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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SO변경허가 - 지상파 인허가권 합의문 해석 충돌

    여야, SO변경허가 - 지상파 인허가권 합의문 해석 충돌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 상임위 심의과정에서 표류하고 있다. 여야는 20일 본회의를 열어 정부조직개편 관련 법률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했지만 합의문 해석을 놓고 이틀째 충돌을 빚으면서 처리에 실패했다. 이날 문화체육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여야는 지상파 방송 최종 허가권과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변경 허가권을 놓고 팽팽히 맞섰다. 새누리당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지난 17일 작성된 여야 합의문 9번 조항을 보면 ‘기술된 내용을 제외한 나머지 사항은 새누리당이 제출한 정부조직법 개정안대로 한다’고 돼 있다”면서 “합의하지 않은 내용을 들고 나온 민주통합당이 법률안 처리 지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방송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통신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각각 담당하는 것이 합의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큰 틀에서 합의해 놓고 합의문에 없다는 이유로 틈새를 노리는 것은 합의정신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또 새누리당은 지상파 방송 허가권을 미래부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의문에 전파방송관리와 주파수 정책 관련 업무를 미래부로 이관하는 것으로 명시됐다는 이유에서다.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방통위 직제에 무선국 허가는 전파방송관리과의 소관 업무로 명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합의문에 ‘방송용 주파수 관리는 방통위 소관으로 한다’, ‘지상파 방송정책 업무는 방통위에 존치한다’는 내용을 근거로 지상파 방송 허가권도 방통위에 두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SO 변경허가권을 두고 새누리당은 “방송의 공정성 담보를 위해 방통위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하는 항목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은 “SO 변경허가권도 미래부 이관 업무인 만큼 허가·재허가권과 함께 방통위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이 계속 합의정신에 위배되는 주장을 하면 협상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설전도 이어졌다. 민주당 유승희 의원이 “허가의 개념에 변경허가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은 목욕탕에 가서 샤워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하자 새누리당 김 수석부대표는 “1, 2층에 목욕탕과 헬스장이 있다고 할 때 한 번 돈 냈다고 모두 들어가는 건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문방위 여야 간사는 밤 늦게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각자 지도부와 협의한 뒤 다시 만날지, 원내대표 간 정치적 합의에 맡길 것인지를 놓고 저울질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회의가 21일에도 예정돼 있어 막판 처리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이날 본회의 통과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용산에 발목’ 롯데관광개발 법정관리 신청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역세권) 개발사업에 1700억원의 거액을 투자했다가 발목이 잡힌 롯데관광개발이 법원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롯데관광개발은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하고 회사재산보전처분신청서와 포괄적 금지명령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롯데관광개발은 이달 중 255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256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각각 도래한다. 오는 5월에 180억원, 내년 말까지 392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돌아온다. 1971년 5월 24일 설립된 롯데관광개발은 자본금 55억원으로 관광개발, 국내외 여행알선업, 항공권 판매대행업 등을 하고 있다. 2006년 6월 8일 상장했고 김기병 회장 일가가 52.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용산역세권개발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드림허브)와 계열사로 편입한 용산역세권개발㈜의 지분을 각각 15.1%, 70.1%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용산개발이 지연된 데다가 지난 12일 드림허브가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이자를 상환하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이 발생하면서 시장의 불신이 커졌다. 롯데관광개발은 2012년 연결 회계기준으로 3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총부채와 자본금 총액(자본총계)이 각각 1314억원과 508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58.7%다.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아 주식시장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했다. 업계에서는 대주주인 김기병(74) 회장 보유 주식 중 상당수가 은행 대출을 위한 담보로 잡혀 있어 경영권도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롯데관광개발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김 회장과 부인인 신정희(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막내동생) 롯데관광 이사, 두 아들 등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롯데관광은 김 회장(38.6%)과 부인 신씨 및 두 아들 등이 52.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동화투자개발, 롯데관광, 동화면세점 등 계열사 및 특수 관계사 일부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관계사인 동화투자개발은 롯데관광개발 차입금에 대한 담보나 연대 지급보증 등을 제공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朴대통령 야당 압박 아쉬워… 합의 기다려 준 점은 잘한 일”

    “朴대통령 야당 압박 아쉬워… 합의 기다려 준 점은 잘한 일”

