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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녘에 남겨진 가족 못데려온 죄 어쩔꼬”/아흔아홉에 맞는 한가위 김종성 육하학원 이사장

    “내 나이 아흔 아홉,북녘 여섯 식구에게 지은 죄를 어쩔꼬.하늘나라 아내여,둘째가 아비에 앞서 당신 따라 세상을 등진 사실을 알기나 하오?” 김종성(金琮成) 서울 육하학원 이사장은 반세기 동안 응어리진 가족 생각에 마디마디 말이 끊기곤 했다.맨손으로 북에서 내려와 상일여중·고,상일고(현 삼일공고)를 아우르는 명문 사학재단을 일궈내 나름대로 보람된 인생을 살았다고 자위해 보지만 고향 생각은 하루하루 더해만 간다고 되뇌었다.백수(白壽)에 맞는 올 한가위는 그래서 더욱 허전하고 쓸쓸하다. ●아호 ‘육하’(六何)에 담긴 사연 평안북도 박천군 양가면 경의선 영미역 근처에서 삼일백화점을 경영하던 김 이사장은 1949년 북한 탈출을 결심했다.김일성 공산당 정권이 갓 들어서 체제정비에 박차를 가한 시점이었다.제약업계로 사업을 확대하려고 했으나 공장설립 허가는커녕 재산 몰수 위기에 몰렸다.생명의 위협마저 느꼈다. 남북한에 따로 정권이 수립되면서 긴장이 더해져 경계가 삼엄해진 ‘38선’을 뚫을 엄두도 못내고 한밤을 틈타 바닷길로내려왔다.맏아들과 둘째는 1년 전 38선을 통해 안내인에게 돈 몇푼 건네주고 내려보냈다. 온 식구를 모두 월남시키기에는 위험천만이어서 “한 두해만 참고 기다리면 꼭 데리러 오겠다.”며 동갑내기 아내(당시 44세)와 아들 유식(당시 10세),다식(5세),딸 영애(13세),정애(11세),춘자(7세) 5남매는 남겨둬야 했다.“어선을 타고서리 강원도 주문진으로, 남쪽으로 내려온 건 그해 7월이외다.배꾼 두 사람이 운항했는데 배가 역풍에 휘말려 두어 시간 걸리는 거리를 하룻밤을 꼬박 지새운 끝에 날이 훤히 밝을 무렵 겨우 도착했수다.” 그러나 1∼2년 안으로 가족을 데리러 가겠다던 약속은 전쟁통에 어언 반세기가 흐르기까지 지키지 못한 채 내내 그를 괴롭혔다.이를 안타까이 여긴 주변 사람들이 붙인 아호가 ‘여섯(가족)을 어찌할까.’란 뜻의 육하다. ●명문 교육재단 일구기까지 “지금도 고향에 있는 365m 높이의 칠악산과 물 좋기 이를 데 없는 장수천에서는 눈에 익은 나무와 새,고기들이 자라나고 있갔지요?” 잠시 고향 생각에 잠겨 있던 김 이사장은 남쪽에서의 생활로 얘기가 넘어가자 뚜렷이 기억을 더듬어갔다. 남쪽으로 온 그는 누님이 살던 충북 충주로 달려갔다.맏이 영식(榮植·76),둘째 연식(煉植·작고)을 만나기 위해서였다.그리고 서울에 있던 친구로부터 1000만원을 빌려 6·25전쟁 발발 한달 전인 50년 5월 부산으로 내려갔다.고무신 사업에 사활을 걸고 공장이 활발한 곳을 찾아간 것.사업체 운영 경험이 많은 데다 평안도 사람 특유의 승부근성은 곧 집을 수십채 장만할 정도의 성공작을 낳았다.그러나 공장을 운영하던 동업자의 부도로 2년여만에 ‘무일푼’으로 돌아가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다.“금방이라도 고향에 버려두다시피 한 식구들을 찾아갈 수 있다는 마음에 집 한채 마련할 생각은 아예 않고 돈이 많았는데도 셋방살이를 했는데….결국 그 게 잘못이었시다.” 이런 위기에서도 아이디어는 반짝 빛났다.서울로 올라와 3만원을 빌려 시작한 모험이 또 ‘대박’을 터뜨렸다.전후 새로 만들어야 했던 공무원 배지 공급 계약권을 따낸 덕분에 500만원을 손에 거머쥐었다.하지만 이 돈은 55년 장남을 장가보내고 셋방 얻는 데 모두 들어가는 바람에 다시 빈털터리가 돼 버렸다.재기(再起)의 행복은 전쟁 때 맺은 고무신 장사와의 인연이 가져다 주었다.전국을 누비며 상품생산에 필수인 헌 고무신 모으는 일이 그것이었다.나라의 경제사정이 극도로 어려운 때여서 고무신 수요가 엄청나 사업은 대성공이었고 그는 다시 서울로 올라와 60년 마포구 신수동에 주유소를 차렸다. “72세이던 77년, 생애에 곡절은 많았지만 사회를 위해 무언가 남길 만한 일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외다.” 그래서 시작한 새 ‘사업’이 대한민국 제일 가는 교육재단을 설립하는 일이었다.79년 상일여중·고,84년 상일고가 차례로 문을 열어 오늘날의 명문으로 일어섰다. ●내 소원은 누가 뭐래도 북녘 찾아가는 것 언필신행필과(言必信行必果).고향에 두고 온 가족과의 약속을 어긴 일에 미안한 나머지 ‘약속한 일은 지키고 손을 댄 일은 끝까지 해낸다.’란 뜻으로, 육하의 생활원칙이자 교육철학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4월 1억원을 주민들에게 써 달라며 내놓았다.이돈은 지난 5일 첫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1년4개월여 동안의 이자 810여만원을 저소득 주민 등 20여명에게 나눠줬다.이 기금 운영을 위해 발족한 육하지원재단은 “구호만 내세울 게 아니라 그야말로 바로 이웃부터 도와야 한다.”는 그의 뜻에 따라 상일동 주민들만을 위해 쓰도록 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아내를 빼고는 아들,딸 넷 모두가 북한에 생존해 있다고 들었는데….” 고향생각에 사무친 김 이사장은 몇몇 북한이탈 주민으로부터 이런 소식을 들었다며 2000년 이후 6차례에 걸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방북 신청이 무산된 데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글 송한수기자 oneko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 농어촌법인 급증세 3곳중 1곳 적자 늪

