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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정규직 사태 어디로] ‘대량해고’ 예견된 상황

    이랜드 사태로 우려됐던 비정규직보호법의 문제점이 그대로 노출됐지만 정부는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부심하고 있다. 노동부는 9일 지방노동청장 등 관련기관장 회의를 열고 이랜드 사태에 대한 대책회의를 가졌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원론적인 의견 이외에 어떤 구체적인 해결 방안이나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다만 비정규직보호법의 문제점을 찾고 사업주들이 악용하는 사례를 차단하기 위해 현재 300인 이상 사업장 1800여곳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해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만 정했다. 하지만 현재 말썽이 되고 있는 비정규직에 대한 계약해지와 외주용역 전환 등에 대한 근본적인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데다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 초기 사측의 일방적인 계약해지와 외주용역화는 입법화 과정에서도 줄곧 예견됐던 상황이다. 사측이 비정규직의 사용을 줄이면서 오히려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대량 해고 사태가 빚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법이 시행 되기 몇 달 전부터 이랜드·뉴코아뿐 아니라 학교, 병원, 지차체 등 10여곳에서 1000여명이 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부당해고에 시달리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 같은 상황이 중소기업 등으로 계속 확산될 것으로 예측되는 데도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데 있다. 정부로서는 사업주들에게 법 취지에 따라줄 것을 호소하는 것 이외에는 지금 당장 이런 부작용을 멈추게 할 방법이나 제재할 수단이 별로 없다. 현재 비정규직보호법에는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막기 위해 근로 계약기간을 반드시 명시토록 하고 있다. 또 2년 뒤에는 정규직으로 전환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랜드의 경우처럼 비정규직보호법이 시행되기전 이미 ‘0개월 계약’ 등 초단기 계약을 유지해오다 최근 이들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외주용역을 추진할 경우 제재가 쉽지 않다. 설사 근로 계약기간을 명시하지 않았다고 해도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고작이다. 외주용역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서는 제재 방법이 전혀 없다. 다만 외주화 이후 불법 파견인지 여부를 따질 수 있을 뿐이다. 이로 인해 회사측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계약해지와 외주용역화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면 노동당국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형편이다. 단병호 의원측은 “각종 불법 또는 편법을 동원해 계약을 해지하고 간접고용으로 전환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제재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야 한다.”면서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뉴코아, 홈에버에 대해서는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업무중 부상 산재보험 해당 당사자 직접 신청 가능하다

    Q)회사에서 일하다 부상을 입었다. 산업재해 보상보험으로 치료를 하고 싶은데 회사에서는 건강보험으로 치료할 것을 계속 강요한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A)산업재해 보상보험(이하 산재보험)은 업무나 작업 중에 부상을 입은 경우 치료는 물론 부상으로 일을 못한 기간 동안의 임금, 사망할 경우 유족에 대한 보상, 연금, 장례비용 등에 대해 폭넓게 혜택을 주는 제도이다. 따라서 업무나 작업 중에 부상을 입었다면 반드시 산재보험으로 치료해야 하며 건강보험으로 치료하는 것은 위법이다. 일부 회사에서는 산재보험 대신 건강보험으로 치료할 것을 권유하기도 하는데, 이는 산재보험으로 치료할 경우 산재보험료가 인상될 뿐 아니라 산업재해가 많이 발생하면 사고율이 높은 사업장으로 분류돼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 중에 입은 부상을 건강보험으로 치료하는 것은 산재보험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일 뿐 아니라 각종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장애 진단이 필요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이 나타나 뒤늦게 산재보험을 신청하려 해도 시효가 만료돼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되거나, 사업주나 산재보험을 관리하는 근로복지공단과 분쟁이 빚어질 수 있으므로 업무상 부상은 반드시 산업재해 보상보험으로 치료해야 한다. 이런 산재보험은 회사뿐 아니라 당사자도 신청할 수 있다.
  • 비정규직법 1일부터 적용…‘차별 분쟁’ 봇물 예고

    비정규직법 1일부터 적용…‘차별 분쟁’ 봇물 예고

    ‘노동위원회가 뜬다.’ 노동위원회가 비정규직을 둘러싼 분쟁 해결의 중심에 선다.1일부터 비정규직보호법이 시행되면서 비정규직근로자들의 차별 여부에 대한 분쟁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신기창 중앙노동위원회 총괄과장(부이사관)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민원이 폭주할 것으로 예상돼 조직을 정비했다.”고 말했다. ●노동위 차별시정위원 173명 새로 위촉 지난해 노동위원회를 통한 구제신청,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등 심판사건은 모두 8631건에 이른다. 전년의 8295건보다 400여건 늘어난 것으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차별 시정을 요구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노동위원회는 위원수를 종전 891명에서 1740명으로 2배가량 늘렸다. 차별시정 담당 공익위원 173명이 새로 위촉됐다. 또 현재 339명인 사무국 직원 수도 이에 걸맞게 늘리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또 달라지는 법제도에 따라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눠 심문회의 및 판정회의 진행 방법과 절차를 설명하고 조사관에 대한 교육도 마쳤다. ●3개월 안에 차별시정 요구 노동위원회는 그동안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심판하는 것이 주업무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비정규직의 차별을 없애주는 데 더 많은 시간과 조직을 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간제·단시간·파견근로자 수가 500만∼800만명에 이르고 있는데다 기업이나 생산 현장에서 차별이 있었는지에 대해 판단하기가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차별적 처우를 받았다고 생각되는 근로자는 3개월 안에 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을 신청할 수 있다. 노동위원회는 공익위원 3인으로 차별시정위원회를 만들어 심문, 시정명령 또는 기각결정을 하게 된다. 시정명령에 사업주가 불복할 경우 10일 이내에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고, 그래도 불복하면 15일 안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기업주는 차별이 아님을 입증해야 한다. 노동위원회는 기업이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1억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또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명령을 사용자가 이행하지 않으면 1회 2000만원까지 2년,4회 동안 4000만원까지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내년부터 필수유지업무도 노동위서 결정 내년부터 노동쟁의권이 제한되는 필수유지업무를 결정하는 권한도 노동위원회가 갖는다. 현행 필수공익사업장에 대한 직권중재제도는 없어진다. 필수유지업무는 필수공익사업 가운데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는 업무를 의미하는 것으로, 노사는 최소한의 인원과 업무를 유지시키는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협정 체결이 되지 않을 경우 노동위원회에 노사가 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쟁의행위 때라도 노사는 필수유지업무에 필요한 인원·운영을 유지할 의무가 있고 이를 방해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2단계 기업환경 개선대책] 단국대 서울캠퍼스등 개발 길 터

