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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광모의 ‘뉴LG’...형식 벗고 미래사업·실용으로 거듭나다

    구광모의 ‘뉴LG’...형식 벗고 미래사업·실용으로 거듭나다

    “사업 모델과 방식 등의 근본적인 혁신, 더 빠르게 실행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혁신해야 합니다.”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해 9월 처음 사장단 워크숍을 주재하며 계열사 사장들에게 던진 주문이다. 29일로 취임 2주년을 맞는 구 회장은 자신이 강조했던 ‘빠른 혁신’을 실용주의 경영, 고객 가치 극대화, 사업 포트폴리오의 선택과 집중으로 실천하며 ‘뉴LG’로의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구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자신의 직함을 회장 대신 대표로 불러 달라고 당부한 것을 시작으로 격식, 형식을 걷어낸 실용주의 문화를 조직 곳곳에 심어 나가고 있다. 2018년 6월 취임식은 아예 생략했고 올 초 신년 시무식은 행사 대신 온라인 동영상으로 전 세계 임직원 25만명과 친밀하게 소통했다.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진행해 온 사업보고회는 하반기 1회로 축소하고 분기별로 400여명이 참여하는 임원 세미나는 월별 100여명이 참석하는 LG포럼으로 간소화했다. 실무자들의 불필요한 업무 부담을 줄이고 늘어나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합친 말) 직원들에게 맞게 신속한 의사 결정이 이뤄지는 민첩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한 노력이다. 일각에서는 만 40세에 4세 경영 시대를 연 젊은 총수로 조직력을 더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LG의 한 임원은 “사업과 기술이 과거와 달리 다양화되고 기술 개발 속도도 급변하기 때문에 더이상 과거와 같은 제왕적 리더십은 통하지 않는다”며 “각 계열사 자율경영,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면서 구 회장은 고객 가치 제고를 실천할 수 있는 큰 로드맵을 그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구 회장은 이공계 연구개발 인재를 초청하는 ‘LG 테크 컨퍼런스’에 직접 참여하고 각 계열사에서 추천한 젊은 직원들로 이뤄진 미래사업가 모임 등 LG의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들과 만나는 자리는 빠지지 않고 참석하며 구성원들과의 소통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이런 기조에 따라 구 회장은 시장성이 없는 사업은 발빠르게 쳐내고 전기차 배터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장 부품, 로봇 등 미래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사업 분야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사업 재편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LG화학이 GM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반면, 경쟁력을 잃은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사업을 매각하는 것이 대표적 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 TV 등 가전을 둘러싼 LG전자와 삼성전자 간 갈등 등을 두고 재계에서는 과거 구본무 회장과 비교했을 때 구 회장 체제 들어 회사 사업에 차질이 우려되면 다른 기업에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LG 측은 “구 회장이 기술이나 지적재산권을 중요시하는 건 맞지만 각 계열사에서 진행되는 소송은 각 사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구 회장의 기조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옛 소련 과학원에서 탄생한 게임 ‘테트리스’

    옛 소련 과학원에서 탄생한 게임 ‘테트리스’

    가끔 어떤 성공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우리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게임인 테트리스의 시작 역시 한 엔지니어의 아이디어와 재미있는 실험에서 출발했다. 테트리스는 옛 소련과학원(현 러시아 과학원)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던 알렉세이 파지노프는 어느날 새로운 타입의 컴퓨터 Electronika 60를 테스트하고 있었다. 그는 성능 테스트를 위해 어린시절 좋아했던 사각형 조각 맞추기 퍼즐인 ‘펜토미노(Pentomino) 퍼즐’에 착안한 인터넷 퍼즐 게임을 개발했다. 컴퓨터 성능 테스트와 동시에 게임은 재미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1984년 6월 6일 테트리스의 시작이다.테트리스는 사각형 4개로 이뤄진 7종의 ‘테트로미노(tetromino)’를 차곡차곡 쌓는 게임이다. 원래 펜토미노는 사각형 5개로 이루어진 12종의 모양으로, 그는 이를 7개로 줄여 단순화했다. 공간이 도형으로 금새 가득차 한 줄이 빈틈없이 완성되면 사라지게 하는 방식을 도입해 테트리스가 탄생했다. 테트리스는 숫자 4를 뜻하는 그리스어 어근 ‘테트라(tetra)’와 파지노프가 즐기던 ‘테니스’를 합쳐서 만들었다. 하지만 당시 냉전시대 소련의 과학원에서 게임을 개발하는 일은 주목받지 못했다. 테트리스는 괴짜의 별난 컴퓨터 테스트 프로그램으로 남는듯 했다. 하지만 중독성 강한 게임은 Electronika 60를 사용하는 프로그래머들 사이에서 테트리스가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게임은 플로필 디스크 등에 담겨 공유되기 시작했다.1988년 영국과 미국에서 PC용으로 테트리스가 출시됐고, 그후 1989년 일본 닌텐도사에서 닌텐도용 테트리스를 출시한다. 닌텐도 ‘패미컴’용 테트리스는 이미 인기를 얻고 있었지만 일본에 거주 중이던 비디오게임 개발자이자 사업가였던 헹크 로저스는 테트리스가 닌텐도 ‘게임보이’를 위한 완벽한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모스크바로 파지노프를 만나러 간다. 두 사람은 사업 이야기를 나눔과 동시에 친구가 된다. 당시 게임보이 버전 테트리스는 약 3500만 개가 팔려나갔다. 사회주의 국가인 소련에서 사업에 한계를 느낀 파지노프는 1991년 헹크 로저스의 도움으로 모스크바를 떠나 미국 시애틀로 향하고 1996년 두 사람은 테트리스 컴퍼니를 설립한다. 테트리스는 게임계의 스테디셀러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테트리스 탄생 35주년이었던 지난 2019년에는 99명이 동시에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온라인 멀티플레이어 버전 ‘테트리스99’을 선보였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영국 지선우’에게 반했다면, 이 영드를 추천합니다

