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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정노동자권리보호센터 오픈

    감정노동자권리보호센터 오픈

    16일 서울 종로구 운현SKY빌딩에 문을 연 ‘감정노동 종사자 권리보호센터’에서 참석자들이 현판 제막식을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18일부터 ‘감정노동자’를 위한 보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업주에 대해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하는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을 시행한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 계단 밑·지하 구석… 우린 ‘없는 사람’처럼 쉽니다

    계단 밑·지하 구석… 우린 ‘없는 사람’처럼 쉽니다

    “여기 있다 보면 우리는 사람이 아니라 개, 돼지 같다는 생각이 들어.” 16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조형관 1층 엘리베이터 옆. 이 학교 미화원으로 10년 넘게 일한 김모(66)씨가 작은 철문을 열어젖히자 퀴퀴하고 텁텁한 곰팡내가 코를 찔렀다. 내부로 들어가니 1평(3.3㎡) 남짓 작은 공간이 나왔다. 창고로 쓰던 곳을 개조해 만든 휴게실이었다. 성인 남성이 까치발을 들고 서면 머리가 닿을 정도로 천장이 낮았다. 두 명이 어깨를 맞대고 누우면 공간이 꽉 찰 만큼 좁았다. 철제 서랍장 위에는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기 위한 세숫대야 2개가 놓여 있었고, 벽에는 테이프로 붙인 스티로폼 패널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김씨는 “비만 오면 바닥에 물이 차 옷에 곰팡이가 생겨 다 버려야 한다”면서 “전기장판을 켜도 벽을 타고 찬 기운이 들어와 온몸이 시리다”고 말했다.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지난 8월 ‘사업장 휴게시설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했다. 사업주는 의자·탁자 등을 포함해 1인당 면적 1㎡, 최소 전체면적 6㎡의 휴게시설을 확보해야 하고, 쾌적한 환경을 위해 냉난방 시설과 환기 시설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일부 노동 현장에서는 이런 가이드라인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홍익대 조형관뿐만 아니라 인문사회관 A동의 경비원 휴게실도 계단 밑에 있어 남성 평균 키의 경비원이 똑바로 서 있기 힘들 정도였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발소리 소음에 편하게 쉬는 것도 어려워 보였다. 경비원 김모(59)씨는 “대각선으로 자거나 발만 장판 밖으로 내놓고 잔다”고 말했다. 미화원 한모(67)씨는 “지난여름 폭염 때 ‘살아 있었느냐’가 안부 인사였다”고 전했다.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가 지난달 서울의 17개 대학을 포함한 23개 사업장의 293개 건물을 대상으로 휴게시설 실태를 조사한 결과, 청소노동자가 근무하는 건물 202곳 가운데 휴게실이 지하에 있는 건물이 58곳(28.7%), 계단 밑 공간을 휴게실로 쓰는 건물이 50곳(24.8%)이었다. 에어컨이 아닌 선풍기만 있는 곳은 69곳(34.2%)에 달했다. 홍익대 학생들은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지난 9월부터 한 달간 미화·경비 노동자 환경 개선 프로젝트인 ‘도깨빗자루’를 진행했다. 모금액은 목표 금액인 250만원의 2배가량 모였다. 총학생회와 건축 봉사 동아리 ‘해비타트’는 이달 말부터 휴게실 리모델링, 에어컨 설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총학생회 측은 “학내 154명의 미화·경비 노동자들이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하고 일하고 있는데도 학교 측은 기본적인 보수 작업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에 따른 휴게시설을 설치하지 않으면 개선 명령이 내려지고, 그래도 지키지 않으면 과태료를 매길 수 있다”면서 “10월 중으로 현장 실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 사진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외국인 노동자 1000여명 “우린 노예가 아닙니다”

    “우리는 노예가 아니라 노동자입니다.”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2018 전국이주노동자대회’에 참가한 외국인 노동자들은 일제히 “우리도 사람대접 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최 측 추산 1000여명이 거리로 나왔다. 올해 서울 도심에서 열린 외국인 노동자 집회 중 가장 큰 규모다. 네팔 출신 우다야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경영계는 이주노동자들이 일을 못한다며 최저임금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서 “국적, 체류 자격, 출신 따지지 말고 정당한 노동자로 인정해 주는 그날까지 맞서 싸우자”고 외쳤다. 이날 집회에서는 ‘고용허가제 폐지, 노동허가제 실시’라는 구호가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고용허가제는 외국인 노동자를 동등하게 대우하자는 취지로 2004년 도입됐다. 하지만 이 제도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업장 이동을 원할 때 기존 사업주의 허락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들은 “사업장에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새로운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노동허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다야라이 위원장도 “고용허가제는 직장 이동의 자유를 빼앗는 제도”라면서 “외국인 노동자도 자유롭게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계천을 사이에 두고 50m 떨어진 장소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와 난민 유입에 반대하는 맞불 집회가 열렸다. 난민대책 국민행동은 ‘불법체류자 추방, 가짜 난민 추방’을 구호로 내걸고 “최저임금 인상의 최대 수혜자가 외국인 노동자”라면서 “국민 세금이 외국인 노동자에게 흘러들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면을 쓰고 단상에 오른 한 여성은 “법무부와 경찰은 외국인 노동자 대회를 해산하고, 불법체류자를 즉각 단속하라”고 외쳤다. 양측의 충돌이 우려됐으나, 경찰이 난민대책 국민행동 측을 막아서면서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주노동자 고용허가제 폐지하라” vs “불법체류자 물러가라”

    “이주노동자 고용허가제 폐지하라” vs “불법체류자 물러가라”

    외국인 이주노동자에 대한 ‘고용허가제’(EPS) 폐지를 요구하는 집회가 14일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렸다. 청계천 건너 맞은편 동아일보 사옥 앞에선 ‘난민대책국민행동’이 “불법 체류자를 추방하라”며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주노동자들이 청와대 행진을 예고하면서 충돌이 예상됐지만 두 집회 참가자 사이의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민주노총·이주노동자노동조합 등은 이날 오후 2시 집회를 열고 “외국인 고용허가제는 고용주 중심으로 만들어진 정책”이라며 “이를 폐지하고 ‘노동허가제’(WPS)를 쟁취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용허가제란 내국인을 구하지 못한 사업장이 일정한 요건을 갖췄을 때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제도다. 주로 제조업·건설업 등에서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 적용한다. 고용허가제를 적용받은 기업에서 일하는 외국인은 근로기준법 등에서 원칙적으로 내국인과 똑같은 보호를 받는다. 하지만 이날 집회에 모인 이주노동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용허가제 하에선 사업장 이동의 자유가 없다”면서 “사업주가 부당한 근로지시를 내려도 저항할 수단이 없다”고 지적했다.이주노동자들이 대안으로 제시한 노동허가제는 노동할 권리를 이주노동자에게 직접 부여하는 것이다. 고용허가제와는 정반대 개념이다. 이들은 노동허가제가 도입되면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을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고용주의 부당한 지시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은 고용허가제 폐지 외에도 이들에 대한 차별을 금지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국적 이주노동자 모임 ‘지구인의 정류장’에서 온 스웨이나씨는 이날 악덕 고용주들의 성 착취 실태를 폭로하기도 했다. 그는 “많은 고용주가 여성 이주노동자들의 몸을 만지고 음란한 요구를 한다”면서 “이를 들어주지 않으면 폭행하거나 사업장에서 쫓아내는 등 불이익을 주는 일이 많다”고 호소했다. 집회에 참석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오로지 자신의 노동으로 고국에 있는 아이와 부모를 챙기기 위해 낯선 땅에서 땀과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주노동자가 100만명이 넘지만 이들에 대한 제도는 모두 절대적으로 사용자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졌다”면서 “최근 이주노동자 수습제도를 통해 이들에게 최저임금도 차등지급하자는 법안까지 발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주노동자로부터 시작된 임금 삭감은 곧 정주노동자들에게로 향할 것”이라면서 “이들과 함께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맞은편에선 불법체류자 추방을 촉구하는 난민대책국민행동의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불법체류자 추방’이라는 검은색 피켓을 들고 집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불법체류자를 ‘미등록 이주노동자’라는 이름으로 거짓 선전하면서 합법화해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주장했다.이주노동자 집회 참가자들이 청와대 행진을 예고하면서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두 집회 참가자 사이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난민대책국민행동 관계자들은 행진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에 대고 “불법체류자들은 물러가라”고 소리쳤다. 일대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경찰이 제지했다. 난민대책국민행동 참가자 한 사람은 그들을 제지하는 경찰을 향해 “불법체류자인 저들을 잡아가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글·사진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회삿돈 23억 횡령하고 위장 폐업한 조선업 하청 대표 징역 4년