    LS전선은 1996년부터 10년에 걸쳐 경기도 군포 공장을 전북 전주시의 산업단지로 이전했다. 하지만 군포에 있는 25만 7000여㎡(7만 7800여평)의 부지는 아직까지 처분하지 못하고 있다. 군포시가 공장의 용도 변경을 허용하지 않아 매각이 번번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학교·공장부지 개발 가능…이전 촉진 정부는 인구집중유발시설의 지방 이전을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현실은 전혀 따로 놀고 있다. 공업지역과 학교시설로 묶이면 용도 전환이 쉽지 않고 때문에 활용가치가 떨어져 매각은 어렵다. 부지가 팔리지 않으면 지방으로 가고 싶어도 막대한 이전 비용 때문에 못간다. 정부는 25일 발표한 대책에서 3만㎡ 이상의 공장이나 학교 등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용도전환할 수 있게 했다. 서울 시내 공장이나 학교 부지를 아파트나 근린상업시설 등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서울에만 4년제 대학이 50개에 이른다. 지금까지 지방이전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법인세 감면, 취득·등록세 면제, 재산세 감면 등 세제혜택뿐이었다. 게다가 지자체들은 기업 이전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용도전환 때 특혜시비에 휘말리지 않을까 해서 비협조적이었다. 예컨대 경기도 안양시의 D기업은 내년까지 3만 9000㎡의 공장을 충북 충주로 이전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안양시는 “공장을 옮긴다면 용도 변경을 해주지 않겠다.”고 반대했다. 부지가 팔려야만 1000억여원의 이전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D기업으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 내 과밀억제권역에서 성장관리권역으로 학교 등이 이전할 경우에도 용도전환을 허용할 방침이다. 따라서 14년째 끌어온 단국대 한남동 캠퍼스의 주택개발사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국대는 올해 경기도 용인 죽전으로 본교를 이전하지만 기존 부지가 학교 시설에서 해제되지 않아 초고층 아파트 건설계획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공사 발주 내년 생산 예정 정부는 수도권 규제의 상징적 사례로 꼽힌 하이닉스반도체 이천공장의 구리공정 전환을 사실상 허용했지만 신·증설과는 별개라고 밝혔다. 오염 물질을 추가로 ‘방류’하지만 않는다면 공정전환은 환경부 고시의 개정만으로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현행법상 상수원보호구역에서 구리·납·카드뮴 등 유해물질 19가지를 배출하는 공장은 세울 수 없다. 하이닉스는 일단 구리 공정 전환을 허용해준 것을 반긴다. 하반기 공사를 발주해 내년에는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하이닉스가 진짜 바라는 것은 12인치(300㎜ 웨이퍼) 구리 공정의 신·증설이다. 이천 공장의 알루미늄 공정 옆에 짓고 싶어한다. 올해 착공한 충북 청주의 1차 공장 증설은 예정대로 진행한다. 하지만 이천 2차 공장 증설은 쉽지 않다. 정부는 이미 폐수 등 오염물질의 ‘배출’ 문제로 증설은 불허한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설령 하이닉스가 ‘무방류 시스템’ 등을 내세우더라도 또 다른 벽은 수도권 규제다.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이천은 자연보전권역에 지정돼 공장 증설이 어렵고 수도권 과밀해소 목적에도 맞지 않다. 다만 정부가 지난 1월 “차기 정권에서 상수원 주변지역의 공업입지에 관한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혀 증설 가능성은 있다. 그럼에도 고쳐야 할 법은 수두룩해 여론 수렴에만 2∼3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관계 부처간 조율도 완벽하지 않다. 환경부는 상수원보호구역에서 구리 등 오염물질 배출공장에 대한 규제에는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하이닉스는 당초 올해부터 2009년까지 비수도권(청주)-이천-제3의 지역에 순차적으로 4조 5000억원씩 총 13조 5000억원을 들여 3개 공장을 짓겠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2010년까지는 청주를 제외하곤 신·증설이 어려워 보인다. 때문에 하이닉스는 청주에 1층이 아닌 2층 구조로 2차 공장까지 증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세제·환경규제등 105개 개선과제 담겨 ‘2단계 기업환경개선 종합대책’은 기업들의 사기를 높이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산업현장의 애로사항을 반영한 세제, 수도권 환경규제, 벤처금융 등 105개 개선과제가 제시됐다.1단계 종합대책과 달리 과제의 80%가 올해 말까지 완료돼 체감도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대책을 짚어 본다. ●계획관리지역 내 소규모 공장 허용 전국 계획관리지역에서 소규모(1만㎡ 이하) 공장 설립이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계획관리지역은 옛 준농림지 가운데 택지 등으로 개발이 가능한 곳이다. 현재는 지자체의 도시계획조례에서만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정부는 국토계획법상 시행령을 개정해 공장 설립을 일반적으로 허용하되, 필요시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해 금지하는 ‘네거티브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폐수를 내보내지 않는 비공해 기업의 경우 상수원보호구역 상류지역에 공장설립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이 내년까지 마련된다. 현행 농업용저수지 상류방향 5㎞ 내 공장설립을 금지하는 규제도 도시지역 및 계획관리지역에서는 거리제한기준이 2㎞ 내로 완화된다. ●1조원 벤처 펀드 조성 정부는 산업은행이 올 하반기에 1조원 규모의 ‘글로벌스타 육성펀드(가칭)’를 새로 조성하도록 해 창업 초기 단계인 혁신형 중소기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이 대상이며, 창업한지 7년 미만이면 우대받는다. 대출, 출자, 회사채 인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하며, 금리도 실행금리에 비해 최고 1%포인트까지 우대해준다. 상호저축은행의 벤처펀드 출자도 허용된다. 올 하반기 금융감독위원회의 감독규정을 개정해 자기자본의 10%나 펀드의 10% 등 일정한도에서 출자를 허용하기로 했다. 창업 초기인 중소기업에 대한 취득세·등록세 면제기간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된다. ●자동차 배출가스 미국제도 도입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방식이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운영하는 ‘평균 배출량 제도(FAS)’로 바뀐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조치다. 연료별·차종별 배출가스 농도 규제는 사라지고, 제작업체는 정부가 제시한 ‘평균 배출량 기준’ 내에서 다양한 배출등급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다. 경유차 환경개선부담금 제도도 개선된다.2006년 이후 강화된 허용기준을 충족하는 경유차와 그 이전 생산된 차량 간의 형평성을 맞출 방침이다. ●짓고 있는 건물도 담보 설정 건축 중인 건물도 건조 중인 선박 처럼 저당권을 설정할 수 있는 ‘저당권 등기제도’가 도입된다. 현재 건축 중인 건물은 초기에는 동산으로, 기둥·지붕·주벽이 만들어지면 부동산으로 인정받아 양도 담보권자의 권리가 정확히 보장되지 못한다. 이에 금융기관이 담보로 인정하지 않거나 담보가치를 낮게 평가해 중소기업이 공장을 신설·증설하는 과정에서 자금융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고 졸업생 중소기업 재직시 입영 연기 공고 졸업생이 중소기업에 취직한 뒤 최대 4년까지 입영을 연기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2년 연기할 수 있다. 청년 실업자, 고령자, 장애인 등 계층의 취업 촉진과 중소기업의 인력난 감소를 꾀하는 ‘신규고용촉진장려금’ 제도의 시행기간도 당초 올해 9월에서 2010년까지로 연장된다. ●직장보육시설 운영 부담 경감 사업주의 직장보육시설 운영 부담이 줄어든다. 저출산에 따른 직원들의 자녀 수 감소로 정부 지원 기준을 충족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안에 고용보험법시행규칙을 개정해 사업장 소속과 관계없이 고용보험 피보험자 자녀 수가 보육아동 수의 2분의1을 넘으면 지원해줄 방침이다. 또 외국인근로자의 취업기간(3년) 만료 3개월 전부터 고용허가 신청을 허용해 기업의 근로인력 공백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아파트단지 통째 경매 매물로