    민주통합당은 18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 경과를 보고하는 자리를 가졌다. 의총에서 의원들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부문을 방송통신위원회에 남기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하지만 새 정부가 본격 가동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의식한 듯 정부조직법 협상 결과에 대한 직접적 반발은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문희상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그동안 원안 고수를 고집하며, 국회 특히 야당을 압박했던 것은 아주 아쉽다”면서도 “마침내 여야 합의로 끝낼 수 있도록 기다려 준 점에 대해서는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 불통과 독선의 늪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협상 타결을 이끈 박기춘 원내대표는 “불통 대통령, 허수아비 여당이 협상 지연의 큰 원인이었다”고 지적한 뒤 “이번 타결이 민주적 합의와 타협의 정치를 복원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간사인 유승희 의원도 “협상은 잘했다”면서 “SO 등 야기된 문제는 입법 조치를 통해 확실하게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 기류는 협상 결과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문방위 소속 최민희 의원은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의 존재에 대해 회의감이 들었다”면서 “4·11 총선에서 민주당이 정보통신미디어부 공약을 내세워 빌미를 줬다”고 지적했다. 김광진 의원은 이석기·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의 자격심사안 발의에 합의한 것과 관련, “이번 합의는 부적절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3선의 한 중진 의원도 “정부조직법 원안 통과 대신 얻어 낸 4대강, 국정원 댓글 의혹 국정조사가 과연 제대로 되겠느냐”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용산’ 투자 금융사들 전액 날릴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에 투자한 금융사와 국민연금이 투자액 전부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 사모펀드에 간접투자한 국민연금공단의 투자결정 과정에도 의혹이 일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들은 용산개발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에 사모펀드를 운용하거나, 지분을 매입해 직접 출자하는 방식으로 투자했다. KB자산운용은 ‘KB 웰리안엔피 사모 부동산 투자회사 제1호’ 펀드를 통해 100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맵스 프런티어 부동산 사모 투자회사 23호’를 통해 490억원을 투입했다. 삼성생명, 우리은행, 삼성화재는 각각 300억원, 200억원, 95억원을 직접 출자했다. 업계에서는 전액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최종 부도 처리될 경우 소송이나 채권 정리를 통해서 투자금 일부를 회수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이 희박하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정상화되면 좋겠지만, 채권 정리를 하더라도 직접 출자했다면 순번이 뒤로 밀린다. 사실상 투자한 돈을 전부 잃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공단도 마찬가지다. 공단은 2008년 3월,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통해 각각 1000억원과 250억원 등 총 1250억원을 간접투자했다. 공단은 사모펀드에 위탁할 당시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투자자 책임이다’고 계약했으며, 별도 손실보전도 하지 않았다. 공단은 자산운용사들과 향후 대책 마련을 위해 협의 중이다. 투자 결정 당시 국민연금 내부 리스크관리실은 ‘토지매입 위험 및 민원 위험이 존재하고, 토지보상이 지연될 경우 전체 사업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면서 보수적 의견을 개진했다. 그러나 외부 자문사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토지매입가와 직접공사비는 오를 수 있지만 이러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투자결정은 외부위원과 내부위원 각 3명씩 총 6명으로 구성된 대체투자위원회에서 한다. 당시 위원 전원이 찬성해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공단 대체투자실·리스크관리실 관계자는 “위원회에서 내·외부 보고서를 참고해 결정한다”면서 “당시에는 코레일 등 공공기관과 삼성물산, 롯데관광개발 등 민간기업이 참여해 장점이 크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행정부처는 지금 ‘히든카드’ 준비 중

