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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ok Review] 위대한 발명은 협동작업의 산물

    퀴즈 하나. 고대부터 있었으나 현대식은 미국의 엘리샤 그레이브스 오티스가 1854년 제작했다.1857년 뉴욕에 최초로 설치됐으며,1931년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이것은 시속이 130㎞에 달했다.2001년 붕괴된 세계무역센터에는 이것이 255개 있었으며, 매일 5만 8000여명이 이를 이용했다. 이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엘리베이터다. 매일 승강기를 타면서 내부에 붙어 있는 상표를 유심히 본 사람이라면 오티스란 발명가의 이름에서 벌써 정답을 찾아냈을 것이다. 퀴즈 둘.17세기 중반부터 이것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다. 최초의 것은 피아노 건반과 흡사했다.1872년 미국의 총포제작자 필로 레밍턴이 현재의 이것과 비슷한 것을 제작했다. 많은 여성들이 사무실에서 일하는 계기가 되어 여성해방의 물꼬를 튼 것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이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타자기.1970년대 후반 개인용 컴퓨터의 등장으로 이젠 찾아보기 힘든 물건이 됐다. 하지만 많은 여성들이 타자기 덕에 타이피스트나 비서로 일할 수 있었다. 퀴즈 셋. 물, 설탕, 탄산, 식용색소 E150d(캐러멜 색소), 인산, 아로마, 카페인…. 그리고 비밀로 유지되는 고유한 혼합방식.1886년 미국 애틀랜타의 약사 존 스티스 팸버튼은 두통과 피로, 우울증 치료제로 어떤 시럽을 개발했다. 곧 이 시럽은 부작용이 많았던 모르핀을 대신하게 됐다. 팸버튼은 이 시럽에 소다수를 첨가하여 음료로 판매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히트 상품이 됐다. 이 음료의 이름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상표인 코카콜라다. 콜라나무의 열매와 코카나무의 잎에서 추출한 카페인과 코카인이 함유된 코카콜라의 이름은 팸버튼의 회계 담당자가 지은 것이라고 한다. 이후 사업가 아사 캔들러가 코카콜라의 상업적 권리를 획득하여 1892년 코카콜라사를 설립했다. 코카인의 중독효과가 문제시되자 코카콜라사는 고유의 맛을 내는 코카나무 잎을 그대로 사용하되 코카인 성분만 제외시켰다. ‘세계를 바꾼 가장 위대한 101가지 발명품(플래닛 미디어 펴냄, 김현정 옮김)’은 저자 한스 요아힘 브라운이 주관적으로 신중하게 선정한 101가지 발명품에 얽힌 이야기를 담고 있다. 브라운은 독일 함부르크 헬무트 슈미트 대학의 교수로 근대사회사, 경제학사, 기술사를 강의하고 있다. 저자 브라운 교수가 서문에서 밝힌 대로 많은 사람들이 101가지 발명품 목록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왜 코카콜라가 위대한 발명품이냐부터 시작해서 볼펜이 빠졌다, 피임약 대신 비아그라를 넣어야 한다 등등. 연대순으로 나열된 발명품 목록은 독자들에게 ‘발명’이란 흥미로운 주제에 계속 심취할 수 있게끔 하는 자극제로 동원됐다. 저자는 발명이 ‘단계적 행위’임을 강조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를 바꾼 무수한 발명들이 대부분 한 사람의 천재성에 의한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지속적 노력을 통해 완성됐다는 것이다. 발명은 협동작업의 결과며, 존경받는 위대한 발명가의 주변에는 그와 함께 발명을 일궈낸 공동연구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덧붙이고 있다. 발명의 통사(通史)인 셈이나 결코 지루하거나 딱딱하지 않다. 주방에서 쓰는 전자레인지를 처음 만든 곳이 군수장비 회사라는 등의 발명 뒤의 사실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물론 저자의 주관적 101가지 발명품 목록과 나만의 세계를 바꾼 위대한 발명품 목록을 비교하며 논박을 벌이는 재미도 클 것이다.1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코트 떠나는 김세진 ‘사장님’ 된다

    ‘월드스타’ 김세진(32)이 세상 밖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남자배구의 간판스타 김세진이 2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LIG와의 홈 개막전에서 은퇴식을 갖고 15년간 정든 코트를 떠났다. 1996년 삼성화재 창단 이후 신치용 감독, 김상우와 함께 한솥밥을 먹은 창단 멤버로,1992년부터 대표팀의 라이트 공격수로 맹활약을 해왔다. 팀의 겨울리그 9연패를 이끌며 1997년과 2000년,2002년, 그리고 실업리그 마지막 시즌인 2004년 등 네 차례나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히기도 했다. 특히 그는 197㎝의 타점 높은 강스파이크로 1995년 월드리그 결선라운드 이후 한국선수 첫 ‘베스트 5’에 올라 ‘월드스타’라는 별명도 얻었다. 배구선수의 단골 부상 부위인 무릎과 발목, 허리 통증에 시달리며 수술대에도 여러 차례 올랐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도 진통제 투혼을 발휘해 후배와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김세진은 지난 4월 한·일배구 톱매치 이후 개인적인 이유로 은퇴 의사를 밝혔고, 신 감독은 “1∼2년 정도 더 뛰라.”는 만류를 접고 코트 밖으로 보내주기로 결심했다. 김세진은 대구에 본사를 둔 중견 건설업체에서 경영 수업을 받으며 이후 사업가로 변신할 계획이다. 열애중인 탤런트 겸 모델 김효진씨와의 재혼으로 제2의 인생도 설계하고 있다. 이날 김세진은 “사업가로서 성공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대전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8번 버려졌다 살아난 6살소녀의 기막힌 사연