    아파트단지 통째 경매 매물로

    지방에서 건설 중이거나 완공된 아파트 단지 전체가 경매 시장에 나오고 있다. 미분양으로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한 사업주의 채무 불이행으로 아파트가 경매에 나온 것이 대부분이다. 지방 분양시장이 위축되면서 중견 업체인 신일이 부도가 난 이후 아파트 단지 경매 신청이 늘 가능성도 높다. 24일 부동산 경매업체 굿옥션 등에 따르면 올 들어 100가구 이상 아파트 전체 경매 신청 건수는 지난달 말 현재 6건에 이른다. 지난 한해에는 5건이었다. 전남 장흥군 장흥읍 덕제리의 일주그린아파트 128가구는 8월2일 7번째 경매 입찰을 한다. 현재 공사가 85%가량 진행된 이 아파트 단지의 전체 감정가는 23억 4000만원이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 69평형의 실거래가(28억원)보다 싸다. 또 전북 군산시 소룡동에 있는 398가구의 성일임대아파트는 다음달 16일 2차 경매가 실시된다. 최초 감정가가 60억 1000만원인 이 아파트는 건물 부분을 매각한다. 이번 최저 매각가는 48억 800만원이다. 수도권에서도 아파트 단지 전체가 경매에 나온 게 있다. 경기 이천시 장호원읍 송산리의 엘림아파트(234가구)는 다음달 20일 5번째 경매를 한다. 현재 공사 진척률은 50%를 밑돈다. 토지만 매각하는 것으로 감정가는 27억 6660만원이다. 이와 함께 강원 정선군 사북리 보은아파트(165가구), 충북 청원군 은곡리 은곡아파트(700가구), 음성군 부윤리 조원무궁화아파트(258가구) 등 임대 단지들도 경매 시장에 나와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낙찰된 강원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의 한주아파트(409가구)는 감정가(230억 110만원)의 41%인 95억 2300만원에 팔렸다. 또 3월30일 전북 부안군 부안읍 선은리의 현승아파트(283가구)는 감정가의 40%인 36억 6588만원에,1월23일 충북 영동군 동정리 삼환아파트(111가구)는 감정가의 56%에 새 주인을 찾았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차장은 “단지가 모두 경매에 들어간 아파트에 입주하기로 한 경우 (직접적인)피해는 없지만 입주지연 등의 불편은 예상된다.”면서 “이런 아파트를 피하려면 미분양이 심한 곳에는 입주를 삼가는 게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팔 부러진 고시생 워드로 사시 응시

    팔 부러진 고시생 워드로 사시 응시

    법무부는 오른팔이 부러지는 바람에 필기구를 사용할 수 없게 된 사법시험 응시생 김모(33)씨에게 이날부터 4일간 치러지는 2차 논술형 필기시험에서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을 이용해 답안을 작성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19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16일 밤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오토바이를 피하려다 넘어져 오른쪽 팔이 부러지는 바람에 법무부에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장애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당하자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다. 김씨는 당시 “법무부는 원고가 장애인복지법시행령에서 정한 ‘장애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장애인과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하나 일시적으로나마 필기능력을 상실한 원고도 시험응시를 위해 법무부의 조치가 필수적이고 그렇지 않으면 수험기회를 박탈하게 된다는 점에서 장애인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었다. 법무부는 공판이 진행되는 도중 김씨와 따로 접촉해 “컴퓨터 워드프로세서를 이용해 시험을 볼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제안했고 김씨는 소를 취하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안으로 관련 지침을 고쳐서 향후 불의의 사고를 당해 시험을 보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날 대졸 신입사원 장애인 직렬 채용시험에서 필기능력에 장애가 있는 중증장애인 응시자에게 적절한 시험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차별이라며 시험 편의를 제공할 것을 A사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A사는 ‘장애인에게 시험 편의를 제공한 전례가 없고 중앙인사위원회도 확대 답안지 외에 답안지 대리작성은 허용하지 않는다.’고 해명하지만 편의제공은 사업주의 의무사항”이라면서 “전례나 다른 기관의 시험 편의 제공 여부 등에 따라 제공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2급 지체장애인이면서 뇌병변장애를 가진 김모(24)씨는 “손떨림으로 필기가 어려워 시험 전에 시험시간 연장 또는 OMR 답안지 대리표기, 노트북 컴퓨터 사용 등을 A사에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며 지난해 9월 인권위에 진정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20대 미혼여성에 한함’ 性차별 채용광고 단속

    노동부는 18일 직원 채용·모집 과정에서 남녀차별이나 용모, 나이 등의 기준을 제시하는 행위에 대해 집중 단속에 나섰다. 다음달 17일까지 한 달간 인터넷 직업정보 제공업체 342곳을 대상으로 모니터링과 지도·점검을 동시에 실시한다. 주요 단속 대상은 ▲‘여성 경험자 환영, 여성은 미혼자에 한함, 남성 환영’ 등 성을 구별하는 모집 행위 ▲신장, 체중, 나이 제한 등 직무 수행상 필요하지 않은 신체조건을 채용조건으로 할 경우 등이다.▲여성에게만 일정 연령 이하의 기준을 제시하거나 혼인 여부 등 남성과 다른 조건을 부여하는 광고 ▲직종별로 남녀를 분리 모집하는 경우 ▲학력ㆍ경력 등 자격이 같은데도 여성을 남성보다 낮은 직급에 채용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노동부는 법을 어긴 업체에 대해 자율적인 개선을 요구한 뒤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사업주가 모집·채용 때 불합리하게 남녀를 차별하면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부동산·음식업 ‘대출門’ 좁아진다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건설, 음식·숙박업 등 경기 민감 업종에 대한 대출 기준을 강화, 관련 사업주들의 돈빌리기가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최근 중견 건설업체인 ㈜신일의 부도 여파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경기 민감 업종에 적용하는 대출 가산금리를 0.3%포인트 인상해 적용하고 있다.또 이들 업종은 중소기업에 대한 담보인정 비율 특례 적용에서도 제외했다. 또한 이번 주부터 지점장 전결로 늘려줄 수 있는 소호대출 한도도 종전의 절반으로 축소키로 했다. 국민은행도 지난달 말 부동산 임대업 등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대출금리 우대폭을 축소했다. 국민은행은 또 이달초 영업점에 공문을 보내 중소기업 대출 집행 때 자금용도를 면밀히 파악하도록 지시했다. 대출 한도에 대한 지점장 전결권 조정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도 지난주 중기대출의 33% 수준인 비제조업 대출이 용도 이외로 유동되지 않도록 지시하는 공문을 영업점에 내려보냈다. 은행들이 부동산업 등에 대한 대출 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올 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중소기업 대출이 부동산 매매 용도로 유용되며 동탄 등 신도시 예정지의 투기 과열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13일부터 2주일간 중소기업 대출이 사업 목적과 무관한 부동산 매입 자금에 유용된 경우 등 대출 변칙취급 사례에 대한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특수고용직 보호법 악용 소지 많다

