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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보 따로, 실리 따로… 트럼프 韓·中 통상 압력 예고

    안보 따로, 실리 따로… 트럼프 韓·中 통상 압력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6일 정상회담에서 긴밀하고 굳건한 양국 연대와 동맹 관계를 과시하면서 북한 문제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대내외에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통상 문제 등 경제 분야에서는 무역 역조 개선 요구 등 미국의 국익을 챙기는 위한 청구서를 들이미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앞으로 진행될 한·미 및 미·중 정상회담의 ‘예고편’으로 거센 통상 압력이 예상된다.이날 두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미국,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 대한 위협”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강한 대응 의지를 천명했다. 특히 “미·일동맹이 지금처럼 이렇게 긴밀한 적이 없었다”고 강조하면서 “이를 토대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동맹이 지역 평화 번영의 주도적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며 일본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위상을 치켜세우면서 아베 정권에 힘을 실어 줬다.이날 정상 회담에 이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일 무역역조 시정 등 갈등 현안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일본과 불공평한 무역관계 해소에 대해 노력할 것”이라는 말로 향후 추가 조치를 시사한 정도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주일 미국대사관에서 열린 미·일 기업 경영자 대상 간담회에서는 “상품과 서비스 분야에서 (대일) 무역적자가 대략 700억 달러에 이른다”면서 “지난 수십년간 일본은 승자의 위치에 있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는 정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베 정권을 배려하면서도 간접적으로 양국 간 무역 불균형 문제에 대해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양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나설 것을 압박했다고 전했다. 이번 방문에서는 동맹을 강조하면서 무역 갈등을 부각시키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연출했지만, 앞으로는 강한 무역 역조 시정 요구 등 후폭풍이 몰려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북한 위협에 맞서) 일본은 대량의 방위 장비를 사야 한다”며 “미국은 세계 최고의 군사장비를 갖고 있다”고 무기 세일즈에 나서기도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이에 “일본은 방위 장비 대부분을 미국에서 구입하고 있다”고 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 양국 정상은 북한에 대한 압력 강화를 두 나라가 주도해 나갈 것임을 강조하면서 관련 국가들도 이를 따를 것을 촉구했다. 특히 중국의 더 큰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두 정상이 인식을 같이했다. 9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가 무역 역조 시정 등과 함께 주요 의제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두 정상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해양 질서를 유지·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해상 진출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의지를 담고 있다.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미·일 두 나라는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의 실현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이 이를 공동 외교전략으로 표명한 것으로 미국도 영향력 범위를 넓혀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등 공통의 가치관을 가진 인도, 호주, 동남아국가들과 연대하겠다는 의도를 깔고 있다. 이 같은 입장은 중국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대한 견제 의미를 지닌 것으로 풀이된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해외 유명관광지에 광명동굴 개발 노하우 전수한다

    해외 유명관광지에 광명동굴 개발 노하우 전수한다

    경기 광명시가 해외 유명 관광지에 광명동굴 개발 노하우를 전수한다. 광명시는 지난 1일 광명동굴에서 필리핀 유명 휴양지인 세부섬 고르도바시와 관광우호교류의향서를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양측은 관광 분야 발전과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서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관광·문화·예술 분야에서 다양한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민간·청소년 교류도 적극 추진한다.세부섬은 필리핀 중부 비사야 제도에 있고 하얀 모래와 에메랄드 그린의 청정해역으로 유명하다. 해마다 한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다. 메리 테리스 시토이 조 고르도바 시장은 “폐광의 기적이라 불리는 광명동굴을 실제로 보니 정말 놀라웠다”며 “두 도시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공유하고 협력해 관광·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상호발전을 이루자”고 말했다. 시는 지난 9월 4일 괌 주정부에 이어 10월말에는 라오스 후아판주와 잇따라 광명동굴 개발 노하우 전수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커버스토리] 외교부 美총격 실시간 대응 ‘좋아요’… 뜬금없는 4대강 콘텐츠 ‘싫어요’

    [커버스토리] 외교부 美총격 실시간 대응 ‘좋아요’… 뜬금없는 4대강 콘텐츠 ‘싫어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운영 방식에서도 정부부처마다 고유한 특색과 성향이 드러나고 있다. 물론 국민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엿보이면 호응도가 높고, 정책 오류나 민감한 이슈에는 비판적인 댓글이 많이 달린다는 공통점도 있다. SNS를 활용한 정책 홍보에 주의가 요구된다.특히 네티즌들은 주로 재미와 의미가 결합된 콘텐츠 또는 캠페인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꽃에는 힘이 있다’(Power of Flower)는 5편의 캠페인 영상을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해 공유했다. 이 캠페인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어려움을 겪는 화훼농가를 위해 꽃에 대한 국민들의 긍정적 관심과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5편 중 첫 번째인 ‘구애편’에 폭발적인 관심이 쏟아졌다. 조회수는 17만회, 좋아요는 514회, 공유는 105회, 댓글은 36건이었다. 댓글은 “재밌다”, “신선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집에 갈 때 꽃을 사야겠다”는 등 꽃 구매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조성하는 데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보건복지부는 주요 정책을 매주 수요일에 퀴즈 형태로 제공하는 “수요일 공유하자”라는 뜻의 ‘수공’ 콘텐츠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참여형 콘텐츠라는 점에서 좋아요, 댓글, 공유 수가 평균 1200개 정도로 일반 게시물에 비해 3배 이상 높다”고 전했다. 또 특허청이 지난 5월 ‘발명의 날’에 맞춰 게시한 ‘페친들이 뽑은 한국의 발명품 10선’은 1694명이 참여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 외교부 트위터 팔로어 14만… 22개 부처 중 1위 부처가 주요 현안에 대해 발 빠른 대응을 보일 때도 네티즌들의 격려가 쏟아진다. 추석 연휴 기간에 발생한 미국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건에 대한 외교부의 대응이 대표적이다. 라스베이거스에는 우리 동포 1만 4000여명이 거주하고, 추석 연휴 동안 하루 평균 2000~3000명의 관광객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된다. 외교부 본부와 주로스앤젤레스총영사관의 SNS 담당자들은 사건 직후인 10월 1~6일(현지시간) 30여건의 페이스북·트위터 게시글을 통해 사건 상황, 피해 접수, 연락 두절자 소재 파악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지했다. 외교부 SNS 게시글은 청와대 SNS 계정에도 공유되면서 빠르게 확산됐고, “연휴에도 열일하는 외교부 고맙습니다”라는 등 칭찬과 격려가 잇따랐다. 외교부 트위터 팔로어 수는 14만 7087명(10월 24일 기준)으로 22개 장관급 정부기관 중 1위다. # 연말정산·휴양림 등 생활밀착형글 조회수 높아 생활밀착형 정책이나 감동 스토리를 담은 게시글도 호응도 1순위로 꼽힌다. 복지부가 운영하는 ‘함께 나누는 따스한 메아리’ 사연 콘텐츠는 일상생활 속에서 가족, 친구, 지인 등에게 보내는 편지 사연을 받은 뒤 사연과 관련된 정책 정보를 제공해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연말을 앞두고 ‘2017년 연말정산 중간점검’에 대한 게시글을 올렸고, 이는 네이버 모바일 메인 상단에 노출돼 조회수 8만 3728건을 기록했다. 행정안전부에서는 지방세 등 세금 납부·연장 등의 내용들이 조회수가 높은 편이다. 산림청은 자연휴양림 예약, 임산물 요리법, 위급 상황 대처 등 실생활에 밀접한 정보들을 SNS에 게시해 호응을 얻고 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내일배움카드제, 육아휴직 급여, 주휴수당 등 체감도 높은 지원 정보 콘텐츠가 인기 있다. 인사혁신처는 호응도가 높은 게시글로 ‘공무원 채용정보’를, 댓글이 많은 콘텐츠로 지역인재제도를 꼽았다. 반면 정책 오류나 이념적인 정책 홍보는 비판의 대상이 된다. 특허청은 지난해 8월 “녹조자원화 기술개발 특허출원 증가”라는 카드뉴스를 콘텐츠로 만들어 게시했다. 하지만 게시 후 곧 “4대강 녹조 실드 치는 콘텐츠”라는 댓글이 달렸다. 특허청 관계자는 “4대강 녹조가 끊임없이 문제시되던 시점에서 시의적절하지 못한 콘텐츠였다”고 시인했다. 인사처는 최근 추석 연휴 기간 임시공휴일을 지정했던 것에 대한 댓글에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고 밝혔다. 인사처 관계자는 “육아휴직, 유연근무 등을 먼저 시행하는 곳이 공공기관과 대기업”이라면서 “임시공휴일도 공무원만 혜택을 받는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다. 행안부에서는 서비스 중단이나 오류 등이 발생하면 부정적인 댓글이 많이 달린다고 전했다. 기재부에는 담뱃세 인상과 관련된 부정적인 의견이 욕설과 함께 올라오기도 했다. 이해하기 어렵거나 생소한 이슈에 대해서도 국민들 입장에서는 비판 대상이 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SNS에 공유한 ‘외래 붉은불개미 카드뉴스’에 비판이 있었던 것에 대해 “정책 정보 콘텐츠가 민감하거나 어려운 이슈일 경우 또는 늦게 전달될 경우 부정적 의사를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부분을 감안해 홍보 콘텐츠를 기획·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 “부처별 특성 고려 없이 좋아요 실적 강요” 지적도 SNS 홍보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대국민 관심 사안인 안보, 외교, 교육, 복지 이슈를 다루는 부서나 정책 대상자가 SNS 이용층인 경우엔 유리하지만 농식품부처럼 고령층이 많은 농민을 대상으로 정책을 펴는 부처는 정책 홍보용으로 SNS가 적합한 수단은 아니다”라며 “부처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각 부처의 ‘좋아요 도달률’ 등 SNS 운영 실적을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애스턴 마틴, 유명 쿼터백 톰 브래디 시그니처 카 12대만 한정 판매

