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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영 칼럼] 김정은 목에 개혁·개방의 방울 누가 다나

    [구본영 칼럼] 김정은 목에 개혁·개방의 방울 누가 다나

    북한의 한 해가 2인자 장성택의 몰락과 함께 저물고 있는 느낌이다. ‘최고 존엄’인 처조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앞에서 ‘건성건성 박수를 치던’ 그가 잔혹하게 처형되면서다. 얼핏 보면 북한이 철옹성 같은 유일 수령체제임을 실감할 만한 사변이었다. 더러 눈 밝은 이들이 석양에 드리워진 세습정권의 길고 어두운 그림자를 봤을지도 모르지만. 북의 3대 세습체제는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가. 분명한 것은 장의 숙청으로 개혁·개방 드라이브에 대한 북한의 불안감이 새삼 감지됐다는 사실이다. “자본주의 날라리풍을 불러들이고…”라며 그에게 뒤집어씌운 판결문의 죄목을 보라. 친중파인 장성택 일파의 경제개방 노선을 시종일관 문제 삼았다. “석탄을 비롯한 귀중한 지하자원을 망탕 팔아먹었다”거나 “라선경제무역지대의 토지를 외국에 팔아먹는 매국행위도 서슴지 않았다”는 대목이 그것이다. 물론 북한의 ‘개혁·개방 알레르기’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거덜난 경제를 살리려면 시장메커니즘을 받아들이고 문을 열어야 하지만 그럴 경우 ‘지상락원’의 허구성이 백일하에 드러나는 딜레마 탓이다. 그래서 생전의 김일성은 외부 사조를 모기떼에 견주며 ‘모기장 개방’을 고집했다. 김정일이 개성공단에 남측 기업을 유치한 뒤에도 통행·통신·통관 등 ‘3통’ 개선 합의를 미적거린 까닭도 마찬가지다. 달러는 아쉽지만 주민들이 남쪽 초코파이의 단맛에 취할까 두려웠던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3대 수령’ 김정은이 김일성·김정일에 비해 개혁·개방에 적극적일 것으로 보기도 했다. 그의 스위스 유학 경험을 근거로 한 추론이었다. 하지만 그야말로 막연한 기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커트 캠벨 전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를 만난 중국 고위 외교관이 정곡을 찔렀다. 북한을 ‘개먹이 깡통’에 비유한 것이다. 즉, “깡통을 따지 않고 선반에 올려놓으면 지속되지만, 일단 열면 즉시 상하고 말 것”이라며 개방으로 인한 세습체제의 붕괴 위험성을 지적한 것이다. 하긴 김정은의 최근 행보를 보면 개혁·개방의 개념조차 모르는 것 같다. 마식령 스키장 건설이 단적인 사례다. 스키 인구라곤 5000명도 안 되는 북한이다. 그런데도 외국 관광객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4억 달러 이상을 쏟아붓고 있다니 혀를 찰 일이다. “쌀 대신 고기를 먹으면 식량 부족이 해소될 것”이라고 당·정·군 간부들을 독려했다는 보도는 실소를 자아낸다. 북한이 과감히 개혁·개방하면 연평균 10% 이상의 경제성장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방찬영 키멥대 총장)도 있는데 말이다. 요컨대 본격적 개혁·개방 없이는 북한이란 고장 난 비행기가 소프트 랜딩할 확률은 극히 낮을 것이다. 그렇다고 김정은 체제가 당장 붕괴할 공산도 커 보이지는 않는다. 3대에 걸쳐 대체재 없는 유일 수령체제를 구축해 놓았기 때문이다. 김일성 사후 김정일체제가 곧 무너질 것이라는 예측은 빗나가고 주민 수백만명이 굶어 죽은 고난의 행군기를 거치면서도 근 20년을 더 버텼지 않은가. 결국 김정은의 주체호(號)도 한동안은 더 ‘비틀거리며 날아갈’(muddling through) 가능성은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는 동안 북한주민의 질곡은 더 깊어지고 우리가 짊어져야 할 분단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사실 북한당국의 ‘개혁·개방 알레르기’에 막힌 역대 정부의 대북 정책은 유화정책이든 압박정책이든 분단평화론에 불과했다. 냉정히 말해 분단고착화 노선이었던 셈이다. 박근혜 정부의 통일 정책이 과거보다 더 입체적이어야 할 이유다. 북한당국과는 쌍방향 인적 교류 확대와 경제지원을 탄력적으로 연계하는 상호주의적 협력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반면 북한주민을 상대로는 분배의 투명성을 전제로 한 인도적인 포용정책으로 그들의 마음을 사야 한다. 동독주민들의 통일 열망이 독일 통일의 원동력이었음은 잊어선 안 될 교훈이다. 논설실장 kby7@seoul.co.kr
  • 교황 “평화와 함께 더 나은 세계” 기원

    교황 “평화와 함께 더 나은 세계” 기원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3월 즉위한 뒤 처음 맞은 성탄절에 평화가 함께하는 ‘더 나은 세계’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25일(현지시간) 정오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수천명의 신자들에게 성탄 맞이 메시지인 ‘우르비 에트 오르비’(교황이 라틴어로 행하는 강독)를 낭독했다. 그는 시리아와 남수단,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이라크 등을 직접 언급하며 “다른 이들을 겸손히 살펴 세상의 황폐화된 곳들이 좀 더 나아질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이 좋은 결실을 볼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앞서 교황은 전날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성탄 전야 미사에서도 사랑과 겸손을 강조했다. 그는 아기 예수상을 두 손에 안고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라는 구약성경 이사야서의 구절을 언급하며 “주님께서 우리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듯 나 또한 (여러분께) ‘두려워하지 말라’고 거듭 말한다”고 했다. 그는 “어둠의 정신이 세상을 감싸고 있다”면서 “우리의 마음이 닫히고 자만심과 기만, 이기주의에 사로잡히면 어둠에 떨어지고 반대로 하느님과 형제자매를 사랑하면 빛 속을 걷게 된다”고 말했다. 또 “주님은 거대하지만 스스로 작아졌고 부유하지만 스스로 가난해졌으며 전능하지만 스스로 약해졌다”며 낮은 자세를 주문했다. 이날 미사에는 300명의 사제를 포함해 수천명의 신자가 참석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경제 브리핑]

    증시 30일 폐장… 배당락일 27일 한국거래소는 8일 증권시장의 올해 마지막 매매거래일이 오는 30일이라고 밝혔다. 12월 결산법인의 배당락일은 27일이며 배당을 받고자 하는 투자자는 26일까지 해당 주식을 사야 한다. 내년 개장일인 2014년 1월 2일에는 평소보다 1시간 늦은 오전 10시에 개장한다. 인천항 年물동량 200만TEU 돌파 인천항의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이 1883년 개항 이후 처음으로 20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를 돌파했다. 부산항·광양항에 이어 세 번째이며, 세계적으로는 약 60위권에 해당한다. 인천항만공사는 8일 올해 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지난 5일 200만TEU를 돌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 해외여행 | 이시카와·도야마·니가타 일주-북쪽의 땅에서 만난 일본의 속살

