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승용차진출 다시 “논란”/산업연,「자동차산업」 보고서 내놔
◎결론 유보… 4가지 대안 제시/내용전반 “당장은 안된다” 메시지 담아/기존업계,반대입장 재확인… 상공부는 침묵/삼성,“별의미 없다” 7월 공장착공계획 강행
삼성의 승용차산업 진출의 장단점을 분석한 산업연구원(KIET)의 보고서가 발표됐다.26일 KIET가 낸 「21세기를 향한 한국 자동차 산업의 발전방향」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는 이름과 달리 삼성의 승용차 시장진출 문제를 집중 분석했다.그러면서도 삼성진출에 대한 「공식입장」은 유보했다.4백47쪽에 이르는 보고서(민경휘 선임연구위원)는 「진출허용」「진출불허」「3∼4년 결정유보」「3∼4년 뒤 진입허용」 등 4가지 대안과 그 경우의 장·단점만 제시해 「선택」을 정부로 넘겼다.
그러나 내용의 전반은 「당장 진출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담고 있다.당장 진출을 허용하는 안은 1개 뿐이며,나머지는 허용하지 않거나 허용하더라도 3∼4년 뒤여야 한다는 내용이다.3∼4년의 유예기간은 엔고의 지속여부,선진 자동차 업계의 구조개편을 고려한 기간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삼성의 진출이 소비자의 선택 폭을 확대하고,장기적으론 기술수준의 향상과 수출증대를 가져온다는 점을 지적했다.그러나 중·단기적으로 독자모델의 개발지연과 인력스카우트,중복투자 등 단점을 많이 들었다.
KIET 보고에 현대 대우 기아 등 기존 업계는 대체로 환영이다.이들은 『KIET의 지적대로 삼성의 승용차 진출은 기술인력 스카우트 등 과당경쟁과 중복투자로 공도동망을 재촉할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조관현 자동차공업협회 부회장은 『세계 자동차 산업은 공급 6천4백만대,수요 4천6백만대로 1천8백만대나 공급초과』라며 『KIET의 분석대로 삼성의 진입이 허용될 때 기술개발 지연과 과당경쟁 등 숱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은 KIET 보고서가 기존 업계의 이익단체인 자동차협회의 용역결과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내용 역시 경쟁과 자율을 원칙으로 하는 신경제와도 맞지 않는다고 반박한다.한편으론 3억원의 거금을 들인 보고서인만큼 「진출불가」라는 결론을 낼 법도 한데,공식 결론을 유보한 것은진출의 당위성을 거역하기 어려운 고충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삼성은 현재 일본의 닛산,도요타와 막바지 기술도입 협상을 하고 있다.빠르면 이달 중 기술도입선이 결정될 전망이다.삼성은 KIET 연구결과에 관계없이 승용차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오는 7월 공장건설에 착수할 계획이다.
주무부서인 상공자원부는 아직 입장표명이 없다.삼성이 기술도입 신고서를 제출하면 규정에 따라 10일 이내(조세감면을 받을 경우 20일 이내)에 처리한다는 원칙 뿐이다.기술도입 신고서는 계약조건 등에 하자가 없는 한 업무처리 규정에 따라 과장전결로 처리된다.사업계획서의 내용이 부실할 경우 자료보완을 요구할 수 있고,그 경우 신고처리 기간은 최대 60일이다.
이건우 상공자원부 기계소재공업 국장은 『정부의 정책결정과 용역보고서는 별개』라며 『외자도입법 상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경우 수리를 거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KIET 보고서는 지난 해 11월 역시 KIET의 용역사업으로 열렸던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자인 영국의 오티교수가 『삼성의 승용차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삼성진출을 원칙적으로 찬성했던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와 딴판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많다.
여하튼 공은 정부와 삼성으로 넘어갔다.삼성의 향후 행보와 정부 대응이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