    정부가 지난 6년간 논란이 이어져온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종사자)들에 대해 노동법상 일정 수준의 보호를 해주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을 의원입법으로 추진키로 했다고 한다. 보험설계사, 골프장 캐디, 학습지 교사, 레미콘 기사 등은 지금까지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왔다. 정부는 이번에 이들을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중간에 ‘준근로자’라는 새로운 영역을 설정해 노무제공 형태 등을 감안해 노동3권 또는 단결권과 협의권을 부여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노동3권이 완전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계는 기업의 부담 증가를 이유로 각각 반대하고 있으나 특고종사자들도 법의 보호망 안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할 것 같다. 정부는 기업의 부담과 일자리 감소 가능성을 이유로 낮은 단계의 보호망으로 출발했다고 하지만 법안 내용대로라면 악용될 소지가 많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이 법은 해당근로자들이 원하지 않으면 특고종사자로 지정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 일거리를 제공하는 사업주가 해고나 계약 해지를 무기로 위협하면 특고종사자의 지위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그러지 않으면 신규 고용 단계에서 특고종사자 지정을 포기토록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 특고종사자 지정을 둘러싸고 노·노 갈등도 빚어질 수 있다. 골프장협회가 캐디의 90%를, 보험업계가 보험설계사의 40%를 해고할 수밖에 없다고 위협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악용 가능성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비정규직 보호법이 도리어 비정규직을 일자리에서 내몰고 있다. 특고종사자 보호법도 이러한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 입법과정에서 허점을 보완하기 바란다.
  • 보험설계사등에 단체결성권

    근로자 또는 사용자 여부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립이 돼 있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는 직종 가운데 캐디는 노동3권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보험설계사·학습지교사 등은 단체결성권과 단체협의권이 보장되는 반면 화물·덤프기사 등은 제외될 전망이다. 노동부는 15일 이런 내용을 담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 의원입법 형식으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법안에 따르면 근로자와 자영인의 중간 영역으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이들에게 노동조합이 아니지만 단체결성권과 단체협의권을 인정하기로 했다. 인정 대상은 ▲계약의 형식에 관계 없이 근로자와 유사하게 노무를 제공하면서 ▲운영에 필요한 노무를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적으로 제공해 보수를 받아 생활하고 ▲노무를 제공할 때 다른 사람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이들 가운데 사업주로부터 직·간접적인 지휘 감독을 받고 노무 제공 시간과 장소 및 업무 내용이 사업주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 노동조합법상의 간주근로자로 인정해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모두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구체적인 직종은 3∼4차례의 실태 조사를 거쳐 시행령에서 확정할 계획이다. 이상수 노동부장관은 “현재 보험설계사와 학습지교사, 골프장 경기보조원, 레미콘 자차기사 등 4개 직종이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골프장 캐디는 간주근로자로 인정돼 노동3권까지 보장받을 수 있을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예상된다. 간주노동자의 인정 여부는 근로자의 신청에 의해 노동부가 판단하고 대법원이 최종 결정하게 된다. 특히 특수고용자의 직종을 대통령령으로 정해 노동시장의 현실을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은 단체를 결성, 사업주와 노무 제공에 대한 계약 조건에 대해 협의할 권한을 갖지만 노조로는 인정받지 못한다. 그렇지만 단체 가입 인원이 과반수 이상으로, 대표성이 인정되면 해당 사업주는 단체의 협의 요청에 의무적으로 응해야 한다.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일반근로자와 마찬가지로 노동위원회내 특수근로종사자위원회 등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다. 이상수 장관은 “이 법이 제정되면 일반근로자와 비슷하게 노무를 제공하면서도 노동관계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의 권익 보호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용어클릭 ●간주근로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노동자 성격을 인정해 주기 위해 정부가 처음 만들어낸 용어. 정부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고용 형태가 변화해 근로자 성격을 갖게 되면 근로자로 간주해 주도록 해야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 [탐사보도-석면의 공포] (하) 정부대책 아직 먼길

    [탐사보도-석면의 공포] (하) 정부대책 아직 먼길

    “저마다 석면 전문가라고 행세하지만 제대로 된 전문가는 거의 없다.” 1970년대부터 석면을 연구해 온 백남원 전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14일 “이제 겨우 석면의 심각성을 깨닫고 있는 단계인데, 제대로 석면을 분석하거나 해체할 수 있는 전문가가 있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석면 함유 여부를 정확히 진단하고, 제거할 수 있는 전문가는 전무하다시피한 상황이다. 정부나 학계 모두 이제 막 연구를 시작하는 단계여서 전문가라고 먼저 우기면 그만이다. ●철거비용 10배… 업체들 ‘눈독´ 노동·환경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아직 석면 분석·해체 기술자를 교육시킬 만한 기관이 없고, 분석·해체 업자에 대한 등록, 인증, 지정, 허가 등의 제도도 없다. 장비 기준도 물론 없다.”고 말했다. 어떤 업체든 석면 제거 계획서만 잘 작성해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면 해체작업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요즘 ‘석면 해체업’이 건설업계에서 가장 유망한 분야로 급부상한다. 지하철의 경우 1개 역마다 10억∼50억원의 석면해체 비용이 들어간다. 석면을 제대로 제거한 뒤 건축물을 철거하려면 기존보다 10배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 그만큼 수익성이 높다는 얘기다. 석면 해체 기술자들이 사용하는 보호마스크와 방진복을 생산하는 다국적 기업들도 한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열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석면 수입업자가 해체업자로 시장이 커지면서 단순 철거업체들은 대부분 석면 해체업으로 돌아섰다. 과거 석면을 수입해 떼돈을 벌었던 업자들이 속속 해체업에 뛰어드는 진풍경까지 벌어진다. 강남서초환경운동연합 김경란 사무국장은 “과거 수입업자들은 어느 제품에 석면이 함유된지를 잘 알기 때문에 이 정보를 바탕으로 해체업을 하고 있다.”면서 “석면 조사자, 해체업자, 사업주와 감독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면 해체를 둘러싼 과열현상은 비리로 이어지기도 한다. 석면을 처리하지 않고 건축물을 철거하는 현장을 포착해 노동부에 신고한다고 협박, 수억원을 갈취한 석면연구소 소장과 환경전문지 사장 등 4명이 검찰에 구속됐다. 이들은 최고의 석면 전문가로 꼽혀온 인물들이었다. 백남원 전 교수는 “석면을 둘러싼 이권다툼이 사회 문제가 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자격증을 선점하려는 이전투구도 벌어진다. 현재 석면 관련 협회 3곳 가운데 2곳은 노동부에서,1곳은 환경부에서 인가를 받았다. 대학 교수나 업체를 중심으로 꾸려진 협회들은 저마다 자신들이 공인 교육기관이라고 주장하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수강료는 3일 교육에 1인당 10만원 이상이다. 한 협회 관계자는 “돈 앞에서는 업자나 교수나 마찬가지”라면서 “앞으로는 석면 자격증 장사가 가장 유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석면 관련 교육을 위임할 수 있는 근거법을 마련하고, 석면 해체업에 대한 허가제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구 김민희기자 window2@seoul.co.kr
  • [석면의 공포 (하)] 피해자 집단 소송사태 오나