    애스턴 마틴, 유명 쿼터백 톰 브래디 시그니처 카 12대만 한정 판매

    영국의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인 애스턴 마틴이 미국프로풋볼(NFL) 유명 쿼터백인 톰 브래디(뉴잉글랜드)의 서명이 들어간 시그니처 에디션 카를 내년 초 인도할 수 있다며 판매에 나섰다고 미국 ESPN이 27일 전했다. 이 회사의 뱅퀴시 S 볼란테 모델을 기본으로 브래디가 직접 몇 가지를 수정 설계했으며 12대만 제작해 대당 35만 9950달러(약 4억원)에 판매할 계획이다. 브래디는 성명을 통해 “흰 캔버스로 시작했는데 아름다운 자동차를 그려냈다. 이 모든 결실을 온전히 보는 일은 대단하다”고 밝혔다. 브래디의 서명은 문지방 플레이트 위에 있으며 그의 “TB12” 로고는 펜더와 목받침에 엠보싱된 것까지 포함해 차 안 어느 곳에서도 쉽게 눈에 띈다.다섯 차례나 슈퍼볼 챔피언에 오른 그는 1년 동안 회사와 얘기를 나눈 끝에 지난 5월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 크리에이티브 최고 책임자인 마렉 라이히먼의 안내를 받아 브래디가 손수 디자인을 가미했다. 라이히먼은 “그가 필드에서 뭔가를 할때면 그 즉시 결과를 보곤 했다”며 “그의 세계는 타이밍이란 관점에서 매우 짧다. 그래서 그가 우리에게 분명히 했던 한 가지는 진척이 빨리 돼 퍼포먼스가 곧바로 나온다고 느끼게 해달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높은 가격과 12대 한정 생산된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 임원들은 브래디와의 계약이 좋은 시도였다고 느끼고 있다. 라이히먼은 “이 차는 그들이 이해하는 톰의 목소리를 통해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그는 미국인의 영어를 구사하며 그가 왜 우리 제품을 사랑하는지를 얘기한다”고 말했다. 브래디와의 계약은 차가 포함된 것은 아니어서 그가 이 차를 소유하려면 제 돈 주고 사야 한다고 방송은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쉬어가볼까 더 늦기 전에