    법원이 회삿돈 23억원을 횡령하고, 근로자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으려고 회사를 위장 폐업한 사업주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울산지법 형사12부(부장 이동식)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8)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사기와 임금채권보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B(46)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A씨는 2006년부터 울산 한 조선소에서 선박 도장을 하는 하청업체를 운영하면서 총무로 고용한 사촌 동생인 B(46)씨에게 회계와 인력관리 등 회사 운영 전반을 맡겼다. A씨는 원청업체에서 받은 기성금 일부를 가로채고자 2007년 7월 B씨를 시켜 500만원을 개인 계좌로 송금하게 하는 등 2012년까지 73회에 걸쳐 총 23억 7000만원 상당을 횡령했다. A씨 회사는 조선업 경기 침체와 A씨의 방만한 경영으로 자금 사정이 나빠졌다. 이에 A씨와 B씨는 위장 폐업으로 근로자 임금과 퇴직금 등 지급채무를 정리한 뒤 명의를 바꿔 선박 도장업체를 다시 운영하기로 했다. A씨 등은 2016년 5월쯤 회사를 폐업하는 절차를 밟는 동시에 B씨를 사업주로 하는 또 다른 회사를 설립했다. 새로 설립한 업체는 폐업한 업체에 있던 근로자 대부분을 계속 고용하고, 사무실·집기·자동차와 전화번호까지 폐업 업체의 것을 그대로 사용했다. 간판만 바꿔 달았을 뿐 사실상 똑같은 회사인 셈이다. 그런데도 A씨 등은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별도 회사를 설립하지 않고, 회사를 폐업했다’고 허위 보고한 뒤 근로자 39명이 근로복지공단에서 체당금 3억원가량을 받도록 했다. 체당금은 도산업체 근로자가 사업주로부터 임금과 퇴직금 등을 받지 못할 때 국가가 대신해 지급하는 돈을 말한다. A씨는 이밖에 퇴직 근로자 2명의 임금과 퇴직금 총 42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도 기소됐다. A씨는 재판에서 “회사를 위장 폐업한 적이 없고, 체당금 지급 신청 과정에 부정한 방법을 동원한 적이 없으므로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동일한 주소를 사업장으로 등록하고 집기와 전화번호 등을 인계해 사용한 점, 고용이 승계된 35명 근로자 근속연수가 그대로 인정된 점, 조선소에서 하도급받은 일을 단절 없이 승계해 작업한 점, B씨는 명목상 대표에 불과하고 A씨가 실질적으로 회사를 운영한 점 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외형상 회사를 폐업 처리했을 뿐 실제로는 개인사업체 형태로 계속 사업을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 폐업과 설립 등 일련의 과정은 근로자들 체불임금을 해결하기 위한 불법적인 수단에 불과했다”고 강조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성희롱·욕설에 시달리는 ‘콜센터’ 노동자들의 증언대회 열린다

    성희롱·욕설에 시달리는 ‘콜센터’ 노동자들의 증언대회 열린다

    모욕적인 비난이나 욕설에 시달리며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해온 ‘콜센터 노동자’들이 국회에서 증언대회를 연다.11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에 따르면, 콜센터 노동자 국회 증언대회가 12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전국콜센터노동조합, 애플케어상담사노동조합), 희망연대노동조합 다산콜센터지부, 희망연대노동조합 다산콜센터 지부 등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다. 이들은 “콜센터산업의 노동자는 여성과 비정규직이 대다수이고, 저임금과 불안한 고용, 열악한 노동환경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콜센터 노동자들이 겪는 고충을 직접 들으면서 노동인권 보장 등 노동환경 개선에 관한 논의를 하고자 한다”며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상시적으로 감정노동을 수행하고, 실적을 이유로 효율적인 노동통제가 강조돼 반인권적인 대우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주장했다. 행사 1부는 삼성전자서비스센터, 애플케어, 트랜스코스모스코리아(TCK), 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의 직접 증언으로 꾸려진다. 2부에서는 콜센터산업의 현황 및 인사노무관리 실태(한국노동연구원 정흥준 부연구위원), 콜센터 노동자의 감정노동 및 노동통제 실태(동덕여대 경영학과 권혜원 교수), 감정노동자, 콜센터 노동자의 보호법 시행(고용노동부 산업보건과 고병곤 사무관), 콜센터 노동자 전자감시 및 모니터링 개선방안(국가인권위원회 인권정책과 김민섭 사무관) 등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이어진다. 지난해 서울연구원이 서울시 공공부문 감정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10명 가운데 7명(69.4%)이 고객으로부터 모욕적인 비난이나 고함, 욕설 등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한편, 콜센터 노동자 등에 대한 사업주의 보호 의무를 규정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오는 18일 시행된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강남, 서초 등 포함 최근 5년간 4만 8000명의 직장인 결핵환자 발생

    강남, 서초 등 포함 최근 5년간 4만 8000명의 직장인 결핵환자 발생

    우리나라 결핵 발생률은 10만명 당 77명으로 사망률도 5.2명에 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의 불명예를 기록하고 있다.(2016년 기준) 결핵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상황에서 2013년부터 지난 6월까지 5년간 직장인 결핵환자가 4만 8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부촌으로 알려진 강남구에서 결핵에 걸린 직장가입자는 2622명에 달해 가장 많았으며 서초구 역시 1736명의 직장 가입자가 결핵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이 1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13년부터 올 6월까지 5년간 직장가입자의 결핵증상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17만 4270명의 결핵 확진 증상 환자 중 27.5%에 달하는 4만 7856명이 직장 가입자로 나타났다. 시군구별로는 서울 강남구가 2622명의 결핵환자가 발생했고 서초구(1736명), 중구(1531명) 순이었다. 연령대별로는 전체 결핵확진 환자 중 18.3%(3만1826명)가 71~80세 사이였다. 51~60세는 16.7%(2만9072명), 41~50세는 13.7%( 2만3813명)로 그 뒤를 이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사업장에서는 2013년 47명, 2014년 39명, 2015년 37명, 2016년 28명, 2017년 30명, 올 6월가지 9명 등 5년간 무려 190명의 결핵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사업장에서 결핵 의심환자가 발생해도 사업주는 업무제한을 할 강제성이 없어 주위 동료가 감염위험에 노출되고 있지만 결핵예방법 상 이를 강제할 조항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질병관리본부는 고용노동부, 지방자체단체와 함께 결핵후진국 오명을 벗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결핵환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며 국내 외국인 밀집지역과 노인 결핵 다수 발생지역, 결핵 감염에 취약한 영유아, 청소년, 노인 등과의 접촉빈도가 높은 직업군의 결핵 검진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된 ‘제2기 결핵관리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작은 일에도 ‘소명의식’ 갖는 발달장애인 모습에 감동”

    “작은 일에도 ‘소명의식’ 갖는 발달장애인 모습에 감동”