    ‘영국 지선우’에게 반했다면, 이 영드를 추천합니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 원작 BBC ‘닥터포스터’를 본 사람이라면 ‘영국 지선우’ 배우 슈란느 존스의 연기력에도 푹 빠질만 하다. 두 시즌동안 ‘미친 연기력’을 선보이며 긴장감 넘치게 극을 끌고 간 존스는 영국 아카데미 텔레비전상 여우주연상, 내셔널 텔레비전 어워즈 드라마 연기상을 수상한 정상급 배우다. ‘영국 지선우’의 매력을 재발견 할 만한, BBC아메리카가 꼽은 존스의 대표작을 살펴봤다. ●150년 전 여성 사업가 ‘젠틀맨 잭’ 150년 전 실존했던 여성 사업가 앤 리스터(1971~1840)의 생애를 다룬 BBC 8부작 ‘젠틀맨 잭’(2019)에서 슈란느 존스는 주인공 앤 리스터 역을 맡았다. 요크셔의 유복한 집안에서 자라 근대적 레즈비언’으로 불린 앤은 방대한 양의 일기에 일상과 로맨스를 자세히 쓴 것으로도 유명하다. 리스터는 남성의 일으로 여겨진 부동산 관리인으로서 뿐 아니라, 당시로선 상상할 수 없는 동성과의 관계를 맺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영국 상류층의 삶 다룬 ‘베니티 페어’ 2018년 영국 ITV에서 방영된 7부작 시리즈. 영화와 드라마로 수차례 리메이크 된 윌리엄 메이피스 태커레이의 1848년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상류층으로 올라가려는 베키 샤프(올리비아 쿡 분)를 중심으로 19세기 영국 상류층의 허영과 위선적인 인간상을 풍자한다. 슈란느 존스는 베키가 다니는 기숙 학교 교장 미스 핑커튼으로, 속물적이면서 냉정한 모습을 보여준다. ●여성 형사들 활약 보여준 ‘스콧 앤 베일리’ ‘스콧 앤 베일리’(Scott & Bailey)는 2011~2016년 5시즌 동안 사랑받은 영국 드라마다. 슈란느 존스는 ‘경력단절녀’ 스콧 형사(레슬리 샤프 분)과 함께 사건을 해결해 가는 레이첼 베일리 형사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은 가상의 맨체스터 경찰 신디케이트 나인 중대 사건 팀(MIT)의 구성원으로 야심차고 유능한 여형사들이다. 시리즈는 두 사람의 사생활에도 초점을 맞춘다. 베일리는 그러나 사생활 때문에 일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30대 초반의 우여곡절을 보여주기도 한다. ●‘닥터 후’ 속 휴머노이드 이드리스 1963년부터 이어진 BBC의 인기 SF시리즈 ‘닥터 후’에도 슈란느 존스가 등장한다. 2011년 방영된 뉴시즌6 ‘닥터의 아내’편에 출연한 존스는 소행성에 살고있는 휴머노이드 종족 이드리스로, 하우스라고 불리는 악의 실체에 의해 조종된다. ‘닥터 후’의 팬들이라면 스쳐 지나갔을 그의 ‘로봇’ 연기도 색다른 볼거리. 뉴시즌 6 최고의 에피소드로 손꼽히기도 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씨줄날줄] 정치권의 짝사랑 애사(哀史)/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정치권의 짝사랑 애사(哀史)/박록삼 논설위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비례대표 초선 의원들과 한 오찬 간담회에서 당의 ‘차기 대선후보’로 외식사업가이자 방송인인 백종원(54)씨를 언급했다. 당 안팎에서 이를 허투루 듣거나 농담으로 치부하지 않았다. TV에서 보여 준 요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실력, 영세식당주들에게 외식사업가로서 다진 경험의 아낌없는 전수, 누구와도 친근하게 소통하는 능력, 서글서글한 눈빛의 후덕한 이미지 등은 백씨의 대중적 이미지를 높였고, 급기야 야당 비대위원장의 입에서 ‘대선후보로도 괜찮지 않겠냐’는 발언이 나오기에 이른 것이다. 백씨는 즉각 정색하며 “정치를 하는 건 꿈도 꿔 본 적 없다”고 했다. 통합당의 짝사랑으로 끝난 것이다. 누군가는 김 비대위원장이 현실성 떨어지는 인물을 언급한 이유가 본인이 대선후보로 직접 뛰고자 군불을 때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차기 주자를 자처한 한 정치인은 “그 정도로 소통을 잘하는 인물이 되고 분발하라는 취지의 주문”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분명한 사실은 하나다. 통합당이 미래의 비전과 과제를 담아 내놓을 만한 대표 정치인이 내부에 부재하거나 불임(不姙)정당의 우려를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생뚱맞은 영입 시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1대 총선을 겨냥해 자유한국당(통합당의 전신)은 야구선수 출신 ‘코리안 특급’ 박찬호(47), ‘피겨 여왕’ 김연아(30), ‘국민의사’인 외상전문의 이국종(51) 등을 호출했다. 대중적 인기가 있는 인물을 앞세워 당의 부족한 가치와 실력을 메워 보려는 시도였다. 일언지하에 거절됐음은 당연하다. 김 비대위원장은 2016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를 맡았을 때도 박찬호를 민주당 총선 후보로 영입하려 한 적이 있다. 자유한국당은 2018년에 비대위를 꾸리며 위원장으로 철학자 김용옥(72)과 장편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작가 김진명(62)을 위원장으로 모시려 했다. 야당은 최근 10년 동안 비대위만 8차례를 꾸리는 등 내부 인재난을 겪었기에 ‘봉숭아 학당’과 같은 코미디가 이처럼 수시로 연출되곤 했다. 물론 정치란 것이 직업 정당인이나 행정관료, 법조인, 언론인 등의 전유물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여러 계급·계층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이것이 법과 제도의 변화로 이어지려면 다양한 출신의 정치인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예컨대 청소부 출신 국회의원, 아파트경비원 출신 국회의원, 대학생 출신 국회의원, 사회복지사 출신 국회의원, 현직 교사 출신 국회의원 등을 통해 풍성한 정치, 생활정치의 기반이 확대될 수 있다. 정치권이 당락만을 따지며 오직 명성과 인기만을 좇는다는 것은 문제다. youngtan@seoul.co.kr
  • 당신도 은퇴하면 임계장? 잡초처럼 잘리는 인생 2막

    당신도 은퇴하면 임계장? 잡초처럼 잘리는 인생 2막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단지 경비원 김준호(63·가명)씨 일과는 오전 5시 50분쯤 시작된다. 다음날 오전 6시까지 24시간 꼬박 근무하고 다음날 하루 쉰다. 이렇게 격일제로 근무해 받는 월급은 실수령액 기준 198만원 남짓. 휴가는 1년에 하루씩 생긴다. 그 이상을 쉬고 싶으면 대체 인력 일당인 13만원을 월급에서 공제해야 한다. 하루만 쉬어도 월급의 6.5%가 날아가니 휴가는 언감생심이다. 김씨는 “어디 아프려면 휴무날에 아파야 한다”면서 웃었다. 그도 한때는 ‘사업가’였다. 각종 쇠붙이를 가공해 납품하는 대기업 하청업체를 20년 가까이 운영하다가 한순간 사기를 당했다. 가족에게 짐이 되기 싫어 지난해 재취업을 결심했지만 평생 쇠붙이만 알던 김씨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송파구의 한 민간어린이집 조리사인 조성은(가명·60·여)씨도 결혼 전에는 국내 유명 백화점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베테랑’ 매장관리자였다. 하루에 4~5시간씩 주5일 일하고 매달 받는 돈은 약 89만원. 왕년 월급의 3분의1밖에 안 된다. ‘누구나 결국은 비정규직이 된다’를 쓴 나카자와 쇼고(전직 언론인)는 자신의 책에서 “고령자는 기업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만큼 (이직이나 재취업을 위해) 들여야 할 수고가 청년에 비해 몇 배다. 노력해도 보상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고령자는 밭(노동시장)에 난 잡초다. 방해만 되니까 베어서 버린다”고 현실을 차갑게 고발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국내 취업자 약 2693만명 중 만 60세 이상 취업자는 512만 1000명(19.0%)이다. 만 60세 이상 전체 인구 1187만 5000명의 약 43.1%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디서 일하고 있을까.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만 50~59세 임금근로자의 35.5%, 60세 이상 임금근로자의 71.6%가 비정규직이다. 일하는 노인의 대부분은 저임금을 받는 단순 노무직에 종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계장’(임시 계약직 노인장)이라는 자조 섞인 신조어가 화제가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66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OECD 국가 평균치인 17.8%를 훌쩍 뛰어넘는 43.8%다. 압도적 1위다. 상당수의 노인 근로자들이 평생을 몸담아 온 분야의 경력을 살리기는커녕 언제 대체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일자리를 움켜쥔 채 빈곤에 시달리거나 ‘갑질’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김씨는 “매달 관리비에서 월급이 나오다 보니 하인 부리듯 하는 주민들도 종종 있다”면서 “갑질을 당하면 그냥 때려치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언제 다른 곳에 경비원 자리가 날지 모르는 데다 자발적 사직을 하면 실업급여를 받지 못해 참는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조씨도 “중장년층 일자리는 정식으로 채용 공고를 내기보다 지인 소개나 고용주 추천으로 검증을 받아야 다음 일자리가 연결되는 형태”라면서 “유난스러운 사람으로 한번 소문나면 소개가 끊기기 때문에 최대한 잡음이 안 나게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적 불안정과 불안한 근무 여건은 우울증으로도 이어진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2020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18년 연령대별 자살률(인구 10만명당 명)은 80세 이상(69.8명), 70대(48.9명), 60대(32.9명), 50대(33.4명) 순서로 높았다. 칠레와 멕시코를 제외한 OECD 회원국 자살률에서도 우리나라는 70대와 80세 이상 연령층에서 1위를 차지했다. 노동시장 사각지대에서 ‘노인 비극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퇴직 후 경력이 단절돼 비연속적으로 일을 지속하는 집단의 비율은 한국(18.41%), 미국(11.58%), 독일(10.96%) 순서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고령 노동자들의 은퇴 전에 이미 재취업 조치가 정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 교수는 “단순히 보조금을 뿌려서 노인일자리를 일시적으로 늘리기보다 평생 해 온 직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종 개발을 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재량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도 “고령 노동자가 본래 직장에서 이탈하는 것을 늦추고 경력을 살려 연착륙할 수 있게 하려면 임금을 낮추거나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데, 전자는 임금피크제 도입 등의 조치가 취해지는 반면 후자에 대한 투자는 부족하다”면서 “국가가 개입해 생애 주기별 직무역량 지원 등 노인 일자리 생태계를 튼튼하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생 2모작을 ‘고민할 수 있는’ 고령자와 불안정한 고용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생계형 고령자를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혜지 서울여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은퇴 시점과 그 후를 잇는 가교적 일자리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노동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라면서 “기초연금, 국민연금 등 노후소득만으로도 생계가 보장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보장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첫 여성 의용소방대연합회 회장 “기념일 제정 추진”