    장·차관이 임명 또는 내정된 행정부처들이 본격적으로 업무보고 준비에 돌입했다. 부처들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첫 업무보고라는 큰 ‘시험’을 앞두고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특히 정부는 국정과제 가운데 입법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4월 임시 국회 통과를 목표로 박 대통령 취임 100일 이내에 국민에게 가시적인 개혁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강력히 추진 중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5년 전인 2008년 이명박(MB) 정부의 첫 업무보고와 비교해 현 정부의 가장 큰 차이는 ‘시간’이다. 속전속결로 정권 인수작업을 진행했던 이명박 정부는 같은 해 3월 10일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대통령 업무보고를 시작했다. 반면 박근혜 정부는 정확한 업무보고 일정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늦게 진행됐다는 점이다. 선임 부처이자 부총리급으로 격상된 재정부 장관의 취임이 마무리돼야 행정부 전체의 업무보고 일정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는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으로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 업무보고의 가장 큰 관심은 주요 업무계획이다. 공약의 실질적인 로드맵과 구체적인 실천방안, 새로운 정책들이 대통령에게 망라돼 보고된다. 예컨대 재정부는 향후 5년간 박 대통령의 공약 추진에 소요될 134조 5000억원의 재원 마련을 위해 부처별로 취합한 재량지출사업에 대한 세출구조 조정 등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고한다. 업무보고는 이른바 ‘확정된 사실’로 공표되는 만큼 과거 공약 수준으로 논의되던 정책과는 무게감부터 다르다. 업무보고 순서에도 관심이 쏠린다. MB 정부는 재정부를 시작으로 외교통상부, 국방부, 노동부 등의 순으로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부처 서열에 따를 수도 있지만 새 정부 국정 철학에 따라 업무보고 순서가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처 승격 등 위상이 높아진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통령의 관심이 높은 중소기업청 등은 상급 기관과 분리해 업무보고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행정부의 관계자는 “인수위원회 때 업무보고는 사실상 정책 조율의 첫 단계라는 의미를 갖고 있었지만, 취임 후 첫 업무보고는 무게감이 다르다”면서 “각 부처는 그동안 준비했던 ‘히든카드’를 대통령 앞에 내놓고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용산개발사업 부도] 국민연금공단 1250억 손실 위기… 투자 싸고 논란 예상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에 투자한 금융권은 2855억원의 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이 중 1250억원은 국민연금공단이 자산운용사를 통해 투자한 금액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용산개발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에 KB자산운용과 미국의 푸르덴셜 부동산투자가 각각 1000억원과 770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 490억원, 삼성생명 300억원, 우리은행 200억원, 삼성화재 95억원 등이다. 금융권이 다른 투자자나 사업자들에게 대출·지급보증을 한 금액을 합치면 손실액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 투자 당시 내부 리스크 관리실은 “토지 매입 및 민원 위험이 존재하며 토지 보상 지연 가능성에 따라 전체 사업비용 증가 위험이 존재한다”며 보수적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외부 자문사인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의 의견을 받아들여 투자했다. 투자 결정을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정치에 발목 잡힌 경제/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정치에 발목 잡힌 경제/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경제 현상이 정치 현상이나 사회 구조와 많은 관련을 지니고 있을 때는 정치적으로 타결하는 것이 효과적일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경제 문제는 경제로, 정치 문제는 정치로 풀어야 치유책이 나온다. 경제 문제에 정치적 명분을 내세우거나 이해관계를 들이대면 실마리가 풀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되레 복잡하게 꼬이는 경우가 많다. 진실이 왜곡되고 이해관계자들이 왜곡된 내용을 악용하면서 시장은 더욱 혼란에 빠진다. 치명적인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경제 문제를 정치적으로 접근하거나, 이념을 들이대서는 안 되는 이유다.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택시지원법안 등이 갈등을 빚고 있다. 정치적 이해타산으로 만신창이가 된 경제 문제들이다. 정부가 아파트 분양가를 통제하게 된 배경은 건설업체들이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적정한 이윤을 넘어 폭리를 취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분양가를 시장 자율기능에만 맡길 수 없을 정도로 과열돼 자고 나면 집값이 뛰고 분양가가 오를 때 불가피하게 나온 조치다. 분양가 폭등을 막고 개발사업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등 순기능도 컸다. 그런데 주택시장은 변했다. 공급자 위주에서 소비자 위주의 시장으로 바뀌었다. 건설업계는 꾸준히 분양가 상한제 규제를 폐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도 지금이 분양가 상한제 규제를 풀 기회라고 생각한다. 야당도 상당수 의원이 같은 생각이다. 하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에서 맴돌고 있다. 투기가 우려될 땐 다시 분양가를 규제할 수 있는 장치를 달았지만 지루한 공방만 계속되고 있다. 한 야당 의원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당론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야당 의원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관련한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가 시민단체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사안의 본질을 경제적으로 풀려고 하지 않고 정치적인 시각에서 선과 악으로 구분해 접근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명분에 가로막혀 경제의 본질을 읽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까지 하다. 취득세 감면 연장법안 처리도 지연되고 있다. 주택시장을 살리고 지방자치단체 세수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에 공감하면서도 정작 법 개정에는 이념의 잣대를 들이댄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부동산 거래 중단으로 취득세를 거둬들이지 못해 파탄 일보직전인데도 국회는 느긋하다. 사회적 혼란을 일으킨 택시 지원 문제나 철도 경쟁력 확보방안도 그렇다. 택시와 철도 문제를 이토록 방치해 곪아 터지도록 한 것은 분명 정부와 업계의 책임이다. 하지만 혼란의 실체를 들여다보면 정치인들이 문제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하다. 대선을 치르면서 경제 문제를 정치적 논쟁거리로 이끌어내 되레 문제만 키운 꼴이 됐기 때문이다. 택시법의 경우, 국회가 정치적으로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결국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했고, 개정 법률을 정부가 거부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많은 국회의원이 속으로는 정부가 내놓은 택시산업발전 대체 입법안에 찬성하면서도 뒷짐을 지고 있다. 국가경제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정치 실태가 볼썽사납다. chani@seoul.co.kr
  • [사설] 범국민적 단합으로 안보위기 헤쳐갈 때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윤병세 외교부장관 등 신임장관 13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이들과 새 정부 첫 국무회의를 가졌다. 박근혜 정부 출범 2주 만에 불완전하게나마 국정 운영이 정상 가동의 문턱에 들어선 것이다. 정부조직법 개편 지연 등으로 4명의 장관이 아직 임명되지 않았으나 17개 부의 차관과 17개 청장도 내일과 모레 잇따라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 새 정부의 진용이 수일 내로 얼추 갖춰지는 셈이다.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한반도의 안보 긴장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을 감안할 때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의 지각 출범으로 인해 그동안 국정은 청와대 중심의 비상 체제로 운용돼 왔다. 이로 인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들도 쌓여 있는 상황이다. 어제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4대강 등 대형국책사업을 철저히 점검하고 주가 조작을 엄중 단속할 것을 주문했으나, 이를 넘어 각 부처는 앞으로 5년 동안 현 정부 140개 국정과제에 대한 소관별 실천 방안을 면밀히 강구해야 한다. 고삐 풀린 서민물가도 잡아야 한다. 새 정부 출범 직후 100일이 향후 국정 5년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볼 때 그만큼 각 부처가 촌각을 다퉈야 할 시점이다. 지금 이 나라는 세 가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핵을 앞세운 북한의 도발 위협이 그 하나고, 정치를 잃어 버린 국회의 위기가 또 다른 하나이며,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한 정부의 위기가 나머지 하나다. 북한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며 주민들을 동원하고 서해안 장사정포의 포문을 활짝 열어놓은 상황이건만 여야는 서로 상대가 자신을 대접하네 마네 하며 우물 안 싸움에 날 새는 줄 모르고 있다. 조직이 정비되지 않은 각 부처의 공무원들은 대체 뭘 어찌해야 할지 몰라 일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 위중한 국면을 헤쳐갈 주체는 결국 우리 국민들뿐이다. 위기일수록 강해지는 우리 국민들의 저력만이 북의 안보 위협을 물리치고, 정치를 복원하고, 정부를 안정시킬 수 있다. 국민 각자가 성숙한 자세로 중심을 잡는 일이 중요하다. 지금 통합진보당과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등 일부 종북(從北) 성향의 정당과 단체들은 주한 미 대사관 앞으로 달려가 연일 반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북한의 도발에는 눈을 감은 채 한국과 미국 때문에 전쟁 위기가 왔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젊은 세대들의 안보 불안감을 자극하고 이들의 반미 의식을 고조시키려는, 북한의 대남 전략전술과 하등 다를 게 없는 행보다. 어느 나라 국민인지를 의심케 한다. 안보 위기와 국정 파행은 국가적 피로감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를 이겨낼 인내심이 요구된다. 국민들의 흔들림 없는 단합이 요구된다. 정치권도 모쪼록 이번 주 안에 정부조직개편 논란을 매듭지어 새 정부의 온전한 출범에 힘을 보태기 바란다.
  • [사설] ‘지지부진’ 혁신도시 언제 제 이름값 하나