    해외여행 | 이시카와·도야마·니가타 일주-북쪽의 땅에서 만난 일본의 속살

    규슈도, 홋카이도도 아니고 니가타에 간다고 하니 주변 반응은 한결같이 시큰둥하다. “일본에 가겠다고?” 걱정이 앞선 이 정도 반응은 양반이다. “방사능 먹으러?” 가만히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 말은 재밌자고 하는 농담일까? 잠시 망설였지만 가기로 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호기심이 앞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여행은 살짝 비장하게 시작됐지만 결국 일주일간의 여행은 싱거우리만치 즐거웠다. 이시카와에서 시작해 도야마를 거쳐 니가타까지 북상하면서 걱정은 완전히 잊었다. 태풍을 교묘히 피해 날씨는 화창했고, 사람들은 늘 그렇듯 친절했다. 평화스러운 풍광 이면에 어떤 불안이 잠재해 있는 걸까? 그것까지는 모르겠다. 다만 내가 보고 마주한 일본은 평온하기만 했다. 내가 보지 못한 일본에 대해선 모른다. 어차피 논리로는 설명이 불가하다. 단, 이번 여정이 일본을 꿈꿀 때 기대한 모든 게 충족된 여행이라곤 말할 수 있다. 대자연을 엿보고, 건강하고 화려한 음식을 즐기며, 가장 일본다운 문화를 느꼈다. ●이시카와현에도시대의 유흥, 히가시 찻집 거리여행은 이시카와현에서 시작됐다. 이시카와현은 일본 금박의 99%를 생산한다. 금을 1만분의 1밀리까지 얇게 펴 금박을 만들 만큼 수공기술이 뛰어나다. ‘유노쿠니노모리’라는 전통공예마을에선 금박공예 체험을 할 수 있다. 염색한 천을 냇물에 길게 담가놓은 모습이 이채롭다. 이시카와의 고찰, 나타데라는 717년에 지어진 절이다. 바위산 중턱에 자리 잡았다. 그 주변을 사계절 내내 초목이 감싸 안는다. 나타데라를 거쳐 카쿠센 계곡으로 여정은 이어졌다. 그곳엔 1,300년 된 야마시로 온천이 있다.이시카와는 일본의 북알프스와 바다 사이에 위치한 지형적 조건으로 인해 외부와 단절된 채 가장 일본적인 문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통만이 이시카와의 전부는 아니다.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에는 현대미술관으로 명성이 높은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도 있다. 내가 몇년 전 가나자와에 온 이유도 바로 이 미술관 때문이었다. 가나자와에선 전통과 포스트모던이 조화롭다.가나자와에는 히가시 찻집 거리가 있다. 에도시대의 거리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가나자와성 기준으로 동산(동쪽에 있는 산)의 찻집 거리라 해서 히가시(동쪽)라 부른다. 1820년경 만들어진 거리에서 200년 가까이 된 건물을 볼 수 있다. 일본어로 찻집(오차야)이라곤 하지만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곳은 아니다. 에도시대, 이곳에선 부유한 상인들이 게이샤를 불러 사케를 마시며 연회를 열었다. 히가시 찻집은 상류층의 사교장이다.시마찻집은 189년 전에 지어진 건물이다. 1층에선 게이샤들이 살았고, 2층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손님을 접대했다. 찻집을 밝히는 데 전기를 쓴다는 것과 화장실을 현대식으로 개조한 것을 빼면 189년 전 모습 그대로다. 시마는 히가시 거리에서 일본 정부가 유일하게 중요 문화재로 지정한 찻집이다. 에도 시대, 시마찻집이 지어질 당시에는 엄격한 규제로 인해 2층 건물을 짓는 게 쉽지 않았다. 당시 시마찻집은 히가시 찻집 거리에서 몇 안 되는 2층 건물 중 하나였다. 시마찻집 2층으로 올라가면 ‘손님방’과 ‘대기실’이 있다. 손님은 손님방에 앉아 있다가 대기실에서 게이샤의 공연을 봤다. 에도시대의 유흥이다.히가시 찻집 거리는 가장 가나자와다운 거리를 대표한다. 교토 기온에 버금가는 격식을 갖추었으니 가장 일본적인 거리다. 찻집의 가는 격자문은 히가시 찻집 거리의 트레이드마크다. 밤이 되면 게이샤가 연주하는 샤미센이나 북소리가 격자문 사이로 흘러나온다. 지금도 이곳에선 게이샤들의 공연을 볼 수 있다. 게이샤들의 공연을 볼 수 없다면 대신 찻집 2층에서 히가시 거리를 내다보며 양갱을 곁들인 말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일본인의 마음, 겐로쿠엔겐로쿠엔은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에 있는 정원이다. 일본 정원의 전형으로 불린다. 일본의 3대 정원 중 하나로 꼽히니 가히 국보급 정원이다. 이시카와현립 역사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겐로쿠엔 그림을 보면 600년 전 겐로쿠엔과 현재 모습이 거의 다르지 않다. 그만큼 오랜 세월을 지나온 정원이다. 겐로쿠엔이란 이름은 중국 명원名園의 여섯 가지 조건에서 왔다. 중국에서 명원을 꼽을 때 정원의 광대함, 고요함, 고색창연, 인력, 수로, 조망성 등 6가지 조건을 살피는데, 겐로쿠엔은 이 모든 조건을 갖췄다는 얘기다.본래 겐로쿠엔은 가나자와 영주의 정원이다. 가나자와의 5대 영주인 쓰나노리가 성 맞은편 경사지에 작은 정원을 만든 게 시초이고, 12대 영주인 나리나가와 13대 영주 나리야스가 대규모 정원으로 개조했다. 겐로쿠엔은 한가운데 연못을 파고 주위에 정원을 조성했지만 겐로쿠엔에는 연못만 있는 게 아니다. 산이 있고, 폭포가 있고, 섬이 있다. 매화나무 숲도 있고, 기러기가 날아가는 모양의 다리도 있다. 다리를 잇는 납작한 돌은 거북이 등 모양이다. 숲과 산, 물과 섬, 동물 등은 자연을 모방하고 축소한 결과다. 일본사람들은 겐로쿠엔을 ‘자연풍경식 정원’이라고 설명한다. 처음엔 그 말이 의아했다. 자연을 모방하고 축소했으니 내 눈에는 겐로쿠엔 자체가 인공적이다. 단적으로 겐로쿠엔의 이끼를 관리하는 사람만 스물다섯명이다. 자연적으로 보이기 위해 인공적으로 가꾼다는 역설이다.대대손손 가나자와의 영주들은 180년에 걸쳐 겐로쿠엔을 가꾸었다. 영주들은 겐로쿠엔을 통해 장수와 영겁의 번영을 염원했다. 나이든 분들이 연못을 배경으로 스탠드에 줄지어 서 단체사진을 찍는다. 시대는 완전히 달라졌지만 이곳을 찾는 일본인들의 마음엔 아마 비슷한 염원이 담겨 있을 것이다. 이상향 같은 정원에서 장수와 번영을 소망하는 마음이다. 스탠드의 저 분들 모두 건강하시기를.●도야마현북알프스의 산악협곡을 달리다지난 밤 숙소인 도야마현의 우나즈키 뉴 오타니 호텔은 깊게 파인 쿠로베 협곡에 면해 있다. 협곡 사이로 쿠로베강이 흐르고, 협곡 저편으로 우나즈키역이 보인다. 우나즈키역에서 출발하는 협곡열차를 타기 위해 이 깊은 산 속까지 왔다. 협곡열차는 ‘토롯코 열차’라는 귀여운 이름을 가졌다. 토롯코라는 이름은 광산이나 토목공사에 쓰이는 작고 지붕 없는 화물차를 말한다. 토롯코 열차는 북알프스에 둘러싸인 협곡을 달리는 산악관광열차다. 해발 224m의 우나즈키역에서 해발 599m의 게야키다이라역까지 20.1km를 1시간 10분 동안 달린다.토롯코 열차가 지나는 협곡은 일본 제일의 V자형 협곡으로 불릴 만큼 가파르다. 까마득한 두 개의 낭떠러지 사이에 놓인 붉은색 아토비키바시 철교를 따라 건너는 순간은 협곡열차의 하이라이트다. 이른 아침에 탄 열차가 산 위로 올라갈수록 공기는 점점 차가워진다. 가벼운 점퍼 하나를 걸쳤으니 한기를 피할 순 없다. 사진을 찍겠다고 완전히 오픈된 객차에 탄 것도 오산이다. 게야키다이라역까지 한 시간을 오르는 내내 차가운 공기에 몸을 떨면서도 기분은 더할 나위 없이 상쾌했다.기차를 타고 375m를 올라가는 동안 하차가 가능한 역은 쿠로나기역, 카네츠리역, 게야키다이라역 등 세 곳뿐이다. 카네츠리역 부근에는 만년설 전망대가 있고, 종착역인 게야키다이라역 부근에는 족욕장이 있다. 게야키다이라역에서 족욕탕까지 가다 보면 거대한 암석 밑을 지나는데 길을 만들기 위해 암석을 잘라냈다. 사람이 그 밑을 지나면 마치 당장이라도 사람을 삼킬 것 같은 모양이다. 아쉽게도 게야키다이라역에선 만년설을 볼 수 없었다. 마침 옆 자리에 앉은 도야마현청 관광국의 다가타씨가 스마트폰의 사진을 보여준다.“얼마 전 다테야마(다테산)에 다녀왔어요.”다테야마라면 백두산보다 더 높은 산이다. 해발 3,000m가 넘는다. 다테야마의 만년설을 보며 다가타씨처럼 언젠가 꼭 여기에 오를 거라고 다짐했다. 3,000m급 산에 올랐다 하니 다가타씨가 프로페셔널한 산악인처럼 보일 수 있겠으나 그녀는 4년 전 대학을 졸업한, 언제나 소녀일 것 같은 앳된 아가씨다.1732년의 산간마을, 고카야마 합장촌집의 외형이 합장한 손을 닮았다 해서 합장촌이라 불린다. 메밀밭에 둘러싸인 도아먀현의 고카야마 합장촌에 들어서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천공의 성 라퓨타>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할 법한 마을이지만 민속촌이 아닌 실제 주민들이 사는 마을이다. 그중에서도 이와세케는 300년 전 집으로 가로 26.4m 세로 12.7m 높이 14m에 달한다. 메이지 시대까지 35명이나 되는 대가족이 이 집에서 살았다.합장촌의 집들은 못이나 쇠장식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나무와 밧줄을 엮어 지었다. 지붕을 엮는 데 사용한 억새는 10년마다 마을사람들이 전부 모여 함께 바꿔 준다. 합장촌은 세계문화유산이지만 민박도 할 수 있다. 온천을 즐기고, 합장촌에 묵으며 전통 화로인 ‘이로리’에 둘러앉으면 시간은 어느새 1732년으로 돌아간다. 합장촌 사람들은 30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비슷한 모습으로 살고 있다.▶travie info 토롯코 열차의 객차는 보통, 특별, 릴렉스, 파노라마 객차 등 4가지로 나뉜다. 보통 객차는 완전히 오픈되어 창문이 없고, 특별 객차는 좌석이 마주 앉은 채 고정되어 있다. 릴렉스 객차는 좌석의 방향을 앞뒤로 전환할 수 있다. 파노라마 객차의 천장은 유리다. 보통 객차 외에는 별도의 승차권을 사야 한다. 우나즈키에서 게야키다이라역까지 운임은 어른 1,660엔.●니가타현대원시림, 사사가미네 고원도야마를 떠나 니가타를 여행하다 보니 ‘설실雪室’과 만난다. 눈을 이용한 보관창고다. 쌀은 물론이고 무와 당근 같은 야채뿐만 아니라 와인도 설실에 보관한다. 니가타식 자연냉장 보관소인 셈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쓴 <설국>의 배경이 바로 니가타다.니가타는 일본 열도의 한가운데 위치하며 우리나라 동해와 접해 있다. 바닷가를 따라 도야마에서 니가타로 이동하면서 동해 넘어 속초 같은 우리나라 도시를 그려 보았다. 에치고 나나우라 해안도로를 달리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바다 저 너머에 우리나라가 있다. 문득 여정이 끝나가는 게 아쉽다. 결국 니가타에서 예정보다 이틀 더 머물기로 한다. 니가타는 점점 ‘나의 도시’가 되어 간다.이번 여행의 마지막 숙소는 니가타의 이와무로 온천에 있는 유모토야 료칸이다. 료칸의 오카미상이 너무 젊어 깜짝 놀랐다. 결혼을 하고 도시를 떠나 이곳에 와 오카미상이 되었다. 이와무로는 에도시대 중기부터 번성했던 온천이다. 기러기가 뜨거운 물에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온천을 발견했고, 이로 인해 이와무로 온천은 ‘기러기 온천’이라 불린다. 유모토야 료칸에 도착한 날 이와무로 온천 개장 300주년 기념 페스티벌이 열렸다. 벼룩시장에서 배낭과 책을 샀다. 배낭은 1,000엔, 책은 100엔이다. 배낭은 서울에서 10만원을 훨씬 더 주어도 찾아볼 수 없는 깔끔한 디자인이고, 책의 정가는 각각 3,500엔, 2,400엔이다.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사진이 있는 책들이다.대자연에 둘러싸인 니가타는 일본의 100대 명산 중 11개의 산을 가졌다. 해발 1,270m의 사사가미네 고원은 묘코 고원 서남쪽에 있다. 약초 꽃이 아름답게 피어나고, 수령 300년이 넘는 가문비나무가 빽빽하게 늘어섰다. 여름철에는 산 아래보다 10도 정도 기온이 낮다.사사가미네 고원에선 여기저기서 ‘곰 주의’라고 쓴 팻말을 볼 수 있다. 아직 한국인 관광객이나 등산객은 물론이고, 외국인 방문객 자체가 없고, 인적조차 드물다. 어쩌다 마주치는 등산객은 달랑거리는 종을 배낭에 달았다. “곰이 종소리를 싫어해요.” 고원 사무소 안내인의 말이다.사사가미네 고원을 돌아볼 시간은 한 시간이 채 못 됐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 동안 나는 사사가미네 숲에 푹 빠져 버렸다. 그곳에선 나무며 풀이며 바위, 숲 속의 모든 존재가 스멀스멀 살아 움직이고, 나무와 풀이 소리칠지도 모른다. 사사가미네 숲은 그런 곳이다.사진을 찍다 보니 일행들은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나만 남았다. 어디선가 심하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진다. 딸랑딸랑 종소리와 함께 ‘곰 주의’ 팻말이 떠오른다. 어느 순간 숲 가장자리에서 뭔가가 튀어나오더니 내 앞을 후다닥 지나간다. 뭐지! 그 순간엔 정말 심장이 얼어붙는 것 같다. 휴…. 원숭이다. 잠시였으나 곰과 마주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은 난생 처음이다.향긋한 차 같은 사케 이마요츠카사 양조장외지인들에게 니가타는 눈, 쌀, 사케로 유명하다. 눈으로 인해 수질이 독특하고, 쌀이 좋고, 쌀맛이 좋으니 사케 맛도 좋아진다. 사케 양조만 놓고 보면 천혜의 자연환경이다. 이를 증명하듯 니가타에만 94개의 사케 양조장이 있다. 일본 최고의 사케는 니가타의 쌀, 기후, 물, 양조술에서 온다. 고시노간바이, 구보타, 핫카이산 같은 니가타 사케는 언제는 일본 사케 탑 쓰리에 들어갈 정도로 인기가 많다.이마요츠카사 양조장은 가업으로 이어 왔다. 매년 그해 생산한 쌀을 가지고 10월 초부터 이듬해 3월까지 사케를 만든다. 매년 12월 초순이면 그해 만든 첫 번째 사케를 맛볼 수 있다. 올해에는 1.8리터짜리 3만병 정도를 만들 예정인데 내년 6월이면 모두 팔릴 거라고 한다. 100년도 더 된 이마요츠카사 양조장 건물은 드라마세트장으로 사용될 정도로 분위기가 독특하다. 이마요츠카사 양조장에선 사케가 만들어지는 과정, 저장고에 관한 이야기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양조장 오너인 야마모토씨의 설명을 들으며 양조장을 한 바퀴 돌고 난 후 사케를 시음했다. 여기서 맛본 사케 중 한 가지는 매우 부드럽게 넘어간다. 향긋한 차 같은 사케다. 사케의 새로운 발견이다.도쿄도 오사카도 아닌 니가타한국에서 기자들이 왔다고 가나자와 TV와 니가타 신문사에서 우리를 취재하러 왔다. TV 리포터가 묻는다. “가나자와에는 어떤 매력이 있나요?” “가나자와 같은 소도시는 복잡하지 않아 좋아요. 지방의 작은 도시이지만 도쿄나 오사카에도 없는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이란 훌륭한 현대미술관도 있고요.” 어설픈 영어로 대답을 하면서 생각했다. 여기는 정말 뉴스거리가 없구나. 그만큼 평온한 도시다. 다음날 TV 속 나를 알아봐 줄 사람을 위해 가나자와에 하루 더 있어야 했는데 일정이 허락지 않았다. 대도시가 아닌 작은 도시와 자연 속으로 여행을 하다 보니 마주치는 사람들 성정이 남다르다. 료칸 종업원들만 봐도 이를테면 교토의 료칸 종업원들이 친절하지만 엄격하다는 점에서 아주 프로페셔널하다면 도야마나 니가타의 종업원들은 아무래도 엉성하다. 그게 정겹다. 심지어 현청 공무원들 느낌도 소박한 게 남다르다. 때가 묻지 않은 공무원들이라 할까.다시 이시카와나 도야마, 니가타에 오고 싶다. 무엇보다 이번 겨울엔 스키를 타러 올 수 있으면 좋겠다. 니가타현에만 50개가 넘는 스키장이 있다. 내년 봄이나 가을엔 이시카와의 다테야마(해발 3,015m)에 오르고 싶다. 한라산이 1,950m, 백두산이 2,750m이니 다테야마는 아주 큰 산이다. 하지만 해발 2,450m까지 버스가 다닌다니 565m만 올라간다면 3,000m급 산에 오를 수 있다. 사사가미네 고원의 깊은 숲도 제대로 한번 걸어 보고 싶다. 단, 곰과는 마주치지 않기를 바란다. 도쿄나 오사카가 아닌 이시카와나 니가타에 다시 오고 싶은 이유다.☞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취재협조 니가타현청 www.enjoyniigata.com/korean 이시카와현청 www.hot-ishikawa.jp/korean 도야마현청 www.info-toyama.com/korean
  • [증시 전망대] 철 만난 배당주… 주가하락 가능성 따져봐야

