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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미세먼지 ‘나쁨’… 올가을 첫 수도권 예비저감조치 시행

    돌아온 미세먼지 ‘나쁨’… 올가을 첫 수도권 예비저감조치 시행

    큰 일교차를 기록한 20일 서울 한강 잠수교에서 바라본 서초구 일대가 미세먼지로 뿌옇게 덮여 있다. 전날 몽골 남부와 중국 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황사의 영향으로 대기질이 악화된 수도권에 올가을 첫 고농도 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가 이날 발령됐다. 2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수도권 전역에서 예비저감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행정·공공기관에서는 직원 차량 2부제와 사업장 운영 시간 단축·조정, 비산먼지 억제 조치 등이 취해진다. 다만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조치 관련 차량은 2부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연합뉴스
  • 靑 “기업 불확실성 해소 지원” 선제 대응…勞 “정부 노동시간 단축 의지 없다” 반발

    靑 “기업 불확실성 해소 지원” 선제 대응…勞 “정부 노동시간 단축 의지 없다” 반발

    주 52시간 근무제 확대를 놓고 노정 간 긴장감이 감지되고 있다. 청와대가 “탄력근로제 확대 입법이 어려워지면 계도기간 부여를 검토하겠다”며 사실상 유예 계획을 밝힌 데 대해 노동계는 “정부가 노동시간을 단축하려는 의지 자체가 없는 것 같다”고 반발했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탄력근로제 입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어떤 형태든 행정부가 보완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서 “적절한 시점에 계도기간을 포함한 보완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300인 이상 대기업에 적용했던 주 52시간 근무제가 내년부터 50~299인 중소기업으로도 확대되는 것과 관련해 기업들이 무리 없이 적응할 수 있도록 처벌을 유예하겠다는 것이다. 본격적인 입법이 되기 전부터 정부가 계도기간 등 구체적인 보완책을 언급한 것은 현재 국회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지난 3월 정부·여당안으로 국회로 넘어간 뒤 지금껏 계류 중이다. 사회적 대화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 합의했지만 입법은 순탄치 않다. 선택근로제 정산기간 연장 등 유연근로제를 더욱 폭넓게 활용토록 하는 내용도 함께 담자는 야당의 주장 때문이다. 황 수석은 “(이런 상황에서) 행정 조치가 너무 늦게 발표되면 기업이 불확실성을 길게 가져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발표한 중소기업 노동시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50~299인 사업장 6곳 중 1곳은 아직도 근무시간이 주 52시간을 넘어서는 노동자가 있었고, 올해 5월 현재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준비를 마무리하지 못한 기업도 10곳 중 4곳이나 됐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탄력근로제 입법 자체가 무산된 것은 아니어서 계도기간 부여 외에 추가 보완책은 공개하지 않았다. 입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노동계는 새로운 제도도 아닌데 굳이 계도기간을 다시 주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형석 민주노총 대변인은 “대기업보다 더 열악한 중소기업 노동자는 장시간 노동의 굴레에 방치해도 되는가”라면서 “정부는 궁색하기 짝이 없는 실태조사를 들먹이며 보완이라는 거짓에 숨지 말고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논평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靑 “52시간제 처벌유예 검토”

    靑 “52시간제 처벌유예 검토”

    청와대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인 50인 이상 300인 미만 기업에 대한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과 관련해 11월 초까지도 연내 입법 여부가 불투명하면 처벌을 유예하는 계도기간을 두는 등 정부 차원의 보완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계도기간 포함 여부와 발표 시기를 청와대가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300인 이상 대기업도 일정 계도기간을 둔 바 있고, (50인 이상 300인 미만) 이들 기업이 300인 이상 기업보다 어려운 상황”이라며 “입법이 어렵다고 판단되거나, 기업 입장에서 행정조치가 너무 늦게 발표되면 불확실성을 길게 가는 측면이 있어서 입법 상황을 보면서 적절한 시점에 정부 차원에서 계도기간을 포함한 보완 방안을 발표할 계획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11월 초까지 (국회) 상임위에서 법안 논의 상황을 보면 연내 입법이 가능할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12월 이전 적절한 시기에 행정부가 판단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다만 “정부는 여전히 입법을 통한 행정이 원칙이고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 “만에 하나 입법이 안 될 경우도 생각해 두지 않으면 안 된다. 국회의 입법 없이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책들을 미리 모색해 주기 바란다”고 하는 등 수차례 보완책 마련을 지시했던 만큼 정부가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월 주 52시간제가 도입된 300인 이상 기업의 경우에도 정부는 최대 9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했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300인 미만 사업장에도 비슷한 수준의 보완 대책을 요구했다. 반면 노동계는 주 52시간제 도입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내일 수도권에 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중국 황사’ 영향

    내일 수도권에 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중국 황사’ 영향

    환경부 소속 수도권대기환경청과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는 2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수도권 전역에서 고농도 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를 시행한다고 20일 밝혔다. 예비저감조치는 이틀 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 가능성이 클 때 하루 전에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선제적으로 미세먼지 감축에 들어가는 제도다. 조치 시행 시간에 이들 3개 광역 시·도의 행정·공공기관 소속 임직원은 차량 2부제를 적용한다. 21일은 홀숫날이어서 차량번호 끝자리가 홀수인 차량만 운행할 수 있다. 다만 경기 북부지역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과 관련한 차량은 2부제 대상에서 제외한다. 또 행정·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는 운영 시간을 단축하거나 조정하고, 건설공사장에서도 공사 시간을 변경·조정하는 동시에 방진 덮개 등으로 날림 먼지를 억제한다. 이들 광역 지방자치단체는 분진흡입청소차 등 도로 청소차 717대를 운영하고, 사업장과 공사장 등에서 자체적인 점검·단속을 할 계획이다. 수도권대기환경청에서는 특별점검반과 미세먼지 감시팀을 운영한다. 산업단지 등 사업장 밀집 지역을 단속하고, 행정·공공기관 사업장 및 공사장의 저감조치 이행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다만 예비저감조치 시행 때는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민간 사업장·공사장의 저감조치,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은 시행하지 않는다. 환경부는 “고농도 집중 시기에 더욱 철저히 대응할 수 있도록 평상시보다 강화된 저감 대책 시행을 통해 고농도 발생 강도와 빈도를 낮추는 ‘계절관리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좋음’과 ‘보통’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다만 수도권과 충남, 전북에서는 지역에 따라 야간에 미세먼지 유입과 대기 정체로 ‘나쁨’으로 악화할 수 있다. 이번 미세먼지는 전날 몽골 남부와 중국 북부 지역에서 발원한 황사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황사는 대부분 우리나라 상층을 지나겠지만 일부가 서해상의 지상 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21일과 22일에도 중·서부 지역에서 대기 정체로 국내·외 미세먼지가 축적되고 국외 미세먼지가 추가로 유입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7회]노골적인 헌재 견제·무력화 검토···문건 쓴 판사 “크게 후회”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7회]노골적인 헌재 견제·무력화 검토···문건 쓴 판사 “크게 후회”