    공공기관의 혁신도시 이전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밝혀졌다.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말까지 113개 기관이 10개 지방 혁신도시로 이전했어야 하지만 혁신도시로 옮긴 기관은 국토해양인재개발원 등 4곳(3.5%)에 불과하다. 부동산 경기 부진 등 이유야 있겠지만 실적이 너무 저조하다. 공공기관을 이전하려면 예산 확보, 청사 건설 등 여러 단계를 거쳐 3년이 걸린다. 이러다 참여정부에서 추진된 혁신도시 건설사업이 박근혜 정부에서도 완성되지 못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공공기관의 혁신도시 이전이 부진한 것은 담당 부처인 국토해양부의 업무 소홀과 일부 기관의 미온적 태도가 겹쳤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87개 기관의 이전계획을 길게는 3년이 지나서 승인하는 등 심사승인에 평균 17개월이나 걸렸다.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에 따라 일부 기관이 통폐합됐다는 점을 감안해도 너무 시간을 끌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공공기관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국세공무원교육원은 국토부의 20여 차례에 걸친 시설 매각 요구를 거부하고, 에너지경제연구원 등 11개 기관은 뚜렷한 이유 없이 신사옥 설계를 장기간 발주하지 않아 이전을 지연시켰다. 또 영상물등급위원회 등 6개 기관은 임차보증금 등 이전 재원이 부족하고, 에너지관리공단 등 9개 기관은 부동산 매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도 필요하다고 본다. 혁신도시는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돼 왔다.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부산·대구·나주 등 전국 10개 혁신도시를 건설해 수도권 내 공공기관을 이전한다는 계획으로, 지난해 말까지 부지 및 기반조성사업은 모두 끝났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이전 지연과 직원들의 정주 기피로 혁신도시를 지역발전의 성장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은 출발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 11조원 가까운 사업비가 들어가는 혁신도시는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처럼 되돌릴 수 없는 국가사업이다. 국토부는 기획재정부와 함께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와 지방 이전을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해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에 속도를 내야 한다. 주무부처의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 국토부가 아닌 국세청이 국세공무원교육원에 사옥 매각을 요청했으면 거절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공공기관장들도 직원들이 지방 이전에 대한 거부감을 누그러뜨릴 수 있도록 적극적인 설득작업에 나서야 한다.
  • “용산에 3000억” 코레일 ‘승부수’

    코레일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을 살리기 위해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에 연말까지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신 민간 출자사에 공사 발주 권한 등의 기득권 포기를 요구했다. 부도 초읽기에 들어간 용산 개발 사업에 새 전기가 마련된 셈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용산 개발 정상화 최종 협상안을 지난 8일 열린 이사회에서 확정했다. 한 관계자는 “사업이 무산될 경우 코레일이 드림허브에 줘야 하는 반환금 3073억원에 대한 확약서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림허브는 확약서를 담보로 3000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발행할 수 있다. 코레일은 이 같은 지원안을 11일 드림허브 이사회에 제안할 예정이다. 지원안이 통과되면 12일 30개 출자사가 참여하는 사업성 재검토 회의도 열 계획이다. 코레일은 지원 조건으로 민간 출자사들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먼저 삼성물산이 2010년 사업에서 발을 빼면서 롯데관광개발에 넘긴 용산역세권개발(용산AMC·용산 개발 실무 담당) 지분 45.1%에 대한 주주권 제한을 요구할 예정이다. 또 향후 공사에 대한 출자사들의 시공권과 이미 수주한 삼성물산의 랜드마크빌딩 시공권 등의 기득권 포기도 요구했다. 서울시에는 용산 개발 사업 인허가 문제 등을 책임져 달라고 요구했다. 여기엔 사업 지연에 따른 인허가 취소 문제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혁신도시 미룸~ 미룸~ 공공기관 3.5%만 이주

    정부가 국가균형 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혁신도시 건설사업이 이전 대상 공공기관의 3.5%만 이전을 완료하는 등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 국회가 요구한 ‘혁신도시 건설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를 8일 공개했다. 감사 결과 혁신도시 이전 대상 113개 기관은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말까지 모두 지방으로 옮겼어야 했는데도 국토해양인재개발원 등 4개 기관만이 이전했다. 청사를 신축해 이전하는 99개 기관 가운데는 76곳(76.7%)이 공사 중, 10곳(10.1%)이 공사입찰 중, 7곳(7.1%)이 설계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기관당 평균 18.7개월이 지연되고 있으며 한국국제교류재단 등 8개 기관은 지난해 12월 말까지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이전 시기를 예측조차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세공무원교육원은 기존 부동산의 존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20여 차례나 국토해양부의 부동산 매각 요구를 거부했고 신사옥 설계·착공 등의 지방이전 업무를 장기간 중단했다. 과도하게 큰 청사 건립을 계획한 곳도 많아 문제였다.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남동발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등 6개 기관은 50억~130조원의 부채가 있으면서도 규정보다 최대 22%나 큰 신사옥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 인천 검단2지구 3년만에 백지화