    “처음 발달장애인 직원을 채용했을 때만 해도 걱정이 없던 것은 아닙니다. 장애인의 역할에 선입견을 갖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행복해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요즘에는 비장애인 직원들이 감동을 받고 있어요.”고용노동부로부터 ‘장애인 고용 우수사업주’로 선정된 이랜드월드의 유연한(37) 스파오 인사팀장은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유 팀장은 “당초 취지와 달리 (발달장애인에게) 실패감만 줄까 봐 우려가 컸지만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이들이 잘 적응해 되레 비장애인 직원들이 자극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애인고용법이 규정한 민간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2.9%다. 하지만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대 기업 가운데 이를 지키는 기업은 한 곳도 없다. 과거 비정규직의 대량 해고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랜드지만 핵심 계열사인 이랜드월드는 상시근로자 2083명 가운데 장애인이 51명(중증 장애인 49명)이나 된다. 중증 장애인 채용은 2배수로 간주하는 법 규정에 따라 이랜드월드의 장애인 고용률은 4.8%(2083명 중 100명)다. 이랜드월드는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스파오’ 매장을 관리한다. 유 팀장을 비롯한 인사팀 직원들이 매장에서 직접 일하며 논의한 결과 매일 쏟아지는 의류를 정리하는 일이 장애인들에게 제일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옷을 사이즈별로 분류하고 도난방지 태그를 달고 고객이 입었던 옷을 다시 정리하는 일은 단순하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그는 “발달장애인들은 이 일에 ‘소명의식’을 갖고 재미를 붙여 일한다”면서 “일부 직원들은 창고에서 옷 정리만 하는 게 아니라 매장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일에도 욕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인사관리에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발달장애의 특성상 오랜 시간 하나의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것이 유 팀장의 설명이다. 결국 이들의 근무 시간을 다소 줄여야 했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발달장애인 직원 부모들이 급여가 줄어들 것을 염려해 반발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선 “우리 아이의 근무를 줄여도 괜찮다. 대신 다른 발달장애인을 더 채용해 달라. 우리 아이가 느끼는 행복을 다른 발달장애인들도 맛보게 해주고 싶다”고 말해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전국 스파오 매장마다 장애인 직원을 최소 1명씩 두는 게 목표”라면서 “정부도 기업에 장애인 고용을 강제하기에 앞서 직무 개발 컨설팅이나 상담센터 운영 등으로 의미 있는 장애인 고용 모델을 제시해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글 사진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법원 “노조가입 독려·노조활동 관여 이유로 경영지원팀장 해고는 위법”

    법원 “노조가입 독려·노조활동 관여 이유로 경영지원팀장 해고는 위법”

    회사 경영지원팀장이 직원들에게 노동조합 가입을 독려하고 노조 활동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유진현)는 경영지원팀장이었던 이모씨를 복직시키라는 데 대해 A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지난달 20일 판결했다. 이씨는 지난 2013년 A사에 경영지원팀장으로 입사해 일하던 중 지난해 5월 부당노동행위, 상급자 명예훼손 등의 사유로 징계위원회를 거쳐 해고됐다. A씨는 해고가 부당하다며 다음날 바로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고, 위원회는 해고 사유가 모두 정당하지 않다며 부당해고로 인정했다. 위원회는 A사에게 이씨를 원래 직책으로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일했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도 모두 지급하도록 명령했다. A사는 이씨가 노사의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고 신뢰를 배반했기 때문에 기존 징계사유가 모두 정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A사 측은 “이씨가 사업주를 위해 행동하는 경영지원팀장의 직책에 있으면서 비조합원들에게 노동조합에 가입할 을 독려하고 노동조합이 회사에 적대적 행위를 하도록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A사는 “이씨는 A사 부사장 한모씨가 주재하는 업무회의 중 ‘부사장이 노조를 와해시키고 나를 해고시키려 입사했다’라며 허위사실을 유포해 상급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노조 단체행동에 동참하기 위해 연차휴가를 쓰는 등 회사에 직·간접적인 손실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사가 주장한 징계사유를 하나도 인정할 수 없어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못을 박았다. 우선 재판부는 A사 대표이사 박씨와 직원들이 이씨의 노조 관련 발언에 대해 나눈 대화 녹취록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박씨가 직원에게 일정한 답변을 유도하는 취지의 질문을 했다”면서 “직원이 박씨의 의사에 반하는 답변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녹취록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씨가 한씨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고소에 대해 이미 인천지검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면서 “정작 한씨도 ‘해당 허위사실 내용을 접한 직원이 없기 때문에 허위사실 유포는 잘못된 표현이고, 나도 명예가 훼손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진술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씨가 연차휴가 기간 중 집단 연가투쟁에 참여한 사실에 대해서는 “A사가 노조 연가투쟁으로 사업 운영에 지장이 있다면 이씨의 연차 사용 시기를 변경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연차 사용을 그대로 승인했던 점 등을 보면 이 부분도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성범죄 공무원 100만원 이상 벌금형 땐 즉각 퇴출

    성범죄 공무원 100만원 이상 벌금형 땐 즉각 퇴출

    공시생도 3년간 공무원 응시 못하게 강화 권력형 성범죄 처벌도 최고 7년이하 징역앞으로 성범죄를 저질러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은 공무원은 공직에서 퇴출된다. 권력형 간음죄의 법정형이 7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높아진다. 세월호 미수습자 수색비(12억 4800만원)와 태풍 등으로 인한 재해복구비(242억 9900만원)가 일반예비비로 편성되고 타인 이식을 위해 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적출할 수 있는 장기에 폐가 추가된다. 정부는 8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43회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98건(법률안 3건, 대통령안 18건, 일반안건 4건, 법률공포안 73건)을 심의·의결해 관련 법안을 오는 16일 공포한다고 밝혔다. 모든 유형의 성범죄를 저질러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공무원은 즉각 퇴출된다. 지금까지는 ‘위력 등에 의한 성범죄로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을 때만 당연퇴직했다. 임용결격 사유에도 해당 내용을 포함해 퇴직한 공무원뿐 아니라 공무원시험준비생도 3년(종전 2년)간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게 했다. 미성년 성범죄로 파면·해임되거나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받은 사람은 평생 공직에 임용될 수 없다. 해당 개정안은 공포 6개월 뒤인 내년 4월 17일부터 시행된다. 오는 16일부터는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처벌도 강화한다. ‘업무상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죄’의 법정형이 현행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에서 ‘7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추행죄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서 3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했다. 아울러 세월호 미수습자 수색 등 경비지원을 위한 예산 12억 4800만원을 일반회계 일반예비비에서 지출하고, 태풍 ‘솔릭’과 지난 8월 26일~9월 1일 호우피해 재해복구비 중 242억 9900억원을 목적예비비에서 사용한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0일 관계장관 회의를 개최하고 태풍·집중호우 피해복구비를 모두 1338억원으로 확정했다. 중증 폐 질환자에게 생명유지 기회를 주고자 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적출이 가능한 장기의 범위에 ‘폐’를 추가한다. 지금까지 폐 이식 수술은 뇌사자의 폐가 있을 때만 가능했다. 하지만 뇌사자는 폐 손상이 동반된 경우가 많아 실제 폐 이식 건수가 많지 않았다.이 밖에도 고객 응대 업무에 종사하는 이른바 ‘감정노동자’를 보호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도 의결됐다. 감정노동자가 고객의 폭언 등으로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 있음에도 사업주가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최대 1000만원(1차 300만원·2차 600만원·3차 100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또 국민권익위원회가 공익신고자 보호조치를 내렸음에도 이행하지 않을 때 부과하는 이행강제금 상한액이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아진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공짜노동’ 포괄임금제 없앤 비비큐…“집중근로제로 업무효율성 높인다”