    ‘노골적 비하·좋지 않은 소문 활용 헌재 견제 ‘비상적 대처’ 검토‘헌재 무력화’ 각종 문건 쓴 현직 법관 “크게 후회하고 있다” 진술남부지법 ‘한정위헌’ 제청, 행정처 ‘직권취소“ “대법원장 지시일 것”통진당 행정소송 “행정처, 일선 재판부와 연락하는 것 알게 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들 가운데 한 축에는 헌법재판소를 견제한 부분이 있다. 헌재는 사법부와는 독립된 기관이었지만 ‘양승태 사법부’는 법률에 대해 위헌심판을 할 수 있는 헌재가 대법원의 판단과 비슷한 역할을 하거나 특히 대법원의 판단과 배치되는 결정을 할 경우 법원의 위상이 떨어질 것을 우려했다. 법원이 최고의 사법기관이 될 수 있도록 헌재를 견제하고 위상을 떨어뜨리자는 것이 당시 사법부의 중요 과제였다고 당시 법원행정처 심의관을 지낸 판사들은 말한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36차 공판에는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행정처 사법정책실 심의관을 지낸 문성호 서울중앙지법 판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문 판사는 당시 이규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의 지시를 받아 헌법과 헌재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지위확인 행정소송 상고심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관련 여러 문건을 작성하고 보고한 의혹으로 지난해 견책 처분을 받기도 했다.문 판사는 이날 재판에서 행정처가 헌재를 견제하기 위해 계획하거나 실제 실행한 일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2014년 출범한 국회의장 직속 헌법개정자문위원회에서 사법부의 권한과 관할을 대폭 축소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의견서가 채택된 상황이어서 행정처에서 고위 법관들은 헌재와 관련된 사안들을 중요하게 보고 있었다는 게 문 판사의 설명이다. ●‘노골적 비하·좋지 않은 소문 활용’…헌재 견제 위해 ‘비상적 대처’ 검토한 행정처 문 판사는 이 전 상임위원으로부터 2015년 7월 ‘헌재 관련 비상적 대처 방안 검토(대외비)’ 문건을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대법)원장님 지시사항”이라는 말과 함께 헌재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여러 방안을 불러줬다고 한다. 석 달이 지나 완성된 문건에는 ‘헌재 재판소원 관련 민감한 현안이 다수 계류 중이고 상고법원 국회 심사 등 주요 국면에서 법원의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임’, ‘헌재 역량을 악화시키고 노골적 비하전략을 세워서 헌재의 위상을 하락시키면 헌재의 결정에 대한 권위가 하락될 것으로 예상’, ‘(헌재 관련) 좋지 않은 소문 확인 활용’, ‘통진당 행정소송 재판 적절히 활용’ 등의 내용들이 담겼다. 대부분 이 전 상임위원이 불러준 방안들을 토대로 적은 방안들이었다고 문 판사가 말했다. “이 전 상임위원이 한 번도 ‘톤 다운’(표현의 수위를 낮추라는) 하라고 말한 적이 없고 점점 (수정 지시에서 요구한 표현의) 강도가 세졌나”라고 검찰이 묻자 문 판사는 “그런 기억은 안 나고 저로서도 어떤 것이 비상적인지 잘 떠오르진 않고 여러 방안에 대해 구두로 말씀해 주셔서 제가 가져간 메모지에 적어왔고 9월 중하순 무렵쯤부터 (문건 작성에) 착수했을 땐 메모에 있는 내용을 주로 활용해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만 말했다. 톤 다운 지시를 받지 않았는지, 수정 지시를 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풀려지거나 양이 많아지지 않았는지 검찰이 거듭 묻자 “어느 부분을 누가 수정했는지 몰라도 ‘노골적 비하’ 이런 표현은 저로선 좀 생경하고 혼란스러웠다”고 답했다. 노골적인 표현들에 검찰은 “부당한 지시라고 생각했으면 작성을 거절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문 판사에게 질문했다. 그러자 문 판사는 “그 점에 대해선 크게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앞서 그해 3월쯤 문 판사는 이 전 상임위원에게 헌재 내부 정보를 수집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지시에 따라 헌재 내부의 정보를 수집할 계획을 세웠다가 당시 헌재에 파견된 최모 부장판사가 헌재 내부 정보를 전달한 이후 직접 정보를 수집하진 않았다. 문 판사는 “사법정책심의관으로 부임한 초기였는데 이 전 상임위원장의 지시를 받고 헌재 내부정보를 수집할 계획을 세운 것에 대해 마음의 부담이나 걱정이 없었는가“라는 검찰 질문에 “완전 과거의 일이기 때문에··· 혼란스러울 수도 있는데 사실 나중에는 (최 부장판사를 통해) 보고서도 오고 평의 내용도 받고 해서 당시엔 그 정도까지는 생각 못했다”고 답했다. 문 판사는 “부연하자면 2015년 4월 정도로 기억하는데 어느날 갑자기 이 전 상임위원이 업무방해 사건에 관한 헌재 보고서를 저에게 보내주셔서 헌재 내부 보고서를 어떻게 입수해서 보내시나 놀란 것도 사실”이라면서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최 부장판사로부터 다른 자료까지 오게 돼 (헌재가) 보안이 매우 취약한 조직인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해도 되는가 생각도 했지만, 제가 소극적으로… 나서서 저지하거나 뭐 반대의사를 명확히 하진 못했는데… 다만 마음의 부담은 있었고 지금도 후회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 전 상임위원이 누구의 지시로 문 판사에게 헌재 정보수집 지시를 했는지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양 전 대법원장 등의 공소장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 임 전 차장 등은 이 전 상임위원으로부터 ‘현대자동차 비정규 노조 업무방해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관들의 평의에서 한정위헌 의견이 다수였다는 보고를 받았다. 앞서 현대차 전주공장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조 간부들은 2010년 3월 정리해고를 이유로 정식 쟁의절차 없이 잔업과 휴일특근을 거부해 사업장에 약 3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업무방해죄로 재판에 넘겨져 2012년 7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그런데 노조 간부들은 형법상 업무방해죄 규정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만약 헌재에서 노조 간부들이 조합원들로 하여금 집단적 휴일 특근을 거부하도록 한 업무방해죄에 대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반하는 한정위헌 결정을 하는 경우 대법원의 위상에 타격을 입게 될 것을 우려해 이를 막으려 했다는 게 검찰의 공소사실이다. ●‘헌재 무력화’ 각종 문건 쓴 현직 법관 “크게 후회하고 있다” 이 전 상임위원이 보고한 업무방해 사건 관련 헌재 내부 보고서에는 헌법재판연구관들의 1·2차 토론 결과와 헌법재판관들의 1차 평의 결과 한정위헌 의견이 다수라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행정처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그해 4월 17일자 ‘업무방해죄 헌법소원 사건 대책 보고(대외비)’ 문건이 만들어졌는데 헌재의 평의 결과를 담은 뒤 대처방안으로 ‘헌법재판관들을 개별 접촉해 설득’, ‘법원 내 유사사례를 발굴해 선제적으로 무죄 취지 판결을 선고’ 등이 검토됐다. 특히 ‘대법원 재판연구관실의 협조를 받아 현재 대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 중 업무방해 관련 유사사건을 발굴해서 헌재 결정 이전에 조속히 무죄 취지의 대법원 판결을 선고하고 친(親)법원 헌법재판관들로 하여금 헌재 결정 일자를 최대한 늦추게 하는 방안’도 문건에 포함됐다. 