    ‘친부모 등으로부터 8번이나 유기(遺棄)→9번째 양어머니와 만남→선천성 심장병 발병→수술→극적 회복!’ 중국 대륙에 8번이나 무참히 내버려졌다가 9번째 양어머니를 만나 선천성 심장병 수술을 받아 이겨내고 극적으로 살아난 6살난 어린 소녀의 기구한 삶의 얘기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중국 중부 허난(河南)성 난자오(南召)현 윈양(雲陽)진에 살고 있는,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한 어린 소녀는 친부모를 비롯해 양부모까지 모두 8번이 내버려졌다가 9번째 양부모를 만나 수술을 받고 극적으로 살아난 덕분에,주변 사람들로부터 ‘인간승리’라고 뜨거운 박수를 받고 있다고 하남상보(河南商報)가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겨우 6살된 뉴하이윈(牛海雲)양.어린 나이의 그녀는 만난(萬難)을 무릅쓰고 ‘8전(顚)9기(起)의 끈질긴 삶의 생명력을 보여줘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어린 뉴양의 불행은 지난 2000년 1월초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된다.태어날 때부터 몸이 잔약했던 그녀는 한달도 채 되지 않아 친부모로부터 버림을 받았다.그녀의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후 7개월새 무려 7번이나 더 내다버려졌을 정도로,그야말로 화불단행(禍不單行)의 연속이었다. 태어난지 8개월째 되던 그해 9월 23일 하늘이 보내준 ‘천사’를 만났다.바로 지금의 양어머니인 당시 76살의 돤칭팡(段慶芳)할머니를 만난 것이다. 이웃 주민에 따르면 돤 할머니는 뉴양이 버리진 것을 보고 처음에는 그냥 모른 체하고 지나치려고 했다.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다가 갑자기 그 애가 내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어 내버려둘 수가 없었다.친부모가 나타날 때까지 맡아 기르기로 작정하고 담요에 쌓인 한살바기 뉴양을 집으로 데려왔다. 막상 집에 데려와보니 그 어리디 어린 소녀는 젖을 제대로 못 먹은 탓인지,몸이 삭정이처럼 마른 데다 입술에 발진이 생기고 열도 높아 시름시름 앓고 있었다.이튿날 고대 윈양진 위생의원으로 데려가 진찰을 받았다. 담당 의사는 “이 아이는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다.”며 “지금까지 이미 8번이나 버려졌던 아주 불행한 아이”라고 말해 억장이 무너졌다.이 아이가 더이상 불행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한 돤 할머니는 애옥살이 셈평이지만 데려다 키우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뉴양을 키우는 동안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었다.선천성 심장병 탓인지 아이는 하루가 멀다하고 몸에 열이 나고,기침을 하거나 감기에 걸리는 등 병을 달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이런 까닭에 집 텃밭에서 키운 야채를 팔아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는 그녀에게 커다란 짐이 아닐 수 없었다.그러나 돤 할머니는 묵묵히 야채를 판 돈을 모두 뉴양의 분유값과 치료비로 쏟아부었다. 이런 팍팍한 생활을 해오기를 6년째.그래도 셈평이 풀리지 않아 심장병 수술을 시킬 엄두도 못내고 안타까운 마음에 잠을 못이루던 돤 할머니에게 한줄기 ‘복음’이 날아든 것은 9월 초순이다.허난성 정저우(鄭州)시 제7의원이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뉴양에게 ‘치료비 50% 감면 혜택’을 주겠다는 소식이 날아든 것. 너무나 기쁜 소식을 들은 돤 할머니는 득달같이 달려가 뉴양이 심장병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등록을 마쳤다.등록을 마친지 3개월여가 지난 11일,뉴양은 양어머니의 애타는 마음을 뒤로하고 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했다. 특히 이날 어린 그녀가 수술받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한 부동산 사업가가 나머지 수술비도 제공하겠다고 나서 치료비 걱정 없이 무사히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19일 오전 11시,뉴양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났다.며칠 있으면 퇴원,정상적인 소녀로 돌아간다.돤 할머니는 “무엇보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한시름 놓았다.”며 “하이윈은 나의 친자식”이라며 눈물을 글썽거려 주위를 숙연케 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퍼도 퍼도 줄지않는 사랑

    “지난 여름부터 쌀 걱정은 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광주시 남구 월산 5동 김모(75)할머니는 일주일에 한번꼴로 동사무소에 들러 이곳에 설치된 ‘쌀뒤주’에서 쌀을 퍼간다. 김씨는 “처음엔 쑥스럽기도 했지만 동사무소 직원들의 따뜻한 배려로 요즘은 맘놓고 쌀을 가져 간다.”며 “어려운 사람들을 남몰래 도와 주는 이들이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홀로 살고 있는 박모(71) 할머니도 서구 금호1동 사무소에 설치된 뒤주에서 쌀을 가져다 끼니를 잇는다. 박씨는 자녀들이 경제적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기초생활 수급자’로 지정받지 못해 정부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는 “끼니 걱정 없이 사는 덕분인지 고달픈 일상이 훨씬 가볍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광주지역에서 이같은 현대판 ‘운조루(雲鳥樓) 뒤주’가 퍼져 가면서 세밑 훈훈함을 더해 주고 있다. 운조루의 주인이 뒤주를 곳간 뒤채에 마련해 쌀을 퍼가는 사람과 얼굴을 대면하지 않도록 배려한 점도 그대로 이어 받았다. ‘사랑의 쌀뒤주’는 지난 1월 광주시 서구 금호 1동 사무소에 처음 설치됐다. 뒤주 앞엔 ‘미안해 하거나 부끄러워 하지 말고 따뜻한 밥을 지어 드세요.’란 안내문이 붙었다. 일주일 만에 참여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이어 다른 동사무소로 이 운동이 확산됐고 부녀회·청년회 등 주민 자치조직과 독지가의 도움이 이어졌다. 현재 시내에는 ▲주월동 ▲백운 2동 ▲월산 5동 ▲금호 1동 ▲화정 3동 등 모두 5개 동사무소에 뒤주가 설치돼 있다. 뒤주의 운영 방식도 바뀌고 있다. 처음에는 동사무소에서 설치·운영을 맡았지만 지금은 어려운 이웃의 형편을 공무원들보다 속속들이 알고 있는 주민들이 앞장서고 있다. 남구 월산 5동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사랑의 쌀 나눔 운영위원회’ 구성을 추진 중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영업자·사업가 등 주민들이 쌀을 직접 구입해 뒤주에 붓거나 매달 5만∼10만원의 후원금을 내고 있다. 현재 월산 5동에서는 매월 20㎏들이 쌀 6∼8가마가 소비된다. 한달 40∼50명의 주민이 이용하고 있다. 남구는 이들 뒤주를 ‘효사랑 나눔의 가게’로 이름 붙이고 독지가의 참여확대에 나섰다. 서구 화정 3동에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많이 거주하기 때문에 동사무소 직원들이 직접 찾아가 쌀을 건네주고 있다. ■ 운조루의 뒤주는 조선 영조 52년(1776년) 낙안군수 류이주(柳爾胄)가 세운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의 운조루 곳간에 놓인 뒤주를 일컫는다. 구멍을 여닫는 마개에 ‘누구든 마음대로 쌀을 퍼갈 수 있다.’는 의미의 ‘타인능해’(他人能解)라는 글씨가 씌어 있다. 주인은 이 통나무 뒤주를 곳간에 놓아 편안한 마음으로 쌀을 퍼가도록 배려했다. 주인은 매월 말 뒤주를 열어 보고, 쌀이 남아 있으면,“덕을 베풀어야 집안이 오래간다. 당장에 이 쌀을 주변사람들에게 나눠 줘라.”며 며느리에게 호통을 쳤다고 전해진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이승철 연상 사업가와 새달 결혼

    부활의 ‘희야’를 부른 ‘라이브의 황제’ 가수 이승철(40)이 두살 연상의 사업가 박현정(42)씨와 내년 1월 재혼한다. 이씨는 내년 1월26일 홍콩 페닌슐라 호텔에서 섬유사업가 출신 부동산업을 하는 박씨와 결혼식을 올린다. 박씨는 연세대 출신 재원으로 미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고 있으며 영어 실력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 서세원씨 수십억횡령 수사

    개그맨 출신 사업가 서세원(50)씨가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운영하면서 수십억원을 횡령했다는 진정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김대호 부장검사)는 서씨가 N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던 지난해 12월부터 회사돈 수십억원을 횡령해 이 가운데 15억원을 개인 세금 납부와 주식인수, 영화제작 등에 사용했다는 진정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은 이미 지난달 16일 서씨를 조사한 데 이어 서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금융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서씨가 다른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유상증자 계약시 계약금을 부풀려 지급하고 일부 금액을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뒤 일부를 영화제작 비용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씨는 검찰 조사에서 자신은 명의 사장이었을 뿐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30년 만에 재결합 남성듀오 ‘사월과 오월’(2)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30년 만에 재결합 남성듀오 ‘사월과 오월’(2)