    ‘공짜노동’ 포괄임금제 없앤 비비큐…“집중근로제로 업무효율성 높인다”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신조어인 ‘워라밸’이 사회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덩달아 주목받는 것이 있다. 포괄임금제다. 연장·야간근로 수당을 급여에 포함하는 제도다. 정확한 근로시간을 정하기 어려운 기업에만 적용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아무리 연장근로를 했어도 정해진 수당만 지급하기에 ‘기업이 공짜로 근로자를 착취하는 수단’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근로기준 관련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올 6월까지 포괄임금제를 없애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키로 했으나 관리모델을 만든다는 이유로 미뤄지고 있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전문가와 노·사 의견수렴을 거쳐 개선방안을 만들겠다”면서 “국회에서 입법적인 해결을 위한 논의를 추진할 때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관심이 쏠린다. 아직 가이드라인은 나오지 않았지만 국내 일부 기업에선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가장 먼저 소셜커머스 업체인 ‘위메프’가 지난 6월 포괄임금제를 폐지했다. 프랜차이즈 업체인 ‘제너시스 비비큐’는 지난달 20일부터 포괄임금제를 없앴다. 근로자는 환영하지만 사업주 입장에선 인건비 증가 등 부담이 예상된다. 5일 이승홍 제너시스 비비큐 인사전략팀장을 만나 포괄임금제 폐지 배경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이 팀장과의 일문일답. Q.최근 포괄임금제를 폐지했다. 아직 고용부 가이드라인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A.최근 주52시간 근무제 등 근로시간 단축에 관심이 높다. 이런 상황에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집중근로제를 도입해 불필요한 야근을 없애기로 했다. 하루 두 번 집중근로 시간이 있다.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그리고 오후엔 4시부터 6시까지다. 개인 흡연이나 회의 등을 최대한 자제한다. 정해진 근무시간 내 업무를 끝낼 수 있도록 한다. Q.포괄임금제로 적용하던 것을 폐지하면 직원에게 지급해야 하는 수당이 늘어날 것 같은데. A.기존 포괄임금제로 적용하던 것을 기본급으로 바꿨다. 월 20시간을 기준으로 고정된 포괄임금 수당을 지급했었다. 여기다가 팀장수당 등 직책수당도 새로 포함했다.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1년을 기준으로 인건비가 10억원 정도 상승했다. 경영 부담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직원에게 복지를 제공하고 삶의 질을 높여주면 자연히 매출 향상으로 이어질 거란 기대를 했다.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으로 봤다. 직원마다 다르지만 한 직원은 월급 기준으로 50만원 정도 오르기도 했다. 추가로 지급한 직책수당을 제외하고는 직원들 임금은 17.6% 정도 상승했다. 충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했지만 회사 차원의 의지가 있었다. Q.포괄임금제는 주52시간 근무제와도 맞물린다. 제너시스 비비큐에서 해당 사항은 지켜지고 있나. A.아직 구체적으로 통계가 나오진 않았다. 예전보다는 확실히 야근은 줄었다는 느낌은 받는다. 도매업종은 법이 시행되는 2019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주52시간을 적용한다. 집중근무제를 도입한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PC오프제’도 도입하려고 한다. 업체선정은 끝냈고 프로그램을 최종적으로 테스트 중이다. 11월 1일부터는 도입해서 주52시간이 넘어가면 직원의 컴퓨터에 전원을 끄는 것이다. 회사에선 전략기획팀이나 마케팅팀이 근무시간이 많다. 주52시간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인력을 충원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Q.포괄임금제 폐지 이후에 어려운 점은 없나. 정부가 정책으로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A.프랜차이즈업종은 근로시간이 길다. 가맹점 영업시간이 길고 그들이 고객이다 보니 물량을 맞춰주거나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여기다 포괄임금제까지 폐지했으니 새로운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 매년 총 근무인원의 10% 수준을 공개채용으로 뽑고 있다. 현재도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원장려금을 지급하지만 근로시간 단축, 포괄임금제 폐지 등 큰 취지에서 근로환경 개선 등 취지에 동참하는 기업에는 더 많은 혜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다른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다. 글·사진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이주노동자 절반 이상 가건물 생활...36%는 “숙소 내 화장실 없다”

    이주노동자 절반 이상 가건물 생활...36%는 “숙소 내 화장실 없다”

    월급 평균 200만원... 여성이 남성보다 30만원 덜 받아1990년대 초 산업연수생 제도 등을 통해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국내에 유입된 지 20년이 흘렀지만 근무 및 생활 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5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열릴 ‘이주노동자의 최저임금과 인간다운 삶터를 지키기 위한 모니터링 결과보고회’ 에 앞서 올해 4∼8월 1461명의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국내 이주노동자들의 한 달 평균 월급은 200만 원을 약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1주일 평균 노동시간은 54.4시간이며 평균 월급은 200만 1079원이었다. 업종별 평균 월급은 건설업이 216만 7037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제조업(201만 5632원), 서비스업(184만 3478원), 농축산어업(167만 88원) 순이었다. 직종별로 최대 50만원 가량 차이가 났다. 성별 임금격차도 뚜렸했다. 남성과 여성의 평균 노동시간은 같았지만 평균 월급은 남성이 204만 3877원으로 여성의 174만 4292원보다 30만 원 가까이 더 많이 받았다.이주노동자들이 머무르는 숙소 상태는 매우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1033명 중 55%인 570명이 독립된 주거용 건물이 아닌 작업장에 딸린 부속 공간 등 가건물에서 생활한다고 답했다. 작업장의 부속 공간에서 생활한다고 응답한 이주노동자가 38.3% (396명), 조립식 패널이나 컨테이너 등 임시 가건물에 산다고 대답한 노동자도 17.1% (174명)였다. 특히 농축산업 종사자의 거주 환경이 좋지 않아 임시 가건물에 산다는 비율이 36.7%로 다른 업종보다 유독 높았다. 숙소의 상태에 관한 설문에서는 실내 화장실이 없다 (39.0%), 화재대비시설이 없다 (34.9%), 고장이 나면 수리를 해주지 않는다 (29.0%), 수세식 변기가 없다 (12.7%) 등이 문제로 꼽혔다. 또 노동자 38.4%가 사업주에게 매달 일정한 금액이나 월급의 일정한 비율을 숙소비로 내며 평균은 13만 7997원이었다. 농축산업에서 숙소비를 내는 비율이 44.9%로 다른 업종보다 높았고, 숙소비 또한 평균보다 7만원 가량 많았다. 숙소비와 식비를 임금에서 공제하는 과정에서 사업주가 동의를 받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숙소비와 식비를 임금에서 먼저 공제한다는 377명 중 41.6%가 “동의서에 서명한 적 없다”고 답했다. 또 “동의하지 않았지만 고용주가 시켜서 할 수 없이 서명했다” 는 비율도 15.9%에 달했다. 이번 결과보고회는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자 인권위와 이주인권연대,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이주노동자노동조합이 공동 주최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사설]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최저임금 차등 적용

    고용 참사의 원인으로 거론되는 최저임금을 둘러싸고 또다시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의 충격 완화 대안으로 지역별 차등 적용 방안 검토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제 국회에서 “최저임금의 지역별 차등 적용 문제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 폭으로 일정한 범위를 설정한 뒤, 지방에 결정권을 주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김 부총리의 발언은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대안을 만들기 위해 협의를 시작하겠다”는 지난달의 언급이 구체화된 것이다. 차등 적용 문제가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경영계는 지난해부터 업종과 지역에 따라 사업장의 임금 지급 능력에 차이가 있는 만큼 최저임금에 차등을 둬 사업주의 부담을 덜어 줘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서울보다 물가 수준이나 매출 규모가 낮은 지방의 자영업자가 서울과 동일한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논리다. 미국과 일본, 캐나다 등도 지역별 최저임금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차등 적용 방안은 득 못지않게 실도 크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저임금 노동자 보호라는 최저임금제 기본 취지에 배치되고 지역에 따라 노동자를 차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임금이 높은 대도시로 노동력이 몰릴 가능성도 크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미 “하루 생활권인 우리나라에서 저임금 지역의 낙인 효과가 발생하면 노동력 수급을 왜곡할 수 있고 지역 균형발전도 해칠 수 있다”며 차등 적용에 반대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최저임금이 올해 16.4% 오른 데 이어 내년에 10.9% 추가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차등 적용은 정부로서는 일종의 궁여지책이다. 하지만 보조금 확대 등 보완책 시행 뒤 검토해도 늦지 않다. 만약 시행을 추진하더라도 부작용들이 최소화되도록 설계돼야 할 것이다.
  • ‘저임금 지역 낙인찍는다’ 여당도 반대…국회 통과 ‘가시밭길’