한정위헌은 여러 해석이 가능한 법률 조항에 대한 법원의 해석을 두고 위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라고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밝혀 법률 자체의 효력을 없애는 위헌과는 구분되고, 헌재가 특정한 해석 기준을 제시하며 법원 해석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헌재와 사법부의 권한과 위상에 민감했던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당시 사법부 고위 법관들에게는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이 대법원의 위상을 더욱 떨어뜨린다고 봤다고 볼 수 있다. 대법원에 계류된 관련 사건을 대법원이 먼저 헌재의 결정과 정반대의 판결을 선고해 헌재의 결정에 힘이 빠지도록 해야한다는 게 앞서 문건에 담겼고 검토가 됐다. 심리를 서두르게 하거나 선고를 앞당기는 것 역시 엄연히 재판 개입에 해당한다. 이처럼 노골적으로 헌재를 견제하는 방안들이 검토되던 상황에서 특히 일선 법원에서 한정위헌 취지로 위헌법률심판을 해달라고 결정하는 행정처 윗선의 ‘우려’와 정면으로 부딪혔을 것이다. 2015년 4월 8일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부에서 한정위헌 취지의 위헌법률심판제청 결정을 내렸다. 그 다음날 결정문을 받아본 문 판사는 고민 끝에 상부에 이를 보고했다. “보고하지 않고 곧바로 헌재에 보낼까도 잠깐 생각했지만 (나중에 알려졌을 때) 책임을 추궁당할 것 같기도 하고 보고하는 것이 원칙이라 동료들과 상의해 보고하는 게 맞겠다고 결론냈다”고 한다. 다만 문 판사는 보고서에 ‘논리상 한정위헌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없어 그대로 헌재에 송부해도 문제없다’는 문구를 담아 4월 10일 한승 당시 사법정책실장과 이 전 상임위원에게 보고했다. “법률의 해석에 대한 위헌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법률 자체의 위헌성 문제인데 재판부가 착오해서 한정위헌 취지의 결정을 해서 실제로 한정위헌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는 판단에서 그렇게 보고했다”고 문 판사는 설명했다. ●남부지법 ‘한정위헌’ 제청 결정, 행정처가 ‘직권취소’… “대법원장 지시일 것” 문 판사의 표현을 빌리면 상부에 보고를 하자 “갑자기 일이 커졌다”. 한 전 실장은 “이 건이 발생한 자체는 법원행정처 차장, 처장이 아니라 대법원장에게도 보고돼야 하는 사안”이라면서 “정책결정이 필요한 사안이고 보고서를 작성할 때 향후 유사사안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까지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고 문 판사는 전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보고를 듣자마자 “그대로 보내면 안 되겠네요”라고 말했다고 했다. 보고를 올린 그날 오후 이 전 상임위원이 문 판사를 불러 ‘정리’라는 제목의 문건을 주며 “직권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보고서를 준비해달라”고 지시했다. 문 판사는 “상급자의 결단이 있었던 것으로 추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 양 전 대법원장에게 보고를 했거나 보고가 됐다고 듣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로 직권취소 방향이 잡힐 정도면 대법원장에게도 충분히 보고가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이미 제가 보고를 드리고 나서 불과 몇 시간 지나지 않아서 일이 커져버린 셈이어서 이럴 바엔 그냥 (헌재에) 보낼 걸 그랬나 생각이 들었고, 당일 오후에 이 전 상임위원이 저를 불렀을 때는 이미 남부지법 재판장과 통화까지 마친 상태였다. 최초 보고할 때 일말의 불안감은 있었지만 너무 짧은 사이에 일이 커져서 마음이 많이 안 좋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문 판사는 이 전 상임위원의 지시에 따라 다시 작성한 보고서에 ‘한정위헌 취지의 위헌법률심판제청 결정을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은 신청대리인인 제청법원과 행정처 뿐’이라는 기재를 더했다. 그리고 법원 내부 전산망에 등록된 위헌법률심판제청 결정문이 보이지 않도록 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 정보화심의관과 연락해 삭제 조치를 하기도 했다.위헌심판제청 결정을 한 재판장에게 삭제를 위한 공문까지 받았다. 이렇게 흔적까지 모두 지워낸 이유에 대해 “위헌제청결정의 직권취소가 법률적·윤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문 판사는 “제가 이해하는 법률지식으로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다”고 했고, 윤리적으로도 안 되는 이유에 대해선 “일선 재판에 개입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통진당 행정소송 과정서 “행정처, 일선 재판부와 연락하고 있다는 것 알게 돼” 행정처의 헌재 견제는 통진당 의원들이 낸 지위확인 행정소송에도 이어졌다. 행정처에서 통진당 소송 관련 태스크포스(TF)까지 만들어 소송 진행상황 등을 검토한 문건을 전임자로부터 인수인계 받은 문 판사는 “간담이 서늘했다”고 표현했다. “상당히 많은 양이 있었고 거북했던 것은 인용, 기각 시 설시 등이 다 적혀있어서 ‘뭐 이렇게까지 다 검토해봤나’ 하는 인상을 가졌던 것이고 이후 하나 둘씩 읽으면서 내용이 지나친 것이 있어 간담이 서늘한 감정까지 갖게 됐다”는 것이다. 2015년 11월 서울행정법원에서 행정처의 의견과 달리 소송을 각하하는 판결이 나오자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 크게 화를 냈다고도 증언했다. 문 판사는 “이 전 상임위원이 절 불렀을 때 얼굴이 상기된 상태로 ‘처장이 뭐라고 한다’며 말끝을 흐리면서 ‘내가 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에게도 말을 했는데 (각하를) 했다’고 말했다”면서 “이러한 얘기를 듣고 어떤 식으로든 재판부에 의사를 전달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통진당 지방의원들의 지위확인 소송 사건이 심리 중이던 전주지법에서는 2015년 11월 25일자로 행정처에서 작성된 ‘통진당 지방의원 행정소송 결과보고’라는 제목의 내부 문건이 전주지법 공보판사를 통해 기자단에 배포된 이른바 ‘전주 공보사태’가 일어나자 박 전 대법관 등이 크게 당황하며 양 전 대법원장에게 달려갔다고도 말했다. 문건에는 ‘헌재가 통진당 소속 비례대표의 국회의원직 상실을 결정한 것은 삼권분립을 위반한 월권행위’라는 행정처의 판단과 함께 소송에 행정처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담겼다. 이런 문건이 11월 26일자 신문에 보도되자 당시 행정처 간부들은 행정처 공식입장이 아닌 심의관의 개인 생각이라고 언론에 대응하기도 했다. 언론보도가 나온 직후 상황에 대해 문 판사는 “상황을 보고받은 처장이 놀라서 급히 가는 장면을 목격했다. 부속실 여직원은 11층에 전화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는데 대법원 11층은 대법원장 집무실이 있는 층이다. 문 판사는 지난해 대법원 특별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대법관들이 공동으로 입장을 내고 “재판 거래나 재판 개입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한 데 대해 “행정처 간부들이나 심의관들은 그렇게 말할 수 없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에 대해 검찰이 이날 법정에서 묻자 문 판사는 통진당 행정소송과 관련해서 이미 재판부랑 연락했다는 사정을 전해듣기도 했고 그래서 그 형태나 빈도는 잘 모르겠지만 간부들 중에 일부는···일선 재판부와 연락을 하는 것을 하고 있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단독] 이주노동자 임금 체불 사업장, 허가 취소 단 한군데도 없었다