    [석면의 공포 (하)] 피해자 집단 소송사태 오나

    석면의 위험성이 점차 알려지면서 석면으로 인한 직업병과 산재 인정 여부를 둘러싼 법정공방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는 주로 산업재해 인정 여부를 놓고 법정 다툼이 벌어지고 있지만 관심은 미국·일본처럼 기업을 상대로 피해자의 대규모 피해보상 소송으로 이어지느냐에 모아진다. “1976년부터 1982년 사이 부산 연제구 연산동 옛 제일화학에서 일하신 분들을 찾습니다. 석면에 의한 악성중피종으로 진단이 나와 회사를 상대로 손해보상소송을 낼 예정입니다. 이 회사에서 일하고 폐암에 걸리신 분이나, 폐암으로 돌아가신 분들의 가족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이 공장에서 일했던 부인을 악성 중피종으로 떠나보낸 A씨가 인터넷에 올린 글이다.A씨는 이 글을 보고 참여 의사를 밝힌 수십 명의 전직 근로자·유족들과 함께 피해보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A씨는 “회사가 석면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 석면에 노출된 노동자에게 발급하게 돼 있는 건강관리수첩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석면과 관련된 요양불승인처분취소소송은 석면과 질병의 연관성을 입증하는 것이 어려워 산업재해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법원에 따르면 석면·폐암 관련 판결은 총 23건이나,14건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지 않았다.20여년간 흡연을 했더라도 근무했던 지하철 역에서 석면 노출로 인해 폐암이 발생해 악화됐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의 지난 13일 판결은 재해인정에 고무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손해보상소송은 사업주의 고의과실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는 점에서 직업병과 관련한 요양불승인처분 취소소송과 다르다. 사업주가 석면의 위험성을 미리 알리지 않았다는 게 소송의 핵심이다. 노동건강연대 대표인 강문대 변호사는 “사업주는 안전한 근로환경을 만들 의무가 있으므로 석면의 위험성을 몰랐다고 면죄부가 주어지진 않는다.”면서 “근거 법령은 없지만 당연하고 내재적인 조건이기 때문에 고의과실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승소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석면 질병의 잠복기가 20년 이상이고, 발병 후 곧바로 사망할 가능성이 많아 석면과 질병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대법원의 한 판사는 “질병에 걸린 원인이 환경적인 것인지, 유전적인 것인지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석면과의 연관성을 제대로 입증하지 않고서는 승소가 힘들 것”이라고 내다 봤다. 근로자뿐 아니라 일반인이 석면으로 인한 손해보상소송을 낼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불법파견도 2년 뒤엔 정규직”

    사내 협력업체를 통한 불법 파견이라도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을 적용해 2년 뒤에는 원청업체의 근로자로 인정해줘야 한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 중앙지법 민사42부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일하다 해고된 협력업체 소속 김모씨 등 7명이 낸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근무 기간 2년을 넘긴 김씨 등 4명이 현대차의 근로자로 인정된다.”고 8일 판결했다. 근무기간 2년을 넘기지 못한 3명은 ‘현대차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재판부는 “김씨 등이 불법 파견된 근로자라서 파견법을 적용받지 못한다면 사용사업주가 파견법 적용을 피하려고 파견업 허가를 받지 않은 사업주로부터 파견을 받으려는 강한 유인이 생길 수 있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파견법은 파견근로자를 2년 넘게 사용하는 경우 “해당 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점을 명확히 해 사용자에게 부담을 주고 장기간의 파견이나 고용불안을 제거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규정이다. 재판부는 “현대차가 사실상 원고들을 포함한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해 구체적인 지휘·명령과 이에 수반하는 노무관리를 행한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이는 근로자 파견계약에 해당하는데 제조업의 직접 생산 공정업무는 파견 대상이 아니므로 이 사건의 근로자 파견은 불법 파견”이라고 판단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비정규직보호법 시행 앞두고 곳곳 마찰

    비정규직보호법 시행 앞두고 곳곳 마찰

    비정규직보호법이 다음달 1일 시행에 들어간다. 이에 맞춰 차별시정제도 등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차별을 구분하는 기준도 마련됐다. 하지만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동자단체와 경영자총연합회 등의 사업자 등 노사 모두 여전히 불만이 많다. 노동자단체는 법 시행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사업주는 중소업체의 어려운 현실을 무시한 제도라며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사례1 최근 한 중견 유통업체는 비정규직 근로자들과의 재계약 과정에서 계약기간을 표시하지 않는 ‘0개월 계약’을 강요하는 등 갖가지 방법의 초단기 계약을 동원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 회사 노조원들이 노동부 해당지청에 제출한 근로감독 요청서에는 회사의 부당근로계약 사례가 12가지나 됐다. 대부분 시행을 앞두고 있는 비정규직보호법에 반하는 행태다. 유통 할인점에 근무하는 여성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1주일 이내의 초단기 근로계약뿐 아니라 계약서의 계약기간 표기를 빈 칸으로 두는 ‘0개월 계약’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례 중에는 다음달 1일 비정규직보호법이 시행된다는 이유로 오는 30일 무더기 계약해지하기로 알려진 것도 있다. #사례2 공공 부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인천지역의 몇몇 학교에서는 청소 업무를 맡고 있는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계약을 해지하고 외주사에 용역을 주고 있다.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정규직 전환 약속을 미루고 있고, 한 국책연구기관에서는 3년 이상된 연구원에게 계약해지(6개월 후)를 통보하는 등 민간 부문 못지않은 마찰을 보이고 있다. ●일부 사업주 계약해지 단행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는 마찰은 노사 모두가 예견했던 상황들이다. 특히 기간제근로자의 사용기간 제한과 파견대상업무 확대 등은 비정규직보호법이 시행돼도 상당기간 논란과 마찰이 예상되는 부분으로 꼽혀 왔다. 노동계는 비정규직보호법이 논의될 때부터 부작용을 들어 기간제근로자를 마구잡이식으로 사용하는 것을 반대해 왔다. 비정규직보호법이 오히려 비정규직을 양산할 수 있다며 사용 사유를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하지만 경영계는 사용 사유를 제한할 경우 고용시장이 지나치게 경직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7월부터 시행되는 비정규직보호법도 기간제근로자의 사용(계약)기간만 명시토록 돼 있다. 그렇지만 일부 사업주들은 이를 명시하지 않거나 일방적으로 터무니없이 짧은 계약기간을 요구하면서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노동계는 기간제한의 예외를 인정해 주기로 한 전문직 종사자들에 대한 특례 범위와 관련해서도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박사학위 소지자라 하더라도 근로 조건이 천차만별이고, 조교 종류도 학교조교, 행정조교 등으로 다양한데 이에 대한 구분 없이 일률적으로 특례 범위에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로 인해 다른 근로자들이 평생 비정규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오히려 커졌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파견근로자 부분도 노사 양측이 여전히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사용자측은 파견대상 업무 범위 조정이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동계는 파견 허용 업종을 138개에서 191개로 지나치게 확대했다고 맞서고 있다. ●새달부터 2년 지나야 정규직화 노동부는 비정규직보호법 가운데 사용자나 근로자가 잘못 이해하는 부분이 많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으로 기간제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시점을 법 시행일인 다음달 1일로 오해하고 있는 점을 꼽는다. 기간제근로자의 사용기간은 2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종전부터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해오던 경우는 다음달 1일부터 계산해 2년 뒤인 2009년 7월1일까지는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법 시행일 이후 근로계약을 체결·갱신하거나 연장하는 시점부터 2년의 여유가 있다. 노동부는 비정규직 양산 우려에 대해 “사용자가 숙련된 기간제근로자를 해고하고 다른 근로자로 교체할 경우 생산성이 떨어지고 신규 채용에 따른 교육훈련 등 노무관리 비용의 증가로 비정규직을 전환,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단국대 신은종 교수는 “제도 정착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현재 상황은 기업들이 다소 과민 반응을 보이는 측면이 있다.”면서 “결국 생산성이나 이윤 측면에 따라 비정규직이 무기계약직이나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노동부, 노사교육 열 올려 노동부는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불필요한 오해로 인한 마찰을 줄이기 위해 노사 양측을 대상으로 법령 및 하위 규정 설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차별시정제도 안내서와 홍보용 팸플릿 각 2만부씩을 배포하고 공공부문 및 300인 이상 사업장 관계자 2000여명을 교육할 예정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서울광장] 비정규직 보호, 멀고도 험난한 길/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비정규직 보호, 멀고도 험난한 길/우득정 논설위원