    ‘배당의 달’ 12월이 성큼 다가오자 고(高)배당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하락을 최소화해 줄 수 있고, 적정 주가보다 값이 싼 종목을 사두면 시세차익과 배당수익을 한꺼번에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마지막 주식 거래일은 다음 달 30일로 12월 26일까지는 주식을 사야 배당을 받을 수 있다. 29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달 중순까지 하락세였던 고배당주들이 반등하고 있다. 한국쉘석유는 지난해 주당 2만원으로 배당금이 가장 높았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1일(종가기준) 48만 7000원이었던 주가는 14일 46만 3500원으로 4.8% 떨어졌다가 서서히 상승해 이날 48만 7500원까지 올랐다. 전통적 고배당주인 SK텔레콤도 지난 1일 23만 3500원에서 21일 21만 1500원으로 9.4% 떨어졌지만 그 이후 오름세를 회복해 이날 22만 6000원까지 올랐다. 고배당주로 분류되는 KT&G, 하이트진로, 무림P&P의 주가도 이날 각각 7만 8500원, 2만 5350원, 6260원을 기록했다. 이달 중순 기록한 저점보다 3.6~7.4%씩 높아졌다. 하지만 올해 배당수익률이 예년만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주가 하락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 배당을 받아도 주가가 하락하면 오히려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올 10월 기준 코스피 상장사의 배당수익률은 1.13%다. 지난해(1.33%)나 2011년(1.54%)보다 낮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연말이라는 이유로 고배당주에 열광하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배당수익률은 조금 낮더라도 배당이 꾸준히 증가하는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강 연구원은 리노공업, 파트론, 동서, 대덕전자 등을 추천했다. 김재은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3년간 배당을 실시하고, 배당금이 줄지 않고, 올 상반기 실적 증가율이 견조한 배당주를 골라 투자하면 연말 배당 막차를 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조선내화, 노루페인트, 진양홀딩스, 레드캡투어 등을 추천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ABC마트 ‘블랙프라이데이’ 70% 할인…아마존닷컴·미샤 제품은?