    ‘저임금 지역 낙인찍는다’ 여당도 반대…국회 통과 ‘가시밭길’

    정부, 악화된 고용시장 풀 카드로 검토 法엔 생계비·노동생산성 등 고려 결정 최저임금이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번엔 ‘지역별 차등적용’이다. 경영계가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보완책으로 ‘업종별 차등적용’을 주장해 왔고,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수용 불가’를 밝혀 왔다. 하지만 경제 컨트롤타워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 과정에서 ‘최저임금 지역별 차등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확산되는 모습이다.현행 최저임금법엔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하는 규정이 있다. 최저임금법 제4조 1항은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생계비·노동생산성 등을 고려해 정하는데 이때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해 정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최저임금법 시행 첫해인 1988년 이후 한 번도 시행된 적이 없다. 어떤 업종에 종사하는지에 따라 노동자가 차별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노동계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김 부총리도 “업종별 차등화는 최저임금위에서 논의됐지만 부결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김 부총리는 두 자릿수 인상이 확정된 내년도 최저임금을 돌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자영업자들을 다독이고, 악화된 고용시장을 풀 수 있는 카드로 지역별 차등화를 꼽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 물가와 주거 비용 등이 달라 합리적인 차등 조정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생활임금’을 정해 발표하는 것도 참고사항이 됐다. 해당 지역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누리려면 어느 정도의 시급이 근로자에게 지급돼야 하는지를 산정한 것이다. 서울시는 내년도 생활임금을 시급 1만 148원으로 정했다. 경기 성남과 과천, 광명시는 각각 1만원, 전남 여수시는 9100원이다. 대부분 1만원 안팎이다. 그러나 생활임금은 엄연히 최저임금과는 다른 개념이다. 최저임금이 근로자의 최소한의 생계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생활임금은 여유로운 생활에 주목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생활임금을 주는 것은 법적인 의무가 아니기에 둘을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가장 큰 걸림돌은 지역별 차등화가 자칫 지역별 감정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최저임금위윈회도 최저임금 제도개선 논의 과정에서 “(지역별 차등화는) 저임금 지역에 대 한 낙인 효과가 발생해 노동력 수급을 왜곡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해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법 개정 사안이라 국회 문턱을 넘기도 쉽지 않다. 지역구에 기반한 의원들이 지역 차별을 내포한 법안에 반대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미 여당 내에서도 반대하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저임금의 지역별, 업종별 차등 이야기가 나오는데, 지역별 차등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도 “한쪽에 예외를 두기 시작하면 도미노처럼 번진다”며 “지역별, 분야별 차등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세계적으로도 지역별 차등화는 일반적이지 않다. 최저임금위에 따르면 선진국 중에서 지역별 차등을 두는 곳은 일본과 캐나다 정도다. 일본에선 중앙최저임금심의회가 기준을 제시하면 지자체별 심의회가 최저임금을 정한다. 캐나다는 지역 외에 연령으로도 차이를 둔다. 서유럽에선 지역별로 차등을 적용하는 나라가 없다. 그나마 그리스가 생산직·사무직 여부, 결혼 여부, 근속 기간에 따라 달리 적용하는 정도다. 개발도상국에선 인도네시아와 멕시코,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태국 등이 지역별 차등화를 하고 있는데, 이는 지역간 개발 편차가 심한 탓에 나온 고육지책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해당 논의가 새삼 화두가 된 것은 최근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최저임금 인상률 때문”이라면서 “이를 경제성장률 정도로 낮추는 게 오히려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최저임금 인상이 이렇게 가파르지 않았다면 지역별 차등화가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한참 올려놓고 이제 와서 차등적용을 논의한다는 게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열린세상] 임금체불 노동자의 고통과 대한민국의 민낯/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

    [열린세상] 임금체불 노동자의 고통과 대한민국의 민낯/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

    올해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충북 청주의 신축 상가 건물 옥상에 12명의 건설 노동자들이 올라 농성을 벌였다. A건설사 하청업체 소속인 이들은 명절에도 올해 4월부터 밀린 3개월치 임금 2억 3000만원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원청업체가 밀린 임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농성은 한 시간 만에 일단락됐다.또 다른 건설 노동자 4명도 앞서 6월 서울 강남구 분당선 대모산입구역에서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발주한 분당선 대모산입구역과 개포동역 에스컬레이터 설치 공사 현장에서 일했으나 3~6월치 임금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집단행동으로 이들에게 돌아온 건 밀린 임금이 아니라 전과자 신분이었다. 승강장의 스크린도어(안전문)를 강제로 열고 약 10분간 선로를 점거해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킨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업주와 이에 항의해 농성을 벌인 노동자 둘 중 누가 더 처벌받아야 할까? 피땀 흘려 일하고도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해 생계의 벼랑 끝에서 선택한 노동자의 불법행위와 당연히 지급해야 할 임금을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한 인간을 무너뜨리고 한 가정을 파탄 내는 사회적 범죄 중 어느 것이 더 중한 범죄일까? 임금체불은 형법상 절도보다 더 죄질이 안 좋은 사회적 범죄다. 절도는 단지 돈과 물건을 훔칠 뿐이지만 임금체불은 돈과 노동자의 피땀을 훔치는 것도 모자라 가정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의 처벌은 그 반대다. 노동자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은 자칫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지만, 대다수의 임금체불 사업주는 임금체불액에도 못 미치는 적은 액수의 벌금만 낼 뿐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임금체불 노동자는 23만 5700명으로 지난해 21만 8538명보다 7.9% 증가했다. 체불임금 규모는 1조 127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8910억원 대비 26.5% 증가한 수치다. 임금체불 노동자와 체불금액은 8월까지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이 추세대로라면 체불임금 규모가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2016년의 1조 4286억원을 넘어설 게 확실시된다. 이웃인 일본의 2014년 임금체불액은 우리 돈으로 1440억원 정도다. 우리나라 1년 임금체불액의 10분의1 수준이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우리나라의 세 배이므로 GDP 기준으로 따지면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30배나 심각한 임금체불 국가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외국과 비교해서도 매우 높은 우리나라 임금체불의 원인을 ‘체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문화에 따라 경기가 나빠지거나 일시적 경영 악화가 발생하면 직원 월급은 주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사업주들의 인식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면 타당한 분석이기도 하지만 인식이나 문화의 개선 수준으로 임금체불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강력한 제도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 한 고질적인 임금체불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현행법상 임금체불 사업주에게 가해지는 제재인 ‘고의적 또는 상습적인 체불 사업주에 대한 구속 수사 및 명단 공개’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등은 임금체불 방지를 위해서는 터무니없이 약한 수준이다. 실제 구속 사례도 드물뿐더러 벌금도 턱없이 적게 부여되는 만큼 더 강력한 징벌적 제재가 필요하다. 임금체불로 인해 노동자와 가족들이 겪게 되는 고통에 대한 책임이나 배상이 전무하다는 점도 큰 문제다. KTX에 부정 승차하면 최고 30배의 부과금을 내고,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을 내지 않으면 10배의 가산금을 무는 상황이다. 최소한 임금체불에 대해서도 두세 배 정도의 부가금 등 불이익이 가해져야 고질적인 문제가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현재 국회에서는 체불임금 외에 부가금까지 지급하도록 하는 제도를 신설해 체불임금의 두 배까지 보상하게 하고, 퇴직 노동자에게만 지급되던 지연이자를 재직 노동자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상임위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 모두의 분발을 촉구한다.
  • [공무원 대나무숲] 직장 내 성희롱 피해 조사, 근로감독관 가슴도 미어집니다