    [단독] 이주노동자 임금 체불 사업장, 허가 취소 단 한군데도 없었다

    이주노동자를 고용하는 사업장에서 연간 6000여건의 불법이 적발되지만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2017~2018년 모두 6197곳의 고용허가제 사업장을 점검해 1만 2711건의 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올해는 8월까지 1721곳을 점검해 법 위반 사항 4091건을 잡아냈다. 매년 전체 고용허가제 사업장(상반기 기준 6만 6221곳)의 5% 정도만 점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드러나지 않은 불법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7~2018년 적발된 사안은 근로기준법 위반이 520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외국인고용법 위반(2309건), 기타 법령 위반(1118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1106건) 순이었다. 하지만 전체 위반사항의 88.9%(1만 1295건)는 시정지시 조치에 그쳤으며 과태료 처분은 3.5%(442건), 고용제한 조치가 내려진 경우는 1.7%(218건)로 집계됐다. 고용부는 이주노동자 관련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고용사업장을 지도·점검해 법 위반 사업장에 대해 시정지시, 과태료 부과, 외국인 고용허가 취소·제한 등의 조치를 하겠다”고 밝혀 왔다. 하지만 2017~2018년 노동관계법이나 임금 체불을 이유로 고용허가가 취소된 사업장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외국인근로자고용법에 따르면 노동관계법 위반 등으로 근로관계 유지가 어려운 사업장은 고용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한 의원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칠 것이 아니라 산재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로 효과적인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경북 영덕의 오징어젓갈 공장에서 이주노동자 4명이 질식사한 데 이어 지난 11일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가 조형틀에 깔려 숨지는 등 취업비자를 받고 입국한 이주노동자의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네팔 이주노동자 A(23)씨는 조형틀을 운반한 뒤 이를 세우는 작업 중 조형틀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대전노동청은 작업중지 명령 이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대기업 272곳 장애인 직업생활상담원 ‘0’… 과태료 처분도 ‘0’

    대기업 272곳 장애인 직업생활상담원 ‘0’… 과태료 처분도 ‘0’

    장애인 노동자가 직장에 원활히 적응하도록 지원하는 장애인 직업생활상담원을 단 한 명도 선임하지 않은 대기업이 지난해 272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고용촉진법에 명시된 과태료 처분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장애인 직업생활상담원 미선임 사업장은 총 377곳으로 이 중에서 272곳(72%)이 상시 근로자가 300명 이상인 대기업이었다. 대기업 272곳 중에서 장애인 노동자를 가장 많이 고용한 곳은 삼성전자였다. 지난해 6월 기준 상시 근로자 수가 9만 8449명이고 장애인 근로자는 1374명이나 됐지만 이들의 직장 생활을 지원하는 직업생활상담원은 한 명도 없었다. 롯데쇼핑도 장애인 노동자 588명이 지원을 받지 못한 채 무방비 상태로 있었다. 장애인 노동자 기준으로는 중소기업은행(282명), 삼성중공업(270명), 농협은행주식회사(235명) 순으로 많았지만 이들 역시 직업생활상담원을 고용하지 않았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연속으로 직업생활상담원을 고용하지 않은 곳은 중소기업은행, 아워홈, CJ올리브네트웍스, 국민연금공단 등이었다. 장애인고용촉진법에서는 장애인 노동자가 20명 이상인 사업주는 직업생활상담원 선임 의무를 지게 돼 있다. 재직 장애인 노동자 수와 상관없이 1명만 선임하면 법적 기준을 지킨다. 최근 5년간 직업생활상담원 선임 비율은 60~70%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법적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때 과태료 등 행정 처분이 그동안 사실상 없었다는 것이다. 직업생활상담원 선임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정부가 사실상 방치한 가운데 기업들조차 의무를 지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 대기업 관계자는 “직업생활상담원 채용 규정을 모르는 기업들이 많은 현실을 감안해 정부가 올해 말까지 계도기간을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 의원은 “대기업들이 규정을 지키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장애인 노동자 수에 관계없이 획일적으로 상담원 1명만 선임하도록 하는 것도 문제”라면서 “장애인 근로자 수에 비례하는 상담원 기준을 만들고 미선임 사업장에 대한 과태료도 현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초미세먼지 ‘심각’ 발령 땐 민간車 강제2부제·임시 공휴일 지정

    초미세먼지 ‘심각’ 발령 땐 민간車 강제2부제·임시 공휴일 지정

    농도와 지속 일수 고려 시도별로 발령 ‘관심’ 땐 공공차량 2부제·공사시간 단축 ‘경계’ 단계부터 대중교통 증차 등 대책 ‘심각’ 경보 땐 재난사태 선포·학교 휴업앞으로 고농도 초미세먼지(PM2.5)가 발생하거나 닷새 이상 지속되는 등 대기질 악화 시 재난사태 선포와 임시 공휴일 지정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또 초미세먼지 농도와 지속 일수에 따라 위기경보 및 대응책이 달라진다. 환경부는 15일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 시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 위기경보 기준과 대응체계를 담은 ‘미세먼지 재난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을 제정했다고 밝혔다. 표준매뉴얼은 올해 3월 미세먼지가 ‘사회재난’에 포함되면서 연구용역과 관계부처·지방자치단체·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거쳐 마련됐다. 미세먼지(PM10)는 현행 대규모 황사 발생 위기관리 대응 매뉴얼이 적용된다. 매뉴얼에 따르면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 시 환경부 장관은 농도와 지속 일수를 고려해 4단계 위기경보를 시도별로 발령한다. ‘관심’ 경보는 현행 비상저감조치 발령 기준과 동일하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당일 50㎍/㎥를 초과하고 이튿날도 50㎍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거나, 이튿날 75㎍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면 발령된다. ‘주의’ 이상 경보는 앞 단계 경보가 이틀 연속된 상황에서 하루 더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도 내려진다. ‘주의’는 오늘 150㎍ 이상으로 2시간 이상 지속되고, 다음날 75㎍ 초과가 예보될 때나 관심 단계가 이틀 연속되는 상황에서 사흘째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적용된다. ‘경계’는 200㎍ 이상으로 2시간 이상, 다음날 150㎍ 초과가 예보될 때, ‘심각’은 400㎍ 이상 2시간 이상 지속하면서 다음날 200㎍ 초과가 예보될 때 각각 발령된다. 위기경보 체계에 따라 저감조치와 건강 보호조치 수준도 단계적으로 강화된다. ‘관심’ 경보 시는 공공부문 차량 2부제, 건설공사장 공사 시간 조정 및 단축, 도로 청소차 운행 확대 등이 이뤄진다. ‘주의’ 때는 관심 단계 조치에 더해 필수차량을 제외한 공공부문 차량 운행 제한, 공공사업장 연료사용량 감축 조치가 시행된다. 어린이집 등 취약계층 이용 시설은 보건용 마스크를 지급하는 등 건강 보호조치 및 관계기관 합동 이행점검이 실시된다. ‘경계’와 ‘심각’ 경보 때는 전면적인 재난 대응에 돌입한다. ‘경계’는 민간 차량 자율 2부제에 대중교통 증차나 운행시간 연장 등 교통대책이 병행된다. ‘심각’ 단계에서는 민간 차량 강제 2부제와 각급 학교·어린이집 휴업·휴원 명령, 재난사태 선포와 임시 공휴일 지정 등을 검토키로 했다. 또 행정안전부 장관 또는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중앙재난대책본부가 설치·운영되고 지자체도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현장 대응을 강화한다. 매뉴얼은 지자체가 세부 시행방안을 담은 실무매뉴얼을 작성하면 시행한다. 유승광 대기환경정책과장은 “올해 20일이 위기경보 기준에 포함되고 ‘심각’ 단계도 이틀 정도된다”며 “즉각 시행은 어렵지만 휴업이나 임시 공휴일 조치까지 내릴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버스·택시기사 과로 사망률 타업종보다 5~8배 높다