    간척지 분양 바람 등을 타고 ‘농어촌 법인’이 크게 늘었다.법인을 결성해 분양권도 따내고 정부 융자금도 받자는 ‘일석이조’ 전략이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02년 농어업 법인사업체 통계조사’에 나타난 결과다. 영농조합 등 농업법인은 5598개로 전년에 비해 431개(8.3%)가 늘었다.어업법인도 전년보다 201개(58.3%) 증가한 546개였다. 농수산통계과 이가희(李佳熙) 사무관은 “지난해 충남 서산과 보령,전남 해남 등지의 대규모 간척지와 양식장이 분양을 본격 시작하면서 기대수요가 크게 늘어난 여파”라고 풀이했다. 법인을 결성하면 단지내 땅이나 어장을 분양받기가 수월하고 정부 융자금도 받을 수 있다.농업법인에 정부가 지급한 융자금은 총 3억 4800만원으로 전년보다 14%(4400만원) 늘었다. 농업법인들이 지난 1년간 벌어들인 총 수입은 2조 5000억원으로 절반 이상인 1조 7000억원을 ‘농업외 부문’에서 벌어들였다.법인당 평균 순이익은 2500만원.순이익 증가율(66.6%)은 전년(219.1%)보다 크게 둔화됐다.법인수 급증에 따른 경쟁 심화탓이다.특히 법인 3곳중 1곳은 만성 적자에 시달렸다. 안미현기자 hyun@
  • 노동부 ‘2003 노동백서’/사업체 규모별 임금차 더 커졌다

    성별·학력별 임금격차는 줄어들고 있지만 사업체 규모별 임금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2일 노동부가 펴낸 ‘2003년 노동백서’에 따르면 1990년의 남성 임금은 여성에 비해 2.0배였으나 지난해에는 1.56배로 줄어들었다. 또 대졸 이상 근로자 임금도 90년에는 고졸자의 1.76배였으나 지난해에는 1.49배로 감소했다.그러나 500명 이상 사업장 근로자는 10∼29명 사업장의 근로자에 비해 90년에는 1.35배의 임금을 받았으나 지난해에는 1.59배의 임금을 받아 사업체 규모별 임금격차가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체 규모별 임금격차는 95년 1.40배,98년 1.41배,99년 1.47배로 해마다 증가해오다 2001년 1.44배로 약간 줄어들었다. 노동부 관계자는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고학력자들이 하향취업을 하는 바람에 대졸자의 임금수준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남자 대졸자의 임금수준이 낮아지면서 전체 남성 근로자의 임금수준도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사업체 규모별 임금격차가 늘어난 원인에 대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정액임금은 큰 차이가 없으나,최근 자동차·정유·전자·통신 등 일부 대기업 호황업종에서 성과급 지급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면서 “노조활동도 한몫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5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194만 8000원으로 전년도 172만 2000원에 비해 11.2% 상승했다.10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203만 6000원으로 전년도 182만 5000원에 비해 11.6%가 늘어났다. 김용수기자 dragon@
  • 명장·기능장려 우수업체 발표

    한국산업인력공단은 2003년도 명장·우수지도자 및 기능장려 우수사업체를 선정,2일 발표했다. 다음은 선정자 명단. ●명장 △생산기계 황해도△미용 이온숙△제과 김종익△공정관리 최덕용△세탁 허혁△패션디자인 이기도△용접 조용종△칠기 김규장△조리 강현우△석공예 박종병△전기기기 임경섭△이용 김수원△인장공예 유철규△도자기공예 서광수△공조냉동기계 이유헌△농업기계 강대선△철도동력차전기정비 정운학△고분자제품제조 심상관△시계수리 김성환△선박기관정비 김선하△자동차정비 김수길△한복 고점례(고운선우리옷 대표) ●우수지도자 △이희수(광주공고) △김학연(계룡공고)△이창원(해운대공고)△김현준(경북기계공고)△김기덕(군산기계공고) ●기능장려 우수사업체 △INI스틸(주)
  • 주5일 근무시대 삶이 바뀐다 / 여행패턴 다양화

    골프광인 김연호(45)씨.그는 주5일제 법안이 통과되자 표정이 부쩍 밝아졌다.토요일 휴무가 정착되면 대기업 간부인 그의 경우 라운딩 비용이 저렴한 가까운 해외에서 자주 골프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섬 기행을 좋아하는 회사원 이민주(25·여)씨도 기대가 크다.웬만한 섬에 가려고 해도 2박3일은 잡아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토요일을 활용할 수 없어 휴가를 이용해 1년에 한 두번 정도만 섬에 다녀왔었다.미혼인 그는 결혼 전까지 한국의 섬을 모두 돌아보겠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원거리·가족여행 활성화 될 듯 주5일제가 본격 확산되면 국민의 여행 패턴에도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먼저 국내 원거리 여행이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국내 답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조승열씨는 “특히 제주도,울릉도,백령도,거문도 등 평소 휴가를 내지 않으면 가기 힘든 섬 여행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족여행이 보편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관광공사 국내관광진흥기획실의 김종훈 과장은 “토요일 근무는 가족 나들이에 큰 장애요인이었다.”며 “앞으로 가족끼리 함께하는 체험형 여행이나 농촌 생태관광 등이 크게 활성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요일에 몰렸던 여행수요가 분산되면서 휴일 교통체증이 완화돼 여행여건이 좋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금·토요일엔 여행,일요일엔 집에서 휴식,월요일 출근의 패턴을 따르는 직장인들이 많아지면서 일요일은 의외로 한산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주5일제에 따른 국내여행의 활성화에 가장 큰 걸림돌은 관광 인프라 부족이다.한국관광공사의 김 과장은 “특히 지방으로 갈수록 숙박이나 먹거리 문제가 심각하다.”며 “지자체나 관광 관련업체도 중저가 숙박시설이나 오토캠핑장 확충,음식 및 서비스 질 향상,다양한 테마여행 상품 개발 등 미리 대비해야 주5일제 특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인프라 부족 해결 과제로 해외여행은 국내여행만큼 관광객 증가폭이 클 것 같지는 않다.다만 비행시간이 2시간 이내인 일본이나 중국 서부 등 가까운 곳은 여행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도투어 전춘섭 사장은 “금요일 밤에 출발해 일요일이나 월요일 새벽에 돌아오는 2박3일 또는 2박4일 상품이 큰 인기를 모을 것”이라며 “최근 몇몇 여행업체들이 내놓아 호응을 얻었던 ‘도쿄 밤도깨비 여행’류의 상품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argon@
  • 메트로 플러스 / 창업지원센터 입주자 공모

    서울 용산구(구청장 박장규)는 초기 창업주를 육성하기 위해 서빙고동 구립창업지원센터 입주자를 30일까지 공모한다.관내에 사업체를 꾸릴 예정이거나 회사설립 1년 미만인 전자·정보,생명공학 등 고부가가치 창출형 업종 7곳을 모집한다.710-3366.
  • 관악구 청렴도 서울서 1위