    2005년 말,‘잃어가는 우리의 꿈을 위하여’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1970년대 포크음악사이트,‘바람새홈(windbird.pe.kr)’ 게시판에는 사월과 오월의 ‘사월’ 백순진씨가 새롭게 만들 곡의 가사를 공모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지난날에 대한 추억, 혹은 회상’, 또는 ‘중년이 느끼는 인생’ 같은 것을 테마로 한 노랫말을 7080세대들에게 직접 의뢰한 것. 이 작업에 참여한 노랫말 가운데 ‘메디슨카운티의 다리(이정미)’,‘잠시라도 숨 고르고(둘숨날숨, 박석)’ ‘기약 없는 노래(최은영)’ 등은 어느덧 노래로 완성되어 소모임을 통해 발표회를 가졌고 또한 음반 제작이 이미 결정된 노래도 있다. 이렇듯 7080 가수 백순진씨와 김태풍씨는 무대에서뿐 아니라 창작 작업에까지 ‘7080’ 세대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마치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워내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들 듯’, 이른바 ‘잃어가는 꿈의 세대들’인 중년들에게 추억과 향수, 그리고 그동안 잠시 접어두었던 열정을 새삼 일깨워 불러 모으고 있는 것이다. 1975년, 이른바 ‘대마초 파동’과 함께 사월과 오월 역시 기타와 마이크를 접은 채 무대를 떠났다. 음악활동이 묶이면서 ‘오월’ 김태풍은 평소 꿈꾸던 오스트리아 유학길에 오른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경영학을 전공한 뒤 시티은행에 입사, 다시 국내에 파견될 정도로 정통 은행가이자 경제통으로 변신했다.3년 전 귀국한 그는 현재 투자자문회사인 영창파트너스 대표로 M&A 컨설팅을 하고 있다. ‘사월’ 백순진 역시 이 참에 잠시 호흡을 고른 뒤 ‘오토(OTTO)프로덕션’을 설립, 본격적으로 신인발굴과 음반기획에 나섰다. 처음엔 작곡에 뜻을 두었으나 본격적으로 CM송 작업에 착수, 당시 유명 브랜드였던 콘티찐빵(노래 정수라), 반디캔디(노래 윤석화), 빙그레 밤초코(전영), 환타 등 100여 편의 CM송을 작곡했고 아울러 영주와 은주, 오정선, 박형철, 정용원 등을 발굴한 것을 비롯, 듀엣 ‘하야로비’에게 ‘사월과 오월’의 대를 잇게 했다. 사월과 오월의 4기인 ‘하야로비(김영민, 이지민)’에게 만들어준 ‘장미’ 등의 빅 히트로 프로덕션은 성공했지만 예기치 않은 부도를 맞아 ‘흑자도산’한 뒤 사업을 접고 뉴욕으로 건너가 부친 사업에 참여한다. 현재는 (주)노스웨스트항공 한국총대리점인 (주)샤프의 부회장으로 재임 중. 이렇듯 사업가로 제각각 성공한 이들이지만 수시로 ‘사월과 오월’이 되어 무대에 오른다. 여전히 캐주얼 차림에 통기타를 멘 채. 공식적으로 해체한 적이 없었던 만큼 재결합이라는 말 자체도 어색하다고 강조하며. 어느덧 창립 1주년을 맞는 팬 카페 ‘사오모(사월과 오월을 사랑하는 모임,http:/cafe.daum.net//4m5m)’는 어느덧 회원수가 457명에 이른다. 카페지기인 박훈종(49)씨 역시 1970년대 사월과 오월에 열광했던 팬으로 ‘사오모 팬클럽은 우리들의 젊은 시절이 그저 흘러간 시절만이 아닌 것을 일깨워주는 소중한 공간’임을 강조한다. 또한 ‘사월과 오월’ 공연장에서 만난 임윤경(50)씨는 10대 때부터 이들의 공연장에 거의 빠짐없이 찾았던 열성 포크팬.‘7080세대는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정체성을 위협받으며 위기를 맞는 세대’라며 ‘특히 우울증이 쉽게 잦아들 나이인 만큼 적극적으로 자아 찾기에 나서 삶의 의미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월과 오월 역시 이러한 팬들의 반응에 한껏 자극을 받았다. 그 감동은 새로운 창작에의 욕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어쩌면 스스로 열악한 환경에서 음악을 하던 시절, 그 ‘미완의 작업’에의 완성을 이제금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사월과 오월’의 대를 이을 젊은이들을 찾아 자신들의 꿈과 음악을 물려주고 싶다고 밝히는 이들의 얼굴에선 4월과 5월의 싱그러운 햇살만큼이나 생기가 가득했다. sachilo@empal.com
  • 마음속은 늘 3층집 꿈꾸죠”

    마음속은 늘 3층집 꿈꾸죠”

    세밑이 다가와 구세군 자선냄비와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온도탑’이 등장하면 우리는 자신뿐 아니라 주변을 둘러봅니다. 그제서야 우리는 나누는 삶을 실천하지 못했다는 후회와 아쉬움 속에 겨울을 나는 것이 쉽지 않은 이웃을 생각합니다. 그동안 앞만 보고 각박하게 살아온 자신을 반성하면서 삶이란 사랑과 희망을 주고받는 것이라는 것을 되새깁니다. 서울신문은 ‘2006 희망 키우는 아이들’ 시리즈를 통해 나누는 삶과 사랑과 희망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환경 속에서도 밝은 미소와 희망을 잃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되돌아보게 할 것입니다. 서울 속의 오지마을 서울 강남구 자곡동 ‘못골마을’에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과외와 학원수업에 찌든 도시 아이들의 모습과는 달리 밝고 명랑하다. 비록 생활이 어렵지만 건축가, 만화가, 개그맨 등 자신의 꿈을 간직하고 사는 아름다운 아이들이다. 못골에 가면 힘들었던 우리의 삶을 되돌아 보게 한다. ●초등학교 없어 30분거리 통학 12일 오후 못골마을을 찾았다. 못골은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25분, 여기에서 진흙길을 따라 10분 정도 걸어 가야 만날 수 있다. 비닐하우스에 보금자리를 꾸린 150여가구가 함께 쓰는 찌그러진 우편함이 나오고 그 옆에 못골마을 간판이 붙어 있다. 강남에서 불과 수㎞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도심의 모습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낡은 비닐하우스촌이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생활 환경도 무척 열악해 보였다. 비닐하우스에 무허가로 집을 짓고 살다 보니 수돗물도 나오지 않아 지하수를 대신 마신다고 한다. 또 가로등이 없어 밤이면 거리는 깜깜해진다. 지번도 없어 공동 우편함을 사용한다. 아이들은 초등학교도 30분 이상 걸어서 통학한다. ●무허가 건물… 구청서 매년 계고장 이곳에 사는 아이들은 유치원생 15명, 초등학생 30명. 비닐하우스에 화훼 농사를 짓는 부모님을 따라 못골에 들어온 아이들이다. 이 마을에 사는 윤장희(10·여·대왕초교 4년)·천주(9·대왕초교 3년)의 꿈은 각각 사업가와 개그맨. 장희는 “고생하는 부모님을 편안하게 모시고 싶어요. 그러려면 돈을 잘 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고 활짝 웃었다. 이에 질세라 개구쟁이 천주는 “개그맨이 되어서 남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장희네 가족은 20여년전 이 마을에 이사왔다. 아빠(47)와 엄마(43)는 비닐하우스에 화훼 농사를 지어 한해 1000만∼2000만원가량 벌어 장희·천주 등 5남매를 키운다. 하지만 땅주인에게 매년 200만원 정도 땅값을 내야 하고 인건비 등을 빼면 겨우 입에 풀칠을 할 정도만 남는다. 우물을 파는 데도, 전기를 끌어오는 데도 고스란히 수백만원이 들어야 했고 도시가스는 언감생심이라 겨울 난방용 기름값만 수십만원이 든다. 무허가 건물이다 보니 구청에선 매년 계고장이 날아와 가족을 불안하게 만든다. 장희 엄마는 “애들이 부모가 뻔히 돈이 없다는 게 보이는지 ‘다른 애들은 다 아파트에 사는데 우리는 왜 이런 곳에 사느냐.’는 말도 한 번 안 한다. 변변한 과외공부 한 번 못 시켜봤다.”며 한숨을 내쉰다. 옆집에 사는 민우(가명·12·6년)·민수(가명·9·3년) 형제는 학교 글짓기 대회에서 상을 탈 정도로 글재주가 좋다. 민우의 꿈은 만화가. 어린이들에게 웃음을 주는 만화를 그리고 싶다고 한다. 민수의 꿈은 건축가다.“건축가가 되어서 3층 집을 지으면 엄마에게 1층, 형한테 2층을 주고 제가 3층에 살 거예요.” ●“가로등 없어 밤길 무서워요” 아이들이 꿈을 계속 키우기 위해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바로 통학이다. 버스가 다니지 않아 학교까지 먼 거리를 걸어서 통학해야 한다. 몇년전 여자 버스운전사가 마을에 들어왔다가 부랑자들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버스가 끊겨 아이들이 통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주민 여모(45·여)씨는 “가로등도 없어 아이들에겐 밤길이 너무 위험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중국인의 삶과 일상을 엿본다