    첫 여성 의용소방대연합회 회장 “기념일 제정 추진”

    “의용소방대 기념일 제정을 제일 먼저 추진하겠습니다.” 24일 임기를 시작하는 김미경(55)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전국연합회) 신임 회장은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특별한 대가 없이 지역공동체 안전을 위해 힘쓰는 전국 의용소방대원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동기 부여를 하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2018년 11월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월 19일을 의용소방대의 날로 제정하자며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아무런 논의 없이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3월 19일은 의용소방대가 법령에 규정된 날인 3월 11일과 소방 긴급전화번호인 119를 조합한 날짜다. 김 회장은 전국연합회가 출범한 1984년 이후 첫 여성 회장이다. 그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강한 자는 누르고 약한 자는 보듬겠다”면서 “전국 대원들과의 연대와 협력을 강화해 대형 재난 발생 시 소방활동은 물론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역사회의 안전 향상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지금도 강원 고성 산불 등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 의용소방대원들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소방관 등과 함께 잔불 정리에 나선다. 그는 “직접 화마와 싸우지는 못해도 소방관들에게 힘을 싣기 위한 일들을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용소방대는 구한말인 1884년 개항장의 일본인 거류지를 중심으로 민간인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봉사단체다. 현재는 소방법에 의한 법정단체로 등록돼 있다. 전국연합회는 1984년 각 지역 의용소방대 본부가 모여 출범했다. 서울·부산·광주 등 전국 18개 본부가 운영되고 있으며 본부마다 남녀 한 명씩 두 명의 공동회장을 두고 있다. 전국연합회장은 이들이 모여 선출한다. 사업가 출신인 김 회장은 2015년 처음으로 의용소방대 활동을 시작했고, 2016년부터 4년간 서울시 의용소방대연합회 여성 회장을 맡아 활동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전국 18개 본부 아래 3883개의 의용소방대에서 민간인 자원봉사자 9만 5276명이 활동한다. 이 중 여성은 40.6%(3만 8723명)이다. 김 회장은 “100년이 넘는 오랜 봉사 조직으로서 의용소방대의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극단 택한’ 억만장자 빙 vs 존경 속 떠난 슈마허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극단 택한’ 억만장자 빙 vs 존경 속 떠난 슈마허

    영국 여배우 엘리자베스 헐리(55)의 전 남편이자 거물 영화 제작자이며 자선사업가인 스티브 빙이 극단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가 전했다. 뉴욕 부동산 거물 레오 빙의 손자이며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도 막역했고 미국 민주당에 정치자금을 많이 건넸던 빙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고층 건물인 센추리 시티 27층에서 몸을 던져 삶을 마감했다. 향년 55세. LA 경찰청 대변인은 이날 오후 1시쯤 50대 남성이 숨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고만 밝히고 신원 등을 일체 밝히지 않았는데 DMZ 닷컴 등이 헐리와 아들을 낳고 헤어진 빙이라고 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다음날 트위터에 추모의 글을 올렸다. 특히 고인은 2009년 전 대통령 자격으로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 기자 둘을 귀국시키는 데 필요하다는 클린턴의 말에 선뜻 1000만 달러를 내놓았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언론에 그다지 얼굴을 잘 내밀지 않았던 고인은 열여덟 살에 6억 달러(약 7215억원) 재산을 물려받았다. 하버드 대학 웨스트레이크를 졸업해 스탠퍼드 대학원에 진학했으나 중퇴하고 영화제작 일에 뛰어들었다. 팔다리가 무척 길고 은발 머리에 키가 194㎝나 됐다. 늘 청바지에 피트니스 센터에서나 신는 운동화를 신고 다녔다. 그는 두 차례 친생자 소송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한 번은 헐리가 자신의 아들을 가졌다고 주장하자 DNA 테스트를 받도록 강제하는 소송이었다. 다른 건은 억만장자 커크 커코리언이 악명 높은 충복 앤서니 펠리카노를 시켜 쓰레기통에서 치실을 훔쳤다며 커코리언을 사생활 침해로 고소한 것이었다. 커코리언은 전 부인이자 테니스 선수 출신 리사 본더가 낳은 아이 키라가 빙의 소생임을 증명하겠다면서 그의 치실을 손에 넣으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법원은 헐리의 아들 대미언이 빙의 아들이 맞다고 판결했는데 지난 4월 열여덟 번째 생일을 맞았다. 헐리와 대미언 모두 황망하기 이를 데 없다는 반응을 소셜미디어에 내놓았다고 BBC는 전했다. 할아버지 레오 때부터 자선사업으로 이름을 떨쳤다. LA 카운티 미술관 레오 S 빙 극장 등 캘리포니아주 전역에 많은 미술관과 콘서트홀에 이름을 새겼다. 아버지 피터는 존슨 대통령 때 백악관 공중보건 일을 한 뒤 LA로 이주해 왔다. 빙 본인은 브래드 피트와도 친구로 지냈으며 나중에 영화 일 때문에 소송으로 다투는 숀 펜과도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수 제리 리 루이스를 흠모해 그의 스튜디오 복귀를 재정적으로 도왔으며 앨범 ‘로큰롤 타임’을 베테랑 세션 드러머 짐 켈트너와 함께 프로듀스했다. 또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롤링스톤 다큐멘터리 ‘샤인 어 라이트’를 제작했다. 대학을 마치기 전 첫 영화 시나리오 ‘대특명(Missing in Action)’을 베테랑 시트콤 작가 아서 실버와 함께 준비하기도 했는데 나중에 영화는 척 노리스 주연으로 제작돼 속편이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저드 넬슨 주연의 에로틱 스릴러 ‘Every Breath’를 첫 연출했지만 개봉관에 걸리지 않고 곧바로 비디오로 출시됐다. 본인이 직접 프로덕션 회사 샹그릴라 엔터테인먼트를 차려 2000년 여러 작품을 제작했는데 실베스터 스탤론 주연의 ‘Get Carter’, 빌 머리의 코미디 ‘Rock the Kasbah’ 등이다. 2004년 톰 행크스 주연 ‘폴라익스프레스’에 8000만 달러를 대기도 했다.공교롭게도 이날 영화 ‘배트맨’ 시리즈 두 편과 ‘로스트 보이즈’, ‘세인트 엘모의 열정’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한 할리우드 감독 조엘 슈마허가 8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대리인은 성명을 통해 1년여의 암 투병 끝에 조용히 숨을 거뒀다고 일간 가디언과 AP통신 등이 전했다. 뉴욕의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졸업한 슈마허 감독은 1985년 작 ‘세인트 엘모의 열정’과 흡혈귀 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룬 ‘로스트 보이즈’로 명성을 얻었다. 1993년에는 마이클 더글러스 주연의 ‘폴링 다운’으로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그 뒤 코미디 장르를 벗어나 ‘배트맨 포에버’, ‘배트맨과 로빈’을 비롯해 뮤지컬 작곡가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오페라의 유령’을 연출해 화제를 불러모았다. 가장 최근에는 넷플릭스에서 ‘하우스 오브 카드’ 제작에도 참여했다. 슈마허 감독은 과거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혼자 남겨진 난 영화를 보며 자라났고 그런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을 뿐이었다”면서 “내가 꿈꾼 것보다 더 큰 꿈을 이뤘다”고 자신의 영화인생을 돌아봤다. 영화계에서는 안타깝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영화 ‘오페라의 유령’의 여주인공 크리스틴을 연기했던 에미 로섬은 트위터에 “별세 소식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그는 하나의 힘이자, 특별함이었고, 창의적이었으며, 강렬하고, 열정적이었다. 내 삶의 큰 부분에 기여한 사람”이라고 애도했다. ‘로스트 보이스’의 주인공 코리 펠드만도 “조엘, 당신은 아름다운 영혼이었고, 당신을 영원히 그리워할 것”이라고 트윗을 날렸고, 할리우드 배우 벤 스틸러도 “우리를 영화관으로 이끌었던 영화를 만든 사람”이라고 애석해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내 나이가 어때서?…이 나이에 ‘임계장’ 밖에 할 게 더 있수? [아무이슈]

    내 나이가 어때서?…이 나이에 ‘임계장’ 밖에 할 게 더 있수? [아무이슈]