    ABC마트 ‘블랙프라이데이’ 70% 할인…아마존닷컴·미샤 제품은?

    블랙프라이데이·ABC마트·아마존닷컴·토니모리·미샤 빅세일 화제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ABC마트, 아마존닷컴, 미샤, 토니모리를 비롯한 국내외 브랜드들이 폭탄세일을 진행해 네티즌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특히 ABC마트는 70% 할인행사를 진행, 홈페이지는 마비가 될 정도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BC마트는 선착순 10만명에 한해 운동화를 최대 70%까지 할인해주는 통 큰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아마존닷컴은 유아용품, 가전제품, 의류, 신발 등 다양한 품목의 제품들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며 행사 기간 배송료는 무료다.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에서 11월 마지막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 금요일을 뜻한다. 이날은 미국에서 최대 규모의 쇼핑이 이뤄지는 날로 손꼽히며, 전통적으로 연말 쇼핑 시즌을 알리는 시점이자 연중 최대의 쇼핑이 이뤄지는 날이다. 블랙프라이데이 ABC마트·미샤·아마존닷컴·토니모리 빅세일 행사에 대해 네티즌들은 “블랙프라이데이 ABC마트·미샤·아마존닷컴·토니모리 빅세일 뭘 사야 할까”, “블랙프라이데이 ABC마트·미샤·아마존닷컴·토니모리 파격할인 제품이 뭔지 정말 궁금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리그오브레전드 롤 패치 적용 끝…새롭게 바뀐 롤 특성은? ‘팝스타 아리’ 스킨 추가

    리그오브레전드 롤 패치 적용 끝…새롭게 바뀐 롤 특성은? ‘팝스타 아리’ 스킨 추가

    인기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이하 ‘롤’)가 점검을 마치고 롤 패치 내용을 공개했다. 라이엇게임즈는 27일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한 3.14 패치 적용을 마치고 “프리시즌에 초대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프리시즌의 시작을 알렸다. 롤 패치 적용을 끝낸 라이엇게임즈는 “앞으로 몇 주간 ‘롤’을 한 단계 더 발전된 모습으로 가다듬기 위해 게임 플레이를 조율할 예정”이라면서 “새 시즌 랭크 게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까지 끊임없이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의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새롭게 바뀐 롤 특성도 소개했다. 라이엇게임즈는 “정글을 개편하여 골드 획득량을 늘리고 새로운 루트를 개척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면서 “맵 상 주요 목표를 변경해 더 일관성 있는 상호작용이 일어나도록 하고, 드래곤을 통해 지고 있는 팀이 역전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혔다”고 밝혔다. 즉 이번 롤 패치를 통해 바뀌는 롤 특성은 골드가 올라고 작은 몹들은 체력이 내려간다. 반면 큰 몹들의 체력도 올라간다. 이용자들은 롤 패치 적용 뒤 바뀔 롤 특성에 대해 기대 반 걱정 반이라는 입장이다. 롤 패치 적용 소식에 이용자들은 “롤 특성 어떻게 바뀔까?” “바뀐 롤 특성에 팝스타 아리 스킨까지? 궁금” “팝스타 아리 스킨 사야겠다” “팝스타 아리, 롤 패치 끝나고 보상 없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롤점검·롤 패치 완료 눈앞…끝날때까지 도타2라도 한 게임?

    롤점검·롤 패치 완료 눈앞…끝날때까지 도타2라도 한 게임?

    인기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롤 패치가 27일 곧 끝날 것으로 보인다. 리그오브레전드 한국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라이엇게임즈코리아는 이날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금일 13:00까지 진행될 예정이던 게임 업데이트 작업을 17:00까지 연장하게 되었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점검 현황을 알렸다. 오후 3시 30분부터는 모든 점검 상황에 오류를 확인하는 QA단계를 진행 중이다. 라이엇게임즈코리아는 이날 업데이트가 빠르게 종료될 경우, 조기 오픈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롤 패치는 지난 롤 북미서버에 공개된 3.14 패치버전인 것으로 보인다. 롤점검에 이은 이번 롤 패치와 함께 새로운 스킨인 ‘팝스타 아리’와 ‘지옥의 나서스’도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네티즌들은 “롤 패치 너무 기대된다” “북미서버 반응은 어떻나요?”, “롤점검·롤 패치하는 사이에 도타2라도 해야하나”, “지옥의 나서스는 꼭 사야할 듯”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라오스, 경협·우호증진 논의

    한·라오스, 경협·우호증진 논의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춤말리 사야손 라오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 분야를 비롯한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를 상대로 한 ‘세일즈 외교’의 연장선이다. 박 대통령과 춤말리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했다. 두 정상은 라오스의 풍부한 천연자원과 한국의 첨단기술을 결합하는 호혜적 협력 방안, 라오스 정부가 추진 중인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 확대 방안, 한국의 개발경험 공유 방안 등을 협의했다. 우리 정부는 수력발전 분야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라오스는 풍부한 수력자원을 통해 생산한 전기를 태국과 베트남 등에 수출하고 있으며, 향후 수력발전시설 69개를 추가로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금과 철, 아연 등 라오스의 풍부한 광물자원 개발에도 우리 기업들이 활발하게 참여할 전망이다. 라오스는 광산 개발에 따른 자연 훼손 등을 막기 위해 오는 2015년까지 광산 개발 및 신규 허가를 중단하고 있으나, 한국 기업들에 예외적으로 탐사를 허용하고 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라오스의 복잡한 외국인 고용 절차, 최저임금 및 법인세율 급상승 문제 등 한국 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라오스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라오스는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매년 7~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올해도 8%대의 경제성장률이 전망된다고 알고 있다”면서 “라오스가 내륙이라는 지리적 한계를 벗어나서 역내의 교통, 물류 요충지로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열린 공식 오찬에서 ‘같은 배에 탄 관계’라는 뜻의 라오스어인 “유나이 싸따깜 안디어오깐”을 언급하며 “앞으로 양국이 풍랑을 이겨내고 공동번영과 국민행복의 큰 바다로 함께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춤말리 대통령은 “오늘 이뤄진 양국 간 여러 조약이 양국의 협력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라오스 대통령의 방한은 양국 수교 이후 처음이다. 양국은 1974년 수교했으나 1년 뒤 라오스의 공산화 조치로 단교했고, 1995년 10월 재수교한 바 있다. 이로써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말레이시아와 캄보디아를 제외한 8개국 정상과 정상회담을 마무리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추말리 라오스 대통령 21~23일 방한