    우리와 문화가 가장 비슷하다는 중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문화와 무역의 커다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의 문화와 생활에 대해 이해하고 알아보는 좋은 기회가 있다. MBC는 11일부터 15일까지 매일 낮 12시40분에 다양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중국을 소개한다. 최근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가 사회적인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국내 최초로 진솔하게 중국인들의 삶과 일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중국 TV프로그램 주간’을 만들었다. 11일 ‘북방에서’는 상해에서 호텔 주방장을 하던 소진이 마약중독으로 세번이나 중독자 감호소를 다녀온 뒤 마약을 끊기 위한 노력과 마약을 여전히 끊지 못한 그의 형을 통해 마약의 폐해를 담담하게 그렸다. 12일 ‘절집 아이들’은 중국의 남아선호 사상 때문에 버려진 여자 아이들을 돌보는 비구니 명수 스님의 헌신과 사랑을 그린 다큐멘터리이다. 13일 방송되는 ‘후방으로’는 1937년 7월 중일전쟁이 터지자 피란간 상해 시민들의 이야기이다. 자신의 공장기계와 도면을 들고 철수한 사업가, 부인과 함께 중경으로 가 전시 연합대학에 간 교수, 자신이 설계해서 완공한 항주 전당강의 다리를 폭파해야 했던 엔지니어 등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14일은 ‘왕씨 할머니’편으로 시골에서 살아가는 할머니의 평범한 삶을 소개한다. 장수성 서주 근처 가난한 시골 팔양촌에 사는 왕계영 할머니는 얼핏 보기엔 보통 할머니 같지만 중국 전통공예인 ‘종이 오리기’의 달인이다. 몸져 누운 남편과 아이들을 돌보며 농사를 짓고 남은 시간에는 전지 공예품을 만들어 판다. 할머니의 모습을 통해 중국 보통사람의 삶을 알아보는 시간이다. 15일 방송되는 ‘교도소 사람들’은 한번의 실수로 감옥에 들어왔지만 예술단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찾는 남녀 죄수들의 이야기를 다뤘다.1901년에 건립된 상해시 제남교 교도소엔 장기수들로 구성된 예술단이 있다. 최소 5년 이상의 남녀 장기수로 구성된 신안예술단은 관현악은 물론 무용극을 소화할 정도로 실력이 우수하다.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그들의 눈물나는 삶의 현장을 찾는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학교서조차 수니·시아파 집단싸움 일쑤”

    6일(현지시간) 이라크연구그룹(ISG)의 보고서 발표를 계기로 미국의 대 이라크 정책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영국 BBC의 바그다드 특파원 앤드루 노스 기자는 5일 미국의 정책 변화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냉소와 학교 교실로까지 번져간 종파갈등, 돈벌이에 혈안이 된 사업가 등 이라크의 절망적인 상황을 소개했다. 다음은 노스 기자의 ‘바그다드 일기’ 요약.●“새로운 계획? 뭐가 달라지는데” 미국에서 새 이라크 계획이 나온다고 하지만 바그다드 주민들은 거의 무시한다. 관심을 갖는 것은 나같은 사람뿐. 한 가게 점원은 “뭐가 달라질까? 미국은 전에도 새로운 계획을 제시했지만, 결국 상황은 악화됐을 뿐이다.”고 말했다. 그렇다. 이라크인들에게 최우선의 관심은 생존. 납치되지 않고, 길거리의 교전에서 목숨을 잃지 않는 것이다.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집 밖으로 나선 주민들은 엄청나게 올라버린 물가에 시달린다. 지난달 23일 사드로 테러 발생으로 통금이 실시된 이후 1㎏에 700디나르(500원)였던 토마토는 3000디나르(약 2150원)로 올랐다. 매달 수만명의 이라크인들이 탈출하고 있다. 한 의사는 “친구들이 만나 주로 하는 얘기는 ‘너도 떠날 거냐’는 것이다.”고 말한다.●학교 운동장까지 점령한 폭력 종파간 균열은 이라크 사회 깊숙하게 침투했다. 지난 주말 한 학교를 찾아갔다.14세 소년은 “우리학교엔 시아·수니 갱단이 있고, 얼마전엔 운동장에서 집단싸움까지 벌였다.”고 했다. 나는 거의 매일 아침을 폭발음과 총소리로 눈을 뜬다. 미 행정부는 현재의 상황이 내전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바그다드 서부 안바르 주 상황을 보라. 여긴 고전적 의미의 전쟁상태다.2003년 3월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미군 사망자는 2900명. 이 가운데 40%가 이 사막에서 숨졌다. 나도 최근 미 해병대에 배속돼 팔루자 인근 지역에 갔는데 상황이 심각했다.●모진 인간사의 현장들 이런 와중에 돈벌이를 위해선 목숨을 아끼지 않는 부류도 있다. 미군에 음식·의약품 등을 공급하는 한 남자는 미군측과 계약을 체결, 바그다드와 쿠웨이트를 오가며 생필품을 후송하고, 이를 위한 경호업무까지 맡고 있다. 그는 “지난번 수송작업에 160명이 나섰는데,40명이 사망했다.”고 했다. 스스로도 여러차례 위험한 순간을 넘겼다고 한다. 왜 계속하느냐고 물었더니 “간단하다. 돈이다.”고 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인류가 생존하려면 다른 행성으로 가야”

    |파리 이종수특파원|“인류가 태양계 밖의 다른 행성으로 옮기지 않으면 멸망할 것이다.” 세계적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64) 교수가 던진 경고다. 호킹 박사는 30일(현지시간) BBC라디오 인터뷰에서 “핵전쟁이나 소행성 충돌 등으로 인류가 사라질 수 있다.”면서 “단 하나의 행성에 한정돼 산다면 인류의 장기적인 생존은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동신경 파괴로 전신이 뒤틀리는 루게릭 병으로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는 호킹 교수는 “현재의 화학·핵기술을 이용한 로켓으로 다른 별의 주위를 도는 행성으로 이사하는 데는 5만년이 걸린다.”며 “우주에 정착촌을 건설하려면 TV 공상과학드라마 ‘스타 트렉’에 나오는 ‘워프 드라이브’(광속 여행)와 비슷한 기술을 이용한 우주선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물질-반물질 쌍소멸을 이용해야 광속 바로 아래 속도를 얻을 수 있고, 그럴 경우 6년 안에 다른 행성에 도착할 수 있다.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과학상인 ‘왕립학회 코플리 메달’ 수상자로 선정된 호킹 교수는 이날 시상식에 참가했다.1731년 제정된 이 상은 찰스 다윈, 알버트 아인슈타인, 루이 파스퇴르와 같은 위대한 과학자들이 받았다. 시상식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서둘러 죽고 싶지는 않다.”며 “다음 목표는 우주로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08년부터 민간인을 우주에 실어나르기 위한 상업용 우주선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 영국의 사업가이자 탐험가 리처드 브랜슨을 언급하며 “아마도 브랜슨이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vielee@seoul.co.kr
  • ‘스튜어디스 꽃뱀’에 낚여버린 철부지 사업가