    격일로 밤샘근무 한달 쥔 돈 198만원男 경비·운전기사, 女 주방보조·청소로 “경력 살려라? 젊은 사장들이 뽑아주나갑질 당하면 때려치워? 업계 소문난다” 불안한 노후, 빈곤과 우울증 등 악순환“보조금보다 맞춤형 직무능력 지원을”“나이 50~60 넘은 우리 같은 사람들이 다시 일자리 구하려면 뭐가 있겠어요. 남자는 경비원 아니면 운전기사, 여자는 주방 보조 아니면 청소예요. 그나마도 건강하지 못하면 엄두도 못내니까 나처럼 사지 멀쩡한 게 재산이지.”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단지 경비원 김준호(가명·63)씨의 하루 일과는 오전 5시 50분쯤 시작된다. 전날 근무조였던 동료와 업무 인수인계를 한 뒤 단지를 돌면서 아침 청소를 하고 출근하는 주민들의 출차를 돕다보면 어느새 해가 중천이다. 낮 12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는 점심시간, 오후 6시~7시 30분 석식시간, 오후 11시~오전 5시 수면시간으로 각각 정해져있지만 사실상 지켜지는 일은 드물다. 휴식 중에라도 주민 요구가 있으면 도와야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택배를 맡아주거나 주차 관리, 분리수거 및 음식물 쓰레기 배출 관리를 하고 방문객을 확인하는 일 등이 모두 김씨의 업무다. “하루 쉬면 13만원 날려… 아파도 휴일에 아파야” 오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24시간을 꼬박 근무하면 하루를 쉬는 격일제로 근무한다. 월급은 실수령액 기준 198만원 남짓이다. 휴가는 1년에 하루씩 생긴다. 그 이상을 쉬고 싶으면 대체 인력의 일당인 13만원을 김씨의 월급에서 공제해야 한다. 하루만 쉬어도 월급의 6.5%가 날아가는 셈이다보니 휴가는 언감생심이다. 김씨는 “어디 아프려면 휴무날에 아파야 한다”면서 웃었다. 김씨도 왕년에는 어엿한 사업가였다. 경기도 시흥에서 약 20년 동안 각종 쇠붙이를 가공해 납품하는 대기업 하청업체를 운영했다. 외환위기(IMF)로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할 때도 김씨의 회사는 외려 몸집을 키웠다. 한때는 직원만 24명에 달했다. 하지만 사기를 당하면서 2015년 사업을 접었다. 한동안 경제활동을 손에서 놓고 방황하던 김씨는 지난해 셋째 딸의 결혼을 계기로 더이상 가족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재취업을 결심했다. 하지만 평생 기계만 알고 살던 김씨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김씨는 “불경기인데다 노인네가 직원으로 입사하기는 불가능”이라면서 “기업 구매팀 직원들이 이미 아들뻘이다보니 업계에 진입해도 거래처 뚫기조차 어려울 것 같아 단념했다”고 말했다.“20년 베테랑 판매직도 경단녀에겐 기회도 없더라” 송파구의 한 민간어린이집 조리사로 근무 중인 조성은(가명·60·여)씨도 결혼 전에는 국내 유명 백화점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베테랑’ 매장관리직 사원이었다. 1997년 일을 그만둘 때는 상사가 다른 점포에 자리를 마련했다며 붙잡을 정도로 능력도 인정받았다. 퇴직 직전 월급이 당시 돈으로 약 240만원이었다. 사내 노조가 처음 설립되면서 노조부위원장만 세차례나 맡아 여직원들도 남직원들과 동일하게 승진 및 임금체계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사규를 바꾸기도 했다. 결혼하면서 퇴사해 아이를 낳고 가정주부로 지내다 아들이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지난해 재취업시장에 뛰어든 조씨는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직장인으로서 매일 출퇴근을 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고 싶은 욕구가 컸다”고 말했다. 오전 9시까지 어린이집으로 출근해 아이들을 위한 간단한 아침식사와 간식, 점심식사를 차례로 준비하고 설거지까지 마치면 오후 1시가 조금 넘는다. 4시간 근무하면 법정 휴게시간이 30분이라고 하지만 그것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주 5일 하루에 4~5시간씩 일하고 매달 조씨 손에 들어오는 돈은 약 89만원이다. 조씨는 “백화점 근무 경력을 살려서 판매직으로 일하고 싶지만 파견직 판매사원은 지인 소개로 일자리 구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빈곤 노동자가 경험한 노동 현장을 르포한 책 ‘누구나 결국은 비정규직이 된다’의 저자 나카자와 쇼고(전직 언론인)는 자신의 저서에서 “고령자에게는 큰돈이 움직이는 경우가 거의 없다. 소비 의욕도 적고 얼마 안 있어 입원하거나 죽을지도 모른다. 이직 지도나 기업쪽에서 채용하도록 주선하는 일은 가능할지라도, 기업 쪽에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만큼 들여야 할 수고가 청년에 비해 몇배나 든다. 노력해도 보상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고령자는 인재기업에 있어서 밭(노동시장)에 난 잡초다. 방해만 되니까 베어다 밖에다 버린다”고 현실을 차갑게 고발했다.고령층 43% 일하고 있지만 대부분 저임금 노동직 해마다 고령층의 재취업 비율이 늘어나면서 ‘인생이모작’은 우리 사회에서 더이상 낯설지 않은 말이 됐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노인들은 퇴직 이후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고 있다. ‘임계장’(임시 계약직 노인장)이라는 자조 섞인 신조어가 화제가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당수의 노인 근로자들이 평생을 몸담아온 분야의 경력을 살리기는 커녕 제한된 업종의 언제 대체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일자리를 움켜쥔 채 빈곤에 시달리거나 ‘갑질’에 노출되기도 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국내 취업자 약 2693만명 중 만 60세 이상 취업자는 512만 1000명으로 약 19.0%를 차지했다. 만 60세 이상 전체 인구 1187만 5000명의 약 43.1%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등의 여파로 20~50대의 고용률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것에 비해 60대 이상의 고용률은 외려 소폭(0.3%p) 증가했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디서 일하고 있을까.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만 50~59세 임금근로자의 35.5%, 60세 이상 임금근로자의 71.6%가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는 노인의 대부분은 저임금을 받는 단순 노무직에 종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태로운 노인 일자리는 빈곤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66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OECD 국가 평균치인 17.8%를 훌쩍 뛰어넘는 43.8%로 압도적 1위였다. 갑질에 그만 두면 실업급여 받지도 못해 직업 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새로 구직시장에 뛰어들기도 어려운 임계장들은 ‘을‘의 위치로 내몰린다. 김씨는 “매달 주민들 관리비에서 월급이 나오다보니 동료 경비원들 이야기 들어보면 하인 부리듯 하는 사람도 종종 있다”면서 “갑질을 당하면 그냥 때려치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언제 다른 곳에 경비원 자리가 날지 모르는데다 자발적 사직을 하면 실업급여를 받지 못해 참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파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장모(51)씨는 “아파트가 점점 무인화 되면서 경비원 수요가 줄어드는데다 그나마도 신축 대단지 아파트는 ‘할아버지 경비원’보다 40대 이하의 젊은 경비원을 선호하다보니 구직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도 “고용주 입장에서 자기보다 나이 많은 고용인을 채용하기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중장년층 일자리는 정식으로 채용 공고를 내기보다 지인 소개나 고용주의 추천으로 검증을 받아야 다음 일자리가 연결되는 형태”라면서 “한번 유난스러운 사람으로 소문나면 소개가 끊길까봐 최대한 잡음이 안나게 조심해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경제적 불안정과 불안한 근무 여건은 우울증으로도 이어진다. 지난 1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0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연령대별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명)은 80세 이상(69.8명), 70대(48.9명), 60대(32.9명), 50대(33.4명) 순으로 높았다. 칠레와 멕시코를 제외한 OECD 회원국 연령대별 자살률(인구 10만명당 명)에서도 대한민국은 70대와 80세 이상 연령층에서 1위를 차지했다. 노동시장의 사각지대에서 ‘노인 비극의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것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퇴직 후 경력이 단절돼 비연속적으로 일을 지속하는 집단의 비율은 한국(18.41%), 미국(11.58%), 독일(10.96%)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고령 노동자들이 자신의 경력자산을 활용해 인생 2라운드를 열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은퇴 전부터 국가가 재취업 위한 지원을 전문가들은 고령 노동자들이 은퇴하기 전에 이미 재취업을 위한 정부 차원에서의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 교수는 “단순히 보조금을 뿌려서 노인일자리를 일시적으로 확대하기보다 개인의 인적 자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평생 해온 직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종 개발을 하고 생애 주기별 직무역량 강화를 지원해 노인 일자리 생태계를 튼튼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재량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도 “고령 노동자가 본래 직장에서 이탈하는 것을 늦추고 경력을 살려 연착륙할 수 있으려면 임금을 낮추거나 생산성을 높여야하는데, 전자는 임금피크제 도입 등의 조치가 취해지는 반면 후자에 대한 투자는 부족하다”면서 “국가가 개입해 고령층 노동자의 능력 개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인생 2모작을 고민할 수 있는 고령자와 생계에 몰려 불안정한 고용을 수용 할 수밖에 없는 고령자를 구분해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혜지 서울여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은퇴 시점과 그 후를 잇는 가교적 일자리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좋은 일자리를 가진 노동자에 해당하는 이야기”라면서 “근본적으로 노인 기초연금, 국민연금 등 노후소득만으로도 생계가 보장될 수 있도록 보장 체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무 : [관형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아무이슈는 서울신문 기자들이 분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취재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입니다.
  • [여기는 중국] 韓영화에 빠진 억대 연봉 남성, 모방 범죄로 쇠고랑