    추말리 사야손 라오스 대통령이 오는 21일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한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추말리 대통령 내외가 박근혜 대통령의 초청으로 21일부터 2박3일의 일정으로 방한한다”면서 “라오스 대통령의 방한은 1995년 양국 재수교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22일 추말리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정치대화 증진 ▲경제관계 심화 ▲문화교류 확대 등의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반도와 동남아시아 등 지역 정세와 국제무대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라오스는 동남아시아의 중심에 위치한 교통 요충지로, 수력과 광산 등 자원 개발에 따른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추말리 라오스 대통령 21~23일 방한

    추말리 사야손 라오스 대통령이 오는 21일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한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추말리 대통령 내외가 박근혜 대통령의 초청으로 21일부터 2박3일의 일정으로 방한한다”면서 “라오스 대통령의 방한은 1995년 양국 재수교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22일 추말리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정치대화 증진 ▲경제관계 심화 ▲문화교류 확대 등의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반도와 동남아시아 등 지역 정세와 국제무대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라오스는 동남아시아의 중심에 위치한 교통 요충지로, 수력과 광산 등 자원 개발에 따른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美 전쟁영웅의 손녀, 애국가 부르다

    美 전쟁영웅의 손녀, 애국가 부르다

    미국 ‘재향군인의 날’인 1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동남부 모하비 사막에 있는 ‘패튼 장군 기념박물관’에서 열린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벽’ 제막식에서 은발의 백인 여성이 한국어로 애국가를 열창해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은 미군의 전쟁영웅 조지 S 패튼(1885~1945) 장군의 손녀 헬렌 패튼(52) 여사. 패튼 장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설립된 ‘패튼 재단’ 이사장인 그는 이날 박물관 탄생 25주년 기념식을 겸한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패튼 여사는 “할아버지는 군인이라면 세계 어느 전쟁터에 가도 그 나라 국민의 마음을 사야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며 “그 나라 국민의 마음을 사는 데는 그 나라 말을 쓰는 게 가장 빠른 길이라고 가르치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행사에 참석한 신연성 로스앤젤레스 주재 한국총영사를 연단으로 불러내 “애국가를 부르겠다.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신 총영사가 첫 구절을 불러주자 패튼 여사는 음정과 박자를 맞춰 한국어로 애국가를 불렀다. 김미경 기자·로스앤젤레스 연합뉴스 chaplin7@seoul.co.kr
  • ‘진격의 거인’ 작가, “日치하 조선 인구 2배” 식민지배 옹호 논란

    ‘진격의 거인’ 작가, “日치하 조선 인구 2배” 식민지배 옹호 논란

    일본의 인기 만화 ‘진격의 거인’ 작가 하지메 이사야마가 자신의 트위터 비밀계정에 “일본의 통치로 조선인 인구도 수명도 2배로 늘었다”고 주장한 사실이 지난 16일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일제의 한국 식민 지배가 결과적으로 한국 산업화와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의 전형적인 논리다. 하지메 이사야마는 지난 6월 출판사, 보조작가 등과 연락용으로 사용하는 비공개 트위터(@migiteorerno)에 “한국이 생기기 40년 전부터 있던 (일본) 군대를 일괄해서 나치와 같다고 보는 것은 난폭하다”고 밝혔다. 하지메 이사야마는 “나중에 (한국이) 일본에 의해 통치돼 인구와 수명이 2배로 늘어난 조선인을 민족정화를 당한 유태인과 (상황이) 꼭 들어맞는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는 글을 올렸다. 앞서 하지메 이사야마가 2010년 “‘진격의 거인’ 등장인물 중 한명의 모델이 일본 육군 장군 아키야마 요시후루냐”는 질문에 “맞다. 그런 분을 모델로 하는 것은 황공한 일이다. 그의 인품에 경외감을 갖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발언으로 하지메 이사야마는 한국에서는 우익 편향 논란을, 일본에서는 좌익 편향 논란에 휩싸였다. 아키야마 요시후루는 ‘일본 근대 기병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인물로 러·일 전쟁 중 러시아군의 우세한 기병대를 이겨낸 전투로 유명하다. 1916~17년 헌병경찰 통치기에 조선 주둔군 사령관으로 자리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우익 논란이 벌어졌던 것은 아키야마 요시후루가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고종이 헤이그에 보낸 특사를 아키야마 요시후루가 저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키야마 요시후루가 헤이그 특사를 직접적으로 방해했다는 정황은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 없다. 반면 일본에서 좌익 편향 논란이 벌어진 것은 관동대지진 당시 벌어진 조선인 학살에 대한 아키야마 요시후루의 발언 때문이다. 아키야마 요시후루는 당시 “조선인이 방화했다거나 우물에 독을 던졌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냉정한 판단을 할 수 없었던 것은 참으로 유감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와 별도로 하지메 이사야마가 식민지 근대화론의 전형적인 논리를 그대로 따르는 발언을 함에 따라 ‘혐한 우익’ 논란은 비켜갈 수 없게 됐다. 만화 ‘진격의 거인’은 인간을 잡아먹는 거인에 멸망 직전에 다다른 인류의 저항을 다룬 작품으로 2009년 10월 만화잡지에 연재를 시작해 단행본이 10권까지 나왔다. 지난 4월부터는 TV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한국에서도 하루 차이를 두고 거의 동시 방영하고 있다. ‘진격의 거인’의 인기에 힘입어 ‘진격의 ○○○’라는 수식어가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이 빚은 ‘보석의 바다’에 빠져볼까

    신이 빚은 ‘보석의 바다’에 빠져볼까

    신의 은총이 넘쳐나는 반짝이는 보석의 바다가 있다. 태평양 한가운데 7000개의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중앙에 큰 섬 7개와 수백개의 작은 섬으로 이뤄진 비사야 제도다. 12일 오전 9시 40분 KBS 1TV ‘걸어서 세계 속으로’는 비사야 제도 곳곳에 숨겨진 작고 예쁜 섬들과 그곳에 깃든 낙천적인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간다. 필리핀의 옛 수도이자 문화의 중심인 세부의 산토 니뇨 성당을 비롯해 세부의 남쪽 끝 마을 오슬롭에서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물고기인 고래상어를,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보홀섬에서는 신비한 언덕으로 이름난 초콜릿힐을 소개한다. 국민의 80%가 믿는 필리핀 국교인 가톨릭은 스페인의 영향으로 꽃을 피웠다. 세부에는 필리핀에 가톨릭을 전파한 탐험가 마젤란이 세운 마젤란 십자가와 1500년대 아시아에서 최초로 건립된 산토 니뇨 성당이 있다. 산토 니뇨 성당은 일요일이면 필리핀 각지에서 미사를 보기 위해 수천명의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수확의 계절 9월이 되면 필리핀 국민들은 저마다 자신이 믿는 신과 수호성인에게 수확을 감사하는 축제를 연다. 이들의 삶 속에 녹아 있는 깊은 신앙심과 전통을 살펴본다. 세부 남쪽의 작은 어촌마을 오슬롭. 이곳에 2년 전부터 지구상에서 가장 큰 물고기인 고래상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 자라면 몸길이가 14m나 되는 고래상어는 플랑크톤을 주식으로 먹고 사는 온순한 물고기다. 마을의 한 어부가 심심풀이로 먹이를 주기 시작하자 모여들기 시작한 야생의 고래상어가 무려 20여 마리나 된다. 소문이 나면서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고래상어와 어부들은 언제까지 공존할 수 있을까.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아 때 묻지 않은 자연을 간직한 보홀 섬. 이곳은 1776개의 언덕인 초콜릿힐로 유명하다. 옥수수 모양의 산호 무덤인 초콜릿힐은 200만년 전 물속에서 형성된 특수한 지형이다. 보홀의 꽃이라 불리는 해변, 알로나 비치로 전통 배 방카를 타고 나가면 여러 무리의 돌고래도 만나볼 수 있다. 세계적인 다이빙 포인트도 포진해 있다. 발리카삭섬은 바닷속이 마치 하늘처럼 맑아 이미 전 세계 다이버들에게 입소문이 자자한 곳으로 바다거북 등 수많은 해양생물이 살고 있다. 세계 3대 다이빙 포인트 가운데 하나인 아포섬에서는 보키아라는 해파리를 이용해 잡는 서전피시(검은쥐치)가 유명하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생명의 窓] 시각장애인들과 그림 그리기/길은영 미술심리치료연구소장