    쉬어가볼까 더 늦기 전에

    먼 길 날아온 기러기가 쉬어 가는 정자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전북 완주의 비비정(飛飛亭)입니다. 정자 앞을 흐르는 만경강과 모래톱에 내려앉는 기러기 떼를 ‘비비낙안’(飛飛雁)이라 부르며 완산8경의 하나로 꼽는다니 필경 수묵화 같은 비경이 펼쳐지는 장소겠지요. 게다가 단풍으로 이름난 대둔산이 지척이고 삼례문화예술촌 등 독특한 여행지도 주변에 널렸으니 주저할 게 있겠습니까. 그저 행장 꾸려 떠나면 되는 것이지요.비비정(飛飛亭)이 선 곳은 삼례읍의 만경강 초입이다. 전주천 등 크고 작은 하천들이 합류하는 지역이다. 예전엔 큰 개천이란 뜻의 한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정자 이름은 장비와 악비, 두 중국의 장수 이름에서 따왔다고 전해진다. 비비정을 1573년(선조 6년)에 처음 조성한 이가 무인 최영길이었다는 걸 떠올리면 이는 자연스러운 일처럼 여겨진다. 비비정에서 본 기러기떼… 완산8경, 비비낙안 (飛飛落雁) 이 일대 풍경을 따로 ‘비비낙안’(飛飛落雁)이라 일컫기도 한다. 완산8경의 하나로, 비비정에서 한내 백사장에 내려앉는 기러기 떼를 바라보는 것을 일컫는다. 정자 이름을 지은 이가 이런 중의적인 풀이까지 의도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비비’라는 표현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건 분명한 듯하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40~50년 전만 해도 이 일대는 잔풀 하나 없는 하얀 모래밭이었다고 한다. 이 멋진 풍경 속에 어찌 기러기만 있었으랴. 너른 강물 위로 목선들이 오가고, 모래밭은 술추렴하는 사내들의 불콰한 얼굴로 가득했을 터다. 그러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강안으로 제방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갈대와 풀 등이 터를 잡으며 점차 모래밭도 사라졌다는 것이다.여러 전란 등을 거치며 사라졌던 비비정은 1998년에 복원됐다. 비비정은 건물 자체로는 별 감흥을 주지 못한다. 세월의 흔적이 깃들지 않은 탓이다. 한데 주변 풍광과 어우러지는 모습은 정말 멋들어지다. 만경강이 뱀처럼 휘돌아가고 그 너머로 억새 무성한 습지가 넓게 퍼져 있다. 드넓은 호남평야는 가을걷이를 앞둔 벼들로 온통 노란빛이다. 저물녘엔 더 멋지다. 해가 익산 쪽으로 넘어갈 때면 사위가 시뻘겋게 물든다. 불 칼처럼 빛나는 만경강 위로는 기러기들이 ‘차르르’ 소리를 내며 내려앉는다. 이건 뭐 딱 ‘한 폭의 그림’이다. 이 장면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정자 바로 뒤 카페다. 삼례 출신의 사내가 낙향해 운영하는 업소다. 이 카페 옥상에 올라가면 이 ‘그림’을 온전히 담을 수 있다. 염치가 있으니 최소한 차 한 잔은 마셔야겠지만 그쯤의 값어치야 하고도 남는다.비비정 오른쪽은 옛 만경강 철교(등록문화재 579호)다. 길이는 476m. 문화재청에 따르면 옛 만경강 철교는 일제강점기인 1912년 목교로 건설됐다. 당시만 해도 한강철교 다음으로 긴 교량이었다. 이어 1928년 호남평야의 쌀 등 농산물 수탈을 목적으로 철교로 다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 내내 자행됐던 수탈의 역사를 온전히 기억하고 있는 증거물인 셈이다. 그러다 2011년, 바로 옆에 새 다리가 놓이면서 철교로서의 기능을 잃었다.일제 수탈사 서린 만경강 폐철교, 예술열차 칙칙폭폭 철교 위엔 예술열차가 세워져 있다. 퇴역 열차를 개조해 만든 것으로, 식당 겸 카페 등으로 구성됐다. 예술열차 안에서 주변 풍경을 내다보는 맛도 각별하다. 비비정 뒤편은 카페 비비낙안이다. 옛 물탱크를 리모델링한 전망대와 도회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카페 건물이 어우러진 곳이다. 기껏해야 ‘동네 뒷산’ 정도의 야트막한 언덕이지만 사방이 훤히 트인 덕에 비비낙안에서 굽어보는 미감은 아주 색다르다. 왼쪽으로는 너른 만경평야와 대둔산 등 호남의 산들이 걸개그림처럼 어우러져 있다. 정면으로는 전주 시가지 풍경과 모악산 등이 어울려 있고, 오른쪽으로는 익산 쪽 풍경이 아스라하다. 전망대는 옛 물탱크 위에 세워져 있다. 양수장에서 물을 퍼 올려 익산 등으로 보내던 설비라고 한다. 그러니 언덕 아래 옛 삼례양수장(등록문화재 221호)과는 한 세트인 셈이다. 비비정 일대는 몇 년 전만 해도 삼례에서 가장 가난한 마을이었다. 변변한 땅뙈기 하나 없는 이들이 만경강 인근의 자투리땅에 집을 짓고 살면서 형성됐다. 나날이 쇠락해 가던 마을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기 시작한 건 비비정 농가 레스토랑이 들어서면서부터다. 비비정 레스토랑은 ‘엄마의 레시피’를 맛볼 수 있는 집이다. 가난해도 자식에겐 맛있는 밥을 먹이려 했던 마을 엄마들이 정성껏 만든 음식들을 낸다. 알음알음 입소문이 퍼져 이젠 ‘농가 집밥’을 맛보려는 식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비비낙안 언덕에서 일제강점기 때 조성됐다는 계단을 내려가면 비비정 레스토랑이 나온다. 비비낙안 카페 건물과 쌍둥이라 할 만큼 빼닮은 건물이다. 농가 레스토랑 앞은 옛 삼례양수장이다. 붉은 벽돌의 옛 건물과 모던한 레스토랑 건물이 제법 잘 어울린다. 비비정 마을에서 길 하나 건너면 삼례문화예술촌이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양곡창고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활용하고 있는 곳이다. 비주얼미디어(VM)아트미술관과 디자인박물관, 책박물관, 목공소 등 독특한 공간이 모여 있다. 옛 삼례역을 활용한 ‘세계 막사발 미술관’도 예술촌 초입에 있다. 완주에선 호수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는 맛이 각별하다. 완주가 뜻밖에 깊은 풍경을 갈무리하고 있는 곳이라는 걸 새삼 일깨워 준 것도 바로 이 구간이다. 경천저수지와 대아저수지, 동상저수지 등을 따라 실로 다양한 풍경과 만날 수 있다. 호수와 나란한 도로 주변은 대개 단풍나무다. 아직 일러 붉어지지는 않았지만, 만추에 이를 무렵이면 실로 농염한 풍경을 선사하지 싶다. 대아호와 동상호 주변 풍경이 특히 빼어나다. 732번 지방도가 두 호수를 바짝 끼고 도는 드라이브 코스다. 차량 통행량이 적어 적요하고, 높은 산과 깊은 물이 번갈아 차창에 매달린다. 눈이 호강하는 순간이다.울긋불긋 단풍·그림 같은 폭포, 위봉재에서 만난 ‘비경’ 동상면 쪽에서 위봉재를 넘다 보면 능선 중턱의 도로에서 폭포를 만난다. 위봉폭포다. 폭포는 길 건너편 산자락에 펼쳐져 있다. 차를 몰아가다 이게 뭔가 싶어 초점을 맞추다 보면 뜻밖에 제법 긴 폭포가 암벽 위에 걸려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폭포는 60m 높이를 2단으로 굽이쳐 떨어진다. 폭포수는 굵지 않다. 타래에서 풀린 명주실 가닥을 닮았다. 폭포 주변으로는 근육질 사내의 ‘알통’을 닮은 바위절벽이 둘러쳤다. 울긋불긋한 단풍과 암벽, 그리고 명주실 같은 폭포가 기막히게 어울렸다. 도로에서 폭포까지 목재데크가 놓여져 있다. 계단을 따라 10분 정도 내려가면 폭포와 마주할 수 있다. 위봉재 너머엔 위봉산성이 있다. 조선 숙종 원년(1675)부터 7년에 걸쳐 쌓았다는 성이다. 안내판은 “유사시 전주 경기전에 있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옮겨 보호하기 위해 조성됐다”고 적고 있다. 당초의 성의 규모는 16㎞에 달했다는데, 지금은 높이 3m의 아치형 석문과 복원된 성벽 일부가 남아 있다. 위봉산성을 내려서면 송광사와 만난다. 열십자 형태의 범종각(보물 1244)이 인상적인 절집이다. 이런 형태의 범종각은 국내에서 유일하다고 한다. 대둔산을 빼놓을 수 없다. 겨울 설경 못지않게 가을철 단풍 명소로 이름을 날리는 산이다. 단풍과 암릉의 변주곡이 이제 막 시작됐으니 다음주 초반까지는 화사한 단풍을 만날 수 있을 듯하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63) →가는길:비비정은 호남고속도로 삼례 나들목으로 나오는 것이 가장 간명하다. 비비정 주변에 농가 레스토랑, 비비낙안 카페 등이 밀집돼 있다. 삼례문화예술촌도 멀지 않다. 예술촌 안 시설물은 입장권을 사야 들어갈 수 있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이다. 대둔산 케이블카는 오전 9시~오후 6시,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주말에는 더 자주 오간다. 왕복 9000원.→맛집:경천저수지를 끼고 있는 화산면은 붕어찜이 유명하다. 가장 오래됐다는 산수장가든(263-5078), 약수가든(262-2602), 화산식당(263-5109) 등이 이름났다. 비비정 레스토랑(291-8609)은 평일 오후 2시 30분께 문을 닫는다. →잘 곳: 대둔산 주변에 펜션이 많다. 대둔산 안쪽으로도 대둔산장 등 숙소들이 있다. 지은 지 다소 오래된 곳들이어서 값이 저렴한 편이다. 대둔산 관광호텔은 리모델링 공사 중이다.
  • ‘IS와 교전’ 필리핀 도시 초토화…“사망 1000명, 재건비 최대 3조”

    ‘IS와 교전’ 필리핀 도시 초토화…“사망 1000명, 재건비 최대 3조”

    전 세계에서 테러를 일삼고 있는 이슬람국가(IS) 추종반군과 정부군와의 교전이 5개월 간 지속된 필리핀 도시는 완전히 초토화됐다. 사망자만 1000명 이상이 나온 가운데 폐허가 된 도시 재건에는 최대 3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18일 필리핀 GMA 뉴스에 따르면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의 마라위시에서 지난 5월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시작된 이후 전날까지 군경 163명, 민간인 47명, 반군 847명 등 총 1057명이 목숨을 잃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긴 교전이다. 정부군이 지난 16일 반군 ‘아부사야프’ 지도자인 이스닐론 하필론과 ‘마우테’ 지도자인 오마르 마우테를 사살하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다음 날 “마라위 시가 테러범 영향에서 해방됐다”고 선언했다. 현재 반군 20∼30명이 민간인 20여 명을 인질로 잡고 마지막 저항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시는 필리핀 정부가 지상군 투입과 함께 한국산 전투기 FA-50, 공격용 헬기 등을 동원해 대대적인 폭격을 하고 반군은 주요 시설물과 도로에 폭발물을 설치해 강력히 저항하면서 건물 곳곳이 불타고 무너지고 각종 사회기반시설이 파괴되는 등 마라위 시가 폐허로 변했다. 피란민은 40만명에 달한다. 민방위청은 마라위 시 재건에 최소 1000억 페소(2조 2000억원), 최대 1500억 페소(3조 3000억 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필리핀 정부는 자체 예산은 물론 세계 각국의 지원으로 마라위시 재건에 나설 계획이다. 호주는 10억 페소(220억원), 미국은 7억 3000만 페소(160억원), 일본은 1억 페소(22억원) 등의 지원을 약속했다. 중국도 500만 페소(5억원)를 필리핀 정부군 부상자 치료용으로 전달한 데 이어 불도저와 굴착기 등 건설 중장비를 기부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트럼프 리조트 한 번 가면 36억원… 오바마 국빈만찬 1끼 7억원