    “그렇게 청순하고 착한 여자가 조폭을 끼고 사기를 칠 줄이야 누가 짐작이나 했겠어요.다 복 없는 내 탓이죠,뭐” 중국 대륙에 늘씬하고 아리잠직한 모습의 스튜어디스(여승무원)와 결혼의 단꿈을 꾸다가 결혼은 고사하고 재산만 날리는 사기를 당한 한 젊은 사업가의 ‘억울한’ 사연으로 떠들썩하다. 중국 베이징(北京)에 사는 한 젊은 사업가는 모 항공사 여승무원과 결혼을 꿈꾸다 결혼도 하지 못하고 수억원 재산만 털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북경만보(北京晩報)가 27일 보도했다. 사기당한 장본인은 리(李)모씨.그는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경제적 여건이 비교적 탄탄한 IT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덕분에 전도양양한 젊은 경영인으로 꼽히고 있다. 사건은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됐다.리씨는 회사일로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로 출장가야 할 일이 생겼다.항공편으로 출장을 가기 위해 모 항공사의 비행기에 오른 그는 그만 숨이 멎어버리는 것 같았다. 비행기에서 만난 여승무원이 평소 생각하고 있던 이상형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긴 생머리,오똑한 콧날,갸름한 얼굴형,쭈욱 빠진 몸매….어느 한곳 나무랄 데가 없는 샤오웨이(小薇·가명)를 만난 것.게다 그녀는 성격까지 명랑하고 활달해 리씨를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아버렸다. 그가 샤오웨이에게 유머러스하게 대하자,그녀도 리씨에게 좋은 감정을 갖는 듯한 낌새를 보였다.이에 용기를 얻은 그는 샤오웨이에게 적극성을 띠며 돌진한 덕분에 서로 연락처를 교환하며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이후 리씨와 샤오웨이는 급속히 가까워지면서 시간이 날때마다 차를 마시거나 영화를 보거나,전화로 사랑의 밀어를 속삭였다.시간이 갈수록 좋은 감정은 상승작용을 일으켜 결혼 약속을 하기까지 이르렀다. 너무나 기분이 좋아진 리씨는 지난해말 크리스마스 선물로 110만 위안(약 1억 3200만원)짜리 메르세데스 벤츠 스포츠카를 구입해 샤오웨이에게 건넸다.특히 지난 3월에는 결혼 뒤 신혼생활을 염두에 두고 그녀의 명의로 500만위안(6억원) 상당의 아파트도 사들였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아파트를 구입한지 한달쯤 지난 4월초,두 사람의 사랑의 농도가 급격히 묽어졌다.급기야 ‘어여쁜 천사’였던 샤오웨이가 성격 차이를 들어 헤어질 것을 요구해온 것이다.이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리씨는 그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헤어지려면 아파트와 벤츠 스포츠카를 돌려달라고 했다. 하지만 샤오웨이의 생각은 달랐다.아파트와 스포츠카를 되돌려주려니 너무나 아까웠다.이 때문에 아파트와 스포츠카의 명의가 자기인 만큼 헤어지더라도 결코 돌려줄 수 없다고 주장하며 버텼다.그녀는 한편으로 고향 남자 친구인 조폭 왕강(王剛)에게 연락,이같은 사실에 대해 발쇠를 섰다.왕강은 곧장 자신의 휘하 조직원 7∼8명을 데리고 리씨 집으로 쳐들어갔다. 집에 도착한 이들은 다짜고짜 그의 멱살을 쥐고 흔들며 “스포츠카 열쇠와 집문서를 내놔라.”라며 욱대겼다.당황한 리씨는 “죽어도 못내놓겠다.”면서 완강히 버텼다.하지만 엄장 큰 조폭 7∼8명이 집안을 온통 난장판으로 만들며 행패를 부리자,끝내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이들 조폭은 리씨가 건네준 스포츠카 열쇠와 집문서를 챙기는 것은 물론,TV 받침대 밑에 숨겨둔 현금 4만 위안(480만원),차 속에 있던 현금 2만 8000만 위안(336만원)까지 몽땅 털어 유유히 사라졌다. 이에 화가 나 밤새 잠을 못이룬 리씨는 이튿날 아침 고대 베이징시 차오양(朝陽)구 공안(경찰)국에 신고했다.사건을 조사한 차오양 공안국은 지난 11월 26일 순이(順義)구 공항 메이란(美蘭)빌라에 은신하고 있던 샤오웨이와 왕강을 붙잡았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녹색공간] 생태주의로 본 ‘지방 문제’/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난 참여정부 들어오기 이전까지 지방 문제에 대해서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었다. 현대에서 일하던 시절 나에게 월급을 주던 공장들이 소재해있던 울산과 서산의 생태적 발전에 관한 고민을 약간 했었고, 정부에서 월급 받던 시절에 제주도와 강원도의 풍력발전을 지지했다. 그러나 진지하게 지방의 발전과 생존방안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참여정부는 그 어느 정부보다도 한꺼번에 많은 국책사업을 경기부양책으로 쏟아냈던 정부이고, 이 와중에서 환경단체는 지방발전의 적이라는 정식이 은연중에 성립된 것 같다. 한 가지 내가 동의하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먹고사는 1차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지역민들에게 1급 생태보존지역을 보존하는 것에 대해서 동의를 받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어느 수준의 타협이라는 것이 문제가 되지만, 결국은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할 수밖에 없다. 충분히 동의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생태주의자들은 지방의 자립과 독자적인 경제권 형성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행복한 문화권 형성에 대해서 생각보다 고민을 많이 한다.“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구호에도 동의한다. 몇 년 동안 환경운동의 현장에서 머물면서 느끼게 된 것이 하나가 있는데, 지금 우리나라 지방의 붕괴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이다. 뭐라고 말을 하든, 사람들은 빠르게 농촌지역에서 소도시로 이동하는 중이고, 이 사람들은 주로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 지역으로 이사가는 중이다. 지역의 특성화나 특정산업 육성 등 아마 책상 위에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정책은 다 동원된 듯한 3년간을 보냈지만, 지방의 몰락은 이제 걷잡을 수 없는 흐름처럼 강력해졌다. 정치권에서는 공급정책으로 급선회해서 할 수 있는 한 많이, 그리고 빨리 수도권의 주택 공급을 늘리기로 결정한 셈이지만, 이 과정에서 지방의 몰락은 이제 비가역적인 한계점을 지나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국민의 절반이 수도권에 사는데, 이 흐름대로라면 현재 결정된 주택공급이 추세대로 진행된 4~5년 후라면 인구의 4분의3이 수도권에 사는 아주 희한한 공화국이 되어버릴 것 같다. 그리고 지방에는 노인들만이 남아 황폐해버린 토지를 지키고 있는 어이없는 시스템이 되지 않을까? ‘국토의 효율적 이용’이라는 구호로 진행된 각종 국책사업이 한편으로는 지방에 사업비를 내려 보낸 것 같아 보이지만, 결국 고속철과 격자형 도로로 서울과 가까워진 지방에 남아있을 사람이 없어져버린 것이 현실이다. 1차적으로는 지방의 사업가와 공무원들이 지방의 집을 전세로 바꾸고, 서울에 집을 사는 일이 진행되는 중이고,2차적으로는 어떻게든 개발사업을 끌어들여 농지와 토지를 처분한 사람들이 보상비로 수도권으로 올라오는 일이 한참 진행 중이다. 자신의 독자적 권역을 가지고 있었던 부산과 대구와 같은 곳도 지금 스스로의 힘으로 버거워하는 것 같다. 서울과 물리적으로 가까워질수록 큰 곳이 작은 곳을 흡수하는 간단한 원리가 작용하지만, 규모가 전국적이다 보니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셈이다. 그렇다고 이미 놓은 철도와 도로를 없앨 수도 없다. 자, 어쩌면 좋을까? 과밀화된 수도권과 황폐해진 지방이 모두 생태적 재앙을 맞을 것인데, 이 힘을 정지시킨다는 것은 보통의 지혜로 될 일은 아니다. 이게 요즘 생태주의자들의 고민이다. 지금 국가적 논의를 한다면 인위적 정계개편이 아니라 이 ‘서울화’ 흐름을 어떻게 반전시킬지에 대해서 시급히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 방안이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이런 종류의 일이야말로 국민적 합의가 핵심이다. 더 늦기 전에 국민적 논의 테이블이 열렸으면 한다.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
  • “노래로 북한에 평화메시지 전하고파”