    [생명의 窓] 시각장애인들과 그림 그리기/길은영 미술심리치료연구소장

    매월 마지막 금요일이면 연구원들과 미술재료를 잔뜩 싣고 가는 곳이 있다. 시각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시설이다. 16년을 이런저런 사연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왔지만 이날이 다가오면 며칠 전부터 몸과 마음이 더 분주해진다. 미술재료도 사야 하고, 이를 그분들이 사용하기 좋게 미리 나눠놓기도 해야 한다. 바나나와 콜라를 가방에 넣고 잠을 설치는, 소풍 가기 전날의 아이처럼 사뭇 들뜬다. 사람들은 묻는다.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미술을 할 수 있어요? 나는 대답 대신 긍정의 미소로 답한다. 준비가 필요한 여행이기 때문이다. 그 여행의 출발은 우리 마음이 시각적이라는 인식에 있다. 가령, 아버지를 떠올리라고 하면 난 곧바로 인자한 미소로 현관 앞에서 ‘이제 왔니?’ 하고 묻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린다. 이렇듯 마음의 상은 시각적이다. 그 순간 상상의 내용은 심상이 될 수 있고, 실제로 보이지 않고 만질 수도 없는 심상을 보게 된다. 그리고 이런 시각적 심상 때문에 우리의 눈이 얼마나 많은 유혹에 시달리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이미지들이 마치 진실의 모든 것인 양 인식되는지 생각하게 되면 아예 눈을 감고 싶어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각을 가장 지배적인 감각으로 사용해 세상을 그린다. 그런데 이 눈이 함정이 될 수 있다. 너무 많이 보면 넘쳐나는 이미지 속에서 정작 마음이 길을 잃게 된다. 마음의 눈이 멀게 되는 것이다. 마음의 눈이 멀어 가는 처지로, 깨끗하고 맑은 마음의 눈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러 가니 어찌 설레지 않겠는가.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우리가 그들에게 시력을 줄 수 없음은 명백하다. 대신 감각의 세계를 탐색하고 즐길 방법을 제공한다. “이것은 종이이고, 이것은 빨간색이며, 이것은 사과색과 같고, 어쩌면 태양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럼 그들은 다양한 재료를 손끝으로 보면서 아픔과 혼란스러움을 얘기하기도 하고, 맛있는 사과를 떠올리며 따스한 햇살의 느낌을 손으로 우리에게 보여준다. 물론 이분들은 자신의 ‘작품’을 눈으로 보지 못한다. 대신 마음으로, 온몸으로 본다. 소리와 냄새, 그리고 손끝으로 전해지는 촉감이 그의 미각까지 자극하고, 그렇게 ‘오감’(五感)을 통해 만들어진 세계가 그의 마음속에 펼쳐지는 것이다. 한낱 우리의 눈으로 보는 그의 작품이 뭘 뜻하는지는 그래서 중요하지 않다. 그들이 작품을 만들며 만나는 세계, 그 공명(共鳴)의 세계가 먼저다. 눈 먼 자와 눈 뜬 자들이 만나, 누가 눈을 뜨고 감은 것인지 모를 ‘공감의 장’이 펼쳐진다. 보지 못하는 이들이 보는 우리보다 길을 잃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먹고, 입고, 걷는 데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할지언정 이미지에 현혹된 적이 없기에 비로소 보이는 진실과 공감각의 세계를 우리에게 제공한다. 재료를 매만지고 느낌을 이야기하고 만들어 가면서 보이지 않는 세상을 진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의 경험을 이동하는 능력이 생긴다. 이 순환과정으로 치유가 되는 것은 그들이 아니라 정작 미술재료를 들고 간 우리들이다. 그들과 떠나는 마음의 여행에서 볼 수 있는가, 없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친구 사이도, 부부와 부모자녀 간에도 이런 영혼의 들숨과 날숨의 순환이 필요하다. 정말 우리는 무엇을 만지고 보고 있는가. 우리는 우리를 보고 있는 걸까.
  • 고산준령·구름·안개의 바다… 날 어서 오라 하네!

    고산준령·구름·안개의 바다… 날 어서 오라 하네!

    가을이 깊어 갑니다. 재촉하듯 가을비 내렸으니 속도가 더해지겠지요. 강원 횡성, 두메의 가을 풍경도 무르익어 갑니다. 연분홍 얼굴 내민 코스모스가 정겹고, 귀족풍의 흰 자작나무는 묘한 거리감을 두고 이방인을 맞습니다. 태기산에 오르면 두 번 놀랍니다. 차로 쉬 오를 수 있는 것에 먼저 놀라고, 준봉들과 구름이 희롱하는 모습에 이어 놀랍니다. 발품 팔아 높은 산에 올라야 마주할 수 있는 풍경을 땀 한 방울 안 흘리고 만끽하는 게 황송할 지경입니다. 아마 이것만으로도 횡성을 찾을 이유는 충분할 겁니다. 고원 목초지에서 자란 횡성 한우가 맛있다지요. 이번엔 한우에 더해 가을 정취까지 담아 오시지요. 가을, 딱 이맘때 횡성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태기산(1261m)에 있다. 구름과 안개 그리고 산봉우리가 희롱하며 멋진 풍경을 펼쳐내기 때문이다. 가을철 일교차 큰 날 새벽이면 태기산 주변엔 어김없이 구름바다가 펼쳐진다. 넘실대는 구름을 뚫고 정상까지 솟구쳐 오르면 발 아래로 고산준령들이 섬처럼 떠 있다. 비 갠 오후라면 더 좋다. 두 번 보기 힘들 만큼 멋진 해넘이 장면과 마주할 수도 있다. 태기산은 횡성군 둔내·청일면, 평창군 봉평면, 홍천군 서석면의 경계에 걸쳐 있다. 산자락 곳곳엔 삼한시대 진한의 마지막 왕이었던 태기왕의 전설이 깃들었다. 신라와의 전쟁에서 패한 태기왕이 남은 군사를 이끌고 이 산에 들어와 산성을 쌓았다. 4년을 농성하며 버텼으나 박혁거세가 이끄는 신라군의 집요한 공격에 무너졌다. 결국 태기왕은 이 산에서 생을 마쳤다. 태기산 이름의 유래다. 가까운 곳에 태기왕이 올랐다는(혹은 박혁거세가 다녀갔다는) 어답산(御踏山·789m)과 태기왕이 갑옷을 씻었다는 갑천도 있다. 태기산은 횡성 최고봉이지만 정상까지 가는 건 어렵지 않다. 국도 6호선 양두구미재(920m)에서 시작되는 임도를 이용하면 정상 바로 밑까지 간다. 거리는 약 4㎞다. 임도에서 만나는 전망이 빼어나다. 강원의 준령들이 어깨를 겯고 늘어서 있다. 임도 주변엔 전나무와 낙엽송 등이 짙은 숲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삐죽 솟은 나무 곁엔 당귀꽃, 구절초 등이 흐드러졌다. 여긴 벌써 가을이 한창인 게다. 정상 언저리에 풍력발전단지가 조성돼 있다. 거대한 바람개비 모양의 발전기 20여기가 능선을 따라 도열해 있다. 멀리서는 낭만적인 풍경이지만 가까이 서면 윙윙대며 돌아가는 40m짜리 풍력발전기 날개의 기세가 여간 등등하지 않다. 구름이 산과 산, 그리고 풍력발전기 사이사이를 출렁대며 돌아나간다. 때로는 곧추서기도 하고, 때로는 밀물처럼 으르렁대다가도, 어느새 여인의 손길처럼 부드럽게 이곳저곳 어루만지며 흐른다. 변화무쌍한 구름의 춤사위가 한 개그맨의 유행어처럼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는 ‘요물’ 같다. 우천면 두곡리의 ‘미술관자작나무숲’에선 희디흰 가을과 만날 수 있다. 소설가 정비석의 표현 그대로 ‘아낙네의 살결처럼 흰’ 수피의 자작나무가 둘러싸고 있는 전시 공간이자 정원이다. 갤러리에선 사진가인 원종호 관장의 사진작품과 화가들의 미술작품이 번갈아 전시된다. 하지만 그보다는 정원이 주는 감동이 훨씬 크고 깊다. 적당한 간격의 자작나무와 야생화들, 그리고 길 위를 촘촘하게 덮은 병꽃풀 ‘카펫’이 그럴싸하게 어우러져 있다. 입장료는 만만치 않다. 어른 1만 5000원, 어린이도 1만원이다. 여기엔 차 한 잔과 ‘치유’ 값이 포함돼 있다. 입장료를 내면 우편엽서를 한 장 준다. 이걸 숲 가운데의 카페에 내면 각종 허브차, 혹은 바리스타가 로스팅한 커피를 내준다. 향긋한 차 향 맡으며 적요한 숲 가운데 앉아 있자면 남루한 일상은 저만치 달아나고 만다. 호숫가를 걸으며 칙칙했던 일상을 털어내고 싶은 이라면 횡성호를 찾는 게 좋겠다. 남한강 지류인 섬강의 물줄기가 횡성댐에 막혀 생긴 호수다. 물가를 따라 산책로를 조성해 뒀다. 모두 6개 코스(27㎞)인데, 5구간(4.5㎞)이 특히 인기다. 호수를 바짝 끼고 걷는 데다, 원점 회귀할 수 있는 유일한 코스이기 때문이다. 길은 ‘가족길’이라 불릴 만큼 평탄하다. 들머리는 갑천면 구방리 ‘망향의 동산’이다. 수몰마을의 옛 흔적을 볼 수 있는 전시관과 중금리 탑둔지에 있던 삼층석탑, 망향탑 등이 세워져 있다. 이맘때 횡성은 코스모스 천지다. 몇 해 전부터 횡성의 새 이미지 조성을 위해 코스모스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마을마다 코스모스를 심었고 꽃 핀 자리에선 마을 축제가 열린다. 특히 우천면 오원리 등에 대규모 코스모스 정원이 조성돼 있다. 가을 분위기 한껏 돋우는 코스모스는 10월 중순까지 횡성 곳곳에서 하늘댈 것으로 전망된다. 횡성 여정, 찐빵으로 마무리하자. 먹어야 남는다. 한데 찐빵 가게가 얼추 열대여섯 군데나 된다. 어느 집에서 사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 맛은 거의 평준화됐다. ‘추억의 맛’에 차이가 있다 한들 얼마나 되겠나. 그래도 꼭 ‘원조’를 맛봐야겠다면 안흥면사무소 앞 ‘면사무소앞안흥찐빵’이나, 안흥 초입의 ‘심순녀안흥찐빵’을 찾으시라. 두 집의 안주인은 자매다. 하지만 유명하기로는 TV 등에 자주 소개됐던 ‘심순녀안흥찐빵’이 앞선다. 원래 안흥찐빵 가게가 있던 곳은 면사무소 맞은편의 차부(車部)였다. 여기서 두 자매가 횡성을 들고 나는 사람들과 인근 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핫도그와 호떡 등을 팔았다. 그러다 1990년대 들어 찐빵을 조금씩 내놓기 시작했는데, 이게 ‘대박’을 쳤다. 이후 언니 심순녀씨는 분가해 자신의 이름을 딴 빵집을 냈다. 동생은 지금도 같은 자리에서 찐빵을 팔고 있다. 글 사진 횡성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새말이나 둔내나들목, 중앙고속도로의 횡성나들목에서 나간다. 경기 양평에서 원주·횡성 방향 6번 국도를 따라 가는 방법도 있다. →잘 곳 횡성터미널 부근에 깨끗한 모텔들이 몰려 있다. 4만~5만원 선. 펜션 정보는 횡성 문화관광홈페이지(tour.hsg.go.kr) 참조. 적요한 자작나무숲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면 미술관자작나무숲(www.jjsoup.com)에서 운영하는 펜션도 좋다. 342-6833. 태기산 인근에서 묵겠다면 평창 쪽의 보광 휘닉스파크(330-3000)나 한화리조트 휘닉스파크(334-6100)가 가깝다. →축제 횡성 한우축제(www.hshanu.or.kr)가 10월 2~6일 횡성읍내 섬강 둔치에서 열린다. 횡성 특산의 한우를 싸게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횡성한우 테마목장 투어, 블랙이글 경축 비행 등 부대행사도 알차다. 핵심은 역시 풍성한 한우 시식 행사다. 축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은 ‘횡성한우고기 전문점’과 ‘횡성한우 셀프 코너’ 등이다. 시중 한우에 견줘 값이 저렴하고 진품 횡성한우를 맛볼 수 있다. ‘명품 중의 명품’으로 꼽히는 살치살은 물론 치마살, 채끝살 등 모든 부위가 마련돼 있다. 고기를 산 다음, 셀프 코너에서 직접 구워 먹는다. 1인당 5000원에 공기밥과 상추, 쌈장, 된장국, 더덕 등의 기본상이 제공된다. 무료로 맛볼 수도 있다. 축제기간 중 하루 두 차례 열리는 횡성한우 시식코너에서다. 아울러 더덕 등 횡성 특산물로 만든 다양한 먹거리들도 ‘횡성 대표음식 코너’에서 만날 수 있다. 342-1731~2.
  • 건설업체 체감경기 반등…10명중 6명 “집 사겠다”