    관악구(구청장 김희철)가 서울시로부터 1억 5000만원의 시상금을 받는다.직원들의 청렴도가 시내 자치구 중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시민과 사업체 등을 대상으로 금품·향응 접대,공정성,행정제도 및 행정규제 정도 등 민원사항에 대해 시민과 사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점수화한 결과다. 관악구는 위생분야에서 74점을 얻어 1위를 차지하는 등 세무,주택·건축,건설 등 7대 민생분야에서 골고루 점수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공무원 행동강령,행정서비스 헌장제 등을 제정하는 등 청렴하고 친절한 공무원상을 세우려는 전직원들의 노력과 실천 덕분이다. 공직자 및 구민들의 자정노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청백리운동’을 전개한 데 이어 모범 NGO와 구민을 선정,포상했다.특히 구청장실을 비롯해 재무·세무·주택·건축과 등 주요 민원부서 9곳의 출입문을 투명 유리문으로 바꿔 공개·행정을 실천하기도 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누가 형이고 아우인지 헷갈려”새달5일 개봉 오!브라더스 형제역 이범수·이정재

    조로증(早老症)에 걸린 12세 소년 봉구(이범수)와 이복 형 상우(이정재)가 빚는 요절복통의 코미디,그리고 그 와중에 잔잔하게 던지는 형제애. 새달 5일 개봉 예정인 ‘오!브라더스’(제작 KM컬처)는 허리끈 풀어놓은 채 맘 놓고 웃을 수 있는 영화다.얼굴은 험상궂은 어른인데 하는 짓은 꼭 12살 어린이가 벌이는 소동을 생각해보라.또 마약 중독자처럼 주사자국투성이(실은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 투입자국)인 팔뚝에 수시로 손수 주사를 놓는 봉구를 동행시켜 악성 채무업자를 위협하면서 벌이는 해프닝까지 겹친다면? 그야말로 웃음 폭탄이다.그 ‘투 톱’ 이범수(33)와 이정재(30)를 만났다. 초점은 아무래도 영화 곳곳에 자연스러운 웃음을 퍼뜨리는 이범수에 잡힌다.‘몸은 삼십대,정신은 10대’의 연기를 어떻게 소화했을까? 진지한 대답이 흘러나온다.“어린이 걸음이나 산만한 태도,높은 톤의 목소리 등 겉모습에도 신경썼지만 순수함과 천진난만한 마음을 싣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연신 밝게 웃는 얼굴은 딱 영화속 봉구다.“시놉시스를 작성한 뒤바로 이범수가 떠올랐다.”는 김용화 감독의 말은 전혀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다. 이범수와 이정재는 98년 ‘태양은 없다’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당시 이범수는 비중이 낮은 조연급이어서 이정재가 연기를 코치할 정도였다.시간이 흘러 이범수도 ‘몽정기’와 ‘싱글즈’로 스타덤에 올랐다.이미 떠있는 스타와 뜨는 스타로 다시 만났다. 알게 모르게 라이벌 의식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치듯 둘은 덕담으로 일관했다.말문을 연 것은 이정재.“시나리오를 받고 ‘내가 봉구역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범수형만큼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반면에 상우역은 제가 아니더라도 후보는 수두룩하고요.” 한걸음 더 나간다.“처음엔 ‘열두살 어른’을 잘 소화할까 걱정도 했지만 물타는 듯한 연기로 수위를 완벽하게 소화하더라고요.저는 옆에서 보조한 느낌이고요.” 그만큼 이 영화에서 이범수의 비중은 크고 그의 연기는 돋보인다.그러나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지는 못한다.넉달 동안 맞춘 호흡으로 이번엔 이범수가이정재를 치겨세운다.“더 가까이서 본 이정재는 상황해석이 탁월하고 매우 진솔한 자세로 연기에 임하는 배우”라면서 “그의 열린 자세에 힘입어 장면마다 서로의 연기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잘됐다.” 둘의 호흡은 김용화 감독에 대한 평가에서도 잘 맞는다.“연기지시가 뛰어나 배우에게 역할을 정확하게 이해시키면서 일사불란하게 진행한다.”는 이범수의 평에 이정재는 “감독이 연기를 너무 잘해 배우들이 깜짝 놀랐고 티끌만한 흠도 너무 잘 짚어낸다.”고 거든다. 마지막으로 어떤 배우가 좋은 배우냐는 물음에 대한 답.이범수는 “보는 사람,즉 관객과 진솔하게 소통할 준비가 잘된 배우”라고 답한 반면 이정재는 “아직 잘 모르겠다.다만 이번 영화작업 내내 일찍 현장에 나가고 싶었고 촬영이 없는 날엔 대본에 매달릴 만큼 ‘좋은 기운’을 느껴서 좋았다.”는 말로 대신했다. 이종수기자 vielee@ ■‘오! 브라더스’는 어떤 영화 배꼽잡는 웃음과 감동이 적절하게 어울린 작품이다.이범수의 몸에 밴 코믹 연기와 이정재의 약간은 껄렁거리는 포즈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여기에 박영규(해결사업체 사장)와 이문식(형사인지 의심스러운 정반장),이원종(악덕 채무업자인 룸살롱 사장) 등의 맛깔나는 조연도 한몫한다. 무엇보다 이범수의 코믹 연기가 빛난다.영화 속에서 이정재가 동생이라고 소개할 때마다 “형 아냐?”라는 반문을 받을 만큼 나이든 얼굴이지만 행동은 12세 말썽꾸러기.그의 일거수일투족은 걸어다니는 웃음제조기다.이 겉과 속의 불일치가 웃음의 원천이다. 맛보기 에피소드.공포영화 ‘처키’비디오를 수없이 보면서 흉내낸 덕에 험악한 표정짓기에 능숙한 봉구.그 얼굴을 본 어른들이 “학교에 몇번 갔다왔어?”라고 묻자 ‘네번 갔다 왔다.’고 대답한다.어른들은 ‘감옥’에 갔다왔느냐고 물은 것이지만 봉구는 곧이 곧대로 답한 것이다.말을 듣지 않는 채무업자에겐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학교 가고 싶으세요?”라고 묻는다. 일그러진 표정으로 직접 인슐린 주사를 놓는 표정 연기도 웃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만든다. 단편 ‘자반 고등어’로 실력을 인정받은 김용화 감독의 데뷔작.영화끝까지 탄탄한 구성을 보여준다.속도 위반 딱지에 찍힌 사진을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끄집어내는 치밀함도 인상적이다. 옥에 티.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는 법인가.영화의 소재나 둘이 걸어가는 쇼트가 자폐증 형과 동생의 사랑을 다룬 ‘레인 맨’의 분위기를 풍긴다.그래도 웃음 바다에 빠지거나 감동의 여운에 젖는 데 걸림돌은 되지 않을 듯. 이종수기자
  • 지구촌‘제2의 9·11’긴장/미, 사우디여행 경계령 후세인 성전 촉구 서한