    다음달부터 비정규직보호법이 발효된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기관을 포함한 공공부문 사업장과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이 대상이다. 내년 7월에는 10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된다. 정부는 그제 대상 사업장 근로자와 기업주 등의 이해를 돕기 위해 ‘차별시정 안내서’를 내놓았다. 노동위원회나 법원의 차별시정 판례가 축적될 때까지 참고자료로 활용하라는 뜻이다. 하지만 경총이 즉각 안내서 지침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항의성 성명을 내놓는 등 기세 다툼이 만만치 않다. 이를 반영하듯 이상수 노동부장관은 지난 1일 한국무역협회 주최 조찬강연회에서 뚜렷한 정책방향을 제시하지 않은 채 ‘고민이 많다.’는 말만 거듭했다. 어떤 선택을 하든 노사 양측으로부터 반발을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일선 사업장에서 비정규직 대규모 해고사태가 벌어진 것이라든지, 감시·단속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최저임금제를 적용한 결과 아파트 경비원들이 일자리를 잃는 등 정책적 목표와 상반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577만 비정규직에게 ‘복음’이 돼야 할 비정규직 보호법이 왜 문제가 되는 걸까. 비정규직 보호법인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불합리한 차별 시정’과 ‘근로조건 보호 강화’를 목표로 한다. 또 ‘차별적 처우’를 임금과 그밖의 근로조건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정규직과 차별적 처우를 해선 안된다고 덧붙이고 있다. 하지만 차별의 기준인 ‘합리적인 이유 없이’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는 법 시행 이후 분란의 불씨가 될 수밖에 없다. 기업주와 피고용인이 해석하는 ‘합리성’과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는 결코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파견근로자도 마찬가지다.‘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자임을 이유로 사용사업주의 사업내의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에 비해 차별적 처우를 해선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정 전 법률에 비해 비교대상자를 구체화하고 차별 시정절차 및 과태료 부과 조항이 추가됐지만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대한 시각차이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경총은 이를 ‘정확히 일치해야’로 좁혀 해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동네 자장면가게 주방장과 호텔 중국식당의 주방장이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가 아니지 않으냐는 것이다. 앞으로 비정규직 차별시정은 정리해고의 전철을 밟게 될 것 같다.‘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할 수 없다.’는 근로기준법의 기준이 확립되기까지 수많은 판례가 뒷받침됐듯 차별시정 역시 노동위원회와 법원의 판례 축적이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그때까지 갈등 비용을 최소화하려면 사측은 ‘비관세 장벽’과도 같은 보이지 않는 차별을 줄여 나가야 한다. 싸구려 재료에서 고급 음식이 나올 수 없듯 싼 노동력에서 높은 생산성을 기대할 수 없다. 노측도 차별 시정을 요구하려면 각자가 지닌 ‘차이’를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차이’를 ‘차별’이라고 우긴다면 도리어 일자리만 줄이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비정규직 보호법이 ‘고용안정과 차별시정’ ‘고용 유연성 확보’라는 양 날개를 활짝 펼 수 있도록 노사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비정규직 임금·학자금등 차별금지

    비정규직 임금·학자금등 차별금지

    다음달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은 이유없이 비정규 근로자들에 대해 임금, 상여금, 근로시간, 학자금, 휴일·휴가, 재해보상, 안전·보건 등에서 차별 대우를 하면 안 된다. 이를 어기면 1억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노동부는 7월1일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차별시정제도에 대한 행정적인 해석인 차별시정 안내서를 발간했다. 안내서는 노동위원회나 법원 판정, 판례에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내서에 따르면 단체협약과 근로계약 등에 의한 자녀학자금, 교통비, 상여금 수준도 차별적인 대우를 할 수 없다. 단 사업주가 매출목표 달성 등 상황에 따라 임시로 지급하는 격려금이나 성과급 등은 차별처우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다. 비교 대상은 사업장내 같은 업무 종사자로 기간제 근로자는 정규직(무기계약근로자), 단시간근로자는 전일제근로자가 된다. 파견근로자는 기간제·단시간근로자를 포함한 사용사업주가 직접 고용한 근로자가 비교 대상이 된다. 차별시정은 차별처우가 발생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노동위원회에 비정규직 근로자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 된다. 노동위원회는 사업주에게 차별처우의 중지와 임금 등 근로조건 개선, 적절한 금전보상 등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지 않는 사업주에게는 노동부장관이 1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된다. 차별시정제는 7월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파견근로자 제외) 사업장 1892곳과 공공기관 1만 326곳에서 적용된다. 내년 7월 상시 100인 이상∼300인 미만 사업장,2009년 7월 상시 5인 이상∼100인 미만 사업장 등으로 확대된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차별 아님은 사업주가 입증해야”

    “차별 아님은 사업주가 입증해야”

    노동부가 내놓은 비정규직 근로자를 위한 차별시정제도에 대한 논란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있고, 경영계는 기업의 어려움을 외면했다고 토로한다. 참여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는 노동위원회의 고유권한 침해를 우려하기도 했다. 논란이 되는 주요 사항들을 일문일답으로 풀어본다. ▶차별신청의 영역은. -‘임금 및 그밖의’ 근로조건 등으로 한정했다. 그밖의 근로조건은 법정수당과 근로시간, 휴일·연장 수당 등이 포함된다. ▶사회보험과 연차휴가는. -사회보험과 법정가산수당 지급, 법정연차휴가 부여 등은 차별시정이 아닌 해당 법률로 처리될 사안이므로 제외됐다. ▶모든 차별이 시정 대상인가 -합리적인 차별은 인정된다. 노동생산성, 취업기간, 업무영역 및 책임에 따른 차별은 시정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특수업종종사자도 시정 신청이 가능한가? -노동계가 광범위하게 비정규직으로 포함하고 있는 보험설계사 등 특수직종 종사자는 자격이 없다. 노조나 노동관련 단체도 신청이 금지된다. 오직 기간제·단시간·파견근로자 등 비정규근로자만이 ‘불리한 처우’를 당했을때 신청할 수 있다. ▶차별 유무에 대한 입증 책임은. -차별이 아님은 해당 사업주가 증명해야 한다. 그러나 비정규직 근로자는 신청 당시 차별의 구체적인 내용을 명시해야만 한다. ▶파견근로자의 시정책임은. -파견사업자와 원청 사업자 모두에게 책임이 부과된다. 파견사업주는 해고, 퇴직급여제도, 임금, 연장·야간 및 휴일근로, 연차유급휴가, 재해보상 등을 책임진다. 사업주는 근로시간, 연장근로 제한, 휴게·휴일, 유급휴가 대체 등의 책임이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여름철 산업현장 질식사고 현황·예방법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여름철 산업현장 질식사고 현황·예방법