    트럼프 리조트 한 번 가면 36억원… 오바마 국빈만찬 1끼 7억원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통령의 씀씀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민주주의가 가장 발달했다는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대통령의 품위 유지와 안전 등을 위해 한 해 7억 5000만 달러(약 9200억원)가 넘는 세금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금액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보안’상의 이유로 정보공개를 청구해도 거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금 먹는 하마’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세계 최부국(富國)인 미국의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자신과 가족이 먹는 식사 비용부터 비누, 화장지까지 모두 개인이 부담하고 있다. 이는 ‘공’과 ‘사’를 철저하게 구분하는 미국 문화를 잘 나타내는 단면이기도 하다.●낸시 레이건 “치약값까지 내게 해 깜짝”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백악관의 개인 생활비용을 내는 것은 그야말로 생색 내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여름과 겨울 장기 휴가에 전용기와 경호인력 등 국가 예산이 수백만에서 많게는 천만 달러까지 들어가기 때문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처럼 주말마다 자신의 골프장을 찾는 경우 그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트럼프 대통령도 마라라고 리조트 숙박비나 골프장 비용 등은 개인 돈으로 지급한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전용기 운항이나 경호원 등의 비용으로 수백만 달러의 정부 예산, 즉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다. 미 회계감사원(GAO) 보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직계 가족 등 18명, 여기에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이 보호해야 할 주변 인물까지 포함하면 경호 대상은 모두 42명에 이른다. 6000여명이 근무하는 비밀경호국의 연간 예산이 18억 달러(약 2조 2000억원·경호국 인건비 포함)에 이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겨울 백악관’이라 불리는 마라라고 리조트에 한 번 갈 때마다 300만 달러(약 36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잦은 휴가와 가족 경호 대상자 증가로 비밀경호국 예산이 바닥나면서 지난 5월 1억 2000만 달러(약 1470억원)의 예산을 추가 증액했다. 이 가운데 6000만 달러(약 736억원)는 비밀경호국 인건비, 뉴욕에 있는 트럼프타워와 트럼프 관련 주요 시설물의 안전을 위해 쓰였다. 또 3400만 달러(약 417억원)는 올 연말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근접경호 비용, 그리고 2300만 달러(약 282억원)는 가족들이 따로 거주하는 트럼프타워 시설 일부를 경호와 의전에 맞춰 고치는 비용으로 쓸 계획이다. 또 SS는 지난 8월 3~21일 17일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클럽에서 휴가를 보내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7100달러(약 870만원)를 주고 고급 휴대용 화장실을 ‘세금’으로 임대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호화 휴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어린 시절을 하와이에서 보낸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하와이를 찾았는데 한번 움직일 때마다 항공비용으로 370만 달러(약 45억원)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시민단체인 ‘사법감시’ 관계자는 “대통령들이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을 ‘우버’처럼 사용한다”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하와이 항공경비는 미국의 보통 가정의 1년 휴가비의 880배에 달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사법감시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퇴임 전 3년간 가족 휴가를 위해 들어간 정부 예산이 1600만 달러(약 196억원)가 넘는다고 밝혔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경호 비용과 현지 경찰 활동비 등을 더하면 대통령의 한 번 휴가에 1000만 달러(약 122억원) 정도가 든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비밀경호국 연간 예산 2조 2000억원 해외 국가수반이 미국을 찾았을 때 하는 국빈만찬. 미 국무부 의전국의 자료에 따르면 한 번 ‘국빈만찬’을 치를 때마다 20만~50만 달러(약 2억 4000만~6억 1000만원)가 든다고 한다. 정상외교의 ‘꽃’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국민의 세금을 지나치게 펑펑 쓴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민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의식한 탓인지 국무부 의전국은 국빈만찬 경비를 공개하는 것을 극히 꺼린다. CBS 방송이 13개월간 끈질긴 정보공개 요구 끝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기 중 주재한 5차례 국빈만찬의 예산 집행 내역을 확보해 보도한 적이 있다. CBS 보도에 따르면 2011년 6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위한 국빈만찬에 21만 5883달러(약 2억 6000만원)가 투입됐다. 이 정도만 해도 만만치 않은 금액이지만, 다른 국빈 만찬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2011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위한 만찬에는 41만 2329달러(약 5억원), 2009년 11월 만모한 싱 인도 총리 국빈만찬 비용은 무려 57만 2187달러(약 7억원)였다. 보통 200여명이 참석한다고 가정하면 인도 총리 만찬의 1인 비용은 350여만원인 셈이다. 사법감시 관계자는 “국빈만찬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1인당 2500달러가 넘는 식사 비용은 상식을 벗어난 것”이라면서 “앞으로 대통령 경호와 만찬, 휴가 비용 등에 투입되는 혈세가 투명하고 바르게 쓰일 수 있도록 더욱 철저한 감시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후진타오 주석 위한 만찬에는 5억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아내인 로라 부시는 자신의 책에서 “백악관에서 8년간 매 끼니 후 계산서를 받아야 했다”면서 “평범한 미국인 가정과 똑같이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스스로 사야 했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오찬이나 만찬을 빼고 백악관에서 먹는 밥값은 모두 개인 돈으로 냈다는 의미다. 또 그녀는 “밥값은 물론 드라이클리닝 비용과 화장실 휴지 구입비, 사적으로 고용한 청소부 임금까지 모두 지불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로라 부시는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대통령은 백악관 직원이 생필품을 사오면 한 달에 한 번씩 결제비용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낸시 레이건도 1981년 백악관으로 이사한 뒤 “밥값은 물론이고 치약과 화장지값, 세탁비까지 모두 내야 한다는 사실을 아무도 내게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깜짝 놀랐다”고 회고했다. 대통령 전용기 이용도 마찬가지로 알려졌다.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 공식 탑승자가 아닌 누군가를 태워야 한다면, 대통령은 한 사람당 퍼스트클래스에 해당하는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한다. 미국 대통령의 연봉은 40만 달러(약 4억 9000만원)에 공무지원금 명목으로 5만 달러(약 6000만원)가 더해진다. 백악관은 매달 15일 대통령과 가족의 생활비를 영수증을 첨부해 청구한다. 그러면 대통령은 이를 자신의 급여에서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백악관 생활비와 시카고 자택 대출 상환액, 두 딸의 사립학교 등록금 등을 모두 자신의 급여에서 지출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는 2014년 백악관을 떠나면서 200만 달러(약 22억원)가 넘는 빚을 떠안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섹스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그에 따른 소송 비용 탓이 컸지만 살림에 들어간 돈도 만만찮았다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말했다. 또 1876년 퇴임한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은 퇴임 이후에 돈이 없어 파산 위기에 몰렸다. 그는 퇴임 이후에 먹고살려고 회고록을 저술했다고 뉴스위크가 전하기도 했다. 한국 전쟁 당시 대통령이었던 해리 트루먼은 1953년 1월 퇴임한 후에 미주리주 인디펜던트에 있는 자신의 고향 집으로 돌아갈 때 일반 승객이 타는 기차 편을 이용했다. 정치인으로 살아온 트루먼은 퇴임 이후에 저축한 돈이 남아 있지 않았고, 그의 퇴임 이후 수입은 제1차 세계대전에 현역 군인으로 참전한 데 따른 군인연금으로 한 달에 112.50달러를 받는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1958년 미국의 전직대통령법이 제정되면서 전임 대통령들은 연간 20만 달러(약 2억 4400만원)의 연금과 사무실 지원비 9만 6000달러(약 1억 17000만원)를 받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동남아 IS지도자 필리핀軍에 사살

    동남아 IS지도자 필리핀軍에 사살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마라위시에서 정부군에 저항하던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단체의 지도자 2명이 사살됐다. 그중 한 명은 동남아 IS의 지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에드가르드 아레발로 필리핀군 공보실장은 16일 무장반군단체 ‘아부사야프’ 지도자인 이스닐론 하필론과 ‘마우테’ 지도자인 오마르 마우테가 교전 과정에서 사살됐다고 밝혔다고 GMA뉴스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들은 15일 밤 12시 필리핀 정예군이 가한 ‘최후의 공격’에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들은 민다나오섬 라나오델수르주에 있는 비니다얀 부두 옆에 있는 빌딩 안에서 사살된 것으로 보인다. 하필론과 마우테의 시신은 필리핀군 본부로 옮겨져 DNA 검사를 받고 있다고 GMA뉴스는 전했다. 동남아시아의 IS 지도자로도 알려진 하필론은 아부사야프를 이끌며 각종 납치와 테러를 일삼아 왔으며 미국 정부에 의해 500만 달러(약 56억원)의 현상금이 걸려 있다. 2014년 IS에 충성 서약을 한 아부사야프는 2015년 1월 필리핀 남부 삼보앙가에서 70대 한국인을 납치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필리핀 남부 해상에서 한국 국적 화물선을 습격해 선장 박모씨를 납치하기도 했다. 마우테 지도자는 오마르와 압둘라 마우테 형제로, 필리핀 정부는 이들에게 500만 페소(약 1억원)씩의 현상금을 걸었다. 이들의 사망으로 필리핀 정부가 지난 5월 23일 계엄령을 선포하며 벌여 온 반군 토벌작전은 곧 끝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반군 822명 등 1031명이 사망했고, 마라위시와 인근 도시 주민 약 40만명이 피난을 떠난 것으로 집계된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신혼일기2’ 김소영, “첫키스 후 오상진이 ‘왜 이렇게 잘해?’라고 하더라”