    인천 검단2지구가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택지개발예정지구에서 취소됐다. 국토해양부는 7일 중앙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검단2지구 택지지구 지정 취소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검단2지구는 부동산 경기 침체, 수도권 서부권역 개발 사업의 단기간 집중, 수요 부족, 사업시행자의 자금난 등이 겹쳐 사업이 장기간 지연된 곳이다. 검단2지구는 인천 서구 마전·불로동 일대 694만㎡로 2010년 5월 택지지구로 지정됐다. 인천시·인천도시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업 시행자로 참여, 2016년까지 2만 1200가구를 지을 예정이었다. 사업비는 4조 4104억원이며 이 중 보상비는 1조 8000억원에 이른다. 사업 취소의 결정적 원인은 사업 보상비의 지연 탓이다. 시행자는 2016년 이후 보상할 계획이었으나 주민들은 2014년까지 보상을 요구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주민들은 보상 지연으로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는다며 지난해 9월 인천시에 해제를 요구했고, 인천시는 12월 국토부에 지구지정 해제를 건의했다. 택지지구 지정 취소 사례는 2011년 오산세교3지구에 이어 두 번째다. 국토부는 이달 중 주택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열고 지구지정 취소 고시를 할 예정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정부조직법 대치정국에 北위협 변수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놓고 정치권의 대치가 지속되는 가운데 ‘북한 변수’가 정국을 강타했다. 정전협정 백지화 등의 내용을 담은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의 5일 대변인 성명을 강경파로 통하는 김영철 군 정찰총국장이 발표한 점을 청와대는 주목하고 있다. 정찰총국은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을 비롯해 사이버 테러 등 크고 작은 대남 도발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아 왔다. 박근혜 정부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묶여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강력한 위협에 대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가동하며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외교 안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정식 임명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 체계적인 대처에 일정한 한계를 보이고 있다. NSC를 이끄는 외교·통일·국방 장관과 국가정보원장 역시 공식 취임을 하지 못해 공식회의를 열지도 못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국정 공백기를 맞아 심각한 안보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국민 우려를 의식한 듯 6일 허태열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는 안보 공백에 대한 논의가 심각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 지연으로 존재 근거가 확보되지 않은 신설 국가안보실의 수장인 김 내정자는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하지만 윤창중 대변인은 “김 안보실장 내정자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상황 점검 및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또 한편으로는 외교안보수석실에서 한 치의 공백도 없이 치밀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조직법 협상 교착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북 도발’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야권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박기춘 원내대표가 이날 핵심 쟁점 사항이었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관련 관할권 문제를 원안 처리하는 대신 3대 조건을 긴급 제시한 것도 이런 연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박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북 측의 정전협정 전면 백지화 등 나라 안팎의 상황이 엄중하다”며 “더 이상 국정 표류를 방치할 수 없어 내린 양보안”이라고 말했다. 국가 위기 상황에 국정 공백이 장기화된다면 야당의 ‘발목 잡기’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는 생각에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다른 목소리도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부에서 의연하게 대처하면 된다”면서 “정부조직법은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 고유한 일로, 북한 변수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 원리 원칙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따르릉~ 제주 올레길 한바퀴

    자전거를 타고 제주 올레길을 둘러보는 여행코스가 개설된다. 서귀포시 송산동은 사업비 2200만원을 들여 올레 6코스 천지연~보목포구를 잇는 자전거 여행코스를 개발한다고 6일 밝혔다. 이곳은 올레 6코스를 관통하는 빼어난 해안경관을 자랑하는 곳으로 자전거를 타고 아름다운 제주 올레길을 체험할 수 있다. 송산동마을회는 자전거 올레 관광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달 중 자전거 구입하고 거치대를 설치한 후 올레꾼에게 임대해줄 예정이다. 올레 자전거 거치대는 보목포구와 서귀포시내 등 2곳에 설치하고 자전거는 30대를 구입, 비치할 계획이다. 자전거 올레 코스는 천지연~서귀포항~이중섭거리~제주올레사무국~검은여~보목하수처리장~구두미포구~보목포구 5㎞ 구간이다. 천지연에서 자전거를 임대하면 보목포구에서 반환하거나 보목포구에서 임대하면 천지연에서 반환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송산동마을회 관계자는 “새로운 자전거 올레체험 여행상품으로 올레꾼을 유치하고 자전거 임대사업을 통해 주민 일자리도 만들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국무회의 또 무산… 국정 올스톱

    국무회의 또 무산… 국정 올스톱

    출범 9일째를 맞은 5일 박근혜 정부가 국정 올스톱 상태에 직면했다. 국정의 최고 심의, 의결기구인 국무회의는 지난달 26일에 이어 이날도 2주일째 열리지 못했다. 국무총리를 제외한 17개 부처 장관을 한 명도 임명하지 못한 채 사실상 ‘식물정부’로 전락한 것이다. 새 정부 들어 장차관 임명이 지연되면서 각 부처도 1급 중심으로 부처 운영에 들어가는 등 행정 파행이 지속되고 있다. 여야는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이날 본회의를 열었지만,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상정조차 하지 못했다. 최대 쟁점인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 문제를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한 탓이다. 지난 1월 30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제출 후 35일째, 지난달 25일 박근혜 정부 출범 후 9일째 공전만 거듭했다. 새누리당은 오는 8일부터 한 달 동안 임시국회를 단독 소집하기로 했다. 임시국회는 여야 어느 한 쪽이 단독 소집할 수 있지만, 본회의 등 의사일정은 여야가 합의해야 한다는 점에서 험로를 예고한다.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 국정 파행이 이달 말까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와 장관 후보자 청문회, 장차관 임명 등 일련의 절차가 그때쯤에야 일단락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박 대통령은 이날 별도의 공식 일정 없이 청와대에 머물며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및 국정 공백 최소화 방안 등을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 9일째를 맞은 박 대통령의 공식 일정이 전무한 것은 휴일을 포함해 이날까지 네 번째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장관 일 손떼고 차관·차관보도 옮겨… 재정부 업무마비 ‘공황’

    장관 일 손떼고 차관·차관보도 옮겨… 재정부 업무마비 ‘공황’