    “북한도 평화를 원할 겁니다. 북한에서도 세계평화를 위한 제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란계 미국인 의류사업가이자 평화운동가인 프레드 나시리(64)가 세계평화 메시지를 담은 데뷔 음반의 타이틀곡 ‘러브 시즈 노 컬러(Love Sees No Color)’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지난 9월부터 이집트 카이로, 이스라엘 예루살렘, 팔레스타인 베들레헴, 독일 베를린 등 세계 15개국을 개인 전용기로 방문, 뮤직비디오를 촬영중이며 한국은 8번째 방문국이다. 22일 임진각을 배경으로 뮤직비디오 촬영을 마친 그는 23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서도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오늘 오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북한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의 한국 영상에는 임진각, 태권도, 한복, 보신각종 등이 등장한다. 그는 “임진각·비무장지대 등에서 촬영하면서 북한측 다리가 폐쇄된 것을 봤는데 동족끼리 자유로이 방문할 수 없는 경계는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세계 공통어인 음악을 통해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는 그는 이날 다음 촬영지인 일본으로 떠났다.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주부의 눈으로 구정 꼼꼼하게 진단”

    “주부의 눈으로 구정 꼼꼼하게 진단”

    여성이다.4선인 그는 여성이면서 기초의회 재선 의장이 된 유일한 의원이기도 하다. 광진구청 간부들은 구청의 문제점을 콕콕 찍어내는 이 의장을 ‘족집게 의원´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 의장이 예리하게 문제점을 지적하는 힘의 원천은 ‘주부의 눈’‘어머니의 눈’으로 구정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초선 때는 어린이대공원에 상설 야외음악당을 옆에 두고 2000만원을 들여 구민노래자랑을 위한 임시무대를 설치한 것을 두고 구청 간부들을 몰아세웠다. 이 의장은 “개인 돈이라면 이렇게 낭비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결과 현재는 야외 음악당에서 행사가 열린다. 이 의장은 재산세 탄력세율 추가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의 세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다. 그러나 집행부는 반대하고 있다. 탄력세율을 적용하더라도 서민들에게 큰 도움이 안 되고 구 재정만 어렵게 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강북 지역에서 재정자립도가 높은 중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구청이 탄력세율 20%를 적용하고 있다. 광진구를 포함한 2개구는 10%를,5개구는 표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 의장은 10%를 15%로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이 의장은 이에 대해 “광진구가 잘 사는 동네도 아닌데 주민들이 다른 구에 비해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면서 “탄력세율 15%를 적용하면 구민들이 30억원 상당의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5기 의회의 특성은 ‘젊음과 전문성’”이라면서 “14명 의원 가운데 초선의원은 8명이고 이 가운데 7명은 사업가,1명은 행정학 박사로 연령은 10살쯤 낮아져 4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문성이 더해지고 젊어지면서 의원들의 의정활동이 더욱 활발해졌다고 자랑한다. 실제로 4기 때는 의회가 연평균 조례 1건을 개정 발의했는데, 지난 정기회에서만 4건의 조례가 발의·개정되기도 했다. 그는 투명한 의회가 되기 위해 구비를 지원하는 단체에 구 의원이 가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 의장은 “그동안 구비 보조금 단체가 구의원과 유착돼 더 많은 지원을 받는 사례가 있었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의장은 또 “4선 의원인데다 의장을 맡고 있어 주민들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아 부담도 된다.”면서 “작은 일이지만 도로포장, 하수관거 교체 등 주민들의 권익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의장은 마지막으로 “공영주차장 시설이 필요한데 내 집앞에는 안된다고 하는 등 주민을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보다 많은 구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예산을 편성하기 위해 동료의원들과 지혜를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 걸어온길 ▲ 서울시 새마을 부녀회장 ▲ 서울시 한강관리자문위원회 위원 ▲ 성동구청 자문위원 ▲ 성동구 여성단체협의회장 ▲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 ▲ 제2대 광진구의회 운영위원장 ▲ 제3대 광진구의회 의장 ▲ 제5대 광진구의회의장 글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공연리뷰] 서푼짜리 오페라

    [공연리뷰] 서푼짜리 오페라

    “어, 브레히트도 재밌네.” 올해 서거 50주기를 맞은 독일 극작가 베를톨트 브레히트는 현대 유럽연극의 거장으로 추앙받고 있다. 하지만 일반 관객에겐 줄곧 난해하고 지루하다는 오해(?)를 받아왔다.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중인 음악극 ‘서푼짜리 오페라’는 서사극이나 소외효과 같은 거창한 이론에 주눅든 관객의 어깨를 단번에 펴게 하는 작품이다. 브레히트의 신랄한 사회풍자와 쿠르드 바일의 흥겨운 음악이 절묘하게 맞물려 풍성한 연극적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서푼짜리 오페라’는 영국 존 게이의 ‘거지 오페라’(1728년)를 토대로 19세기 영국 런던 뒷골목에서 벌어지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꼬집는다. 걸인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악덕 사업가, 칼잡이 조폭 두목, 뇌물에 눈먼 경찰 등 과장되게 희화화시킨 인물들이 등장해 한바탕 소동극을 벌인다. 브레히트가 창단한 독일 베를린앙상블 출신의 연출가 홀거 테슈케는 원작의 시공간적 배경을 현대의 아시아 도시로 옮겨놓았다. 빈민가 다리 밑을 형상화한 세트에 서울 도심 고층건물과 고가도로를 배경영상으로 활용한 무대는 이질적인 듯하면서 묘한 조화를 이뤄낸다. 귀족들의 오페라에 반기를 들고 대중적인 오페라를 만들고자 했던 바일의 음악은 한정림의 편곡을 거치며 한층 흥겹고 유쾌한 리듬으로 변모해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다. 뮤지컬에 가까울 정도로 음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연극배우들이 부르는 아마추어적인 노래가 오히려 전체적인 극의 분위기에 더 잘 어울렸다. 오디션에서 선발된 16명의 배우들은 근래 보기 드물게 잘 짜인 앙상블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정형화된 몸짓과 말투로 칼잡이 두목 매키역을 훌륭하게 소화해 낸 지현준과 시종일관 대단한 에너지를 발휘한 폴리역의 김태희가 돋보였다.12월3일까지.(02)580-130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가수 이선희 사업가와 재혼