    매일 상반된 주장이 난무하는 가운데 가해자의 주장도, 피해자의 주장도 허투루 들을 수 없습니다. 그 속에서 언제나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죠. 아직도 생생한 기억에 고통스러워하는 피해자에게 사실관계를 따져 물을 때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저는 ‘직장 내 성희롱’ 업무를 전담하는 근로감독관입니다. 최근 미투 운동의 영향으로 직장 내 성희롱 신고가 늘고 있습니다. 2016년 558건이었지만 지난해는 885건으로 늘었고, 올 상반기엔 이미 603건이 접수됐습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선 사업주, 상급자, 다른 근로자가 직장 내 직위나 업무와 관련해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행으로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주는 행위를 직장 내 성희롱이라고 규정합니다. 이에 따르지 않았단 이유로 근로 조건 등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증거없는데 피해자·가해자 증언 서로 달라” 성희롱 사건을 접수하면 근로감독관은 먼저 사실을 확인합니다. 사실로 드러나면 사업주에게 과태료와 함께 성희롱 가해자에 대한 징계와 근무지 변경에 대한 의무를 부과합니다. 그러나 문제가 있습니다. 성희롱 특성상 가해자와 피해자 둘만 있을 때 발생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죠. 성희롱을 입증할 만한 물적 증거나 증인이 없는 게 다반사입니다. 가해자로 지목되는 사람의 70% 이상은 동료나 상급자입니다. 당연히 그 사람들도 근로자입니다. 성희롱 사실을 입증할 자료가 없는데 서로의 주장이 상반될 때가 많습니다. 이때 근로감독관은 철저하게 ‘합리적 이성’을 가진 ‘보통 사람’이 돼야 합니다. 그 사람이 성적인 굴욕감을 느낄 만한 성적 언동이 있었는지 신중하게 살피죠. 피해자와 가해자만 들여다보는 게 아닙니다. 참고인 조사를 통해 직장의 환경도 들여다봐야 합니다. ●가장 가슴 아픈 말은 “왜 사장 편만 드냐” 엄정한 결론을 낸다고 끝이 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일부 민원인은 근로감독관이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가해자를 두둔한다”고 오해합니다. 오히려 “근로감독관의 질문이 수치심을 유발해 2차 피해를 낳았다”고 외부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죠. 민원인의 일방적인 주장임에도 대외적으로는 이미 ‘성인지 감수성이 전혀 없는 무능하고 부도덕한 공무원’으로 낙인찍힙니다. 근로감독관이 사업주에게 “근로자 편만 든다”는 비난을 듣는 건 어쩔 수 없는 숙명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근로자에게까지 “사업주 편을 든다”, “사업주에게 돈을 얼마나 받았느냐”는 말을 들을 땐 마음의 상처가 오래 남습니다. 오늘도 성희롱 사건을 처리하면서 누군가 2차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지 않을까 가슴을 졸입니다. 근로감독관 A씨
  • 달리는 트럭에서 흘러 나온 스페어 타이어와 낙하물이 당신의 목숨을 노린다

    달리는 트럭에서 흘러 나온 스페어 타이어와 낙하물이 당신의 목숨을 노린다

    “고속도로 길 한복판에 갑작스럽게 나타난 스페어(예비) 타이어와 차량 낙하물이, 당신과 가족의 목숨을 노린다”. 화목했던 모녀는 고속도로 한 가운데로 어디선가 갑작스럽게 튀어들어온 스페어 타이어 탓에 목숨을 잃었다. 달리던 트럭에서 떨어진 예비 타이어가 흉기로 변하면서 일어난 ‘낙하물 사고’였다. 승용차를 몰고 가던 어머니와 딸은 고속도로 길 한 복판으로 굴러들어온 예비 타이어를 피해서 주행 차선의 갓 길쪽에 차를 댓다. 그러나 뒤따라 달려오던 대형 트레일러는 타이어를 미처 피하지 못한 채, 이로 인해 전복되면서 갓 길쪽에 피해 있던 모녀의 승용차를 덥쳤다. 49세의 어머니와 곧 시작될 사회생활을 꿈꾸며 마냥 부풀어 있던 대학 졸업반 4년생 딸은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10월 18일 저녁 8시 무렵, 일본 중부지역인 오카야마현 쓰야마시 중부지역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사고 였다. 문제의 예비 타이어는 사고 차량 앞에 달리던 대형 트럭 차체에 고정돼 있었다가, 운행 도중 떨어져 나왔다. 경찰 조사결과, 예비 타이어를 차체에 고정시켰던 금속제 부품들이 녹슬어 헐거워지면서 타이어가 떨어져 나왔다. 일반 도로보다 속도를 내며 주행하는 고속 도로에서는 차량에서 떨어져 나온 예비 타이어는 흉기로 변했고, 순식간에 모녀의 생명과 행복했던 가정을 앗아갔다. 이 사고 이후 오카야마 현에서는 법규를 고쳐, 3개월에 1번 이상, 대형 트럭의 정기 점검에서 예비 타이어 고정 장치 및 관련 기구 등을 점검하도록 했다. 점검에서 예비 타이어를 고정시키는 장치 등의 부식과 균열 확인을 의무화했다. 운수업체들도 유사 사고가 발생하거나, 다른 유형의 낙하물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약 160대의 트럭을 운용하는 오카야마 시의 운송 회사 오카다 상운 등은 지난 5월부터 예비 타이어 등 트럭 부속품의 낙하 가능성 점검을 확인 항목에 넣었다. 전일본트럭협회도 홈페이지와 홍보지 등을 통해서, 예비 타이어 등 낙하물의 점검을 신신 당부하고 있다. 또 각 도도 부현에 있는 트럭 협회 등에 대해서도 각 사업자에게 자체 점검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자칫 흉기로 변하는 트럭 등 차에서 떨어져 나오는 위험 낙하물들은 어느 정도나 될까.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일본에서 이 같은 낙하물이 지난해 한 해 동안 약 76만건이 됐다. 짐을 덮는 천과 시트 등이 약 11만건으로 가장 많았다. 예비 타이어 등 주로 트럭의 차량 부품이 무려 4만건 등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한 정확한 인명피해 등의 집계는 없지만, 트럭 등에서 낙하되는 예비 타이어와 부품 등은 다른 차량들의 사고 및 인명 피해에 적잖은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달 8월 30일에는 도쿄 한복판인 니혼바시에서 대형 트럭의 짐받이에 실어 욺기던 철제들이 무너지면서 도로상에 흩어져 교통 혼잡을 빚기도 했다. 트럭의 경우, 예비 타이어뿐 아니라 범퍼와 차 부속품들이 떨어져 나가기 일쑤였다. 도쿄해양대의 와타나베 유타카 교수는 떨어져 나가기 쉬운 트럼 부품 등의 점검 뿐만 아니라 짐의 고정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NHK에 지적했다. 운수 업계는 대기업에서부터 중소 기업 및 개인 사업주 등 영세한 개별 운전자에게도 화물 운송이 위탁되고, 노동력 부족 등으로 현장에 커다란 부하가 걸리고 있어, 사고 예방에 허점이 발생하기 쉽다는 지적도 했다. 대형 컨테이너가 터널을 막고, 도로 낙하물이 길을 막거나 지나가던 차량과 인명에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NHK는 트럭 등에서 실어나르고 있는 짐과 부품의 낙하를 막기 위해 부실 고정 및 최대 적재량을 넘는 과적 차량 단속을 강화하고, 관련 법규 등을 다시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은 일본 뿐 아니라 다른 곳에도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사고라는 점에서 경각심을 높인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추석 앞두고 전북 체불임금 309억