    박근혜 대통령 취임 9일째를 맞은 5일까지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장관 후보자는 전체 17명 가운데 7명으로 늘어났지만 박 대통령은 이들에게 임명장을 주지 않고 있다. 이들이 취임하지 못함에 따라 행정부가 사실상 마비상태에 빠졌다. 조직개편 대상이 되는 부처의 인사도 무기한 보류됐다. 특히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3일로 예정돼 있어 ‘식물 정부’가 장기화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정부조직법 개정의 영향을 받지 않는 부처 장관을 우선 임명하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리더십 공백 상태가 심각하다. 박재완 장관은 사실상 재정부 업무에서 손을 놓고 있고, 장관을 대신해 현안을 챙길 두 명의 차관도 ‘공백’ 상태이기 때문이다. 신제윤 제1차관은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됐고 김동연 제2차관은 국무총리실장으로 임명됐다. 주형환 차관보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 차관이 아직 재정부로 출근하고 있지만 청문회 준비도 해야 해 차관 업무에 전념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인사 폭이 커지면서 연쇄 후속 인사에 대한 기대감으로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한 실정이다. 한 재정부 직원은 “삼삼오오 모이면 자연스레 화제가 (인사) 하마평으로 옮겨가 일이 잘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장관 후보자들은 개인사무실이나 자택 등에서 부처 업무보고를 받으며 임명을 기다리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사직로 외교부 청사 인근에 있는 대우빌딩에 사무실을 마련해 업무를 보고 있다. 윤 후보자는 수시로 업무 보고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환 장관과 윤 후보자 양 측이 현안 업무를 다루는 ‘한 지붕 두 장관’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윤 후보자가 국회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이전에 현재의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취임하게 되면 개정안 통과 후 외교부로 명칭과 조직이 개편되는 상황에서 외교부 장관으로 다시 취임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외교통상부는 앞서 인사청문요청서에 ‘향후 부처 명칭이 바뀌어도 기존 청문회로 갈음할 수 있다’는 취지의 부칙을 달아 정부조직법 통과 이후 인사청문회를 다시 열 필요가 없도록 조치했다. 앞서 지난 4일 청문보고서가 통과된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청와대로부터 임명장을 받지 못해 현재까지 공식적인 업무는 하지 못하고 있다. 황 후보자는 주로 자택에 머물면서 업무 파악 및 검찰 개혁 구상에 몰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황 후보자의 임명 시기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 “통상 청문보고서가 국회에서 처리되면 바로 임명됐는데 새 장관 임명이 미뤄지고 있어 업무 공백 사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황 후보자의 임명이 늦어질수록 검찰총장 공석 사태도 길어질 가능성도 높다. 국토해양부는 주택경기 활성화 대책, 택시지원법안 제정, 철도경쟁력체제 마련 등 시급한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컨트롤 타워 부재로 처리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처리했어야 할 과제였지만 정치권이 새 정부 출범 이후 방향을 정하기로 했던 사안들이다. 때문에 현직 장·차관도 현안에서 손을 떼고 있으며, 실무자들 역시 일상 업무만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교통담당 공무원은 “현안들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여야 간 의견도 첨예하게 대립하는 만큼 빨리 정부안을 마련하고 공청회를 거쳐 확정해야 하는데 방향타를 잃고 모두 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부처들이 일손을 놓은 채 개점휴업한 상태다. 새 정부 들어 부활하는 해양수산부는 조직 안정화가 시급하고 부처 밑그림 업무를 그려야 하지만 정부조직법 개정이 미뤄지면서 일반 업무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해양업무 공무원은 “장·차관도 없고 조직도 없으니 부처 업무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정부조직법 통과가 지연되면서 지식경제부와 우정사업본부 등의 직원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 부처 이동 등을 이유로 ‘정부구매카드’를 모두 반납했기 때문이다. 정부 구매카드는 업무에 필요한 비품 구입이나 각종 회의 때 간식과 식사 등 업무추진 비용을 쓰는 신용카드이다. 정부조직 개편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업무 공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야 합의에 따라 방통위에 남을 수도 있고 미래창조과학부로 이동할 수도 있는 유료방송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들은 일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주파수 경매, 휴대전화 보조금, 지상파 재송신 제도 개선 등 주요 현안엔 손도 못 대고 산적해 있다. 실제로 7일 예정돼 있던 방통위 전체회의는 취소됐다. 방통위 관계자는 “업무이관이 어디로 갈지 정해지지 않아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박 대통령은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국회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임명장을 주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연관이 없는 황 후보자와 방하남 고용노동부·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를 신임 장관으로 임명하더라도 문제가 없음에도 임명을 하지 않는 배경에는 ‘국정 공백’에 따른 야당 압박용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야당이 새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대외 알림용’이라는 시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러나 “찔끔찔끔 (장관을) 임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법무부 장관 등 일부가 임명되더라도 국무회의를 열 수 있는 조건이 안 되는 만큼 야당이 통 큰 결단을 내려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처종합·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구미산단 또 누출사고… 주민들 분노·불안 증폭

    구미산단 또 누출사고… 주민들 분노·불안 증폭

    경북 구미 국가산업단지에서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또다시 터졌다. 하지만 사고업체가 신고를 지연하는 등 초동대처에 허점이 드러났다. 툭 하면 터지는 유독 화학물질 사고에 주민들은 분노와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5일 구미경찰서 및 구미소방서 등에 따르면 오전 8시 45분쯤 구미국가산업1단지 내 화공약품 처리판매업체인 ㈜구미케미칼에서 지하 원료 탱크로부터 1층 작업실로 원료를 펌핑하는 작업 중 송풍기 고장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염소 가스 400ℓ 정도가 외부로 누출됐다. 하지만 구미소방서에 사고 신고가 접수된 것은 8분여 뒤인 오전 8시 53분이었다. 구미케미칼 관계자는 지연 신고를 한 이유에 대해 “공장 인원이 적고 사고 대응에 신경 쓰느라 미처 신고를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 사고로 펌핑 작업을 하던 직원 서모(35)씨가 가스를 흡입, 호흡 곤란과 두통 증세로 구미 순천향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서씨는 현재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이날 오후 6시 현재 인근업체 직원과 주민 등 167명이 염소가스 누출사고와 관련해 진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서씨를 제외한 환자들은 모두 귀가했다. 사고가 나자 공장 측은 오전 9시 3분 밸브를 차단해 추가 누출을 막았다. 이 회사 손중만 이사는 “약 1ℓ 분량의 액화 염소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전기 문제로 송풍기가 고장 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액화 염소는 기화 과정에서 약 400배 팽창한다. 환경 당국과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 공장은 물론 인근 8개 공장 근로자와 주민 410여명을 대피시키고 위험 반경 500m 안의 교통을 전면 통제한 가운데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사고가 난 지 2시간이 지난 오전 10시 50분부터 11시 20분까지 공장 내부와 외부 4곳에서 염소를 측정했으나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 및 소방서는 염소가스가 유출된 경위와 정확한 유출량 등을 조사 중이다. 국립환경과학원 직원 4명도 이날 오후 현장에 도착, 염소 농도 정밀측정 작업에 들어갔다. 사고 업체는 20t짜리 지하탱크 1대를 갖추고 농도 99% 염소를 공급받은 뒤 소분(小分)해 판매하는 염소가스 판매 대리점이다. 황색의 자극적 냄새가 나는 염소가스는 독성이 강하며, 공기 중 30~50 농도에서는 폐에 염증을 일으키다가 30분에서 1시간 사이에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살균제나 표백제의 원료로 쓰인다. 구미에서는 지난해 9월 국가산업단지 내 화공업체인 ㈜휴브글로벌에서 불산 누출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18명이 부상을 입은 것을 비롯해 지난 2일에는 구미 임수동 LG실트론㈜ 구미2공장에서 불산, 질산, 초산 등이 섞인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최근 6개월 사이 3건의 유해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잇따랐다. 이 때문에 화학물질 취급 사업체의 무분별한 인허가 남발과 관리·감독 부실, 안전 불감증 등 구조적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사고가 빈발하면서 구미를 비롯한 유해 화학물질 기업이 많은 포항·경주·경산 등 경북지역 주민들의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구미 시민 박모(61·공단동)씨는 “잊을 만하면 사고가 터지니 어찌 불안해서 살 수가 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재형저축 금리 최고 4.5%