    [여기는 중국] 韓영화에 빠진 억대 연봉 남성, 모방 범죄로 쇠고랑

    억대 연봉 30대 남성의 기이한 취미생활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해외 유명 수입 자동차 여러 대를 소유한 남성이 빈집에 들어가 주인 행세를 한 것이 현지 관할 공안에 붙잡혔다. 중국 항저우 공안국은 항저우 소재의 영상미디어제작업체 대표 샤오(32)에 대해 불법 가택 침입죄로 행정구류 7일 및 벌금 200위안(약 3만 5000 원)을 부과했다고 20일 이 같이 발표했다. 관할 공안국 조사에 따르면, 수 개의 영상미디어제작회사 및 지역 언론사를 소유한 샤오 씨는 최근 한국 영화 ‘빈집’을 시청한 뒤 이를 따라한 모방 범죄를 저질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결과 그는 연평균 200만 위안(약 3억 5000만 원)의 연봉과 십 수개의 개인 부동산을 소유한 32세 남성으로 드러났다. 평소 거주지 인근에서는 30대 초반에 큰 돈을 번 성공한 사업가로 알려진 그는 업무 상 한국 영화 및 드라마를 애청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최근에는 지난 2004년 개봉됐던 김기덕 감독의 ‘빈집’ 내용의 일부를 모방, 혼자 사는 여성의 집을 무단으로 침입하는 범죄를 저지르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지난 8일 오전 샤오 씨는 평소 타고 다녔던 포르쉐 자동차에 탑승한 채 드라이브를 즐기던 중 빈집으로 추정되는 아파트를 발견하고 불 법 가택 침입을 시도했다. 사건 당일 인근 거주지 주민들이 모두 출근한 월요일 오전 시간대에 2층 복도로 이어진 베란다 창문을 통해 빈집에 진입한 것. 당시 그는 자신이 시청한 한국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이 주택 현관에 전단지를 배포, 수 일 뒤에도 전단지가 그대로 방치된 집을 골라 빈집에 진입한 것을 떠올리고 이를 그대로 모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 씨는 당시 해당 주택에 불법 침입, 여성 혼자 거주하는 집이라는 것을 확인한 후 침대에 누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뒤 베란다 창문을 통해 빠져나온 혐의다. 사건 당일 퇴근 후 집에 돌아온 집 주인 27세 여성은 자신의 침구가 흩어져 있는 것을 발견, 방 안에 설치돼 있던 cctv를 통해 샤오 씨를 신고했다. 해당 영상 속 샤오 씨는 집주인의 방에 진입한 이후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비닐장갑을 끼는 치밀함을 보였다. 다만 관할 공안은 영상 속 남성이 집주인의 서랍에 있었던 귀금속과 현금 등을 확인한 후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영상 속 샤오 씨는 집주인의 침실과 옷장 등을 뒤진 후 한 동안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는 등 마치 자신의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듯 한 모습을 보였다. 관할 공안국은 곧장 영상 속 흰 색 티셔츠와 베이지색 면바지 차림의 30대 남성을 수사, 이 남성이 인근에 소재한 대형 영상미디어제작회사의 대표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안에 적발된 샤오 씨는 “몇 해 전부터 운영했던 사업이 잘 풀려 큰돈을 벌었다”면서 “하지만 사업이 생각보다 훨씬 잘 되고 난 후부터 무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출근하지 않는 날에는 거주지 인근을 차를 타고 드라이브하거나 걷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곤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어 “사건을 저지는 당일에도 거주지 일대를 어슬렁거리던 중이었다”면서 “우연히 2층 베란다 창문이 활짝 열려 있는 문제의 집을 발견했고, 아파트 복도를 통해 충분히 몰래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속 상황을 따라하면서 타인이 사는 집 안을 몰래 엿보고 싶었다”면서 “영화는 영화이고 현실은 그것과 다르다는 것을 범행 당시 인지하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의 삶을 몰래 엿볼 수 있다는 쾌감 탓에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했다. 한편, 사건을 관할한 공안국 관계자는 “영화 속 상황은 현실과는 다르다”면서 “현실에서는 절대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 또, 집을 비우고 출퇴근 하는 주민들은 반드시 외출 시 창문을 잘 닫아서 범죄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이 약자에겐 강하고 강자에겐 약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중국이 미국 편을 든 캐나다·호주에 대해서는 무자비할 정도로 보복조치를 단행한 반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해 중국의 핵심이익을 훼손하려는 미국·프랑스에 대해서는 그저 말폭탄만 날릴뿐 별다른 조치를 내놓지 않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겸 최고재무관리자(CFO)의 재판 문제로 캐나다와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캐나다에 대해 ‘보복’의 칼을 다시 꺼내 들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인민검찰원은 19일 캐나다 국적의 대북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를 간첩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베이징(北京)시 인민검찰원 제2분원도 이날 캐나다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에 대해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 중국 외교부는 앞서 지난 16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캐나다산 수입 목재에서 해충을 발견한 중국 항만 당국이 캐나다 측에 관련 조사와 해결 방안을 요구했다”고 밝혀 수입금지 조치를 취할 것임을 예고했다.중국과 캐나다 관계는 미국의 요청으로 멍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2018년 12월 1일 이후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멍 부회장을 넘겨받아 미국에서 대 이란 제재 위반 혐의 등을 재판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멍 부회장이 체포된 후 한 달간 자국내 캐나다인 13명을 구금한데 이어 코브릭과 스페이버를 국가안보 위해 혐의로 체포하는 등 캐나다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지난해 1월에는 마약밀매 혐의로 2016년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항소한 캐나다인에게 재심에서 오히려 사형을 선고했다. 3월에는 해충을 이유로 캐나다산 카놀라 수입을 막았고, 돼지고기와 소고기 수입도 잠정 중단하는 등 보복 조치를 전방위로 확대했다. 이에 분노한 캐나다가 멍 부회장의 신병을 미국에 인도하는 절차에 들어가면서 중국 정부는 이를 강력히 비판하며 멍 부회장의 석방을 촉구했다. 더욱이 그가 지난달 27일 캐나다 법원으로부터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 여부와 관련한 재판에서 불리한 결정을 받자, 중국 정부는 캐나다에 대해 공격 수위를 높였다. 캐나다 주재 중국대사관은 “중국은 이번 판결에 강렬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한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중국 외교부는 캐나다를 미국의 ‘공범’이라고 맹비난했다. 양국의 이 같은 상황 등을 감안하면 자오 대변인의 발언은 캐나다산 목재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중국은 호주에 대해서도 보복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 중국 법원은 7년 전 마약을 운반하다 붙잡힌 호주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17일 보도했다. 호주에 육류와 곡물 등 수입 제한을 비롯해 전방위적으로 보복적 제재를 하고 있는 중국이 이번에는 호주 국민의 생명까지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국적 50대 남성 캠 길레스피는 2013년 12월 홍콩 북서쪽에 있는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바이윈(白雲) 국제공항에서 마약소지 혐의로 체포됐다. 그의 짐에서 7.5kg이 넘는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호주와의 관계가 좋았던 덕분에 이 재판은 7년 간 결론을 내지 않고 미적거렸다. 중국과 호주는 좋은 교역 파트너였던 까닭이다. 호주는 중국에 철광석을 비롯해 천연가스, 석탄 등을 수출하고 중국인 유학생과 관광객 역시 호주의 큰 수입원이다. 지난해에는 140만여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호주를 방문해 전체 여행객의 15%를 차지했으며 호주에서 유학하는 중국인 학생 수도 전체 유학생의 38%인 260만명에 이른다. 양국은 특히 2015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등 경제 친선관계를 구축하면서 호주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2018년 34.7%로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2017년 말 두나라 관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호주 정부가 잇따라 자국내 안보 침해을 이유로 중국견제론을 제기한 탓이다. 갈등에 불을 지핀 사건은 맬컴 턴불 당시 총리가 중국을 겨냥해 호주 정치에 영향을 주려고 전례 없이 교묘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며 정당에 대한 외국의 기부행위 금지 및 로비스트 등록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턴불 총리의 발언이 양국 협력의 근간을 훼손한다며 즉각 중지할 것을 촉구하면서 갈등은 본격화됐다. 이에 호주는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함께 군사훈련에 참여하고 5세대 이동통신(5G) 인프라 구축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며, 홍콩 국가보안법 추진에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에 동참하는 바람에 중국 정부의 심기를 매우 불편하게 만들었다. 애덤 니 호주 중국정책센터소장은 “중국은 호주를 일부 이슈에서 미국의 대리인으로 여긴다”며 “호주를 벌주는 것은 호주의 태도를 바꾸려는 것뿐만 아니라 미국의 다른 동맹과 파트너에 일종이 경고를 보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4월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퍼지면서 스콧 모리슨 총리는 “(코로나 기원을 밝히는) 조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중국이 그동안 내놓은 것과는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며 미국 편에 서서 중국의 코로나 책임론을 거론하면서 중국을 분노케 했다. 화가 꼭두까지 치민 중국은 호주 수출의 24%를 차지하는 소고기 수입을 부분 중단했고 호주산 보리에 대해 최대 80%까지 관세를 부과하면서 맞불을 놨다. 사실상 수출하지 말라는 얘기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관광과 무역, 교육 분야에 이르기까지 호주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모든 보복 조치를 동원하고 온갖 비방을 쏟아냈다.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環球時報) 편집장은 지난 4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微博)를 통해 “호주는 늘 말썽을 일으킨다”며 “마치 중국 신발 밑에 달라붙어 있는 씹던 껌처럼 느껴진다. 가끔 돌을 찾아 문질러야 한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이런 와중에 광저우 법원은 길레스피에 사형을 선고했고 그의 전 재산을 몰수했다. 판결 취지는 물론 판결에 대한 다른 결과는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핑계로 중국 정부는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작 미국보다는 엉뚱한 호주를 더 압박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2017년 한국에게 가했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그대로 호주를 겨냥한 모양새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소고기와 보리, 관광, 교육에 이어 아마도 다음(공격 대상)은 석탄이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반면 중국이 프랑스와 미국에 대하는 태도는 흐물흐물한 듯하다. 프랑스와 미국이 대만에 무기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중국 정부가 말폭탄을 터뜨리며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지만 보복 조치를 내놓았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프랑스의 방산기업 DCI는 8억 대만달러(약 327억원) 규모의 다게(DAGAIE) 미사일 교란장치 발사기를 대만군에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이 발사기는 대만이 1991년 프랑스로부터 사들인 6척의 라파예트급 호위함(프리깃함)에 장착해 적의 미사일 공격을 받으면 교란장치를 발사해 공격을 피하는 방어무기다. 중국 외교부는 “우리는 대만과의 모든 무기판매나 군사 교류에 반대한다”며 “프랑스에 대만으로의 무기수출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며 프랑스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계약이 중국과 프랑스관계를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프랑스 외무부는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계속 존중하며 팬데믹(세계적 유행병)과의 싸움에 모든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한다”는 다소 모호한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 중국 정부의 후속 조치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호주와 캐나다에 즉각 ‘차이나 불링’(China Bullying·중국의 약자 괴롭히기)에 들어간 것과는 퍽 대조적이다. 중국은 미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중국 국방부는 미국이 지난달 20일 대만에 어뢰 등 1억 8000만 달러(약 2177억원)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한 데 대해 공식 SNS인 웨이신(微信)을 통해 “미국의 행위는 ‘하나의 중국’ 원칙 등을 심각히 위반하는 것이자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라며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한다”며 거세세 반발했지만 여전히 아무런 후속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군포시, ‘초막골 청년살롱’…운영청년플래너 7명 선발