    추석을 앞두고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한 전북지역 근로자들의 한숨이 깊어가고 있다. 21일 전주고용노동지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북지역 임금 체불사업장은 모두 2626곳에 달한다.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는 6928명, 전체 체불액은 309억 7500만원에 이른다. 임금 체불사업장 중 1639곳(62.41%)은 전주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주고용지청은 최근 경영난에 빠진 사업장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회생절차를 밟으면서 체불임금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주고용지청 관계자는 “체불임금 사업주에 대한 처벌이 이전보다 엄격해졌지만, 여전히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근로자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체불임금 조기 청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고용지청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임금이 밀린 근로자 고통을 덜기 위해 체불임금 등 고용노동법 위반 실태를 집중적으로 단속할 예정이다. 단속은 추석 전까지 실시하며, 근로감독관은 체불임금 조기 청산을 위해 평일과 휴일을 가리지 않고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한다. 고액·집단체불(1억원 또는 10인 이상 체불)에 대해서는 지방 관서장이 직접 개입해 체불임금 청산을 지도한다. 재산은닉과 집단체불 후 도주 등 고의적이고 상습적인 사업주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하는 등 엄중하게 처벌할 방침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인터뷰 플러스] “일하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존중받아야 건강하고 민주적인 사회 실현”

    [인터뷰 플러스] “일하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존중받아야 건강하고 민주적인 사회 실현”

    중앙 정치 권력이 바뀌어도 사회 곳곳의 기득권 세력과 지역의 풀뿌리 권력이 바뀌지 않으면 한국사회의 근본적인 변화와 개혁은 불가능하다. 한국의 시민사회운동이 중앙 정치 권력의 교체에 과도하게 집중했다면 이제는 경제·사회 기득권의 낡은 구습의 청산과 풀뿌리 민주주의 일꾼 양성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사람은 2010년까지 공공운수노조에서 정책 업무를 주로 담당하면서 조직, 대외협력, 선전 등 다양한 실무 경험을 하고 노동조합과 협동조합 그리고 지역 운동을 접목하여 2014년 강서양천민중의집을 설립하고, 작년 2017년 12월에 개원한 강서구 노동복지센터의 나상윤 센터장으로 강서구 구민센터 2층에 자리 잡은 사무실에서 그의 마을과 노동 사랑의 인생 살림을 담았다. 편집자 주→센터장으로 취임하신 것을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노동복지센터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우리 센터는 크게 3가지 업무를 하고 있어요. 중소 영세사업장를 비롯한 취약계층 노동자의 권익 보호와 법률지원을 하고, 지역에서 노동인권 교육과 노동자의 복지 증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노동실태조사 등을 통해 중장기적인 노동정책 마련하기 위한 연구 등을 하는 곳입니다. →센터장님이 상임대표를 하신 강서양천 민중의집과는 어떤 관계인지요. -먼저 민중의집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드릴게요. 지역 시민사회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강서양천 민중의집은 2014년에 설립돼 노동운동을 지역에서 마을공동체와 결합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노동을 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 없듯이 노동을 배제하고 지역을 말할 수 없고, 지역사회가 진정한 공동체로 성장하려면 노동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민중의집에서는 일하는 사람들이 직면하는 체불임금·부당해고·산재신청 등의 문제해결을 지원하는 노동사업을 가장 중요시합니다. 공간 공유와 공간 나눔을 통한 허브 기능 수행, 그리고 마을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이슈에 개입하고 나아가 민관협치와 시민 플랫폼 참여를 통한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동조합의 후원과 참여를 바탕으로 주거환경 개선사업인 집수리와 김장나눔 등의 지역공헌사업도 노동조합과 마을을 연결시키는 중요한 활동입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지난 2012년부터 자치구 단위로 노동복지센터를 설치하여 취약계층, 비정규노동자의 노동권익과 복지 증진을 지원해 왔고, 강서구는 다른 자치구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취약계층이 다수 거주하고 있어요. 구청에서도 이러한 사실과 필요성을 알고 있기에 2017년 노동복지센터를 설치해 운영하려 나섰는데 그동안 지역에서 거의 유일하게 노동권익 증진 활동을 해 온 강서양천민중의집이 노동복지센터로부터 운영을 위탁하게 됨에 따라 제가 센터장으로 역할을 이동하게 되었어요. →노동자가 마을로 들어온 것이군요. 이 시대에 왜 이런 곳이 필요한가요. -현 한국사회의 시대사조는 신자유주의입니다. 신자유주의는 사람보다 물질 만능을, 공정성보다는 효율성을, 분배보다는 성장만을 중시하며 사람 간에는 공동체보다 이기주의와 무한경쟁을 강요합니다. 이러한 사회환경에서, 대다수 노동하는 국민들의 삶은 하루하루가 고달프고 피곤하고 힘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즉, 사람보다 돈이 중시되고 효율성만 강조하면 노사 간에 정규직으로의 안정고용이나 일하는 사람의 안전문제와 인권문제 등은 이익보다 후순위가 되는 것이고 우리 사회는 지난 20여 년 동안 더 불공정하고, 더 불평등한 사회로 고속 주행을 해 왔던 것입니다. 국민들은 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다 안정적인 노동과 사람다운 권리와 삶의 질을 요구하는데 과거 10여년의 정부에서는 이를 백안시해 온 것이 사실이지요. 그래서 국민들이 말로는 안 되고, 주장해도 안 되고, 죽음으로 호소해도 안 되는 것을 깨닫고 촛불을 들고 일어섰던 것 아닙니까. 이제는 촛불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보다 국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 주민들과 직접 해결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의 생활공간인 지역으로, 마을로 들어가서 대부분이 노동자인 주민을 조직할 필요성이 커졌고 지역의 단위 사업장을 비롯해 주민들의 삶을 변화하기 위해 지역에서 마을공동체 활동이 절실히 필요하고 중요한 시대인 것입니다. →그런데 왜 노동이 중요한가요. -이집트의 피라미드, 중국의 만리장성 그리고 임진왜란의 거북선은 누가 만들었는가? 라는 질문이 있습니다. 설계자는 왕이나 장군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결과물을 만들어 낸 사람들은 모두 일하는 사람들. 즉 노동자들입니다. 인류의 창조물 중 노동을 통해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 있을까요? 불의 발견, 농사, 산업혁명, IT와 지금의 4차 혁명 등 이 모든 과학기술과 인류 문명은 인간의 머리와 몸을 써서 만들어 낸 노동의 산물이지요. 그렇기에 노동은 사회를 유지하고 인간이 생존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최근 들어 ‘노동존중 사회’ 혹은 ‘노동인권’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아직까지 노동을 천대하는 사회 풍조가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세상과 사회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노동과 노동자들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는 것이야말로 그 사회를 건강하고 민주적인 사회로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자의 권익에 관심이 많은 단체이니 최근 최저임금이 사회 이슈로 대두되었는데. -최저임금이 이슈로 등장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생각합니다. 최저임금 인상이 중소자영업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70% 자영업자는 본인 또는 가족 노동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지고 오히려 문제의 본질은 천정부지의 임대료를 비롯해서 카드수수료, 본사의 수수료 그리고 과밀한 자영업 비중에 있어요. 그렇기에 최저임금을 사회 이슈로 대두시키는 것은 을(乙)들의 싸움 혹은 을과 병의 싸움으로 프레임을 만들어서 본질인 경제민주화와 재벌에 대한 규제를 피해 가려는 의도라고 판단합니다. 다만 정부에서 어떤 정책을 펼칠 때 여러 가지 정책을 하나의 패키지로 만들어서 사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네요. →문재인 정부는 공정경제를 중시합니다. 마을에서 활동하시는 분으로서 우리 사회가 공정한 사회로 가기 위한 방법은. -‘갑질’이라는 단어가 한국사회의 불공정성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대기업 재벌들의 경제력 집중과 다단계 하청구조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공정경제 혹은 공정사회는 불가능합니다. 사실 많은 문제가 이것으로부터 파생되었다고 생각해요. 나아가 국가권력과 직장 내 갑질을 해결하고 노동과 노동자를 존중하는 사회인식의 확산과 노동인권이 법 제도로 반드시 보장되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국가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갔다는 말이 있듯이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것은 대기업 재벌들이라 생각해요. 이들을 규제하지 않고 공정사회가 가능할까요? 그런데 대기업 재벌문제는 지역사회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나 활동으로 대응할 수 있어요. 개별 소비자로 존재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주체로 나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탈자본주의적 대안 소비와 생산 그리고 유통체계를 지역 수준에 구축하는 노력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지역 화폐나 협동조합은 그런 측면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노동인권을 침해하는 사업주나 사업장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을 하고 동시에 노동존중 문화를 확산시키는 활동을 통해서 사회와 직장 내 갑질 횡포를 줄여나가는 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갑질 횡포는 ‘약탈’이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재벌을 규제하고 갑질을 바로 잡아야 하는데 그것은 노동에 대한 존중과 노동인권을 보장하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시민들의 연대와 협동이 중요합니다. 공동체는 연대와 협동 없이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김병식 객원기자 kbs@seoul.co.kr
  • ‘공짜 노동’ 없앨 포괄임금제 가이드라인 언제?… 고용부 “관리모델 개발 중”