    건설업체 체감경기 반등…10명중 6명 “집 사겠다”

    정부의 ‘8·28 부동산 대책’이 얼어붙었던 부동산 시장에 훈풍을 일으키고 있다. 매월 하락하던 건설사들의 체감 경기 지수는 상승세로 돌아섰고 시장을 관망하던 주택 수요자들도 구매 쪽으로 마음을 돌리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사업환경지수 9월 전망치가 역대 최대폭으로 상승해 주택시장의 분위기 반전이 힘을 얻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주택사업환경지수는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사업 현황과 전망 등을 조사해 집계한 지표인 주택경기실사지수(HBSI)의 하나로, 건설업체들이 실제로 느끼는 주택 경기를 확인할 수 있다. 주택사업환경지수 9월 전망치는 서울 59.5(25.7포인트 상승), 수도권 52.7(25.0포인트 상승), 지방 87.1(25.7포인트 상승)로 집계돼 역대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며 지난 8월의 하락폭을 단숨에 만회했다. 지난 6월부터 하락세를 보여 온 지수가 3개월 만에 반등하며 조사를 시행한 지난해 7월 이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다. 주택사업 환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분양실적지수와 분양계획지수 역시 동반 상승했다. 분양실적지수와 분양계획지수 9월 전망치는 각각 86.5(26.2포인트 상승), 86.3(20.0포인트 상승)으로 지난달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다. 실제로 주택 수요자들 사이에 “이제는 집을 사야 할 때”라는 심리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전국 분양 시장의 반응도 뜨겁다. 지난 6일 문을 연 현대산업개발의 ‘위례 아이파크’ 견본주택에는 사흘 만에 2만 5000여명이 다녀갔고, 삼성물산의 ‘래미안 잠원’ 견본주택에는 이틀 만에 1만 3000여명이 다녀갔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취득세 영구 인하와 다주택 양도세 중과 폐지 등 시장 분위기를 좌우하는 법안들을 9월 정기국회에서 빠르게 처리해 주택시장의 회복세 전환 ‘시그널’에 확신을 심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주택 수요자들의 심리 변화도 두드러지고 있다. 부동산114가 지난 3∼8일 총 307명(일반인 186명, 공인중개사 121명)을 상대로 ‘8·28 전·월세 시장 안정화 대책의 효과’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책 발표 이후 주택 구매 의향이 높아졌느냐’는 물음에 일반인의 60%는 ‘그렇다’고 답변했다. ‘보통이다’는 19%, ‘아니다’는 21%로 집계됐다. 공인중개사들은 ‘8·28 대책으로 주택매매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43%가 ‘그렇다’고 대답했고, 37%는 ‘보통’, 20%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설문 결과로 볼 때 8·28 대책으로 매매시장에서는 거래 수요가 늘며 시장 회복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나 전·월세 시장 안정화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애플, 아이폰5S·5C 공개 이어 iOS7 GM까지…“경사났네”

    애플, 아이폰5S·5C 공개 이어 iOS7 GM까지…“경사났네”

    애플이 신제품 아이폰5S와 5C를 출시한 가운데 iOS7 GM 버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아이폰5의 후속 모델인 ‘아이폰5S’와 저가형 모델 ‘아이폰5C’를 공개했다. 이러한 가운데 오는 18일 애플 모바일기기 운영체제 iOS의 새 버전 iOS7을 출시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iOS7 GM(Gold Master·개발자 최종버전)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iOS7 GM은 정식버전 배포 전 마지막으로 공개하는 베타버전으로 11일 새벽을 기해 애플 개발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iOS7 GM 버전에 별다른 이상이 없을 경우 그대로 정식버전으로 출시된다. 애플의 아이폰5S, 아이폰5C, iOS7 GM 버전 출시 소식에 네티즌들은 “아이폰5S·5C에 이어 iOS7 GM까지, 경사났네”, “아이폰5S·5C는 물론 iOS7 GM, 거기다 에오스온라인 오픈까지 오늘은 IT 축제의 날”, “아이폰5S 5C, 어떤 걸 사야할지 고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킹 연설 50주년에 자식들은 유산 싸움