    버스·택시기사 과로 사망률 타업종보다 5~8배 높다

    버스와 택시 기사들의 과로 사망률이 전체 노동자 평균치와 비교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납금 제도 등의 영향으로 장시간 노동이 일상화됐고 피로가 쉽게 쌓이는 교대근무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로 버스나 택시는 노동자는 물론 시민 안전까지 위협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 크다.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한국안전보건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과로 사망자 수(심혈관계 질환 사망자 수)는 457명으로 과로사 만인율(노동자 1만명당 과로 사망자 수)이 0.24명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운수업 종사자의 과로사 비율이 크게 높았다. 표준산업분류상 운수·창고·통신업의 과로사 만인율은 0.74명으로 전체 평균보다 3.1배 수준이었다. 운수·창고·통신업에는 택시·경차량 운수업, 여객운수업(버스), 화물운수, 운수부대서비업, 통신업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특히 택시·경차량 운수업의 과로 사망 만인율은 1.93명, 여객운수업 1.21명이었다. 전체 노동자 평균 사망 만인율과 비교해 5~8배 높은 것이다. 택시와 버스 노동자들의 과로사가 빈번한 건 박봉 탓에 장시간 노동이 일상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법인 소속 택시기사들은 사납금 제도로 인해 하루 12시간씩 일하는 게 일반적이고, 밤낮으로 맞교대 근무한다. 노선버스도 올해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전까지 하루 18~20시간씩 운행한 뒤 다음날 쉬는 격일제나 16~18시간씩 이틀 연속 근무한 뒤 사흘째 쉬는 복격일제로 운영되는 사업장이 많았다.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운수업 종사자들의 건강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2016년 서울시 택시 기사 노동실태 연구’에 따르면 택시 기사 중 75.1%는 만성피로를 앓고 있었고 시력 장애(63.0%)와 수면 장애(61.2%)를 호소하는 사람도 많았다. 심지어 목숨을 잃기도 한다. 법인택시 기사로 5년간 일했던 이모씨는 2015년 7월 뇌출혈로 사망했다. 하루 5시간만 자고 평균 11시간가량 운전대를 잡았고, 한 달에 3일 정도 쉬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현대차, 모빌리티 생태계 가속페달… 스타트업에 ‘영업 비밀’ 공개

    현대차, 모빌리티 생태계 가속페달… 스타트업에 ‘영업 비밀’ 공개

    출장 세차·음식 픽업·정비·중고차 등 고객에게 스타트업 협업서비스 제공 수출용 수소전기트럭 등 세계 첫 공개 文 “환경차 100만대 판매 박수 보낸다”현대자동차그룹은 정부가 15일 발표한 미래차 산업 전략에 발맞추고자 ‘미래 모빌리티 협업 생태계 전략’을 제시했다. 일종의 영업비밀이라 할 수 있는 자동차 관련 세부 데이터를 외부에 개방해 스타트업이 미래차 관련 상품과 기술을 마음껏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데이터 오픈 플랫폼 포털사이트인 ‘현대 디벨로퍼스’를 공식 출범했다. 현대차 고객과 각종 자동차 서비스 업체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스타트업 개발자들은 수백만대의 커넥티드카와 정비망을 통해 수집된 차량 제원과 운행 관련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현대차 고객은 업체가 개발한 다양한 고객 서비스와 상품을 가장 먼저 제공받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오픈 데이터 시장에서 마중물 역할을 할 스타트업 4곳(팀와이퍼·오윈·마카롱팩토리·미스터픽)과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은 또 우진산전, 자일대우상용차, 에디슨모터스 등 국내 버스 제작사와 업무 협약을 맺고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국내 중소·중견 버스 제작사들이 수소전기버스를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수출용 수소전기트럭과 수소전기청소트럭, 포터 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다음날 첫 공개 일정으로 경기 화성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미래차 국가비전 선포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현대차의 친환경차 누적 판매량 100만대 돌파는 이곳 연구원들의 공이 크다. 대통령으로서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문 대통령이 최근 대기업과 접촉면을 늘려 가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지난 10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데 이어 닷새 만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만났다. 문 대통령이 정 부회장을 만난 것은 취임 후 11번째, 올 들어 7번째다. 정부가 미래차를 비메모리반도체·바이오와 함께 ‘3대 신산업’으로 중점 육성키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울산에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를 하며 “요즘 현대차, 특히 수소차 부분은 내가 아주 홍보 모델”이라고 언급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서울지하철 1~8호선 총파업…“출퇴근 땐 평소대로 운행”

    서울지하철 1~8호선 총파업…“출퇴근 땐 평소대로 운행”

    서울 지하철 1∼8호선이 16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은 15일 서울교통공사 본사에서 공사 측과 진행한 교섭이 결렬돼 16∼18일 총파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열차 운행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4호선은 65.7%, 5∼8호선은 78.1%까지 평소 대비 운행률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교통공사는 ‘필수유지업무 사업장’으로 지정돼 있어 파업 중에도 필수 업무를 유지해야 한다. 또 사측이 대체 인력을 투입해 열차를 추가로 운행할 가능성도 있다. 공사 측은 “내일 출근 시간인 오전 7∼9시는 평소와 같은 100%로 맞추려고 계획 중이며 이후에는 코레일 등 관계 기관과 연계해 80%까지 올릴 방침”이라고 전했다. 교통공사 노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본 교섭을 벌여 막바지 합의를 시도했으나 결렬됐다. 노조의 요구는 임금피크제 폐기, 안전인력 확충, 4조2교대제 확정 등 크게 3가지다. 노조는 “2016년 임금피크제가 도입됐지만, 신규채용 인건비 부족을 이유로 기존 직원의 총인건비 인상분 잠식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또 “1∼8호선은 인력 부족으로 승무원들이 쉬는 날도 출근하고 있다”며 “근무자 건강권 보호를 위해 기존 3조2교대제 대신 4조2교대제 확정도 공사는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16일 오전 10시 30분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조합원 6000명가량이 모인 가운데 총파업 출정식을 열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 기간에 서울시든 공사든 입장 변화가 있다고 교섭 요청이 오면 파업 기간에도 교섭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전국 첫 ‘노동자 작업복 공동세탁소’ 21일 운영 시작

    전국 첫 ‘노동자 작업복 공동세탁소’ 21일 운영 시작

    경남도와 김해시가 전국 처음으로 추진하는 ‘노동자 작업복 공동세탁소’가 오는 21일부터 시험 가동된다. 경남도는 다음달 노동자 작업복 공동세탁소 본격 가동을 앞두고 홍보와 점검 등을 위해 오는 21일 부터 시험 운영을 시작한다고 15일 밝혔다.노동자 작업복 공동세탁소는 김해시 주촌면 한국산업단지공단 김해지사 1층에 있으며 김해지역자활센터가 위탁 운영한다. 김해 골든루트·덕암·내삼·테크노밸리 공단에 입주한 중소제조업체 종사자는 누구나 공동세탁소를 이용할 수 있다. 이용가격은 작업복 1벌(상·하의)당 500원으로 일반세탁소나 빨래방 보다 훨씬 저렴하다 자활센터는 노동자들이 공동세탁소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기업체를 방문해 세탁물을 수거하고 세탁을 한 뒤 배송 할 계획이다. 자활센터는 오는 21일부터 11월 1일까지 2주간 선착순 30개 업체를 대상으로 1개 업체당 50벌 범위에서 무료세탁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청은 김해지역자활센터로 하면 된다. 도는 공동세탁소 이용 안내를 위해 17일 오후 2시 한국산업단지공단 김해지사에서 ‘산업단지 공동세탁소 이용 설명회’를 연다. 앞서 도는 지난 4월 30일 김해시,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한국노총 경남본부, 경남경영자총협회, 김해상공회의소 등과 유해·분진작업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작업복 공동세탁소 설치 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6개월간 수요조사, 입지선정, 운영기관 선정, 장비구매 입찰, 설치공사 등을 거쳐 다음달 부터 본격 운영한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택시기사 사망, 타업종 8배…사납금 때문?