    가수 이선희(42)가 극비리에 재혼했다. 이선희는 19일 오전 팬카페를 통해 자신의 결혼 소식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카페 글에서 “최근 가족 친지들만 초대해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며 “이제서야 팬들에게 소식을 전하게 돼 죄송스럽고 쑥스럽다. 팬들에게 내가 직접 알리는 게 도리여서 팬카페에 글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어 배우자에 대해 “남편은 연예인이 아니기 때문에 사생활이 알려지는 걸 부담스러워했다.”며 “결혼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도 남편을 보호해주고 싶어서였다.”고 덧붙였다. 남편은 미국 LA와 서울을 오가며 사업을 하는 사업가로 두 사람은 5월 LA에서 개최된 ‘2006 할리우드볼 음악 대축제’에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달 초 서울의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함께 미국으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
  • 박경미의 수학콘서트/박경미 지음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자신이 세운 아카데미아의 정문에 ‘기하학을 모르는 자는 이 문으로 들어오지 말라’는 현판을 내걸었다. 플라톤은 수학자는 아니었지만 그의 저서 ‘국가’에서 인간이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본질적인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수학을 현실에서 유용하게 써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학이 영혼을 진리와 빛으로 이끌어 주는 학문이기 때문이라는 것.‘박경미의 수학콘서트’(박경미 지음, 동아시아 펴냄)는 이같은 인문학적 배경 지식과 더불어 수학적인 논리력과 분석력을 키워주는 책이다. 저자(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일상에 숨겨진 다양한 수학의 원리들을 마치 변주곡을 연주하듯 유려하게 풀어나간다.‘수학은 단순하다-에튀드’‘수학은 즐겁다-디베르티멘토’‘수학은 진화한다-랩소디’ 등 수학과 음악을 연계해 설명한 방식이 눈길을 끈다. 수에 담긴 종교적 의미와 미신을 다룬 항목도 흥미롭다.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은 13명이 식사를 하게 되면 비서를 참석시켜 13이라는 숫자를 피했고, 사업가 헨리 포드는 13일의 금요일에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사쿠라의 나라에서 이룬 ‘조센징’ 신화 - 백만장자 김대영

    사쿠라의 나라에서 이룬 ‘조센징’ 신화 - 백만장자 김대영

    글 최준 시인 · 사진 한찬호 사진작가 신화의 주인공 누군가의 표현대로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다. 가까이 있어 부대낌도 많았고 그 부대낌의 와중에 감정의 골도 깊어졌다. 주로 당해준 쪽이 우리였고 먼저 성가시게 군 쪽은 저쪽이었다. 이런 입장도 지극히 상대적인 것이어서, 두 나라는 과거사와 현재를 두고 말들도 많다. 물과 기름 사이가 이럴까. 그 티격태격 와중에도 우리 교포들은 차별과 멸시를 견디며 일본 사회의 일부를 형성해 왔다. 이들 중에는 일본으로 귀화한 현실파도 있고, 끝끝내 한국 국적을 고집하고 있는 민족파도 있다. 모두 나름의 이유가 있을 테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처절한(?) 민족파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50년을 일본에서 살았다. 끝끝내 일본인이 되지 않았다. 김대영. 재일교포 사회에서 ‘김대영’이라는 이름은 신화다. 신화의 시작은 일본강점기 말기인 194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화의 주인공은 열다섯 살 나이에 친구의 이름을 빌려 일본으로 밀입국한다. 일본에 가기 위해 일본 유학을 중도 포기한 친구의 학생증을 위조했다. 영문도 모른 채 자신의 학생증을 빌려주었던 친구는 오랜 뒤에 집을 한 채 선물로 받았다. 신화의 시작을 가능하게 해 주었던 것에 대한 답례였다. 신화의 주인공은 의지 못지않게 그를 뒷받침하는 재능도 있었던 모양이다. 천재는 말 그대로 하늘이 내린 재주이니 함부로 지칭하지 못하겠지만 우리의 주인공은 수재는 족히 되었던 모양이다. 독학과 고학으로 요코스카 중학과 요코하마 전문학교, 중앙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주인공의 말을 빌면, 이 모든 것이 운이 따라주어 가능한 일이었단다. 일본에서 살았던 50년 동안 실패를 몰랐다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운이라는 게 기껏해야 한두 번이지 장장 50년 세월을 운으로 버텼다는 주인공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건 ‘신화’를 ‘민담’ 수준으로 격하시키는 노릇이다. 운이라는 것도, 그러니까 어디까지나 ‘준비하는 자’ 혹은 ‘준비된 자’ 의 특권일 터이다. 천부적 감각의 사업가 수박 장사, 물비누 장사, 나무 장사와 커피숍 운영. 신화의 주인공이 일본에서 했던 장사다. 물론 그를 백만장자로 만든 파칭코 사업을 시작하기 전의 일들이다. 수박 장사, 물비누 장사, 나무 장사는 중앙대학교 법학과 재학 중에 했던 장사였다. 학생 장사꾼이었으니 생계유지와 학업을 위한 고학생의 고육책이었던 셈이다. 수박 노점상을 할 때 벌인 야쿠자들과의 담판과 문외한이었던 비누 제조 과정에서의 무수한 실패와 같은 여러 경험들은 사업 성공의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다. 이중에는 장사 와중에 가지게 된 자신감도 포함되어 있다. “어떤 일을 처음 시작할 때 특히 중요한 게 자신감이다. 자신감을 가진다면 그 일은 이미 반쯤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지금도 그는 자신감을 가장 중요한 성공 요소로 꼽는다. 일본이 패망하고 조국이 독립했다. 중앙대학교 법학과에 재학 중이던 그는 일본에서 해방을 맞았다. 절망과 침잠의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는 법관에의 꿈을 접는다. 귀화가 문제였다. 상황이 변했다. 해방을 계기로 일본에서 사법고시를 치르려면 일본 국적을 가져야만 했다. 그는 민족 차별을 하지 않았던 존경하는 대학 은사의 간절한 귀화 권유를 거부했다. 일본 생활에서 받은 차별과 설움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도 자존심과 오기가 귀화를 막았다. 법관을 포기한 그가 택한 길은 사업에서의 성공이었다. 성공한 한국인으로 오만하고 불손한 일본 사회에 본때를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처음 시작한 본격적인 사업이 커피숍이었다. 스물다섯 살 젊은 사장은 커피 리필 제도를 도쿄에서 처음으로 실시했다. 커피숍은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문을 연 지 4년 정도 되어 커피숍을 정리했다. 큰 돈이 손에 쥐어졌다. 남들은 대단한 성공이라며 부러워했지만 그는 아니었다. ”’코이’라는 물고기가 있다. 일본인들이 관상용으로 즐겨 기르는 이 물고기는 작은 어항에 넣어두면 5센티미터에서 8센티미터 정도밖에 자라지 않는다. 그러나 아주 큰 수족관이나 연못에 넣어 두면 15센티미터에서 25센티미터까지 자란다. 이 물고기를 강물에 방류하면 90센티미터에서 120센티미터까지 성장한다.” 그의 자전적 에세이집에 실려 있는 글이다. 꿈의 크기와 성공의 크기가 비례한다는 걸 말하기 위해 이 물고기를 예로 들었다. 이 같은 자신의 지론대로 그는 큰 꿈을 실천에 옮긴다. 파칭코 사업이었다. 이 사업으로 그는 백만장자가 되었다. 얼마 전에 사행성 성인오락 게임인 ‘바다이야기’ 파문이 우리 사회를 술렁였지만 그의 사업은 합법적인 사업이었다. 산케이신문,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등 일본의 중요 언론들이 “새로운 신화의 탄생”이니 “파칭코 업계의 돌풍”이니 하며 그의 성공을 대서특필했다. 그러나 그 성공의 주인공이 일본인이 아닌 ‘조센징 김대영’이라는 사실은 어느 매체도 보도하지 않았다. 일본에서의 성공은 그렇듯 주인공 없는 신화였다. 그 주인공이 ‘조센징’이었기에 일본은 신화만 남기고 주인공을 지웠다. 영원한 한국인 조센징 신화를 이룬 김대영 회장은 1989년에 영주 귀국한다. 부와 명예를 안겨주고 삶의 보람을 느끼게 해준 일본은 그러나 조국이 아니었다. 귀화하지 않고 한국 국적을 지닌 채 50년 동안 일본에서 걸어 온 길이 어떠했을까는 새삼 말할 필요도 없겠다. 그의 영주 귀국은 망망대해를 헤쳐 다니다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와 생을 마감하는 연어의 회귀와 다르지 않다. 10%의 믿음만 주어도 속이지 않고 배신하지 않던 일본인들. 그러나 100% 믿었던 동족의 배신으로 평생 없었던 실패를 고국에서 경험했던 아픈 과거를 그가 이야기한다. 일본 생활을 정리한 그가 한국에서의 마지막 사업으로 계획했던 게 골프장 경영이었다. 그러나 정직 우선의 사업 습관이 몸에 밴 그는 사술과 거짓이 난무하는 국내 사업의 실상을 깨닫는 데 너무도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다. 가장 믿었던 측근들에게 사기당하고 배신당했다. 을지로 입구에 있는 커피숍에서 듣는 사람이 오히려 화나는 슬픈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50년 만에 돌아온 조국을 원망하지 않았고 자신을 배신한 사람들을 미워하지도 않았다. 여든 인생은 거저 지나온 시간이 아니었다. 이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아우르는 넉넉함이 있었고 인생을 열심히 산 사람만이 가질 수 있을 내면의 여유가 있었다. 그를 만나러 가던 내 가방에는 《지금도 내 가슴엔 무궁화꽃이 핀다》라는 제목의 책 한 권이 들어 있었다. 그가 자신의 지난 삶을 손수 정리해 발간했다. 유언과 같은 한마디라고 스스로 밝힌, 만나기 직전에야 다 읽은 그의 책 서문에 씌어 있는 한마디 말로 신화를 마무리하자. “그대는 인생을 사랑하는가. 그렇다면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그대는 자신을 사랑하는가. 그렇다면 좌절하더라도 포기하지는 말라.”       월간 <삶과꿈> 2006.11 구독문의:02-319-3791
  • “자고나면 억~ 억~” 부동산 재테크 배우기 광풍