    9·11테러 2주년을 한달여 앞두고 세계 곳곳에서 테러위협이 증폭되고 있다.지난 10일 미국 수사기관에 의해 테러용 대공 미사일 판매상이 체포된데 이어 13일 대미 성전을 촉구하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의 친필 서한이 공개됨에 따라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이에 따라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추가 테러 가능성을 경고하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BA,사우디행 운항 중단 미 국무부는 13일(현지시간) 민간 항공기에 대한 테러 위험을 경고하며 미국민들에게 사우디아라비아 여행 경계령을 내렸다.국무부는 이날 여행자제 권고문을 발표하고 “사우디아라비아 내 서방시설물과 미국인을 타깃으로 하는 테러 위협 징후들이 있다.”면서 사우디 여행은 가급적 연기할 것을 권고했다. 유럽 최대 항공사인 영국 브리티시 에어(BA)는 사우디 당국과 미 정보기관으로부터 리야드 공항과 민간 항공기가 테러 목표가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은 뒤 13일자로 주 4회 운항되던 사우디행 취항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영국 교통부도 사우디에서 영국 항공업체와 시설물에심각한 테러위협이 있다는 신빙성 있는 첩보에 따라 이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印尼도 추가테러 위협 지난 주 자카르타 시내 중심부에서 차량폭탄테러가 발생했던 인도네시아에서도 추가 테러 위험이 감지되고 있다.다이 바크티아르 인도네시아 경찰청장은 13일 “자카르타에 거주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가 테러공격 위험을 경고한다.”고 밝혔다.자카르타 주재 미 대사관도 테러조직이 공격목표를 쇼핑센터,호텔 등의 민간시설로 돌리고 있다면서 보안확충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호주 외무부는 이날 인도네시아에 대한 여행 삼가 경고령을 내렸다.외무부는 경고문에서 “국제 호텔,쇼핑센터,서방 사업체 등 연성 목표물들에 대한 테러공격이 계획되고 있다는 정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앞서 10일에는 콴타스 항공이 테러리스트의 잠재적인 공격 목표라고 경고했다. ●미국내 테러 불안감 급증 카타르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 방송이 13일 공개한 후세인의 친필 서한에서 후세인은 이라크 시아파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시스타니에게 예언자 모하메드의 후손이라면서 경의를 표하고 시아파에게 미국과 영국군을 상대로 한 지하드(성전)를 촉구,미국인들의 불안감이 급증하고 있다. 테러용 대공 미사일을 미국에 반입한 무기상 일당이 적발되자 미국민들은 테러조직이 불법무기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사실에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 무기상은 함정수사를 위해 테러리스트를 가장한 미국 수사요원이 “9·11 2주년을 맞아 미국 항공기를 격추하기 위해서”라고 용도를 밝혔는데도 대공미사일을 구해준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작년 근로자 이직 늘었다

    55세 이상 고령근로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노동부가 근로자 5명 이상 사업체 6344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6월 기준 임금구조를 조사,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6.9%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증가했다.이는 90년의 3.0%에 비해서는 두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반면 평균 근속연수는 5.6년으로 2001년의 5.9년보다 0.3년 낮아져 직장이동이 잦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대졸이상은 전체 28.3%로 전년 대비 3.1%포인트,90년보다는 두배가량 증가해 고학력화 추세를 보였다.학력간 고졸자와 대졸자의 급여차이도 극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졸 근로자 월급여를 100으로 했을 때 대졸이상 월급여는 149.4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대졸 이상이 203만 6000원,고졸이 136만 3000원이었다.월급여는 정액급여와 초과급여액을 합친 개념으로 상여금 등 특별급여액은 제외된다. 그러나 전문대졸과 고졸자 임금 격차는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졸자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전문대졸 임금은 101.7에 불과했다. 금액으로는 전문대졸이138만 6000원으로 고졸자에 비해 2만 3000원을 더 받는 데 그쳤다.또 300만원 이상 고임금 근로자 비율은 13.6%로 전년도 10.4%에 비해 3.2%포인트 높아져 소득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임금소득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98년 0.280에서 지난해 0.305로 높아졌다.지니계수가 0이면 완전불균등,1이면 완전균등을 나타낸다. 이는 상위 임금계층의 임금상승폭이 평균 수준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용수기자 dragon@
  • 3분기에도 고용시장 ‘싸늘’

    기업체의 76.4%가 올해 3·4분기에 직원 채용계획이 아예 없거나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조사돼 하반기 취업난이 심해질 전망이다. 노동부가 지난 6월 근로자 5명 이상 사업체 4444곳을 대상으로 ‘3·4분기 고용동향 전망’을 조사,7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채용계획이 있는 업체는 23.6%인 150곳 ▲계획이 없는 업체는 63%인 2799곳 ▲미정인 업체는 13.4%인 595곳으로 각각 집계됐다.근로자 채용계획 비율은 2·4분기의 27.2%에 비해 3.6%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최근의 전반적인 경기위축을 반영,제조업의 채용계획 비율이 2·4분기 35.9%에서 32.8%로 3.1%포인트 낮아졌다. 채용계획이 있는 업체의 경우도 이직자 보충이 80.8%를 차지,신규채용은 적었다.기업이 느끼는 경기를 바탕으로 고용 증감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고용전망 BSI는 105.5로 나타나,지난해 같은 기간의 114.1에 비해 고용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수기자 dragon@
  • 직장내 성희롱 날로 심각/ 신고건수 작년 50% 증가 영세사업장 88%나 차지

    당국의 성희롱 예방사업에도 불구하고 직장내 성희롱이 크게 증가,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3일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직장내 성희롱 관련 신고건수는 72건으로 전년도의 48건에 비해 무려 50% 늘어났다.신고 사업장 수도 65곳으로 전년 44곳보다 47.4% 증가했다. 성희롱 관련 상담건수는 1340건에서 1845건으로 37.7% 늘어났다. 피해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40∼50대도 11명으로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가해자는 모두 남자였으며 40대가 8명,50대 6명,30대 5명 등이었다. 또 성희롱의 75%는 근무시간중 회사에서 일어난 것으로 분석됐으며, 회식 등 근무시간외 회사 밖에서 이뤄진 경우는 25%였다. 이밖에 신고 건수를 사업체 규모별로 보면 100명 미만 중·소규모 영세사업장 비율이 88%로 가장 높았고 100∼299명 13%,300명 이상 6.3% 등의 순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서비스업과 제조업이 각각 31.3%,건설업 18.8%,도소매업 12.5%,음식점업 6.3% 등이었다. 노동계 관계자는 “신고되지 않은 사례까지 감안한다면 성희롱 발생 건수는 훨씬 많을 것”이라며 “정부의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에도 불구하고 성희롱이 줄어들지 않는 것은 교육이 유명무실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퇴직공무원 2년간 취업 제한