    ‘신혼일기2’ 김소영, “첫키스 후 오상진이 ‘왜 이렇게 잘해?’라고 하더라”

    아나운서 오상진-김소영 부부가 첫 키스 당시를 회상했다.14일 방송된 tvN ‘신혼일기2’에서는 장윤주-정승민 부부에 이어 오상진-김소영 부부가 첫 출연했다. 두 사람은 MBC 아나운서 선후배 사이였다. 오상진은 신입사원 김소영의 교육 담당이었고, 이후 오상진은 퇴사했다. 오상진은 “물밑작업은 퇴사를 하면서 착수했다. 로맨틱 영화 고르면 티나지 않나. ‘어벤저스’ 시리즈를 보자고 했다. 습자지에 물을 조금씩 적시듯이 촉촉하게 조금씩 적셔 들어갔다는 표현이 맞달까”라고 연애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소영은 “습자지는 아름다운 표현이고 구렁이처럼. 주변 남자 동료들과 1 대 1로 시간을 보내는 일이 없어서 ‘이건 아닌 것 같아요’라는 말을 많이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오상진은 “물밑작업에 활용한 아이템이 책이었다”고 운을 뗐다. 김소영은 “선배의 권한으로 강압적으로 책을 가져가라고 했다. 책이 제 마음에 쏙 드는 거다. 그래서 경계가 풀린 것 같다. 그래서 밥을 사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조금씩 개인적으로 연락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첫 키스에 대해 오상진은 “집 앞에서 했던 것 같다. 모임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벤치에 앉아서 얘기 좀 하자고 했다. 그건 밑밥이다. 저는 굉장히 로맨틱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소영은 “오빠가 키스를 한 후 저한테 ‘왜 이렇게 키스를 잘해? 라고 했다. 특별하게 한 게 없는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폭소를 안겼다. 사진=tvN ‘신혼일기2’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돈 보다 장난감이 좋아 사표쓴 변호사

    돈 보다 장난감이 좋아 사표쓴 변호사

    美 레고예술가 네이선 사와야, 한국서 첫 전시회 “장난감으로 예술품 만드는 것 좋아” 돈 잘 버는 변호사와 예술가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무엇을 고를까. 언뜻 생각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돈 잘 버는 변호사를 고르겠다고 할 것 같다.그렇지만 손톱만한 블록 장난감 ‘레고’에 빠져 잘나가던 변호사를 때려 치우고 예술가가 된 사람이 있다. 바로 세계 최고 레고 예술가 네이선 사와야(44)가 주인공이다. 미국 뉴욕의 잘 나가는 법률사무소 변호사였던 사야와는 “장난감을 갖고 놀고 싶다”며 2004년 3월 사표를 던졌다. 동료와 상사들의 반응 대부분은 놀라움을 넘어 황당하다는 것이었다. 사야와는 사표를 내고 3년 뒤인 2007년 미국 필라델피아 랭커스터미술관 레고를 이용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사람들은 작고 알록달록한 레고 조각으로 만든 놀라운 예술작품에 열광했다. 사야와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던 것이다. 레고 예술가가 된 것에 대해 사야와는 “레고는 포장 상자에 그려진 자동차나 헬기, 건물이 아니라 ‘나만의 것’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년시절부터 레고의 매력에 빠진 그는 대학에 입학하고 변호사가 된 이후에도 레고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변호사를 그만 둔 이후에도 꾸준히 기술연마를 하고 있는 그는 현재도 매달 수 십만개에 이르는 레고 조각을 주문해 ‘레고’ 기업의 최대 고객이기도 하다. 사야와는 “남녀노소 누구나 흔하게 가지고 노는 장난감으로 예술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이 기쁘다”며 “제 작품을 보면 나도 레고로 한 번 만들어봐야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사야와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지난 5일부터 내년 2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첫 내한 전시회 ‘디 아트 오브 더 브릭’을 열었다. 90점의 작품이 공개되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10여 년에 걸친 그의 작품 활동 전반을 감상할 수 있다. 세계 순회전 중 하나로 열리는 이 행사에는 이미 200만명에 이르는 관객이 거쳐갔고 CNN이 반드시 관람해야 할 전시로 손꼽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는 백악관에 그의 작품이 전시됐다. 이번 한국 전시의 핵심인 ‘디비전’은 작가 스스로 “분단된 한반도를 겨냥해 서울에서 처음 공개한 것은 아니지만 분열이나 분단 대신 희망에 방점을 두고 만든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돈 보다 장난감이 좋아 사표쓴 변호사

    돈 보다 장난감이 좋아 사표쓴 변호사

    美 레고예술가 네이선 사와야, 한국서 첫 전시회 “장난감으로 예술품 만드는 것 좋아” 돈 잘 버는 변호사와 예술가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무엇을 고를까. 언뜻 생각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돈 잘 버는 변호사를 고르겠다고 할 것 같다.그렇지만 손톱만한 블록 장난감 ‘레고’에 빠져 잘나가던 변호사를 때려 치우고 예술가가 된 사람이 있다. 바로 세계 최고 레고 예술가 네이선 사와야(44)가 주인공이다. 미국 뉴욕의 잘 나가는 법률사무소 변호사였던 사야와는 “장난감을 갖고 놀고 싶다”며 2004년 3월 사표를 던졌다. 동료와 상사들의 반응 대부분은 놀라움을 넘어 황당하다는 것이었다. 사야와는 사표를 내고 3년 뒤인 2007년 미국 필라델피아 랭커스터미술관 레고를 이용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사람들은 작고 알록달록한 레고 조각으로 만든 놀라운 예술작품에 열광했다. 사야와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던 것이다. 레고 예술가가 된 것에 대해 사야와는 “레고는 포장 상자에 그려진 자동차나 헬기, 건물이 아니라 ‘나만의 것’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년시절부터 레고의 매력에 빠진 그는 대학에 입학하고 변호사가 된 이후에도 레고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변호사를 그만 둔 이후에도 꾸준히 기술연마를 하고 있는 그는 현재도 매달 수 십만개에 이르는 레고 조각을 주문해 ‘레고’ 기업의 최대 고객이기도 하다. 사야와는 “남녀노소 누구나 흔하게 가지고 노는 장난감으로 예술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이 기쁘다”며 “제 작품을 보면 나도 레고로 한 번 만들어봐야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사야와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지난 5일부터 내년 2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첫 내한 전시회 ‘디 아트 오브 더 브릭’을 열었다. 90점의 작품이 공개되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10여 년에 걸친 그의 작품 활동 전반을 감상할 수 있다. 세계 순회전 중 하나로 열리는 이 행사에는 이미 200만명에 이르는 관객이 거쳐갔고 CNN이 반드시 관람해야 할 전시로 손꼽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는 백악관에 그의 작품이 전시됐다. 이번 한국 전시의 핵심인 ‘디비전’은 작가 스스로 “분단된 한반도를 겨냥해 서울에서 처음 공개한 것은 아니지만 분열이나 분단 대신 희망에 방점을 두고 만든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휴 헤프너 MM 옆에 영면 “최고의 헌신” vs “사후에도 치근거리나”

    휴 헤프너 MM 옆에 영면 “최고의 헌신” vs “사후에도 치근거리나”