    재형저축 금리 최고 4.5%

    오는 6일 출시되는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의 최고 금리가 우대금리를 포함해 연 4.5%로 확정됐다. 애초 알려진 4% 초반대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다. 대부분 가입 시점부터 3년까지는 고정금리, 4년째부터는 변동금리를 적용한다. 3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16개 은행은 지난달 27일 금감원에 이 같은 내용의 재형저축 약관 확정안을 제출했다. 초미의 관심사인 금리는 연 3.2~4.5%로 결정됐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이 최고금리인 4.5%(우대금리 포함)를 제시했다. 기업·신한·하나·외환은행은 이보다 낮은 4.2% 수준이다. 부산·대구은행 등 지방은행은 4.1%대 금리를 제시한 반면 외국계 은행인 SC·씨티은행은 각각 3.8%, 3.2%에 불과했다. 은행별 금리는 각사 홈페이지와 창구에서 6일 개별 고시한다. 고금리를 책정할 것으로 알려진 산업은행은 다른 은행보다 늦은 이달 말쯤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전산망이 아직 갖춰지지 않아 약관 제출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과는 이미 사전에 충분히 협의한 만큼 (출시 예정일인) 6일 전에 약관 심사를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형저축 금리에는 우대금리 0.2~0.3% 포인트가 포함돼 있다. 급여 이체, 신용카드 사용, 온라인 가입, 공과금 이체, 퇴직연금 가입 등이 우대금리 적용 조건이다. 재형저축은 만기가 7~10년으로 긴 만큼 중도해지 가능성이 크다. 은행들은 이 경우 예금계좌 유지 기간에 따라 이자를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최소 유지 기간인 7년 가운데 3년은 은행별로 다른 고정금리(3.2~4.5%)를, 4년째부터는 시중금리에 연동된 변동금리를 각각 적용한다. 제주은행만 유일하게 ‘4년 고정금리, 3년 변동금리’다. 재형저축은 7년 이상 유지(3년 연장 가능)하면 이자소득세 14%가 면제된다. 분기당(3개월) 300만원씩 연간 1200만원까지 넣을 수 있다. 연봉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와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개인사업자라면 누구나 들 수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장관·장관후보자에 별도 보고 ‘혼선’

    정부조직법개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일부 부처는 장관과 장관 후보자에게 별도로 업무보고를 하는 등 국정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기능 이관 문제가 매듭되지 않은 방송통신위원회는 직원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주요 실·국 가운데 어느 곳이 미래창조과학부로 옮겨갈 지 확정되지 않아, 직원들 사이에서는 재조정될 업무 범위를 놓고 설왕설래만 이어지고 있다. 한 방통위 직원은 “공중에 붕 떠 있는 기분”이라며 “누가 어떻게 옮겨가는지를 놓고 직원들 사이에서 추측이 난무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방통위는 최근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확보를 위해 과열 경쟁을 벌이고 있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담당 임원을 불러 “보조금 경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말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방통위와 미래부의 통신관련 업무 조정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교통상부는 윤병세 장관 후보자의 임명이 늦어지면서 김성환 현 장관 및 윤 후보자 양쪽에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외교부의 업무 특성상 북핵 등 외교 현안은 영속성을 갖기 때문에 업무 공백이 구체적으로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지난해 12월 과장 인사 후 본부 내 후속 인사가 지연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팽배하다. 외교부 관계자는 “새 정부가 출범한 상황에서 퇴임이 확정된 장관이 남아 있는 어정쩡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는 없고, 현안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회에서 정부조직법개정안이 먼저 통과될 경우 일시적으로 사령탑 공백기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통상 기능이 이관되면서 외교부로 환원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김성환 현 외교통상부 장관의 법적 근거가 사라져 후임 장관 임명 여부에 상관없이 곧바로 퇴임해야 하기 때문이다. 통일부도 일일 업무보고를 류우익 통일부 장관과 류길재 후보자 두 사람에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통일부는 정부조직법개정안 처리 지연에 따른 국정공백 사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개성공단을 제외한 교류협력이 실질적으로 단절되면서 당장 추진해야 할 사업이 없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김병관 장관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 실시 여부조차 불투명해지면서 당혹스러워하면서도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의 업무 분담이 명확한 부처의 특성상 대북 경계태세 등 당장의 안보현안을 관리하기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차기 장관이 북한의 핵·미사일 억제전략과 국방개혁 등 향후 5년간 새 정부의 중장기적 사업 청사진을 마련해야하는 만큼 수장 교체의 지연에 따른 시간 손실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군 관계자는 “안보부처의 특성상 정부조직법개정안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작전 등 군령에 관한 사항은 정승조 합참의장이 주관하는 만큼 군의 대비태세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장관 교체가 늦어지면 그만큼 새 일을 시작하기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안전행정부로 이름이 바뀌는 행정안전부에서도 최소한의 통상적 업무만 이루어지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업무는 새 장관이 오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안전 등 새 정부가 강조한 국정과제들은 신임 장관이 와야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부처종합·임창용 전문기자 sdragon@seoul.co.kr
  • 손도 못대는 정책 수두룩… 이삿짐 싸놓은 채 ‘개점휴업’