    군포시, ‘초막골 청년살롱’…운영청년플래너 7명 선발

    경기 군포시는 연말까지 ‘초막골 청년살롱’을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지역 내 사회적경제·마을공동체 지원센터와 함께, 청년들의 창업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업이다. 청년살롱은 초막골생태공원내 카페에 설치되며, 청년들의 사업공간 역할을 맡는다. 바리스타와 문화컨텐츠 기획 등 청년들에게 적합한 사업과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고, 다양한 문화예술 네트워크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최근 청년플래너 7명을 선발했다. 다음달 10일까지 플래너 양성교육과 청년살롱 설계 보고회 를 개최한다. 이어 13일 생태공원 내 카페에서 ‘초막골 청년살롱’ 개관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올 연말까지 청년들이 주체가 되는 다양한 사업도 추진한다. 시는 최근 사회적경제·마을공동체 지원센터와 청년살롱 운영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유형균 군포시 일자리정책과장은 “청년들의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청년 사업가로서의 역량 발휘와 사회적 가치 실현에 도움이 되는 군포형 청년 활력 공간으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송도호 서울시의원 “서울시설공단, DDP패션몰 청년상가에 전문 컨설팅 제공해야“

    송도호 서울시의원 “서울시설공단, DDP패션몰 청년상가에 전문 컨설팅 제공해야“

    서울시설공단은 DDP패션몰에서 청년창업가가 운영 중인 청년 스타트업 상가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내·외부 전문가 그룹으로부터의 전문 컨설팅을 강화한다. 제295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교통위원회 서울시설공단에 대한 현안질의에서 송도호 시의원(더불어민주당, 관악1)은 “공단은 청년창업가에게 일부 공간을 제공하고 임대료 50%를 일시적으로 감면할 뿐 경험이 부족한 청년사업가에 대한 사업관리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내·외부 전문가 그룹으로부터 전문 컨설팅을 제공하여 재고·판매관리 등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송 의원은 “일반상가의 경우 지명경쟁입찰을 진행하면서 공단직원들이 입찰자가 운영하는 점포를 방문하여 현장실사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부정이 개입될 소지가 있다”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입점자 선정을 주문했다. 아울러 일반입찰공고문에 포함되어 있는 ‘제소 전 화해조서’ 조항을 즉시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서울시설공단 조성일 이사장은 제기된 문제점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여 개선방안을 즉시 마련하여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설공단이 서울시 대행사업으로 운영 중에 있는 DDP패션몰은 총 338개 매장 중 311개소가 입점해 있으며, 이 중 미취업 청년창업가를 지원하는 목적으로 3층에 청년스타트업 상가 24개소를 운영 중에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조카도 ‘트럼프 폭로’

    트럼프 조카도 ‘트럼프 폭로’

    볼턴 회고록 이어 재선 가도 타격 우려 트럼프 “출간 땐 형사상 문제 생길 것”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사’로 인해 곤경에 처할 위기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문제의 회고록 출간을 강행하는 가운데 그의 조카딸도 ‘삼촌’ 트럼프에 대한 추문을 폭로하는 책을 출간할 예정이어서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비사를 담은 볼턴의 책 출간을 막기 위해 백악관은 강력한 형사상 책임을 경고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볼턴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 출간 강행과 관련해 “책이 출간된다면 법을 어기는 것이며, 형사상 문제를 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석한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전직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회고록 출간에 필요한 절차를 마치지 못했고, 법무부는 회고록에서 기밀정보를 삭제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법원에 며칠 내로 회고록 출간금지 명령을 요청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볼턴은 약 600쪽 분량의 회고록을 올 초 내려고 했으나 백악관이 기밀누설 검토를 이유로 시간을 끌자 출간일을 이달 23일로 늦췄다. 백악관은 이미 볼턴 회고록을 살펴본 만큼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이 될 만한 내용이 들어 있다고 판단, 소송을 통해서라도 출간에 제동을 걸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볼턴 전 보좌관의 변호사인 척 쿠퍼는 “4개월간 백악관의 집중적인 검토를 받았다”며 “국가 안보문제는 회고록을 검열하는 핑계”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카인 메리 트럼프가 오는 8월 내밀한 가정사를 다룬 책을 내고 폭로 대열에 합류한다. ‘너무 많고 절대 충분치 않다’는 제목의 책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가 시절 사기성 세금 문제와 부친에게 4억 달러 이상을 상속받는 과정, 가족들의 평가 등이 담겼다.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는 ‘끔찍하고 외설적인’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담겼다고 전했다. 특히 8월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되는 전당대회가 열리는 달이어서 파장이 주목된다. 메리는 트럼프의 친형 프레드 트럼프 주니어의 딸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최대호 안양시장, 골프접대에 이어 내기골프·사업청탁 지시 의혹