    공직 퇴직 후 2년간 유관단체 취업을 제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퇴직 공무원들이 조달물품 구매 기업들의 연합체인 각종 조합이나 기업에 임원으로 취업,발주 행정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로비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에서다. 부패방지위원회 주최로 2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서 열린 ‘단체수의계약 제도개선 공개토론회’에서 송장준 부방위 전문위원은 “전직 공무원이 물품추천과 물량배정에 영향력을 미치는 각종 조합의 임원에 선임돼 발주기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퇴직 후 일정기간 동안 조합임원으로 채용되지 못하도록 공직자윤리법에 준하는 임용 유예기간(4급 이상의 경우 2년)을 둬야 한다.”고 제안했다.부방위에 따르면 정부 조달물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89개 조합 1만 2695개 업체에서 149개 품목(총 4조 5479억원)을 단체수의계약을 통해 납품하고 있으며,이들 조합의 공무원 출신 임직원이 80%에 이른다. 지난 99년 산업자원부 출신으로 한국조명공업협회 전무로 근무했던 김모씨의 경우 단체 수의계약과 관련,조명공사업체로부터 2200만원의 뇌물과 해외골프여행 등 1000만원의 접대를 제공받은 혐의로 구속되는 등 퇴직공무원이 발주 행정기관과 유착하는 현상이 만연하고 있다고 부방위는 밝혔다. 이와 함께 조합에 가입한 기업들에 발주물품을 배정하는 과정에서 유령업체가 물량을 주문받는 등 각종 비리 소지를 없애기 위해 단체수의계약 운용규칙을 개정하고,불공정행위를 한 조합이나 기업을 물품지정에서 아예 제외시키는 방안도 추진된다. 중소기업청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보통신조합의 ‘IDC단자함’은 물품생산을 배정받은 14개 업체 중 2개만 실제 생산을 하고,나머지는 두 업체로부터 완제품을 구입해 납품했다.또 전라북도의 신청사 관급 자재 계약에서 자동제어조합으로부터 5억원의 물품을 배정받은 N산전의 경우는 생산설비와 실적이 없는 무자격업체로 밝혀졌다. 송 위원은 “중소기업이 부실 물품의 납품 과정에서 해당 조합이나 발주기관에 무마조의 뇌물까지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구입하는 조달물품의 추천과 지정,구매과정에서 현장조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부방위는 이날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중심으로 제도개선안을 만들어 중기청에 권고할 계획이다. 조현석기자 hyun68@
  • 停戰50년 동맹 50년 / (上)주한미군