    “죄송하지만 낮 강의는 인원이 넘쳐 마감입니다. 저녁 강의는 어떠세요.”15일 오후 10시쯤 서울 서초동 상업지구에 있는 한 부동산 전문학원.4일간의 무료 부동산 특강을 마련했는데 예약 전화가 쇄도해 상담원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다. 같은 시간 40여명이 오밀조밀 모인 3층 강의실에서는 강의가 한창이다. 대부분 직장인과 자영업자다. 학원측은 “부동산 열풍으로 여름에 비해 신청자가 두 배나 늘었다.”면서 “주부 등이 많은 낮 무료강좌는 며칠 전부터 서둘러야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전문학원 여름보다 신청자 2배 집값이 폭등하면서 서민들이 앞을 다퉈 부동산 재테크 학습현장으로 몰리고 있다. 기존 학원에 더해 대학 사회교육원, 백화점 문화센터까지 부동산 강좌를 잇따라 개설하고 있지만 수강 신청을 모두 수용하지 못할 정도다. “남들은 돈 벌었다는데 앉아서 신세 한탄만 하고 있을 순 없잖아요. 배워서라도 준비해야지요.” 연봉 3000만원 수준의 중소기업 회사원 김모(30)씨는 신문광고를 보고 특강을 찾았다. 경기도 남양주시 직장에서 1시간 20분을 달려와 난생 처음으로 부동산 강의란 걸 듣게 됐다.“3년 전 결혼해 두 살짜리 아들과 아내와 함께 서울 면목동 부모님 집에 얹혀서 살고 있는데 앞으로가 너무 불안해요.”김씨는 무주택자 딱지를 떼기 위해 적금 2000만원에 전세를 끼고 대출을 받아 7000만원짜리 재개발지역 주택을 구입하려고 계획 중이다. “투기꾼들 아니에요. 답답해서 왔어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온 전임석(39·은행원)씨는 현재의 26평짜리 아파트를 30평대로 늘려 이사하는 게 목표다. 아이를 위해 학군이 좋다는 인근 목동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이미 두 지역간 가격차는 전씨가 감당할 수준이 아니다.“아파트 값이 올라 부자 됐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더 늦기 전에 공부를 해야겠다는 위기의식이 들었습니다. 수강료가 얼마가 드는지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두달짜리 부동산 과정을 운영 중인 K부동산 학원은 즐거운 비명이다.10차례 강의당 55만원의 적지 않은 수업료를 받지만 최근 정원 40명이 모두 사전예약으로 마감됐고 그보다 2주 후에 있는 강의도 이미 정원의 3분의2가 찼다. ●‘족집게 과외´·‘성급한 투자´ 조심해야 목 좋은 곳을 고르는 현장 강좌도 인기다. 전문가와 버스를 타고 다니며 아파트 등의 투자가치와 땅 보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다. 학원 관계자는 “참가비 5만원에 전세버스를 대절해 평일 아침 함께 출발하는데도 인원이 넘쳐 못 받을 정도”라면서 “사업가, 월차를 낸 직장인, 주부 등 구성원이 다양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강사들도 상종가다.‘집중특강’‘일대일 강의’‘전화강의’ 등 형식도 다양하다. 한 강사는 “단기강의는 시간당 30만원, 일대일 강의는 시간당 20만원, 전화강의는 30분에 10만원 정도가 기본”이라면서 “하지만 신문·방송 노출이 많은 특급 강사는 요즘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른바 ‘족집게 과외’는 조심하라고 말한다. 한국부동산칼리지 김진현 원장은 “전문가에 기대는 초보투자가일수록 ‘대박’ 터지는 자리가 어딘지 등 구체적인 장소를 짚어달라는 일이 많은데 이는 아주 위험한 태도”라면서 “다른 사람의 눈에만 의지하는 경우 대부분 묻지마 투자로 이어질 수 있고 자칫 사기를 당하기도 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급한 자세’가 부동산 투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이재훈 윤설영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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