    # 사례1 뜨거운 여름날 폐수처리장내 수조 및 배관 등을 점검하던 김모(57)씨가 1분 만에 쓰러졌다. 동료작업자 이모(56)씨는 김씨를 부축하고 밖으로 나오려다 함께 쓰러지고 말았다. 이를 목격한 진모(48)씨도 이들을 구하기 위해 폐수처리장 내부로 들어갔으나 함께 의식을 잃었다. 채 5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작업자 3명이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이씨가 숨지고 나머지 2명은 혼수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8월15일 제주도의 한 제지공장에서 발생한 사고다. 당시 이곳의 폐수처리장 내부 바닥에는 메탄가스(CH4)와 유독물질인 암모니아(NH3), 황화수소(H2S) 등이 가득 차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 사례2 지난 2월8일 인천시 남동공단의 우수(빗물)맨홀 균열상태를 점검하던 ○○개발 직원 윤모(55), 김모(39), 송모(58)씨 등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후 1시쯤 사고 장소에 들어갔던 이들은 3시간30여분 만에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사고 초기에는 원인을 찾기 어려웠지만 부검결과 3명 모두 청산염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환기나 호흡용 보호장구 등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맨홀 내부에 있던 청산염 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파악됐다. # 사례3 지난 3월3일 오후 3시10분쯤에는 경기 화성시의 공장신축 현장에서 페인트 작업을 하던 양모(51)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 작업자가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숨졌다.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작업공간에서 장시간 페인트에 함유된 유기용제에 중독된 사고였다. ●연평균 20여명 사상 이 같은 질식 사고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동안 149명이 숨졌다.51명은 혼수상태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의 분석에 따르면 질식 사고가 빈번한 장소로는 맨홀 내부, 오폐수 처리장 등이 압도적이다. 전체 질식 사망재해의 절반이 넘는 51%(76명)가 이들 공간에서 발생했다. 다음으로는 선박의 내부 공간과 화학공장이 각각 12.1%(12명)씩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41.6%(62명)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제조업이 26.8%(40명)로 뒤를 이었다. 밀폐된 공간에서 페인트 작업, 용접 작업 등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질식 사고는 다른 산업재해와 달리 구조자의 피해도 높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식 사고 사망자 10명중 1명(10%)은 동료를 구조하기 위해 밀폐공간에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종수 안전공단 산업위생기술사는 “질식 사고의 대부분은 초기 안전수칙을 소홀히 한 데다 준비없이 나서는 구조자들의 희생이 뒤따르는 특징이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여름철 무더위가 최대 복병 질식 사고의 또 다른 특징으로 무더위가 꼽힌다. 그동안 질식 사고 전체 사망자의 41.6%(62명)가 여름철인 6∼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7월 27명,8월 18명,6월 17명 등의 순이었다. 이는 날씨가 더워지면 맨홀 등 밀폐공간 내부에 미생물 증식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산소결핍과 유독가스가 생기기 때문이다. 질식 사고는 대개 산소결핍과 유독가스 중독 등 2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산소결핍은 공기중의 산소농도가 18%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2%만 부족해도 호흡과 맥박이 증가하고 두통과 구토증세가 나타난다. 만약 8% 정도 부족(10% 수준)하게 되면 의식불명과 함께 기도폐쇄 증세를 보인다. 공기중 산소농도가 6% 정도밖에 없다면 사람은 순간실신, 호흡정지와 함께 5분내 사망한다. 사고자의 대부분은 전신의 힘이 빠지면서 작업공간을 탈출하지 못한다. ●환기와 보호장구는 필수 밀폐공간에서의 작업은 반드시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해야 한다. 작업을 하기 전뿐만 아니라 작업 중에도 15분마다 1회 이상씩 공기중 산소 및 유해물질 농도를 측정해야 한다. 또 작업장은 송풍기와 배풍기를 이용해 충분히 환기를 시키고 작업자는 반드시 공기호흡기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작업해야 한다. 또 사고가 나면 즉시 조치할 수 있도록 감시인을 배치하고 동료작업자가 쓰러질 경우 호흡용보호구가 없다면 직접구조에 나서지 말고 관리감독자나 119구조대에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강성규 산업안전공단 보건국장(의학박사)은 “밀폐공간에서의 작업은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만큼 환기·농도측정·보호장구 착용 등 3대 안전수칙을 꼭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안산 대부도 북일펌프장선 “배풍기, 산소측정기, 산소호흡기 등 안전장비를 먼저 확인하겠습니다.”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 안산시 대부도에 위치한 북일펌프장.20여평 남짓한 작은 펌프장 문앞에 산소마스크를 착용하고 산소측정기, 배풍기 등으로 중무장한 남자 4명이 등장했다. 인근에 위치한 환경시설관리공사 안산사업소 직원들이다. 이들은 펌프장 앞에 도착하고도 선뜻 내부로 진입하지 않았다. 가져온 각종 장비를 펼쳐 놓은 뒤 5분여간 꼼꼼히 점검한 후에야 펌프장 문을 열었다. 문을 연 뒤에도 한참을 기다린 다음 산소측정기를 가진 전홍식 운영3팀장이 조심스럽게 펌프장 안으로 들어갔다. 산소측정기는 건물 내부에 산소가 부족할 경우 경보음으로 알려준다. 몇분을 기다려도 이상징후를 나타내는 경보음이 없자 전 팀장은 나머지 직원 3명에게 청소장비와 산소통을 메고 펌프장내 1∼2m 깊이의 지하실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 그곳은 코를 찌를 듯한 매캐한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작업자들은 배풍기를 넣은 후 바깥공기를 주입하면서 15분 남짓 펌프장내 유입스크린에 걸린 각종 이물질을 청소한 다음 밖으로 나왔다. 본래 목적인 청소시간과 이를 준비하는 시간이 비슷할 정도지만 작업은 매우 신중했다. 이유를 묻자 “혹시 모를 질식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펌프장 점검 및 청소 때는 반드시 이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수종말처리시설물은 질식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취약 사업장이다. 오·하수를 모으고 보내는 시설물들에 밀폐공간이 많기 때문이다. 안산사업소는 대부도의 생활하수를 모은 뒤 정화해 시화호로 내보내는 하수종말처리시설로 하루 최대 3000t의 처리능력을 갖추고 있다. 북일펌프장과 같은 소규모 펌프장이 10개 있다. 이들은 주 1∼2회씩 펌프장을 번갈아 점검할 때마다 질식 사고예방 프로그램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한다. 신가학 환경시설관리사업소 안산사업소장은 “수질보존과 함께 질식사고 예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수 한국산업안전공단 경기서부지도원 안전보건팀장(산업위생기술사)은 “하수종말처리시설물 같은 밀폐공간에서는 산소농도가 2%만 부족해도 두통과 구토를 느끼고 10%가 부족하면 수분내에 사망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환기상태가 나쁜 지하실, 선박의 협소한 선실, 전화·송전 케이블의 습기침입 방지를 위한 질소봉입 등도 주요 산소결핍 사고의 원인이 된다.”면서 “밀폐공간에서의 작업안전 프로그램에 따른 안전작업이 필수이다.”고 강조했다. 글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美등 선진국의 ‘안전작업’ 사례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은 밀폐공간에서 작업할 때는 근로자 보호를 위해 작업방법 및 절차에 대한 요건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또 밀폐공간에 출입할 경우에는 반드시 허가를 받은 뒤 작업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밀폐공간과 관련한 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이와 관련한 위험요인에 대한 교육 및 훈련을 받게 한다. 밀폐공간 작업이 잦은 조선업 분야 등에 대해서는 밀폐공간내 고열작업시 안전지침, 추락재해 예방, 배기설비 요건, 화재예방 기본사항 및 개인용 보호구 관련 사항 등 각종 정보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안전보건청(HSE)에서는 밀폐공간 작업과 관련해 중소규모 사업장의 안전보건 의식에 대한 개선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밀폐공간의 정의, 밀폐공간에서 발생하는 주요 위험요인 및 밀폐공간 근로자 보호 방안 등에 대해 자세히 홍보하고 있고,1997년에 제정된 밀폐공간규정을 통해 사업주 및 근로자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1999년 제정)에서도 밀폐공간과 관련,▲업무 ▲근로환경 ▲작업도구 및 자재 ▲작업 수행을 위한 최적의 환경 ▲비상 구조 방안 등에 대해 위험성 평가를 반드시 실시토록 하고 있다. 산업안전공단 제공
  • 외국인근로자 현대판 노예?