    오는 27일로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50년을 맞는다.또 올해는 지난 1953년 10월1일 한·미 동맹이 체결된 지 50년이 되는 해다.우리에게 주한미군은 무엇인가? 국가안보의 버팀목인가 아니면 극복해야 할 외부세력인가.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에서의 세력 균형을 위한 미군의 역할을 인정하고,앞으로도 미군의 주둔이 계속돼야 한다고 굳게 믿는 사람이 아직 많다.반면 이제 주한미군의 역할은 변해야 하며,따라서 철수하거나 본격적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지난 50년간 주한미군의 중심지였던 경기도 동두천의 미 2사단 기지와 앞으로 미군의 주축이 옮겨갈 오산·평택 지역의 주민들이 미군에 대해 갖고 있는 애증의 감정이 우리 국민 전체의 이율배반적 감정을 대변하지는 않을까. ■美2사단 떠날 동두천 주한미군 한강 이남 재배치의 핵심인 미2사단 주둔지 동두천은 지역경제 붕괴 우려가 팽배해 있다.대부분의 주민들에게는 미군이 옮겨간 뒤의 ‘안보 공백’보다 경제가 우선 관심이다. 22일 오후 보산동 미2사단 주력부대 캠프 케이시 정문옆주차장.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동조합 동두천지부 소속 근로자 400여명이 부대 이전반대와 고용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었다. 지난해 11월 여중생 미군 장갑차 사망사고의 가해자인 관제병과 운전병 무죄평결에 항의,시위대가 몰려와 ‘양키 고 홈’을 외쳤던 바로 그곳이다. ●부대종사원·상인,위기의식 외항선원 생활을 접고 지난 88년부터 부대내 식당에서 일해온 현영화(47)씨는 “이 나이에 어디서 연봉 3000만원을 주겠느냐.”며 “고용이 보장된다면 아직 어린 두 딸과 아내 부양을 위해 평택기지 쪽으로 이사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현씨처럼 현재 캠프 케이시와 호비·닙블·모빌 등 동두천 지역 미 2사단 산하 4개 부대에서 미군으로부터 직접 급료를 받는 근로자들만 모두 1500여명.이들은 부대 이전 과정에서 상당수가 해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대 인근 보산동·상패동 등에서 미군을 상대하는 360여곳의 점포 상인들도 불안하고 막막하기는 마찬가지.보산동 가방가게 ‘선 플라워’ 주인 이현옥(52)씨는 “어제 미군병사 2명이 들어와 ‘우리 나가라더니 이젠 가지 말란다.’며 비웃는 표정을 지어 민망하고 속상했다.”고 말했다. 미군 기지 출입 종업원들은 미군측이 최근 캠프 케이시내에 계획했던 대형 PX와 스포츠센터 건립계획을 취소,공사업체와 하도급 근로자들이 이미 평택으로 대부분 떠났다고 전했다. ●“기지촌 이미지 탈피 기회다” 그러나 미군 철수를 당장의 경제적 손해보다 기지촌 이미지를 탈피하는 적극적 계기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동두천시민연대 전 의장 이강석(41·학원경영)씨는 “최근의 미군부대 이전 반대 운동은 지난 50년간의 미군주둔 피해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미군 철수에 따른 대책요구에 집중돼 있으나 피해는 부대 종업원들이나 상인들만 입어온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이씨는 “미군 철수를 두려워하기보다 동두천을 사이버센터나 문화·관광지로 육성하는 등 ‘미군 없이도 잘 사는 도시’로 탈바꿈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동두천 지역 미군기지 종사원은 하청업체 근로자를 포함하면 모두 5000여명에 이른다.이들과 상인들이 벌어들이는 달러는 연간 800억원.동두천시의 올 전체 예산액 1607억원의 절반에 해당한다. 동두천 한만교기자 mghann@ ■주한미군·한국군 역할 변경은 한국과 미국이 23일부터 하와이에서 3차 협상을 진행중인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이 타결되면 양국 군간에는 적지않은 역할 변경이 예상된다.양국은 특히 한국측의 군사능력 발전에 따라 그동안 미군측이 맡아오던 ‘특정 임무’를 한국측이 맡기로 지난 4월 합의한 바 있다. ●한국이 맡게 될 ‘특정임무’는 군사전문가들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경비책임이 가장 먼저 한국군으로 넘어올 것”이라고 전망한다.현재 JSA 경비책임은 한국군 350명,주한미군 250명 등 600명으로 구성된 유엔사 경비대대가 맡아 유사시 미군의 자동개입을 보장하는 이른바 ‘인계철선(trip-wire)’ 역할을 해 왔다. 전문가들은 또 “유사시 휴전선 인근 북한 장거리포 부대를 무력화하는 대(對)포병작전 임무도 해당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그동안 미 2사단 소속 다연장로켓(MLRS) 2개대대(30여문)와 M109A6 ‘팔라딘’ 자주포 2개 대대(30여문)가 주로 이 임무를 수행해 왔다.이밖에 주한미군 소속 AH-64 공격용 아파치 헬기부대가 맡아오던 북한 특수부대의 해상침투 저지 임무와 후방지역 화생방 오염제거,지뢰 살포작전,수색 및 구조작전,폭격유도 등 전선통제 임무 등도 국군측으로 넘어올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한·미 군 당국이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는 특수임무는 10여개로,그동안 최전방에 배치된 미 2사단이 수행하고 있거나 유사시 수행하는 임무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시기와 문제점 한·미연합사 관계자는 “특정 임무 이양은 기본적으로 미 2사단 후방 재배치 시점과 맞물려 있다.”고 전했다. 미측은 이같은 특정 임무를 2006년까지 한국군에 넘기려고 하는 반면,우리측은 이보다 늦은 2010년쯤이나 이양받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특히 우리가 JSA 경비책임 문제를 조기에 미측으로부터 넘겨받을 경우 ‘유엔사의 위상이 흔들리고 국민들에게 미국의 인계철선 역할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안보 불안감을 불러올 수 있어 우리측은 중장기적으로 신중하게 추진하자는 쪽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 ■美2사단 맞을 평택 22일 오후 ‘제2의 이태원’으로 불리는 경기도 평택시 신장 1동 신장쇼핑몰.미군 오산기지 정문과 마주보고 있는 이곳은 평소 같았으면 쇼핑 나온 미군들로 활기를 띠었으나 이날 따라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최근 기지 주변에서 미군기지 확장에 반대하는 집회가 자주 열리자 미군들이 외출을 삼가고 있기 때문. 쇼핑몰 입구에는 상인들이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생존권을 위협하는 데모 결사반대’란 현수막이 나붙어 미군 2사단 평택 주둔과 관련한 양분된 지역 여론을 대변하고 있었다. ●경제활기 기대 목소리 평택지역 주민들은 주한미군 2사단 이전 계획에 대해 ‘환영’과 ‘반대’의 엇갈린 의견을 내보이고 있다.기지 주변을 중심으로 한 지역 상공인들은 “경제가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며 기대에 찬 표정이다. 이곳에서 가죽의류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김모(43)씨는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기지 정문앞에서 기지 확장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집회가 잇따르면서 매출이 크게 줄었다.”며 “어쨌든 미군이 추가로 내려올 경우 점포마다 매출이 절반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송탄상공인회 등 지역 상공인들은 현재 미군들이 먹고 마시고 물건을 구입하면서 쓰는 돈이 평택경제의 30∼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따라서 미8군사령부와 미2사단 병력이 추가로 들어올 경우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박해천 송탄관광특구연합회장은 “관광특구인 송탄지역과 평택항을 연계한 관광도시 조성계획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주둔 잘 사는 곳 없다” 그러나 지역 시민단체와 평택시는 정반대의 견해를 갖고 있다.미군기지가 있는 곳 가운데 잘 사는 도시가 없다며 평택 이전에 반대하고 있다. ‘땅 1평 사기운동’을 통해 미군기지 확장이전을 반대해온 미군기지 확장반대평택대책위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미군기지 이전논의 자체가 한반도 안보 불안을 부추겨 이득을 보려는 미국의 정략적 발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특히 미군기지 이전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보다는 미군범죄와 향락산업 확산 등으로 인해 오히려 삶의 질을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강상원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다른 지역은 발전해도 기지촌 주변은 50년이 지나도 판잣집들이 즐비한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시도 미8군사령부의 이전은 기존 기지를 확충하는 선에서 수용할 수 있지만 동두천 미 2사단 보병부대의 이전에 대해선 꺼려하고 있는 눈치다. 평택 김병철기자 kbchul@
  • ‘특검에 뺏긴 명예’ 벼르는 檢 / ‘150억+α’ 사건 전면수사 착수 선언

    150억원+알파 사건에 대해 검찰이 22일 전면수사 착수를 선언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검찰은 그동안 “국회 뜻을 존중한다.”며 국회의 제2특검법 논의과정을 지켜봐 왔으나 내부적으로 상당한 속앓이를 한 것이 사실이다.최고사정기관으로서의 위상이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러다 큰 사건은 특검으로 다 넘어가고 검찰은 허드렛일만 하게 될 것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검찰은 겉으로는 “특검법 무산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검찰이 수사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내부적으로 드디어 기회가 왔다는 분위기다.여기에는 최근 검찰이 굿모닝시티 사건수사 등으로 국민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작용했다.대검 고위 간부들은 최근 법무부·대검 홈페이지 게시판에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격려성 글에 상당히 고무돼 있다. 그러나 검찰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150억원+알파 자금세탁의 핵심인물인 김영완씨가 미국으로 도피중인 데다 미국 시민권자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시민권자임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강제로 귀국시킬 방안이 마땅치 않다.또국내에서의 범죄혐의를 찾기도 쉽지 않다.검찰 관계자는 “김씨의 국내 사업체 등을 압수수색했으나 상당히 치밀하게 정리돼 있어 혐의점 발견이 어렵다.”고 말했다.설사 혐의를 포착,미국에 범죄인 인도청구를 한다 해도 살인이나 강도 등 강력범죄 관련자가 아니어서 인도재판 등이 얼마나 길어질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150억원+알파 자금 추적 결과도 현재까지는 크게 드러난 것이 없다.검찰은 150억원+알파 가운데 20억원의 자금 사용처를 이미 규명했으나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장관 등과는 전혀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수사 초기 제기됐던 김씨와 박 전 장관 사이의 150억원 바꿔치기 가능성이 사실이라면 나머지 130억원+알파에 대한 계좌추적도 성과없이 끝날 개연성이 많다. 조태성기자 cho1904@
  • [中企를 살리자]中企 M&A 활성화를