    택시기사 사망, 타업종 8배…사납금 때문?

    택시, 버스 등 운수업계 노동자의 과로사 사망률이 다른 업무상 질병 사망률에 비해 약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택시 종사자의 사망률은 무려 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한국안전보건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운수창고통신업의 과로사 만인율은 2014년 0.50명, 2015명 0.46명, 2016년 0.43명 지난해에는 0.74명으로 전체 질병사망 만인율에 비해 각각 2.6배, 2.9배, 2.7배, 2.8배, 3.1배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운수창고통신업은 사망률 뿐만 아니라 뇌심혈관계 질병 발생 만인률도 2.6배~3.0배로 높았다. 특히 운수·창고·통신업 중에서도 택시 및 경차량 운수업은 1.93명으로 무려 8배, 자동차에 의한 여객운수업(버스)은 1.21명으로 5배 높았다. 만인율은 사망자수의 1만배를 전체 근로자 수로 나눈 값이다. 운수창고통신업 노동자의 경우 지난해 기준 10만명 당 약 7명이 과로로 사망한 셈이다. 표준산업분류상 운수창고통신업에는 택시 및 경차량운수업, 여객운수업, 구역화물운수업, 운수부대서비업, 통신업이 포함된다. 특히 해당 이중에서도 과로사 사망자는 택시 및 경차량운수업 그리고 여객운수업(버스)에 집중됐다. 이처럼 택시와 버스 종사자의 과로사 사망률이 높은 것은 장시간 노동, 야간 및 교대근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택시 노동자자들은 근로기준법 58조의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되어 5시간 정도의 소정 근로시간만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사납급 제도로 인해 1일 12시간 장시간 노동이 통상적이며, 주야 맞교대까지 이뤄지고 있다. 노선버스도 올해 주52시간이 적용되기 전까지, 하루 18시간에서 20시간씩 운행 후 다음 날 쉬는 격일제나 16시간에서 18시간까지 이틀 연속 근무한 뒤 사흘째 쉬는 복격일제로 운영되는 대표적인 교대제 사업장이었다. 이 의원은 “과로사는 사고사와 마찬가지로 노동자 개인의 불행이 아닌 중대 산업재해”라며 “과로사를 막기 위해 장시간 근무, 야간 근무, 교대 근무 사업장에 대한 감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기업내 사고 119신고 의무화…경기도 소방법 개정 건의

    기업내 사고 119신고 의무화…경기도 소방법 개정 건의

    경기도가 민간 기업이 소방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사고를 처리하는 폐단을 막고자 법적 근거 마련에 나섰다. 경기도는 민간 사업장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소방기본법 개정안을 소방청에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이산화탄소(CO₂) 누출 사고, 올해 5월 이천 하이닉스반도체 공사현장 추락 사고, 올해 8월 하남 호반베르디움 건설현장 폭행 사건 등 민간 기업이 자체적으로 사고를 처리한 뒤 뒤늦게 소방당국에 통보하는 폐단을 막기 위한 조치다. 현행 소방기본법 제19조는 화재 현장 또는 구조·구급이 필요한 사고 현장을 발견한 사람은 그 현장 상황을 소방본부, 소방서 또는 관계 행정기관에 지체 없이 알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신고 주체가 ‘사고 현장을 발견한 사람’으로만 돼 있어 해당 기업 측이 사고를 인지하고도 ‘현장을 직접 보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신고하지 않는 사례가 많았다. 이에 도는 이번 개정안에서 신고 주체를 ‘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한 관계인’으로 명시해 사고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기업 관계자들이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했다. 아울러 정당한 사유 없이 화재, 구조, 구급 또는 위급한 상황을 소방당국에 알리지 않거나 알리지 못하게 방해한 사람에게는 3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도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민간 사업장이 산재보험료 인상, 이미지 실추 등을 이유로 재해 발생 때 119에 즉시 신고하지 않고 자체 소방대와 계약업체에 연락해 내부적으로 사고를 처리하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119 신고 의무화가 추진될 경우 광역출동체계를 통한 대규모 소방력 동원이 가능해 대형 재난으로 확산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개정안이 통과돼 민간 기업이 자체적으로 사고를 처리하는 등의 부작용이 해소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보은군 “여성 사장님들 위해 안심벨 설치”

    보은군 “여성 사장님들 위해 안심벨 설치”

    충북 보은군은 여성이 혼자 운영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비상벨 설치 사업을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여성을 표적으로 한 각종 범죄 예방을 위해 마련된 이 사업은 도내 첫 사례다. 설치 조건은 여성이 대표로 있으며 사업장은 66㎡(20평) 미만이어야 한다. 미용실, 커피숍, 음식점 등 업종은 상관없다. 단 비상벨 신호가 KT유선망을 통해 경찰에 전달되는 시스템이라 사업장에 KT유선전화기가 있어야 한다. 위기상황 시 비상벨을 누르면 충북지방경찰청 112상황실로 신고가 자동접수된다. 상황실에 사업장 전화번호와 위치가 입력돼있어 비상벨 신호가 뜨면 경찰이 현장 위치를 바로 알수 있다. 군은 선착순 접수를 통해 100곳에 비상벨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설치비는 1곳당 10만원 정도다. 자부담은 없다. 희망하는 여성사업장은 신분증, 사업자등록증 사본, 사업 지원신청서를 구비해 이달 말까지 사업장 주소지 읍·면 행정복지센터 복지민원팀으로 신청하면 된다. 군 관계자는 “여성이 혼자 운영하는 사업장에 남자손님 여러명이 한꺼번에 오거나 만취한 남성손님이 있으면 주인들이 불안해 한다”며 “반응이 좋으면 내년에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매년 100여명씩 ‘끼임 사망’… 위험의 외주화 달라진 게 없다