    살아서 젊은 여인들을 거느리고 할렘 생활을 한 휴 헤프너가 죽어서도 할리우드의 섹스 심벌 메릴린 먼로 곁에 묻힌다. 27일(이하 현지시간) 9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고인은 1992년 먼로 바로 옆 납골당을 7만 5000달러(약 8587만원)에 사들여 미리 준비를 마쳤다. 이에 따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나타난 대중의 반응은 둘로 갈리고 있다고 영국 BBC가 29일 소개했다. 휴프너의 팬들은 첫 번째 커버걸로 등장했으며 1962년 사망한 먼로를 재평가하도록 했다고 높이 사고 있다. 사라란 여성은 “몇년 전 휴 헤프너는 메릴린 먼로의 옆에 관을 사뒀다. 그리고 이제 지극한 헌신을 보게 된다”고 적었다. 비니 체이스란 남성은 “7만 5000달러를 써 메릴린 옆에 영원히 묻힌다면 너무 달콤한 거 아닌가“라고 적었다. 새논 무어란 여성은 “휴 헤프너가 메릴린 먼로 옆에 평생 머문다는 것은 이제껏 보지 못한 대단한 일이다. 누구도 이 남자처럼 그녀 곁에 가까이 있지 못할 것이다. 편히 쉬길”이라고 썼다. 그러나 다른 이들은 1953년 12월호 창간호 커버에 등장했을 때 먼로가 자신의 사진에 무척 당황했던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배우 일을 못 구한 상태에서 돈이 절박해 겨우 50달러에 카메라 앞에 섰던 점을 두고두고 후회했던 것이다. 제나 보즈니악이란 여성은 “사후에도 여성들에게 치근덕거리는 휴 헤프너를 보고 농담하는 건 너무 이른 일이 되겠죠?“라고 꼬집었다. 루이스 월레스는 “휴 헤프너는 1992년에 7만 5000달러를 지불했기 때문에 메릴린 먼로 곁에 합법적으로 묻힐 권리를 샀다고 한다. 끔~~~~~찍하다”고 적었다. 먼로는 회고록 ‘메릴린-제입으로 풀어놓은 삶’을 통해 “내 누드 사진으로 떼돈을 번 모든 이로부터 고맙다는 얘기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 심지어 내 모습을 보려고 내 돈 주고 잡지를 사야 했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헤프너는 먼로를 만난 적이 없으며 딱 한 번 전화로 통화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또 “난 금발들에 혹 가는데 그녀는 완벽한 금발이다”라고 지껄였다. 그는 LA 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탈리 우드, 딘 마틴, 파라 포셋 등이 묻힌 LA의 웨스트우드 빌리지 메모리얼 파크에 많은 유명인 친구들이 묻혀 있다고 말한 뒤 “난 어떤 일에 상징적인 것을 신봉하는 편인데 메릴린 곁에 영원히 머물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은 너무 달콤해 그냥 지나치기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어서와’ 러시아 친구들 “한국 소주, 보드카에 물 섞은 맛”

    ‘어서와’ 러시아 친구들 “한국 소주, 보드카에 물 섞은 맛”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러시아 출신 게스트 스웨틀라나가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숙소를 깜짝 방문했다.28일 방송되는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는 스웨틀라나가 러시아 친구들의 숙소에 깜짝 방문하여 친구들과 반갑게 상봉하는 모습이 방송된다. 러시아 친구 중 한 명은 스웨틀라나와의 만남에 반가움을 포옹으로 표현한 반면, 나머지 두 친구는 미지근한 반응으로 진정한 친구들의 상봉 현장을 보여줘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하루 종일 연신 소주를 외친 친구들은 스웨틀라나와 함께 결국 편의점으로 향했고, 첫 방문인 한국 편의점의 규모와 종류에 무척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소주를 고르던 중 한 친구는 “소주 무조건 사야 해”, “우리에겐 약한 건 필요 없어, 강한 게 필요해!”라고 말하며 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소주를 맛본 러시아 친구들은 “보드카보다 약한데”, “보드카를 물이랑 섞어 놓은 것 같아”라고 말해 스웨틀라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한편, 스웨틀라나와 러시아 친구들의 한국 여행 첫날밤이야기는 이날 오후 8시30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MBC에브리원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오래 남아 깨어서 책을 읽고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오래 남아 깨어서 책을 읽고

    답답한 일이다. 북한이 핵 실험을 하고 연일 미사일을 쏘아 대도 우리 같은 일반 시민들은 달리 할 일이 없다. 불안하지만 체념만 해야 할 판이다. 일본 정부도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북한 미사일에 대해 “일반화될 수 있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분명 심각한 일이지만 일본 역시 시민들이 할 일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렇게 불안할 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서둘러 생존배낭을 사야 할지도 모른다. 어떤 개그맨이 ‘전쟁가방’을 샀다는 동영상을 올리자 수십만이 조회했다. 생존배낭은 오지나 서바이벌 체험자에게나 필요한 물건이었지만 이제는 모두의 관심이 되고 있다. 임형남 건축소장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백치’를 읽었다.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나오는데, 사람의 거의 모든 면을 다루고 있다고 느꼈다. 19세기에 사람들이 이런 책을 많이 읽었다는 점도 놀랍다. 지금 같으면 누가 긴 책을 재미있어할까 싶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19세기는 제국주의가 팽배하여 서구 열강들이 세계 곳곳을 식민지로 삼던 시기였다. 이에 따라 세계 각지의 전통적인 국가들은 몰락하였다. 19세기 조선은 각종 민란이 끊이지 않았던 시기였다. 세계적으로 어렵고 어두운 시기였다. 이때 진지하고 긴 책을 많이 읽었다는 점은 정말 놀랍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일은 19세기에만 있었던 건 아니다. 조광조 문하에서 수학하여 조선의 성리학 학통을 계승한, 선조 때 노수신은 3정승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한때 그는 을사사화에 연루돼 1547년 순천으로 유배됐고, 양재역 벽서 사건으로 가중 처벌되어 진도로 다시 옮겨져 19년이나 유배생활을 하다가 1565년 또 괴산으로 유배지를 옮겼다. 길고 어둡고 어려운 시간이었다. 이런 노수신은 유배생활의 재미로 네 가지를 들었다. “새벽에 일어나 머리카락 빗는 맛, 느지막이 아침을 먹고 산책하는 맛, 창가에 앉아 햇볕을 쬐는 맛, 밤에 등불을 밝히고 독서하는 맛”이 그것이다. 솔직히 유배생활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그러나 그 가운데 그를 버티고 견디게 한 힘은 독서였다. 어렵고 어두운 시기를 독서로 견뎌낸 유배인은 노수신 말고도 많다. 그들의 선택은 옳았다. 어쩌면 그 외에 달리 선택할 길이 없었지 않으냐 할지 모른다. 그러나 독서는 마지못해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독서는 습관이고 운명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힘이다. 그러기에 선비들은 “토실 하나를 지어 책 수천 권을 소장하고 그 가운데 거처하면서 여생을 보내고자” 하는 것이 꿈이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일상이 불안하다고 독서를 선택하는 사람은 드물다. 독서 외에 다른 선택지가 많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앞에 우리 시민들의 선택지는 아무것도 없다. 무관심과 체념뿐이다. 이런 불안한 상황일수록 독서를 했던 노수신이나, 19세기의 교훈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것은 “지금 혼자인 사람은 그렇게 오래 남아 깨어서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이며 낙엽이 흩날리는 날에는 가로수들 사이로 이리저리 불안스레 헤매일 것입니다”라고 했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가을의 교훈이기도 하다. 비상식량, 구급함, 손전등 등이 담긴 생존배낭을 장만할 거라면 몇 권의 소설과 시집도 챙기자. ‘소년이 온다’로 또 국제적인 상을 받은 한강의 소설 정도는 생존배낭에 넣어 두었다가 불안한 날에 꺼내 읽어 보기로 하자. 달리 할 게 없으니 책이나 읽는 것이 나쁘지 않기도 하지만 그러나 놀랍게도 그 책 속에 보석처럼 우리의 걱정을 달래줄 해결책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 [장은석 기자의 호갱 탈출] 게임 아이템 날아갔는데 환불되나요