    중소기업들이 잇따라 쓰러지고 있다.중소기업들의 자금난과 인력난 호소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의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라 중소기업들이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서둘러 자진 폐업하는 기업까지 나올 정도로 뿌리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구조적인 변혁기’를 맞고 있는 중소기업의 현장과 문제점,대책 등을 4차례에 걸쳐 싣는다. “정부가 중소기업이 죽는지 사는지 관심이나 있는 줄 아십니까.경제는 어쩐지 몰라도 기업정책은 전문가 부재(不在)라고 생각합니다.”(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한 실무직원) “종업원들만 나를 편히 놓아 준다면 공장을 처분해 버리고 쉬고 싶습니다.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져서….하루하루 희망이 안보입니다.”(구미산업단지의 한 의류업체 대표) 사업체 수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99.7%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사상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다. ▶관련기사 21면 생산·소비·투자 등 3대 실물경기 지표가 모두 바닥권을 헤매는 상황에서 대기업에 비해 산업적 기반이 취약한 중소기업은 경기침체를더욱 뼈저리게 체감할 수밖에 없다.하지만 최근 중소기업 문제는 정부의 금융·세제지원 확대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산업계의 연쇄부도를 막기 위해선 정부가 중소기업 구조개편에 전면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구조개편의 한 방안인 기업간 인수·합병(M&A)이 대기업이나 일부 벤처기업에 국한된 현안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높다.금융·세제지원에 무게가 실려 있는 중소기업 회생 대책의 틀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구미중소기업협의회 이장범(李章範·가나공사 대표) 회장은 “중소기업의 고질병은 자금난과 인력난인데,최근의 문제는 시중자금이 풍부한 속에서 기업들이 돈 가뭄을 겪고 있고 실업률은 높다는데,일 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데 있다.”고 말했다.기협중앙회 장지종(張志鍾) 상근부회장은 “정부와 금융권이 기업 지원자금을 풀고 있다고 하지만 금융권 현장을 확인한 결과,오히려 지원자금에 대한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졌다.”며 정부 자금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아울러 그는 중소기업간 인수·합병을 포함한 구조개편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부 정책입안자도 구조개편의 중요성엔 공감했다.중소기업청 서영주(徐泳柱) 정책국장은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려면 그 같은 소득 수준에 맞게 산업구조도 고도화되어야 한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기본 틀로 제시했다. 기협중앙회 김영수(金榮洙) 회장은 내년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1조 8000억원어치의 벤처 프라이머리 발행시장조건부채권(CBO)에 대한 부담감을 덜기 위해서라도 중소·벤처기업의 구조개편을 앞당겨야 한다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중소기업인들은 과거 수출드라이브 정책에서 보여 주었던 수출기업에 대한 국민적 애정을 되살려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정부는 중소기업 지원대책의 일환으로 한해 6조원 규모인 정책자금에 대한 종합적인 개편안을 22일쯤 발표할 예정이다. 김경운 기자 kkwoon@
  • 내년부터 시간강사도 실업급여

    내년부터 시간강사 등 시간제 근로자도 고용보험이 적용돼 실업급여 등의 혜택을 받게 될 전망이다. 노동부는 내년부터 1주의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이더라도 3개월 이상 계속 근무하는 시간제 근로자에 대해서는 고용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고용보험 적용근로시간도 1주 18시간 이상에서 15시간 이상으로 낮추기로 했다. 실업 급여를 받을 수 있는 대상도 대폭 확대된다.현재 기업체 면접에 응시하는 등 실질적인 구직 활동을 했을 때만 실업 급여를 받을 수 있지만 내년부터 자영업 계획 수립과 사무실 임대 등 자영업 준비를 했을 때도 재취업 활동으로 인정받아 실업 급여를 받게 된다.나아가 실업 급여를 타던 실직자가 사업체에 취직했을 때만 남은 실업 급여의 50%를 조기 재취업수당으로 일시에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실직자가 6개월 이상 자영업을 해도 똑같은 혜택을 받는다. 특히 내년부터 일용 근로자에 대해 고용보험이 적용됨에 따라 사업주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신고부담을 완화해주기로 했다.근로자 채용·이직 때 매번 14일 이내에 신고토록 하던 규정을 다음달 15일까지 월 1회 신고하면 되고 일용근로자 신고서식도 3종에서 1종으로 간소화했다. 하도급을 받은 사업주가 고용보험법상 사업주로 인정받기 위한 요건이 종전의 하도급 공사금액 6억원 이상에서 1억원 이상으로 크게 완화되는 데다 하도급을 준 사람의 보험료 연대책임제도 폐지된다. 노동부 관계자는 “고용보험법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내년부터 시간제근로자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근로자보호기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康법무 “검사징계 내용 공개 검토”

    강금실 법무부 장관은 14일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 등 관계자 4명과 면담을 갖고 노동관련 법집행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단 위원장은 이날 부당노동행위 10대 사업체 현황 및 참여정부의 노동 관련 법집행에 대한 의견서를 법무부에 제출하고 노동사범 장기수배자에 대한 선처 및 불구속 수사원칙의 확립을 건의했다.단 위원장은 “노동자에 대한 법집행이 엄격한 만큼 사용자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공정하게 법집행을 해야한다.”면서 “공권력 투입에 의한 무력진압이나 노동자들의 구속은 정부 정책의 신뢰를 손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부당노동 행위 등 노사분규 관련 문제에 대해 노사 양측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노사 문제 전반에 대한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장관은 검사의 징계 내용을 공개할 수 있는 기준과 원칙 등을 마련하는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대한매일 7월 12일자 10면 보도) 강 장관은 “검사 징계사항이 중구난방식으로 언론에 보도되는 상황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국민의 알권리 등을고려해 징계청구 사유 및 처분결과를 공개할 수 있는지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검색건수 1위” 신경전 치열 / 포털社, 다음 발표후 “문제있다”