    매년 100여명씩 ‘끼임 사망’… 위험의 외주화 달라진 게 없다

    #지난 5월 부산 강서구의 한 하수처리시설 공사현장. 전기수리원인 A씨가 일명 ‘고소작업대’에 탑승해 천장 내 전선 작업을 진행하던 중 작업대가 갑자기 위쪽으로 튕겨져 올랐다. A씨는 손도 써 보지 못하고 작업대의 난간과 천장 구조물 사이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당시 작업대가 너무 높게 올라가지 못하도록 안전장치를 해놨지만 그중 일부가 전선이 절단돼 있던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졌다. 지난해 9월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의 사망 사고에도 산업 현장 곳곳에서 끼임 사고로 인한 ‘제2의 김용균’이 나오고 있다. 원청업체의 책임을 강화하는 일명 ‘김용균법’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전면 개정안도 조만간 시행을 앞두고 있으나 법적으로 보완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구조적인 개선과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안전공단에 따르면 끼임으로 인한 사고 재해자는 최근 5년간(2014~2018년) 6만 7210명이다. 사망자와 부상자를 모두 합친 숫자다. 연도별로 보면 2014년 1만 4673명, 2015년 1만 3467명, 2016년 1만 3260명, 2017년 1만 2614명, 2018년 1만 3196명이 끼임 사고로 죽거나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6월까지만 해도 6368명이 재해를 입어 예년 수준과 비교해 한 해 재해자수는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사망자수는 100여명 정도다. 특히 제조업 분야의 사망자가 많았다. 2017년 102명이 사망했는데 이 가운데 64명이 제조업이었다. 전 분야 사망자 10명 가운데 6명 정도는 제조업 분야에서 사망하는 셈이다. 대책 중 하나로 안전공단은 ‘공장설비 정비·보수작업 트러블 슈팅 사업’을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노동자들이 기계 설비를 청소, 정비하는 과정에서 어떤 기계가 주로 사고를 유발하는지 지역별 작업실태를 조사하고 위험을 줄이는 방안을 사업체 대신 설계해 주는 사업이다. 내년에는 성형기와 산업용 로봇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에 나서고 이후 컨베이어 벨트 등으로 확대한다. ‘클린사업장 조성 지원제도’는 재해 예방을 위해 노력한 50인 미만 사업장에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사업주가 재해 예방 설비를 새롭게 갖추는 등 유해·위험요인을 제거하면 정부에서 실제 이행 여부를 점검한 뒤 돈을 지급한다. 올해 예산만 제조업·서비스업 분야의 경우 397억원이다. 이 가운데 지난 8월 말까지 120억원을 지원한 상태다.14일 기자가 방문한 경기 안양시에 위치한 ㈜밴드골드 사업장은 정부의 지원을 받은 곳 중 하나다. 약국, 병의원에서 사용하는 각종 일회용 반창고 등 의약외품을 생산하는 ‘밴드골드’의 고종원(54) 대표는 사업장 내 생산시설을 안전장치가 설치된 것으로 교체해 혹시 모를 끼임 사고에 대비했다. 밴드가 생산 과정에서 롤러에 걸렸을 때 직원이 손을 넣지 못하도록 덮개로 막는 식이다. 담당자인 공장장 3명만이 그 덮개를 열 수 있는 권한을 갖도록 했다. 관리자인 김지숙(59·여)씨는 “이전에 사용하던 설비에는 습관적으로 손을 많이 넣었는데 지금은 덮개가 있어서 밴드가 걸려도 1차적으로 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면서 “걸림이 생겨도 공장장을 부르면 되니까 직원들 모두 재해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한 고 대표는 지난 1월 경기 광명시에서 안양시로 사업장을 옮기면서 일반 작업용 리프트를 없애고 약 5000만원을 들여 화물용 승강기를 설치했다. 고 대표는 “건물 벽에 설치하는 일반 작업용 리프트가 불법은 아니지만 노동자들이 화물을 옮기려고 리프트에 같이 올라타면서 끼임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고 해 고민 끝에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 사업장에서는 직원이 계란을 3층으로 옮기려고 일반 작업용 리프트에 올라탔다가 리프트가 추락하면서 목과 어깨가 리프트와 창틀 사이에 끼면서 사망한 일이 있다. 내년 1월이면 산안법 전부 개정안도 시행된다. 도급을 주는 사업자인 원청의 책임을 보다 강화하고 사업주와 하도급업체 대표의 처벌 수위를 높였다. 근로자 사망사고 발생 시 사업주에게 부과하는 벌칙(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가중처벌이 가능토록 했다. 또한 산업재해가 빈번하거나 사고 가능성이 큰 업종은 외주를 줄 수 없도록 했다.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58조는 도금작업, 수은·납·카드뮴의 제련·주입·가공·가열작업, 허가대상물질을 제조·사용하는 작업 등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작업의 도급을 금지했다. 이어지는 59조는 도급을 하기 위해 정부의 승인이 필요한 작업을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 중 급성 독성, 피부 부식성 등이 있는 물질의 취급’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법의 미비점에 대한 지적은 여전하다. 정작 산안법 개정의 계기가 된 김용균씨가 일했던 태안화력발전소와 같은 발전업 등 ‘전기업종’이 도급 금지·승인 대상에서 모두 빠진 것이다. 법 시행 이후에도 전기업종인 원청업체가 도급을 줄 수 있는 셈이다. 발전업은 화력발전, 원자력발전, 수력발전 등을 일컫는다. 원청업체가 도급을 주는 구조를 ‘위험의 외주화’로 규정짓고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고 비판해 온 노동계에서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라고 지적하는 이유다. 경영계도 개정 산안법에는 작업 중지 명령을 ‘산업재해 발생의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로 규정하고 있는데 경영계는 ‘급박한 위험’이라는 표현이 명확하지 않아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이 자의적으로 작업중지 명령을 하는 관행이 반복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큰 변화 없이 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법제처에서 심사 중인데 일부 노동계에서 주장하는 (전기 분야 등) 도급 승인 대상 분야의 확대는 반영하기 힘들다. 여야가 법 개정 과정에서 시행령, 시행규칙까지 큰 틀을 마련했고 그 범위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면서 “이미 도급인 안전·보건조치 책임장소를 ‘산업재해 발생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사업장 전체’로 확대했고 도급 시 산재예방조치 능력을 갖춘 적격수급인을 선정할 의무를 신설하는 등 노동자 보호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끼임 사고 등 재해 예방 해법으로 외주화 근절과 원·하청 차별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특조위)의 간사를 맡았던 권영국 변호사는 “특조위는 사고의 가장 핵심적인 원인으로 노동자 간의 수평적인 소통을 가로막고 안전에 대한 책임 공백 상태를 야기하는 외주화와 원·하청 차별 구조를 지목했다. 발전사가 외주화한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국무총리실 산하에 이행점검위를 설치해 2022년까지 산재사고 사망자를 절반 이상 감축하겠다는 안전강화대책 발표가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성호 단국대 건설방재안전공학과 교수는 “산업안전보건행정 공무원을 분석한 결과 5년 미만 경력자가 72%로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전문성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공학적·기술적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높은 수준의 산업안전보건 정책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현재 고용부의 산업재해예방보상정책국을 고용부에서 별도의 행정구조인 외청으로 분리해 ‘산업안전보건청’을 설립하고 고도의 전문성을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단축근로 등 철도파업 파급력 강해졌다