    최대호 안양시장, 골프접대에 이어 내기골프·사업청탁 지시 의혹

    한 유력 정치인 친동생과 업자가 연루된 경기 안양시장 골프접대와 관련 각종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 정의사회실천위는 골프접대와 내기골프, 사업청탁 지시 등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으로 최대호 안양시장을 지난 1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음경택 시의원도 지난달에 이어 10일 안양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최 시장 골프접대 의혹을 잇따라 문제 삼고 나섰다. 11일 정의사회실천위가 신고한 자료에 의하면 최 시장은 지난해 4월 21일 유력 정치인 친동생 김모씨, 지역 전광판 설치 업자 한모 사장, 모 사업가와 안산지역 한 골프장에서 모임을 가졌다. 시민단체는 “최 시장과 김씨는 업자로부터 수십만원씩 판돈까지 받아가며 내기골프를 하고 저녁식사도 대접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골프비용은 한 사장이 모두 지불했고, 그를 민선 5기 최 시장 재임 때 지역에 수십억원 광고전광판을 설치한 업자라고 소개했다. 특히 시민단체는 최 시장의 청탁알선 지시를 더욱 심각한 문제로 여기고 있다. 이날 골프모임에서 김씨는 가정용 소화기 관련 사업을 제안했고 최 시장은 당시 비서실장인 김모씨를 연결해줬다고 자료에서 밝혔다. 이후 김씨와 업자는 2차례 김 실장을 만났고 최 시장은 면담 여부까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김 전 실장은 “이 제안을 검토해본 적은 있으나 실효성이 없어 실제로 사업을 시행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이 같은 내용이 상세히 알려진 것 골프모임에 참석한 김씨가 손영태 정의사회실천위원장을 만나 당시 상황을 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늦은 여름엔 청와대에 이런 내용의 제보가 들어가 김 씨 친형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최 시장은 이런 의혹에 대해 지난 10일 안양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재차 해명에 나섰다. 최 시장은 “골프 모임은 인정하지만 골프비용을 김씨 몫까지 자신이 부담했다”며 “일방적으로 가공해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며 모든 사실을 부인했다. 이어 “캐디피와 카트비는 현금으로 지급했고 영수증은 확인봐야 알겠다”라고 말했다. 또 사업청탁 의혹에 대해서도 “사업자를 비서실장에게 연결해 주지 않았고 진행된 사업도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음 의원은 “김씨가 자기 돈은 한 푼도 안 쓰고 내기골프에 저녁까지 대접받았다고 증언했다”며 최 시장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골프접대도 문제지만 정권실세 동생과 위수탁계약 관계에 있는 업자에게 골프를 주선하고 사업을 논한 것은 공직자로서 인식 부족과 도덕적 불감증”이라며 비난했다. 시민단체는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 정황을 김씨 증언을 근거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비해 최 시장은 자신이 냈다고 주장하는 골프비용 영수증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말로만 의혹을 부인하고 있어 골프접대 의혹을 해소하기에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는 시각이 많다. 음 의원은 이날 본회의장에서 추가 폭로를 예고해 최 시장을 둘러싼 골프접대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토종 종균으로 만든 ‘새콤부차’… 한국식 발효로 세계 입맛 잡는다

    토종 종균으로 만든 ‘새콤부차’… 한국식 발효로 세계 입맛 잡는다

    최근의 콤부차 열풍 속에서 지난달 1일 국내 식품기업 에디드컴퍼니가 ‘새콤부차’를 내놓자 업계의 시선은 일제히 최정휘(48) 대표에게 쏠렸다. 2005년 천보내츄럴푸드를 창업한 최 대표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유기농 곡물 브랜드’를 만들어 주요 유통 채널에 공급해 농업과 소매시장의 판도를 바꾼 인물이다. 그는 2013년 홍정욱(50) 당시 헤럴드 회장에게 회사를 매각한 뒤 ‘올가니카’의 전문경영인(CEO)으로 합류해 3년간 홍 회장을 도와 무첨가물 주스 브랜드 ‘저스트주스’ 등을 시장에 안착시킨 뒤 회사를 나왔다. 이후 3년간의 공백 끝에 지난해 회사를 설립하고 첫 제품으로 ‘콤부차’를 들고 나왔다. 식품 스타트업 사업가들의 ‘롤모델’이자 국내 유기농 식품 비즈니스의 상징인 그가 ‘콤부차’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에디드컴퍼니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콤부차를 비롯한 발효식품이야말로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한국이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라면서 “현재 나는 ‘발효’에 미쳐 있다”고 웃었다. 그는 올가니카의 CEO로 활동하면서 건강이 많이 나빠져 담낭 제거 수술 등을 받아야 했다. CEO직을 내려놓은 뒤에는 순전히 휴식과 요양을 위해 2017년 미국 하와이로 떠났다. 건강을 위해 소화가 잘되는 발효 식품 위주로 식단 관리를 하고 있던 그는 2년간 집 앞에 있는 ‘홀푸드마켓’에 갈 때마다 매대에 콤부차 제품 종류가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목격했다. 이어 동네 카페에서도 커피 메뉴 외에 따로 콤부차 메뉴가 나오자 그는 “곧 국내에서도 콤부차 열풍이 불 것을 직감했다”고 했다. 그는 곧 사업 아이템으로서의 콤부차에 관심을 갖고 현지에서 모든 제품을 맛보기 시작했다. 건강에 좋은 ‘발효음료’를 마치 크래프트맥주나 와인처럼 브랜딩해 제품이 소비되고, 새로운 음료 문화가 형성된 것은 좋았으나 미국의 ‘종균’으로 발효해 특유의 향이 있는 현지의 콤부차는 토종 한국인 입맛인 그에게 너무 자극적이었고, 입에 맞지 않았다. 효모와 초산균의 혼합균주를 넣고 발효하는 콤부차는 생산지역과 업체마다 효모가 달라 맛의 스펙트럼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그는 수입 콤부차가 초기 시장을 선점한 한국에서 외국 종균이 아닌 토종 종균으로 발효한 ‘우리식 콤부차’를 내놓으면 차별화가 돼 시장성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수소문 끝에 정용진 계명대 교수를 필두로 한 연구팀 KMF와 손잡고 외국 제품보다 덜 자극적이면서도 부드럽게 산미를 내는 한국적인 콤부차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는 앞으로 “콤부차를 시작으로 발효 구기자 가루, 발효 곡물 가루 등 경쟁력 있는 발효 상품을 가지고 해외 시장에 나갈 것”이라며 “한국의 정체성이 녹아 있는 제품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는 것이 사업가로서의 마지막 꿈”이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美시위 쓰레기, 10시간 넘게 홀로 청소한 고등학생

    美시위 쓰레기, 10시간 넘게 홀로 청소한 고등학생

    장학금 전액 지원 약속 및 자동차 선물 미국 뉴욕주 버팔로에 사는 안토니오 그윈 주니어라는 18살 남학생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에 항의하는 폭력 시위로 쓰레기 천지가 된 거리를 10시간 넘게 홀로 청소한 사실이 알려져졌다. CNN은 7일(현지시간) 그가 대학에 진학할 경우 등록금 전액 지원 약속 등 온정이 답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윈은 지난 1일 새벽 2시부터 폭력 시위가 벌어진 버팔로 베일리 애버뉴에서 깨진 유리조각들과 쓰레기로 덮힌 거리를 10시간 넘게 홀로 청소했다. 버팔로 시민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거리 청소를 위해 나왔을 때는 이미 그윈이 대부분의 청소를 끝낸 뒤였다. 이 같은 그윈의 행동이 알려지자 맷 블럭이라는 남성은 그윈의 얘기를 듣고 자신의 2004년형 빨간색 머스탱 컨버터블 승용차를 선물하기로 했다. 그윈은 2018년 세상을 떠난 자신의 어머니가 빨간 머스탱을 운전했다며 “소름 끼칠 정도의 우연에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사업가 밥 브리클랜드는 그윈에게 1년간 자동차보험 비용을 대줄 것을 약속했다. 고등학생인 그윈은 전문학교에 진학할 계획인데, 버팔로의 메다일 대학은 그윈에게 대학 전액 장학금 제공을 약속했다. 그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윈은 ‘카파 파이’의 회원으로 많은 사회봉사를 해왔다고 전해졌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살인 유죄” 군부독재자 출신 수리남 대통령, 장기집권 끝날 듯