    손도 못대는 정책 수두룩… 이삿짐 싸놓은 채 ‘개점휴업’

    정부조직법개정안 처리 협상이 26일 현재 난항을 겪고 국회를 통과하지 못함에 따라 새로운 부처의 출범이 지연되고 각 부처마다 현안 처리가 연기되는 등 국정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여야 간 정부조직법개정안 협상의 최대 쟁점인 방송정책 기능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 여부로 방송통신위원회 공무원들이 관련 정책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특히 방송정책 중에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주파수 정책이 어디로 갈지 정해지지 않아 주파수 부족을 겪고 있는 이동통신사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4세대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용으로 나온 1.8㎓, 2.6㎓ 대역 주파수를 이동통신사에 나눠 줘야 하는데 이를 위한 ‘주파수 경매’ 준비 작업이 진척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유선방송국(SO)과 지상파 방송사 간 지상파 방송 재전송 대가 산정 작업도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방송정책 이관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탓이다. 방통위의 중기 예산 편성 작업도 지지부진하다. 방통위의 업무 중 미래부로 가야 할 것과 방통위에 남아야 할 것이 정해지지 않아서다. 새 정부에서 교육부와 미래부로 나뉘게 된 교육과학기술부는 새 정부 출범 이틀째까지 ‘어색한 동거’를 계속하고 있다. 과학기술 분야의 업무와 인력이 미래부로 이관돼야 하는데도 정부조직법개정안이 지연됨에 따라 한 지붕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26일 “새 부처로 옮겨 가야 하는 직원들은 업무 이관에 한창 바빠야 할 시점인데도 불안감에 일손을 놓고 있다”면서 “미래부로 가는 직원들의 경우 이삿짐까지 다 싸 놓고도 내부 직제와 업무 영역이 모두 미정인 상태라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종훈 미래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에는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 업무 분야에 큰 변화가 없는 교육 분야도 개점휴업 상태이기는 마찬가지다. 한 관계자는 “같은 부서에 곧 과천으로 가는 직원들과 남는 직원들이 섞여 있어 뒤숭숭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기획재정부 역시 ‘개점휴업’이다. 주요 간부들이 인사청문회 준비에 매달려 있고 분야별 중간 간부들마저 청와대로 차출됐기 때문이다. 현오석 부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날짜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요즘 세종시에서 일주일에 하루 정도만 잔다. 업무보고다 청문회 준비다 해서 거의 매일 상경하고 있다”며 “후보자가 공약 재원과 관련해 관심이 많다 보니 직접 보고해야 하는 경우도 잦고 업무도 비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이뤄지고 있어 너무 피곤해 쓰러질 지경”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농림축산부와 해양수산부로 쪼개질 농림수산식품부도 정부조직법개정안이 미뤄지면서 혼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새로운 정책 추진은 물론 농식품부의 각종 현안 처리도 개편 때까지 미뤄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연초 추진하기로 했던 농협구조개선법이나 농업기계화촉진법 등 농업 관련 법 개정 계획도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처음 시작하는 사업은 새 장관의 의지가 담겨야 할 수 있다”면서 “기존 장차관 체제가 유지되는 한 당분간 정책 추진은 힘들다”고 말했다. 통상교섭 및 총괄 조정 기능을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할 예정인 외교통상부는 정부조직법개정안 작업이 지연됨에 따라 통상교섭본부의 업무 공백이 장기화되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외교부 관계자는 26일 “새 정부의 통상전략이 세워지지 않았고 정부 부처 간 의견 조율이 필요한 사안은 진척되지 않는 애매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내 투자자국가소송제(ISD) 개선 작업은 멈춰진 상태다. 외교부의 다른 관계자는 “통상교섭본부의 이관이 지연됨에 따라 2월로 예정됐던 과장급 이하 실무 인사도 늦어지고 있다”며 “국회에서 빨리 결론을 내주길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토해양부도 혼란스럽다. 부처를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로 분리하기로 했지만 정부조직법개정안 통과 지연으로 후속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부처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새 장관이 임명되면 곧바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지만 국토부는 사정이 다르다. 따라서 긴급한 업무는 장차관이 결재를 하지만 나머지 업무는 손을 놓은 상태다. 특히 새로 출범하는 해양수산부는 새 장관의 인사청문회 시일 등을 고려하면 최소 10일, 길게는 20일가량 장관 부재 상태가 된다. 해수부로 옮기는 공무원에 대한 인사도 조직이 개편돼야 비로소 이뤄진다. 정부조직법과 인사청문회 관련 서류 검토, 국무회의 등을 담당하는 총무 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정부조직법개정안이 표류하면서 후속 업무가 거의 모두 정지된 상태다. 행안부 관계자는 “정부조직법개정안이 하루하루 늦어질수록 기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 새로운 문제가 생기는 형국”이라며 “국무위원 수 확보, 부처 명칭 변경, 하부 조직 개편, 직원 사무실 배치, 국정 과제 시행 등 전방위적으로 업무가 정지돼 있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부처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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