    #사례1 베트남에서 건너와 인천 서구 A공업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웬 반륭(34)은 지난 3월 작업지시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현장소장에게 몽둥이로 구타를 당해 왼팔이 부러져 전치 8주의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현장소장은 형사상 책임은 물론, 치료비 지급마저 거부하고 있다.#사례2 역시 베트남 출신인 쩐 디마이티엡(24·여)은 경북 경산시 B섬유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지난해 7월 추락 사고를 당해 8개월 가까이 병원 신세를 졌다. 하지만 고용주는 산업재해 보상신청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병원비 1000여만원을 대납했다는 이유로 예금과 급여를 압류했다.#사례3 이란인 압둘 후세인은 불법 체류자 신분이어서 수개월 동안 임금을 체불한 사업주를 고발조차 못하고 있다.“임금 체불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강제 출국되지 않는다.”는 설명에도 신분을 밝히기를 꺼리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사례4 인천 서구 C기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베트남인 하 득빈은 사장에게 보증금 명목으로 700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사장은 반환 요청을 묵살하고 있다. 국내에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어두운 그림자다. 이들은 일부 악덕 고용주에 의해 기본권마저도 짓밟히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국민고충처리위원회가 지난 4월과 5월 서울 가리봉동 ‘외국인 노동자의 집’, 인천 도화동 ‘외국인 노동자 센터’에서 실시한 현장 순회상담에서 드러났다. 웬은 고충위의 도움으로 산업재해 신청을 마쳤으며, 소송을 제기하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다. 쩐을 비롯한 나머지 외국인 노동자들의 문제도 고충위에 접수돼 현재 처리 절차를 밟고 있다. 30일 고충위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두 차례 순회상담을 통해 모두 142건의 민원을 접수, 처리했다. 이 중 임금·퇴직금 체불이 전체의 42.2%인 6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고용주가 사업장 이탈방지를 이유로 여권을 압수한 뒤 돌려주지 않는 등 출입국 관련 문제 48건, 산업재해 및 민·형사상 문제가 14건 등이다. 고충위 관계자는 “언어 소통이 안 되고, 절차를 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여전히 많다.”면서 “오는 7월 대구,9월 경기,10월 충북 등에서도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순회상담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충위는 최근 외국인 근로자 전용 민원상담전화(1588-1517)도 개설, 운영에 들어갔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경제 불평등 이제 그만] (4) 불법 부르는 건설 ‘다단계 하청’

    [경제 불평등 이제 그만] (4) 불법 부르는 건설 ‘다단계 하청’

    A업체 직원 김진영(가명)씨는 ‘하도급’이란 말만 들어도 치가 떨린다고 했다.A업체는 최근 S건설 측에 ‘공상처리비’ 지급 독촉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 업체는 S건설과 200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서울 대치동의 보습학원, 가락동과 월계동 아파트 등 6건의 콘크리트 신축공사에 대해 하도급 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안전사고들이 발생했고, 합의금과 병원비로 2억 3000여만원을 관련 인부들에게 지급했다. ●불공정 노예계약에 피멍 이 일로 A업체는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부도를 내고 말았다. 김씨는 “S건설은 이미 전문건설공제조합에서 수십억원의 계약보증금을 현금으로 지급받아 이익을 챙겼다.”면서 “건설공사 안전사고는 산재보험에 가입한 사업주인 원청업체가 처리해야 하는데도 하청업체에 떠넘겼다.”고 했다. 국내 건설업은 다단계 하도급 구조다. 대형 건설업체에서 시작, 하도급업체들을 점층적으로 옥죈다. 결국 맨 아래 단계의 하도급 업체와 노동자들이 큰 피해를 입는다. 재주는 하도급 업체가 부리고 돈은 원청업체가 챙기는 격이다. 불법 다단계 하도급으로 부실업체가 난립, 근로환경이 악화되고 부실공사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B기업은 2002년 6월 K건설이 조달청으로부터 수주한 강원도 고속도로 건설공사 하도급 계약을 따냈다. 최저가낙찰제 공사로 도급금액은 892억원이며 예정가 대비 낙찰률은 65.6% 수준이었다. 그러나 B기업은 하도급 대금을 제때 받지 못했고 2005년 5월 부도를 냈다.K건설을 상대로 85억원을 달라는 소송을 법원에 냈다.B기업 관계자는 “K건설이 물가변동분 7억원을 선급금 명목으로 받는 조건으로 ‘일체의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요구했는데, 거래단절이나 수주기회 박탈 등 불이익을 우려해 울며겨자먹기로 도장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K건설은 “선급금을 발주처로부터 받아 전달한 게 아니라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등 손해를 감수했다.”고 반박했다. C기업도 대기업의 횡포 속에 최근 부도가 났다.C기업은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광주지역 고속도로 우회도로 공사를 따낸 H건설과 2001년 7월 36억 7000만원 규모의 하도급 계약을 맺었다. ●대기업의 도덕적 해이도 심각 그러나 C기업은 “공사 중 현장 여건이 변해 공사기간이 두 배로 늘어나고,H건설의 추가작업 지시에 따라 18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면서 “계약 내용과 실제 공사 분량이 많이 달랐다.”고 주장했다. 대기업 하도급 공사현장에서만 15년을 일했다는 이상직(가명)씨는 “최저가 낙찰제로 하도급업체들이 다 죽어난다.”고 했다. 대기업 등 원청업체는 도급단가를 떨어뜨려 수지를 맞추지만, 하도급업체들은 인건비를 깎거나 고용조정을 하는 출혈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 공사를 담당하는 업체에 떨어지는 시공비가 턱없이 낮아져 임금체불이나 노사분규가 발생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교통부와 건설산업연맹에 접수된 체불임금 관련 786건 가운데 하도급 과정에서 발생한 체불이 576건으로 73%를 차지했다. 계약서를 이중으로 작성하는 일도 빈번하다. 인천연대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얼마전 환경관리공단이 발주한 강화도 하수관거정비공사 입찰에서 실시설계적격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특혜 의혹을 사고 있다. 인천연대측은 “일부 심사위원이 심사 전 포스코 컨소시엄측으로부터 현금이 들어 있는 카드를 받은 사실이 수사당국에 의해 현장에서 적발됐다.”면서 “환경관리공단이 포스코건설에 ‘입찰과정에서 비리가 드러날 경우 결정을 취소한다.’는 청렴계약이행서약서를 작성토록 했음에도 특혜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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