    [장은석 기자의 호갱 탈출] 게임 아이템 날아갔는데 환불되나요

    #1. 서울에 사는 대학생 A씨는 최근 한 모바일 게임에 빠져 8만원을 내고 아이템을 샀습니다. 그런데 서버 업데이트가 끝난 뒤 다시 접속해 보니 게임 캐릭터가 사라졌죠. 유료 아이템도 같이 없어졌습니다. A씨는 게임사에 전화해 “캐릭터와 아이템을 복구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게임사는 “고객님의 부주의로 캐릭터가 삭제된 것 같고, 우리 서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복구를 거부하네요. #2. 대전에 사는 직장인 B(30대)씨도 모바일 게임 유료 아이템을 샀는데요. ‘돈을 주고 아이템까지 사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구입 직후 환불을 받으려고 했죠. 하지만 아이템을 환불하는 버튼이 없네요. B씨는 게임사에 연락해 “방금 아이템을 샀는데 환불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업체 직원은 “게임 아이템은 한 번 사면 환불이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합니다.A씨와 B씨는 게임사로부터 적절한 보상이나 환불을 받을 수 있을까요? 1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피해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A씨의 사례처럼 모바일 게임을 하다가 캐릭터나 유료 아이템이 갑자기 사라지는 피해도 종종 발생하는데요. 시스템 오류 등 게임사의 잘못이 명백하다면 소비자가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에 전문성이 없는 소비자가 게임사의 잘못을 입증하기는 어렵죠. 소비자는 ‘1372 소비자 상담 센터’에 전화해 상담을 받고, 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하면 권고·조정 과정을 거쳐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소비자원뿐만 아니라 게임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게임사가 권고·조정 결과를 무시하고 보상을 계속 거부하면 민사소송으로 가야 하는데요. 피해 금액이 크지 않기 때문에 소액 전자소송을 활용하면 됩니다. 많은 모바일 게임에는 ‘계정연동 서비스’가 있는데요. 게임 아이디를 구글 등 다른 사이트의 계정과 연동시키는 거죠.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캐릭터가 사라져도 소비자가 연동된 계정으로 다시 로그인하면 복구가 가능합니다. 계정연동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안전하죠. 소비자가 해킹을 당해 유료 아이템을 잃어버리는 피해 사례도 있습니다. 해킹 피해는 당연히 게임사가 보상해 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해킹을 당했다고 거짓말하며 아이템을 친구에게 넘기고 게임사로부터 아이템을 다시 받는 등의 수법으로 악용하는 일부 소비자도 있어서죠. 이용약관이나 운영 정책에 따라 아이템을 바로 복구해 주거나 해킹 전담팀을 두고 자체적으로 조사하는 게임사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게임사에 아이템 복구를 요구하기는 어렵습니다. 소비자는 해킹을 당한 사실을 알게 되면 경찰에 신고부터 해야 합니다. 경찰이 가해자를 잡으면 민사소송을 통해 가해자에게 피해 보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게임 아이템은 한 번 사면 환불이 안 될 수 있어서 구매할 때도 신중해야 합니다. 게임 아이템 구매는 전자상거래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구입한 지 7일 안에는 환불을 요구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게임 아이템은 전자상거래법상 디지털콘텐츠에 포함돼 ‘제공이 개시된 경우’에는 환불이 불가능합니다. ‘제공이 개시된 경우’라는 말이 애매한데요. 소비자원에 따르면 게임 아이템을 산 뒤에 아이템이 보관함으로 이동하면 디지털 콘텐츠가 제공됐다고 봅니다. 소비자가 아이템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일단 아이템 보관함으로 이동하면 환불이 안 된다는 거죠. 소비자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이지만, 복사하기 쉽고 구입하자마자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하네요. 강성호 소비자원 서비스팀 조정관은 “게임 아이템 대부분은 결제와 동시에 보관함으로 옮겨지기 때문에 일단 구매하면 환불받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면서 “게임사에서 무료 체험용으로 제공하는 아이템을 미리 써 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esjang@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귀성 전쟁(상)/손성진 논설주간

    [그때의 사회면] 귀성 전쟁(상)/손성진 논설주간

    바야흐로 추석 기차표 예매 시즌이다. 명절 귀성 전쟁은 예매로부터 시작된다. 요즘은 거의 인터넷으로 예매를 하고 있어서 일부만 역 창구에서 표를 미리 판다. 인터넷이 없을 때는 역이나 광장으로 직접 나가 표를 사야 할 수밖에 없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마이카’ 시대 전이고 비행기는 생각도 못하던 때라 고향을 오가는 교통수단은 기차와 고속버스밖에 없었다. 그렇다 보니 표를 구하려는 수만 명의 인파가 예매 장소로 몰려가 밤을 새우고 진을 쳤다. 역 근처 여관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통금이 해제되자마자 역으로 달려가는 사람도 있었다. 서울의 경우 기차표 예매는 서울역광장과 서부역광장, 고속버스표 예매는 여의도의 옛 5·16광장에서 했다. 1979년 추석에는 서울역에 3만명, 여의도에 7만명이 몰린 것으로 돼 있다. 표 구하는 데 목숨을 걸다시피 한 사람들이 떼로 몰리니 가장 큰 문제는 질서 유지였다. 실외에서 기다리다 보니 갑자기 비라도 내리면 큰 혼란이 벌어졌다. 수천, 수만 명이 질서를 지키며 차례를 기다리게 하는 것은 실로 어려웠다. 자리다툼이 자주 일어나서 부상자가 발생하는 것도 일쑤였다. 큰 압사 사건이 난 서울 용산역에서는 귀성객 수송 예행연습을 하기도 했다.질서 유지에 나선 경찰관이나 철도 공안원들은 때로는 곤봉을 휘두르며 사고를 막으려 했다. 길이가 5m나 되는 긴 장대도 등장했다. 서 있을 때는 질서를 지키기가 더 어려우므로 일단 사람들을 앉혀 놓고 봐야 했다. 공안원들은 조금이라도 소란이 일 듯하면 장대를 휘저으며 강제로 사람들을 앉혔다. 장대는 1960년대 말부터 혼잡한 역사 내의 질서를 잡기 위해 사용됐는데 귀성객들은 죄인 취급당하는 것 같아 매우 불쾌해했다. 서울의 인구 급증으로 귀성객은 해마다 늘어나고 수송능력은 제자리걸음을 했으니 표를 구하지 못해 고향으로 가지 못하는 사람이 수십만명이나 됐다고 한다. 표를 구하기 어려울 때일수록 암표가 활개를 친다. 부르는 게 값이었다 해도 고향 땅 가는 게 소원인 사람들에게는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암표라도 구할 수 있으면 다행이었다. 암표상들은 줄을 서서 표를 구하기도 했지만 매표원들과 짜고 다발로 표를 넘겨받기도 했다. 암표상들은 대개 두세 배나 되는 값에 팔아 폭리를 취했지만 경범죄에 해당하는 구류 처분만 받아 근절이 어려웠다.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한 1990년 중반에서야 기차표 예매를 인터넷으로 할 수 있게 됐다. 초기에는 직원의 실수로 전산망이 다운되는 촌극을 빚기도 했지만 앉아서 표를 예매할 수 있게 된 것은 가히 혁명이었다. 사진은 1983년 9월 10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추석 귀성 기차표를 구하려고 서울 여의도광장 예매소 앞에 몰려든 인파.
  • 일본 CG 여고생, 아이돌 오디션 준결승 진출

    일본 CG 여고생, 아이돌 오디션 준결승 진출

    실제 인간의 모습과 흡사해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은 바 있는 일본의 컴퓨터그래픽(CG) 여고생 ‘사야’가 지난 8일(현지시간) 일본의 최대 출판사인 고단샤가 매년 주최하는 아이돌 오디션 ‘Miss iD’에 준결승 진출자로 이름을 올렸다. 준결승에 오른 후보는 134명으로, 지원자 4000여 명 중 심사위원 점수와 누리꾼의 투표로 선발됐다. 이 대회에 실제 인물이 아닌 CG 캐릭터가 이름을 올린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사야’는 2015년 10월, 도쿄에서 활동하는 3D 그래픽 아티스트인 테루유카 이시카와와 그의 아내인 유키 이시카와가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한 3D 캐릭터다. 단발머리와 앳된 외모, 정교한 완성도로 앞서 여러차례 이목을 끈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사야의 모습은 이전보다 더욱 정교해졌다. 피부의 질감과 머리카락 색상, 얼굴에 난 점까지 실제 인물이라고 해도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한편 아이돌 오디션 ‘Miss iD’ 결승 진출자 60명은 15일에 공개되며, 최종 우승자는 11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사진·영상=ミスiD2018/유튜브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오늘」 행복하면 돼

