 부분은 일정 부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헌법 제37조의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든다. 김진 변호사는 “사학은 분명 개인재산이 출연된 법인이지만 일반 기업과 달리 국민을 교육하는 것은 공공의 이익에 해당돼 일정 부분 제한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개방형 이사제도 학운위가 이사의 3분의1을 추천해도 법인의 의사결정을 좌우할 수 없는 만큼 위헌 소지는 적어진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사기업도 경영 투명성을 위해 사외이사를 받아들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합헌론자들은 대다수 사립학교의 재단전입금이 전체 예산의 5%에도 미치지 못해 정부의 재정보조와 학생 납입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에서 사학재단이 재산권을 주장하는 것은 억지라는 지적도 제기한다. 양삼승 변호사는 “헌법 37조에는 ‘공익을 위해 기본권을 제한하더라도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할 수 없다.’는 단서가 있다.”면서 “사학법이 제한하는 권리가 본질적인가라는 부분에 법리적 다툼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권형준 한양대 법대 교수는 “위헌 여부를 떠나 사학비리를 척결함과 동시에 재단이사회의 운영에 관한 묘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를 먼저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찬반론자 양쪽에 권고했다. 강충식 박경호기자 chungsik@seoul.co.kr
  • SK사외이사진 소버린에 반박 “임시주총 요청 이유 밝혀라”

    SK㈜ 사외 이사진과 소버린자산운용간의 치열한 ‘장외 신경전’이 전개되고 있다. SK㈜는 2일 사외 이사진이 소버린측의 자회사이자 지난 25일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한 크레스트증권에 공개 질의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사외 이사진은 질의서에서 “주주가 요청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은 지난 3월 정기주총에 상정돼 부결됐던 안건과 내용상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3월 정기주총이 예정된 상황에서 반드시 임시주총을 개최해야 한다고 급박하게 요청한 이유를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SK㈜의 지배구조 변화는 순전히 일반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한 외양만의 변화일 뿐”이라는 소버린측의 지적에 대해 “이사회 활동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사실과 다르게 이사들을 폄하하는 듯한 언급을 한데 대해 매우 뜻밖이고 유감스럽다.”면서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달라고 요구했다 이번 이사진의 공개 질의는 소버린에 대한 반격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 소버린측의 임시주총 소집 요청에 대한 정확한 의도 파악이라는 일차적인 목적 외에 이사진 폄하는 묵과할 수 없는 ‘명예훼손’으로 이에 대한 정확한 근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부결을 위한 ‘명분 쌓기’ 의도도 엿보인다. 소버린측이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이사회 흔들기나 주가 띄우기 등의 불순한 노림수가 담겨져 있는 것으로 이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 사외이사들은 이와 관련, “임시주총 소집 안건을 부결시키기 위한 수순은 아니다.”면서 “수용 여부에 대한 판단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차원으로 봐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SK㈜ 이사회는 오는 5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소버린측이 요청한 임시주총 소집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한나라, 李총리 ‘정조준’

    이해찬 국무총리의 ‘차떼기당’ 발언으로 여야가 닷새째 극한 대치에 접어든 가운데 한나라당은 강경 투쟁 기조를 고수했다. 1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표 주재로 상임운영위와 ‘이해찬 총리 국정농단 보고회’를 잇달아 열어 이 총리의 과거 행적을 집중 성토하는 등 ‘이해찬 때리기’에 나섰다.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이 총리의 ‘즉각 파면’을 요구하는 등 압박전을 통한 대여 투쟁을 계속했다. 이날 상임운영위에서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 총리를 겨냥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도 엿보였다. 박 대표는 상임운영위에서 “대의민주정치가 이렇게 돼선 안 되기 때문에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 총리는 여러 번 기회를 줬는데 왜 이렇게 하는지, 무슨 의도로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는지 알 수 없다.”며 ‘한나라당 폄하’ 발언에 대한 사과 요구를 거부한 이 총리를 정면 비판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이 이 총리와 한나라당의 ‘동시 사과’를 주장한 데 대해 “이 총리가 음주운전으로 중앙선을 침범해 큰 사고를 낸 것인데 마치 쌍방과실인 양 억측을 부리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도 “국회 파행은 이 총리의 언동에서 나왔다.”면서 “다른 것으로 물타기하지 말라.”고 거들었다. 이어 의원총회 형식으로 열린 ‘이해찬 총리 국정농단 보고회’는 이 총리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이 총리의 언론관, 정치인 자질 및 전력, 교육부장관 재직 때의 잘못, 총리로서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임명직 총리에 불과한 이 총리가 제 분수를 모르고 언론과 야당, 국회와 국민을 싸잡아 모독하고 도발해 국회가 파행됐다.”면서 “노 대통령은 하루속히 국회 정상화의 걸림돌인 이 총리를 파면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박형준 의원은 이 총리의 “조선·동아는 내 손 안에 있다.”는 발언과 여권의 언론 개혁 추진에 대해 “5공시절 언론기본법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일보) 손보기라는 정치적 의도가 너무 강하다.”고 지적했다. 심재철 기획위원장은 ▲이 총리가 지난 89년 12월 광주특위 청문회에서 흑산도 대간첩작전(69년 6월) 때 피살된 무장공비 사진을 ‘광주시민학살사건’이라고 제시한 점 ▲지난 2002년 8월 ‘검찰의 병풍유도 요청’ 발언 ▲이 총리 보좌관의 국회 상임위 유관업체 사외이사 겸직 ▲‘병풍’ 의혹을 제기했다가 구속·복역한 김대업씨 가석방 ▲이 총리 부인의 농지법 위반 등을 거론하며 ‘이해찬 흠집내기’에 집중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재벌 지배구조 개선위해 사외이사제 더 강화해야”

    우리나라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사외이사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애덤 프리처드 미국 미시간대 교수는 1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주최로 열린 ‘기업집단의 지배구조’ 국제회의에서 ‘재벌’이라는 독특한 기업문화가 있는 우리나라에서 주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사외이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리처드 교수는 “한국에서는 재벌이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관한 논의에 개입해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개혁이 어렵다.”면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사외이사제도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사외이사들에게 좀 더 많은 권한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어 그는 “한국에서는 기관투자자들과 재벌간의 유착관계가 깊어서 사외이사의 역할을 확대하기 힘들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진출을 촉진시키는 것도 해결책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 기업집단의 지배구조는 지배주주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는 형태”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는 소수 주주뿐 아니라 잠재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높이는 요인이기 때문에 지배구조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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