    ‘공짜 노동’ 없앨 포괄임금제 가이드라인 언제?… 고용부 “관리모델 개발 중”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지난 7월 이후 직장을 관둔 A씨는 회사 최고경영자(CEO)를 가까운 지방고용노동청에 신고했다. A씨가 다닌 회사는 의료기기 판매업체로 근로자 수가 1000명을 넘어 주 52시간제가 적용된다. 하지만 그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9시간씩(휴게시간 1시간 제외) 주 6일 동안 일했다. 연장근로까지 포함해 주 52시간 이내로 일해야 하지만 A씨는 주 54시간을 근무한 것이다. 그러나 사업주가 A씨에게 연장근로수당을 주 12시간분만 지급하면서 시비가 불거졌다. A씨는 노동청에 “회사가 연장근로 제한을 위반했다”고 알렸다. 사건을 접수한 노동청은 사실관계 확인에 들어갔다.16일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 7~8월 두 달간 연장근로 위반과 관련된 신고·적발 건수는 24건으로 집계됐다. 신고 14건, 사업장 감독 청원 6건, 사업장 감독 적발 4건이었다. 주 52시간제를 시행하기 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24건)과 비교해 늘지 않았다. 고용부 관계자는 “아직 시행 초기 단계이고 위반 사항이 나와도 처벌을 유예하는 기간이어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주 52시간제가 적용된 300인 이상 사업장 대부분은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꼼꼼히 관리하고 있다. 20대 직장인 김리나(가명)씨는 최근 두 달간 공식적인 근무시간이 확실히 줄었다고 밝혔다. 회사에서 개발한 근무기록 프로그램에 출퇴근 시간을 입력하는 데다 주 52시간을 넘지 않도록 관리를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직원들에게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한다. 팀 또는 개인 프로젝트가 한 달에 2~3개 정도 있는 김씨는 마감을 앞두고 일이 몰려 연장근무 주 12시간을 훌쩍 넘길 때가 많다. 그러나 회사 프로그램에선 주 52시간을 넘어가도 근무 시간을 입력할 수 없다. 회사에선 인정하지도 않는 추가 근무를 하는 셈이다. 김씨는 “과로 문화를 없애자는 취지엔 전적으로 동감한다”면서도 “업종별로 해 왔던 근무 방식이 하루아침에 바뀌긴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주최했던 ‘근로시간 단축 현장안착을 위한 정책 심포지엄’에선 현장의 어려움이 쏟아졌다. 조선과 건설, 방송, 정보기술(IT) 콘텐츠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해 업종별 상황을 소개했다.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은 높은 숙련도를 가진 기술자가 연속으로 작업해야 업무를 마칠 수 있다. 건설업계는 법 시행 이전에 발주한 공사 기한을 근로시간 단축 이전으로 계약했지만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이를 맞추기가 어려워졌다. 드라마·콘텐츠 업계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제작 기간이 늘어나 막대한 제작비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탄력근무제 단위기간 6개월? 12개월?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키기 어려운 기업들을 위해 도입된 게 ‘탄력근무제’다. 일이 몰릴 땐 주 52시간을 넘더라도 이후 적게 일하면서 단위기간 내 평균 근로시간을 근로기준법 이내로 맞추는 것이다. 예컨대 단위 기간이 3개월이면 1개월 반 동안 주 64시간을 근무했어도 나머지 1개월 반을 주 40시간만 일하면 주 52시간제를 지킬 수 있다. 현행법에선 탄력근무제 단위 기간을 2주에서 최대 3개월로 지정하고 있다. 경영계는 이 단위 기간을 최대 1년으로 늘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법정 근로시간 단축과 함께 탄력근무제의 최대 단위 기간도 선진국처럼 1년으로 연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탄력근무제 단위 기간을 노사가 협의하면 최대 1년까지 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근로자의 노동 환경과 사용자의 인식 등이 판이한 외국의 사례를 그대로 도입하기는 어렵다. 노동계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의 여러 목적 중 하나는 고용 확대”라면서 “탄력근무제 확대는 결국 기존 인원으로 운영하면서 인건비를 아끼겠다는 속셈”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 ‘고용 쇼크’가 이어지면서 정부도 경영계의 입장을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단기간 내 고용이 좋아질 것 같지 않아 근로시간 단축에 관한 단위 기간 조정 문제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단위 기간 조정은 최대 6개월이다. 탄력근무제 확대가 기정사실로 굳어진 가운데 6개월과 1년을 놓고 고민하는 상황이다. 근로시간 특례업종 확대도 경영계의 요구다. ‘근로기준법’ 제59조에 따라 노사가 합의하면 연장 근로시간을 주 12시간 이상 근무를 할 수 있게끔 예외를 둔 업종이 있다. 특례업종은 원래 26종이었지만 육상운송업(노선버스 제외),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운송서비스업, 보건업 등 5종으로 대폭 줄었다. 경총은 “근로시간 특례업종 결정이 충분한 분석 없이 진행됐다”면서 “노사정이 특례 존치에 공감했던 바이오·게임·소프트웨어 연구개발업 중심으로 재검토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필요성엔 공감한다. 김 부총리는 주52시간제 시행에 앞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 있어선 서버 다운, 해킹 등 긴급 장애 대응 업무에 특별 연장근로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는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9조에 따라 ‘재난 또는 재난에 준하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특별하게 연장 근로를 허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뜻이다. 해당 업종을 아예 근로시간 특례업종으로 지정하자는 움직임은 정부가 아닌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근로기준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업, 정보서비스업을 특례업종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고용 상황이 최악이라는 점에서 특례업종 확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용부 “포괄임금제 용역 결과 나오면 발표” 근로시간 단축과 맞물려 개선해야 할 게 ‘포괄임금제’다. 포괄임금제는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업종에서 연장·야간근로 수당을 급여에 일괄적으로 포함하는 제도다. 아무리 연장근로를 많이 했어도 정해진 수당만 지급하므로 ’기업이 공짜로 근로자를 착취하는 수단’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포괄임금제 개선은 결국 근로시간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것으로 주 52시간제 정착과 맞닿는다. 엄격하게 적용돼야 하지만 업계에선 이미 널리 쓰이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인 이상 사업장 중에서 포괄임금제를 도입한 기업은 전체 52.8%(6만 1000곳)였다. 고용부는 당초 지난 6월까지 ‘포괄임금제 지도 지침’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포괄임금제 도입을 제한하고, 근로시간 책정이 가능한 사무직 노동자에게 적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부가 지침만 줄 게 아니라 사업장에서 참고할 관리 방법도 제시해 달라는 사용자단체의 의견을 검토한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단순 지침만 만들어 전달하는 게 아니라 관리모델을 개발하는 연구용역을 진행하느라 시간이 지체됐다”며 “용역이 마무리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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