    「오늘」 행복하면 돼

    “일은 일” 유연하고 역동적인 삶의 방식 가난해도 뜻밖의 풍요로움과 활기 넘쳐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여유와 자신감 노동 중심·성과주의 돌아보게 만들어 하루 벌어 살아도 괜찮아/오가와 사야키 지음/이지수 옮김/더난출판/224쪽/1만4000원 ‘지금 이곳’에서 행복한가. 이 질문에 주춤거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테다. 당신도 나도 ‘언젠가 어딘가’를 위해 현재를 끊어 팔아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미래에 헌납하기 때문이다.그 헌납이 쌓인 결과는 결국 행복일까. 역시 답은 계속 유예된다. 결국 우리는 무엇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지 알 수 없게 돼 버렸다. 이것이 근면한 노동과 성과주의를 상찬해 온 근대 이후 노동관과 자본주의 경제의 산물이다. 불안과 초조, 위기감을 동력으로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대부분 이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평생직장, 연공서열식 임금이 보장되지 않는 시대에도 ‘일을 그만두지 않는 것’은 더욱 견고한 미덕이 됐다. 아이로니컬하게도 한쪽에서 우리는 늘 일에 얽매이지 않는 삶을 꿈꾼다. 그것이 현대인의 영원한 욕구불만이다. 이런 대다수의 현실에 기묘한 균열을 내는 사회가 동시대에 존재한다. 인구 66%(2006년 기준)가 노점, 영세 제조업, 날품팔이, 일용직 노동 등 비공식 경제활동으로 먹고사는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도시에서다. 정규직이 거의 없어 직업 서열이 무너진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오늘을 사는 사람들’이다. 일본 문화인류학자인 저자는 2002년부터 2004년까지 탄자니아 북서부 도시 므완자에서 직접 헌 옷 행상을 하며 이 ‘비현실적인’ 공간에 뛰어들었다. 15년 이상 현지 상인의 장사 관행과 생계, 사회적 관계를 조사한 그는 현대사회에서 패배, 혹은 낙오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오늘을 사는 삶’에서 주류 경제에서는 짐작할 수 없는 활기와 풍요로움, 대담함을 포착한다. 이 연구로 그는 일본의 권위 있는 학술상인 산토리학예상을 수상하며 일본 인문학계의 차세대 사상가로 떠올랐다. 저자의 연구 작업을 도와준 므완자의 부크와, 하디자 부부의 노동기만 봐도 ‘오늘을 사는 삶’의 유연성이 한눈에 들어온다. 버스 호객꾼으로 일하던 부크와는 날품팔이를 하며 샌들 장식 일을 시작하는가 하면, 트럭 운전사로 일하다 건설 현장의 날품팔이로 그때그때 바뀌는 상황에 따라 일자리를 즉흥적으로 바꾼다. 재봉일을 하던 그의 아내 하디자는 신발 장사를 하다 천 장사에 나서고 침대 시트에 자수를 놓거나 도넛을 팔며 살림을 떠받친다. 한 가지 일에 실패해도 바로 다른 일에 도전하고, 남편이 쉬면 아내가 손을 걷고 나서며 생계 다양화 전략을 편다. “일은 일”이라는 표현을 곧잘 하는 이들은 장기간의 계획도, 대규모의 투자도 불가능한 자신들의 현실에 맞게 유연하고 역동적인 노동 방식을 활발하게 구가한다. 한 방면의 프로가 아니라 다양한 방면의 제너럴리스트로, 어떤 조건에서도 맞서는 적응력을 키우는 셈이다. ‘어떤 일이든’이라고 말하며 일로 사람의 가치를 줄 세우는 선진사회의 위선이 발붙일 수 없는 삶의 현장인 셈이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이들 개개인은 영세하지만 이들이 몸담은 아프리카와 중국 사이, 아프리카 국가끼리의 교역 시장 규모는 거대하다. 이 보이지 않는 경제권의 규모는 18조 달러를 웃돌고 세계 16억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많은 인류학자가 우리보다 가난한 사회에서 뜻밖의 풍요로움을 발견하고 감동하듯, 저자는 이들의 ‘하찮은 경제’, ‘수상한 경제’가 가진 힘이 기존 주류 경제의 불행과 부작용을 바꿀 가능성에 주목한다. 불안정하고 불확실하지만 이들의 얼굴엔 활력이 깃들어 있다. 실패의 가능성은 크지만 기회를 움켜잡고 뭐든 도전해 보는 대담함이 동력이기 때문이다. ‘불안 때문에 불확실성을 기회라고 여길 수 없는 사회는 병든 것일지 모른다’는 저자는 매일 표류하고 부유하면서도 자기 자신을 잃지 않는 탄자니아 도시민들의 여유와 자신감을 이렇게 풀이한다. ‘그것은 직업을 전전하며 얻은 경험(지식)과 곤란한 상황을 헤쳐 나왔다는 긍지, 자신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살아남는 재주를 틀림없이 발견할 수 있으리라는 자부심이자 우발적인 만남을 계기로 몇 번이고 일상을 다시 사는 재주다. 살아 있다는 것만을 근거로 삼는 듯한 여유와 자신감이다.’(214쪽) “오늘을 사는 삶의 방식이 현재의 인간관과 사회관을 뒤흔들어 새로운 인류 문명의 가능성을 개척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말은 ‘오늘을 사는 삶에 대한 내성이 극도로 낮은’ 일본, 그리고 닮은꼴인 우리 사회의 폐부를 깊숙이 찌른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길섶에서] 복고(復古)의 계절/박건승 논설위원

    서울 소공동 하면 예스러운 고급 양복점이 먼저 떠오른다. 지금도 몇몇 곳이 복고의 명맥을 잇는다. 태평로의 옛 서울지방국세청 남대문 별관이 헐리면서 대한성공회 본당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볼 수 있게 된 것도 다행이다. 오래된 것을 보는 반가움에서다. 동네 인근 숲공원 가는 골목길에 복고풍의 양복점 하나가 생겼다. 상호가 그냥 ‘양복’이다. 격조가 있다. 언제 어디선가 봤던 모습이다. 골목 일대가 카페와 브런치 전문점으로 바뀌어 가는 것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지나칠 때마다 눈길을 떼지 못하는 것은 왜일까. 꽤 오래전 살았던 읍내에는 업종별 대표집이 한두 곳씩 있었다. 극장, 중국집, 이발소, 그리고 양복점이 그랬다. 요즘엔 복고술집과 복고다방이 새 창업 아이템으로 뜬다. 서울시는 ‘고고댄스’ 공연을 선보였다. 그때가 좋아서 복고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잊지 않고 싶어서 기억한다고 했던가. 그렇다면 복고는 자신과 친숙한 추억의 가치를 찾는 일일 게다. 어쩌면 우리는 추억의 힘으로 세상을 살아가는지 모른다. 퇴근길에 70, 80년대의 올드팝 CD 모음집이라도 하나 사야겠다.
  • 7000만 분의 1… ‘2+2 쌍둥이’ 초등학교 입학하다

    ‘7000만 분의 1’ 확률로 태어난 쌍둥이가 무럭무럭 자라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버크셔 헝거포드에 사는 올해 4살의 네쌍둥이 제임스, 조슈아, 로렌, 에밀리가 이번주 학교에 입학한다고 보도했다. 네쌍둥이도 흔치 않지만 이들 쌍둥이가 더욱 희귀한 이유는 아들과 딸 두 명 씩 '2+2 일란성 쌍둥이'이기 때문이다. 출생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던 2+2 쌍둥이는 2013년 3월 30일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태어났다. 부모는 줄리안과 샤론 터너 부부로 시험관아기시술(IVF)을 통해 한 명도 갖기 힘들었던 자식을 한꺼번에 네 명이나 얻는 경사를 누렸다. 자식들을 얻은 기쁨은 컸지만 네쌍둥이를 키우는 과정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다. 때문에 부모의 품을 단 몇 시간 만이라도 떠나는 학교 입학을 맞는 부모의 감회는 남다를 터. 그러나 그 준비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엄마 샤론은 "아이들이 학교 입학하기만을 지금까지 학수고대해왔다"면서 "아이들보다 내가 더 흥분될 정도"라며 기뻐했다. 그러나 엄마는 "등교를 위해 총 12벌의 바지와 치마, 그리고 20벌의 셔츠을 사야 했을 뿐 아니라 신발, 가방 등까지 사느라 허리가 휠 지경"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일하는 아빠 줄리안도 덩달아 바빠졌다. 집에서 약 12㎞ 떨어진 학교까지 매일 아이들을 등교시켜야 하기 때문으로 이를 위해 9인승 승합차도 준비했다. 엄마 샤론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새 친구를 사귈 수 있게 돼 기분이 좋다"면서도 "아침에 제대로 옷이나 입혀서 등교시킬 수 있을 지 걱정이 앞선다"며 웃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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