    “살인 유죄” 군부독재자 출신 수리남 대통령, 장기집권 끝날 듯

    군부독재자 출신, 여당 총선 패배3선 연임, 사실상 무산 수리남 대통령의 3선 연임이 사실상 무산됐다. 5일(현지시간) AP통신은 살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는 데시 바우테르서(74) 수리남 대통령의 3선 연임이 사실상 무산됐다고 전했다. 수리남 선거당국은 지난달 25일 치러진 의회 선거에서 야당 연합이 승리했다고 잠정 발표했다. 총 51석 중 여당 국민민주당의 의석은 종전 26석에서 16석으로 줄었다. 이로써 수리남 대통령은 의회 간접선거로 뽑히기 때문에 바우테르서 대통령의 장기집권도 막을 내리게 됐다. AP통신은 오는 8월 취임할 새 대통령으로는 야당 개혁당의 당수인 경찰 출신의 정치인 찬 산토키가 유력하다고 전했다. 바우테르서 대통령은 1980년 수리남 군사 쿠데타에 가담해 정부를 무너뜨린 후 군을 장악해 1980년부터 1987년까지 수리남을 통치했다. 전역 후엔 사업가와 정치인으로 변신했고, 2010년 의회 간접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취임한 후 한 차례 연임해 지금까지 수리남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수리남 법원은 그가 군부독재 시절인 1982년 12월 정부 반대 세력 15명을 살해한 군사 작전을 지휘했다며 살인혐의로 징역 20년 형을 선고했다. ‘12월의 살인’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변호사와 언론인, 대학교수 등 16명이 납치돼 고문을 당했으며, 이 중 1명만 살아남아 범행을 증언했다. 자신이 현장에 없었다며 살인혐의를 부인해온 바우테르서 대통령은 유죄 선고 후에도 구속되진 않았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양천구청장 남편’ 이제학 전 구청장, 1심에서 뇌물 무죄

    ‘양천구청장 남편’ 이제학 전 구청장, 1심에서 뇌물 무죄

    3000만원의 대가성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제학 전 양천구청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대가성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이 전 구청장은 김수영 현 양천구청장의 배우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신혁재)는 5일 이 전 구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구청장은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아내가 양천구청장에 당선된 뒤 지역 사업가 A씨의 사무실에서 사업을 봐주는 명목으로 3000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구속기소됐다. 이 전 구청장은 당시 받은 돈이 단순 축하금이며 돈을 받을 당시 대가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는데 법원이 이런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3000만원을 받은 것은 인정되나, 이 돈은 A씨가 자신의 사업과 관련 있는 현안을 청탁하기보다는 피고인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자기 사업에 손해를 끼치지 않으려는 의사를 갖고 준 돈”이라고 판단했다.A씨가 당시 지방선거에서 이 전 구청장의 아내가 아닌 다른 후보를 지지하고 선거 과정에서 이 전 구청장과 다툰 것으로 볼 때 구체적인 청탁을 한 것이 아니라 화해를 위해 돈을 건넨 것이라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돈을 줄 당시 A씨와 피고인이 나눈 대화에도 청탁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알선을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무죄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 전 구청장은 2010년 구청장에 당선됐으나 상대 후보와 관련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언급했던 것이 문제가 돼 이듬해 당선 무효 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김 구청장은 2011년 보궐선거에 나섰다가 낙선한 뒤 2014년 초선, 2018년 재선에 성공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수영 양천구청장 “배우자의 억울함 해소 됐다”... 이제학 전 구청장 1심 무죄

    김수영 양천구청장 “배우자의 억울함 해소 됐다”... 이제학 전 구청장 1심 무죄

    이제학 전 양천구청장이 지역 사업가에게 금품을 받아 기소된 1심 재판에서 무죄를 받은 것에 대해 아내인 김수영 현 양천구청장은 남편의 무죄 판결을 환영한다고 6일 밝혔다. 김 구청장은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으로 배우자의 억울함이 해소됐다”며 “이제학 청장을 고발한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이번 무죄 판결을 기점으로 근거 없는 의혹제기를 멈추고 단체 본연의 역할을 성찰해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대책 추진 등 국가재난위기상황에 총력을 다해 신속하게 대응하는 시기인 만큼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나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구정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앞서 지역 사업가에게서 금품을 받아 기소됐던 이 전 구청장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아내가 양천구청장에 당선된 뒤 지역 사업가 A씨의 사무실에서 사업을 봐주는 명목으로 3000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구속기소된 이 전 구청장에게 5일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구청장은 3000만원이 단순 축하금이며 돈을 받을 당시 대가성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美 실업급여, 나이지리아 사기단에 농락당해

    美 실업급여, 나이지리아 사기단에 농락당해

    도용 개인정보로 수억달러 어치 실업급여 신청나이지리아 범죄조직 ‘산재한 카나리아’ 적발신청 급증에 빠른 지급 위해 검증 시간 줄여지원 검증 엄격해지면서 취약계층만 지연돼 중소기업고용지원금 받고 직원 안 늘리는 등美 코로나19 지원 둘러싼 모럴 해저드 나타나 올해 초봄 미국이 코로나19로 인해 실업급여를 사실상 무제한으로 공급하자, 지구 반대편의 나이지리아 범죄단은 이를 기회로 봤다. ‘산재한 카나리아’라 불리는 이들은 타인의 개인정보를 악용해 수천건의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일간 시애틀타임스에 따르면 워싱턴주 고용안정국(ESD)은 나이지리아 범죄집단이 수억달러에 달하는 사기행각을 벌였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이곳에서 코로나19로 지급한 실업급여는 총 38억 달러(약 4조 7000억원)에 이른다. 나이지리아 범죄 집단은 앞서 4400만 달러(약 544억원)를 투입해 보강했던 워싱턴주 ESD의 실업급여 시스템의 허점을 뚫었다. 텍사스주나 로드아일랜드주도 피해를 입었다. 문제는 사기를 걸러내기 위해 더 엄격한 검증이 필요해졌기 때문에 정작 실업급여가 필요한 실직자들에게 실업급여 지급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ESD 등은 도용된 개인정보로 실업급여를 청구할 경우 막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일상적으로 일주일에 5000~7000건의 청구를 처리할 때는 보다 면밀한 검증이 가능하지만, 지난 3월에 일주일 만에 18만 1975건으로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늘었고 지난달 말에는 약 86만건까지 치솟으면서 홈페이지와 콜센터를 마비시켰다는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19 국면에서 실업급여를 긴급하게 지급하도록 지침을 내리면서 검증 여력은 더욱 적어졌다. 산재한 카나리아는 본래 온라인 벼룩시장인 크레이그리스트에서 활동하던 한 사기꾼이 10년간 키운 사기범죄조직이다. 2019년 한 사이버보안업체가 이들에게 이름을 붙였다. 소수가 초고성능 컴퓨터를 이용해 저지르는 것 같지만 외려 수백명을 고용한 범죄집단이라는 게 시애틀타임스의 분석이다. 워싱턴주는 지난 14일에야 이들의 범죄를 알아채고 이틀간 실업급여 지급을 중단했다. 하지만 때는 늦었다. 전문가들은 이 사기집단이 하나의 이메일을 이용해 ESD 시스템에 여러개의 주소로 인식토록 이메일을 보냈었기 때문에 사전에 적발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실업수당 사기가 전방위적으로 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14일에는 코로나19로 중소기업에 대출을 해주는 급여보호프로그램(PPP)을 통해 200만 달러(약 24억원)의 대출을 받은 남성이 이중 150만 달러(약 18억 4000만원) 이상을 롤렉스 등 보석류를 구매하는 등 유용한 사건이 발생했다. 매사추세츠주 앤도버의 식당 주인(52)은 3개 식당에 종업원 수십명을 두고 있다며 43만 8000달러 이상의 대출을 요구했지만 허위로 드러났다. 또 한 사업가(30)가 텍사스주에서 엔지니어 250명을 고용했다며 약 1300만 달러의 대출을 요청했지만 실제 아무도 채용하지 않은 경우도 적발됐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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