    ‘10·11파업’ 기간 운행률 급락… 변화 확인 철도노조 11월 총파업 예고 대책 고심 코레일 “강행 땐 부담” 노조와 중점교섭 철도 파업의 파급력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 52시간 도입에 따라 초과근무 등 근로시간 단축으로 대체인력 투입이 어려워지면서 열차 운행률 제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14일 오전 9시까지 72시간 진행된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의 파업에서 변화가 고스란히 확인됐다. 철도노조가 11월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코레일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4일 코레일에 따르면 노조 파업이 끝난 이날 열차 운행률은 91.2%로 회복됐다. KTX는 평시 대비 80.5%, 일반 열차는 74.4%, 수도권 전철은 99.9%, 화물열차는 35.2% 운행됐다. KTX는 오후 6시, 일반 열차는 오후 10시쯤 정상화됐다. 철도는 2008년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되지 않는다. ‘10·11 파업’의 필수유지운행률은 고속철도 56.9%, 광역전철 63.0%, 새마을호 59.5%, 무궁화호 63.0%다. 화물은 필수유지 업무에서 제외돼 있다. 필수유지인력은 2016년 8460명이었으나 10·11 파업에는 9616명이 지정됐다. 파업 기간 KTX는 평일 74.3%, 운행편수가 늘어나는 주말과 휴일은 68.0%대로 떨어져 이용객 불편이 컸다. 74일간 최장 파업을 기록한 2016년 ‘9·27 파업’ 당시 정상 운행됐던 것과 대비된다. 수도권 전철은 주말과 휴일에 평일 대비 300편 이상이 줄었는데도 운행률이 82.0%로 급락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경강선 등 신규 노선 개통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열차 운행률을 높이는 데 어려움이 크다”며 “파업 시 장거리·대규모 수송이 가능한 KTX와 이용객이 많은 수도권 전철 중심으로 전환하지만 대체 인력 확보 및 투입에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교통대란’이 불가피하다. 필수유지업무가 아닌 화물에 문제가 발생하면 열차 운행 조정이 필요하고, 대체인력 피로도와 차량 검수 등을 위해 여객열차 운행을 더 줄일 수밖에 없다. 노조는 ▲임금 정상화 ▲내년 1월 1일 ‘4조 2교대’ 전면 시행 및 안전인력 확보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와 자회사 처우개선 ▲SR과 연내 통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과의 이견으로 총파업 위기론이 높은 가운데 코레일은 노조와 중점교섭을 진행키로 했다. 노조가 파업을 예고한 다음달 14일은 수능시험일이고 25~27일 부산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린다. 코레일 간부는 “파업 강행은 노사에 돌이키기 어려운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임금·인력 증원 등 논의 가능성이 있는 분야에 협상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In&Out] 위험의 외주화, 자본에 의한 사회적 살인/김철홍 교수노조 국공립대 위원장

    [In&Out] 위험의 외주화, 자본에 의한 사회적 살인/김철홍 교수노조 국공립대 위원장

    성장주의와 양극화에 가려져 일 년에 2000명 이상, 하루 평균 6~7명이 일하다가 사망. 매년 10만명에 가까운 노동자가 일 때문에 산업재해의 고통을 당하는 산재공화국 대한민국의 아픈 자화상이다. 2017년 기준 산재 사망자의 81.8%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일용직·비정규직의 산재 발생률이 정규직의 1.5~6.4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에서 보듯 대부분의 산재 사망자가 외주·하청·비정규직 등 이른바 소외 노동자다. 삶의 차별을 넘어 죽음조차 차별받는 이 땅의 실상이다.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라는 자본에 의한 사회적 살인 행위가 경영 합리화라는 이름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무차별 진행되고 있다. 인간의 생명은 모든 것에 우선하는 가치이며 어떤 경우에도 타협과 계약, 매매의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노동시장 기본원리가 비정규직과 하청 노동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음은 물론 살인적 노동강도의 열악하고 위험한 작업은 대부분 하청 또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담당하고 있다. 신분이 불안정하고, 임금도 적으니 위험하고 힘든 일은 너희들이 하라는 카스트제도를 떠올리게 하는 현실이 세계 10위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천민자본주의의 민낯이다. 산재 사망자가 발생해도 불과 몇 백만원의 과태료만 부과되는 등 기업에는 더없이 관대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산재 예방을 위한 투자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산재 예방에는 제도적, 기술적, 교육적인 여러 방안이 있겠지만 산재 발생에 따른 손실과 처벌보다 산재 예방을 위한 투자가 더 이익이 된다는 사실이 명확하도록 엄격한 법의 개정과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돈을 좇는 기업은 투자와 처벌, 어느 쪽이 더 이익인지 기막히게 판단할 것이다. 산재 사망은 불운한 사고가 아니라 안전을 도외시한 기업이 저지른 살인이라는 인식은 선진 산업국가의 보편적인 상식이자 글로벌 스탠더드다. 노동자와 안전보건 전문가가 노동자 생명 보장을 위해 머리를 맞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경영계의 우려와 고충 해소라는 명분으로 누더기가 됐다. 이로도 모자라 정부는 화학물질관리법 등의 추가 개악을 추진 중이다. 산업현장은 분노를 넘어 절망을 느낀다. 정부가 초심으로 돌아가 산재 예방에 근본적으로 접근하고 예방 주체인 노동자의 의견을 폭넓게 반영하는 산안법 전면 재개정에 나서야 한다. 위험의 외주화를 금지하고 살인기업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화학물질 취급 노동자와 공장 주변 주민 등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산재 예방 감시를 위해 노동자 참여를 보장하고 의견을 폭넓게 반영하는 법이 마련돼야 한다. “정부의 최우선 가치는 국민의 생명 보호”라는 대통령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촛불의 힘으로 탄생한 정권에서조차 노동자 삶의 보장은 물론 생명의 보장이 외면받는다면 절망감은 분노로 바뀔 것이다. 위험의 외주화는 자본에 의한 사회적 살인이다.
  • 소재·부품·장비 R&D 주52시간제 해결 방안 찾나… 홍남기 “주52시간 보완책 이달 말까지 내놓을 것”

    소재·부품·장비 R&D 주52시간제 해결 방안 찾나… 홍남기 “주52시간 보완책 이달 말까지 내놓을 것”

    정부는 내년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종사자수 50~299인 중소기업으로까지 확대되는 것에 대한 보완책을 이달 중 내놓기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서울 소공동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첫 회의를 가진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를 주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중소기업에서 여러 어려움을 제기하고 있어 이번 달 중 52시간 근무제 보완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 52시간 근무제 보완과 관련해 행정부 내부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사안을 꼽아 관계부처 간 협의를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처벌유예 검토가 추진되냐는 질문에 홍 부총리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내년 1월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종사자수 50인 이상 299인 이하 중소기업으로 확대된다. 이들 기업들은 주 52시간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근무 행태 조정과 인력 추가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시행 시기 연기, 계도기간 부여, 단계적 시행 등 보완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었다. 이날 회의 시작 전 기업인들과의 질의 시간에 홍 부총리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애로사항을 묻자 이재호 테스 대표가 ‘연구개발을 위해 주52시간제를 완화시켜달라’는 취지의 건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부총리는 이에 대해 “현장에서 기업들이 어려움을 여러 가지로 제기했다”며 “현장에서 기업들이 제기하는 의견을 정부가 적극 경청하고 보완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소재·부품·장비 특별법에 관련 산업 R&D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 근무제 유예는 명시적으로 특별법에 담지 않았다. 하지만 애로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협의하기로 해 행정 처리 등을 통한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게 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한화 임직원 5000여명 릴레이 봉사활동

    한화 임직원 5000여명 릴레이 봉사활동

    한화그룹이 창립 67주년을 맞아 10월 한달간 전국 각 계열사 본사와 사업장에서 임직원 5000여명이 참여하는 릴레이 봉사활동을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 한화는 “올해 프로그램은 지역사회 현안 해결에 중점을 두고 농어촌 일손 돕기, 취약계층 지원, 주거환경개선, 환경정화 활동 등으로 꾸몄다”고 설명했다. 오는 15일에는 한화토탈과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장기근속 임직원들이 마늘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에 처한 서산지역 마늘 농가를 돕고자 구매한 500만원 상당의 마늘을 마늘종으로 담궈 종로구 쪽방촌 저소득 계층 이웃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이날 창립기념사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고민하며 변함 없는 ‘함께 멀리’의 정신으로 세상과 소통할 것”이라며 봉사활동 등 사회공헌 활동을 계속할 것임을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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