    치열한 순위싸움을 벌여온 인터넷 포털사이트 업계가 ‘1위 자리’를 놓고 열띤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1위’라는 상징성도 중요하고 영업이익과 직결되는 광고단가가 업계 순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발단은 ‘다음’이 지난달 포털 검색건수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하면서부터.‘다음’ 커뮤니케이션은 인터넷 시장조사업체인 코리아클릭의 자료를 인용,“6월 다음의 검색건수가 1868만건을 기록했다.”면서 “네이버의 1837만건,야후의 1794만건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같은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다음’이 지난달 ‘행운고래 이벤트’를 벌이면서 이벤트에 참여하려면 반드시 ‘다음’을 검색하도록 했기 때문에 검색 건수가 눈에 띄게 늘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음’은 6월 한달 동안 검색 방문자 수가 5월에 비해 114%나 급증했다.검색 페이지뷰도 232%나 늘었다. 한 포털업계 관계자는 “이벤트 페이지 주소를 ‘event.search.daum.net’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이벤트 페이지뷰가검색 페이지뷰 방문자수로 잡힌 것”이라면서 “원칙적으로 ‘event.daum.net’으로 정해야 했다.”고 꼬집었다.이에 대해 ‘다음’측은 “자체적으로 집계한 결과 이벤트 페이지 검색건수를 빼도 순수 검색건수는 1위”라고 밝혔다. 박지연기자 anne02@
  • 日 차세대 리더들이 본 한국 / 불량품 양산하는 ‘괜찮아요病’

    노무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계기로 한·일 산업기술협력재단은 지난달 25일 일본의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차세대 오피니언 리더’ 20명을 국내로 초청했다.10여일간 산업현장을 돌아본 뒤 4일 출국을 앞둔 일행중 4명으로부터 방한 소감과 한·일 경제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참석자는 나리타 요스케 일·한 산업기술협력재단 전무이사,도치하라 가쓰히코 일본 상공회의소 지역진흥부 과장,노구치 아키라 일본 동양경제신보사 부편집장,아오키 요시유키 일본 NHK 국제부 기자. 한국가스공사 인천기지 등 산업현장을 둘러본 소감은. -나리타 요스케 전무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선이 첨단 접안시설에 들어오는 모습이 대단했다.한국 정부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에너지 정책을 펴는 데 감명받았다.일본은 지방자치단체별로 민간 사업자들이 가스를 관리하고 공급한다. 가스 기지가 바다위에 있는 것은 에너지나 핵 관련시설을 기피하는 지역 주민들의 님비(nimby)현상과도 무관하지 않다.핵폐기물 처리장 설치도 논란이다.일본의 사정은 어떤가. -노구치 아키라기자 쓰레기 소각장 설치 사업 등이 주민들의 반발로 미뤄지는 사례가 많다.친환경적이고 무해하다고 설득하는 것이 정부로선 큰 과제다. -도치하라 가쓰히코 과장 일본은 현재 원자력발전소 17기 가운데 15기의 가동이 중단됐다.원전 사고를 운영자측이 은폐했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했기 때문이다.도쿄의 전력 자급률은 6%에 불과하다.사이타마현은 1%도 안 된다.설치지역 주민들의 이해가 절실한 문제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원전의 생산지역 주민과 소비지역 주민을 서로 연계해 이해를 공유하는 ‘산(産)·소(消)대화’를 전개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매우 어렵다.일본의 경제 상황과 전망은. -노구치 기자 10년 불황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일본은 과거 70∼80년대에 경험한 부흥만 믿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 않는데 문제가 있다.요즘 일본 경제계에선 “한국을 배워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한국은 외환위기 때 강력한 금융권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한국인들은 고용감축도 순순히받아들였다. -아오키 요시유키 기자 한국에 와보니 어떤 국회의원이 “한국은 일본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던데 나는 솔직히 일본이 더 걱정이다.일본인 대부분은 “아직은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다.정부와 언론이 아무리 위기라고 떠들어도 거품경제 시절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치하라 과장 일본은 지금 장기불황과 디플레이션,부실채권 문제 등으로 고민중이다.지금은 양국이 국경을 초월해서 경제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협력방안을 모색할 때다. -나리타 전무 그래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서둘러야 한다고 본다.눈에 안 보이는 장벽을 허물기 위해선 공통의 선(善),윈·윈(Win-Win)의 장애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FTA 조기체결에 반대하는 한국인들은 FTA로 인해 한·일 무역 역조현상이 심화될 것을 우려한다. -나리타 전무 무역 불균형은 죄악이 아니다.누구의 잘못도 아니다.한국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자원이 없고 인력만 있는 나라다.한국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다.일본의 중소기업도 경영난에 허덕이고있다.일본과 한국이 공동의 노력으로 중소기업의 업종 분업화에 성공한다면 고급의 국내 수요가 발생,경제회생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노구치 기자 무역불균형 문제는 한·일 양국의 관계로 볼 것이 아니라 동북아 중심으로,세계 경제적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과거 한국은 일본의 기술력을 도입해서 수출강국을 이룬 경험이 있다.한국에도 유리하다. 중국의 빠른 경제발전을 위협적으로 느낀다는 의미인가. -나리타 전무 중국 자체가 위협적이라는 말은 아니다.다만 중국이 한국 경제를 앞질러 나가는 것이 일본으로선 부담이라는 말이다.곧 실현될 수도 있는 문제다. 한국 중소기업인들은 위기극복을 위해 인수합병(M&A)도 검토하고 있다.일본의 경우는 어떤가. -도치하라 과장 최근 일본 중소기업의 폐업률은 4.5%이지만 개업률은 3.1%에 불과하다.사업체가 매월 줄고 있다.중소기업들은 경영 후계자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일본은 한국측의 투자를 원한다.일본 중소기업에선 M&A가 흔치 않은 일이다. 한국에선 일본 자위대의 재무장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이에 대한 일본 국민의 정서는 어떤가. -아오키 기자 한국에 와서 똑같은 질문을 무척 많이 받았다.이렇게 말해서 안 됐지만 한국 언론이 너무 민감하게 사안을 다룬 것으로 보인다. -나리타 전무 과거 일본은 최소의 치안유지를 위해 경찰예비대를 만들었고,최소의 것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자위대를 만들었다.이제 먹고 살 정도가 된 만큼 남의 나라가 어려울 때 일본도 도와야 한다는 국제적 요구에 따라 내린 최소한의 조치다. 한국인들이 고쳐야 할 점이 있다면. -나리타 전무 국민성 문제인 듯해서 바른 지적인지 모르겠으나 한국인들이 흔히 사용하는 ‘괜찮아요.’라는 말을 지적하고 싶다.일상생활에서 상대를 배려하는 따뜻한 말씨이지만 경제에선 ‘괜찮아요.’가 불량품만 만든다.일본인들이 한국인을 평가할 때 ‘괜찮아요 정신’이라고 하는 말은 이같은 한국인의 경제관을 염두에 둔 것이다. 정리 김경운기자 kkw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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