    킹 연설 50주년에 자식들은 유산 싸움

    미국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인 고(故)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자녀들이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는 부친의 역사적 연설 50주년 기념일에 연설과 유물 등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두고 소송전에 돌입했다. 킹 목사의 지적재산권 관리 법인인 ‘킹스 에스테이트’는 애틀랜타의 마틴 루서 킹 기념사업회(킹센터)가 고인의 유품을 무단 사용하고 있다면서 킹센터를 지난달 28일 고소했다고 미국의 법률 전문 매체 코트하우스 뉴스(CN)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킹스 에스테이트는 킹 목사의 장남인 마틴 루서 킹 3세와 차남 덱스터 킹이 운영한다. 하지만 킹센터는 킹 목사의 생가와 묘지 근처에 있는 유명 기념관으로, 막내 딸 버니스 킹이 대표로 있다. 소장에서 킹스 에스테이트는 킹센터에 대가 없이 지적재산권 사용 허가를 줬지만 킹 목사의 유품과 이름, 사진 등을 부실하게 관리했다고 주장했다. 킹스 에스테이트는 킹센터와 이 문제를 의논했지만 가족 관계가 나빠진 탓에 투명한 논의와 원활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버니스는 ‘지적재산권 위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변호사를 통해 밝혔다. 킹 목사의 유족들은 아버지의 유산을 둘러싸고 지속적으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으며 지난해에도 킹센터 운영 등을 둘러싸고 소송전을 치렀다. 덩달아 유족들이 고인과 관련된 지적재산권을 거머쥐고 사익을 챙긴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예컨대 1963년 8월 28일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에서 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연설도 저작권 때문에 웹사이트와 유튜브 등에서는 일부만 읽거나 들을 수 있다. 연설 전문을 접하려면 20달러(2만 2000원)짜리 DVD를 사야 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아직도 클럽가니?… 요즘 홍대앞은 북카페로 ‘북적북적’

    [주말 인사이드] 아직도 클럽가니?… 요즘 홍대앞은 북카페로 ‘북적북적’

    10여년 전 프랑스 파리로 이주한 설치미술가 이서(38)씨는 오랜만에 귀국해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을 거닐다 깜짝 놀랐다. 수천 권의 장서를 갖춘 쾌적한 분위기의 출판사 직영 북카페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한 달간 머물 숙소를 홍대 근처에 정한 그녀는 요즘 짬날 때마다 홍대 주차장 골목에 있는 문학동네 ‘카페 꼼마’에 간다. 차 한잔 마시며 몇 시간씩 앉아서 책을 읽기에 그만이다. 그는 “파리에도 북카페가 많지만 이렇게 규모가 큰 출판사 북카페는 처음 본다”면서 “서가에 꽂힌 책들을 맘대로 골라 읽을 수 있고, 또 정가보다 싸게 구입할 수도 있어서 유익하다”고 했다. 얼마 전 문을 연 다산북스의 24시간 북카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나나흰)에도 잠 안 오는 밤에 가끔 가볼 생각이라는 그는 “카페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점이 신선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홍대 일대가 출판사 북카페 명소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2011년 3월 후마니타스 출판사의 ‘책다방’과 문학동네의 ‘카페 꼼마’가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연 이래 문학과지성사의 ‘문지문화원 사이(KAMA)’, 자음과모음의 카페 ‘자음과모음’, 창비 출판사의 ‘인문카페 창비’ 등이 선보였다. 2년 사이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과 합정역, 6호선 상수역을 잇는 서교동과 동교동 주변 삼각형 반경 안에 10여곳이 생겼다. 가장 최근엔 다산북스가 지난 7월 중순 ‘나나흰’을 열며 출판사 북카페 행렬에 가세했다. 홍대 주변에 출판사 북카페가 많은 것은 이 지역에 출판사들이 밀집해 있는 것과 연관이 있다. 출판사들이 사옥 공간을 활용해 임대료 부담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음과모음은 서교동에 사옥을 마련하면서 1층 공간을 북카페로 만들었고, 창비도 서교동 창비빌딩 2층을 카페 겸 문화공간으로 활용했다. 후마니타스는 사옥은 아니지만 지금의 위치로 이전하면서 편집부 사무실 공간의 절반을 카페로 만들었다. 다산북스는 서교동 사옥에 있던 사무실을 파주출판도시로 옮기면서 다른 공간은 외부 임대를 줬지만 2층은 출판사 직영 북카페로 꾸몄다. 한때 홍대를 비롯해 대학가 일대에서 유행했던 북카페는 비싼 임대료, 책값 구입비 등 비용은 만만치 않은데 혼자 와서 장시간 책을 읽거나 개인 작업을 하는 손님 때문에 수지가 맞지 않아 대부분 문을 닫았다. 하지만 출판사 직영 북카페는 애초 수익을 내기 위한 목적보다 출판사 콘텐츠 홍보와 독자와의 소통을 위한 문화공간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어 상권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구조란 점도 출판사 북카페가 늘어나는 이유로 꼽힌다. 경영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 한 어느 정도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북카페를 직접 운영하는 것이 북 콘서트나 작가와의 만남 등 출판사 행사를 치를 때 매번 장소를 빌리는 것보다 낫고, 북카페 서가에 자사 신간들을 소개하면서 얻는 홍보 효과까지 따지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출판사 북카페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자음과모음의 정은영 주간은 “온라인 서점의 득세로 골목 서점이 없어져 신간을 홍보할 수 있는 오프라인 통로가 사라진 데다 대형 서점의 매대 진열도 돈 주고 사야 하는 현실에서 북카페 서가는 유용한 쇼윈도인 셈”이라고 말했다. 홍대 출판사 북카페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운영하고, 또 상업적으로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사례는 ‘카페 꼼마’다. 하루 평균 400~500명이 몰리는 인기 카페로 소문나면서 1년 만에 홍대입구역에 2호점을 낼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2층 높이의 15단 책장은 이곳만의 자랑이다. 서가에 꽂힌 장서 7000여권은 전부 문학동네와 계열사에서 발간한 책이다. 장으뜸 ‘카페 꼼마’ 대표는 “신간은 서가에 2개월 동안 전시해 손님들이 맘껏 볼 수 있도록 한 뒤 5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고 말했다. 서점에 출고됐다가 출판사로 반품된 리퍼브(재고·파손) 도서도 반값에 판다. 장 대표는 “한 달에 책 매출만 2000만원 정도 된다”면서 “리퍼브 도서는 출판사의 골칫거리였는데 북카페가 독자와 출판사 모두 윈윈하는 틈새 판매 통로가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자사 도서 6000여권을 전시하고 있는 자음과모음 북카페도 신간 이외의 책을 할인 판매하는데 한 달 평균 1000~1500권의 책이 팔린다. 반면 인문과학서가 중심인 출판사의 북카페들은 책 판매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인문카페 창비’의 경우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리퍼브 도서 판매나 할인 제도가 없다. 처음부터 창비 온라인 회원과 계간지 ‘창작과 비평’ 정기 독자를 위한 라운지 성격의 문화공간으로 기획한 만큼 회원에 한해 음료와 도서를 40% 할인해 주고 있다. 후마니타스의 ‘책다방’도 2000여권의 장서를 전시하고 있지만 판매되는 책은 많지 않다. 자사 책들만 전시하는 다른 북카페들과 달리 ‘책다방’은 교환이나 기증 방식으로 타 출판사의 책을 상당수 갖춘 점이 색다르다. 북카페를 운영하는 출판사들은 북콘서트나 작가와의 만남, 시낭송회 등 독자와 만나는 다양한 행사에 북카페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인문카페 창비’는 창비 행사뿐 아니라 시민단체 모임, 인문학 소모임 등 연간 70~80회의 행사를 진행한다. 정지연 매니저는 “출판사로서 이 정도 문화공간은 갖춰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운영하고 있다”면서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사람들 마음에 불러일으켜야 책도 잘 팔리지 않겠냐”며 웃었다. ‘카페 꼼마’, ‘자음과모음’ 등도 작가 낭독회 등 한 달에 1~2회 행사를 진행한다. 출판사 북카페의 공통된 특징은 1인 좌석을 넉넉히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컴퓨터 작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좌석마다 콘센트와 스탠드 조명을 구비한 곳이 대다수고, 무료 인터넷 사용도 기본이다. 카페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바리스타를 고용하고, 고품질 원두를 쓰는 등 음료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추세다. 출판사 북카페가 늘면서 차별화를 꾀하려는 노력도 보인다. 후발 주자인 다산북스의 ‘나나흰’은 올빼미 애서가를 위해 ‘24시간 운영’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냈다. 다산북스 서선행 마케팅팀장은 “처음엔 잘 될까 불안하기도 했는데 의외로 새벽에 카페를 찾는 손님이 적지 않다”면서 “열대야 덕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출판 시장이 어려울수록 독자와의 직접 소통이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카페의 젊은 고객을 출판사의 장기 독자로 만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집에서 서재가 사라지고, 골목에서 서점이 자취를 감춘 지금 ‘거리의 서재’가 영토를 넓혀 가고 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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